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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6); 2020 > Article
역량기반 교양교육 설계 요건과 적용에 관한 탐색적 연구

초록

본 연구에서는 대학 교양교육에 있어서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교과목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들을 포함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특히 대학 교양교육을 핵심역량 기반으로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요건과 방법들을 고찰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적용된 요건들을 검토하고, 이를 대학 교양교육의 역량기반 설계의 기준으로 적용해보았다. 이를 통해 대학 교양교육의 역량기반 설계 내용과 방법으로 핵심역량과 교양 교과의 내용체계 연계성, 역량중심 교수학습방법과 수행평가를 중심으로 한 역량평가의 요건들을 도출하여 실제 교과목의 운영원리로 적용하였다. 역량기반으로 교과목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교과의 영역과 핵심개념과 일반화된 지식, 기능적 요소를 포함하는 내용체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또한 교수학습방법과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수행평가방법과 루브릭 등의 요건들을 적용하여, 교수전략과 평가방법 등의 기본 방향과 특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Abstract

This study attempted to explore what requirements should be included and applied in order to design a competency-based curriculum and subject in general education at the university level. In particular, this study explored the requirements and methods for designing and operating university general education based on core competencies. The requirements applied to the 2015 revised curriculum were reviewed and applied as a standard for competency-based design of general education. In order to design general education as competency-based education, it is necessary to consider the contents and methods. First of all, it is necessary to design a content system that includes content categories, core concepts, generalized knowledge, and functional elements of the subject. In addition, the competency-based subject design should include teaching and learning methods, performance assessments, and a certain rubric.

1. 서론

역량(competence)은 본래 직업교육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에서 주어진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과 관련지어 논의되어 왔다. 주로 직업 분야에 한정하여 업무 수행 능력으로 인식되어 온 기존의 역량 개념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진행한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 프로젝트 이후, 전 세계교육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더욱 확산되었다(김민정, 2019: 324). DeSeCo 프로젝트 이후, 교육은 지식에 대한 확장된 관점을 갖고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암묵적으로 체화된 지식의 측면을 고려하고, 나아가 지식의 수행성을 강조하게 되었다(송경오 외, 2007: 169). 즉 역량은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어떤 상황에서나 효과적인 수행에 보편적으로 필요한 것임과 동시에 구체적인 맥락의 복잡한 요구에 대처하는 능력이기 때문에,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역량기반 교육은 학문적 지식 전수와 재생산의 역할에 머물러 있던 학교 교육의 전통적 기능을 성찰하게 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변하는 사회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생성하고 종합하며, 나아가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강조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량 개념은 학교 교육에서 ‘무엇을’ 다루어야 하며,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부터 역량 담론이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하였다(한혜정 외, 2018: 2). 교과 중심의 전통적인 교육과정 설계에 대한 대안적 교육과정 설계의 방법으로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제시하거나(소경희, 2006; 2007), 핵심역량 개념을 규정하고 쟁점을 분석한 연구들(손민호, 2006; 박민정, 2009)이 있다. 또한 핵심역량 중심 교육과정 설계에 대한 외국 사례를 분석한 연구들(홍원표 외, 2011; 이승미, 2012; 이미미, 2014; 백남진 외, 2015)을 중심으로 역량교육 담론은 형성되어 왔다. 이 중에서 핵심역량 담론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07년부터 3개년으로 수행된 연구 결과가 국가 교육과정 개선에 영향을 미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한혜정 외, 2018: 2).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미래사회 핵심역량을 반영한 국가 교육과정 구조를 재설계하는 연구(이근호 외, 2012; 이근호 외, 2013)와 핵심역량 함양을 위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방법에 관한 연구(김동영 외, 2013; 이상하 외, 2014) 등을 시행해왔다. 이러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중등교육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을 제시하였다. ‘창의융합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의 6가지 핵심역량(key competence)을 제시하고 있다(교육부, 2015). 이렇게 규정한 핵심역량을 기존 중등교육에서는 교과 교육에서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설계와 운영을 개선하는 방향과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을 강조하고, 이에 따라 교육과정을 재설계하는 것은 적어도 현재의 교육이 급변하는 미래의 삶을 준비하기에 불충분하고,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자질로서 기본 역량을 설정하고 이를 길러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주면서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이와 같이 중등교육 차원에서 국가 수준의 핵심역량 교육과 관련하여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적용된 역량기반 교육에 비하여, 고등교육의 차원에서는 그간 대학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관점에서 적용되고 논의되어 왔다. 교육의 책무성은 대학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즉 무엇을 얼마나 투입할 것인가에만 몰두해오면서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고, 얼마나 제대로 배웠는가에 대해서 소홀했기 때문에 학교교육은 학업 성취의 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송경오 외, 2007: 162-163). 학습자들이 교육을 통해 어떤 능력과 자질 등을 함양할 수 있는지를 주요 기준으로 삼고, 이에 따라 실제 교육과정에서 학업성취를 평가하고 진단하며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교육의 책무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로 대학에서 교육의 책무를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실제로 그러한 대학의 교육 책무성에 대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대학들을 평가하기 시작하였다. 기존의 대학 평가를 주로 신입생 충원, 교육의 제반환경, 취업률 등의 지표들을 가지고 시행하다가, 대학의 교육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교육의 가치 창출과 교육의 역량 등에 대한 평가들이 이루어지게 되었다(진미석, 2016: 11).
실제로 대학 평가에서 역량교육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가 이루어진 것은 2018년도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의 2단계 평가1)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평가에서 교양 교육과정과 전공 교육과정을 분리하여 교양은 핵심역량 제고를 위한 교양 교육과정 체제와 운영에 대해서 평가하고, 전공은 전공능력 제고를 위한 전공 교육과정 체제와 운영에 대해 평가한다(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2018; 2020). 2018년에 처음 도입된 교육과정 평가의 ‘역량 제고’라는 진단요소는 기존의 대학 교육과정이 실질적인 역량교육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계기로 삼지 못했다. 각 대학마다 이미 설정해놓은 ‘인재상’과 ‘핵심역량’에 단순 끼워맞추기 식으로 교육과정 매트릭스를 도식화하거나, 그간 대학 교육 책무성을 강화하고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대학생 핵심역량진단인 K-CESA (Korea Collegiate Essential Skills Assessment) 검사 결과치나 대학 자체 개발한 학생역량진단도구를 통한 진단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역량교육의 패러다임과 담론이 오랜 시간 동안 확산되어 왔고, 이에 대한 논의들이 고등교육 차원에서도 많이 진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에서 역량교육을 실제적이고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론들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라는 점이다. 특히 대학의 교양교육은 “대학교육 전반에 요구되는 기본적 지식 및 자율적 학구능력의 함양을 포함하여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한국교양기초교육원, 대학의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으로 정의한다. 즉 대학교육에서 전문적 학업 분야의 다양성을 뛰어넘어 일반교육이자 보편교육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교양교육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격으로 규정되는 교양교육을 평가하는 데 ‘핵심역량’이라는 기준이 적용되어 교양 교과목들을 핵심역량과 단순 맵핑을 하거나, 교양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핵심역량진단 검사 결과를 제시하여 핵심역량 기반 교양교육이라고 접근하는 경향이 많다. 이것이 바로 핵심역량 교양교육의 선언적 구호에 따른 짜맞추기와 형식적 측정주의가 결합된 양상이다(백승수, 2020: 20-21). 이러한 방식만으로 교양교육의 설계와 효과를 제시하는 것은 그 근거가 매우 빈약하고 형식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양교육이 역량기반 교육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 본질로서 내용과 영역을 규정하고, 역량기반 교육 차원의 설계를 위한 요건들을 도출하여 이를 적용하는 총체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학의 교양교육을 역량기반으로 설계하기 위한 요건과 방안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중등교육의 국가 교육과정에 2015 개정부터 도입된 역량교육의 방법론들을 고찰하여, 교육과정 설계와 교육의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역량기반 교육 설계의 기본 요건들을 도출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재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구교은, 2015: 2), 역량교육에 대한 방법론이 실질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역량에 대한 이론적 논의에만 그치는 경향이 많다(한혜정 외, 2018: 3)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학 교양교육을 핵심역량 제고의 차원에서 평가를 하는 외부적인 요인과 함께, 역량기반 교육 패러다임과 이론적 논의의 긍정적 측면들을 교양교육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안들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학 교양교육에 있어서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교과목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들을 포함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탐색해보고자 한다.

2. 역량기반 교육의 설계 요건

2.1 역량기반 교육의 의미

역량기반 교육은 ‘무엇을 아는가?’보다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강조하는 교육이다(Bridges, 1996: 361). 즉 역량기반 교육은 알고 있는 것을 특정 맥락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사회적 삶에서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공되는 교육과정이어야 한다.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내용은 사회에서 실제로 필요한 지식과 기술, 태도 전반을 포함하는 것을 말하며, 해당 역량을 그 자체로 가르치는 것은 쉽지 않다(소경희, 2007: 13). 이것은 역량기반 교육이 학문 중심 교육의 대안으로 나온 개념이라 하더라도, 역량이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교과 내용으로 다루어 온 지식과 상호작용하는 관련성 속에서 발현되는 총체적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은 교과 내용에 대한 이해를 넘어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거나 구체적인 문제해결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동원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의 습득”(박민정, 2009: 75)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량은 내용 이해를 포함하여 특정 맥락에서 총체적으로 나타나는 수행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의 내용과 지식 습득과 이해, 그것들을 활용하여 특정 상황에서 발현되는 역량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지식 습득보다는 역량 습득을 더욱 강조할 수도 있다(한혜정 외, 2018: 9). 역량을 습득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교육 내용과 지식을 이해하는 것을 기반으로, 그 과정을 통해 습득한 능력이 더욱 일반적인 능력으로 전이되는 것이다(교육부, 2015; 한혜정 외, 2016: 8; 한혜정 외, 2018: 10).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역량기반 교육과정에서는 교육의 내용 지식과 그 지식에 대한 이해가 역량의 습득에 중요한 토대가 되기 때문에, 교육 영역에서 해당 분야 및 영역의 본질적 내용과 지식에 대한 설계가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지식 이해와 역량 습득을 교육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2.2 역량기반 교육의 설계 요건

핵심역량’은 “삶의 다양한 분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수단이 되고 성공적인 삶과 잘 기능하는 사회를 이끄는 데에 공헌하며, 모든 개인에게 필요한 것”(소경희, 2006: 48; 2007:14)으로, 국가 차원 혹은 사회적으로 합의한 몇 가지의 역량을 말한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은 “미래사회 시민으로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능력으로,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가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현되는 능력”(교육부, 2015: 29)으로 규정하였다. 여기에 포함되는 핵심역량은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이다(교육부, 2015: 39-42). 이렇게 제시한 핵심역량은 해당 교육영역 혹은 교과 교육을 통해서 배운 학생들의 지식과 수행 능력이 전이된 결과로서의 일반능력이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각 교육의 영역 혹은 교과 교육에서 “학습 결과로 지식, 기능, 태도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교육부, 2015: 134)인 ‘교과역량’을 교과 교육과 핵심역량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보았다. 교과 역량은 교과가 기반한 학문의 지식 및 기능을 습득하고 활용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일반역량인 핵심역량은 교과역량을 아우르며 조절하는 총체적인 역할을 하고, 일반역량은 교과역량이 제대로 계발되어야 발달될 수 있으므로 일반역량과 교과역량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일반역량인 핵심역량과의 연결성 속에서 교과역량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교과역량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학습내용의 요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해당 교과의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기능 등을 구조화하여 내용체계에 제시하였으며, 이러한 내용 체계를 바탕으로 성취기준을 개발하였다(교육부, 2015: 135). 핵심개념은 교과가 기반하는 학문의 기초 개념과 원리를 가리키고, 일반화된 지식은 핵심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핵심원리와 지식을 말한다. 또한 기능은 지식을 습득할 때 활용하거나 동원되는 탐구 기능이나 사고기능을 가리킨다. 성취기준은 내용 체계를 바탕으로 개발된 것으로, 교과 학습을 통하여 학생들이 알아야 하는 지식과 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교육부, 2015: 136). 즉 성취기준은 학생 입장에서 어떤 지식을 가지고 무엇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술한 것이다(한혜정 외, 2018: 12). 바로 이 지점이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사한다. 교과 역량을 함양하게 하려면 수업의 현장에서 실제 상황이 반영된 학습 상황을 제시하여 학생들이 실제로 수행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설명이나 강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수방법보다 과제와 문제 해결을 통해 학생 스스로 지식, 기능, 전략 등을 주도적으로 활용하고 이에 대해 사고할 수 있도록 학습 경험의 과정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교수방법으로는 협동 소그룹 혹은 팀 기반 학습, 프로젝트 학습, 문제기반 학습, 사례기반 학습 등이 있다(박민정, 2009: 79; 한혜정 외, 2018: 13).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난 후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평가방식을 활용하고, 평가 과정에서 학습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어야 한다(교육부, 2015: 137).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학습 내용을 암기하거나 재생하는 것을 지양하면서, 주어진 과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 등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고차원적 사고능력과 실행능력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역량은 수행이라는 학습경험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에 역량 평가 역시 수행평가로 이루어져야 한다. 수행평가는 학생들이 구체적 상황이나 맥락 속에서 지식을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선택형 검사에서는 문제가 탈맥락적으로 제시되지만, 수행평가 과제에서는 학습자들에게 의미 있고, 도전적이며,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실생활 맥락성, 간학문성, 다차원적 측면들을 강조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관찰평가, 토의 및 토론 평가, 구술평가, 면접평가, 실험⋅실습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보고서 평가 등이 있다(교육부, 2015: 103-104). 이러한 평가 역시 교수자의 인상비평 혹은 직관에 의한 점수 부여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평가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평가의 채점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루브릭(rubric)을 개발하여, 이를 적용해야 한다. 루브릭은 학습자들의 다양한 수행을 목록화하고 그 수준을 분류하여 기술한 채점 기준이다(Goodrich, 1996: 14-17). 루브릭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수행 준거(performance criteria)와 수준을 설명하는 목록으로 구성되므로 교수자와 학생 모두 학습목표를 쉽게 이해하고 학습과정의 수행 기준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김은경 외 2019: 499). 일반적으로 루브릭은 수행평가의 준거로서, 교수자가 수업설계의 방향과 수준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역량들을 진술하여 학습자가 수행 수준을 점검하는 지침으로 활용된다. 특히 교양교육에서 평가를 위한 도구로서 루브릭은 <표 1>에 제시한 것과 같이 미국대학교육협의회(AAC&U)에서 개발한 기준을 활용할 수 있다(배상훈 외, 2012: 23).
<표 1>
역량 평가를 위한 루브릭 예시: 글쓰기
구분 Capstone 4 Milestone2 3 Milestone1 2 Benchmark 1
글쓰기 맥락과 목적 완전히 이해함 충분히 이해함 인식하고 있음 최소한으로 주목함
내용전개 높은 숙달 수준을 드러냄 전체적으로 적절하게 전개 무난하게 아이디어 전개 단순 아이디어 전개
장르와 학문적 관행 특정 학문과 글쓰기 과제에 맞는 관행을 세밀하게 준수함 관행을 일관적으로 준수함 적절한 기대에 따름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애씀
출처와 증거 양질의 신뢰도 높고 적절한 출처 사용 일관성 있게 신뢰성 있고 적절한 출처 사용 신뢰성 있고 적절한 출처를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음 아이디어를 지지하기 위해 출처 사용 시도
통사와 맞춤법 우아한 언어 사용 명확한 언어 사용 의미 전달이 가능 의미 전달이 방해되는 언어 구사

※ 미국대학교육협의회(AAC&U)의 글쓰기에 대한 학습성과를 평가하는 루브릭 기준의 일부임

지금까지 중등교육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본 내용들을 정리하여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요건을 <표 2>와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중등교육에서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방향과 요건, 방법 등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는 중등교육에서의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요건들과 방법들도 여전히 모호하여, 대학의 교육과정으로 적용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본 연구는 탐색적으로 시도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요건들을 중심으로 대학 교양교육의 설계에 적용해보고자 한다. 대학 교양교육과 관련해서는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제시하는 ‘대학의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이다. 특히 교양기초교육의 정체성과 목표, 교양기초교육과정의 구성, 교양기초 교과목의 기본 요건의 내용들에 이상에서 논의한 역량기반 교육과정 설계 요건들을 적용하여 대학 교양교육을 역량기반으로 설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표 2>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요건2)
요건. 정의 및 내용
교과역량 ∘ 교과가 기반한 학문의 지식 및 기능을 습득하고 활용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는 능력
∘ 교과 학습의 결과로 지식, 기능, 태도 등을 통합적으로 운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핵심역량과 교과역량의 관계 ∘ 교과 역량은 교과 교육이 핵심역량 함양으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매개체
∘ 핵심역량은 교과 교육을 통해서 습득한 지식과 수행 능력이 일반능력으로 전이된 역량
내용 체계 영역 ∘ 교과 성격을 잘 나타내는 최상위 교과 범주 및 내용
핵심개념 ∘ 교과의 기초 개념이나 원리
일반화된 지식 ∘ 학습자가 해당 영역에서 알아야 할 보편적 지식
내용 요소 ∘ 학년(군)에서 배워야 할 필수 학습내용
기능 ∘ 교과 역량 함양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방안 토대
∘ 지식을 습득할 때 활용되는 교과 고유의 탐구 과정 및 사고 활동
성취기준 ∘ 학습자가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이외에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진술한 수업활동 기준
교수⋅학습방법 ∘ 주어진 과제 및 문제해결을 위해 지식이나 기능, 전략 등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으로 제공되는 교수학습 방법
∘ 과정에 대한 학습자 스스로의 반성적 성찰을 통해 역량을 확장해가도록 학습 경험을 제공해주는 교수학습방법이 중요
∘ 지식 전달 중심의 설명식 교수방법 지양
∘ 협동 소그룹 및 팀 기반 학습, 프로젝트 학습, 문제기반학습, 사례기반학습 등
역량평가방법 ∘ 평가의 초점이 학습내용 암기 혹은 재생 등에 맞춰진 평가방식 지양
∘ 과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기능을 재구성할 수 있는 고차원적 사고능력과 실행능력을 평가
∘ 평가과정에서 학습자에게 적절한 피드백과 가이드를 제공
∘ 평가과정 자체가 학습자의 역량 개발을 위한 학습경험이 되도록 진행
∘ 역량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수행평가
∘ 수행평가의 대표적인 방법: 관찰평가, 토의⋅토론평가, 구술평가, 면접평가, 실험⋅실습평가, 포트폴리오 평가, 보고서 평가 등
평가 루브릭 ∘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수행 준거와 수준을 설명하는 목록
∘ 학습목표를 쉽게 이해하고 학습과정의 수행 기준을 제시
∘ 수행평가의 준거로서, 교수자가 수업설계의 방향과 수준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역량들을 진술
∘ 학습자가 수행 수준을 점검하는 지침으로 활용

3. 대학 교양교육의 역량기반 교육 설계

3.1 대학 교양교육의 정의와 목표, 그리고 역량

교양교육에 대해 역량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양교육의 영역과 범주를 규정해야 한다. 중등교육에서 교육과정을 여러 ‘교과’로 제시하는 것과 같이, 고등교육에서 특히 대학의 교양교육은 어떤 내용과 범주로 구성되는지를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교양교육 표준안에 따르면, 교양교육을 ‘교양기초교육’으로 명명하면서 아래와 같이 정의를 내리고 있다.
  • “교양기초교육이란 대학교육 전반에 요구되는 기본적 지식 및 자율적 학구능력의 함양을 포함하여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으로, 학업분야의 다양한 전문성을 넘어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보편적 교육이다. 특히 글로벌 정보사회라는 새로운 시대상을 맞아 비판적⋅창의적 사고와 원활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문화적 삶을 자율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 교육이다.”

이와 같이 교양교육을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세계관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교육으로 정의하면서, 특히 새로운 시대에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 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교양교육에 대한 정의와 함께 교양교육의 강화 방책으로서 전공교육에 집중된 대학교육만으로는 변화하는 ‘미래의 직업생활’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분과 전문교육에서 총합 일반교육, 즉 교양교육으로 대학교육의 방향성을 설정할 것과 지식창출 능력 교육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교양교육은 ‘인간, 사회, 자연’을 교육 내용으로 구성해야 한다. 즉 교양 교육과정은 기초교육, 교양교육, 소양교육의 세 개의 영역에서 각 하위 영역의 성격에 맞게 인간, 사회, 자연을 다루는 ‘기초학문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원칙임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교양교육의 내용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의 목표에 부합하는 자질과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양교육의 과정이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양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자질과 능력을 6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문해(literacy) 능력, 정보수용능력, 총체적 조망 능력, 지식창출 능력, 소통과 공감 및 협동능력, 합리적 사고와 감성적 정서를 통합하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교양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정의는 교양교육으로서의 범주와 영역, 그리고 교양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인간, 사회, 자연’을 이해의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영역에서, 6가지로 제시된 자질과 능력 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내용과 함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을 비교하여 살펴보면 <표 3>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표 3>
대학 교양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자질⋅능력과 국가 교육과정 핵심역량 비교
대학 교양교육에서 함양할 자질과 능력 2015 개정 교육과정 핵심역량
다양한 문해(literacy) 능력 의사소통 역량
∘ 문자로 서술된 지식 내용을 독해하며, 자신의 사유내용을 문자로 서술하는 능력 ∘ 다양한 상황에 적절한 언어, 상징, 텍스트를 활용하여 자신을 효과적으로 표혀하고, 타인의 말과 글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처하는 역량
∘ 문자 기록 영역을 넘어 광범한 영역에서 모든 사유의 표현을 독해하고 또 자신의 사유내용을 표현하는 능력
∘ 디지털 기술에 의거해 산출된 정보를 독해하고 또 이 기술을 이용해 자신의 사유를 표출하는 능력, 즉 정보문해능력
정보수용능력 정보처리 역량
∘ 지식을 습득하고, 응용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초적 사고능력 ∘ 학습과 삶 등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 분석, 평가, 분류, 조직함으로써 자료와 정보에 내재된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매체를 활용하여 정보와 자료를 효과적ㅇ로 처리함으로써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
∘ 엄청난 양의 정보 가운데서 적실성 있는 유용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의 능력
∘ 복잡한 사태를 단순한 요소들로 분해하는 분석능력과 현실을 다각적으로 파악하는 사고의 유연성
총체적 조망 능력 자기관리 역량
∘ 세분화된 분야들의 위상을 전체 속에서 가늠할 수 있는 통찰력 ∘ 자신의 삶, 학습, 건강, 진로에 필요한 기초적 능력 및 자질을 지속적으로 계발, 관리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역량
∘ 여러 지식분야에 걸쳐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능력
∘ 여러 가지 자료를 하나의 틀 안에서 종합하는 능력; 현 시대를 과거의 역사와 미래창조의 틀에서 파악하는 능력
∘ 개인의 이해관계를 공동체의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지역의 문제를 글로벌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 분석적 사고능력에 대비되는 종합적 사고 능력
지식창출 능력 창의⋅융합사고 역량
∘ 다양한 이질적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산출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의 능력, 곧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과 소양을 토대로 새롭고 의미 있는 결과나 아이디어를 산출해내고, 자신이 학습하거나 경험한 것을 다양한 현상에 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고 역량
소통과 공감 및 협동능력 공동체 역량
∘ 자신의 생각을 다른 공동체 성원과 공유할 수 있는 ‘합리적 의사소통능력’ 및 이를 토대로 한 공감과 협동 능력 ∘ 지역, 국가, 지구촌의 구성원으로서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수용, 실천하고, 지역적, 국가적, 세계적 차원의 다양한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역할과 행동에 책임을 지며,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형성⋅유지하여 효과적⋅협력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역량
합리적 사고와 감성적 정서를 통합하는 능력 심미적 감성 역량
∘ 합리적 사고를 넘어서서 이를 정서적 감응과 통합할 수 있는 능력
∘ 합리적인 과학적, 수학적 사유능력과 더불어 예술적 감수성, 인문학적 직관, 도덕적 성찰력 등
∘ 다양한 가치에 대한 개방적 태도를 바탕으로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인간 현상에 대해 공감적으로 이해하고, 깊이 있는 성찰과 창의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역량
여기서 제시된 교양교육 목표로서 자질과 능력을 ‘역량’과 관련하여 논의해 볼 수 있다. 앞에서 역량기반 교육과정에서의 역량은 교육 내용과 지식을 이해하는 것을 기반으로, 그 과정을 통해 습득한 능력이 더욱 일반적인 능력으로 전이되는 것이라고 논의하면서, 역량은 교육의 목표로 표현하여 제시해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교양교육의 목표인 6가지 자질과 능력은 교양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역량’으로 설정하여 목표를 진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교양교육의 목표로서의 역량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역량’을 의사소통 역량, 정보처리 역량, 자기관리 역량, 창의⋅융합사고 역량, 공동체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핵심역량은 교양교육에서 제시하고 있는 목표로서의 자질과 능력과 거의 일치한다. 문해 능력은 의사소통 역량, 정보수용 능력은 정보처리 역량과 거의 유사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총체적 조망 능력은 자기관리 역량과 일정 부분 창의⋅융합사고 역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지식창출 능력은 창의⋅융합사고 역량, 소통과 공감 및 협동 능력은 공동체 역량, 합리적 사고와 감성적 정서를 통합하는 능력은 심미적 감성 역량과 대체로 그 정의와 하위요소들이 일치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교양교육을 ‘인간, 사회, 자연’을 교육내용을 구성하는 기초학문 중심으로 구성하고, 목표를 표현할 때 교양교육 표준모델에서 제시하고 있는 6가지 자질과 능력을 역량으로 설정하여 진술하되, 일반역량의 성격을 가진 이 6가지 역량을 ‘핵심역량’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이를 중등교육에서와 같이 ‘교과역량’에 해당하는 개념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과 대학 교양교육에서 제시하는 자질과 역량은 앞 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요소와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교양교육의 6가지 자질과 능력 자체를 ‘핵심역량’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가능하리라 본다. 한편 ‘핵심역량’이라고 하는 것이 대학마다 교육목표와 인재상에 따라 자체적으로 각각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역량은 미래사회가 요구하고 사회에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행 능력을 몇 가지로 합의한 역량이다. 따라서 일반역량이자 보편 역량으로서 핵심역량의 정의에 부합하도록 대학 핵심역량이 설정된 경우라면, 교양교육의 6가지 자질과 능력은 교과역량과 같은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양교육 표준모델에서 제시하는 6가지 자질과 능력으로서의 역량과 대학 핵심역량이 어떻게 연계되는지에 대한 논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교양교육의 목표를 역량 중심으로 설정하여 제시하면, 이후 ‘기초학문 중심’ 혹은 이와 관련한 ‘주제 중심’으로 구성된 교양교육의 하위 영역별 교과목들을 대상으로 역량기반 설계를 위한 요건들을 도출하고 적용해야 한다. 교양교육 표준모델에서 제시하는 교양교육 영역별 세부 내용은 <표 4>와 같다.
<표 4>
교양교육의 영역별 세부 내용
대영역 세부영역
① 사고교육 영역: 논리학, 수리⋅통계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② 정보문해교육 영역: 소프트웨어 문해(Literacy)
기초교육 ③ 의사소통교육 영역 I (한국어)
④ 의사소통교육 영역 II (영어)
⑤ 의사소통교육 영역 III (기타 외국어)
⑥ 수학 및 기초과학교육 영역
교양교육 A. 주제별 영역 분류 ① 자연 및 과학
② 기술의 본성 및 성과
③ 인간의 본성 및 조건
④ 문화현상과 현대문명
⑤ 사회적 현실
⑥ 역사적 현실
⑦ 인륜성 탐구와 도덕적 추론
⑧ 종교적 가치
⑨ 미적 가치
B. 학문 분야별 영역 분류 인문학 ① 문학⋅예술
② 역사⋅철학⋅종교
사회과학 ③ 정치학⋅경제학
④ 사회학⋅문화학⋅심리학
자연과학 ⑤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지구과학
소양교육 ① 신체적 체험교육
② 정서적 체험교육
③ 사회적 체험교육
④ 교시 구현/신입생 정착/학생지도
이와 같은 교양교육의 대영역의 세 범주에 따른 세부영역의 내용에 부합하도록 각 영역에 교과목들이 편성될 것이다. 그것이 곧 교양 교육과정이다. 교양 교육과정은 위의 분류와 내용에 부합하도록 주제 중심 혹은 기초학문 중심으로 교과목들이 개설되어 있는 것을 전제로, 그 해당 교과목들을 역량기반 교육을 위한 설계를 해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 교양교육은 위의 기초교육, 교양교육, 소양교육의 영역에 맞도록 하위 세부영역에 부합하는 교과목이면서, 동시에 학술성과 핵심성의 요건을 갖춘 교양 교과목들을 편성해야 한다. 교양 교과목을 역량기반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앞 서 논의한 역량기반 교육과정 설계의 요건인 핵심역량과의 관계, 교과목의 핵심개념과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와 기능을 포함한 내용체계, 학습성과의 성취기준, 역량 함양을 위한 교수⋅학습방법과 평가방법 등을 적용하여 개발해야 한다.

3.2 대학 교양 교과목의 역량기반 설계를 위한 요건과 적용

교양 교과목을 역량기반 교육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과목의 목적과 내용, 교양교육으로서의 필요성을 포함하여 관련 기초 학문과의 상관성 등을 제시하면서, 교양교육의 목표로 설정된 핵심역량 중 관련 역량을 선택하여 그 관련성의 근거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 즉 해당 교과목이 교양교육의 영역 중 어느 영역에 포함되는지를 밝히고, 해당 영역은 교양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자질과 능력 중 어떠한 내용과 상관성이 있는지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역량의 정의와 하위요소들과 교과목의 내용과 목표를 연계해야 한다. 이렇게 핵심역량과 교과목의 관계를 설정하고 나면, 교과목의 내용체계, 즉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요소, 기능의 요건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단순 강의나 설명 위주의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이 아닌 역량의 수행 상황과 맥락을 제공하고 학습 경험을 겪을 수 있도록 교수⋅학습방법을 설계하고 동시에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수행평가의 방법과 내용, 특징들을 상세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와 같이 교양 교과목을 역량기반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교과목의 목표, 학습성취기준, 내용체계, 교수⋅학습방법, 수행평가의 요건들을 해당 교과목에 적용시켜 교과를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양교육에서 기초교육에 해당하는 교과인 <토론과 논증>을 사례로 위의 역량기반 교과목 요건들을 적용하여 교과목 설계 개요를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토론과 논증> 교과목의 개요를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 토론(debate)은 일정한 형식과 규칙을 가진 상호작용적 커뮤니케이션이다. 그 의사소통 과정은 기본적으로 토론의 주체에 대한 상대와 청중에 대한 배려를 기본으로 한다. 일정한 절차에 따라 상대를 배려하며 자신의 관점과 논리를 주장하는 것이 토론이기도 하다. 또한 상대의 입장을 듣는 토론은 공동체 속에서 지지를 받거나 비판을 받고 이에 대응하면서 서로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는 과정을 체득하게 한다. 토론이 절차가 있는 공적 소통으로서의 공동체 의사결정 과정이라는 점에서, 토론은 민주시민으로서의 핵심적 자질이자 능력이라 하겠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면 토론을 하기 어렵다. 역으로 토론이 어려운 이유는 서로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습성에 기인한다. 따라서 토론은 기본적으로 다름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모두가 생각이 같다면 굳이 토론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다름의 가치는 토론의 기본 전제조건이며, 그러한 가치 속에서 우리는 혼자로서의 삶이 아닌 공동체적 삶으로서의 주체를 고민하게 된다. 토론은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에 필수적이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입장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토론은 필수불가결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정한 규칙 안에서의 질문, 듣기, 답변, 주장, 심문, 반박 등의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총체적으로 구현해볼 수 있는 토론은 그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교과에서는 현실에서 제기되는 쟁점들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통하여 분석, 평가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관점과 논리를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논증(argumentation)의 의사소통, 즉 토론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토론 이론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와 실제 사회의 핵심적 쟁점들에 대한 토론 실기를 병행한다.
이와 같이 교과목의 개요에서는 교과목의 목적과 기본 내용 등을 소개하여 교양교육으로서 해당 교과가 어떤 취지와 목적을 갖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과 논증> 교과목이 공적 소통을 통한 공동체 의사결정을 위한 민주시민의 핵심 자질이라는 점을 통해 교양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자질과 능력, 즉 역량 중에서 ‘소통과 공감 및 협동능력’과 그 내용이 직결되며, 나아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에서는 ‘공동체 역량’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토론과 논증> 교과목을 통해 습득 가능한 학문의 지식과 기능을 활용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는 능력, 즉 지식, 기능, 태도 등으로 표현한 교과역량을 제시하고, 이러한 교과역량이 핵심역량인 ‘공동체 역량’으로 어떻게 전이될 수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표 5>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토론과 논증의 개념과 방법 등에 대한 지식과 기술적 차원의 내용, 그리고 토론이 공동체 문제해결과정의 의사소통이라는 점들을 강조하는 태도 차원의 내용을 중심으로 교과역량을 제시하였다. 그러한 교과역량이 핵심역량인 ‘공동체 역량’으로 어떻게 전이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면 교과역량과 핵심역량의 연계성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다음으로 <토론과 논증>의 내용체계를 영역과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기능의 요건에 따라 제시하면 <표 6>과 같이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표 5>
교양 교과목 <토론과 논증>의 교과역량과 핵심역량 연계성
교과역량 ∘ 민주적 공동체 의사결정과정으로서 토론의 개념을 이해한다.
∘ 실제 삶의 문제가 토론의 쟁점이 될 수 있는지를 판단한다.
∘ 논증의 과정을 거쳐 쟁점의 내용과 관련된 주장과 근거를 이해한다.
∘ 토론 과정을 통해 타인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체득한다.
교과역량과 핵심역량 연계성 ∘ 토론은 삶의 다양한 문제를 규명하고,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해결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으로서의 방법과 절차를 제공한다.
∘ 토론의 쟁점에 대한 주장과 근거를 구성하는 논증과정을 통해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문제해결에 동참하는 공동체의 주체로서 적극적이고 협력적인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 따라서 토론과 논증을 통하여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 발전시키는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표 6>
교양 교과목 <토론과 논증>의 내용체계
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기능
토론과 삶 토론의 개념과 정의 ∘ 토론은 공동체 삶, 민주주의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 토론은 문제해결과정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 사실판단, 가치판단, 정책판단으로서의 토론은 어떻게 설명가능한가?
토론의 역사 ∘ 토론은 어디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가?
∘ 토론의 역사와 변천은 민주주의 발달과 어떤 상관성이 있는가?
토론의 구조와 형식 ∘ 토론의 쟁점과 논제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 토론의 쟁점에 따른 입증과 반증의 원칙은 무엇인가?
∘ 토론의 입론, 심문, 반박은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가?
논증 논증의 개념과 정의 ∘ 논리적 사고와 증명과정으로서의 논증이란 무엇인가?
∘ 논증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요성은 무엇인가?
∘ 개념을 맥락화하기
∘ 비판적 평가하기
∘ 논증적 분석하기
∘ 설득적 말하기
∘ 적극적 경청하기
주장과 근거 ∘ 쟁점을 규정하는 과정과 방법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 주장과 근거를 구성하는 방법은 어떠한가?
∘ 논증의 유형과 체계는 어떠한가?
토론의 실제 토론의 수사 (rhetoric) ∘ 토론은 누구를 설득하는 의사소통인가?
∘ 토론의 설득요건은 무엇인가?
∘ 토론에서 말하기와 듣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토론의 평가 ∘ 토론의 평가기준은 무엇인가?
∘ 토론의 원칙과 윤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토론과 논증> 교양 교과목의 내용체계에서의 영역은 ‘토론과 삶’, ‘논증’, ‘토론의 실제’라는 세 개의 체계로 분류하였다. 이는 실제 토론이 우리 삶과 공동체 문제해결과정에서 가지는 의미와 토론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사고 및 증명 과정으로서의 논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토론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내용들을 세 차원으로 분류하여 제시한 것이다. 우선 ‘토론과 삶’ 영역에서는 토론의 개념과 정의, 역사, 구조와 형식을 핵심개념으로 제시하고, ‘논증’ 영역에서는 논증의 개념과 정의 주장과 근거로 핵심개념을 제시하였다. 또한 ‘토론의 실제’ 영역에서는 토론의 수사(rhetoric)와 평가의 차원을 핵심개념으로 설정하였다. 핵심개념에 따라 일반화된 지식의 내용체계를 세분화하여 제시하고, 그 내용에 따라 핵심역량을 함양하는 방안의 토대로서 지식을 습득할 때 활용되는 교과 고유의 탐구 과정과 사고 기능을 다섯 가지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내용체계를 기반으로, 학습자가 교과목을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역량을 결합하여 수업활동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성취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토론과 논증> 교과목의 학습 성취기준은 <표 7>과 같이 제시해볼 수 있겠다.
<표 7>
교양 교과목 <토론과 논증>의 성취기준
성취기준 1. 공동체 삶과 민주주의의 문제해결 원리로서 토론의 의미와 합리적인 토론의 원칙과 방법을 이해한다.
2. 논리적 사고와 증명과정인 논증이 토론의 과정에서 삶의 문제를 어떻게 규명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3. 토론의 설득을 위한 의사소통 행위의 요건과 방법을 체득한다.
성취기준은 <토론과 논증> 교과목의 내용체계에 따라 학습자 입장에서 이해해야 할 지식과 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결합하여 토론에 대한 개념적 이해, 논증과정의 탐색, 토론 설득을 위한 의사소통과정의 체득이라는 세 가지의 성취기준을 제시하였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학습자의 역량을 확장하기 위해 수업에서 학습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을 선택하여 그 방법과 특징을 제시해야 한다.
역량을 확장하기 위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교수학습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토론과 논증> 교과에서는 ‘공동체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상황 설정과 맥락을 조건화하기 위하여 <표 8>과 같이 팀기반 학습을 선택하여 그 필요성과 내용, 효과 등을 기술하였다. 이렇게 교수학습방법은 학습경험을 실제로 할 수 있는 특정 상황과 맥락, 과제 등을 선정하여 교과의 내용체계를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학습경험은 결국 학습자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과 연결지음으로써, 단순 지식 이해도를 평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역량이 수행되는 과정을 평가하는데 그 기준으로서도 기능하게 된다. 특히 <토론과 논증> 교과목에서 역량 함양을 위한 평가방법으로는 실제 토론에 대한 평가와 함께 토론 준비 과정에 해당하는 토론개요서 작성을 평가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실제 토론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토론실기’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과 그 특징을 <표 9>와 같이 제시할 수 있겠다.
<표 8>
교양 교과목 <토론과 논증>의 교수학습방법
팀기반 학습 (team-based learning) ∘ 다양한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협력적으로 소통하는 공동체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수업에서 학습자들이 특정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학습의 단위를 팀 단위로 구성하여, 그러한 공동체 안에서 토론 경험을 하도록 상황을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
∘ 4~6명의 학생을 하나의 팀으로 구성한 뒤, 소집단 활동과 과제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팀원들끼리 배운 지식을 실제 과제에 연결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논의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한다. 여기서 팀별로 주어지는 과제는 학습목표와 관련한 공동의 주제가 될 수 있고, 팀별로 다른 주제가 주어질 수도 있다.
∘ 토론의 쟁점을 규명하고, 이에 대해 실제 토론을 실행하는 과정 역시 개인간 토론보다는 팀단위로 협업을 통한 토론이 가능하도록 수업을 설계하고자 한다.
∘ 팀기반 학습은 학습내용을 적용하기 위한 활동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은 학습내용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유의미한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팀 구성원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함께 과업을 수행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표 9>
교양 교과목 <토론과 논증>의 역량 평가방법 및 특징
토론평가: 아카데미식 토론 평가 ∘ 아카데미식 토론 유형 중 하나인, 교차조사식 토론(CEDA: 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으로 학습자들의 토론 역량을 평가하도록 한다.
∘ 반대신문식 토론이라고도 하는 CEDA 토론은 정책토론의 유형으로, 입론, 교차조사, 반박의 절차를 갖춘 토론 형식이며, 상대방 입론의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는 역동적인 토론의 구조를 가진 방식이다.
∘ 긍정측 2명(혹은 3명)과 부정측 2명(혹은 3명)으로 입론 2회, 교차조사 2회, 반박 2회(3인이 할 경우 각 절차 3회로 조정 가능)의 발언을 수행해야 한다.
∘ 입론 이후 교차조사가 바로 이어지고, 교차조사 이후 입론이 이어지며, 이 과정을 모든 토론자들이 수행한 후, 긍정측과 부정측의 반박 역시 모든 토론자가 발언하게 되는 활발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토론방식이다.
∘ 입론, 교차조사, 반박의 시간은 대체로 8분-3분-4분 정도로 구성할 수 있으나, 상황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고, 토론자들은 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 입론은 논제에 관한 토론자의 기본적인 입장을 밝히는 발언으로, 논제에 대한 개념정의, 필수쟁점에 입각한 주장과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 교차조사는 상대방의 입론 또는 상대방이제시한 의견을 검증하는 심문 및 질의과정으로 질문자가 주도권을 가진다.
∘ 반박은 상대방이 제시한 의견에 대해 반론을 제시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당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학습자들의 토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하여 실제로 적용할 토론의 유형과 그 내용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설계하여 제시하는 것이 평가방법에 포함되어야 한다. 실제 토론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형식을 선정하고, 그 절차와 방법에 따른 요건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교차조사식 토론 방식을 적용할 경우, 그 발언 유형에 따라 입론, 교차조사, 반박의 진행방식과 기준들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에 대한 평가방식에도 여러 수행평가 방법 중에서 특정 방법을 선택하여 세부 방법과 특징을 제시하여 학습자가 실제로 평가의 방향과 주안점 등이 무엇인지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평가 방향과 특징이 제시되었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평가의 세부기준을 설계해야 한다. 이 세부기준이 바로 루브릭이다. 토론평가의 루브릭은 실제 토론의 역량의 개념들을 세부 평가기준 즉, 채점기준으로 구체화해 놓은 평가척도라 할 수 있다. 아카데미 토론의 평가기준 역시 평가의 항목을 어떻게 구성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아카데미식 토론 중 CEDA 토론방식의 절차에 따라 그 세부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 입론, 교차조사, 반박, 그 외 요소를 포함하는 기준(장혜영, 2011: 105)을 변형하여 제시하면 <표 10>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표 10>
아카데미 토론 역량 평가 루브릭
구분 평가기준 1 (아니다) 2 (보통이다) 3 (그렇다)
입론 ∘ 필수쟁점에 입각하여 주장을 제시하였는가?
∘ 주장에 따른 근거 제시가 적절하고 타당한가?
교차조사 ∘ 상대측이 제시한 쟁점을 잘 파악하였는가?
∘ 상대측 논리의 취약점을 파악하여 제시하였는가?
반박 ∘ 상대 반론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있었는가?
∘ 반박의 근거가 타당하게 제시되었는가?
전달력 ∘ 적절한 어휘와 용어를 구사하였는가?
∘ 말하기의 어조, 성량, 표정, 시선 등이 적절한가?
태도 ∘ 토론의 규칙을 잘 이행하였는가?
∘ 토론의 예절을 잘 준수하였는가?
총점
이처럼 실제 토론 수행평가에 대한 기준을 구성요건별로 설계하여 적용해야 한다. 학습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 세부기준인 루브릭을 제시하여 실제로 평가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고, 학습자 수행 역량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평가에 대한 루브릭을 제시할 때는 평가항목의 구성요건에 대한 타당한 척도가 개발되어야 하고, 기존에 개발된 척도가 있다면 교과목 설계에 적절하여 변형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 루브릭을 제시함으로써 학습자들은 평가의 세부기준을 명확하게 인지하게 된다.

4. 결론

본 연구에서는 대학 교양교육에 있어서 역량기반 교육과정과 교과목 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들을 포함하고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즉 역량기반 교양 교육과정과 교과목을 구현하기 위한 기본 요건들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학문중심의 교육에서 대안적 차원에서 제시된 역량기반 교육은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의 수행과 연결하여 ‘무엇을 가르치는가’와 함께 ‘어떻게 가르치는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대학의 교양교육은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세계관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교육으로서 고유의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교육의 내용을 대상으로 교양 교육과정의 설계 원리와 기준을 마련하고, 나아가 교양 교과목의 역량기반 설계 요건들을 고찰한 결과, 교과목의 역량교육과의 연계성 논리를 개발하여 제시하고, 특히 교과역량이 핵심역량과 어떻게 상관성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한 역량기반으로 교과목을 설계할 때는 교과의 영역과 핵심개념과 일반화된 지식, 기능적 요소를 포함하는 내용체계를 기반으로 교수학습방법과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수행평가방법 등의 요건들을 적용하여, 교과의 목표, 내용, 교수전략, 평가방법 등의 기본 방향과 특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교양교육의 학습영역과 그에 따른 교과목 도출, 핵심역량과 연계한 교과목 설계의 기준들을 마련하는 과정과 같다. 역량기반 교육의 요건들을 고찰하고,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은 기존 교육과정 및 교과목의 설계와 운영 원리를 학습자 차원의 수행 중심으로 체계화하는 과정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요건들을 부분적으로 적용하여 강의계획서나 교과목 프로파일에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자 개인 차원에서만 역량기반 수업설계를 실행하는 것에 머무를 수 있다. 교양교육의 영역에서 역량교육을 실행하기 위한 교과목 차원과 교육과정 차원의 방향과 방법에 대한 논의와 함께 대학 전체 교육 차원에서의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기반 교양교육의 요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이유는 대학들이 교양교육을 역량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 외재적 요인, 즉 사업이나 평가라는 이유로 마지못해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교육을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핵심역량기반 교양교육은 대학재정지원사업과 대학평가에 의해서 도입된 태생적 한계와 이에 따른 선언적인 구호 차원의 짜맞추기, 형식적 측정주의 등의 문제점을 야기하였다(백승수, 2020: 20-21). 역량교육이 지식교육을 완전히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지식교육을 포함하면서 교육의 책무성을 강조하여 학습자의 학습성과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가능하려면, 역량교육의 기본요건과 방법들을 고찰하고 이를 적용시키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학생들이 어떻게 교양교육을 통해서 핵심역량을 함양할 것인가의 문제로 수렴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한 교양교육의 목표와 학습성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교수학습방법과 역량평가방법과 기준들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역량기반 교육 담론의 공유는 이미 이루어진지 오래다. 역량기반 교육을 기준으로 대학교육을 평가하는 시점이지만, 역량과 역량교육의 개념과 구현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어 보인다. 역량과 역량교육에 대한 이론적 담론은 무수히 많이 이루어져 왔으나, 교육의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와 공유 과정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학 교양교육에 대한 오해와 왜곡된 인식이 팽배한 대학교육 현실에서 교양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는 상당히 중층적인 교육의 문제점들을 제기한다. 교양교육은 인간의 가치를 고양하고 정체성을 심화하는 인성교육이고, 지적 연결 지평을 확장하는 지성교육이며, 더 나은 세상을 꾸려갈 수 있는 역량을 내면화하는 역량교육이다(백승수, 2017: 45). 이러한 교양교육의 본질을 대학교육 현장에서 역량기반 교육으로 구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이론적 담론으로 그치는 역량교육이 아니라, 교양교육을 비롯한 대학교육에서 역량기반 교육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Notes

1)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학령인구의 인구절벽으로 인한 미충원 등에 대처하고, 양적 성장에 치우친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가 시급하다는 판단과, 대학 경쟁력의 큰 요인 중 하나인 재정지원을 양질의 대학에 집중하여 대학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는 대학평가이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1주기)로 시행하고, 2018년부터는 대학기본역량진단(2주기)으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1⋅2단계 진단과 부정⋅비리 제재 적용을 통해 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 Ⅰ⋅Ⅱ로 구분하였다. 2단계 평가는 1단계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포함이 되지 않은 대학들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하였는데, 이 2단계 평가에서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지표를 적용하였고, 그 기준이 교육과정의 역량기반 교육에 대한 요건과 실행에 대한 내용들을 포함하였다. 2021년도 3주기 평가에서는 2018년도 2주기 평가에서 두 단계로 나누어 시행했던 교육부문 평가기준을 통합하여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진단 항목의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으로 평가지표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교육과정에 관한 평가에서 ‘역량’과 직결한 평가항목이 제시된 것은 2018년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2단계 평가에서 교양 교육과정은 핵심역량 제고, 전공 교육과정은 전공능력 제고와 관련한 내용들이 포함되면서부터다. 2021년도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의 교육과정 운영 및 개선 평가항목은 관련 용어를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의하는 보완과 개선이 이루어졌고, 평가항목 자체는 2018년도와 같다.

2) <표 2>에 제시한 구분 항목과 정의의 내용은 한혜정 외(2018)에서 제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이해'의 개념 및 쟁점, 의미 내용을 참고하여 일부 내용들을 수정하고, 평가 루브릭 항목을 추가하여 제시하였다. 이중 교과 역량과 영역,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내용 요소, 기능, 성취기준 항목과 그 의미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제시하는 개념과 의미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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