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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7(1); 2023 > Article
멀티미디어 활용 쓰기 유형의 연구 동향 -한국어교육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어교육에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쓰기의 유형을 살펴보고 발전적인 수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2편의 관련 논문을 목적표집하여 해당 연구들에서 활용되고 있는 매체 유형과 상호작용 대상, 글쓰기 양식 등을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장르 매체와 도구 매체를 분류하여 적용하고 해당 연구들을 장르, 도구, 장르와 도구라는 활용매체 유형에 따라 분류하여 고찰하였다. 그 결과 다양한 민요, 전래동화, 영상자료, 홈페이지 프로필 등의 장르매체 그리고 이메일, 인스타그램, 영상편집기, 스마트폰, Zoom 등의 도구매체들이 활용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상호작용 역시 컴퓨터의 프로그램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쓰기, CMC를 통한 네트워킹 활용 타 사용자와의 소통적 쓰기, 교수자 및 타 학습자와의 면대면 쓰기 등의 쓰기 양식들이 활용되고 있었다. 글쓰기 양식으로는 장르매체를 읽기자료로 활용한 후, 문자 쓰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타 장르나 활용 장르매체와 동일 장르로 창작활동을 실시하는 경우도 많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실제성 있는 각 매체 쓰기에 관한 리터러시 교육을 선행시키고 학습자들이 각 장르에 적합한 글쓰기를 하도록 지도하는 장르중심 접근법이 활용되고 있었다. 이는 창작중심 미디어교육 관점을 투영한 것으로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가 외국어교육인 한국어교육에도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하였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patterns of writing with multimedia and to suggest an advanced direction for successful classes. To the end, this study took 22 academic studies through a purposeful sampling method and analysed each kind of medium used, as well as the subject’s learners interaction with the writing patterns utilized in Korean education. Most of all, it classified them according to the kinds of utilized media: genre media, vessel media and vessel media with genre media. As a result, it found that there were variety of genre media used, such as traditional folk songs, fairy tales, video materials, homepage profiles. The same was found to be true for vessel media, such as e-mails, Instagram, video-editors, smart-phones, and Zoom. In terms of interaction, individual writings with computer programs, communicative CMC-based writings with other users, and face-to-face cooperative writings with the teacher and other learners were shown as well. Also, it identified the writing activities for creating the identical or different genres with the previously utilized genre media, as well as the writings through letters after reading genre materials. Furthermore, a genre-based approach was applied to the teachings in which genre literacy education was operated in advance for creating each authentic media texts and the instruction of learners to write in the appropriate genre. This shows that the perspective on creation-based media education was reflected, and that the critical media literacy education deeply affects Korean teaching in foreign language education. Based on these findings, this study proposed some suggestions.

1. 서론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는 사실은 대학에 불어난 외국 유학생들의 숫자만 보더라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대학 부설 언어교육센터를 거쳐 전공별 대학 학부로 진학하고 교양교과에서 학문목적 필수 한국어교육을 받게 된다. 이 교육에서 효과는 한류콘텐츠나 Z세대의 일상생활의 주된 범주인 멀티미디어를 도외시하고서 말할 수 없다.
멀티미디어 활용 교육은 언어교육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교육 분야에서 활용되는 멀티미디어의 역할에는 동기유발, 수업자료, 평가, 교수-학습도구 등 다양한 차원이 있지만 실상 멀티미디어는 오늘날 교육도구 그 이상의 것이다. 학습자들이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회는 어디나 편재하는 멀티미디어의 세계이며 그 영향권 내에서 이들은 인쇄매체보다 훨씬 친숙하게 미디어를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일례로 한국어교재를 펼쳐보면 이제 읽기/쓰기의 많은 자료들이 핸드폰, 인터넷, tv, 영상과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의 동의어로 사용되는 하이퍼미디어는 하이퍼텍스트와 멀티미디어의 결합으로 “단일 컴퓨터 시스템 혹은 네트워크를 통하여 정지 화상, 애니메이션, 소리, 동영상과 같은 매체를 통합하여 실시간에 비선형적으로 구현하는 하이퍼텍스트 시스템 혹은 그 응용”을 의미한다(유범 등, 2005: 13). 이러한 정의를 통해 볼 때 하이퍼미디어 혹은 멀티미디어의 교육적 활용은 컴퓨터가 가진 기능의 통합적 제시로 최근 그 형식이 단일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멀티미디어는 오늘날 하이퍼미디어, ICT, 교육콘텐츠 교수매체 등의 개념어들과 의미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교수매체 활용 현황 조사를 살펴보면 2009-2013년까지 시각, 청각보다는 시청각(68%) 활용이 높았고,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76%), 양방향보다는 일방향(83%) 매체가 더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김정훈, 2014).1) 이 연구는 2020년대 이후의 멀티미디어 활용의 지형 변화를 알려주지 못하지만 그 활용에서 쓰기교육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어떤 함의를 주고 있다. 목표기능의 차원에서도 통합기능이 47%인 것에 비하여 쓰기(3%)는 읽기(2%)와 함께 멀티미디어 활용의 적극적 목적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이중 영상매체의 활용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이는데 2010년 이후, 2018년 이후 관련 연구의 유의미한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장혜림, 송향근, 2019). 장르매체인 영상 장르의 선호도 순위는 드라마, 영화, 광고 순이었으며, 목표로 하는 언어기능은 문화 습득, 말하기/듣기 역량 신장 등으로 목표 문화 및 구어능력과 가장 많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능력과의 관련성은 영상매체가 제공하는 상황적 단서인 이미지와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구어 듣기를 반복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장점에 기대어 있다.
Mayer는 멀티미디어를 “하나의 형식 이상의 자료 제시”로 정의하고 있으며 여기서 형식은 언어적인 형식, 그리고 이미지 형식으로 요약하여 다루고 있다(Mayer, 2001: 2-3). Mayer가 말하는 ‘멀티미디어 원리(Multimedia Principle)’란 하나의 형식보다 두 개 이상의 형식이 동시에 제시될 때에 그 의미가 더 잘 이해된다는 원리이다. 이에 의하면 교육에서 멀티미디어의 활용은 어떤 의미 전달을 위해 복합양식이 함께 작용될 때 유발되는 ‘효과성’과 매우 관계가 깊다.
멀티미디어의 효과성은 특히 ‘원어민 언어자극과 피드백의 대체’로 활용되는 특성으로 제2언어 학습에서 그 중요성이 증가하는데 의외로 한국어교육에서는 멀티미디어의 적극적 활용이 주목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여기서는 멀티미디어 한국어교육 관련 연구 중 가장 연구가 적은 분야인 ‘쓰기 영역’, 즉 문어교육과 멀티미디어 활용을 연결시켜 보고 이를 수업에서 활용하는 일에 시사점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 최근에는 그림 자료나 음성 자료 등도 대부분 컴퓨터로 제시하게 되므로 플래시 그림카드, 스캔되어 ppt로 제시되는 그림책, 녹음되거나 영상화된 민요나 대중가요 등도 모두 멀티미디어의 하위 영역으로 보고 이와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보겠다.
본고는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쓰기교육이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 그 양상을 분석하고 향후 멀티미디어 활용 쓰기교육의 발전적 적용을 위한 시사점을 제안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2. 이론적 검토: 멀티미디어 활용 언어교육

기술지향, 협력지향 한국어교육은 최근의 경향성이다(안경화, 2018). 언어습득과 멀티미디어와의 관련성은 인지적, 정의적 측면에서 그 효과가 알려져 있으며 이것은 교수법 중에 다중지능, 암시교수법 등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언어습득이 이루어지는 좌반구 이외에도 우반구를 함께 작동시켰을 때 언어습득이 더 효율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은 좌반구와 우반구의 분화가 이루어지기 전, 결정적 시기 이전의 어린이들이 언어습득에 빠른 현상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반구는 정의적이며 신체, 음악, 공간 등의 지능과 관련되어 있어 언어적 암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멀티미디어 언어교육은 매체의 통합, 방대한 저장능력, 임의 접근 및 빠른 정보 검색, 개별화 학습, 대화식 학습, 이해 및 기억의 극대화, 학습 동기 부여 등의 장점을 가진다(유범 등, 2005). CALL(Computer-assisted Language Learning)과 CMC(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를 크게 두 가지 멀티미디어의 교육 형태로 나누어 볼 때 전자는 구조주의, 행동주의에 기초한 언어교육 형태로 컴퓨터 자체와의 상호작용을 언어활동의 방법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형화된 상호작용 현상은 도구 자체가 인간의 언어작용을 온전히 담아내기 힘들 뿐 아니라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불러들일 수 있는 비인간화의 부작용들을 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하고 개별화된 컴퓨터 교육도구들을 활용하더라도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지도하는 것이 보다 교육적인 방식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면서 등장한 후자인 CMC는 컴퓨터(도구)를 통한 2인 이상의 참여자들이 해당 도구를 통하여 상호 의사소통하는 것으로 텍스트 중심과 비디오 중심으로 구분된다(Levy, 1997). Simpson은 CMC를 동시적 CMC와 비동시적 CMC로 구분하였는데, 전자에는 텍스트 온라인 채팅, 오디오 비디오 컨퍼런스가 해당되며 후자에는 이메일, 토론 포럼 등이 포함된다(Simpson, 2002: 414-415). 쉽게 말해서 동시적 텍스트 톡이나 화상채팅 등은 전자에, 시간차를 두고 참여할 수 있는 SNS는 후자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범주 이해는 오늘날 활용되는 모든 유형의 매체활용을 온전히 담아내기 힘들다. 예전처럼 프로그램화된 컴퓨터 언어교육 활동을 의미하는 CALL과 타인과의 실제적 소통을 의미하는 CMC가 점차 융합되어 가는 현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상매체 속의 언어를 교육의 현장에 가져올 때 컴퓨터나 스크린이라는 도구와 마주하고 있지만 그 안에 등장하는 발화자와 소극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때에도 또 다른 사용자(user)인 타인과 의사소통이 동시성 있게 발생하는 매체들로 탈바꿈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교육적 활용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CMC 관련한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한 동료첨삭의 효과를 연구한 Ho 등의 연구(2020), 미국 대학에서 인스타그램을 활용, 한국어 어휘, 문법부터 읽기 쓰기 등의 세부 영역까지 지도한 안재린 등의 연구(2018)가 그것이다. 멀티미디어 의사소통은 이제 우리의 일상 환경(surroundings)이 되었다. 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읽기와 쓰기, 리터러시 개념을 바꾸어 놓는다. 이러한 점에서 멀티미디어 쓰기는 우리 주변의 일상성을 교육적 자료로 하는 실제성(authenticity) 있는 쓰기이다.
멀티미디어 활용 한국어교육의 이론적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구성주의이다. 구성주의는 학습자 스스로의 능동적 의미 구성과정을 중시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활성화하면서 실제 상황에서의 교육을 강조한다(김정렬, 한희정, 2003). 즉, 자원기반, 문제해결, 상황학습, 협력학습 등을 지향하는데 이는 멀티미디어 한국어 쓰기교육을 진행할 때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원리이다. 특히 자원기반이라 함은 컴퓨터나 인터넷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을 교육의 효과를 위해 자기주도적으로 교육의 장 안으로 가지고 오는 것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인터넷 자료를 찾아 쓸 내용을 선별하는 등 다양한 쓰기 과제를 직접적인 매체활용을 통해 문제해결하는 학습을 말한다.
김정렬 등(2003)은 ‘활용교육’ 이전에 반드시 ‘소양교육’을 거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매체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매체 장르나 도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메시지를 이해하고 생산할 수 있는 활용법을 학습하고 나서야 가능한 활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Buckingham(2003)이 제안한 창작중심 미디어교육과도 일치하는 개념이다.2) 매체를 교육한다는 것은 매체를 분석하여 그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 그 이상이다. 그가 제안한 미디어교육의 5단계는 access(접근)로부터 시작해서 창작(creation)으로 연결되고 있다. 다시 말하여 미디어 텍스트 ‘창작’은 반드시 그 미디어를 다룰 수 있다는 소양을 전제로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해는 미디어를 단순히 사고 활성화를 위한 도구로만 활용한다는 뜻이 아니며 미디어 자체를 하나의 ‘언어’로 본다는 관점이다(Meyrowitz, 1998).3) 미디어가 언어라면 미디어를 ‘쓸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미디어로 ‘텍스트를 쓴다’는 것은 ‘미디어 텍스트를 창작한다’는 뜻이다. 소극적인 의미에서는 미디어 텍스트를 제작하면서 언어활동이 일어나고 문자 쓰기 활동이 부가적으로 이루어짐을 뜻하지만, 보다 미디어 친화적으로 해석하자면 제작해낸 콘텐츠 자체가 의미 구성(meaning formation), 즉 쓰기(creation)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김수정은 한국어 교사를 위한 자료는 교수요목과의 적합성, 교수-학습 자료로서의 적합성, 자료 활용의 적합성, 문화성의 측면들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김수정, 2001). 그는 보다 포괄적으로 멀티미디어 자료를 이미지(사진), 그래픽(그림), 사운드(음성, 음향, 음악), 동영상, 애니메이션(만화영화), 모듈 등으로 확장시켜 제시했다. 본고에서는 김수정이 제안한 여러 자료들이 두 가지 이상, 혹은 어느 것 하나가 ‘언어 자료’와 함께 구성되는 자료를 멀티미디어 자료라고 정의하고 선행 연구들을 다음의 기준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장르 매체와 도구 매체를 나누어 보았다. 표 1은 방혜숙이 나누었던 기준과 분류 체계를 본고의 연구대상에 부합하도록 수정한 것이다.4)
<표 1>
장르 매체와 도구 매체
장르매체 도구매체
개념 텍스트 포함, 의미구성방식이나 구조에 따른 분류 의미를 소통하고 전달하는 방법이나 수단에 따른 분류
1세대: 문자 중심 신문기사, 웹교재, 웹저널, 홈페이지 프로필, 표지판, 전단지, 잡지, 서적 등. 한글, 엑셀, 워드 등 자판형식, 파워포인트, 프레지, 블랙보더, 게시판, 전자책, 전자사전, FP7 등.
2세대: 복합양식 영화, 드라마, 다큐, 코미디, 예능, 만화, 애니메이션, 웹툰, UCC, 민요, 대중가요, 뮤직비디오(뮤지컬), 광고, 사진(그림), 포스터, 인터넷 강의, 뉴스, 그림책 등. 영사기, CD, 핸드폰, 비디오, DVD, 컴퓨터 내장 언어 프로그램, 슬라이드영사기, 영상편집기, 카메라, 노트북, 플래시 등.
3세대: (비)동시적 소통 게임, 디지털문학, 인터랙티브 미디어, 하이퍼텍스트 등. 이메일, 소셜미디어, 온라인 회의, 화상채팅, Zoom, 카카오톡, Google docs, Padlet 등.
각 연구마다 멀티미디어를 ①장르매체로 혹은 ②도구매체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며 ③장르매체와 도구매체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상을 보고 주인공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경우 등이 ③에 해당된다.
이를 글쓰기와 관련시켜 볼 때, 장르매체를 감상하거나 이해활동을 하고, ㉠문자 글쓰기, ㉡동일 장르 매체 글쓰기, ㉢타 장르의 매체 텍스트로 창작하기의 세 가지 형태가 있을 것이며, 도구매체인 경우는 그림 1과 같은 상호작용 양상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1]
도구 매체의 상호작용 양상
kjge-2023-17-1-77-gf1.jpg
ⓐ는 CALL의 양상으로 컴퓨터 안에 쓰기 과제가 내재되어 있어 컴퓨터와 개별화 쓰기 작업을 수행한다. ⓑ는 CMC의 양상으로 컴퓨터나 핸드폰 등을 매개로 하여 다른 학습자와 쓰기를 교환한다. ⓒ의 양상은 장르매체나 도구매체에 대한 이해나 활용 후, 교수자의 지도에 따라, 혹은 타 학습자들과 협력학습으로 쓰기과제를 진행하는 형태다.

3. 연구 내용 및 결과: 멀티미디어 활용 쓰기 유형

3.1. 연구대상

연구대상은 멀티미디어 활용 한국어교육을 다루고 있는 학술논문 22편이다. 2021년 5-7월 Riss의 연도순 검색엔진을 통해 멀티미디어 한국어교육 관련 최근 논문을 1차 검색, 인출한 후 ‘한국어 쓰기’ 과제를 다루고 있는 것만 선별하였다. 2차 검색은 2022년 1월 4일, 동일 검색엔진, 동일 검색어로 1차 검색일 이후에 출간된 논문만을 검색하여 1편을 더하였다.5)
1차 검색 당시 검색된 논문을 중심으로 몇 편 더 관련 논문을 목적표집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 이유는 되도록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 다양한 형태의 활용 양상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영상 매체에 몰려있는 수업사례뿐 아니라 연구자가 멀티미디어로 이해하고 제시한 문서 자료, 그림 자료 등도 여러 형태를 포함하여 외연을 확대하고자 하였다. 멀티미디어 일반에 대하여 개념적인 논의를 하고 있어도 쓰기과제와 연관시켜 논의한 연구들을 채택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에서 멀티미디어를 활용하여 한국어쓰기 과제를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 그 양상을 분석하였다.

3.2. 연구방법

연구 방법은 관련 연구 고찰과 질적 분석이다.6) 통계학적인 접근보다는 현재 한국어 쓰기교육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멀티미디어 전모에 대한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으로 이와 관련된 연구사를 검토해봄으로써 현재 한국어교육의 교육공학적 위상과 연구자들의 매체에 대한 이해 등을 큰 틀에서 검토해 보고자 하였다.
분석 기준을 범주화하면 표 2와 같다. 멀티미디어는 장르 매체와 도구 매체를 나누어 살펴보았으며 쓰기를 위한 상호작용 유형은 ⓐ컴퓨터와 소통, ⓑ컴퓨터를 통한 사용자와의 소통. ⓒ교수자나 학습자와의 면대면 소통과 ⓐ나 ⓑ형태와의 결합으로 나누어 살폈다. 활용된 매체는 ①장르매체, ②도구매체, ③장르매체⋅도구매체의 사용으로 나누었다. 특히 쓰기와 관련하여서는 ㉠문자 글쓰기, ㉡동일 장르(매체) 글쓰기, ㉢타 장르(매체)의 창작으로 기준을 세워 분석하였는데 예를 들어 게임 장르 스토리텔링을 분석한 후 게임 스토리텔링을 구상한 경우는 ㉡형태이지만 이를 가지고 광고 UCC를 창작한다면 ㉢범주에 포함시킨다. 각 장르(매체)를 익혀 동일 장르(매체) 글쓰기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이지만 ㉢의 형태도 있는지 검토해 보았다. 이러한 각 연구결과들은 먼저 장르매체, 도구매체, 장르⋅도구매체를 항목별로 정리한 후 쓰기활동 양상과 시사점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방법으로 제시된다.
<표 2>
연구 방법: 분석의 범주화
매체활용 상호작용 글쓰기 형태
① 장르매체 ⓐ CALL (with Com) ㉠문자 글쓰기 담화 비담화
② 도구매체 ⓑ CMC (through Com with users) ㉡동일 장르 (매체) 쓰기
③ 장르 및 도구매체 ⓒ= ⓐ or ⓑ in interacting with humans in classes ㉢ 타 장르(매체) 창작

3.3. 연구 결과

3.3.1. 장르매체의 활용

김경숙, 라혜민(2011)은 학문목적 고급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학기 한국어수업을 뮤직비디오 자료로 구성하여 진행하였다. 이 연구는 신세대 학습자들이 영상세대임을 자각하였고 수업의 흥미도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최선의 자료로 뮤직비디오를 선별하였다. 뮤직비디오의 효과로서 압축된 형식과 다양한 내용, 반복적 학습효과, 다양한 의사소통 장면 등의 역동성, 시각성, 실제 언어와 관습, 문화의 자연스러운 제시, 통합적 언어교육, 정서적 긴장감의 완화 등을 지적했다. 읽기(감상) 중 활동으로는 영상만을 보고 스토리 만들기, 노래 가사 받아쓰기(빈칸 채우기) 등을, 읽기 후 활동으로는 줄거리 쓰기, 아버지께 편지 쓰기 등을 진행하였다. 읽기 중 활동은 비담화적 쓰기를, 읽기 후 활동은 담화적 쓰기를 진행한 예이다. 주로 ㉠문자 쓰기과제를 부여하여 영상매체의 특성이 반영되지는 않았다.
이혜경(2019)은 드라마 시청과 더빙활동을 통해 구어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을 구안하였다. 물론 ‘더빙’을 통해 정확한 발음과 말하기 속도를 훈련시키는 방법이었지만 통합적 관점에서 쓰기 과제도 함께 주었다. 드라마는 자연스러운 담화와 실제적 맥락, 경어법 등의 효과를 주목하였다. 읽기(시청) 후에는 줄거리 요약, 토론 및 역할극 등을 진행하였다. 역할극은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을 포함하므로 ㉡동일 장르 쓰기 활동이 전제된다.
단편영화 관련 연구도 있다(신정아, 2020). 이 연구는 단편영화가 섬세하고 압축된 미학을 가지고 있으며 어휘나 문화를 배우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영화 시청 후 각 장면 사진을 이용한 이야기 재구성, 묘사, 문장 산출 등을 적용하였다. 수업의 후반부에서는 육하원칙으로 쓰기, 주인공이 되어 일기쓰기, 편지쓰기 등을 지도하였다(㉠). 관련 사회문제(인종)에 대한 뉴스자료를 시청하고 팀별 연극을 진행하였다.
대사가 있는 영화는 리텔링 위주로, 대사가 없는 영화는 스토리텔링 위주로 진행하면서 다양한 표현활동을 접목하였다. 주목할 것은 초급대상자이지만 영화자료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멀티미디어의 특성을 이용하여 타 장르 매체들을 접목한 점이다. 학생들의 연극 장면들도 촬영하여 수업에 활용하고자 한 점도 눈에 띈다(㉢). 이 경우 영화 매체 자체에 대한 소양교육은 실시하지 않았더라도 그 매체에 대한 구조적 이해를 가지고 텍스트를 소화하려는 노력을 거쳤다. 읽기 중에는 영상그림 자료를 한 번 더 활용하여 문장 쓰기(비담화), 읽기 후에는 담화적 글쓰기를 시도하였다.
최권진, 정혜령의 연구(2010)는 TV광고와 신문자료를 활용해 한국어 신체 관용어 교육방안을 연구하였다. 신체관련 어휘는 초급 수준에 해당하지만 신체 관용어는 난이도가 높아 멀티미디어의 흥미와 반복적 제시의 효과를 얻고자 하였다. tv광고와 신문 기사 두 자료에서 동일 관용어를 시각자료와 문맥을 통하여 지도하였다. 읽기 후 활동에서는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역할극을 시도해 보고 광고를 만들게 해 보았다는 점에서 장르매체의 특성이 반영된 쓰기를 시도한 의의가 있다(㉡㉢). 이 외에도 다큐광고를 활용한 감상문 쓰기, 광고 속 노래를 개작하기 등의 활동을 제안하였다(㉢). 고급 수준으로 담화적 수준의 쓰기가 제시되었다.
대중가요 매체를 활용한 한국어 시 쓰기활동의 교육적 효과를 살펴본 연구가 있다(임수진, 2018). 독자반응이론과 신문식성 이론에 근거하여 시 장르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후 대중가요의 가사를 음미,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후 노래 부르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이후 자유주제로 시 쓰기 활동과 낭송활동을 진행한 후 사후 인터뷰를 진행한 연구이다. 이 연구의 의의는 멀티미디어 활용의 주목표가 쓰기활동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엄밀히 말하면 대중가요 자체가 시 장르는 아니지만 신문식성의 관점에서 어휘와 표현의 함축성 등 시문학과 일치되는 특성이 많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자작시를 쓰고 낭송하는 등의 활동은 뮤직비디오 등의 매체 자체를 형상화한 것은 아니지만 유사 장르로 구성해 본 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 자체는 담화적 쓰기로 지도하기 까다로운 장르이지만 친숙하고 쉬운 가사말, 운문의 힘을 빌어 학습자들이 자기표현적 글쓰기를 시도해보도록 하였다.
민요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연구도 있다(이소영, 2011). 중급 수준의 외국인 학문목적 학습자를 대상으로 실시하였는데 민요는 한국전통문화의 대표적 장르이므로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는 데 강점이 있다. 민요는 ‘시이면서 음악’이라는 이소영의 관점은 장단과 선율, 텔러의 동작, 청자의 반응 등의 장르적 역동성이 스토리텔링의 현장성을 주고 한국의 다양한 문학텍스트의 범위를 확장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문법이나 어휘가 아니라 스토리와 주제를 추상해내는 능력(p.155)”을 목표로 민요 감상, 배경 이야기 구성, 발표, 요약의 순서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학습자들은 민요 서사구조들을 이해한 후 배경 이야기를 집단적으로 구성해보는 창작시간을 가졌다(㉠). 민요의 스토리텔링의 변화성을 글쓰기 지도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필자가 개념화한 민요라는 장르는 단순히 가사와 그 내용만으로 한국문화를 대표한다고 할 수 없고 전통적인 서민음악의 구조, 음조, 장단이라든지 텔러의 동작, 청자와의 호흡 등이 더 문화적 요소를 돋보이게 하는 장치인데 다만 내레이션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구성해보게 하였다는 점이다. 물론 후반부에 애니메이션으로 매체변용된 콘텐츠를 보여주고 자신들이 구성한 이야기와 원작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줄거리를 요약해보는 과정을 거침으로서 멀티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점은 확인할 수 있으나 후자는 부가적 자료로 보인다. 주자료인 민요 가사는 낭독 이상의 음악적 구조와 특성을 알아야 향유할 수 있으며 진정한 문화교육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역시 담화적 글쓰기이며 읽기 중, 후 모두에 표현 활동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장르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그림과 언어를 함께 제시한다는 점에서 멀티미디어의 본질을 가지나 컴퓨터나 장치를 통과하지 않는 서책형이다. 그럼에도 그림책을 한국어교실에서 활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스캔용 ppt나 pdf 파일로 공유, 스크린에 제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동영상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멀티미디어 자료이다. 신정아의 연구는 그림이 세계 공용어로서 역할을 하므로 자료접근성이 좋고 짧으며 이해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활용하였다(신정아, 2018). 리텔링을 통해 줄거리 요약, 글 없는 그림책을 통한 이야기 구성 등을 시도하였다. 즉, 글 없는 그림 낱장들에 글밥을 적어 넣어 한 권의 총체적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다. 교사와의 구어 응답식으로 진행된 수업이지만 마지막에 글과 그림을 연결하고 장면 사이에 접속사를 끼워 넣는 작업은 한 편의 이야기를 창작해본 것과 다름 아니다. 장르매체와 동일한 쓰기작업을 시도한 것이며(㉡), 비록 초급단계이지만 비담화적 쓰기에 그치지 않고 간단한 이야기 한 편을 창작해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상을 정리해 보면 읽기 중과 후 활동에 쓰기 과제가 배치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특히 장르매체인 경우 감상 후 글쓰기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고급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초급들도 다양한 매체의 도움을 받아 총체적인 한 편의 글을 생산해내도록 한 연구들이 있었다. 감상 후 줄거리, 독서감상문 형태의 천편일률적인 쓰기 연습 관행을 뛰어넘어, 활용한 장르 매체의 동일(유사) 장르로 창작해내는, 미디어교육에 적합한 교육방식도 시도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해서는 접근(access), 즉 장르 속성과 특징에 대한 설명과 이해가 전제된다. 그 장르에 적절한 구조와 관습에 맞게 글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들에서 교수-학습 지도안 상에서 특별히 장르에 대한 설명이 도입에서 활용된 경우는 이소영의 경우(민요)가 유일하다. 장르에 대한 배경지식을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임수진), 대부분은 바로 장르매체를 시청하거나 읽는 활동으로 시작하는데 관련 장르들이 영화, 드라마, 광고, 신문, 그림책처럼 학습자에게 이미 익숙한 장르매체이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더라도 장르 글쓰기를 설계할 경우 반드시 장르교육이 선행되어야 이해, 표현 교육 모두에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정리한 표 3과 같이 모든 연구가 ①장르매체 활용에 해당되며 ‘㉠문자 글쓰기’, ‘㉡동일 장르로 창작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부분 ⓒ형태로서 장르매체를 함께 감상한 후 개별적으로 혹은 팀원, 교수자들과 협력 글쓰기 혹은 장르 쓰기를 완수하는 형태이다. 최권진, 정혜령의 연구(2010)는 광고창작을 일부 제안하고 있어 광고제작을 위한 도구매체의 사용이 전제되나(③) 제안 정도에 그쳐 장르매체 활용에 포함시켰다.
<표 3>
‘장르매체 활용’에 속한 연구들 ①
연구가 글쓰기 유형 (비)담화 장르매체
김경숙, 라혜민 ㉠스토리구성, 가사받아쓰기, 내용쓰기, 편지쓰기 비/담화 뮤직비디오
이혜경 ㉡줄거리, 역할극(시나리오) 담화 드라마
신정아 ㉡문장쓰기, 스토리구성, 편지, 일기, 육하원칙쓰기, 역할극 (시나리오) 비/담화 단편영화, 사진자료
최권진, 정혜령 ㉡역할극(시나리오), 광고 개사하기, 광고 창작 담화 TV 광고, 신문
임수진 ㉡자작시 담화 대중가요
이소영 ㉠스토리구성 담화 민요
신정아 ㉡스토리구성(그림책 쓰기) 담화 그림책

* 모두 ⓒ형태 상호작용. (with human & computer)

3.3.2. 도구매체의 활용

장르매체를 읽기자료로 제시하기보다는 직접 도구매체를 사용하여 글쓰기를 시도하는 수업, 즉 글쓰기 도구 자체를 멀티미디어라고 이해한 경우가 해당된다.
김현영, 김현진(2018)은 여성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디지털스토리텔링 창작을 안내하고 있다. 교사가 학습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처한 상황의 이야기를 끌어내고 예제를 제시하며 영상 편집시범과 제작 안내를 보인다. 이후 학습자는 담화 형태로 자신의 디지털스토리를 작성한다. 교사의 상호작용이 개입됐지만 부분적이며, 학습자가 개별적으로 컴퓨터와 상호작용함으로 글쓰기를 완수하는 ⓐ형태에 해당된다. 매체활용 지식은 예시글과 교수자의 시범 등을 통해 안내받았으며 실제 제작을 통해 그 미디어 텍스트 창작을 구현한 경우에 해당된다.
나은영, 나은주의 연구(2014)도 미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상 편집기를 이용하여 단편 영상을 구성하는 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영상을 불러오거나 스토리를 구성하여 창작한 영상에 자막이나 내레이션을 첨부하는 과제이다. 영상 편집 과정을 자세히 안내하고 학습자들이 개별적, 팀별로 이야기 하나를 생산하도록 지도한 연구로 창작은 매체도구와 상호작용하였으나(ⓐ) 교수자와 팀원과의 협력적 텍스트 제작을 포함하였다. 발표와 동료평가까지 상호작용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형태에 해당된다.
외국인 학습자들의 ppt 슬라이드에 나타난 명사종결에서 관형격 조사 ‘의’의 쓰임새를 분석한 연구가 있다(이혜경, 2018). 이 연구는 power point 장르 쓰기의 대표적인 문장 형태인 명사종결문의 형태에 오류가 많음을 발견하였다. 학습자들의 개별 ppt 글쓰기에 관한 지도법을 제안하였다. ⓒ형태에 해당된다.
CMC 연구도 다양하다. social network의 상호작용을 의사소통 수단으로 하여 언어교육을 구안한 방안이다. 아래는 대부분 ⓑ형태에 해당하는 연구들이다.
안재린, 심윤진(2018)은 미국대학교 사례에서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여 소셜미디어 현황파악 요구조사, 계획 수립 및 실제 적용, 이용만족도 조사의 순서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이용 동기는 상호작용, 즐거움 순이었고 SNS 중 인스타그램 활용도가 가장 높았다. 한국어교육을 위해 활용한 자료는 비디오 문법학습, 그림을 통한 틀린 표현 찾기, 태그를 활용한 커뮤니티 등의 활동이다. 만족도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짧은 댓글 형식의 글쓰기만으로 연습된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지도에 앞서 선제적인 매체글쓰기 자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한 의의가 있다.
비동시적 CMC인 트위터 활용에 관한 박은선의 연구(2012)는 우연적 어휘학습과 정의적 효과, 능동적이며 협동적인 의사소통 등을 트위터 쓰기 활동의 장점으로 지적하였다. 그는 트위터 모어 화자 한 명의 글을 일주일 동안 관찰하고 그의 일기를 재구성해보는 것과 리트윗한 글에 대한 이유 쓰기, 최소한 5번 이상 트위터에 글쓰기 등의 과제를 진행하였다. SNS는 비문법적 표현 산출에 대한 의구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맥을 통한 신출어휘 이해에는 기여한 것으로 보아 장기적으로 글쓰기 지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 쓰기와 관련하여 주목할 연구는 김영만의 연구(2005)로 블로그 글쓰기를 하나의 신(new) 장르로 이해하고 블로그 글쓰기와 일반 글쓰기의 장르적 차이를 학습자들에게 확실하게 선행 교육하는 사례를 진행하였다. 이미지뿐 아니라 음향, 음성 등의 복합양식을 블로그 일기 쓰기에 활용하고 다른 블로거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함으로써 한국의 인터넷 블로그 언어문화를 체험시키는 글쓰기 지도방법이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통한 패러디 시 쓰기 수업도 이 범주에 해당된다(한혜민, 조영미, 2021). Zoom수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때에 소회의실 짝활동, 채팅방, 영상 과제 제출 및 피드백 활용 등의 과업을 통해 쓰기 지도를 설계한 경우이다. 면대면이 아닌 환경에서도 도구 매체를 통해 타 학습자나 교수자와 원활하게 피드백을 주고받음으로써 협력적 창작활동을 능동적으로 수행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메일도 하나의 도구매체이다. 그동안 한국어교육에서 자주 사용된 도구이지만 이승연의 연구(2014)는 이메일 쓰기에 장르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공식적 요청’의 이메일 쓰기라는 장르에서 목표담화 공동체의 관습상 가장 선호하는 구성 체계를 확립한 후 학습자들에게 글쓰기를 안내하였다. ‘맥락 형성, 장르 모형화, 주목, 텍스트의 명시적 분석, 통제적 쓰기, 독립적 쓰기, 산출’의 장르 교수요목 모형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메일이라는 도구 자체는 ⓑ형태이지만 ⓒ형태로 지도한 경우이다.
스마트폰 글쓰기 연구도 한창이다. 양문호, 지현숙의 연구(2015)는 국내 모든 외국인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고 쓰기에 관한 교육열이 큰 것을 감안하여 스마트폰으로 글쓰기를 평가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고 공유가 쉬운 현황을 강조하였다. 그가 제시한 쓰기 형태는 편지, 댓글, 양식의 빈칸 메우기, 요약글, 수정과 첨삭, 그림보고 이야기쓰기, 번역 등이다. 피드백을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으며 글을 완성하고 평가받을 수 있었다면 ⓑ형태에 해당된다.
도구매체 활용 글쓰기도 상당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에는 도구매체 장르 글쓰기에 대한 설명이나 지도가 선행되는 경우가 많았다.8) 블로그나 이메일 등의 일상적으로 쉽게 접하는 매체인 경우에도 도구매체 장르 글쓰기의 접근을 한 경우들이다. 대부분 ⓑ형태로 컴퓨터나 매체를 사이에 두고 학습자나 교수자와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글쓰기를 협력적으로 해나가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러한 경우라도 ⓒ형태 교육을 부분적으로 취할 수 있고 도구매체에 개별적으로 글쓰기를 시도한 후 피드백을 받는 형태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SNS 등을 활용한 교육에도 다양한 차원을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댓글 형식으로 문장을 다는 것 이외에도 학습자가 만족할만한 담화 차원의 글쓰기를 매개할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표 4는 이 범주를 정리한 것이다.
<표 4>
‘도구매체 활용’에 속한 연구들 ②
연구가 상호작용 유형 글쓰기 유형 (비)담화 도구매체
이혜경 디지털 스토리텔링 담화 영상제작도구
나은영 등 ⓐⓒ7) 단편영상 담화 영상편집기
최권진 Power point 담화쓰기 담화 PPT
안재린 등 인스타그램 댓글쓰기 비/담화 인스타그램
박은선 일기, 이유쓰기, 댓글 담화 트위터
김영만 자기표현적 글쓰기 담화 블로그
한혜민 등 협력적 패러디 시 쓰기 담화 Zoom
이승연 공식적 요청 이메일 쓰기 담화 e-mail
양문호 등 평가를 위한 글쓰기 비/담화 스마트폰

* 모두 writing through media로 해당 매체언어를 탐구하고 쓴 것으로 모두 ㉡형태로 볼 수 있음.

3.3.3. 장르매체, 도구매체의 동시 활용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장르매체를 활용하되 도구매체를 통해 글쓰기를 진행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먼저 나찬연의 연구(2005)는 한국어 교육의 영역별 특징을 반영한 멀티미디어 자료의 개발을 논의하였다. 특히 웹교재를 화두로 하여 이야기그림이나 사진 등을 제시하고 단어, 문장, 담화 수준으로 프로그램에 직접 써넣는 방식을 구안하고 있다. 그 유형으로서 ‘듣고, 읽고, 보고, 보고듣고’ 쓰는 네 가지 형태의 쓰기 웹 교재 개발을 제안하였다. 마지막 형태가 동영상이다. 쓰기활동이 키보드 도구매체 자체와 상호작용하는 ⓐ형태에 해당된다.
박현진 등의 연구(2010)는 한국어 문학 수업을 위해 소설 읽기자료와 문제들, 쓰기 과제, 신문 기사, 자기 평가와 추가 설명까지 포함된 프로그램을 제작(Flying Popcorn 7pro), 개별적으로 학습하도록 하였다. 그 프로그램에는 소설 글뿐 아니라 관련 영화까지도 플레이하게 되어 있으며 자신의 관련 경험 쓰기, 이메일 쓰기 등의 글쓰기 과제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하였다. 문학이라는 서책형 미디어와 영화 장르를 결합한 것으로 컴퓨터 프로그램과 상호작용하는 ⓐ유형에 해당된다.
강민규, 윤여탁의 연구(2012)는 한국어교육에서의 대중문화의 위상과 다매체시대의 한국문학의 변화상을 주목한 후 하이퍼텍스트를 한국어교육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팬픽과 게임소설과 같은 대중적 소재 활용과 공동창작의 성격을 갖는 하이퍼텍스트 및 영상 창작 등이다. 이 연구가 제안한 것은 매체변환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원전(original texts)을 먼저 교육할 것과 그에서 파생된 매체 자료들을 활용하면서 일반 문자 글쓰기나 매체 창작을 지도하는 것이다. 장르매체를 활용하고 또한 도구매체를 활용하는 개방형 글쓰기 교육을 제안하고 있다. ㉠문자 및 ㉡동일 장르(매체), ㉢타 장르(매체)로의 글쓰기 모두를 포함하고 매체와의 개별적 상호작용인 ⓐ, 인터넷 속 타 주체와의 공동창작인 ⓑ유형, 교수자(동료)와의 협력적 영상물 구성의 ⓒ유형까지 포괄하고 있다.
김영만의 연구(2003)도 하이퍼텍스트의 하나인 개인 홈페이지 프로필 작성을 지도한 예이다. 작문 환경과 매체에 따라 자기표현 양식이 다르다는 장르중심적 접근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타 학습자들의 프로필을 읽게 하여 비교하고 좋은 구성의 프로필을 선정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③ 홈페이지 프로필이라는 장르매체와 인터넷 자판, SNS 도구매체를 함께 사용하면서, ⓐ컴퓨터와의, ⓑ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이 두드러진다.
조형일, 심상민의 연구(2018)는 매체는 소통의 방식으로 이해하면서 학습내용이 우선이 되고 그에 맞는 매체를 찾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어야 함을 피력한다. 매체의 특성 읽기가 선행되어야 하며 매체가 구현하는 세계관들이 어떻게 굴절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매체 자체와 그 교육적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인프라로 구축이 된 후 활용매체별 속성에 맞는 교육내용을 작성하고 해당매체로 제작하고 활용하는 법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학습자 중심의 매체 창작 교육을 21세기 매체 기반 한국어교육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하였다. 장르매체와 도구매체로서의 멀티미디어 활용에 대한 종합적 연구이다.
마지막으로 한혜민의 연구(2021)는 홍콩이공대학 <미디어 한국어> 과목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비대면 시대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학습 상호작용 도구매체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메일,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인 BlackBoard, 다운로드 없이 링크만으로 접속할 수 있고 협력학습이 가능한 Padlet, Google docs, 그리고 수업 소통의 Zoom, 그리고 수업시간 외 소통을 위한 Kakao 톡 등이 그것이다. 이 연구는 장르매체로서 K-Pop, 드라마, 예능, 웹툰 등을 수업자료로 활용했는데 쓰기와 말하기 집중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학습자들의 도구 만족도가 높았고 학습자-학습내용, 학습자-학습자, 학습자-교수자 상호작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대화문 쓰기라는 ㉠문자 글쓰기를 수행하였지만, 도구매체와 장르매체를 효율적으로 배치하여서 Z세대 학습자들의 참여도를 높였으며 ⓒ의 매체활용 수업 형태를 보였다.
위에서 살펴본 여섯 연구들은 다양한 장르매체와 도구매체를 활용하여 한창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한류 장르매체나 젊은 세대의 생활이나 흥미에 부합하는 장르매체들을 수업에 적극 끌어들이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 범주의 연구들은 교수자가 장르매체와 도구매체 활용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바탕으로 21세기 현대사회의 리터러시 변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장르/도구 매체에 대한 비평적 읽기 능력을 강화하고 그 장르 언어를 습득한 후 직접 해당 매체로 구성물을 창작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정리해 보면 표 5와 같다.
<표 5>
‘장르매체와 도구매체 활용’에 속한 연구들 ③
연구가 상호작용 유형 글쓰기 유형 (비)담화 장르/도구매체
박현진 등 ㉠관련경험, 이메일 쓰기 담화 문학, 동영상/FP7 프로그램, 이메일
나찬연 ㉠듣고, 읽고, 보고, 보듣고 쓰기 비/담화 웹교재/워드 등
강민규 등 ⓐⓑⓒ ㉠㉡㉢하이퍼텍스트 글쓰기 담화 문학, 디지털문학/SNS
김영만 ⓐⓑ ㉡홈페이지 프로필 쓰기 (하이퍼텍스트) 담화 프로필/인터넷 자판쓰기,
조형일 등 - ㉡각 매체 창작 담화 각 매체
한혜민 ㉠대화문 쓰기 담화 K-Pop, 드라마, 웹툰, 예능/이메일, Google docs, Zoom, 카카오톡, Padlet, BlackBoard(LMS)

4. 논의 및 결론

본고는 멀티미디어 활용 한국어교육에서 시도되고 있는 쓰기교육의 유형들을 분석하고 그 활용의 전체적인 흐름과 수준들을 검토하기 위하여 총 22편의 연구물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컴퓨터와의 상호작용, 인터넷 네트워킹을 통한 사용자들 간의 상호작용, 교수자나 타 학습자들과의 면대면 상호작용 등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을 통한 협력학습의 쓰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먼저 영상, 대중가요, 예능, 민요, 광고, 웹툰, 웹교재, 디지털 문학 등 다양한 장르매체가 활용되고 있었다. 쓰기 활동에서도 단순한 감상문 형식의 쓰기에서 나아가 그 활용된 장르매체와 동일한 장르, 나아가 타 장르로 창작(글쓰기)하는 교육형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도구매체를 살펴보아도 이미 도구매체 장르교육과 더불어 시행되는 다양한 쓰기형태가 진행되고 있었다. 워드와 같은 컴퓨터 활용 쓰기의 형태뿐 아니라 SNS, 스마트폰, 이메일, 영상편집기 같은 도구들이 활용되어 ‘쓰기’를 매체쓰기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있는 연구자가 많음을 보여준다. 특히 Zoom, 이메일, Padlet, 카카오톡 등과 같은 CMC 형태의, 인터넷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실제 상황에서의 글쓰기 소통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Meyrowitz(1998)의 도구(vessel), 언어(language), 환경(surrounding)의 세 미디어 관점이 한국어교육 글쓰기 교육 안에서도 적재적소에 실용적으로 개념화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쓰기 형태는 대부분 담화 형태였다. CMC나 한류 콘텐츠 등을 활용할 경우 실제 일상대화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실제 자료를 활용하는 셈이 되며 이것은 오답 노트형이나 단답형 답안을 쓰는 형식이 아닌 유창성을 지향하는 실제 대화문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쉽기 때문에 담화문 쓰기가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의 형식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르매체가 활용된 경우는 해당 장르매체의 모델 작품을 감상하고 그 장르 리터러시를 익힌 후 ‘읽기 후 활동’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도구매체의 경우 그 도구에 대한 장르 지식이나 접근 및 사용방법, 매체 리터러시 등을 언어지도에서 함께 활용하고 있음도 알 수 있었다. 이 점은 매체 텍스트를 하나의 장르로 이해하고 있다는 관점을 보여주며 미디어의 창작 중심적 교육의 핵심 원리, 즉 ‘창작을 통해서 그 매체와 텍스트를 더 잘 배울 수 있다’는 개념을 차용한 비판적 글쓰기 교육이 한국어교육 안에도 깊이 관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하이퍼텍스트가 이제 언어교육의 대상 및 자료로 인식되고 있음도 보여준다.
기존에는 장르매체만을 멀티미디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였지만 최근에는 도구매체들도 표현활동을 위해 다채로운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도구매체들은 흥미성, 의사소통성, 실제성 등의 언어교육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교사의 활용능력과 수업 설계의 능숙도에 따라 다양한 쓰기활동으로 연계해서 활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 등장하는 연구들은 CMC의 여러 문체적 유형들을 언어적 보수주의 입장에서 다루지 않고 실제(authentic) 장르로서 다루는 장르접근법의 형식이 지배적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대부분 학습자들의 실제 삶의 의사소통을 언어지도에 적극 반영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글쓰기는 유학생들의 한국생활 적응을 돕고 원활한 소통을 진작하지만 짧은 글, 입말의 특정 형식과 스타일에 국한되어 있어 글쓰기의 다양한 면모 중 한 영역에만 집중하게 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학기 중 여러 매체를 탐색할 기회를 주고 학술적 글쓰기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 글쓰기로 유도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또 흥미를 이용한 참여도에만 목적을 두지 않으며, 각 한국어 수업의 학습목표와 가장 적합한 도구, 학습자들에게 가장 필수적 장르매체가 무엇인지 진정성 있게 탐구하여 적절한 이용 수준과 형태로 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의 고민이 요청된다 하겠다.
또한 하나의 도구매체만을 사용하더라고 타 장르와의 연합을 통해, 또는 타 장르의 글도 비평적 관점에서 써볼 수 있는 개방적 게시 공간을 열어주어 학습자들이 여러 목적의 글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한국의 다채로운 언어문화에 다만 익숙해지는 것을 넘어서 관련 문화를 주도하거나 창조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학습자가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일이라 생각이 된다.
본 연구는 일반 언어교육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멀티미디어의 쓰임새를 한국어교육에서 전체적으로 조망하되 특히 그 연결성이 가장 희박하다고 여겨지는 ‘쓰기 영역’에서의 활용에 초점화를 시켜, 매체활용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보다 발전적인 수업을 시사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전체의 경향성을 살피는 데 집중하여 학습자의 구체적인 글쓰기 양상이나 쓰기 능력의 평가 기준을 장르별로 충분히 검토하지 못 한 한계가 있다. 이후로는 각 매체별 학습자들의 실제 쓰기 결과들을 메타적인 안목으로 종합하면서 이를 보다 면밀히 내용 분석하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과 각 장르 쓰기의 평가기준이 제안되기를 바란다.

Notes

1) 양적 연구로서 한국어교육 전 분야의 모든 멀티미디어의 활용 현황과 실태에 대한 조사는 이 연구 이후 현재까지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KSL의 표준한국어 교재에서의 매체활용이라든가(김남경, 2021), 교사용 웹사이트 사용 현황(안재린 등, 2015) 등의 국소적인 영역에서의 통계나 분석, 혹은 학위논문과 학술지 등의 관련 논문들을 시기별, (교수형태) 유형별, 주제별로 거시적으로 분류한 연구(박진철, 2019) 등이 나와 있을 뿐이다. 이 같은 연구 부재는 현재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멀티미디어의 종류가 워낙 방대하고 파생적이며 이들을 개념화하여 정리하고 범주화할 수 있는 어떤 기준이 부재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교재나 시각도구와 같은 멀티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한국어 교실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여기서 그 활용 현황을 수치로 제시하는 것보다는 어떤 매체 유형들의 활용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 매체들이 쓰기 영역에서는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관련 연구물들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피는 것이 그 개념 및 범주를 정리하고 활용의 방법을 탐구하려는 본고의 목적에 보다 부합되리라 생각된다.

2) Buckingham(2003)은 영국 중등학교 이상에서 창작중심의 미디어교육의 교육과정을 주도한 학자이다. 그가 제안한 미디어교육은 접근(access), 이해(comprehension), 분석(analysis), 평가(evaluation), 그리고 창작(creation)의 각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며 각 과정은 서로 순환한다. 즉 매체 교육은 그 매체에 접근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며 이러한 교육은 단순한 이해를 넘어 그것을 직접 창작하면서 그 매체의 본질을 더욱 잘 습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3) Meyrowitz(1998)는 미디어를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을 소개한다. 환경(circumstances), 도구(vessel), 그리고 언어(languages)가 그것인데 미디어를 우리 주변의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이해하는 경우, 우리 삶의 어떤 목표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 그리고 그것을 언어로 이해하여 비평적으로 이해하고 특정 메시지를 담은 생산물을 창작하는 경우를 각각 의미한다. 세 번째 관점은 미디어 창작을 쓰기의 한 하위범주로 다루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 교육에서 미디어는 교육자료로서는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쓰기’의 관점에서 문자 매체만큼 중요도를 가지고 다루어지고 있지는 않은 현실이다.

4) 방혜숙의 연구는 2015년 당시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통용되던 ‘장르 매체’와 ‘도구 매체’를 분류해 지적함으로써 이후 다양하며 파생적이고 복합적인 신생 멀티미디어 유형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정리해 분류할 수 있는 혜안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매체 자체와 그 활용에 있어 급진전되는 상황들이 있었고 특별히 2020년 전후 들이닥친 전염병과 그로 인한 비대면 수업의 활성화로 인해 매체 활용의 방향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본고는 멀티미디어 활용 한국어 수업의 논문들을 1차 검토해 보는 과정에서 기존의 매체 유형들을 보다 현 시점에 맞추어 다양화해야 할 필요성을 가지게 되었다. 기초 사전 조사와 대상 논문들을 토대로 기존의 연구 결과인 매체 유형들을 다시 <표 1>과 같이 수정해 제시하게 되었다.

5) 1차 표집 이후 최종 논문 검토까지 일정 기한 유보가 있었으므로 시의적 ‘연구동향’을 살피는 본 연구의 목적에 근거하여 1차 논문 검색과 최종 논문 집필 기간 사이에 출간되었을 논문을 2차적으로 검토하고 본고에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본 논문은 매체 활용 우선순위 등의 양적 연구를 목표로 하지 않으며 어떤 멀티미디어들이 한국어 쓰기 유형에서 활용되고 있는지 그 다양한 매체들을 제시하고 유형화하는 작업에 목표가 있었다. 따라서 2차 표집 때는 1차 검색 때 확인된 멀티미디어 이외의 다른 새로운 멀티미디어가 활용된 바가 있는지 검토하고 또 쓰기와의 관련성, 상호작용의 양상 등을 분석하기 위해 관련된 논문을 추출하는 작업을 거쳤다. 그러나 1차와 2차 검색 사이에 멀티미디어 한국어교육에 획기적인 멀티미디어 쓰기 연구가 추가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1편정도 추가하였을 뿐이다. 양 검색 사이에 기한 차이는 있으나 그것이 연구의 내용과 결과에 상이한 차이를 발생시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6) 연구물들을 하나씩 검토하면서 각 연구가 활용하고 있는 매체 유형, 그리고 매체의 활용 양상과 그에 대한 연구자의 이해 등을 논문의 언어 자체에서 추출해 제시하고자 하였다. 질적 연구는 사례나 대상에 대한 편견 없는 관찰에서 비롯되며 그 연구결과는 관찰된 집단이나 개별 환경 내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가지는데 사례들이 달라지면 그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조용환, 2012). 질적 연구는 보통 관찰, 분석, 해석적 기술과 제시의 단계를 거치며 해당 사례들에 대한 해석자의 직관과 통찰, 경험 이해에 의해 공통 범주가 제시되고 그 해석적 의미가 부여된다. Creswell은 이처럼 특정한 사례에 목적을 둔 표집을 결정적 표집(critical sampling)이라고 부른다(Creswell, 2007).

7) ⓒ는 ⓐⓑ와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지칭하지만, 예를 들어 글쓰기의 형태가 ⓐ나 ⓑ형 상호작용과 ⓒ형 상호작용이 각각 독립적인 글쓰기로 나타날 때 두 형태가 함께 표시된 경우이다. 완전한 비대면 수업이 아닌 이상 ⓐ형 ⓑ형의 경우도 교사와의 면대면 상호작용이 전혀 없을 수 없으나 어떤 경향이 훨씬 더 지배적인가에 따라 구분된 것이다.

8) 여기서 도구매체 장르 글쓰기란 해당 도구매체에 그 나름의 문법과 글쓰기 유형, 즉 장르적 글쓰기 규칙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일례로 블로그와 트위터의 글쓰기는 둘 다 문자로 소통하지만 모든 면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도구매체의 장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how to use it) user의 입장에서 매체 접근(access)과 활용법 등을 익히는 선행 활동을 포함하는 글쓰기 교육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도구매체 장르적 이해는 도구매체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것뿐 아니라 이 매체를 비평적으로 해석하고 그 생리를 읽어내는 눈을 향상시켰는가 하는 비평적 소양 모두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 댓글 쓰기 같은 경우, 댓글의 선영향과 악영향 모두를 검토하고 어떤 댓글쓰기가 가장 이상적인 쓰기인지, 그리고 동일 도구매체에서 현재 어떤 쓰기 트렌드가 정식 장르 쓰기로 통용되는지 이해하는 과정을 선험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다. 이모티콘, 간결체와 구어체, 다양한 문장부호와 감탄사의 사용 등이 장르적 규칙으로 통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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