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리터러시로서의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대학 교양교육 운영 방안

A Study on the Operation of College Liberal Arts Education for the Improvement of Quantitative Reasoning Competency as Data Literacy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3;17(2):185-19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3 April 30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3.17.2.185
심상덕1, 김현정2
1 제1저자, 국립순천대학교 교수, san90@scnu.ac.kr
Professor, Sunchon National University
2 교신저자, 국립순천대학교 조교수, hjkim@scnu.ac.kr
Assistant Professor, Sunchon National University
이 연구는 한국교양교육학회, 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공동주최한 2022 년 추계전국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원고를 수정, 보완한 것임을 밝혀두는 바임.
Received 2023 March 20; Revised 2023 April 02; Accepted 2023 April 17.

Abstract

이 연구는 대학 교양교육으로서의 정량적 사고 교육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지역국립대인 S대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 사례를 분석하고, 교과목 운영 성과와 문제점, 개선 방안을 제시해 보았다.

S대에서는 2020학년도부터 선택필수교양으로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교과목은 양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정량적 사고력과 일상의 알고리즘을 위한 컴퓨팅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개설되었다. 이 교과목에서는 수학이나 과학 공식을 활용한 단순 문제 풀이식 수업이 아닌 정량적 데이터를 논리적 절차에 따라 해석해 보는 활동 중심의 수업으로 이루어진다.

이 교과목에 대한 수업 평가 및 만족도 조사 결과, 수강생들은 대체로 이 교과목의 수업 내용에 만족하고 있으며, 정량적 및 컴퓨팅 사고력 기반의 창의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교과목 운영에 있어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수강률 저조, 분반 간 교과 운영의 이원화, 담당 교수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의 운영 개선을 위해서는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수강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이 교과목이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기반에 둔 사고력 증진 교과목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과목 운영의 취지에 부합한 교과목 내용을 지속해서 연구해 줄 수 있는 전문교수진의 확보가 중요하다. 이러한 개선안 적용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교양교과목 개발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Trans Abstract

The goal of this study is to suggest the potential and significance of quantitative reasoning education as a college liberal arts program and to come up with methods to improve it. To do so, this study analyzed the case of <Quantitative Reasoning and Computational Thinking> at S National University, presenting its achievements, weaknesses, and improvement plans. From the first semester in 2020, <Quantitative Reasoning and Computational Thinking> at S National University has been offered as a semi-compulsory subject with the purpose of cultivating quantitative reasoning based on quantitative relationships and computational thinking for everyday algorithms. In the class, instructors refrain from using mere problem solving using mathematical and/or scientific formulas, and instead an activity-oriented learning approach is emphasized. This allows for the students to interpret quantitative data based on logical algorithms.

According to a survey about this subject, most students were satisfied with its contents and reported that it had helped them solve problems creatively based on quantitative and computational thinking. Nevertheless, various problematic issues such as the low enrollment of students in the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the dualization of subject operation between classes, and the difficulty in securing lecturers, were raised.

To address these issues, it is necessary for us to expand awareness among students that <Quantitative Reasoning and Computational Thinking> aims to promote thinking ability through the understanding and interpretation of quantitative data. Also, it is important that we have faculties that operate on a consistent basis, so that the courses offered are able to meet the goals of the subject. By applying these improvements, the effort to develop liberal arts subjects that enhance students’ data-driven scientific thinking should be continued.

1. 서론

빅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 리터러시가 학문 분야를 불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연지, 서혁(2022: 388-391)은 사회과학/문헌 정보학, 교육학, 데이터 과학, 미디어 연구, 컴퓨터 공학/인공지능 분야에서의 데이터 리터러시 정의를 살펴보면서, 데이터 리터러시가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도출하여 활용할 수 있는 측면에서 접근되는 경향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도출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식별과 가공, 이에 대한 분석과 관리 등 일련의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세부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세부 역량을 갖추는 것은 주어진 데이터를 과학적 사고의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의 정량화’1)가 선행되어 있을 때야만 가능하다.

지식의 정량화란 곧 정량적 사고의 다른 말이라 할 수 있다. 정량적 사고란 양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합리적 사고를 일컫는다. 정량적 사고는 양적 추론(quantitative reasoning, QR)이라 지칭되기도 하는데, 이때의 양적 추론이란 실제 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해 양적 정보를 기본 수학이나 통계학적 방법을 활용하여 학문적 맥락으로 설명하고 추론하는 것을 뜻한다(김혜영, 이은하, 2019: 30).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정량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소위 디지털 기술 혁명으로 인해 수많은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넘쳐나는 정보 가운데 신뢰성을 갖춘 정보를 적절하게 선별하는 능력은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기본 역량이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신뢰성을 갖춘 정보의 기준으로서 통계 자료와 같은 수치가 제시되어 있는가를 살펴본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화된 정보에 대한 해석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수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석을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정량적 사고를 갖추는 것은 중요하다.

불행히도 입시 위주의 초등, 중등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정량적 사고에 기반하여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학 교육과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정 교과목에서 부수적으로 정량적 사고를 다루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 정량적 사고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합리적 판단을 내려보는 교과목은 찾아보기 힘들다. 많은 대학에서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전공 기초과목으로서의 성격을 띠는 수학 및 과학 관련 교과목을 교양으로 개설하는 것에 만족한 채, 더 이상의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양교육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역국립대인 S대학에서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S대학에서는 2020학년도 교양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정량적 사고를 기반으로 정보 혹은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선택필수교양으로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대학 교양교육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만, S대학에서 개설된 교과목 명칭이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로 되어 있으나, 실제 교과목 운영 소개는 ‘정량적 사고’에 초점을 맞춰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이후 개선 방안을 통해서도 상세히 밝히겠지만, 이 연구의 목적인 데이터 리터러시로서의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육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대학 교양교육으로서의 정량적 사고 교육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대학 교양교육에서의 정량적 사고 교육의 필요성

정량적 사고와 관련한 대학 교양교육을 다룬 연구는 그동안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대학 교양교육으로서 정량적 사고 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관련 교과목을 개설해야 한다는 논의는 소수이나마 이루어진 바 있다. 대표적으로 김혜영, 이은하(2019)는 국내 10개 대학 및 국외 4개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에서 양적 추론 교육 사례를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양기초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김혜영, 이은하(2019: 31)는 양적 추론 능력이란 학생들이 전공과 무관하게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양적 자료를 기반으로 배워야 하는 기본적인 능력이라 말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학 중 국내 8개 대학이 QR(양적 추론, Quantitative Reasoning) 관련 교과목을 개설하고 있으나, 전공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수강해야 하는 필수과목이라기보다는 특정 전공 계열 학생을 위한 교양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버드대, 예일대, 컬럼비아대 등 외국의 많은 대학에서는 QR 관련 교과목을 필수교양으로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김혜영, 이은하, 2019: 32-49). 이 연구를 통해 국내외 대학의 양적 추론 관련 교과목 운영 사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각 대학이 지향하는 양적 추론 관련 교과목의 운영 방향 등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양적 추론 관련 교과목은 특정 전공의 학생을 위한 기초수학이나 과학 관련 교과목이 아닌,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습득해야 할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과목으로서의 성격을 띠어야 한다는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연구로는 황인아, 김인경(2020)의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단국대의 2023년 교양교육과정 개편안을 근거로 하여 수학적 추론을 중심으로 한 교양교과목 개발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수학적 추론 관련 교과목의 강의 내용은 크게 ‘수리추론, 그래프 이론, 자료 해석, 암호와 수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제시된 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국가직무능력평가와 인적성 검사 문항에 대한 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정량적 사고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양적 추론 관련 교과목 개발을 위해 가장 주목할 만한 선행연구는 「모든 학생을 위한 양적추론(Quantitative Reasoning) 프로그램 개발 방안 연구(1차 연도)」(최병문 외, 2021)이다. 이 연구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각 대학 내 기초교양으로서 양적 추론 프로그램을 확산하기 위해 수행된 것이다. 연구진은 양적 추론을 기초수학 및 통계학을 기반으로 한 인위적인 데이터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실제 발생한 데이터를 해석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으로서 인식하고, 이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자 했다(최병문 외, 2021: 4). 이 연구보고서에서는 실제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의 양적 추론 사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양적 추론 교과목의 내용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참고할 만하다.

이처럼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정책연구과제로서 양적 추론 교과목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지향하는 교양교육의 방향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는 대학의 교양기초교육에서 함양해야 할 여섯 가지 능력과 자질로서 다양한 문해 능력, 정보수용 능력, 총체적 조망 능력, 지식창출 능력, 소통과 공감 및 협동 능력, 합리적 사고와 감성적 정서를 통합하는 능력을 제시하고 있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연도 미상). 양적 추론 또는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과목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제시한 여섯 가지 능력과 자질을 기르는 데 유용하다.

특히,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제시한 능력과 자질 중 주목할 점은 바로 ‘다양한 문해 능력’이다. 이때의 문해 능력이란 고전적 의미에서의 문자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서 디지털 기술에 의해 산출된 정보를 독해할 수 있는 것까지 확장된 의미로 사용된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연도 미상). 이는 최근에 ‘데이터 리터러시’라는 이름으로 대학 교육 현장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 보급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데이터의 양은 스마트폰의 확산을 계기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즉, 현대 사회는 거시적 현상에서부터 개인의 일상에 이르는 분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보가 데이터의 형태로 수집되는 빅데이터 시대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와 같은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역량으로 대두되었다. 따라서 정량적 사고 능력은 양적 성질을 지니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에 이를 적용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이 지식정보사회에서 정량적 사고가 대학의 과학교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정량(定量)은 양을 정하는 것이며, 양적 관계를 수(數)로 산출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과학은 정량적 사고를 습득하는 데 있어 최적의 학문이다. 과학에서는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실험을 수행하고 실험의 결과는 데이터의 형태로 측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과학에서는 데이터의 선별 혹은 가공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량적 사고는 ‘수’를 다루는 훈련을 통해 양적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이에 정량적 사고 기반의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김혜영(2020: 151-156)은 데이터 리터러시의 하위 능력으로서 ‘그래프와 차트를 읽는 능력’,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통찰력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데이터 리터러시를 기르기 위한 대학 교양기초교육은 전공과 관계없이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초통계 지식을 기반으로 파이선이나 엑셀과 같은 프로그램 사용법처럼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학습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고 제시한다. 이러한 데이터 리터러시를 증진하기 위한 학습 내용은 이공계열 학생들이 주로 듣는 기존의 기초교양으로서의 수학이나 과학 관련 교양교과목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존의 수학적 또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제풀이식 교육이 아닌,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도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데이터에 대해 정량적 사고를 기반으로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3.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양교과목 운영 사례와 개선 방안

3.1. 지역 국립 S대학의 교양교과목 운영 사례

이 연구에서는 국내 대학 중 지역 국립 S대학에서의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양교과목 운영 사례를 제시하고자 한다. S대학은 2020 교양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당초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을 개발하고자 했을 때는 공통교양으로서 모든 계열의 학생이 필수적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교양 교육과정 개편 심의 과정에서 교양필수 학점의 증가에 대한 우려로 인해 공통교양이 아닌 2학점 2시간의 선택필수교양으로 영역이 변경되었다. 이에 학생들은 선택필수교양으로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또는 <사고와 글쓰기> 교과목 중에서 한 개 교과목 이상을 의무 수강해야 한다.

현재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은 매 학기 9~13개 분반이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다만 개설된 전체 분반 중 1~2개 분반은 사범대 학생을 대상으로 개설되며, 이 분반은 표준강의안이 아닌 소프트웨어 활용 중심의 별도 강의안으로 운영된다는 특이점이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소프트웨어 활용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반이 아닌, 정량적 사고력 증진에 더욱 초점을 맞춘 분반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육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은 ”양적 관계를 기반으로 사고하는 정량적 사고와 일상의 알고리즘을 위한 컴퓨팅 사고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과학적 사고력과 자기성찰 기반 학습을 통한 과학적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순천대학교, 2022: 51)하기 위한 교과목이다. 이 교과목에서는 학생들이 정량적 사고를 기반으로 과학과 현대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를 다룬다. 즉, 자신이 찾은 데이터를 표와 그래프로 표현해 보거나, 표와 그래프로 표현된 데이터를 해석해 보는 연습을 하게 된다. 그리고 통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가짜 정보를 구별해 보거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별해 보기도 하며, 정성적 정량화(페르미 추론)를 이해해 보는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성과 비합리성을 구별할 수 있는 과학적 문해 능력(scientific literacy)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과학적 문해 능력은 앞서 논의했던 정량적 사고뿐만 아니라 컴퓨팅 사고 또한 필요로 한다. 이때의 컴퓨팅 사고란 컴퓨터처럼 사고하는 것, 즉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때 수행해야 할 과정이나 절차를 이해하고, 이에 맞게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고를 의미한다. 특별히 S대학에서는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에서 컴퓨팅 사고를 다룰 때도 기존의 소프트웨어 관련 교양교과목처럼 본격적인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방법이나 전문적인 알고리즘 등을 다루지 않는다. 다양한 계열의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고 체계를 기르는 것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심상덕 외, 2020: 6).

이러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개발 시 중요하게 삼은 것은 기존의 대학수학 및 과학 관련 교양교과목에서의 문제풀이식 수업을 지양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는 앞서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양적 추론 프로그램 개발 시 문제 풀이보다는 풀이 결과에 대한 해석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자 했던 취지와 맥을 같이 한다(최병문 외, 2021: 36). 단순한 문제 풀이식 수업으로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일상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데 극히 제한적이다. 이보다는 주어진 양적 데이터가 나 또는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해석함으로써,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S대학에서는 기존의 이공계열 학생을 위한 수학 및 과학 관련 교양교과목과 차별화를 두고자 계열과 관계없이 정량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교과목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이공계 교수를 비롯하여 인문사회계열 교수를 포함한 8명이 공동 논의를 통해 교과목 내용을 선정하고자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20년에 개발한 표준강의안의 교과목 강의 내용은 크게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한 컴퓨팅 사고’, ‘정량적 사고와 수’, ‘지각의 한계 경험’, ‘수의 정확성’, ‘그래프의 효용성’, ‘가짜뉴스와 통계’,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로 구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교수자마다 수업 내용의 세부 차이는 있으나 실제 운영되는 주차별 강의 내용은 <표 1>과 같다.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주차별 강의 내용

<표 1>의 주차별 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강의 도입부에서는 정량적 사고 및 컴퓨팅 사고에 대한 개념 및 정의를 통해 강의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어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여 수를 다룰 수 있도록 실습을 통해 스프레드시트(혹은 엑셀)의 기본적인 사용법을 습득하고, 수업 과정에서 마주하는 정량화된 정보를 스프레드시트로 다루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를 통해 컴퓨팅 사고에 기반한 문제해결이란 곧 ‘분해, 패턴 인식, 추상화, 알고리즘’이라는 구성 요소로 세분화하여 문제에 접근하고자 하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됨을 학생들이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문제를 분해하고 패턴을 찾아 단계적으로 분석하면, 논리적인 해결에 도달할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강의 중반부와 후반부에서는 축척과 비율을 활용하여 인간의 지각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이라든지 페르미 추정이라 불리는 정성적 정량화를 통해 쉽게 정보의 양을 추정해 보는 방법,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그래프로 표현하고 이를 이해하는 방법, 잘못된 통계에 대한 해석으로 발생하는 가짜뉴스를 구별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이때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정량화된 정보로 해석해 봄으로써 학생들은 우리 주변에 발생한 다양한 문제를 과학적으로 이해해 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에서 주목할만한 활동은 ‘자신만의 데이터 만들기’이다.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는 과목의 여건상 주어진 정량적 데이터를 어떻게 다룰까에 대한 데이터 소비자 입장의 접근법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으나, ‘자신만의 데이터 만들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데이터 생산 주체로서의 경험을 하게 된다. 한 학기 동안 장기 수행 과제로서 이루어지는 ‘자신만의 데이터 만들기’는 학생 자신이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활동, 예를 들어 통학 소요 시간, 날씨, 식사량과 몸무게 변화 등을 정량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표 및 그래프를 통해 정보화하여 학기 말에 발표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러한 과제 수행 과정을 통해, 정보로 활용될 수 있는 정량적 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로서의 자각과 책임감을 심어주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학생 대부분은 앞서 언급한 일상생활에서의 데이터를 표 또는 그래프로 표현하는 데 그치는 한계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데이터의 시각화 과정을 거쳐 데이터의 해석에 적용하거나 서로 다른 개별 데이터를 두 가지 이상 기록하고 상호 간의 상관관계를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학생도 있었다는 점에서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에 있어서 주목할 점은 교과목명만 보면 컴퓨팅 사고와 정량적 사고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 듯 보이나 실제적인 강의 내용은 컴퓨팅 사고와 정량적 사고의 등가적 증진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교과목에서 지향하는 주된 사고력은 바로 정량적 사고이며, 이러한 정량적 사고 증진을 위한 도구로 컴퓨팅 사고가 활용된다. 이에 이 교과목에서는 강의 초반 가장 기초적인 수준의 컴퓨팅 사고에 기반을 둔 문제해결 과정, 즉 ‘복잡한 문제의 분해’, ‘낮은 수준으로 분해된 문제의 패턴 인식’, ‘분해된 문제의 추상화 및 문제 해결의 알고리즘 구성’을 강의와 실습을 통해 습득하도록 하고, 강의 후반부까지 지속적으로 컴퓨팅 사고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사고를 하도록 구성하였다.

예를 들어, 강의 후반부에 다룰 통계의 핵심 기초 내용인 정규분포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가우스(Gaussian) 함수의 도시 활동을 스프레드시트 활용법 말미에 구성하였다. 대학 신입생들에게는 다소 복잡해 보이는 가우스 함수는 오일러 수(e)를 밑으로 하는 분수 형태의 이차함수를 지수로 하는 형태의 함수이다2),. 이런 이유로 수학에 어려움이 있는 다수의 S대학 학생들은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함에도 불구하고 강의 초반에는 가우시안 함수의 도시 과정에서 다양한 오류와 실수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익숙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복잡한 과정을 한 번에 해결하려는 습관 때문이다. 그러나 강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학생들은 이미 스프레드시트 활용법 수업을 통해 덧셈, 곱셈, 지수 및 제곱근의 연산 등 기초적인 연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복잡해 보이는 가우스 함수도 결국 곱셈과 지수 등의 연산으로 분해됨을 이해하고, 분해된 문제의 패턴을 인식하여 추상화하고 기초 연산을 알고리즘적 사고를 통해 단계적으로 해결하면 복잡해 보이는 함수도 쉽게 다룰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3) 이후에도 다양한 정량적 사고 증진을 위한 활동과 과제에서 도구로서의 컴퓨팅 사고가 익숙해지도록 강의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문제를 나누어 생각하고 절차적으로 해결하도록 강의 교안을 마련하였다.

이처럼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에서 다루는 컴퓨팅 사고는 컴퓨터를 활용하는 스프레드시트와 컴퓨터의 문제 해결 방식의 일부로서, 현대사회에서 맞닥뜨리는 수와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정량적 사고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는 수학이나 과학 공식을 활용한 단순 문제 풀이식에서 벗어나 주어진 정량적 데이터를 부분으로 나눠 분석해 보고, 이를 논리적 절차에 따라 구글 스프레드시트 등과 같은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여 해석해 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는 복잡한 데이터에 둘러싸인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주도적으로 데이터를 생산하거나 선별하고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2. 지역 국립 S대학의 교양교과목 운영 성과 및 개선 방안

S대학에서 개발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의 객관적 운영 성과는 학생들의 수업 평가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학사과에서 모든 교과목을 대상으로 학기 종료 후 실시하는 수업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결과는 매 학기 5점 만점에 4.5점 이상으로 나온다(<표 2> 참조). 또한 교양교육 전담기구인 교양교육원에서 별도로 실시한 학생 만족도 조사에서는 5점 만점에 4.3점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표 3> 참조). 평가 항목별 학생들의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들은 이 교과목의 교육목표가 비교적 명확했으며, 이 수업을 통해 정량적/컴퓨팅적 사고력 기반의 창의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학사과 주관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에 대한 수업 평가 결과

교양교육원 주관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에 대한 수업만족도 평가 결과

이러한 양적 평가 결과는 수강생들의 서술형 평가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강생들은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를 통해 정량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수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 경우가 많았다. 가령, 수강생들은 ”정략적 사고와 현실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합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었던 수업(2020-2학기 수강생)”이었다고 밝히기도 하며, 이 교과목을 통해 ”사고회로를 논리정연하게 만들어서 서술하는 능력 함양에 도움(2021-2학기 수강생)”이 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미디어에서 수 혹은 도표를 접할 때 단위와 x축과 y축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수강생들의 서술형 평가를 볼 때, 이 교과목은 기존의 <대학수학>과 같이 중등 교육과정에서 배운 수학적 지식을 심화하는 것이 아닌, 수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사고의 방법을 배우는 교과목으로 인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 교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수를 사용한 교과목은 어렵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문제를 접할 때 어떻게 데이터로서의 수를 활용하여 사고할 것인가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강생의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이 직면한 문제점 또한 존재한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수강률 저조, 분반 간 교과 운영의 이원화, 담당 교수 확보의 어려움 등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S대학에서 당초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을 개발할 때는 모든 계열 학생들이 필수 이수해야 하는 공통필수로 지정하고자 했으나, 공통필수교양 학점 수 증가로 인해 현재는 선택필수교양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결과,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수강률이 이공계열 학생에 비해 저조하다(<표 4> 참조).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수강학생 계열 분포 현황

2020~2021학년도 2년 동안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수강생들의 계열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이공계열에 속하는 생명산업과학대학과 공과대학 수강생들이 약 64%에 이른다. S대학의 생명산업과학대학과 공과대학 학생들이 입학 정원 기준 전체 학생의 약 50%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생명산업과학대학 및 공과대학 학생들의 과목 수강 희망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인문사회계열에 속하는 사회과학대학 및 인문예술대학 수강생 비율은 약 24%에 불과했다. 이는 사회과학대학 및 인문예술대학 학생이 입학 정원 기준 전체 학생의 약 32%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수강 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수강률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 교과목이 수학 관련 교양교과목이 아닌, 수로 이루어진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해석에 기반에 둔 사고력 증진 교과목이라는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아울러 정량적 사고가 이공계 학생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이 아님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교과목 수강 만족도에 대한 서술형 평가를 살펴보면, 사고력 증진에 도움을 받았다는 응답 이외에도 많은 학생이 이 교과목을 통해 엑셀, 스프레드시트 등의 활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고 응답하고 있었다. 이는 학생들이 엑셀, 스프레드시트와 같은 도구 활용 기능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러한 도구 활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보다는 정량적으로 사고하는 법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의 보완이 필요하다. 이는 실생활에서 정량적 사고가 요구되는 다양한 사례를 발굴하고, 학생들이 정량적 사고를 통한 자기주도적 문제 해결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수업 방식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제공할 사례 개발 과정에서도 인문사회계열 전공 교수가 함께 참여한다면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에게도 적합한 사례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의 또 다른 문제점은 분반 간 교과 운영 내용이 이원화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S대의 경우, 사범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일부 분반에서는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 시 소프트웨어 활용법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고 앞서 밝힌 바 있다. 이는 2시간/2학점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를 모두 아우르려고 하다 보니, 실제 교과 운영 시 시간 부족이라는 한계에 부딪힌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일부 분반에서는 소프트웨어 활용법 중심의 컴퓨팅 사고 증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일부 분반에서는 이 연구에서 다룬 바와 같이 정량적 사고 증진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이원화되어 운영되었다. 이러한 교양교과목 운영 방식은 교양교과목 운영의 표준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교과목을 ‘정량적 사고’ 역량 중심의 교과목과 소프트웨어 활용 교육을 통한 ‘컴퓨팅 사고’ 역량 중심의 교과목으로 분리하는 방안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초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개발 시 고려했던 컴퓨팅 사고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고려하여, 교육 내용을 재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분해, 패턴 인식, 추상화, 알고리즘’이라는 구성 요소 세분화를 통해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컴퓨팅 사고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사고 개발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운영의 문제점은 교과목을 담당할 전문 교원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S대학에서는 매 학기 9~13개 정도의 분반이 개설되고 있다. 각 분반의 담당 교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전임교원이 담당하고 있으며, 화학과, 컴퓨터교육과, 환경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첨단부품소재공학과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가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학과의 교수가 교과목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S대학에서는 워크숍 개최를 통해 과목 운영의 표준화와 내실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전략적으로 개발한 선택필수교양 교과목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매년 수업 운영 평가를 실시하고도 있다. 이렇다 보니, 이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다른 교과목에 비해 교과목 담당에 대한 부담이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익숙한 전공 지식이 아닌 새로운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 또한 높다. 이로 인하여 매 학기 담당교수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처럼 기존의 교육 내용이 아닌 새로운 교육 내용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교과목일 경우에는 교과목 담당 교수자가 교육 내용과 교수법을 연구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정책 지원이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과 같이 표준강의안 공유 및 워크숍 개최 등도 중요하지만, 신규 교양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자에게는 업적 평가 시 별도의 가산점이나 교수법 개발 연구비 등을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교수자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4. 결론

이 연구는 학생들의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증진을 목적으로 S대학에서 개발한 수를 기반으로 한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과목 운영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특정 대학의 교과목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있으나, 단지 특정 대학에만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아닌 현재 국내 대학의 정량적 사고력 증진을 위한 교양교육의 방향을 정립하는 데 주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특히, 기존의 수학 공식에 따른 문제풀이식 수업이 아닌, 계열과 관계없이 현대의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량적 사고를 훈련하는 수업으로서의 교과 운영의 가능성과 의의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연구에서 소개하고 있는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은 4차 산업 시대로 대표되는 사회변화 속에서 대학의 과학교양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했다.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이 도입된 지 2년 동안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성과와 한계가 모두 존재하나,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으며 정량적 사고에 기반을 둔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 증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교과목 운영의 개선을 위해서는 개별 교수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학의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와 같이 (선택)필수교양으로 운영되는 교과목의 경우에는 대학의 체계적인 지원이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이 연구와 같이 개별 대학의 교과목 운영 사례를 각 대학 간 공유함으로써 여러 대학에 관련 교육 내용을 확산시킬 수 있는 연대가 필요하다. 이러한 공유를 통해 관련 교과목의 교육 내용 및 운영의 한계점이 보완된다면, 디지털 시대에 부합한 과학교양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학의 교양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이 아닌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 증진을 위한 수업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과학 교양교육 역시 기초 도구 과목으로서 전공 진입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는 대학 과학 교양교육이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라 할 수 있으며, 향후에도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 증진을 위한 과학 교양교육 개발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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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혜영(2020). “21세기 핵심 역량 강화를 위한 대학 교양기초교육으로서의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분석”, 교양교육 연구 14(6), 한국교양교육학회, 147-159.
3. 김혜영, 이은하(2019). “대학 교양의 기초교육으로서 양적 추론(Quantitative Reasoning) 개설 현황과 분석”, 교양 교육연구 13(6), 한국교양교육학회, 29-55.
4. 심상덕, 박성훈, 최원호(2020).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개발보고서, 순천대 교양교육원(미발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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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최무영(2019: 50-57)은 과학적 사고를 이루는 요소로 ‘기존지식에 대한 의식적 반성’, ‘지식의 정량화’, ‘지식의 실증적 검토’, ‘지식의 반증 가능성’, ‘보편적 지식체계의 추구’를 제시한 바 있다.

2)

f(x)=1σ2πe(xμ)22σ2 의 형태로 μ와 σ는 정규분포의 평균과 표준편차에 해당한다.

3)

결국, 가우스함수는 특수문자와 제곱근으로 구성된 상수(A)와 지수함수(B)의 곱으로 분해되고, 지수함수 B는 다시 이차함수가 지수(C)이고 밑이 e인 지수함수로 분해된다. 지수 C도 분수가 포함된 이차함수로 분해할 수 있다.

4)

교육 목표는 “교과목의 교육 목적 또는 수업의 학습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되었다.”, “본 수업에서 증진하고자 하는 핵심역량이 명확하게 제시되었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5)

학습 내용은 “학습 내용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었다.”, “학습 내용과 활동이 핵심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6)

학습자 중심은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생 활동(퀴즈, 토론, 매체 활용)이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학습활동(퀴즈, 토론, 매체 활용 등)은 학습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학습활동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제공되었다.”의 3개 항목으로 구성됨.

7)

상호 작용은 “교수님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였다.”, “학생 간의 상호작용 기회가 제공되었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8)

평가 유용성은 “평가는 나의 학습을 검토하고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다.”의 1개 항목으로 구성됨.

9)

교육 목표는 “이 교과목 수강 동기와 실제 수업이 일치했다.”, “이 수업을 통해 컴퓨팅사고력 기반의 창의적 문제 발견 및 해결 능력이 증진되었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10)

수업 방법은 “담당교수는 다양한 학습자료 및 학습활동을 제시하였다.”, “담당교수는 학생이 수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파악하고자 하였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11)

수업 내용은 “수업 활동은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수업에서 해당 분야의 최신동향을 전달하였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12)

평가/과제는 2020학년도에는 “과제/시험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행되었다.”, “과제/시험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의 2개 항목으로, 2021학년도에는 “과제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행되었다.”, “과제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시험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시행되었다.”, “시험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의 4개 항목으로 구성됨.

13)

수업 성과는 “정보 분석 및 표현을 통하여 비판적 사고력이 증진되었다.”, “이 수업을 다른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다.”의 2개 항목으로 구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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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S대학의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주차별 강의 내용

주차 강의 주제 강의 개요
1주차 정량적 사고 및 컴퓨팅 사고의 이해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과목의 학습 목표와 강의 방법 등을 안내한다. 한 학기 장기 과제로 ‘자신만의 데이터 만들기’를 제시한다.
2주차 스마트한 클라우드 활용법: google G-SUITE를 이용한 수업 정량적 사고 증진을 위한 계산 도구로서 컴퓨터 및 스마트폰에서 활용이 가능한 G-SUITE의 ‘구글 스프레드시트’ 사용법을 안내한다. 또한, 편리한 데이터 공유와 수월한 공동작업이 가능한 ‘구글 드라이브’의 활용법을 익혀 학생들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우고자 한다.
3주차 데이터의 이해 및 스프레드시트 활용법 과학에서 알려주는 정보를 이해하거나 스스로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에는 데이터의 형식과 데이터를 이루는 수의 처리와 가공이 필수적이다. 이에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생산해 보고 생산된 데이터를 처리하여 표 혹은 그래프로 나타내는 방법을 배운다. 이를 통해 수로 표현된 데이터를 가공하는 법을 익혀 정량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주차 5주차 극과 극은 통한다: 원자에서 우주까지 내 손안에 과학이 밝혀준 극한의 작은 세계와 큰 세계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지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세계를 정량적으로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6주차 홀로 있는 수는 외롭다: 나누고 비교하라 정보로서의 수가 제대로 이해되고 해석되기 위해서는 비교가 필요하다. 수를 나눔으로써 단순 수치가 주는 왜곡을 막을 수 있으며, 이해하기 쉬운 정보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다.
7주차 백번의 말보다 한 장의 그래프가 낫다 다양한 종류의 그래프를 배우고, 그래프가 알려주는 정보들을 토대로 데이터를 해석하는 연습을 한다.
8주차 중간고사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한 정량적 문제 해결 역량을 측정한다.
9주차 정성적 정량화: 페르미 추론 기초적인 지식과 논리적 추론을 통해 답을 얻어내는 과정을 함께 찾아봄으로써, 정확한 값이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추론으로도 훌륭한 정량적 정보를 얻을 수 있음을 배운다.
10주차 거짓을 만드는 기술, 통계 빅데이터 시대의 통계는 미적분보다 중요한 수학 도구라 할 수 있다. 스프레드시트를 활용하여 통계 수치를 생산하는 법을 배우고, 무지와 왜곡이 합쳐지면 통계가 거짓이 되어 사회악이 될 수도 있음을 경험한다.
11주차 12주차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르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수많은 정보에 대한 데이터가 존재하며, 이 데이터를 활용한 해석을 통해 보이지 않던 새로운 정보를 얻어내기도 한다. 아울러 정보 간의 단순관계인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오독으로 생길 수 있는 정보의 왜곡에 대해 배운다.
13주차 독이 든 사과 (사이비 과학) 과학이 갖추어야 할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이비 과학 혹은 유사 과학의 예를 들어 논리적이지 못한 비과학적 사고의 폐해에 대해 알아본다.
14주차 발표 평가 학기 초 과제로 제시한 ‘자신만의 데이터 만들기’에 대한 우수 과제를 발표한다.
15주차 기말고사 한 학기 동안 배운 내용 전반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한다.

<표 2>

학사과 주관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에 대한 수업 평가 결과

학기 교육 목표4) 학습 내용5) 학습자 중심6) 상호 작용7) 평가 유용성8) 평점
2020-1 4.62 4.49 4.52 4.53 4.49 4.53
2020-2 4.57 4.45 4.49 4.49 4.55 4.51
2021-1 4.57 4.49 4.51 4.53 4.55 4.53
2021-2 4.53 4.44 4.50 4.54 4.55 4.51
평균 4.57 4.47 4.51 4.52 4.54 4.52

<표 3>

교양교육원 주관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에 대한 수업만족도 평가 결과

학기 교육 목표9) 수업 방법10) 수업 내용11) 평가/과제12) 수업 성과13) 평균
2020-1 4.27 4.50 4.36 4.28 4.36 4.35
2020-2 4.41 4.52 4.43 4.39 4.42 4.43
2021-1 4.34 4.45 4.39 4.41 4.43 4.41
2021-2 4.36 4.42 4.29 4.40 4.37 4.37
평균 4.35 4.47 4.37 4.37 4.39 4.39

<표 4>

<정량적 사고와 컴퓨팅 사고> 교과목 수강학생 계열 분포 현황

단과대 2020-1 2020-2 2021-1 2021-2 합계
빈도 (학기 중 %) 빈도 (학기 중 %) 빈도 (학기 중 %) 빈도 (학기 중 %) 빈도 (단과대 중 %)
본부직속 0  (0.0) 0  (0.0) 18 (3.8) 2 (0.5) 20 (1.2)
생명산업과학대학 4 (1.1) 207 (51.2) 41 (8.6) 187 (47.9) 439 (26.9)
공과대학 229 (64.1) 74 (18.3) 227 (47.4) 81 (20.8) 611 (37.5)
사범대학 68 (19.0) 29 (7.2) 49 (10.2) 28 (7.2) 174 (10.7)
사회과학대학 53 (14.8) 32 (7.9) 116 (24.2) 37 (9.5) 238 (14.6)
인문예술대학 3 (0.8) 62 (15.3) 28 (5.8) 55 (14.1) 148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