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시대 교양 독서 프로그램 개발 연구 -북트레일러 활동을 중심으로
A Study on Reading Programs in the Convergence Era : Focusing on Book-trailer Activities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초록
이 연구는 오늘날 학습자들에게 필요한 실제적인 역량을 신장하고자 융복합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효과적인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대학 교양 교육에서 융복합적 능력을 기르는 데 핵심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독서 활동인데 그 중에서도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 예고편인 북트레일러는 독서의 과정을 매체의 수용 및 생산과 연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의 과정은 권장 도서 목록을 연계한 독서 자료의 안내, 북트레일러의 수용과 생산을 통한 독서 활동, 공모전을 통한 독서 문화의 확산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제시되는 교수학습의 내용으로는 문자양식 텍스트와 복합양식 텍스트간의 차이와 양자 간의 변용 양상을 이해하는 것, 북트레일러의 수용자 되기와 생산자 되기의 전환을 체험하는 것, 상업적 북트레일러와 교육용 북트레일러의 차이에 따른 효용을 따져보는 것이다.
교양 독서 프로그램의 실행 결과 학습자는 다각적인 관점에서 책의 특징과 내용을 평가하고 복합양식 매체인 북트레일러를 제작함으로써 수용에서 생산으로 나아가는 적극적인 독서 능력을 획득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오늘날 학습자의 문해력이나 독해력 저하 현상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자 독서 문화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Trans Abstract
Abstract
This study aims to develop the reading practicum for university students by developing an effective reading program suitable for the convergence era. Reading is a key skill that contributes to developing convergent competencies in university liberal arts education. In particular, ‘Book-trailers’ (video trailers that introduce books) are important in that they produce the results of reading using media.
The contents of teaching-learning are as follows. First, once learners know the difference between letter-based text and multimodal text, they can adapt them to the studies. Next, learners experience becoming a book trailer producer and a book trailer consumer. Lastly, the learner knows the respective functions of the book trailer for promotional purposes and as a result after reading.
As a result of this program, learners engaged in active reading by understanding book features and contents from a multifaceted perspective and by producing multimodal texts. Furthermore, this program is one of the solutions to solving the problem of learners’ declining literacy and reading comprehension skills and can also be expanded into the reading culture industry.
1. 서론
근래 한국 사회에서 주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 중의 하나가 융복합이다. 대학에서의 융복합은 기존에 존재하는 학문간 장벽을 넘어서서 다양한 영역에서의 합일을 시도함으로써 혁신적인 사고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지향한다. 그러나 현재 융합, 창의융합과 더불어 통용되는 융복합(convergent)의 개념은 명징한 학술적 용어라기보다 다양한 시대적⋅사회적 맥락을 배경으로 산출된 것으로 과학의 거시적 이론을 위한 통섭, 학제 간 연구 및 신융합 학문, 미래 사회를 위한 국가 전략, 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 교육 등에 두루 걸쳐 있다(김종윤, 215, p. 101). 융복합 시대 대학의 지향은 바야흐로 창의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이며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교양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사회 변화에 부합하는 융합형 사고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교과 중의 하나로 교양 독서에 주목하였으며 융합형 독서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복합양식 매체인 북트레일러를 제안하고자 한다.
대학의 교양 교육은 이미 각자의 영역을 거점으로 융복합을 구현하는 통합적 교수학습을 시행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보편적이며 공통적인 활동이 창의적 사고로서의 독서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독서는 그 자체로 창의와 관련되는데 독서를 의미 구성 과정으로 보면 이 말은 이 과정에서 의미가 구성된다는 뜻이고, 달리 보면 능동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구성해 낸 의미’가 곧 ‘새로 만들어 낸 의미’라는 점에 다시 착안하게 되면, 의미 구성 과정은 곧 창의(새 의미를 만드는)의 과정이 된다(노명완, 2015, pp. 29-30). 융복합의 귀결점 역시 창의적 사고이기에 교양 교육의 다양한 영역에서 독서 활동은 강조되는 것이다.
의사소통 영역인 교양 독서에서 독서 수업은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고, 독서 토론을 비롯하여 권장 도서 추천제나 고전 독서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독서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인한 변화하는 문식 환경과 그에 따른 대학생 독자의 읽기 능력의 변화1),를 고려할 때 교양 교육이 추구하는 융복합의 지향을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 융복합 시대 독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서 특히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북트레일러이다. ‘북트레일러(book trailer)’는 새롭게 출간된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 예고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독서의 결과가 매체로 구현된 결과물이다. 최근에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북트레일러 공모전이 개최2),되고 정보 활용 교육의 일환으로 북트레일러 관련 강좌가 개설3),되는 것은 물론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 캠프에서도 융합 독서 활동으로 북트레일러가 활용4)되고 있다.
융복합 시대의 독서는 활자의 해독과 수용, 내면화로 이루어지던 기존의 평면적인 읽기에서 나아가 책에 드러나는 내용과 정보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하고 그 결과를 매체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하고 공유함으로써 하나의 책 내용에 대해 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독서에서 북트레일러를 활용하는 교육은 상호텍스트들을 연결하여 다양한 관점에서의 읽기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인쇄 책을 읽은 결과를 매체의 제작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융복합의 지향과 일치한다. 더불어 독서의 결과물인 북트레일러는 한편으로 책에 대한 소개 영상으로 도서관, 광고, 출판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됨으로써 독서 교육과 독서 문화의 융합을 가능하게 한다. 끝으로,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독서 교육은 독자들의 배경 문화에 응답하는(culturally responsive) 융합형 교육으로 학습자의 문화적 경험과 배경을 수용하여 학교 문식력의 내용과 융합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학습(최인자, 2020, p.23)이 될 수 있다.
2. 북트레일러의 활용 양상
북트레일러의 활용 양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북트레일러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 초반이었지만, 북트레일러라는 용어는 2005년 유튜브, 마이스페이스, 아이필름 등과 같은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비디오를 온라인에서 공유하기 위한 사이트에 북트레일러를 업로드하면서 대중화되었다. 한국에서는 2010년부터 북트레일러가 제작되었고 북트레일러에 관한 연구는 도서의 출판이나 홍보 수단의 측면에서 시작되었다. 이광숙, 곽보선(2011)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북트레일러를 대상으로 북트레일러가 책을 구매하도록 독자를 설득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관심을 가졌다. 표현 전략에 따라 북트레일러를 스틸 사진 활용형, 인터뷰형, 문자 설명형, 스토리 전개형, 애니메이션형의 다섯 가지로 나누고 주의, 흥미, 욕망, 기억, 구매 행동 범주에서 커뮤니케이션의 효과를 측정한 결과 스토리 전개 유형과 애니메이션 유형이 독자를 설득하기에 적절한 북트레일러로 밝혀졌다. 김현희(2014)는 전자 출판의 성장이 점차 활성화 되는 추세를 북트레일러가 진화하는 현상으로 보고 그간 한국에서 제작된 북트레일러를 분류하였다. 내용적 북트레일러의 유형으로는 메시지 활용형, 갈등 활용형, 인물 활용형이, 외형적 유형으로 스틸 사진 활용형, 모션 타이포그라피형, 인터뷰형, 영화 스토리 촬영형, 애니메이션형이 포함된다.
한윤옥, 변회균, 백진환(2014)은 소비자 혹은 독자들의 독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흥미를 증진하기 위해 북트레일러에 주목했다. 2013년과 2014년 한국도서교육학회와 ㈜리베카에서 주최한 북트레일러 공모전의 수상작 42편을 분석하였다. 성공적인 북트레일러로서의 조건 일곱 가지를 충족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하라는 조건을 가장 잘 충족하였다. 이 연구는 북트레일러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 즉 전문 편집자가 아닌 독자 대중을 중심으로 그들이 즐겨 만드는 영상의 유형과 질적 수준을 밝혔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 차이가 있다. 북트레일러에 관한 논의는 출판문화 전반으로 확장되며 리딩테인먼트의 관점에서 조망되기도 한다. 리딩테인먼트(Readintainment)는 읽는다는 뜻의 리딩(Reading)과 오락이라는 의미의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새로운 독서 트렌드이다. 북트레일러는 팟캐스트(Podcast), 북튜버(Booktuber), 북스타그램(Bookstagram) 등과 더불어 출판이나 독서율의 감소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출판 산업을 주도하는 독서문화 행위의 하나이다(이건웅, 2019). 이를 통해 볼 때 북트레일러가 독자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북트레일러에 대한 관심은 도서관으로 이어졌다. 특히, 도서관 교육의 측면에서 북트테일러가 적극 활용되는데 (최용훈, 조현양, 2015)에서는 북트레일러를 창의성의 신장 및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통합적 독서 활동 도구로 파악하고 북트레일러의 교육적 효과성을 검증한 결과 학습자의 호기심, 집요성, 유희성, 모험심, 개방성, 유창성, 융통성, 정교성이 향상되었지만 상상력에서는 유의미하지 못하였고 동기, 흥미, 습관, 태도, 기대 영역은 향상되었지만 가치 영역은 차이가 없으며 선정도서에 대한 이해도는 향상되었다. 이 외에도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북트레일러의 유형과 구성 요소를 확인하는 연구(한윤옥, 최용훈, 오덕성, 2016),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2015년 2학기 동안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을 운영한 사례 연구(최용훈, 2016) 등이 연이어 이루어졌다. 그 결과는 북트레일러 연구소5),나 북트레일러 관련 유튜브 채널6), 및 북트레일레에 대한 대중 저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공공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북트레일러 서비스가 이용자의 행동 반응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연구(홍명아, 이용정, 정태선, 2020)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주로 도서관에서의 독서 교육 혹은 디지털 교육과 관련하여 북트레일러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들이 독서의 과정이나 책에 대한 관심보다 포토샵의 사용법이나 영상 제작으로 변질되고 있어 교육적 보완이 필요하다.
성인이나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도서관에서의 북트레일러 제작 활동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대학에서의 북트레일러 활용 사례는 많지 않다. 독서 관련 교과목에서 블렌디드 러닝의 단계 중의 하나로 북트레일러 활동이 제시하고 있지만(손혜숙, 2021) 활동의 주체가 대학생으로 바뀌었을 뿐 기존의 교수학습 방법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외국인 및 한국어 계승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북트레일러 제작을 통해 한국문학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부여하고 이해도를 높이려는 목적에서 북트레일러 제작 활동을 기획(최유정, 류나영, 2018)하였지만 수업 사례 연구에 그치고 있다. 물론 선행 연구를 통해 분석한 결과가 교육의 현실태를 모두 담지할 수는 없다고 해도 출판업계나 도서관에서의 관심에 비해 대학 교양 독서에서 북트레일러에 관한 교육적인 활용이나 기획들은 매우 부족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3. 대학 교양 독서에서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독서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
교양 독서에서 북트레일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교양 독서 프로그램과 궁극적으로 변별되어야 한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 독서 프로그램은 대학의 수학 과정에 필요한 도구적 역할에 국한되지 않으며 대학 교육 이후 고등교육으로서의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 평생 동안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지향(김종철, 2013, p.446-447)하기 때문에 그들의 변화된 문식환경을 반영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한편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안할 때는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양 독서 교육과도 조화를 이루는 전체적인 방향에서 조망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은 기존 독서 교육에서 활용되고 있는 방식들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한다.
이에 첫째, 권장 도서를 연계하여 도서를 선택하고 둘째, 사고와 표현 수업을 통해 프로그램을 적용하며 기존의 독서 프로그램인 서평 쓰기나 독서 토론, 팀별 활동을 최대한 반영한다. 셋째, 수업의 결과는 비교과 프로그램인 공모전을 통해 확인하고 학생들이 선정한 도서를 다시 권장 도서 목록의 선정에 반영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연계 속에서 문자양식 텍스트와 복합양식 텍스트 양자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3.1. 권장 도서를 통한 독서 자료의 안내
교양 독서 프로그램으로 북트레일러 활동을 도입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책으로 활동을 할 것인가이다. 대상 도서에 대한 고려 없이 북트레일러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자칫 흥미 위주의 독서 활동으로 그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북트레일러 관련 생산물들을 확인해 보면 독자가 수용하는 모든 책이 대상이기에 대상 도서의 가치를 담보할 수 없다. 대학생 대상 교양 독서의 주요한 목표는 양질의 도서를 통해 개성적 사유를 함양하고 정신적 삶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방대한 양의 독서를 권하는 다독(多讀)보다는 기억에 남는 심독(心讀)이 강조된다. 이러한 지향을 잘 보여주는 대학의 독서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가 바로 권장 도서 추천이다. 대학별로 권장 도서를 제시하여 책읽기를 장려하는 것은 대학생의 교양 지(知)에 대한 공통의 합의점을 생성하는 과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개별 대학의 인문교양 교육이 추구하는 가치와 관련이 있으며 대학 전반에 인문교양 교육의 확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김현주, 2011. p. 235).
한편으로 권장 도서는 대학생 독자의 독서력을 고려한 안내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독서는 독자가 단순히 글을 읽어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식, 경험, 가치관 등에 비추어 주어진 텍스트에 있는 내용을 나름대로 이해, 분석, 비판, 종합하는 행위로 독서 자료는 독자 수준에 적합해야 한다(김명희, 2014, p.204). 이른바 학생들의 독서 지수 프로그램과 흡사한 기능을 하는 것이 대학의 권장 도서이다.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은 적절한 권장 도서의 목록을 선정하고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권장 도서 목록은 학기 초, 학생들에게 도서의 추천을 권하는 발문과 함께 제시되며 제시된 양서(良書) 중 자신이 이미 읽은 것과 아직 읽지 못한 것을 표시함으로써 한 학기 독서 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한다.
추천 도서의 목록은 1. 아름다운 시를 만나고 싶을 때 추천하는 책, 2. 소설로 보는 사회 문화와 역사, 3. 소설로 보는 청춘의 방황과 성장, 4.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힘, 5.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 6. 젠더와 성 제대로 이해하기, 7. 수학, 물리도 재미있을 수 있다면!, 8. 생명, 환경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 8. 역사와 사회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 10. 마음이 괴롭거나 삶의 방향을 알고 싶을 때 읽는 책이라는 10개의 범주로 분류되어 있다.
1에서 3은 시와 소설을 비롯한 문학으로 구성되며 5의 경우 주로 고전(古典) 혹은 명저(名著)를 포함한다. 7과 8은 수학과 과학 영역을 골고루 배치하였다. 이는 대학에서 설정한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중립성, 대중성, 잠재성을 고려하여 각 영역의 전문가로 구성된 도서선정위원회 위원들의 협의와 대학구성원의 추천에 의해 선정한 것이다. 100권 중 10권의 도서는 필수 교양인 사고와 표현 영역을 비롯한 균형 교양 영역의 읽기 수업에서 다루고 있다. 북트레일러 활동 역시 100권의 권장 도서 안에서 이루어지고 또한 북트레일러 공모전의 결과를 반영하여 차기 권장 도서 목록의 선정에 반영한다.
3.2.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의 수업 절차와 내용
해당 프로그램을 적용한 수업은 S대학교 필수 교양인 <읽기와 토론> 이다. 이 교과목은 책 읽기에 대한 감각을 기르고, 책을 바탕으로 인식 능력 및 사고력을 심화하며, 책을 통한 공적 말하기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S대학에서는 의사소통 역량과 팀워크 역량 향상을 목표로 한 학기에는 읽기(독서)와 토론(말하기)을, 한 학기에는 쓰기(소논문 작성) 수업을 매주 2시간씩 진행하는데 전공과 무관하게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읽기와 토론> 수업은 세 부분으로 이루진다.
<표 1>에서 보듯이 15주차 수업을 기준으로 9주차 수업까지 1.책과 만나기와 2. 책으로 활동하기가 진행되며 이후로는 3. 책으로 토론하기를 실시한다. 1은 책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관한 것이며 2는 독서와 관련된 활동들이므로 함께 진행된다. 첫 번째 순서는 개인별 독서로 권장 도서 목록은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안내되며 각자 원하는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거나 보거나 듣기를 권한다. 다음은 서평 쓰기로 5주차 과제로 제시된다. 북트레일러와 관련된 직접적인 활동은 5, 6, 7, 9주차에 실시되는데 5주차는 교수자가 북트레일러를 안내하고 학습자가 수용하는 단계이다. ‘책으로 만든 영상 : 북트레일러’란 제목으로 북트레일러의 개념과 현황,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학습자가 북트레일러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는지 등의 내용을 공유한 후 북트레일러를 시청한다.
이 때 수업에서 대상 도서로 선택한 것은 정유정의 『7년의 밤』이다. 이 작품의 경우 소설이라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 소설의 북트레일러7),는 약 1분 가량의 동영상을 통해 이 소설이 지닌 면모를 다각적으로 소개함으로써 이것이 영화 제작으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용자의 관심과 탐색 혹은 이용자의 만족도 측면에서 갈등(conflict) 활용형 북트레일러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홍명아, 이용정, 정태선, 2020, p.100) 정유정의 『7년의 밤』 북트레일러는 스토리 라인에서 대치되는 두 인물 간의 갈등을 부각시킨 경우로, 각 인물의 입장을 적절히 영화 스토리 촬영으로 표현하여 긴박감 있는 연출로 독자의 흥미를 유발시킨 좋은 예(김현희, 2015, p.77)이다. 전문가가 제작한 북트레일러 외에도 또래 학습자가 제작한 북트레일러8) 영상과 콘티, 시놉시스를 함께 제시하여 각각에 대해 감상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음 순서는 북트레일러를 생산하는 단계로 총 3차시에 걸쳐 이루어진다. 6주차에는 스크립트를 작성하고 7주차에는 PPT를 활용한 스토리보드를 완성한다. 중간고사 후 9주차에 그 결과를 발표하고 10-12주차에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한다. 중요한 것은 독서와 서평쓰기는 개별 과제로 이루어지지만 북트레일러 활동은 팀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팀의 구성은 선택한 도서가 동일한 학생들끼리 4인이 하나의 조를 이루도록 하고 쓰미(스크립트), 그리미(스토리보드), 보이미(촬영), 만드미(편집)의 역할을 부여하되 해당 역할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하나의 팀은 동일한 도서를 읽고 서평 과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책에 대한 이해도나 결속력이 좋은 편이다.
6주차 스크립트 작성은 쓰미 역할을 맡은 친구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북트레일러의 유형과 책의 내용의 관련성, 독자에게 전달할 내용, 전체적인 구성 등을 계획하도록 한다. 7주차는 스토리보드 작성 시간으로 그리미의 주도로 PPT를 활용하는데 이때 주의를 기울일 것은 이미지와 음향, 북트레일러의 유형을 고려하는 일이다. 9주차에는 조별로 스토리보드를 발표하고 동료 학습자 및 교수자가 피드백한다. 이후 10주차에서 12주차에 걸친 영상의 촬영과 편집은 팀별 자율 활동으로 이루어지며 촬영이나 편집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교수자와 협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상 제작과 관련하여 별도의 툴을 제시하지 않았고 보이미와 만드미 주도의 팀별 작업을 권장하였다. 13주차에는 학생들이 만든 북트레일러를 함께 관람하고 동료 학습자와 교수자의 질의응답 후 독자의 입장이 되어 평가표를 작성한다. 이후 공모전을 안내하고 참여를 권유하였다.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독서 프로그램의 수업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문자양식 텍스트와 복합양식 텍스트 간의 차이를 알고 문자양식에서 복합양식으로의 변용 과정을 익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강연을 책으로 읽기, 오디오 북으로 책 듣기,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보기 등 책의 콘텐츠가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의 곁에 있음을 주지시킨다. 독자와 책과의 상호작용을 독려하기 위한 방법으로 책을 읽고 문자 언어로 작성하는 서평, 책을 읽고 복합양식 매체로 표현하는 북트레일러를 통해 단일양식 텍스트와 복합양식 텍스트의 차이를 인식하게 한다. 학습자들은 서평 쓰기와 북트레일러 제작 활동을 모두 경험하면서 각 양식의 차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북트레일러 활동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작성해야 하는 것은 총 네 가지이다. 책에 대한 감상(서평), 스크립트(대본, 시나리오), PPT기반 스토리보드(콘티), 편집된 영상으로 서평은 문어, 스크립트는 구어의 문어화, PPT기반 스토리보드는 문어 혹은 이미지, 영상의 경우 문어, 구어,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와 관련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문어의 이미지화, 구어의 문어화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복합양식 텍스트인 북트레일러가 ‘보여주기(showing)’의 방식을 취한다는 점에서 복합양식 텍스트가 지닌 ’보여주기‘의 제 양상을 종합할 수 있는 ‘영상성(imagance)’에 대해 안내할 필요가 있다. 복합양식 텍스트의 영상성의 실현 양상은 크게 사진, 인포그래픽, 인쇄 만화 등 인쇄 기반 복합양식 텍스트인 정태적 텍스트와 영상, 플래시 만화 등 영상 기반 동태적 복합양식 텍스트로 나눌 수 있다(편지윤 외, 2018, p.145). 전자는 시각 중심으로 북트레일러의 유형 중, 스틸사진 활용형, 모션 타이포그라피형에 가깝고, 후자의 경우 시각 및 청각 중심으로 인터뷰형, 영화 스토리 촬영형, 애니메이션형에 속하기에 차이를 두어 지도한다.
둘째, 수용자 되기와 생산자 되기를 통해 독서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다.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에서 북트레일러는 독서를 위한 하나의 도구로 북트레일러의 제작이 독서 과정의 마지막 단계이거나 최종점이 아니다. 독서 과정에서 그것은 제작(생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수용의 대상이기도 하다. 북트레일러의 원래적 의미를 따져본다면 그것은 책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책을 안내하고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트레일러는 학습자들의 일상적 독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광고 매체를 통해 도서를 접하게 되기도 하고, 또래 집단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 미디어에서 접하게 된 도서에 대한 정보들이나 비평 글들을 통해서 영향을 받기도 한다(김성희, 김혜숙, 2013, p.49). 따라서 독서 활동의 하나로 북트레일러를 도입할 때는 북트레일러의 수용자 되기와 북트레일러의 생산자 되기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순환의 과정은 북트레일러를 생산할 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독자와 작가’를 모두 제시하는 까닭은 실제 매체 환경 속에서 북트레일러의 수용자와 생산자는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북트레일러가 활용되는 것은 교양 독서가 이루어지기 전과 독서가 이루어지고 난 후 두 번이다. 처음은 독서 전 활동으로 대상 도서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유도하고 학습자의 기대 지평을 형성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또한 독자로서 북트레일러를 경험함으로써 북트레일러의 효용에 대한 이해도 향상시킬 수 있다. 더불어 학습자들은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된 교양 독서의 과정에 대한 시각도 확장할 수 있다.
셋째, 상업적인 북트레일러와 학습자의 북트레일러를 비교하는 활동을 통해 독후 활동으로서 북트레일러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학습자가 독서 전에 수용하는 상업적인 북트레일러와 독서 후에 생산하는 학습용 북트레일러는 구별하여 적용될 필요가 있다. 물론 북트레일러를 제작하기 위해 대상 도서가 다른 책과 차별화되는 특별한 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독자들이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를 고민하는 것은 전문가와 학습자 모두에게 일반이다. 그러나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북트레일러와 학습자가 독서 후 활동의 일환으로 제작하는 북트레일러는 제작의 목적과 과정, 구성 요소의 측면에서 차이를 갖는다.
책의 홍보를 주목적으로 하는 광고 영상으로서의 북트레일러는 출판 마케팅 전략의 하나이다. 북트레일러는 해당 도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영상으로 도서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광고의 수단이다. 영화 예고편과 마찬가지로 특정 독자를 유도하는 것이 목적인 까닭이다. 상업적인 북트레일러는 성공적으로 책을 소개하기 위해 전략이 필요한 목적 지향적인 과정이다.
예를 들어 정수현의 장편소설 『그녀가 죽길, 바라다』(소담 출판사)의 북트레일러는 CF와 뮤직비디오 감독인 전문 제작자가 섭외, 촬영, 편집, 출연을 하였으며 ”미스터리 소설이고 영상미가 탁월한 소설” 혹은 ”한 편의 영화 같은 예고편”을 목표로 기획되었다. 한편, 신경숙의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문학동네)의 북트레일러에서는 낭독이 주를 이루는데 신경숙 작가의 담담한 낭독, 배우 유지태와 정인기의 연극 독백 같은 낭독, 그리고 일반 독자들의 개성 있는 낭독을 혼합하여 내용적인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9), 양자의 공통점은 스타 배우를 출현시켜 북트레일러 자체의 화제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렇듯 상업적인 북트레일러가 추구하는 것은 홍보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책의 홍보를 대행하는 전문적인 북트레일러 제작 업체가 등장하는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10)
이와 달리 학생들의 학습용 북트레일러 제작은 그들이 흔히 활용하는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매체로 제작되고, 책을 읽지 않고는 북트레일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독서 동기를 부여하는 데 적절하다(한윤옥,최용훈, 오덕성, 2016, p.7). 교양 독서에서 학습용 북트레일러를 제작하는 주된 목적은 매체 이용의 다변화된 상황에서도 독서의 동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인터넷과 독서 동기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책을 읽는 능력인 독서 전략과 독서 태도는 발휘되기 어렵다.11) 따라서 결과물의 우수성이나 완성도보다는 학습자의 독서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이 드러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3.3. 공모전을 통한 독서 문화의 확산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의 결과는 수업의 결과는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공모의 형태로 확대하여 확인하였다.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공모의 형태로 확대하여 확인하였다. 이는 교과 학습을 비교과 활동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독서 활동에 대한 동기 부여와 성취감 제고하고 팀원 간 독서 활동과 영상 제작 및 편집 활동을 통한 의사소통 및 팀워크 역량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또한 S대학 권장 도서 발굴 및 영상 홍보를 통해 북트레일러의 실제성을 강화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모전명은 ‘도전! 골든BOOK’으로 11월 초순부터 11월 하순까지 대략 1개월 정도 운영된다.
공모 대상은 2인 이상으로 구성된 팀이며 팀 구성을 필수로 한다. 공모 내용은 권장 도서 100선 중 1권을 선택하여 읽고 추천 영상(북트레일러)을 3분 이내로 제작한다. 총 424명의 학생이 참여하였는데 영상을 제작한 학생이 29명, 우수 영상 투표에 참여한 학생이 395명이었다. 공모전의 절차는 공모, 심사 및 학생 투표, 수상자 공모, 시상식 순이다. 심사 방법은 심사위원 점수와 학생 투표 점수를 합산하여 최종 수상작을 선정한다. 심사위원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문화콘텐츠학과, 교양학부 교수 각 세 명을 선정하였다. 더불어 학생 투표는 온라인 구글의 설문을 활용하여 진행하며 학생 투표 점수의 산정 기준은 1등의 경우 30점으로 이후 2점씩 차감하는 방식이다. 한 표도 받지 못할 경우 0점으로 처리한다.
관련하여 공모전을 대비하여 평가 기준을 정하였다. 심사 기준은 교양 교육 전문가 2인의 검토를 받아 최종적으로 수정하였다. 구체적으로 국문학 전공자이거나 대학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수학습의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구성하였다. 평가의 주체는 심사위원과 청중인 학생으로 이분화하여 설정하였는데 학생 평가를 실시하는 까닭은 북트레일러의 공유와 또래 집단 평가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평가의 내용은 목적, 형식, 내용에 더하여 디지털 윤리성 항목 설정하였다. 구체적인 항목과 내용은 <표 2>와 같다.
공모전 이후 실시한 만족도 질문의 항목은 총 8개로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 온라인 공모 운영 방식에 대한 만족도, 독서 역량 향상에의 도움 정도, 의사소통 역량의 향상 정도, 매체에 대한 이해 정도, 팀워크 역량 향상 정도를 리커트(Likert) 5점 척도로 조사하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전체 만족도는 평균 5점을 만점으로 했을 때 4.25 였으며, 공모전에 참여한 29명의 학생 중 24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하였다. 구체적인 문항의 내용과 항목별 점수, 척도별 수치13),는 <표 3>과 같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협업 활동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팀워크가 잘 이루어졌고 특히 타과 학생들 간의 교류에 대한 경험이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팀원과 함께 책을 읽으며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던 점, 영상 제작 기술 능력이 향상된 점 등과 같은 견해를 통해 볼 때 개별 독서가 공동 독서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상 제작 기술 능력이 부족한 학생의 경우에도 북트레일러 활동에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북트레일러 제작에서 협업이 중요함을 보여 준다. 협업을 통해 북트레일러 활동이 독서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의 과정이자 문제 해결 과정으로서 기능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서의 내용과 매체에 관한 지식의 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개방형 설문 결과를 통해서는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가 향상되었다는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을 내어 생각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점(“책 읽을 시간이 없었는데 공모전을 통해 책을 고르는 과정부터 책을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흥미와 즐거움을 느꼈다는 점(“책에 대해 흥미와 즐거움을 알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평소 접하기 힘든 책을 접하게 되었다는 점(“인문사회계열 학생이 과학의 내용에 도전할 수 있음에 큰 의의를 둘 수 있어서 좋았다.”), 자발적으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다른 전공 영역을 알게 되었다는 점(“타과 학생과 각 전공을 살려 팀워크를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다만, 청중의 호응도를 평가한 학생 평가 항목에는 보완이 필요할 것(“학생투표가 30점인 것이 안타까웠음. 인맥이 많은 팀이 유리할 수 있다.”)으로 보인다.
수상작을 통해, 학습자의 북트레일러 제작물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몇 가지만 살펴보면 대학생들이 당면한 고민인 미래에 대한 불안, 실연에 의한 절망, 삶의 의미에 대한 탐색 등이 드러난다는 점이 상업적인 트레일러와도 중학생들이 제작한 트레일러와도 변별되는 차이점이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무비트레일러와 같이 기존의 영상을 활용하는 방식, 뉴스나 라디오 방송과 같이 기존 매체의 형식을 활용하는 방식이 두드러졌다. 이외에도 SNS대화방이나 비대면 온라인 화상 채팅의 형식을 차용하여 대학생들이 책을 접하고 소통하는 일상을 담아내고 있었다.
만족도 조사에서 확인되었던 바 북트레일러의 수준이나 가치에 대한 평가보다 개인적인 이유나 이색적인 북트레일러에 점수를 주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대중성과 교육성의 문제로 전문적인 북트레일러의 제작이 아닌 교육적 활동이므로 청중 평가의 항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를 온전히 입증하기 위해서는 실제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의 결과 및 사례들을 분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연구와 같이 공모전을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할 경우 여러 해를 거듭하며 결과를 누적하는 추가적인 작업이 요구된다.
4. 결론
융복합 시대를 맞이한 대학의 교양 교육에도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필요하다. 대학 교양 교육에서 독서의 위상과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선명하며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융복합적 사고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로 독서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대학에서의 독서 교육에 대한 대한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특히, 매체의 변전으로 인한 문식 환경의 전환이 나날이 가속화되고 여기에 가장 유연하게 적응하고 있는 수요자들이 대학생들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독서 교육에서의 융복합적 지향에 관한 논의는 이르지 않다.
융복합적 교양 독서 교육을 위해 주목하는 북트레일러는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으로 독자가 책을 선택하게 하는 계기인 동시에 독서의 최종적인 결과물이다. 북트레일러와 관련된 현황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출판업계를 중심으로 도서 홍보의 수단으로 북트레일러를 활용하는 경우이다. 독서 문화의 관점에서 확장되어 논의되기도 하지만 대체로 상업적인 북트레일러는 광고 영상과 유사하기에 기존에 이름이 알려진 감독이나 작가, 배우 등 유명인을 활용하여 화제성을 촉발하는 경향이 있다.
다음은 공공 도서관이 주체가 되어 실시하는 독서 교육에서 북트레일러가 활용되는 경우로 주로 학생들의 제작 과정이 중심이 된다. 활동 중심의 수업이 가능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시작되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의 일환으로 변화된 측면이 있다. 공공 도서관 중심의 독서 활동으로 북트레일러가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그 효과성은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대학의 교양 교육에서는 독서 수업이나 한국어 수업에서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수업들로 아직은 교수학습의 시도 차원에서 그치고 있다. 실제로 대학에서 활용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양 독서의 목표와 현황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이를 위해 북트레일러를 활용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의 과정은 ‘권장 도서를 통한 독서 자료의 안내, 북트레일러의 생산과 수용을 통한 교양 독서 수업, 공모전을 활용한 독서 문화의 확산’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강조되어야 할 점은 문자양식 텍스트와 복합양식 텍스트 간의 차이와 문자양식 텍스트에서 복합양식 텍스트로의 변용 과정에 대해 알고 북트레일러의 수용자 되기와 북트레일러의 생산자 되기를 통한 독서 생태계를 이해하며, 상업적인 북트레일러와 교육용 북트레일러를 비교하여 독후 활동으로서 북트레일러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북트레일러 활동 중심의 교양 독서 프로그램의 운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온라인 공모 운영 방식에 대한 만족도와 팀워크 역량 향상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내용의 측면에서 대학생들의 현실적 고민이 드러난다는 점,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영화, 다큐멘터리, 뉴스, 보이는 라디오 등의 다양한 장르가 활용되었으며, SNS를 통해 책을 선물하고 비대면 온라인을 통한 독서 토론의 모습 등 대학생들이 책을 향유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북트레일러를 교양 독서 프로그램에서 활용할 때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측면을 고려한 교육의 실제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융복합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효과적인 독서 프로그램의 구현을 통해 학습자는 다각적인 관점에서 책의 특징과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매체 창작물로 생산함으로써 수용과 창작을 아우르는 적극적인 독서 능력을 획득할 수 있었다. 또한 이러한 독서 프로그램은 독서 교육의 측면뿐만 아니라, 매체 교육, 교양 교육의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오늘의 학습자는 활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이다. 활자와 구별되는 영상의 특성을 고려하고 이를 교육 내용에 반영한다면 교양 독서에서 학습자의 미디어 리터러시의 향상은 물론 미디어에 대한 기술 활용 능력의 함양도 기대할 수 있다. 학습자의 독서 태도 형성에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교양 교육의 측면에서도 교양 독서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오늘날 각 대학들은 모두 <독서와 소통>, <독서와 토론>, <고전 독서>, <독서와 표현> 등 명칭은 다르지만 교육과정으로 교양 독서를 주요한 내용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습자들의 문해력이나 독서력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하다. 북트레일러 활동을 중심으로 한 교양 독서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행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실제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교양교육 수업에서의 직접적인 적용 외에도 문화산업, 도서관 등에서 그 결과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다. 문화산업의 측면에서 볼 때, 북트레일러는 현재 출판업계에서는 침체된 서점 사업을 이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북트레일러가 유명인들과의 협업 작업을 통해 상당한 인기를 끌며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이하여 북트레일러 제작 활동은 실제 창작과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도서관과 협조하여 프로그램을 실행할 경우, 학습자가 만든 북트레일러 결과물을 대학 도서관에서 방영한다면 교육 결과물의 실질적인 활용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References
Notes
김주환(2021)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특성에 대해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해 검색과 훑어 읽기, 핵심어 읽기, 일회적 읽기, 선택적 읽기, 비선형적 읽기 등과 같은 디지털 읽기 능력은 향상되었지만 깊이 있는 해석과 수준 높은 읽기를 가능하게 하는 ‘깊이 읽기’나, ‘집중해서 읽기’의 능력을 감소하였다.
엄기찬, ┌‘책과 영상의 만남’… 충북교육도서관 북트레일러 공모전┘, 2020.4.2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4604891(검색일 : 2023. 10. 03)
2020년 국립중앙도서관 주최 디지털도서관 정보활용교육의 일환으로 북트레일러 제작 교육 실시. https://blog.naver.com/dibrary1004/221980671794(검색일 : 2023. 10. 03)
김청연, 책 예고편 만들어볼까…읽는 즐거움이 두 배!, 한겨레, 2022. 8.10.(검색일 : 2023. 10. 03)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053950.html
리딩에듀 북트레일러 연구소. https://www.booktrailer.co.kr/main(검색일 : 2023.10.03.)
[유튜브] 최용훈 : 독서 영상의 날개를 달다. https://www.youtube.com/@BookTrailer-Lab/videos(검색일 : 2023.10.03.)
『7년의 밤』 북트레일러(은행나무 출판사). https://www.youtube.com/watch?v=AkKX1ScaqbM(검색일: 2023. 10. 3.)
『7년의 밤』 북트레일러(학생 제작). https://cms.sunmoon.ac.kr/em/617fa93a95863(검색일: 2023. 10. 3.)
북트레일러에 스타가 떴다. 2012.1.5. 한겨레21 893호.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1158.html(검색일: 2023. 10. 3.)
북트레일러 전문 제작사 : 북스튜디오83. https://bookstudio83.com/(검색일: 2023. 10. 3.)
김은주, 김경섭(2021)에서는 대학교 재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독서동기 수준에 따른 독서태도와 독서전략의 차이를 연구한 결과로 독서 동기 수준이 높은 집단이 독서 동기 수준이 낮은 집단에 비해 독서전략과 독서태도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관련하여 ‘저작물 이용 허락 동의서’와 ‘윤리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매우 만족(매우 그렇다), 만족(그렇다), 보통(보통이다), 불만족(아니다), 매우 불만족(매우 아니다)의 5점 척도이며 수치가 산출되지 않는 경우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