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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6(6); 2022 > Article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고등학교 교양교육 강화 방안

Abstract

고교학점제는 단위제 대신 학점제를 도입함으로써 대학에서 일상화된 학습자 중심의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공통 필수 교과의 비중이 줄게 되면 교양 교과 선택의 폭이 늘 수 있고, 다양한 교과의 개설 요구와 맞물려 신설 과목의 개설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이 글의 목적은 우리나라 교양교육의 변천 과정을 추적해 보고, 2015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다음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로부터 연역된 개선 방안을 제시하려는 것이다. 분석과 개선안의 도출에서 교양교육의 목적, 교양 교육과정, 교양 교과목에 주안점을 두었다.
연구 결과로 볼 때 우리나라 교양 교육과정은 대학 교육을 준비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고등학교 고유의 정체성을 견지해 나가고 있는지 그 성격이 불분명하다.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목표가 독립적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아 주변부로 밀려나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교양 영역이 생활 영역과 혼재되어 있고, 불분명한 영역 설정으로 인해 교양 교과목의 적정성에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응용학문인 교육학, 실용적 성격이 강한 진로와 직업, 보건, 실용 경제 등이 버젓이 교양 교과의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이 글에서는 고등학교 교양 교과목에 대한 재분류의 시급성을 지적하면서 재분류 작업에서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교양교육표준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고등학교 교양교육을 정상화하고, 그 위상을 제고해 나갈 것을 제안하였다. 추후 고등학교 교양교육 개정 작업에서 교양교육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통해서 교양교육의 본질에 비추어 현재 드러난 문제점이 개선될 수 있음을 전망하였다.

Abstract

By introducing a credit system instead of a unit system, the high school credit system can accelerate the learner-centered curriculum that has become common in universities. If the proportion of common essential subjects in the high school curriculum is reduced, the choice of liberal arts and the possibility of opening new subjects will increase.
The purpose of this article was to track the transition process of liberal arts education in Korea, analyze the 2015 revised curriculum of high school liberal arts curriculum, and suggest improvement measures derived from the standard model of university liberal arts and basic education. In the analysis and derivation of improvement plans, the focus was on the purpose of liberal arts education, the liberal arts curriculum, and liberal arts subjects.
As results of this study, it is unclear whether the liberal arts curriculum in Korea is to prepare students for university education or whether it maintains its unique identity in high school. The goal of high school liberal arts education is not set independently, so it is pushed to the periphery. According to the 2015 revised curriculum, the liberal arts area is mixed with the living area. The failure to set clear demarcation lines between certain areas also causes problems in the adequacy of liberal arts subjects. For example, applied studies such as pedagogy, career and occupation, health, and practical economy are included in the list of liberal arts subjects.
In this article, after pointing out the urgency of a reclassification of high school liberal arts subjects, it was proposed that we should normalize high school liberal arts education and enhance its status by actively utilizing the standard model of university liberal arts and basic education of the Korea National Institute for General Education. In the future, it was predicted that the current problems revealed in light of the nature of liberal arts education could be mitigated, if not solved, through collaboration with a group of liberal arts education experts in the revision of high school liberal arts education.

1. 들어가는 말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을 통해 고교학점제의 도입 기반이 이미 마련되었고, 고교학점제는 기존 단위제 하의 학점제 활용 시기인 준비 단계를 넘어 부분적 도입 단계(2022~2024년)에 접어들었다.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2025년부터는 교과 내용 및 대입 연계 문제까지 해소되면서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에 뿌리내릴 것으로 보인다(김진숙 외, 2018: 16). 제도의 원래 취지를 잘 살린다면 고교학점제는 궁극적으로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고교학점제는 단위제 대신 학점제를 도입함으로써 대학에서 일상화된 학습자 중심의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앞당길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의 연구 및 선도학교 교육과정 편성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가령 고등학교 교양과목으로 개설된 심리학, 교육학, 진로와 직업, 철학 등 선택 과목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구와 시대적 변화에 따른 신설 과목 개설 요구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김영은 외, 2021: 20).
그런데도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하는 제도로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제도이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의 당혹스러움이 적지 않다. 학교마다 서로 다른 사정이 있음에도 새로운 제도를 획일적으로 적용함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선택형 교육과정의 확대에 따른 다양한 교과 개설, 물리적 공간 확보, 교원 수급, 고교학점제와 대학 진학의 연계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학교별 반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과정에서 학생 개인별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은 학생은 물론 교사에게도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가능성과 한계를 직시하면서 이 글에서는 그동안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공통 필수 과목에 밀려 거의 선택 가능성이 낮았던 교양 교과에 주목하여, 이제까지의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의 변화 과정을 검토해 보고, 교양교육의 본래성이라는 관점에서 개선 방향과 발전 가능성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공통 필수 교과의 비중이 줄게 되면 교양 교과 선택의 폭이 늘 수 있고, 다양한 교과의 개설 요구와 맞물려 기존에 제한된 수의 교양 교과목만 제시하였던 관례를 깨고 신설 과목의 개설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고교학점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여기서 강조되는 학습자 중심, 선택형 교육과정, 자기 주도성의 가치는 분명 변화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우선 우리나라 교양교육의 변천 과정을 추적해 보고, 2015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을 분석한 다음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로부터 연역된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분석과 개선안의 도출에서 주안점을 두게 될 요소는 교양교육의 목표, 교양 교육과정, 교양 교과목 등이다1). 이 시론을 통해 고등학교 교양교육이 제자리를 찾고, 나아가 대학의 교양교육과 하나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찾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2. 고교학점제와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란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동일한 과목을 공부하는 현 교육방식에서 탈피하여 대학생처럼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시간표를 짤 수 있도록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교육체제의 하나이다. 학점제는 무엇보다도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 교원의 교육과정 역량 강화, 질 높은 교육과정(quality curriculum)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김진숙 외, 2018: 17).
1963년 제2차 교육과정 도입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시행해오던 단위제에서 핀란드, 미국 등 교육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점제로의 전환은 교육계의 획기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기존 단위제에서는 학습자의 교과 성취 여부와 상관없이 최소 ‘수업일수’만 충족시키면 진급과 졸업이 인정되었으나 학점제가 도입되면 교과별 이수 성취수준에 도달해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고, 과목별로 누적된 학점이 최소 졸업학점에 도달해야 최종 졸업을 할 수 있게 된다. 고교학점제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이수 방식을 규정하는 제도”(김성천 외, 2019: 84)로 규정할 수 있다.
2025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고교학점제는 분명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으므로 배움의 적극적인 태도와 자세를 길러 줄 수 있으며, 주체적 참여와 열정이 넘치는 교실수업을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교원의 관점에서도 어떤 수업을 자발적으로 신청한 학생이 수업의 목표 역량을 익히도록 교사에게 책임을 요청하기 때문에 공교육의 책무성 강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송영준, 2017: 117-118).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교학점제는 한국의 교육현장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이현, 2017; 이현, 2018; 홍후조, 2018, 홍원표 외, 2022). 학습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과정의 재구조화, 교과목 신설, 교원의 충원과 재교육 등의 시스템 구축 문제 그리고 물리적인 문제로서 인프라 구축이나 공간 확보 문제 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하는 낯선 제도가 학교 안으로 들어옴으로써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적응의 어려움으로 인해 당분간 당혹감과 혼란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한편,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고등학교 교육에서 최우선 혁신과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정책이 ‘고교학점제 기반 맞춤형 교육과정 구현’이다. 새 교육과정이 정착하게 되면 단위제가 학점제로 바뀌면서 고등학교 학사 운영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게 된다. 학점제가 되면 1학점 수업량이 50분으로, 이수 학점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바뀌게 된다2).
교과군 별 필수 이수학점은 국어, 수학, 영어, 사회가 각각 8학점, 한국사 6학점, 과학이 10학점이고, 체육 10학점, 예술(음악/미술) 10학점, 기술⋅가정/정보/제2외국어/한문/교양이 총 16학점이다. 교과 이수에 필요한 174학점에 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이 더해져 총 이수학점이 192학점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학기 단위로 과목을 편성하되, 기본이수학점을 4학점으로 한다는 것이다. 다만 과학탐구실험은 과목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2학점으로 운영한다. 또한 기초 교과 영역 학점 단위 총합은 교과 총 이수 학점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교육부 고시, 2022.1. 17.). 이는 고교학점제가 입시 위주 과목의 지나친 몰입에서 벗어나 학습자 중심의 선택형 교육과정을 실제로 구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해 볼 때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로 추가된 부분에 주목해 볼 만하다(교육부 보도 자료, 2021.11.24.). 우선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는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 등을 기초소양으로 강조하고 이를 교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자 한다. 언어소양은 언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호, 양식, 매체 등을 활용한 텍스트를 대상, 목적,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생산, 공유,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구성원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능력이다. 수리소양은 다양한 상황에서 수리적 정보와 표현 및 사고 방법을 이해, 해석, 사용하여 문제해결, 추론, 의사소통하는 능력이다. 디지털소양은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활용하는 능력이다. 추후에 논의하겠지만 이런 능력은 대학 교양교육에서도 기초교육과 소양교육이라는 범주 하에 다양한 교과목을 통해 실제로 교수, 학습되고 있는 내용이다.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여 추진한다는 방안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담론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 기후 위기, 생태감수성과 책임감이 새 교육과정에서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시민성 함양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에서도 평화, 인권, 성평등, 문화다양성, 지속가능성 등을 개인과 공동체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태도를 함양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 인문학적 소양 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피력하고 있다. 이는 결국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역사회, 국가의 시민으로서 기본 자질과 역량을 길러 주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 시민은 물론 지구의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적 태도와 자질을 함양하려는 원대한 목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생태감수성3)과 민주시민성은 21세기 교양교육에서도 우선적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중요한 역량이니만큼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가치와 기본 철학에서 대학 교양교육과도 적지 않은 친화성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고등학교 교양교육 변천과 관련 선행연구 분석

학교 교육과정의 역사에서 고등학교 교양 교과목 과목이 등장한 것은 제5차 교육과정기(1987~1992)부터이다(<표 1>). 이 시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자유 선택 과목이 거론되면서 그 일환으로 고등학교 교양이 정식화되었다. 교양 교과목으로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생활경제가 채택되었다. 그 배후에는 입시의 과열로 인한 폐해를 줄이고자 학습자의 선택권을 보장함으로써 자율성을 신장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1>
국가 교육과정 변천에 따른 교양교과목의 변화
국가 교육과정 교양교과목
5차 교육과정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생활경제
6차 교육과정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생활경제, 환경과학
7차 교육과정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생활경제, 생태와 환경, 진로와 직업
2007 개정 교육과정 생활과 철학, 생활과 논리, 생활과 심리, 생활과 교육, 생활과 종교, 생활경제, 진로와 직업, 안전과 건강
2009 개정 교육과정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진로와 직업, 환경과 녹색성장, 실용경제, 보건
2015 개정 교육과정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진로와 직업, 보건, 환경, 실용 경제, 논술
2022 개정 교육과정 진로와 직업, 생태와 환경(일반선택)
인간과 철학, 삶과 종교, 논리와 사고, 인간과 심리, 교육의 이해, 보건(진로선택)
인간과 경제활동, 논술(융합선택)
제6차 교육과정기(1992~1997)에 교육자치의 기치 아래 분권형 교육과정이 부각되면서 ‘학교 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이로써 단위 학교가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편성, 운영할 수 있는 주체가 되면서 입시 교과목 외의 교양 교과 교육과정 운영은 물론 교양 교과목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이전 시기에 개발된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생활경제 외에 환경 과학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하지만 학력고사를 수학 능력 시험으로 대체하면서 암기와 주입 위주의 어두운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시도하였지만 교양교육 강화와 같은 교육과정의 다양화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제6차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김형립 외, 1992: 73-75)에서는 질 높은 교양 교과목 교과서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점, 교양 교과목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사 연수가 필요하다는 점, 교양 교과목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고 처음 개발된 교양 교과목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서 그 결과를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 등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제7차 교육과정기(1997~2007)는 2000년대의 시대적 변화상을 담고자 제6차 교육과정의 기본철학을 계승하면서 수요자(학생) 중심 교육과정 구현이라는 대원칙을 천명하였다. 정보화, 세계화 교육을 강화하고, 필수 과목 축소 및 선택 과목의 확대, 수준별 교육과정의 도입을 골자로 시대적 이념을 교육과정에 담아내고자 하였다. 이 시기 교양 교과목으로는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생활경제가 이전 시기로부터 계승되었고, 제6차기 환경 과학이 생태와 환경으로 명칭과 내용이 변경되었으며, 진로와 직업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2007 개정 교육과정기(2007~2009)부터는 학교 교육이 급변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자 ‘수시 개정’ 체제를 도입하여 운영해 오고 있다. 이전의 ‘주기적 전면 개정’ 체제가 학교 내외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직면하게 되면서 필요시 개정이라는 방식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이 개정에서는 학교 단위 교육과정 자율성 확대, 과학 및 역사 교육 강화 등을 주목할 만한 변화로 꼽을 수 있다. 교양 교과목에서도 소폭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제7차 교육과정기까지 유지해 오던 교과목을 생활과 철학, 생활과 논리, 생활과 심리, 생활과 교육, 생활과 종교로 명칭을 바꿨고, 생활경제, 진로와 직업 외에 안전과 건강 교과목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전의 생태와 환경은 다시 환경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형식적으로 ‘생활’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생활과 학문이 통합을 이루는 교양교육을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4).
이 시기에도 고등학교 교양교육 개선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지속되었다. 2007 개정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정영근 외, 2006: 137-138)는 교과서 개발 시 교양 교육과정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점, 교양 선택과목 수업의 활성화 및 정상화를 위하여 교양 교과목 평가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교양 교육과정의 과목별 이수가 전국적으로 균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교양교육 개선책으로 제안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기(2009~2015)는 ‘하고 싶은 공부, 즐거운 학교’라는 기치 아래 학습자의 학습 부담을 최소화하고, 흥미를 유발하여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창의 인재를 육성하는 데 개정 방향을 두었다. 이러한 이념을 실현하고자 선택 교육과정 기간 확대, 교과 집중이수제도의 도입, 창의적 체험활동의 강화 등이 새롭게 강조되었다. 이 시기 교양 교과목 상의 변화를 살펴보면 기존의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 진로와 직업이 부활되고, 환경이 환경과 녹색성장으로, 생활 경제가 실용경제로 명칭과 내용이 바뀌게 되고, 보건 과목이 신설되었다.
이 시기 주목할 만한 연구를 수행한 한혜정, 곽덕주(2013)는 전문가 의견 조사를 통해 교양교육의 개념, 대학 교양 교육과의 차별성, 일반 교양교육과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의 관련성, 교양교육의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여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성격과 방향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양 교과를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이 연구는 교양교과의 편성 단위 수 확대, 전문성을 갖춘 교사 확보, 교양 교과 교육과정 개발 이후의 후속 연구, 교양 명칭에 대한 재고 및 영역 재범주화, 교양 교과목 채택 학교 비율을 늘릴 있는 방안, 교양 과목 교사의 양성과 임용, 재교육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하였다(한혜정, 곽덕주, 2013: 203-204).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천명한 핵심역량을 갖춘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더욱 분명히 하였다. 인문학적 상상력, 과학 기술 창조력을 두루 갖춘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이런 배경 아래 자기관리 역량, 지식 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설정하여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거쳐 길러주고자 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고등학교 교양교육은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논술 등 기존 교양 교과 개정과 궤를 같이하면서 ‘교양 교과 과목을 학생들이 재미있고 의미 있게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 내용의 양과 수준을 적정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개선하고자 하였다(한혜정 외, 2015: 3).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교양 교과는 보통 교과의 생활⋅교양 영역의 교양 교과(군)에 일반 선택 과목으로 편제되어 있고,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진로와 직업, 보건, 환경, 실용 경제, 논술과 같이 10개의 교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5).
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두 차례의 2015 개정 교양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6)를 수행한 바 있다. 첫 번째 연구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연계하여 교양 교과 교육과정의 시안을 개발하여 개별적 교양 교과 개정의 일관된 방향을 설정하였다. 교육과정의 구성항목 중 성격, 목표, 내용 체계, 성취기준을 개발한 연구를 바탕으로 고등학교 교양 교과 과목 중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논술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 체계, 성취기준을 명료하게 제시하였다. 이어지는 연구에서는 앞선 연구에서 개발된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논술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 체계, 성취기준의 적절성을 검토하여 수정⋅보완한 후, 그와 연계하여 개별 교양 교과목 별로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을 개발하고, 나아가 교육과정에 기반한 교과서 개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안에 교양 교육과정이 도입된 이후 교양 교과의 운영이 지속되고 있으나 쟁점과 풀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교양의 개념 정립이 미흡하고, 교양 교과의 성격 규정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내용으로 현재의 교양 교과가 교양을 충분히 담고 있는지,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과의 관계 설정7)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성을 갖춘 교⋅강사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의 문제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대학 교양교육과의 연계 혹은 차별화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

4. 2015 개정 교육과정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 진단

현행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진단 기준이 필요할 것이다. 시행 중인 전체 교양 교과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은 별도의 세심한 연구8)가 필요하므로 이 글에서는 교양교육표준안9)을 기준으로 삼아 현재의 상태를 진단해 보고자 한다(https://www.konige.kr/data/general_edu.php).
교양교육 표준안에서 교양교육의 적합성을 진단하기 위해 설정한 기준과 요소는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을 큰 틀에서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 교양교육의 본래성을 회복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교양 교육표준안에서 강조하는 진단 기준은 교양교육의 목표, 교양 교육과정 구성, 교양 교과목의 적절성 등이다10). 이들 세 요소가 교양교육의 성패에 결정적인 이유는 우선 교육의 방향성과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교육적 노력과 실천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고, 교육내용에 해당하는 커리큘럼이 제대로 구성되고, 해당 교과에 적절하게 투영될 때 교양교육이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4.1. 교양교육의 목표

고등학교 교양 교과 교육은 그동안 ‘고등학교 교육에서 소홀히 하기 쉽지만 개인 생활과 사회생활에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과 교양에 대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접촉 기회를 제공하여 삶에 필요한 폭넓은 시야와 안목을 길러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교양인을 기르기 위하여’ 시행되어 왔다(한혜정 외, 2015: 3). 고등학교 교양교육이 제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그 목표가 보다 분명하게 설정될 필요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목표를 별도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다만 총론에서 제시된 고등학교 교육목표에서 교양교육과의 연결성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성숙한 자아의식과 바른 품성’, ‘지식과 경험을 융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 ‘인문⋅사회⋅과학기술 소양과 문화 창출’,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태도’ 등이 그것이다. 이와 동시에 2015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하고 있는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
교양 교육표준안 관점에서 볼 때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목표를 보다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목표 가운데 ‘성숙한 자아의식과 바른 품성’을 ‘인간과 세계에 대한 바람직한 가치관 정립’과 연계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지식과 경험을 융합하여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하는 목표는 교양교육표준안에도 ‘융합적 사고 및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함양’이 적시되어 있으므로 적절하다고 본다.
‘인문⋅사회⋅과학기술 소양과 문화 창출’은 ‘보편적 문해 능력 함양’과 다소 친화성을 엿볼 수 있으나 고등학교 교양과정이 심화 교양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교양 교육표준안에서는 기초교육의 수준에서 기초 언어, 수리능력과 지식 정보 사회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강조하고 있어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 점에서 고등학교 교양과정에서도 새 시대에 부합하는 문해 능력 함양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태도’는 교양교육표준안의 ‘공동체의식, 시민정신 함양’과 직결될 수 있다. 민주시민 역량을 바탕으로 한 다문화 역량, 글로벌 역량이 고등학교 교양교육 목표로 설정되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교양교육표준안에 비추어 볼 때 고등학교 교양교육 목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아야 할 사안은 ‘비판적 사고능력,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 함양’과 ‘심미적 공감 능력 함양’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길러야 할 핵심역량에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존중하는 의사소통 역량’이 명시되어 있고, ‘인간에 대한 공감적 이해와 문화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 향유하는 심미적 감성 역량’이 분명하게 제시된 만큼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목표 설정에서도 이 점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4.2. 교양교육과정 구성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보통교과의 경우 교과 영역이 기초, 탐구, 체육 예술, 생활 교양으로 나뉜다. 기초 교과로는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와 같은 4개의 공통과목이 편제되어 있다. 탐구 교과로는 사회(역사와 도덕 포함)와 과학이 편제되어 있으며, 실제 운영은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및 과학탐구 실험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체육 예술 교과는 체육과 예술(음악과 미술)로 구분되며, 생활 교양 교과는 기술⋅가정, 제2외국어, 한문, 교양의 네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교양 교과의 위치는 교육과정 구성상 최하위에 위치에 있으며, 일반선택의 형태로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대학 교육과정이 전공 교육과정, 교양 교육과정, 일반선택 교육과정으로 구성되고 있는 데 반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교양과 일반선택의 용어가 혼재되어 있다. 여기서 일반선택이란 용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입한 진로 선택과 대비되는 개념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채택하고 있는 교양 교과는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진로와 직업, 보건, 환경, 실용 경제, 논술 등 총 10개의 교과목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의 틀이 소폭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따르면(교육부 보도 자료, 2021.11.24.) 교양 교과는 이전과 같이 선택 교육과정으로 운영되지만 선택의 유형을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하여 제공하게 된다. 일반 선택으로만 제공되던 것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학생들의 진로 및 융합 역량이 강조되면서 이를 교양 교육과정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 선택 교과로 진로와 직업, 생태와 환경을 설정하였고, 진로 선택 교과에는 인간과 철학, 삶과 종교, 논리와 사고, 인간과 심리, 교육의 이해, 보건이 포함되어 있다. 새로 도입된 융합 선택에는 인간과 경제활동, 논술을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형 구분과 교과의 배치 적절성은 정밀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4.3. 교양교과목의 적정성

어떤 교과가 교양 교과목으로 적정한가를 평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고등학교 교양 교과목의 적정성을 판단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양교육표준안의 적정성 기준을 근거로 현행 혹은 다가올 고등학교 교양교과목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https://www.konige.kr/data/general_edu.php).
적정성 진단을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가지 기준이 충족되어야 한다. 적극적 기준에서 보자면 교양교육은 보편적 포괄성, 학술적 대표성, 전인교육의 요건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소극적 관점에서 응용학문이나 실용 학문 관련 내용보다는 기초학문 분야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취업이나 창업 관련 교과목은 비교과 활동으로 제공되는 것이 나으며, 취미와 상식 확장과 같은 비학술적 내용을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교양교육표준안의 권고가 그것이다.
먼저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채택하고 있는 철학, 논리학, 심리학, 교육학, 종교학, 진로와 직업, 보건, 환경, 실용 경제, 논술 등 총 10개의 교양 교과를 위에서 제시한 적정성 기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10개의 교과목 중에서 철학, 논리학, 심리학, 종교학, 논술 등은 보편성, 학술성, 전인교육의 성격을 충족하고 있으며, 소극적 기준에서도 저촉되는 부분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철학과 종교학은 기초학문 중에서 인문학, 심리학은 사회과학에 속하며 고등학교 발달 수준에서도 널리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교과목이다. 논리학은 교양교육의 역사에서 가장 뿌리가 깊은 교과목으로 합리적 사고와 자기 관리 능력, 논리적 사고와 의사소통 능력,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처리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교육부, 2015: 19). 논술은 교양교육에서 글쓰기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논술은 궁극적으로 의사소통 역량, 비판적 사고 역량, 정보 처리 역량, 문제 해결 역량을 종합적으로 기를 수 있는 교과목이다(교육부, 2015: 159-160). 환경은 기초학문 중에서도 자연과학의 융합 교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환경 자체가 자연과학의 기초학문인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의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고, 인간과 지속가능한 삶의 관점에서 고등학생들에게 하나의 교과목으로 부과할 요소가 적지 않다. 환경 문제는 분명 통합적 관점을 요구하며, 환경 교과는 환경 감수성, 환경 공동체 의식11),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교육부, 2015: 131).
교양교육의 적정성 기준에서 좀 더 정밀하게 따져 보아야 할 과목은 교육학, 진로와 직업, 보건, 실용 경제 등 4개 교과목이다. 교육학은 교육의 목적을 실천철학(윤리학)과 교육의 방법을 심리학에 의존하고 있는 응용학문이다(김창환, 2002: 155). 교육학을 창시한 칸트의 계승자 헤르바르트는 교육학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정립하면서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진로와 직업은 대학 진학과 대학 졸업 후 취업뿐만 아니라 평생의 삶 속에서 진로를 개척하고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교과목이다(교육부, 2015: 159-160). 하지만 일과 직업 세계의 이해, 진로 탐색, 진로 디자인 등은 직접적으로 취업 준비를 대비하거나 도구적이며 실용적인 성격이 강하여 소극적 관점에서 그 본래성을 의심하게 한다. 이 교과목이 다른 영역이 아니라 교양 교과에 편재되어야 하는지를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보건 교과의 교양 교과목 적정성 문제도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팬데믹 상황에서 건강, 안전, 보건의 문제는 자라나는 성장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초유 관심사가 되고 있다. 보건 교과의 실제 내용이 건강 증진, 질병 예방, 약물 오⋅남용 예방, 성 건강, 정신 건강, 생활 안전, 응급 처치, 의료보장 등(교육부, 2015: 107-108) 지나친 실용성과 비학술적 상식 확장에 치우쳐 있음을 고려해 볼 때 교양 교과목으로서의 적정성 여부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교양 교과목으로서 실용 경제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 경제 현상의 원리적 이해를 제공하는 고등학교 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 ‘경제’와 달리 실용 경제는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경제 문제의 실천적 해결을 위해 마련된 교과목이다(교육부, 2015: 147). 교양 교과목 적정성 기준에 따르면 오히려 ‘경제’가 교양 교과에 적정하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경제는 기초학문인 사회과학의 핵심 교과목으로 정치학, 사회학, 문화학과 함께 사회과학 영역에서는 중요한 교과로 간주한다. 경제학을 실용적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내용을 경제생활, 소득과 소비와 같은 원리적 내용 이외에 지나치게 저축, 투자, 보험, 연금, 부채, 신용, 취업, 창업 등(교육부, 2015: 148) 직접적으로 취업과 창업을 연결하거나 돈 관리와 같은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어 재검토의 여지가 있다. 돈 관리, 자산 관리, 신용 관리, 위험 관리가 개인이나 국가적으로 중요성을 더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경제 교과가 비학술적 내용으로 상식 확장 수준에 머무른다면 교양의 본래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는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5.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로부터 연역된 개선12) 방안

고등학교 교양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 이미 확립된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로부터 연역된 개선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표 2>). 학생이 이수해야 할 필수 교과가 주를 이루고, 그 교과들이 대학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 교양교육이 들어설 틈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국가 교육과정 내에 교양교육이 도입된 지 벌써 3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고등학교에 적정한 나름의 기준, 표준, 원칙을 세울 수 있다면 고등학교 교양교육이 종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표 2>
교양교육 영역별 세부내용
대영역 세부 영역
[가] 기초교육 영역 ① 사고교육 영역:
논리학, 수리⋅통계적 사고,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② 정보문해교육 영역: 소프트웨어 문해(Literacy)
③ 의사소통교육 영역 I (한국어)
④ 의사소통교육 영역 II (영어)
⑤ 의사소통교육 영역 III (기타 외국어)
⑥ 수학 및 기초과학교육 영역
[나] 교양교육 영역 A형: 주제별 영역 분류 B형: 학문 분야별 영역 분류
①자연 및 과학 인문학 ①문학⋅예술
②기술의 본성 및 성과
③인간의 본성 및 조건 ②역사⋅철학⋅종교
④문화현상과 현대문명
⑤사회적 현실 사회과학 ③정치학⋅경제학
⑥역사적 현실
⑦인륜성 탐구와 도덕적 추론 ④사회학⋅문화학⋅심리학
⑧종교적 가치
⑨미적 가치 자연과학 ⑤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또는 수학, 물질과학, 생명과학으로 구분)
[다] 소양교육 영역 ①신체적 체험교육
②정서적 체험교육
③사회적 체험교육
④교시 구현/신입생 정착/학생지도

출처: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http://konige.kr/sub02_08.php.)

기초교육 영역에서 논리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등학교에 교양교육이 도입된 이후 2015 개정 교육과정 시기까지 논리학13)이 제자리를 지켜왔듯이 앞으로도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기초로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기초교육의 관점에서 보완되어야 할 교과는 정보 문해교육 관련 영역이다. 인류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지식정보사회의 한 중심에 서 있다. 디지털 사회는 이전의 읽기, 쓰기, 셈하기와 같은 단순 문해력 차원과는 다른 소프트웨어 문해력을 요구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총론 차원에서 디지털 소양교육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기초교육 차원에서 소프트웨어 문해교육이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아갈 필요가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술⋅가정/정보 교과군을 편성하여 일반 선택으로 정보, 진로 선택으로 인공지능 기초와 데이터 과학, 융합 선택으로 소프트웨어와 생활을 배치한 것은 다행이지만 단순한 기술과 기능을 습득하는 공학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과 문해력을 증진할 수 있는 기초교육 차원의 교과로 자리매김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 교양과정 안에 논술이 포함된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기초교육에서 글쓰기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서, 대화, 토론의 결과가 글쓰기 역량으로 수렴될 수 있으므로 학생들의 융합 역량을 함양하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 의사소통 교육의 하나인 제2외국어가 고등학교에서는 생활 교양 하위 범주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으므로 현상을 유지해도 무방하리라 본다.
교양교육 영역 관점에서 볼 때 인문학 영역에서는 철학14), 종교학15)이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인문학의 다른 교과는 사정이 다르다. 문학이 공통 과목인 국어의 하위 범주로, 역사는 공통 과목 한국사의 하위 범주로, 예술이 체육 예술 교과 영역에 별도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에 뿌리내린 교육과정의 큰 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으므로 기존의 틀을 따르되, 인문학에서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할 경우 학습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문학에서는 가령 현대문학, 세계문학, 역사에서는 세계사, 문화사, 예술에서는 서양미술사, 고전음악과 대중 음악과 같은 교과를 개발하여 폭넓게 제공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사회과학 영역에서는 심리학16), 교육학17), 실용 경제18)가 2015 개정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심리학은 청소년의 자아 정체감 확립, 개인의 사고와 행동의 이해, 인간의 실생활에 직접 적용될 수 있으며,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교육부, 2015: 32) 고등학교 교양 과목으로 성격이 분명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교육학은 엄밀하게 볼 때 기초학문으로 볼 수 없고, 교육학을 구성하는 기초학문인 철학, 역사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등이 교양교과로 더 적합하므로 고등학교 교양 교과에 존속시킬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경제학의 경우 탐구 영역 사회 범주에 경제, 교양 범주에 실용 경제가 각각 자리를 잡고 있다. 사회과학에서 경제학이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해 볼 때 현행 교육과정에서 경제학이 강조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교양 교과로 개설되어 있는 명칭이 ‘실용’경제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본래적 교양이 실용성이나 직업교육과 거리를 둔다는 점에서(손승남, 2011: 19) 실용경제는 고등학교 학생에게 자칫 실용적 관점에서 교양교과를 학습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고등학교 교양 교과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정치학은 공통과목인 통합사회 안에 정치와 법으로 개설되어 있다. 사회학과 문화학 또한 사회⋅문화로 개설되어 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사회과학 관련 교과는 전통적으로 사회과에 속하며 공통교과로 부과되는 특징이 있으므로 교양교과에 별도의 과목을 개설하지 않아도 선택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자연과학 영역에서 볼 때 환경19)은 환경 문제 인식과 미래의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융합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교과이므로(교육부, 2015: 132) 고등학교 교양 교과로서의 성격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수학은 기초 공통과목으로 위상이 굳건하며, 과학 교과 군에 속하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은 통합과학이나 과학탐구실험의 형태로 선택할 수 있으므로 자연과학 관련 개별교과를 별도의 교양 교과로 개설할 필요는 없다. 자연과학 분야 공통과목에서는 주로 개별 학문이나 교과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교양 교과로 개설할 경우 보다 일반적 관점에서 과학의 역사와 문화를 담을 수 있는 과목이나 방법론적 관점에서 융합과학 혹은 통합과학 형태로 과목을 개발한다면 기존 자연과학 교과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교과 이수에 필요한 174학점에 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으므로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에서 소양 교육 영역에 해당하는 신체, 정서, 사회적 체험교육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선택을 확대하는 방향성을 정하고, 학생 중심의 동아리 활동과 자치 활동을 강화하려는 개선안(교육부 보도 자료, 2021. 11.24.)은 시의적절하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을 지나치게 진로활동 위주로 축소하려는 기획은 검토의 여지가 있다. 진로 탐색 활동이 강화되면서 예술 관련 동아리 활동과 같은 정서적 체험교육과 종래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과 같은 신체적 체험교육의 의무 편성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봉사활동과 같은 사회적 체험교육도 단순한 동아리 활동이나 진로 활동으로 통합하게 된다면 고등학교 시기에 체험해야 할 다양한 사회정서 학습(SEL;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의 기회를 그만큼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6. 나오는 말

고등학교 교육과정 안에 교양 교육과정이 도입된 이후 입시 관련 교과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교양 교과의 운영은 지속되어 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이전의 고등학교 교양교육 개정의 방향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방향의 기저에는 첫째, 교양 교과 교육은 지식 교육이 아닌 인간 교육이라는 점, 둘째, 학문의 논리적 체계보다는 실용적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 셋째,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주제와 쟁점 중심의 수업이 되어야 한다는 점, 넷째, 해당 학문 분야의 특정 이론의 편파성을 지양하고 다양한 이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점이 깔려 있다(한혜정 외, 2015: 19).
그렇지만 우리나라 교양 교육과정은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양교육에 대한 정체성 확립과 목표 설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고등학교 교양교육이 대학 교육을 준비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고등학교 고유의 정체성을 나름대로 견지해 나가고 있는지 그 성격이 불분명하다.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목표가 독립적으로 설정되어 있지 않아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의 위상은 낮고, 입시 위주 교육과정 운영으로 인해 교양 교과는 입시 관련 공통 교과의 주변 교과로 밀려나 있다. 이제라도 고등학교 교육의 일반 목표 설정과 별도로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의 자체 위상을 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20).
교양교육의 올바른 방향이 설정된 다음에 교양 교육과정이 탄탄하게 구성될 수 있다. 아쉽게도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보면 교양 영역이 생활 영역과 혼재되어 있다. 즉 기술⋅가정, 제2외국어, 한문, 교양이 생활 교양이라는 교과 영역 범주 안에 한데 묶여 있다. 불분명한 영역 설정은 교양 교과목의 적정성에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령 응용학문인 교육학, 실용적 성격이 강한 진로와 직업, 보건, 실용 경제 등이 버젓이 교양 교과의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고등학교 교양 교과목에 대한 재분류가 얼마나 시급한지 알 수 있다. 재분류 작업에서 대학 교양교육의 목표와 교육과정 정립에 기여를 해 온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교양교육표준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고등학교 교양교육을 정상화하고, 그 위상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본격화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교양 교과의 선택과목 구분을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으로 나누면서 각각 하위 영역에 몇 개의 교과를 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선택 과목 구분 자체뿐만 아니라 선택 과목에 따른 교과 배치에서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교양 교과와 일반 선택을 병치시키는 것도 문제이지만 일반 선택에 진로와 직업, 생태와 환경을 포함한 점도 수긍하기 어렵다. 진로와 직업은 오히려 진로 선택 과목에 가까우며, 생태와 환경은 자연과학의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융합 선택에 오히려 가깝다. 진로 선택에 인간과 철학, 삶과 종교, 논리와 사고, 인간과 심리, 교육의 이해, 보건을 배치하고 있으나 이들 교과목이 진로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융합 선택에는 인간과 경제활동, 논술이 배치되어 있다. 다양한 융합 교과목 개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 두 교과가 융합 선택이라는 명칭 아래 배치된 것도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고등학교 교과목 구성은 하나의 시안이므로 앞으로 논의를 통해 영역과 교과목 등이 조정 가능할 것이다. 이제까지는 고등학교 교양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주로 주무 부서인 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원, 교육학 전공 교수, 고등학교 교양교육 교과 관련 교수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추후 개정 작업에서는 한국교양교육학회,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와 같은 교양교육 전문가 집단과의 협업을 통해서 교양교육의 본질에 비추어 현재 드러난 문제점을 더욱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Notes

1) 교양교육 실행 상의 고려 사항들, 가령 이수 단위, 평가 방식, 교사의 자격 표시,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 혹은 성취기준과 연계 문제 등은 이 글에서는 자세하게 상술하지 않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양 교육과정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김영은 외(2021). 고교학점제 대비 학생 선택권 확대를 위한 교과 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교양, 학교장 신설과목 구성 방안 등 포함-. 연구 보고 CRC 2021-15. 진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참고하길 바란다.

2)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총 이수 학점은 192학점이며 교과(군) 174학점, 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306시간)으로 나누어 편성한다. 단, 특성화 고등학교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18학점(288시간)으로 편성한다(교육부 고시, 2022.1.17.).

3) 생태감수성은 일상 속에서 자연을 보호하는 생활습관, 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일, 주변의 동식물을 사랑하는 일, 현명한 소비를 실천하는 데서부터 출발하여 오늘날 인류의 당면과제인 기후위기 대응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4) 2009 개정 고등학교 교양교과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이근호 외, 2011: 94)에서 생활과 학문의 통합적 영역으로서의 교양 교육의 성격 정립이 요청된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5) 고등학교 교양교과목에 속한 과목들이 대개 인문사회계 문과 과목에 편중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객관적 사실에 관한 교양적 기반으로 올바른 의견과 정당한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자연과학 관련 이과계 교양교과목을 균형감있게 제공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6) 한혜정 외(2015). 고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I. 연구 보고 CRC 2015-24. 서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혜정 외(2015). 고교 교양 교과 교육과정: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 시안 개발 연구 II. 연구 보고 CRC 2015-25-19. 서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7) 이 주제와 관련하여 이승미 외(2019). 2015 개정 교과 교육과정의 역량 및 기능 체계화 연구. 연구보고 CRC 2019-5. 진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혜정 외(2020). 교과 교육과정 개발 방향 설정 연구. 연구보고 CRC 2020-8. 진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결과를 참조. 이들 연구에서는 핵심역량과 교과 역량의 관계 개선, 역량의 학교급, 학년군별 체계화는 물론 교과 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핵심역량의 재구조화 및 구체화, 핵심역량의 실현을 위한 교과 간 융합 주제 개발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8) 고등학교 교양 교과에 대한 세부적인 분석에 관해서는 다음 연구를 참조할 것. 김영은(2021). 고교학점제 대비 학생 선택권 확대를 위한 교과교육과정 구성 방안 연구 - 교양, 학교장 신설과목 구성 방안 등 포함-. 연구보고 CRC 2021-15. 진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9) 이하에서 교양교육표준안은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10) 교양교육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행⋅재정적 지원에 관한 고려도 필요하다. 하드웨어 차원에서 기관, 시설, 교수자, 교육지원 관련 요건과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교과나 수업 운영시스템, 교⋅강사 운용 및 지원시스템, 평가와 교육의 질 관리 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다만 교양교육의 본질적 요소인 목표, 교육과정, 교과목과 같은 내재적 요소에 초점을 둔다는 점을 밝힌다.

11) 환경공동체 의식이 물론 환경교과를 배운다고 해서 그리 쉽게 길러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하나뿐인 지구의 운명에 인식을 공유하고, 일상에서 생태적 삶의 실천을 통해 각자가 제 몫을 해 나간다면 보다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12) 여기서 개선이라는 용어를 쓴 이유는 현행 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보다 나은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이다. 개혁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재편, 혁신은 수학능력 시험 제도 개혁과 같은 거시적 차원의 변화를 포함할 때 가능할 것이다.

13) 논리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논리와 사고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14) 철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간과 철학으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15) 종교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삶과 종교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16) 심리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간과 심리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17) 교육학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교육의 이해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18) 실용경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인간과 경제활동으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19) 환경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생태와 환경으로 명칭이 변경될 전망이다.

20) 고등학교 교양교육의 근본적인 혁신은 현재의 ‘수능’체제가 존속하는 한 불가능하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입시 제도의 획기적 개편과 함께 풀어야 할 과제이다. 현재의 교육과정 틀을 바꾸지 않고 ‘개정’을 통한 대증요법식 개선은 혁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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