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心)의 미학(美學)으로 표현된 정감(情感) 고찰

A Study on Emotions Expressed in the Aesthetics of the Mind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2;16(3):223-238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June 30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2.16.3.223
한남대학교 교수, jkc1199@hnu.kr
Professor, Hannam University
Received 2022 May 20; Revised 2022 June 01; Accepted 2022 June 17.

Abstract

본 연구는 왕양명의 미학을 예술교육의 범주로 접근하여 희(喜)⋅노(怒)⋅애(哀)⋅락(樂)의 정감이 심의 미학으로 표출하였는가를 고찰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대학의 미술전공자를 대상으로 미술수업으로 적용하였고, 작품에 대한 분석기준을 통해 학생들의 심의 미학에 대한 이해도 탐색과 심의 미학의 핵심인 독창성이 화경(畫境)으로 표출되었는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다양한 작용요소들이 직관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어 미적 대상과 미적 관심이 상호작용하여 내면세계를 진단하고 양지(良知)의 작용으로 자득하여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미학, 곧 괴(怪)의 미학으로 창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양지에 따른 내적자각을 통해 주체성과 실천적, 반성적, 자득적인 자아의 성찰확립을 확인할 수 있다. 심의 미학은 예술교육에서 인식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주요개념이라 할 수 있다. 심의 미학적 가치는 도덕적, 실천적, 자득적 교육이며, 이들의 상호관계가 예술교육의 정감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왕양명의 심의 미학은 가치존중 사회로 이행되고 있는 현시대의 기초교육에 적합한 교육철학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마음으로부터 발현되는 모든 정감이 창의성의 원천이며, 예술의 기초교육의 지향점과 연결되고 교양예술이나 심미교육으로 연계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is to examine whether the feelings of joy, anger, sadness, and joy were expressed as the aesthetics of the mind by approaching Wang Yangming’s aesthetics as a category of art education. To this end, art classes were applied to art majors at universities, and through the analysis criteria for works, students’ understanding of the aesthetics of the mind and whether originality, the core of the aesthetics of the mind, was expressed as a level of painting. As a result, it was confirmed that various elements of action originated from the intuitive mind, and aesthetic objects and aesthetic interests interact to diagnose the inner world and to be self-sufficient by the action of the body of the mind, resulting in original and unique aesthetics, that is, strange aesthetics. In addition, it is possible to confirm the establishment of subjectivity, practical, reflective, and self-reflection that one realizes and obtains through internal awareness according to the main body of the mind. The aesthetics of the mind can be said to be the most basic major concept to be recognized in art education. The aesthetic value of the mind is moral, practical, and self-sufficient education, and it can be confirmed that their mutual relationship can be linked to the emotion of art education. Therefore, Wang Yangming’s aesthetic of mind can be said to be an educational philosophy suitable for basic education in the present era, which is being transitioned to a value-respecting society. In addition, all emotions expressed from the heart are a source of creativity, suggesting the possibility that they can be linked to the orientation of basic education in art and to liberal arts or aesthetic education.

1. 서론

철학이나 종교, 그리고 예술분야에서 강조하고 있는 심미정서는 주체성 개발의 중요한 요소이며, 교육에 있어서도 인간존재의 단면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동양철학은 정신적인 측면에서 우리에게 삶과 현 시대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일깨워 준다. 그러나 “동양미술의 근원지라고 할 만한 중국미술사에 대한 역사적 연구나 그들의 유구한 철학⋅종교 정신으로부터 비롯되었던 미학세계를 동시에 섭렵하는 데는 전반적으로 미흡하였다(최병식, 2008: 7).” 이러한 사실은 동양회화의 근원적 탐구와 그 시대정신의 올바른 가치나 사상체계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동양의 미학사상은 다각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 그러므로 동양철학의 적극적인 이해와 인간과 만물에 대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관점에서의 조망은 교육적 가치로써 흥미 있는 연구대상이 되며 교육적 논제로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동양철학사상 가운데 개개인의 양지(良知)1),에 따라 자발적⋅실천적인 행위를 지향하고, ‘심물일치(心物一致)’를 강조한 왕양명(王陽明, 명(明), 1472-1529)2)의 미학이 유용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되었다. 왕양명은 만물의 모든 이치(理)는 대상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이 주체, 즉 내 마음으로부터 발현된다는 심즉리(心卽理)를 강조하였다. 또한 “희⋅노⋅애⋅락의 사고와 지각은 모두 마음이 발한 것이다(喜怒哀樂之與思與知覺)”(王陽明, 合汪石谭內翰)라고 하여 마음의 작용을 자각하고 깨닫는 주체적, 실천적, 창조적 사상을 이룩하기 위한 정신의 발로임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는 왕양명의 미학을 예술교육의 범주로 접근하여 심의 미학으로 표현된 희⋅노⋅애⋅락의 정감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의 미술전공자를 대상으로 미술수업으로 적용하였고 일상에서의 미적 체험을 통해 발현된 정감을 자기 주도적 사고로 조망하여 심의 미학으로 표출되었는가를 분석한다. 작품에 대한 분석기준을 통해 학생들의 심의 미학에 대한 이해도 탐색과 심의 미학의 핵심인 독창성이 화경(畫境)으로 표출되었는가를 탐색한다. 또한 왕양명의 심학사상과 미학을 고찰하고 교육적 함의를 이해할 수 있다.

왕양명의 미학사상은 모든 행위의 주체인 마음으로부터 발현되는 심미정서이며 외부환경과 소통의 연결고리이자 자아의 감성을 인식하여 창의성을 도출하는 자아표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일상에서 체득된 미적경험을 통한 인식적 사고는 양지에 따라 자지(自知)⋅자명(自明)⋅자각(自覺)⋅자행(自行) 등을 스스로 깨달아(自得) 자기 주도적 사고능력으로 조망하여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미학, 곧 괴(怪)의 미학으로 창출된다. 그러므로 심의 미학은 예술교육에서 인식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주요개념이며, 동양의 고전미학 개념이 현대적인 작품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회화표현의 창출과 동양미학의 새로운 확장공간을 열어준다. 더불어 심의 정감표출을 교육과정의 한 범주로 접근함으로써 소양인들에게 새로운 미적표현의 좌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왕양명의 심의 미학의 교육적 가치는 도덕적, 실천적, 자득적 가치이며 미술의 기초교육의 지향점과 연결하고, 창의적 사고개발을 위한 방법론으로써 동시대의 예술교육과 심미교육의 활용가능성을 제안하는데 의의를 둔다.

2. 심의 미학의 교육적 가치

2.1. 왕양명의 심학

심학이라는 명제는 유학(儒學)의 ‘성인의 학문은 심학이다(象山文集序)’라는 규정에서 발생하였다. 이후에 정주[程朱; 宋(송)의 이학자 정호(程顥, 1032-1085), 정이(程頤, 1033-1107)형제와 주희(朱熹, 1130-1200, 호; 주자(朱子)를 일컬음]의 심과 리를 분석하여 둘로 해석한 이원론적 심학을 왕양명이 비판하면서 양명학(陽明學=心學)이라는 새로운 유학체계로 발전한 학문이다(유명종, 2002: 115). 그의 심학사상은 성리학의 중심사상인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대한 회의로부터 발전하여 육구연(陸九淵, 호: 상산(象山), 1139-1193)의 ‘심즉리(마음이 곧 이치이다)’를 기초로 하고, 정주의 이원론적 심학에 대한 주체(마음)와 객체(이치)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하면서 완성된 철학이다. 그는 이학자인 주자의 격물설은 “모든 사물은 반드시 표리(表裏), 정조(精粗)가 있다. 풀 한 포기, 나무 하나에도 모두 지리(至理)가 포함되었다”(유명종, 2002: 77), “지선(至善)은 사물에서 정리(定理)를 구한다”(유명종, 2002: 79)고 하는 격물치지를 인식하기 위해 대나무에서 지극한 이치를 찾으려 하다가 결국 실패하고, 그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였다. 그가 깨달은 격물치지는 “천하의 사물은 본래 궁지(窮至)할 수 없는 것이고, 격물의 수행은 단지 자기의 신심(身心)에서 하는 것이다”, “지선은 마음의 본체이고, 내 마음에서 구한다”(유명종, 2002: 79)고 주장하였다. 곧 대상에서 리를 구하는 것은 잘못이며 리는 주체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심즉리’라고 명시함으로서 새로운 격물치지를 성립시켰다. 따라서 모든 사물의 격물치지는 주자처럼 대상이나 객관적 사물의 이치를 만물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심즉리를 바탕으로 마음을 주체화하여 내 마음의 기록을 살피는 것이라고 귀결할 수 있다.

왕양명이 가장 강조하는 심학은 크게 심즉리, 지행합일(知行合一), 치양지(致良知)3),로 분류하며 심일원론(心一元論)을 주장한다. 그는 여러 사상의 변화과정을 통해 심의 본체가 심즉리라는 것을 깨닫고 심즉리를 모든 원리의 근본으로 삼는다. 이에 “마음이 곧 리다. 마음 밖에 리가 따로 없고 마음 밖에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心卽理也, 心外無理 心外無事)”(王陽明, 유명종, 2002: 80)라고 제시함으로써 심즉리라고 명시하였다. 즉 “우주의 본체가 마음인 것이기에 사람의 모든 행위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모든 행위의 기본이 되는 이치는 곧 마음에 있다는 것이다(王陽明, 安吉煥, 1998: 29).” 또한 “마음 외에 사물이 없고, 마음 외에 일이 없으며, 마음 외에 이치가 없고, 마음 외에 의리가 없으며, 마음 외에 착함이 없다(心外無物, 心外無事, 心外無理, 心外無義, 心外無善)”(王陽明, 유명종, 2002: 122)고 하였다. 이는 심과 리가 분리되어서는 참된 진리와 마음의 사상이 불가능하므로 정주의 ‘심과 리(心與理)’는 왕도의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 왕양명이 주장하는 ‘심즉리’의 근본이며, ‘마음과 사물의 일치(심물일치)’를 강조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심즉리’는 육상산에 의해서 처음 표출된 용어이지만, 왕양명이 그 사상을 일관하는 바탕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행합일은 “주자의 지선후행(知先後行)은 정주의 관점인 ‘지가 행보다 앞선다(先知後行)’, ‘행이 지보다 중요하다(行動於知),’ ‘지와 행은 번갈아 주도한다(知行互發)’로 초래되는 갖가지의 병폐와 모순을 치료하고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대안으로 출현하였다(陳來, 전병욱, 2003: 163).” 곧 모든 사물의 근본과 발달을 양지에 두고 지를 행의 시작으로 보았다. 그는 “지와 행의 본체는 하나이며, 지속에 행이 있고, 행 속에 지가 있다”, “지는 행의 시작이며, 행은 지의 성취이다(知是行之始. 行是知之成)”라고 강조하였다(王陽明, 김길락 외, 2001: 252). 이러한 논지는 모든 사물의 근본을 양지에 두고 양지의 감각과 반응은 동시적이어서 그 시간적 선후를 둘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왕양명은 주자의 ‘지식이 먼저’라는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핵심은 ‘앎’ 뒤에는 반드시 실천을 해야 하므로 지행은 합일이 되는 것이다. 곧 “지의 확실함과 독실함이 곧 행이고, 행의 분명함과 자세함 및 정확함이 곧 지이다(王陽明, 蔡仁厚, 황갑연, 1996: 82-83).” 그러므로 지가 행이고 행이 지인 것으로 지행은 곧 합일이며, 지와 행이 서로 귀속되어 있는 상관관계 속에서 지행의 본체는 하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왕양명의 지행합일은 심즉리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경험[체험]을 통한 실천은 행이 앎의 원천인 것으로 지와 행, 이론과 실천은 결코 분리 될 수 없는 존재임을 강조하였고, 뚜렷한 동기와 논리에 입각한 이론적 근거 위에서 제창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宋河璟, 1995). 따라서 현실적인 지식이론의 가치 지향적 선지후행보다는 도덕과 실천을 강조하는 실천행위의 가치 지향적 지행합일을 중시한 것으로 귀결할 수 있다.

치양지는 왕양명의 모든 사상과 그를 다년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유불(儒佛)의 갈등과 문제의식을 모두 ‘치양지’ 속으로 귀결시켜 승화를 이룩했다(陳來, 전병욱, 2003). 양지에 붙인 “치(致)는 지(至), 극(極), 진(盡)의 뜻이 있다(유명종, 2002: 101).” 양지는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아는 능력인 양능과 생각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우치는 능력인 양지를 합일하여 사람이 지니고 있는 선천적인 앎과 선을 실행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또한 모든 만물에 대해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왕양명이 말하는 “양지는 본래 구비된 근원적이고 본능적인 천리(天理)4),로써 사물의 세계, 자연계는 우리와 별도의 존재가 아니라 나의 의식작용이며, 내 마음의 소산이다(유명종, 2002: 57).” 이렇게 천리로서의 양지가 갖가지 사물에서 발현되면 그 사물들은 모두 양지에 의해 주재되어 천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것이 곧 ‘치양지’ 또는 ‘치지’이며, 심과 리가 합하여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王陽明, 答顧東橋書). 따라서 양지는 천리이고 지각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천리를 얻게 하는 것이 치양지이다. 이와 같이 천리와 양지라는 명제는 상이하지만 같은 의미를 함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왕양명이 제시한 심학의 명제들을 종합해 볼 때 그의 핵심사상은 양지이다. 그것은 마음의 본체이며, 도덕의식의 주체이자 만물의 존재론적 근거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마음의 공부가 치양지이다. 양지와 치양지는 심학의 내재적인 연결고리이며, 심즉리를 바탕으로 마음에서 리를 추구하는 행위가 지행합일이며 깨달음을 인식하는 것이 치양지인 것이다. 양지의 본체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지니고 있는 선천적인 앎과 선을 실행하는 능력,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아는 능력과 생각하지 않아도 스스로 깨우치고 분별할 줄 아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 양지로 인해 모든 지각과 사고의 능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귀결된다. 따라서 왕양명의 심학은 “앎과 행동의 일체를 주장하는 행동철학이요, 사랑을 실천하는 친민의 철학”(송석준, 2011: 155)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왕양명의 심학이 내제된 미학에 관하여 탐색하고 그 속에 함의된 내적자각5)과 교육적 가치로서의 의의를 고찰하고자 한다.

2.2. 심의 미학과 교육적 작용

앞서 왕양명이 제시한 심학은 마음의 본체인 심즉리를 모든 원리의 근본으로 삼았고, 옳고 그른 것을 시시분별 할 수 있는 핵심능력의 양지와, 그 깨달음을 통하여 실천하는 능력이 치양지였다. 치양지는 양지가 곧 지이고 치양지가 곧 행이라는 지행합일을 내재하고 있으며, 마음의 작용을 자각하고 깨닫는 것이 마음의 공부라는 교육적 의미를 함유한다. 즉 양지는 본체이고 치는 공부이다. ‘지행합일’과 ‘사상마련(事上磨鍊)’의 공부이며 이 모두 치자의 공부에서 왕양명의 심학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교육은 자아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음을 의미하며 이것은 곧 치양지의 교육이 진정한 학습임을 함의한다.

양명학의 심학을 미학의 관점으로 해석해 보자. 그가 강조하는 미학의 핵심은 ‘의의세계(意義世界)’라 할 수 있다. 곧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고 체험하는 모든 일(천지만물)은 심이 주인이며, “심의 발현이 의(意)이고 의가 있는 것이 물(物)인 것이다(김은영, 2016: 56).” 그것은 나와 대립적인 이원론적인 존재가 아니라 마음과 의와 물을 일원론적으로 해석하여 본질을 탐구하고, 가치의 의의 세계를 중시하는 심본 의식의 미학이다. 모든 만물은 내 마음(심즉리)의 정감(感興)을 동요시키고, 창의적 사고를 발현시키는 시지각적 동기요소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모든 것이 내 마음의 양지를 발현시키기 위한 도구이며, 정감의 표현은 본심에 의해 표출된다. 즉 회화(繪畵) 창출의 본체가 곧 내 마음이 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회화란 모든 사물이 내 마음과 만난 흥취(興趣)와 지취(志趣)로 인해 심상(心象)과 의상(意象)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회화는 심외무리이며 심외무물인 것이다. 심이 화리(畵理)가 되는 진심미학(眞心美學)은 내 마음의 심경(心境)을 표현하는 심상예술이고 양지가 발현된 예술이다(조동원, 2015: 56).” 따라서 심의 미학에서 가장 중요한 요체는 주체심(主體心)이며, 미학의 진심의 궁극은 내 마음이 천지만물의 주체이므로 ‘마음과 사물의 일치’인 것이다. 그러나 주체가 대상이나 객관적 사물을 바라보는 심적 관점에 따라 그 행위와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왕양명은 모든 행위의 주체인 마음에 대하여 “희⋅노⋅애⋅락이 사람의 감정이다(喜怒哀樂 非人情乎), 희⋅노⋅애⋅락과 사고와 지각은 모두 마음이 발한 것이다(喜怒哀樂之與思與知覺)”(王陽明, 合汪石谭內翰)라고 명시하였다. 왕양명이 제시한 희⋅노⋅애⋅락의 명제를 미학의 범주로 적용하여 해석한다면 일상에서 경험하는 미적체험들을 통하여 작가의 정서가 즉각적으로 발현될 때 정감을 표출할 수 있는 감정표현이며, 인간의 감각과 감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의미와 표상을 표현할 수 있다. 곧 “대상을 시각화, 조형화하기 위해서는 경험, 관찰, 분석, 직관, 인지, 지각, 연상 등이 작용한다(주디스 버튼 외, 2016: 59).” 따라서 심의 미학은 사물을 직각적으로 판단 할 수 있는 직관철학이며 즉심의 직관미학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작용요소들이 직관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어 미적 대상과 미적 관심이 상호작용하고 사고하여 내면세계를 진단하고 인식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왕양명이 제시한 양지와 치양지 그리고 지행합일을 통하여 앎은 실천이자 행위라는 직관적이고 실천적인 자아의 자발적인 개발과 존재적 가치의 자득적인 가치를 작용시킨다. 이에 부합하여 심의 미학의 교육적 가치를 크게 도덕적(道德的), 실천적(實踐的), 자득적(自得的) 교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도덕교육은 전체적인 교육의 측면에서의 기본원리로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도덕 가치는 선악을 판별하고 결정하는 지와 선과 악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행위, 또는 선을 실천하고 악을 소멸시키는 행위는 지와 행이 합일하는 가운데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사상을 통해서 개인의 도덕적 삶이 사회뿐만 아니라, 자아의 성숙을 위한 필수 요건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반드시 필요한 도덕적 가치로서 자기 준칙의 핵심덕목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양지는 현실과 감응하면서 이루어질 수 있는 판단능력으로써 도덕본체로서의 양지로 이해할 수 있다. “양지는 자신의 윤리준칙을 내재하고 있는 본체이며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양지가 있지만 양지를 실천하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성숙한 인격을 갖춘 인물이 될 수 없다(정인재, 2014: 217).” 즉 “양지는 사실판단, 도덕 판단, 옳고 그름, 선악, 정사 등의 준칙이 되며, 치양지는 정체하지 않고 날마다 새롭게 깨달아 사리사욕에 가려진 양지를 회복하고 확충하는 것으로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중요한 덕목이 될 수 있다(김성환, 2015: 415).” 곧 “급박한 시대적 상황과 양지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이미 양지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상호, 2008: 171).” 또한 “양지가 지닌 본체와 공부의 문제를 긍정하고 인정한다. 이로부터 도덕 판단과 실천공부의 가능함을 설명하고, 나아가 본심양지가 지닌 지선함과 선악, 그리고 형상을 초월해 있음도 인정한다(이상훈, 2011: 135).” 이것은 양지를 분별, 판단의 활동체로 이해함으로써 자아의 일상적 정감 속에 양지가 내포되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도덕적 삶에 의해 자아의 본래 마음을 회복하여 스스로의 준칙, 즉 조화롭고 합리적이며 도덕적인 인간이 된다는 인성 교육적 가치를 함의하고 있다.

실천적 가치는 실천과 체험을 중시하는 실천적 사고의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곧 앎과 행위는 결코 분류될 수 없는 유기적인 관계가 지행합일이며, 본체[심즉리]의 공부는 ‘앎과 행위의 합일’로 나타나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실천성을 강조한다. 왕양명이 “행이 없는 배움은 없으니, 행하지 않으면 배움이라 할 수 없다”(陳來, 전병욱, 2003: 178)고 강조하였듯이 “지행합일은 공부에서 본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심즉리의 공부가 능동적이고 자발적이며, 전일하고 직접적인 실천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이지현, 2013: 48).” 그리고 “지는 행의 의념이며, 행은 지의 공부(수단)이다(知是行的主意. 行是知的工夫)”(王陽明, 卷上)라고 말한 취지에서 행위를 인식의 의미로 해석하면 실천의 새로운 형식의 타당성이 성립된다. 즉 ‘지는 행의 주의이다’라는 것은 지란 사람이 의식 속에서 미리 세운 실천 활동에 관한 목표와 방식이자 행동을 지도하는 관념적 모형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행은 지의 공부이다’라는 것은 실천 활동은 곧 관념 모형을 현실화시키고 대상화시키는 경로이자 방식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의식은 지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지만, 의식 활동이 외부 행위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말하면 의식 혹은 사상은 행위과정의 첫 단계이므로 행위 과정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행위 실천은 본래 행의 범주에 속하지만, 행위가 사상의 실천이라는 점이나 실천이 관념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말하면 행은 전체 지식 과정의 결과, 즉 지식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 간주 될 수 있다(陳來, 전병욱, 2003: 171).” 이러한 것들을 실현시키는 마음이 바로 양지인 것이다. 예술교육에서도 미적체험으로부터의 앎과 실천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며 특히 창의성 교육을 강조하는 미술이나 그 외의 다른 기초교육에서도 체험과 실천 활동은 심의 미학을 교육하기에 적합한 방법임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지행합일을 미술의 범주로 적용시키면 행의 시작을 내적 자각에 대한 인식의 심리적 원인에 착안하여 앎과 행함을 하나로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을 교육적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무엇을 표현하기 전에는 반드시 그리고자 하는 마음이 발현되어야 하고, 그리고 싶은 마음이 바로 행의 시작인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내⋅외적 경험으로부터 체득된 미적 자각에 관한 앎의 인식과 즉각적인 심미정서의 작용을 형상의 표현으로 나타내는 행위의 과정을 ‘실천’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득적 가치는 심즉리와 양지를 통하여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교육의 모습을 보여준다. 능동성을 확보한 마음은 공부를 자발적으로 가능하게 하며, 그 실천 역시 전일하게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자아는 양지에 따라 무엇인가를 스스로 결정하고 행할 수 있는 자발성을 지닌 주체자로서 외부 자극이나 강요가 아닌 스스로 자발성에 의해 주변의 일과 스스로의 마음을 정해 나갈 수 있다(이천일, 2015: 15).” 왕양명은 “양지는 심의 보편자이자 본체로서 스스로 알며[自知], 스스로 밝으며[自明], 스스로 깨닫고[自覺], 스스로 행하는[自行] 자발적 능력을 속성으로 한다고 하였다(김길락, 김덕균, 2001: 246).” 곧 한 말과 행동의 언어 속에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만을 취하여 배우고, 행동하지 말아야 할 것을 인식하여 스스로에게 각성과 반성, 그리고 깨달음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양지의 다양한 의미를 통하여 주체가 심이며 본체 또한 심이라는 자득의 보편적 깨달음의 교육을 각인시켜 주고 있다. 따라서 양지를 익힘으로써 인간이 길러야 할 본성을 스스로 깨닫고 그 자체로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과 감성을 표출함으로써 자행의 능력을 성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득은 주체적 마음에서 일어나는 자아를 성찰하고 회복하는 결과이며, 자아의 자발성을 개발하고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킴으로서 자아인격을 존중하는 자득교육의 타당성을 성립시켜주고 있다. 이에 인간의 인성교육의 기초가 되는 도덕과 윤리, 실천교육과 심미교육을 함의한 자득교육은 예술교육에 있어서도 주체자의 심미정서를 스스로 알고, 자각하며, 그것을 형으로 표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단초를 마련해 준다. 결국 심의 미학적 가치는 도덕적, 실천적, 자득적 교육의 깊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덕육(德育)과 지육(智育)이 서로 결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양지와 치양지 그리고 지행합일에 함의된 미학과 의의를 통하여 도덕적 윤리준칙 교육과 실천적 사고의 교육, 자득적 교육의 상호관계가 예술교육의 심미정서 감성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며, 예술교양교육과 심미교육6)의 필요성까지 투영한다.

3. 심의 미학으로 표현된 수업 사례

앞서 논의한 심의 미학과 내적자각(인식)의 발현과 교육적 가치의 의미를 토대로 하여 대학생7),을 중심으로 심미정서의 정감표현이라는 수업 사례를 탐색하고자 한다. 왕양명의 심의 미학은 사물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즉심에서의 직관적 사고와 개인이 지닌 자질과 능력에 따라 배양하는 교육적 가치를 피력하였고 ‘인재시교(人材施敎)’8)라 하여 주체의 개성존중의 교육을 강조하였다. 이에 개인의 능력과 각기 다른 마음의 사고방법을 적용하는데 개인이 가진 기질의 특수성에 따라 능력을 존중하는 미술교육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작품창작에 있어 자아의 심의 미학의 관점을 자명하는 표현영역으로는 모든 행위의 주체인 마음에 대한 희⋅노⋅애⋅락의 정감으로 분류하여 주제를 선정하였다. 그것은 심의 미학의 근원이 바로 정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미정서의 정감표현의 교수-학습 내용체계는 <표 1>과 같다.

심미정서의 정감표현 교수-학습 내용체계

완연하고 참된 작품으로 표출하기 위해서는 유(遊)의 정신으로 자득하는 과정과 주체적 자아의 자발적인 내적자각을 도출하는 측면이 필요하다. 즉 자아의 “본래적 양지를 직각적인 체험의 과정을 통해 자각,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한경애, 2012: 135).” 자아의 양지를 통함으로서 주체적 마음으로 생명력을 표출하고 모든 만물을 수용하는 내적자각의 깨달음을 얻어 창작(창의성)의 결과라는 자득의 실현을 이룩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요지는 미술의 내용의 폭과 범위를 확장한 자율과정의 운영이다. 이것은 다양한 미적체험을 비롯한 자기 주도적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구체적인 계열성에 따라 창의적 사고의 폭을 확장 시킬 뿐 아니라 수동적인 지식수준을 넘어서 자득과 자각할 수 있는 탐색의 기회를 제공한다.

3.1. 심의 미학에 관한 작품 이해

심의 미학으로 표출된 사례작품으로는 학생들이 왕양명의 심의 미학이 곧 괴(怪)의 미학이라는 의미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왕양명의 미학사상이 가장 많이 반영된 고전의 동양화로 선정하였다. 그것은 심의 미학개념이 동양철학으로부터 출현된 만큼 서양의 작품보다는 그 시대의 주류에 가장 영향 받았던 동양화가 작품이 깊은 관계성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동양의 고전미학 개념이 현대적인 작품표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동양회화에 대한 이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함이다.

대표화가로는 왕양명이 출현했던 명대(明代) 이후 그의 미학사상(괴의 미학)을 가장 많이 영향 받은 청대의 석도(石濤, 1642-1707)9),와 팔대산인(八大山人, 1626-1705)10),, 김농(金農, 1687-1763)11)을 선정하였다. 학생들에게 이들의 작품이 왕양명의 심의 미학으로 표현된 사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작품 속에 내재된 정서적 관점을 탐색하고, 다양한 표현기법과 화풍(畫風)이 내면세계의 자유로운 표출로 연계되어 독창성으로 직결되는 괴의 미학으로 표출되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화가가 심미정서를 자각하고 행위로 실천하는 지행합일의 자득의 가치가 반영되어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화경이 곧 괴의 미학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림 1] <위명육선생산수책>은 석도의 작품이다. 그는 앞 세대에 남긴 화가의 수많은 회화의 법칙이나 무분별한 양식을 답습하거나 화법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래서 그는 옛 법칙(고화)를 닮는 것에만 노력하면 “옛것에 구속된 채 변화시키지 못하는 노예가 된다”(葛路, 姜寬植, 1989: 426), “나는 나만의 법을 사용한다(我用我法)”, “닮지 않은 닮음(不似之似)”(石濤, 券1)이라고 주장하며 전통의 화법에서 벗어나 그가 그리고 싶은 부분만을 확대하여 개성 있는 작품으로 완성시킨다.

[그림 1]

석도, <위명육선생산수책> 미상

그의 작품을 보면 대담하게 근경을 생략하고, 그림 전체를 상단의 운해와 함께 구름의 공백으로 둘러싸여 묘사하였다. 그의 대담하고 파격적인 화면구성은 한없이 맑고 투명하며 깊은 자연의 내면을 직시하여 정감을 표출하고 있는 듯하다. 석도는 자연과 직접 대면하여 “자신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자신의 가슴으로 이해하면 정신적으로 산과 강을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다(令山川與子神遇而迹化)”(양신 외, 1999: 258)고 하여 ‘자신만의 법’으로 ‘닮지 않은 닮음’의 화경으로 표출하였다. 따라서 석도는 용필과 용묵을 기존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묵의 거칠면서 호방한 필치와 대담한 구도로 새로운 산수화의 면모를 개척하였으며 석도만의 괴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심학의 격조 높은 개성파 화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림 2] <성난 물고기>는 안만첩(安晩帖)중 1첩으로 팔대산인이 만년에 그린 작품이다. “안만의 의미는 ‘편안한 만년’ 또는 ‘노후의 편안함을 위한다’는 의미이며 종병(宗炳, 375-443)에 빗대어 자신의 뜻과 감정을 시와 더불어 술회한 것으로 팔대산인의 생애와 예술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박은화, 2001: 229).”

[그림 2]

팔대산인, <성난 물고기> 종이에 수묵 31.7×27.5㎝ 교토 천옥박물관

배경이 없는 공백의 화면 주앙으로 궐어(鱖魚: 쏘가리)가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린 채 예사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려져 있다. 눈동자의 방향이 정면을 응시하지 않고 발문을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이는 방황하는 자아의 번민과 비분강개(悲憤慷慨)의 심경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배경을 배제시켰고, 물고기에 빗대어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간결한 필선을 더하여 내면의 분노와 비애의 틈 사이에서 안식하지 못한 채 의인화하여 표출된 화격은 필묵의 농담을 통한 윤필과 몰골(沒骨)의 대담하고 함축적인 생동으로 구사함으로써 화가의 개성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그림 3] <매화도>는 김농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 또한 화법이나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과감한 구도(대각선 구도)의 화면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그의 경쾌한 화면분절은 긴장감과 웅장함, 강렬한 화경으로 표출되는 원체화풍의 산수화에서 사용된 구도지만, 이처럼 화훼에서 사용된 화면경영은 김농이 최초의 시도라고 본다. 그는 매화의 화려한 형사(形寫)보다는 절제한 듯한 필묵의 운용을 통하여 김농만의 당당한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박진감 넘치는 구도를 봄기운의 강한 생명력을 담아 즉흥적이고 자유로운 담백한 화경으로 승화시켰다. 따라서 김농도 직관적인 정감을 통하여 그만의 개성과 심상을 표출한 독창적인 괴의 미학의 화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림 3]

김농, <매화도> 미상

이와 같이 심의 미학이 강하게 표출된 동양회화의 공통성은 직업화가나 원체화가가 추구하는 기능이나 형사보다는 화의(畫意)가 내재되어 있는 화가의 내면의 정서를 더욱 강조하였고, 화풍이 매우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괴의 표현이었다. 따라서 심의 미학은 화가의 정서와 사회적 배경과 성격이 상호작용하여 독창적인 화풍으로 표출되는 사의성(寫意成)의 미학으로 귀결할 수 있다.

3.2. 심미정서(審美情緖)의 정감 표현

미술의 창작활동은 “그 출발점에 있어서 자유로운 참여와 내면과의 소통을 유도할 수 있는 개인적 근원성의 자발적 충동에 있기에 자신의 존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전성환, 2015, 82)이라 할 수 있다. 즉 내적자극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고 외적으로 자신만의 방식을 능동적으로 유의미하게 드러내는 행위를 통하여 존재적 통합성을 유지하는 자존의 실현을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창의적 사고의 완연한 작품을 위해서는 직관적인 마음의 실천과 미적체험의 성찰을 통한 사상마련과 자득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또한 양명학의 심즉리와 지행합일, 치양지의 교육과정을 필요로 하며 심의 미학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 곧 자아의 인지욕구를 충족시키고 양지의 잠재의식이 심미실천을 통해 구체적인 형식, 수단, 방법, 절차 등의 내용을 포함한 지행합일과정에서 희⋅노⋅애⋅락의 정감을 창의적으로 표출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희⋅노⋅애⋅락을 주제로 제시한 것은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왕양명은 “모든 행위의 주체인 마음에 대하여 ‘희⋅노⋅애⋅락이 사람의 감정이다’, ‘희⋅노⋅애⋅락의 사고와 지각은 모두 마음에서 발현 된다’라고 명시하였듯이, 심의 미학의 근원이 바로 정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즉 자아의 자유로운 정서적 측면이 발현될 때 정감을 표출할 수 있는 감정표현이며, 인간의 감각과 감정을 매체로 하여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의미와 표상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학생들이 심의 미학으로 표현한 개별 작품을 <표 2>의 기준을 바탕으로 감상하고 분석하고자 한다. 심의 미학으로 표출된 정감표현의 작품을 보면 다음과 같다.

희⋅노⋅애⋅락의 정감표현 분석기준 및 분석내용(이지연, 정경철, 2019)

3.2.1. 희(喜)

[그림 4]는 전00 학생이 ‘기쁨’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낭만’이라고 한다.

[그림 4]

전00, <낭만충전>, 2020

학생에게서의 낭만은 사람마음의 무언가를 채워주고 만족시켜주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긍정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낭만이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가끔씩 불꽃놀이를 하면 그런 낭만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데 그것은 마음이 지치고 의욕이 없을 때 펑 하며 사방으로 퍼지는 불꽃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텅 빈 가슴이 채워지고, 의욕과 기분이 한껏 좋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힘들 때 종종 친구와 불꽃놀이를 하며 힘든 고통을 달랬던 기억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동기들과의 소소한 찐한 시간들이 낭만과 추억으로 기억되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힘들 때 낭만의 힘을 얻기 위해 터뜨린 폭죽, 그 힘으로 성공적으로 입시를 치르고 만난 대학 동기들과 함께 행복함을 증폭하기 위해 태운 불꽃놀이 장면을 생각하며 그만의 낭만 충전 방식을 극대화한 그림으로 표현하였다고 말했다.

전00학생의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통하여 정감의 기쁨으로 작용시켜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팡팡 터지는 폭죽으로 인해 낭만과 추억이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어 전학생만의 독창적인 표상으로 잘 도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5]도 송00 학생이 기쁨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부모님의 ‘결혼사진’이라고 한다.

[그림 5]

송00, <결실(結實)>, 2020

다음은 송00 학생의 작품에 관한 설명이다.

20살이 되고 나서야 본 부모님의 젊은 시절들은 저에게 뭉클함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기쁨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실을 맺어 현재 화목한 가정을 이루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의 결혼생활을 통하여 기쁨과 행복한 가정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이 결실을 나타내는데 가장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모님의 결혼사진으로 희를 표현하였습니다. 소묘로 작품을 그린 이유는 젊은 시절의 추억과 아련함, 세월 등을 더욱 극대화하여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그림에서 돋보이도록 배경을 밝게 털어주었고, 주제부만 집중적으로 묘사해 주었습니다(송00).

송00 학생이 설명한 바와 같이 작품에서 학생의 정서가 잘 반영되어 표현되었다. 기쁨을 더 부각시키기 위해 부모님의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였고, 하련한 세월의 흔적을 표출하기 위해 모노크롬으로 표현한 것도 독창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송00 학생의 <결실(結實)>은 사진 속에 담긴 본질을 치밀하게 통찰함으로서 기쁨의 순간을 포착하여 학생만의 심의 미학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3.2.2. 노(怒)

[그림 6]은 강00 학생이 ‘분노’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사람의 언어’라고 한다.

[그림 6]

강00, <XXX>, 2020

강00학생은 주변에는 화를 발생시키는 요소는 많지만 그 중에서도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자신도 화가 난다고 한다. 분노에 이성을 잃고 내뱉는 말은 누군가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격한 언어를 통해 화가 발현되기 때문에 코와 입이 나온 옆모습만을 확대하여 입을 벌리고 있는 표정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분노로부터 발산되는 내면의 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화면전체를 강렬한 붉은 칼라로 채색하였고, 거칠고 빠른 선을 통해 난폭해진 자아의 표정을 묘사하였다고 한다. 또한 상처받은 말을 통해 찢어진 심경(心境)을 깨어진 파편 조각으로 해석하여 배경을 표현함으로써 분노의 감정을 표현했다고 말하였다.

강00의 <XXX>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바탕으로 분노에 대한 정서가 독창적으로 표출되었다. 또한 거친 선의 다양한 운용과 강한 색의 재료를 적절하게 잘 활용하였으며 화난 마음을 현대적이고 개성적으로 표현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7]도 황00 학생이 분노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자신’이라고 했다.

[그림 7]

황00, <메아리>, 2020

다음은 황00 학생의 작품에 관한 설명이다.

저는 살면서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가장 많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에 그러한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살면서 극도로 화가 나는 순간은 과연 몇 번일까?’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갔습니다. 또한 ‘나는 극도로 화가 나는 순간이 있었나?’라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그렇다’입니다. 하지만 저는 화가 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았던 것 같습니다.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 중 하나인 ‘분노’라는 감정을 저는 숨겼던 것입니다. 속으로 감춰 둔 감정은 방출되지 못한 채 웅덩이처럼 고여 마음 한구석에 지금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나’는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당시 느꼈던 저의 ‘노(怒)’를 표현하기 위해 가슴 속에서 메아리치는 듯 표현해 보았습니다. 또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수염이 있는 서양남자를 통해 저의 감정이 더 잘 표출되도록 하였으며, 분노의 마음을 거친 펜으로 표현하였습니다(황00).

황00학생의 내면 깊은 곳에 분노를 발산하지 못한 감정을 도출시키기 위해 메아리치듯 소용돌이의 형상으로 묘사한 것은 매우 창의적이다. 또한 자아의 표현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의 표현으로 시도됐다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3.2.3. 애(哀)

[그림 8]은 윤00 학생이 ‘슬픔’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황00학생과 같이 ‘자아’라고 했다.

[그림 8]

윤00, <밝은 슬픔>, 2020

윤00 학생은 슬픔은 자신의 약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슬픔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슬픔은 더욱 커져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슬픔을 행복과 기쁨으로 포장하려고 애를 썼다고 하였다. 슬픔은 학생에게서 가장 숨기고 싶은 것이기에 가장 드러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슬픔을 더욱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인물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도록 표현하였고 슬픔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검붉은 색으로 강조했다고 한다. 배경으로는 자신이 생각하는 기쁨과 행복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하여 아픔을 앞에 두고 행복하려 애쓰는 모습을 나타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윤00 학생의 작품에서 슬픔을 감추기 위한 도구로 기쁨과 즐거움이라는 정감을 활용하였다. 또한 기쁨과 슬픔의 두 감정대비와, 즐거워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 그리고 내적으로 커져있는 슬픔을 과장된 눈물로 표현하여 불안정한 심미상태를 느낄 수 있었다. <밝은 슬픔>은 자아의 정서를 탐색하여 복잡한 내면 상태가 잘 융합되어 표출된 작품으로 이해 할 수 있다.

[그림 9]도 송00 학생이 슬픔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포옹’이라고 한다.

[그림 9]

송00, <포옹(抱擁)>, 2020

다음은 황00 학생의 작품에 관한 설명이다.

요람 자세야말로 엄마가 아기에게 사랑을 증명하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그것에는 서로 따뜻한 체온을 공유하면서 엄마는 아기에게 항상 너를 꼭 붙들겠다는 다짐과 너의 모든 것을 이해하겠다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나에게도 제 감정이 아이와 같습니다. 오직 저한테서 태어나 제가 온전히 책임져야 하며 그것이 제가 원하는 감정이 아니더라도 저는 모든 것을 감싸 주어야 합니다. 물론 감정에는 기쁨과 즐거움도 존재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은 대체로 슬픔입니다. 차라리 모른 척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이건 ‘나의 것’이다. 내가 이해해주지 않으면 그 누가 내 슬픔을 보듬어 주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내 슬픔을 끝까지 놓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습니다. 따라서 애를 표현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보라색과 파란색을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슬플 때 제 머리가 제것 같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 슬픔을 머리로 표현하였습니다. 마치 엄마와 아기가 체온을 나누며 사랑하는 것처럼, 작품에서도 애와 얼굴을 맞대며 서로 교감하고 있습니다(황00).

아이는 기쁨과 행복이라면 머리카락은 슬픔이며 모든 것이 소중하기 때문에 교감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칙칙한 배경의 표현으로 슬픔이 강하게 부각되었다. 또한 가련한 소녀가 아기를 따뜻하게 감싸않은 모습에서 슬픔까지도 사랑하려는 송00 학생의 사고의 전환으로 작용하여 자아의 모든 마음을 보듬어 주고 치유하려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다. <포옹(抱擁)>은 자아성찰의 메시지가 잘 반영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3.2.4. 락(樂)

[그림 10]은 고00 학생이 ‘즐거움’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삶’이라고 했다.

[그림 10]

고00, <카르페 디엠(Carpe diem)>, 2020

다음은 고00 학생의 작품에 관한 설명이다.

우리 삶은 순간순간의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분명 기쁜 일도 슬픈 일도 빠르게 지나가지만, 그 순간들이 모여 우리 삶이 됩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삶의 순간들은 빠르게 사라집니다. 슬픔도 마찬가지지만 기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기쁘고 즐거운 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충실하게 살아야 하며, 결국 삶의 많은 순간을 기쁘고 즐겁게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삶을 저의 모습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우리 삶 속에서는 기쁨, 즐거움 뿐 만 아니라 슬픔과 고통도 지나가지만, 결국엔 웃으며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지나는 슬픔 속에서도 결국 웃고, 기쁘고 즐거운 순간에 충실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해 보았습니다(고00).

화면에서 웃는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상단부분을 과감히 절단한 의도는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주제의 모습이 ‘희’의 어떠한 순간을 의미하는지가 모호하고, 그 순간을 어떻게 의도하여 표현하였는가가 동일시되지 않으므로 감성표현이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림 11]도 전00 학생이 즐거움에 대한 정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학생에게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는 ‘추억(追憶)’이라고 한다.

[그림 11]

전00, <즐거움 속 즐거움>, 2020

학생은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고난, 역경, 슬픔 등을 극복하여 그것을 ‘추억’이라고 부르며 희미한 웃음을 짓곤 했다. 그러한 어두운 기억과 아픔의 정서를 검은 감정 또는 부정적인 감정이라 하고, 즐거움, 기쁨, 행복함 등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은 모두 두꺼운 감정이라고 하였다. 결국 아무리 검은 감정을 가지고 있더라도 추억이란 이름을 붙여 회상하고, 그리워하기도 하며 때로는 웃음 짓게 하여 결국 극복된다든 것이다. 그래서 검은 감정은 결국 밝고 긍정적인 감정에 덮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울함, 슬픔, 낙담 등과 같이 검은색으로 표현되는 부정적인 감정을 덮을 수 있는 유일한 감정이 바로 즐거움, 기쁨, 행복 등이 두꺼운 감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고자 캔버스에 미리 검정색 아크릴 물감을 바른 뒤 즐거운 감정과 어울리는 밝고 따뜻한 계열의 색채들을 두껍게 얹고 즐거운 감정들이 융합되어 행복함의 절정을 맛보는 감정을 나타내고자 물감을 자연스럽게 흘리고 섞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친구화의 추억담화를 통해 즐거움에 젖는 감정을 긁어내는 행위로 표현하였다고 했다. 다양한 물감 속(추억)에는 검은 감정까지 융합되어 결국 긍정의 감정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과, 즐거운, 행복한, 기쁜 등과 같은 감정들은 개인의 노력과 희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전00학생의 자아에 대한 집중된 감정만을 표출하기 위해 형상은 배제하고 다채로운 색채만을 활용하여 추상적으로 표현한 발상이 매우 창의적이다. 즐거움이라는 감정 속에서 자신의 노력, 희생, 집착, 진정한 즐거움, 행복함 등을 딱 구분지어 느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색들을 구분 짓지 않고 서로 얽히도록 한 점이 독창적이라 할 수 있다. <즐거움 속 즐거움>은 어두운 추억도 결국 행복한 추억이었다는 자득을 얻어 복잡한 감정을 마블링 효과의 오묘한 조합으로 표현된 심의 미학의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일상에서의 체득되는 미적체험을 통해 희⋅노⋅애⋅락의 정감을 인식하고 창의적 사고로 연계되어 독창적으로 표현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식이나 형식적 사고와 기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의 통찰과정을 통해 과정 지향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창작활동으로 연계하여 지행합일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안으로는 자아의 정체성과 감정을 확인하고, 밖으로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여 이성과 감성이 상호 융합되고 통합적 상태이기에 본질로부터 체득되는 자득적 가치를 구현하였다. 그럼으로써 경험[체험]을 통한 실천은 행이 지의 원천인 것으로 지와 행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지행합일의 존재임을 증명하였다.

3.3. 심의 미학으로 표현된 정감 분석

희⋅노⋅애⋅락 정감표현의 작품을 통하여 학생들의 심의 미학에 대한 이해도를 탐색하고 심의 미학의 핵심인 독창성이 화경으로 표출되었는가를 고찰하고자 한다.

심의 미학으로 표출하기까지의 과정은 내적자각(인식)에 의한 주체성의 확립이라 할 수 있다. 즉 주체자의 자아의 마음의 태도로서의 내적자각을 통해 주체적, 실천적, 반성적, 관계적 자아의 확립을 확인 할 수 있다(이승철, 2016). 즉 자아가 내안에 있음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바로 양지인 것이다. 따라서 희⋅노⋅애⋅락의 정감표현의 분석방법으로는 <표 2>와 같다. 작품의 분석기준은 양지의 내적 자각의 심리적 원인에 착안하여 앎과 행함을 하나로 일치시켜 다양한 표현방식으로써의 독창적인 조형언어 표출이 얼마나 개발되고 발현되었는가를 준거로 하여 분석기준에 대한 분석내용을 구체화하였다.

이해도는 학습자가 왕양명의 심학사상과 심의 미학에 관한 의미를 이해하고 일상에서 깨닫는 정서를 창작과정으로 연계하여 희⋅노⋅애⋅락 가운데 어떠한 관점의 정감으로 표현하였는가를 분석하기 위함이다. 학생들은 왕양명의 심학사상과 심의 미학에 관한 의미를 이해하였고, 다각적인 관점으로 희⋅노⋅애⋅락을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주체성은 창작과정에서 조형원리나 요소 등을 스스로 인식하고 선택하여 자발적인 의지가

얼마나 반영되었는가를 분석하였다. 주체자는 과감하게 시도하는 실천능력과 작품의 표현방식, 시작과 끝을 합일하여 마무리할 수 있는 판단능력 등 자기결정력의 요인이 주체성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정감표현의 핵심적인 역할을 주도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상에서 체득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사상마련)과 자득, 자기반성과 긍정적인 사고를 폭넓게 주도적으로 사유하였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미적감수성은 일상에서 체험하는 다양한 미적 요소들에 의해 반응하는 정서적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속에 내재되 있는 미적체득이나 가치, 특성 등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기에 작가의 핵심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박미진, 2014). 학생들은 일상경험으로 체득된 미적 자각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그리고 미적요소에 반응하는 감수성으로부터 시작되는 심미작용을 적극 활용하여 희⋅노⋅애⋅락의 정감으로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고력은 창작과정에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대상에 대한 창의적인 생각이나 이미지를 떠올리는 능력을 판단하는 것으로 상상력이나 확산적 사고가 얼마나 발휘되었는가를 탐색하였다. 상상력은 창의성을 도출하는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므로 사고력이 중요한 요소임을 할인할 수 있다. 학생들은 다양한 작용요소들이 직관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어 미적 대상과 미적 관심이 상호작용하고 사고하여 내면의 정서를 진단하고 독창적인 표현으로 가시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현력은 주체자의 내적자각에 대한 조형적 언어를 시각적으로 창출하는 과정이며 마음의 사고를 드러내는 의도이다. 조형성이나 기술력보다는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되었는가에 중점을 두고 시각적 표현력이나 이미지를 관찰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아의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를 통하여 희⋅노⋅애⋅락의 정감을 심의 미학으로 자유롭게 표출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독창성은 심의 동을 작용시킨 요소를 통하여 다양한 표현법이나 매체 활용 등의 확산적 측면에서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발휘되었는가를 분석하였다. 학생들은 모든 지각과 사고의 능력을 창출하는 양지와 다감각적인 반응에 기반하여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괴의 미학으로 표현하였다.

통찰력은 자아형성과정에 대한 능동적인 사고의 성찰과 발전 가능성을 얼마나 꿰뚫어 보았는가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창작과정에서 도출되는 존재론적 이치의 보편성에 근거하기에 모든 예술의 창의적 행위는 가시적인 것이 아니라 비가시적인 것에 대한 자기성찰이나 통찰을 필요로 한다(김황기 2009; 이지연, 정경철, 2019: 61).” 학생들은 자발성을 지닌 주체자로서 자지, 자명, 자각, 자행 등의 자발적 능력을 통하여 스스로에게 각성과 반성, 그리고 깨달음의 실천을 통해 조형적 언어로 명료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의 항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물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거나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자득적 체험에 따른 내면의 정서작용의 자각을 통해 주체적인 실천으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완성하였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이 마음의 본체에서 일어나는 양지임을 깨달았으며, 마음의 본질이 내면성을 지니고 있는 자심이며 내면의 정신에 기탁하여 해석 될 수밖에 없는 ‘심물일치’와 ‘심외무리’로 귀결된다. 따라서 양지에 따라 자기 주도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마음의 태도로서의 내적자각을 통해 자아의 주체성과 실천적, 반성적, 자득적인 자아의 성찰확립을 확인 할 수 있다. 이것은 학습자의 도덕적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며 자아의 정서안정과 긍정적인 자아형성 함양에도 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4. 결론

왕양명의 심학사상은 모든 행위와 도덕의 주인은 마음이며 리는 주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심즉리를 기초로 일관하였고, 양지의 실현과 치양지, 지행합일을 교육적 일환으로 강조하였다. 특히 지행합일은 정주의 선지후행설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되었지만 선지후행의 경향이 전혀 없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왕양명은 지행합일을 통하여 당시 학풍의 폐단을 구하기 위해서였고, 현실을 바로잡고자 발달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어떤 목적 달성을 위한 결과의 효과만을 구현하기 위해 주장했기 보다는 지행은 본체 상 합일이기 때문에 지행의 공부는 분리될 수 없음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곧 행이 지의 원천인 것으로 지와 행, 이론과 실천은 결코 분리 될 수 없는 존재임을 증명하였다.

심의 미학은 ‘심물일치’를 바탕으로 본질을 탐구하고, 개인이 지니고 있는 기질이나 자질의 특성을 매우 중요시하여 가치의 세계를 추구하는 심본 미의식의 괴의 미학이다. 또한 자아의 내적자각을 통하여 자득하고, 마음에서 비롯된 모든 만물의 생성과 소멸이 자아의 정감(희⋅노⋅애⋅락)에 따라 동요되는 자아표현이다. 이것은 내적자각에 의한 실천미학이 마음의 본체인 양지가 화리가 되어 자지⋅자각⋅자행⋅자득으로 이루어져 지행합일의 주체의식이 작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체가 가지고 있는 심미적 경험과 깨달음(앎)을 인식하고, 다양한 심리관을 표출할 수 있는 실천이 함께 이루어져야한다는 지행합일을 도덕적, 실천적 교육의 원리로 삼아 가치적 측면의 일환으로 이해하였다. 따라서 왕양명의 미학의 궁극은 양지를 바탕으로, 마음의 본체가 대상과 만나 흥취가 생기고 심의가 심경으로 표출되는 심미예술로 귀결할 수 있다.

이러한 왕양명의 심학사상을 예술교육으로 접근하였고, 동양철학의 미학이 교육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적시하고자 대학생 미술전공자를 대상으로 심미정서의 정감표현이라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희⋅노⋅애⋅락의 정감표현의 작품에 대한 분석기준을 통해 학생들이 왕양명의 심학사상과 심의 미학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였는가를 확인하였고, 심의 미학의 핵심인 독창성이 화경으로 표출되었는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지, 자각, 자행, 자득을 통하여 지행합일의 주체성이 작용되었고, 스스로에게 각성과 반성, 그리고 깨달음의 실천을 통해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명료화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자득은 주체적 마음에서 일어나는 자아를 성찰하고 회복하는 양지의 결과였으며, 긍정적인 자아형성 함양과 자발성을 개발하는 기능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므로 이들의 작품에서 분석된 희⋅노⋅애⋅락의 정감표현은 다양한 작용요소들이 직관적인 마음에서 비롯되어 미적 대상과 미적 관심이 상호작용하여 내면세계를 진단하고 독창적인 표현으로 가시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일상에서 체득된 미적경험은 양지의 작용으로 자득하여 자기 주도적 사고능력으로 조망하고,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미학, 곧 괴의 미학으로 창출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더불어 양지에 따른 내적자각을 통해 주체성과 실천적, 반성적, 자득적인 자아의 성찰확립을 확인 할 수 있다.

결국 왕양명의 심의 미학은 마음으로부터 발현되는 희⋅노⋅애⋅락의 모든 사고와 정감이 자아의 정신세계를 반영하는 심미적 정취이자 자유정신의 표출로 귀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심의 미학은 독창적인 회화표현의 창출과 동양미학의 새로운 확장공간을 열어주고, 교양예술이나 심미교육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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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양지(良知)라는 용어는 “맹자(孟子)”에서 ‘진심상(盡心上)’의 양능(良能), 양지(良知)에서 비롯된 것인데, ‘양(良)’이란 선천적으로 구비된 지능, 이것을 ‘양지양능(良知良能)’이라고 했다(王陽明, 유명종, 2002: 57).” 이것은 양명학의 독창적인 사상이 집약되어 있는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심즉리, 지행합일, 정좌[靜坐:천리가 정(精)하게 밝으면 각기 사물의 뜻이 자연 정밀하고 온전하며 번거로울 염려가 없다, 정좌법은 주로 선종(禪宗)에서 시행되는 수양방법이나 왕양명의 정좌법은 불교에서 시행하는 좌선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구방심(求放心)하고자 하는데 있었다](조현규, 2009: 225), 사상마련[事上磨鍊: 마음의 본체가 부동(不動)함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으로 행동적, 경험적 수행으로써 일상 속에서 자신을 갈고 닦을 것을 주장하였다](유명종, 2002: 110-111) 등 왕양명이 주장한 거의 모든 사상들이 출현하기 때문에 양지라는 의미는 양명학에서 가장 핵심이 된다. 또한 “중국철학사에서 도덕인격완성의 상징으로써 그 공능(功能)을 발휘함과 동시에 양명철학의 본체론적(本體論的) 구조를 파악하는 열쇠이기도 하다(김재구, 1996: 43).”

2)

본명은 왕수인(王守仁)이나 왕양명[호가 양명(陽明)]의 호칭이 보편적이므로 본 논문에서도 왕양명으로 칭한다. 그의 저서로는 『傳習錄』, 『王陽明全』가 있다.

3)

치양지(致良知)는 유가(儒家)의 창시자인 공자[孔子, 춘추(春秋), BC551-497]의 “논어(論語)”에서 ‘군자는 학문을 하여, 이로써 그의 도를 치(致)한다(君子學以致其道)’(孔子, 박유리, 2005: 616)라는 의미와 주자주(朱子注)에서의 ‘치(致)는 극(極)’이고, ‘진기극야(盡其極也)’, ‘추지야(推至也)’, ‘추극야(推極也)’에서 비롯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왕양명 역시 같은 의미로 해석하여 치를 지(至) 혹은 극(極), 진지(盡之)의 뜻으로 보았고 치양지(致良知)의 치(致)를 “맹자(孟子)”의 ‘확대하여 충당한다(擴而充之)’는 것으로 요약하였다(유명종, 2002: 101-102).

4)

왕양명은 마음의 본체가 천리이며 양지라고 다음과 같이 명시하였다. “양지(良知)는 천리(天理)의 밝고 슬기로운 지각이다. 그러므로 양지는 곧 천리이다(良知是天理之昭明靈覺處. 故良知卽是天理)”(王陽明, 答歐陽崇一), “저 마음의 본체는 곧 천리이다. 천리의 밝고 슬기로운 것이 양지(良知)이다(夫心之本體卽天理也. 天理之昭明靈覺所謂良知也)”(王陽明, 答舒國用), “내 마음의 양지는 곧 이른바 천리이다. 내 마음의 양지의 천리를 사사물물에서 이루면 사사물물은 모두 그 리(理)를 얻게 된다(吾心之良知, 卽所謂天理也. 致吾心良知之天理於事事物物, 則事事物物皆得其理矣)(王陽明, 答顧東橋書).”

5)

“내적자각은 스스로에 내재한 본래적 자아를 일상의 의식과 행동을 주재하는 주체로서 확립하는 것을 의미한다(이승철, 2016: 134).”

6)

심미교육의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핵심요소는 심리적 형성을 통한 창이성의 발현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모든 교육의 바탕을 두고 있는 아주 중요한 구성요소라 할 수 있다. 김대열(1997: 65)은 심미교육이란 심미적 경험을 통하여 심미적 가치(aesthetic value)를 형성하기 위한 것인데, 가장 집중적으로 이러한 경험이 이루어지는 분야가 예술이므로 심미교육의 중심은 바로 예술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따라서 예술이나 미술의 중심은 미적경험과 창의가 가장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분야이므로 예술교육에 있어서 심미교육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7)

본 수업에 앞서 학생들에게 연구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였고 연구 자료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동의를 구하였다. 또한 개인의 정보호호를 위해 학생의 작품설명 중 직접인용의 마지막 문단에 황00으로 명기하였다. 수업은 H대학교 미술교육과 2020년 1학기(28명), 2학기(26명) 총 54명을 대상으로 3주간의 수업으로 진행하였다. 한 주에 3시간의 수업(총 9시간) 중 2시간은 왕양명의 심학사상과 심의 미학에 대한 이론수업으로 진행하였고, 5시간은 실기수업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2시간은 각자의 작품을 발표하며 감상과 토론(호평과 비평)을 통하여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발표자가 표현의도에 따라 목표에 도달하였는지 화연경영이나 조형방법에 대한 아쉬운 부분을 피드백 하였다.

8)

“聖人敎人下是箇束傳做一般 只如狂者便從狂處成就他狷者便從狷處成就他人之才氣如何同得”(王陽明, 卷下)

9)

석도는 청초(明末淸初)의 혼란 속에서 명 왕조의 종실이었던 주형가(朱亨嘉)의 장자로 태어나 같은 종실이면서 황제를 참칭했던 당왕 주율건의 군대에 의해 유린당하고 도륙당했다. 전 가족이 몰살되는 참혹한 현장의 뒤로 석도는 무창의 한 절에 맡겨져 승려로 자라면서 내면의 분노와 비애 등을 화경으로 표출한다. 그는 “남북종(南北宗)의 종파(宗派)나 사왕(四王) 등의 정통파(正統派)를 부정하고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자아의 개성에 대한 자각(自覺)을 분명히 하는 한편, 그림이란 일획(一劃)의 근본원리에 따라 자연과 자아가 필묵일체(筆墨一體)의 인온혼돈(絪縕混沌)의 상태로 표현되는 것이라는 철리적(哲理的)인 회화이념을 입론함으로써 청초의 개성주의(怪) 미학을 이론적으로 정립하였다(葛路, 姜寬植, 1989: 420).”

10)

명왕실의 후예였던 팔대산인은 명이 무너진 후 승려가 되었고, 정신적으로 방황하며 그림에 저항정신과 비분강개(悲憤慷慨)가 얼룩진 대담하고 자유로운 풍격으로 표출하였다(박은화, 2001).

11)

김농은 자유분방한 양주팔괴(揚州八怪)중 한 사람이다. 양주팔괴는 경제의 중심지이자 대운하의 요충지였던 양주지방에서 새로운 화풍이 형성되었는데 이들을 대표하는 화가들을 일컬어 양주팔괴라 지칭하였다. 팔괴는 구체적으로 명확하지 않으나 그 중 “정섭(鄭燮 ), 이선(李鱓), 금농(金農), 나빙(羅聘), 이방응(李方膺), 황신(黃愼), 고상(高翔), 왕사신(汪士愼)”이 있다. 그러나 꼭 이들(8명)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양주에서 활동한 개성파 화가들이 이에 포함된다. 이들의 화풍은 중국문인화(寫意畵)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며, 청대 말에서 근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화가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王耀庭, 吳永三, 2007: 197).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표 1>

심미정서의 정감표현 교수-학습 내용체계

영역 내용요소 핵심개념 기능
학습구조 개별 학습, 자기 주도적 학습 수행 표현하기
주제영역 심미정서의 정감표현하기 발상 탐색, 계획하기
학습형태 감상 후 자기 주도적 표현 지각, 반응 실천 이해, 해석 활용, 표현하기
표현영역 희(喜)⋅노(怒)⋅애(哀)⋅락(樂) 제작 연결, 표현하기
감상 및 심화 창작 작품 감상 및 토론, 피드백 이해, 비평 소통 이해, 해석 성찰하기
분석 및 평가 심의 미학으로 표현된 정감 분석 탐색 발견하기

[그림 1]

석도, <위명육선생산수책> 미상

[그림 2]

팔대산인, <성난 물고기> 종이에 수묵 31.7×27.5㎝ 교토 천옥박물관

[그림 3]

김농, <매화도> 미상

<표 2>

희⋅노⋅애⋅락의 정감표현 분석기준 및 분석내용(이지연, 정경철, 2019)

분석 기준 분석 내용
이해도 심학사상과 심의 미학의 의미를 이해하였는가?
주체성 심의 내적자각을 인식하여 자기 주도적으로 표현하였 는가?
미적 감수성 일상에서 체득된 미적요소를 적용하여 정서를 표현하 였는가?
사고력 다양한 관점에서 창의적인 생각이나 상상력을 발현시 켰는가?
표현력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로 표현하였는가?
독창성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로 구현하였는가?
통찰력 내적자각에 의한 성찰이 수렴되었는가?

[그림 4]

전00, <낭만충전>, 2020

[그림 5]

송00, <결실(結實)>, 2020

[그림 6]

강00, <XXX>, 2020

[그림 7]

황00, <메아리>, 2020

[그림 8]

윤00, <밝은 슬픔>, 2020

[그림 9]

송00, <포옹(抱擁)>, 2020

[그림 10]

고00, <카르페 디엠(Carpe diem)>, 2020

[그림 11]

전00, <즐거움 속 즐거움>,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