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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8(1); 2024 > Article
Mythoverse 상상력의 Metaverse로의 이행 -문학 서사의 場에서 신화의 교양교육적 가치 탐구

초록

‘기술의 세기’로 정의되는 21세기가 고도화된 과학기술에 의해 견인될 것이라는 시대적 평가와 미래지향적인 예측을 인문학적인 시각에서 통찰한 연구이다. 특히,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강조된 디지털 기술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Metaverse’ 개념의 문화적인 수용 양상을 인문학적 또한 교양교육학적 측면에서 검토한 연구이다. 현재로선 명확한 정의로 수립되지 못한 메타버스가 통상 3D 디지털 기술로 이해되는가 하면 ‘가상세계’로 표상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사유의 개입이 필요함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현재 인터넷 이용자들이 메타버스를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와 같은 캐릭터창조게임이나 롤플레잉게임의 가상세계로 인식하는 가운데, 메타버스에 투영되는 유희적 상상의 원천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고자 하였다. 또한, 인터넷 이용자들이 메타버스, 가상세계를 접속하여 그곳에서 자신을 대체할 ‘avatar’ 혹은 ‘영웅’ 창조를 추구하는 현상에서, 태곳적 신화세계에서 발현된 상상, 즉 ‘인간창조 욕망’이 내재하고 있음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메타버스의 시대 가상세계와 접속하면서 아바타를 창조하려는 인류의 욕망은 일찍이 신화세계에 표현된 인간창조 욕망과 유사하며, 또한 이를 답습한 지난 세기들의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시도들과 교차하고 있음을 해설하였다. 이 비교를 통해, ‘Metaverse 가상세계’ 구현에서 ‘Mythoverse 신화세계적’ 상상이 작용함을 인지할 수 있었다. 즉, 인류의 삶이 가상세계와 접속할 때, 인문학적 지식의 원천인 ‘신화’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검토하였다. 신화에서 역사로, 실제에서 꿈으로, 현실세계에서 가상세계로, 뮈토버스에서 메타버스로의 전환과 이행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실행되는 것임을 밝힘으로써, 인류 문화자산으로서의 신화가 갖는 가치를 강조하고자 하였고, 인문교양교육에서 ‘신화’란 재료가 필수적임을 숙고하고자 하였다.

Abstract

This research examines the evaluative and future-oriented predictions of the 21st century, defined as the ‘Century of Technology’, from a humanistic perspective, foreseeing its advancement propelled by sophisticated science and technology. In particular,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cultural acceptance patterns regarding the concept of the ‘metaverse’, which is commonly referred to as a representation of digital technology emphasized at the beginning of the 21st century, from both humanistic and educational perspectives. Given the current lack of a clear definition, the study highlights the need for the intervention of humanistic reasoning, as the metaverse is generally understood either as 3D digital technology or represented as a ‘virtual world’. At the current juncture, as the implementation of the virtual world in the metaverse is perceived through character creation games or role-playing games such as ‘Second Life’, this study seeks to raise questions about the playful imagination that is projected onto the metaverse. Examining the phenomenon where internet users connect to the virtual world of the metaverse, placing a central focus on creating an ‘avatar’ or hero representation, the study aims to explore the inherent presence of imaginative desires, specifically the ‘human creative desire’, manifested in mythical worlds. With the advent of the metaverse era and the connection to virtual worlds, the human desire to create avatars reflects similarities to the ancient expression of the human creative desire in mythical worlds. The study also interprets how literary and artistic attempts of past centuries have echoed and intersected with this desire. Through this comparison, it was possible to recognize the significant influence of the ‘mythoverse’, or mythological imagination, in implementing the virtual world of the metaverse. Additionally, the study considered that if human life transitions to virtual worlds in the near future, the wellspring of humanistic knowledge, namely ‘myth’, could have a meaningful impact. Despite the technological advancements of the 21st century, the transition and realization from mythology to history, reality to dreams, the real world to virtual worlds, and the mythoverse to the metaverse transcend space and time. By emphasizing the value of mythology as a cultural heritage for humanity and highlighting the need for applying mythology in humanities education, this study aims to underscore the significance of myth in the cultural assets of humanity.

1. 들어가며

인간의 죽음조차 공학적인 문제가 돼버린 21세기는,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자신의 위대한 저작들에서 끊임없이 표명하는 바와 같이, 기술의 세기다.1) 이 세기가 시작되면서 유례없이 고도한 경지에 다다른 과학기술문명의 편재성은 세계 시민들에게 동시적이고 균등한 편리를 제공한다. 이른바, 세계인들은 정보 접근에의 자유 혹은 정보의 민주화라는 명분을 쫓는 디지털 문명사회를 누리는 중이다. 재독 철학자 한병철(2014)의 주장처럼 비록 종국적으로 “투명성의 이데올로기”(p. 8)를 야기하는 외적인 균등성에 몰입하는 것일지라도, 디지털 문명 향유자인 인류는 인터넷망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세계에서 모든 것을 염탐하고 또한 노출하며 이 문명이 표상하는 바를 지향하고 추구하느라 분주하다. 그리고 이 ‘분주함’의 현상은 해마다 대두되는 개념들과 주제어들에 의해 단정되고 정의되곤 한다. 이를테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Google)에서 ‘21세기를 정의하는 주제어들’을 찾아보면 ‘인류세(Anthropocene)’, ‘그림자정부(Deep state)’, ‘브로맨스’, ‘셀카(selfie)’, ‘섹스토(sexto)’, ‘암호화폐(crypto-currency)’ 등이 제시된다. 그런가 하면, 영국공영방송사의 2018년도 한 기사는 “현재를 정의하는 열네 개 단어들” (BBC 2018.08.08)이라는 제목 아래 ‘catfishing’2), ‘woke’, ‘deletion’, ‘Shadow banking’, ‘Digital design ethics’ 등등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기대는 단어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디지털 문명은 이 세기를 모든 지난 세기들로부터 떼어내어 단절시키기라도 하려는 듯, 생소한 용어로 명명된 신기술과 그것의 사회적 전파력을 매일같이 쇄신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한다. 그러나 현란한 ‘기술의 세기’를 표상하는 앞선 제시어들이 인류의 거대한 과거에 교착된 주제어들 또한 동반한다는 것을 간과해선 아니 된다. 엄밀히 말해서, 인문사회과학적이고 철학적인 논쟁을 제기하는 ‘초객체(hyperobject)’, ‘포스트휴먼(post-human)’, ‘the new weird’3)와 같은 단어들을 동반한다. 후자의 세 주제어는 앞선 제시어들보다 특별히 더 흥미롭다. 이는 세 단어 제각각 지시하는 의미를 보면, 모두 하나의 범주 안에 분류될 수 있다는 결론으로 귀결되는 까닭이다. 말하자면, 지구상 유일한 인류의 종(種)인 호모 사피엔스의 한계성을 자각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인류의 의지를 암시하는 범주를 형성한다. 게다가 주제어들은 서로 교묘하게 연결되어 얽혀있다는 종합적인 인상을 준다. 세 단어 중에서 ‘초객체’는 COVID-19의 유행과 더불어 부각된 ‘인류세’와 연결된 개념어로서 인위적인 지구 기후 변화와 지구 생태계의 위기에 관한 인류적 고뇌가 깃들어 있다. ‘초객체’ 용어는 객체지향철학자인 티모스 모턴(Timothy Morton)에 의해 만들어졌다. 모든 사유의 중심인 인간을 탈피하고 인간의 무력함을 드러내는 의도를 품은 신조어는 인간중심주의에 의한 관습적인 범주들을 넘어선 현상들 혹은 사물들을 지칭한다. 이렇듯 비인간 객체들에 몰입하는 객체지향철학의 핵심사상을 주장하는 모턴은 인간이 비인간을 생각하고 관계 맺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함을 강조하고자, 인간이 즉시 파악할 수 있는 범위 밖에 있는 것들을 지시하는 새로운 주제어를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모턴은 인간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주체 ‘인간’에서 인간 외적인 것들인 객체로 사고의 핵을 옮겨야 하는 현세를 자각하라고 경고한다. 그런가 하면, 두 번째 주제어인 ‘포스트휴먼’ 역시 호모 사피엔스를 극복 또는 초월하려는 의지를 표출한다. 왜냐하면 포스트휴먼은 ‘新인류’에 대한 긍정성을 내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현(現) 인류에 대한 부정성을 부각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초객체’와 ‘포스트휴먼’으로 경도되는 최첨단 과학기술문명의 인류는 ‘새로운 기묘함(the new weird)’의 경험으로 나아가게 된다. 또한, 그와 같은 경험의 궁극에선 인류의 한계성을 극복한 ‘새로운 종(種)’을 창조하려는 ‘인간창조(Anthropogony)’ 차원의 상상력이 구현되는 세계를 열망하게 된다. 이는 ‘New weird’ 장르의 선구자 러브크래프트(H. P. Lovecraft: 1890-1937)가 창조한 ‘크툴루(Cthulhu)’4)처럼, 인류를 압도하는 존재와 그 존재가 지배하는 세계를 창조하려는 창세신화적 욕망과 결합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제시된 주제어들 외에도 지난 세기말부터 이공계열 최첨단 학문 분야들이 제시해온 용어들은, 21세기와 미래를 빛내줄 과학기술문명을 규정함과 동시에 창의적인 상상을 실현하려는 공학적 진취성을 표출하는 목적을 공유한다. 이를테면, 최근 몇 년 사이 고도한 과학기술력을 표상할 목적으로 제시된 주제어들인 가상현실, 증강현실, 확장현실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까운 미래에 “멋진 신세계”5)가 구현될 것이라는 환상을 제조하면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특히, 바로 앞의 세 개념 모두를 수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메타버스는 인류의 미래를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이끄는 21세기적인 신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커버그(M. Zuckerberg)의 페이스북이 2021년 10월 28일 ‘Meta’란 사명으로 쇄신하여 상업적 의도조차 은폐하는 미래지향적 역동성을 발산하게 되면서부터 메타버스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더욱 증대되었다. 더군다나 이공학계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계와 문화예술계에도 ‘메타버스’라는 용어와 그 모호한 개념이 새로운 의제로서 광범위하게 유입되어 전파되는 중이다. 이처럼 학문계와 마찬가지로 문화산업에서도 메타버스는 인류의 미래를 바꿔놓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서, 또한 ‘새로운 기묘함’의 세계를 창조하는 데에 필요한 신기술이라는 믿음을 가공하는 중이다. 그런데 인문학에서 철학적으로 접근해온 ‘meta-’라는 접두어와 보편적이고 인류적인 ‘universe’라는 단어 간의 조합으로 태동한 메타버스는 공학적인 개념과 더불어 인문학적인 차원을 내포한다. 그러한 까닭에 메타버스라는 용어 자체에서부터 발현되는 미래지향적이고 신비한 혁신성은 공학적 연구만이 아닌 인문학적인 차원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사실상, 미래지향적인 디지털 기술이라는 신기루를 만들고 있는 메타버스는 해당 전문가들조차도 명확한 정의를 아직 제시하지 못한 개념이다.6) 그러나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학문 영역들과 연관된 메타버스는 단순히 과학기술만의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메타버스란 개념이 무엇이 될 수 있는지, 무엇이 아닌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무엇을 포함하는지에 대하여 여전히 논쟁 중인 가운데 다수의 국내외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인류의 삶이 디지털의 세계로 전환될 것이라는 ‘신비한 예언’을 통해 메타버스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인들은, 2003년 린든 랩(Linden Lab)이 개발한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처럼, 실제 삶이 물리적 세계가 아닌 공상에 기댄 ‘가상세계’ 혹은 인터넷으로만 연결되는 ‘디지털 세계’에서 실제처럼 구현되는 것이 곧 메타버스를 뜻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말하자면, 인류의 삶이 사회⋅경제⋅문화적 토대 위에 구현될 디지털 세계로 전환될 것이라는 모호한 신비에 기대는 상상 혹은 환상이 솟아난다. 그런데 이러한 상상은 인문학의 유구한 역사를 훑어볼 때 새롭거나 경이로운 사유로 보이진 않는다. 왜냐하면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세계 혹은 가상세계와의 접속을 상상하는 사고체계에는 인문학의 시원인 신화적 상상, 즉 ‘인간창조(Anthropogony)’와 ‘세계창조(Cosmogony)’의 상상이 투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신화적 상상을 토대로 가상세계와 접속하는 사람들(이용자들)은 각자 자신의 ‘아바타(Avatar) 창조’를 실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1세기의 과학기술문명의 광휘 속에서 발현되는 이 광대한 창조 욕망은 현세적 염원인지, 아니면 신화적 상상의 단순한 재생일뿐인지 검토될 필요가 있다.
요컨대, 메타버스 가상계에서 ‘인간-세계-아바타 창조’를 실행코자 하는 복합적인 욕망은, 인문학의 고대적 기억과 역사적 진보를 통찰해볼 때, ‘새로운 기묘함’도 신선한 창의성도 아닌 유구한 ‘문학 서사(敍事)의 역사’로부터의 계승이다. 메타버스 체험자-이용자들이 인간과 세계를 창조하고 자신의 화신(化身)을 창조하려는 욕망은 고대신화의 시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쫓아온 ‘환(幻)의 여정’과도 같은 것이다. 즉, ‘허구 창작 능력’을 지닌 인류가 창의와 창조를 통해 현실세계에서 환상적인 세계로 이행할 수 있다는 견고한 믿음의 발현과 더불어 그 믿음이 표상된 문학과 예술의 서사가 발달해온 전체 여정 속에 수많은 ‘Cosmogony’와 ‘Anthropogony’의 욕망이 끊임없이 재현되고 반복되어 온 것이다. 일찍이 신화의 시공간에서 발로된 환상의 노정에서 인류는 인간창조의 서사를 구축하고, 그 서사를 확장하여 인간의 상(像)을 창조하고, 또한 인간을 정립하고 표상하는 수많은 것들을 창조하는 역사를 밀어 올린 것이다. 이 거시적 관점에서 보아, 혁신적인 공학기술의 시대를 표상하는 메타버스는 현재 진행 중인 환(幻)의 여정에 포괄된 것이다. 그러하기에 인류의 문명을 발현시키고 전진시켜온 ‘환’의 현재적 혹은 미래적 전개인 메타버스는 인문학적인 사유와 상상으로 채워야만 하는 하나의 용기(容器)일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메타버스라는 혁신적인 기술의 시대를 전개할 상상은 인문학적인 사유의 투영이어야만 한다. 그러므로 ‘메타버스’라는 신기술 기획에 동력이 되는 인류적 상상의 근원에 대한 인문학의 역할이 검토되고, 인문학적인 물음이 제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아바타’ 혹은 신인류 창조를 통한 “멋진 신세계”의 구현을 의도하는 메타버스적(的) 상상, 즉 ‘인간과 세상 창조’라는 웅장하면서도 시원적인 서사를 지향하는 상상의 원천을 검토할 것이다. 인류의 요람이자 인문학의 원형인 ‘신화세계(Mythoverse)’7)에서 솟아난 상상이 메타버스의 시대로 이행하는 것임을 밝히고자, ‘인간창조 욕망’ 주제어 중심으로 문학 서사의 역사를 거시적 차원에서 답파할 것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대학 교양교육이 궁극적 목표로 내세우는 대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적 표현력 그리고 창의력 향상이라는 인문학적인 역량 계발은 무엇보다도 ‘고대신화 서사’와 ‘신화세계적 상상’에 관한 리터러시 교육에서 토대가 마련되어야 함을 자각하고자 한다.

2. Metaverse를 구현하는 Mythoverse(신화세계的) 상상

‘메타버스’라는 용어는 미국의 SF문학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 출간한 디스토피아 소설 『스노우 크래시 Snow Crash』에서 처음 사용되었다.8) 소설에서 인간의 정신을 통제하려는 미디어산업의 거물 기업가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결합한 평행세계를 건설하면서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이 20세기 소설은 세계 경제 붕괴 이후의 21세기를 공상하면서 기원전 제3천년기 고대신화에서 메타버스的 상상의 재료를 발견한다. 소설은 인류문명의 시작에 관한 현존하는 첫 기록물로 알려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신화와 바벨탑 전설을 참조한다. 예를 들면, 수메르의 우르(Ur)가 인류 언어의 발원지이기라도 한 것처럼 메타버스에서 우르-언어(ur-language)9)를 고안하고 수메르의 신 엔키(Enki)를 등장시키는가 하면10), 고대 셈족의 여신 아세라(Asherah)를 언어 바이러스의 이름으로 사용한다. 이렇듯, 현실세계에서 가상세계로의 이행을 최초로 상상한 세기말 소설은 공상과학적인 서사 창작에, 미증유의 상(像)을 제안하기보다는 태고의 기록들로부터 메타버스的 상들(images)을 채택한다. 이를 통해, ‘기술의 세기’에도 고대신화는 미래적인 ‘새로운 기묘함’을 구현하는 데에 혁신적인 창작 소재로 활용되고 또한 유효하다는 것이 증명된다. 말하자면, 모든 유인원 중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 동력으로 해석되는 위대한 ‘허구 창작 능력’이 20세기까지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하라리(2019, p. 53)에 따르면, 신화라는 집단적 상상을 발현시킨 호모 사피엔스의 허구 창작 능력은 공존하였던 다른 인종들―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에렉투스― 에게는 부재한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 “집단적 상상이 만들어낸 환상”(하라리, 2019, p. 55)인 신화는 고대인들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21세기의 인류에게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대 사람들이 창작한 ‘신화세계的(Mythoverse) 상상’은 시공계를 초월하여, 시대별로 문학적으로 또한 예술적으로 발현된 많은 새로운 상상들과 결합하면서 ‘지금, 여기’에 이르러, 공학적인 새로운 믿음을 잉태하는, 집단적 상상을 구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즉, 한병철이 『서사의 위기』에서 단언하듯이(2023, p. 14), “멀리서 온 지식”으로 전승된 신화세계는 가까운 미래에 인류의 현세적 삶이 메타버스와 긴밀하게 연결될 것이라는 광범위한 상상을 창립하는 토대가 된다.
그렇다면 현 인류는 메타버스의 시공계를 이해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메타버스도 과학기술문명 시대에 어울리도록 발현된 집단적 상상이 만들어낸 “가상의 실재”(하라리, 2019, p.53)일 것인가?11) 카를 융(Carl Jung)의 무의식이 “현실 영역에서 마음의 영역으로 옮겨 가는 것”(융, 2016, p. 16)을 지시하는 보편개념으로 정착하였듯이, 현실계에서 가상계로의 이행으로 이해되는 메타버스 또한 명확한 의미를 갖는다면 보편개념으로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은 모호한 신비에 싸인 정신적인 현상으로만 보이는 메타버스는 인류적 삶이 디지털 세계로 전환되는, ‘실재’가 떨어진 가상일 뿐이다. 신체의 실제 감각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곳에서 이용자의 화신(Avatar)이 현실에서처럼 일하고, 유희하고, 소비하고, 사교하고, 창의적인 행위를 구현하는 무한 상상의 세계이다. 메타버스 전문가 매튜 발(2021, Jun 21)에 의거하면, 메타버스는 3D로 지속되는 세계와 시뮬레이션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로서 권한, 화폐, 이야기, 개체(사물)들, 신분(ID)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네트워크이며, 무제한적 숫자의 사용자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동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세계이다. 발(Ball)의 설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메타버스라는 신기루에 가까운 초월적인 가상세계도 모든 동인(動因)의 주체를 필요로 하고 주인공(Hero)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세컨드 라이프〉에서처럼, 메타버스에 거주하는 사람(이용자)은 한 존재를 창조하여 그와 상호작용하는 것을 궁극의 목표로 삼는다. 그런 까닭에 현재의 메타버스的 유희에선 이용자들 모두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로 분하여 황량한 가상세계에서 각자의 ‘인간창조’ 욕망을 구현한다. 즉, 신이 아닐지라도, 혹은 생명공학자가 아닐지라도, 인간(이용자)이 한 존재를 창조하여 그로 인한 삶을 영위케 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로 인식되고 있다. 거의 신화적인 세계라 해도 무방하다. 말하자면, 『스노우 크래시』의 부유한 기업가 봅 라이프(L. Bob Rife)가 절대자의 위치에서 인간의 정신을 통제하려는 상상을 구현하는 메타버스 차원은 신화세계的(Mythoverse) 상상을 토대로 하는 가상계이다. 그런데 이러한 신화적 기획을 꿈꾸는 인류의 이른바 ‘집단적 상상’은 비단 메타버스 개념에 의해서만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인류가 품은 인간창조와 세계창조 욕망은 호모 사피엔스가 허구 창작 능력을 발휘한 태곳적 시공간에서 솟구쳐, ‘뮈토버스의 상상’을 잉태시켰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화세계적 상상의 중심에 자리한 창세적 욕망 혹은 인간창조 욕망이 고대부터 최첨단 과학기술의 가상세계에까지 진보해온 여정을 통찰함으로써, 메타버스적 상상 역시 인간창조 욕망이 견인하고 있음을 사유해보자.

2.1. 인간 혹은 아바타 창조의 상상

화석인류로 박제되지 않고, 현세인류로 생존한 호모 사피엔스만이 지녔던 ‘허구 창작의 능력’이 인류 역사를 개시한 신화 창조로 이어졌음을 앞에서 짚어보았다. 그렇다면 이제 신화 창조의 목적을 상기해보도록 하자. 19세기부터 사회과학 특히 인류학의 한 분야로서 학문적 대상이 된 신화는 그 목적을 세계창조, 인간(혹은 민족)창조, 사회집단의 창조, 국가의 창건 등으로 제시해왔다.12) 그래서 세계 어느 문화권에나 존재하는 신화는 ‘세계창조론(Cosmogony)’과 ‘인간창조론(Anthropogony)’의 속성을 갖는다. 다른 용어로 표현되는 두 속성은 서로 연동되어 있고, 두 속성을 구현하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 곧 집단적 상상에 의한 신화 창작인 셈이다. 기원전 2000년경에 편집된 수메르 신화에서부터 기원전 8세기에 기록된 그리스 신화 그리고 한반도 단군신화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모든 시원적 창작이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표상해온 신화세계적 상상은 바로 인간창조이며 이를 동반하는 세계창조이다. 물론, “신화는 인류와 동시에 시작”(캠벨, 2020, p. 36)된 서사이며, 신화가 상상되는 순간에 이미 인간의 위치는 마련된 것이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길가메시 서사시〉와 〈그리스⋅로마 신화〉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인들이 2세기 중엽부터 〈구약성서〉로 명명하는 〈히브리어 성경(Tanakh)〉 그리고 『삼국유사』에 기록된 〈단군신화〉 등 신화는 한 민족의 표상으로서의 인간창조에 관한 재현(representation)을 뚜렷한 양상으로 갖는다. 그리고 이것은 시간을 초월하여 나타난, 21세기의 메타버스 공간에서 재현되는 아바타 창조와 대조되는 양상이기도 하다. ‘영웅, 주체’ 없는 신화세계(Mythoverse)는 존재할 수 없듯이, 첨단 과학기술의 증거이며 초현대 유희 문화의 장(場)으로 인식되는 메타버스 역시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공간을 장악하는 주체, 즉 ‘영웅’ 존재를 필요로 한다. 그런 까닭에 가상세계 이용자는 그곳에서 하나의 삶 혹은 하나의 우주(세계)를 구현할 자신의 화신(Avatar) 창조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운다. 달리 표현하면, 메타버스는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한 미래주의적 역동성과 ‘신화세계的 상상’ 의 융합 위에 건설된 가상세계인 셈이다. 요컨대, 메타버스 공간의 현재적 개념에는 태곳적 신화의 속성이 내포되어 있다. 때문에 메타버스 가상세계 이용자가 그 안에서 표출하는 욕망은 인류문명의 진보 속에서 이미 표상되고 시도된 여러 욕망의 종합적 양상을 띤다. 그러므로 메타버스의 현재적 의의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구현되는 아바타 창조 욕망을 해석하려면, 과거 시대로 역행하여 인간창조 욕망의 양태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탐색을 통해, 문명의 발달,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신화세계的 상상’으로 구현되는 인간창조 욕망의 여러 양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기술의 진보가 학교, 공장, 감옥, 병원이 더 잘 돌아가게 해줄 것이고 이것이 모두에게 득이 되리라는”(아세모글루, 존슨, 2023, p. 15) 19세기 과학주의에 기대는 벤담(J. Bentham)식의 공리주의에 현대적 페이소스(pathos)를 돌려주려는 듯, 진보한 기술이 인간을 규격화하는 통제수단이자 전체주의 건설의 근거가 될 수 있음을 형상화한 공상과학적 상상에서부터 탐색을 시작해보자.13)
실증 학문이 부상하기 시작한 19세기는 인류의 생존과 시민들의 삶에 초점이 맞춰지는 현대적인 응용과학이 도약하는 시대이다. 이 시기 동안 인류는 ‘노동하는 주체’로 선언된 헤겔의 유물론적이고 현대적인 요청을 초월하여 ‘창조하는 주체’로 거듭나려는 경향을 드러낸다. 응용과학에 의한 ‘휴머노이드 창조’를 문학적으로 상상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은 ‘창조하는 주체’가 되려는 현대적 인류의 최초 자가증명에 가깝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세기도 훨씬 더 지난, 1932년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는 Dystopia류(類) 소설의 효시가 될 『멋진 신세계 Brave New World』를 발표한다. 과학기술의 발달에 인간이 순응하여 과학기술문명의 노예가 되는 세상을 형상화한 『멋진 신세계』는 엘리트 계급이 주도하는 전체주의 사회와 그 ‘효율적인’ 기능에 대한 맹신이 ‘생명공학적 인간’ 즉 신인류 창조 욕망으로 연결되는 공상을 서사화한 작품이다. 말하자면, 학문과 과학기술이 진보한 20세기를 표상하기라도 하려는 듯,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지원하는 현대사회 및 노동경제체제의 기초가 된 혁신적인 제조시스템 ‘포드주의(Fordism)’에 의거하여, 인공적으로 조작한 생명공학적인 근거를 내세워 사회정치적 차별체제를 따르는 인간창조가 구현되는 ‘신화세계的 상상’을 보여준다. 유리병 속에 태아를 배양시켜서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이라는 표어를 갖는 세계국(World State)”(헉슬리, 2019, p. 30)을 이끌어갈 인류를 사회계층별 역할과 능력이 정해진 인간집단으로 분류하여 ‘우등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을 창조하는 상상이 전개된다. 그런데 이 상상은 신들이 인간의 기능과 효율성에 따라 인간을 황금족, 은족, 청동족, 영웅족, 철의종족으로 계층화했던 고대 그리스의 신화세계적 상상을 연상시킨다(슈바브, 2015, pp. 31-34). 문명의 발화단계에서 “우연히 발생한 질서에 불과했던 상상의 위계질서”(하라리, 2019, p. 211)는 마치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양 사회정치적 차별체제 생성의 근간이 되어 수천 년 동안 역사 속에 고착된 악순환으로 작용하던 중에, 1930년대 영미 문학에서 생명공학적인 어쩌면 ‘우생학적인’ 공상으로 피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14)
20세기의 생명공학적 공상으로 작동된 인간창조의 시간에서 조금 더 역행하면, 그보다 앞선 시대의 과학기술 진보에 합당한 인간창조 욕망이 신화적인 상상과 융합되어 ‘가공할만한 기획’을 전개한다. 신비한 마법처럼 수용된 연금술의 허상에서 벗어난 19세기는 과학주의 사유를 근간으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하는 ‘괴물 휴머노이드’를 기획하고, 19세기 기술 혁신인 전기를 기반으로 전기기술자 토마스 에디슨15)이 창조하는 ‘전기인간 안드로이드’를 『미래의 이브 L’Ève future』라는 정체성으로 기획한다. 마치 현대 과학으로 실현될 인간창조의 새로운 신화를 기획하듯이 말이다. 19세기 동안 과학기술의 발달에 기대며 발현된 인간창조 욕망은 당대의 철학적 사유와 시대적 변혁에 경도된 결과였다. 따라서 전기와 증기에 기초한 기술문명의 발달이 가속화되는 시대를 관찰한 저명한 철학자의 확언과 선견은 사색적인 경지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 외에 ‘참된 나’의 다른 실재가 없다고 설파한 니체가 “모든 신의 죽음과 초인(超人)의 생존에 대한 염원”(Nietzsche, 1883/1917, p. 83)16)을 공포한 것은 순수한 무신론적 표명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19세기에 표출된 인간창조 욕망은 수천 년간 계승된 믿음이었던 ‘신의 존재’를 현대적 과학기술이 폐기시키는 대신에, 이성으로 작동되는 인간의 능력, “정오에 있을 인간 지식의 해”(Nietzsche, 1917, p.83)17)로 우뚝 솟게 될 능력에 새로운 믿음을 부여한 증거이다. 허무주의 철학자가 단언한 “초인의 생존에 대한 염원”은 현대문명에 도달한 인류에게 부치는 전언(傳言)과도 같다. 인류문명에 잠재된 시원적인 욕망을 환기토록 하는 전언이다. 말하자면, 새로운 시대에 조응하는 과학⋅기술적 동력에 의해 구현될, 어떤 미래에 발현될 인간창조 욕망에 대한 은유인 셈이다. 머지않아 곧 ‘알파 플러스 계급’의 우등한 인간들이 인공부화로 ‘생산’되는 “멋진 신세계”가 전개될 것임을 예지해주는 은유이다. 이처럼 현대의 문턱에서 혁신적으로 시도된 인간창조 욕망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동기에 의해 작용된 것이지만, 19세기 또는 20세기에 한정된 욕망이 단연코 아니다. 오히려 인간창조 욕망은 태곳적 신화에서부터 솟아나 인류문명에 내재화된 욕망인 까닭에 인류사의 진보 위에 놓여져 각 세기마다 그 시대성에 조응하며 솟구쳤다 사그라지기를 반복해온 욕망이다.
재차 강조하면, 과학만능주의로 표기되는 19세기의 인간창조 욕망이 ‘신의 죽음’을 목도한 현대적 인간 자신으로부터 발현된 것이지만, 이처럼 ‘인간에 의한 인간창조 욕망’은 더 뒤로 물러난 과거의 시간에서도 관찰된다. ‘이성’을 지닌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에 관여할 수 있고, 또한 관여해야만 하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고, 악습을 폐지하고 편견을 벗어던지고, 과학⋅기술⋅상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존재라는 주장이 제기된 시대 역시 ‘인간에 의한 인간창조 욕망’은 발현되었다.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의 시대 프랑스에 나타난 첫 유물론자이며 의사인 라메트리(Julien Offray de La Mettrie: 1709-1751)는 1748년 레이던(Leyde)에서 『인간기계론 L’homme machine』을 출판하여, 인간이 몸과 영혼으로 분리되는 이원론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간은 기계이며 온 우주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실체”(La Mettrie, 1747/ 2000, p. 82)18)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라메트리의 유물론적인 주장은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가 생체를 이해하기 위해 내세운 기계론적 개념, 즉 “동물-기계론 L’Animal-machine”19)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었다. ‘동물-기계론’에서 파생된 ‘인간기계론的’ 사유는 관절인형 창작으로 이어졌고,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제작된 관절인형은 유럽 귀족 아이들의 ‘환상적인’ 꿈이 되었다. 게다가 추후 산업혁명 발동기(엔진)의 원형이 된 독창적인 기계 장난감이 제작되는 동기가 되었다. 또한, 계몽주의 시대의 과학적 합리주의를 증명하는 상징적인 작품, 〈배변하는 오리〉20)가 창조되었다. 이처럼 신체를 기계로 인식하여 생명체를 자동인형으로 창작하는 상상은 데카르트의 이론에서 동기를 발견하였겠지만, 생명체 창조의 권한은 오로지 신에게만 있다는 오래된 종교적 관념을 초월하는 태곳적 상상, 즉 ‘신화세계적 상상’의 발현이기도 하였다.
요컨대,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나, 자아 le Moi’를 정립하여 철학사를 전통과 현대로 분리하는 데 이바지한 이성주의 철학자와 18세기 유물론주의 철학자가 기획한 것은 전통적으로 신에 의해 창조되는 동물과 인간 존재들을 인간에 의해 생산되고 조작되는 ‘기계’로 인식하는 인간중심주의적 창조 개념의 형성이다. 그런데 합리주의가 대두된 17세기에 ‘창조하는 인간’이 처음으로 출현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멀리, 아니 태곳적 신화의 시간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신들만이 인간창조의 주체인 신화의 시간에도 인간이 인간을 창조하는 욕망은 발현되었기 때문이다. 19세기 독일 시인이자 교육자인 구스타프 슈바브(Gustav Schwab: 1792-1850)가 김나지움(Gymnasium)21) 학생들을 위한 교재로 집필한 『그리스 로마 신화 Die schönsten Sagen des klassischen Altertums』의 첫 장에는 신화의 가장 중요한 과업이자 속성인 ‘인간창조’가 구현된다.
하늘과 땅이 만들어졌다. 바다는 출렁이며 해안가로 밀려들고, 그 속에서는 물고기가 노닐었다. 하늘에서는 새들이 지저귀고 땅에서는 여러 종류의 동물이 떼를 지어 다녔다. […] 그때 프로메테우스가 세상에 발을 들여놓았다. […] 프로메테우스는 아주 현명한 발명가였다. 그는 땅에 하늘의 씨가 잠들어 있음을 잘 알았다. 그는 땅의 일부를 취해 강물에 적신 다음, 그것을 반죽해 세상을 다스리는 신과 같은 형상 하나를 만들었다. 그러고는 이 흙덩어리에 생기를 불어넣고자 동물의 영혼에서 좋은 성질과 나쁜 성질을 가져다 그 형상의 가슴속에 넣어주었다. […]이렇게 해서 최초의 인간이 만들어졌다. (슈바브, 1840/2015, pp. 21-22)
19세기 교육자가 집대성한 그리스 신화는 그 최초의 기록들과는 달리22), 인간창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신적인 존재에 투영된 ‘Anthropogony의 욕망’을 재현한다. 또한, 서양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대로 간주되는 로마제국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가 기록한 신화를 상기해보자. 오비디우스의 『변신 Metamorphoses』 제10권에는 서양문학 최초의 가인(歌人) 오르페우스가 노래로 피그말리온에 의한 인간창조 설화를 들려준다. 키프로스 섬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매춘부로 사악한 삶을 사는 섬 여인들에게 환멸을 느껴, 아내 없이 자유롭게 홀로 살다가, 자신만이 소유할 수 있는 처녀를 상아로 창작한다. “정교한 솜씨로 만든, 눈같이 흰 여인의 상아상(象牙象)”(오비디우스, AD8/2012, p. 80)과 함께 살면서 피그말리온은 상아 처녀를 사랑하게 된다. 피그말리온은 상아 처녀에게 말을 걸고, 입맞춤하고, 포옹하는가 하면, 고급 천으로 지은 옷을 입히고, 손가락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주고, 목에는 긴 목걸이를 걸어주고, 귀에는 진주귀걸이를 달아주고, 가슴에는 금줄이 출렁이도록 치장해준다(Ovide, AD8/1850, Livre X). “살아 있는 여인이 가진 모든 것을 갖추고”(p. 80) 있는 상아 처녀이지만 실재하는 인간이 아님에도, 피그말리온은 생명이 있는 인간을 대하듯이 상아 처녀를 대한다. 피그말리온의 ‘창조’는 단순한 상아상의 창작이 아닌, 이름을 갖고 하나의 삶과 생활을 부여받은 ‘캐릭터 창조’와 비견될 법하다. 21세기 인터넷 이용자가 〈Second Life〉류(類) 캐릭터창조게임 혹은 롤플레잉게임의 가상세계에서 ‘아바타’ 혹은 ‘사이버 인간’을 창조하여 서사가 있는 삶과 생활을 부여하는 행위와도 같은 작업이다. ‘뮈토버스 상상’은 상아 처녀를 궁극에는 생명을 지닌 여인으로 변신시켜주지만, 디지털 게임은 이용자가 창조한 ‘아바타’를 가상세계 속에 거주하는 ‘사이버 인간’으로 인식시킨다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이렇듯이, 21세기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창조하고, 사이버 인간들과 생명체들을 창조하는 기획은 태곳적 신화의 시대부터 인간의 상상 일부를 점령하였던 기획이다. 그런 까닭에 서기 8년의 오비디우스의 상상이 피그말리온의 상아 처녀 갈라테이아를 창조하고, 1913년의 버나드 쇼(G. Bernard Shaw)의 상상이 거리의 처녀 엘리자23)를 새로운 인물(캐릭터)로 변신시키고, 1932년의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상상이 서기 2540년의 계층화된 인간들을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의하여 창조하고, 또한 현재의 인터넷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아바타 창조를 상상하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인종들과는 달리 의사소통방식을 깨우치는 인지혁명을 이룩한 이래로 “픽션을 창작할 능력”(하라리, 2019, p. 63)을, 시간개념을 뛰어넘어 또한 문명 간 격차를 초월하여, 지속적으로 발휘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인류만이 지닌 ‘허구 창작 능력’이 신화세계를 상상케 하고, 그 이후로도 수많은 상상을 이룩하며 문명을 전진시켜왔음은 명백하다. 때문에 서양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상상을 보여준 인물 셰익스피어는 1611년 집필한 희곡 『템페스트 The Tempest』의 5막 1장에서 미란다(Miranda)의 목소리를 통해 ‘신화세계적 상상’에 투영된 인류를 찬양해 마지않았다.
오 놀라워라!
이곳에 얼마나 많은 훌륭한 피조물들이 있는가!
인류는 참으로 아름다워라! 오 멋진 신세계,
그런 사람들이 사는 곳.24)

2.2. 메타버스 시대의 인문교양교육에 필요한 뮈토버스 상상

신화학자 캠벨(Joseph Campbell: 1904-1987)은 대표저작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에서 그리스 신화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신화에서 관찰한 영웅의 전형적인 여정을 규정하는 ‘영웅의 여정(The Hero’s Journey)’25) 이론을 제시하였다. 그의 이론은 조지 루카스(George Lucas)가 〈스타워즈 3부작〉에 적용한 것처럼 할리우드 영화산업과 디지털 게임 산업에 필수적인 ‘스토리텔링’의 토대로 활용되고 있다. 캠벨은 미국 사회교육방송국(PBS) 기자인 빌 모이어스(Bill Moyers)가 대담형식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인문교양 측면에서 신화의 가치를 강조하고, 신화는 현대 문화산업에 필요한 상상력과 지식의 원천임을 역설하였다.
신화라는 주제를 마음에 두게 되면 우리는 대신할 것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신화라는 것에서 우리로서는 도저히 손에서 놓아버리고 싶지 않은 전통의 느낌, 깊고 풍부하고 삶을 싱싱하게 하는 정보가 솟아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캠벨, 모이어스, 1988/2020, p. 26)
캠벨의 견해처럼, 인류는 신화에서 “깊고 풍부한 삶”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들을 발견해왔다. 21세기는 최첨단 과학기술에서 문화적 자긍심을 발견하는 시대이지만, 그 기술을 만들고 그것에 근거한 디지털 세계를 창조하는 힘은 인류에게 내재된 고유성으로서의 ‘허구 창작 능력’이며, 이것이 지향하는 바는 ‘집단적 상상’임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인류의 출현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집단적 기억은 태고의 집단적 상상에서 솟아난 수많은 상(像, images)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 상으로부터 21세기적인 ‘상상(想像, Imgination)’ 역시 수립된다. 현 인류는 그 상상을 통해 가상세계(Metaverse)로의 진입을 욕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상세계를 체험하려는 모호한 욕망이 아니다. 이를테면, 인터넷에 항시 접속하는 ‘21세기적인 인류’, 즉 새천년 전후로 출생한 이른바 미래세대26)가 가상세계에서 욕망하는 것은, 현재로선, ‘주체 소유’이다. 그 주체는 ‘나의 화신(Avatar)’이거나 ‘나의 의지’를 구현하는 존재이다. 미래세대는 가상세계의 ‘아바타 창조’ 욕망을 구현하고자 신화세계적(Mythoverse) 상상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서, 디지털 게임을 통해 가상세계 개념을 수용한 미래세대 인터넷 이용자들은 ‘강인한 영웅’, 니체의 용어를 빌면, ‘초인(超人)’의 모습을 한 자기 화신으로서의 ‘인간창조’를 욕망하며 신화세계적 상상을 펼친다. 현재 유통되는 가상세계 기반 디지털 게임에서 이용자들이 창조하는 (혹은 조종하는) ‘아바타’는 대부분 고대신화 속 영웅의 모방이거나 재현이다. 2005년 이래로 소니(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가 배급하고 있는 ‘액션 어드벤처 롤플레잉 게임’ 〈God of War〉 연작을 구체적인 예로 들어보자.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에 기대는 서사를 제안하는 연작 게임은 이용자들에게 “영웅의 여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임무를 부여하며 매혹한다. 이를테면, 〈God of War I〉에서 이용자(플레이어)는 올림포스 신들을 섬기는 스파르타 전사 크라토스(Kratos)를 조종하는데, 여신 아테나(Athena)는 크라토스에게 전쟁의 신 아레스(Ares)를 죽이라고 명한다. 즉, 크라토스는 올림포스의 가장 강인한 신과 싸워 이겨야 하는 초인적인 전사로 거듭나야만 한다. 또한, 그리스의 신들과 영웅 테세우스(Teseus)와 페르세우스(Perseus)가 등장하는 후속편 〈God of War II〉에선 크라토스가 올림포스 신들의 제왕 제우스(Zeus)에게 배신당해 신성한 힘이 제거되고 죽음을 맞이하여 지하세계로 끌려가는 운명을 맞이한다. 지하세계로 간 크라토스는 가이아(Gaia)를 만나게 되고, 가이아는 시간을 거슬러서 제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운명의 자매를 찾으라는 임무를 제안한다. 〈God of War〉 연작 게임 서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이른바 미래세대에 속하는 디지털 게임 이용자들에게 고대신화 서사는 더이상 낡은 문명의 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가상세계에서의 환상적인 창조 욕망을 구현하는데 효율적인 창의성을 키워주는 상상의 보고(寶庫)이다.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의 ‘뮈토버스(Mythoverse)’를 최대한 활용하는〈God of War〉에서 “영웅의 여정”을 수행하는 크라토스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이용자 스스로 자의적으로 또한 독창적으로 창조하는 ‘초인, 영웅’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용자가 ‘신화세계적 상상’을 발휘하여 인간창조 욕망을 구현하는 가상세계 디지털 게임은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디지털 게임 순위를 발표하는 국내 사이트27)에서 상위 10위권 게임들에는 그리스 신화를 비롯한 북유럽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서사를 토대로, 이용자 자신의 화신을 창조하는 게임이 여럿 있다.28)
그리스 신화에서 “깊고 풍부한 삶”을 담아내는 영웅을 모방하는 것은 비단 현재의 디지털 세계뿐만이 아니다. 사실, 이것은 마치 오랜 전통처럼 서양문학과 서양예술 그리고 서양음악에서 지속적으로 답습해온 작업이다. 그리스의 건국 영웅 테세우스를 재현한 그리스 비극 작가들과 로마제국의 시인들29) 그리고 그들로부터 영감을 취한 17세기의 셰익스피어와 고전주의 비극작가 라신(Racine)을 잇는 예술적⋅음악적 재현은, 비록 헨델의 오페라 세리아 〈테세우스〉(Opera Seria 〈Teseo〉)를 구체적 예로 제시하지 않더라도, 지난 세기들 동안 끊임없이 행해졌다. 이렇듯, ‘신화세계적 상상’은 신화의 인물과 세계관을 시공간의 구애 없이 예술과 문화의 장(場)으로 옮겨온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성이 강조되는 기술의 세기에도 신화를 읽어야 하고, ‘신화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신화는 가상세계로 이행할 수 있는 수많은 상(像)을 ‘상상’의 통로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상상 밖에서는 우주의 신도, 국가도, 돈도, 인권도, 법도, 정의도 존재하지 않는다”(하라리, 2019, pp. 53-54)라는 단언처럼, 인류문명이 전진하고 발전하는 데 동력으로 작용한 것은 ‘상상의 힘’이다. 실제에서 꿈으로 의식이 옮겨지듯, 현실세계에서 가상세계로 정신활동이 넘어가는 것을 향유하는 이 시대에도 ‘상상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므로, 인류의 집단적 상상력이 구축한 공유의 문화자산으로서의 신화야말로 대학 고등교육에서 인문교양교육 재료로 사용될 필요가 있다. 애덤 니컬슨의 언표를 차용해서 말하자면, ‘기술의 세기’를 건립한 인류답게, 인류가 만든 “정신적 틀”30)을 신화로부터 구할 수 있기에, 메타버스의 시대에 ‘뮈토버스의 상상’은 끊임없이 소환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국내 대학의 인문교양교육은 동⋅서양 고대신화를 중요한 교육재료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고대신화 관련된 기존 교양교과목은 고전적인 교육목표를 제안할 뿐이다. 간략한 예를 들면, 여러 대학에서 교양교과목으로 설립된 ‘그리스 신화’ 관련 강의는 서양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양교과목인 〈그리스 비극〉, 〈그리스⋅로마 신화〉, 〈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의 세계〉는 문자 그대로 ‘서양고전학’ 교육 차원에서 서양의 고대문화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한다. 또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문화교양학과 교과목 〈신화의 세계〉 역시 서양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한다는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의 서사에서 영감을 구하는 디지털 게임 가상세계에 심취하는 대학생들은 아마도 서양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학문적 성취보다는 초인적인 아바타 창조 욕망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신화세계적 상상’을 품으려 할 것이다. 더불어 그리스 신화의 영웅 아레스, 하데스, 제우스보다 더 강인한 이른바 ‘능력치 만렙’의 신적인 존재, 초인을 창조하며 ‘뮈토버스 상상’을 도구로 ‘메타버스’로의 이행을 꿈꿀 것이다. 그런 까닭에 ‘IT 개발자’를 꿈꾸는31) 미래세대 대학생들의 창의성 계발을 위한 인문교양교육에서 고대신화는 미래세대에 적합한 교육재료로 활용되는 방안으로 검토되어야 하고, ‘신화 리터러시 교육’ 방법론은 새로운 시각에서 모색되어야만 할 것이다.

3. 나가며

살펴본 바와 같이, ‘기술의 세기’를 표상하고, 미래세계로 이행하는 통로가 될 첨단 디지털 기술 ‘메타버스’ 개념에 대한 사유는 인문학적 토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못한 메타버스가 3D 디지털 기술로 재현되는 가상세계를 뜻한다는 가정 아래, 인류의 삶이 가상세계로 전환될 경우 인문학적 지식의 원천인 ‘고대신화’의 힘은 유의미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유희적 측면으로 정립된 메타버스의 현재적 개념에서, 디지털 게임 가상세계를 체험하는 이용자들이 아바타를 창조하고 그 삶을 구현하는 양상이 증명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문학 서사의 장(場)에서 ‘신화세계적 상상’으로 재현된 ‘인간창조 욕망’의 21세기적 판본(板本)이기 때문이다. 즉,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를 창조하는 현 인류의 욕망은 태곳적 신화세계에서 제시된 인간창조 욕망이며, 또한 이를 답습한 지난 세기들의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시도들과의 교차에서 발현된 ‘뮈토버스 상상’이다. 최첨단 과학기술문명의 시대에도 신화에서 역사로, 실제에서 꿈으로, 현실세계에서 가상세계로, 뮈토버스에서 메타버스로의 전환과 이행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구현되고 있음을 인식함으로써, 인류 정신문화의 원천인 신화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21세기의 인간은 불멸에 진지하게 도전할 것이다”(하라리, 2019, p. 40)라는 저명한 학자의 견해처럼, 첨단기술로 구현되는 가상세계에 의해 인류의 미래적 전망을 예측하는 지금에도,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지상 공동체의 역사”(캠벨, 2003, p. 16)32)를 계승하고 새롭게 사유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리고 캠벨이 강조한 “다시, 신화를 읽는” 이유처럼, 메타버스의 시대에도 개인에겐 사회집단을 보살피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공동체의 질서를 받아들일”(캠벨, 2020, p. 37) 의무가 있기에, 인류가 실행한 최초의 집단적 상상, 즉 신화세계(Mythoverse)를 시대에 맞게 사유하고 그 안에 내재화된 공동체 의식을 보존하는 인문교양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미래세대가 인류 문화자산으로서의 신화가 갖는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래로의 전진에 동력이 될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인문학의 원천인 고대신화를 문학 서사의 장(場)에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이 대학 인문교양교육 차원에서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

Notes

1) 21세기 인문사회과학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유발 하라리의 3부작 시리즈 『Sapiens』, 『Homo Deus』,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은 총체적으론 21세기 인류가 도달한 과학기술의 경지가 인류를 포함한 지구 생태계의 삶과 인간의 생존적 욕망에 미치는 영향력에 관한 논의로 집약할 수 있다.

2) ‘고양이 낚시’로 직역되는 ‘catfishing’은 온라인상에서 연인을 구할 목적으로 자신의 거짓된 이미지를 만들고 거짓말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사이버 사기’이다.

3) ‘New weird’는 1990년대에 등장하여 21세기 초반에 발달하기 시작한 문학 장르이다. 기존의 SF문학과 환상문학에 사용되던 관례적인 요소들에 현실세계에 기반을 둔 도시적 공상들이 보태진 서사를 추구하는 ‘New weird’는 공상과학, 환상, 공포가 통합된 문학 장르라고 할 수 있다.

4) Lovecraft가 1928년 대중잡지(Pulp magazine)에 처음 게재한 단편소설 The Call of Cthulhu에서 탄생한 ‘크툴루 신화(Cthulhu Mythos)’의 신(神)으로서 기괴한 형상의 우주적 존재이다.

5)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는 Aldous Huxley가 1932년에 발표한 디스토피아 SF소설의 제목이다.

6)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The Metaverse: And How It Will Revolutionize Everything(2022)의 작가 Matthew Ball에 따르면 메타버스의 정의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며 지금도 논쟁 중이다.

7) 본고가 제시한 용어로서 ‘mythos’와 ‘universe’ 두 단어의 조합이며 최첨단 디지털 기술 세계로 표상되는 ‘메타버스’에 대조된 개념으로 ‘신화세계’를 의미한다.

8)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간의 교차 혹은 융합이라는 개념 자체는 1980년대 대두된 사이버펑크 소설류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있다.

9) 실제 MIT의 Adam Chlipala가 2014년에 발명한 Web 개발 전용 무료 open source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 ‘Ur(programming language)’가 존재한다.

10) 『스노우 크래시』에서 고대 수메르 언어는 DNA 변형 바이러스와 함께 청각을 자극하여 인간 뇌 기능을 ‘프로그래밍’하는 언어이고, 수메르 문화는 성직자들이 대중을 관리하는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여 조직된 문화이다. 반면, ‘엔키’는 카운터 바이러스를 개발한 전설의 인물이다.

11) 하라리는 거짓말과 다른 “가상의 실재”는 모든 사람들이 믿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이를테면 구글, 법인, 국가, 신 같은 것이다.

12) 그러나 20세기 구조주의자들과 정신분석학자들은 신화를 진화의 관점에서 이해한 의례적 해석이 아닌 자체이론에 투영한 접근법으로 해석한다는 것 역시 인지할 필요가 있다.

13) 인류문명의 유구한 역사에 비추어 보면, ‘인간창조’와 ‘세계창조’ 욕망의 문학적⋅예술적 표상 혹은 재현 양상이 복잡하고 광대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제한된 지면에선, 서양문명사 각 시대의 문학과 예술에서 인간창조와 세계창조의 욕망을 표상한 ‘신화세계적 상상’의 단편적 사례만을 제시할 뿐이다. 또한, 20세기 이전에, 유사한 주제로 재현된 문학 및 예술 작품들이 동시대마다 하나의 군(群)을 이루었던 사실을 주지하는 까닭에, 본고는 각 시대의 대표적 사례를 제시한다.

14) 19세기 중엽 다윈의 진화론과 더불어 프란시스 갈턴(Francis Galton: 1822-1911)이 논문발표를 통해 주장한 “인간의 재능과 특질”이 유전된다는 사유는 제2차 세계대전 때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하게 되는 ‘우생학’ 담론의 근간이 된다.

15) 프랑스 문인 빌리에 릴아당(Auguste de Villiers de L’Isle-Adam: 1838-1889)이 1886년 출간한 소설 『미래의 이브 L’Ève future』에 등장한 Thomas Edison은 실존 인물과 동명인 허구적 인물이다.

16) 니체의 위대한 저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Thus spoke Zarathustra』의 1章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은 선언으로 완결된다. ““Dead are all Gods: now we want the Superman to live.”—Let this be our final will at the great noontide!—”

17) “Then will the down-goer bless himself, for being an over-goer; and the sun of his knowledge will be at noontide.”

18) “Concluons donc hardiment que l’homme est une machine et qu’il n’y a dans tout l’Univers qu’une seule substance.”

19) “동물기계론”은 데카르트에 의해 탄생한 기계론적 생체인식 개념이다. 동물의 행동이 기계의 메커니즘과 유사하다는 형이상학의 명제로서, 기계와 마찬가지로 동물도 부품과 톱니바퀴의 집합체이며 의식이나 생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철학자가 1637년 발표한 『방법서설 Discours de la méthode』 5장에 설명되어있다.

20) 프랑스의 발명가 보캉송(Jacques de Vaucanson: 1709-1782)은 1739년 소화와 배변 시뮬레이션을 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오리를 대중에게 공개하였고, 1764년에는 곡물 알갱이를 삼켜서 대사하고 ‘배변하는 자동인형 오리’를 창작하였다. 이외에도 ‘플루트를 연주하는 사람’ 등 다양한 자동인형을 창작하였고, 같은 원리를 적용하여 최초의 자동 방직기를 제작하였다.

21) 독일의 중등교육기관으로서 19세기에는 대학입학을 위한 준비교육기관이었다.

22) 서양문학의 첫 기록이자 서양문화의 마르지 않는 원천으로 간주되는 그리스 신화에 관한 첫 기록들인 Hesiod의 『신들의 계보 Theogonia』와 Homer의 『일리아드 The Iliad』는 제목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신들과 트로이 전쟁 영웅들에게 바치는 서사시로서의 신화적 속성을 갖는다.

23)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의 여주인공 이름이 Eliza Dolittle이다. 이 희곡은 1964년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로 제작되었다.

24) MIRANDA, rising and coming forward O wonder!

How many goodly creatures are there here!

How beauteous mankind is! O, brave new world

That has such people in’t!

25) ‘영웅의 여정’은 모험을 떠나 결정적인 위기에 승리하고 변화되거나 변신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영웅의 이야기의 공통된 전형을 그린다.

26) ‘미래세대’는 통상 Millennial generation, Z generation, Alpha generation으로 불리는 1980년 이후 출생한 청년세대를 비롯한 그 이후 세대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27) 게임메카, 게임트릭스

28) 〈리그 오브 레전드〉, 〈로스트아크〉, 〈던전앤파이터〉, 〈디아블로〉 등이 있다.

29) 테세우스를 부각시킨 그리스 비극작가들은 소포클레스와 에우리피데스이며, 로마제국의 시인들은 오이디비우스와 세네카이다.

30) 애덤 니컬슨은『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2016)에서 “그리스인이 스스로를 규정한 사고방식, 그리스인을 그리스인답게 만든 정신적 틀의 탄생설화”(p. 14)가 『일리아드』이기에 호메로스를 읽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31) 2020년 JOBKOREA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향후 갖고 싶은 직업군은 1위 공무원(18.3%), 2위 관리/사무직(14.9%), 3위는 IT개발자(12.9%) 순이다. 또한, 2022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공학계열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군 1위는 ‘IT⋅인터넷⋅게임’ 분야이다.

32) 조셉 캠벨(2003)은『신의 가면 1: 원시신화』에서 “인류의 역사를 그 첫 장부터 탐색해보면, 그것은 단지 도구를 만드는 인간의 진화 이야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타는 비전을 자신의 마음속에 쏟아붓는 구도자의 역사이자 초월적인 계약을 육화시키려는 지상 공동체의 역사였음을 알 수 있다”(p. 16)라고 역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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