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AI 시대 문식성 교육이 가지는 의미 -서평쓰기 교육을 중심으로

A Study on What it Means to Teach Literacy in the Digital and AI Age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3;17(2):83-96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3 April 30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3.17.2.83
김민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양대학 초빙부교수, kmsbit@hanmail.net
Visiting 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Received 2023 March 20; Revised 2023 April 02; Accepted 2023 April 17.

Abstract

문해력을 둘러싼 세대론적 갈등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논문은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비가역적인 국면으로 접어든 디지털⋅AI 시대의 문식성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방안 중 하나로 서평쓰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과거의 인쇄 매체가 디지털 매체로 전환되어감에 따라 ‘아이-바이트eye byte’, 즉 ‘훑어보기’가 새로운 표준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 관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 등장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학문적 글쓰기 체계와 얼마나 거리가 먼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거대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챗GPT는 거짓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답변하는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노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검증이 필요한 경우라 할지라도 결과값의 원출처를 밝히지 않는다.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서평쓰기 교육사례를 중심으로 학문의 체계와 문식성 교육의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재고하고자 하였다.

Trans Abstract

Generational conflicts and controversies surrounding literacy continue to arise. This paper aims to diagnose the problem of literacy in the digital and AI era, which has entered an irreversible phase, and to emphasize the need for book reviewing education as one of the ways to overcome this issue. To this end, we first critically examine the fact that ‘eye-byte’ is becoming the new norm as print media has been transformed into digital media. In addition, we explore how recently emerged conversational AI services operate in a way that is far from the academic writing system. ChatGPT, which is based on a large-scale language model, is not only exposed to the problem of “hallucination,” where false information is answered plausibly, but also does not disclose the source of the results, even when verification is required. To overcome these problems, we tried to reconsider the academic process and the value of literacy education by focusing on the case of book review writing education.

1. 서언

‘문해력文解力’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질척거리다’, ‘심심한 사과’, ‘금일’, ‘사흘’ 등의 표현이 갑론을박의 중심에 있었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의 어휘력 수준이 얕아졌노라 질타하면서 이를 독서량 감소 문제와 연결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통계상 독서율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참조했을 때 2019년 대비 종합 독서율은 성인의 경우 8.2% 감소했으며, 학생은 0.7% 감소했다(문화체육관광부, 2021).

문해력을 둘러싼 저간의 충돌을 톺아보자면 어휘력 내지는 독서량 문제만이 사태의 본질이 아니라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2022년 8월, 한 카페가 행사 일정 지연 사과문을 올리면서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문장을 썼다가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다.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함을 뜻하는 ‘심심甚深하다’를 무료하고 따분하다는 뜻의 동음어와 혼동한 결과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행사를 주최한 쪽에서 단어의 뜻을 풀어가며 해명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성년자가 독자층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웹툰 관련 공지에서 적절하지 않은 어휘를 사용했음을 성토하는 내용의 댓글이 이어진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금일’이라는 단어를 ‘금요일’로 착각한 탓에 과제 제출에 차질이 생긴 한 학생이 교수자를 향하여 “학생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으시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며 되려 다그친 바 있기도 하다(한경닷컴, 2022). 오해는 소통과 성찰이 아니라 격노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작금의 문제를 온전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문식성literacy을 둘러싼 세대론적 분할과 더불어 서로를 향한 적대적인 정동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가령 1부터 10까지 한자로 적힌 숫자를 식별할 수 없는 상태를 두고 ‘무식無識’이라 규정짓는 기성세대의 무의식은 과연 어디에 연원하고 있는 것이라 보아야 할까(세계일보, 2023). 과거 한자어로 점철된 신문과 책을 집어 들고 읽어야 했던 세대의 독자들은 생경한 단어나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과 마주했을 때, 한자의 뜻을 곱씹는 것으로 그 의미를 유추하는 방식의 독법에 익숙했을 것이다. 이들은 한자만으로 그 뜻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사전이나 다른 책을 참고하는 일에 대한 거부감이 현세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말하자면 ‘무식’은 겉으로 드러낼 만한 것이 아니었다. 이 대목에서 기성세대가 소위 ‘레거시 미디어’ 체제에 속해 무분별한 정보를 수용자의 처지로 묵묵히 받아들이는 일에 충실했다는 점 또한 지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컨대 신문은 매체의 특성상 그것을 집어 들고 읽어 내려가기 전까지는 과연 어떠한 정보와 기사가 실려 있을 것인지 미리 가늠하기가 어렵다. 즉, 문식성의 권력과 주체는 생산자 쪽에 있었다.

각종 검색엔진과 알고리듬에 따라 추천 게시글을 상단에 올려주는 포털 사이트, 기호가 우선시되는 SNS라거나 웹커뮤니티를 활용한 소통 방식에 익숙한 세대의 문식성은 과연 어떻게 변모했을까. 앞서 인용한 실태조사 통계를 다른 각도에서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 독서율의 하락 속에서도 “컴퓨터,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PC, 전자책 전용 단말기 등을 이용하여 화면으로 읽”는 ‘전자책’ 독서율만큼은 상승세를 확인할 수가 있다. 2019년 대비 성인은 2.5% 상승했으며, 학생층의 경우 11.9%로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자책과 웹소설을 선호하는 이유로는 ‘보관과 휴대의 편리성’, 그리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가해지지 않는 ‘이용의 편리성’ 등이 꼽혔다(문화체육관광부, 2021).

애플에서 인류 최초의 스마트폰을 발표한 것이 2007년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이 미처 초등교육의 문턱을 밟기 전의 일이었다. 스마트폰이 새로운 표준이 된 미디어 환경 속에서 문식성을 학습해나간 세대에게 읽기를 지연시키는 단어나 문장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라 할 수 있다. ‘편리성’을 추구하는 현시대의 매체적 이념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글의 가치는 점차 클릭 수라는 시장의 이념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댓글이 여론을 형성하는 시대에 이르러 문식성의 권력과 주체는 표면상 점차 수용자 쪽으로 기울어가는 듯이 보인다.

저간의 논란 속에서 우리가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할 대상은 기성세대의 꼰대주의도, 젊은 층의 반지성주의적 대응도 아닐 것이다. 문식성의 이념을 둘러싼 충돌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와 같은 자장 아래 학문이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따져 물어야만 한다. 대학에서의 문식성 교육은 그 자체로 교양기초교육의 토대가 될 뿐 아니라, 학술적 담화공동체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역량이라 할 수 있다(구자황, 2017: 109). 교수자와 학습자, 즉 기성세대와 후속 세대가 한데 어우러진 대학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읽고 쓰기의 질적 변화에 내걸린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논문은 ‘매체’가 곧 ‘메시지’라는 사실을 강변했던 마셜 매클루언의 제언을 따라 비가역적인 국면으로 접어든 디지털⋅AI 시대의 문식성 문제를 진단하고,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의 가치를 재고하는 일에 목적을 두고자 한다(마셜 매클루언, 2011).

2. 디지털⋅A.I 시대 문식성 문제 진단

2.1. 디지털 매체의 문식성 문제 -읽고 쓰기의 질적 변화

뇌과학자 매리언 울프는 호모사피엔스의 가장 중요한 후천적 성취 중 하나로 문해력을 꼽은 바 있다. 그에게 있어 6,000년에 불과한 역사를 지닌 문식성 개념은 현생 인류의 두뇌에 완전히 새로운 회로를 더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한편 매리언 울프는 디지털 기반 문화로 소통 형식이 전환되는 풍경 앞에서 새로운 매체가 인간에게 끼치게 될 인지적⋅언어학적⋅생리학적⋅감정적 영향을 진지하게 살펴야 함을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주장은 비교적 간명하다. “사용하라, 그러지 않으면 잃는다”라는 뇌신경의 기본 원리에 근거해 디지털 기기로 읽었을 때의 주의력 분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웹 환경을 기반으로 한 외장형 기억에 대한 의존도가 나날이 높아져 가고 있는 형국임에도 불구하고, 웹에서의 다양한 정보원은 오히려 인간의 주의를 폭발적으로 분산시키고 있다. 이제 정독이 아니라 ‘아이-바이트eye byte’, 즉 ‘훑어보기’가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 유행하고 있는 ‘tl;dr (too long didn’t read)’과 같은 댓글이 이 사실을 방증한다.

매리언 울프는 ‘순간 접속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간이 정보의 과잉 상태와 직면하게 되었음을 경고하는 한편, 과거의 매체를 통해 길러나갔던 보다 시간 소모적인 인지 과정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매리언 울프, 2019). 그의 경고를 따라 “기술의 발달로 사회가 디지털화되어 인간의 삶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된 시대에 디지털화된 사회 및 이와 인간의 관계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정기인⋅정상우, 2021: 26).

매체의 전변에 따라 문식성의 질이 어떠한 방식으로 변모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하여 두 편의 장편소설을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림 1]은 『매일신보』를 통해 1917년 1월 1일 연재를 시작한 춘원 이광수의 장편소설 『무정』 1회차 연재본을 스크랩한 것이다. 신문연재소설의 특질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작품이 수록된 신문지면 이미지를 논문 규격에 욱여넣는 작업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림 1]

『매일신보』에 실린 「무정」 1회차 연재본1)

곧바로 다음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림 2]는 홍우진 작가의 웹소설 『전생에 천마였던 드래곤』 표지부터 제1화 본문의 두 페이지를 차례대로 캡처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감상했을 때 [그림 2]와 같은 화면을 마주할 수 있다.

[그림 2]

스마트폰으로 감상한 웹소설 화면2)

두 이미지를 비교하는 것만으로 신문연재소설과 웹소설의 차이를 한눈에 확인할 수가 있을 것이다. 각각의 매체에 따라 문식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차별화되는지 가늠하기 위하여 두 작품의 본문을 짤막하게나마 인용할 필요가 있겠다. 지면을 고려해 각 작품의 첫 번째 단락만을 기입하고자 한다.

가) 경셩학교 영어교사리형식은 오후두시사년급 영어시간을마초고 나려ᄶᅩ이ᄂᆞᆫ 륙월볏헤 ᄯᅡ을흘니면셔안동김장로의집으로간다 김장로의 ᄯᆞ션형「善馨」이가 명년미국류학을 가기위ᄒᆞ야 영어를쥰비ᄒᆞᆯᄎᆞ로 리형식을ᄆᆡ일한시간식 가뎡교사로 고빙ᄒᆞ야오날 오후셰시부터 슈업을시작ᄒᆞ게되엿슴이라 리형식은 아직독신이라남의녀ᄌᆞ와 갓가히 교졔ᄒᆞ야본젹이업고 이러케슌결ᄒᆞᆫ 쳥년이흔히그러ᄒᆞ모양으로 졂은녀ᄌᆞ를ᄃᆡᄒᆞ면 ᄌᆞ연수졉은 ᄉᆡ각이나셔 얼골이확々달며고ᄀᆡ가 져졀로슉어진다 남ᄌᆞ로ᄉᆡ겨나셔 이러ᄒᆞ이못ᄉᆡ겻다면 못ᄉᆡ겻다고도ᄒᆞ려니와 져녀ᄌᆞ를보면 아모러ᄒᆞ핑계ᄅᆞᆯ 어더셔라도 갓가이가려ᄒᆞ고 말ᄒᆞ마ᄃᆡ라도ᄒᆞ여보려ᄒᆞᄂᆞᆫ 잘난사ᄅᆞ들보다ᄂᆞᆫ 나으니라 형식은여러가지ᄉᆡ각을ᄒᆞ다 위션쳐음만나셔 엇더케인ᄉᆞ를ᄒᆞ가 남ᄌᆞ 남ᄌᆞ간에ᄒᆞᄂᆞᆫ모양으로「쳐음보입니다 져ᄂᆞ리형식이올시다」이러케ᄒᆞ가 그러나잠시라도 나ᄂᆞ가라치ᄂᆞ쟈요 져ᄂᆞᆫᄇᆡ호ᄂᆞ쟈라 그러면미샹불무슨차별이 잇지나아니ᄒᆞ가 져편에셔먼저 ᄂᆡ게인ᄉᆞᄅᆞᆯᄒᆞ거던 그졔야나도 인ᄉᆞ를ᄒᆞᄂᆞᆫ것이맛당ᄒᆞ지아니ᄒᆞ가 그것은 그러려니와 교수ᄒᆞᄂᆞᆫ 방법은 엇더케나ᄒᆞᆯᄂᆞ지 어졔 김장로에게 그쳥탁을들은뒤로 지금것 ᄉᆡ각하건마ᄂᆞ무슨묘방이 아니ᄉᆡ긴다 가온데ᄎᆡ상을하나노코 거긔마조안쟈셔 가ᄅᆞ칠가 그러면입김과입김이 서로마조치렷다 혹져편히샤시가미가 ᄂᆡ니마에스칠ᄯᆡ도잇스렷다ᄎᆡ샹아ᄅᆡ에셔무릅과무릅이 가만히 마조다키도ᄒᆞ렷다이러케ᄉᆡ각ᄒᆞ고 형식은얼골이 붉어지며 혼ᄌᆞ빙긋우셧다 아니々々?그러다가 만일마음으로라도 죄ᄅᆞ범ᄒᆞ게되면엇지ᄒᆞ게 올타?될수잇ᄂᆞᆫᄃᆡ로 ᄎᆡ상에셔멀리ᄯᅥ나안갓다 만일져편무릅히 ᄂᆡ게다커든ᄭᅡ작놀라며 ᄂᆡ무릅흘치우리라 그러나ᄂᆡ입에셔 무슨ᄂᆡᆷᄉᆡ가나면 녀ᄌᆞ에게ᄃᆡᄒᆞ야 실례라 뎜심후에ᄂᆞ아직 담ᄇᆡᄂᆞᆫ아니먹엇건마ᄂᆞᆫ ᄒᆞ고손으로입을가리오고 입김을후ᄂᆡ어불어본다 그입김이 손바닥에 반ᄉᆞ되여코로들어가면 ᄂᆡᆷᄉᆡ의유무ᄅᆞᆯ 시험ᄒᆞ슈잇슴이라 형식은아풀사 ᄂᆡ가엇지ᄒᆞ야 이러ᄒᆞᆫᄉᆡ각을ᄒᆞᄂᆞᆫ가 ᄂᆡ마암이 이러케약ᄒᆞ던가ᄒᆞ면셔 두주먹을붉근쥐고 젼신에힘을주어 이러ᄒᆞ약ᄒᆞᆫᄉᆡ각을 ᄯᅦ어바리려ᄒᆞ니 가삼속에ᄂᆞᆫ 이샹ᄒᆞ게불길이확확일어ᄂᆞ다이ᄯᆡ에(이광수, 1917)

나) 나는 전생(前生)에 천마였다.(홍우진, 2019)

대략 100여 년 전 『무정』이 연재되던 시기의 문맹률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았다. ‘문해력’ 문제가 당대 지식인들에게 지대한 관심사 중 하나였음은 물론이다. 순한글로 연재된 『무정』은 실로 전례 없는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였다. 『무정』이 연재된 시기와는 다소 편차가 있지만, 1949년경 정비석은 『소설작법』을 통해 신문소설의 장르적 특징에 관하여 서술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신문소설은 8~9매 정도의 제한을 고려해 긴장미를 잃지 않는 1회분을 창작해야 할 것이며, 대중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평이한 문장과 빠른 템포의 전개를 지향해야 한다(김지혜, 2011). 요컨대 신문연재 장편소설은 매체적 특성상 대중 친화적인 장르로 통용되었다. 이러한 속성 탓에 ‘통속소설’이라는 꼬리표를 감내해야 했던 때가 있을 정도였다.

우리 문학사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로 인정받고 있는 『무정』은 서울대학교 권장도서 100선, 그리고 연세필독도서 고전 200선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작품이다. 대학이 교양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중요한 ‘읽을거리’ 중 하나로 널리 인정받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원전original이 중요하다는 것은 비교적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매일신보』를 뒤져가며 『무정』을 탐독할 현대 독자를 기대하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역을 거쳐 새로이 출판된 『무정』은 과연 사정이 나을 것인지 생각해본다면, 이 또한 회의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이 선정한 필독서라거나 추천도서류가 ‘계륵’처럼 여겨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김양선, 2018). 디지털 매체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쇄 매체가 급격히 자신의 영향력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웹소설 쪽을 살펴볼 차례다. 앞서 인용한 바와 같이 『전생에 천마였던 드래곤』의 첫 번째 단락은 “나는 전생(前生)에 천마였다.” 한 줄로 구성되어 있다. 공백을 포함해 936자로 이루어진 『무정』의 첫 단락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스마트폰의 독법이 과거의 신문과 같을 수는 없다. 규격화된 스마트폰 화면은 그 자체로 가능성의 조건이자 제약으로 기능하고 있다. 문장과 단락의 호흡은 짧아야 하며, 읽기와 이해를 지연시킬만한 단어나 표현은 배제되어야만 한다.

작법은 독법에 종속된다. 『전생에 천마였던 드래곤』의 홍우진 작가는 한글 프로그램 기준으로 편집 용지 규격을 폭 72mm, 길이 109.8mm로 설정한 뒤 원고 작성에 들어간다고 한다. 위쪽으로 10mm, 왼쪽과 오른쪽 각각 8mm, 아래쪽으로는 10mm의 여백을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웹소설을 감상할 때의 규격이다. 이는 원천적으로 스와이프swipe가 발생하기 전, 즉 페이지를 넘기기 위한 손동작이 일어나기 이전에 문장이나 단락의 호흡을 끊기 위한 세팅이라 할 수 있다. 독자의 눈길을 소설(화면) 안에 붙잡아두기 위한 장치임은 물론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와 같은 작법은 200자 원고지에 손으로 글자를 직접 써넣는 방식의 호흡과는 다른 것일 수밖에 없다. 기승전결을 갖춘 네다섯 줄 정도의 문장을 한 문단 안에 묶어 넣을 것을 권장하는 학술적 글쓰기의 규범은 적어도 이 공간에서는 통용될 수 없다.3),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일본의 젊은 세대가 키보드 자판을 사용하는 일 자체를 어려워하고 있다는 뉴스가 타전된 것이 2017년의 일이다. 일본 기업이 신입사원 교육에 키보드 사용법을 추가했다는 소식이 함께 담겨있다(MBC, 2017). 문식성의 질은 분명 급격한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단순명료함이야말로 디지털 시대의 탁월함arete이자 표준이다. ‘심심한 사과’를 둘러싼 젊은 독자층의 격앙된 감정은 바로 여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 매리언 울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제 읽기는 디지털 매체의 이념을 따라 ‘순간 접속’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자어는 이를 방해하고, 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악덕kakia에 속할 것이다. 트위터를 둘러싼 글자 수 제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웹커뮤니티에서 ‘3줄 요약’을 제공하지 않은 ‘스크롤 압박’ 게시글은 불친절함을 성토하는 댓글이 달리면 그나마 다행이고, 대개는 무시당하기 일쑤다. 영화나 드라마를 직접 감상하기보다 ‘틱톡TikTok’과 유튜브 ‘쇼츠Shorts’를 통해 요약본 영상을 감상하는 문화가 횡행하고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긴 호흡의 작품은 디지털 기기 환경에서 나날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흔히 짧고 간결한 문장을 글쓰기의 이상이라고들 칭한다. 온당한 말이다. 그러나 글 쓰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밖에 없는 주저함 내지는 착종과 같은 것이 글쓰기의 문면을 구성하는 중대한 요소가 될 때가 있다. 그것이 글 쓰는 이의 사유와 통찰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라면 말이다. 예컨대 사사키 아타루는 난해한 문장을 구사하기로 유명한 철학자 자크 라캉의 문체가 그 자체로 필요한 것이었음에 대하여 논의한 바 있다. 라캉의 텍스트는 자자한 악명 그대로 ‘개념의 혼성성’과 ‘불균질성’으로 말미암아 특수한 잉여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문장은 독자와 만나 ‘설명의 증식’, 혹은 ‘해석의 번성’을 끌어내는 역할에 복무하게 된다. 요컨대 라캉 텍스트의 난해함은 그 자체로 인문학적 사유를 강제하는 하나의 장치라 할 수 있다(사사키 아타루, 2015).

우리는 “말하는 방식이 곧 말하는 내용”이라 정의한 기어츠의 견해를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클리퍼드 기어츠, 2014).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쉽게 분노하고 또 비난하는 문화적 분위기가 좋은 것이냐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디지털 환경에서 용납되지 않는 ‘잉여’가 사유 그 자체는 아닌지 고민할 때라 할 것이다. 매체의 전변에 따라 문식성의 양태가 어떠한 방식으로 바뀌어 가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2.2. AI 텍스트의 문제 -원본의 이미지와 근거의 붕괴

2022년 11월 30일, 프로그램 개발사 오픈에이아이OpenAI가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ChatGPT’를 공개했다. 챗GPT는 개개인의 이용자가 온라인 환경에서 개별 데이터를 찾아 떠돌아다녀야 했던 기존의 검색엔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었고, 발표 직후부터 완전히 새로운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다. AI가 미국 의사면허 시험과 변호사자격시험까지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인간의 직능과 그 의미를 근본적인 수준에서 다시 성찰해야 할 것이라는 한탄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찬찬히 뜯어보고 있노라면, AI에게 ‘과제’를 맡겨도 될 것인지 화제가 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경향신문, 2023). 의사와 변호사 시험까지 통과한 챗GPT에게 과제의 위탁 여부를 의문에 부치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검색 결과를 몇 가지 살펴보면서 그 의미를 곱씹고자 한다.

GPT-3.5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시기에 챗GPT에 접속해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의 내용을 요약해달라 요청했다. 그리고 [그림 3]과 같은 답변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림 3]

GPT-3.5를 기반으로 한 챗GPT 검색 결과(검색일:2023.3.1.)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이 채식주의자가 되어가는 과정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룹니다.

주인공인 유아는 동물을 살해하여 고기를 먹는 것이 인간의 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는 채식주의자가 되고자 합니다. 유아는 또한 집안에서 세뇌당하는 것이 싫어서 집을 떠나 도시를 방랑하며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유아가 살던 도시에서는 채식주의자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유아는 자신의 신념을 밝히고자 하지만,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이상하게 대우받게 됩니다.

이후 유아는 다른 채식주의자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세계관과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아는 채식주의자로서의 삶이 과연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고민하며 소설은 끝이 나게 됩니다.

짧은 답변임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 이름부터 줄거리에 이르기까지 숱한 오류들이 발견된다. 이와 같은 내용을 ‘복붙’해서 과제로 제출한다면 아마도 낙제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챗GPT를 비롯해서 구글에서 내놓은 ‘바드’, 메타의 ‘갈락티카’ 등 현행 AI는 원리상 진실에 입각한 답이 아니라, 그럴듯한 오류를 답변으로 내놓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거짓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답변하는 ‘할루시네이션’ 문제는 구글의 시가총액 200조가 한 번에 날아가는 계기가 되었을 정도로 개선이 시급한 치명적인 결함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YTN, 2023).

이 대목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챗GPT가 제공하는 텍스트에 ‘각주’가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인공지능이 도출한 텍스트상의 근거, 즉 원전을 확인할 길이 없다. 이는 발터 벤야민이 아우라aura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설명코자 했던 ‘원본’에 대한 이미지가 ‘기술복제시대’에 이후 다시 한 차례 붕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발터 벤야민, 2007). 조금 더 학술적인 의미를 담아 해설하자면, 11세기에 일어난 법학 혁명 이후 우리에게 주어진 학문의 체계, 즉 원전을 밝히는 방식으로 주해를 작성한 뒤 이를 그러모아 책을 편찬하는 방식의 붕괴와 연결되어 있다.4), 말하자면 인공지능의 언어는 여러 의미에서 ‘왜’가 결여된 상태라 할 수 있다.5) 학문 체계상 이는 곧 ‘근거Ratio scripta’의 상실을 의미한다. 근거를 들여다볼 수 없으니 검증 또한 어렵다.

GPT-3.5보다 개선된 GPT-4 모델을 기반으로 대화형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를 개시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검색엔진 ‘뉴 빙new bing’에 똑같은 질문을 검색해보았다. [그림 4]는 그 결과물이다.

[그림 4]

GPT-4를 기반으로 한 뉴 빙 검색 결과(검색일: 2023.3.19.)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장편소설로,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 으로 이루어진 세 편의 연작단편입니다. 이 소설은 영혜라는 여성이 채식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녀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그립니다. 영혜는 어린 시절부터 폭력과 고통을 겪었고, 자신의 몸과 정체성에 대해 갈등을 느꼈습니다. 채식은 그녀에게 자신을 지키고 해방하는 방법이 되었지만, 동시에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되고 비난받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은 인간과 동물, 남성과 여성, 정상과 비정상 등 다양한 구분에 대해 질문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탐구합니다.

[그림 3]에서 확인한 챗GPT의 답변과 비교하자면 사실관계에 있어 상당 부분 바로잡힌 상태임은 물론이고, 과제로 제출하기에 과히 나쁘지 않은 수준의 요약문을 도출해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답변을 카피킬러 ‘독후감’ 항목으로 검사한 결과 11%의 표절률이 검출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 으로 이루어진”과 같은 구절이 표절로 인식되었다. 단순한 정보를 나열한 수준의 서술이라는 점에서 너그러운 채점자라면 딱히 문제 삼지 않을만한 수준이라 할 것이다. 그보다는 정성적인 서술에서 표절률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훨씬 크다.

무엇보다 뉴 빙은 챗GPT와는 달리 인공지능이 참조한 인터넷 문서 목록을 각주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여섯 개의 웹페이지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https://m.blog.naver.com/raah2/220715649149

https://www.bing.com/search?q=%ED%95%9C%EA%B0%95+%EC%B1%84%EC%8B%9D%EC%A3%BC%EC%9D%98%EC%9E%90+%EC%9A%94%EC%95%BD&toWww=1&redig=45F9F73946834FC4B5F7D385600B00B1

https://report.dbpia.co.kr/vegetarian/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raah2&logNo=220715649149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jkh6564&logNo=220934835165

https://brunch.co.kr/@lovepeace0612/1

안타깝지만 출처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GPT-4와 같은 거대언어모델이 비단 위에 나열된 웹페이지만을 참조했을 것이라 보기 어렵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①과 ④는 웹페이지 주소가 다를 뿐 중복된 내용임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두 개의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중복된 텍스트 「꽃은 식물의 성기다: 식물성과 여성성」의 원출처를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그 결과 각종 리포트와 논문, 자기소개서, 이력서 등을 공유하는 사이트 ‘해피캠퍼스’에서 원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었다.6) 인공지능이 도출한 정보가 각종 블로그, 더 나아가 소위 말하는 ‘보고서 장사’ 사이트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질문을 조금 바꾸어 검색을 이어나가 보았다. 『채식주의자』를 주제로 서평을 작성해달라는 요청에 뉴 빙은 854자에 달하는 서평을 작성해냈다. 『채식주의자』의 영문판 출간연도와 등장인물의 이름을 헷갈리는 등 약간의 오류가 발견되었지만, 검색자가 직접 수정을 가한다면 과제물로 제출하기에 크게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앞선 답변들보다 분량이 늘어났음에도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은 3%에 불과했다. 인공지능이 참조한 웹페이지 또한 3개로 줄어들었으며, 이 중에 중복된 문서는 없었다. 다만 여기에서도 해피캠퍼스가 원출처였던 「꽃은 식물의 성기다」를 확인할 수 있었다.7)

앞서 챗GPT를 비롯해서 바드, 갈락티카 등의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거짓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답하는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한 바 있다. 심지어 메타가 내놓은 AI 서비스 갈락티카는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을 내놓아 세간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머니투데이, 2023). 메타의 전신 페이스북의 알고리듬 문제가 내부고발자의 폭로로 인해 쟁점화된 적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허위정보와 증오를 강화하는 방식의 알고리듬을 구성했다는 것이다(미디어오늘, 2021). 이처럼 인공지능이 온라인 환경과 곧바로 연결되었을 때 오염된 텍스트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분야를 막론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AI가 세상에 내놓은 텍스트에 대해 ‘참/거짓’ 여부를 판별하는 작업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는 그 자체로 끔찍한 참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3. 대학에서의 문식성 교육 재고 -서평쓰기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이번 장에서는 서평쓰기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문식성 교육의 절차와 방법에 관하여 재고하고자 한다. 물론 서평이라는 양식 하나만으로 문식성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따져 물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긴 호흡을 전제로 한 권의 책을 읽고, 장문의 비평을 작성하는 과정과 함께 비판적 문식성critical literacy의 기초를 논의하는 작업은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서평쓰기는 대학에서 통용되는 글쓰기 양식을 고루 체험할 수 있는 통로가 될 뿐만 아니라, 디지털⋅AI가 제공하는 텍스트와는 차별화된 방식의 독법과 작법을 한 데 아울러 시험할 수 있는 양식이라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가 충분할 것이다.

국내의 여러 대학은 “<명저읽기>, <소그룹 고전원전읽기>, <고전읽기강화교육>, <동아시아고전읽기>, <인문학독서토론>, <독서와토론>, <명작 명문 읽기와 쓰기> 등과 같은 독서관련 강좌를 개설”(심지현, 2014: 137)하고 있으며, 독서인증제를 비롯해서 독서토론대회, 서평 공모전 등과 같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운영하고 있다(김양선, 2018: 168). 교양교육 차원에서 서평 양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감에 따라 기초적인 이론과 방법 등을 논의한 학술적 성과 또한 다수 누적된 상태라 할 수 있다.8) 이 논문은 새로운 이론이나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보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삼아 서평쓰기 교육의 단계와 절차상 고려할만한 정성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우선 대학 교양교육에서 서평쓰기 양식이 자리할 수 있는 위치를 가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서평의 양식적 특질을 규명하기 위하여 독후감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성찰한 논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한편 대학에서의 교육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독서의 수준에 따라 글쓰기 양식을 조금 더 세분화할 수가 있다. 나민애의 경우 독서 수준을 크게 “감상 → 비평 → 학문(이론화)” 세 단계로 구분한 바 있다(나민애, 2020: 41). 그가 언급한 독서법을 글쓰기 양식과 연결한다면 각각 독후감과 서평, 학술 논문에 대응할 것이다.

독후감은 문자 그대로 무엇인가를 읽고 난 뒤 감상을 남기기 위해 작성하는 방식의 글쓰기다. 2017년에 수행된 한 글쓰기 설문 조사에서 100%에 달하는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독후감상문’을 써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나민애, 2019). 단 권의 책을 읽고 자신의 감정을 갈무리해 이를 글로 표현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9) 그렇지만 독후감은 본질적으로 예상 독자를 가늠할 필요가 없는 내향적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절차와 방법이 자유롭다는 점이 독후감만의 강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다. 서평 이전 단계에 자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평은 본격적으로 논문작성법을 공부하기에 앞서 비평적 글쓰기의 절차와 내용을 학습할 수 있는 교두보와 같은 양식이라 할 수가 있다. 대학에서 글쓰기 교과목이 제안하는 논문작성 절차는 큰 틀에서 “주제 선정 → 자료의 수집과 평가 → 개요 쓰기 → 글쓰기 → 고쳐쓰기”로 수렴된다. 대학에 갓 진입해 전공지식을 미처 갖추기 이전의 신입생들에게 있어 ‘주제 선정’이라거나 ‘자료의 수집과 평가’는 그 자체로 별도의 학습이 필요한 절차라 할 수 있다. 한편 단 권의 자료를 선정한 뒤 이를 탐독하고, 또 진지하게 평가하는 작업은 논문작성을 위한 글쓰기 과정에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10) 더 나아가 인용과 각주를 통해 출처를 명기하는 방식의 글쓰기 스타일을 연습할 수 있는 계기가 됨은 물론이다.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이는 학문의 체계와도 직접 관련된 문제다. 단편적인 사례에 불과할 수 있겠으나 실제 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그 얼개를 제시하고자 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서평쓰기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서평쓰기 절차 : 추천 도서 목록 작성 → 발표 및 토론 → 서평 도서 선정 → 서평 작성법 강의 → 요약문 쓰기 → 1차 피드백 → 서평 쓰기 → 고쳐쓰기(첨삭을 통한 2차 피드백)

서평쓰기 교육 절차를 진행하기에 앞서 대학에서 제공하는 교육 관련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매리언 울프가 지적한 바와 같이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를 한데 아우르는 ‘양손잡이 글쓰기’를 단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11) 무엇보다도 서평은 예상 독자 설정이 중요한 양식이니만큼 본질적으로 소통의 장이 전제되어야만 의미가 발생한다. 위에 제시한 절차를 예시로 든다면 추천 도서 목록부터 시작해서 1차 서평에 해당하는 요약문, 최종적으로 완성된 서평 등 학습자가 생산한 서평 관련 텍스트를 다른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학마다 구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상이하기에 일원화된 절차와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 학교에서 제공하는 플랫폼 바깥의 웹커뮤니티를 활용하는 방식 등 교수자의 고민이 수반되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서평 대상 도서를 선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 절차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대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글쓰기 관련 교재는 인문⋅사회계열에서 통용되는 방식의 논문작성법을 안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공계를 비롯하여 예체능 계열과 실무 및 기술 관련 전공자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학습자에게 글쓰기에 대한 효능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교수자, 혹은 대학의 입맛에 따라 대상 도서를 선정하는 방식의 과제물 제시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림 5][그림 6]의 예시는 강좌별로 수업을 함께 수강하고 있는 다른 학습자들을 잠재독자로 가정한 뒤, 그들에게 권할 수 있을 만한 책을 3권에서 5권 정도 목록화하도록 안내한 결과물이다.

[그림 5]

추천 도서 목록 작성 사례

[그림 6]

강좌별 추천 도서 목록 사례

일차적으로 추려진 목록은 대학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고, 해당 목록을 바탕으로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 발표 및 토론 수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학습자 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책과 서평 대상으로 선정해 잠재독자와 함께 의미를 나눌 수 있을 만한 책을 준별하는 작업이 수행된다.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강좌별로 만들어진 도서 목록을 통해 학습자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추천 도서 목록을 바탕으로 학습자들이 각자 주체적으로 서평 대상 도서를 선정하게끔 인도한 뒤에는 서평 작성법 강의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책의 외적 요소부터 출발해 내적 요소를 비평하는 방법에 관하여 순차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단편적인 ‘글’이 아니라 ‘책’을 비평 대상으로 삼는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지만 서평이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외적 요소, 즉 파라텍스트paratext 분석은 표지부터 시작해서 저자의 이력, 출판사 정보를 포함해 뒤표지의 추천사, 심지어는 띠지에 실린 문구 등을 대상으로 한 분석을 의미한다(김나정, 2020). 예컨대 김영하의 장편소설 『빛의 제국』은 작품 속에서도 직명 호명되고 있는 마그리트가 그린 동명의 연작 그림 〈빛의 제국〉을 표지 이미지로 채택하고 있다. 서사(텍스트)와 그림(패러텍스트)의 주제가 상호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엄정희, 2007). 이처럼 책은 기본 서지 사항부터 시작해서 사용된 언어, 시대적 배경과 저자의 생애 및 약력, 참고문헌 목록과 색인 등을 한데 아우른 문화적 산물로 이해되었을 때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가능해진다.12)

서평쓰기에 필요한 구체적 점검 사항을 강의로 안내한 뒤에는 ‘요약문’ 작성으로 나아간다. 추후 완성하게 될 서평에 요약문이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이 절차는 교육상 이점이 크다는 점에서 생략하기 어렵다. 우선 읽는 방법, 즉 ‘독법’을 제시할 수가 있다. 대학에서의 글쓰기 교과목은 대체로 ‘작법’에 치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평쓰기 교육은 ‘읽는 방법’과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제목과 목차부터 시작해서 대상 도서의 구성과 장르를 파악하고, 밑줄과 메모를 활용한 읽기 방법 등을 학습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요약하기’는 분석적 독해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맥락화를 전제로 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요약하기 과제를 통해 학습자에게 중점적으로 전달해야 할 역량은 “간결성⋅온전성⋅객관성”으로 수렴된다(대학 글쓰기 교재 편찬위원회, 2017). 즉 요약문은 책의 얼개와 내용을 장악할 때 비로소 주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이원석은 ‘요약’을 일컬어 서평가에게 주어지는 ‘첫 번째 결실’이라 칭한 바 있기도 하다(이원석, 2016).

요약문을 통해 1차 피드백을 주고받은 뒤 본격적인 서평쓰기에 돌입한다. 이제 완성된 서평에서 서평가의 비평적 안목이 성공적으로 표현되었는지 살피는 과정만이 남는다. 앞서 한 차례 거론한 바와 같이 서평은 독후감과 차별화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내용 면에서는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과 느낌이 논리적 언어로 표현되어야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가 있다. 형식 면에서 문장과 단락 및 전체 얼개를 구성하는 방식부터 시작해서 올바른 인용법을 구사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7]의 예시와 같이 첨삭을 통해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의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서평쓰기 절차는 마무리된다.

[그림 7]

D대학 이러닝캠퍼스 시스템을 활용한 서평쓰기 결과물 첨삭 사례

서평쓰기의 단계를 가능한 세분화한 이유는 제한된 기한을 정해 과제를 제시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제출받는 방식으로는 학생들과 문식성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앞선 장에서 현시대의 매체적 특질과 그에 따른 여러 문제를 진단하면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문식성 교육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보다 시간 소모적인 성찰의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계륵’으로 치부되기 쉬운 ‘추천 도서’의 한계를 넘어 대학에서 문식성의 의미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조건과 방법에 관하여 재고해야 할 때이다.

4. 결어를 대신하여

2022년 가을, ‘카카오 사태’를 통해 한국 사회는 비싼 값의 교훈을 이미 한 차례 치러야만 했다. 데이터센터 하나가 멈춘 결과 카카오 기반 서비스 20여 종이 동시에 먹통이 되었다. 박태웅이 지적한 바와 같이 디지털 언어는 원리상 통합과 독과점을 전제로 한다(뉴스프리존, 2022). 이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인간이 디지털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했을 때 일순간 사회가 마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다. 본원적으로 “매체가 우리의 상황을 결정한다”고 정의내린 키틀러의 일갈과도 그 의미가 통한다(프리드리히 키틀러, 2019).

디지털 매체가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를 신속하게 대체함으로써 무엇인가를 집어 들고 읽는 시간 자체는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환경이 오로지 긍정적인 영향을 행사할 것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질적으로 읽고 있는가’, 더 나아가 애초에 ‘디지털 데이터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다음과 같이 묻지 않을 수 없다. 표절 여부를 판정할 수 없으며, 무한정 샘솟는 정보의 바다에서 원본의 이미지는 자신의 좌표값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거나, 혹 심해 속으로 가라앉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전문화된 교육을 받은 각계의 전문가들이 본업을 뒤로 미룬 채 AI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에 자신의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만한 상황이 도래하는 것은 아닌가.

우리는 이미 비가역적인 디지털⋅AI 시대로 돌입했다. 이 논문이 심사과정을 거치는 짧은 기간에도 디지털⋅AI 문식성 문제가 얼마만큼의 전변을 이루게 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학문공동체의 존립 근거를 되묻기 위해서라도 문식성의 이념을 둘러싼 저간의 사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만 할 것이다. 여러 전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책을 매개로 한 “사유의 거래”(장-뤽 낭시, 2016)만큼은 분명 마셜 매클루언이 경계했던 미디어에 의한 나르시즘의 상태, 즉 감각의 마비 상태를 완화할 수 있는 처방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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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이광수, 「무정」 1, 매일신보, 1917.1.1. 작품 연재분에 대한 강조처리는 인용자의 것이다.

2)

『전생에 천마였던 드래곤』은 2019년 8월 13일 카카오페이지를 통하여 연재를 시작한 뒤 2020년 4월 19일 총 200회로 완결된 작품이다. 2023년 3월 24일 기준 539만 2천 뷰를 기록하였으며, 별점 9.5, 4,069개의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작품은 2021년에 총 8권 분량의 E북으로도 출판된 바 있다. 지면을 빌어서 작품 인용을 흔쾌히 허락해준 것에 더해 자문의 말을 아낌없이 베풀어준 수성대학교 웹툰스토리과 홍우진 교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3)

출판을 전제로 한 만화책 문화와 온라인 환경을 기반으로 한 웹툰을 비교하는 작업 또한 가능할 것이다. 지면紙面과 화면畫面의 차이는 유통구조만이 아니라, 드로잉 도구와 기법 등의 문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컷의 분할만 하더라도 구도가 횡적이냐, 혹은 종적이냐에 따라 커다란 차별점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예컨대 정사각형 프레임을 기반으로 삼는 ‘컷툰’은 규격화의 이념을 현시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쇼츠 등 스마트폰을 규범으로 삼아 유통되고 있는 사진과 영상물의 특질에 대한 고찰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4)

중세시대에 일어난 법학 혁명이 학문 체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는 사사키 아타루(2015)와 폴 벤느(1993)의 저작을 참조할 수 있다.

5)

챗GPT를 비롯한 최근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외부에서 주입된 근거의 조작 없이, 거대언어 모델을 자체 학습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6)

해피캠퍼스에 등록된 원텍스트의 웹페이지 주소는 아래와 같다.

https://www.happycampus.com/report-doc/15640247/

7)

지면 관계상 뉴 빙에서 도출한 질문과 답변은 본문에 첨가하지 않았다.

8)

서평쓰기 방법을 제안하고 있는 도서로는 김민영⋅황신애(2015), 이원석(2016), 김나정(2020), 나민애(2020), 조현행(2020), 김남규(2022) 등의 저작을 참고할 수 있다. 학계에 제출된 논문으로는 강여순(2005), 최수현(2013), 손혜숙(2014), 심지현(2014), 구자황(2017), 김남미(2017), 나민애(2019), 김신정(2020) 등을 참조할 수 있다.

9)

예컨대 서평 관련 교재에서 대략적인 내용과 얼개를 파악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1차 독서에 나설 것을 권장하고 있기도 하다(조현행, 2020).

10)

사실상 서평을 쓰기 위한 절차와 방법은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전공 분야를 막론하고 서평 형식으로 제출된 논문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

부기하자면 주로 온라인 환경을 통해 유통되는 단형 서평 및 중형 서평 등의 양식은 게시글이 올라갈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목적에 걸맞은 서평 작성법에 대한 안내가 제공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2)

서평쓰기에 고려되어야 할 구체적 점검 사항에 대해서는 나민애(2019)의 논문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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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매일신보』에 실린 「무정」 1회차 연재본1)

[그림 2]

스마트폰으로 감상한 웹소설 화면2)

[그림 3]

GPT-3.5를 기반으로 한 챗GPT 검색 결과(검색일:2023.3.1.)

[그림 4]

GPT-4를 기반으로 한 뉴 빙 검색 결과(검색일: 2023.3.19.)

[그림 5]

추천 도서 목록 작성 사례

[그림 6]

강좌별 추천 도서 목록 사례

[그림 7]

D대학 이러닝캠퍼스 시스템을 활용한 서평쓰기 결과물 첨삭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