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종교 사회에서 기독교(개신교) 대학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

A Study on a Possibility of Christian Liberal Arts Courses at a Christian University Functioning as Interreligious Education in a Multireligious Society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1;15(3):65-81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June 30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1.15.3.65
이인경
계명대학교 Tabula Rasa College 교수, recham03@kmu.ac.kr
Professor, Keimyung University
Received 2021 May 20; Revised 2021 May 31; Accepted 2021 June 16.

Abstract

초록

본 연구는 다종교 사회에서 기독교(개신교) 대학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첫째, 다종교 사회의 함의와 종교 지형의 변화를 고찰하고 해석함으로써 종교교육의 필요성을 다룰 것이다. 둘째, 다종교 감수성과 상호종교 감수성 함양을 위한 종교 공부로서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교육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셋째, 기독교(개신교) 대학인 K대학의 기독교교양 교과목 운영 사례를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 교육의 측면에서 평가하여,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제안할 것이다.

연구 결과, K대학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은 강의실에서의 인문학적 접근과 <이웃종교인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교수와 학생 그리고 이웃종교인의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게 하고 상호작용하게 함으로써 상호종교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Trans Abstract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look for a possibility of Christian liberal arts courses at a Christian University that would function as interreligious education in a multireligious society. This paper is composed as follows: first, the necessity of education about religions will be discussed by examining and interpreting the implications of a multireligious society and the current religious landscape in Korea. Second, religious literacy education and interreligious education for cultivating multireligious sensitivity and interreligious sensitivity are discussed. Third, the possibility of Christian liberal arts courses functioning as interreligious education is proposed by evaluating the case of operating Christian liberal arts courses at K University in terms of religious literacy education and interreligious education.

In conclusion, the Christian liberal arts courses at K University shows a possibility of interreligious education by allowing professors, students, and people of neighboring religions from various religious backgrounds to reveal their religious identity and interact with each other through humanistic approaches in the classroom and <Interview with people of neighboring religions>.

1. 들어가는 말: 다종교 사회의 함의와 요청

한국은 특정 종교를 국교로 인정하지 않는 세속주의 국가이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20조 2항의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조항과 헌법 제20조 1항의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조항에 근거한다. 또한 한국 사회는 특정 종교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교 전통과 신념체계가 병존 또는 공존하는 다종교 사회이다. 몇 가지 통계 자료들을 통해 한국 사회가 다종교 사회임을 알 수 있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의 종교별 인구 비율을 보면, 불교 15.5%, 기독교(개신교) 19.7%, 기독교(천주교) 7.9%, 원불교 0.2%, 유교 0.2%, 천도교 0.1%, 대종교 0.0%, 기타 종교 0.3%였다. <2020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종교 간 갈등은 다른 갈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55.4%였다. 통계상으로 집계될 만큼은 아니지만, 세계화로 인해 이주의 시대가 되면서 한국 사회의 외국인 이주민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이주민의 종교도 한국에 유입되었다. 행정안전부 발표자료인 <2019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의하면, 2019년 현재 이주배경인구는 한국 전체 인구의 4.3%였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다문화 사회로 분류하는 기준인 5%에 가까운 수치이다. 다문화 사회와 다종교 사회의 밀접한 연관 관계에 비추어 볼 때,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속도와 양상이 향후 다종교 사회의 양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통계상으로 현재 한국 사회에는 다양한 종교들이 있으며, 종교 간의 갈등은 다른 갈등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낮아서, 종교들이 갈등하거나 대립하기보다는 공존 또는 병존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한국의 이러한 다종교 사회 양상, 즉 종교들의 공존 또는 병존이 이후에도 유지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 또한 종교들의 공존 또는 병존은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간 관계 방식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기 때문에, 이후 전개될 새로운 양상의 다종교 사회를 예측하고 그에 부합하는 종교 간 관계 방식이 요청된다. 다종교 사회의 새로운 양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종교 사회의 함의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다문화 사회의 함의에 종교를 대입하여 다종교 사회의 함의를 일곱 가지로 제시한 고병철(2010)에 따르면, 다종교 사회가 가리키는 의미와 예측 가능한 전개 양상 그리고 요청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다종교 사회란 어떤 특정한 사회에 다양하고 이질적인 종교와 종교인과 종교단체가 동시에 존재함을 뜻한다. 둘째, 다종교 사회에서는 여러 종교의 가치관이 동시에 수용된다. 셋째, 다종교 사회에서 특정 신념에 기초하여 형성된 배타적 태도가 종교갈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넷째, 다종교 사회는 종교 간 갈등과 충돌 가능성을 해소하고 종교 간 공존을 요청한다. 다섯째, 다종교 사회에서 기타 종교로 분류되는 소위 소수 종교의 종교단체와 종교인에 대한 차별이 금지되어야 한다. 여섯째,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자체를 비이성적⋅비합리적⋅비과학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것과 일부 종교를 유사 종교, 사이비 종교, 이단 등으로 규정하여 낙인찍는 것은 부당한 행위이다. 일곱째, 다종교 사회에서는 종교 간 갈등, 종교에 대한 편견, 소수 종교 차별 등을 지양하고 종교 간 상호 공존을 위해 종교교육이 요청된다. 이처럼 다종교 사회에서는 종교적 신앙의 유무나 종교의 차이와 상관없이 종교 공부가 요청된다.

본 연구자는 고병철이 제시한 ‘종교 간 상호 공존을 위한 종교교육의 중요성’에서 ‘종교 간’을 ‘특정 종교 간 및 무종교와 특정 종교 간’으로 ‘상호 공존’을 ‘상생’으로 확장하여 해석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다종교 사회에서 ‘특정 종교 간 및 무종교와 특정 종교 간 상생’을 위한 종교 공부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상호종교 감수성(inter-religious sensitivity)’ 함양을 목표로 하는 공부다. 상호종교 감수성이란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을 지닌 사회구성원들이 종교 간에 서로 배우고 상호작용하려는 태도’이다. 이러한 상호종교 감수성은 우선 ‘다종교 감수성(multi-religious sensitivity)’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다종교 감수성은 ‘종교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서, 이웃종교에 대한 일방향적 이해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의 다종교 감수성은, 종교 간 쌍방향적 상호작용으로서의 상호종교 감수성을 갖추기 위한 기본 태도이다. 요약하자면, 특정 종교 간 및 무종교와 특정 종교 간 상생을 위한 종교 공부는 다종교 감수성에서 시작하여 상호종교 감수성 함양을 목표로 한다. 그러면 그러한 종교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즉, 다종교 감수성과 상호종교 감수성은 어떻게 함양될 수 있을까? 본 연구자는 이해로서의 다종교 감수성과 상호작용으로서의 상호종교 감수성이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교육’을 통해 함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과 전제를 가지고 다종교 사회에서 기독교(개신교) 대학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종교 지형을 고찰하고 해석할 것이다. 둘째, 다종교 감수성과 상호종교 감수성 함양을 위한 종교 공부로서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교육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셋째, 기독교(개신교) 대학인 K대학의 기독교교양 교과목 운영 사례를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 교육의 측면에서 평가하여,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2. 종교 지형의 변화와 종교 공부의 필요성

한국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와 한국갤럽의 종교 조사는 1980년대 이래 한국의 종교 지형 변화를 보여준다. 통계청에서는 1985년부터 종교 항목을 인구주택총조사에 포함시켜 10년 주기로 현재까지 총 네 번 종교인구를 조사하였다. 한국갤럽은 1984년에 제1차 종교 조사를 한 이래로 제2차(1989년), 제3차(1997년), 제4차(2004년)를 거쳐 제5차(2014년)까지 총 다섯 차례 종교 조사를 실시하였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종교 없는 인구 비율이 56.1%였다. 종교 없는 인구 비율을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64.9%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10대가 62.9%로 높았다. 한국갤럽이 2014년에 실시한 제5차 종교 조사 결과에 의하면, 종교 없음 비율이 50%로 나타났다. 연령별 종교 없음 비율은 만19~29세에서 69%로 가장 높았다. 한국갤럽의 종교 조사에서는 10대가 조사대상이 아니어서 10대의 종교 없음 비율을 확인할 수 없다.

이 결과를 기독교 대학인 K대학교의 2020학년도 종교분포 통계와 비교해 보아도 거의 비슷한 비율이다. 채플에 참석하는 신입생 대상으로 실시한 2020학년도 K대학교 신입생 종교분포 조사에 따르면, 무종교 비율이 1, 2학기 평균 66.6%였다(1학기 66.4%, 2학기 66.8%). K대학교 2020학년도 신입생들이 2015 인구주택총조사 때 10대였던 점을 고려할 때, 5년 후에 오히려 무종교 인구비율이 3.7%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계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생 연령대 10명 중 7명은 종교가 없다. 한편, 특정 종교인 비율은 기독교인(천주교와 개신교인 모두)이 22.1%(1학기 22.7%, 2학기 21.2%), 불교인이 9.75%(1학기 9.3%, 2학기 10.2%), 기타 종교인이 1.7%(1학기 1.6%, 2학기 1.8%)였다.

한국의 종교 지형과 달리, 2017년 현재 전 세계 종교인구 비율은 84%이며 종교인구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이는 세속화된 사회에서 종교인구가 감소하고 종교가 소멸할 것이라는 이전 세기의 전망을 무색하게 하는 통계이다. 이러한 통계는 한 개인이 만나는 10명 중 8-9명이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그 추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종교가 없다고 말한 16%도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뜻일 뿐 자신의 소위 영적인 측면을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Hackett & McClendon, 2017; 김학철, 2019: 57).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경제 세계화로 시작된 세계화의 흐름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한 개인은 국민국가의 국민인 동시에 세계 시민으로 살아간다. 한 개인이 국민국가로서의 자국의 경계를 물리적으로 벗어나거나 사이버상에서 외국인을 만나든 또는 자국 경계 내에 유입된 외국인과 만나든 말이다. 이것이 종교 공부가 필요한 이유이다.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종교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 개인이 만나는 10명 중 8-9명이 종교인이라면, 소극적으로는 종교 간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는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 종교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상호작용하기 위해서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종교 공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종교 과목이 공교육의 교육과정 편제상 공식적인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지만, 종립학교를 제외한 국공립학교에서는 종교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공교육 과정에 종교교육이 정식으로 도입된 것은 제4차 교육과정(1981.12.31.-1987.3.30) 이후이다. 비공식 교과였던 종교 과목이 제4차 교육과정 이후 공교육의 교육과정 편제에 공식적인 과목의 하나로 인정됨으로써, 이전에 종립학교에서 관행으로 시행되던 종교교육이 법적으로 공식화된 것이다. 제5차 교육과정(1987.3.31.-1992.6.29.)에서는 제4차 교육과정의 종교교육 관련 규정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제6차 교육과정(1992.6.30.-1997.12.29.)부터 종교교육에 변화가 있었다. 종립학교의 자율에 맡겼던 종교교육을 정부가 주도하는 교육과정과 교육지침에 따라 시행하게 된 것이다. 이는 ‘특정 종교의 교육’에서 ‘종교들에 대한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반영으로 평가된다. 제7차 교육과정(1997.12.30.-2007.2.27.)에서도 제6차 교육과정과 마찬가지로 신앙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과 교양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이 병행되는 한편, 종교학적 설명이 보강되어 종교에 대한 균형 잡힌 지식 습득과 이해를 통해 건전한 종교관 정립과 성숙한 인격 배양 그리고 올바르고 참된 삶의 태도 형성을 종교교육의 목적으로 두었다(박미경, 2015; 김광철, 2016: 130-132).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종교⋅다문화 사회에서 종교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종교학 교과의 성격과 목표를 통해 나타난다. “종교학 과목은 종교와 연관된 지식, 경험, 생활 등에 관해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안목과 태도를 기르기 위한 과목”이며 “종교학 과목에서는 다종교⋅다문화 사회에서 종교에 관한 성찰적 안목과 태도를 기르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종교 문화 이해력, 비판적 성찰 능력, 의사소통 능력, 다문화 감수성, 윤리적⋅사회적 실천 능력 등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

종교 과목이 공교육 교육과정에 편제되어 있지만 종립 중고등학교 출신 외에는 종교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학생들에게 기독교(개신교) 대학에서 종교교육을, 그것도 특정 종교(개신교) 교육을 한다는 것은 겹겹의 난제와 씨름해야 과정이다. 첫 번째 난제는, 기독교교양 교과목을 왜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가이다. 다른 종립학교의 예시를 제시하면서 기독교(개신교) 종립학교이니까 당연히 들어야 한다는 논리는 “올바른 교육의 이해와 접근이 아니”(남성혁, 2019: 72)며 설득력이 약하다. 본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이 난제에 대한 즉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기독교교양 교과목은 ‘기독교 신앙교육’도 아니고, ‘기독교에 대한 가치중립적 지식교육’도 아니라, ‘기독교에 대한 인문학적 공부’라는 말로 대신한다. 그와 함께 본 연구자의 사회적, 종교적, 학문적 삶의 자리에 기초한 관점을 밝히고, 학생들에게도 그들 자신의 관점을 말하도록 요청한다. 이 부분은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교육을 논의하는 장에서 특정 주제 및 프로그램과 함께 다시 다루기로 하겠다.

두 번째 난제는, 학생들에게 종교 공부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일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20학년도 K대학교 신입생 종교분포 조사에 따르면 무종교인 비율이 66.6%였고, 종교인 비율은 기독교인(천주교인과 개신교인 모두)과 타종교인을 합해도 30% 남짓이었다. 무종교인이라고 모두 종교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본 연구자가 코로나 19 발생 이전에 기독교교양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은 무종교인 비율만큼 종교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불편, 불만, 불쾌를 표현했다. ‘타종교인보다 무종교인들과 대화하는 것이 더 어렵다’(Tennent, 2002; 남성혁, 2019: 71에서 재인용)는 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본 연구자의 경우, 팀별로 종교 공부의 필요성을 토의하여 각 팀의 대표 의견을 발표하도록 하고 그 의견들을 다종교 사회의 요청과 세계 종교 지형 및 한국 종교 지형의 변화에 대해 함께 비교 설명하는 과정을 통해 종교 공부의 필요성을 수렴해 낼 수 있었다.

세 번째 난제는, 기독교교양 교재의 언어가 비기독교인들에게 낯설다는 것이다. K대학교의 경우 현재 기독교교양 교재는 3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종교 공부의 필요성과 이웃 종교를, 2부는 기독교를, 3부는 현대사회의 윤리적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중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교재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2부이다. 2부의 일부 표현과 용어가 비기독교인들에게 전혀 딴 세계 언어처럼 낯설고 이해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고유명사를 제외한 표현과 용어는 의사소통 가능한 언어로 번역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 영역의 현상도 사회 현상의 일부이기에 사회의 다른 영역에서 통용되고 있는 문법과 언어로 설명한다면 다른 종교 배경을 가진 학습자가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할 것이다(고병철, 2016: 13-14). 종교교육자로서 기독교교양 교수자는 다양한 종교적 배경의 학습자와 상호종교적 관계를 맺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중언어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Moran, 1989; 김선정, 손원영, 2006: 234-236). 포스터(Charles R. Foster)는 이중언어를 강조한 모란(Gabriel Moran)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더 나아가 다중언어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포스터는 종교교육자가 능통해야 할 다섯 가지 형태의 다중언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Foster, 2004: 73-77; 김은정, 2007: 114-115). ① 특정 종교 언어(the native languages of religious education): 종교적 삶을 규정하고 신앙공동체 구성원의 양육을 위한 신학적 언어 ② 상호종교적 언어 또는 종교 간 대화 언어(the language of interreligious education):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학습자들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의사소통하기 위한 언어 ③ 공적 언어(the language of public religious education): 종교적 전통에 기초하여 삶의 현실과 종교적 차원을 연결하는 언어 ④ 후기종교적 언어(a postreligion religious education language): 종교에 무관심하거나 비판적인 학습자들과 대화하기 위한 언어 ⑤ 학문적 언어(the language of academic religious education): 종교학적 학문 언어. K대학교 신입생의 종교분포 비율을 감안할 때, 기독교교양 교수자는 ‘학문적 언어’에 기초하여 ‘특정 종교 언어(기독교 언어)’와 ‘공적 언어’를 ‘종교 간 대화 언어’와 ‘후기종교적 언어’로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 난제는, 본 연구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에서 기독교뿐만 아니라 다른 이웃 종교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지만 모든 종교를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독교의 경우도 개신교 중심으로 공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주어진 시간의 한계와 본 연구자의 연구 부족이 한 원인이지만, 수업 시간에 공부하는 종교를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문제는 기타 종교로 분류되는 소위 소수 종교에 대한 차별과도 연관되어 있다.

3. 종교 문해력 교육으로서의 기독교교양 교과목

3.1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에 대한 기초 분석

이러한 난제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개신교) 대학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이 다종교 사회에서 다종교 감수성과 상호종교 감수성 함양을 위한 종교 공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K대학교 기독교교양 교과목 운영 사례와 함께 논의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운영 사례와 논의에 앞서, 우선 K대학교와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에 대한 소개와 기초 분석을 하고자 한다. K대학교는 기독교(개신교) 대학으로서 기독교교양 교과목을 2학점 공통교양으로 이수구분하여 1학년에게 필수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파틸로 & 맥켄지(M. M. Pattillo, Jr. & D. M. Mackenzie)와 강희천의 견해를 종합하여 기독교 대학의 기준을 제시한 손원영(2001: 103)에 의하면, 기독교 대학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특징을 가진 대학을 가리킨다. 첫째, 대학의 건학이념을 기독교적으로 명시한 경우, 둘째, 재단이사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 셋째, 대학설립에 필요한 교육용, 수익용 재산이 기독교 단체(개인)의 소유인 경우, 넷째, 대학운영, 경영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 기독교 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 다섯째, 대학 구성원의 종교적 유사성(일치성)이 강조되고 있는 경우, 여섯째, 교육과정에 채플 및 종교과목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다. K대학교는 ‘대학의 건학이념을 기독교적으로 명시하고 있고, 교육과정에 채플 및 종교과목 등이 포함되어 있는’ 기독교 대학이다.

손원영(2001: 103)은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진 한국의 개신교 계통 기독교 대학을 다시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제1유형은 성직자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의 ‘신학대학유형’이다. 제2유형은 성직자를 양성하기 위한 신학교육에서 출발하여 다양한 일반학문을 강조하는 과정을 거쳐 기독교적 지식인 양성의 목적을 가진 ‘신학계 종합대학유형’이다. 제3유형은 신학교육을 통한 성직자 양성이 아니라 대학교육을 통한 학원선교 목적으로 설립된 ‘일반 종합대학유형’이다. 이 분류에 따르면, K대학교는 제3유형인 일반 종합대학유형에 해당된다.

세 유형의 학교에서 행하는 기독교 교양교육은 학교 설립목적에 따라 그 방향과 내용이 달라진다. 스코트(K. Scott, 1984: 323-340; 김선정, 손원영, 2006: 233-234)가 분류한 기독교 교양교육의 세 가지 유형을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인 ‘교회문화화 유형’의 기독교 교양교육은 전통적인 기독교의 신념체계나 신앙 형태를 전수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이 유형의 기독교 교양교육은 일부 기독교대학 또는 교회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특정 교단의 신학적 해석과 신앙적 규범을 절대 기준으로 하여 성서와 교리의 내용을 학생들에게 전수한다. 두 번째 유형인 ‘수정주의 유형’의 기독교 교양교육은 비판적 이성에 기초하여 기독교의 전통적 신앙이나 신념체계를 비판하고 본래의 기독교 정신을 추구한다. 세 번째 유형인 ‘재개념주의 유형’의 기독교 교양교육에서는 타종교와의 대화를 통해 타종교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고 기독교의 상대적 종교성과 함께 기독교의 종교적 가치를 분명히 함으로써 기독교의 지평을 더 확장시키고자 한다. K대학교의 기독교 교양교육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국가사회 및 기독교적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K대학교 정관 제1장 총칙 제1조)는 학교설립목적과, “본 교과목은 K대학교의 설립 이념인 기독교 정신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기독교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을 함양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목표가 있다. 본 교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기독교 정신을 배움으로써 성경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와 우리 삶의 다양한 문제들(종교와 문화, 윤리와 리더십, 삶과 죽음의 의미 등)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는다”라는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목표를 통해 볼 때 ‘수정주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리고 K대학교 기독교교양 교재와 본 연구자가 운영하고 있는 분반의 수업내용에 비추어 보면 ‘재개념주의 유형’으로도 분류될 수 있다.

종교교과교육의 방향에 대해 현재까지 논의된 바를 정리하여 종교교과교육의 교육형태를 4가지로 요약 제시한 고병철(2016: 20)에 의하면,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은 ‘종교학교육론’과 ‘인성교육론’의 교육형태에 해당된다.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은 “비고백적 입장”에서 “지적 안목을 높이기 위한 지식”과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편제상으로도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은 인성함양영역에 속해 있다.

3.2 종교 문해력 교육으로서의 기독교교양 교과목

종교 문해력(religious literacy)이란 “종교가 사회, 정치, 문화와 근본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여러 각도에서 분별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전 세계 종교의 역사와 주요 문서와 신조와 종교의식과 현재 모습은 구체적인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컨텍스트에서 형성되었고 계속 형성되어갈 것이라는 기본적인 이해”와 “모든 시공간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표현에 존재하는 종교적 차원을 분별하고 탐구할 수 있는 능력”을 아우른다(Moore, 2015: 27-38). 이러한 의미의 종교 문해력 교육은 ‘상황 접근법’적인 종교연구방법에 기초한다. 상황 접근법이란 종교를 비신학적 요소인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와 관련하여 인식하는 방법으로서 아사니(Ali S. Asani)가 구분한 세 가지 종교연구방법 중 하나이다. 상황 접근법은, “공시⋅통시적 수준에서 종교를 이해하는 방식”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평가된다(김학철, 2019: 59). 상황 접근법 외에 다른 두 가지 종교연구방법은 신앙 접근법과 문서 접근법이다. 신앙 접근법은 종교가 종교신자 또는 종교의식을 주관하는 사람의 관점을 대표한다고 보며, 특정 종교의 신앙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교회 학교, 마드라사 등)에서 종교를 연구하는 방법이다. 배타적이고 편협한 특성을 가진 이 방법은 특정 교파의 주장을 진리로 인정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문서 접근법은 종교 경전 연구를 통해 종교를 이해하려고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에는 비학문적인 탈문맥 독서법과, 학문적 형식은 갖추었으되 편향적 해석을 하는 경우가 포함된다(아사니, 2012: 259-264).

또한 종교 문해력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원칙에 기초한다. 첫째, 특정 종교에 대한 헌신의 표현과 종교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구분해야 한다. 둘째, 종교들은 내부적으로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다양하다. 셋째, 종교들은 무시간적인 것도 정적인 것도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전개되고 변화한다. 넷째, 종교들은 분리되고 고립된 사적인 컨텍스트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모든 차원에 내재되어 영향을 미친다(Moore, 2015: 27-38).

이러한 의미와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종교 문해력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종교 문해력 교육은 종교를 인간⋅사회⋅문화⋅역사를 이해하는 키워드로 보며 종교적 신앙의 유무나 차이와 상관없이 종교 공부가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둘째, 종교 문해력 교육은 특정 종교의 신앙교육이 아니라, 학문적 연구 결과로서의 종교에 대한 지식 교육이다. 셋째, 종교 문해력 교육에서 다루는 것은 ‘종교’가 아니라 ‘종교들’이다. 종교 문해력 교육은 “논리 속에 화석화된 이념적 구성물”(이길용, 2018: 110)로서의 단수 ‘종교’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환경과 사회적 상황 속에서 생동, 교류, 적응, 변화하고 있는 ‘구체적 종교들’에 초점을 맞춘다.

앞에서 논의했듯이 종교 문해력 교육은 다종교 감수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이며, 다종교 감수성이란 종교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그러므로 종교 문해력 교육은 특정 종교의 신앙교육일 수 없다. 본 연구자는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을 담당하여 운영한 사례를 종교 문해력 교육의 측면에서 평가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자는 수업 첫 시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기독교교양 교과목이 ‘기독교 신앙교육’도 아니고 ‘기독교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교육’도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본 연구자가 담당하는 기독교교양 교과목은 ‘기독교들과 종교들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다종교 감수성을 함양하는 공부’라는 점을 강조한다. 학기 후반부에 ‘현대사회의 윤리적 이슈’를 다루기는 하지만, 교과목의 중점 주제와 접근방법 그리고 목표에 이르기까지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은 종교 문해력 교육인 것이다.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이 종교 문해력 교육임을 나타내는 ‘기독교들과 종교들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의 함의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수업 시간에 공부하는 기독교와 종교는 시대와 지역과 사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기독교들’과 ‘종교들’이라는 점이다. 둘째, ‘인문학적 접근’이 학문적 연구 결과로서의 종교에 대한 지식교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 자체와 지식교육의 과정까지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본 연구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 시간에 공부하는 ‘기독교들’이란 기독교 내의 다양한 그룹들과 각 그룹의 역사적 전개에 따른 다양한 양태의 교회들을 가리킨다. 기독교의 다양한 그룹들은 개신교뿐만 아니라 로마가톨릭 교회와 정교회 그리고 시리아 교회까지 아우른다. 개신교 신학 전공자인 본 연구자의 연구가 미진하여 모든 그룹을 개신교만큼 심도 있게 다루지는 못하지만, 기독교 역사를 고찰하면서 각 그룹의 존재와 개괄적 특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한국 개신교의 역사를 다룸으로써, 한국 근현대사의 시기마다 또는 같은 시기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개신교들’을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들 외에 ‘이슬람교들’과 ‘불교들’도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 시간에 공부하고 있다. ‘이슬람교들’이란 이슬람 내의 종파들과 지역별/국가별 다양한 성향의 그룹들을 뜻한다. 특히 이슬람교의 경우, 서구 중심적 시각과 개신교의 배타적 편견에 의해 ‘폭력과 테러의 상징’과 같은 단일한 모습으로 각인되어 있기에 학생들에게 다양한 ‘이슬람교들’을 소개하고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불교들’이란 상좌부 불교(소승불교)와 대중부 불교(대승불교)를 아우르며, 특히 대승불교 사상과 한국의 다양한 불교 종파들을 소개하고 강의하고 있다. 이렇듯 각 종교의 형성과 역사는 종교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정치적 역학 관계, 사회적 상황, 문화적 환경 속에서 생동, 교류, 적응, 변화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획일적인 ‘종교’가 아니라 다양한 양태의 ‘종교들’로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독교들과 종교들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란 기독교교양 교과목이 학문적 연구 결과로서의 종교에 대한 지식교육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식 자체와 지식교육의 과정까지도 비판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지식 자체와 지식교육의 과정은 별개가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 지식 자체를 비판한다는 것은 수업 시간에 다루는 주제와 그 주제에 대한 지식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느냐에 대한 비판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자가 담당하는 수업은 교수자의 강의와 학습자의 발표를 병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수업교재의 목차에 따라 주제를 선택하여 교재의 내용을 강의/발표하는 경우와, 해당 주제에 대한 교재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거나 교재를 보완하는 별도 자료의 내용을 강의/발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지식 자체와 지식교육 과정이 연동되어 있다. 이때 지식교육 과정의 주체인 교수자(교재 집필진 포함)와 학습자는 인문학적 접근의 주체인 동시에 대상이 된다. 바로 이 지점이 종교 문해력 교육에서 상호종교교육으로 넘어가는 연결고리가 된다.

4.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

상호종교교육은 기존 종교교과교육의 ‘지식과 신앙의 이분법’적 교육형태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종교교과교육의 방향에 대해 현재까지 논의된 바를 정리한 고병철(2016: 20)에 의하면, 종교교과교육의 교육형태는 4가지로 요약된다. ‘신학⋅교학적 접근과 인문학⋅사회학적 접근’이라는 2가지 접근방식과 ‘지식과 가치’라는 2가지 강조점을 교차시켜서 정리한 신앙교육론, 영성교육론, 종교학교육론, 인성교육론이 바로 그것이다. 신앙교육론과 영성교육론은 “특정 종교의 형이상학적 전제와 고백주의적 입장”을 공유하지만, 신앙교육론이 “특정 지식(교리)과 체험을 강조”하는 반면 영성교육론은 “특정 가치(도덕⋅윤리)와 체험을 강조”한다는 점이 다르다. 종교학교육론과 인성교육론 둘 다 “비고백적 입장”이지만, 종교학교육론은 “지적 안목을 높이기 위한 지식을 강조”하고 인성교육론은 “보편적 가치(윤리⋅도덕)를 강조”하는 차이가 있다. 상호종교교육은 종교교과교육의 4가지 교육형태 중 어느 한 형태에 국한되거나 환원되지 않고 4가지 교육형태를 모두 아우르면서도 그 틀을 탈피한다.

상호종교교육은 종교 간 상호작용으로서의 상호종교 감수성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이다. 종교 간 상호작용은 종교 간 만남과 대화 그리고 상호 배움을 통해 일어나며, 자기종교와 이웃종교에 대한 학문적 지식교육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질 때 심도 있는 만남과 대화와 배움이 된다. 이는 종교 문해력 교육이 상호종교교육의 토대인 이유이다. 종교 문해력 교육이 상호종교교육의 토대라는 것은 상호종교교육이 특정 종교의 신앙교육일 수 없다는 뜻을 내포한다. 즉, 상호종교교육은 특정 종교의 형이상학적 전제와 고백주의적 입장을 가지고 특정 종교의 교리적 지식을 강조하는 신앙교육론적 교육형태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이다.

한편, 상호종교교육은 종교 문해력 교육을 토대로 하면서도 그것을 넘어선다. 종교 문해력 교육의 종교학교육론적 교육형태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강의실에서 다루는 내용 및 그 내용을 강의, 발표, 질의 응답하는 교수와 학생의 입장이 가치중립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당위 때문에 개인의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하는 종교학교육론적 교육형태에 대해 문제 제기한다는 것이다. 가치중립성과 보편성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혹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종교 간 만남과 대화 그리고 상호 배움을 통한 종교 간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다(김광철, 2016: 136). 교수든 학생이든 개개인이 가지고 있고 작동하고 있는 종교적 정체성을 어떻게 ‘없는 것처럼, 작동하지 않는 것처럼’ 할 수 있겠는가. 본 연구자가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 시간에 본 연구자의 관점을 밝히는 동시에 학생들에게도 그들 자신의 관점을 말하도록 요청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본 연구자는 수업 시간에 강의하는 내용이 본 연구자에 의해 선택된 것임을 말한다. 본 연구자는 수업교재의 목차에 따라 주제를 선정하되 그 주제를 다룬 수업교재의 내용에 동의하지 않거나 그 내용만으로 충분치 않을 때는 교재 외에 다른 자료를 참고하여 강의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학생들에게 밝히면서 교재 집필진과 교수의 관점 그리고 집필진과 교수가 동의하여 선택한 주제에 대한 지식이 인문학적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과 함께 학생들의 관점과 학생들이 발표한 내용도 인문학적 비판에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본 연구자는 이것이 상호종교교육의 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에크아르트 고트발트(Eckart Gottwald)는 이러한 종교교육형태를 가리켜 상호종교교육이라고 명명하며 다음과 같이 상호종교교육을 정의한다.

“상호종교교육(interreligiöses Lernen)은 이해를 위한 종교교수학적 원리이며, 자신의 종교(신앙)와 자신의 삶의 세계에서 인식되는 낯선 종교들과의 중첩된 만남을 통해 이뤄진다. 더 나아가 상호종교교육은 종교와 기능적으로 비교될 만한 또는 경쟁하는 철학적 세계관들과 세속적 의미체계를 포함한다. (중략) 자신의 종교와 이웃종교와의 만남과 논쟁 안에서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종교를 인식하고 심화할 수 있으며, 뿐만 아니라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배울 수 있다. 그들의 거울 안에서 그들은 개인의 신앙을 객관화하여 보고 이해하는 것을 배운다.”(Eckart Gottwald, 2006: 231; 김광철, 2016: 139에서 재인용)

이때 세속적 의미체계와 가치체계도 넓은 의미의 종교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무종교인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특정 종교가 아닌 그러나 종교의 역할을 하는 세속적 의미체계를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이루어지는 종교 간 만남과 대화 그리고 상호 배움을 통한 종교 간 상호작용으로서의 상호종교교육은 ‘지식 중심적’이고 ‘피상적’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지식 중심적’이라 함은 “종교를 ‘경험하는 것’으로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서 파악”(김광철, 2016: 137)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종교에 대한 ‘지식 중심적’ 접근은 가장 기본적인 접근이지만 종교를 가진 개개인의 다양한 종교 양태들을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이웃종교인 인터뷰>라는 일종의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이웃종교인을 인터뷰함으로써 종교에 대한 이론적⋅피상적 이해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때 ‘이웃종교인’이란 자신과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타종교인을 가리킨다. 같은 종교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웃종교인일 수 있겠으나 범위를 좁게 한정하였다. 그리고 기독교의 경우 개신교인, 로마 가톨릭교회 교인, 정교회 교인을 서로 이웃종교인으로 간주하여 인터뷰할 수 있도록 했다.

본 연구자가 기독교교양 교과목 수업에서 10여 년째 시행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이전에는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기 종교의 종교기관과 종교의식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웃종교의 종교기관을 탐방하고 종교의식을 참여 관찰하는 것은 힘들겠다는 판단하에 <이웃종교인 인터뷰>로 수정하고 인터뷰 방식도 대면과 다양한 비대면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에도 개인 인터뷰가 있었지만 필수 항목은 아니었다.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의 경우, 프로그램의 취지와 다르게 본 연구자의 개신교 선교 의도를 의심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기 종교도 아닌 낯선 이웃종교기관에 학생들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서 찾아가야 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는 후기가 간혹 있었다.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이 다문화주의 관점에 기초한 종교교육 프로그램이라면,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상호문화주의 관점에 기초한 종교교육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임선일, 이정연, 2017: 43, 47).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은 한 사회의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 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지향하는 다문화주의 맥락에서 이루어진 과제라고 평가된다. 다문화주의는 개인의 정체성보다 집단의 정체성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개인은 그 개인이 속한 집단의 일부로 간주되어(변종헌, 2013) 집단 속의 실제 문화담지자인 개개인들의 다양한 면모가 드러나지 않는다. 한편,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서로 다른 인종적, 민족적, 종교적 배경을 가진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전제하는 상호문화주의에 기초한다. 상호문화주의 프로그램으로서의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종교집단 속의 실제 종교담지자인 개개인들의 관계를 더 중시하고(홍종열, 2011) 개인과 개인 간의 상호역동적인 만남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상호문화주의 맥락에서 상호종교 감수성 함양을 위한 상호종교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표 1><표 2>의 항목을 비교해 보면 두 프로그램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 보고서는 집단으로서의 이웃종교기관의 특성을 통해 이웃종교를 이해하도록 하는 항목들이 대부분이다. 이웃종교기관의 종교의식이나 활동에 관찰자 입장으로 참여하도록 했고 몇 가지 조사 항목을 작성하기 위해 그 종교기관에 출석하거나 그 종교를 잘 아는 사람과 인터뷰도 하도록 했지만 필수 규정은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종교에 대한 피상적 이해를 보완하고자 했던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몇몇 후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이웃종교인 인터뷰 보고서는 조사대상 자체가 한 개인이기도 하고 이웃종교인 개개인의 개별성이 부각되는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웃종교에 대한 인식과 관계’ 문항은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간 관계의 다양한 모델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다.

이웃종교인 인터뷰 보고서 양식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 보고서 양식

종교 간 관계 모델은 크게 배타주의(exclusivism), 포괄주의(inclusivism), 평행주의(parallelism), 다원주의(pluralism)로 분류된다. 배타주의는 자기 종교의 가르침만이 진리이고 이웃 종교(타종교)의 가르침은 진리가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다. 포괄주의는 이웃 종교에도 부분적으로 진리가 있다고 인정하지만, 완전한 진리는 자기 종교에 있다는 입장이다. 평행주의는 이웃 종교에 대해 서로 알려고도 간섭하지도 말자는 입장이다. 다원주의는 이웃 종교와 만나서 서로 배우고 자기 종교를 객관화함으로써, 자기 종교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입장이다. 각각의 입장은 단일한 스펙트럼이 아니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배타주의의 경우에 극단적 배타주의, 평행주의적 배타주의, 다원주의적 배타주의 등으로 나타나며, 포괄주의에도 배타주의적 포괄주의, 평행주의적 포괄주의, 다원주의적 포괄주의 등이 있다. 평행주의도 배타주의적 평행주의, 다원주의적 평행주의 등의 양상이 있으며, 다원주의도 다른 입장들보다 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각각의 입장은 명확하게 나누어지기보다는, 서로 중첩되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학생들이 인터뷰한 이웃종교인들의 ‘이웃종교에 대한 인식과 관계’를 통해 다음과 같이 다양한 입장들을 볼 수 있었다. 아래에 소개하는 사례 1은 극단적 배타주의, 사례 2는 평행주의적 배타주의, 사례 3은 다원주의적 배타주의 입장을 나타낸다.

“기독교는 유일신의 교리를 가지고 있고 하나님 이외의 신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입니다. (성경에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타종교에 대해서 배척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인 종교입니다. 하지만 사회에 있는 타종교에 인정은 못하지만 타종교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선교를 통해 기독교의 하나님을 알리는 것이 기독교인이 해야 하는 책무가 되는 것입니다.” (사례 1: 40대 남자 개신교인)

“저는 종교의 자유는 무조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타종교를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그들의 교리는 일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저의 종교인 기독교에서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고 교육하는 성경 말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타종교와 관계 맺는 것은 없습니다.” (사례 2: 20대 여자 개신교인)

“기독교 교리 자체는 배타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그것을 따르지만, 개인적으로는 종교에 다양성과 자유성을 인정하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을 존중하고 수용합니다.” (사례 3: 20대 여자 개신교인)

다음은 포괄주의 입장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사례 4는 배타주의적 포괄주의로, 사례 5는 다원주의적 포괄주의로 볼 수 있다.

“저는 어렸을 적에 불교와 같은 다른 종교들은 구원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불교를 믿는 자들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제가 성장하면서 종교마다 정체성과 고유의 성질이 있고 그것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례 4: 20대 남자 개신교인)

“이웃종교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면서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자면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처님 오신 날’에 현수막을 걸어 함께 축하하는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례 5: 40대 남자 천주교인)

다음 두 사례(사례 6과 7)는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원주의적 평행주의 또는 평행주의적 다원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

“타종교의 신앙과 교리를 인정하고 존중은 하지만, 교류는 하지 않으며 결연 관계도 맺지 않는다. 또한, 옳고 그름에 대한 언쟁은 불필요하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이나 종교를 찬양하는 듯한 언행은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사례 6: 50대 여자 천주교인)

“저는 타종교를 진리를 향해가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진리의 길로 향하는 방법은 다르지만 그 본질을 찾아가는 것은 어디에서든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부모님이나 이웃으로부터 소개받은 종교를 따르고, 자신에게 맞는 종교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느 종교에서든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굳이 관계를 맺지 않았고, 저는 저의 종교에만 충실한 편입니다.” (사례 7: 70대 여자 천주교인)

아래 사례들(사례 8, 9)은 다원주의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특히 사례 9는 다자중심적 다원주의를 보여준다. ‘다자중심주의’(박영식, 2014: 127-128)란 종교의 차이와 다양성에서 출발하여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각자 자기 종교의 고유한 중심으로 돌아가서 자기 종교의 정체성을 심화하고 확장하려는 입장이다.

“선한 일을 행하고, 남을 미워하지 않고, 욕심을 버리고,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등 결국은 기본적인 것에 관하여 경험을 초월한 존재를 숭배하고 신성하게 여겨 선악을 권계하고 행복을 얻고자 하는 것은 모든 종교가 같다고 봅니다. 이로써 모든 종교의 근본적인 뿌리는 같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례 8: 50대 남자 불교인)

“물론 종교마다 믿는 신앙과 목표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본질적인 내용은 아예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종교는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내가 잘못을 하면 위로를 받고 종교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준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종교인은 이런 가르침을 가지고 종교생활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종교간에 헐뜯고 싸우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인거 같습니다. 종교는 종교일뿐 꼭 누구 하나 자신의 종교가 옳고 그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같은 사람이 아닌거처럼 전부다 똑같은 종교를 믿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간 협력하고 도와주며 이해하는 것이 저는 이웃종교간에 올바른 자세인거 같습니다. 더불어 타종교 자체를 배척하는 것보다 좋은 점은 수용하고 가르침을 받고 우리의 종교도 좋은 점은 공유하고 가르침을 주며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례 9: 20대 여자 개신교인)

이처럼 이웃종교인들의 ‘이웃종교에 대한 인식과 관계’는 다종교 사회의 종교 간 관계 모델이 다양함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기존 인식을 수정하도록 만들었다. 학생들은 <이웃종교인 인터뷰>의 조사항목들을 통해 동일 종교 내에도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다양한 종교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종교와 종교인에 대한 다소 틀에 박힌 이해와 전제를 가지고 인터뷰를 시작했다가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는 같은 종교 안에도 개별 종교인에 따라 그 종교의 양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뷰 형식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종교관을 성찰하고 편견을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의 후기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몇몇 후기를 유형별로 분류하여 아래에 소개한다. 괄호 안의 종교는 학생들의 종교이다.

유형 1: 수업시간에 공부한 지식의 심화 및 새로운 지식 습득

“이웃 종교인을 인터뷰하며 나의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다른 종교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점은 다시 배우고, 내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천주교도들이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숭배하며 기도하는 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도 중요하지만, 천주교도들 역시 기독교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숭배하고 있었습니다. 또 천주교도는 멘탈 관리와 구원받음을 위해 성당에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은 기독교 역시 공통된 부분이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주교도 역시 기독교도처럼 사이비 종교를 혐오하지만, 정식으로 인정받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그 어떤 종교를 믿든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개방적인 생각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개신교인)

“‘무교인 내가 과연 종교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종교 활동을 하지 않으니 종교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이 없었다. 처음 인터뷰 과제를 받았을 때, 과연 인터뷰하면서 얻는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관심이 없어도 대화를 나누어보니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서 재밌었던 것 같다.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과 겹쳐서 조금 더 와닿았던 면도 있었다.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모두 신적 존재를 인정하고 그 신적인 존재에게 자신의 행복을 비는 건 줄만 알았지만, 불교에는 신적 존재가 없다는 것을 더 확실히 알게 되었으며 그런 점들을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던 것 같았다. 그냥 절을 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한 종교만의 특성이 아닌 다른 종교관의 관계에 대해서 인터뷰를 한 점이 아주 인상 깊었다.” (무종교인)

“종교를 이론으로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 종교인의 입장과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기에 직접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고 종교에 대해 더 이해하기 쉬웠던 것 같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사랑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를 통해 믿음이 주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성당에 앉아있으면 지나온 시간과 삶에 대해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되고 저절로 영혼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이 신기했고 종교기관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당의 종교의식인 미사와 고해성사는 신앙인에게 큰 도움이 되며 자신을 변화시키기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타종교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은 건강한 신앙심을 보여주는 좋은 현상이라고 느꼈습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신앙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답변을 해주셔서 그분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고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터뷰 전에는 제가 무교이다 보니 어떤 마음가짐으로 종교를 믿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신앙인 개인의 생각과, 종교기관의 세부적인 모습 등을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종교인)

유형 1의 학생들은 이웃종교인 인터뷰를 통해서 “다른 종교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점은 다시 배우고”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수업 시간에 들었던 내용과 겹쳐서 조금 더 와닿았”으며 “종교를 이론으로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 종교인의 입장과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기에 직접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고 종교에 대해 더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한다. 수업시간에 공부한 지식을 확인하고 심화할 수 있었으며, 종교인 개개인의 입장과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책과 이론을 통한 종교 공부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었다는 이 유형의 후기는 이웃종교인 인터뷰의 본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유형 2: 자기성찰과 종교에 대한 인식 변화

“이번 인터뷰를 통해 평소에 다른 종교에 대한 정보나 관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천주교의 목표와 어떤 믿음으로 종교 활동을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종교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나의 주변에도 정말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나도 이 인터뷰를 하면서 타 종교에 대한 나의 인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나 또한 타 종교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우리 종교와는 다르니깐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 종교를 이해하고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지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을 계기로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궁금해져 또 다른 종교를 가진 친구와도 이야기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불교인)

“여러 가지 종교를 접해보지 못하였고, 아직 어떠한 종교도 없는 저로써는 이러한 인터뷰 자체가 신기하고 색달랐습니다. 친구들이 어떠 어떠한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만 대충 어림잡아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질문을 통해 이러한 인터뷰를 해보니 종교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얼마나 신앙심이 깊고,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만큼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인터뷰를 통해 인식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어떠한 종교를 가진다고 해서, 믿음이 강해지고, 내면을 강화시킬수 있는게 아니라, 삶의 인생방향에 있어서 올바른 길로 도와주고 그릇된 길로 빠지지 않게끔 마음을 다잡아주고, 인식을 잡아주는 것이 종교라고 오늘의 인터뷰로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하진 않지만 불교에 대해 조금은 알아볼 수 있었고, 다른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끔 도와준 이 인터뷰와, 제 지인에게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무종교인)

“저는 이번 인터뷰 시간을 통해 믿음이 가득한 종교인을 보면서 종교가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지만, 이 인터뷰를 통해서 기독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알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종교라고 하면 자기 자신을 위해 신을 믿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믿음의 행위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며 했던 일들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이 세상에서는 바라지 않는 온전히 주는 행위라고 말씀하셔서 제가 생각했던 종교의 필요성과 달라서 가장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또 타 종교인에 대해 ‘보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설명해주셔서 더 쉽게 이해가 되었고 안타까운 마음이 저에게도 느껴져 기독교에 대한 믿음이 정말 강하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무교이지만 제가 만약 기독교와 다른 종교를 가진 상태에서 이분을 인터뷰하였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의 종교에 믿음이 강하다면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며 주변에서 기독교인들은 많이 만나보았지만, 불교나 그 외에 종교에 대해서는 접할 기회가 없어서 기회가 된다면 다른 종교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웃 종교인터뷰라는 과제를 통해서 종교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 종교가 그 종교인의 생활에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말과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무종교인)

유형 2의 학생들은 “이 인터뷰를 하면서 타 종교에 대한 나의 인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으며 “이러한 인터뷰를 해보니 종교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얼마나 신앙심이 깊고,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만큼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인터뷰 하기 전에는 “종교라고 하면 자기 자신을 위해 신을 믿고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믿음의 행위라고 생각”했지만, 인터뷰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며 했던 일들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이 세상에서는 바라지 않는 온전히 주는 행위”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종교의 필요성에 대한 기존 견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유형은 이웃종교인을 만나면서 종교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성찰하게 되었고 종교 자체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유형 3: 종교인의 공통적인 고민과 과제

“이웃 종교인의 고민으로, 불교 역시 신도들의 고령화와 갈수록 줄어드는 불교 인구와 출가자 수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불교와 기독교 어떠한 종교를 막론하고 수많은 역사를 거쳐 쇠퇴하기도 하고 왕성하기도 해왔습니다. 사람들이 바라는 종교인의 모습은 굳이 여기에 열거하지 않아도 이미 각자가 알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이웃 종교인 인터뷰를 통해서 과거의 역사를 반면교사 삼고 사랑과 양심, 예절, 배려 등으로 불리는 따뜻하고 맑은 마음을 바탕으로, 생각에만 그치는 게 아닌 묵묵히 행동하는 모습이 오늘날의 종교인과 종교단체에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개신교인)

“사실 이번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종교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나도 한 종교를 가진 사람으로서 괜히 위축감을 느꼈다. 나는 사이비에 대한 적대감 혹은 경멸감 같은 감정들을 가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감정들을 느꼈고, 괜히 기독교도 같이 밉게 느껴졌다. 학교생활을 즐기며 봄을 만나야하는 나는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이 싫었고 그래서 기독교도 덩달아 불쾌했다. 하지만 이번 과제를 하며 기독교를 믿는 친구의 말을 듣고 내 생각이 잘못되었고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 깨달았다. 나도 한 종교를 믿는 사람이고 친구도 한 종교를 믿는 사람이다. 그냥 그 믿는 종교가 다를 뿐 부정할 필요가 없다. 개인적으로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른 종교에 대한 나의 옳지 않은 태도와 앞으로 다른 종교에 대한 올바른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의 변화를 가지게 되었다.” (천주교인)

특정 종교를 가진 종교인인 유형 3의 학생들은 다른 특정 종교를 가진 이웃종교인과 대화하면서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종교인들이 현실사회에서 직면하는 고민과 과제를 공유하고 유대감을 느꼈다고 한다. 신도들의 고령화와 신도 수 감소 그리고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종교에 대한 비판은 종교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고민이며 과제이기 때문이다.

유형 4: 낮은 기대효과

“솔직히 이번 인터뷰를 해보며, 내가 기대했던 깊은 답변들은 얻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친구의 믿음의 정도가 약해 보이지는 않았다. 단지 그것을 말로 잘 표현해 내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터뷰는 전화 통화로 진행을 했는데, 친구의 목소리에 진정성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신앙, 나아가 종교에 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신념을 무시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행위는 절대 해선 안 될 짓이란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놀란 부분도 있었다. 하나는 원망할 대상이 필요할 때도 교회에 간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진심어린 기도도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때론 화가 나고 하나님이 원망스럽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비종교인인 나의 입장에서의 생각이었지, 종교인 친구의 입장에서도 이러할 줄 몰랐던 것이다. 또 놀랐던 점은 타종교에 대한 인식에서였다. 자신의 종교를 전도할 대상으로 생각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존중하고 이해한다고도 그는 말했지만, 좀 충격적이었다. 많은 여러 종교인들, 그리고 비종교인들, 세상 모든 이들이 차별과 갈등 없는, 화합과 배려의 세상이 찾아오면 좋겠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지만 더더욱 그런 세상 말이다.”(무종교인)

유형 4의 학생은 이웃종교인의 진정성 가득한 목소리를 들으며 “누군가의 신앙”이나 “누군가의 신념을 무시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행위”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깊은 답변들”을 이웃종교인으로부터 얻지 못했으며, 말과 행동이 다른 이웃종교인의 느닷없는 전도 행위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 유형은 본 연구자로서도 당혹스럽고 예상하지 못했던 유형이다.

2020학년도 1학기부터 2021학년도 1학기 현재까지 세 학기 째 시행해 오고 있는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상호종교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뷰이 이웃종교인의 종교적 정체성과 인터뷰어 학생의 종교적 정체성이 드러나고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자기성찰과 상호 배움이 일어나는 상호종교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종교집단으로서의 이웃종교를 접했던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과 달리, <이웃종교인 인터뷰>는 이웃종교인 개개인과의 만남을 통해 동일 종교 내에도 다양한 결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고 이웃종교인과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웃종교인 인터뷰> 시행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본 연구자가 기존에 오랜 기간 시행했던 프로그램인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는 그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주목하여 <이웃종교인 인터뷰>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제안하고자 한 것이다.

5. 나오는 말: 다종교 감수성에서 상호종교 감수성으로

현재 한국 사회는 다양한 종교와 신념체계가 병존 또는 공존하는 다종교 사회이지만, 이러한 양상의 다종교 사회가 이후에도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언하기 어렵다. 서로 다른 종교들의 병존 또는 공존은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간 관계 방식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기 때문에, 이후 전개될 새로운 양상의 다종교 사회를 전망하고 그에 따라 종교 공부의 목표와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요청된다. 이에 본 연구자는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존중에서 출발하여 종교 간 상호작용을 통한 상생을 지향하는 종교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때 종교 공부란 종교의 공부, 종교에 대한 공부, 종교적 공부를 모두 아우른다(조재천, 2020: 8-11). ‘종교의 공부’가 특정 종교(the religion)의 교리와 의례 및 공동체에 대한 지식 습득이라면, ‘종교에 대한 공부’는 다양한 종교들(religions)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 습득을 가리키며, ‘종교적 공부’란 종교의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는 공부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미의 종교의 공부와 종교에 대한 공부는 종교 간 상생을 위한 공부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종교 공부가 대학의 교양교육에서 이루어진다면, 비판적 사고능력 함양이라는 대학 교양교육의 목표와 부합하지 않는다(안신, 2020: 220). 또한 종교적 공부는 종교 간 상호작용을 통한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특정 종교의 가치를 보편적 가치로 주장하려는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위계적인 포용이나 승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교들에 대한 지식교육뿐만 아니라 자기 종교에 대한 공부와 성찰이 필요하다. 즉, 기존 방식대로의 공부가 아니라 종교 문해력 교육으로서의 ‘종교의 공부’와 ‘종교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성교육의 형태로 시행되고 있는 ‘종교적 공부’를 상호종교교육으로서의 ‘종교적 공부’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종교 사회의 종교 간 공존과 이해 그리고 상생을 위한 종교 공부란 상호종교 감수성 함양을 목표로 하는 공부다.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을 지닌 사회구성원들이 종교 간에 서로 배우고 상호작용하려는 태도’인 상호종교 감수성은 ‘종교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로서의 다종교 감수성을 전제한다. 본 연구는 기독교(개신교) 대학인 K대학교의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종교 문해력 교육과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모색함으로써, 기독교교양 교과목이 다종교 사회의 종교 간 공존과 이해와 상생을 위한 종교 공부가 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학문적 연구 결과로서의 종교에 대한 지식 교육인 종교 문해력 교육은 종교 공부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이끌어 내고 종교들의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토대를 형성한다. 상호종교교육은 종교 문해력 교육의 탄탄한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상호종교교육은 종교 문해력 교육을 토대로 하되 그것을 넘어선다. 종교 문해력 교육이 가진 종교학교육론적 교육형태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종교 문해력 교육은, 강의실에서 다루는 내용 및 그 내용을 강의, 발표, 질의 응답하는 교수와 학생의 입장이 가치중립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한다는 당위에 사로잡혀 개인의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강의실에서의 인문학적 접근과 <이웃종교인 인터뷰>의 형태로 시행된 상호종교교육은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교수와 학생 개개인 그리고 이웃종교인들의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드러나게 하며 그 과정을 통해 서로 배우고 상호작용하도록 한다.

기독교교양 교과목의 상호종교교육 가능성을 모색하고 제안한 본 연구는, 다종교 사회의 종교교육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데에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상호종교교육은 종교교육을 신앙교육론, 영성교육론, 종교학교육론, 인성교육론의 어느 한 형태에 한정하거나 환원시키지 않으면서도 종교교육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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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이웃종교인 인터뷰 보고서 양식

성명 학번 전공 나의 종교 이웃종교인 종교
이웃종교인 선택 이유
인터뷰 날짜 인터뷰 방식 대면( ), 전화( ), 화상( ), 이메일( ),
이웃종교인 성별 여( ) 남( ) 이웃종교인 연령대 10대( ), 20대( ), 30대( ), 40대( ), 50대( ), 60대( ), 70대( ), 80대이상( )
인터뷰 내용
1. 믿음의 대상 또는 믿음의 목표
 (무엇을 믿습니까? 또는 믿음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2. 종교기관의 필요성과 기능
 (종교기관은 왜 필요하며, 어떤 기능을 합니까?)
3. 종교기관의 종교의식
 (종교기관에서 종교의식을 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왜 종교의식에 참석합니까?)
4. 지역사회 봉사활동
 (직접 하고 있는 지역사회 봉사활동 또는 재정후원을 통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무엇입니까?)
5. 이웃종교(타종교)에 대한 인식과 관계
 (이웃종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습니까?)
6. 인터뷰 후기
 (인터뷰를 통해서 이웃종교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변화된 점을 중심으로 200자 이상 작성)

<표 2>

이웃종교기관 탐방 및 참여관찰 보고서 양식

성명 학번 전공 나의 종교
탐방기관 이름 및 주소
탐방일
탐방기관 선택이유
탐방 및 참여관찰 내용
1. 믿음의 대상(무엇을 믿는가?) 또는 믿음의 목표
2. 종교기관의 필요성과 기능(종교기관은 왜 필요하며, 어떤 기능을 하는가?)
3. 종교의식
 ①종교의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법회, 미사, 예배, 굿 등)
 ②종교의식을 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신도들은 왜 종교의식에 참석하는가?
4. 신도들의 특성(신도들의 연령, 성별 등)
 ①연령 비율
 ②성별 비율
5. 주변 환경과 인증사진 (인증사진)
 ①종교기관의 건축양식, 규모, 내부장식,
  각종 부대시설 등
 ②종교기관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
  (도시, 농촌, 주거, 상업, 공단지역)
6. 사회활동(지역사회를 위해 직접 봉사하고 있는사회활동 또는 재정후원을 통해 하고 있는 사회활동 또는 다른 기관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회활동은?)
7. 탐방 후기(탐방 및 참여관찰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변화된 점을 중심으로 200자 이상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