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을 위한 지역 문화 리터러시 연구 -부산 지역 로컬리티를 중심으로
Study on Regional Cultural Literacy for Korean Education : Focusing on Locality of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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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초록
본 연구는 한국어교육에서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그 교육 내용 구성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부산학과 관련한 단행본 3편과 부산학에 대한 강의 1편을 분석하여 한국어교육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안을 구성해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13주차에 걸쳐 부산의 여러 장소를 기반으로 부산의 로컬리티를 반영한 교육 요소를 고안하였고, 이러한 로컬리티가 태도, 지식, 맥락, 활용면에 있어 어떻게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제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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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propose the necessity of cultural literacy education in the Korean language focusing on the Busan region, and to suggest the direction of its educational content composition. To achieve this goal, we analyzed three monographs and one lecture related to studies pertaining to Busan with the aim of designing the framework for cultural literacy education targeting foreign exchange students in Korean education. As a result, we devised educational elements reflecting the locality of Busan based on various places in Busan over a 13-week period. We also made recommendations on how such locality can be implemented in cultural literacy education in terms of attitude, knowledge, context, and practical use.
1. 들어가는 말
본 연구는 한국어교육에서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그 교육 내용 구성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져 온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은 2000년대 이후 ‘한류’라는 한국 문화에의 수요 확산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으나, 현재 한국어교육에서 지역 문화에 대한 교육의 비중은 상당히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한국어 교재에서 지역 문화는 추천하는 여행지, 또는 지역 축제 문화의 일환으로서만이 제시되고 있는 경향성이 있다. 본 연구는 크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원에서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논의가 한국어교육 안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한국어교육학 외연의 확대 차원에서 지역 문화 교육의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무부에서 공개하고 있는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방문하거나 체류하는 외국인 중 비수도권 지역을 경험하는 외국인의 수가 늘고 있다. 특히 <그림 1>과 같이 부산을 포함하는 영남 지역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비중은 18.9%로 수도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거주한다는 것은 단순히 ‘거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의 의사소통 생활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의 터전이 되는 해당 지역의 문화와 언어를 이해하고 적응하게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어교육에서는 지역 문화에 대한 교육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에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둘째, 한국 문화교육의 차원에서 로컬리티(locality)1),, 즉 지역의 정체성을 언어화하여 기술하고, 이를 교육 내용으로 변환하기 위한 접근이 요구된다. 진대연(2016:155)에서는 ‘사실상 모든 문화는 지역 문화(local culture)’라고 지적하며 지역 문화와 관련한 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으며, 전은주(2013:163-164)에서는 ‘공간에 따라 한국어교육이 차별화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교육환경으로서의 로컬리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나, 현재까지도 한국 문화교육에서 로컬리티를 연구한 사례는 드문 실정이다.
특히 로컬리티를 단순히 물리적, 지리적 경계로서의 지역이 지니는 특성에서 나아가 ‘중심:주변’, ‘다수:소수’로 대비되는 소수자성의 가치에 대한 개념(이상봉, 2009)으로 보는 관점으로 확장하여 접근할 때, 한국어 문화교육에서 주변부화되고 있는 문화들을 어떻게 교육 내용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되리라고 본다.
그렇다면 부산 지역의 로컬리티를 반영한 지역 문화 리터러시란 무엇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을까? 전성현(2023)에서는 근대도시로서의 부산이 ‘일본 제국주의와 부산 거주 일본인들에 의해 계획되어 형성된’ 관문 도시였음을 지적하며, 서발턴 문화 차원에서의 부산 역사에 대한 조망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리터러시와 관련된 선행 연구의 이론적 논의에 기반하여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외연을 논하고, 나아가 부산의 로컬리티를 반영한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내용을 기술해 보고자 한다.
2. 이론적 논의
2.1. 한국어교육에서 문화 리터러시에의 논의
‘리터러시(Literacy)’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대개 리터러시를 크게 ‘언어, 문화, 비판’의 세 범주로 구분해 오고 있다. 즉, 리터러시의 개념이 과거에는 (1ㄱ) ‘글을 읽고 쓰는 능력’으로 다루어져 왔다면, (1ㄴ) 특정 분야의 지식의 총체로, 그리고 나아가 (1ㄷ) 성찰, 비판 능력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대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1) 리터러시의 개념
ㄱ. 글을 읽고 쓰는 능력(Livingstone, 2009)
ㄴ. 그 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이나 앎’(노명완, 1999)
ㄷ. 개인 목표를 성취하고 지식과 잠재 능력을 계발하며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텍스트를 이해, 활용하고 텍스트를 바탕으로 평가⋅성찰하며, 다양한 텍스트 읽기 활동에 참여하는 능력(OECD, 2016)
이렇게 리터러시를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에서 나아가 비판적, 성찰적, 실천적 사고의 과정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본다면, 문화 리터러시는 구체적으로는 아래 (2ㄱ)과 같이 ‘문화 지식의 총체’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2ㄴ)처럼 문화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나아가 (2ㄷ) 문화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2) 문화 리터러시의 개념
ㄱ. 구성원 간에 공유된 지식의 총체와 그 나라 문화에 대한 직관을 요구하는 것(Hirsch, 1988)
ㄴ. 문화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Jennings, E. M., & Purves, A. C., 1991)
ㄷ. 사회문화적 요소와 상호작용 속에서 읽고 쓰는 능력, 수행 실천하는 능력,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Green, 1988)
이와 관련하여 한국어교육에서도 문화 리터러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구체적인 개념에의 접근은 아래 (3)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3ㄱ) 사회문화에 참여하는 기능, (3ㅁ) 문화 주체자로서의 창조 능력 등이 있다.
(3) 한국어교육에서의 문화 리터러시
ㄱ. 개인이 사회문화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박인기, 2002)
ㄴ.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축적된 공동체의 정신적 유산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와 소통하며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변희지, 2012)
ㄷ. 시대를 초월해 존재하는 한 사회 공동체의 정보, 지식, 맥락에 대한 이해(김혜진, 2014)
ㄹ. 한국어교육에서 문화 리터러시를 한국 문화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는 것, 그리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적극적 태도를 바탕으로 한 행위와 능력(박인선, 2020)
ㅁ. 한 사회 공동체의 문화적 상황에서 주체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김혜정⋅윤영, 2022)
한편, 한국어교육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나 다문화 가정 아동 등 다문화 사회에 대한 고민 속에서 다문화 리터러시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왔는데, 다문화 리터러시에 대한 대표적인 논의로는 최숙기(2007), 권순희 외(2008), 이미숙(2008), 심상민(2009), 서혁(2011), 김영순(2020) 등이 있다.
초기 논의인 심상민(2009)에서는 ‘다문화 리터러시 교육은 기본적으로 그 사회에서 공유되는 다양한 문화를 인식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말하며,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그 사회를 비판하고 적극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사회의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능력까지를 길러주는 것’을 포함한다고 기술하였으며, <표 1>과 같이 다문화 리터러시의 범주를 ‘맥락, 내용, 환경’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기도 하였다.

다문화 리터러시의 구성(심상민, 2009:348)
이러한 논의들은 사실상 ‘언어(기능적 영역)와 성찰(비판적 사고)’이라는 리터러시의 일관된 외연을 형상화하고 있다고 보이는데, 이를 종합하면 한국어교육에서의 문화 리터러시란 ‘한국 사회 문화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한국 문화의 맥락 속에서 주체적인 문화생산자로 생활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어교육에서 지역 문화 리터러시는 ‘특정 지역에 대한 지식을 지님은 물론, 더불어 해당 지역 문화의 맥락 속에서 적절히 의사소통을 하며, 나아가 성찰적, 비판적 사고를 토대로 주체적인 문화 생산자로 역할을 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2.2. 한국어교육에서 문화교육에의 논의
문화교육의 내용에 대한 대표적인 논의 중 하나인 Hammerly(1986)에는 언어교육에서의 문화 범주는 소문화(Small C)에 비중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소문화에 해당하는 정보문화, 행동문화와 대문화(Big C)에 해당하는 성취문화가 그 범주가 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이때, 정보문화는 해당 문화권에서의 정보나 사실, 교육 제도에 의한 지식 구성을 의미하며, 행동문화는 일상생활의 모든 것으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전통, 현대 문화를 의미하고, 성취문화는 예술적, 문화적 업적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Tomalin & Stempleski(1993)에서도 언어교육에서의 문화 범주를 관념, 산물, 행위로 제시하였는데, 이는 각각 앞선 Hammerly(1986)의 정보, 성취, 행위 문화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교육에서는 문화교육의 범주에 대한 논의는 <표 2>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그 중 권오경(2006, 2009)에서는 성취문화, 행동문화, 관념문화를 각각 <표 3>과 같이 ‘인간의 성취물, 의사소통 행위, 사상’으로 정의하여 제시한 바 있다.
문화교육의 범주 및 유형에 대한 이러한 논의는 문화 리터러시에서 ‘앎’의 내용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선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한편, 배재원(2014)에서는 관념문화 교육이 언어능력 향상 및 한국 사회 적응에 긍정적인 역할을 함으로 관념문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는데, ‘성찰’과 ‘실천’을 강조하는 리터러시에서는 관념문화에 대한 논의가 더 확장되어야 함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3.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
3.1. 교육 목표와 역량
한국어교육을 위한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실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 연구가 의사소통 연구와 결합하여 논의되었던 ‘문화 간 의사소통능력’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Byram(1997)은 ‘문화 간 의사소통 능력’을 기존의 의사소통 능력, 즉 언어 능력, 사회언어학적 능력, 담화 능력, 문화 능력 간에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기술하며, 지식, 인식과 태도, 기술 등의 ‘문화 간 능력’이 언어 능력, 사회언어학적 능력, 담화 능력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표 4>와 같이 ‘문화 간 의사소통 능력’이라고 하였다.

문화 간 능력의 구성 요소(Byram, 1997)
나아가 Deardorff(2006)에서도 문화 간 의사소통 능력을 ‘문화 간 상황에서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의사소통 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면서, 문화 간 의사소통 능력의 모델을 ‘태도, 지식, 기술’을 중심으로 제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태도’란 타문화에 대한 존중을 의미하고, ‘지식’은 문화적 지식, ‘기술’은 듣기, 관찰, 평가, 분석 등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말하며, 이를 토대로 발생하는 내적 결과는 ‘문화에 대한 적응성과 유연성 속에서 상호문화적인 관점과 공감 능력을 갖추는 것’, 나아가 외적 결과는 ‘적절한 의사소통’인 것이라고 기술하였다.
그렇다면, 지역 문화 리터러시를 해당 문화에 대한 실천적 지식과 성찰적 태도라고 접근할 때, 이러한 문화 간 능력은 사실상 지역 문화 리터러시를 결정짓는 속성, 또는 요소에 대한 논의와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논의를 2017년 개발된 국제 통용 한국어교육 표준 교육과정의 문화 목표에 연결함으로써 본 논의에서는 한국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구성 요소 및 단계를 <표 5>와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이와 같이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요소를 크게 ‘태도, 지식, 맥락, 활용’ 4가지 요소로 구성할 때, 부산 지역 문화의 리터러시 교육의 목표는 아래 (4)와 같이 제시할 수 있다.
(4)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 목표
ㄱ. 열린 태도로 부산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형성할 수 있다.
ㄴ. 부산 지역의 문화에 내용 지식을 한국어로 이해할 수 있다.
ㄷ. 부산 지역의 문화와 자기 나라의 문화를 비교하여 배울 점과 개선점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
ㄹ. 부산 지역의 담화에 의사소통 참여자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부산 지역 문화권에서 주체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
먼저,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은 (4ㄱ)과 같이 태도의 측면에서 부산 지역 문화에 대한 열린 태도와 관심, 호기심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기존의 부산 로컬리티에 대한 선행 연구들은 영화 등 부산의 로컬리티를 기술한 매체들이 부산을지나치게 낭만화하고 있음을 지적(권유리야, 2012 등)한 바 있는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에서는 타자화된 부산이 아닌, 진정성 있는 부산의 로컬리티를 경험하고자 하는 자세의 함양을 중요한 교육 목표로 본다.
다음으로 (4ㄴ) 부산 지역 문화에 대한 내용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지역 문화 교육의 내용 지식의 범주는 문화 교육에서 제시하고 있는 행동문화, 정보문화, 관념문화의 범주를 아우르되, 한국어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언어와 문화를 균등하게 포함할 필요가 있다.
또 (4ㄷ)과 같이 맥락을 고려하여 모어 문화와 부산 지역 문화를 비교,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맥락을 고려한다는 것은, 두 문화권의 시대적 배경, 공간적 배경, 의사소통 참여자, 가치관, 공손에 대한 차이 등을 고려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최종적으로는 (4ㄹ)과 같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지역 문화 리터러시를 활용한다는 것은 부산 지역 담화에 의사소통 참여자로 참여하여 화청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부산 지역 문화권에서 주체적인 문화생산자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을 가리킨다.
3.2. 교육 내용 구성
본 연구에서는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내용을 구성하기 위하여 부산학 도서 3편과 K-MOOC의 부산학 관련 공개 강좌 1편의 강의 자료를 토대로 부산의 로컬리티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자료는 <표 6>과 같다.
먼저 <표 7>과 같이 (가) 교재의 경우 ‘지역학’의 관점에서 부산학에 접근하고 있음을 밝히며 크게 ‘자연과 역사’, ‘문화와 예술’, ‘정치와 행정’, ‘기업과 경제’, ‘사람과 생활’, ‘재생과 미래’라는 6가지 대주제 속에서 부산의 로컬리티를 구성하고 있었는데, ‘사람과 생활’을 제외한 5가지 대주제가 모두 성취 및 관념 문화로 구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나) 교재에서는 ‘부산의 정체성 확보는 부산의 전통민속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며, 부산 지역의 전통민속 문화와 관련된 교육 내용을 구성하여 <표 8>과 같이 제시하였다. 큰 범주로는 ‘축제, 민속, 지역, 먹거리, 놀이’를 포함하였다.
또, (다) 교재에서는 비교적 현대사부터 근대사, 일제강점기와 조선시대로 이어지는 부산 지역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표 9>와 같다.
한편, K-MOOC로 공개된 (라) 강좌는 ‘다양한 문화를 통해, 부산의 독특한 장소성과 문화적 특징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문화와 시민사회의 새로운 대안을 상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며 아래 (5)와 같은 학습 목표를 제시하였다.
(5) ㄱ. 부산의 지리와 역사에 대한 이해
ㄴ. 부산의 문화유산 소개와 문화의 사회적 역할
ㄷ. 개방성과 혼종성으로 압축될 수 있는 부산의 문화적 특징
ㄹ. 지역공동체와 시민사회를 위한 새로운 상상
이에 따르면 (5ㄱ) 지리와 역사, (5ㄴ)문화유산, (5ㄷ) 개방성과 혼종성, (5ㄹ)지역공동체와 시민사회로 목표가 설정되었는데 이를 구체화한 커리큘럼은 <표 10>과 같이 제시하였다.
앞선 (가), (나), (다), (라)에서 제시하고 있는 부산의 지역 문화 요소를 비교 분석하면 <표 1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부산 지역 문화는 크게 지역 기반, 언어 기반, 식문화 기반, 관념 기반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은주(2013)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한국어교육에서 중점적으로 적용되는 로컬리티가 한국어 학습 환경으로서의 로컬리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역 기반의 문화 구성 요소를 충실히 반영하는 것이 교육에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제안하고자 하는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교육 내용 구성은 <표 12>와 같이 13주차로 구성하고자 한다. 각각의 세부 내용은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요소를 태도, 지식, 맥락, 활용의 측면에서 골고루 포함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나가며
본 연구는 부산 지역의 로컬리티를 반영한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내용을 제안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하여 부산학과 관련한 단행본 3편과 부산학에 대한 강의 1편을 분석하여 한국어교육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의 안을 구성해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13주차에 걸쳐 부산의 여러 장소를 기반으로 국제화, 625 피난, 산업화, 일제강점기, 시장, 음식, 사투리, 해수욕장과 레저문화, 지역문학, 낙동강 하구와 축제, 피란학교와 커피, 판자촌, 수영사적공원 등 부산의 로컬리티를 반영한 교육 요소를 고안하였고, 이러한 로컬리티가 태도, 지식, 맥락, 활용면에 있어 어떻게 지역 문화 리터러시 교육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제언하였다.
염상섭의 <만세전>는 ‘부산의 팔자가 조선의 팔자요, 조선의 팔자가 부산의 팔자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여러 영화들 속에서 묘사되는 부산은 수도와 대비되는 낭만의 변방이지만, 그러한 묘사들은 어쩌면 우리가 진실로 알아야 하는 부산의 오랜 역사와 부산의 진솔한 목소리를 배제한 기술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성찰 속에서, 본고는 더 부산다움으로써 더 한국다운, 그러한 한국의 지역 문화 교육을 이뤄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비록 본 연구는 부산 지역 문화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다루지는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교육적 활용의 사례를 보이지는 못하였으나, 지역 문화 리터러시의 중요성과 그 구성의 안을 보이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작은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지역 문화 리터러시에 대한 논의들이 향후 한국어교육학 안에서 끊이지 않고 이루어져 나가기를 바란다.
References
Notes
로컬리티는 ‘공간적⋅지리적으로 국가의 중심성과 대비되는 새로운 분석 단위로서, 일정 한 장소에서 시공을 가로질러 출현하는 다양한 사회적 현상과 세계관의 총체(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편, 2009:218)’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