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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1); 2021 > Article
글로벌 역량 제고를 위한 글로벌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 운영의 효과 연구

초록

본 논문에서는 서울 H대학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초/중/고급 수준별로 진행한 글로벌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이 학생들의 글로벌역량에 대한 인식 및 영어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자료수집을 위하여 두 연구자는 PISA 2018가 제시한 글로벌역량에 대한 자기보고식 설문지를 바탕으로 본교 학생들의 영어 수준 및 교재 내용에 부합하는 관련 문항을 개발하고, 학생들의 어휘 습득 및 독해와 영작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문항을 개발하여 사전-사후 설문지를 실시하였다. 추가적으로 사후 설문지에 학생이 제출한 의견을 바탕으로 선정된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별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자료분석을 위하여 사전/사후 설문지에 응답한 학생들의 의견을 대응표본 t-test를 활용하여 글로벌 역량인식에 대한 차이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비록 글로벌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의 경험이 학생들의 글로벌역량 수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오지는 않았으나, 영어 수준과 무관하게 실험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이 글로벌역량-교양영어 수업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개방형 설문을 통해 학생들은 글로벌 이슈와 문화 관련한 수업에서 자신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좀더 구체적이고 새롭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를 원했으며, 다른 한편, 언어 학습법과 목표에 대한 전통적인 기대를 표현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글로벌 역량교육-교양영어 융합수업이 새로운 대학교양영어프로그램으로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에 부합하는 글로벌 이슈와 문화를 융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커리큘럼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d the effects of the Global Competence-English Communication Convergence Class on both the perceived global competence of undergraduate students, along with their second language learning. Using a dependent-samples t-test, comparisons of the students’ responses to the pre-/post questionnaires were made and individual interviews were conducted. Although the results revealed no statistically significant differences in their perceived global-competence levels, most of the students demonstrated a positive attitude toward the convergent program, expressing their needs for the understanding of diverse and topical cultural and global issues, which are related to their everyday lives. On the other hand, there were some cases wherein expectations for traditional English classes for subskills were expressed simultaneously. Such mixed needs shows that the urgent efforts to develop convergent curriculums with a dual focus are required. That is, global competence and English-learning communication programs. These findings confirm that the key to successful global competence-English communication convergence programs lies in their design based on the students’ interests and needs.

Key Words

global competence; college English programs; convergence of global competence and English communicative skills; linguistic competence; t-test; EFL classes

1. 글로벌 역량의 대두와 그 배경

글로벌 역량(global competence)은 현재 한국의 대학교육 담당자들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이다. 글로벌 역량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교육계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2년 반기문 유엔(United Nations) 사무총장이 발표한 범세계적인 교육 의제인 글로벌 교육 우선 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에 글로벌 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 함양이 세 가지 우선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된 이후부터다. 그에 이어 2015년 9월 유엔 총회에서 글로벌 시민 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이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중 세부 목표에 포함되었고, 그를 통해 글로벌 역량은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교육 목표이자 발전 목표로 천명되고 설정되었다(심희정 & 김찬미, 2018: 7). 물론 글로벌 역량이나 글로벌 시민교육이 국제기구인 유엔의 주도하에 새롭게 등장한 영역은 아니며 이 개념은 그 이전에도 국제이해교육, 평화교육, 시민교육, 개발교육, 환경교육 등의 이름으로 교육계 내에서 다양하게 논의되고 시도되어왔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시민교육 혹은 글로벌 역량이란 이름으로 기존의 교육적 논의와 실천이 한층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발전해 수렴되고 있다(박환보 & 조혜승, 2016: 203).
이혜원 등(2019: 2-7)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17년 수행한 기초연구에서 지적했듯, 글로벌 역량이라는 개념이 대두하게 된 배경에는 두 가지 거시적 변화가 자리한다. 하나는 자본과 노동력에 의해 주도되던 산업사회에서 생산력과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지식의 가치가 강조되는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이다. 전통적 산업사회에서 학습자에게 요구되던 핵심역량은 읽기와 쓰기, 수리능력과 같은 인지적 역량이었다. 하지만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인지적 역량과 더불어 사회⋅정서적 역량 혹은 인성 역량 등으로 불리는 비인지적 역량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무엇인지 판단하여 이를 스스로 생성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메타인지적 역량을 갖춘 인재가 요구되고 있으며, 글로벌 역량은 미래 사회의 학습자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서 ‘총체적 인간능력’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두 번째는 보통 세계화로 지칭되는 경제적, 디지털, 문화적, 인구적, 환경적 영역에서의 변화이다. 박순용(Park S. Y., 2013: 22)에 따르면 세계화는 “타인의 삶과 여건을 본인의 것과 연결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을 압축하는 과정이며, 상호연결성을 인지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특징으로 세계화의 시대에 단일 국가에 기반 한 근대적인 시민성의 개념을 넘어선 세계 시민성의 함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글로벌 역량은 국경을 초월한 지구촌 공동체의 구성원, 곧 세계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와 책임, 다양성에 대한 존중 등을 지향하는 추상적인 기풍(ethos)으로 이해된다(Tawil, 2013).
따라서 이혜원 등(2019: 2-7)의 지적처럼 글로벌 역량이라는 개념에서 ‘글로벌’이라는 용어는 ‘총체적인’ 측면과 ‘세계적인’ 측면을 포괄하며, 글로벌 역량은 “인지적, 비인지적, 메타인지적 측면을 포괄하는 총체적 성격의 역량일 뿐만 아니라, 상호연계성과 상호의존성, 인권, 차이와 다양성, 평화, 지속가능성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세계시민역량이기도 하다.”

2. 글로벌 역량교육과 대학교양영어수업의 융합 필요성

현재 한국 대학에서는 글로벌 역량을 단순히 이론적, 추상적 목표가 아닌 구체적 교육 프로그램으로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그 직접적 계기를 제공한 것은 2021년 예정된 교육부의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이다. 교육부는 “대학 규모의 적정화”와 함께 “교육의 질 제고”를 3주기 진단의 목적과 기능으로 설정하고, 대학의 특성화 방향에 따른 학사 구조 및 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의 실체적 내용을 평가의 주요 대상으로 공표한 바 있다(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 기본계획, 교육부). 따라서 대학들은 대학의 특성화 방향에 따른 학생 핵심역량을 설정한 후 그 역량의 증진을 위한 교육과정을 발굴하고 개편 중이며, 글로벌 역량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대학이 지향하는 3대 핵심역량 중 하나로 포함되어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역량의 육성이 한국 대학교육의 중요 실천 과제 중 하나로 설정되면서 대학의 교양영어교육은 현재 큰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 왜냐하면 글로벌 역량은 앞에서 지적했듯이 “총체적 인간능력”으로 어느 특정 학문 분야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외국어 교육의 핵심에는 모름지기 모국어와는 다른 외국어라는 매체를 통한 “다름의 경험”(the experience of otherness)이 자리하며 그런 점에서 교양영어 교육이야말로 글로벌 역량이 필요할 뿐더러 그것을 함양 할 수 있는 적합한 영역이기 때문이다(Byram, 1997: 3).
연구자들은 이 개편 요구가 대학 교양영어교육에 제기된 도전이면서 기회라고 생각한다. 도전인 이유는 개편을 위해서는 대학 교양영어 수업의 목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역량은 우선 영어 교육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다차원적인 능력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글로벌 역량이 내포하는 언어교육의 모델은 기존의 대학영어수업이 토대로 하고 있는 언어교육의 모델과 상충하는 면이 있다. 따라서 대학의 영어교육 담당자들은 글로벌 역량교육과 대학 교양영어교육의 융합을 위해서는 익숙했던 기존의 언어교육의 모델을 재검토하고 각 대학의 상황에 맞는 교양영어교육의 목표를 재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요구는 쉽지 않은 도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또한 이 도전은 대학의 교양영어 교육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학 교양영어교육은 전에 비해 그 위상이 축소되고 위기에 처해 있으며, 그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자리한다. 대학 외부의 상황으로는 수능영어시험의 절대평가 전환, 영어사교육의 발전 등이 언급되며 대학 내부의 상황으로는 역설적으로 교양교육의 방향이 바뀌고 대학 교육 내에서 그 중요성이 커진 것과도 연관된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보다 번역능력이 높은 인공지능의 출현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은 비단 대학 영어교육뿐 아니라 영어교육 자체의 유효성에 의문을 던지게 하는 사건이기도 하다(이완기, 2018: 100). 따라서 대학의 교양영어 담당자들은 기존의 영어교육의 주된 목표였던 언어기술의 습득과 증진뿐 아니라 21세기에 필요한 역량 배양을 목표로 하는 대학 교양영어 교육프로그램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글로벌 역량 중심의 개편이 바로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 제기되는 도전들

본 논문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4년제 H 대학에서 글로벌 역량교육과 교양필수영어수업의 융합을 목표로 한 학기 동안 파일럿 수업을 진행하며 그 융합의 가능성을 모색한 결과물이다. 글로벌 역량교육의 지향점과 중요성에 대해서 현재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것과 교육을 실행하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냐하면 교육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지정학적” “교육적” “발전적”-- 상황과 필요, 교수자의 준비 정도, 제도적 여건을 고려해 교육의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각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의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Byram, 1997: 79-80). 특히 글로벌 역량처럼 지향점이 광범위하고 새로운 개념일 경우 그 필요성은 더욱 긴요할 수밖에 없으며, OECD 역시 글로벌 역량 교육이 온갖 것을 다 넣을 수 있는 “만능 교육과정”(catch-all curriculum)으로 추상화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학습자 그룹의 현실, 맥락, 필요”를 고려한 구체화 작업이 필요함을 강조한다(OECD, 2018: 14).
글로벌 역량교육과 대학필수영어수업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준비할때 제기되는 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 째는 글로벌 역량이 광의의 개념이자 장기적 목표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글로벌 역량이 내포하는 언어교육의 모델이 기존의 대학필수영어수업이 토대로 하고 있는 언어교육의 모델과 상충하는 면이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글로벌 역량과 대학 교양영어교육의 융합 과정에서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실천적 쟁점이자 이론적 쟁점이라고 생각된다.

3.1 글로벌 역량교육의 내용과 범위

글로벌 역량과 관련해 모든 연구자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그것이 “다차원적인 능력”(multidimensional)이며 평생에 걸쳐 교육을 통해 형성해야 할 역량이라는 점이다(OECD, 2018: 4). 2018년 발표된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의 모델은 글로벌 역량교육의 광범위한 다차원성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OECD는 2018년 글로벌 역량을 PISA의 필수 평가영역으로 지정하며, 글로벌 역량을 네 가지 하위 역량으로 구분한다. [그림 1]은 PISA가 정의하는 네 가지 글로벌 역량을 잘 보여준다.
[그림 1]
OECD 2018의 글로벌 역량의 측면 (OECD, 201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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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첫째, 지역적, 세계적, 상호문화적 이슈들을 검토하는 능력, 둘째, 다른 이들의 관점 및 세계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 셋째,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열린 태도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능력, 넷째,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적 안녕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이 네 가지 하위 역량은 각각 세계와 다른 문화에 대한 지식과, 세계를 이해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술, 개방성과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들에 대한 존중, 세계적 사고방식과 같은 태도, 인간의 존엄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치를 습득하고 익힐 때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OECD 2018: 9-11).
이 모든 것을 교양필수영어라는 하나의 수업에서, 그것도 한 학기 동안 성취하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며, OECD도 “글로벌하고 상호문화적인 관점”의 계발은 평생에 걸쳐 이루어져야 할 교육임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실현 가능한 교육을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교육의 범위와 내용을 한정해 교육 목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들은 네 가지 하위 역량 중 지식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우선 지식의 습득 자체가 언어교육인 교양영어교육의 주된 목표가 되기에는 적절치 않기 때문이고, 또 지식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은 교육에서 다룰 주제의 선정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PISA는 글로벌 역량을 목표로 한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지식을 ‘문화 및 문화 간 관계’ ‘사회-경제적 발전과 상호의존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국제기구, 갈등 및 인권’이라는 네 개의 주제로 범주화한다. 연구자들은 이 중 언어학습과 가장 자연스럽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주제인 첫 번째 범주인 ‘문화 및 문화 간 관계’에 집중하기로 했다.
사실 문화는 언제나 언어교육의 일부였다(Risager, 2007). 그런데 20세기 말 이후 상호문화의사소통 분야의 바이럼(M. Byram)과 크람쉬(C. Kramsch)의 영향으로 외국어교육에서 문화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이들은 제 2언어(L2)의 사용은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이들의 문화적 배경과 소통의 컨텍스트가 중요한 상호문화적 소통일 수밖에 없음을 주장하며, 언어교육에서 문화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목표 문화에 “대한 지식”에서 “방법에 대한 지식”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역설한다(Byram, 2009: 321). 그 결과 상호문화의사소통 분야에서 지향하는 의사소통은 단순한 정보 교환과 메시지 전달을 넘어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으로 확대되며, 이를 통해 언어교육의 학습자에게 자신의 사회와 가치와 믿음, 행동에 대해 비판적 성찰을 하도록 유도하는 언어교육의 교육적 목적이 강조된다(Byram, 1997; Kramsch, 1993). 이는 바로 PISA가 ‘문화 및 문화 간 관계’를 글로벌 역량교육을 통해 습득해야 할 지식의 한 영역으로 설정하며 내세우는 목표이기도 하다. PISA는 ‘문화 및 문화 간 관계’에 대한 지식 학습을 통해 다양한 문화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이해하고 문화적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더 나아가 고정관념을 버리고 다양한 문화적 그룹들과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문화 및 문화간 관계’를 주제로 선정하는 것은 글로벌 역량이 목표로 하는 기술태도, 가치의 함양이 시작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3.2 글로벌 역량교육의 목표와 교양영어수업의 목표

앞서 언급한대로 연구자들이 글로벌 역량교육과 대학필수영어수업을 융합한 교과과정을 준비하며 고민했던 두 번째 문제는 글로벌 역량이 내포하는 언어교육의 모델과 기존 대학영어수업이 토대로 하고 있는 언어교육의 모델이 상충하는 면이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역량교육이 제시하는 언어와 문화의 관계는 바이럼과 크람쉬 등으로 대표되는 상호문화적 의사소통이론의 모델과 일맥상통한다. 그들의 모델에 따르면 언어 소통은 곧 문화의 소통이며 언어능력의 향상은 상호문화적 역량 혹은 글로벌 역량의 향상과 상호 연관적인 관계를 맺는다. 그런데 이러한 이론적 원칙이나 지향과는 달리 구체적 교육현장에서 언어학습과 문화학습의 관계는 상호보충적이고 보완적이기 보다는 갈등적일 수 있다. 이는 우선 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제한된 시간 안에 실행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역량 간에 어느 쪽을 더 중시할 것이라는 비중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러한 현실적 고려보다 더 근본적인 난점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글로벌 역량교육과 대학필수영어수업의 언어교육 모델의 차이와 관련된다고 생각한다.
연구자들이 근무하는 H대학의 경우 교양필수영어교육의 목표를 영어의 읽기와 쓰기, 말하기와 듣기라는 네 가지 기본 기술을 익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실용적인 차원에서 학습이 목표로 하는 최소 수준은 두 가지로, 하나는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 영어능력이고 두 번째는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 영어능력이다. 물론 단순한 지식과 기술로서가 아닌 상호문화적 의사소통을 위한 네 가지 기술의 통합적 교육을 지향하지만, 국내 대학에서 위의 두 가지 실용적인 학습목표는 교양필수영어교육의 중요한 존재이유였으며 또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목표이다. 실용적인 학습목표의 성취를 위해서는 어휘 학습과 영어문장의 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문제는 이것이 --글로벌 역량교육이 공유하는-- 상호문화적 의사소통 접근법이 비판하는 언어교육 모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호문화적 의사소통 접근법은 전통적 영어교육에서 원어민 화자를 외국어 학습자의 이상으로 삼는 것을 거부하는데서 출발한다. 바이럼(1997: 10-12)에 따르면 전통적 영어교육의 이 이상은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는 교육적 관점에서 그 이상은 애초에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이며 그렇기 때문에 실패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그 이상은 학습자가 모국어와 다른 언어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모국어와 그 환경을 버리기를 기대하며, 그 결과 “언어적 자아분열”을 낳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크람쉬(1993) 역시 원어민 화자를 외국어 학습자의 이상으로 삼는 전통적 언어교육의 모델은 원어민 화자에게 권력을 부여하고 외국어 학습자를 종속적 위치에 둔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두 학자의 관점에 따르면 ‘올바른’ 영어문장 구조의 이해나 ‘원어민 같은’ 발음 연습 등은 불가능할 뿐 더러 부적절한 교육 목표가 된다. 하지만 앞서 지적했듯이 이들의 지적에 이론적으로 십분 동의하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이것이 한국 대학필수영어에서 포기할 수 없는 목표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취업과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 영어능력의 학습을 위해서는 우선 목표 문화가 설정한 ‘올바른’ 문장의 구조와 발음의 규범을 습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역량교육과 교양필수영어교육의 융합을 시도하며 대학 영어교육의 담당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 절충과 타협의 지혜이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역량 함양을 명시적으로 대학필수영어교육의 목표로 설정해서 학습자들이 올바른 문장의 구조와 발음을 지식으로 배우는 동시에, 이른바 ‘올바름’에 내포된 정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글로벌 역량- 교양영어 융합 수업을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글로벌 역량 - 교양영어 융합 수업이 학생들이 평소 갖고 있던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에 변화를 가져왔는가?
둘째, 글로벌 역량 - 교양영어 융합 수업이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에 미친 영향은 어떠한가?
셋째, 글로벌역량-교양영어 융합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및 요구 내용은 무엇인가?

4.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 수업 운영

4.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서울 소재 H 대학에서 필수 교양영어수업인 <영어커뮤니케이션 독해작문>을 수강하는 1학년 학생 67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H 대학에서 영어교육은 입학 직전에 실시한 모의토익(100문항) 시험 성적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의 수준별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 파일럿 수업의 결과를 <영어커뮤니케이션 독해작문> 수업 전체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인 만큼, 연구대상을 수준별로 초급반(N=23)과 중급반(N=23), 고급반(N=21) 한 반씩 선정했다. 수업은 Covid-19의 확산으로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 2020년 2학기에 1시간은 녹화 동영상으로 2시간은 줌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강의로 진행했다.

4.2 수업설계 및 수업운영

수업을 설계하면서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실천적인 원칙을 세웠다. 이것은 글로벌 역량 교육과 교양영어수업의 목표를 절충하고, 또 파일럿 수업의 결과물을 본 대학의 교양필수 영어수업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계획안을 마련하기위해 필요한 조건들이라고 판단했다.
  • 1) 교양영어프로그램에 사용하는 교재(Q: Skills for Success-Reading & Writing)를 기본으로 최대한 활용한다.

  • 2) 언어교육의 핵심 구성요소인 어휘학습, 문법학습, 독해학습, 글쓰기학습을 통합적으로 지도한다.

  • 3) 글로벌역량 함양을 학습 목표로 명시함으로써 기존의 언어교육의 내용과 방향을 재조정하고 변형한다.

  • 4) 세가지 원칙을 따르되, 학습 목표와 내용은 수준별로 달리한다.

위 원칙에 따라 언어교육의 핵심 구성요소인 네 가지 학습 중 문법학습을 제외한 어휘학습과 독해학습, 글쓰기학습에 글로벌역량 교육을 융합해 수업을 진행했으며, 구체적 수업내용을 수준별로 <표 1>, <표 2>, <표 3>에 제시했다.
<표 1>
초급반
어휘학습 교재에 나오는 접두사/접미사를 학습한 후 이를 활용한 인종 및 국가명을 조사하는 조별 활동, 세계 유행성 질병명의 어원 및 증상 관련 어휘 습득
독해학습 교재에 소개된 독해 지문을 토대로 각 문화 간 예의범절(예., 인사하기, 개인공간사용, 시간약속, 몸동작)의 차이를 학습, 교재를 바탕으로 확장된 독해 및 개별 조사활동(예., 말라리아, 페스트, 조류독감, 지카바이러스 등)
글쓰기학습 세계질병과 관련된 구호활동 및 질병의 발생과 예방책 개별 발표
<표 2>
중급반
어휘학습 세계 빈곤을 묘사하는 어휘 학습, 구호활동 단체명 알아가기
독해학습 세계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교재에 소개된 지문 독해 활동 및 빈곤의 원인과 현상 및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에 대한 인터넷 자료 검색
글쓰기학습 세계 빈곤과 관련된 다양한 단체와 단체들의 노력을 알리는 인터넷 자료를 요약 정리하여 개인 발표하기, 이-클래스 토론방을 활용하여 각자 조사한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 나누기
<표 3>
고급반
어휘학습 교재에 나오는 어근(word root)과 접두사/접미사 내용을 토대로 영어의 역사와 언어와 문화의 관계에 대해 학습. 조별활동으로 인종과 국가에 대한 고정관념을 표현한 어휘들을 조사해 발표를 진행하고, 인종, 성, 국가에 대한 고정관념 이 담긴 한국어 표현을 조사하는 과제 부여
독해학습 교재에 나오는 글에서 출발해 치마만다 아디치에(Chimamanda Adichie)의 Ted Talk 연설문인 ‘단일한 이야기의 위험 성’(“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을 추가로 읽고 문화, 언어(이야기), 권력의 관계를 학습하고 토론
글쓰기학습 독해학습에 이어서 ‘단일한 이야기의 위험성’이라는 큰 주제로 주장글 쓰기 활동을 진행. 개별적으로 구체적 주제를 정하게 했으며 개요 발표와 토론을 통해 함께 문화와 언어, 정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 마련

4.3 측정도구

수업에 앞서 두 연구자는 OECD가 2018년 제시한 글로벌 역량 평가 도구 중 자기보고식 설문지에서 총19개의 문항을 선정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사전/사후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OECD의 글로벌 역량 평가 자기보고식 설문문항은 주제별로 9개의 세부항목(self-efficacy regarding global issues; awareness of global issues; perspective-taking; adaptability; awareness of intercultural awareness; student’s engagement with others regarding global issues; interest in learning about other cultures; respect for people from other cultural backgrounds; global mindedness)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지식’의 영역에 해당하는 처음 두 항목의 경우에는 수업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바탕으로 수준별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키워드를 선정한 후 문항을 작성했다. 나머지 7개의 세부항목에서는 항목 당 2-3개 문항을 선정했다. 사전 설문지의 크론바흐 알파값은 α= .81로 신뢰도가 높았다. 사전 설문은 2020년 9월 첫 주 수업시간에 온라인으로 이루어졌다.
이어 12주 혹은 13주간 다양한 독해 및 글쓰기 활동을 수행한 후 14주차 혹은 15주차에 사후 설문을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사후 설문지는 사전 설문문항과 동일한 문항에 추가 문항을 포함해 구성했고, 사후 설문지의 크론바흐 알파값은 α= .91으로 신뢰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사후 설문에 추가된 문항은 크게 세가지로 구성되었다. 첫째,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이 영어 능력(예., 어휘학습, 독해능력, 작문능력)에 미친 영향에 대한 학생들의 자기인식을 묻는 질문들, 둘째, 글로벌 역량-영어융합수업이 글로벌 이슈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에 미친 영향에 대한 학생들의 자기인식을 묻는 질문들, 셋째, 본 강의 경험에 대한 주관적 감상과 향후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서 다루기를 원하는 내용을 묻는 질문들이다. 사전/사후 설문지에 포함된 동일한 문항은 <표 4>에 정리하였다.
<표 4>
OECD 2018 글로벌 역량 평가에 기반한 사전/사후 설문 문항
분반 설문 내용
고급 나는 영어의 역사적 변천/ 글로벌 잉글리쉬를 설명할 수 있다. 나는 경제발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수 있다.
중급 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나는 한 국가의 경제위기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초급 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나는 한 국가의 경제위기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수 있다.
공통 나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설명할 수 있다.
나는 세계 각처의 기근과 영양실조를 인지하였다.
나는 모든 문제에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양면을 다 보려고 애쓴다.
나는 누군가를 비난하기 전에 내가 그들의 위치에 있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는 편이다.
나는 새로운 문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나는 타문화권 사람들과 교류할 때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편이다.
나는 타문화권 사람과 대화할 때 그들이 말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듣는다.
나는 타문화권 사람과 대화할 때 단어를 주의 깊게 선택한다.
나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몸짓, 다시 설명하기, 쓰기)을 사용한다.
나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SNS를 통해 접하고자 애쓴다.
나는 정기적으로 국제 사회 문제에 관한 웹사이트를 찾아 읽는다.
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배우고 싶다.
나는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가에 관심이 높다.
나는 타문화권의 사람들을 동등한 인간으로 존중한다.
나는 다양한 문화권 출신 사람들의 가치관을 존중한다.
나는 나 자신을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행동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어서 <표 5>에 사후 설문지에 추가로 포함한 문항을 제시하였다.
<표 5>
글로벌 역량을 위한 영어 수업에 대한 의견 조사 문항
1. 전 세계인의 생활양식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영어실력이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2. 본 강의가 세계문화 및 글로벌이슈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영어실력의 향상에 도움이 되었는가?(그렇다/아니다)
 2-1. 본 강의가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관련 어휘습득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2-2.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다룬 독해지문을 파악하는 데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가?
 2-3.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쓰기능력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가?
 2-4.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어휘/독해/쓰기 능력관련)
3. 본 강의가 평소 본인이 갖고 있는 (세계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는가?
4. 본 강의의 어휘수업이 관련된 글로벌 이슈 및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5. 본 강의의 독해 수업이 관련된 글로벌 이슈 및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6. 본 강의의 글쓰기 수업이 관련된 글로벌 이슈 및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7. 세계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았다면 이유는 무엇이고 향후 영어수업에서 다루길 원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2가지를 구체적으로 적어주세요.)

* 4, 5, 6번 문항은 수업에서 다룬 내용에 따라 초, 중, 고급반 별로 문항의 내용을 변형함

4.4 자료수집 및 분석

글로벌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교양영어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사후 설문지의 문항을 5점 리커르트 척도로 응답내용을 1점에서~5점 사이에서 수량화 하였다. 기술통계를 실시하여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구하여 사전/사후 설문지의 동일한 문항에 대해서만 그 값을 비교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여 사전/사후 설문지에 응답한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에 대한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를 초/중/고급 수준별로 살펴보았다.
더불어 사후 설문지에 추가한 본 강의가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예., 어휘, 독해, 영작 및 듣기)과 글로벌 이슈 및 문화에 대한 관심도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 내용을 초/중/고급 수준별로 분석하였다. 이때 기술 통계를 실시하여 평균값과 표준편차를 구했다. 그리고 본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와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에 대해 바라는 바를 묻는 개방형 설문 문항에 대한 답변은 세가지 핵심어를 선정해 그 내용을 정리하였다.

5.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 운영 결과

5.1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 수업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인식에 끼친 변화

두 연구자는 교양영어수업에서 수준별로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을 진행하며 사전/사후 설문지로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에 대한 자기 인식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비교 분석하였다. 세 반 학생들이 자기보고식 사전/사후 설문지에 응답한 내용을 수준별로 <표 6>에 정리하였다.
<표 6>
수준별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에 대한 인식 변화
수준 조사 시기 평균 표준편차 t p
고급반 학기 초 3.85 .50 -.61 .54
학기 말 3.88 .56
중급반 학기 초 3.87 .51 -.46 .64
학기 말 3.90 .49
초급반 학기 초 3.66 .62 -1.48 .43
학기 말 3.76 .39
<표 6>에서 알 수 있듯이, 학기 초 설문지 평균값 결과에서 고급반과 중급반의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초급반 학생들에 비하여 평소 자신들의 글로벌 역량이 높다고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전-사후 설문지에 응답한 결과에서 세 그룹에 속하는 학생들 모두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을 듣고 글로벌 역량이 다소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였다.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본 연구에서 진행한 융합수업의 기간이 짧았고 교과내용과 관련된 글로벌 이슈 및 문화수업지도 관련 내용 및 학생들의 활동이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짧은 기간인데도 부족하나마 글로벌 역량의 인식도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본 연구결과는 향후 교양영어수업에서 글로벌 역량과 관련된 영어수업을 장기간에 걸쳐 좀더 체계화된 방안으로 구성하여 지도하였을 때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연구결과라고 판단된다.

5.2 글로벌 역량 - 교양영어 융합 수업이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에 미친 영향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을 수강한 경험이 영어의사소통능력향상과 글로벌 이슈 및 문화에 대한 관심에 미친 영향을 묻는 설문문항에 응답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학생의 영어수준별, 학습내용에 따라 제시하였다. 우선, <표 7>에 고급반 학생들이 응답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표 7>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이 영어의사소통능력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에 미친 영향: 고급반
질문내용 M Sth. N
1. 본 강의가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관련된 어휘 습득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86 .72 21
2.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다룬 독해 지문을 파악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71 .56 21
3.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쓰기 능력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4.00 .77 21
4. 본 강의가 평소 본인이 갖고 있던 세계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3.71 .84 21
5. 강의에서 어근(word root)과 영어의 역사를 다룬 수업이 관련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67 .91 21
6. 본 강의에서 “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를 다룬 수업이 관련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4.05 .86 21
7. 본 강의에서 진행한 ‘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를 주제로 한 주장 글쓰기가 관련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86 .91 21
<표 7>에서 보듯이 고급반 학생들은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들은 글로벌 이슈와 문화를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에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으며(M =4.00), 교수자가 제공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와 관련된 독해 자료(예., “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가 이에 대한 관심사를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였다(M = 4.05). 이처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내용들과 문화를 다룬 독해, 쓰기, 듣기와 같은 통합 수업을 통해 고급반 학생들이 세계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세계 시민 의식을 함양하는데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서 중급반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 대한 사후 추가설문 결과를 <표 8>에 정리하였다.
<표 8>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이 영어의사소통능력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에 미친 영향: 중급반
질문내용 M Sth. N
1. 본 강의가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관련된 어휘 습득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71 .96 23
2.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다룬 독해 지문을 파악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91 .94 23
3.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쓰기 능력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82 .93 23
4. 본 강의가 평소 본인이 갖고 있던 세계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3.78 .85 23
5. 본 강의에서 다룬 세계빈곤문제와 관련된 어휘학습이 해당 주제에 대한 어휘를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되었는가? 4.21 .73 23
6. 본 강의의 글로벌 이슈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독해 수업이 관련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4.21 .67 23
7. 본 강의에서 진행한 세계 빈곤과 세계인의 다양한 삶의 양식을 설명하는 글쓰기 활동이 관련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3.95 .82 23
<표 8>에 제시된 결과로 확인할 수 있듯이, 중급반 학생들도 고급반 학생들과 유사한 수준에서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 대하여 매우 높은 만족감을 보였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융합수업을 통해 ‘세계빈곤문제’와 관련된 어휘를 익히고(M = 4.21), 또 관련 독해 지문을 이해하는 데(M = 4.21) 큰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중급반 학생의 경우 사후 설문지에서 글로벌 역량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던 원인으로 글로벌 이슈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조별 활동 및 토의가 글로벌 이슈를 고찰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표 2> 참조).
끝으로 글로벌 역량- 교양영어 융합수업이 영어의사소통능력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에 미친 영향에 대한 초급반 학생들의 의견을 <표 9>에 정리하였다. <표 9>가 보여주듯이 초급반 학생들도 고급반과 중급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글로벌 역량-교양 영어 융합수업에 대하여 높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 중에서도 학생들은 문화의 다양성과 관련된 독해 활동에 대하여 가장 큰 만족감을 보였다(M = 4.13). 이와 같은 높은 만족감은 초급반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독해 활동을 쓰기 활동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수업에서 세계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독해 지문이 학습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데에 기여하였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수업 중에 세계 도처에서 발생한 질병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이것이 최근 코로나 19사태와 같은 현안 문제와 관련된 주제라는 점에서 초급반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참여와 관심을 높였을 것으로 보인다.
<표 9>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이 영어의사소통능력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에 미친 영향: 초급반
질문내용 M Sth. N
1. 본 강의가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관련된 어휘 습득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95 .97 23
2.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다룬 독해 지문을 파악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95 .92 23
3. 본 강의가 글로벌 이슈 및 문화를 설명할 수 있는 쓰기 능력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3.82 .93 23
4. 본 강의가 평소 본인이 갖고 있던 세계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3.60 .07 23
5. 본 강의에서 진행한 국가 별 접두사, 접미사 학습이 관련된 인종/지역 문화를 파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는가? 3.60 .94 23
6. 본 강의에서 진행한 세계문화의 다양성과 관련된 독해 학습이 관련된 내용(예., 문화에 따른 생활양식, 질병, 기근)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는가? 4.13 .69 23
7. 본 강의에서 진행한 세계문화의 다양성 및 질병을 비교-대조 글쓰기 활동이 관련된 문화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는가? 3.86 .62 23
요약하자면, 본 연구결과에서 학생들은 영어 능숙도와 관련 없이 모두 글로벌 역량-교양 영어 융합수업이 자신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한 수업활동을 통해 관련 글로벌 이슈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아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사전/사후 동일하게 실시한 OECD 글로벌 역량 인식 평가의 경우, 사전과 사후에 결과치가 향상을 보였지만 그 향상도가 미미했던 것과 대조되는 결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연구자들은 두 결과(OECD 글로벌 역량 평가와 사후 추가설문문항 답변)의 차이가 사후 설문에 추가한 설문문항의 경우 글로벌 이슈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질문하면서, 그 범위를 수업에서 다루었던 주제와 내용으로 좁혔다는 점과 연관된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설문지 문항 중 수준별 교재에서 제공된 내용에 근거한 교수자의 추가 활동을 위한 자료(예., “The Danger of the Single Story”) 가 학생들의 글로벌 이슈 및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에 관심을 높이는 데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앞으로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의 내용을 구성하고 개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시의 적절한 주제를 선정해서 수업의 내용과 범위를 좁히는 동시에 양질의 자료와 활동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것에 융합수업의 성패가 달려있음을 보여준다.

5.3 글로벌역량-교양영어 융합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학생들이 추후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서 학습하고 싶은 세계 문화 및 이슈에 대한 요구 조사를 개방형 문항으로 수집한 내용을 두 연구자는 핵심어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더 구체적으로 진술하자면 두 연구자는 일차적으로 각자 학생들의 설문 내용을 여러 번 읽으면서 반복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핵심어를 추출하였다. 그 후 두 연구자는 협의를 거쳐 공통적인 핵심어를 선정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개방형 설문문항에 제시한 의견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두 연구자는 수준별로 4-6명 가량의 학생들을 선정하여 개별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와 앞서 종합한 전체 학생의 설문 내용을 종합해 <표 10>에 보고하였다.
<표 10>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 내용에 대한 요구 분석
수준 핵심어 의견
고급 세계문화 ⋅단순히 영어를 배우며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글로벌 문화에 대한 인식을 갖추고 타 문화에 심도 깊은 이해를 하는 데 큰 도임이 되었다.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
⋅미국사람들 사이에서의 개그 코드나 정서, 또는 유행하는 것에 대해 알고 싶다.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을 원합니다.
⋅세계의 더 다양한 문화를 다루었으면 하고, 그러한 것들을 보고 든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 활동이 필요하다.
⋅팝송을 배웠으면 좋겠다.
글로벌 이슈 ⋅세계적으로 현재 이슈가 되는 내용을 수업시간에 다루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주장 글쓰기에서 쓴 이슈에 대한 관심만 높아졌다.
영어기술 ⋅영어의 역사와 관련된 내용은 영어라고 하는 언어를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금 더 체계적인 문법 수업이 이루어지면 부족한 문법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발음법에 대한 공부를 하길 원한다.
⋅작문에서 지켜야 할 사항,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양식 등 영어권 국가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친다고 생각하고 수업했으면 좋겠다.
중급 세계문화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서 더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 문화가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지도 배웠으면 좋겠다.
⋅각 나라의 전통적인 문화들을 소개하는 내용을 넣었으면 좋겠다.
⋅생소한 외국의 문화를 직접 찾아보고 경험해 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글로벌 이슈 ⋅세계의 자연재해 대처법, 코로나 19등 가장 익숙한 문제 중심의 수업
영어기술 ⋅실제 원어민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어휘, 문법을 더 알아가고 싶다.
⋅문법보다는 회화 중심의 수업을 원합니다.
초급 세계문화 ⋅뮤지컬, 영화, 방송 등 다른 문화의 미디어 내용을 다뤘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인물에 대한 내용을 배웠으면 좋겠다(예., 마이클 잭슨, 간디)
⋅좀 더 색다른 문화를 배웠으면 좋겠다.
글로벌 이슈 ⋅전염병과 언텍트 시대에 대한 내용을 다뤘으면 좋겠다.
⋅인간을 넘어 환경과 동식물에 대한 독해 내용 및 예시들이 있었으면 합니다.
영어기술 ⋅영어의 기술, 형식적인 문법 뿐만 아니라 현지인과 대화할 때 사용하는 자연스러운 영어를 배우고 싶다. 의미는 통하지만, 어색한 문장이 아닌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법을 알고 싶다.
⋅글쓰기를 많이 하고 배우지만, 영어로 글쓰기를 배우는 것은 영어커뮤니케이션 수업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영작을 더욱 깊이 있게 다루었으면 좋겠다.
⋅문어체와 구어체 차이와 사용에 대하여 알고 싶다.
⋅영어 스피치 및 토익 기초를 수업에서 다뤘으면 좋겠다.
<표 10>에서 알 수 있듯이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을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수업에서 다루기를 희망하였다. 예를 들면, 초급반 학생들은 ‘최근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예., 조지 플로이드 사건, 미국 대선 등)’는 언급을 통해 국제적 현안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와 유사한 언급으로 중급반 학생들도 ‘코로나 19’를 의견으로 제출하였고, 고급반 학생들도 세계적으로 현재 이슈가 되는 내용을 수업에서 다루기를 원했다. 두번째로, 학생들은 다양하고 구체적인 세계 문화의 사례들에 대해 알고 싶어했다. 이를테면 초급반 학생들은 ‘다른 국가들의 에티켓’이나 ‘좀 더 색다른 문화’를, 중급반 학생들과 고급반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생소한 외국의 문화’와 ‘세계의 더 다양한 문화’를 다루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세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팝송’과 ‘K-Pop’, ‘뮤지컬,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 자료와 대중문화를 통해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욕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편 영어 기술 항목과 관련하여 학생들은 글쓰기에 대하여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영어 수준에 따라 학생들의 요구는 차이를 보였는데, 고급반 학생들의 경우 ‘의견 글쓰기’ 외에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는 글쓰기’ 및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지켜야 하는 양식’까지 다양한 영어 글쓰기 활동을 원했다면, 초급반 학생들은 사람들과 실제 의사소통을 위해서 필요한 ‘표현법’과 ‘영어의 구어체와 문어체 차이와 사용’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다른 한편, 영어 기술의 항목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대목은 학생들이 전통적인 언어 학습법과 목표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초급반의 경우에는 ‘토익 기초 부분을 다뤘으면 좋겠다’는 의견, 중급반의 경우에는 ‘원어민과 대화를 할 때 쓸 수 있는 어휘, 문법’ 등에 더 치중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고급반의 경우에도 ‘발음법 공부’와 ‘체계적인 문법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었다.
개방형 설문 문항과 그에 이어 진행된 개별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한 결과, 학생들의 요구가 공통적인 부분도 있지만 상이한 대목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학생들은 한편으로 글로벌 이슈와 문화 관련 수업에서 다루는 이슈가 자신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기를 희망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좀더 구체적이고 새롭고 다양한 문화현상을 다루기를 원했다. 우선, 이 두 가지 의견은 잘 알고 있는 일반적 주제 보다 좀더 흥미로운 주제를 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후자(새롭고 다양한 문화현상의 학습)의 요구는 가볍고 다루기 쉬운 주제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논쟁적인 ‘최근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역량교육에서 ‘부드러운 접근법’(soft approach)와 ‘비판적 접근법’(critical approach)간의 갈등을 보여준다(Andreotti, 2006. 그런데 안드레오티(2006: 46-49)의 지적처럼 고등교육인 대학내 글로벌 역량교육은 ‘부드러운 접근법’이 목표로 하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도모를 넘어 국제 사회에 내재한 권력과 불평등, 차이를 인지할 수 있는 ‘비판적 문해력’ (critical literacy) 함양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개방형 설문결과는 논쟁적인 이슈들에 대한 학생들의 불편함과 거부감을 줄이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주제와 교수 방법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 번째로 영어 기술 항목과 관련해 확인할 수 있었던 전통적인 언어 학습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는 이것이 교수자가 향후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을 계획하고 운영하기 위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임을 확인시켜준다. 앞서 지적했듯이 취업과 대학교육을 위해 필요한 영어 기본 능력의 습득은 한국 대학의 교양영어교육에서 소홀히 할 수 없는 목표이며, 학생들의 기대는 이 목표를 환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의 성공 여부는 결국 이 두 가지 목표를 융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커리큘럼의 개발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6.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4년제 H 대학에서 글로벌 역량교육과 교양필수영어수업의 융합을 목표로 2020년 2학기에 한 학기 동안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을 설계 및 실행하였다. 그리고 PISA 2018 글로벌 역량의 자기보고식 설문 문항을 활용해 설문지를 개발해 사전/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였다. 더불어 사후설문지에 추가한 본 수업이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과 글로벌 의식함양에 미친 영향을 묻는 문항에 대한 설문 결과와 개방형 문항으로 수집한 학생들의 의견을 정리해 분석했다. PISA 2018 글로벌 역량의 자기보고식 설문문항을 활용한 사전/사후 설문결과, 융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이 다소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그 향상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실험 기간이 짧았고 특히 대면수업이 불가능해 교수와 학습자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글로벌 역량교육과 교양영어수업의 융합가능성을 확인하게 해준 결과라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수업 후 실시한 인터뷰에서 몇몇 학생들이 중고등학교나 사설학원에서의 영어수업과 질적으로 차별화된 대학 영어수업을 경험했다고 토로하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점을 상기할 때,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에서 향후 대학교양영어교육이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고 대학 교양교육의 일환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의 도입을 위해 세가지 실천적인 제안을 하며 이 연구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첫째는 전통적인 교양영어교육의 목표였던 영어능력 신장과 글로벌 역량 함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교수법과 커리큘럼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역량-교양영어 융합수업을 준비하며 연구자들이 부딪힌 또 하나의 난관은 교양영어 수업을 현장에서 담당하고 있는 교수자들의 저항이었다. 그것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학 교양영어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기도 했다.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교수자간의 합의와 교수자의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현장 교수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21세기 한국 대학의 교양영어교육의 목표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점검하고 새로운 커리큘럼에 대한 합의된 안을 마련하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는 글로벌 이슈와 문화와 관련된 수업 자료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학필수영어수업에서는 일반적으로 상업적 영어교재를 편의상 채택해 사용한다. 이것은 다수의 강좌가 동일한 이름으로 개설되는 교양필수수업에서 강좌들간의 최소한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는 향후 교양필수영어를 글로벌 역량중심으로 개편하더라도 새로운 자체 교재를 개발하기 전까지는 유지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상업적 영어교재들의 경우 그 내용이 글로벌 이슈와 문화를 주제로 다루더라도 일반적이며 잘 알려진 내용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고려해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의 문제와 연관된 주제와 자료를 공동으로 발굴해 수업의 보조 자료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글로벌 역량을 목표로 하는 다른 강좌들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앞서 지적했듯이 글로벌 역량은 다차원적인 능력이며 평생에 걸쳐 교육을 통해 형성해야 할 역량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함양을 위해서는 한편으로 교양영어수업이 이 중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하고 그 방향으로 개편을 하는 것 못지 않게, 글로벌 역량 관련 타 교과 혹은 비교과 강좌들과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를테면 교양대학 내에 글로벌 역량 교육위원회를 구성해 글로벌 역량 관련 강좌를 담당하는 교수자들이 공동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이라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글로벌 이슈와 문화와 관련된 주제들을 공동으로 선정하는 작업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교양영어 수업에서 다루는 글로벌 이슈와 문화관련 주제가 만약 다른 학문 영역의 수업에서도 다른 각도에서 다루어진다면 교육효과는 한층 더 상승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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