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교양교육

Cultivating Science Literacy Through the General Education Curriculum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2;16(5):203-216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October 31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2.16.5.203
조은희
조선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 ehcho@chosun.ac.kr
Professor, Chosun University
이 논문은 2021년 조선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다.
Received 2022 September 20; Revised 2022 October 04; Accepted 2022 October 18.

Abstract

과학교육의 목적은 과학적으로 증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 대학 교양과학의 영역의 교육목표이자, 일반 교양교육에서 추구하는 목표와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한 교양수업에서는 과학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과학정보가 즉각적으로 일반인의 의사결정에 활용되곤 하는 최근 상황에서, 과학정보를 평가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부터, 실험 설계, 자료수집, 결과해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문이 출판되는 과정까지 이해하는 것은 과학적 사고와 더불어 과학정보를 활용하여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바탕이 된다. 그리고 이는 교양과학 영역에서 다루어야 하는 고유하고도 핵심적인 역할이다.

또한 과학적 소양을 지닌 민주시민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 쟁점을 다루는 다학제적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는 중등학교시절까지 개별 교과의 경계 속에서 배움을 얻어온 학생들에게 통합적 시각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다학제적 융복합 교육 통해 첨단 과학기술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깊게 성찰하고 때로는 다시 정립한다면 때로 갈등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 쟁점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는 교양교육의 전체적인 틀에서 고민할 때, 미래의 학생들을 위한 보다 바람직한 교육과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Trans Abstract

The goal of science education is to cultivate science literacy. Science literacy is the ability to find rational solutions to personal or social problems based on scientific evidence. This article emphasizes that cultivating science literacy is consistent with the goal pursued in general education.

It is essential to understand the process of scientific research in science classes in general education to cultivate science literacy. Understanding the process of scientific research includes raising problems, designing experiments, data collection, interpretation of results, publishing a paper, and so forth. The latest innovations in science and technology immediately affect the decision-making process of the public. This makes the ability to find and evaluate relevant scientific information even more crucial. Furthermore, teaching the scientific approach to problem-solving based on appropriate information, along with scientific thinking, is the unique and core role of the science class in general education.

Science literacy can be effectively achieved through convergent education that encompasses diverse academic fields in the framework of the overall general education curriculum. This type of convergence allows students to reflect on and sometimes re-establish images of oneself and society being changed by cutting-edge science and technology. This is the basic philosophy pursued by liberal arts education. By broadening our horizons through interdisciplinary convergence, students will be able to find clues leading to a deeper understanding and to a creative resolution of social issues related to science and technology that sometimes lead to social conflicts. One of the greatest strengths of general education in universities is that it can open an integrative perspective to students who have been learning within the boundaries of individual subjects until middle school. Collectively, cultivating science literacy requires deliberation and collaboration across diverse disciplines to create an effective general education curriculum for future students-ones who have to cope with the rapid social changes from scientific and technological innovation.

1. 머리말

모든 이들이 평생 과학을 배우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학생들은 초중등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상당한 시간을 과학 공부에 할애한다. 졸업 후에도 일상에서 수시로 과학과 관련된 문제와 마주친다. 그때마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이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최근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감염병이 전 인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들은 각자 다양한 경로로 새로운 질병에 대해 정보를 얻고, 그 한 줌의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결정을 내리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인 갈등이 야기되기도 했다.

일상에서 해결해야 할 과학 관련 쟁점이 늘어나면서 지난 세기부터 모든 사람을 위한 과학교육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Fensham, 1985). 새로운 문제에 마주쳤을 때 주어진 과학 정보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소양이 모든 사람에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과학지식에 통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과학교육은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과학적 기본 소양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이를 함양하는 방향으로 그 중심이 옮겨졌다(Osborne, 2007).

교육학자 존 듀이(John Dewey)는 한 세기도 더 전에 이미 과학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기존 과학교육이 방대하게 축적된 과학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정보의 일부를 임의로 선별하여 가르치거나 모든 내용을 조금씩 가르치려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Dewey, 1910). 과학을 가르치는 것은 과학적 지식 자체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그 지식을 찾아내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활용하고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가르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교육의 가치는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가르쳐서 관련 문제를 “과학적으로 사유하는 습관(the scientific habit of mind)”이 들도록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Dewey, 1910; 127).

증거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유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을 과학적 사고력(scientific thinking)이라 한다(Dunbar and Fugelsang, 2005). 과학교육을 통해 키워져야 하는 가장 기초척인 역량이다. 현재 초중등 과학 수업에서는 “과학적 문제 해결을 위해 실험, 조사, 토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 해석, 평가하여 새로운 과학 지식을 얻거나 의미를 구성하는” 과학적 탐구 중심의 학습을 지향한다(교육부, 2015). 이와 같은 탐구 과정에서 학생들이 과학적 사고력을 길러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탐구 중심 교육의 목표이다.

그러나 정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개발된 백신을 자녀에게 접종해도 될지 등의 개인적인 문제부터 원자력 발전의 비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인 자료를 근거로 하지만 최종 판단이 쉽지 않은 일들은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친다. 즉, 과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공식을 따르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며, 실제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과정에서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는 것 이외에도 필요한 부분이 많다. 최근 교양교육과정에서 과학교육이 강조되는 까닭도 이와 같은 현대 사회의 변화를 이해하고, 합리적이고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준비가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한 때문이다.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발표되는 연구논문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교양과학교육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조현모⋅장수철, 2021). 최근 연구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대학 교양과학교육의 현황(손향구 등, 2018; 김혜영 등, 2017), 융합교과목 개발 보고(남진숙, 2021; 윤혜섭⋅장수철, 2020; 안호영, 2015), 통합과학 교과서 개발(김원석 등, 2019). 수업 사례 보고(박돈하⋅장수철, 2018; 장수철⋅신주옥, 2017; 이은경 등, 2016)나 교수법에 대한 제안(박진희 등, 2018) 등이 주로 논의되어왔다.

이 글에서는 교양과학교육의 목표와 교양교육의 기본이념에 입각하여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양과학교육의 내용과 방법, 체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 실제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교육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과학교육에서 목표로 삼는 과학적 소양이 일반적인 교양교육의 목표에 부합된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3장에서는 선행연구를 통하여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교육내용과 이를 평가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성취기준을 소개한다. 4장에서는 첨단 과학기술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성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노력을 기울이는 시민교육의 필요성을 논의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교육은 교양과학의 경계를 넘어 범학제적인 융복합 교과를 통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우리 시대에 대학에서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해 교양교육 전반에서 그리고 교양과학 영역에서 집중해야 할 교육의 목표와 실천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한다.

2. 교양과학교육의 목표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 규정하는 교양과학의 성격과 교육목표를 이해하기 위해 27개 대규모 종합대학의 교육과정 소개 자료를 검토하였다.1) 이들 대학 모두에서 영역별로 골고루 학점을 이수하도록 하는 배분이수 제도를 취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문분야 또는 주제에 따라 배분이수 영역을 나누고 있었다(27개 대학 중 22개 대학). 인문-사회-자연 3개 영역을 기본으로 대학에 따라 영역을 더욱 세분하거나 통합 또는 추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역을 구분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이 가운데 자연 영역으로 분류될 수 있는 수학, 자연과학, 기술 분야에서 자연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박진희 등(2018:11)에서도 지적하였듯이 대학에서 교육과정 소개 자료에서 교양교육 전체의 목표 외에 세부 영역의 성격이나 목표를 적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여기서는 학생들에게 배분이수 각 영역의 세부 목표와 영역에 포함된 교과목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비교적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는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를 대상으로 교양과학 영역의 성격을 살펴보기로 한다.

서울대학교에서는 ‘학문의 세계’라는 대범주 아래 일곱 개의 배분이수 영역을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과학 관련 분야는 ‘자연과 기술’과 ‘생명과 환경’으로 나누어져 있다. 고려대학교는 ‘핵심교양’이라는 대범주 아래 역시 일곱 개의 영역을 두고 있으나 서울대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범주를 구분한다. 이 가운데 ‘과학과 기술’ 영역이 이 글에서 논의하는 과학 영역에 해당한다. 이들 대학에서 제시하는 과학 영역 설명문의 내용을 편의상 ‘목표’와 ‘개설 교과목의 특성’으로 구분하여 <표 1>에 정리하였다.2)

대학에서 제시하는 교양과학 영역의 교육목표와 특성

서울대학교 교양과정의 ‘학문의 세계’에서 둘로 나뉘어 있는 과학 영역의 성격을 요약하면, ① 과학의 기본 지식과 과학적 사고 능력 배양, ② 과학과 기술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 및 과학지식이 다양한 분야와 인간 활동의 제반 영역에 적용 시킬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함양하는 두 개의 목표로 정리할 수 있다(표 1). 고려대학교의 교양과학교육 목표는 “과학기술과 관련한 사회적 의사결정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간 형성”으로 적시되어 있으며 과학관련 분야의 원리와 지식을 참여적으로 학습한다는 교과목의 성격에서 서울대학교와 마찬가지로 과학의 지식과 과학적 사고능력 배양이 전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표 1).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교양과학교육의 목표로 설정한 내용은 ‘과학적 소양(science literacy)의 함양’과 내용이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적 소양은 다양한 방식으로 정의하고 있지만 과학교육의 내용이 교실을 벗어나 일상과 사회의 문제해결에 활용되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이명제, 2014; Laugksch, 2000).

우리나라 중등학교 현행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과학적 소양을 교육목표로 명시하고, “과학의 핵심 개념에 대한 이해와 탐구 능력의 함양을 통하여,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양으로 정의하고 있다(교육부, 2015). 최근에는 과학적 소양에 과학관련 사회적 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의 소양으로 공동체적 역량이 강조하는 추세에 있다(Liu, 2009; NAS, 2016). 현행 교육과정 이후에 개발된 미래세대를 위한 과학교육표준 연구에서는 과학적 소양을 “과학 관련 역량과 지식을 지니고 개인과 사회의 문제해결에 민주시민으로서 참여하고 실천하는 태도와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송진웅 등, 2019: 466).

대학의 교양교육에서도 과학적 소양의 함양은 중요한 목표가 된다. 미국과학한림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은 유치원부터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업 단계에서 학생들이 과학적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제도적, 재정적, 교육적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NAS, 2021). 우리나라 연구자들도 교양과학교육의 주요 교육목표 가운데 하나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제시하고 있다(김원섭 등, 2019; 손향구 등, 2018, 박진희 등, 2018).

대학 교양기초교육원의 표준 모델에 따르면 교양교육을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으로, 학업분야의 다양한 전문성을 넘어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보편적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다.3), 이를 서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양과학의 목표 그리고 과학적 소양의 정의(송진웅 등, 2019)와 나란히 비교하면 <표 2>와 같다.

교양교육과 교양과학 영역의 목표 비교

<표 2>를 살펴보면,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라는 교양과학의 교육목표는 교양교육에서 추구하는 전반적인 목표에 부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은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위한 중요한 중심축 가운데 하나다. 실천의 영역에서도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쟁점이 과학기술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상황에서 과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려지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은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나 사회의 고민거리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대부분 과학기술과 연관되어 나타날 미래사회에서는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 교양교육의 성취에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특히 미래사회의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실천의 영역에서는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만큼, 과학영역과 교양교육 전체에서 지향하는 목표 지점은 더욱 중첩될 것으로 보인다.

3.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교양과학 수업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미국과학한림원의 왕성한 활동을 주도했던 브루스 알버츠(Bruce Alberts) 전임 원장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과학교육의 목표를 4 단계로 확대할 것을 제안하였다(Alberts, 2022). 1단계 목표는 모든 사람이 과학자들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을 개략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알버츠는 존 듀이 이후 1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과학교육 현장이 여전히 과학지식의 전수 단계에 머무르고 있음을 한탄한다. 2단계는 과학적 사고력 및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이를 위하여 개발된 탐구기반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등과학교육 또한 과학적 탐구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며, 이를 통해 과학적 사고력, 과학적 문제해결력, 과학적 의사소통 능력 등을 함양하고자 한다(교육부, 2015).

3단계는 모든 사람들이 과학적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학계에서 합의하여 내린 결론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부연하자면 과학연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 연구 결과에 대한 평가와 판단 능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세포학 교재의 저자로 유명한 알버츠 스스로도 자신이 대학에서 가르치면서 이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음을 고백하면서 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4단계는 과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과학교육의 가장 야심찬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Dewey, 1910)

앞에서 중등학교의 과학교육과 대학에서의 교양과학교육이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교양교육의 성격에도 매우 잘 부합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해서는 알버츠가 제안한 과학교육의 1~4 단계 목표를 최대한 이루어 낼 수 있는 교육이 요구된다. 이 장에서는 대학의 교양과학 수업에서는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에 대해 선행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3.1.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교육내용

과학교육자들은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해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내용과 범위에 대해 상당한 합의를 이뤄냈다. 과학연구의 결과로 축적된 지식의 전달보다, 과학연구 활동이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과학의 특성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내용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Osborne et al. 2003; Cofré et al., 2019). 이를 교육학자들은 과학의 본성(nature of science, NOS)이라고도 하나, 이 글에서 ‘과학에 대한 이해’ 정도로 표현하기로 한다.4), 그 세부내용은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널리 인용되는 연구 중에서 과학자와 과학교육자, 과학사학자, 과학기자들이 델파이 연구방법을 통해 합의한 12 항목을 <표 3>에 정리했다(Osborne et al., 2003; Bartholomew et al., 2004).

과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 가르쳐야 할 내용

<표 3>의 ‘과학연구 과정에 대한 이해’를 보면 문제제기부터 연구결과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인 과학연구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습득함으로써 과학적 사고를 훈련하고 과학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과학적 방법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는 사실, 과학자들이 결과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단계를 거친다는 사실, 과학연구가 정해진 경로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에 의존하며, 논문발표와 전문가 동료평가의 과정 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학계에서 오랜 시간 검증되고 인정받은 과학지식은 비교적 쉽게 변하지 않지만, 새롭게 학술논문에 소개되는 연구결과는 실험 조건이나 방법 등의 변화에 의해 그 결과가 쉽게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시키고자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과학이 사회와 동떨어져서 별도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속에서 진행되는, 사람에 의해 수행되는 사회적 활동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과학교육 자체에서도 물론 충분히 강조되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과 관련된 여러 사회적 문제들을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면 단순히 과학 연구가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지닌다는 점을 이해하는 데서 그쳐서는 곤란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학제적 융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아래 4장 참조).

과학에 대한 이해를 위한 가장 대표적인 교수법은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과학적 사고력을 배양하도록 하는 것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서 탐구중심의 교육이 강조되고(교육부, 2015), 대학의 교양과학교육에서도 실험의 필요성과 유용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박진희 등, 2018; Gormally et al., 2009). 물론 지시사항을 그대로 따라하는 요리강좌 방식의 실험수업을 권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직접 문제를 찾고 탐구방법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과학자들이 과학연구를 진행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대학에서 이와 같이 열린 탐구 중심의 실험수업이 과학적 소양의 함양에는 도움이 되나 학생들에게 주는 부담이 큰 편이라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다(Gormally et al., 2009).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수업으로 또한 과학연구의 역사적인 사례를 탐구하는 수업이 권장되고 있다. 이는 대학에서도 교양교육이 자리 잡기 시작한 초기부터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이 활용되어온 수업 방식이다(송상용, 1978; Harvey, 1999). 엄선된 역사적 사례와 관련 논문을 통해 지금의 지식을 어떻게 알게 되었으며,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한 사례들에 대해 논의하고, 잘못 세워진 가설이나 편향된 해석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교양과학 수업에서 ‘과학에 대한 이해(과학의 본성)’를 위해 교과목을 개발하고 운영한 경험을 보고한 오준영 등(2013) 연구를 참고할만하다.

주제 중심의 과학수업에서도 해당 주제의 지식체계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와 같은 결과가 수용된 과정을 함께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해당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어떤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였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시도들이 있었으며, 어떤 방법을 통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게 되었고, 지금 알려진 사실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무엇이며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사실들은 또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다양한 교재 및 교수법 개발 등의 작업이 요구된다. 현재의 과학 교재는 주로 과학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취지로 집필된 과학 또는 과학사 교재에서는 과거의 성과를 지금의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과학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이 왜곡되기도 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3.2. 과학적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성취기준

과학적 소양의 함양에 대해서는 초중등 학생 대상의 연구가 주로 활발하게 수행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따라 구체적으로 교과목별로 단원별 또는 영역별 평가준거가 될 수 있는 상세한 성취기준이 개발될 수 있었다.5) 그러나 여기서 대학의 교양과정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학 수준에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해 학생들이 성취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또 수업에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 등을 구체화한 연구는 찾기 쉽지 않았다. 이에 두 편의 선행연구를 통해서 대학에서 과학적 소양을 갖춘 학생의 성취 기준에 대한 단서를 찾아보려 한다.

첫 번째는 비전공자를 위한 대학의 교양생물학 수업에서 과학적 소양을 함양한 학생들이 가져야 할 능력 또는 기술의 목록이다(Gormally et al., 2014). 과학적 소양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낸 지표로 여기서 만든 평가문항과 지표는 여러 연구에서 과학적 소양을 평가하는데 활용되고 있다(Shaffer et al., 2019). 두 번째 연구에서는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과학자와 과학교육학자 그리고 대학원생들의 의견을 수합하여 교양교육을 통해 과학적 소양을 갖춘 대학생들의 행동 특성을 도출했다(Vandegrift et al., 2020). 이들은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학생이 교양교육을 통해 갖추어야 할 과학적 소양의 구체적인 모습을 제시한다는 면에서 본 연구와 연관된다. 이들 두 연구에서 제시한 성취기준 목록을 범주화하여 <표 4>에서 비교하였다.

교양과학에서 과학적 소양 교육의 성취기준

<표 4>를 살펴보면 두 연구 모두에서 ‘과학에 대한 이해’, ‘과학정보에 대한 판단 및 이해’,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과학⋅기술⋅사회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단계부터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방법의 설계,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검증받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이 단계별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체득하는 것이 두 연구 모두에서 성취목표로 강조되고 있다(표 4, 과학연구 과정에 대한 이해). 이와 더불어 출처와 증거, 과학적 타당성 등을 바탕으로 자신이 찾아낸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강조되어 있다(표 4, 과학 정보에 대한 판단 및 이해). 두 연구에서 추출한 기준 항목의 수가 각각 9개 항목과 25개 항목으로 차이가 나고는 있지만 두 연구에서 평가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과학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과학자들이 어떠한 증거를 바탕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연구 결과가 어떻게 과학 지식으로 편입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일상과 사회 속에서 마주하게 될 문제를 편향이나 왜곡 없이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목표로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를 평가하기란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표 4>에는 대학의 교양과학 수업에서 과학적 소양의 성취도를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이들의 연구는 평가문항을 개발뿐만 아니라, 대학의 교양 과학 수업에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라는 광의의 목표를 구체화시킬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 교양과학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수용 방안

중고등학교까지의 과학교육과 대학에서의 교양과학 교육이 공통적으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대학의 교양교육에서는 중등학교에서 진행된 교육의 반복을 지양하고(백승수, 2017: 37), 대학 수준의 고등한 교육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지적 안목을 심화하는 동시에, 자율적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백승수, 2020: 18~19). 거의 매학기 과학 교육을 받는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을 통해 이수하는 과학영역의 교과목은 한 두 과목 정도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교양교육의 상황과 중고등학교에서의 학습경험,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에서 상황 등을 감안하여, 현재 우리 대학의 교양교육에서 특별히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두 가지 측면을 이야기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4.1. 과학정보에 대한 평가와 판단 능력 함양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거짓 정보가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을 타고 빠르게 전파되는 인포데믹(infodemic),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연구결과가 마구잡이로 전파되는 현상에 페이퍼데믹(paperdemic) 현상과도 싸워야 했다(이완수, 2021; Dinis-Oliveira, 2020). 이와 같은 거짓정보와 부실한 과학논문의 홍수 속에서 적절한 정보를 찾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반드시 이와 같은 위기 국면의 특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과학기술의 혁신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과학이나 기술의 혁신이 거의 즉각적으로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 결과 예전에는 학계에서 충분히 검증된 후에야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새로운 이론이나 기술이 이제는 시시각각 모든 사람에게 거의 생중계되는 수준에 이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과학연구에 반드시 수반되는 시행착오까지 일반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어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기도 한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는 해석을 하고, 새로운 과학기술이 던지는 급속한 변화에 구성원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일도 드물지 않다.

적절하고 믿을 만한 과학정보를 찾는 일은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어떤 정보가 믿을 만한지 그리고 적절한지를 판단하려면 그 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제공되었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의 직관과는 달리 과학연구를 통해 산출된 정보라 해서 항상 적절하거나 믿을만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면 어렵지 않게 유일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오해가 우리 사회에 매우 강력하고 견고하게 퍼져 있다. 과학 연구가 진행되는 모습은 이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이 차이만큼 과학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과학자가 새로운 문제에 도전할 때는 대체로 손에 잡히는 필요한 정보는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 정보가 많다면 굳이 새로운 연구가 필요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의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존재할 수도 없다. 결국 과학자들은 이런 저런 방법을 동원하면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는다. 겨우 그럴듯한 방법을 찾아 어떤 결과를 얻었다 해도 정말로 원하는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결했는지 확인하려면 또 다른 검증이 필요하다.

새로 사용한 방법이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절한 방법이라는 사실이 검증되더라도 끝이 아니다. 새로운 연구가 시작되는 초기에는 아무래도 정보가 부족한 까닭에 연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정보를 추가하면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일관성 있는 결과가 나온다 해도 그 결과에 대한 해석이 다양할 수 있어 모두가 일치하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아닌 경우도 많다.

어떻게 보면 이렇듯 주먹구구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과학연구 결과를 신뢰하는 까닭은 과학자들의 집단 지성이 오랜 시간 의심하고 검증하여 구축한 체계가 성공적이며 믿을 만하다고 인정받았기 때문이다(Hendrix et al., 2016; Dewey, 1910). 다만 과학에 대한 신뢰는 한 사람의 과학자가 아니라 과학자 공동체가 이루어낸 합의를 신뢰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Alberts, 2022; Oreskes, 2019, Hendrix et al., 2016). 그렇다면 과학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더불어 과학자 공동체에서 과학연구를 어떻게 검증하고 합의에 도달하는지도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닥치고 믿는 것은 과학적 사고와 거리가 멀다.

직접 탐구활동을 하거나 주어진 자료를 분석하고 구조화하는 훈련 등을 통해 자료와 경험을 근거로 추론하는 과학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과학적 사고력과 과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정보를 이해할 수 있고 신뢰성과 타당성을 평가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과학정보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라는 과학교육의 기본목표에 충실할 때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이다. 3장에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평가하는 성취기준에서도 자료의 출처와 자료의 질을 평가하고, 널리 활용되는 기본적인 연구방법과 자료처리 방식을 이해하고, 자료의 시각화와 시각화된 자료를 이해하는 능력을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표 4).

그러나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라는 교육목표를 향해 초⋅중⋅고등학교 시절 과학 공부를 해온 학생들에게 단기간의 대학과학교육에서 특별히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과학정보에 대한 평가와 판단 능력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 시대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능력으로 이는 과학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크게 신장될 수 있다. 과학연구 과정을 통해 과학 논문의 주장에 전제된 조건이 있으며, 다른 방법을 사용하거나 조건이 달라지면 논문의 결론이 변할 수도 있으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등의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한 편 한 편의 논문이 그대로 신뢰할만한 과학지식으로 수용되는 것은 아니며 이후 오랫동안 학계의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초기 연구의 시행착오에 그대로 노출되며 겪는 혼란이나 거짓정보와 과학논문으로 포장된 수준 낮은 연구결과에 허둥대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과학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과학적 소양의 함양을 위한 교육의 핵심적인 내용임을 다시 강조한다.

4.2.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을 이해하고 적극 해결하려는 시민의식 함양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기술혁명은 여러 분야가 융합된 형태로 진행되면서 인간 활동 전반에 걸쳐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양과정의 미래를 논하는 경우에도 이를 반영하여 거의 예외 없이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홍석민, 2022; 조헌국, 2017; 손동현 2009). 여러 대학에서도 교양교육과정에 다양한 융복합형 교과목을 개설해왔다(양윤의⋅조재룡, 2020; 안호영 2015; 이희용, 2013; 권성호⋅강경희, 2008). 그러나 교양교육과정에서 다양하게 시도되는 융복합적 교과목이 모두 성공적인 것은 아니며, 시류에 휩쓸려 성급하게 개발된 융복합 교과목의 실효성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박일우, 2016; 이희용, 2012).

과학적 소양에서 강조되는 사회적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태도를 키우기 위해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Socio-Scientific Issues, SSI)에 대한 교육이 시도되고 있다(박신희⋅김찬종, 2022; 고연주⋅이현주, 2017). 과학 관련하여 사회적 논란이 되는 쟁점은 어느 특정 영역만이 아니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기술의 측면을 모두 들여다봐야 전체 면모를 파악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첨단 생명공학기술의 활용, 에너지 사용, 기후변화 등과 관련하여 우리 세대가 풀지 못한 채 때로 갈등만 점점 증폭되고 있는 사회적 난제 대부분이 그렇다. 따라서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을 파악하고 해결을 탐색할 수 있으려면 전 학문 영역을 가로지르는 융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은 또한 공동체의 문제해결에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과학교육의 목표를 향한 적절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대학의 교양과학 수업에서도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을 다루는 수업을 적용한 결과, 학생들이 과학관련 쟁점이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고, 관련된 다양한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으며,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감과 실천 의지를 가질 수 있었다(고연주⋅이현주, 2017).

중고등학교에서도 과학 교과뿐만 아니라 사회나 윤리 교과목에서도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이 다뤄진다. 다양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과학 관련 사회적 쟁점들이 서로 다른 교과목에서 소개되면서 교과별로 강조점이 달라지기도 하고, 일부 과학 교사들은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다(최지연 등, 2019; 유정숙 등, 2011). 같은 내용을 다루더라도 교과에 따라 강조점이 다를 수밖에는 없으며, 한 사람의 교과 전담교사가 전문 영역 밖의 내용까지 가르쳐야할 때 누구라도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27개 대규모 종합대학의 교양교육과정 이수체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과학과 관련된 융복합 교과목을 전교생이 공통으로 이수하도록 한 여러 대학의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한양대학교의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는 이와 같은 학제적 융합 교과목의 효시로 볼 수 있다. 일부 단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시작된 교과목이 이제는 전교생 대상의 교양필수과목으로 자리 잡았다(이상욱, 2017). 경희대학교에서는 ‘빅뱅에서 문명까지’ 그리고 동아대학교에서는 ‘인간과 환경의 이해’라는 교과목을 모든 학생이 교양필수로 이수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는 ‘미래위험사회와 안전’이라는 영역에서 ‘미래인간과 위험사회’, ‘시장경제와 위험사회’ ‘과학기술과 위험사회’, ‘미래환경과 위험사회’ 중의 한 과목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하대학교에서는 ‘인간의 탐색’은 전교생이 이수하는 반면, ‘자연의 탐색’은 인문사회계열의 학생들에게 그리고 ‘사회의 탐색’은 이공계열 학생들이 필수로 이수하여 자신의 전공과 다른 학문분야를 교차 수강함으로써 창의적 융복합적 사고를 확장하고자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신입생은 모두 1학기에 인문⋅사회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융합 교과인 ‘자유정의진리 I’을 이수하고, 2학기에는 과학기술학 기반 융합 콘텐츠인 ‘자유정의진리 II’를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여러 학문 영역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학제적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은 대학 교양교육과정의 최대 강점이 될 수 있다. 학제적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은 분야별로 각각 진행되는 중고등학교 교육과정과 대학의 전공교육을 보완하여 교양교육 고유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교양교육 고유의 특성이라 함은 단순히 융합의 범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쉽게 풀리지 않은 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여러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의 본질을 파악하고 창의적인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깊은’ 인문학적 성찰이 요구된다(이정철⋅임철희, 2022; 최경석, 2013; 최준호⋅박기묵, 2008). 교양교육의 본령이라 할 ‘인간과 사회와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관련 사회적 쟁점에 새로운 시각,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 세대가 직면한 난제에 대한 창의적인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과학과 관련된 융복합 교과목이 자칫 단순한 교양과학의 강화로 귀결되지 않고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간상의 정립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균형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박혜정, 2020).

교양과학의 목적에 과학적 소양의 함양만이 아니라 “인류가 인문사회 자연을 두루 탐구하고 난 결과물로 만들어진 인류 문명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갖추고(김혜영 등, 2017), “인간의 존재와 내면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줄 아는 자기성찰능력 강화”시키는 것을 포함하기도 한다(손향구 등, 2018). 여기에는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 윤리적 쟁점을 다룰 때, 기존의 원리를 수정하고 보완하여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살피고 삶에 대해 성찰하는 교육이 포함된다(손향구 등, 2018). 자유학예교육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교양교육과정에서 이와 같은 교양과학교육의 성격은 특별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대한 깊은 숙고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시대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주도할 민주시민을 양성한다는 점에서 과학교육과 교양교육은 같은 목표를 지향한다.

5. 결론 및 제언

이 글에서는 대학에서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모두가 교양교육과정에서 과학을 배워야하는 이유와 그 내용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하였다. 과학교육의 목표는 과학에 대해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관련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해 참여하고 실천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과학적 소양의 함양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학적 소양은 과학 분야의 전문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로 하는 소양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과학적 소양의 함양이 대학 교양과학의 영역의 교육목표이자, 이를 넘어서 일반 교양교육에서도 추구하는 목표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선행연구를 통하여 대학의 교양과학 수업에서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한 수업의 내용, 교수법, 평가를 위한 성취기준을 살펴보았다.

이 글에서는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하여 교양교육에서 강조해야 할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로는 일상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과학정보에 대한 평가와 판단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새로운 과학정보가 즉각적으로 일반인에게 전해져서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최근 상황에서, 과학관련 정보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과학정보를 평가하고 신뢰성과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교양과학 영역에서 감당해야 하는 고유하고도 핵심적인 기능이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부터, 실험 설계, 자료수집, 결과해석, 그리고 마지막으로 논문이 출판되는 과정까지 이해하고 이를 통해 과학 논문을 통해 발표되는 결과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과학적 사고력과 더불어 의미 있는 정보를 찾고 수집한 정보의 질을 평가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두 번째로 과학기술과 관련된 사회적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는 과학교육만을 다른 영역과 따로 분리해서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로, 다양한 학문 영역을 아우르는 융복합 교육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미 여러 대학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성격의 학제적 융복합 교육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융복합 교과를 통해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 쟁점을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를 함양하는 것은 과학교육뿐만이 아니라 교양교육의 전반적인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다양한 학문을 섭력함으로써 나와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교양과정의 전통에서 과학 영역이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에 편입되었다.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는 중등학교시절까지 개별 교과의 경계 속에서 배움을 얻어온 학생들에게 통합적 시각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학제적인 융복합 교과를 통해 첨단 과학기술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깊게 성찰하고 재정립함으로써 논쟁을 넘어 갈등으로까지 치닫는 과학기술 관련 사회적 쟁점을 해결하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과학적 소양을 중심으로 두 가지 주제만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과학 영역에서 최근 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내용은 방대하다. 예컨대 디지털 기술의 혁신에 따른 변화의 규모가 커지고 그 파장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디지털 기술 관련 교과목이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전공기초 영역을 벗어나 전체 학생들을 위한 교양교과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적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학의 교양교육과정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도출해낸 다음, 이들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교육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를 교양교육의 전체적인 틀에서 고민할 때, 미래의 학생들을 위한 보다 효과적인 교육과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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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교육부(2000)에 따르면 2020학년도 기준 4년제 대학 모집단위별 입학정원이 3000명 이상인 대규모 종합대학은 공립대학과 7개교와 사립대학 21개교로 모두 28개 대학이다. 이 가운데 1개 사립대학을 제외하고는 대학마다 대학편람, 학사규정, 학사편람, 학사요람, 학사 안내서, 교육과정 편람, 교육과정 해설서, 교육과정 안내서, 수강편람, 수강 안내서, 교양교육 전담 기구 및 학사 안내 정보, 교양교육지침 등 다양한 형태로 해당 대학의 교양교육 제도를 소개하는 자료가 수강하는 학생들은 물론 외부에서도 접근이 가능한 형태로 웹에 공개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총 27개 대규모 종합대학의 2022학년도 현행 교양교육의 목표와 과학 관련 영역의 성격, 교양교육 이수체계 등의 자료를 조사하였다.

2)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양교육과정 https://liberaledu.snu.ac.kr/node/61; 서울대학교(2020), 서울대 새내기 기초교양교육과정 길잡이; 고려대학교 교양교육원, 교과목 안내 https://ge.korea.ac.kr/ge/about/core.do; 각 대학의 2022학년도 수강편람 또는 수강안내 자료를 통하여 홈페이지에 공지된 자료가 2022 학년도 현행 교육과정임을 확인하였다. 이들 자료에 각 영역에 대한 소개가 실려 있으며, <표 1>의 내용은 각 대학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3)

한국교양기초교육원,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 http://konige.kr/

4)

‘과학의 본성’이라는 용어는 과학교육을 통해 알아야 할 내용으로 정의되면서 과학교육 분야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익숙한 개념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든 영역에서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닐 수 있다. 과학교육학자 중에서도 과학의 본성을 ‘과학연구가 이루어지는 과정(how science works)’, ‘과학지식의 본성(nature of scientific knowledge)’, ‘과학에 대한 이해(ideas about science)“ 등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5)

교육부(2018) 2015 개정 교육과정 평가기준, 교육부와 사도교육청에서 함께 개발하여 교과목 별로 발간되었다. 국가교육과정정보센터 홈페이지(http://ncic.kice.re.kr/)에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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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대학에서 제시하는 교양과학 영역의 교육목표와 특성

목표 개설 교과목의 특성
서울대학교 자연과 기술 • 과학기술사회에서 교양인이 갖추어야 할 과학의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과학적 사고 능력을 배양함과 동시에 과학과 기술의 연관성을 이해 • 과학의 언어로서 수학을 이해하고 수리적 사고를 배우게 하는 교과목
• 자연과학 어느 한 분야의 심도 있는 학습을 통해 과학의 방법론을 배우게 하는 교과목
• 자연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갖게 하는 통합적 교과목
•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을 이해하게 하는 교과목
생명과 환경 • 인류의 생존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생명과 환경에 대한 기본 과학 지식을 이해하고 이를 다양한 학문과 인간 활동의 제반 영역에 연결시킬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함양 • 생명 지구 및 환경 과학의 기본 소양을 배우게 하는 교과목
• 현대사회에서 생명과학의 발전과 급격한 환경 변화가 인류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통합적 교과목
고려대학교 과학과 기술 • 과학 및 기술과 관련한 사회적 의사결정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인간 형성 • 수학⋅이학⋅공학⋅의학 분야의 원리와 지식을 다양한 매체 및 활동을 통해 효과적이고 참여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교과목

<표 2>

교양교육과 교양과학 영역의 목표 비교

교양교육의 정의 교양과학 영역의 목표 과학적 소양
이해 •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 과학의 기본 지식 습득
• 과학적 사고 능력 배양
• 과학과 기술의 연관성 이해
• 과학지식을 다양한 학문과 인간 활동의
제반 영역에 연결시킬 수 있는 안목과 능력
• 과학 관련 역량과 지식을 지니고
실천 •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 • 과학 및 기술과 관련한 사회적 의사결정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 개인과 사회의 문제해결에 민주시민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태도와 능력

<표 3>

과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 가르쳐야 할 내용

과학에 대한 이해를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내용(Osborne et al., 2003)
과학 연구과정에 대한 이해 1. 과학 연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끊임없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2. 과학에서는 자연현상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예측한다.
3. 과학적 방법과 비판적 검증과정을 통해 가설을 검증한다.
4. 과학적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5. 과학연구 결과 산출된 자료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으로 분석하고 해석한다.
6. 과학연구에도 과학자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중요하다.
7. 과학자들의 협력과 경쟁 속에서 과학 활동이 이루어진다.
8. 엄정하고 정직한 연구결과의 발표와 이에 대한 전문가 동료평가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과학 지식이 산출된다.
9. 과학지식은 비교적 믿을만하고 쉽게 변하지 않지만 또 한편으로는 변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잠정적이다.
과학과 기술, 사회와의 연관성 10. 과학은 새로운 기술의 모태가 된다.
11. 과학적 발견은 역사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다.
12. 과학은 여러 측면에서 사회와 얽혀있다.

<표 4>

교양과학에서 과학적 소양 교육의 성취기준

범주 Gormally et al., 2014 Vandegrift et al., 2020
과학 연구 과정에 대한 이해 • 편향성, 표본의 크기, 무작위화, 실험적인 제어 등 실험설계의 강점과 약점을 식별한다,
• 확률, 백분율, 빈도를 계산하여 결론을 내리는데 활용한다.
• 자료의 불확실한 정도를 수치화하기 위해 통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
• 특정한 유형의 자료가 주어졌을 때 이를 시각적으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양식을 선택한다.
• 시각화된 자료를 해석해서 연구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 과학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한다. (과학자들은 어떻게 문제를 제기하고 어떤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답을 찾는지 등)
• 과학적인 질문과 비과학적 질문을 구별한다.
• 추론 과정에 사용된 숨은 가정을 파악한다.
•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자료와 인과관계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 결과의 차이를 이해한다.
• 수집한 양질의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의견을 형성한다.
• 새로운 정보가 수집되면 이를 이용하여 예전에 내린 결론을 점검하고 수정한다.
• 과학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인다.
과학 정보에 대한 판단 및 이해 • 자료출처의 유형을 통해 편향된 자료, 권위 있는 자료, 믿을 수 있는 자료를 구별할 수 있다.
• 과학적 증거의 조건을 이해하고, 과학적 증거가 가설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 믿을 수 있는 과학 정보를 찾는다.
• 관심 있는 정보를 찾아 그 정보의 질을 판단한다.
• 주어진 정보가 믿을 수 있는 과학 정보인지 의견, 추측, 거짓 또는 광고성 조작인지 구분한다.
• 언론이나 대중적인 과학 잡지에서 과학적 정보를 설명하는 그래프와 도표를 읽고 이해한다.
•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과학을 이해한다.
비판적 사고력 • 자료를 해석하고 실험 설계방법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가설을 평가하고 논증 과정의 오류를 찾아낸다. • 논증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요구한다.
• 보편적인 진리라고 알려진 주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충분한 정보를 근거로 결론을 내린다.
• 논리적 오류에 잘 빠지지 않는다.
• 뒷받침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은 기각한다.
•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사회적 쟁점을 바라본다.
• 다른 사람의 견해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 자신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과학, 기술, 사회의 연관성 • 타당하고 윤리적이며 과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정부, 기업, 대중매체가 적절하게 과학에 근거하여 편향이나 정치 경제적 압력 없이 사회적 결정을 내리는지 확인한다. • 사람들이 과학 정보를 그릇되게 전달하는 경향성과 이유를 이해한다.
• 주변의 흔한 사회적 쟁점들이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해결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 사회적으로 특히 중요한 과학 쟁점을 개략적으로 이해한다(에너지, 기후, 생명공학, 유전체학 등).
• 일상생활에서 과학이 수행하는 역할과 과학의 관련성을 이해한다.
• 기술적 진보가 기초 과학의 발견을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