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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6(6); 2022 > Article
교양교육 발전방향에 관한 교원의 인식 탐색

Abstract

본 연구는 A대학에 재직 중인 교원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의 이상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인식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교양에 소속된 교원이 바라보는 교양교육뿐만 아니라 학부(과)에 소속된 교원들이 교양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교양교육의 방향과 과제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소속과 전공계열, 성별 등을 고려하여 총 8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질적 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면담 참여자들은 교양교육의 이상과 관련하여 교양교육의 가치와 필요성, 중요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다. 교양교육의 현재와 관련해서 비전과 목표, 역할, 운영방식, 조직구조에 대한 의견이 도출되었으며, 특히 현재의 모습에 대해서는 교양 소속 교원과 학부(과) 소속 교원의 인식 차이가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교양교육의 미래에 대해서는 교양교육에 대한 재평가, 교양교육의 정체성, 구조적 개선이 제시되었다. 이상의 논의를 토대로 교양교육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제언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ideals, present, and the future of general education perceived the professors in A university. this study focused on drawing implications for the direction and tasks of general education by examining not only the general education viewed by professors belonging to the liberal arts but also the thoughts that professors belonging to the department. In order to do, a qualitative interview was conducted with a total of 8 faculty members. As a result of the study, interview participants agreed on the value, necessity, and importance of general education(the ideal of general education). Regarding the current status of general education, it was confirmed that professors had different perception on vision, goals, roles, operating methods, and organizational structure of general education. Lastly, for the future of general education, reevaluation, identity, and structural improvement of general education were suggested. Based on the above discussion, the direction and tasks of general education were suggested.

1. 서론

지난 10여 년 간 고등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역량 기반 학생 중심 교육’이었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의 축적에 그치지 않고, 불확실성 시대(uncertain times)를 살아갈 수 있는 ‘전환 가능한 역량(transferable skills)’을 기를 수 있는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배상훈, 변수연, 이수정, 2021).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ACE사업)을 기점으로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는 이러한 핵심역량을 기르는 대표 교육으로 교양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많은 대학들이 핵심역량에 따라 교양교육을 개편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다(백승수, 2020a). 그러나 교양교육이 핵심역량 함양만을 목적에 두는 것은 아니다(손동현, 2019). 핵심역량과 더불어 대학이 추구하는 목표와 인재상 등을 고려하여 인간, 사회, 세계에 대한 균형적인 이해와 관점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 교양교육의 가치가 있다(배상훈 외, 2021).
그런데 갈수록 후자의 가치보다는 전자의 핵심역량에 따른 교육과정 개편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점점 어려워지는 청년 취업 시장을 감안해볼 때 전환 가능한 역량을 길러 사회인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교양교육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백승수, 2020a). 대학 교양교육의 방향이 핵심역량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많은 학자들은 여전히 교양교육의 가치를 인문학(역사, 예술, 문학, 철학 등)을 중심으로 인간의 정서적, 실천적 체험을 통한 자유 사회의 올바른 시민으로서의 성장을 돕는 학문으로 인식하고 있다(박일우, 2020). 이처럼 현재 대학의 교양교육은 대학평가 준비 및 성공적인 취업이라는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역량 기반 교육의 구현과 본래 교양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인문주의적인 가치 사이에서 정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양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하다.
교양교육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교양교육의 실제적인 운영, 교양교육을 위한 체계 마련 등에 대한 연구들로 이루어져 왔다(예: 배상훈 외, 2017; 최화숙, 2016). 교양교육을 수강하는 학습자들이 어떠한 교육 요구를 가지고 있는지, 학습자들의 만족도를 살펴보는 연구들도 이루어져 왔다(예: 김은주, 2019). 학생과 교원 간 요구 차이를 살펴보는 연구도 수행되었다(예: 신철균 외, 2020). 그러나 교양교육을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교원의 입장에서, 또한 학부(과) 소속 입장에서 교양교육에 대해 갖는 인식을 다루는 연구는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하준(2021)에 따르면 고등교육 맥락에서 교양교육은 자유교육, 고전인문교육, 문화통합교육, 자기형성교육, 일반교육, 소양교육, 시민교육 등 다양한 개념들이 혼재되어 이해되고 있다. 교양교육이 대학에서 제 의미와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주체인 교원들이 교양교육에 대해 어떠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교양교육을 둘러싼 교원의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교양교육의 이상과 현재를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현 시점에서 교양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교양교육에 대한 선행연구 고찰

본 연구는 바람직한 교양교육의 모습은 무엇이고, 현재 대학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교양교육의 실제는 어떠하며, 향후 교양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교양 및 학부(과) 소속 교원들의 인식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하기에 앞서 교양교육의 방향과 과제, 이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을 살펴본 기존 선행연구들을 살펴보았다.

2.1. 교양교육의 방향과 과제 관련 연구

그동안 교양교육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다수의 논문들을 통해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관련 연구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기 위하여 교양교육의 방향에 대한 연구물 중 특정 교양과목이나 특수목적대학의 교양교육에 대한 연구 등을 제외하였다. 본 절의 분석에 포함된 교양교육의 방향 및 과제 관련 연구 목록은 <표 1>과 같다.
<표 1>
교양교육 방향과 과제 관련 선행연구(최신순)
구분 방향과 과제
민웅기(2022) • 예측불가능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 사회공동체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윤리교육이 필요함
• 교양지식의 위상 좌표화, 메타지식의 가치 재확립이 필요함
• 기초분과학문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융합적 지식을 제공해야 함
조남민, 손달임, 황미경(2022) • 핵심역량, 인재상, 역량 진단도구 등에 대한 안내가 더 충분히 이루어져야 함
• 학문 영역, 전공, 교과목 특성을 고려하여 핵심역량과 매핑하여야 하며 이를 위한 교수자 간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필요함
• 교육목표 뿐만 아니라 교육내용, 교육방법, 학업성취도 평가 역시 역량과 연계하여야 함
백승수(2020a) • 핵심역량 기반 교양교육에 대한 내재적 정당화가 필요함
• 21세기 교육 프레임워크처럼 지식, 스킬, 태도가 융합된 학습경험을 제공해야 함
• 학생들이 문리를 터득하고 내공 쌓아 존재 자체가 변화해야 함
송하석(2019) • 교양교육 영역 재구성 및 기초학문 중심 과목들로의 교과목 재구성이 필요함
• 기초학습 증대가 필요함
• 모듈형 온라인 수업 개발 및 제공이 필요함
• 진단평가에 따른 맞춤형 수업을 제공해야 함
• 학점에 따른 학습량을 균일화하고자 각 과목에서 수업결과물을 유형화해야 함
이정옥(2017) • 교양교육 전담기구 행정 및 운영체계의 독립성이 담보되어야 함
• 교양교육과 전공기초교육의 분리가 명확해야 함
• 교양교육의 목적과 목표를 체계적으로 정립해야 함
이숙정, 이수정(2012) • 역량기반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꿈과 진로탐색, 자아실현 교육이 이루어져야 함
• 역량기반 교양교육은 학문과 실제 상황을 연결해야 함
• 역량기반 교양교육은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의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함
• 간담회나 세미나를 통해 교수법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함
염철(2011) • 기초교육원의 독립성을 제고하는 제도가 필요하며 부속 연구소도 설립할 필요가 있음
하병학(2008) • 교양교육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함
• 다른 전공 교육내용에도 관심을 갖고 학습하여 서로 융합하고 협력하여 지도해야 함
• 교양교육에 대한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해야 함
• 교양교수자의 신분을 보장해야 함
• 교양대학 내 교수자가 함께 교육용 교재 집필을 하는 등 협력해야 함
선행연구에서는 주로 교양교육이 이루어지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교양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교양교육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평가를 위한 형식적인 교양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으로 인하여 교양교육 본연의 목표나 역량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교양교육의 목적 혹은 영역 구분 등에는 일부 반영되고 있으나, 실제 교수-학습방법이나 평가 등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충분히 반영된 사례를 발견하기 어렵다. 교양교육 본연의 목표를 지향할 수 있는 비전이 정립될 필요가 있다. 둘째, 교양교육의 위상이 낮고 전담기구가 없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개선 과제가 상당수 제시되고 있었다. 여러 선행연구들은 공통적으로 교양교육이 그 가치와 중요성에 비해 대학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낮았으며, 이는 대체로 전담기구 등 구조적 측면에서의 불안정성으로 대표되고 있었다.
한편, 선행연구들은 교양교육의 역할, 목적, 기능, 가치 등을 포괄하는 차원에서 교양교육의 방향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함을 제언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교양교육의 영역 확장의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융합교육, 메타지식 교육, 교수 간 융합 수업, 실생활과 연계된 교육 등 전통적인 교육(예: 문사철 등)에 시대 변화를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교양교육 운영에 있어서 협력적 활동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제언도 발견되었다. 교육내용이나 교육방법, 학생평가 등에 있어서 교수자 간의 연계 협력을 추구하는 방안이 모색되었다. 마지막으로 교양교육의 학점 비중을 강화하거나 전담기구 설치, 교양 소속 교수의 신분 보장 등 행정적, 제도적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앞서 살펴본 교양교육의 낮은 위상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도출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상의 논의를 정리하면 교양교육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교양교육에 대한 공통된 비전을 정립하고 내용과 형식의 융합을 추진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었다. 이러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전담기구와 인력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되고 있었다.

2.2.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 관련 연구

본 연구는 교양교육의 이상과 현재에 대한 교원의 인식을 탐색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를 수행하기에 앞서 기존 연구들은 어떠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고 있었는지를 고찰하였다. 앞 절과 마찬가지로 교양교육 인식 연구도 다수의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이 많았다. 조사 대상에 따른 교양교육 인식 연구 현황은 <표 2>에 제시하였다.
본 연구가 대학 교원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와 관련한 선행연구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학생, 교원의 인식 및 요구를 분석한 신철균 외(2020)의 연구는 A대학교 학생 1,010명과 교원 1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양교육 목표에 대한 인식조사와 전공과목 학점 및 교양과목 학점 간 적정 비율에 대한 인식조사 등이 수행되었다. 교원들은 인성교육, 소양교육(24.3%)이 가장 적합성 높은 교양교육 목표라 판단하였으며, 공동체 보편 가치와 규범 탐색(21.6%), 핵심역량 개발을 통한 대학인재상 실현(15.7%), 전공기초 교육(14.8%), 정신과 마음의 자유 및 주체성(13.1%), 취업 지식과 기술(9.8%)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공-교양 학점 적정 비율에 있어서 교원들은 잘 모르겠음(54.2%), 전공6:교양4(25.6%), 전공8:교양2(8.3%), 전공5:교양5(6.5%), 전공7:교양3(4.2%), 전공4:교양6(0.6%), 기타(0.6%) 순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를 통해 다수의 교원들은 교양교육 본연의 목적을 취업 관련 교육, 전공기초 교육보다는 인성교육, 소양교육, 공동체 보편가치에 대한 교육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전공-교양 학점 비중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전공과 교양의 차이 등에 대한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현재(2013)는 전문대학 차원의 교양교육 운영 현황에 대한 교원 인식 연구로서, 전국 전문대학 교원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교양교육이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이 67.5%, 필요하다는 의견도 27.5%로 나타났다. 교양교육의 주된 목적에 대해서는 올바른 인성함양(35.8%), 자기계발 능력 함양(17.9%), 인문학 지식 습득(16.6%), 문화지식 습득(14.1%), 기초능력 함양(12.8%), 대학이념교육(2.8%)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양교육 체계화를 위해 개선하여야 할 내용은 목표 확립(52.5%), 다양한 교양교과목 개발(25%), 총장을 비롯한 행정자의 교양교육 필요성 인식(12.5%), 교양담당 전임교수 확보(7.5%), 기타(2.5%) 순으로 조사되었다. 주현재(2013)의 연구를 통해 전문대학 차원에서도 교양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인성과 지기계발 능력 함양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교원 대부분 교양교육 목표 확립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교양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위상이나 역할, 목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조남민 외(2022)의 연구에서는 역량기반교육을 도입한 대학 교양 교수를 대상으로 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다. 주요 질문은 역량, 교양 교과목의 교육목표, 교육내용 간의 연관성, 일반 교양교육과 역량기반 교양교육 각각의 효과성과 차이점, 역량기반 교양교육이 교양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이었다. 교수자들은 담당 교과목 내에서는 핵심역량과 교육목표의 관련성을 알고 서로 연결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자신이 담당하는 교과목이 아닌 소속 대학 전체의 핵심역량과 역량기반교육과정, 역량진단 평가도구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역량이 적용된 이후 이전 일반 교양교육에 비해 어떠한 차별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핵심역량이 단순히 막연한 개념어의 나열에 불과하다거나 인문학적 사고능력, 문해력 함양 등은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고 보기도 하였다. 교과목 특성에 따라 핵심역량과 매핑이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특별히 인문사회 영역 교양교육은 역량기반 교양교육과 본질적인 취지 자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힘을 길러주고자 하는 인문사회학의 취지는 역량 매핑 및 수치화를 통한 역량평가에 근본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인문역량은 교과목을 수업한 뒤 바로 역량수치가 향상될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조남민 외(2022)의 연구는 역량기반 교양교육과 일반 교양교육의 비교, 그리고 역량기반 교양교육의 인문사회 교양교육에의 적용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교양교육의 목적, 가치, 위상, 개선방향을 연구하려는 본 연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3. 연구 방법

3.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충북에 소재한 A대학을 사례 대학으로 설정하여 연구를 수행하였다. A대학은 학생경험(student experiences)을 중시하는 지역 소재 중소규모의 교육중심대학으로서 핵심역량과 전공능력을 토대로 교양-전공 교육과정을 개편, 운영해 오고 있다. 최근 교양교육 개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어 대학 내에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교양교육을 운영하는 전담 학사조직이 단과대학 차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해당 조직을 중심으로 교양교육과정 개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A대학의 교양교육과정 개편 위원회에는 교양교육 담당 교원뿐만 아니라 학부(과) 소속 교원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학부(과) 소속 교원이라도 교양교육의 가치나 체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교양교육의 의미와 역할, 나아가야 할 방향 등 교양교육 전반에 대한 교원의 인식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A대학이 본 연구를 수행하기에 적절한 사례라 판단하였다(Kinzie et al., 2007). 특히, 교양교육 담당 교원뿐만 아니라 학부(과) 소속 교원의 인식도 함께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A대학은 연구 대상으로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양교육과정 혹은 대학 교육과정 개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교원들을 대상으로 교양 혹은 학부(과) 소속 여부, 전공계열, 성별 등을 고려하여 목적 표집(purposive sampling)을 실시하였다(Merriam, 1998). 연구 주제와 목표, 취지 등에 대해 전화, e-mail 등으로 개별적으로 안내한 후 최종적으로 연구 참여에 동의한 8명의 연구 참여자를 확보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참여자의 특성은 <표 3>과 같다. 교양 소속 교원은 총 5명으로 교양에서 다루어지는 글쓰기, 영어, 컴퓨터, 인문사회과학 등의 과목을 담당하는 교원으로 구성되었다. 학부(과) 소속은 전공계열을 고려하여 사회계열, 이공계열, 보건계열의 교원 3명이 포함되었다. 근속기간은 최소 2년에서 최대 15년까지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었다.
<표 3>
연구 참여자 특성
구분 면담자 성별 전공계열 근속기간
교양 소속 교수A 여성 사회계열 2년
교수B 남성 사회계열 2년
교수C 여성 인문계열 10년
교수D 남성 인문계열 11년
교수E 남성 이공계열 10년
학부(과)소속 교수F 여성 보건계열 9년
교수G 남성 이공계열 10년
교수H 남성 사회계열 15년

3.2.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본 연구는 교양교육에 대한 교원의 인식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심층면담 방식을 활용한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심층면담은 대면 수행을 원칙으로 하되, 코로나19 상황임을 고려하여 필요시 원격화상회의 시스템(ZOOM)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도 병행하였다. 면담 진행을 위해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만들어 연구 참여자들에게 사전에 배포하였다. 질문지에는 바람직한 교양교육의 모습, 대학 현장에서 교양교육의 위상, 교양교육을 위한 제언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문항이 포함되었다. 구체적인 질문지는 <표 4>와 같다.
<표 4>
면담에 활용한 반구조화된 질문지
구분 세부 질문
교양교육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인식 • 교양교육의 목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교양교육은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양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대학 교육 맥락에서 교양교육이 갖는 의미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교양교육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양교육의 현황에 대한 인식 • 지금 대학 현장에서는 위에서 말씀하신 의미와 역할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소속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은 현재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대학 현장에서 교양교육의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양교육에 대한 개선 의견 • 교양교육의 목적 달성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육, 행정, 제도 측면에서의 변화)
연구 참여자는 사전에 질문지를 숙지한 후 참여하였으며, 각 연구 대상별로 약 1시간에 걸친 면담이 실시되었다. 면담은 모두 연구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된 후에 전사되었다. 불명확하여 확인이 필요하거나 추가 의견을 수집해야 하는 경우 전화나 e-mail, SNS 등을 활용하였다.
연구자 3인은 전사한 내용을 함께 읽고 분석하였으며, 자료 분석에는 Hatch(2002)의 ‘귀납적 분석’ 방법을 적용하였다. 구체적으로 우선 각 연구자는 전사 자료를 포화될 정도로 여러 번에 걸쳐 충분히 읽으며 개방 코딩을 수행하였다. 이후 함께 모여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을 모아 소주제(하위 코드)를 분류한 후에, 다시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중주제(중위 코드)와 대주제(상위 코드)를 도출하였다. 도출된 결과에 대해 연구자들이 다시 한번 모여 논의를 진행한 후에 최종적으로 합의를 이루었다. 최종 분석 결과는 <표 5>에 제시하였다. 대주제와 소주제, 그리고 소주제별로 대표하는 인용구를 함께 제시하였다.
<표 5>
귀납적 분석을 통한 주제 도출 결과
대주제 소주제 대표 인용구
교양교육의 이상 가치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 할 수 있는”
필요성 및 중요성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교양교육의 현재 비전 및 목표 “방향성이 잘 안 보여요”
역할 “OO로 교양을 생각하고”
운영방식 “쉽고 재미있는 정도로만”
조직구조 “실제적 차원에서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교양교육의 미래 교양교육에 대한 재평가 “다양성 그 자체가 교양이에요”
교양교육의 정체성 “교양 교수로서의 정체성”
구조적 개선을 통한 위상 강화 “주인의식을 갖게 해주어야”
일반화(generalization)보다는 현상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질적 연구의 기본적인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하여(Merriam, 1998), 질적 연구에서 주로 활용하는 연구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 절차를 수행하였다.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자료 분석과 해석 과정에서 연구자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판단 중지하여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면담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를 연구 참여자에게 제공하여 분석 내용이나 해석에 오류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질적 연구 및 고등교육, 교양교육 전문가에게 분석 방법과 결과 해석에 대한 검토를 받는 동료 검증을 수행하는 등 삼각 검증(triangulation)을 실시하였다. 연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 참여자의 자발적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연구 목적과 방법,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노력에 대해 상세히 안내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이름에 코드를 부여하여 분석하였다.

4. 연구 결과

4.1. 교양교육의 이상

4.1.1. 교양교육의 가치 :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연구에 참여한 교원들은 소속과 관계 없이 교양교육이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었다. 교양교육은 일종의 보편교육으로서, 고등교육을 이수한 사람이 갖추어야 할 가치관이나 시민의식 등 핵심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라는 점에 그 가치와 의의가 있다는 점이다. 즉, 대학에서 ‘교양교육’만이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었다. 이는 교양교육의 이상적 모습에 대해 대학 교원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중요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고등교육에서만 줄 수 있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이냐라든지의 문제들을 진짜로 다루어야 할 고등교육에서 진짜 보편적인 그런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의문이라든지 아니면 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라든지 환경 문제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그러니까 지구촌의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보편적인 교양 같은 거를 가르쳐야 할 시기에 못 가르치게 되는 거죠. 지금 그걸 가르쳐야 되는데 저는 그 자유교육(liberal arts) 되게 중요한 부분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교수C, 교양)
기본적으로 교양 교육은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 (전공)학문은 하이테크를 가르쳐서 애들을 먹고 살게 보낸다고 하면 그 밑바탕에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갖고 내가 일을 해야 되는지 사회를 살아가려고 하는지 그런 거에 기본 소양으로 … 인문 쪽 철학 쪽 이런 쪽이 좀 더 강화돼서 학생들이 세상을 바라볼 때 가치관이 어떻게 형성되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볼 때 어떻게 이 정도만 해도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 교양은 정말 우리가 대학을 나온 사람이라 할 수 있는 … 그런 가치관 형성을 시켜줄 수 있는 … (교수G, 전공)
규범적으로 얘기해서 사회적 소양을 갖춘 사람들을 육성하는 것 저는 기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어차피 사회과학을 전공한 사람이고 그러면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면 어떤 민주적 의식 가진 시민 양성 이런 개념으로 저는 교양 교육 자체를 좀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좀 의식이 깨어 있고 비판적인 사람 그런 어떤 소양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H, 전공)
교양 소속 교수들은 앞서 언급한 보편교육 혹은 자유교육으로서의 교양교육의 가치뿐만 아니라 대학 비전이나 인재상에 부합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으로서의 의의도 지닌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한편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성숙한 인간, 대학교육을 받은 인간이 지녀야 할 소양교육이라는 점에 대해 일관된 의견을 나타내고 있었다. 교양교육을 직접 수행하는 교수들은 교양교육의 가치를 보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교양교육과 관련한 대학 평가 등에 교양 소속 교수들이 참여함에 따라 이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보편적인 차원에서 대학생으로서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갖춰야 될 핵심 역량들, 기본 시민으로서의 어떤 역량들을 기를 수 있는 최소한의 교육을 해줘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 일단 목적이 될 것 같고 … 두 번째는 학교가 표방하고 있는 교육 목표 혹은 인재상대로 그에 맞는 교육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핵심역량기반 교육이겠죠. (교수B, 교양)

4.1.2. 교양교육의 필요성 및 중요성 :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면담 참여자들은 대학교육에서 교양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지금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대학은 현재 분과 학문 위주의 직업 적합성 교육이 강조되고 있으나, 여러 미래 학자들은 산업 구조 등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다양한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참여자들은 소속과 관계없이 시대 변화 맥락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양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는 하나의 전공 지식을 깊이 있게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사회 변화에 빠르게 적응 및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시대의 맥락에 맞게 시민으로서 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 어떤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변화의 양상을 잘 캐치하고 얼마만큼 빠르게 교육과정에 안에 녹여낼 수 있는지가 이상적인 교양교육의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교수B, 교양)
교양이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들은 지금 분과 학문 체제로 직업 적합성 문제예요 항상. 졸업을 해서 나갈 때 건축 기사 자격증이라도 따서 나가야 직업 적합성 교육을 충실히 한다고 할 수 있는데 … (한편) 어떤 학과를 나와서 그 학과에 알맞는 그 어떤 직업을 가지는 세계도 완전히 변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그렇게 되면 되게 자유교육(liberal arts)에 가까워지는 거죠. 그런 방식으로 진화하는 게 어차피 이제는 하나를 전공했다고 그거를 직업을 삼는 시대가 아니니까 관심사가 다양하게 열리는 게 더 맞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교수C, 교양)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학 교육에 있어서 교양 교육의 위상이 예전과 비교했을 때는 … 굉장히 교양 교육에 대한 가중치를 많이 두고 있다라는 생각이 좀 들어요. 과거와 같이 무슨 전문가들을 양성해야 되고 전공 지식을 필요로 하는 그러한 인재상보다도 어차피 이제 융합이 되는 거고 창의력이라고 하는 부분들을 강조하는 시대에 있어서 솔직히 말해서 교양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타당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교수H, 전공)
교양교육 담당 교원들은 단순 소양을 넘어 학습자의 다양한 관심사를 탐색할 수 있는 자기이해 교육으로서의 중요성을 제시하였다. 즉, 전공을 넘어서 교양교육을 통해 다양한 관심사를 탐색하고, 자신의 진짜 적성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일부 면담자는 교양교육이 다양한 학습자들이 서로 섞여져서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융합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교양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언급하였다.
교양 교육이라는 게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소양, 학과에서 배우는 전공 이외에 아직 대학에 입학하면서 본인이 정말 원하는 걸 원해서 들어오는 학생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학생들이 전공 이외에 교양 교육 쪽에서는 본인의 새로운 관심사를 찾을 수도 있고 그래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교양을 듣다가 이쪽이 조금 더 적합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사고 방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도 있고… (교수D, 교양)
통학 때문에 (교류가) 안되는 친구가 있고, … 그런 것들은 이제 (교양)수업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서 운영할 수 있다는 … 다양한 학생들이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장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교수E, 교양)

4.2. 교양교육의 현재

4.2.1. 교양교육의 비전 및 목표 : “방향성이 잘 안 보여요”

면담 참여 교원들은 모두 교양교육이 지향하는 비전이나 목표가 공유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었다. 교양교육에서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상은 무엇이며, 교양교육이 어떠한 영역까지 다루어야 하는지 등 교양교육 전반에 대한 대학 차원의 합의가 형성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교양교육에는 다양한 영역의 교과목들이 한데 모여 있다는 점에서 개별 단위의 교과목 차원으로 교육이 운영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 교양교육이 추구하는 비전이나 목표, 교양교육을 통해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다양한 교과목들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교양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교원들도 교양에서 길러내고자 하는 역량이 무엇이고, 그것에 따라 교과목의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은 보내고 있었다. 학부(과) 소속 교원들도 교양교육의 비전과 체계에 대해 충분히 공유받고 있지 못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왜냐면은 방향성이 잘 안 보여요… 교육과정의 모습 정말로 교양교육 과정만 충실히 들어도 적어도 보편적인 차원에서 가장 기초적인 차원에서 인재로 과연 길러질 수 있는가 저는 사실 잘 모르겠거든요. 역량이 일단은 기본적으로 무엇인지 잘 정의돼야 되고 그거에 따라서 교과목 매칭도 어떤 게 과학적으로 잘 이루어져야 되는데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아서 그런 차원에서는 좀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교수B, 교양)
옛날에 교양교육 개편했다고 해서 한 번 앞으로 이렇게 갈 거다라는 건 있지만 우리 학교가 어떤 목표를 지향하고 이런 거는 사실은 잘 들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교수G, 전공)

4.2.2. 교양교육의 역할 : “OO로 교양을 생각하고”

현재 교양교육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도출되었다. 첫째, 교양교육이 중등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교양교육이 후기중등교육의 역할을 요구받고,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앞서 살펴본 교양교육의 가치를 구현하는 차원의 교육이라기 보다는, 중등교육에서 충분히 쌓아오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는 가교(Bridge)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현실을 토로하였다. 입시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중등교육의 특성상 보편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대학 교양교육은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연결하는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대학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교양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교양은 필수를 담당할 전임 교수를 뽑아서 그들에게 … 중등교육과 고등교육 브리지 역할을 딱 시키는 거거든요. 실제 교양 교육에서 해야 하는 교육보다는 후기 중등교육 같은 것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교양은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전공을 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의 영역이 아니라 중등교육에서 다 못 배운 지식을 대학에 오기 전에 배웠어야 하는데 그거를 채워라하는 정도로 교양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역할도 지금 그렇게 규정돼 있는 편이죠. (교수C, 교양)
둘째, 교양교육이 전공교육을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관점이다. 교수E는 ‘전공에서 요구하는’, 혹은 ‘취업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서 교양교육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변질되었다’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도 하였다. 교양교육이 그 자체로서의 고유한 가치로 인식되기 보다는, 전공교육을 잘 받기 위한 준비 단계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학부(과) 소속 교원들의 경우에는 보다 직접적으로 전공교육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사전 단계에 대한 요구를 제시하고 있었다. 이는 많은 대학들이 교양교육이 전공교육을 본격적으로 이수하기 전인 1-2학년 때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교수H는 직업 준비를 위한 교육으로서의 목표도 달성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었다.
제가 생각하는 교양은 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학원들을 탐구를 하는 그런 (자유교육이) 교양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 근데 그걸 우리는 교양 교육이라고 이제 바꿔서 갖고 오면서 우리만의 요구들이 많이 반영되면서 좀 변질이 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 어떤 전공에서 요구하는 아니면 학생들의 취업을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됐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교수E, 교양)
교양 교수님들께 너무 죄송하지만 그런 걸 교양에서 조금 쌓아서 오면 좋겠다라는 이런 생각을 좀 했어요. 대학생이나 성인으로서의 태도를 그런 생각이나 가치관이나 태도 같은 것들을 교양에서 쌓으면 기본이 된 애들한테 전공 지식을 넣어주면 되는데 전공에서 그렇게 하려니까 … 물론 그것도 학과에서 해야 될 일이긴 하지만 그거는 공통적이니까 모든 1학년 모든 교양이 필요한 거니까 교양에서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교수F, 전공)
우리 전공에도 심리학이 있거든요. … 만약에 학과 애들이 듣는 교양이면 이왕이면 학과 교수님이랑 얘기를 해서 커리큘럼을 맞추면 … 연장선상으로 수업을 하면 되는데 전혀 의사소통이 안 되니까 … 그런 것들은 좀 연결이 되게 해줬으면해요. (교수F, 전공)
많은 대학에서 교양교육이다라고 하는 이름으로 어떻게 보면 직업 교육과 관련되어 있는 취업을 위한 역량들과 관련있는 교육들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이게 과연 교양교육이라고 하는 것의 본질하고 그 맥을 같이 할 수 있느냐 저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또한 더불어서 취업 교육이라든가 진로와 관련된 어떠한 그런 교육들을 하고 있다라고 할지라도 이게 과연 진로와 취업이라고 하는 부분에 큰 도움이 되는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좀 회의적이다라고 볼 것 같아요. (교수H, 전공)
셋째, 연구 참여자들은 학습자의 인식을 토대로 교양교육은 이른바 쉬운 ‘꿀교양’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는 현실을 언급하였다.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재학생과의 상담 과정에서 학생들의 ‘꿀교양’ 선호 현상을 경험할 수 있었다. 교양교육의 본질적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고려한 교양을 선택하려 하기보다는, 전공 수업 시간과 겹치지 않으면서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수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때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수업의 경우 학생들은 주로 과제나 팀 프로젝트가 없는 수업을 선호하고 있었다. 학부(과) 소속의 교원들도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고 있었다. 교양교육에 대한 가치가 학생 차원에서 평가절하된 점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교양 소속 교원도 마찬가지로 교양을 통해 유의미한 학습 경험을 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학점을 잘 받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었다. 교양교육에 대한 학습자들의 인식에 대해서는 전체 교원들 모두 문제로 바라보고 있었다.
학생들이 교양을 본인이 원하는 교양을 듣는 게 아니라 첫 번째는 전공 수업과 겹치지 않는 교양, 두 번째는 선배들이 말하는 꿀교양. 꿀교양이라고 하는 거는 성적을 잘 주고 편하게 과제 없이 갈 수 있는 그런 거를 고르는 거지. 내가 정말 교양을 갖춰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교양을 듣는 애들이 적다는 게 가장 문제점인 것 같아요. (교수F, 전공)
우리가 인식을 하기보다는 학생들이 그렇게 인식을 하는 거지. 전공 교육은 숙제 시험 밤새도록 하지만 교양은 그냥 … 가서 언제든 편하게 듣고 내 기본 소양을 깨닫고 이런 게 있었구나 이해하고 이런 게 보는 거지 … 정말 개인 소양을 증가시키거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냥 학점 따는 정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교수G, 전공)
교양교육이라고 하는 것들 자체가 현실적 필요성이라고 하는 측면에서는 일반 전공보다는 좀 덜하다라는 생각은 들고 그러니까. 당연히 집중력도 떨어지는 그런 경향이 있죠.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어떻게 보면 출결 사항에서도 살펴봤을 때 확실히 전공교육보다는 확실히 애들이 결석도 자주 하고 지각도 자주 하는 그런 현상들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교수H, 전공)
이거는 모든 대학생들이 비슷할 것 같아요. 일종의 교양 과목 같은 거는 학점 잘 따기 위한, 시쳇말로 꿀과목 중심으로 애들이 들으려고 하지. 내가 교양 과목을 통해서 정말 어떤 유의미한 학습 경험을 하겠다, 그것보다는 내 학점을 잘 보완하기 위한 걸로 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교양대 교수로서 굉장히 안타까운 것 같아요. (교수B, 교양)
마지막으로 교양교육이 대학 평가를 위한 도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이는 학부(과) 소속 교원들을 중심으로 제시된 의견이었는데, 교수G의 경우 교양교육이 가치에 의해 운영되기 보다는 평가를 위해 과목이 구성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실제로 많은 대학들은 평가 지침에 따라 교양교육의 틀을 구축하고 있으나, 운영상에서는 이러한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수H의 경우 특히 ‘취업’이라는 가시적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교양교육이 운영되는 것이 오히려 대학이나 수요자들의 요구일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며, 그렇게 운영되기 쉬운 현실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상의 논의들을 종합하면, 교양교육은 현재 교양교육의 고유한 가치를 중심으로 논의되기 보다는 다른 도구적 차원의 역할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을 하는 것보다 시수 인정을 위한 교양교육, 그리고 평가를 위한 교양교육. 그러니까 대학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필요에 의해서 운영되어지는, 그런 정도의 교양이라고 생각됩니다. 인문학적 소양, 무슨 소양, 이렇게 나눠서 한다기보다는 우리 학교에서 하고 있는 인증을 위해서 임의적으로 집어넣은 느낌이죠. (교수G, 전공)
소위 얘기해서 지방대의 경우 수요자들은 이러한 것보다도 오히려 취업이라고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그런 교과목들을 개설해 주기를 원하고 있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이걸 공급해 주는 대학 측도 같은 입장이 아닐까. 어차피 눈에 보이지만 교양 교육의 목적이라고 하는 이상론적인 생각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들을 만들어낼지 모르겠지만, 취업이라든가 이런 쪽에 집착을 하게 되면 어떤 대학에 있어서는 어떤 가시적 결과들을 낼 수 있는 네 그런 거니까 쉬운 방향을 선택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수H, 전공)

4.2.3. 교양교육의 운영방식 : “쉽고 재미있는 정도로만”

교양교육의 운영방식에 대해서는 학부(과) 소속 교원과 교양 소속 교원의 뚜렷한 인식 차이가 확인되었다. 면담에 참여한 전공 교수들은 학생들과의 상담 결과를 토대로 ‘쉬운 교양’, ‘접근성이 좋은 교양’에 대한 요구를 드러내었다. 기초-심화-응용 등 이수 단계가 명확이 제시되고 있는 전공교육과는 달리 교양교육은 일부 기초, 심화 등의 과목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개별 단위의 교과목들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점에서 학부(과) 교원들은 교양수업이 일종의 ‘개론’ 혹은 ‘입문’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른바 ‘교양 수준’이라는 것은 기초적인 수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라는 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전공수업이랑은 다르다기보다는 레벨을 낮춰야 되겠죠. 왜냐하면 저희 전공애들은 그걸로 먹고 살 애들이기 때문에 기초보다 더 이제 끌고 들어가야 되지만. 만약에 교양을 한다면 1학년 지금 우리 과 1학년 수준 정도로 운영을 해야지 되겠죠. 입문하고 그거에 대한 그러니까 어떤 목적을 이게 어떤 목적으로 된 거고 그러면서 그걸 운영을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접근해서 할 수 있는 그런 게 특정 분야의 전공을 해서 깊게 들어간다 이러면 범용적으로 할 수 있게 누구나 어느 과가 와도 들어도 물론 이제 (교수G, 전공)
전공은 한 번 빠지고 두 번 빠지면 못 따라가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교양은 그런 거거든요. 언제나 편하게 물론 이제 아까 봤잖아 챕터 주제가 2주 같이 할 수도 있고 일주 할 수 있지만 주제 별로이기 때문에 수업도 그렇게 하면 설계할 수 있는 거라는 거지 전공을 중간에 2주 빠지면 저희도 주제별로 지 챕터별로 하니까 주제별로 하지만 예를 들어서 곱하기 안 되는데 나 안 되는 것처럼 근데 그 교양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런 방안으로 통해서 하는 것도 어떨까 … 제가 생각하는 그냥 교양은 그냥 내가 이번 주에 저거 가서 들어도 그 챕터만 해서 이렇게 이해할 수 있는 이런 게 교양이 되는 거죠. (교수G, 전공)
현재 교양을 하고 있기는 한데 현실적으로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이공계에 있는 애들이 지금 내 말을 이해하고 있느냐라는. 물론 이게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 애들 눈높이에 맞춰서 강의를 해야 된다라고 하는 점은 분명히 있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사회과학을 공부했던 친구들하고 여러 부류의 애들들이 다 섞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수준 조절이라든가 이런 부분들도 조금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항상 저도 수업할 때 이거는 교양 수준이니까.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교수H, 전공)
한편, 교양 담당 교원들은 ‘쉽고 재미있는 정도로만’ 인식되는 교양교육의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였다. 구체적으로 교수C는 자신이 알고 있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학습한다는 것 자체가 학습자들에게는 ‘낯섦’으로 다가가게 되며, 이는 필연적으로 ‘어려움’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양은 내용이나 시험, 과제 등 전반적으로 ‘쉬워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을 제시하고 있었다. 교수D도 기초적인 수준의 과목도 있겠지만, 관심 분야에 대해 심도있게 학습할 수 있는 기회도 교양에서 분명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교수E는 전공교육과의 관계 차원에서 문제점을 언급하였는데, 교양이 전공보다 ‘낮은 수준’의 교육이라는 인식에 대한 점이다. 이는 앞선 내용과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관점이라 할 수 있는데, 전공교육과 비교하여 교양교육은 기초 수준이라는 인식이다. 이 또한 교양교육의 고유한 가치라는 부분은 배제된 인식이라 할 수 있다.
일단은 흥미로운데 더 쉽지 않은 걸 의아해 하는 것 같아요. 쉽고 재미있는 정도로만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근데 당연히 자기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더 어려운 게 사실이거든요. 근데 그거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그 인식이 쉽고 재밌는 이라고 딱 되어 있기 때문에 … 교양은 이번 학기 들으면 이 주제는 끝이잖아요. 그러니까 다음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니까 이것만 잘하면 되고 그래서 쉬운 거 그리고 또 내용이라는 게 보편적인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러니까 쉬운 거고 그래서 시험도 쉽고 과제도 쉬워야 된다 이런 생각이 … 안타깝죠. (교수C, 교양)
저는 교양 수업이 전공에 비해서 쉬워야 된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물론 교양 수업 중에 정말 흥미 위주로 그냥 자신이 전혀 몰랐던 새로운 것에 대해서 단순하게 흥미 위주로 접근할 수 있는 교양 과목이 또 필요하겠지만. … 본인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흥미 분야를 배우고 싶어서 교양 수업을 들어도 되고. 그게 일종의 복수전공처럼. … 그것 말고도 내가 평소에 관심이 많이 있던 분야에 대해 정말 심도 있게 배우는 그런 과정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 좋다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교수D, 교양)
전공 교수님들하고도 좀 몇 번 얘기하거나 타 대학 교수님들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이게 약간 교양대학의 과목들은 전공보다는 약간 낮고 그다음에 전공해서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서 그걸 해야만 한다 라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하기보다는 우리 학생들에게 맞는 것들은 너네가 해줘야 되는 거고 그게 교양의 의무다라고 생각하시는 부분들이 좀 많이 있는. (교수E, 교양)

4.2.4. 교양교육의 조직구조 : “실제적 차원에서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교양교육의 구조적 현실에 대해서도 소속에 따른 인식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우선 교양 소속 교원들의 경우, 현재 교양교육이 당면한 어려움은 교양교육의 위상이 낮기 때문이라는 점에 일관된 의견을 보였다. 교양교육에 대한 선행 논의들은 대부분 구조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함께 제시되고 있다. 그만큼 교양교육은 대체로 전담기구나 전담인력의 권한이 충분히 확보되고 있지 않은 편이다. 전담기구가 독립된 단과대학으로 설치되어 있는지 혹은 연구원 단위로 설치되어 있는지에 따라 교양교육에 대한 구조적 위상이 다르다. 또한 교양 소속 교원들이 정년이 보장된 교원인지 비전임교원인지 등 교원의 안정성에 따라서도 교양교육이 지속적인 추진력을 가질 수 있는지가 달라지게 된다. 학부(과)별 전담교수에 비해 교양 소속 교수들은 안정성이 낮으며,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성도 크지 않은 편이다. 이는 교양교육이 이른바 전공보다 낮은 수준의 교육이라는, 전공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교육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게 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면담에 참여한 교양 소속 교원들은 교양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교양교육의 위상을 낮추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었다.
독립된 학부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전공과의 관계가 대등하거나 혹은 협력 관계로 설정돼야 된 거를 방증했다고 생각을 해요. … 그만큼 전공을 1대 1로 대응할 정도의 무언가가 필요했구나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가장 많이 챙겨야 되고 계속 가져가야 되는 문제가 전공 혹은 대학 본부하고의 관계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교수A, 교양)
교양교육과정의 위상이 저는 어떤 실제적인 차원에서 위상이 좀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진짜 이 대학 교양교육과정이 왜 중요하고 정말 생존의 차원에서라서도 오늘날 교양교육과정이 왜 중요한지가 좀 강조가 돼야 될 것 같거든요. (교수B, 교양)
반면,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교양교육을 둘러싼 구조적 측면에 대해서는 크게 인식하고 있지 못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면담 과정에서 전공 교수들은 구조적 위상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다. 한편 교수H는 정년 여부보다는 교양교육의 체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한 문제를 지적하였다. 전공교육은 취업 여부를 통해 교육의 효용성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만, 교양교육을 이수한 성과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위상을 높여나가기 어렵다고 이야기하였다. 교양교육을 통해 융합 인재, 혹은 창의 인재가 가시적으로 길러질 수 있다면 교양교육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위상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년트랙 교수들을 늘린다라든가 이렇게 해서 학교 내에서의 어떤 위상 이런 것들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해요. 정년트랙 교수가 많다고 해서 효과적일까. … 저는 기본적으로 체계의 문제라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나 학생들이 요구하는 그런 체계들을 교양교육에서 부합하도록 교육 체계를 만들어 놓느냐 그리고 진짜 제대로 교육을 하고 있느냐라고 하는 측면. 그것만 된다면 교양교육에 대한 교양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고 교양교육 자체에 대해 학생들이 그 효용성을 인정하면 당연히 위상은 올라가는 거죠. (교수H, 전공)

4.3. 교양교육의 미래

4.3.1. 교양교육에 대한 재평가 : “다양성 그 자체가 교양이에요”

교양교육의 미래를 위한 과제에 대해 우선 교양 소속 교원들은 ‘교양교육’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면담에 참여한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교양교육을 구성하는 기본 개념(교양필수, 균형교양 등)이나 다양한 계열의 학생들이 한데 모이는 수업 특성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았다. 이는 교양교육이 갖는 고유한 특성에 대한 인식이 미흡함을 드러낸다. 이에 대해 교수C는 ‘다양성’이라는 교양교육의 가치가 그 자체로 재평가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재평가에 따라 교양교육이 다루는 범위에 대한 구분도 보다 명확해 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전공에서 할 수 없는 것을, 교양에서 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을 가르치고 배운다는 인식의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이게 교양 교육은 전공자가 전혀 없는 교육이에요. … 근데 교양학이라는 것이나 혹은 교양대학에 소속된 사람들은 교양이라는 걸 전공한 적이 없거든요. 그래 문제는 다양성 그 자체가 교양이에요. 근데 이거를 이류라거나 아니면 후기 중등 교육 정도로만 평회를 하거나 하면 훨씬 더 많은 걸 놓치는 거거든요. 그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다양성이 모든 대학이 모든 전공의 교수를 다 임용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교양에서 학생들이 전공해서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그렇게 교양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전공해서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데라고 전공에서 해야 할 것을 가르치는 데가 아니라 전공에서는 할 수 없는 교육을 여기서 받고 나가는 거니까 그런 인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C, 교양)
합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 대학 안에서 먼저 그리고 나아가서는 이제 일반 교양 어떤 교육 전반에 대학에서 그런 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교과랑 비교과에 대한 확실한 구분 같은 거 이것까지는 비교과에서 하고 여기서부터는 이제 수업에서 해야 된다 이런 합의가 좀 더 필요할 것 같고 … 필요한 사람이 비교과 과정을 통해서 습득하고 네 그거는 그러니까 개인의 선택에 맡기고 그것은 자기 소양을 기르는 시간을 주고요. 교과 과정에서는 진짜 고등 교육에 걸맞는 교육을 들어가야 되거든요. 근데 그거에 대한 구분이 없죠. (교수C, 교양)

4.3.2. 교양교육의 정체성 : “교양 교수로서의 정체성”

교양 소속 교원들은 내부적 성찰을 통해 스스로 ‘교양 교수’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양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스스로에 대해 어떠한 책임과 기대를 부여하고 있는지, 교양 수업을 운영해나감에 있어 교양교수로서의 철학과 비전을 적용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는 ‘학부(과) 교수가 되지 못해서 교양 교수가 되었다’라는 것이 아닌, ‘교양 교수로서의 고유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교양교육은 교양학이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교육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역할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논의는 교양 교수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함과 동시에 그것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문성 함양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교양을 진짜 잘하시려고 하면 전공보다 준비가 더 오래 걸려요. 전공은 책이라는 게 이미 다 있어서 … 근데 교양은 사실 교양이 대충 하려고 그러면 말로 떼우려면 제일 빨리 떼우고 20년 자료 갖다 놓고 옛날에는 이랬다더라 그래서 웃고 넘어갈 수 있지만. 가장 사실은 시간이 많이 투자해야 되는 게 교양이라. 교양은 계속 바뀌고 하니까. (교수G, 전공)
교양 교수님이라면은 대학의 핵심역량부터 전반적인 어떤 로드맵이 머릿속에 사실 있어야 된다고 보거든요. … 교양 소속 교수로 있는 한은 교양교육과정의 의미가 무엇이고 … 가르치는 과정에서도 그게 이제 나와야 된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님 내부적 소속감으로서의 어떤 성찰이 먼저 중요하지 않을까 (교수B, 교양)
비록 소속은 교양에 있지만 마치 전공 교수 같은 자의식을 갖고 있어서 문제라고 생각해요. … 교양 교수로서의 아이덴티피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교양대 소속의 전임 교원이라면 같은 학문 분야더라도 본인이 교양으로서 이 지식을 어떻게 소위 말하고 청킹하고 시퀀싱 하고 이거를 오버나이징해서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서 … 교양으로서 어떻게 가르치고 난이도를 낮추고 필요한 것만 발라내고 이걸 모르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노력을 본인이 할 줄 몰라서 안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교수A, 교양)

4.3.3. 구조적 개선을 통한 위상 강화 : “주인의식을 갖게 해주어야”

마지막으로 교양교육은 구조적 개선을 통해 위상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교양교육의 위상을 낮게 만드는 조직 차원의 문제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교양이 고유한 가치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면담 참여자들 중 교양 소속 교원들은 우선 교원의 처우 개선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정년 보장 교수는 단순히 해당 교원의 직업적 안정성이 확보되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조직의 구조적 안정성을 드러내준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교수A는 ‘주인의식을 갖게 해주는’ 하나의 방안이라 언급하고 있다. 정년 보장을 받은 교수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의 힘이 응축되어 조직의 권위를 높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교양대학에 소위 말해서 테뉴어 교수가 몇 명 있느냐에 따라서 그 대학의 교양대학 전담기구의 위상이 달라집니다. … 교양대 교수님들한테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 자기 수업에 대한 전권 자기 수업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해줘야 하는데 학교에서 배정해 주는 교과목만 가르치게 하고 어떤 교육 과정이라든가 선택 학교의 의사결정권에서 배제시켜 놓으니까 당연히 학생에 대해서 애착도 못 갖게 되는 거라고 생각을 해서 … 교양대 안에 테뉴어 교수가 분야별로 하나씩 있어야 된다 그럼 그분을 중심으로 에너지가 응축이 되더라고요 분야별로 그래서 아까 말했던 자율적인 학습 모임도 생기고 대학 본부를 대상으로 협상도 할 수 있는 파워가 생기고 갑자기 행정적으로 많은 부분이 풀리고 (교수A, 교양)
다음으로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에 대한 자율권 부여를 통해 교양교육을 주체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인되었다. 교육은 실제 수업이 운영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는 점에서 교육과정은 교육을 논의함에 있어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이다. 면담 참여자들은 이러한 교육과정을 교양 소속 교수들이 자유롭게 개발하고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자율적 수업권이 확보될 때 조직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들 모두 교양교육에서는 자율권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동의하였다. 교양교육의 가치와 목표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과목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을 때 자연스럽게 다양하고 혁신적인 교양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교양대학이나 이제 전담기구로 합쳐지게 된다면 아까 이제 교수법 얘기하셨는데 그런 질적인 부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교수들끼리 분야별로 적절히 묶어주고 어떤 책무나 역할이나 자율성을 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 편찬 어떤 표준 교과목 개발 편찬위원회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실제 강의를 강사하시는 분들까지 해서 어떤 진짜 학습 조직 같은 것들이 일어나면 정말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교수A, 교양)
수업 안에서 이루어지는 교수방법이 특화돼야 된다고 그래야 될까 아까도 얘기했듯이 대학의 어떤 핵심 역량과 인재상을 잘 길러줄 수 있을 만한 이런 교육 체계가 교양 교육 과정이잖아요 상대적으로 더 적합한 게 전공 교육보다는 그런 차원에서 이렇게 좀 가르치는 방법에서도 잘 내포할 수 있는 것이 또 교양 교육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가르치는 차원에서도 뭔가 그 대학의 특색이 잘 묻어날 수 있게 가르칠 수 있는 적절한 교육 과정이 교양 교육 과정이라 생각하고 (교수B, 교양)
교양이라는 게 너무 한정적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해가지고 학점을 주는 것 이렇게만 딱 그냥 일반 보통 전공 수업이랑 똑같이만 운영돼야 되는 그런 한계 그런 것도 좀 벗어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교실 밖에서도 되게 많이 일어날 수 있는 거거든요. … 학점을 반드시 상대평가를 해서 그렇게 되는 게 좀 아쉬워요. 평가 방법도 좀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 그런 수업들이 좀 늘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상대평가를 줘서 반드시 경쟁을 시키는 수업이 아닌 수업도 개설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교수C, 교양)
커리큘럼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자기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이런 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학교에서도 그냥 이건 전공 필수 이거 가르치세요. 딱 정해놓고 이걸 던지니까. 교수님들도 재량을 발휘할 여지 자체가 없어지는 거고. 성과가 무슨 자격증을 따느냐 따지 않았느냐 이런 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니까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화될 수도 없다라는 거죠. … 하나의 획일적인 방법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나는 교육을 이렇게 하겠다라고 하는 그러한 교양 교수님들의 어떤 자율성이 발휘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마련돼야 될 거고. 학교에는 제도적으로 그런 걸 마련해 줘야 되는 거고. … 커리큘럼도 새롭게 만들고 교육 방법도 새롭게 한번 가장 어떻게 보면 전공보다도 교양 쪽에서 어떤 새로운 교육 기법들을 활용해 볼 수 있는 그런 시험 무대는 교양에서 훨씬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H, 전공)
이 때, 교양 소속 교원들은 교육 공간의 변화에 대한 요구도 함께 제시하였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 목표를 충분히 구현해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양은 무엇보다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창의적인 학습 공간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강의실을 좀 어떤 교실에 가도 토론이 가능하게 책상과 걸상이 하나씩 떨어져 있는 이 모듈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금 일부는 그런데 대다수의 강의실이 다 이렇게 앞을 전면을 바라보고 그냥 되게 무거운 책상이 2인 책상인 경우가 있고 또 계단식 책상은 다 붙어 있으니까요. 이게 자유롭게 모듈화가 되는 그런 방식으로 좀 더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수C, 교양)
사실 우리 대학은 교양관이 없어요. …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좀 만들어 놓으면 그게 이제 환경적인 것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좀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거고 (좋은 시설을 하나 만들어두면) 일주일 내내 돌려도 모든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가 있거든요. 그게 안 되니까 안타까운 거죠. … 잘 꾸며놓고 특색을 그냥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놓고 그랬으면 좋지 않을까 여기만 오면 어쨌든 자유롭고 체험할 수 있고 활동할 수 있고 그거는 어쨌든 학생들한테는 교육의 일환이다라는 거를 주지시켜 줄 수도 있는 거 다양한 학생들도 함께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교수E, 교양)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A대학에 재직 중인 교원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의 이상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인식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교양에 소속된 교원이 바라보는 교양교육뿐만 아니라 학부(과)에 소속된 교원들이 교양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함께 살펴봄으로써 교양교육의 방향과 과제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소속과 전공계열, 성별 등을 고려하여 총 8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질적 면담을 실시하였다. 사전에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제공하고, 참여자별로 약 1시간에 걸친 대면 면담을 실시하였다. 참여자의 상황에 따라 비대면 화상회의시스템(ZOOM)을 활용하여 면담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불명확한 부분을 확인하거나 추가적인 의견을 수집하기 위하여 전화나 e-mail, SNS를 활용하였다. 귀납적 분석을 수행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양교육의 이상에 대해 면담 참여자들은 보편교육이자 고등교육의 본질적 교육으로서 교양교육의 가치에 동의하고 있었다. 또한 교양교육은 미래 사회 변화에 따라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교육이라는 점에도 일관된 의견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는 교양교육이 그 자체로서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교육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교양교육에 대한 전통적인 논의에 따르면, 교양교육은 고대 그리스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에서 출발하여 중세 7자유학과 중심의 리버럴아츠(liberal arts), 독일의 도야(buldung) 교육, 미국의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 등으로 변화되어 왔다(백승수, 2020b). 개념은 다양한 형태로 제시되어 왔으나, 교양교육은 전통적으로 인간성의 완성, 나아가 ‘교육받는 신사(J. H. Newman)’를 추구한다. 교양교육에 대한 오랜 이론적 전통에 대해 면담 참여자들은 소속과 관계없이 그 가치에 동의하고 있었다. 따라서 교양교육은 분명한 고유 가치를 지니고 있는 교육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교양교육의 현재 모습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면담 참여자들은 교양교육이 대학 차원에서 그 비전과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되거나 공유되고 있지 않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앞서 교양교육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고 있었으나, 교육 현장에서는 다른 무엇을 위한 도구적 수단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의견은 선행연구 결과와도 일관된다. 대학 현장에서는 교양교육이 낮은 수준의 입문 교육 또는 전공을 위한 예비, 기초 학업 교육으로 인식되며 본래의 의미를 상실한 정체성 혼란의 상태로 존재한다(강명구, 김지현, 2010; 백승수, 2017; 윤우섭, 2017).
또한, 교양교육은 단순히 쉽고 재미있는 교육으로 인식되고 있었으며, 교원의 처우나 전담기구의 역할 등 구조적 위상도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제시되었다. 이는 교양 소속과 학부(과) 소속 교원들의 인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확인되는 지점이었다.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교양 수준’이 일종의 기초 수준의 교육이라고 이해하며, 전공교육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교양 소속 교원들은 교양이 곧 쉽다는 편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러한 교양교육에 대한 왜곡적 시선은 학습자들이 교양교육에 대해 갖는 인식에서 보다 극명하게 드러난다. 면담 참여자들은 학생들이 ‘꿀교양’을 선호하는 실태에 대해 언급하며 교양교육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었다. 학습자를 대상으로 좋은 전공수업과 좋은 교양수업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최문기(2016)의 연구에 따르면, 학습자들은 전공수업에서는 전문적 지식과 교수자와의 상호작용을, 교양수업에서는 재미있고 쉬운 내용, 상호작용하는 수업을 요구하고 있었다. 또한 전공수업은 기본적으로 전공에 대한 동기가 기반이 되어 있는 반면, 교양교육의 효과성은 내적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좌우된다고 언급하였다. 이는 교양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교원, 직원뿐만 아니라 학생 차원에서도 공통된 이해가 형성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교양교육의 구조적 위상에 대한 논의는 오랜 시간 이어져왔다. 여러 연구들은 지속적으로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학사구조의 유형, 교원의 처우 등 구조적 여건의 열악함이 교양교육의 위상을 제한하는 걸림돌이 되었다는 점을 이야기해왔다(배상훈 외, 2017; 서남수, 2010; 손동현 외, 2012; 정인모, 2016). 교양교육을 둘러싼 행⋅재정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 결과는 여전히 교양교육의 낮은 위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구조적 처우에 대한 부분은 교양과 학부(과) 소속 여부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현실에 직접 맞닿아 있는 교양 소속 교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으나,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또한 교양교육에 대해 대학 내부적으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교양교육의 미래 과제에 대해서는 교양교육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교양교육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구조적 개선을 통해 위상을 강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이는 앞서 살펴본 현재의 문제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제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교양교육에 대한 대학 차원의 비전과 목표가 명확하게 정립되고, 그것이 대학 전반에 공유, 확산되는 것이 필요함을 주지하였다. 비전은 곧 조직의 운영 방향과 구성원의 행동을 결정짓는 준거가 된다는 점에서 교양교육의 실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철학의 정립 및 공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양 소속 교원들의 경우 교양 교수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였다. 이는 교양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화함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교양 교수로서의 정체성(identity)은 일종의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으로서,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으로서 스스로와 집단에 대해 갖는 주관적 경험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이상규, 2018; Schwartz, 2005). Marcia(1966)의 정체성 지위 이론에 따르면, 현재 대학 현장에서 교양 소속 교원들은 정체성을 획득하지 못하고 유예(moratorium), 폐쇄(foreclosure), 혼미(diffusion)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면담에 참여한 교양 소속 교원들은 정체성을 획득해 나가는 내⋅외부적 노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교양교육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에서 벗어나 교양교육의 본질과 가치를 중심으로 대학 내 위치를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교양 교수의 정체성 형성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할 선결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바람직한 교양교육은 보편교육이자 역량교육으로서의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일관된 인식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교양교육은 비전과 목표를 중심으로 그 이상을 충분히 실현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참여자들의 의견이 수렴하였다. 한편 학부(과) 소속 교원들은 수업의 다양성과 난이도 측면에서 주로 교양교육의 운영 양상을 살펴보았다면, 교양 소속 교원들은 조직의 낮은 위상과 처우, 전공교육과의 관계, 교양교육에 대한 도구적 시선 등을 중점적으로 언급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양교육 내부적 성찰과 함께 구조적 개선을 통한 위상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도출되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양교육이 방향과 과제에 대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학 차원뿐만 아니라 국가적, 학술적 차원에서 교양교육의 본질에 대한 가치 정립 노력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대학 현장에서 교양교육의 고유한 가치를 인지하고 대학 차원의 비전과 목표를 명확하게 수립하고 구성원들에 공유, 확산하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재확인하였다. 교양교육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교양교육 자체적인 개선 혹은 개별 교과목의 운영과 성과에 주목하였다. 그러나 교양교육은 대학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교육과 비교과교육 등 여러 교육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이루어진다. 따라서 대학 전체 차원에서 교양교육의 가치와 중요성, 비전과 목표가 공유되고, 공통된 합의를 이루어갈 때 교양교육의 그 이상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교육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대학 차원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별 대학 차원에서 이러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루어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따라서 한국교양기초교육원, 한국교양교육학회 등 외부 연구 및 학술 기관을 중심으로 정기 세미나, 저서 발간, 관련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교양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교양교육을 수행하는 교원들이 정체성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 전반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교원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며, 교양교육의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과목들을 자유롭게 개설, 운영, 평가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 또한 대학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기구와 교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적으로 이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함께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ACE사업을 통해 교양기초교육에 대한 대학의 관심이 촉발되었던 것과 같이, 대학 평가나 재정지원사업 등의 평가 지표에서 교양교육의 위상을 높이는 노력에 대한 사항들을 포함하는 방법이 제시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는 단일 대학의 사례를 중심으로 수행된 연구라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해석, 일반화하는 데 제한적이다. 그러나 교양교육에 대한 교양-학부(과)의 인식의 차이를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향후에는 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여러 대학을 대상으로 확장하여 교양교육의 이상과 현재를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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