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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7(1); 2023 > Article
대학 글쓰기에서의 좋은 수업에 대한 외국인 학부생의 인식 분석

Abstract

본 연구는 대학 교양 글쓰기 수업에서 외국인 학부생이 인식하는 좋은 수업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학부 과정에 개설된 <글쓰기> 과목을 수강하는 외국인 학습자 211명을 대상으로 <글쓰기>에서의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시행한 후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외국인 학부생들이 인식하는 좋은 수업의 요인은 범주별로 교수자, 수업 환경, 평가와 분위기, 교육 내용, 교육 방법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글쓰기 수업에서 외국인 학부생들은 특히 교수자의 친절함과 학습자에게 보이는 관심 정도, 전달력 등에 따라 좋은 수업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외국인 학부생의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급에 비해 초급 학습자들은 교육 방법과 평가, 분위기 측면에서 참여가 많은 글쓰기 수업을 덜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대학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자들이 본 연구의 결과를 염두에 두고 수업을 계획하고 운영한다면, 교육 효과와 학습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find out what constitutes a good class as seen by foreign undergraduates in liberal arts college writing courses. A survey on the perception of a good class was conducted for 211 foreign students taking the College Writing courses. As a result, the factors that constitute a good class according to the students were the following: first, the instructors, second, the class environment, third, the evaluation and the atmosphere, fourth, the contents of education, and lastly, the teaching method by category. The students judged whether the class was good or not, largely according to the instructors’ kindness, the degree of care he or she gave to the students, and the ability of the instructor to communicate. Next, the study found that there was a difference in the perception of a good class according to the level of students’ Korean proficiency. Compared to intermediate and advanced learners, beginner learners recognized writing courses involving the learners’ participation as worse in terms of teaching method, evaluation, and atmosphere. If instructors in charge of university writing courses for foreign undergraduate students plan and operate classes with the results of this study in mind, it is expected that the educational effect and student satisfaction will be enhanced.

1. 서론

본 연구는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대학 글쓰기 수업에서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김주훈 외(2003:46)의 연구에 따르면, 좋은 수업이란 “학습자들이 재미를 느끼고,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는 학습 경험을 제공해 주며, 교사와 학습자 간의 충실한 상호작용이 일어나 교수 학습 효율을 극대화한 수업”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좋은 수업은 수업 내용, 수업 방법 및 평가, 환경 등의 교육적 제반 요소들이 교육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하고 수업의 주체자인 학습자와 교수자 서로가 긍정적 경험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좋은 수업에서 ‘좋은’은 가치 판단이 포함된 표현이기에 판단하는 이에 따라 중시하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본 연구의 대상인 외국인 학부생들은 유학생으로서 한국 대학 생활에 적응해 가며 모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학업을 수행해야 한다. 이들이 대학에서 수강해야 하는 교과목 중 대학 글쓰기 교과목은 대다수의 대학에서 공통교양 혹은 필수교양으로 개설되어 있으며 학습자들은 졸업을 하기 위해서 해당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외국인 학부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제고하고 해당 교과목의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교육 내용과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이 같은 측면에서 학습자가 인식하는 좋은 수업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 역시 필요할 것이다.
외국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는 주로 한국어 언어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강소산(2020)최지현(2020)은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습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김서형⋅장미라(2020)는 국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자를 대상으로, 윤지원⋅박석준(2022)은 국내외의 한국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수업에 대해 좋은 수업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반면 대학 글쓰기 교과목을 수강하는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대학 글쓰기 교과목을 수강하는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좋은 글쓰기 수업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수행할 것이다. 이후 학습자 변인에 따라 어떠한 수업을 좋은 글쓰기 수업이라고 인식하는지를 밝히고 대학 글쓰기 교과목 수업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좋은 수업에 대한 선행 연구 검토

‘좋은’이라는 가치 지향적 용어가 내포하는 바와 같이, ‘좋은 수업’은 규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대적 흐름이나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계속 변할 수밖에 없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수업의 의미와 특성을 고찰하려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Meyer(2004:35-38)에서는 좋은 수업의 특징을 ‘수업의 명료한 구조화, 학습 몰두 시간의 높은 비율, 학습 촉진적인 분위기, 내용적인 명료성, 의미 생성적 의사소통, 방법의 다양성, 개별적인 촉진, 지능적 학습, 분명한 성취 기대, 준비된 환경’ 등 10가지로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좋은 수업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제시하여 좋은 수업의 의미와 특징을 구체화하였다는 점에서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들의 발판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대학의 교수학습센터를 주축으로 하여 좋은 수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강소산, 2020:1177, 김서형⋅장미라, 2020:173). 이는 기준에 따라 크게 국내 연구와 국외 연구, 학교 단위별 연구(유아 교육, 초등 교육, 중등 교육, 고등 교육, 대학 교육), 교과목 단위별(국어, 수학, 과학, 영어, 외국어 등), 수업의 구성 요소별(학습자, 교수자, 환경) 등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본고는 국내 대학의 글쓰기 교과목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바, 선행 연구 중에서 대학 교육에서 좋은 수업을 다룬 연구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대학 교육에서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로는 권영성(2006), 박민정(2008), 윤소정 외(2009), 정은이(2010), 민혜리⋅이희원(2011), 윤가영(2017), 박혜진(2018), 신소영⋅권성연(2019), 오미자(2019), 박금주(2022) 등이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수업의 행위자인 ‘교수자’와 ‘학습자’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분석함으로써 구체적인 좋은 수업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중 민혜리⋅이희원(2011)에서도 대학생의 수강 경험에 대한 자료를 통해 좋은 강의의 특성을 분석하였는데, 수업 내용, 교수의 수업 운영 기술, 과제와 평가, 학생 참여적 수업 유도, 학생 간의 교류 촉진 등이 좋은 강의의 요소로 꼽았다. 또한 윤소정 외(2009)에서는 대학생이 작성한 좋은 수업에 대한 에세이를 분석하였는데 수업을 통해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효과적인 수업 방법을 사용하며 교수자가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수업이 좋은 수업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오미자(2019)에서는 좋은 수업의 구성 요인을 10개로 선정하고, 이에 대한 교수자와 학습자의 인식 차이를 비교하였는데,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교수자의 열정’을 좋은 수업의 중요한 요건으로 인식하였다고 하였다. 박금주(2022)에서도 강의우수교원으로 선발된 교수자와 강의우수교원의 강의를 수강한 경험이 있는 학습자를 대상으로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을 비교하였는데, 교수자는 좋은 수업의 효과와 성과에 중점을 둔 반면에 학습자는 교수자의 역할에 중점을 두었음을 밝혔다. 이와 같이 대학 교육에서는 수업 내용을 통해 지적 만족과 학습자의 활발한 참여와 상호작용이 좋은 수업의 요건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의 열정과 같은 교수자의 특성도 좋은 수업의 요소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한국어교육에서 이루어진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로는 김서형⋅장미라(2020), 강소산(2020), 최지현(2020), 윤지원⋅박석준(2022) 등이 있다. 김서형⋅장미라(2020)에서는 국외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였는데, 한국어 교사들이 인식하는 좋은 수업을 위한 조건은 ‘분명한 성취 기대, 방법의 다양성, 학습 촉진적인 분위기’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윤지원⋅박석준(2022)에서도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좋은 수업에 대한 중요도와 실행도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현장에서 한국어 교사들은 좋은 수업에 관점,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육환경 및 분위기, 평가 등을 중요하다고 인식하였지만 중요도에 비해 실행도는 낮음을 밝혔다. 한편, 강소산(2020), 최지현(2020)에서는 학습자를 대상으로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였다. 강소산(2020)에서는 한 대학의 교양 수업으로 한국어를 수강하고 있는 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학습자 인식 조사를 하였으며, 좋은 수업의 요건을 ‘수업 방법, 수업 내용, 교사의 특성’으로 유형화하였다. 이중 교사 특성의 측면에서 학습자는 교사가 학습자에 대해 친절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보일 때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다. 또한 최지현(2020)에서는 중국인 학습자 107명을 대상으로 학습자 인식 조사를 하였는데 ‘교사의 전문성이 느껴지는 수업, 교사의 열정과 배려가 느껴지는 수업, 교사와의 상호작용이 풍부한 수업, 교사의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수업’ 순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혔다. 다시 말해, 한국어 학습자는 수업 내용이나 방법의 측면보다는 교사의 특성이 좋은 수업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대학 글쓰기 교과목을 수강하는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좋은 수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학령기 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학생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준비와 노력이 필수적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준비와 노력의 일환으로 대학 수업의 질 향상과 학습자 만족도 향상을 위해 외국인 학습자 인식을 바탕으로 좋은 대학 수업의 특징을 밝혀내 필요가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외국인 학부생의 관점에서 좋은 대학 글쓰기 수업의 특징을 밝혀내고자 한다.

3. 연구 방법

대학 글쓰기 수업에서 외국인 학부생들이 인식하는 좋은 수업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그림 1]과 같은 연구 절차를 거쳤다. 먼저 선행 연구에서 논의한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 도구를 참고하여 조사 도구를 개발하였다. 다음으로 이전 학기 <글쓰기> 외국인 수강생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시행한 후 조사 도구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2022년 11월 21일부터 12월 4일까지 구글 설문지를 통해 본 조사를 시행한 후 응답 결과를 통계 처리하였다.
[그림 1]
연구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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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조사 도구

외국인 학부생이 인식하는 좋은 글쓰기 수업을 조사하고자 선행연구들을 참고하여 조사 도구를 마련하였다. 먼저 이미영⋅김인숙(2015)최지현(2020)을 참고하여 조사 도구를 여섯 개의 범주로 구성하였는데,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 ‘평가’ 범주에 글쓰기 수업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항목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교수자’ 범주에는 대학에서 요구되는 교수자의 특성을 기술한 박금주(2022)를 주로 참고하고, Meyer(2004)오미자(2019)의 견해를 추가 반영하였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선행연구들의 범주 구분과 달리, 학습자들이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는 요소를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물리적 요소인 ‘수업 환경’과 주관적 요소인 ‘분위기’로 범주를 분리하였다.
다음으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조사 도구의 항목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Meyer(2004)가 제안한 좋은 수업의 10가지 항목 중 하위 요소들에서 글쓰기 수업에 적합한 부분들을 우선적으로 참고하였다. 다만 10가지 항목이 서로 독립될 수 없다는 Meyer(2004)의 입장과 달리,2) 이 연구에서는 범주 및 항목별로 학습자가 인식하는 좋은 수업을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항목을 분리하여 하위항목을 개발하였다.
이외에도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좋은 수업을 연구한 최지현(2020), 윤지원⋅박석준(2022) 및 독일어교육 분야 연구인 이미영⋅김인숙(2015) 등을 참고하여 학부 글쓰기 수업 및 외국인 학습자 대상 수업에 적합한 항목을 개발하였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표 1>과 같이 여섯 개의 범주, 32개의 하위 항목을 개발하여 외국인 학부생이 인식하는 좋은 수업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표 1>
조사도구의 범주 및 항목 내용
범주 항목 수 항목 내용 참고자료
① 교육 내용 6항목 사고력 및 문제해결 능력, 글쓰기 표현 능력, 실제로 활용 가능한 글쓰기, 학습자 사전지식 고려, 학습자 흥미와 특성, 개별 능력을 고려한 유연성 Meyer(2004)
Tileston(2005)
이미영⋅김인숙 (2015)
김광현⋅강성배 (2019)
김진영(2022)
② 교육 방법 7항목 명료하며 일관성이 있는 진행, 목표와 내용의 분명한 제시, 다양한 매체 활용, 다양한 교육 방법 활용, 활발한 학습자 참여, 교수자 피드백,3) 동료 피드백 Meyer(2004)
Tileston(2005)
이미영⋅김인숙 (2015)
김광현⋅강성배 (2019)
김진영(2022)
③ 평가 5항목 다양한 방법의 평가, 공정성/객관성/신뢰성, 수업 활동과 연계된 평가, 글쓰기 지식 이해 및 적용,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 Meyer(2004)
윤지원⋅박석준 (2022)
김진영(2022)
④ 수업 환경 4항목 수업 시간 준수, 과제 수행의 시간적 여유, 강의실 환경, 학습자 수 Meyer(2004)
오미자(2019)
⑤ 분위기 6항목 존중과 협동, 공평한 기회 제공, 학습 과정 성찰 기회, 수준 낮은 학습자에 대한 배려, 학습자 간 상호작용, 학습자-교수자 간 상호작용 Meyer(2004)
Tileston(2005)
최지현(2020)
김진영(2022)
⑥ 교수자 4항목 글쓰기 전문성, 전달력, 열정, 친절함 Meyer(2004)
오미자(2019)
박금주(2022)
본 조사를 시행하기에 앞서 개발한 조사 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인하기 위해 예비조사를 진행하였다. 응답자의 설문 내용 이해 정도에 대해 응답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조사 도구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글쓰기>를 수강한 적이 있는 한국어 고급 학습자 6명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시행하였으며, 응답자의 국적은 중국 3명, 베트남 1명, 카자흐스탄 1명, 우즈베키스탄 1명이었다. 예비조사 응답자들은 전체 문항 중 네 개의 문항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좀 더 쉬운 어휘를 사용하며 문항을 구성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4) 네 개 문항의 문장을 수정하여 조사 도구를 확정하였으며, 한국어 초급과 중급 수준의 학습자를 위해 설문 문항을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하여 한국어와 병기하였다. 그리고 각 문항마다 좋은 수업에 대한 동의 정도를 6점 리커트 척도(1점-전혀 그렇지 않다 / 6점-매우 그렇다)로 응답하도록 제시하였다. 문항 마지막에는 글쓰기 수업에서 좋은 수업이 무엇인지 응답자의 자유로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하였다.

3.2. 연구 대상

이 연구는 A대학의 학부 과정 공통교양 과목인 <글쓰기> 외국인반 수강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총 211명의 외국인 학부생이 글쓰기에 대한 좋은 수업 인식 조사에 응답하였다. 응답자의 정보는 <표 2>와 같다.
<표 2>
응답자 정보(N=211)
구분 항목 인원 (명) 비율 (%) 구분 항목 인원 (명) 비율 (%)
한국어 숙달도 초급 30 14.2 성별 33 15.6
중급 93 44.1 176 83.4
고급 88 41.7 기타5) 2 0.9
학년 1학년 196 92.9 전공 미디어학부 43 20.4
2학년 10 4.7 자유전공학부 39 18.5
3학년 3 1.4 정경대학 24 11.4
4학년 2 0.9 문과대학 20 9.5
국적 중국 139 65.9 경영대학 18 8.5
몽골 13 6.2 국제대학 17 8.1
미국 9 4.3 심리학부 17 8.1
베트남 7 3.3 정보대학 11 5.2
러시아 6 2.8 공과대학 9 4.3
기타6) 37 17.5 기타7) 13 6.2
한국어 숙달도가 초급인 학습자의 비율이 14.2%였으며, 중급은 44.1%, 고급은 41.7%로 중급과 고급 학습자의 응답률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성별은 여학생이 83.4%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국 국적의 학습자가 65.9%로 다른 국적의 학습자에 비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대부분의 응답자가 학부 1학년(9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은 미디어학부(20.4%), 자유전공학부(18.5%), 정경대학(11.4%)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여주었는데, 80% 이상의 응답자가 인문사회 계열을 전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3. 분석 방법

응답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IBM SPSS 26를 이용하여 수합된 응답을 분석하였다. 먼저 조사 도구에 대한 신뢰도 검증을 위해 크론바흐 알파 계수를 산출하였다. <표 3>과 같이 조사 도구의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항목 제거 없이 분석을 진행하였다.
<표 3>
조사 도구의 신뢰도 분석
구분 항목 수 크론바흐 알파 계수
교육 내용 6 0.883
교육 방법 7 0.843
평가 5 0.842
수업 환경 4 0.754
분위기 6 0.852
교수자 4 0.845
좋은 수업에 대한 전체 인식 결과는 기술통계분석을 통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다. 그리고 학습자 변인에 따라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t-검정 및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4. 연구 결과

4.1. 범주별 인식 분석

대학 글쓰기를 수강하는 학습자들이 어떤 수업을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먼저 범주별로 기술통계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좋은 수업에 대한 범주별 인식 결과
범주 항목수 최솟값 최댓값 평균 표준편차
교육 내용 6개 1.33 6.00 5.09 0.76
교육 방법 7개 1.29 6.00 5.00 0.74
평가 5개 1.00 6.00 5.17 0.73
환경 4개 1.00 6.00 5.38 0.64
분위기 6개 1.00 6.00 5.17 0.72
교수자 4개 1.00 6.00 5.61 0.61
좋은 수업을 구성하는 6개의 범주는 모두 ‘그렇다’인 평균 5점 이상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즉, 학습자들은 교육 내용과 방법, 평가, 물리적 환경, 수업의 분위기, 교수자 모두가 좋은 수업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범주별로 보면, 교수자 범주가 평균 5.6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서 물리적인 수업 환경이 평균 5.38, 평가와 분위기가 각각 평균 5.17, 교육 내용이 평균 5.09, 마지막으로 교육 방법이 평균 5.00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대학 글쓰기 수업의 교육 내용이나 방법보다 교수자 범주가 좋은 수업에 대한 외국인 학부생의 인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32개 항목별 기술통계를 실시하였다. <표 5>는 그 결과를 평균이 높은 순으로 배열한 것인데, 범주별 인식과 동일하게 교수자 범주에 속하는 항목 4개의 평균이 가장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표 5>
좋은 수업에 대한 항목별 인식 결과
구분9) 항목 평균 표준편차
교수자32 학습자에게 친절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교수자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 5.63 0.73
교수자30 교수자의 전달력(말하는 속도, 어조, 목소리, 제스처 등)이 적절한 글쓰기 수업 5.62 0.79
교수자31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교수자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 5.60 0.71
교수자29 글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교수자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 5.58 0.73
환경21 기자재가 잘 준비되어 있고 깨끗한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글쓰기 수업 5.54 0.68
분위기24 학습자들에게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글쓰기 수업 5.53 0.76
방법12 글쓰기 수행에 대해 교수자가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글쓰기 수업 5.52 0.71
분위기23 서로 존중하고 협동적인 분위기의 글쓰기 수업 5.51 0.80
방법8 수업의 목표와 내용이 분명히 제시되는 글쓰기 수업 5.45 0.78
평가15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하는 글쓰기 수업 5.43 0.79
환경19 정해진 수업 시간을 지키는 글쓰기 수업 5.43 0.90
내용2 한국어 글쓰기 표현 능력을 향상시키는 글쓰기 수업 5.42 0.76
환경20 글쓰기 연습, 과제 수행 시간이 충분한 글쓰기 수업 5.38 0.86
평가18 평가 후 결과에 대해 명확한 피드백을 주는 글쓰기 수업 5.31 0.89
분위기25 자신의 학습 과정에 대해 학습자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글쓰기 수업 5.28 0.84
방법7 수업의 진행 과정이 명확하게 보이며 일관성이 있는 글쓰기 수업 5.27 0.82
내용3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를 배우는 글쓰기 수업 5.25 0.96
평가17 글쓰기 지식을 잘 적용하는지 평가하는 글쓰기 수업 5.25 0.85
내용1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 내용으로 구성된 글쓰기 수업 5.17 0.87
환경22 강의실의 크기가 적절하고 학습자 수가 적은 글쓰기 수업 5.17 0.92
분위기28 학습자와 교수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한 글쓰기 수업 5.16 0.93
내용4 학습자의 배경지식 수준에 맞게 교육 내용이 구성된 글쓰기 수업 5.09 0.93
평가16 평소 수업 활동과 연결하여 평가를 하는 글쓰기 수업 5.03 0.98
방법9 수업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보조자료가 활용되는 글쓰기 수업 4.97 1.05
분위기26 글쓰기 수준이 낮은 학습자들도 배려하는 글쓰기 수업 4.93 1.11
평가14 다양한 측면(지필고사, 보고서, 팀 활동, 수업 참여 등)에서 평가를 하는 글쓰기 수업 4.84 1.13
내용6 학습자 각각의 능력에 맞는 서로 다른 글쓰기를 수행하도록 교육 내용이 유연하게 구성된 글쓰기 수업 4.83 1.10
내용5 학습자의 흥미와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 내용이 구성된 글쓰기 수업 4.81 1.10
방법13 글쓰기 수행에 대해 동료 간에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글쓰기 수업 4.73 1.27
방법10 다양한 교육 방법(교수자의 강의, 학생 발표, 토론 등)을 활용하는 글쓰기 수업 4.70 1.15
분위기27 학습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한 글쓰기 수업 4.64 1.18
방법11 학습자 참여(학생 발표, 조별활동, 팀 프로젝트 등)가 많은 글쓰기 수업 4.40 1.32
학습자들은 ‘학습자에게 친절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교수자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평균 5.63)’을 가장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결과는 대학 글쓰기를 수강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이 교수자 요인에 아주 민감하며, 친절, 관심 등 정의적인 면을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어서 두 번째 요인은 ‘교수자의 전달력(말하는 속도, 어조, 목소리, 제스처 등)이 적절한 글쓰기 수업(평균 5.62)’이었다. 다음으로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며(평균 5.60), 글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교수자(평균 5.58)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을 좋은 수업이라고 인식하였다.
전문성, 열정 등의 교수자 요인은 2장에서 살펴봤듯이 좋은 수업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교육 장소, 대상, 개별 교과목을 막론하고 여러 연구에서 대체적으로 높은 평균을 보인다. 그러나 언어 수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교수자 요인에 대한 높은 결과들이 더 두드러짐을 볼 수 있다. 고등학교 독일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이미영⋅김인숙(2019)의 연구 결과를 보면, ‘학생의 눈높이에 맞게 실시하는 수업으로 독일문화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교사가 열정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을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학습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지현(2020)의 조사에서도 교사의 전문성이 느껴지는 수업, 열정과 배려가 느껴지는 수업 등이 가장 높은 순위로 나타났다.
한편 언어 수업이 아닌 내용 중심의 대학 강의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의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윤가영(2017)의 연구에서는 ‘수업내용의 실제적 활용이 가능한 유용성 및 실용성이 높은 수업’이 학습자들이 좋은 수업으로 기억하는 수업임을 밝혀낸 바 있다. 또한 대학 신입생이 인식하는 좋은 수업을 조사한 김광현⋅강성배(2019)의 결과를 보면, ‘평가가 객관적이며 공정하며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의 평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은이(2010)에서는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 재미있고 쓸모 있는 지식 전달이 대학에서의 좋은 수업을 구성하는 요인으로 조사되었다. 즉, 가장 높은 순위에 수업 내용, 평가 등의 항목도 있음을 볼 수 있다.
연구 경향을 일반화하기에는 아직 축적된 성과들이 부족하나, <표 4>, <표 5>와 같이 교수자 요인의 평균이 높게 나타난 본고의 연구 결과는 지식 전달과 내용 중심의 대학 강의보다는 언어 수업과 유사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고는 대학 학부의 교양 과목인 ‘글쓰기’를 수강하는 외국인 학부생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글쓰기 수업은 비판적 사고력 신장과 대학에서의 학문적 쓰기 능력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인 학부생들에게는 제2언어인 한국어로 진행되는 수업이며, 목표어인 한국어를 사용하는 쓰기 수업이므로 여전히 언어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교수자와의 의사소통, 교수자의 전달력, 정의적인 측면에서 교수자의 친절함, 관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학습자들의 주관식 답변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8)
• 학습자에게 친절하고 관심을 있고 글쓰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교수자가 진행하는 글쓰기 수업은 좋은 수업입니다.
• 잘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이 친절하고 좋으면 될 것 같습니다.
• 저는 강의의 교수님의 말씀을 이해 할수 이씁니다. 다른 교수님들은 보통 너무 복잡한 문법과 단어 사용해씁니다.
• 교수님은 매우 친절하고 수용적이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도와줍니다.
• 좋은 수업은 교수님은 열정적이고 활력이 넘치며 성격이 부드럽고 수업 내용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글쓰기’ 수업에서는 학생의 한국어 능력 수준에 관계없이 교수님이 항상 모든 학생들을 동등하게 돕고 도와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이 학습자들은 대학 글쓰기와 언어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학습자들을 잘 이해하는 친절한 교수자가 진행하는 수업을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전체 항목 중 다소 평균이 낮게 나타난 항목들은 주로 교육 내용과 방법에 대한 것들이었다. ‘학습자 참여(학생 발표, 조별활동, 팀 프로젝트 등)가 많은 글쓰기 수업(평균 4.40)’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학습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한 글쓰기 수업(평균 4.64)’, ‘다양한 교육 방법(교수자의 강의, 학생 발표, 토론 등)을 활용하는 글쓰기 수업(평균 4.70)’, ‘글쓰기 수행에 대해 동료 간에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글쓰기 수업(4.64)’ 등이 ‘그렇다’인 평균 5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들을 보면 주로 학습자 참여, 학습자 간 피드백과 상호작용 등 동료 학습자들에 관련된 것들이다. 즉, 학습자들은 교수자의 강의 외 다양한 교수 방법을 사용하고, 학습자 참여가 많은 수업은 상대적으로 덜 좋은 수업이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 결과는 윤지원⋅박석준(2022)에서 한국어 교사를 대상으로 좋은 한국어 수업이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와도 비교할 만하다. 한국어 교사들에게 초점질문을 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1위가 소통, 2위가 학생 참여, 3위가 상호작용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사들은 학생들의 참여와 상호작용이 많은 수업을 좋은 수업이라고 인식한 반면 학습자들은 다소 낮은 인식을 보이고 있어, 교수자와 학습자 집단 간의 인식 차이를 엿볼 수 있다.

4.2. 한국어 숙달도에 따른 인식 차이 분석10)

조사 대상인 글쓰기 수업 수강생들은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누어진다. 글쓰기 수업은 숙달도에 맞게 분반을 해서 이루어지므로 좋은 수업에 대한 한국어 숙달도별 인식 차이를 살펴보고자 했다. 각 항목에 대한 숙달도별 평균 분포는 [그림 2]와 같다. 숙달도가 다르더라도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한국어 숙달도별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 분포
kjge-2023-17-1-91-gf2.jpg
그러나 32개 항목 중 몇몇은 초급, 중급, 고급 간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이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하고자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표 6>과 같이 5개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항목에 대해서는 셰페의 사후분석(Scheffe’s post-hoc analysis)을 추가로 실시하였다. 결과를 보면 교육 방법의 3개 항목에서 초급 대비 중급과 고급의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평가와 분위기 범주의 각각 1개 항목에서 초급 대비 고급의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나머지 항목들에 대한 인식은 한국어 숙달도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표 6>
한국어 숙달도별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 차이
항목 집단 표본수 평균 표준편차 F p Scheffe
방법10 초급 30 4.13 1.28 4.403* 0.013 초급 < 중,고급
중급 93 4.76 1.11
고급 88 4.82 1.10
방법11 초급 30 3.40 1.30 12.189*** 0.000 초급 < 중,고급
중급 93 4.43 1.27
고급 88 4.70 1.21
방법13 초급 30 3.97 1.69 7.922*** 0.000 초급 < 중,고급
중급 93 4.71 1.19
고급 88 5.00 1.07
평가14 초급 30 4.37 1.33 3.230* 0.042 초급 < 고급
중급 93 4.89 1.14
고급 88 4.95 1.03
분위기27 초급 30 4.07 1.39 6.245** 0.002 초급 < 고급
중급 93 4.57 1.22
고급 88 4.91 0.99

* p < .05,

** p < .01,

*** p < .001

초급에 비해 중급과 고급의 인식이 높게 나타난 교육 방법 범주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 다양한 교육 방법(교수자의 강의, 학생 발표, 토론 등)을 활용하는 글쓰기 수업(F=4.403, p < .05)’, ‘11. 학습자 참여(학생 발표, 조별활동, 팀 프로젝트 등)가 많은 글쓰기 수업(F= 12.189, p < .001)’, ‘13. 글쓰기 수행에 대해 동료 간에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글쓰기 수업(F=7.922, p < .001)’이다. 모두 학습자 중심의 참여를 강조하는 항목임을 알 수 있다.
이 세 항목에 대해 초급 학습자들의 평균은 현저히 낮았는데 특히, 학습자 참여인 11번 항목에 대해 평균 3.40의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었다. 또한 동료 간 피드백인 13번에 대해서도 초급 학습자들의 평균은 3.97에 머물렀다. 이것은 초급이라는 한국어 숙달도 수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1~2급에 해당하는 초급 학습자들은 한국어 표현 능력이 부족하여 동료 학습자 간에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발표하기, 토론하기 등의 학업 기술을 수행하기에는 언어적, 화용적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학문적 환경에서 발표, 토론, 팀 활동, 동료와의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글쓰기 수업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초급 학습자 대비 고급 학습자들의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항목은 모두 2개 항목이다.11) 우선 평가 범주인 ‘14. 다양한 측면(지필고사, 보고서, 팀 활동, 수업 참여 등)에서 평가(F=3,230, p < .05)’이다. 전통적으로 대학 강의와 글쓰기 수업은 지필고사로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팀 활동, 수업 참여 등을 강조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초급 학습자들의 인식 평균은 4.37로 고급의 평균 4.95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리고 이것은 수업 방법에 대한 초급 학습자들의 인식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예측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분위기 범주인 ‘27. 학습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한 글쓰기 수업(F=6.245, p < .01)’에 대한 초급 학습자들의 인식도 고급에 비해 낮다. 초급의 평균은 4.07로 낮은 편이며, 고급의 평균도 4.91로 높지는 않으나, 두 집단 간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이는 역시 두 집단 간의 의사소통 능력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학습자 간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원활한 한국어 의사소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급과 고급 학습자도 <표 6>의 5개의 항목에 대해서는 ‘다소 그렇다’인 4점대의 인식을 보이고 있어 아주 높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초급 학습자들과 비교했을 때 학습자 참여가 많은 수업을 좋은 수업이라고 더 많이 인식하고 있었다.
결과를 종합해 보면, 한국어 숙달도가 달라도 글쓰기 학습자들은 대체적으로 좋은 수업에 대해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교육 방법, 평가, 분위기 범주에서 학습자 참여가 강조되는 수업에 대해서는 인식 차이를 보인다. 학습자 참여에 대해서는 모든 숙달도에서 다소 낮은 평균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초급에서는 낮은 정도가 더욱 현저하게 나타난다. 한국어 숙달도가 낮은 초급 학습자들은 참여가 많은 글쓰기 수업을 덜 좋은 수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글쓰기 강의에서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학습자 숙달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외국인 학부생들이 인식하는 좋은 대학 글쓰기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학부 과정에 개설된 <글쓰기> 과목을 수강하는 외국인 학습자 211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시행한 후 결과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먼저 외국인 학습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글쓰기 수업의 요인은 범주별로 교수자, 물리적인 수업 환경, 평가와 분위기, 교육 내용, 교육 방법의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학부생들은 대학 글쓰기 수업에서 교육 내용이나 방법보다는 교수자가 어떠한지가 좋은 수업인지 아닌지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응답하였다. 특히 학습자들은 교수자가 학습자들에게 친절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가장 좋은 글쓰기 수업이라고 응답하였으며,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교수자가 글쓰기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적절한 전달력을 바탕으로 수업이 운영되는 것을 좋은 수업이라고 인식한다고 하였다.
다음으로는 한국어 숙달도별로 좋은 글쓰기 수업에 대해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급 학습자보다 중⋅고급 학습자들이 다양한 교육 방법이 적용되고 학습자 참여가 많으며 동료 간에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는 글쓰기 수업이 보다 좋은 수업이라고 인식하였다. 반대로 중⋅고급 학습자와 달리 초급 학습자의 경우, 다양한 교육 방법이 적용되고 학습자 참여가 높으며 동료 간의 피드백이 제공되는 수업을 다소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평가와 수업 분위기 측면에서도 초급 학습자와 달리 고급 학습자들은 지필고사, 보고서, 팀 활동, 수업 참여 등에서 다양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학습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한 글쓰기 수업을 보다 좋은 수업이라고 여긴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상대적으로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낮은 초급 학습자들이 학습자 참여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높은 수업을 다소 부담스러워하고, 한국어 의사소통 능력이 높은 고급 학습자는 학습자 참여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높은 수업을 좋은 수업으로 더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간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 글쓰기 교육 연구에서는 교재와 교육과정 개발을 포함하는 교육 내용에 대한 연구, PBL 및 피드백 제공 방식 등을 포함하는 교육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는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이 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본 연구 역시 교육 내용과 방법의 중요성은 재고의 여지가 없으며 좋은 교육을 이끄는 주요한 요소라 여긴다. 하지만 본 연구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교육 내용과 방법뿐 아니라 학습자 측면에서는 교수자의 영향력이 좋은 글쓰기 수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외국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 글쓰기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자들은 이점을 염두에 두고 수업을 계획하고 운영할 때에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습자의 한국어 숙달도에 따라 다양한 교육 방법과 평가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한국어 수준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수업을 계획하고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외국인 학부생이 인식하는 좋은 대학 글쓰기 수업의 요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한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학습자 측면에서의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이기에 교수자 측면에서의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 연구도 이루어져, 연구의 결과가 보다 좋은 글쓰기 수업을 운영하는 데에 다각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otes

1) 서경혜(2004:166)에서는 ‘좋은’이라는 용어가 갖는 상대성(relativity)과 상황성(situatedness), ‘수업’이 갖는 복합성(complexity)과 다면성(multiplicity)으로 인해 좋은 수업의 의미는 개인과 사회⋅문화 및 시대에 따라 계속해서 재해석되어왔음을 언급한 바가 있다.

2) Meyer(2004)는 10가지 좋은 수업의 특성이 항목별로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Meyer(2004)가 선정한 좋은 수업 10가지의 하위 요소들을 보면 요소들 간 중복된 부분이 있으며, 항목 간에 내용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교육 방법’ 범주에서의 ‘교수자 피드백’에 관한 항목은 수업 진행 과정 중에서의 피드백을 의미한다. 즉, 수업에서 일어나는 활동 및 글쓰기 과제 수행 과정에서 학습자에게 제공되는 피드백을 가리킨다. 이는 성적을 부여하는 평가 및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과 구분되는 것이다. 따라서 평가 결과에 해당하는 피드백은 ‘평가’ 범주에 포함하였고, 글쓰기 수행 과정에서 제공되는 피드백은 ‘교육 방법’ 범주에 포함하였다. 또한 교수자가 제공하는 피드백과 동료 학습자가 제공하는 피드백에 대한 학습자 인식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 두 항목을 분리하되 모두 ‘교육 방법’ 범주에 포함시켰다.

4) 예비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의견을 받은 문항은 총 네 문항이었다. 그 중 ‘명료’(7번), ‘연계’(16번), ‘열의에 찬’(31번)과 같은 표현이 있었는데, 응답자들이 이 표현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주었다. 따라서 각각 ‘명확’, ‘연결’, ‘열정적인’이라는 표현으로 수정하였다. 또한 17번은 문장이 길어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짧은 문장으로 수정하였다.

5) 성별 항목의 ‘기타’는 ‘non-binary’를 의미한다. 해당 항목에 응답한 피험자는 자신의 성별을 드러내지 않고자 하였다.

6) 기타 국적에는 인도네시아 학습자가 4명(1.9%), 독일, 말레이시아, 일본, 카자흐스탄 학습자가 각 3명씩(1.4%), 영국, 필리핀 학습자가 각 2명씩(0.9%), 대만, 동티모르, 리투아니아, 볼리비아, 브루나이, 스페인,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우루과이, 우즈베키스탄, 이란, 인도, 태국, 헝가리, 호주 학습자가 각 1명씩(0.5%) 있었으며, 무응답도 1명 있었다.

7) 기타로는 보건과학대학, 생명과학대학, 이과대학이 각 4명, 디자인조형학부가 1명 있었다.

8) 주관식 답변은 한국어와 모국어로 자유롭게 작성하게 하였다. 연구의 객관성을 위해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수정하지 않고 제시하며, 모국어로 작성된 답변은 번역을 하였다.

9) 앞의 단어는 해당 범주, 뒤의 숫자는 설문 항목 번호를 의미하는 것으로 기술의 편의를 위해 이와 같이 제시한다.

10) 본고에서는 학습자 변인에 따라 좋은 수업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성별, 국적별, 숙달도별 분석을 실시하였다. 독립표본 t검정과 일원배치 분산분석 결과, 성별과 국적별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 숙달도 변인에서는 초급이 중급과 고급에 비해 응답자 비중이 적음에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연구 결과로 판단하여 그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11) 이 2개 항목에 대해서 중급 학습자들은 초급, 고급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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