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022년 1월 10일 교양교육을 대표하는 AAC&U(Asso- ciation of American Colleges and Universities)는 미국 대학 뿐만 아니라 전세계 고등교육기관이 협회 회원이 되어 교양교육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점을 인정하며, 교양교육의 글로벌한 지속적 성장을 위해 협회명을 AAC&U(American Association of Colleges and Universities, 이하 AAC&U는 변경된 명칭을 의미함)로 변경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더욱이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수립하기 위해 교양교육의 개념과 범위, 향후 방향성, 이를 위한 협회의 미션과 비전 등을 새로 수립하여 함께 발표했다(
AAC&U 홈페이지, 2022. 04.16).
새롭게 단장한 AAC&U는 교양교육을 ‘근로자로서, 시민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 교과간, 학문간, 학교와 현장을 넘나드는 통합교육을 학부교육에 적용한 것
1)’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 AAC&U는 협회 미션
2)을 ‘교양교육의 형평성(equity), 혁신성(innovation), 우수성(excellence)을 높여 고등교육의 민주적 목적을 발전시키는 것’으로 정했으며, 비전
3)은 ‘한 학생이 어디에서 공부하는지, 무엇을 전공하는지, 진로목표가 무엇인지와 관계없이, 형평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미래 불확실한 사회에서 성공하고, 민주주의와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직면하게 될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는 것으로 정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AAC&U가 교양교육의 방향성을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및 포용성(inclusion)으로 선정한 것은 미래사회의 변화를 준비하는 다른 학문 분야의 관점과도 결을 같이 한다.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변화와 코로나 팬데믹으로 생활방식과 사회구조가 변하고, 경제⋅사회적 격차의 심화, 난민문제, 빈곤문제 등이 가속화되면서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주요 역량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는 사회적 측면에서만 제기되는 주제는 아니다. 산업과 기업 분야의 메이저 학회 중 하나인 산업조직심리학학회(SIOP, the Society for Industrial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는 2021년 향후 노동시장과 기업에 영향을 미칠 중요 키워드 Top 10 중 4위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및 친밀감(DEI&B, Diversity, Equity, Inclusion & Belongingness)’을 선정했다(SIPO 홈페이지, 2021.1.20.). 이는 미래사회의 변화방향성이자 기업이 갖추어야 할 가치이기 때문에 향후 함께할 인재들에게 요구되는 역량과도 연계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의 역할과 방향에도 시사점을 제시한다. 개인의 성공을 목표로 한 사회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강조하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역량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기르는 전공교육 중심의 대학교육은 변화를 준비해야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인종, 문화, 종교, 개인적 특성의 차이를 인정하고, 나와 내가 속한 집단만이 아니라 함께 하고자 하는 가치와 관점은 전공교육에서 다루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교양교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대학 교양교육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교양교육은 2006년 11월 대학 교양교육의 진흥과 유기적 협력을 위한 한국교양교육학회가 창립되고(
백승수, 2017), 2011년 한국교양교육센터(현, 한국교양기초교육원)가 설립되면서 교양교육 연구개발, 교양교육 컨설팅, 교원역량 강화, 우수모델 확산 등을 통해 활성화되었다. 또한, 교양교육 운영의 학교간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6년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 모델(이하, 표준모델)’을 마련하면서 교양교육 운영의 질적 성장도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바라보는 교양교육의 관점은 표준모델에 제시된 교양교육의 정체성 및 목표를 살펴보면 이해가 용이하다. 표준모델은 교양기초교육을 ‘대학교육 전반에 요구되는 기본적 지식 및 자율적 학구능력의 함양을 포함하여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 학업 분야의 다양한 전문성을 넘어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보편적 교육’으로 정의했다. 특히 ‘글로벌 정보사회라는 새로운 시대상을 맞아 비판적⋅창의적 사고와 원활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공동체의 문화적 삶을 자율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 교육’으로 보고 교양기초교육에서 다루어야 할 학문분야, 교육내용 등을 함께 제시했다. 또한, 최근에는 핵심역량과 연계해 역량기반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교육목표 설정, 교육체계 수립, 성과관리 등 교육과정 운영적 측면도 함께 활성화되고 있다. 이처럼 교양교육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과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교양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고하기 위해 지금까지 교양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 현황 및 성과를 짚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교양교육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선행연구는 여러 편 있었다. 『교양교육연구』가 창간된 2007년 1권 1호부터 해당 연구가 진행되었던 2016년 10권 4호까지의 연구물을 체계적 문헌고찰을 활용해 분석한
백승수(2017) 연구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교양교육 연구물이 누적되면서 네트워크 분석법을 활용한 연구동향 분석 연구도 다수 진행되었다(
박애스더, 김정민, 2021;
임수민, 윤회정, 방담이, 2020; 손복은, 전대일, 2020;
고지민, 박한샘, 2020). 위 연구들은 개념 클라우드 분석법과 언어 네트워크 분석법을 통해 교양교육에서의 연구주제 동향을 파악하였으며, 주제 간의 관계를 도출하였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분석 연구물의 대상을 교양교육 관련 학회지 연구물에 한정하거나, 연구제목 또는 초록의 키워드를 데이터로 활용한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연구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는 있었으나 연구자가 면밀하게 연구결과를 종합하기에는 방법적인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행연구의 한계를 보완하여 단위 교양수업까지 다룬 연구물로 분석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연구목적에 부합한 연구 분석틀을 활용하여 우리나라 교양교육의 연구성과를 고찰하고, 교양교육 발전을 위한 향후 후속 연구과제를 도출하고자 한다.
4.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교양교육 연구성과를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향후 교양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후속되어야 할 연구과제를 도출할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결론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양교육연구는 최근 10년간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였다. 교양교육연구의 양적성장은 교양교육연구의 중심인 한국교양교육학회의 <교양교육연구>에서 발표된 806편의 논문과 2015년 6월에 창간된 중앙대학교 다빈치미래교양연구소의 <교양학연구>에서 발표된 98편의 논문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한, 교양교육의 사고영역, 의사소통영역과 관련 있는 <사고와 표현>, <리터러시 연구>에서도 69편, 84편, 교양교육의 인문학, 사회과학 영역과 관련 있는 <문화와 융합>, <인문사회 21>에서도 97편, 72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소양교육의 신체적 체험과 관련 있는 <한국체육과학회지>에서도 129편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더욱이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에서도 10년간 136편의 논문이 발표되는 등 다양한 학문분야를 주제로 한 학회지에서 교양교육 연구가 활발하게 수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둘째, 교양교육의 연구주제를 살펴보면 내용방법 63.3%, 지원운영 25.5%, 이념체계 11.2%로 내용방법을 주제로 한 연구가 가장 많이 수행되었다. 주제별 비율은 학회지마다 다루는 주제가 상이하기 때문에 다소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교양교육연구>의 경우, 연구주제의 비중이 전체 평균과 유사한 내용방법 61.8%, 지원운영 21.8%, 이념체계 16.4%로 나타난 반면, <교양학 연구>(81.1%), <리터러시 연구>(91.4%), <사고와 표현>(80.8%) 학회지는 내용방법을 주제로 한 연구 비중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한국체육과학회지>(48.6%)와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33.9%)는 지원운영의 비중이 높았으며, <문화와 융합>(14.6%)은 이념체계의 비중이 높은 차이가 나타났다. 학회지마다 연구주제가 상이한 결과는 본 연구에 활용된 학회지가 교양교육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학회지가 아니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기초교육, 교양교육, 소양교육 등 일부 세부 영역과 관련이 있는 학회에서는 교양교육 전체를 주제로 한 연구물이 게재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학회지를 모두 포함하여 분석한 주제별 비중과 <교양교육연구>의 비중이 유사한 것은 교양교육연구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연구되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결과는 선행연구인
백승수(2017)의 연구결과와 다소 달랐다. 백승수(2017) 연구에서는 주제별 비중이 이념과체계(17.3%), 내용과방법(67.1%), 지원운영(15.6%)로 나타나, 교수학습, 질관리, 제도행정을 주제로 한 지원운영 주제의 연구비중이 본 연구에서 나타난 25.5%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의 차이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두 연구의 가장 큰 차이라도 볼 수 있는 분석대상 논문의 범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백승수(2017) 연구가 <교양교육연구>에 한정한 것에 비해 본 연구는 교양교육을 주제로 한 다수의 학회지를 함께 분석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체육과학회지>의 경우 지원운영 주제로의 연구비중은는 49.2%로 매우 높았으며,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도 35.8%, <인문사회21>도 34.4%로 본 연구결과의 평균인 28.4%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또다른 이유는 연구주제의 시기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원운영을 주제로 한 연구는 2017년 기점으로 확대되었는데, 2017년 이전에는 연간 30~40편의 연구물이 게재되는 수준이었으나, 2018년엔 60편, 2019년 69편, 2020년 90편, 2021년 112편까지 급격하게 확대되었다. 분석틀을 기준으로 지원운영의 세부 연구주제를 살펴보면, 교수법과 학생들의 요구분석, 역량평가를 주제로 한 연구가 급격하게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수법 중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온라인 수업과 역량기반교육을 위한 플립러닝, 문제기반학습, 팀기반학습, 액션러닝 등의 연구가 특히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고지민, 박한샘(2020) 연구에서 기간별 교양교육 핵심키워드 중심성을 분석한 결과와 결을 같이 한다. 이 연구는 2015년 ‘역량’ 키워드가 등장한 이후 매년 Top 10 순위권에 올랐으며, 2019년 이후에는 교육과정, 글쓰기에 이어 3위로 도출될만큼 교양교육의 주요 키워드로 연구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평가, 설문조사가 4위, 5위로 언급되어 역량 기반 교양교육과정의 운영 및 교육평가의 연구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주었다.
셋째, 연구주제를 세분화해보면 내용방법 중 기초교육 주제의 연구가 612편(54.2%)으로 가장 많이 연구되었으며, 총 612편의 기초교육 연구 중 의사소통교육 연구가 546편(89.2%)으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의사소통교육 연구 중에서는 글쓰기 연구가 314편(51.3%), 교양영어/대학영어 연구가 84편(13.7%), 스피치와 토론이 73편(11.9%)으로 전체 기초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물 612편 중 77.0%를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글쓰기 연구의 높은 비중은 교양교육연구의 주요 키워드로 네트워크 분석을 진행한 선행연구(
박애스더, 김정민, 2021;
임수민, 윤회정, 방담이, 2020;
고지민, 박한샘, 2020)의 결과와 일치했다. 선행연구에서도 교양교육연구의 키워드 중 ‘글쓰기’는 교양교육에 이어 2순위가 될만큼 높은 빈도로 나타났고(
박에스더, 김정민, 2021),
고지민, 박한샘(2020) 연구에서는 주제어 출현빈도 중 ‘글쓰기’가 전체의 41%를 차지할만큼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글쓰기 영역을 다룬 <리터러시 연구>, <사고와 표현> 학회지가 본 연구의 분석대상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교양교육에서 글쓰기 교육의 비중이 그만큼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표준모델에서 글쓰기 교육은 기초교육의 의사소통교육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대학영어, 제2외국어와 같이 의사소통의 도구로만 보기에는 해석의 여지가 많다. 교양교육에서 글쓰기는 비판적 사고, 논리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도구이자,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배운 지식을 종합적으로 사고하여 이를 표현해내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등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초역량인 사고역량 함양에 중요한 매체인 글쓰기 교육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선행연구에서 강조한 글쓰기의 중요성과도 맥을 같이 한다.
고지민, 박한샘(2020)은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글쓰기를 통해 독서, 의사소통능력, 표현, 말하기, 피드백 같은 주제가 활성화되는 경향을 확인하였으며, 글쓰기가 기타 다른 능력에 중재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넷째, 교양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 중 내용방법에서 교양교육은 209편(18.5%)으로 기초교육 대비 연구비중이 낮았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표준모델은 교양기초교육의 정체성을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이라 보았다. 교양교육이 실용학문보다 인문학을 기반으로 인간본성에 대한 성찰을 탐구하고(
김현주, 2011),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의 이념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교양교육의 정체성에 중심이 되는 교양교육 영역과 소양교육의 연구가 기초교육에 비해 연구비중이 낮은 것은 교양교육 정체성과 목표를 상기해볼 때 다시금 생각해볼 문제다. 일부 선행연구(
고지민, 박한샘, 2020)에서는 문학과 인문학, 독서, 토론에 대한 주제 빈도가 높게 나타나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에 맞닿은 교양교육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더욱이 2000년 대 인문학을 중심으로 한 인성교육에서 세계화, 글로벌, 기술을 키워드로 한 연구로 중심이 이동되었다가, 2013년 이후 다시 문화, 인문학, 토론, 소양, 비판적 사고 등을 주제로 한 연구가 확대되면서 자유교육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본 연구도 있었다(
고지민, 박한샘, 2020). 하지만 본 연구결과를 볼 때, 교양교육 영역을 주제로 한 연구비중이 18.5%에 그치는 것은 교양교육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해나가는데에는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다섯째, 소양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는 신체적 체험이 149편(48.4%)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성 86편(27.9%), 진로 21편(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표준모델은 소양교육을 ‘학문 탐구의 궁극적인 목적이 되기도 하고 그 전제가 되기도 하는, 포괄적 의미에서의 인성 함양 교육’이라고 보았다. 또한 ‘지성인이 되기 위해 대학생들이 지녀야 할 소양에는 미적 감수성으로 나타나는 정서적 자질, 공동체적 삶을 가능케 하는 인애, 정의, 배려, 정직 등의 도덕성이 핵심적’이라고 소양교육의 범위를 설명했다.
김은미, 최현철(2019)도 인성교육은 개인의 인격 도야를 넘어 타인의 행복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행복을 고려하는 인간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인간다운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느냐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삶의 방식을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 설명을 본다면, 소양교육은 성인이 된 대학생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고, 사회구성원이자 직업인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을 익혀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인간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이는 전공영역에서 다룰 수 없는 교양교육 고유의 영역이다. 하지만 소양교육의 정의와 목표가 불명확하여 세부 영역을 구분하기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대학에서의 인성교육도 그 실체가 모호하며, 삶을 살아가는 방향을 수립하고 주체성을 통해 진로를 설계하는 진로교육 또한 인성교육과 마찬가지로 대학교양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이 다소 느슨한 것이 현실이다. 앞서 서론에서도 언급하였듯이 AAC&U는 2022년 협회명을 변경하면서 ‘어디에서 공부하는지, 무엇을 전공하는지, 진로목표가 무엇인지에 관계없이 형평성(equity)와 포용성(inclusion)에 기반을 둘 것이다’라고 미션을 수립하면서 향후 교양교육의 방향성을 재확인하였다. 변화하는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 교양교육도 교양교육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할 시기는 아닌지, 우리나라에서 보는 교양교육은 다양성과 형평성, 포용성과 친밀감과 같은 사회연대적인 공동체 의식함양을 목표로 한 교육인지, 학생들이 위의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지 다함께 논의해보아야 할 것이다.
여섯째, 지원운영을 주제로 한 연구는 질관리가 358편(67.8%)으로 가장 많았으며, 교수학습분야 143편(27.1%), 제도 및 행정 27편(5.1%)으로 질관리 연구비중이 가장 높았다. 질관리 연구 비중이 높은 것은 교육학적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을 중심으로 역량기반 교육과정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평가 모델 개발, 평가도구 개발 등 수업성과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선행연구 결과와도 같았다(
임수민, 윤회정, 방담이, 2020; 손복은, 전대일, 2020). 하지만 전체 연구물이 중복 포함 1,859개인 것을 감안하면, 질관리연구는 19.3%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교육(education, 敎育)이란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며 수단’(한국민족문화대백과 홈페이지, 2022.2.28.)으로 정의되며, 인간의 잠재력, 능력을 ‘이끌어내다’, ‘육성하다’ 는 개념이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하면, 교육활동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적인 소질, 가능성을 사회의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사회의 바람직한 방향이란 교육자가 정한 교육의 목표이며, 교육활동은 교육목표가 정한 방향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 부연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의 마지막 과정으로 학습결과가 교수자가 정한 교육목표에 도달했는지 평가하는 행위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되는 것이다. 교양교육이 인문학적 지식을 일반 교양지식으로 알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교육학 분야에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에 제시된 교양기초교육의 목적, 교양교육의 목표에 부합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평가연구가 수반되어야한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 미래사회 중요한 능력이자 가치가 교양교육에서 다루어지려면 교양교육의 목표는 지식을 많이 알고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의적인 영역까지 변화되는 것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논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향후 교양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연구과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양교육연구가 분야학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한국교양교육학회를 중심으로 개별 대학 내 교양교육연구소, 유관 학문 분야의 타학회와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은 연합학술대회, 학회지 간의 교류 등으로 추진될 수 있다. 또한, 교양교육과 큰 교집합을 가지고 있는 한국리터러시학회, 한국사고와표현학회, 한국체육과학학회지, 문화와 융합, 인문사회 21,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등과의 교류도 추진되어야 한다. 더욱이 소양영역의 신체적 체험을 위한 교양체육 수업성과가 연구되고 있는 한국체육과학회지,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으나 대학 교양교육의 주요 부분인 인성, 진로교육과 연계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인성교육연구원, 한국진로교육학회, 한국직업교육학회 등과의 교류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 고유영역을 고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다른 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교양교육 본연의 범위를 확장하고 전문성을 갖춘 교수자를 양성하여 대학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양교육이 교육학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교육의 3요소인 교육내용, 학생, 교사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구현되어야 한다. 본 연구를 종합해보면 교양교육연구는 위 3요소 중 교육내용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최근 학생들의 요구분석, 성과분석 등을 주제로 한 학생 요소의 연구가 일부 진행되고 있으나, 교양교육을 가르치는 교사에 대한 연구는 극히 부족했다. 이는 교양교육 전공의 부재로 전공자가 없는 제도적 한계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양교육이 교육학으로, 하나의 분야학문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교양교육 교수자들의 전문성 연구가 후속연구로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교양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동향 연구가 지속적으로, 다면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교양교육을 주제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교양교육연구를 다양한 관점으로 분석해보고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되었다. 이처럼 교양교육의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 종단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교육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상황요소, 투입요소, 과정요소, 산출요소를 기준으로 교양교육의 교육효과성을 검토할 필요도 있으며, 여러가지 교수설계모형을 활용하여 교양교육과정의 교육학적 평가가 이루어지는 연구도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