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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7(1); 2023 > Article
프로젝트 학습에서의 대학생 경험에 대한 관찰연구

Abstract

학습자들의 지속 가능한 핵심역량의 개발에 대한 사회적 기대는 대학 교육의 혁신적인 교수학습법 변화를 요구한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습자가 예측불가능하고 복잡한 문제 상황에 직면하는 실제 상황에 대비하여 의미있는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주도적이고 협력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팀 프로젝트 수업에 주목하여 대학에서 진행되는 팀 프로젝트 수업의 학습 과정에서 행해지는 실제 학습자들의 맥락적 행동 양상에 대해 분석하고 그 특성을 살펴보았다. 팀 활동 장면이 녹화된 비디오 자료를 기반으로 학습자들의 상호작용 과정 중 특히 대화 상황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젝트 활동의 목적을 규정하기 위한 학생들의 논의 과정은 배운 지식의 적용 또는 활용이라기보다 학습자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들의 경험의 범위를 넘어서는 안목의 확장으로서 배움의 과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프로젝트 결과물의 주제와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학생들의 협력 과정은 협력적 상호작용이 의견일치나 동의, 적극적 소통에 기반할 것이라는 일반적 기대와 달리 개별적 차이에 기반한 동의와 암묵적 인정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셋째, 학생들은 실제 경험을 통해 예측의 기반이 되었던 통상적 경험의 범위 안에 갇힌 동일성의 논리를 넘어 상식과 통념으로 인해 놓치고 있던 의미에 눈을 돌려야 함을 성찰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새롭게 규정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었다. 넷째, 실제 프로젝트 활동의 과정에서 실행된 교수자의 피드백은 일반적 지식과 달리 실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도구이자 지렛대로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가 팀 프로젝트 학습 과정에서 실제 학습자에게 어떠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한 기초 연구 자료로서 팀 프로젝트 학습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bstract

Social expectations for the development of sustainable core competencies of learners require innovative changes in teaching and learning methods in university education. Project learning enables proactive and cooperative learning so that meaningful learning can take place in preparation for real situations in which learners face unpredictable situations and those involving complex problems. This study focuses on these team project classes, analyzes the contextual behavioral aspects of actual learners during the learning process of team project classes conducted in universities, and examines their characteristics. As a result, the study confirmed that the process of discussion among students to define the purpose of the project activity is a learning process in itself. It is also serves as an extension of their perspective that goes beyond the scope of their experience through their interactions, rather than the application or utilization of learned knowledge. In addition, unlike the general expectation that cooperative interaction will be based on consensus, agreement, and active communication, the cooperative process of students discussing the subject and direction of the project outcome is conducted through tacit recognition of individual differences and agreement on these differences. Moreover, through actual experience, students reflected on the need to focus on the meaning that was missing due to common sense and conventional wisdom, and which goes beyond the logic of identity confined within the range of ordinary experience that was the basis of prediction. Through this, they were able to make progress in redefining the problem. Finally, the study confirmed that the instructor’s feedback, which was implemented during the actual project activity process, can function as a tool and and as leverage in the process of the students’ problem-solving abilities by supporting the problem-solving that occurred in real situations, unlike in general knowledge. It is expected that the results of this study will contribute to the vitalization of team project learning as basic research material to determine what kind of experiences are possible for actual learners in the team project learning process.

1. 들어가는 말

오늘날 세계는 복잡성과 불확실성의 급격한 증가 속도로 인한 예측불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상식적이고 경직된 대응 방식을 넘어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며(Granado-Alcón et al., 2020: 1), 21세기 미래 교육은 특정 행동이나 사고방식을 교육하는 데서 벗어나 의사소통, 협력, 비판적 사고, 창의성, 인성, 시민의식 등 지속가능한 핵심역량의 개발을 지향하고 있다(Fullan & Langworthy, 2014: 22; Fadel, 2015: 1; McKinsey & Company, 2021: 3). 현재 당면하고 있는 혹은 곧 직면하게 될 문제나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조적인 미래형 인재 양성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교육 현장에서도 교수학습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심층 학습 방식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실제 문제나 과제(real issues/tasks)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이 중심(student centered)이 되어 협동 작업(collaboration/teamwork)으로 진행하는(이주호, 2016: 19)’ 팀 활동 기반의 프로젝트 수업으로 변화하는 양상이 현저해지고 있다(박민정, 2007: 265).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복합적이고 실제적인 질문과 과제에 집중된 탐구의 과정에서 학습자들에게 지식과 기능을 학습하게 하는 체계적인 교수학습 방법이다(Blumenfeld et al., 1991: 369; DeFillippi, 2001: 5). 무엇보다 팀 활동을 기반으로 구성원 간 공동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수행하는 과정이므로 학습자들은 서로 협력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를 생성하고 활성화한다(장경원, 2020: 778). 학습자들은 프로젝트 학습 과정에서 깊이 있는 개념의 이해, 지식 개념의 확장, 상호작용을 통한 인간관계와 사회성 및 창의성의 향상, 테크놀로지 활용 기술의 발달, 리더십 역량 함양, 글쓰기 기술의 향상, 발표를 통한 느낌 또는 의사 표현의 발전 등 핵심역량을 직간접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학습자들은 과제 수행을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학습하여 실천하기 때문에 지식습득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 창의적 사고력, 협동학습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Barron et al., 1998: 273; Blumenfeld, Krajcik, Marx & Soloway, 1994: 371). 이러한 학습의 과정을 통해 연구의 필요성, 자기주도적 실천의 중요성, 다양한 자원의 사용, 최종 보고서 발표 등의 역량을 내재화(Jone et al., 1997: 201; Flores-Fuentes & Juárez-Ruiz, 2017: 79)하게 되므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역량 강화에 효과적인 학습 방법으로 논의되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학습자의 능동적 탐구를 통해 심층적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듀이의 통찰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 국립학술원(National Academies)의 학습 기제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듀이의 독창적 통찰은 학습을 증진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이해로 이어져 왔음이 확인되고 있다(Bransford, Brown & Cocking, 2000: 22; NRC, 2007: 40).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1) 능동적 구성, (2) 상황학습, (3) 사회적 상호작용, (4) 인지 도구, 이렇게 네 가지의 아이디어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학습 내용의 활용 없이 내용 학습이 가능하지 않으며 내용 학습 없이는 지식의 활용 또한 불가능하다는 점을 학습활동의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Krajcik & Shin, 2014: 277). 이러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과정에서 학습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째, 프로젝트 학습에서 팀 구성원들은 협력하여 성취해야 할 분명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다(Helle, Tynjala & Olkinuora, 2006: 296). 둘째, 학습자들은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실제적인 사회적 경험을 한다(Helle, Tynjala & Olkinuora, 2006: 297). 셋째, 학습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하여 행함으로써 이론과 실제가 통합된 실천적 사고(learning by doing)를 구현한다(Boaler, 2002: 10; Geier et al., 2008: 934; Krajcik, Blumenfeld, Marx & Soloway, 1994: 392-393).
대학 교육에서도 교수학습의 질적 변화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반영하듯 프로젝트 기반 학습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프로젝트 수업의 학습 효과성 및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들을 밝히기 위한 연구(이송희 외, 2021: 266; 이보경, 2022: 336; 김민성, 2019: 239; 서윤경, 2018: 213; 박지윤, 우애자, 2017: 69) 및 교양 교과와 다양한 전공 수업에서 프로젝트 기반 수업의 개발과 실행 결과를 제시한 수업 설계 및 적용 사례 연구(박환, 2017: 27; 안숙현, 2020: 45; 하숙녕, 2021: 239; 임상훈, 유영만, 오현숙, 2020: 1)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프로젝트 수업 과정에 대한 시스템 구축 및 학습의 효율성을 검증하고자 한 연구도 이루어졌다. 여기에서의 연구 방법은 학습의 과정을 단계별로 분절화하여 요구되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불필요한 요소는 배제하고 주목할 요인에 집중하여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거나(김효원, 김희정, 김누리, 2018: 1306-1307; 유지원, 2022: 67-68), 측정의 오차를 줄이고자 묶음 지표를 활용하여 모형을 검증하는 방식 등으로 실시되었다(주영주, 고경이, 2016: 91-92).
이러한 선행연구는 프로젝트 수업의 학습 효과에 대한 긍정성을 전제로 하여 수업을 제공하는 교수자 관점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임상훈, 유영만, 오현숙, 2020: 153). 하지만 교수자의 교수 접근 관점에서 제시된 특정 분야의 수업 사례와 프로젝트 학습 과정에 있어서 교수-학습 설계, 평가 등의 효과성에 대한 원인-결과로서의 사전-사후 검증 및 특정 변인이나 조건의 분절화와 정량적 접근 등을 다루고 있는 기존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의 시사점을 확인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프로젝트 기반 수업은 수업 내용은 물론 매 수업 환경 및 수업 과정에서 구성되는 구체적인 상황맥락의 변화를 고려한 총체적 변화를 반영해야 하는 역동적인 교수학습 방법이며, 교수자는 수업을 실행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넘어 학습자의 학습활동을 안내하고 지원하는 촉진자 또는 멘토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Marschall & French, 2018: 20-26). 이러한 특징은 학습자가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과정으로서 학습자 중심의 학습 상황에 대한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를 제기한다.
일반적으로 분석은 어떤 결과를 만드는 뚜렷한 원인을 찾기 위해 서로 혼합된 것 중 핵심적인 요인을 분리하는 것이며, 변수들의 작용을 비교하면서 결과를 만드는 핵심적인 변수만 남기고 다른 변수를 제거하는 감산의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의 실제 경험은 상황 안의 모든 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관된 활동으로서 총체적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이러한 과정은 실제 경험을 구성하고 있으나 간과되는 측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연속적 과정이자 총체적 활동으로서 학습자 중심의 탐구 활동 과정으로 구성되는 상호작용의 양상, 도구의 활용, 예측불가능한 맥락의 엮임 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이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실제 학습 상황을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학습 상황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역동적인 상호작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동 작업, 예측 능력, 비판적 사고, 통합적 문제 해결 및 자기 인식 능력(Haan, 2010: 317; Rieckmann, 2012 : 131; Wiek et al., 2011: 123) 등이 어떻게 경험되는지 그 실제 과정 그대로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프로젝트 학습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양상들로 드러나는 학습자의 경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유지원, 2014: 90-91).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프로젝트 학습으로 실행된 학습자들의 활동 경험을 분석하고 그 특징과 시사점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습자들이 학습 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의사소통하며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해가는지, 학습 상황에서 직면하게 되는 문제는 어떻게 해소되어 나가는지, 대학생들이 꺼리는 팀 활동 과정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생성되고 있는지 등 프로젝트 학습의 활동 과정을 분석하고자 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다음과 같이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하지만 제시된 연구 문제는 분석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실제 논의는 각각의 요소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구성되어 가는 문제상황을 중심으로 기술되었다. 이는 활동과 이해가 분리될 수 없는 학습자들의 실제 행위 양상에 주목함으로써 선행연구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어왔던 측면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첫째, 대학생들의 팀 프로젝트 학습환경에서 실제 수업 활동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둘째, 대학생들의 팀 프로젝트 활동에서 활동과 이해는 어떻게 구현되는가

2. 연구 방법론: 비디오 기반의 맥락적 참여 과정 연구

2.1. 연구 대상

본 논문은 2021학년도 2학기 온라인으로 진행된 A 대학의 전공선택과목인 <콘텐츠 분석과 컨셉 디자인> 강좌의 학습자 경험에 기반하여 팀 기반 프로젝트 수업 과정에 참여한 대학생 활동 경험을 미시적으로 관찰 분석하였다. 해당 과목은 문화콘텐츠학과의 전공선택 교과목으로 총 30명의 학생이 3~4명씩 8개의 팀을 구성하여 진행하였다. 팀 프로젝트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사회⋅문화적 이슈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활동 과정으로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리서치를 통해 현상을 파악하여 문제점을 인식하고 공동의 목표 구체화 및 관점의 다양성과 역발상 기획의 과정 및 재구성의 과정이 콘텐츠 창작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관한 배경지식을 다루었다. 이 과정에서도 팀 활동을 병행하여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학습자가 알고 있던 것과 새롭게 배운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직접 경험하도록 유도하였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는 실제 맥락과 연결된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팀이 지원할 수 있는 공모전을 찾아 준비하는 활동으로 유도하였으며, 공모전 지원이라는 실제적 목표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체화하여 기획안 작성 및 발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학생들은 팀 활동을 통해 표층적으로 드러난 시청각적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1차 콘텐츠 분석 과정과 심층에서 파악되는 문맥적 혹은 사회⋅문화적 함의를 재구성하여 분석한 자료를 통해 컨셉을 디자인하고자 창의적으로 기획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2차 과정을 직접 기획하고 수행했다.
분석 대상 선정을 위해 ZOOM으로 진행한 수업 과정 녹화자료 및 수업 외로 진행된 팀 활동 시 별도로 녹화된 8개 팀의 비디오 자료를 수집하여 참조하였다. 수집된 녹화본의 비교 대조를 통해 상대적으로 학습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상호작용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팀을 선정하였으며, 참여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연구 대상을 확정하였다. 연구 대상 팀의 구체적인 연구참여자 정보는 <표 1>과 같다.
<표 1>
팀 활동 참여 연구자 정보
이름 성별 소속 학과 학년
지연(가명)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소영(가명)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학년
주현(가명)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기해(가명)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사례에 등장하는 지연(가명), 소영(가명), 주현(가명), 기해(가명)는 전공이 같은 과 선후배들로 팀 활동을 위해 자체적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의 팀 활동 녹화자료는 수업 시간 중에 녹화된 자료 12건, 수업 시간 외 자체적으로 진행한 팀 회의 중에 녹화된 자료 14건, 총 26건이며 수집된 비디오 자료는 총 44시간 34분 27초의 분량이다. 이외에도 회의록 12개, 최종 발표 자료, 공모사업 지원서, 동료평가 자료를 분석자료로 활용하였다. 분석을 위해 수집한 비디오 자료에서 팀원들이 행동하고 말하는 상호작용 방식에 집중하였으며 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그 사건이 학습자의 경험에 미치는 영향 중 눈에 띄는 부분을 포착하고자 했다. 녹화된 비디오 자료는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반복적으로 확인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습자마다의 배경지식과 학습경험의 차이가 참여자 각각의 행위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이를 별도의 분석 대상으로 고려하기보다 활동의 상황 안에서 발현됨으로써 관찰가능한 내용으로 한정하였다. 이는 수업 활동의 과정을 구성해가는 학생들의 행위 방식과 맥락의 구성 및 그로부터 구성되는 의미의 분석과 해석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 문제의 성격으로부터 유래하는 바, 분석 대상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및 상호작용 양상으로 제한하였기 때문이다.

2.2. 분석방법 및 분석의 관점

팀 활동에 기반한 프로젝트 학습의 과정에서 학습자들 간의 상호작용은 학습자들의 능동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개별 학습자들의 학습 과정이 교수자나 동료 학습자와 공유됨과 동시에 상호 간의 학습과 발달의 구조가 되어준다(Vygotsky, 1978: 86). 이처럼 학습활동은 학습자 개인과 그가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환경 간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되는 실제 맥락과 엮여서 상황의존적으로 전개되기에 탈맥락적인 관점으로는 학습자들이 지식을 사용하는 구체적인 행위의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박진희, 조현영, 2017: 263-264). 이에 본 연구에서는 실천 행위로서 학습의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프로젝트 학습에 참여한 학습자 개인과 학습환경으로서의 프로젝트 학습을 분리하지 않고 프로젝트 학습환경 안에서 일어나는 학습자 행위의 흐름을 분석적 관점으로 기술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고자 한다.
연구 관점으로 선택한 해석적 분석은 질적 연구자의 분석이나 해석을 강조하며 연구 자료를 다른 방법으로 전환한다는 Wolcott(1994)의 개념에 근거한다. 해석은 자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즉, 추론을 만들고, 통찰력을 부여하며, 이해를 구체화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관한 것(Denzin, 1989: 235-236; Patton, 1990: 181; LeCompte & Schensul, 1999: 148)으로 ‘사건, 대상, 경험, 텍스트 등에 관한 다양한 의미를 밝히는 생산적인 과정(Denzin, 1994: 504)’이다. 해석적 분석은 연구의 목적과 연결되어야 하며(Wolcott, 1994: 539) 연구자의 해석적 분석은 연구 자료에 기반하여 맥락에 맞게 명료하게 표현되어야 한다(Gubrim & Holstein, 1997: 5-6; Denzin, 1989: 31). 해석한다는 것은 맥락에 배치하고, 설명하는 것이며, 풀어나가는 것이며, 해명하는 것이다(Eisner, 2017: 89). 이에 따라 학습자들의 학습 상황 자료에 근거하여 상황맥락의 철저한 기술로서 프로젝트 학습의 과정을 분석한다. 이는 프로젝트 학습환경 안에서 학습자들의 반응과 상호작용의 즉흥성을 통해 구성되는 맥락의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해석 과정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위해 수집한 시청각 기록, 특히 비디오 자료는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자료다. 본 연구에서는 팀 활동 중의 상호작용 과정을 실시간으로 녹화한 ZOOM 영상 기록 자료를 기반으로 팀 활동의 맥락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의사소통 상황에 관한 관찰 분석을 수행하고자 한다. 팀원들의 대화 과정은 학습자들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협력이 어떻게 생성되어가는지에 대한 맥락의 변화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어준다(박영주, 조현영, 2022: 7). 이 연구의 진행을 위해 학습자들의 팀 활동 상황을 녹화한 자료를 반복 시청하며 연구 목적과 관련하여 프로젝트 활동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기에 풍부한 해석 가능성을 보이거나 의미 구성 과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을 선정하여 주고받은 대화를 전사했다. 전사 자료에 기반한 분석은 상호작용이 이루지는 학습의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표현적 서술은 텍스트에 발화자인 학습자를 통합하여 드러낼 수 있다(Eisner, 2017: 36).
분석 대상은 일반적으로 주목되는 극적인 변화나 최종 결과물의 생성과 관련한 결정적 장면과는 일정하게 거리를 두었으며, 학생들의 대화에서 가장 빈번하게, 가장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논의와 합의의 장면을 선정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이지만 새로운 의미를 확인할 수 있었던 네 개의 장면을 선정하고 관찰한 바를 상세히 기술하였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가는 맥락의 분석을 통해 일반적이고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여 간과됐으나 새롭게 창안되거나 재구성되는 의미의 흐름을 포착하고자 했다. 이후 분석의 결과는 연구에 참여하는 2인의 공동연구자와 4인의 연구참여자 간에 여러 차례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의미를 구체화함으로써 해석적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이메일을 통해 연구참여자에게 분석 내용과 결과 해석을 공유하고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연구참여자 확인법(member checking)을 실시하였으며, 본 연구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박사급 연구자 2인과 분석 과정 및 분석 결과에 대해 검증받기 위한 동료 보고(peer debriefing)를 시행하였다.

3. 팀 활동 과정에 대한 분석: 프로젝트 활동에서 이해의 확장

3장에서는 ZOOM으로 녹화된 팀 활동 과정에 주목하여 팀원들이 상호작용하는 모습, 즉 대화하면서 의견을 조율하는 일상적인 활동 과정 및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것을 해결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춰 탐구한다. 분석 대상은 연구 목적에 따라 선정한 네 장면이며, 각 장면의 전후 맥락과 구체적인 대화 자료를 제시하고 활동 과정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기술하였다.

3.1. 통상적 경험을 넘어서는 경험으로서의 목표 설정

프로젝트 활동 초기에 학생들은 지역의 청년 프로젝트 지원 사업 공모에 제출하기 위한 프로젝트 기획안의 주제와 방향성 등 기본 사항을 논의하였다. 1차와 2차 회의에서 팀원들은 각자 공감하는 관심사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세대 간의 시선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과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한 세대 통합을 활동 방향으로 설정하고 ‘노인세대’와 관련한 주제를 발전시켜 갈 것을 논의하였다. 또한 자신들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공 역량을 반영하여 ‘매거진’ 제작의 형태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가는 과정에서 독립출판 지원 사업 공모전 참여를 확정했다. <표 2>는 프로젝트 활동의 주제와 방향이 결정되고 난 뒤에 이뤄진 3차 회의 상황의 일부이며, ‘노인 문화 콘텐츠를 주제로 한 독립출판’이라는 팀 활동의 목표를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이다.
<표 2>
프로젝트 활동 목표 구체화를 위한 타겟팅 논의
지 연 : 난 타겟팅을 먼저 얘기해보고 싶어. 우리가 독립출판을 하는 거니깐 타겟은 뭔가 2⋅30대가 맞는 것 같긴 한데 세대 통합 이란 목적을 위해서는 계속 이 잡지를 만들어서 노인정에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 중략 - 과연 수요가 있을까 젊은이들 사이에서? - 중략 -
주 현 : 나는 오히려 20⋅30이 수요가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인데 우리 것도 어쨌든 독립출판으로 만들게 될 텐데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고 찾는 사람들이 주로 2⋅30대고 아까 소영이가 말한 것처럼 노인분들이랑 우리 세대가 같이 볼 수 있는 걸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아. 약간 그걸 가지고 그들의 활동을 뭔가 촉진하는… - 중략 - 그러니까 손녀가 할머니한테 선물하는 책 그런 거 괜찮을 것 같아. 독립출판물 중에 생일 축하하는 책 같은 것이 있는데 아예 그 표지에 이름을 쓸 수 있어. - 중략 - 독자가 이렇게 참여해서 쓸 수 있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기 해 : - 중략 - 그거 자체로도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만약에 이렇게 되면 타겟층이 꼭 20⋅30세대 한정이 아니라 주는 20⋅30이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쨌든 읽어야 하는 책이니까 같이 가져가는 좀 부차적으로 같이 가져가는 이런 느낌으로 봐도 될 것 같아. - 중략 -
소 영 : 나는 뭔가 타겟층은 확실히 노인세대인 것 같고 왜냐하면 결국 읽는 사람은 노인이니까 그 대신 홍보 대상이, 마케팅 대상이 20⋅30세대인 것 같아. 근데 그럼 이걸 사서 선물을 하는 그런 건가? 뭔가 구매를 하는 사람이, 그 사람도 읽고 싶어야 하는 건 맞는 거잖아.
지 연 : 근데 일단 읽지 않을까? 독립출판이라는 특징? 특성상 20⋅30세대가 아니면 사들이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으니까 이들을 통해서 노인층에게 주는 방법밖에 없는데… 어렵네.
소 영 : 같이 읽을 수 있으면 좋긴 한데…
주 현 : 근데 노인분들에게만 타겟을 정하면은 뭔가 한정적인 것이 아닌가? 내 편견인가?
소 영 : 너무 좁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 것 같아.
지 연 : 나는 얘기하면서 오히려 노인을 포기하는 게 맞을까? 아니 노인을 포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계속 드는 게 이게 20⋅30이 사서 노인한테까지 닿을 수 있을까?
소 영 : 근데 그거 있잖아 <칠곡가시나들> 그런 다큐멘터리. 그게 있잖아 그분들이 뭐 배우고 약간 그런 건데 그것도 책으로 나온 것도 있단 말이야. 그 감독이 쓴 책이 그것도 노인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어쨌든 읽는 사람들은 노인들만이 아니라 그냥 책을 읽는 사람들이잖아. 그래서 뭔가 우리의 잡지도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꼭 노인이 봐야 한다는 건 아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 해 : 맞아. 약간 들으면서 생각나는 게 우리가 뭔가 애초에 이 기획을 할 때의 주요 취지가 그 노인분들의 현재 즐거움, 현재 놀이 뭐 현재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게 약간 취지였잖아. 항상 놀이는 젊은 세대의 부차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그들이 주가 돼서 그들이 본인이 스스로가 돼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잡지에 실리고 그거를 젊은 세대가 보면서 뭔가 부차적인 이미지를 그래도 없앨 수 있는 그런 게 취지였잖아. 그렇게 다시 생각해 보면 20⋅30세대가 더 맞을 것 같고 손녀가 할머니에게 선물할 수 있는 책이라는 컨셉이 너무 좋지만, 그 목적이 ‘이거 우리 할머니 사드려야겠다’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손녀가 한 번 책을 읽고 ‘할머니가 읽어봤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이 들게끔 해야 되지 않을까?
지 연 : 아니면 약간 이거 주현 언니 저 목적을 조금 응용해서 할머니랑 어색한 사람들이 이제 할머니랑 이제 이야기할 수 있는 입문서 같은 느낌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 스몰 토크.
주 현 : 괜찮다.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 약간 내가 사다 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던 음식은? 연애 책 같아.
기 해 : 근데 또 드는 생각은 이런 거는 따라오는 게 아닌가 자연적으로? 자연스럽게?
주 현 : 맞아.
지 연 : 그래 맞아.
기 해 : 이게 뭔가 목적이 되면 더 혼란스러울 것 같은 느낌?
소 영 : 어쨌거나 우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 이걸 사라고 하거나 홍보하지 않을 거잖아. 그러니까 2⋅30대가 어쨌든 이 콘텐츠를 누릴 거니까 청년들이 이걸 보고 좀 할머니, 할아버지를 돌아보게 된다거나 아니면 그들과 좀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걸 목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기 해 : 맞아. 젊은 층이 읽었을 때 이게 정말 좋고 그러면은 할머니한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아니면 할머니랑 이거 가지고 얘기해봐야지 이런 생각은 뭔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아.
출판 기획에서 책의 목적과 성격을 구체적으로 잡기 위해서는 타겟이 되는 독자층을 선정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며, 학생들은 활동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단계로 타겟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이 활동이 목표하는 바는 청년세대와 노인세대 간의 소통과 통합이며,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되는 최종 결과물은 노인세대의 문화를 주제로 한 독립출판물의 형식으로 제작되므로 주요 타겟은 독립출판물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높은 청년층이 되어야 할 것이다. 활동의 주제와 방향이 뚜렷하게 결정된 만큼 타겟팅 논의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논의는 어떤 사안이 갖는 성격이 명확하다거나 명쾌하다거나 하는 판단은 모든 것이 결정되고 난 뒤의 결과적인 판단일 뿐 실제 논의의 진행 과정은 연속된 질문과 반복을 통한 조정과 통합, 합의의 연속적 맥락으로 끊임없이 의미를 재구성해가는 낯설고 복잡한 경험의 과정임을 보여준다.
처음 타겟팅 논의를 제안한 지연이는 타겟팅과 프로젝트 목적의 실현 가능성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있음을 토로한다. 노인세대가 20⋅30세대를 타겟으로 제작한 잡지를 읽을 수 있어야 프로젝트 활동의 목적인 세대 통합이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연이의 혼란은 독자로서 우리가 책을 구매하는 일반적인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다. 하지만 지금까지 책을 소비 대상으로만 접근해왔던 경험에서 벗어나 자신을 책의 생산자로 자리매김하는 완전히 새로운 과정에 입문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혼란은 오히려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타겟팅과 관련한 이러한 혼란은 학생들이 지금까지 겪어왔던 통상적인 경험의 범위를 넘어선 데서 비롯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새로운 경험이라고 인식하는 것도 사실 우리가 아는 것, 익숙한 것의 범위 안에서 이뤄지며, 이때 낯선 것은 별거 아니거나 오차, 오류 등으로 간주한 채 무시되곤 한다. 지연이가 던진 낯선 물음을 마주한 주현이는 20⋅30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이야기로 답을 대신 한 채, 슬그머니 화제를 타겟팅에서 책의 컨셉으로 돌림으로써 지연이의 문제제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기해와 소영이는 보다 적극적으로 지연이가 제기한 타겟팅으로 다시 화제를 돌려놓는다. 이러한 반응은 학생들이 타겟팅에 대한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으나 그것을 이후 프로젝트 활동 진행에 매우 중요한 논의 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제의 중요성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쨌든 읽어야 하는 책’이라며 타겟팅을 당위적 문제로 접근하거나, 20⋅30세대는 마케팅 대상으로, 노인세대는 ‘결국 이 책을 읽을 확실한 타겟층’으로 구분하며 구매자와 독자를 명확하게 분리하여 접근하는 등 혼란은 쉽사리 정리되지 않는다. 이렇듯 주제와 타겟팅의 차이 혹은 의미를 확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소영이는 처음으로 구매자와 독자가 분리될 수 없는 문제라며 타겟팅 논의를 재구조화할 수 있는 물꼬를 튼다. 소영이의 아이디어는 ‘손녀가 할머니에게 선물하는 책’이라는 주현이의 아이디어에서 발견한 책 선물이라는 특이점에서 유래한다. 지연이의 물음에 이어졌던 주현이의 ‘손녀가 선물하는 책’ 아이디어는 이후 진행된 타겟팅에 대한 팀의 논의 맥락과 연결되지 못한 채 단절되어 버린 듯했지만 소영이의 아이디어가 구성되는 잠재적 맥락으로 작용하면서 타겟팅을 둘러싼 혼란을 정리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데까지 나아가게 된다.
주현이의 책 선물 아이디어가 소영이에게 콘텐츠와 독자의 관계 설정에 대한 아이디어로 심화되었듯 타겟팅에 대한 소영이의 확장된 해석은 기해에게 자신들이 논의했던 프로젝트의 기획 취지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사건의 맥락으로 기능한다. 여기서 의미 부여되는 기획의 취지는 처음 기획안을 작성할 때의 표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롭게 접근된 바에 따르면 타겟팅이라는 구체적인 활동을 통해 노인들의 놀이를 보여주자는 기획의 취지는 외부 시선에 의해 대상화되어 부차적 이미지로 전락해버린 노인들의 삶을 굴절 없이 복원한다는 의미로 확장되고 심화된다. 이렇게 재구성된 의미를 통해 선물 책의 타겟은 드디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쨌든 읽어야 할 책’에서 주요 독자층인 20⋅30세대임이 확정되고, 자신들이 제작해야 할 책의 목표는 ‘할머니가 읽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좋은 책으로 규정된다. 이러한 상호작용 과정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학습자들의 차이는 팀원들 서로에게 학습의 비계로 작용하면서 논의 주제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기해의 발화에 이어 지연이와 주현이는 책의 구체적인 컨셉으로 논의의 방향을 바꿔나간다. 이에 대해 기해는 타겟팅과 출판 목적의 구체화라는 논점을 분명하게 하며 모두의 동의를 끌어내 간다. 기해는 주현이가 제안한 선물 책이라는 컨셉에서 선물이 강조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컨셉 논의를 진행하면 오히려 작업의 진행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선물 책이라는 아이디어는 팀원들이 모두 관심을 보일 만큼 신선하지만, 목적과의 관련성에 따라 불필요한 논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주요하고 일차적인 목적이 결정되면 이를 참조하여 부차적인 요소들 사이의 관계성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소영이의 발화는 20⋅30세대가 책의 주요 타겟층임을 확인하면서 세대 간 소통의 매개가 되어야 한다는 목적을 분명히 명시화한다. 기해의 마지막 발화는 논의의 직접 주제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많은 시간 함께 논의했던 선물 책이라는 컨셉에 대한 최종 정리로 논의를 완결한다.
사고의 확장이 상호작용의 과정으로 경험됨을 보여주는 이들의 논의 과정에서 구체적인 레퍼런스를 통해 모호했던 부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여러 팀원의 이야기를 반영하는 논의 중에 사고가 점점 확장되어가며 동시에 목적과 컨셉, 왜 이걸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필요성이 더 명확해지고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팀원들은 노인을 상품화하는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를 통해 세대 통합을 위한 노인 대상의 콘텐츠 제작에서 고려되어야 할 진정성에 대해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타겟팅에 관해 이야기하며 왜 이들이 노인세대에 대한, 노인세대를 위한 독립출판을 하기로 결정했는지 활동의 필요성 및 목적을 견고하게 다져나갈 수 있었다. 팀 활동에 참여하여 상호작용하며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한 조정을 행하는 것은 수업을 위한, 과제 수행을 위한 활동이라기보다 학습자 맥락에서 분명한 활동 동기를 생성해가는 행위이며 팀 활동이 지향하는 목적과 수단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행위이다. 학생들의 활동은 세대 통합이라는 ‘목적’, 명확한 컨셉으로서의 ‘소통’,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하는 잡지 제작이라는 ‘목표’,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하게 될 내용으로서 ‘콘텐츠’의 개념이 명확해짐으로써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는 것을 경계할 수 있는 안목의 확장이라는 사건으로 경험된다.

3.2. 협력을 내재화하는 조건으로서의 차이

<표 3>은 3차 회의 상황으로, 학생들은 <표 2>의 타겟팅에 이어 본인들이 제작할 프로젝트 결과물의 주제와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표 3>에서 팀원들은 그동안 리서치한 사례와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가운데 특히 손주들이 좋아하는 음식 만들기라는 컨셉으로 전통적 방식의 가마솥에 할머니들이 평소 접해보지 못한 리조또 만드는 영상을 보며 본인들의 콘텐츠 구성과 관련하여 논의하고 있다. 주현이가 이 영상에 대해 ‘요리를 통해 두 세대를 합치는 지점’이라는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지만 기해는 다른 측면에서 영상의 한계를 지적한다. 학생들의 논의 과정은 팀 활동은 협력적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동일성으로 치환해 가는 과정이라기보다 학생들마다의 차이가 서로에게 의미 있는 맥락으로 작용하며 논의의 질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실천 활동을 이끌어 가는 동기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들의 대화 과정은 일반적으로 팀원들 간의 협력이 의견일치나 동의와 같은 양상에 기반할 것으로 간주하지만 개별적 차이나 독특성에 대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 또한 팀이 성립하기 위한 내재적 조건임을 보여준다.
<표 3>
상호작용을 통한 확장과 심화
주 현 : 노인정 가서 하는 콘텐츠 생각하다가 본 건데 유튜브 링크 보냈는데 이 사람들이 할머니 네 분 모아놓고 가마솥에다가 이거 만드는 건데 이런 것도 좀 귀여울 것 같아. 어쨌든 그 두 세대를 합치는 지점이니까 요리를 통해서
소 영 : 맞아. 근데 이거 진짜 음식 이거 되게 멋있다.
주 현 : 가마솥에 리조또 만들고 이런 게 너무 신기해.
소 영 : 이게 그거 아닌가 여기서 할머니가 만들고 우리 아기 갖다준다고, 근데 아기도 할머니야.
기 해 : 근데 약간 드는 생각은 나는 처음에 이 콘텐츠 자체가 그 노인에 대한 그런 걸 바꾸면 좋겠다라고 했잖아. 근데 우리 세대가 지금 노인분들을 소비하는 그게 나는 되게 상업적이잖아. 어떻게 보면은 노인들의 이야기를 듣는 거는 거의 없고 우리만의 문화를 그들에게 그들의 목소리로 나오는 걸 되게 즐기잖아. - 중략 - 약간 그런 감바스 같은 것도 기름도 되게 많고 그런 거는 사실 건강을 더 염려해야 하는 이것도 좀 나만의 그 고정관념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뭔가 우리가 되게 즐기는 걸 그들의 입을 빌려서 더 우리가 유쾌할 수 있게? - 중략 - 그래서 나는 애초에 이 잡지가 우리가 즐기는 거를 좀 배제를 하고 그들이 즐기는 거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춰서 그걸 보여주면 좋겠다. - 중략 - 그래서 약간 그런 지점에서 상충될 수 있는데 밀레니얼 세대와 그 노인을 연결하는 그 지점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또 그렇게 맞춰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우리의 취향과 우리의 입맛을 그들에게 맞춰 그들에게 강요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그런지도 우리가 이걸 프로젝트를 하면서 좀 유의하면서 했으면 좋겠어.
주 현 : 그러면 궁금한 점이 타겟은 2⋅30대를 유지하면서 노인을 좀 더 돌아보는 그런 걸 만들자는 거?
기 해 : 나는 뭔가 생각했을 때 그거 있기는 했어. 출판의 취지가 나는 뭔가 이게 진짜 할머니 할아버지의 문화구나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2⋅30대가.
주 현 : 사실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다니고 그런 식으로 해야 되겠다. 약간 소영이 말한 것처럼 산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지 연 : - 전략 - 우리 아까 말한 목적 중에 하나가 이거를 보고 젊은 층과 노인이 소통할 수 있게 하자 이거였는데 만약에 예를 들어 그 가마솥을 잡지에 담았고 그걸 본다고 해서 젊은 층이 봤다고 해서 노인과 소통이 안 되잖아. - 중략 - 뭔가 그들은 원래 알고 있는 거고 우리가 거기에 다가가야 되는 느낌적인 느낌? 어렵다.
기 해 : 뭔가 되게 많은 레퍼런스가 있지만 그 레퍼런스를 우리가 그대로 차용하면 되게 유의해야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
주 현 : 맞아. 그건 좋은 지적이야.
기 해 : 그래서 나는 그 만약에 이걸 하게 된다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많이 인터뷰를 하고, 그들의 생활 같은 거를 진짜 많이 들어보고, 우리가 그거를 우리 사람들에게 잘 보여줄 수 있게끔 우리가 디자인해서 잡지를 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있어. 사실 뭔가 나는 그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그렇게 상업적으로 계속 소비하는 건 좋지만 그렇게 소비한다고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대한 인식 자체가 긍정적으로 변했냐라고 생각했을 때 아닌 것 같거든. 우리는 여전히 길거리에서 노인을 만나면 호의적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을 때는 난 또 아닌 것 같아서. 뭔가 미디어에서는 그렇게 상업적으로 소비하고 있지만 우리는 진짜 그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나? 이렇게 했을 때 좀 아닌 것 같고 - 후략 -
지 연 : 이걸 토대로 우리 어쨌든 리서치할 거를 뽑아볼까?
주 현 : 리서치 할 게 많을 것 같아.
소 영 : 독립출판 레퍼런스 조사해야 될 것 같지?
기 해 : 그래도 비교적 출판은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포커스 한 게 더 많은 것 같아. 참, 자료들 공유문서에 저장해주고…
주현과 소영은 할머니들이 손주세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시식하는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에 관해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주현은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손주세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드는 행위에 대해 요리를 통해 두 세대를 합치는 지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이는 할머니의 방식과 손주세대가 선호하는 요리라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들의 기계적 결합에 불과하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입장이라면 멋있고 신기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겠지만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 심층적으로 접근될 필요가 있다. 콘텐츠의 드러난 의미 수준에 주목한 주현과 소영의 대화는 기해에게 ‘노인세대에 대한 그런 걸 바꾼다’라는 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한 성찰의 동기를 제공한다.
기해는 노인들이 등장하는 콘텐츠라고 해서 실제 노인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프로그램의 등장인물이 노인이고 노인들의 활동으로 콘텐츠가 구성됐지만, 그것은 실제 노인들의 이야기이기보다 젊은 세대의 문화를 노인들의 목소리로 들으며 상업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해의 성찰은 상대에 대한 존중에 바탕을 둬야 할 배려의 이면에 자기만족의 이기적 동기가 작동하고 있다는 깊은 통찰로 이어진다. 이에 대한 주현의 물음과 직접적인 동의도 부동의도 아닌 기해의 모호한 응답은 주현이 기해의 통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현이는 기해에게 모호한 응답의 의미를 명확히 확인하려 하지 않은 채 기해의 의도를 ‘노인을 좀 더 돌아보는 걸 만들자’라거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다니고 그런 식’이라는 활동 방식의 문제로 전환해냄으로써 그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암묵적 공감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 나간다.
지연이는 주현이의 발화에 뒤이어 앞서 가마솥 음식 만들기 콘텐츠가 잡지로 옮겨졌을 때 세대 간 소통에 도움이 되기 어려울 것임을 주장하며 ‘그들은 원래 알고 있는 거고…. 거기에 다가가야 되는’ 것을 소통으로 의미화한다. 이를 통해 지연이는 가마솥 음식 만들기 콘텐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 내내 팀원들 사이의 논의에 집중하기보다 자신이 의미화한 소통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연이는 팀원들과 논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문제를 중심으로 팀원들의 이야기를 검토하고 되새기며 반추하고 있었던 것이다. 팀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지연이의 시간은 출판의 취지와 콘텐츠 구성으로 논의를 진행하던 팀원들과 달리 자신의 주장에 기반하여 가마솥 음식 만들기 콘텐츠에 대한 성찰을 반복하고 있었다. 지연이의 문제 제기는 논의의 중심을 레퍼런스 선정 기준의 문제로 옮겨 놓았고 기해는 지연이의 의견에 대해 즉답하기보다 레퍼런스를 차용하게 될 때 유의해야 할 지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우회해 간다.
지연이에 이어 기해의 발화가 이루어지는데, 기해 역시 팀원들과 논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지만 논의 중이던 컨텐츠 분석에 대한 의견을 토대로 팀원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가 아닌 미디어가 노인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대화를 이어간다. 이에 대해 팀원들은 기해의 발화에 응답하지 않은 채 논의 주제를 전환해 버린다. 기해의 발화에 대한 팀원들의 반응은 암묵적 거부를 통해 기해가 독점하고 있는 발언의 권위를 해체해 버린다. 이러한 팀 활동의 양상에서 논의의 과정은 주제에 대한 일사불란한 논의를 통해서라기보다 팀원들 각자 자신의 이야기 맥락을 가지면서 암묵적 동의 또는 거부의 방식으로 협력을 조정하고 조율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이러한 가운데 팀원들은 다른 팀원의 이야기와 본인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리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는 자신이 팀의 논의 맥락에서 벗어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팀의 구성원들은 자신이 팀의 논의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팀 활동을 통한 학습의 과정은 하나의 주제 안에 구성원 각자의 맥락을 용해하는 과정이 아닌 구성원들의 다양한 맥락이 팀 활동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주제를 심화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논의가 풍부해지고 있었다.

3.3. 성찰을 구조화하는 실제 경험

수업에서 학습한 다양한 개념을 기반으로 기획한 프로젝트 활동 설계에서 팀원들은 인터뷰 활동을 확정하고 1차와 2차의 2차례 인터뷰를 계획한다. 이에 따라 인터뷰이 선정, 인터뷰 약속, 인터뷰 문항지 작성 등을 실행하고 인터뷰를 진행한다. 하지만 강의실에서 예측하는 학습 상황과 실제 경험하는 학습 상황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표 4>는 2차례의 인터뷰 계획 가운데 1차 인터뷰를 진행한 뒤 그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으로, 학습자들이 자신의 학습경험에 기반한 예측과 그에 기반한 계획을 실행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예측과 실제의 차이, 그리고 이러한 경험에서의 차이에 대한 성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표 4>
실제 경험의 성찰로 확장된 이해
기 해 : 내가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거는 변수가 일단 너무 많다는 거야. 우리가 사실은 다 인터넷에서만 찾아보고 되게 개인적인 만남을 통해서만 좀 알아본 정보만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한 거잖아. 그런데 현실이 너무 다른 거야.
주 현 : 맞아, 나도 우리가 예상했던 거랑 너무 다른데? 라고 생각했어.
지 연 : 애초에 시장을 잘 안 가셔, 지하철도 이용 잘 안 하시고.
소 영 : 우리한테도 편견이 있었던 거야.
지 연 : 맞아. 너무 당연하게 그렇게 생각했잖아.
기 해 : 맞아. 인터뷰하면서 느낀 거는 노인 어르신분들이 되게 많이 향유하는 공간이 아닌데 우리가 그걸 억지로 우리 주제에 맞춰 쓰려고 했던건가? 근데 진짜 우리가 원하는 거는 청년들이 이걸 보면서 진짜 노인분들은 이런 데를 많이 가시는구나 이런 문화를 접하시는구나라는 걸 느끼도록 하는 건데 실제가 아닌 경험으로 주제를 끼워 맞힌다고 해서 그게 뭔가 진정성 있게 전달이 될까? 인터뷰하면서 말이지 약간 이런 고민이 약간 있었거든.
소 영 : 뭔가 부담감이 있었구나… 제작해야 한다는.
주 현 : 그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결과물을 잘 만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기 해 : - 전략 - 난 인터뷰하면서 예상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우리가 어떻게 인터뷰를 더 준비해서 진행하고, 그 자료에서 의미 있는 것을 도출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생각이 달라진 것 같아. 그래서 우리 다음 인터뷰는 시장 카페의 지하철처럼 공간을 한정하지 말고 좀 유연하게 질문을 해보자 였던거였어. 우리가 처음에 애초에 질문하려던 했던 자세가 이런 시장이라는 공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그곳에서 어떤 문화를 향유 하는지였고 카페는 이런 곳에서 젊은이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 공간에 대해 그 선생님의 생각을 묻는 거잖아. 근데 수정된 방향성은 그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공간을 알려주세요니까 뭔가 접근하는 게 좀 다를 것 같거든?
주 현 : 사실 우리가 시장 카페 지하철에 질문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이 이곳을 충분하게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대답이었잖아. 그래서 나는 되려 이게 우리가 정해놓은 범주가 사실 청년과 노인을 연결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정해놨지만, 노인이 충분하게 이용하지 않는다면 이것도 우리만 자주 이용하는 입장일 수 있잖아.
소 영 : 약간 상황적으로 대비해 놓기는 해야 해. 너무너무 뭔가 경험적으로만 하면 그것도 약간 그렇고 뭔가 피상적으로만 얘기하면 좀 그러니까 약간 우리가 생각해놓은 카테고리에서 얘기가 많이 안 나온다면 진짜 그 공간을 많이 물어보고 우리가 생각한 카테고리를 진짜 많이 접하시고 가시는 분이라면 좀 그런 거에 대해서 좀 집중적으로 질문하고 이렇게 해야 될 것 같아.
기 해 : 약간 결과물이 예상 뭔가 예측이 약간 안 되긴 하지만 인터뷰에 맞춰서 진행하면 되니까.
기해는 ‘변수가 일단 너무 많다’라는 점을 지적하며 실제 상황에서 본인들이 계획했던 방식으로는 얻고자 했던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음을 토로한다. 기해는 이러한 어려움이 인터뷰 진행에 앞선 자료 조사 부족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진단한다. 이어지는 팀원들의 발화는 자료 검토가 부족했던 이유에 대한 분석과 성찰로 이어지는데, 노인세대의 행동 패턴에 대해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예측과 실제 상황의 차이를 ‘예상’하지 못했고 자료 조사의 필요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노인세대의 행동 패턴이라는 동일성 안에 포섭된 다종다기한 차이에 주목하지 못함으로써 난관에 봉착하게 된 상황은 통상적인 경험의 범위 안에서 답을 구하고자 했던 목표 설정 과정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목표 설정 과정에서 경험된 문제가 통상적 경험의 범위를 넘어선 사유와 추론을 통해 접근됐다면, 인터뷰 과정에서 경험된 문제는 통상적 경험의 범위 안에 갇힌 동일성의 논리를 넘어선 실제의 차이에 주목해야 할 것이 요구된다. 기해의 발화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구체적이다. 이는 학생들 또한 기해의 비판적 문제 제기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반응이다. 기해의 성찰은 팀원들과 문제를 공유한 발화 시점에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 인터뷰를 실행하던 시점에 이미 던져진 물음이다. 학생들 또한 본인의 경험을 통해 자신들이 계획했던 인터뷰 내용이 적절하지 않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있었기에 본인의 구체적인 성찰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처럼 실제 경험은 학생들에게 성찰을 구조화하는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기해의 두 번째 발화는 인터뷰 설계의 문제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기획안대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성찰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성찰의 근저에는 청년들이 이걸 보면서 ‘진짜 노인분들은 이런 데를 많이 가시는구나 이런 문화를 접하시는구나라는 걸 느끼도록 하는’, ‘진짜 우리가 원하는’ 바대로 프로젝트 활동의 목적을 진정성 있게 구현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다. 소영과 주현은 인터뷰 활동 결과물이 본인들의 의도와 다른 것을 알게 됨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계획대로 진행한 것은 결과물 제작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을 성찰한다. 학생들은 진정성이 담긴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는 내적 동기와 제작에 대한 부담이라는 외적 동기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즉답을 결정하기보다 자신들이 봉착한 문제 자체에 대해 성찰하고 있다. 이는 답이 없는 상황에서 문제에 대한 물음을 통해 상식과 통념으로 인해 놓치고 있던 의미에 눈을 돌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해의 세 번째 발화는 이러한 성찰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경험의 범위에서는 예측할 수 없었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실행 방향의 재구조화를 통한 문제의 해소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주현은 실제 인터뷰 과정에서 ‘청년과 노인을 연결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설정한 자신들의 인터뷰 질문이 노인들은 사용하지도 않는 공간에 관한 생각을 묻는 것이었음을 확인했다. 이에 기반하여 학생들은 자신들이 설정한 공간으로 한정하지 말고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공간을 알려주세요’로 인터뷰 질문을 바꾼다. 이에 대해 소영은 인터뷰 질문의 방향성 수정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인터뷰 상황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준비 또한 필요함을 환기시킨다.
소영의 마지막 발화는 실제 맥락의 인터뷰 경험이 어떻게 학습의 과정으로 경험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소영은 ‘너무너무 뭔가 경험적으로만 하면 그것도 약간 그렇고 뭔가 피상적으로만 얘기하면 좀 그러니까’라며 실제 현장의 대비를 위해서는 둘 다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자료를 통해서만 인터뷰 과정을 준비할 경우 미리 준비한 질문지에만 의존함으로써 현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인터뷰이로부터 실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학생들은 실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전 준비 없이 경험에만 의존한다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상황에 적절한 질문을 구성하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즉, 현장에서 ‘피상적으로만 얘기’하게 되기 쉬운 이론과 ‘경험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실제의 통합을 통해 부족한 경험치를 보완하고 현장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이론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감각은 그것을 실제 활용해 보는 가운데 개발될 수 있는 것이다.
소영은 ‘약간 우리가 생각해놓은 카테고리에서 얘기가 많이 안 나온다면 진짜 그 공간을 많이 물어보고 우리가 생각한 카테고리를 진짜 많이 접하시고 가시는 분이라면 좀 그런 거에 대해서 좀 집중적으로 질문하고’라며 본인의 인터뷰 경험에 기반하여 실전에서의 질문 요령을 제시한다. 예컨대, 미리 준비해간 질문에서 의미 있는 답변을 듣기 어려울 경우 수정된 방향성에 따라 인터뷰이에게 익숙한 공간에 대해 질문하지만, 인터뷰이가 준비한 질문과 관련한 경험이 충분하다면 그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함으로써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소영의 발화는 앞서 기해와 팀원들이 공감했던 실제 상황에서의 변수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나름의 해답을 담고 있다. 인터뷰 과정에서 학생들이 예상치 못했던 변수는 인터뷰 대상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었다. 또한 사전 조사가 충분치 않았던 것은 인터뷰이에 대한 접근을 통상적 경험 범위로 국한함으로써 이론 학습 경험을 실제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의 해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결하느냐 이전에 누구의 문제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팀이 겪은 문제상황은 팀원들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을 인식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누구의 문제인가로 접근할 때 일의 구체성과 앞으로의 진행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즉, 문제 해결을 위해서 현재 이 팀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외부자의 시선에서 요구되는 것을 행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이것과 현재 이들의 차이 수준을 조정해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기해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니 실제로 행해야 할 지점이 다르게 보였다고 말한다. ‘한정하지 말고, 유연하게’, ‘예측이 안 되긴 하지만 인터뷰에 맞춰서 진행하면 되는 것’,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단계가 좀 그 범주를 구체화하기 위한 단계가 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라는 말에서 자신들이 최종으로 도달해야 할 지점과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견주어가고 있음이 드러난다.

3.4. 학습의 도구이자 코칭으로서의 피드백

3.3.의 논의 이후 학생들은 수정된 방향성을 반영한 2차 인터뷰를 실행했다. 2차 인터뷰 결과에 대한 논의를 통해 ‘할머니 나중에 뭐하고 싶어요?’라는 메인 주제를 확정하였고, 이후 활동의 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표 5>는 교수자가 이 회의에 참여하여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관해 확인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기해의 첫 번째 발화와 두 번째 발화는 첫 번째 인터뷰 이후 교수자의 피드백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이 어떻게 실천 행위로 유도되어 나갔는지 확인할 수 있다.
<표 5>
상호작용으로서의 피드백과 재구조화된 프로젝트 활동
교수자: 지난번 회의 이후 진행된 사항에 대해서 여쭐께요. 회의내용은 회의록 통해서 확인했고, 인터뷰 진행 후 변동 사항있는지 궁금하네요.
기 해 : 네, 저희가 첫 번째 생각했던 큰 주제가 노인과 청년이 함께 향유하는 공간에 대해 이런거였잖아요. 그 두 번째 인터뷰와 선생님한테 질문을 했을 때도 시장이랑 카페에 방문한다 했을 때 크게 유의미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게 많이 없었고 그 외적으로 친목회에서 어떻게 인간관계를 쌓으시는지 그리고 뭐 이런 거, 어떻게 말을 걸고 어떻게 평소에 어떻게 지내시고 이런 점에 대해서 더 끌어낼 수 있는 게 많다고 이번에 인터뷰 한 번 더 하면서 재차 확인했습니다. 지난번에 교수님과 회의 진행하면서 왜 인터뷰가 필요하고,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해 해주신 말씀 듣고, 놓쳤던 부분들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 피드백 이후, 팀회의 했을 때 공통 주제를 좀 바꿔보면 어떨까 이렇게 생각을 했고 중간에 메일 통해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가 얘기하고 싶은 게 어르신분들한테 묻는 게 그들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이런 게 좀 저희의 공통 의견으로 모여졌어요.
교수자: 진행상황 공유해주셔서 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 해 : 지금은 메인 주제를 ‘할머니 나중에 뭐하고 싶어요?’ 이런 걸로 잡고 그들의 현재 미래와 현재 인생과 미래에 대해서 좀 물어보자 이런 거를 공통 주제로 지금 확정을 한 상태입니다. 지금은 진행 과정에 대한 발표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나 회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의도랑 다르게 상황이 흘러가서 너무 당황했었는데 처음 설정한 목표에 맞추려고만 했는데 그 목표도 저희가 설정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셔서 상황에 맞게 재구성, 조정해가면서 진행해가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어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도 이미 너무 익숙해져서 갖혀 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이 있더라구요. 그래도 팀원들과 같이 논의하면서 해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기해는 첫 번째 발화에서 1차 인터뷰 이후 인터뷰의 필요성과 진행상의 유의점에 대한 피드백이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기해가 2차 인터뷰를 통해 ‘재차 확인’할 수 있었던 ‘놓쳤던’ 부분들은 ‘어떻게 인간관계를 쌓으시는지…. 어떻게 말을 걸고 어떻게 평소에 어떻게 지내시고 이런 점’이었다. 현장의 언어로 표현된 세세하고 구체적인 인터뷰 질문이 교수자의 직접적인 피드백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학생들이 새롭게 구성한 질문은 교수자의 피드백 내용을 직접 반영했다기보다 피드백에 대한 자신들의 이해를 실제 현장 상황에 적절하도록 재구성하여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교수자가 직접적인 교수활동에 전념했다기보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필요한 내용을 파악하고 지원해주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수업 과정에 비추어 1차 인터뷰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인터뷰와 관련하여 일정한 학습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학생들은 1차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준비에 많은 문제점이 있었음을 발견하고 방향성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3.3.에서 논하였던 것처럼 당시 학생들이 1차로 확정했던 프로젝트 주제는 ‘노인과 청년이 함께 향유 하는 공간’에 대한 것이었으며, 두 차례의 인터뷰 계획과 실행은 이 주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학생들은 1차 인터뷰를 통해 프로젝트 주제의 뼈대를 이루는 공간 설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교수자와 진행한 회의에서 학생들은 인터뷰가 사전에 계획한 프로젝트 목적과 절차에 따라 자신들의 의도대로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자 많이 당황했음을 보고했다. 수업 외로 진행한 회의 비디오 자료를 통해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범주 안에서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답변이 나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예상 밖의 답변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던 인터뷰는 시작부터 팀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학생들은 애초에 한정된 리서치를 통해 노인들이 자주 가는 일상적 공간으로 지하철, 시장, 산행길을 예상했고, 두 세대가 공통으로 자주 들르는 장소로서는 역, 카페, 공원을 추측했다. 또한 리서치를 통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질문의 주제가 회상, 과거, 추억, 자녀라는 키워드로 ‘과거’를 떠올리는 질문이 주가 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 인터뷰에서는 ‘현재’에 집중하여 주체적인 개인의 삶에 주목하고자 했었다.
1차 인터뷰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노인세대에 대해 잘 몰랐음을 자책하며 대상 선정에 대한 후회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 진행을 완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며칠 뒤에 있을 2차 인터뷰 진행의 방향성 등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수자와의 회의에서 학생들은 1차 인터뷰 진행에서 겪은 일, 미흡한 준비에 대한 후회, 앞으로 진행 방향성에 대한 좌절을 토로하였다. 이에 교수자는 학생들의 인터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 준비과정 중에 무엇을 놓쳤는지를 이야기해주었다. 2차 인터뷰에서는 피상적인 질문으로는 단답형 응답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밝힐 수 있도록 개방형 질문으로 바꿀 것을 피드백했다. 상호작용 과정에서의 역동성과 상황성에 대해 인식하고 의견이 제시된 맥락에 주목하면서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연속된 질문들로 인터뷰를 심화시키는 것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또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목적과 목표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팀원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인터뷰 결과가 프로젝트 진행에 미치게 될 영향에 관해 걱정하고 있었다. 교수자는 팀원이 지향한 바가 ‘매거진’ 형태의 결과물 공유인지 편견이나 혐오, 혹은 세대 간의 갈등, 미디어에서 수단으로서 소비되는 노인의 이미지가 아닌 노인세대의 일상적 삶에 주목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은 것인지 재차 확인했다. 방향성이 달라질 것 같다며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걱정하던 팀원들에게 인터뷰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해서 프로젝트의 진행 취지가 달라지는 것인지를 물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팀원들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여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계획하고 남은 기간에 무엇을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교수자에게 받은 피드백을 통해 수업에서 배운 지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자신들의 문제를 규정하고 ‘처음 설정한 목표에 맞추려고만’ 한 것을 반성하였다. 이를 통해 인터뷰 질문을 바꿀 수 있었으며 상황에 맞는 주제를 다시 확정할 수 있었다. 교수자는 실제 맥락에서 팀원들이 지향하는 바, 목표, 이들의 역량, 처한 상황에 기반하여 피드백을 한다. 의도있는 질문을 통해 목표를 수정하여 팀원들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피드백은 팀원들에게 당장 할 일에 대한 우선순위를 재구성하게 하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게 해준다. 이처럼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한 상태에서 진행된 피드백은 학습자에게 지식을 넘어 실천의 도구로 전환될 수 있는 확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기해의 두 번째 발화는 인터뷰와 관련한 내용과는 좀 더 다른 의미에서 이루어진 교수자의 피드백과 학생들의 변화된 실천 내용을 보여주고 있으며 기해의 첫 번째 발화와 두 번째 발화는 프로젝트 주제가 바뀌었음을 알려준다. 기해는 교수자의 피드백을 통해 이런 선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프레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도 이미 너무 익숙해져서 갇혀 있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의미 부여가 가능해진 것은 학생들이 그 상황 바깥의 관점에서 그 상황을 조망할 수 있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즉, 익숙함 속에 갇혀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통해 문제를 규정하고 새로운 물음을 담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되었음을 의미한다. 동일한 학습자가 동일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학생들이 규정한 문제의 성격이 새롭게 전환됨으로써 심화된 프로젝트는 전환되기 이전과 같은 것으로 치환할 수 없을 것이다.
기해는 교수자의 피드백을 통해 학생들을 당황하게 했던 목표 또한 학습자 스스로 설정한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목표는 변화와 조정이 허용되지 않는 금과옥조나 고정불변의 명제와 같은 것이 아니라 일의 진행 과정에서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되었고, 실제로 학생들은 본인들의 인터뷰 활동 결과를 반영하여 목표를 조정한다. 교수자의 피드백은 학생들이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 틀에서 벗어나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지렛대로 기능하기도 한다.

4. 논의 및 결론

프로젝트 학습은 학습자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협력을 통해 실생활에서 접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탐구 과정이다. 이러한 탐구 과정을 통해 학습하는 방법, 즉 학습자 자신의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의 계발 경험과 기회를 지원하는 학습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 학습은 가르칠 수 있기보다 배울 수 있는 것(OECD, 2005: 3)에 좀 더 가까울 뿐만 아니라 지식과 기능이 해결해야 할 과제와 마주할 때만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역량의 성격(Krogh and Roos, 1996: 33)을 잘 반영하고 있다. 본 연구는 대학에서 진행된 팀 프로젝트 수업 과정에서 드러난 특징적 양상들을 살펴 향후 대학 교육의 역량 중심 교수학습에 대한 시사점을 찾고자 했다. 이에 따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프로젝트 활동의 참여 과정이 어떻게 배움을 유도하는 학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 보다 면밀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학습 설계에서 교수자가 기대하는 학습 과정을 학습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으려면 학습자의 경험 방식에 대한 이해가 핵심적인 사안이다. 프로젝트 활동의 목적을 규정하기 위한 학생들의 논의 과정은 배운 지식의 적용 또는 활용이라기보다 팀원들과 상호작용에 참여함으로써 의견을 조정하고 물음을 생성하는 과정으로 경험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호작용 과정은 학습자들의 개별적인 경험의 범위 안에 갇혀 있는 통념에서 벗어나 감춰져 있던 의미에 주목하게 하였다. 이를 통해 드러난 의미로서 목표 설정 활동은 통상의 경험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안목의 확장으로서 배움의 과정으로 재구조화될 수 있었다.
둘째, 협력 활동의 내재적 조건으로서 차이가 작동하는 방식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협력 활동은 참여자들 사이의 적극적 의사소통, 의견일치를 위한 협력적 상호작용,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동의에 기반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프로젝트 결과물의 주제와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학생들의 협력 과정은 일반적 기대와 달리 학생들마다의 개별적 차이가 동일성으로 치환되는 과정으로 보기 어려웠다. 학생들은 논의 과정에서 만난 맥락적 자원들을 자신의 관심사를 발전시켜 나가는 비계로 활용하고 있었다. 또한 서로의 관점에 대한 동의 또는 거부의 표현이 암묵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논의를 무리 없이 이어가고 있었다. 이는 적극적인 동의의 표현만이 협력의 동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었다.
셋째, 프로젝트 활동의 설계에서 실제 경험이 갖는 의미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실제 경험을 통해 본인들의 인터뷰 설계가 적절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설계가 자신들의 통상적 경험의 범위 안에 갇혀 대상이 갖는 구체성을 간과한 데서 기인한 것이라는 점을 성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찰은 자신들이 진행해 온 활동을 혁신하는 동기로 작동하며 방향 수정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었다. 외부 환경으로서의 실제 경험이 성찰의 동기를 제공해주었다면, 이에 따라 촉발된 내적 성찰을 통해 활동의 동기와 에너지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넷째, 프로젝트 활동 과정에서 교수자의 피드백이 갖는 의미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 프로젝트 활동의 과정에서 실행된 교수자의 피드백은 일반적 지식과 달리 실제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 해결을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도구이자 지렛대로 기능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교수자의 피드백을 통해 자신들의 학습 과정과 실제 경험의 괴리에서 오는 예측의 난점들을 해결하고 목적을 재구성하는 관점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은 학생들이 교수자의 설명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이라기보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과정이었다. 어떤 문제도 이론의 일방적인 적용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이러한 지식의 활용 과정은 실천의 변화를 유도하는 직접적인 도구로 작용하며 이론과 실제가 통합된 실천적 사고로 경험되고 있었다.
프로젝트 활동의 목적은 활동 과정 전반에 걸쳐 조정되고 재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활동을 시작하며 활동 목적을 개념적 준거로 활용하여 활동 방향을 구체화했다. 활동 방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은 활동 목적에 대한 이해와 구성의 과정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활동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특이점은 활동 경험이 늘어나면서 활동 목표에 대한 조정과 재구성 또한 이뤄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활동 초반에 정해진 활동 목적은 이후 활동 내용이자 방향으로 기능하며 활동의 과정에서 변경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활동 목적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 활동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활동 과정에서는 활동이 수행된 결과 프로젝트 활동의 목적에 대한 이해가 보다 깊어지고 그에 따라 변화된 이해를 반영한 새로운 목표가 요구되기도 했다.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 활동이 실험실이 아닌 실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한, 활동 목적을 아무리 정교하게 구체화한다 해도 활동 과정이 충실하게 진행된다면 결과가 예측값을 벗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따라서 활동 과정에서 확인된 결과를 목표에 꿰맞추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설정된 목표에 대한 조정이 보다 유연하게 허용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량의 학습이 요구하는 바로서 복잡성과 예측불가능성으로 특징지어지는 실제 문제와 해결 과정의 특성을 시뮬레이션해보는 훈련의 과정이기도 하다.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교수 방안으로 제안되고 있는 프로젝트 활동의 가능성을 확장적으로 검토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프로젝트 활동 참여 경험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맥락적 행위 분석은 실제 학습 과정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제고하지만, 실제 연구실행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본고에서는 교수-학습 설계에 있어서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으려면 이러한 접근이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프로젝트 활동과 학습자의 배움의 조건, 효과등을 별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각 요소의 총체인 프로젝트 학습 상황에 보다 주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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