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 가치 재탐색을 위한 질적 연구

A Qualitative Study on Rethinking the Values of University with Changes in the Environment of Higher Education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2;16(6):83-101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2.16.6.83
서재영1, 이상은2
1 제1저자, 한남대학교 조교수, sjy406@gmail.com
1 Assistant Professor, Hannam University
2 교신저자, 안동대학교 조교수, eun000@anu.ac.kr
2 Assistant Professor, Andong National University
본 연구는 「뉴노멀 시대, 교육의 새로운 가치 탐색 연구: 고등교육을 중심으로」(서재영 외, 2021) 보고서 내용 중 저자들이 작성한 원고의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임.
Received 2022 November 20; Revised 2022 December 03; Accepted 2022 December 12.

Abstract

대학은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가진 교육기관으로서 시대마다 새로운 도전과제를 겪으며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선 대학은 다시 한 번 변화의 순간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의 변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 고등교육 이수자의 변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 등과 같은 유례없는 환경변화 속에서 대학교육의 질적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 연구는 최근 나타나는 고등교육의 환경변화 속에서 대학의 가치를 재탐색해 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은 질적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대학교육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주요 이해관계자 그룹은 대학교수, 기업관계자, 학생 및 청년, 그리고 정책담당자의 네 그룹으로 설정하였고, 집단별로 반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 결과는 각 집단별로 대학교육의 현주소와 문제점,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를 ‘변함없는 가치’와 ‘덜 중요해질 가치’, ‘더 중요해질 가치’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 공통적으로 지적된 대학교육 가치 변화의 방향은 “학생‘의 변화에 맞춘 대학교육의 변화 필요성, 대학교육의 대상, 범위 등에 있어 탄력적 운영 방식 및 세상과 소통하는 학문 추구, 그리고 학점과 학위의 자체의 가치 저하 등으로 나타났다. 학벌의 영향력이나 대학교육의 변화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 방향에서는 집단별로 다소간의 의견 차이가 나타났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교육의 가치를 거듭나도록 만들어가기 위해 재고해 보아야 할 과제에 대해 논의하였다.

Trans Abstract

As educational institutions with a long history, universities have constantly faced new challenges. Recently, universities are once again facing a moment of change. They are experiencing unprecedented environmental changes, such as demographic changes, socio-economic changes brought on by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changes in the number of high school graduates, and changes due to the Corona virus pandemic. Amid such momentous changes in the environment, social demands for qualitative development in university education are increasing.

With this in mind,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think the values of university education. In this study, the qualitative research method was used to analyze how the key stakeholders of university education view changes in certain values of university education amid rapid environmental transformations. The key stakeholders were grouped into four groups: professors, students and youth, corporate officials, and policy-related personnel, and semi-structured interviews were conducted for each group.

The results of the interview were compared for each group: the current status and problems of university education and the changes in the values of university education according to environmental changes (‘constant values’, ’values ​​to become less important’, and ‘values ​​to become more important’). As a result of the study, the consensus of each group was the need for changes in university education tailored to the changes of students called as the Z generation, the need to change the operating method in order to take advantage of the university’s strengths, and a decrease in the value of credits and degrees themselves. Different perspectives were given according to the aforementioned groups regarding the influence of academic background or desirable policy directions for changes in university education. Based on these research results, we discussed what should be taught in universities and how to secure accountability and publicity without undermining the autonomy of the university.

1. 서론

대학은 뿌리 깊은 역사를 가진 교육기관으로서 시대마다 변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클라크 커어(1995)에 따르면, 대학은 종교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된 사회 제도 중의 하나이다. 11세기 중세 유럽에서 볼로냐 대학이 탄생한 이래로 대학은 무려 천 년 이상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그렇지만, 대학은 고정불변한 모습이 아니라, 시대적 변화에 따라 늘 새로운 과제를 맞닥뜨리며 적응과 도태의 과정을 거쳐 진화해 오고 있다. 간략하게 살펴보면, 중세 유럽의 초기 대학은 지식의 자유로운 네트워크가 중심이었으며, 지식과 지성의 자유를 추구하는 조합단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16세기에서 18세기에는 인쇄술의 발달로 서적의 출판이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전쟁으로 인해 자유로운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당시 이와 같은 신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일부 대학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현재 대학의 성격과 유사한 근대적 대학이 독일에서 설립되었다. 근대적 대학은 국가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며, 당시 국가주의 사상의 확장과 함께 발전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요시미 순야, 2014).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21세기에 들어선 대학은 다시 한 번 변화의 순간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학교육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대학의 변화를 바라는 사회적 요구가 높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교통 통신 발달에 힘입어 가속화된 세계화는 다시 한 번 중세 초기 대학이 가졌던 자유로운 이동성을 보장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교육의 활성화 및 디지털화된 신 미디어 환경의 발달은 마치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이루어졌던 인쇄 혁명에 버금갈 만 하다. 당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대학과 그렇지 못하고 도태된 대학이 존재했던 것처럼, 지금의 많은 대학들이 대학교육의 가치를 시대적 변화에 비추어 다시 성찰하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최근 대학을 둘러싼 국내의 환경변화는 대학교육의 변화 방향을 한층 더 복잡하고 불확실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한국은 해방 이후 소위 “압축적 근대화”(사토 마나부, 2003)라고 불릴 만큼 짧은 기간 내에 경제 성장을 이룩하였고, 그 사이 고등교육은 급격히 팽창했다. 1960년 70개에 불과하던 대학이 2021년에는 202개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105,643명이던 대학생은 1,968,202명으로 증가했다(교육통계서비스 홈페이지). 지금까지 대학교육은 양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국가의 정치⋅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를 갖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교육 및 취업, 사회⋅경제적 계층 이동에 기여하는 개인적 가치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최근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격감, 기술의 발달과 평균 수명의 증가로 재교육 수요 증가 등과 같은 이수자의 성격 변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육매체의 디지털화 등은 대학이 직면한 유례없는 새로운 환경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교육은 이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전환의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물론 그동안 대학교육의 미래지향적 변화 방향을 탐색하기 위해 논의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며, 이미 여러 연구들이 수행되었다(교육부, 2013; 김영철 외, 2018; 임철일, 2018; 조옥경 외, 2019; 채재은, 2018; 최정윤 외, 2019). 이러한 논의들을 살펴보면, 대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하여 다양한 입장이 혼재하며, 어떤 쟁점에 대해서는 서로간의 입장이 상충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대학교육의 주요 가치에 관해 혹자는 대학은 학문 탐구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해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꼽는다. 한편, 다른 입장에서는 대학은 더 이상 엘리트 교육이 아니라 교양인, 시민을 양성하는 곳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이와 달리 대학은 사회가 요구하는 연구 성과를 산출해야 하며, 학생들의 직업 준비 교육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와 같이, 대학이 분명 새로운 환경변화 속에 노출되어 그 목적과 가치를 재고해 보아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대다수 동의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학교육의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는 일은 현재 다양한 입장에 서 있는 다수의 주체들의 목소리를 다시 경청하고, 각각의 입장의 논리가 무엇인지, 의견이 일치하는 지점과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 무엇인지 등을 세심하게 되짚어 보는 일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이 글은 최근 대학교육을 둘러싼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대학교육의 가치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살펴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대학교육의 현주소와 문제점, 그리고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 방향이라는 두 가지 쟁점에 관해 대학교수, 학생 및 청년, 기업관계자, 정부관계자들의 인식을 파악하고자 면담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면담에 참여한 네 집단의 입장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현재 국내의 맥락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대학교육의 변화 방향을 탐색해 보는 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론적 배경

2.1. 대학교육을 둘러싼 환경변화

대학교육은 최근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다. 다양한 환경변화를 꼽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네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저출산 및 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김진영, 2017; 반상진 외, 2013; 이영호, 2004). 인구구조의 변화는 대학의 입학자원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학생 수 감소로 인해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대규모 미충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대학보다는 비수도권 대학의 미충원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대학 규모가 작을수록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동아일보, 2021. 05. 20.). 이와 같은 미충원 현상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2024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교육부, 2021. 05. 20.). 개별 대학의 차원을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볼 때, 이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를 의미한다. 생산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며,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대학교육의 질 제고나 노동시장 적합성 등의 심도 있는 논의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둘째,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사회⋅경제적 변화와 관련된다(백승수, 2017; 성태제, 2017; 이혜정 외, 2019; 조헌국, 2017).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초연결 사회 등 미래 사회가 가져올 산업구조 및 고용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이 요구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개별 대학의 교육이나 연구뿐만 아니라 대학 간의 공유⋅협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조옥경 외, 2019), 산⋅학⋅연 연계와 협력을 통한 대학의 체제 혁신 및 연구개발 성과 제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최정윤 외, 2019).

셋째, 고등교육을 이수하는 사람들의 변화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을 이수하는 사람들의 변화는 크게 이수하는 사람의 비율 변화와 이수하는 학생의 특징 변화의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고등교육을 이수하는 사람의 비율 측면에서는 1970년 5.4%에 불과했던 고등교육 취학률이 2000년 52.5%로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0년에는 70.4%에 이르렀다(한국교육개발원, 2020). Trow(1973)에 의하면, 고등교육 취학률이 15% 미만일 경우 엘리트 교육 단계, 15~50%에 이를 경우 대중화 교육 단계, 50% 이상일 경우 보편화 교육의 단계에 해당된다. 즉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1970년대 엘리트 교육에서, 2000년대 이전 대중화 교육을 거쳐, 현재는 보편화 교육 단계에 이르는 동안 고등교육의 목적, 역할, 성격 등도 함께 변해왔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고등교육을 이수하는 학생의 특징 변화를 살펴보면, Z세대 대학생들은 경제적 박탈감을 겪고 있으며, 개인적 가치와 현재적 가치를 중시하는 특징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째, 2019년 말에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한 대학 환경변화도 눈에 띈다(유정아, 2020; 최현실, 2021; 홍성연, 2020). 언텍트(Un-tact)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를 맞아 온라인 교육방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면교육을 디지털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 교수 학습 방법 개발 등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조선일보, 2020.10.30.).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학습 모델의 적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 이전부터 도입되었으나 광범위하게 활용되지 못했던 블렌디드 러닝이 다양한 수업에 적용되기 시작하였으며, 달라진 학습 환경 속에서 학습자 중심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한국대학신문, 2020.12.07.). 현재 다시 대면수업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후에도 학습자 중심 수업을 위한 에듀테크 활용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2.2. 대학교육의 가치

가치는 “대상이 인간과의 관계에 의하여 지니게 되는 중요성”(표준국어대사전)을 의미하는데 그 관계는 사회적 관계일 수도 있고 개인적 관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관계의 중요성은 환경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따라서 대학교육이 인간에게 주는 중요성인 대학교육의 가치는 그 가치가 사회적 가치를 의미하는지 개인적 가치를 의미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며, 대학교육의 사회적 가치 또는 개인적 가치도 시대 변화나 대학교육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학교육은 전통적으로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측면에서 공공재(public goods)로서의 가치가 있다(Kezar, Chambers, & Burkhardt, 2005; Marginson, 2012). 대학교육의 공공재로서의 가치는 몇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는 바, 첫 번째는 인재양성의 기능이다. 대학교육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그 혜택을 사회 전체가 누릴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는 지식의 생산 기능이다.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을 생산하고, 대학이 생산한 지식은 사회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세 번째는 더 나은 시민 양성의 기능이다.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자원봉사와 같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여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대학교육은 공공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는 사유재(private goods)로서의 가치를 갖기도 한다. 개인은 대학교육을 이수함으로써 직업과 관련된 기술 및 지식을 배우는 것, 네트워킹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 졸업 후에도 지속될 문화적 소양을 함양하는 것, 배우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끼는 것 등과 같은 다양한 개인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Kezar, Chambers, & Burkhardt, 2005). 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은 대학생들에게 일종의 지위재(positional goods)로서의 가치도 있다. 물질재(material goods)와 다르게 지위재는 상대적인 위치와 희소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위재는 아무리 공급을 늘리더라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희소한 것을 위한 경쟁은 줄어들지 않는다(Hirsch, 1976). 따라서 대학에 따라 지위재의 성격의 강도가 달라지는데, 엘리트 대학일수록 지위재의 성격이 강하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대학이 가진 사회적인 가치와 개인적인 가치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대학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따라 역동적으로 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말하자면, 대학교육의 가치는 중립적인 관점에서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을 넘어서서, 특정 맥락에서 새로운 가치가 요구되기도 하고 종래에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가치가 점차 사그라들기도 하는 구체적인 역동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먼저 대학의 사회적인 가치 변화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면, 과거에는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의 개발, 즉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했으나, 앞으로는 산업과 경제의 발달에 따라 인적자원의 개발뿐만 아니라 연구를 통해 얻어진 지식과 기술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OECD, 2014; OECD, 2018; OECD, 2020).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대학의 고유한 기능 중 하나인 연구의 수월성, 특히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대학의 개인적인 가치 변화와 관련해서는 국가의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교육 기회가 확대될수록 대졸자의 교육 투자수익률은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Psacharopoulos & Patrinos, 2004). 대졸 노동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대졸 학력의 상대적인 가치가 하락하여 대졸자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ECD 회원국을 기준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에 비해 평균적으로 1/3 이상의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OECD, 2019).

소위 뉴노멀 시대 대학교육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 시대 대학의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대학의 가치 변화 방향에 대해서는 정해진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입장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학교육을 받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개인적 가치에 관심이 더 많을 것이고, 대학이 배출하는 인재를 활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숙련된 노동력을 확보하는 일이나,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또한 대학에서 직접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교수 그룹과 정책을 기획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그룹도 각자의 입장에서 대학의 가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교수, 학생 및 청년, 기업관계자, 정책관계자의 목소리를 통해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학의 가치가 현재 국내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3. 연구 방법

3.1. 연구 참여자

이 연구에서는 최근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에 관한 다양한 시각을 살펴보고자 대학교육과 관련된 집단을 면담하였다. 구체적으로 대학교수, 기업관계자, 학생 및 청년, 정책관계자 등 네 그룹으로 나누어 각 집단별로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 참여자는 전문가 8인으로부터 자문을 얻어 그룹별 면담 참여자 선정기준을 정하고, 이에 맞는 참여자를 추천받아 면담 참여자 풀을 구성하였다. 이후 면담 참여자 풀의 우선순위별로 섭외하여 면담 참여가 가능한 사람으로 집단을 구성하였다.

그룹별 면담 참여자 풀 구성 시 적용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교수 그룹의 경우는 대학협의체나 교양교육협의회 등에 활발하게 참여했고,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운영 및 평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교육의 실태에 대한 식견이 높은 참여자를 포함시키고자 하였다. 둘째, 기업관계자 그룹의 경우, 기업 내 인력개발 업무를 담당하거나 대학과의 교류 경험이 있는 참여자를 선정하였다. 셋째, 학생 및 청년 그룹은 청년 연합체 혹은 정부 및 지역 청년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운동의 일환으로 대학교육의 질 개선에 관심이 높은 참여자들을 추천받았다. 마지막으로, 정책관계자 그룹은 고등교육 관련 사업이나 연구 경험이 풍부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이나 교육부에서 고등교육 정책 관련 경험이 풍부한 업무 담당자를 선정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섭외된 연구 참여자들의 배경을 간략히 소개하면 <표 1>과 같다.

그룹별 면담 참여자의 주요 특징

3.2. 자료 수집 및 분석

이 연구의 주된 자료 수집 방법은 연구 참여자들과의 면담이다. 면담은 사전에 구성된 초점 질문을 바탕으로 반구조화된 면담 형태로 진행하되, 면담 과정에서 참여자와의 대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초점 질문은 공통 질문과 집단별 선택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초점 질문 구성 후 전문가 8인으로부터 안면타당도를 검토 받아 내용을 보완하였다.

최종적으로 채택된 초점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통 질문은 주로 대학교육 전반에 관한 인식으로 대학교육에 영향을 주는 주요 환경변화에 관한 인식, 대학교육의 과거, 현재, 미래 가치 변화에 대한 생각 등을 물어 보았다. 집단별 선택 질문은 연구 참여자들의 서로 다른 경험 속에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대학교육의 의미와 가치에 관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고안되었다. 대학교수들과는 대학에 근무하는 동안 교육의 급격한 변화를 실감하게 된 경험이나 사례, 학생들의 변화에 대한 인식, 대학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관해 동의하는 점과 동의하지 않는 점 등에 관해 면담하였다. 한편, 기업관계자들에게는 신입사원 채용 시 우선적 고려사항, 신입사원들의 업무 능력 및 태도에 비추어 볼 때 현재 대학교육에서 충분히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과 아쉬운 점 등을 중심으로 질문하였다. 학생 및 청년들에게는 자신이 경험한 대학교육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과 불만족스러운 점, 대학 졸업 후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꼭 배우고 싶은 것 등의 질문을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정책관계자들에게는 현재 대학교육 개혁과 관련하여 정부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변화시키고자 하는 점, 대학교육 변화의 현실적 걸림돌 등을 초점 질문으로 물어보았다.

연구자들은 연구 참여자 섭외 및 면담 내용과 관련하여 연구윤리 심의 과정을 거쳤으며, 본격적인 면담은 2021년 7-8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면담 자료는 집단별로 1회씩 약 2-3시간에 걸쳐 온라인 회의를 통해 수집되었다. 면담 전 초점 질문을 참여자들에게 먼저 공유함으로써 참여자들이 대학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진 후 면담에 임하도록 하였다. 수합된 자료는 연구 참여자들의 동의하에 모두 녹음한 후 전사하였다. 연구자들은 전사 자료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고 면담 자료에 나타난 주제를 정리하였다. 분석 과정에서 집단별 특징, 공통점과 차이점 등을 염두에 두고 연구자들 간에 여러 차례 논의하였다. 연구의 마지막 단계에서 연구자들의 해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등교육 전문가들과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편향된 해석이 없는지 검토 받는 과정을 거쳤다.

4. 연구 결과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대학교수, 기업관계자, 학생 및 청년, 정책관계자의 네 입장에서 살펴보았다. 각 입장을 대학교육의 현주소와 문제점,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의 두 측면으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이 가운데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는 ‘변함없는 가치’, ‘덜 중요해질 가치’, ‘더 중요해질 가치’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4.1. 대학교수의 시선

4.1.1. 대학교육의 현주소와 문제점

① 변화하는 대학생들: “Z세대”, “개인주의”, “능력주의”, “공정성 민감”

면담에 참여한 교수들은 요즘 만나는 대학생들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소위 Z세대라고 불리는 학생들은 여러 측면에서 이전 학생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그들은 “나의 목소리”, “1인칭 말하기”가 중요해지고, 자기 발전에 관심이 많은 세대이다. 또한 교수들이 보기에 최근 대학생들은 공정성 문제에 매우 민감하며, 공정성을 개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성과가 주어지는 능력주의와 연결시켜 인식하는 경향성을 띤다. B 교수는 학생들이 평가 점수의 공정성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험에서 이러한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점수에 너무 민감해서 내가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미가 보이면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의 이러한 변화를 “대학의 가장 큰 위기”라고 느끼는데, 자칫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지나친 경쟁과 의심이 교수와 학생 간의 신뢰 관계를 해치게 될까봐 우려했다. 이와 관련하여 A 교수는 최근 대학교육이 점차 보편교육이 되면서 대학 학위가 어느 정도의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 주던 과거와는 달리, “경험적 증거와 무관하게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쟁은 더욱 심각해지고, 우리 부모 때는 저렇게 힘들지 않았는데 왜 나는 힘들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회의 불공평함에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한 것은 곧 개인의 능력에 따라 성과나 보상이 주어지는 “능력주의”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② 학생 이해가 부족한 교수들: “소규모 엘리트 교육을 받은 교수들, 학생 필요에 민감하지 않아”

대학교육이 소수 엘리트 교육에 초점을 맞추던 시대가 지나고 현재 보편교육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교수들도 교수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고 한다. A 교수는 엘리트 교육을 받은 교수들에게 대학교육의 의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 정도일 뿐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을 이해하는 데에는 크게 민감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언급하였다.

대학교수들은 교수자 훈련을 단 한 번도 받은 적 없이 교수자가 돼서 학생의 요구나 필요에 대해서 민감하지 않았겠구나, 더군다나 소규모 엘리트 교육을 하던 시절의 우리 교수님, 제가 대학을 다녔던 시절에는 더 그러셨겠구나. 아이들한테 필요한 게 무엇이고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이런 생각은 안 하시고 당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 나오는 거로 끝내셨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A 교수)

D 교수는 주변 동료 교수들이 “우리 때는 이랬는데, 요즘 애들은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어”라고 푸념하는 것을 곧잘 목격하지만, 이런 교수들의 반응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였다. 학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교수들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신임교수 채용 시 주된 평가 기준을 강의 능력보다는 논문 실적으로 삼는 관행 또한 교수가 학생의 변화에 무딘 수업을 하게 만드는 간접적인 조건이라고 보았다.

③ 의미를 잃은 대학 수업: “수업은 성적 받기 위한 것일 뿐”

대학 수업은 교수가 학생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활동이지만, 교수들의 경험 상 학생들이 “수업에서 뭘 배우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한다. C 교수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현재 대학생들에게 “수업은 성적을 받기 위한 것”으로서의 의미가 강하고, 대학 수업에서 새로운 내용을 배운다는 기대가 적어진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온라인 시대에 학생들은 자신들이 필요한 내용들을 대학 수업이 아니어도 다른 곳에서 취사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 동기는 졸업을 위해 필수로 정해져 있는 것들을 이수하고 학점을 잘 받기 위함 정도라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는 가운데 학생들이 여러 형태의 비대면 수업 중 소위 “녹강”이라고 불리는 녹화 강의를 선호하는 경향성도 교수가 말하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외워서 시험 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언급되었다.

④ 삶의 주체로서 자기 형성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

교수들은 현재 대학생들이 스스로 삶의 주체로서 살아가는 힘이 부족해 보이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였다. Z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지금의 대학생들은 개인화 경향이 강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는 힘”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C 교수는 학생들 간의 “본인의 삶을 만들어가는 능력 격차”를 이야기하였다. 그는 중등학교에서는 성적에 따른 지적 능력의 격차가 문제가 되지만, 현재 대학에서는 자신의 삶의 중심을 잘 잡고 헤쳐 나가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의 간극이 더욱 커지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대학은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면서 달려가고 있지만, 과연 “그 안에 학생이 제대로 실려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A 교수도 학생들의 “자기 생산 능력”, “자기 창조 능력”, “자기 형성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특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온라인 학습 환경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났지만,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을 접하면서 “학생들이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4.1.2.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

① 변함없는 가치: “연구, 교육, 봉사, 그리고 펀더멘털한 것”

교수들은 현재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대학도 변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교육, 봉사”라고 하는 대학의 고유한 기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내용과 방법은 달라지겠지만, 대학은 가장 기본적인 것, “펀더멘털한 것”을 가르치는 데 충실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면담에 참여한 모든 교수들이 동의하였다. D 교수에게 “펀더멘털한 것”이란 인문학이나 자연과학과 같은 학문의 내용뿐만 아니라 학문 고유의 방법론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지엽적이고 전문적인 것들을 꿰고 통합할 수 있는 안목이자 세계관”, 혹은 “본질을 꿰뚫고 본질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표현되기도 하였다. 달리 말해, “펀더멘털한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세계의 구조나 자연 현상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것들은 여전히 대학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고, 대학교육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라고 교수들은 인식하였다.

② 덜 중요해질 가치: “암기하는 것”

새로운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대학교육에서 점차 그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하여, 교수들의 언급이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았으나, C 교수는 “암기하는 것”을 들었다. 대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얻는 것이 지식 그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여전히 이런 생각을 가진 교수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미래 사회에서 대학 수업의 새로운 의미에 관해 교수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③ 더 중요해질 가치

• 시민교육의 가치: “엘리트 교육에서 건강한 시민교육으로”

교수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대학교육의 중요성이 커질 가치와 관련하여, 대학교육이 보편교육의 일환으로 자리 잡게 됨에 따라 “엘리트 교육에서 건강한 시민교육으로”의 가치 변화를 언급하였다. D 교수에 따르면, 대학교육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그 대상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때, 대학교육의 대상을 소수의 엘리트로 규정해 온 관행을 넘어서서 “보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인재 양성 및 산업 기술 인력 개발이라는 특수하고 전문적인 목적 대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시민을 양성한다는 차원에서 대학의 사회적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교양교육의 가치: “새로운 자유교육을 향해”

교수들은 대학을 둘러싼 환경변화와 관련하여, 2000년대 이후 후기 산업사회로 진입하면서 소득 증가, 노동시간 감소, 개인 여유 시간 증가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노동 시장에 진출하는 시기도 점차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A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다른 한편으로 노동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생산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고, 향후 대학의 교양교육적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앞으로의 사회는 “개인의 시간”이 많아지는 특징을 보일 것인데, “이 시간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보낼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대학의 새로운 교양교육이자 자유교육이라는 것이다. 특히 B 교수는 교양교육의 성격과 관련하여, 종래의 인문학적 소양과 더불어, 현재와 같이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삶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과학적 스킬을 교양으로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라고 강조하였다.

• 실천적 지식의 가치: “주변 문제 해결을 위한 교수-학생 간 공동의 지식 창출 필요”

교수들은 대학이 대표적인 지식 창출 기관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해 왔지만, 이제 대학 바깥에서도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 제공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대학에서 생산하는 지식이 과연 “무엇을 위한 지식 창출인가?”를 다시 질문해 봐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B 교수는 겉으로 보기에 현재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은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교수는 연구비 따려고 연구하고, 학생은 스펙 쌓으려고 공부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사회가 대학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지식은 과거에 비해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대학교육에서도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인식되었다.

4.2. 기업관계자의 시선

4.2.1. 대학의 현주소와 문제점

① 학생의 자아정체성 정립의 문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혼란스러워함”

기업관계자들은 대학이 처한 현실을 살펴볼 때, 대학 안의 학생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불안, 정체성 정립의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공학 박사를 마치고 창업한 E 대표는 자신의 주변에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자신이 뭘 원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심지어 박사 말년까지도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이 현재 대학생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마련해 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최근에 많이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직장이나 사회 생활도 본인의 자아를 찾아가는 것, 자아정체성을 수립해 나가는 과정인데, 단순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이가 성인이 됐다고 해서 내가 뭘 제일 잘하고,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지에 대한 게 수립이 안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대학교육 동안에는 사실 사회로 나가기 전 단계에서 본인을 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E 대표)

E 대표는 기업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 사실상 대학에서 배우는 구체적인 내용은 “기초적인 씨앗” 정도의 의미만 지닐 뿐, 더욱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실천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능력이 결국 “리더십의 기반”이자 “창의적 문제 해결의 토대”가 됨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학생들이 이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점이 대학교육의 가장 큰 한계라는 것이다.

② 대학의 학점과 사회적 실천 능력 간의 괴리: “학점은 높지만 정답 없는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은 낮아”

기업관계자들이 보기에, 대학생들은 대학 수업에서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애쓰지만,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것이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갔을 때 실천적인 능력과는 괴리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모 대기업 인력개발원에 소속된 F 박사는 얼마 전 이슈가 되었던 『서울대에서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책에 언급된 현상이 지금의 대학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학 수업이 여전히 교수가 한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받아 적고 암기하고 정답을 맞히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을 잘 하는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면, 그런 과정에서 만들어진 학생의 성향은 기업에 와서도 상사의 말을 정답처럼 받아들이려 하겠지만, 더 이상 기업은 이런 인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부딪히게 되는 문제는 더 이상 답이 있는 문제가 아님을 고려할 때, 기업관계자들은 정답 맞추기 방식으로 획득한 높은 학점은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하였다.

③ 직접 경험 부족으로 인한 창의성 결핍: “책에 있는 것만 공부한 학생”

기업관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학에서 가르치는 것은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 보도록 해야 하지만, 현재 대학은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모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 중인 G 이사는 현재 기업에 들어오는 대학 졸업자들을 보면 “책에 있는 것만 공부한 학생”의 상태 혹은 “덩치가 산만 한 어린애”가 입사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비판했다. 고등학생 때 기본적인 인성교육과 진로지도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입시 구조에서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에 가서는 다시 취업에 대한 압박 때문에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로 책에 있는 것만 열심히 공부한 후 기업에 입사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한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듯 기업에 다니는 상태”가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고 진단하였다.

4.2.2.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의 가치 변화

① 덜 중요해질 가치

• 전공지식 및 직무교육의 가치: “대학에서 배운 것이 ABC라면, 기업에서 필요한 것은 αβγ”

급변하는 기업의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기업관계자들은 더 이상 대학에서 습득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직무에 그대로 적용할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대학에서 배우는 것과 기업에서 하는 일이 너무나 다르고, 기업에 들어온 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므로 대학에서 전공지식이나 직무능력을 익히는 것에 대한 기대가 낮았다. 이를 두고 G 상무는 “대학에서 배운 것이 ABC라면, 기업에서 필요한 것은 αβγ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잘 배워야 일을 잘 할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E 대표 또한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관계자들은 전문지식이나 직무능력보다는 오히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익히고 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규칙을 잘 지키는 것”과 같이 함께 근무하는 데 있어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자세나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대학교육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 학벌과 스펙의 가치: “학벌 자체가 무언가를 보장해 주지 않아”

기업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환경 속에서 중요성이 줄어들 가치와 관련하여 단연코 “학벌과 스펙”을 꼽는다. 학생들에게 “학벌과 스펙에 너무 목매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고 학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학벌 자체가 무언가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들의 기본적인 입장이었다. G 이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대기업의 사례를 들며 최근 디지털 본부에서는 학벌이나 스펙이 아무 소용이 없으며, 프로그래머의 경우 고졸이든 전문대졸이든 상관없이 “자신이 무슨 프로그램을 개발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야에 따라 학벌이 갖는 의미는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F 박사는 회사 내에서 사원들의 졸업 학교와 업무 성과에 관한 빅데이터 분석을 해 본 결과,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와 같이 인문계 분야의 경우 학벌이 실제 업무 성과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고, 실제로 신입사원 채용 시 학벌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이공계 R&D 분야의 경우 출신 학교와 수강 과목 및 학점이 실제 업무의 연구 성과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신입 사원 채용 시 학위와 학점을 간과할 수 없는 요소로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분야에 따라 학벌의 가치가 차이를 보이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기업에서는 소위 명문대 학벌과 고학점이 모든 것을 보장해 준다고 인식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학벌은 입사하는 단계에서 “이 사람은 ○○대 출신이니까 이 정도는 되겠지”라고 하는 기대 수준을 말해주는 지표가 될 지는 모르지만, 학점과 실무 능력 간의 괴리를 반복적으로 목격한 기업관계자들은 학벌의 중요성이 분명 줄어들고 있다고 인식하였다. 오히려 학벌, 학점, 스펙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대학에서 해당 분야에 관한된 “다양한 액티비티”, 그리고 실제 그 일을 하면서 그 사람 자체를 평가할 수 있는 “인턴십”이라고 강조하였다.

② 더 중요해질 가치

• 세상과 소통하는 기초 연구의 가치: “사회적 공유를 위한 퍼트림의 역할 해야”

기업관계자들은 대학이 지식을 창출하는 유일한 기관이었던 시대가 지나고 기업에서도 많은 연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에서의 연구가 갖는 차별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들은 무엇보다 대학의 연구 주제가 매우 광범위하고 사이클이 느린 것이 그 특징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하여, G 이사는 결코 대학에서 “기초연구를 하지 말라거나 혹은 연구 사이클이 짧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E 대표 또한 “대학의 연구와 기업의 연구는 논문화와 제품화의 차이”라고 설명하였다. 즉 대학 연구는 기업 연구와 달리 이윤 창출과 무관하게 “원천 기술 자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그 고유의 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대학의 연구가 세상과 소통하는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을 때”가 많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G 이사는 대학은 오래된 전통적 주제에 천착해 연구해야 하지만 “거기에 있는 인사이트는 계속 사회와 소통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F 박사 또한 대학에서 만들어진 지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서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그는 최근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강의를 하고, 그것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잘못된 의학 정보를 바로 잡고 최신 연구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돕고 있는 것을 모범 사례로 들었다. 유튜브나 무크 등 다양한 온라인 매체가 발달되어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연구 성과를 대학에 소속된 학생에게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퍼트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는 것이다.

• 대학교육의 다양성의 가치: “특정 대상, 특정 시기를 벗어나 평생학습 기관으로”

기업관계자가 보기에 대학은 여전히 “고등학생을 대학의 주요 고객”으로 한정해 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교육 대상의 다양화, 교육 목적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되었다. G 이사는 사회의 변화 속도가 빨라진 탓에 “젊어서만 공부해야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계속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은 “특정 대상만을 위하거나 특정 시기에 다녀야 한다는 개념”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고객이 누구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 이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대학이 그냥 특정 대상만을 위한 것 혹은 특정 시기에 다녀야 하는 것과 같은 개념을 넘어서는 것이 선진국형 대학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G 이사)

실제로 E 대표는 공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벤처 기업을 운영하면서 경영학에 대해 배우고 싶지만, 다시 대학에 입학해서 배울 수는 없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에 따르면, “정보는 인터넷에 엄청 많지만, 잘 정리되고 잘 짜여진 커리큘럼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울 곳은 대학밖에 없는데”, 기존의 정형화된 대학의 운영 방식이 자신과 같은 외부자들에게 장벽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그 역시 앞으로 대학의 새로운 가치는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학생에게만 한정되지 않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4.3. 학생 및 청년의 시선

4.3.1. 대학의 현주소와 문제점

① 대학교육의 만족스러운 점: “도저히 찾기 어려워서 짜증” 그러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신선한 경험”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청년층에게 대학교육의 만족스러운 점에 대해 물었더니, H 학생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짜증이 난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방 대도시에 소재한 국립대에 재학 중이지만, 종합대학임에도 불구하고 문학이나 언어 등 다양한 교양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적었고, 대학에서 배운 것은 “전공에 대한 일차적 지식”에 불과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대학에서는 산학협력이나 지역사회 연계 프로젝트 등을 시도하지만, 그것과 관련된 소수 학과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교수로부터 일차적인 전공 지식을 배우는 것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하지만 그는 대학마다, 학과마다, 학생마다 대학교육의 만족도는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한다. 최근 주변 일부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진로탐색학점제”와 같은 변화를 의욕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대학 간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느낀 점을 말했다. 한편, 서울 소재 사립대를 졸업하고 청년단체에서 일하는 I 청년은 대학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으로 종합대학에서 “여러 가지를 탐색할 수 있었던 것”을 들었다. 동시에 그는 이와 같이 다양한 것을 탐색해 볼 기회는 사실상 대학이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졌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대학에서 주어지는 경험의 다양성 정도에는 차이가 있었으나, 면담에 참여한 두 사람 모두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을 “신선한 경험”이라고 이야기하였으며 대학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긍정적 측면으로 꼽았다.

② 대학교육의 불만족스러운 점: “토론 없는 강의”, “지식을 던져 받는 느낌”, “의미 없는 수업”

대학교육의 경험 중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서 두 사람 모두 수업 방식의 문제를 지적했다. 대형 강의나 토론이 거의 없이 이루어지는 전공 수업에 대해 “대학이 학원이랑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지식을 그냥 던져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학생회나 대학 밖 마을 공동체 관련 활동을 활발히 했고, 그 곳에서는 토론을 통해 배우는 기회가 많았지만, 대학 수업에서는 교수와 토론을 통해 배운 경험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대학교육이라고 하면 토론도 열심히 할 것 같고 수업도 열심히 들을 거라고 생각하고 입학하지만, 막상 들어가면 수업이 100명짜리 강의 이러니까 사실은 ‘학원이랑 별로 다르지 않은데?’ 이런 느낌이 없진 않죠. 물론 학습 방법이 다양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강의가 교양을 포함해서 100명짜리 강연이다 보니까 그 안에서 토론을 한다거나 이런 식의 교육보다는 그냥 수업을 듣고서 과제를 제출하고 이렇게 되는 것들이 저는 제일 좀 문제이지 않나 라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I 청년)

또 다른 한편으로 H 학생은 취업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수업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이 되어가는 분위기가 더욱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취업과 연결되지 않는 수업은 “필요 없는 수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타 대학으로 편입을 하거나 전공과 무관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대학 수업 그 자체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은 “소비자의 마인드로 수업을 재단”하는 자세를 취하며, 그들에게 대학 수업은 “교수 평가의 장”에 불과하다고 한다. 더군다나 강의평가를 무시할 수 없는 교수들은 그러한 학생들의 평가에 매여 “주체적으로 가르치기 보다는 평가에 쩔쩔매는 듯한 분위기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대학의 현주소라고 전했다.

4.3.2.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의 가치 변화

① 변함없는 가치: “학문적 소양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과정”과 “동료 관계”

대학교육을 경험한 청년의 입장에서 대학이 갖는 변함없는 가치는 학문적 소양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동료 관계 형성의 두 측면에서 논의되었다. I 청년은 학부 수준에서 대학은 여전히 “기초 학문”의 장이며, 학생들에게 학문이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학문이 시대적 흐름에 따라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관한 “다각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최근 대학 밖에서도 수많은 온라인 콘텐츠를 비롯해 배울 수 있는 곳은 증가했지만, 처음 학문을 접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 옥석을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 여전히 대학의 교육과정은 “하나하나 밟아갈 수 있는 체계적인 부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지며, 이 점은 앞으로도 유지되어야 할 대학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두 사람 모두 대학교육의 가치를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 “동료 관계를 통해 학습하는 곳”에서 찾았으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았다. 이들은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학교육의 큰 축을 차지하는 동료관계가 무너져 버린 것이 매우 안타깝지만, 대학에서의 배움은 교수와 학문을 통한 학습 이외에 선배, 후배, 동기 등 넓은 인간관계를 통해서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② 덜 중요해질 가치

• 학위와 전공 졸업장의 가치: “내가 이 분야를 전공했다는 정도의 표시일 뿐”

청년들은 학위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가치는 과거에 비해 현격히 낮아졌고, “학위 그 자체만으로 노동시장에서 먹히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인식했다. H 학생은 주변 대학생들을 보면 일단 대학에 들어가서 학위를 얻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만, 사실상 “학위의 지위가 많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학위의 전공 분야와 관련하여, 그것이 말해주는 바는 “내가 이런 분야를 전공했다는 정도”일 뿐 그 전공 학위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고 털어 놓았다. I 청년도 대학의 학위가 전공 학문 분야를 수학했음을 증명한다는 점에서는 유효하지만, 학위의 질적 수준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학위 그 자체가 노동시장에서 확실한 것을 보장해 주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인식했다. 예컨대, 과거에는 컴퓨터학과 졸업 학위 자체가 취업을 보장해 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학위 그 자체보다 실제로 코딩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가 훨씬 중요해 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학위의 가치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취업의 문 앞에 선 입장에서 I 청년은 점차 치열해지는 취업 경쟁 속에서 학위 그 자체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오히려 어느 대학의 학위인지는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고 보았다. “같은 학위여도 사실은 사회적으로 시장에서의 대우는 같지 않은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이제 경쟁이 대학 졸업 시 종료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현실을 바라보았다. 과거에도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 간의 격차는 있었지만, 그래도 취업 시 다시 한 번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가 주어졌던 반면, 현재는 대학 졸업생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취업률은 현저하게 낮아지는 변화에 직면하면서 서열이 낮은 대학의 학생에게는 “훨씬 더 심각한 열패감”을 주는 상황이라고 그는 현실을 이해했다.

• 경쟁력 강화를 표방하는 교육경험의 가치: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

면담에 참여한 청년들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많은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그러한 정책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효과로 귀결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들이 보기에 지금까지 대학교육을 이야기할 때마다 “국제 경쟁력 강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I 청년은 “시장 경쟁력, 자본의 논리, 취업률 비교” 등에 치우쳐 학과 구조조정을 하다 보니 피상적인 융합학과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H 학생 역시 대학 경쟁력의 척도로 산학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겉으로는 대학과 기업의 연계를 표방하나 “제대로된 협력”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산학협력을 통해 실제로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교육적 경험에는 무관심한 채 기업에 학생을 보내는 기회 제공 정도로 대학의 역할을 다 했다고 보는 방식에 대해 이런 식으로 이루진다면 “산학협력 자체가 없어져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에 대해 이제 좀 다르게 사고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청년들의 시선이었다.

③ 더 중요해질 가치

• 대학에서 꼭 배우고 싶은 것들: “내가 할 수 있는 일 찾기”, “열린 자세”, “생각하는 힘”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대학에서 꼭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청년들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능력”, “열린 자세” 그리고 “생각하는 힘” 등을 언급하였다. H 학생은 요즘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중인데, 자신의 전공 분야에 맞는 일자리만을 고집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공 분야와 일자리 간의 매칭이 느슨해졌고, 자신도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이것을 활용하여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알아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대학교육은 과거처럼 전공 분야에 적합한 일자리 목록을 소개시켜 주거나, 혹은 그 일자리에 맞는 지식이나 기술을 발달시켜 주는 것보다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는 능력” 그 자체를 기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되었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청년 세대는 여러 가지 갈등들, 예컨대 세대 간 갈등, 지역 간 격차, 온라인상에서 난무하는 혐오와 비난 등에 노출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학교육에서는 사회에서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편협한 고정관념으로 단정 짓지 않고 조화롭게 소통하고 협동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기를 수 있기를 기대했다. I 청년도 대학교육이 “좋은 삶이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필요가 있으며, 이는 정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대학 내에서의 여러 활동이나 인간관계도 중요한 자원이 되므로 학생들이 이에 관해 판단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보았다.

• 지역사회 문제해결 학습의 가치: “현장의 다양한 주체와 소통하는 배움”

대학에서 수행되는 연구가 대학의 테두리 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현장의 다양한 주체와 소통”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대학이 더 이상 유일한 지식 창출의 기관이 아닌 상황에서 대학의 연구와 수업도 지역사회나 관련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여 다각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H 학생은 대학 수업이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하고 그 결과물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이런 사례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 밖 활동의 일환으로 마을에 악취가 나는 하천을 어떻게 문화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지에 관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해당 시의 협조를 받아 주민동의서를 수합하고 이를 시의원 공약으로 제안하는 경험을 하였다. 그는 이러한 경험이 “진짜 교육 현장”이라고 생각하며, 향후 대학이 이와 같이 현장과 소통을 강화하여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4.4. 정책관계자의 시선

4.4.1. 대학의 현주소와 문제점

① 전통적인 대학 이미지 고착화: “학위 중심, 학부 중심, 연구 중심”

정책관계자들은 현재의 대학이 변화에 더디며, 전통적인 방식대로 “학위 중심, 학부 중심, 연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았다. A 국책연구기관에서 고용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K 센터장은 대학을 두고 “우리 사회에서 가장 안 변하고 있는 곳”, 시대의 변화가 어떠하든 “나는 나의 길을 가겠다는 태도를 취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B 국책연구기관에서 대학정책을 연구하는 J 본부장 또한 최근 학생 수가 급감하고 대학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기대와 수요가 생겨나므로 대학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부 학생들에 대한 교육 및 학위 제공, 그리고 교수 개인의 연구 중심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들이 볼 때 대학이 학부교육 중심의 학위 수여 역할을 벗어나서 실업자 훈련 등과 같은 새로운 역할을 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대학 운영 체계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고 보았다. 설령 일부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하는 교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학 자체의 적절한 지원 체계가 부족하고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에 막혀서 새로운 요구를 담당하는 일이 매우 힘든 상황이 대학의 현주소라고 언급되었다.

②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낮은 교수: “소극적 자세와 실천성 부족”

정책관계자들은 대학의 지역사회 연계 활동이 부각되고 있지만, 현재 교수들은 소속된 대학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역할을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K 센터장은 지역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수행하는 동안 여러 지역의 대학교수들을 만나 보았지만, 그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에 대해 잘 모르고, 더 문제는 “나는 디자이너야, 플레이어가 될 수 없어”라는 소극적인 자세로 실천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지역 기업과 대학 간의 연계를 위해 대학교수들의 집단지성이 기대되지만, 현실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교수들이 관심을 보이더라도 계획하고 설계하는 단계에서만 관여하려고 할 뿐, 그 이후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역할에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

③ 현행 대학교육 정책의 중점 사항: “글로벌 연구 역량 강화”와 “대학 구조 조정”

현재 대학교육 개혁과 관련하여 정부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글로벌 연구 역량 강화”와 “대학 구조 조정”의 두 가지 측면에서 언급되었다. 교육부 L 서기관에 따르면, 현재 정부에서는 국내 대학의 연구력을 세계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정부는 대학이 인공지능 등 급격한 기술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산학협력위원회가 신설되고, 정부의 이공계 대학 지원 연구비 규모를 계속 확대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대학 관련 교육정책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인구 급감에 대비한 대학 구조조정이었다. 그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많은 대학들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 현재 대학의 현주소이며,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여전히 그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합리적이고 수용성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 정부에서 중점을 두는 교육정책 중 하나라고 언급되었다.

4.4.2. 환경변화에 따른 대학의 가치 변화

① 변함없는 가치: “교육, 연구, 봉사의 큰 틀은 유효”

정책관계자들은 대학이 급격한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교육, 연구, 사회봉사”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고 유지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L 서기관은 “이는 대학의 숫자가 많다는 지적과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과정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적지 않지만, 그렇다고 하여 “대학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거나 기능이 약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비슷하게 J 본부장도 대학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내용과 방법은 달라질 수 있고, 달라져야 하지만, 대학이 기본적으로 해 오던 지식 생산, 축적, 전수를 통한 인재 양성의 역할은 변함없는 가치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② 덜 중요해질 가치

• 입직 시 학위와 학벌의 가치: “재능이나 능력을 더 우선시하는 분위기”

사회변화에 따라 대학교육에서 중요성이 줄어드는 가치와 관련하여 “학위의 가치”가 언급되었다. K 센터장은 노동시장 입직 시 학위 혹은 학벌이 가졌던 선별기능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였다. 과거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의 능력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학위와 학벌을 따졌지만, 최근에는 정부의 블라인드 채용 정책 등을 통해 이러한 경향성이 약화되고 있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능력”을 더 우선시 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노동 시장 진입 시 학위 혹은 학벌의 가치가 점차 줄어드는 것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입직 후 승진이나 보상 체계에 있어서는 여전히 학위나 학벌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소위 “사회에서 상위구조”에 해당하는 직위로 승진이나 보상 체계를 설계할 때는 여전히 학위나 학벌의 선별 기능이 작동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이 부분이 어떻게 되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경쟁적 성과주의에 기반한 양적 지표의 가치: “지표 수치만 높이는 데 올인”

정부의 대학에 대한 책무성 평가가 필요하지만, 그 지표 설정에 있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예컨대 교육부는 LINK나 BK 21와 같은 특수목적형 사업에 대해 사업 계획서부터 최종 결과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운영 전반에 대한 책무성의 기제로서 정량지표나 정성지표를 만들어 평가하고자 하지만, 대학 현장에서는 그 사업을 통한 본질적인 목적 추구보다는 단기적으로 “그 지표 수치만 높이는 데 올인하니까” 사업의 효과성이 낮다는 것이다. J 본부장은 그 단적인 예로 BK21 사업의 경우 SCI 혹은 SSCI 논문 편수 등 정량 지표를 중요시 하다 보니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국제학술 논문 편수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증가했지만, “실제 임팩트 있는 논문이 나오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정량 평가 지표에 치중한 결과 교수들은 논문으로 출판하기 쉬운 주제만을 선택하여 다량의 논문을 생산하지만, 과연 그러한 논문이 얼마나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것인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K 센터장 역시 지금까지 정부의 재정지원 방식은 경쟁적 성과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나, 단기적인 지표에 따른 성과 평가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오히려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역설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발상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았다.

③ 더 중요해질 가치

• 지역사회와 연계한 평생학습 기관으로서의 역할: “지역 주민의 생애교육 수요 충족”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평생학습 기관으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기대되었다. J 본부장은 지역에 소재한 기업이나 주민들의 교육적 요구가 있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의 생애에 걸친 교육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대학”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물론 현재 각 지역에 실업자 훈련을 포함한 일련의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다수 영세한 민간 교육 시설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교육의 질이 현저하게 낮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대학이 학부중심, 학위중심의 전통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평생학습 기관으로 거듭나는 것이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언급되었다. 이에 따르면, 대학은 현재 운영되는 지역의 평생학습 기관에 비해 체계적이고 질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츰 이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이렇게 대학의 역할이 바뀔 때 걸림돌이 되는 것이 대학교수라고 지적되었다. 기존의 전공 지식을 중심으로 학부생을 가르치고 학위를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성인 학습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에 교수들의 소극적인 자세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J 본부장의 의견이다. K 센터장의 경우에도 대학이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공공성을 도모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였다. 그렇지만 그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평생학습 교육의 범위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의견을 보였다. 그도 현재 이루어지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질이 형편없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역할을 대학을 중심으로 통합시키는 방식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지역연계 평생학습 기관의 역할은 기존의 “사적 영역에서 제공할 수 없는 것”에 한해서 행해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소간 차이를 보였다.

5. 논의 및 결론

최근 사회 곳곳에서 대학교육의 위기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의 대학교육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진단과 함께 그 의미와 가치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 연구는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네 주체들, 대학교수, 학생 및 청년, 기업 및 정책관계자가 바라보는 대학교육의 현주소와 변화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연구 결과, 대학교육의 가치 변화와 관련하여 집단별로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점과 의견의 차이를 보이는 점이 있었다.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첫 번째 사항은 학생의 변화가 뚜렷하고 이에 적합한 방향으로 대학교육의 성격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점이다. 이는 앞서 논의된 대학교육의 이수자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소위 Z세대라고 불리는 학생들은 개인주의적이고 공정성 문제에 매우 예민한 성향을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에 입학한 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자기정체성 정립에 혼란을 겪고 있으며,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실천해 갈 수 있는 힘이 부족한 특징을 보인다.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교수, 기업에서 신입사원과 함께 일하는 기업관계자, 그리고 학생 스스로가 이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였다. 학생 또한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을 대학에서 꼭 배우고 싶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대학이 지원해 줄 것을 원하고 있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변화는 대학교육에서 “엘리트 교육을 벗어난 시민교육”, “직업교육을 넘어선 교양교육”의 가치 즉, 공공재로서의 대학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짐을 시사한다.

두 번째 사항은 현재 대학교육의 실태를 비판하지만, 여전히 대학만이 할 수 있는 변함없는 가치를 인정하되, 그 운영 방식에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다고 인식한다는 점이다. 최근 대학 이외에도 지식 생산의 역할을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하여, 면담에 참여한 여러 주체들은 대학이 아닌 곳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는 있으나, 실제로 특정 분야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여전히 대학만한 곳이 없다고 지적하였다. 학생도, 교수도, 기업관계자도 비슷한 생각을 보였다. 이는 아직까지 대학이 기초 학문을 다루는 전문성 있는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는 또한 대학의 사유재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공공재로서의 가치에 대한 기대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변화가 급격하여 학부 과정에서 배운 전공 지식만으로 직업 세계에서 살아남기에는 충분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교육의 대상, 범위, 운영 방식 등이 좀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되었다. 직업 세계에 있는 성인학습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평생학습의 가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연구, 교육, 봉사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문의 성격과 관련하여서도,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학문은 누구를 위한 학문인가?”라고 질문을 제기하면서 상아탑에 갇힌 학문적 풍토를 강하게 비판하였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와 단절된 채 강의실 내에서 학문을 위한 학문으로 존재하는 상황, 그리고 대규모 강의실에서 토론 없이 교수의 일방적 강의로 던져지는 수업 상황 하에서 학생들은 그런 수업이 의미 없다고 느끼며, 수업의 존재 이유는 고작 학점을 채우고 졸업하기 위함 정도의 명분만 남아 있는 현실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의 일환으로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교수-학생 간 공동의 지식 창출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사항은 대학의 학점과 학위의 가치가 줄어들 것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는 대학의 지위재로서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대학교수들은 이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았지만, 학생 및 청년, 기업 및 정책관계자들은 모두 과거에 비해 대학의 학점과 학위의 영향력이 이미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그러할 것으로 인식하였다. 명문대 학위와 높은 학점이 취업을 보장해 주는 시대가 있었으나, 더 이상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여겨졌다. 기업관계자들은 대학의 학점과 직장에서의 실천적 능력 간의 괴리가 있음을 지적하며, 정답을 찾는 방식의 대학교육은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과 엇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였다. 학생 또한 대학에서 획득한 특정 분야의 전공 학위가 그 전공에 관해 일정 기간 수학했다는 징표일 뿐, 자신이 그 분야에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취업 시 과거와 달리 전공 분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만을 찾지 않고 그 범위를 확대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대체적으로 대학의 학위와 학점이 과거에 비해 사회 계층 이동의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에는 여러 주체들의 시각이 일치했다.

그러나 학벌의 문제에 대해서는 집단별로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기업관계자들은 이공계 박사 채용 시 학벌이 직무 능력과의 상관관계가 높아 여전히 학벌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 외 직렬과 분야는 지원자의 유관 경험, 실무 능력, 자세와 태도 등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뿐, 학벌의 영향은 거의 없어졌다고 언급했다. 정책관계자도 최근 블라인드 채용 등의 도입으로 학벌의 영향은 확연히 줄었다고 보았다. 다만, 정책관계자들은 입직 이후 승진 시 학벌의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학벌의 가치와 관련하여, 청년들의 입장은 다소 달랐다. 청년들도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구직자의 입장에서 볼 때 취업 경쟁이 어느 때보다 심하고 취업률이 낮은 현 상황에서 오히려 학벌이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인식하였다. 즉, 청년들은 소위 명문대가 아닌 대학 졸업생에게는 학벌로 인한 악순환이 연속될 수 있다고 인식한다는 점에서 다른 주체들과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대학교육의 변화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집단 간 관점의 차이가 나타났다. 현재 정부의 주요한 고등교육 정책은 글로벌 연구 역량 강화와 대학 구조 조정에 맞추어져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입장에서는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과기반 정책을 추진하고, 학생 수 급감 현상에 대응한 대학 구조 조정을 위해 대학의 책무성을 강화하고자 대학평가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방향에 대해 대학교수와 고등교육 연구자들은 대학이 단기적 성과에 집착하여 책무성 지표를 달성하는 것에만 몰입하게 함으로써 장기적인 질적 성장을 막고, 오히려 펀더멘털한 기초 학문의 체계를 변질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학생 및 청년들 역시 대학이 국제 경쟁력, 시장 경쟁력, 취업률 비교 등을 강조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아 왔지만, 그것이 대학의 학과 구조와 수업을 더욱 피폐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며, 교육정책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이 현재 직면한 환경변화에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대학교육의 가치를 새롭게 거듭나도록 만들어가기 위해 재고해 보아야 할 과제를 제시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대학의 공공재로서의 가치 중 우선적 가치는 미래 역량을 가진 인재양성에 있다고 볼 때, 현재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 및 수업을 통해 학습민첩성, 창의성과 같은 능력이 길러지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여러 연구 참여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더 이상 대학의 졸업장이나 학점 그 자체만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시대가 아니므로, 대학교육은 학생들에게 그들의 실제적 삶의 장면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도록 변화될 필요가 있다. 대학교육은 학생이 직업을 구하고 살아가는 데 단기적으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서 학생이 삶을 살아가면서 변함없이 필요한 능력들을 길러주기 위해 교육과정, 수업, 평가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해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소한 학생들이 “지식을 던져 받는 느낌”, “의미 없는 수업”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학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내용이 대학이 속한 지역사회와 학생의 삶과 긴밀한 관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대학 관계자들의 인식 전환 및 대학교수들의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대학의 고유한 가치로서 기초학문 육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대학교육의 보편화 시대에 요구되는 가치로서 더 나은 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양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대학은 비단 직업세계와 사회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전공지식이나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길러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가장 “펀더멘털한 것”을 가르치기 위해 기초학문의 토대를 다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건강한 시민교육”을 추구하는 교양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초학문의 발전과 관련하여서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최근 인문학을 포함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본다. 이와 함께 교양교육의 강화를 위해서 대학 차원에서는 학부 교양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를 재정비하고 교육 내용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금의 대학생들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혼란스러워하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에 관해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향후 교양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배움에 주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는 힘, 소위 “학생 주체성”을 길러주기 위한 새로운 자유교육의 모습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학과제의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기초학문 관련 학과의 입학 정원 부족 문제, 학부 과정에서 교양교육의 비중 조절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요구된다.

셋째,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대학의 책무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앞서 연구 결과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많은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그와 같은 정책이 대학교육의 질을 실제로 높이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대학과 기업의 연계를 표방하지만 제대로 된 협력은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 융합학과라고 하지만 이질적인 두 과를 물리적으로 단순히 합해 놓은 사례 등에 관해 교수, 학생, 정책관계자들은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정부가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세부 지표를 중심으로 대학의 가시적 달성 정도를 단기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은, 자칫 겉으로 보기에는 각종 사업을 통해 무엇인가 변화를 추구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끝나면 남는 것이 없는 공허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다른 방식의 정책적 가능성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에 공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이상 대학교육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기 위해 지원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성을 확보하는 기제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담보할 것인지, 그리고 학문의 자유 및 대학의 자율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서는 앞으로 계속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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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그룹별 면담 참여자의 주요 특징

면담 그룹 인원(명) 참여자 성별 소속기관 또는 경력
대학교수 4 A 교수 수도권 소재 A사립대 사회과학대 교수
B 교수 비수도권 소재 B사립대 공과대 교수
C 교수 수도권 소재 C사립대 기초교양대학 교수
D 교수 수도권 소재 D사립대 자연대 교수
기업관계자 3 E 대표 공학 박사 학위 취득 후 벤처 기업 CEO
F 이사 대기업 이사
G 박사 교육학 박사학위 취득 후 대기업 HR 부서 근무
학생 및 청년 2 H 학생 비수도권 소재 H사립대 학생
청년정책관련 위원회 활동 경험
I 청년 청년단체 근무(사무처장)
정책관계자 3 J 본부장 A 국책연구기관 본부장
K 센터장 B 국책연구기관 센터장
L 서기관 교육부 서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