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계열별 교양 교육과정 적정화를 위한 공유지수 개발 및 활용 사례 연구

A Case Study on the Development and Utilization of the Shared Index for the Optimization of Liberal Arts Curriculum at College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2;16(4):41-5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August 31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2.16.4.41
어성민1, 신철균2, 김성목3
1 제1저자, 강원대학교 객원교수, smeo87@kangwon.ac.kr
1 Visiting Professor, Kangwon National University
2 교신저자, 강원대학교 조교수, newiron9@gmail.com
2 Assistant Professor, Kangwon National University
3 공동저자, 강원대학교 객원교수, phymok@kangwon.ac.kr
3 Visiting Professor, Kangwon National University
논문에 대한 소중한 검토 의견을 주신 황현석 교수님과 익명의 심사위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Received 2022 July 20; Revised 2022 August 09; Accepted 2022 August 18.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교양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학문계열별 교양 교육과정 적정화를 위해 A대학에서 개발⋅활용한 공유지수의 개념과 적용 사례를 밝히는 것이다. 공유지수의 개발은 교양 교육과정 편성 시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을 학문계열별로 어떻게 적정화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이 연구는 교육과정 적정화 및 전공교육-교양교육 간 갈등을 다룬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공유지수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단과대학 내 교양 교육과정으로 편성⋅지정된 교과목들의 공유지수를 산출하였다. 공유지수는 단과대학 내 여러 학부⋅학과에서 특정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얼마나 공통으로 편성⋅지정하고 있는가를 나타낸 ‘공유수준’과 학생이 교과목을 수강할 확률을 나타낸 ‘학생 선택 확률’의 조합으로 산출된다. A대학에서 교양 교육과정 개편 전-후의 공유지수 변화를 산출해 본 결과,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되는 교양 교과목의 공유지수가 0.07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다. 본 연구는 공유지수 개발사례를 제시함으로써, 교양 교육과정 개편 시 어려움을 겪는 여러 대학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적 지표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larify a concept of the shared index developed by University A to optimize the liberal arts curriculum in colleges. The development of the ‘shared index’ is originated from the recognition of the issue of how to apply basic liberal arts subjects of a major. A researcher embodied the concept of the shared index by referring to previous studies dealing with the problem of curriculum optimization, and then calculated the shared index of subjects organized as liberal arts curriculum in colleges. The shared index is calculated as a combination of ‘shared level’, which shows how commonly certain subjects are organized in the curriculum by various departments and divisions, and the ‘probability of students’ selection’, which indicates the probability of students taking certain courses. As a result of calculating the change in the shared index before and after reorganization of the liberal arts curriculum, the shared index of liberal arts subjects on the basic nature of a major rose by 0.07. This study presents quantitative indicators that can be taken in account, in addition to the content characteristics of courses in the liberal arts area regarding the basic nature of a major.

1. 서론

대학 교육과정은 교육의 방향과 질을 결정한다(전영옥 외, 2019). 교육과정이 어떻게 편성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성장과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김미란 외, 2017 이에 많은 대학이 4차산업혁명, 융⋅복합교육, 코로나19 등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교육과정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모든 학생이 이수하게 되는 교양 교육과정은 전공교육과 더불어 대학 교육과정의 두 축으로 그 중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윤유진 외, 2018). ‘어떠한 형태로 교양 교육과정을 편성⋅개편할 것인가? ’, ‘교양에서 어떠한 교과를 가르칠 것인가?’ 등에 대한 고민을 중심으로 많은 대학이 교양 교육과정의 변화와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김희성, 2021; 배상훈 외, 2017; 이영주 외, 2022; 전호재, 2020).

한국교양기초교육원(2016)은 교양교육의 정체성 확립과 교양교육 질 관리에 도움을 주고자 대학 교양기초교육 표준모델을 제시하였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표준모델에서는 교양 교육과정의 영역을 기초교육, 교양교육, 소양교육의 3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개념적으로 영역이 구분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영역별 교과목 배정과 전공-교양 영역 간 이수학점 조정 등 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특히 기초교육영역에서 무엇을 학문계열1)의 기초 과목으로 볼 것이며, 어떤 학과⋅전공에서 해당 기초 과목을 맡을 것인가는 치열한 논쟁의 영역이다. 왜냐하면 교육과정 편성⋅개편은 이론적인 학술적 논의를 넘어서서 학과⋅전공 영역의 확대, 교수의 시수 확보 등 실존적 문제들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물론 기초교양 교육과정 교과목 하나하나의 교육적 적합성을 재검증하면서 교양 교육과정 편성의 적절한 목적과 정당성을 확보(백승수, 2019)해야 하지만, 이는 여러 대학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학문적⋅내용적 적합성 외에 공통적인 기초교양 교육과정 설정의 근거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본 연구자들은 대학 내 대표적인 학문계열별 단위라 할 수 있는 단과대학의 공통적인 기초 과목이 무엇인지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 기존의 질적인 판단 외에 객관화하여 양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준거는 없을지에 관한 현실적 고민을 하였다. 이러한 준거가 개발된다면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교양 교육과정 편성⋅개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연대학에서 학문적 성격과 위계성을 고려하여 ‘기초수학’이나 ‘화학의 기초’ 과목을 자연대학 학생이 1학년 때 기본적으로 듣도록 교육과정에 편성하면 자연대학생들은 그 기초 과목을 이수하고, 이후 각자의 전공과목을 심화 이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단과대학에서 무엇을 기초 과목으로 할지 수렴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단과대학 내 협의가 안 되어 각 학과⋅전공의 과목별로 과목을 하나씩 편성해놓아 학생들은 학문의 기초 과목이 아니라 자신이 소속된 학과⋅전공의 과목만을 이수하는 학문 분절화 상황이 초래된다(홍후조, 2004).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본 연구에서는 ‘공유지수’를 개발하여 A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편성⋅개편 시 활용하고자 하였다. ‘공유지수’는 단과대학별로 이수해야 하는 기초 과목을 해당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얼마나 공통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는지를 나타낸 값이다. A대학은 단과대학별 교양 교육과정 영역을 ‘학문기초’ 영역으로 명명하였다.

‘학문기초’ 영역은 단과대학별로 교과를 편성하여 운영하기에 단과대학이 지니는 공통적인 학문 특성을 반영한 교과가 우선적으로 교육과정에 편성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과대학의 학문적 특성이나 공통적인 이수의 필요성이 반영되지 않은 채, 단일 학과나 전공의 교과목이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되기도 한다. 기초교양 교육과정을 어떤 내용의 교과목으로 몇 학점을 편성할 것인가의 문제는 A대학 뿐만 아니라 서울의 사립 B대학, 충청권의 국립 C대학 등 여러 대학이 교양 교육과정의 편성이나 개편 상황에서 공통적으로 맞닥뜨리는 문제였다. 또한, 기초 교양 교육과정 영역에 개별 전공과목의 과다한 개설은 전공의 교양 영역 침투 관행으로 지적되기도 한다(백승수, 2019).

이러한 현실적인 중대성과 애로점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교양 교육과정 논의에서는 여러 대학에 통용될 수 있는 정량적 수치를 활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연구는 많지 않았다. 기존의 교양 교육과정에 대한 선행연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교양 교과목 개발사례, 대학 차원의 교육과정 개편사례 등에 관한 연구는 많았으나 교양 교육과정의 영역 구성과 효율적인 편성 관리체계를 위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조상식, 20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단과대학별로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기초교육 교육과정 편성⋅개편 시 교과목 편성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양적 준거로서 공유지수의 개념과 산출식을 제안하고, 그것을 도입⋅활용한 A대학의 ‘공유지수’ 기반 교양 교육과정 편성⋅개편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편성⋅개편의 효율성을 높이고 교양 교육과정의 질 관리 개선에 필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학문계열별 교양 교육과정 적정화의 쟁점

2.1. 교육과정 적정화의 개념과 준거

교육과정 적정화는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과잉학습을 사전에 차단하고 교육에서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학습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필수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다(이승미 외, 2011). 교육과정 적정화는 좁게는 교육과정에 포함된 ‘교육내용’의 양(量)이나 난이도를 학습자의 학습 부담이나 수준 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조정함을 의미하며(임유나 외, 2015), 넓게는 학습자의 부담 경감을 통해 바람직한 학습 경험을 회복하고, 지식이 내면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황규호, 2004).

교육과정 적정화에 관한 연구와 논의의 초점은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인다. 초⋅중등교육의 경우, 제4차 교육과정기 이후 교육과정 개정 시기마다 교육과정 적정화가 강조되었으며(홍후조 외 2010), 적정화의 개념과 쟁점에 관한 철학적 분석(강현석, 2016), 적정화 기준 마련(황규호, 2004), 적정화 실태 분석(김재춘 외, 2003; 정진우, 2015) 등 여러 방면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구원회, 2013). 특히, 연구자들은 교육과정 적정화의 준거를 다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김왕근, 2000; 민용성, 2011; 황규호, 2004). 교육과정 적정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여러 준거를 종합해본다면, 크게 교육내용의 교육적 적절성이나 교육목적 부합성 등과 같은 질적인 준거와 교육내용의 양, 난이도, 학습량 등을 고려한 양적인 준거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초⋅중등교육의 맥락에서는 교육내용의 적정화와 관련된 양적⋅질적 준거를 고루 적용하고 있었다.

한편, 고등교육에서는 교육과정 적정화에 관한 연구나 논의가 상대적으로 다양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대학은 국가 수준에서 교육과정이 개발되는 초⋅중등학교와는 달리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의 자율성을 전적으로 부여받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임은정, 2007). 대학은 공통의 교육과정 기조를 유지하기보다는 대학 고유의 교시와 대외적인 여건을 고려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임은정(2007)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은 교육과정 결정 과정에서 정치성, 보수성, 복잡성, 상징성, 불연속성 등의 특징을 지니는데, 이러한 특징은 대학 교육과정에 관한 연구나 논의가 ① 교육과정의 결정 과정보다는 결정의 산물에, ② 교육과정 그 자체보다는 거시적 수준의 교육정책에, ③ 구체적 현상의 기술보다는 개념적, 당위적, 규범적인데 더욱 편중되어 온 점을 밝혔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대학의 교육과정과 관련한 다양한 요구를 수렴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함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고등교육의 맥락에서 교육과정의 적정화 논의는 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교양 교육내용을 재구성하는 차원(김희성, 2021; 남식용 외, 2009; 전호재, 2019; 정연재 외, 2021) 혹은 교양 교육과정 질 관리를 위한 평가 준거 개발(강지혜 외, 2021)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개별 연구자뿐만 아니라 교양교육과 관련된 유관기관에서도 교육과정 적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일례로, 한국교양기초교육원(2016)은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이하 표준모델)을 제시하여, 각 대학이 교양 교육과정을 편성함에 있어서 그 구성과 내용의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표준모델은 교양교육이 크게 기초교육 영역, 교양교육 영역, 소양교육 영역의 세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표준모델은 각 대학의 교양교육이 동형화(同形化)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하지만(백승수, 2019), 각 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편성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각 대학은 표준모델에서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기준과 더불어 대학의 교육이념, 인재상 등을 고려하여 교양 교육과정의 영역을 구성하고 있다.

다만 고등교육 맥락에서 교육과정 적정화에 관한 논의는 교양 교육내용의 적절성을 판단하거나, 교육목적 부합성을 판단하는 등의 질적인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춰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과대학별로 운영하는 교양 교육과정의 교육내용 적정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양적 준거를 개발하거나 적용하고자 시도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다. 이에 본 연구는 단과대학별로 편성되는 교양 영역의 적정성 여부를 심도 있게 다룬 기존의 선행연구를 재검토함으로써 교양교육과 전공교육 간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실제적 쟁점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단과대학별 교양 영역의 적정성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적절한 양적 준거를 개발하고자 한다.

2.2.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의 불균형적 관계와 갈등

대학교육은 크게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의 두 축으로 구성된다. 대학의 교육과정을 구성함에 있어서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의 비중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대학교육에서 오랫동안 첨예하게 대립되는 지점이었다. 이러한 대립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대학교육을 지탱하는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이 추구하는 바가 각기 다른 데서 기인한다. 즉, 전공교육은 특화된 진로⋅직업교육의 실용성과 현실성에 더 중점을 두지만, 교양교육은 보편지성교육의 이상과 가치를 지향하는 경향이 있다(강창동, 2012; 손동현, 2010). 이에 대해 정연재(2021)는 내재적 가치를 추구해야 할 교양교육이 사회적 요구에 따라 그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의 불균형은 이러한 대립을 가속화 한다. 불균형이란 대학교육에서 교양교육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전공교육에 비해서 정량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교양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너무 과소평가 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구유영 외, 2019). 전공교육은 교육내용을 무엇으로 정하든 그것은 직업교육과 관련하여 전문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반면, 교양교육은 상대적으로 학문적 엄정성이 떨어지며, 그저 취미나 일상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여분의 교육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손동현, 2010).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점이 바로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들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에 관한 부분이다. A대학의 경우에도 단과대학이나 학부⋅학과의 필요에 따라 기초학업 역량 증진을 위한 도구적 성격의 교과목들을 편성할 수 있는 교양 영역을 두고 있다. A대학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에서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을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를 제시하면 다음의 <표 1>과 같다.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 교육과정 편성 사례

<표 1>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면, A대학과 B대학은 단과대학 및 학부⋅학과가 지정한 전공기초 성격의 교과목을 하나의 교양 영역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C대학의 경우 마찬가지로 교양 영역 내 특정 교양 영역을 두고 여기에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들을 편성하고 있었지만, 해당 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교과목을 수학⋅과학 등의 이공계열 기초도구 교과목으로만 한정하고 있다. D대학의 경우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만을 위한 교양 영역을 별도로 두지 않고, 기초교양 내에 해당 교과목을 위치시키고 있다.

운영 형태는 달랐지만 모든 대학이 전공 학습을 위해 기초가 되는 교양 교과목을 편성하기 위해 교양 영역에서 일정 부분 자리를 할애하고 있었다. 그 외 여러 대학도 마찬가지로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을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었다. 백승수(2019)의 연구는 교양 교육과정에 전공기초적 과목을 편성하여 운영하는 것을 두고 ‘전공 패권주의적 인습’이라 지적하면서 전공이 교양교육에 침투하는 관행은 개선되어야 함을 지적하였다. 다만 교육과정 개편은 학생들의 삶과 연결되는 것으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으며, 교육과정이 이런 형태로 존재하는 것에 대한 역사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2.3. 대학 평가를 통해 제기되는 교육과정 적정화 요구

대학에서 교양교육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대학 평가와 관련된다. 전술한 전공교육과 교양교육 간의 불균형적 관계와 이에 따른 갈등을 학술적 근거에 기반하여 교육 내적으로 발생하는 쟁점으로 본다면, 대학 평가를 통해 제기되는 교양교육의 적정화 요구는 학술적이기보다는 대학교육 정책에 기반한 교육 외적인 요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은 자체평가에 관한 법적 근거에 따라 최소 2년 주기의 자체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며2),, 교육부장관으로부터 인정받은 평가기관에서 교육과정의 운영을 평가⋅인증받을 수 있다3),. 더불어 대학평가⋅인증 결과는 정부의 행정적 또는 재정적 지원에 활용될 수 있다4). 이는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병설 한국대학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정한 인증기준에 따라 이루어지는데 해당 평가 준거에는 교양 교육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2021년부터 5년간 실시되는 3주기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편람에는 교양교육을 평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전공기초 과목이란 특정 학과/전공 소속 학생만 이수하도록 요구하는 교과목으로 교양과목으로 편성하는 것을 지양함. 교양 교과목은 학부/단과대학 단위로 학생에게 이수를 요구하도록 해야 함

이는 교양 교과목이라면 그 이수 대상이 특정 학과/전공 학생들이 아닌 최소 특정 학부/단과대학 이상의 단위여야 함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교양교육에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이 교양교육 영역에 편성⋅운영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외적 요구가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평가 요소 중 하나는 졸업 이수학점에서 교양 이수 학점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관한 것이다. 평가원은 졸업 이수 학점에서 교양 이수 학점의 비율이 30%±10%가 될 것을 권장한다5),. 이에 국내 여러 대학은 교양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졸업 이수학점 대비 학생들의 교양 이수학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교양으로 이수하는 학점 중에서도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이 있다면 이를 재조직화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윤승준(2020)은 단국대학교의 교양 교육과정 개편 사례를 소개하며, 교양 이수학점이 졸업 이수학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다소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 단과대학에서 그 운영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학기초교양’ 영역이 6학점을 차지하고 있기에 교양교육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연재(2021)는 I대학교의 교양 교육과정 개편의 조건과 사례를 소개하며, 전공기초 성격의 교양 교과목이 다수 포함된 계열교양 및 일반교양 영역의 교과목을 재정비할 수 있는 교양 교육과정의 개편 방향을 수립하였음을 밝혔다.

이 외에도 여러 연구자가 교양교육과 전공교육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해나가기 위해 여러 방안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강창동, 2012; 전호재, 2019). 다만 교양교육의 평가 지표를 비롯하여 이를 개선하기 위한 기존의 논의들은 교양교육과 전공교육 간의 구분점을 해당 교육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과 그렇지 않아야 할 내용이라는 질적 준거에 따른 구분에 초점을 맞춰 온 경향이 있다. 교양 영역에 편성된 교과목들이 전공 교과목과 구별되는 점은 교과 내용적인 측면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구분은 다소 명확하지 않다(염철, 2011). 교과 내용은 교수자의 전문적인 지식에 의해 구성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많은 교양교육 전담기구가 교양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전공으로부터 제기되는 비판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는 교양 영역에 편성된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들이 해당 전공교육이 지닌 전문성을 앞세우고 있는데 기인한다.

2.4. A대학의 교육과정 적정화를 위한 실제적 쟁점

다만 앞선 선행연구들이 대부분 교양교육의 관점을 반영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실제 A대학의 교원들을 대상으로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을 교양 영역에서 운영하는 것이 어떤 실제적 쟁점을 지니고 있는지 도출하고자, 16명의 교내 교원을 대상으로 FGI를 실시하였다(황현석 외, 2021). 교원들의 관점은 다양했다. 먼저, 당시 제기되었던 쟁점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양교육은 특정 학부나 학과에서 독점할 수 없는 보편성을 지녀야 함에도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을 운영하는 영역을 두는 경우 특정 학부⋅학과에 소속한 학생들만을 교과목의 이수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입장은 전공교육에서의 실질적 필요가 교양교육의 보편교육적 성격에 앞선다는 견해와 서로 충돌하였다.

두 번째로,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이 교양 영역에 편성된 것에 대한 역사적 연원을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A대학의 경우 1999년에 학부제를 도입하면서 기존 학과나 전공의 학점이 줄어들었는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생겨난 것이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양 영역이다. 전공은 전공대로 교양 영역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모양새가 되어 전공교육이 그만큼 약화되었다는 불만이 제기된 반면, 교양은 이로 인해 교양교육의 기본 취지가 훼손되고 있어 양측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으로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교양 영역에 편성된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이 과연 특정 단과대학 내에서 통용될 수 있는 공통성을 지녔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교양교육이 보편교육에 기반한다는 점에 근거하여 전공교육의 필요에 의해 교양 영역에 교과목이 편성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최소한의 공통성을 지닌 교과목들에 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영역에 특정 학과나 전공에서만 필요로 하는 교과목은 교양 영역에서 배제되어 전공 교육과정에 편성되어야 한다는 견해이다. 이러한 견해 역시 교과목을 특정 영역에 편성함에 있어 교과 내용이 아닌 형태적인 요소가 먼저 고려되고 있음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쟁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교양교육과 전공교육 간의 입장이 원활히 좁혀지지 않는 이유는 ① 대학교육에서 교양교육의 역할 인식이 서로 다른 것 ② 단과대학마다 교양 영역에서 일부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육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역사적 연원이 다른 것 ③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양교육이 최소한의 공통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것 등에 기반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기존 선행연구와 면담 결과에서 제기된 쟁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여러 대학의 교양교육 전담기구에서 활용 가능한 정량적인 지표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양적 지표는 단과대학별 교양 교육과정 적정화라는 측면에서 활용 가능성이 있으며, 대학이 겪고 있는 교양교육 분야에서의 문제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존 교양교육 분야의 여러 연구자에 의해 논의되었던 교양 교육과정의 적정화 관련된 개념적 논의에 더해, 교양 교육과정의 개편이나 편성 시 활용 가능한 양적인 준거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단과대학별 교양 교육과정의 적정화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3. 공유지수의 개념 및 산출 절차

3.1. 공유지수의 개념과 속성

공유지수는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을 단과대학 내에서 얼마나 많은 학부⋅학과가 공통으로 채택하여 많은 학생이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는지에 관한 정보를 지수화한 개념이다. 공유지수는 같은 단과대학 내에 속한 여러 학부⋅학과 간에 교과목을 공통으로 운영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공유수준’ 요소와 해당 교육과정에 지정된 교과목이 학생에 의해 선택될 확률을 의미하는 ‘학생 선택 확률’ 요소를 곱한 값으로 산출된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공유지수의 개념과 속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3.1.1. 공유지수의 개념

대학 내에는 단과대학, 학부, 학과, 전공 등의 다양한 학문 단위가 존재한다. 이들 학문 단위는 교육과정을 크고 작은 수준으로 공유한다. 교육과정을 공유한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로 정의될 수 있겠지만, 본 연구에서는 여러 학문 단위에서 특정 교과목을 얼마나 함께 교육과정에 편성⋅지정하고 있는가를 교육과정 공유의 지표로 삼았다. 예컨대, 특정 교과목이 모든 학부⋅학과의 교육과정에 편성⋅지정되고 있다면 해당 교과목이 여러 학부⋅학과에 공유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특정 교과목이 일부 소수의 학부⋅학과의 교육과정에만 편성⋅지정되어 있다면 해당 교과목이 여러 학부⋅학과에 걸쳐 공유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A대학은 교양 교육과정 중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을 편성⋅지정하고 있는 교양 영역(A대학에서는 이를 ‘학문기초’로 명명함)의 개편에 이러한 교과목의 공유 개념을 적용하였다.

교과목 공유의 개념을 교양 교육과정의 개편에 적용한 이유를 살펴보기 위해서 A대학의 교양 교육과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A대학은 교양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기초교양, 균형교양, 학문기초의 총 3개의 교양 세부영역을 두고 있다. 모든 학생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국어, 영어, 컴퓨터 등의 교과목을 포함하고 있는 기초교양 영역이나, 각 학문분야 혹은 세부 주제에 따라 편성된 교과목을 일정 학점 이상 골고루 이수해야 하는 균형교양 영역과는 달리,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되는 교과목은 단과대학별로 정해진다. 이는 학생이 어느 단과대학에 소속되었는지에 따라 이수해야 하는 학문기초 교과목이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문기초 영역에 속한 교과목이 단과대학별로 달리 편성⋅지정되는 이유는 학문기초 영역의 편성 목표 및 주요 내용과 관련된다. A대학 학문기초 영역의 편성목표는 ‘학문 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기초 지식 및 학문 탐구 방법의 습득과 학습역량 강화를 목표로 함’이고, 주요 내용은 ‘자신의 전공 학문 지식에 대한 도구적 기초 지식을 보강하거나, 단과대학별 공통적인 학문 분야의 지식을 배움으로써 학문 기초 지식에 대한 학습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영역으로 구성’이었다.

A대학의 경우 학문기초 세부영역의 경우 다른 교양 세부영역과는 달리 전공 학문 지식에 대한 도구적 기초 지식의 확보를 위해 단과대학별 공통적인 학문 분야의 지식을 배우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이는 전공 학문별로 강조되는 도구적 기초 지식을 교양 세부영역 내에서 사전에 학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는 보편지성교육을 지향하는 교양교육의 기본 방향과 다소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대학은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된 교양 교과목들이 해당 단과대학에 속한 여러 학부⋅학과에서 공통적으로 교육과정에 채택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공유지수를 학문기초 영역의 개편에 활용하였다. 학문기초 영역에 대한 적정화는 “최소 필수(minimum essential)”적인 학습 내용과 요소를 설정하여 교육과정을 보다 슬림화할 필요가 있으며, 반드시 가르쳐야 할 ‘필수 학습 요소’를 중심으로 교육 내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강현석(2016: 75)의 교육내용 적정화 논의를 참고하였다.

또한, 교양교육 표준모델(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16)의 권고에 따라 교양교육이 보편적 교육을 지향해야 하는 것을 전제한다면,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된 교양 교과목들은 그것이 어느 세부 영역에 편성되어 있든 되도록 많은 학생이 공통으로 이수할 수 있어야 한다. 단과대학의 필요에 의해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된 교양 교과목일지라도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되었다면 그것이 전공교육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보편교육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유지수의 개념은 교양 영역에 편성된 교과목이라면 그것이 아무리 전공 진입단계에 필요한 교과목일지라도 최소한의 보편성을 지닐 필요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3.1.2. 공유지수의 속성

공유지수는 두 가지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단과대학 내 여러 학부⋅학과에서 특정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얼마나 공통으로 편성⋅지정하고 있는가’이다. 예컨대, 특정 단과대학이 소속 단과대학 학생들의 전공 진입을 돕기 위해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한 교양 교과목은 해당 단과대학에 속한 모든 학부 혹은 학과에서 교육과정으로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고 일부 학부⋅학과에서만 필요로 하는 교과목이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되었을 경우, 이는 해당 교과목의 교과 내용과는 무관하게 교과목의 공유성이 낮아 학문기초 영역에 포함될 수 있는 교양 교과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공유지수는 ‘학생이 교과목을 이수할 확률’을 반영한다. 만약 단과대학에 소속된 모든 학부⋅학과에서 특정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지정했다 하더라도 해당 교과목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교과목이 아니라 여러 교과목 중 선택해도 되는 교과목이라면 학문기초 영역에는 각 학부⋅학과에서 독립적으로 필요한 교과목들이 난립하게 될 수도 있다. 교과목을 모두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한 뒤에 수강지도를 통해 각 학부⋅학과에서 필요한 전공기초 교과목을 이수하도록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된 교과목의 공유 정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더 많은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도 되는 상황일수록 공유수준의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이다. 이에 공유지수를 산출함에 있어서 학생이 해당 교과목을이수할 확률을 함께 반영하였다. 이를 통해 학문기초 영역에 포함된 교과목을 선택 교과목으로 지정하면 해당 교과목의 공유수준이 감소하는 방식으로 공유지수 값이 산출된다.

요약하자면, 공유지수는 단과대학별 교양 교과목에 대해 ➀ 교과목의 공유수준과 ➁ 교과목의 학생 선택 확률이라는 두 가지 변수를 조합하여 산출되는 지수이며, 이를 통해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된 교양 교과목의 적합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3.2. 공유지수 산출 방법

3.2.1. 공유지수 산출 대상

공유지수 산출 대상 교과목은 A대학의 교육과정 개편 전-후 단과대학별로 편성⋅지정된 교양 교과목 전체이다. A대학은 교과목이 교육과정에 편성되는 것과 지정되는 것을 두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먼저, 학문기초 영역에 교과목을 ‘편성’하는 단계이다. 이는 해당 영역에 편성될 교과목 군(群)을 확정하는 단계로서, 교과목을 주관할 학부⋅학과는 정해지지만 이를 이수할 학부⋅학과가 어디인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20221학년도는 총 118개의 교과목이, 2022학년도는 총 94개의 교과목이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되었다.

다음으로 교육과정에 편성된 교과목을 ‘지정’하는 단계이다. 이는 편성된 교과목을 어느 학부⋅학과가 이수할지 정하게 된다. 하나의 교과목은 여러 학부⋅학과에서 중복하여 지정할 수 있기에 지정된 교과목의 수는 편성 교과목의 수보다 항상 많아진다. 학부⋅학과 수준에서 지정된 교과목의 수는 2021학년도에 총 542개, 2022학년도에 총 352개였다.

다만, 공유지수는 학부⋅학과 수준에서 지정된 교과목을 단과대학 단위에서 종합하여 값을 산출하기 때문에, 학부⋅학과별로 중복되는 교과목을 제외하고 단과대학 수준에서 지정된 교과목별로 공유지수가 산출된다. 최종적으로, 단과대학 수준에서 합산된 교과목의 수는 2021학년도에 193개, 2022학년도에 총 144개였다. 해당 교과목의 목록은 A대학교의 학사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확보하였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정리한 뒤 통계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3.2.2. 공유지수 산출식

공유지수의 활용을 위해 앞서 제시한 공유지수의 개념과 두 가지 요소를 다음과 같이 도출하였으며, 이는 <표 2>와 같다.

교과목 공유지수 산출의 두 가지 요소

공유지수 = 공유 수준(①) × 학생 선택 확률(②)

➀은 교양 영역 중 학문기초 세부 영역에 편성된 특정 교과목이 해당 단과대학 내 얼마나 공유되고 있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만약 단과대학에 속한 학부⋅학과가 총 4개인데 4개 학부⋅학과가 모두 해당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지정(채택)했다면, 해당 교과목의 공유 수준은 1이 될 것이며, 교육과정에 지정한 학부⋅학과가 3개 학과라면 공유 수준은 0.75, 2개 학과라면 0.50, 1개 학과라면 0.25로 점차 줄어들 것이다.

➁는 단과대학에 속한 학부⋅학과별로 학생의 해당 교과목 이수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것을 반영한 부분이다. 전술했듯이, 단과대학에 속한 모든 학과에서 교과목을 지정(채택)했더라도 해당 교과목을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이수해도 되는 것이라면 이를 차등적으로 지수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는 여러 학과에서 해당 교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두고 있을수록 교과목이 높은 수준으로 공유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교육과정에 지정된 해당 교과목이 다른 교과목 두 개 중에 하나만 선택해도 되는 상황이라면 학생 선택 확률은 1/2(0.5)로, 세 개 중에 하나만 선택해도 된다면 1/3(0.33)로, 네 개 중에 하나라면 1/4(0.25)로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단과대학 내A교과목 지정 학부‧학과수)(단과대학 소속 학부·학과수)×k=1n(단과대학내A교과목을지정한k번째학부.학과의A교과목학생 선택확률)n

* n은 단과대학 내에서 A교과목을 지정한 학부⋅학과 수를 의미함

예컨대, 특정 단과대학에 4개의 학부⋅학과가 속해 있는데 이들 중 3개의 학과에서 A교과목을 교육과정에 채택하고 있다면, 이는 0.75의 공유 수준을 지닌다. 다만 A교과목을 채택하고 있는 3개의 학부⋅학과 중 2개의 학부⋅학과는 이를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교과목으로 지정하였으나, 1개의 학부⋅학과는 A교과목을 네 과목 중 선택해도 되는 과목 중 하나로 지정하였다면, 0.75 [(1+1+0.25)/3]의 학생 선택 확률을 지닌다. 0.75의 공유 수준과 0.75의 학생 선택 확률을 곱하여 해당 단과대학의 교육과정에 채택된 A교과목의 공유지수가 0.5625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의 교과목 이수 확률까지 고려했을 때 A교과목이 단과대학 내에서 56.25% 공유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학문기초 공유교과목의 공유 수준과 학생 선택 확률 평균은 모두 0보다는 크지만 1을 초과할 수 없다. 따라서 교과목의 공유 수준과 학생 선택 확률 평균 간의 곱으로 산출된 공유지수도 0보다는 크지만 1을 초과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0 < (공유지수) ≦ 1

4. 공유지수 산출 결과 및 활용

4.1. 공유지수 산출 결과

A대학은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들로 구성된 교양 영역, 즉 ‘학문기초’ 영역의 이수 학점과 지정 교과목 수의 조정을 위해 공유지수를 산출하여 이를 교양 교육과정 개편에 활용하였다. 교양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 공유지수를 활용한 목적은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학문기초 영역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간소화하여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둘째, 교양 영역에 편성된 교과목은 그것이 아무리 전공 진입단계에서 필요한 교과목일지라도 최소한의 보편성을 지닐 필요가 있음을 권고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이러한 목적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하고자 본 절에서는 실제 공유지수를 산출해본 결과를 제시하였다. 특히 교육과정 개편 전-후로 학문기초 영역의 공유지수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비교하였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그림 1]을 통해 두 가지 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첫째, 개편에 따라 단과대학별로 이수하는 교양 교과목들의 공유지수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했다(①). 구체적으로, 학문기초 교양 교육과정 개편 직전인 2021학년도에는 공유지수가 0.25보다 낮은 교과목 군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종모양의 분포가 형성되었다. 한편, 교육과정 개편 직후인 2022학년도에는 공유지수가 0.25보다 높은 교과목 군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중간 부분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항아리 모양의 분포가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2021학년도 대비 2022학년도의 대학 전반의 공유지수가 상대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림 1]

교양 교육과정 개편 전-후 단과대학별 이수 교양 교과목의 공유지수 분포 변화

둘째, 공유지수가 매우 낮은 교과목들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②). 2021학년도에는 공유지수가 매우 낮은 교과목 군이 분포되어 있었던 반면, 2022학년도에는 공유지수가 매우 낮은 교과목 군이 분포에서 일부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특정 학과⋅전공만을 위해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해두거나, 학생 선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교과목 군이 학문기초 영역에서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공유지수 산출식을 활용하여 단과대학별로 공유지수를 <표 3>과 같이 산출한 결과, 2021학년도 대비 2022학년도에 공유지수가 상승한 곳은 총 6개 단과대학이었다. 공유지수가 가장 많이 상승한 단과대학은 수의과대학이었고, 다음으로 사범대학, 자연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IT대학, 문화예술공과대학의 순이었다. 공유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되어 해당 단과대학이 지정⋅운영하고 있는 교양 교과목이 해당 단과대학에 속해 있는 학문 단위(학부, 학과) 간에 공유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교육과정 개편 전-후의 단과대학별 학문기초 지정 교과목 수 및 공유지수 현황

반면, 단과대학별로 지정⋅운영하고 있는 교양 교과목 공유지수가 감소한 단과대학은 경영대학, 동물생명과학대학, 산림환경과학대학, 의생명과학대학, 인문대학의 총 5개 단과대학이었다. 공유지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해당 단과대학에 속해 있는 학문단위(학부, 학과) 간에 교양 교과목의 공유가 전년도보다 상대적으로 더 적게 이루어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간호대와 사회과학대학, 의과대학 등은 2021학년도 대비 2022학년도에 공유지수가 유지되었다. 이는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되어 해당 단과대학이 지정⋅운영하고 있는 교양 교과목의 공유 정도가 교육과정 개편 전-후로 달라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공유지수가 상승한 단과대학 중 사범대학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 <표 4>와 같다. A대학의 사범대학에는 총 11개 학부⋅학과가 있다. 교육과정 개편 이전에는 10과목 중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졸업에 필요한 이수학점이 3학점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많은 교과목이 선택 교과목으로 운영되고 매 학기 절반 이상의 교과목이 개설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개편 이후에는 3과목 중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편되어 교과목의 학생 이수확률의 평균이 0.10에서 0.33으로 향상되었다. 사범대학은 교육과정 개편을 통하여 학문기초 영역에 지정된 교과목 수를 줄임으로써 교과목의 학생 이수확률을 높였다. 이를 통해 전체 공유지수는 0.10에서 0.33으로 증가하였다.

공유지수의 적용을 통한 학문기초 영역 개편 사례(사범대학)

○ 교양 교육과정 개편 전(2021학년도) 사범대학 학문기초 교육과정

4.2. 공유지수 활용

A대학은 교양 교육과정의 개편 과정에서 교과목별 공유지수를 산출하여 개편의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앞서 밝혔듯이, A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개편 방향 중 하나는 학문기초 영역에 포함된 교과목을 적정화하는 것이었다. 공유지수는 해당 영역에 포함된 교과목들을 공유라는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는 규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에 교과목을 편성⋅지정하는 데 있어서 교과목의 내용적 요소와 더불어 고려될 수 있는 하나의 양적 근거를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다만, 본 연구는 공유지수가 어느 정도의 값을 가질 때 적정한 것인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단지 ‘교과목의 공유’라는 관점에서 공유지수가 1에 근접할수록 단과대학별로 지정⋅운영되는 교양 영역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0에 근접할수록 그러한 취지에서 벗어나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그 방향성을 제시할 뿐이다.

단과대학별로 지정⋅운영하는 교양 영역은 대학 내 학문 단위별로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 공유지수는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 중 해당 교양 교육과정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양적 준거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공유지수는 교과목의 내용적 요소나 단과대학의 학문적 특성 등 정성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므로, 공유지수만을 가지고 단과대학별로 지정⋅운영하는 교양 영역을 평가하는 것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A대학의 경우,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공유지수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이 되어야 바람직하다는 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하기보다는, 공유지수가 높은 교과목을 다른 교과목보다 우선적으로 교양 교육과정에 지정⋅운영할 수 있도록 권장하였다. 구체적으로, 교육과정 개편 세부계획을 통해 21학년도에 단과대학별로 지정한 교과목의 공유지수를 확인하여 공유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교과목을 학문기초 영역에 우선 지정할 수 있도록 각 단과대학에 <표 5>와 같은 조건을 함께 제시하였다.

A대학의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시행된 공유지수 적용 권고 내용

이러한 조건에 따라 공유지수를 활용하여 편성한 결과 2021학년도 대비 2022학년도 ‘학문기초’ 영역의 전공기초 성격 교양 교과목은 단과대학별 평균 3.27 과목이 감소하였고 공유지수는 0.07(약 7%)이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A대학이 ‘공유지수’를 교육과정 편성과정에 활용⋅반영한 성과라 할 수 있다. 향후 각 단과대학의 공유지수 데이터가 장기적으로 축적된다면, 단과대학별 교양 영역을 적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공유지수’ 개념과 산출식을 만들어 A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개편에서 활용한 결과를 제시하였다. 대학의 교육과정 개편 시 학문계열의 특성에 기초한 공통 과목을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개별학과의 전공과목이 다수 편성되어 교육과정 적정화에 애로점이 있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개발한 ‘공유지수’는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과목을 해당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얼마나 공통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였는지를 나타낸 값이다. 구체적으로, 단과대학 내 여러 학부⋅학과에서 특정 교과목을 교육과정에 얼마나 공통으로 편성⋅지정하고 있는가의 비율을 나타내는 ‘공유수준’과 학생이 교과목을 수강할 확률의 평균값을 나타내는 ‘학생 선택 확률’을 곱한 값이다. 사례로 제시한 A대학은 ‘공유지수’를 개발하여 교육과정 개편 시 시범적으로 활용하였고, 단과대학들이 학문기초 영역을 취지에 맞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된 교양 교과목들의 공유지수는 전반적으로 전년도 보다 높아졌다. 즉 기존의 공유지수가 낮은 과목들이 많은 ‘종 모양’의 분포에서 공유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간 과목들이 많은 ‘항아리 모양’ 분포로 변화되었다.

단과대학별 공통적인 학문 분야의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학문기초 영역에 지정된 교과목들이 과연 그 성격에 맞는지, 그렇다면 어떤 준거로 그 적합성을 판단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여러 대학이 교육과정 개편 시 항상 맞닥뜨리는 문제이다. 각 단과대학에서 전체 학부⋅학과 간 협의를 통해 학문의 성격과 내용에 근거하여 단과대학 차원에서 공유할 수 있는 기초 과목을 우선하여 교육과정에 편성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단과대학 내에서도 협의가 되지 않아 해당 영역에 적합한 교과목을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일부 단과대학에서는 계열특성을 고려한 공통 교과목이 아닌, 모든 개별 학부⋅학과의 과목을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경우 학생들은 이수하려는 특정 전공의 편성 교과목만을 이수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학문의 분절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구유영, 2019; 신정철 외, 2011). 이는 단과대학의 학문기초 영역의 교육적 성격에 맞지 않으며, 특정 전공과목을 교양 교육과정에 편성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교양 교육과정의 질 관리를 위해 학문적⋅내용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질적 준거와 더불어 단과대학이 학문기초 영역에 편성⋅지정한 교과목이 적합성을 지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양적 준거가 필요하다. A대학은 ‘공유지수’를 도입하여 이를 파악해보고자 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본 연구가 갖는 학술적 의의와 실제적 의의를 구분하여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의 학술적 의의는 첫째 ‘공유지수’를 개념화하여 ‘공유지수’ 산출식을 창안해 내었다는 점이다. 학문적 유사성을 지닌 단과대학의 학부⋅학과들이라면 단과대학의 기초 과목은 여러 학과와 전공에서 공통으로 이수할 수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 본 연구는 공유지수를 개념화하고 산출식을 개발함으로써 교양교육과정 적정화의 양적 판단 준거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둘째, 창안해 낸 공유지수로 A대학의 교양 교육과정 개편에 활용한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타대학에서도 교양교육의 교육과정 논의 시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자료와 사례를 제공한다. 물론 A대학 사례는 시범적 성격이 있지만, 개념화한 공유지수 산출식의 현실적 적용 가능성을 탐색해보고 그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다른 대학들이 교육과정 개편 논의에 활용하고 적용해볼 수 있는 사례를 제공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다음은 실제적 의의로서 첫째, 대학 교양교육 전담기구(혹은 교무처)에서 대학 교양 교육과정 개편의 교양 이수학점 조정 시 하나의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교양 교육과정에 특정 학과의 전공과목 중 일부를 교양 영역에 편성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학점 조정이 불가피한 대학 교육과정 편성⋅개편에 늘 애로점이 되어왔다. 따라서 공유지수는 교육과정 편성⋅개편 논의 시 단과대학 단위에서 공통적인 교양과목인지를 판단하는 양적인 준거를 제공함으로써 교육과정 개편의 효율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단과대학 수준에서 공통으로 이수해야 하는 ‘학문기초’ 성격을 논의하는 데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학문 성격의 유사성으로 묶여있는 단과대학에 공유지수가 높은 과목이 무엇인가를 논의하는 것은 기존에 개별 전공의 영역 확대 갈등과는 다른 논의의 지향점을 제공해준다. 이는 학과⋅전공 간 소모적 논쟁과 갈등을 줄이고 단과대학 교육과정 편성 논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의에도 불구하고 공유지수가 갖는 한계점은 존재한다. 첫째, 공유지수를 모든 교양 영역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공유지수의 취지는 단과대학별로 교과목을 편성하는 특정 교양 영역의 경우, 단과대학에 속한 학부⋅학과 단위에서 합의할 수 있는 공통 교과목들로 구성되어야 하며, 그 교과목들의 선택지를 너무 많이 두어 교양 교육과정이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에 있다. 이에 공유지수는 교과목 편성을 위한 협의 단위가 비교적 명확하고, 교과목의 다양성보다는 교과목의 공통성과 보편성이 강조되는 교양 영역에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공유지수는 A대학의 ‘학문기초’ 영역과 같이 단과대학이 지니는 보편적 학문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 교과군(群)을 편성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둘째, 공유지수는 정량적인 요소만을 반영한 지수로서, 교과 내용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제한점을 지닌다. 교육과정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공유지수가 낮더라도 교양교육의 기본적인 이념이나 대학의 여러 맥락에서 중요한 교과목이 있을 수 있기에, 교양 교과목으로서의 내용 특성을 무시한 채 산출된 지수만으로 특정 교과목이 교양 교과목으로 적정한지를 판단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다만 기존 연구들이 교양 교과목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교과의 내용적인 요소를 더 비중 있게 다루어 왔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공유지수는 교과의 내용적인 적정성과 더불어 교양 교과목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또 다른 양적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학생의 수요에 기반한 교육과정 운영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현시점에서(이동욱 외, 2022; 정효정 외, 2019), 공유지수는 자칫 교양 교과목에 대한 학생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공유지수는 학생의 선택과 학생 중심 교육 방향과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학생의 단계적 학습과 지식의 위계성을 고려하여 학생의 지적 성취를 돕는 교육 방향의 일환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초⋅중등 교육에서도 모든 교과에서 두루 필요로 하는 셈하기나 말하기, 문법 등을 기초단계에서 배우는 것처럼, 대학에서도 특정 학문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기초 교과가 존재할 것이다. 예컨대, 자연대는 기초수학이나 기초과학 같은 과목일 수 있다. 특정 학문 분야 진입단계에서 학생에게 꼭 필요한 교과를 내실있게 제공하는 것도 학생중심 교육과정의 방향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학생중심 교육과정이라는 명분 아래 무조건적인 학생 선택만을 강조하는 교과목 편성 풍토의 문제를 지적한 구유영 외(2019)의 논의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이에 공유지수의 취지가 자칫 학생 선택을 제한하거나 학생 중심 교육을 저해하는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공유지수를 단과대학별 교양 교육과정 편성의 절대적인 판단의 준거로 사용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까지 여러 대학이 교양 교육과정 개편과 전공 기초적 성격의 교양 영역 운영 과정에서 겪었던 난점을 개선해나가는 데 있어서 공유지수의 개념이나 취지, 활용방안 등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ferences

1. 강지혜, 손복은(2021). “대학 교양 교육과정 질 관리를 위한 평가준거 개발 연구”, 교양교육연구 15(5), 309-324.
2. 강창동(2012). “한국의 대학 교양교육의 현황과 특징 분석”, 한국교육학연구 18(2), 83-107.
3. 강현석(2016). “한국 교육과정의 현실과 미래 과제”, 교육과정연구 34(3), 69-101.
4. 구원회(2013). “교육내용 적정화의 쟁점 분석을 통한 교육내용 적정화의 의미 탐색”,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3(2), 285-305.
5. 구유영, 박동하, 김정재, 박영희, 고철기, 이보경(2019). “대학생전공-교양 교과목 이수 특성에 나타난 교육과정 구조와 이수체계의 문제”, 교양교육연구 13(2), 369-396.
6. 김미란, 김태준, 서영인, 김재효, 채재은(2017). “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정책 진단과 방안(Ⅰ):대학 교육과정 혁신을 중심으로”, 연구보고 RR2017-08, 한국교육개발원.
7. 김왕근(2000). “사회과 교육과정 및 교과서 내용의 적정화에 관한 비교 연구”, 시민교육연구 31(1), 41-82.
8. 김재춘, 이기호(2003). “제7차 초등학교 교과서 교육내용의 적정화 실태 분석: 3학년 사회 및 수학 교과서를 중심으로”, 초등교육연구 16(1), 225-251.
9. 김희성(2021). “대학 교양 교육과정 개편 사례 연구-A대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문화와 융합 43(7), 245-260.
10. 남식용, 이병철(2009). “교양기초교육과정 운영 사례”, 교양교육연구 3(1), 145-166.
11. 민용성(2011). “교과 교육내용의 적합성 준거 개발”,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1(3), 19-41.
12. 배상훈, 박정하, 한송이, 황수정, 이규린(2017). “대학 교양기초교육 운영 모델 개발”, 교양교육연구 11(1), 407-442.
13. 백승수(2019). “한국 대학의 일반자유선택 교양교육비판”,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9(10), 903-922.
14. 손동현(2010).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의 균형과 수렴에 관해”, 교양교육연구 4(2), 19-27.
15. 신정철, 윤세정, 정지선, 이소연, 정혜주(2011). “우리나라 대학전공교육과정의 구조적 특징 분석”, 아시아교육연구 12(1),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69-91.
16. 염철(2011). “대학 교양 교육과정 운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경북대학교의 사례를 중심으로”, 교양논총 4, 49-66.
17. 윤승준(2020). “Liberal Education, 그 오래된 미래를 향하여 - 교양교육 혁신을 위한 단국대학교의 도전”, 교양기초교육연구 1(1), 51-89.
18. 윤유진, 이연주(2018). “대학 교양교육과정 개선을 위한 국내⋅외 대학의 교양교육과정 비교연구”, 교양교육연구 12(2), 259-286.
19. 이동욱, 전종희(2022). “학생 수요 기반 교양교육 개선 방안 연구”,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22(11), 251-271.
20. 이승미, 홍후조, 민부자(2011). “교과 교육과정의 적정화 지침개발 연구”, 교육학연구 49(2), 101-125.
21. 이영주, 김동심(2022). “4년제 대학의 교양교육 성과를 결정하는 요인 탐색 연구”, 교양교육연구 16(1), 73-90.
22. 임유나, 장소영(2015).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의 교육내용 적정화 검토: 공통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5(12), 437-460.
23. 임은정(2007). “대학 교육과정 결정과정의 특징: 4개 대학 교양교육과정 결정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연구 25(3), 81-107.
24. 전영옥, 오은정, 김효선, 이정민, 홍세령(2019). “교육과정 매핑시스템 기반의 대학 교양 교육과정의 질 관리방안-S대학교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3(2), 437-466.
25. 전호재(2019). “대학 교육과정 개편의 방향탐색Ⅱ-교양 교육과정의 수준에서”, 교양교육연구 3(1), 145-166.
26. 전호재(2020). “대학 전체 수준 교육과정 개편의 쟁점과 대안: C대학교의 사례를 중심으로”, 고등교육 3(1), 1-24.
27. 정연재, 주소영, 정기섭, 이영선(2021). “교양교육과정 개편의 조건과 방향에 대한 탐색 - I대학교 개편사례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5(4), 251-263.
28. 정진우(2015). “2009 개정교육과정 기술⋅가정 교과서 ‘기술과 발명’단원 교육 내용 적정성 분석”, 실과교육연구 21(1), 75-91.
29. 정효정(2019). “학생 요구에 부합하는 대학 교양 교과목 개발방향 탐색”, 열린교육연구 27(2), 171-189.
30. 조상식(2012). “강좌 성격에 따른 수업형태 및 수업지원 방책에 관한 연구”, 연구보고 RR2012-14-395, 한국교양기초교육원.
31. 홍후조(2004). “4년제 일반 대학의 학부 교육과정의 문제와 과제”, 교육과정연구 22(3), 한국교육과정학회, 267-295.
32. 홍후조, 김영순, 민부자, 이승미(2010). 교과 교육과정 내용 연계와 적정화 방안 연구, 교육과학기술부.
33. 황규호(2004). “교육과정 적정화 기준 탐색”, 교육과정연구 23(30), 1-25.
34. 황현석, 신철균, 김성목, 어성민(2021). “강원대학교 교양 교육과정 개편 연구: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결과를 중심으로”, KNU-2020-C010780-01, 강원대학교.
35. 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16. “대학 교양기초 교육의 표준모델” http://www.konige.kr/files/data/Konige_Standard_Model.pd.
36. 건국대학교 상허교양대학 홈페이지 교양 교육과정 안내 http://sgedu.konkuk.ac.kr/.
37.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홈페이지 단과대학별 교양 교육과정 이수 기준 https://ctl.snu.ac.kr/news/liberaledu_2022.pdf.
38. 충북대학교 교양교육본부 홈페이지 교양교육 이수체계 https://fole.chungbuk.ac.kr/M020000/M020300.jsp.

Notes

1)

학문계열은 학문적 내용 특성이 서로 유사한 계통이나 조직을 통칭하는 의미로서, 본 연구에서는 ‘단과대학’을 대표적인 학문계열의 단위로 정하고 ‘학문계열’과 ‘단과대학’이라는 표현을 혼용하였음.

2)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관한 규칙」제3조(자체평가의 실시) 참조

3)

「고등교육법」제11조의2(평가) 참조

4)

「고등교육법」제11조의2제4항 참조

5)

「대학기관평가인증 평가내용 및 인증기준」의 89페이지 참조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표 1>

전공기초적 성격의 교양 교과목 교육과정 편성 사례

구분 소재지 설립유형 편성 학점 주요 편성과목 분야 전공기초 성격의 교양 교과목 편성 영역
A대학 강원 국립 0~21 전계열 단과대학 및 학과 지정 과목 교양 내 학문기초 영역
B대학 서울 사립 11~50 전계열 단과대학 및 학과 지정 과목 교양 내 지정 교양과정 영역
C대학 충청 국립 6~24 이공계 기초학문 분야 과목으로
편성(기초 수학 및 과학)
교양 내 자연이공계기초과학 영역
D대학 서울 국립법인 0~28 이공계 기초학문 분야 과목으로 일부
편성(기초 수학 및 과학)
교양 내 기초교양 영역 중 일부

출처 : 대학 홈페이지에 탑재된 교육과정 내용을 참고하여 재구성함

<표 2>

교과목 공유지수 산출의 두 가지 요소

공유 수준 단과대학 내 A교과목 지정 학부⋅학과 비율
학생 선택 확률 단과대학 내 학부⋅학과별 A교과목 학생 선택 확률 평균

[그림 1]

교양 교육과정 개편 전-후 단과대학별 이수 교양 교과목의 공유지수 분포 변화

<표 3>

교육과정 개편 전-후의 단과대학별 학문기초 지정 교과목 수 및 공유지수 현황

단과대학 학문기초 지정 교과목 수 (N) 공유지수 (M)

2021 (C) 2022 (D) 증감 (D-C) 2021 (A) 2022 (B) 증감 (B-A)
간호대학 3 2 -1.00 1.00 1.00 0.00
경영대학 11 12 1.00 0.55 0.42 -0.13
농업생명과학대학 25 17 -8.00 0.16 0.19 0.03
동물생명과학대학 8 6 -2.00 1.00 0.83 -0.17
문화예술공과대학 27 19 -8.00 0.30 0.31 0.01
사범대학 10 3 -7.00 0.10 0.33 0.23
사회과학대학 12 12 0.00 0.33 0.33 0.00
산림환경과학대학 14 16 2.00 0.26 0.19 -0.07
수의과대학 8 2 -6.00 0.50 1.00 0.50
약학대학 - 4 - - 1.00 -
의과대학 5 2 -3.00 1.00 1.00 0.00
의생명과학대학 11 9 -2.00 0.73 0.55 -0.18
인문대학 8 9 1.00 0.38 0.33 -0.05
자연과학대학 32 21 -11.00 0.21 0.29 0.08
IT대학 15 10 -5.00 0.44 0.45 0.01
독립학부 4 - - 0.25 - -
총계(평균) 12.87 9.60 -3.27 0.48 0.55 0.07

※ 학문기초 영역에 교과목이 지정되지 않은 경우 ‘-’으로 표기하였으며, 값 산출에 제외하였음.

<표 4>

공유지수의 적용을 통한 학문기초 영역 개편 사례(사범대학)

○ 교양 교육과정 개편 전(2021학년도) 사범대학 학문기초 교육과정

학부⋅학과 이수학점 교과목명 학점 필수/선택
가정교육과
과학교육학부
교육학과
국어교육과
수학교육과
역사교육과
영어교육과
윤리교육과
일반사회교육과
지리교육과
체육교육과
한문교육과
3 인구이슈로미래교육만들기 3 1과목 선택
미래학교와인성교육 3
수학의눈으로바라본자연과문화 3
영화속의과학과사회 3
원격교육을위한디지털리터러시 3
지역이해와세계시민교육 3
강원초중등교육의실제 3
예비교사를위한운동과건강 3
예비교사를위한한국사탐구 3
중등융복합교육의이해와실행 3
공유지수 공유수준(1.00) × 학생 이수확률의 평균(0.10) = 공유지수(0.10)
○ 교양 교육과정 개편 후(2022학년도) 사범대학 학문기초 교육과정
상동 3 강원초중등교육의실제 3 1과목 선택
미래학교와인성교육 3
예비교사를위한운동과건강 3
공유지수 공유수준(1.00) × 학생 이수확률의 평균(0.33) = 공유지수(0.33)

<표 5>

A대학의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시행된 공유지수 적용 권고 내용

① 공유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교과목을 해당 영역에 우선 지정
② 지정된 교과목은 필수 이수를 권장
③ 선택 교과목을 둘 경우, 교육과정에 지정할 수 있는 선택 교과목 개수는 선택 교과목 이수 학점의 최대 3배수를 초과할 수 없음
예) 선택 6학점(2과목)을 이수해야 할 경우, 선택 교과목은 6개까지 지정 가능
④ 단, 다음의 조건에 해당하는 경우 공유지수가 낮더라도 편성 가능
 - 기초 수학, 과학, 컴퓨터 분야 교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한 경우
 - 타 단과대학에 편성된 교과목을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한 경우

출처: A대학 시행 공문 내용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