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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6); 2021 > Article
핵심역량 함양의 관점에서 바라본 학부생들의 협력 경험에 대한 연구 -POD 수업 모델을 활용한 교양강좌 우수참여자들에 대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Abstract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관점에 바탕을 둔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 혁신 과업과 관련하여, 그동안 이 주제에 대한 국내 연구자들의 학문적 관심은 대부분 핵심역량과 관계된 개인의 능력 개발 및 발달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핵심역량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인 협업 능력의 맥락에서 학습자들의 협력 경험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본 연구는 D 대학교가 ‘동료튜터링 기반 온라인 토의식 수업 모델(Peer-tutoring Online Discussion Class Model, 이하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하여 개설한 교양강좌에 참여한 학생들과의 면담을 중심으로, 이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경험했던 협력의 양상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는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이 몇 가지 형태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적 차이가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의 독특한 특성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토대 위에서 학습자들은 협력을 통해 기존의 수업들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성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학습자들은 실제로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과 폭넓은 시야, 리더십, 협업 능력 등을 함양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Abstract

With regard to the innovation of the general education at the level of higher education in Korea based on the approach of competency-based education, researchers have predominantly focused on the individual development of key competencies and skills. However, little attention has been paid to one of the main axes of the key competency, the experience of cooperation among students. Drawing on the interview data with undergraduat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online general education courses which were based on the ‘Peer-tutoring Online Discussion (POD)’ class model, this study explores modalities and significance of their cooperation experiences in the courses. Findings suggest that the experience of cooperation based on the POD class model has several differences from traditional classes and that these features contribute to unique characteristics of the cooperation experience in the POD class model. Through their experience of cooperation in the general education courses based on the POD class model, students were able to feel a sense of achievement that they had never felt before in other classes, and also able to realize the growth of their team members as well as themselves. Moreover, respondents also explained that their experience of cooperation through the POD class model actually enabled them to foster positivity, broad perspective, leadership and collaborative skills.

1. 연구의 필요성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라고 하는 전지구적 변화의 흐름과 더불어, 이러한 흐름이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특성들을 반영할 수 있는 교육과정 및 교육환경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근대 이후 인류가 경험한 세 차례의 산업혁명이 비단 산업구조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인간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변화들을 이끌어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미리 고민하고 적절히 대비하는 것이 많은 교육학자 및 교육정책 입안자들이 마주한 주요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철도 건설로 촉발된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의 제1차 산업혁명, 전기의 사용 및 노동 분업 시스템이 본격화되면서 재화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제2차 산업혁명, 그리고 컴퓨터 및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보편화된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의 사용이 추동하는 20세기 후반 이후의 제3차 산업혁명을 거쳐, 제4차 산업혁명의 관점은 물리적 영역과 생물학적 영역, 디지털 영역의 다종다양한 기술들이 서로 어우러져 유연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해지는 새로운 시대적 특성을 예고하고 있다 (Schwab, 2016). 이와 관련하여, 현재의 교육과정 및 교육환경은 이전의 산업구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탓에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 및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직업 세계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허재준, 2017), 특히 고등교육 수준에서 전면적인 변화와 혁신이 시급하게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혜정 외, 2019; 한동숭, 2016).
오늘날의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교양교육 영역의 혁신에 대한 요구는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이란 특정 지식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을 넘어 기존의 지식을 종합하고 분석하는 능력,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하고 활용하는 능력, 주어진 문제상황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그것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국제적인 안목과 상황 파악 능력 등을 아우르고 있기에 (백승수, 2020), 전공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관점들과 활발하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생산적 소통의 장으로서 교양교육이 지니는 의미가 새롭게 정립되고 그 위상 또한 재평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중심 대학교육과정의 전통적 접근에 대해 ‘역량’의 개념이 교육혁신을 위한 새로운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 혁신과 관련하여 역량기반 교육과정이 지니는 교육적 함의에 관해 활발한 연구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e.g., 김연회 외, 2010; 박민정, 2008; 박혜정, 2018; 정선호, 2016). 그뿐만 아니라,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한국 대학교육과정의 혁신을 고민하는 작업은 정부가 시행하는 정책적 노력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dvancement of College Education), 대학생핵심역량진단지원사업(Korea Collegiate Essential Skills Assessment), 대학기본역량진단사업 등과 같은 일련의 대학재정지원사업들은 위와 같은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관점을 고등교육 수준에 안착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구체화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김수경, 2021; 백승수, 2020).
이러한 맥락에서 대학들은 소위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크고 작은 변화들을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의 연구들은 그와 같은 제도적 변화들이 실제로 학생들의 역량 함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희원과 박소현(2021)은 S 대학교 학생들의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토론식 수업 기회 확대 및 교수자의 즉각적 피드백 제공 등과 같은 수업 내부 요인과 동아리 활동 및 공모전 참여와 같은 수업 외부 요인들이 학생들의 역량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한 이효성과 차성현(2020)은 역량기반 교육과정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C 대학교가 추진한 교양교육과정 개편 작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소개하고, 핵심교양 교과목들이 역량교양 교과목으로 개편된 이후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와 핵심역량 향상 정도에 대한 자기평가 점수가 점진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례연구들이 ‘역량’의 개념에 바탕을 둔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혁신을 위해 유의미한 경험적 근거들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접근들은 “역량 개발”이라는 주제를 주로 개인의 능력 발달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한 탓에 개인 간의 협력이라는 측면에 대한 고민에는 소홀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전의 연구들이 “핵심역량”의 범주 안에 협력과 관련된 세부 항목으로 의사소통 역량, 대인관계 역량, 리더십 역량 등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실제로 장기간에 걸친 개인들 간의 협력을 주의 깊게 검토하기보다는 1) 발표 능력이나 외국어 능력 등 협력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들과 관련하여 개인의 습득 여부를 측정하거나 2) 조별 과제 수행이나 동아리 활동 등 협업 경험에 대한 개별 학생들의 단편적인 반응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동료튜터링 및 온라인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관점을 바탕으로 학습자들이 팀 활동의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 D 대학의 교양수업 사례를 통해, 학습자들이 유의미한 협력 경험 및 그것의 의미를 스스로 어떻게 인식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나아가 이러한 협력의 경험이 지닐 수 있는 교육적 함의에 대해 고민해본다.

2. 이론적 배경

2.1. 핵심역량의 관점에서 바라본 협력 경험의 중요성

역량에 대한 논의는 1960년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등장했으며, 1980년대 들어서면서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Tchibozo, 2010). 관료제적 대량생산방식에 최적화된 기존의 산업구조가 점차 한계를 맞이함에 따라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 학교의 책무성(accountability)에 대한 요구 확대 등과 같은 문제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과 요구에 대해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새로운 유능함의 척도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역량에 대한 논의는 현재 학계와 정계, 재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때 ‘역량’에 대해 하나의 공통된 정의가 널리 사용되기보다는 각각의 맥락과 주어진 요건에 따라 조금씩 다른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개인이 주위 환경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제반 능력들을 ‘역량(competence)’의 개념으로 지칭한 이래 (White, 1959), “특정 직무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기술, 능력, 지식의 총체”(National Center for Educational Statistics, 2002: 7), “일련의 문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적절한 내부적(인지적 자원, 가치관, 내재화된 사회규범 등)/외부적(협력을 구할 수 있는 인맥, 문서, 장비 등) 자원들을 적절한 방식으로 동원하는 학습자의 능력”(Tchibozo, 2010: 194)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한 역량의 개념들이 사용되고 있는 사례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차이들이 곧 전혀 다른 역량의 개념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역량의 개념들은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습득한 지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의미에서 일정한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연구 목적 혹은 사업 목적에 따라 나름의 강조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한 이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5)의 데세코(DeSeCo: 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ies)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역량 개념을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삼는다. 데세코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핵심역량은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개인(들)은 주변 환경과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해 언어와 기술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종류의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상호의존성의 가치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개인(들)은 타인, 특히 이질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타인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셋째, 개인(들)은 자신의 삶을 영위해나가는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삶을 보다 넓은 사회적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 자주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때,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는 단지 개별 학습자가 언어와 기술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의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만으로는 달성되지 않는다. 학습자 개개인의 능력 습득만큼이나 학습자들 간의 소통 및 상호작용을 위한 경험의 축적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질적인 관점들 사이의 효과적인 협력이 요구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고려할 때 (Schwab, 2016), 학습자의 역량 함양에 있어 협업 능력 개발이 지니는 중요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골린코프와 허시-파섹(Golinkoff & Hirsh-Pasek, 2016)이 제시하는 협력의 단계 구분은 주목할 만하다. 골린코프와 허시-파섹은 제4차 산업혁명 이후에 펼쳐질 21세기를 위한 여섯 가지 역량을 제시하면서, 협력을 첫 번째 역량으로 강조한다. 그들의 구분에 따르면 협력은 네 단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으며, 그것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첫 번째 단계는 개인이 홀로 작업에만 몰두하고 그 이외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단계로서,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두 번째 단계는 각각의 개인이 자신의 작업을 수행하지만 타인 또한 나름의 목적과 욕구를 가지고 작업을 수행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단계다. 이때 각 작업들은 병렬적으로 나열되며, 때때로 사소한 협력의 모습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기는 하지만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함께 힘을 합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세 번째 단계는 개인들이 특정한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 소통하는 단계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설사 개인들이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더라도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각각의 작업이 별개로 이루어졌다면, 세 번째 단계에서는 목표를 공유한 개인들 간의 소통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협력 방안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네 번째 단계의 협력은 명확한 목표를 공유하는 개인들 간의 수평적 협력이 이루어지는 단계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명확한 목표가 공유되는 것뿐만 아니라, 협력자들 간에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과 협력에 참여하는 개개인이 결과에 대해 공동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추가적인 조건으로 밝힌다. 이와 같은 협력의 단계 구분은 실제 수업 상황에서 나타나는 협력의 장면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단서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2.2. 동료튜터링의 개념과 효과

학습자들 간의 협력적 학습을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최근 들어 ‘동료튜터링(peer-tutoring)’의 접근이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e.g., Arco-Tirado et al., 2020; De Backer et al., 2015; Thurston et al, 2021). 동료튜터링이란 수업 상황에서 비슷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각각 튜터와 튜티의 역할을 맡아 수행하는 협력적 학습의 형태로, 비슷한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 상황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학습자가 주도하는 학습공동체의 성격을 지니며 (김인수, 2010), 튜터와 튜티 양쪽 모두에게 학업 역량 및 동기부여 신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한다 (Colvin, 2007). 동료튜터링 활동은 튜터와 튜티의 선정 및 매칭 방식, 그리고 프로그램의 운영 및 지원 방식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특히 튜터의 선정 및 훈련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우선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서, 첫 번째는 교수자가 학습자 중에서 튜터를 지정하는 형태다. 이러한 형태의 대표적인 사례로 교수자가 학습자들을 다수의 튜터-튜티 짝으로 지정하고, 이들끼리 경쟁을 유도하여 학업 참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방식이 있다 (Greenwood, 1997). 두 번째 형태는 일정한 기준을 거쳐 선발된 튜터 후보생들에게 별도의 세션을 마련하여 튜터를 양성하는 것이다 (Arco-Tirado et al., 2011). 이러한 형태는 특정한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에서 동료튜터링 방식을 취할 때 볼 수 있으며, 튜터의 역할을 맡는 학습자는 단순히 특정 교과의 학업성취도가 또래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보다는 적극성이나 리더십 등 별도의 자격을 요구받는다. 본 연구에서 튜터의 역할은 교수자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조의 조원들과 함께 힘을 합쳐 특정한 과업을 수행해나가는 것이며, 따라서 이하에서 사용되는 동료튜터링의 의미는 전자보다는 후자의 관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다수의 선행연구들은 동료튜터링 방식의 적용이 실제로 학습자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e.g., 곽정숙 & 우승희, 2018; 김인수, 2010; 김지은, 2020; 안현아 외, 2016; 유경아, 2016), 그뿐만 아니라 학습자들의 대인관계능력, 의사소통능력, 유대감, 리더십, 협동 능력 등과 같은 공동체 역량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근거들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e.g., 선복근 외, 2009; 이미경 & 김희수, 2018; 정인숙, 2018). 예를 들어, 이혜은과 동료들(2020)은 동료튜터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116명의 학부생 튜터들의 활동일지 및 보고서를 바탕으로 튜터들이 느낀 활동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학업과 관련된 성과 외에도 대인관계능력이나 의사소통능력 등과 같은 학습 외 영역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얻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대학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관련 자료에 대한 양적 분석과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수 및 학생들과의 면담 자료에 대한 질적 분석을 바탕으로, 염민호와 동료들(2012)은 학습공동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미참여 학생들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과나 동아리 외에도 대학 생활의 공간이 다양하게 확장되었고, 동료⋅선후배⋅교수와의 접촉이 확대되면서 상호 간의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증진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2.3. 온라인 프로젝트 기반 수업과 학습자들의 협력 경험

실제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들이 바람직한 형태의 협력 경험을 축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프로젝트 기반 학습 (project-based learning)’의 접근이다. 블루먼펠드와 동료들(Blumenfeld et al., 1991)에 따르면,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학습자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나누고, 결과를 예측하고, 연구계획이나 실험계획을 설계하고,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결론을 도출하고, 연구 결과 및 그에 대한 의견을 타인과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일련의 과정들로 구성된다. 둘째, 프로젝트 기반 학습은, 적절한 활동(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질문 혹은 문제상황을 필수적인 조건으로 요구하며, 이러한 활동(들)이 최종적으로 해당 질문 혹은 문제상황과 관련된 결과물의 형태로 도출되어야 한다. 단, 이 과정은 학습자들을 제한된 조건 하에 위치시키고 강의자료 암기 등과 같은 활동을 통해 정해진 답을 찾아내도록 기대하는 접근과는 다르다. 오히려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은 학습자에게 능동적으로 지식을 구성해나가는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지향하며, 따라서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의 역할이 강조된다. 이와 관련하여, 박민정(2007: 266)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이 지식 습득 외에도 학습자들의 “협동심과 책임감,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자기주도 학습능력”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정리한 바 있다.
특히, 전지구적인 코로나 사태의 발발 이후, 대면 수업이 축소되고 비대면 수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온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 학습의 한계로 꾸준히 지적되어 온 학습자들의 학습 태만 및 중도 탈락 문제와 관련하여 (e.g., Atchley et al., 2013; Octaberlina & Muslimin, 2020; Willging & Johnson, 2019),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을 활용하는 것이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학습자들에게 유의미한 협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는 연구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예를 들어, 장경원(2020)은 비대면 원격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교직학부 과목에 대한 수업 영상 및 관련 자료들과 수강생들이 작성한 성찰일지를 토대로, 프로젝트 수행 과정이 학습자들에게 단순히 지식 습득뿐만 아니라 팀원들 간의 소통 능력, 공동체 의식, 책임감 등을 함양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임다미와 동료들(Im et al., 2019)은 “파이썬 프로그래밍”에 대한 무료 온라인 재직자 과정 학습자 19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존의 동영상 강의 위주 수업방식을 수정하여 학습자가 교수자 및 동료 학습자들과 실시간/비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한 결과, 수업에 대한 만족도와 전체 과정 이수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공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원격교육에 대한 효과를 검토한 옌센과 동료들(Jensen et al., 2003) 또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이 원격교육 상황에서 학습자들 간의 협력 수준을 높이고, 이를 통해 학습참여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고 결론짓고 있다.

2.4. D 대학교의 교육 실험: 동료튜터링 기반 온라인 토의 수업 모델의 접근

위와 같은 선행연구들을 검토해볼 때, 동료튜터링 및 온라인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은 학습자의 유의미한 협력 경험을 위해 요구되는 관련 역량 발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며, 특히 비대면 학습 상황에서 학습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기존의 연구는 학습자의 협력 경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학습 여부나 그것의 발달 수준에 주목한 나머지, 그 토대 위에서 실제로 협력의 경험이 어떻게 일어나고 학습자 스스로 그러한 경험을 어떻게 의미화하는지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는 D 대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학습자 주도형 온라인 교양강좌를 수강했던 학생들과의 면담을 통해, 학습자의 입장에서 무엇이 의미 있는 협력 경험으로 인식되는지 살펴봄으로써, 보다 바람직한 교양교육과정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동료튜터링과 온라인 프로젝트 기반 학습의 접근을 바탕으로, D 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는 ‘동료튜터링 기반 온라인 토의식 수업 모델(Peer-tutoring Online Discussion Class Model, 이하 POD 수업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2개의 온라인 교양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강좌들은 각각 포스트휴먼(posthuman)과 융⋅복합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를 주제로 하고 있으며, 복수의 교수자들이 공동으로 강좌를 운영한다. 각 강좌와 관련된 범위 안에서,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팀 단위로 각자 자신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정하고,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며, 각자가 역할을 나눠서 학기 말 발표회에서 발표할 내용을 준비한다. 이 모든 과정은 화상회의를 통해 팀 내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하며, 교수자는 주제 선정작업 및 기말 발표준비가 완료된 뒤 각 팀의 화상회의에 참여하여 조언을 제공한다. 이때, 교수자 측은 학생들의 전공과 학년이 최대한 중복되지 않도록 각 강좌의 학생들을 5명씩 18개 팀으로 편성하며, 학생들을 위한 보조자료로서 각 강좌의 주제에 맞는 동영상 강의를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학생들은 제공되는 동영상 강의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토의 결과에 따라 기말 발표 주제를 정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결과물에 대한 최종 평가는 합격/불합격 (Pass or Fail, 이하 PF) 평가 방식에 따라 이루어진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 1>에서 설명하고 있는 바와 같이, POD 수업 모델은 준비(preparation), 토의(discussion), 피드백(feedback)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Kim et al., 2021). 먼저, 준비 단계는 학생들이 팀 단위로 처음 화상 모임을 갖는 학기의 첫 수업 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를 위해 교수자 측은 학생들을 팀 단위로 모아 온라인 상에서 첫 모임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튜터 선정과 관련된 오리엔테이션 자료 및 학생들 간의 원활한 토의를 위한 참고자료를 제공한다. 교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은 제공 받은 오리엔테이션 자료를 토대로 자체적인 논의를 통해 자신들이 속한 팀의 튜터를 선정하고, 온라인 토의 상황에서 상호 간에 지켜야 할 원칙이나 업무를 나누는 방식, 지각이나 결석에 대한 처벌 등 팀 활동을 위해 필요한 규칙들을 스스로 정한다. 이때, 튜터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역할은 학생들 간에 이루어지는 토의과정 전반을 주재하고, 팀 내의 요청에 따라 필요시 교수자에게 의견을 전달하거나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두 번째, 토의 단계는 학기 전반의 과정에 걸쳐 학생들이 비대면으로 모임을 갖고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이 단계에서 학생들은 학기 말 발표를 위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각자가 맡은 업무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첫 모임을 포함하여 모든 비대면 모임을 녹화하고 회의록을 작성하여 함께 제출한다. 끝으로, 피드백 단계는 교수자 측이 회의록과 녹화자료를 검토하고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전달하면, 학생들이 이를 차회 논의과정이나 발표 준비 상황에 반영하는 활동들을 포함한다.
<표 1>
동료튜터링 기반 온라인 토의식 수업 모델의 설계
단계 교수자 측 활동 학습자 측 활동
준비 (preparation) • 튜터 선정을 위한 오리엔테이션 자료 및 원활한 토의를 위한 안내 자료 제공 • 오리엔테이션 자료 검토
• 튜터 선정
• 팀 활동을 위한 자체 규칙 제정
• 튜터-튜티 서약서 작성
토의 (discussion) • 교수자가 팀 단위로 학습자와 상호작용 할 수 있는 공식적인 기회 제공 (주제 선정작업 및 기말 발표준비 완료 후) • 자체적으로 선정한 주제에 대한 토의
• 매 모임을 녹화하고, 회의록까지 작성
피드백 (feedback) • 학생들이 제출한 녹화 자료 및 회의록 검토 • 팀 내 토의 및 최종 발표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수자 측이 제공하는 피드백을 검토
• 학기 말 발표대회에 참가
학기 중 교수자는 중간점검 시기에만 제한적으로 온라인 모임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그 외에는 미리 촬영한 강의 동영상을 제공할 뿐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거나 학생들의 토의에 참여하지 않는다. 학습자들은 매 차시 제공되는 동영상 강의를 시청한 뒤, 조 단위로 온라인 모임의 형태를 통해 자체적인 토의를 진행한다. 이와 관련하여 <표 2><표 3>은 각각 세부적인 두 수업의 학기별 운영 계획을 보여주고 있다. 학습자들은 해당 주제에 대한 사전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교수자들에 의해 제공되는 동영상 강의와 온라인 토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선정한 기말보고서 주제에 대해 스스로 수집한 자료를 통해 학습을 진행한다. 튜터는 학생 토의 과정에서 교수자의 조언이나 확인이 필요하다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 학생 토의가 종료된 후 교수자와 소통하고 그 결과를 다음 학생 토의 때 조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이때 학기 중 중간점검 때를 제외하면 교수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교수자와 팀원들 간의 소통을 담당하며 한 학기 동안 팀 활동을 이끌어 나가는 튜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표 2>
2021년도 1학기 『포스트휴먼의 이해』 강의계획
주차 담당교원 강의내용
제1주 교수자 A 포스트휴먼과 21세기 교양
제2주 교수자 A 포스트휴먼과 존엄사회
제3주 교수자 A 포스트휴먼의 주요 쟁점
제4주 교수자 A 포스트휴먼과 테크놀로지
제5주 교수자 B 인공지능과 소통의 재발견
제6주 교수자 B 로보틱스와 노동의 재발견
제7주 교수자 B 휴머노이드와 정체성의 재발견
제8주 교수자 A 중간 과제물 제출
제9주 교수자 B 사이보그와 감성의 재발견
제10주 교수자 C 나노기술과 늙음의 재발견
제11주 교수자 C 바이오기술과 생명의 재발견
제12주 교수자 C 정보기술과 지혜의 재발견
제13주 교수자 C 인지과학과 마음의 재발견
제14주 교수자 A 포스트휴먼과 신인류의 만남
제15주 교수자 A 기말과제 발표회
<표 3>
2021년도 1학기 『융복합적 사고와 실천』 강의계획
주차 담당교원 강의내용
제1주 교수자 A 융복합적 사고와 실천의 개념
제2주 교수자 C 디지털 스토리텔링과의 로그인
제3주 교수자 C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소설
제4주 교수자 C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신화
제5주 교수자 D 융복합 매체로서 영화 1
제6주 교수자 D 융복합 매체로서 영화 2
제7주 교수자 B 콘텐츠와 문화
제8주 교수자 A 중간 과제물 제출
제9주 교수자 B 스토리텔링과 재미
제10주 교수자 B 융복합 플랫폼의 세상
제11주 교수자 E 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1
제12주 교수자 E 데이터가 만드는 세상 2
제13주 교수자 E 인공지능으로 보는 세상 1
제14주 교수자 E 인공지능으로 보는 세상 2
제15주 교수자 A 기말과제 발표회

3. 연구방법

3.1. 연구참여자 모집 및 자료수집 방법

본 연구는 D 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가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하여 설계한 온라인 교양강좌에 2021년 봄학기 동안 참여한 180명의 학생들 가운데 우수 사례로 분류된 20명의 학생들과 진행한 면담자료에 근거하고 있다. 구체적인 연구참여자 모집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학기 말 발표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분류된 팀들을 대상으로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 희망자를 모집하였다. 참여는 팀 자격으로 신청하는 것과 개인 자격으로 신청하는 것 모두 허용되는 방식을 취했다. 최종적으로 2개 팀과 더불어 11명의 학생들이 참여를 희망하였고, 11명의 학생들을 다시 튜터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적절히 분포되도록 3개 조로 편성하여, 총 5개 조와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진행했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는 표적집단면접법, 초점집단면접법 등으로도 번역되며, 특정한 주제와 관련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들을 모아서 집단 면담을 수행하는 질적 연구 기법의 하나다. 이에 대해 본과 동료들(Vaughn et al., 1996)은 면담을 위해 설정된 그룹 내에서 유의미한 집단 토의(group discussion)가 일어난다는 점이 여타의 일반적인 집단면담의 형태와 구분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특징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특정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수 있는 개인들을 연구참여자로 모집하여, 집단 토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형태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포커스 그룹 인터뷰의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는 동질적인 배경을 지니는 개인들을 연구참여자로 모집하고, 각 그룹에 속한 연구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충분히 발언 시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면담 예상 시간을 고려하여 한 그룹당 인터뷰 참여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 그룹당 면담 시간이 2시간인 점을 감안하여 각 그룹의 참여 인원을 3-5명으로 제한하고, 질문에 대해 연구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는지 확인한 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취했다. 인터뷰 참여자는 <표 4>와 같다.
<표 4>
포커스 그룹 인터뷰 참여자 배경
구분 이름 전공 입학연도 역할
1조 (팀 자격 참여) 학생 A 법⋅경찰행정학부 2020 튜터
학생 B 광고홍보학과 2019 튜티
학생 C 경영학과 2019 튜티
학생 D 화학환경공학부 2020 튜티
학생 E 건설공학부 2020 튜티
2조 (팀 자격 참여) 학생 F 회계학과 2019 튜터
학생 G 산업융합시스템공학부 2017 튜티
학생 H 식품영양학과 2020 튜티
학생 I 화학환경공학부 2016 튜티
3조 (개인 자격 참여) 학생 J 광고홍보학과 2020 튜터
학생 K 조선해양공학과 2018 튜티
학생 L 광고홍보학과 2020 튜티
4조 (개인 자격 참여) 학생 M 산업융합시스템공학부 2020 튜터
학생 N 광고홍보학과 2018 튜티
학생 O 디자인조형학과 2018 튜티
학생 P 식품영양학과 2020 튜티
5조 (개인 자격 참여) 학생 Q 산업융합시스템공학부 2018 튜터
학생 R 산업융합시스템공학부 2018 튜티
학생 S 유아교육과 2020 튜티
학생 T 의생명공학과 미응답 튜티

3.2. 자료 분석

인터뷰 내용은 온라인 수업 및 동료튜터링 방식을 활용한 수업에 대한 선행경험 여부와 평가,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에 대한 자신의 학습 참여(academic engagement) 수준 및 이유, 교수자가 부재하는 상황에서 학습자들끼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 POD 수업 모델을 통해 이루어지는 교수자와 학습자 또는 학습자와 학습자 사이의 상호작용 양상, POD 수업 모델의 장⋅단점에 대한 평가 및 기타 수업방식들과의 비교 등을 포함하며, 화상으로 이루어진 면담 과정은 연구참여자들의 동의하에 녹화되었다. 이후 문서 파일의 형태로 전사된 자료에 대해 질적 연구용 자료 분석 프로그램인 Atlas.ti 9을 활용하여 코딩 및 범주화 작업을 반복하여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144개의 코드로 정리하였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는 <표 5>와 같다.
<표 5>
면담 내용 코딩 결과 예시
범주화 (예시) 코드 (예시)
POD 수업
모델의 장점
• 타전공 학생들과의 교류
• 지식 탐색 및 습득
• 자유로운 팀 활동
• 자기 성장에 대한 자극
• 성취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료 등
POD 수업
모델의 단점
• 학생들의 운영 미숙 가능성
• 상대적으로 과도한 업무량
• 발표 주제와 무관한 수업 내용에 대한 무관심
• 제한된 피드백 기회 등
문제상황
대처 방식
• 팀원들 간의 합의
• 튜터의 리더십
• 교수자 측의 피드백 요청 등
역량 발달 • 자신감
• 폭넓은 시야
• 리더십
• 창의성
• 협업 능력 등
이상적인
교양수업의 조건
• 낮은 학업 부담
• 타전공 학생들과의 협력 기회
• 높은 학생 자유도
• 참여 의지가 높은 학생의 선발 등
본 연구의 자료 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원자료(raw data)의 내용을 개별 의미 단위로 정리하는 질적 내용 분석(qualitative content analysis)의 방식에 따라 (Finfgeld- Connett, 2014),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이 직접 서술하는 해당 강좌 선택 및 구체적인 학습 참여의 과정 전반에 대해 기본적인 코딩 작업을 진행했다. 이 작업을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는 교양강좌 선택의 기준, 일반적인 수업과 비교할 때 POD 수업 모델이 갖는 장점과 단점, 팀 활동 중에 등장하는 문제상황에 관한 대응 방안,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정리한 이상적인 교양수업의 조건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어서, 학생들이 해당 강좌에 참여하는 동안 겪었던 협력 경험에 대해 보다 세부적인 2차 코딩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1) 학생들의 협력 경험이 여타의 일반적인 수업에서 겪었던 협력 경험과 어떤 차이가 있으며 2) 학생들이 POD 수업 모델을 통해 축적하게 되는 협력 경험을 어떻게 의미화하는지 살펴보는 일에 분석의 초점을 두었다. 이와 같은 코딩 작업은 단일한 과정을 거쳐 순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거듭하여 반복의 과정을 거치며 분석의 수준을 조금씩 높여가는 형태를 취한다 (Saldaña, 2011).

4. 연구 결과

연구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 수강 경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들의 평가에 따르면, POD 수업 모델은 기존에 자주 접하던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 모델과 비교할 때 의사소통이나 협업 능력과 같은 역량 향상과 성취감 획득에 있어서 확연히 구분되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단, 이러한 평가는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 모델에 대한 일방적인 부정과는 거리가 멀다. 학생들은 여전히 전공수업에서는 특정한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 강점을 갖는 강의식 수업 모델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POD 수업 모델은 보다 자유로운 형태의 학습을 지향할 수 있는 교양수업에서 적용될 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4.1.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의 형태적 특성

학생들과의 인터뷰는, 우선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가 제공하는 협력 경험이 이전까지의 수업 상황에서 경험했던 협력의 장면들과 비교할 때 몇 가지 형태적인 차이점이 있음을 드러낸다. 먼저,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POD 수업 모델의 특성상, 한 학기 전체를 할애하여 팀 활동에 참여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에 대해, 연구참여자들은 이와 같은 장기간의 팀 과업 수행이 몇 주 동안 조별과제를 진행하는 것에 그치는 여타의 수업들과 구분되는 POD 수업 모델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팀 활동에 참여하는 기간의 길고 짧음의 문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설명에 따르면, 단기간의 팀 활동은 팀 과제에 대한 헌신이나 팀원들 간의 공동체 의식이 높아지기 전에 활동이 종료될 가능성이 큰 반면, 한 학기 동안 진행되는 팀 활동은 팀원들이 팀 과제를 자신의 과업으로 수용하고 팀원들 간에 협력에 대한 목적의식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예를 들어, 한 학기 동안 함께 해당 강좌에 참여했던 팀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학생 H은, 이 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학생 H: 보통 다른 팀플이나 [조별]과제 같은 경우에는 빨리 자료조사 하고, 빨리 ppt 만들고, 빨리 발표 준비하고. 그래서 사실 들어가는 내용도, 다 파악은 하고 있지만, 정확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려고 하고, 그런 거나 아니면 팀원분들의 의견을 더 막 들어보거나, 이런 기회가 없었던 거 같아요. 왜냐면 결과물을 만들기에 바쁘니까. 근데 이번 [동료]튜터링 같은 경우는 나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게 되고, “아, 이렇게 볼 수도 있고 저렇게 볼 수도 있구나!” 이런 것도 많이 느꼈고. 앞서 학생 F가 말한 것처럼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이런 감정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 다른 것 같은 경우에는 [조별]과제로만 하는 성적[산출방식]은 아니고. 일단 시험공부도 해야 하고, 그런 반영 부분이 훨씬 더 비중이 큰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뭔가 기간도 길고,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갈 수 있었다는 게 [달랐어요].
학생 H가 설명한 바와 같이, 일반적인 수업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조별과제는, 시험이나 보고서 등과 같은 개인평가와 더불어 학습자가 대비해야 하는 전체 평가 항목들 가운데 한 부분으로 시행된다. 따라서 학습자 입장에서는 평가에 반영되는 비중이 더 큰 개인평가 대비를 위해, 조별과제와 같은 단기간의 단체평가 항목은 감점요인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업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학생 H와 같은 팀원으로 활동했던 학생 I 또한 “다른 조별 과제 같은 경우에는 그냥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 때문에 성취감보다는 빨리 처리해야 된다라는 마음”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정해진 주제들 가운데 하나를 배당받아 단기간에 상대적으로 친밀도가 낮은 조원들과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일반적인 교양강좌의 조별과제 사례와 비교할 때, POD 수업 모델의 경우, 교양강좌인 탓에 초반에는 친밀도가 낮은 사람들이 팀을 이루게 되지만, 한 학기 전체를 할애하여 팀원들이 스스로 발표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역할을 나누어서 발표 준비를 하는 동안 팀원들 간의 친밀도도 향상되고, 나아가 높아지는 친밀감만큼 한 사람 한 사람이 책임감을 가지고 팀 활동에 임하게 된다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비대면 상황이지만 매주 모여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팀 과제에 대한 개개인의 책임감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수업 활동의 경우 학생들의 참여도나 책임감이 낮아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Atchley et al., 2013; Octaberlina & Muslimin, 2020; Willging & Johnson, 2019), POD 수업 모델과 관련하여,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온라인 모임의 형태이긴 하지만 매주 만나서 얼굴을 마주하고 함께 과제를 수행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친밀도가 높은 수준으로 향상되었고, 그로 인해 “한 명 빠질 수도 없고, 직접 얼굴 보고 얘기를 하니까 준비를 안 해올 수도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학생 H). 그리고 그 결과, 팀원들 가운데 누군가 맡은 업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돕는다거나, 종강 후에도 팀원들끼리 사적으로 모임을 갖는 등 적극적으로 친분 관계를 형성해나가는 모습까지 보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친밀도 향상에 대해 연구참여자들은 오히려 대면수업의 상황에서 단기간의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고 응답했으며, 본인들도 예상하지 못 했던 결과에 대해 놀라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를 들어, 해당 강좌에서 팀 활동에 참여하며 책임감을 형성하게 된 과정에 대해, 학생 C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학생 C: 저는 사실 모여서 하는 게 아니고, 그냥 인강만 들으면 되는 줄 알고 신청했었는데, 막상 조를 짜주니까 무섭더라구요. 근데 이제 이렇게 얼굴만 보면서 대화하니까, 와~. 그, 기존의 조별과제보다는 좀 더 효율적이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연구자: 어떤 점이 효율적이었다는 거예요?
학생 C: 그냥 [대면상황의] 조별과제는 이제, 뭐지? 메시지로만 주고받고 하고 그러는데. 이제, 이렇게 얼굴을 보면은, 책임감이 생기지 않나? 계속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 보면은 자기 역할을 다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는 거 같아서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연구참여자들은 성적 평가방식이 상대평가가 아니었던 점 또한 팀원들 간의 협력 수준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였다고 강조한다. POD 수업 모델은 기말 발표회를 통해 우수한 팀들을 선정하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공식적인 평가방식은 합격/불합격 여부만을 따지는 절대평가 계열의 PF 방식이다. 학생들의 설명에 따르면, 보다 높은 학점을 위해 경쟁할 필요가 없었던 만큼 팀원들 간에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상대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도 그만큼 커질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자신들의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자평하며 사적으로 친밀도가 매우 높아진 것으로 응답한 팀원들조차, 만약 평가방식이 개인별로 학점이 부여되는 상대평가로 이루어졌다면 팀의 협력 수준이 달라졌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랬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연구자: 만약에 이번 수업이 패스와 논패스가 아니라 학점이 나가는 수업이었다고 가정한다면 본인들의 조조차도 뭔가 이번만큼 팀워크가 좋진 않았을 거 같아요?
학생 I: 팀워크는 좋았겠지만, 그래도 갈등은 있었을 거 같아요.
학생 F: 음.. 예민하지 않았을까요?
학생 I: 이번에는 성적이 안 걸려 있다보니까 조금, 다들 어느 정도 양보하고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서로 양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하면. [만약] 성적이 걸려있었다고 보면, 자기[가] 양보하는 마음을 가지기가 어려웠을 거 같아요.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해야 더 완벽할 거 같은데.” 그 마음이. “이렇게 해야 성적이 나올 거 같은데.”로 이어지면서 조금 더 예민해지고, 양보에 있어서 훨씬 어렵지 않았을까. 아마 저희 조라도 갈등을 빚지 않았을까 싶어요. (…) 그러니까, [이번 수업 때는] 좀 더 내가 활동에 적극적이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의견에 맞춰나가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상대평가일 때는] 주제에 더 완벽함을 찾기 위해서, 학습에 대해, 지식 습득에 대해 주를 뒀겠죠. 다른 사람들보다 더 참신한 자료, 다른 사람들이랑 겹치지 않는 자료. 그런 것 때문에 서로 상호작용보다는 자료 찾는 거랑, 그런 데에 중점을 두면서, 지식은 좀 더 늘어났을지 몰라도 막 이번처럼 조원들과의 관계나 성취감도 사실 별로 못 느꼈을 거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 같아서.
연구참여자들의 말을 정리하자면, 개인별로 상대평가가 이루어지는 수업의 조별과제를 수행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접고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은 곧 자신의 학점이 낮아질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다. 따라서 상대평가 방식이 적용되는 수업에서 팀 활동에 참여하더라도, 학습자는 상대에 대한 양보와 존중을 바탕으로 팀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하기보다는, 경쟁과 선발의 맥락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찾는 것에 초점을 둔 경험을 하게 되기 쉽다. 또한, 설사 팀 단위로 점수를 받는 상대평가 상황이라 하더라도 “팀이 전부 다 똑같은 학점이 나간다고 가정을 했을 때에도, 만약에 내 의견이 맞다고 생각을 하는데 팀원들이 자꾸 아니라고 하면 갈등이 계속 쌓”이는 결과를 피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학생 H). 이러한 형태적 특성들은, 기존의 일반적인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단기간의 조별과제 수행과 비교할 때,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이 작지 않은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차이가 학습자들의 협력 경험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4.2. POD 수업 모델을 통해 겪게 되는 협력 경험의 성격

협력 경험의 성격과 관련하여, 연구참여자들은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에 참여했을 때 얻을 수 있었던 협력 경험의 성격이 여타의 수업 상황에서 얻을 수 있었던 협력 경험의 그것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차이는, 협력의 과정을 통해 과제를 완수할 때 학습자들이 얻게 되는 성취감을 비교할 때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먼저, 발표 주제 선정부터 자료수집, 내용 구성 등 모든 것을 팀원들 간의 토의를 통해 진행하는 POD 수업 모델의 특성상, 학생들이 느끼는 과제에 대한 부담감은 일반적인 수업의 조별과제보다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참여자들은 POD 수업 모델을 통해 접하게 되는 협력 경험이,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들이 중심이 되어서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극복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여타 수업의 조별과제 수행 경험과 유의미한 차이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학생 R: 저도 성취감을 꽤 많이 느꼈는데, 이번에 좀, 그, 팀 플레이가 좀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고, [정해진] 커리큘럼도 없었고. 저희가 처음부터 하나씩 하나씩 해서, 만들어 쌓아 올라가는 것이, 이제 발표를 했을 때, 그때 성취감을 많이 느꼈던 거 같습니다.
연구자: 마찬가지로 그러면 다른 수업에서는 그런 종류의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학생 R: 수업방식마다 다르겠지만, [이 수업은] 좀 특이하게, 저희가 계획을 짜고, 저희가 진행을 하고. 이런 수업이 아니면 이런 성취감을 느끼기가 좀, 이거보다 좀 덜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 P: 초반에는 교수님이 없어서 저희들끼리 모든 걸 해결해나갔어야 했잖아요? 그, 초반에는 그런 힘듦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이런 게 익숙해지고 나니까. 이제, 이런 활동이 익숙해지고 나니까. 나중에는 더 잘할 수 있고, 편했어요. 편했다 해야 하나? 어려움이 없었어요, 크게. 나중에 좀, 이런 거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약간 그런 느낌이예요.
연구자: “그런 느낌”이 어떤 느낌이죠?
학생 P: 아, 이게 뭐라고 해야 하지? 그러니까, 초반에는 어려움이 약간, 그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이런 것들이 계속 하면서 저희들끼리 힘을 합쳤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힘을 합쳐서, 좀 더… 이거, 뭐라 얘기할지 모르겠어요.
연구자: 아, 이런 게 뭐랄까. 좀 더 팀워크가 좋아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거예요?
학생 P: 아, 네! 서로 도움을 주면서, 이제 저희들끼리도 해결할 수 있는!
실제로,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은 “시간적인 부담이 컸”다거나 (학생 J),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업무량을 미리 알았다면 수강에 대해 “살짝 고민을 했을 거” 같다고 답했는데 (학생 S), 결과적으로는 부담이 컸던 만큼 서로 도와야 한다는 의식도 커지고 그것을 완수한 이후에 얻게 되는 성취감도 크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POD 수업 모델을 접하는 학습자들이 처음 마주하게 되는 높은 수준의 부담감에 대해, 학생 R은 “얼마나 깊을지 모르는 물에 뛰어든 느낌”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부담감은 학습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당면한 과제가 결코 녹록지 않으며, 오히려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갖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학습자들 간에 더욱 깊은 수준의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처럼 팀원들 간의 협력을 통해 높은 수준의 부담감을 극복해내는 경험은 학습자들이 기존의 수업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성취감과 마주하는 결과를 낳았다.
보다 구체적으로, 학생 P는 POD 수업 모델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협력의 특수한 성격 및 그에 기인하는 새로운 종류의 성취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학생 P: 일단 교수님도 없는 상태에서 저희, 이제 튜터, 튜티 분들과 함께 힘을 합쳐서 같이 이 과정을 거쳤잖아요. 그래서 그게 결과가 나왔는데, 이제 좋은 결과가 나고. 이렇게 돼서 좀, 뿌듯함? 이런 것도 있고. 다음에도 이렇게 좀 어려움이 있어도, 이렇게 서로 힘을 합쳐가지고 한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날 수 있으니까.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 거 같아요.
연구자: 그럼 다른 일반적인 수업의 경우에는 그런 걸 잘 못 느꼈던 거예요?
(…)
학생 P: 이거는, 확실히 다른 건 이거 같아요. 다른 제가 팀플[=팀플레이] 했던 거는, 거의 그냥 맡은 파트만 열심히 해서 마지막에 하나로 모으는 거였거든요. 근데 이거는. 저희는 어떻게 했냐면, 진짜 이 튜터하는 시간[=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에 참여하는 시간]에 다같이 했단 말이죠. 그래서 이 점은 확실히 다른 거 같아요.
연구자: 그럼 그 뿌듯함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게 개인으로서 다른. 예를 들어, 다른 수업 때 개인으로서 기말보고서나 이런 걸 썼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과는 다른 거예요?
학생 P: 조금 달랐어요. 이건 혼자 해서 한 게 아니라 다같이 해서 한 거잖아요. 그게 좀 의미가 큰 거 같아요. 다같이 열심히 해서. 열심히 해서 이 결과를 만들었고, 이게 좋은 결과가 나왔고. 그래서 좀 더 컸던 거 같아요. 혼자 했어도 컸을 거 같은데, 다같이 열심히 했다는 게, 진짜 의미가 커요.
학생 P를 비롯한 연구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POD 수업 모델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협력의 순간들이 개인들의 합 이상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학습자들이 기존의 수업이 요구하는 조별과제 수행의 장면에서 일반적으로 경험했던 협력의 성격이 단순히 개인들이 작업한 결과물을 합치는 포드주의식 분업의 모습에 가까웠다면, POD 수업 모델을 통해 경험했던 협력은 팀원 개개인의 주체적인 판단에 따라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다른 팀원들의 업무를 도와주는 등 상대적으로 협력에 참여하는 개인의 재량이 강조되는 특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습자들은, “교수님 얼굴만 보고 수업하는 게 아니라, 제가 직접 말을 하고 소통을 해야만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그런 방식”(학생 L), “틀을 제가 직접 잡고 계획을 세우는 수업”(학생 O) 등과 같은 표현으로, 자신이 팀 활동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높은 수준의 부담감으로 인해 동료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할 때, “동료의 중요성”이라는 말의 의미가 단순히 한 사람이 맡아야 할 업무량을 줄여주는 존재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참여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POD 수업 모델의 협력 경험 상황에서 동료는 오히려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서 의미를 가지며, 나아가 함께 “성장”함으로써 나의 “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존재에 가까웠다. 예를 들어, 학생 D와 학생 C는 자신들이 해당 강좌를 통해 경험했던 협력의 의미와 자신의 성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학생 D: 제 자신이 그냥 뭔가 좀 더 어른스러워졌다고 생각이 되는, 그런 거 같아요.
연구자: 어떤 의미에서 어른스러워졌어요?
학생 D: 일단 제 역할에 있는 그런 것들을 다 책임감 있게 한 거랑, 저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으면 제 역할이 굳이 아니더라도 가서 도와주고. 그런 팀워크 같은 게, 그런 성장이 많이 올라갔던 거 같아요.
연구자: 알겠습니다. 학생 C가 볼 때는 어떤 거 같아요?
학생 C: 저는 성취감을 이제 느끼긴 느꼈는데. 이제, 다른 강의보다 많은 성취감을 느낀 이유가 사실 다른 전공 같은 경우엔 약간 비유를 하자면, 레고 주면서 탑을 쌓으란 느낌인데, 이제 이 수업은 톱 하나 주고 집 지으란 느낌이거든요. 그래가지고, “와, 이거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제 정신 차리고 보니 완성되어 있으니까. 사람들, 조원들끼리 으쌰으쌰 하면서 만든 집이니까. “와, 이게 진짜 되는구나!” 엄청난, 저를 갈아 넣은 느낌? 그런 느낌이라서, 네. 억지로, 사실 전공은 점수를 받으려고 억지로 하잖아요. [전공수업은 그렇게] 했는데, 이건 진짜 뭐지? 그냥 패스/논패스인데도 이제, “와, 이걸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성취감이 엄청나지 않았나.
POD 수업 모델이 적용된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는 발표 주제 선정부터 세부 계획 수립까지 대부분의 과업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만큼, “톱 하나 주고 집 지으란 느낌”을 마주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헌신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차례로 수행해나가고,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이전에 비해 “성장”하고 있음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이때, 자신의 성장에 대한 자각은 곧 다른 팀원들 또한 나름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지며, 따라서 동료들끼리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다. 동시에, 주변의 동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나의 성장을 위한 자극이 된다는 점에서, 학생들은 “내가 좀 더 노력해야겠구나! 내 능력을 키워야겠구나!”(학생 C)라는 동기부여의 순간을 수시로 경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연구참여자들은 동료들의 존재가 과제 수행의 과정뿐만 아니라 과제를 수행하고 난 뒤 성취감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팀원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팀 활동에 헌신한 결과로 얻게 되는 성취감이기 때문에, 서로가 이러한 성취감을 함께 공유하고 인정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수업들에서는 겪어볼 수 없었던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학생 A: 네. 자료조사하고, ppt 만들고. 또 시범발표하고 하면서, 다른 조원들이 되게 리액션을 엄청 잘 해주셨거든요. 진짜 막 일등감이라면서, 우승각이라고. 막,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좀 그런 거에서 오는 성취감도 크고, 일단은 직접적으로 반응이 오잖아요. 그런 게 진짜 컸던 거 같고. 그리고 솔직히 말은 그렇게 했는데, 저희 기대 진짜 1도 안 했거든요? 그냥 “우리가 만족하면 됐지. 이 정도면 잘했어.”라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우승했다면서 이래가지고. 그 결과에 대한 성취감도 있었고. 그, 예기치 못한 성취감. 그런 게 원래 더 크게 오잖아요. 그런 것도 있었고.
연구자: 그러면 이런 종류의 성취감을 다른 수업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거예요?
학생 A: 일반적으로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제가 공부를 잘해서 A+을 맞아도, 거기에 대해서 주변 애들이. 어차피 좀, 요새 시대가 좀 경쟁사회. 이런 느낌이잖아요. 그러니까 막 진짜 친한 친구가 아닌 이상, 다른 과가 아닌 이상 내가 “야, 나 A+ 받았다!” 이러면 “자랑하는 거냐?” 이렇게 나오지, “와, 너 진짜 열심히 했구나!” 이렇게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것도 없고. 그리고 시험 성적. [그건] 그냥 나 혼자 공부해서, 성적 잘 맞아서. 그런 성취감은 나 혼자 느끼는 거지만, 이거는 누군가가 인정해주는. 좀, 뭐라 해야 하지? 그, 어, 증명한다고 해야 하나? 약간 그런 느낌이어서.
학생 A가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POD 수업 모델을 통해 경험하게 되는 협력의 상황에서 동료의 의미는, 팀의 성과에 대한 개인의 노력을 인정하고 모두의 성취를 함께 기뻐해 줄 수 있는 존재로서 의미를 갖는다. 해당 강좌에 참여하기 전까지 서로 알지도 못하고 전공도 달랐던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의 팀 활동을 통해 이러한 수준의 연대감을 형성하게 되는 것과 관련하여, 연구참여자들은 “이렇게 매끄러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학생 E) 협업이 잘 이루어졌다거나, “절대 이번 팀플보다 앞으로 더 나은 팀플이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학생 D) 팀원들 간에 친밀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4.3.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과 역량 발달

앞서 이 연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5)의 데세코(DeSeCo)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역량 개념을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삼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이질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타인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협업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참여자들과의 대화는,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이 기존 수업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조별과제 수행의 그것과는 여실히 구분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러한 특수한 경험이 이질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위해 요구되는 역량 개발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점 또한 함께 보여준다. 먼저, 연구참여자들은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이 스스로에 대한 긍정 및 폭넓은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학생 N: 저도 도움이 엄청 된다고 생각하는 게. 이제, 이런 경우에는 정보적인 지식의 성장도 있겠지만, 팀플이란 활동을 하면서 진짜 배우는 게 많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얘기를 하는 것도 크다고 생각하고. 이런 부분에서 저는 엄청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 팀플을 하면서 배운 게 많다는 건 어떤 걸 배웠다는 거죠?
학생 N: 어, 이제, 아까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정보적인 부분의 지식도 있는데. 이제, 팀플이란 활동 자체를 보면 다름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얘기해보기도 하고. 그리고 제일 큰 도움은, 다른 사람 말을 듣고 수용하는 게 진짜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말하는 것보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는 자기한테 개인적으로 엄청난 성장이 될 거 같고, 좋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연구자: 수용,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게 어떤 의미예요?
(…)
학생 N: 저는 이제,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전공]수업이 거의 한 번씩은 꼭 프로젝트가 있어서 팀플을 하는데. 그래도 그 전공 때 팀플과 비교하면은 이번 수업은 좀, 완전 달라서 저한테는 좋은 도움이 되었던 거 같아요.
연구자: 차이가 어떤 거였어요?
학생 N: 이제, 전공 팀플 같은 경우는 사실 이제 학생들끼리 오래 해보다보니까 각자 정해진 역할이 있고. 어쩌면 흘러가는 방향이 한정적이거든요. 뻔히 알 수 있게. 근데 이번 수업 같은 경우는 다양한 과에서 오니까 각자가 잘하는 부분도 있고. 그리고 생각. 확실히 시선 차이가. 다른 거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서는 또 다른 사람들 말 들어보니까 확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그래서 좀 크게 차이가 났던 거 같아요.
연구자: 시선의 차이라는 게, 각자의 전공이 달라서 시선이 다르다는 거예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요?
학생 N: 네, 그건 거 같아요. 확실히 좀 보는 관점이 다르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이 달라서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고.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학생 N을 비롯한 연구참여자들은 팀 활동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서술한다. 이와 같은 배움은 이질적인 배경을 가진 “모르는 사람들,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하고 얘기하고”(학생 N) 서로 상호작용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며, 따라서 학습자들은 “한 주제에 대해서 좀 더 시야를 넓혀가지고 생각을 할 수 있었”다거나 (학생 L), “가치관에서도 되게 변화가 많을”(학생 J) 것이라고 답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참여자들의 응답에 따르면 자신의 성장에 대한 긍정은 곧 스스로를 향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는데, 특히 동료 튜터의 역할을 맡았던 학생들의 경우, 해당 강좌에서 경험한 팀 활동이 자신의 리더십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에 대해 강한 확신을 보여주었다. 해당 강좌에서 동료 튜터 역할을 수행해본 경험에 대해 학생들은 “아무런 가이드라인이 없는 곳에서, 이제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을 이끌고 이렇게 진행해야”하는 “고난을 거치면서 리더십을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학생 J), 학기 후반이 다가올수록”나한테도 이런 리더십이 있네?”(학생 Q)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자신의 리더십 능력 향상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들을 위한 규칙을 정하고 팀을 운영해나가야 하는 POD 수업 모델의 특성상 학기 초반에는 동료 튜터 역할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팀원들이 점차 서로 적응해나가면서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차근차근 자신감을 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별도의 형식이나 팀 운영규칙 등이 모임의 시작 단계부터 제공되는 기존 수업의 일반적인 조별 과제와 비교할 때, POD 수업 모델의 팀 운영 경험은 이 학생들이 다른 곳에서 리더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참여자들은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이 협업 능력의 향상에도 직접접인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때 협업 능력의 향상은 단순히 각자가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와중에 틈틈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의미를 넘어서, 팀 활동의 과정 속에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쪽과 도움을 받는 쪽 모두 유의미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연구참여자들은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이 기존의 다른 수업에서 겪었던 조별과제 수행의 경험과 어떻게 달랐는지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학생 H: 조원들을 진짜 잘 만난 거 같아요. 되게. 조원들을 잘못 만났으면 진짜 하기 싫었을 수도 있고, 의지도 안 생기고. 되게 튜터링 자체에 그냥 관심도 안 생기고, 더 하려는 의지도 없어지고 그랬을 거 같은데. 조원분들이 되게, 뭐. 의견을 막. 그렇다고 [의견 제시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다 얘기를 하면 다들 긍정적으로 수용을 해주시고. 그 다음에 또, 격려를 되게 많이 했어요. 저희 조 같은 경우에는 진짜,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던 것 같고. 그리고, 튜터링 수업을 진행할 때도 한 사람이 말을 안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참여도가 되게 높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고, 그랬던 거 같아요.
연구자: 그렇게 참여도가 높았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학생 H: 우선은 팀플을 하면. 다른 팀플을 하면서 느낀 건데. 좀, 진짜 관심도 없고. 안 하려고 하고. 무임승차 하려고 하고. 그런 분들 많이 만났거든요. 근데, 그런 분들 만날 때마다 그냥 좀, 뭐라 그래야 하나. 그냥 “같이 해봐요.” 그런 게 아니라, “그래. 너는 어차피 안 할 거니까.” (…) “그냥 나 알아서 하고 갈게.” 이런 게 진짜 컸었는데. [이 수업에서] 조원분들은 그런 게 아니어서. 오히려 조금 더. 약간, 예를 들어서 “다음주차까지 이런 거 해와요.” 했었을 때. 만약에 [준비해 온 결과물에] 부족한 부분이 조금 있었으면, 막 그렇게 부족한 부분을 파고드는 게 아니라. 준비한 자료에서 조금 더. “아, 그럼 이렇게 하시는 건 어때요?” “저렇게 하시는 건 어때요?” 이런 게 조금 많아서, 더 참여하게 된 거 같아요.
학생 C: 아, 솔직히 이 팀플 하면서 22년 인생 산 것보다 더 많이 배운 거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구자: 뭘 배웠는데요?
학생 C: 제가 이제 뭐, 힘들 때 갑자기 어떤 능력자가 와가지고 계속 도와주는. 그러니까 끌려다녔다는 의미가, 막 너무 강압적이어서 그냥 막 했던 게 아니고. 이제, 제가 맡은 일인데 조원분들이 계속 도와주니까, 내가 내 비중이 별로 없다고 생각을 해서 끌려다녔다고 표현한 거지. 사실 이게 조원분들 아니었으면 아마 그냥 내팽개치고, F 받고 그냥 나가지 않았을까. 근데 진짜, 이제 조원분들이 자기 일이 아닌데도. 사실 자기 일만 하면 되는 게 팀플이잖아요. 그런데 자기 영역이 아닌데도 와서 도와주니까. 막, 길이 막힘 없이 뚫리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학생 H가 서술하고 있는 바와 같이, 해당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르는 사람들과 한 팀이 된 상황에서, 이질적 배경을 지닌 타인들과의 소통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서로 역할을 나누고, 팀이 마주하고 있는 과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찾아가고, 스스로 팀원들과 소통”해나가는 능동적 주체 간의 연계라는 의미에서 이전과는 구분되는 협력의 모습을 경험하게 되고 (학생 S), 따라서 자신이 맡은 업무가 아니더라도 같은 팀의 일로 받아들이고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서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전체 팀원들의 참여 수준을 더욱 높이게 된다. 그리고 학생 C의 설명에서 드러나듯이, 도움을 받는 쪽 또한 단순히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장을 꾀하고 “자기 일만 하면 되는 게 팀플”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팀 활동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이 경우 다른 팀원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것은, 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 혹은 무임승차(free-riding)와 같은 문제 행위와 구분되며, 오히려 그러한 도움을 팀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는 점에서 협업 능력을 키워나가는 모습에 더욱 가깝고 볼 수 있다.

5. 결론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관점에 바탕을 둔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 혁신 과업과 관련하여, 그동안 국내 연구자들은 대부분 이 주제에 대해 핵심역량과 관계된 개인의 능력 개발 및 발달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핵심역량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인 협업 능력의 맥락에서 학습자들의 협력 경험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구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본 연구는 D 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가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하여 개설한 온라인 교양강좌에 참여한 학생들과의 면담을 중심으로, 이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경험했던 협력의 양상과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는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이 기존의 다른 팀 활동과 비교할 때 몇 가지 형태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적 차이가 POD 수업 모델을 통한 협력 경험의 독특한 특성을 뒷받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다 구체적으로,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은 장기간에 걸친 협력 상황,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화상회의, 절대평가 계열의 PF 방식 적용 등 기존의 일반적인 조별과제 수행 상황과는 구분되는 조건들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적 차이들은 학습자들로 하여금 협력 상황에서 보다 개방적이면서도 책임감을 갖춘 형태의 상호작용이 가능할 수 있는 토대로 작용했다. 이와 같은 토대 위에서 학습자들은 협력을 통해 기존의 수업들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성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학습자들은 실제로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을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과 폭넓은 시야, 리더십, 협업 능력 등을 함양할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응답은 연구참여자들의 협력 경험이 골린코프와 허시-파섹(Golinkoff & Hirsh-Pasek, 2016)이 제시하는 협력의 네 단계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골린코프와 허시-파섹이 제시하는 협력의 가장 높은 단계는 구성원들 간에 공통의 목표를 설정한 상태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과 자신에 대한 절제를 통해 신뢰감을 형성할 때 가능하다. 특히, 이러한 협력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조직에 대해 소속감을 갖고, 협력의 결과에 대해서도 공동의 책임감을 느끼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연구참여자들은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협력 경험을 겪으면서 자신이 팀의 일원으로서 해당 과제에 대해 유의미하게 기여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선명하게 형성했으며, 또한 팀 과제의 결과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느끼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을 때 그로 인한 성취감과 희열을 팀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POD 수업 모델이 의도한 바가 학습자들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구현될 경우, 학습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단, 이러한 연구 결과는 POD 수업 모델이 당장 모든 강좌에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 연구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실천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 가운데 하나를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핵심역량 함양”이라는 목표를 위해 각 대학이 다양한 교양강좌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상황과 맥락에 맞는 적절한 실제적 접근을 고민해보도록 하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예컨대, 인터뷰에 참여한 학습자들 또한 자신들이 경험한 POD 수업 모델의 한계점을 이유로, 이 수업 모델이 모든 대학 수업에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보였다. 연구참여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의 POD 수업 모델은 교수자가 전문적인 지식 전달을 목적으로 해야 하는 전공수업 상황에는 어울리지 않으며, 학생들의 팀 운영이 미숙할 경우 학습의 질이 낮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스스로 발표 주제를 선정하고 한 학기 동안 그것을 준비하는 방식은, 학생들로 하여금 해당 강좌가 포함할 수 있는 주제들 가운데 자신들의 발표 주제와 상관없는 주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지는 결과를 낳는다는 점에서 명백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덧붙여, 실제로 “핵심역량 함양”이라는 목표를 위해 각 대학이 나름의 교육과정 및 환경을 설계하는 상황과 관련하여 이 연구의 적용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이 연구의 토대가 되는 연구자료가 안고 있는 한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 연구는 POD 수업 모델을 적용한 교양강좌에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다시 말해, 이 연구는 POD 수업 모델이 제공하는 교육환경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했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학습자들에 대한 자료를 포함하지 않으며, 따라서 POD 수업 모델의 효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자료로 활용될 수 없다. 다만, 이 연구는 POD 수업 모델의 성공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역량기반 교육과정 설계의 관점에서 효과적인 협력 경험에 대한 목표를 설정할 때 유의미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둘째, 연구참여자들이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연구에 등장하는 POD 수업 모델은 장기간에 걸친 협력 상황,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화상회의, 절대평가 계열의 PF 방식 적용 등 특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따라서 대학이 제공하는 일반적인 수업 형태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진다. 즉, 이 연구는 POD 수업 모델이 한국 대학의 교육과정 혁신 작업에 대해 전면적으로 적용될 것을 주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각 대학이 학습자들의 협력 경험에 중점을 두고 나름의 역량기반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상황에서 참고할 수 있는 유의미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를 제시하는 데에 의의를 둔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후속 연구를 통해 학습자들의 협력 경험에 대한 더욱 다양한 가능성들이 검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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