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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1); 2021 > Article
유학생의 문화인식과 한국문화 학습에 관한 연구 -중국 국적 유학생을 중심으로

초록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유학생은 한국 대학교의 주요 구성원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 국적의 유학생은 국내 유학생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전통 사상과 종교 등에 있어서 여러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점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교육에서 흥미로운 질문들을 생성한다. 이에 본고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두 문화가 유사하다고 생각하는지, 또한 이러한 인식이 한국문화 학습과 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국내 A대학교에서 <한국문화의 이해>라는 한국문화 교양강의를 수강한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의 방법을 통해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문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문화보다는 현대적인 문화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국문화인 중국문화 또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였다. 하지만 중국문화는 현대적인 문화보다는 전통적인 문화로 평가했으며, 오래된 전통에 대한 자부심도 발견되었다. 또한 두 문화는 대체로 유사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두 문화의 유사도가 한국문화를 공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한국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문화학습의 만족도 사이에서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됐다.

Abstract

The number of international students studying in Korea is increasing annually. Thus, such students are comprising a greater and greater portion of the student body at Korean universities. In particular, Chinese students account for the majority of international students in South Korea. The fact that the Korean and Chinese cultures share some aspects of traditional thought, as well as certain religious aspects, creates some interesting questions when it comes to Korean culture education for these students. Therefore, this study was conducted to find out how Chinese students perceive Korean culture and Chinese culture, for example, whether they think the two cultures are similar, and whether this perception is related to their studies in Korean culture.
To this end, two separate surveys were given to Chinese students who were enrolled in a Korean culture course called <Understanding Korean Culture> at A University in Korea on two separate occasions. The results showed that Chinese students positively perceive Korean culture, and that they believe it to be a contemporary culture rather than a traditional one. Furthermore, this study also showed that the students also positively perceive their own native Chinese culture. However, these students regarded Chinese culture as a traditional one rather than as a contemporary culture. Moreover, we noted in their answers a degree of pride concerning their Chinese traditions. Students also acknowledged that the two cultures were generally similar, and reported that the similarities between them helped them to better learn about Korean culture. Finally, we were able to confirm through this study that there is a correlation between the positive perception of Korean culture and the satisfaction of Korean culture learning.

Key Words

international student; Korean culture; perception of culture; culture education; cultural similarity

1. 서론

판단하는 지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현상과 사물에 대한 각자의 인식적 틀을 가지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개인은 자신의 인식 범위 안에 자리 잡은 한 문화에 대해 특별한 상(相)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며, 이는 그 문화에 대한 이해와 태도를 결정한다. 특히 개인의 일생에 있어서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모국 문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화적 배경에 놓여진 경우, 이른바 Oberg (1960)가 제시한 문화충격(Culture Shock)의 상태에 맞닥뜨릴 수 있다. 이때 새로운 문화에 대해 가지는 이해와 태도는 이주(移駐)된 삶에 전방위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데, 낯선 문화적 환경으로 인해 ‘충격’에 빠진 이들은 적절한 준비나 문화교육 등을 통해 인식을 전환하고 적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Bochner, 1982).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자문화와 타문화의 교섭상태에 놓였다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그룹인 결혼 이주 여성, 이주 노동자, 외국인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적응 및 문화교육과 관련한 일련의 연구와 실천들이 수행되어 왔다.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는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의 문화인식과 한국문화 학습을 연구하고자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 국적의 유학생이 모국과 한국에 대해 가지는 문화인식이 어떠하며, 또한 그들이 학부 1학년 때 교양과목으로 수강하고 있는 한국문화에 대한 개론 강의의 학습과 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한자문명권에서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한국의 역사적 맥락은 특히 전통 사상에 있어서 한중 두 나라에 많은 유사점을 부여하는데, 이것은 중국 학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이는 연구자 본인이 A대학교 학부 유학생을 대상으로 개설된 교과목인 <한국문화의 이해>를 진행하면서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경험적으로 서술한다면, 사상과 종교 등 전통문화 분야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 학생의 경우, 이로부터 비롯된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울 때 우월감이나 자부심, 동질감 등이 작용하는 경우를 보았다. 인식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유학생이 한국문화에 가지는 인식이 그들의 한국문화 학습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할 수 있겠고, 이를 보다 실증적으로 해석하는 절차를 통해 학습자를 이해하고자 한다. 국내 대학에 적을 둔 외국인 학생 중 중국 국적의 학생이 많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또한 이들의 한국어와 한국문화 학습이 대학에서의 성공적인 학업 수행 및 한국 유학생활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에 따라 몇몇 대학에서의 신입 유학생 대상 학부 교양 과정 속에 한국어 수업과 함께 한국문화 수업이 배정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중국 학생을 대상으로 모국문화와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 및 학습과의 상관관계를 살피는 것은, 간문화적(intercultural) 측면에서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효용성이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선행연구

2.1 유학생 대상 한국문화교육

해마다 증가하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추세와 더불어 이와 관련된 학계의 연구들도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이 1위로 다른 국적에 비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연구에 비중이 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1)
<표 1>
2019년 고등교육기관(대학교) 주요 국가별 외국인 유학생 현황1)
국가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몽골 일본 미국
2019 39,031 10,337 3,735 1,791 1,588 692
비율(%) 59.3% 15.7% 5.7% 2.7% 2.4% 1.1%
외국인 유학생의 학습과 관련해서는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어교육에 대한 논의들은 한국문화교육으로까지 확장되었다. 한국문화 교육론은 특히 2000년대 중반2) 이후부터 활발히 생성되어, 문화교육의 당위성, 방향, 목적, 교수요목, 교수법, 실제 교육 현황 등과 관련된 총론과 각론들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문화교육’이라는 담론의 출발점이 한국어교육이었던 만큼, 문화교육은 ‘한국어교육을 위한 문화교육’, ‘한국어교육으로서의 문화교육’,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통합교육’과 같이 한국어교육이 주도하는 KFL (Korean as a Foreign Language) 상황에서 주로 다루어졌지만,3) 대학에서 개설된 교양 한국문화 수업의 경우, 보다 한국학적인 측면이 강조될 수 있다. “문화를 위한 문화” 수업이 가능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본고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한국문화교육 역시 언어적인 목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언어와 독립적인 성격의 한국학(한국문화) 기초 교양 수업으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겠다.
한국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유학생이 수강하는 한국문화 수업이나 이해와 관련한 연구는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국내의 30개 대학에 개설된 외국인 유학생 전용 교양과목들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과목들이 한국어교육에 치중되어 있음을 밝힌 문정현(2019: 56-57; 문정현, 2020: 660에서 재인용)의 분석은 왜 유학생의 한국 문화교육과 관련한 연구들이 양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나아가 문정현(2020: 659)은 유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 및 학업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한국학적 배경 지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지식기반 한국어교육”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연구자(문정현, 2020)가 2018학년도에 직접 개설한 <유학생을 위한 한국문화의 이해>라는 수업을 통해 실현되었고, 논문을 통해 제시된 수업의 실제를 보면 ‘내용학습’을 통해 언어 능력의 향상을 꾀하는 내용중심학습법(Content-Based Instruction)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업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수강생들이 해당 수업을 통해 한국문화 지식을 얻고자 하였고, 가장 크게 만족한 부분도 언어 능력 향상보다는 ‘한국문화에 대한 지식과 교양의 습득’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유학생들의 한국문화 수업에 대한 요구와 호응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의 연구 중에서 홍윤혜(2020)도 학부에서 개설된 외국인을 위한 교양 한국문화 수업의 일례를 보여준다. 연구에서 소개된 교과목인 <한국문화의 이해>는 외국인 신입생을 위한 교양 한국어 과목으로서 개설되었으며, 수업 설계의 중심 원리는 “다중문식성”4)의 함양이었다. 조별 활동과 발표, 인터뷰, 문화탐방서5)와 같은 학생 주도의 능동적인 문화학습과 체험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이 성공적으로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학부 유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교양 한국문화 수업은 학생들에게 문화에 대한 지식과 식견, 감수성 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문화 수업의 방향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보다는 학습자의 참여를 높이는 수평적이고 쌍방향적인 방향(홍순희, 2016) 및 실제 대학생활에 도움이 되는 방향(강소영, 2019)으로 제안 및 실천되고 있는 흐름을 보인다.

2.2 문화적응, 문화인식, 문화교육

유학생들의 문화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은 한국생활(대학생활) 적응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한류의 세계적 유행이라는 외부적 요인과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정부의 ‘Study Korea’ 프로젝트와 같은 내부적 노력이 합쳐지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유학생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6) 이에 유학생은 전국 대학의 학내 구성원으로 상당한 존재감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이들에 관한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적응’이 화두였다. 해당 연구들을 검토해 보면, 유학생의 양적 증가의 이면에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고 생활과 학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학생들이 생겨났고(김민선 외, 2010; 나임순, 2006 등), 다른 한편에서는 학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유학생이 학습환경을 저해한다고 인식하는 한국 대학생들과 교수들의 어려움도 쌓여갔음을 알 수 있다(이선영, 나윤주, 2018).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몇몇 대학들은 갓 입학한 유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연수과정을 개설했고, 이에 한국문화 과목도 생겨나면서 대학생활 적응과 한국문화 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유학생의 문화적응은 ‘문화인식’과도 연계될 수 있다. 먼저 문화인식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면, ‘문화’라는 개념부터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며,7) 연구자마다 다르게 파악되고 서술되는 만큼, ‘문화인식’에 대한 합의된 정의를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인식’을 주제로 일련의 연구들이 교육, 관광, 의료, 정책, 지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져 왔다. 한국문화 교육과 관련해서는 이선이(2007)를 참고할 수 있는데, 해당 연구에서 그는 한국문화 교육의 방향성을 타진하면서 ‘타문화교육’ 상황에서 교수자가 무엇을 가르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자’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가 중요한 문제이며, “문화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8) 그 인식적 틀로 불교의 화엄학에서 용어를 빌려와 개인과 전체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문화화엄주의”를 제안한다. 이 연구를 통해 문화인식에 대한 문화교육적 측면의 명확한 정의를 찾아내기는 어렵지만, 문화인식이 ‘타문화에 대한 태도’와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중국과 몽골 국적 유학생의 한국문화 인식을 살핀 양지선(2018)의 연구에서도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에서 보고, 느끼며, 경험할 수 있는 생활 문화, 언어 표현”9)이 문화인식을 살피는 분석자료가 되었는데, 이를 통해 문화인식이란 학습자들이 한국문화를 직접 관찰하며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 즉 인상 및 감정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문화인식이란 ‘특정한 문화에 대해 개인이 가지는 인상, 생각, 느낌, 태도 등’으로 정의 내릴 수 있으며, 본 연구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화인식의 개념도 위의 정의와 궤를 함께함을 밝힌다.
그렇다면 문화인식은 문화적응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자연스럽게 유추되듯, 현지문화(host culture)에 대한 인식 및 태도는 유학생의 문화적응과 만족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이상미, 2014). 또한 유학생들이 인식하는 자신의 문화와 현지문화 사이의 거리감이 클수록 문화적 적응이 어렵다는 연구(Galchenko & Vijver, 2007; 오혜영, 이윤희, 2018: 103에서 재인용)는 현지문화에 대한 인식뿐만 아니라 모국문화에 대한 인식과의 관계 속에서 유학생의 인식과 적응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두 나라가 물리적으로 가깝거나 문화적으로 가깝다고 해서 개인이 느끼는 문화적 거리감이 반드시 가까운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 즉 미국이나 유럽의 학생들보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인접 아시아 국가 출신의 학생이 한국에서 문화적으로 적응을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오혜영, 이윤희, 2018). 개인이 가지는 주관적 문화인식이 적응에 보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나아가 문화인식과 언어학습의 관계를 보면 둘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10)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인식과 언어학습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도 있다. 일례로 1973년 캐나다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아동으로 진행한 St. Lambert의 실험은 이에 대한 통찰을 준다. 프랑스어를 5년 동안 집중적으로 배워서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쓸 수 있게 된 아동 그룹과 영어만 쓴 아동 그룹을 비교했는데, 두 그룹 사이의 프랑스어 실력은 당연히 월등하게 차이가 났지만, 프랑스어 모어 화자에 대한 태도를 물어본 결과 거의 아무런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프랑스어에 유창한 그룹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더 발견됐다(Tucker & d’Anglejan, 1973; Robinson-Stuart, G. & Nocon, H., 1996: 433에서 재인용). 스페인어를 배우는 학생으로 진행한 Nocon(1991)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는데, 스페인어 숙달도와 스페인어에 대한 호감 및 스페인어 모어 화자에 대한 태도는 오히려 부정적인 상관관계가 나왔다(Robinson-Stuart, G. & Nocon, H., 1996). 학생들이 언어를 배우는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반감이 생긴 것으로 추측된다. 학점을 위해 노력해서 얻게 된 언어적 숙달도와 언어, 사람, 문화에 대해 가지는 개인적 호감이나 긍정적 인식은 별개라는 것이다.
논의를 언어학습에서 문화학습으로 확장한다면, 문화인식과 문화학습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학습자의 문화인식과 한국문화교육 간의 관계를 살핀 선행연구는 거의 없지만, 한국문화에 대해 학습자가 가지는 전반적인 이미지와 태도가 좋으면 학습 과정과 결과는 좋을 것이라 예상된다.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니, 교수 내용이나 교수 방법이 적절히 뒷받침되었을 경우 학습 만족도는 당연히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상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연구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연구문제 1.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문화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 연구문제 2. 중국인 유학생은 모국문화(중국문화)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 연구문제 3.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유사한 것으로 받아들이는가?

    • - 유사하게 인식하는 한국문화의 주제는 어떤 것인가?

  • 연구문제 4. 중국인 유학생의 문화인식과 문화학습에는 상관관계가 있는가?

3. 연구방법

연구대상은 A대학교의 한국어 연수과정 중 한국문화 교양강의를 듣고 있는 중국 국적의 학부 1학년 유학생이다. 한국 대학교에 재학 중인 유학생의 국적은 다양하지만, 2장에서 살폈듯이 중국 국적이 가장 많음을 보인다. 이와 같은 유학생 국적의 편중됨은 본 연구자가 진행하고 있는 수업에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는데, 2019년 2학기부터 <한국문화의 이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개편된 A대학교의 학부 1학년 유학생 대상의 한국문화 교양강의에서 수강생의 국적은 매 학기 중국이 가장 많았고, 약간의 베트남 국적, 그 외 기타 국가가 소수 있는 편이었다. 중국 국적의 학습자에 대한 연구가 많을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 또한 중국 국적의 유학생을 연구대상으로 해서 진행했다.
연구방법으로는 학습자들의 문화인식과 문화학습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먼저 2020년 1학기에 동일 과목(한국문화의 이해)을 수강했던 학생들 중 6명을 대상으로 2020년 10월에 예비조사를 진행했다.11) 예비조사 후 설문문항을 수정⋅보완하여,12) 2020년 2학기에 <한국문화의 이해>를 수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2020년 12월에 본조사를 실시했다. 온라인을 통해 총 33부의 설문지가 수집되었으며, 이중 상당수의 답변을 누락하였거나 제대로 읽지 않고 답변한 것으로 파악되는 5부를 제외한 28부가 분석대상으로 포함되었다.
한국어 및 중국어로 동시 제공된 설문지는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을 묻는 문항, 모국문화(중국문화)에 대한 인식을 묻는 문항, 한국문화와 중국문화의 유사도에 대한 인식을 묻는 문항, 문화학습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되었다.13) 이상의 38문항은 모두 리커트 5간 척도로 제시되었으며, <표 2>와 같이 신뢰도 기술통계 분석 결과 각 영역별 Cronbach’s alpha 값이 0.794에서 0.998 사이로 나와 비교적 높은 신뢰도를 확보했다.
<표 2>
5간 척도 문항 구성 및 신뢰도
구분 문항 수 신뢰도
한국문화 인식 10 .794
자국문화 인식 9 .982
문화 유사도 인식 7 .996
문화학습 인식 12 .998
5간 척도 문항 외에도 전체 문항에는 수업시간에 다룬 한국문화의 주제 중에서 문화인식에 영향을 받은 것을 묻는 3문항도 포함되었다(신뢰도 .60). 이외에도 설문 문항에는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연상 이미지를 묻는 질문 및 두 문화 사이의 유사도를 점수로 묻는 개방형 문항도 포함되어 있었음을 밝힌다. 설문의 분석은 통계 분석 프로그램인 SPSS 25.0을 사용해서 평균분석, 다중반응분석, 상관분석을 실시했으며, 연상 이미지 질문의 분석에는 텍스트마이닝 도구인 Worditout을 사용했다.

4. 연구결과

4.1 중국 유학생의 한국문화 인식

중국 유학생의 한국문화 인식을 묻는 질문 10문항은 세부적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도, 한국문화에 대한 인상, 한국문화가 타문화에 받은 영향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으로 구분됐는데, 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먼저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도는 부정적인 평가보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호감도는 5점 만점에 4.5점으로 높은 편으로 나왔다. 한국문화에 대한 인상은 전통적인 것보다는 현대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깊이가 있고 세계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문화에 대한 타문화의 영향에서는, 한국문화가 일본이나 미국문화보다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한 비율이 높았다.
<표 3>
중국 유학생의 한국문화 인식
한국문화 호감도 한국문화에 대한 인상 타문화에 받은 영향
긍정 부정 전통적 현대적 깊이 있음 세계 적임 특색 없음 중국 일본 미국
평균 4.50 2.00 4.18 4.42 4.04 4.00 3.63 4.07 2.89 3.04
표준편차 .58 1.09 .72 .64 .84 .77 .93 .81 1.09 1.04
이외에도 ‘한국’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묻는 자유연상 개방형 질문이 있었는데, 수집된 답변들을 텍스트마이닝 도구14)를 사용해서 분석한 결과는 [그림 1]과 같다. 81개의 수집된 다양한 단어 중에서 아이돌이 가장 두드러졌으며(12건), 김치(8건), 드라마(6건), 경복궁(5건), 태권도(5권)의 순으로 나타났다. BTS, 엑소, 블랙핑크 등의 특정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쓴 경우에는 아이돌로 치환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는데, 이를 포함하면 아이돌에 대한 연상 수가 더욱 증가한다. 답변들을 조금 더 살펴보면, 한류, 패션트렌드, 뷰티, 힙합댄스, 가로수길, 예능, 치맥 등 한국의 최신 문화와 관련한 단어들이 많이 도출되었는데, 이는 <표 3>에서 제시했듯, 한국문화를 전통적인 것보다 현대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과 일치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는 <2020 해외한류실태조사>15)에서 한국에 대한 연상 이미지로 ‘케이팝’이 1위로 꼽힌 것과도 상응하는 결과다.
[그림 1]
한국문화 연상 이미지
kjge-2021-15-1-247-gf1.jpg

4.2 중국 유학생의 자국문화 인식

중국 유학생의 자국문화 인식을 묻는 질문 9문항은 세부적으로 중국문화에 대한 호감도, 중국문화에 대한 인상,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묻는 질문으로 구분됐는데, 이를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중국문화에 대한 호감도도 부정적인 평가보다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앞의 한국문화 호감도 결과와 비교했을 때, 긍정적 수치가 한국문화보다 조금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중국문화에 대한 인상은 한국문화와 달리 현대적인 것보다는 전통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다소 우세하게 나타났으며, 깊이가 있고 세계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깊이가 있다고 한 평가가 4.82점으로 한국(4.04점)에 비해 높은 점이 두드러진다.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자신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고(4.79점), 뛰어나다고(4.85점) 인식하고 있음을 보인다. 이는 중국 학생들이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 예비조사에서의 결과와 일치한다.16) 이와 같은 학습자의 특성을 고려해서 자신의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활동과 과제의 기회를 자주 부여한다면, 수업의 동기와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표 4>
중국 유학생의 자국문화 인식
중국문화 호감도 중국문화에 대한 인상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심
긍정 부정 전통적 현대적 깊이 있음 세계 적임 특색 없음 자랑스러움 뛰어남
평균 4.84 1.96 4.50 4.32 4.82 4.50 3.18 4.79 4.85
표준편차 .37 1.48 .79 1.02 .39 .64 1.28 .57 .36
이어 자신의 나라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묻는 개방형 질문에서 수집된 답변을 텍스트마이닝한 결과는 [그림 2]와 같다. 수집된 77개의 단어 중에서 음식(8건), 고궁/자금성(6건), 역사(6건),17) 만리장성(4건), 공자(3건)와 같이 전통문화 요소들이 대표적으로 꼽혔는데, 이는 자신의 문화를 현대적인 문화보다 전통적인 문화로 인식하고 있다는 앞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예비조사에서 중국 학생들이 천안문, 공자, 춘절, 제지술, 나침반, 화약, 인쇄술 등 중국의 고대문명, 기술, 사상 등 전통적인 항목을 꼽았던 것과도 일치한다.
[그림 2]
중국문화 연상 이미지
kjge-2021-15-1-247-gf2.jpg

4.3 중국 유학생의 문화 유사도 인식

한국과 중국의 문화 유사도 인식을 묻는 질문에서, 두 나라의 문화가 비슷하다고 대답한 값이 3.93으로 나와 대체로 두 문화를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였다(<표 5>). 한국문화와 중국문화가 몇 퍼센트 정도 유사하다고 생각하는지 재차 묻는 개방형 질문에서는 평균 64.48%(표준편차 = 16.99)가 나옴으로써 예비조사에서의 결과인 62.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18) 문화를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로 나누었을 때, 전통문화보다는 현대문화가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한국사람들이 중국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또한 비슷한 정서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답한 값은 3점 대로 나와,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양국의 전반적인 문화 유사도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지만, 세부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두 문화의 다름을 보다 크게 인식한 결과로 보인다.
<표 5>
중국 유학생의 양국 문화 유사도 인식
양국문화 유사도 문화 유사도 세부 항목
유사함 생각 행동 정서 가치관 전통문화 현대문화
평균 3.93 2.96 3.21 3.32 3.32 3.86 4.43
표준편차 .90 1.00 1.00 .95 .93 1.04 0.88
한편, 15주차 동안 학습한 한국문화 주제 중에서 자신의 문화와 유사하게 받아들인 것은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문항의 결과를 다중반응 빈도분석한 결과, ‘한국의 교육열’이 22.3%(케이스 중 % = 68.4)19)로 가장 높았고, ‘역사’(17.5%, 케이스 중 % = 52.6), ‘결혼과 가족’(12.3%, 케이스 중 %=36.8), ‘의식주’(10.5%, 케이스 중 %=31.6) 순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낮은 빈도는 ‘대중문화’(3.5%, 케이스 중 %=10.5)와 ‘남북 분단’(1.8%, 케이스 중 %=5.3)이었다.
자신의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학습에 도움을 받은 주제로는 앞의 결과와 유사하게 ‘역사’(14.1%, 케이스 중 %=52.9%), ‘의식주’(12.5%, 케이스 중 %=47.1%), ‘교육열’(10.9%, 케이스 중 %=41.2%)이 비중 있게 꼽혔으며, ‘남북 분단’(3.1%, 케이스 중 %=11.8)과 ‘산업화와 민주화’(3.1%, 케이스 중 %=11.8)의 주제가 가장 낮은 빈도를 보였다.
재미있게 공부한 주제로는 ‘대중문화’(17.2%, 케이스 중 %=61.1)가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고 ‘결혼과 가족’, ‘의식주’, ‘문화유산’이 모두 10.9%(케이스 중 % = 38.9)로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빈도수가 낮은 주제는 자신의 문화적 배경으로 인한 도움을 받지 못한 주제로도 꼽혔던 ‘남북 분단’과 ‘산업화와 민주화’(모두 3.1%, 케이스 중 %=11.1)로 나타났다.
결과를 보면, 한국문화 개론 수업에 있어서 주제마다 다른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유사하고 친숙하게 여기는 주제를 다룰 때는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문화나 경험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이끌고, 낯선 주제에 대해서는 교사의 충분한 설명을 강화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주제 중에서 ‘대중문화’를 보면, 자신의 문화와 한국의 대중문화를 유사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게 공부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문화적 유사함이 곧 재미와 연결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4.4 문화인식과 문화학습

4.4.1 문화인식과 수업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

연구문제 4에 해당하는 문화인식과 문화학습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겠다. 조금 더 구체화한다면, 한국문화 및 자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한국 문화학습에서의 만족도와 상관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6>과 같다.
<표 6>
문화인식과 학습 만족도 간의 상관분석
한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중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수업 만족도
한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1
중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 .247 1
수업 만족도 .418* .534** 1

* p < .05,

** p < .01,

***p < .001

앞에서 살펴봤듯이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며(호감도 4.50점), 중국문화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인데(호감도 4.84점), 두 변수 간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상관계수 = .247, p > .05)으로 확인되었다. 즉,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과 중국문화에 대한 호감은 별개의 사항으로, 서로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수업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상관계수 = .418, p < .05)으로 확인되었다(유의수준 .05). 또한 중국문화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수업 만족도 간의 상관관계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상관계수 = .534, p < .01)으로 확인되어, 유의수준 .05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상관성이 아주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보통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양국 문화에 대한 긍정적 문화인식과 수업 만족도는 서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겠으며, 수업을 구성함에 있어 학생들이 한국과 자국에 대한 긍정적 문화인식을 가질 수 있게 내용과 교수법을 설계하면 수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4.2 문화학습에 대한 의견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문화학습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서론에서 중국 유학생이 중국문화와 유사한 한국문화를 배울 때, 수업 현장에서 관찰한 바 우월감, 자부심, 동질감 등을 느끼는 것 같다고 경험적으로 기술했었다. 이를 실제 살펴본 결과는 <표 7>과 같다. <표 7>은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한국문화를 학습하고 난 후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여준다.
<표 7>
한국문화 학습에 대한 의견
학습에 대한 만족도 수업에서 느낀 것 중국문화로부터 도움을 받은 점
호감도 상승 의욕 상승 적응에 도움 자부심 우월감 동질감 학습 이해 정서적 편안함 교수와 소통 좋은 성적
평균 4.50 4.48 4.61 4.36 4.00 4.39 4.32 4.29 4.36 4.18
표준편차 .70 .70 .50 .87 1.07 .79 .77 .85 .87 .98
표에서 나타나듯, 중국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다. 문화학습을 통해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도도 상승했고, 한국문화를 더 배우고 싶어졌고, 한국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수업을 통해 두 문화의 동질감, 중국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우월감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우월감은 자부심이나 동질감보다는 낮은 편이다. 자신의 모국문화가 중국문화이기에 유사점을 공유하는 한국문화 학습에 도움을 주었는지 묻는 질문에도 대체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교수와의 소통 > 학습 이해 > 정서적인 편안함 > 좋은 성적 순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표에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수업에서 중국문화와의 비교 내용이 나오면 흥미로웠다고 답변한 수치는 4.43(표준편차 = .69), 중국문화와의 비교 내용과 활동이 더 추가되면 좋겠다고 응답한 수치는 4.64(표준편차 = .49)로 나타났다.20) 이 같은 결과는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수업에서 상호문화적이고 비교문화적인 내용과 활동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5. 결론

지금까지의 한국 역사에서 전례 없이 국내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 속에서 이들에 대한 연구 및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낯선 문화적 배경에 놓인 학생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해서 성공적으로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비단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성취와도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화적응은 문화인식 및 문화교육과도 연계해서 논의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국내 유학생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문화적으로도 공통분모를 가진다고 할 수 있는 중국 유학생의 문화인식 및 문화학습을 살폈다. 이를 위해 A대학교에서 <한국문화의 이해>라는 유학생을 위한 한국문화 교양강의를 수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제시한 연구문제는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문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었다. 설문 결과, 중국인 유학생은 한국문화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전통적인 이미지보다는 현대적인 이미지로 한국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국문화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연상 이미지를 자동 기술하는 개방형 문항에서도 아이돌과 드라마 등이 주요 이미지로 추출됨으로써 일치된 결과를 보였다. 흥미롭게도 재미있게 학습한 주제를 묻는 질문에서도 ‘대중문화’가 가장 많이 꼽혔는데, 이와 같은 일련의 결과는 20대 초반의 외국인 학습자들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 가지는 관심 및 한국문화에 있어서 현대의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이는 대학에서 개설되는 한국문화 강의의 교수요목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충분히 고려해 봐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자국문화 인식을 살폈다. 자국문화도 역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한국문화와는 달리 현대적인 이미지보다는 전통적인 이미지로 자신의 문화를 평가했다. 중국문화를 표현하는 서술에서 “깊이가 있다”에 동조하는 의견(매우 그렇다-5점)이 4.82점으로 한국문화(4.04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 역시 중국문화가 ‘오래된 전통’의 맥락 속에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문화와 연상되는 이미지를 묻는 개방형 질문의 답변에서도 역시 고궁, 공자, 만리장성, 역사 등의 전통적 요소들이 대표적으로 꼽혔으며, 답변에서 발견된 ‘유구한’(유구한 역사, 유구한 문화), ‘함축적’이라는 어휘요소 또한 학생들의 인식을 반영한다. 나아가 중국인 유학생의 자국문화 인식은 자부심과도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깊이가 있는 전통, 유구한 전통에 대한 자부심인 것이다. 설문 결과, 학생들은 자신의 문화가 자랑스러우며 뛰어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착안하여 수업을 구상한다면, 자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학생들의 자발적인 비교문화적 연구로 이어줄 수 있는 활동과 과제를 배치할 수 있겠다.
세 번째로는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문화와 중국문화를 유사하게 받아들이는가를 살펴봤다. 분석 결과, 학생들은 두 나라의 문화가 대체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 정도 유사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개방형 질문에서의 평균값은 64.48%로 나왔다. 전통문화와 현대문화 중에서는 현대문화가 더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강의에서 다룬 한국문화 주제 중에서 유사함을 느낀 주제로는 교육열, 역사, 결혼과 가족, 의식주 등이 꼽혔고, 양국 문화의 유사함 덕분에 역사, 의식주, 교육열 등의 주제를 학습할 때 도움을 받았지만, 분단이나 산업화⋅민주화와 같은 주제에서는 도움을 못 받았다고 답변했는데, 이를 통해 수업 설계 시 강의 주제별로 다른 교육 접근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학생들은 한국문화 학습의 경험에 있어서도 자신의 문화적 배경이 지식적 측면, 정서적 측면, 소통적 측면에서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하여, 한중 양국의 문화 유사도가 중국학생의 한국문화 학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인 유학생의 긍정적 문화인식과 문화학습의 만족도 사이에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드러났다.
본 연구는 중국인 유학생의 문화인식 및 문화 유사도 인식, 그리고 문화인식과 문화학습의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에서 의미를 찾는다. 국내 유학생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학생의 적응과 연계될 수 있는 문화인식과 문화학습을 살핀 점은 ‘학습자 연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도출된 연구 결과는 교수요목, 교육자료, 교수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문화 교양수업에 있어서 학부 유학생들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교과목이나 교육자료의 개발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교수법에 있어서도 더욱 비교문화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필요성도 야기된다. 특히 문화 유사도가 학습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학습자의 문화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한국문화 주제를 다룰 때는, 학생들의 토론과 참여를 극대화하는 등 상호유사성에 입각한 비교문화적 접근을 하면 더욱 긍정적인 교육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물론 교실의 구성원이 중국 국적 학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연구의 결과를 일반화해서 주장할 수는 없지만, 학부 유학생들의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친연성 및 상호문화적 접근의 효용성은 다른 국적의 학생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학생 모국과 한국에 대한 긍정적 문화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수업의 장치들을 마련하면 수업 만족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는 추후 연구를 통해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추후 중국 국적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을 포함하여, 문화인식, 문화 배경, 문화 유사도, 언어학습, 문화학습, 적응 등의 다양한 변수들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살피는 것을 후속 과제로 남긴다.

Notes

1) 한국교육개발원(2019) 자료를 참조하여 작성함. 현황은 2019년 4월 1일 기준으로 작성된 자료임.

2) 전문대학, 원격대학, 4년제 대학, 대학원 등을 모두 포함한 유학생의 최근 3년간 국적 통계를 보면, 중국 출신이 2017년도에는 55.1%(1위), 2018년도에는 48.2%(1위), 2019년도에는 44.4%(1위)로 수치는 약간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한국교육개발원, 2019).

3) 이는 한국에서 2000년대부터 결혼 이주여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2006년에 국가적 차원에서 다문화 지원 정책이 처음으로 수립되며, ‘다문화’, ‘타문화’, ‘상호문화’, ‘다문화 이해교육’, ‘문화교육’ 등의 개념들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던 상황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물론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통합교육’에는 이미혜(2005)에서 제시된 바와 같은 문화중심의 언어통합 교육 모형도 포함된다. 이의 경우는 언어보다 문화가 더 비중있게 다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5) 다중문식성(multiliteracies)은 “New London Group(1996)에 의해 제안된 개념으로, 한 사회문화 구성원들이 문자 혹은 음성 언어를 매개로 한 언어소통능력에서 나아가 그 사회의 문화, 정치, 역사 속에서 얻어진 다양한 방면에서의 경험과 지식 등을 특정 맥락과 목적에 적합하게 적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는 일종의 사회적 행위(안젤라 리-스미스, 2016: 148-149; 홍윤혜, 2020: 161에서 재인용)”로 정의된다. 즉, 다양한 문화적 환경과 요소를 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6) 홍윤혜(2020)를 통해 해당 강의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음식문화, 주거문화, 의복문화, 생활방식, 사회문화, 위계문화, 가족관계, 가족문화, 명절문화, 경제생활, 교육관, 직장문화, 사회현상, 정치사, 정치문제, 대학문화, 애정관, 결혼문화, 대중문화, 언어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총 15차시 동안 다루었음을 알 수 있다. 이중 조별 발표는 전통문화, 현대생활문화, 대학문화, 대중문화를 주제로 4개 조로 나누었으며, 발표 주제와 관련된 한국 사람(궁의 문화 해설사, 아파트 경비원, 학교 선배 등)과의 인터뷰가 포함되어야 했다. 문화탐방보고서는 학생이 알고 싶어하는 한국문화(아이돌 응원문화, 야시장, 편의점 등)를 스스로 탐구 및 탐방하여 중간평가 보고서로 제출하는 것이었다.

7) 2000년대 중반부터 외국인 유학생이 가파르게 증가했는데, 한국교육개발원(2019) 통계에 따르면 2005년 22,526명이었던 유학생의 수가 2년 뒤인 2007년에 49,270명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고, 5년 뒤인 2010년에는 83,842명으로 네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완만하게 정체되는 듯하다가, 2015년 이후 다시 증가 추세에 들어 2019년 기준 160,165명에 달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교육과학기술부는 2004년 ‘Study Korea Project’를 수립하여 각 대학의 유학생 유치를 도왔으며, 이후 2012년에 제안된 ‘스터디코리아 2020 프로젝트(Study Korea 2020 Project)’에서는 2020년까지 유학생을 20만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현재(2021년 1월 기준) 20만명 유치의 목표 기간이 3년 더 연장된 상태다.

8) 이를 두고 영국의 문화학자 Raymond Williams(1976: 87)는 “문화는 영어에서 가장 복잡한 단어 중 하나다(Culture is one of the two or three most complicated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라고 말한 바 있다

9) 이선이(2007), p.19.

10) 양지선(2018), p.235.

11) 하지혜(2019)에서 문화인식과 한국어 습득의 관계를 연구했는데, 해당 연구에서는 특정한 나라의 문화가 아닌, 전반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와 태도를 ‘문화 간 감수성(intercultural sensitivity)’으로 측정하여 ‘문화 간 감수성’과 ‘화행 습득’과의 관계를 보았다. 연구 결과, 문화 간 감수성이 낮은 학습자의 요청 화행의 공손성 인식이 낮게 나타남으로써 둘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12) 중국 학생 2명, 베트남 학생 3명, 몽골 학생 1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중국 학생 2명과 베트남 학생 2명이 예비조사의 분석대상이 되었다. 예비조사의 결과는 국제한국언어문화학회(INK)의 제30차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13) 예비조사의 문항은 권미경(2020)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본조사의 구성과 마찬가지로 문항의 구성은 유학생의 한국 문화인식, 자국 문화인식, 문화유사도 인식, 문화학습 인식이라는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중 통일성을 저해하는 몇 문항을 고치고 좀 더 정제해서 본조사를 위한 설문을 재구성했다.

14) 문화인식을 측정하는 문항의 내용은 프랑스에 대한 문화인식을 조사한 이용희(2011: 67-68)의 설문 문항을 참조하되, 본 연구에 맞게 수정해서 사용했다.

15) https://worditout.com/ [그림 1]은 해당 사이트에서 출력된 결과를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그림에서 단어의 크기는 빈도수에 비례한다.

16) 전세계 17개국 한류콘텐츠 이용자 8,000명을 대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2019년 10월에 실시한 조사에 대한 보고서다.

17) 비록 적은 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예비조사였지만, 이때 중국학생들의 자국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다른 나라의 학생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은 특징을 보였다.

18) 역사, 유구한 역사, 고대역사 모두 포함

19) 예비조사에서 중국 학생 두 명은 65%와 60%를 주었고, 베트남 학생 두 명은 모두 60%를 주었다. 한편, 이때 대조군으로 참여한 몽골 학생의 경우 몽골문화와 한국문화 사이의 유사도를 30%로 쓰고, 자신의 나라의 ‘가치관’, ‘정서’, ‘전통문화’와 비슷함을 묻는 질문에서도 5점 만점에 각 2점(그렇지 않다), 1점(전혀 그렇지 않다), 2점(그렇지 않다)을 주어 중국과 베트남 학생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를 보여 주었다.

20) 앞의 퍼센트는 전체 반응 빈도수에서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인데 반해, ‘케이스 중 퍼센트’는 전체 반응자 수에 기초해서 계산한 항목별 상대 비율로서, 전체 반응자 중 해당 항목을 선택한 비율을 알아볼 수 있다(성태제, 2019: 104).

21) 예비조사에서는 중국 학생뿐만 아니라 두 문화 사이의 유사도가 떨어지는 몽골 학생의 경우에도 이 항목에 5점을 주는 등, 조사에 참가한 모든 학생이 5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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