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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1); 2021 > Article
대학의 창의성 교육과 학부생의 수강경험 연구 -포커스그룹 인터뷰(FGI)

초록

최근 대학에서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소규모 실험실습 강좌나 학생주도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강좌를 개발하는 등 자율적인 연구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교양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교과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학부생 세 그룹과 대학원생 한 그룹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여 대학의 창의성 교육에 관한 의견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은 스스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업을 선호하고 있으며,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한 강좌를 수강함에 있어 ‘자신의 진로와 노동시장 진출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창의성 교육인가’를 기준으로 창의성 교육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었다. 해외 대학을 졸업한 후 국내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우리 대학의 제도적 문제나 강좌의 질이 결코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지 않지만, 자유롭고 상호존중하는 대학문화야말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한 중요한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Abstract

Recently, universities are developing courses that encourage students’ active research and cultivate students’ creativity. Since it is necessary to examine how students who directly experience the change in the educational environment are accepting such new lectures that fosters creativity, focus group interview were conducted with undergraduate students and grad students to collect their opinions. As a result, Students value ‘cost-performance’ when taking college courses and prefer classes that allow them to manage their own time and energy efficiently. In addition, the satisfaction level of lectures aimed at improving creativity was different depending on one’s own career path and whether it actually helped to get a decent job. After graduating from an overseas university, students who are enrolled in a domestic graduate school responded that the university culture, which is free and respectful is much more important rather than improving the institutional factors or the quality of courses in demonstrating creativity.

Key Words

education for creativity; liberal education; focus-group interview; lecture experience of college students

1. 연구의 동기

19세기 중반 스펜서(Herbert Spencer)는 “가장 가치있는 지식은 어떤 지식인가?(What knowledge is of most worth?)”라는 질문을 제기하였다(Spencer, 1872).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식의 가치도 바뀌고, 고등교육기관이 추구하는 지식교육의 방향도 바뀌는 사회에서 가치있는 지식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펜서의 질문을 대학교육에 적용한다면, 2020년대 우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동안 국내 대학교에서 이루어진 강의는 주로 기존의 학자들이 쌓아온 학문적 성과와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로 교수가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지식전달 교육이 무용한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 학문의 기초적인 지식을 배워야 그것을 토대로 학생들이 스스로의 관심을 발전시키고 학문적 역량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대형강좌를 개설하여 OO학 개론, OO학 이론 등의 강의를 하고, 주입된 지식의 범위 내에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통해 학생을 평가하는 형태로 교육하는 것은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특히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이른바 4차산업 시대에 들어 대학교는 과거와 같은 학문적 지식을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권정언⋅권상집, 2014).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정책적으로 창의성을 고양시키는 교육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대학 당국에서도 재학생들의 교육적 필요성에 부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황농문, 2018).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학에서는 창의적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소규모 토론식 강좌, 실험실습을 기반으로 한 강좌, 1학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입생세미나 등의 다양한 강좌를 개설할 뿐 아니라 학생들의 자율적 연구활동을 독려하는 비교과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창의성을 추구하는 강좌에서 학생들을 평가할 때에도 정답이 있는 시험을 통해 정량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관심분야를 적극적으로 탐구하여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험실습, 현장 답사 등을 통해 학생들의 시야를 넓혀준다나, 토론을 통해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협업의 가치를 배우는 것을 강조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한 대학에 재학중인 학부생들이 어떤 기준으로 교과목 수강을 선택하는지, 대학이 추구하는 창의성 향상을 위한 교과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창의성 관련 교과목을 들을 때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대학생이 창의성 교육에 관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견을 수렴하여 향후 창의성 함양을 위한 강좌의 개선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학습자 중심의 피드백을 통하여 향후 대학교에서 창의성을 추구하는 교과목을 개발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론적 배경

2.1 창의성 향상을 지향하는 대학교육

21세기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의 과잉, 그리고 빠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대학에서 학습하는 지식의 생존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 당장 쓸모 있는 기술이나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미래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능력을 기르는 것이 강조되며, 교육의 목표, 교육내용 및 방법 등 방향성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기존 대학 교양교육의 틀을 가지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라 우리 대학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미래에 대한 패러다임적인 전망을 주문하고 있다(백승수, 2017). 따라서 각 대학들은 교양교육의 특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대학마다 교육이념과 인재상을 재정립하고 교양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교양교육의 특성화를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백승수, 2012).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 발맞추어 대한민국의 제7차 교육과정에서부터 ‘창의성 신장’을 교육목표로 설정하였다(교육부, 1997). 이에 초중등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창의성 신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초중등 교육을 중심으로 하여 발표된 창의성 연구 논문들도 상당한 수에 이른다. 최근에는 대학에서도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데, 초중등 과정의 창의성 교육과 비교해 볼 때 연구 분야의 다양성이나 수적인 측면에서 대학의 창의성을 다룬 연구는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다(권보영, 2019). 특히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 다시 말해 정해진 답이 있는 학습이 아닌,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도록 고안한 강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현대 대학에서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성 함양으로 꼽힐만큼 ‘창의적 인재’는 대학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인간상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창의성이란 우리가 계속 가져 왔던 기존의 방식이나 틀을 넘어서 사회가 요구하는 새롭고 유용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말한다(Hennessey & Amabile, 1988). 또한 창의성이란 개인 또는 집단이 특정 사회적 맥락에서 새롭고 유용하다고 인정되는 특출한 산출물을 생산해 낼 수 있는 태도, 과정,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정의될 수 있다(Plicker, Beghetto & Dow, 2004). 따라서 사회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현대사회에서 창의성은 교육 분야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강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혁신의 중요한 역량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요청되고,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인류문화사의 진행방향에서 창의적으로 적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김지현, 2011).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국가발전의 전략적 측면에서 ‘창의성’을 정책기조로 삼고, 교육정책에서도 창의성을 키우는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과 MIT 대학이 함께 하는 포럼에서는 대학에서 ‘창의성’을 교과과정 운영이나 교수방법의 중심에 놓고 ‘창의성을 더욱 강조하는 패러다임’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 가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MIT, 2003). 이후 2009년 하버드 대학에서는 새 일반교육(New General Education) 과정을 시행하면서 현장학습이나 학생참여적 활동 등 창의적인 교육 방법을 도입할 것을 주문하였다. 교수들에게 기존의 한계와 경계를 넘어선 비전통적 교수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기를 요청하였으며, 학생들에게 연구경험, 프로젝트 수행, 협동과제 수행 등 ‘활동기반 학습(activity-based learning)’을 독려하는 것이다(김지현, 2014).
유럽에서도 2006~2007년 유럽대학협의회(EUA)에서 ‘고등교육 창의성 강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EUA는 창의적인 지식창출을 통해 유럽의 사회발전과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창의성이라는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학 뿐 아니라 정부, 기타 기관 등 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EUA Report, 2007). 유럽연합(EU)에서도 2009년을 ‘창의성과 혁신의 해’로 선정하여 혁신과 창의성이 앞으로의 사회 경제 발전에 주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여기서 미래 인재상의 핵심 요소는 바로 창의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황농문, 2018).

2.2 창의성 교과목에 대한 학부생의 인식

2000년을 전후하여 국내 교육에서 창의성을 강조하기 시작한만큼 창의성 교육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연구들도 꾸준히 출판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교 교육에서의 창의성 인식을 알아본 연구의 다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대학에서의 창의성 교육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성 교육에 관한 연구는 아직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아 선행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학생들이 막연하게나마 창의성을 긍정적 가치로 인식하고, 창의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기만, 대학에서 제공하는 창의성 교육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학생의 창의성 교육에 대한 인식을 알아본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이 창의성 교육의 중요도는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학이 제공하는 창의성 교육에 대해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이경화⋅유경훈⋅김은경, 2010; 이미나⋅이화선⋅최인수, 2012). 또한 대학생들은 창의성 발휘가 쉽지 않다고 응답하였는데, 가장 큰 이유로 꼽은 것이 ‘창의성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는 점이다. 또한 대학의 인문교양 교수들을 대상으로 창의성 인식을 알아본 권보영(2019)의 연구에 따르면, 교수들 역시 창의성 교육이 중요하며 학생들의 창의성 계발을 교수자의 역할 중 하나로 인지하고 있지만, 교수자 스스로가 창의성 교육을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훈련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창의성과 창의성 교육에 대한 교수자와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본 연구들을 종합하면, 교수자와 학생 모두 창의성 교육의 중요성 및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창의성 교육의 실천적 측면에서는 학생의 기대만큼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권정언⋅권상집, 2014; 박신향, 2019).
그렇다고 국내 대학들이 창의성 교육을 제공하지 않거나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교육제공에 실패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 학생이 인식하는 대학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교양강좌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이 전공 수업과 교양 수업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불만족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전공 수업에 관해서는 전문성의 획득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교양 수업에 대해서는 교양 분야의 관심과 탐색 그리고 재미와 감동이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하였다(최문기, 2016. 또한 학생들 입장에서 교양 수업은 전공 수업에 비하여 교육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고, 고급 정보를 생산하기보다 사실이나 정보를 단순히 기억하기 위한 수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백평구, 2012). 즉 대학생들에게 교양 수업은 학점을 취득하고 졸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겨질 뿐, 학생들 스스로 중요한 가치를 두지 않고 주변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교양 교육에서 고난이도의 전문적 지식의 추구와 축적을 목적으로 많은 과제를 요구할 경우, 수강 학생들의 기대와 어긋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박천웅⋅이재연⋅이주영, 2018). 또한 ‘창의성’이라는 개념이 다소 추상적인 의미의 역량향상을 추구할 수 있는데 학생들이 기대하는 ‘전문성’, 특히 미래의 직업⋅진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내용이 아닐 경우, 학생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거나 교육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대학교육에 있어 창의성이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가치라면, 교양교과목 형태로 신입생부터 대학의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의 전공교육에서도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전공 커리큘럼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창의성과 다양성을 갖춘 강좌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것은 교양교육 영역에서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전공 강좌의 경우 해당 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가르쳐야 하고, 학과 교수들의 전문분야에 따라 전공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여건상 실험적인 강좌를 편성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성 교육의 성패는 교양교육 커리큘럼을 통한 교육적 시도가 학생들의 창의적 역량을 키워주고, 학생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여 창의성 교육을 바탕으로 사회변화를 선도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있을 것이다(김지현, 2011).

3. 연구방법론

3.1 조사방법: 포커스 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대학생의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연구에는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한 양적 방법이 있고, 학생들을 표집하여 인터뷰를 수행하는 질적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창의성과 관련된 대학강좌를 수강한 학생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 탐색적으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동안 교양교육 전반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연구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그 결과가 축적되어 있지만(이보경⋅김은경⋅이재성, 2010; 지희진, 2013),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한 대학강좌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창의성 강좌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의 토론을 통해 소감을 구체적으로 경청함으로써 앞으로 대학이 추구해야 할 창의성 교육의 방향성에 참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였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일반적으로 아직 이해가 부족한 분야에 대한 기술(description)을 얻을 수 있고, 집단의 상호작용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창조적인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레더만은 포커스그룹 인터뷰에 대해 ‘특정 집단을 반드시 대표한다고 할 수는 없더라도 분명한 목적을 가진(purposive) 인터뷰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심도있는(In-depth) 그룹 인터뷰를 할 경우, 주어진 주제(topic)에 대한 집중적인(focused) 논의가 진행된다(Lederman, 1990)’고 보았다. FGI를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향후 양적 연구를 하기 위한 파일럿 스터디로서 활용될 수도 있다.
이 때 연구의 참가자들을 선정할 때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서 ‘충분히 할 말이 있는’ 사람들이어야 하며, 일정 연령대에 속해있고, 비슷한 사회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서로 대화하는데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Richardson & Rabiee, 2001). 따라서 연구자가 연구방법으로 FGI를 활용할 경우, 참여 대상자를 선택하고 그룹을 구성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 풍부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그룹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토론에 온전히 참여할 준비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거나 비슷한 연령대인 그룹을 만드는 것이 좋다(Casey & Krueger 1994). 따라서 연구자가 재직중인 대학에서 창의성과 관련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을 표집하여 4개의 그룹을 구성하여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신입생, 고학년 학생, 대학원생을 한 그룹으로 설정하여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한다.

3.2 조사대상 선정

이 연구를 위하여 S대학교에 재학중인 학부생 14명, 대학원 재학생 4명, 총 18명의 학생이 포커스그룹 인터뷰에 참여하였으며, 학생의 특성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누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룹을 나눈 근거는 학생들의 재학 년도에 따라 경험한 강좌의 수준이 다르고, 강좌에 임하는 태도와 수강 후 소감이 다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학부 1학년 재학생, 고학년(3학년 이상) 재학생, 그리고 대학원생을 각각 표집하여 의견을 들었다(<표 1>). 인터뷰는 2019년 11월 27일 부터 2020년 1월 3일까지 총 4차례를 수행하였으며, 각 그룹별 인터뷰는 연구자가 인터뷰 진행을 맡아 교내 세미나실에서 1시간 30분~ 2시간 정도 진행되었다1).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취지를 설명한 후, 학생들로 하여금 강좌수강경험과 창의성 교육의 효과에 대하여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으며, 면접대상자의 선정과정과 그룹별 조건은 아래와 같다.
<표 1>
포커스그룹 인터뷰 대상 그룹정보
그룹 재학 정보 인원 선정 조건
그룹 1 S대학교 1학년 x(2019 학번) 4명 (남2, 여2) 신입생 세미나 ‘창의와 도전’ 수강생
그룹 2 S대학교 1학년 (2019 학번) 4명 (남2, 여2) 신입생 세미나 ‘창의와 도전’ 수강생
그룹 3 S대학교 3학년 이상 (2013~ 2017 학번) 6명 (남4, 여2) 학부 과정에서 창의성 관련 교과목을 2개 이상 수강한 학생
그룹 4 해외 학부를 졸업한 S대학 대학원 재학생 4명 (남2, 여2) 학부 과정에서 창의성 관련 교과목을 2개 이상 수강한 학생
그룹 1과 그룹 2는 신입생세미나 ‘창의와 도전’ 카테고리의 8개 강좌 중 1개를 수강한 신입생을 선정하였다. ‘창의와 도전’ 강좌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세미나 강좌로 교수와의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권장하며 학생들의 관심사에 기반한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취지로 개설된만큼 이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이 적절한 연구대상이라고 판단하였다. 2019년 2학기에 시범강좌로 개설된 ‘창의와 도전’ 교과목 하에 8개의 강좌가 개설되었으며, 총 72명의 학생이 수강하였다. 그 중 8명을 선정하여 4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면접을 진행하였다(<표 2~3>).
<표 2>
그룹 1: 신입생세미나 ‘창의와 도전’을 수강한 신입생
이름 단과대학 창의성 관련 교과목 수강 경험
1 고○○ 자연대학 ‘창의와 도전’: 자연을 바라보는 과학자
2 최○○ 자연대학 ‘창의와 도전’: 데이터가 사는 세상
3 양○○ 인문대학 ‘창의와 도전’: 조선시대 지도 그리기
4 허○○ 사범대학 ‘창의와 도전’: 수와 방정식 이야기
<표 3>
그룹 2: 신입생세미나 ‘창의와 도전’을 수강한 신입생
이름 단과대학 창의성 관련 교과목 수강 경험
5 김○○ 자연대학 ‘창의와 도전’: 자연을 바라보는 과학자
6 정○○ 공과대학 ‘창의와 도전’: 자연을 바라보는 과학자
7 류○○ 인문대학 ‘창의와 도전’: 누구를 위한 예술인가
8 이○○ 인문대학 ‘창의와 도전’: 누구를 위한 예술인가
그룹 3은 2019년 12월 기준, S대학교 3학년 이상 재학중인 학부생으로 그동안 창의성 향상과 관련된 교과목, 즉 토론, 글쓰기, 실험실습을 주로 하는 강좌를 2개 이상 수강한 경험이 있는 학생 6명을 표집하였다(<표 4>). 마지막으로 그룹 4의 경우, 해외 대학을 졸업하고 S대학교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을 표집하였는데, 그 이유는 해외 대학의 경험과 국내 대학의 경험을 비교하는 의견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표 5>). 인터뷰 참여자들은 해외 대학에서 창의성과 관련된 강좌 수강경험이 있어야 하며, 해외와 국내 대학교육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함으로써 향후 대학의 창의성 교육의 방향설정에 참고하고자 하였다. 그룹 1~ 그룹 4의 참여자를 선정할 때에는 성별, 전공, 수강한 강좌명, 유학한 국가의 비율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도록 고려하였다.
<표 4>
그룹 3: 창의성 관련 교과목을 수강한 고학년 학생
이름 학번 단과대학 창의성 관련 교과목 수강 경험
9 서○○ 2015 경영대학 창의적 사고와 표현, 창업관련 경영학 수업
10 황○○ 2014 사회대학 서구정치론, 동남아 정치와 외교, 미국의 정책결정과정 등 발표와 토론 중심 수업
11 김○○ 2015 음악대학 말하기와 토론, 창의적 사고와 표현, 테크놀로지와 예술, 전시예술공학, 직업세계와 진로설계 등
12 박○○ 2013 공과대학 창의공학설계, 창조와 디자인
13 박○○ 2015 농생대학 사범대 교직 수업(직접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발표하는 방식)
14 한○○ 2017 공과대학 한국사(토론식으로 진행하는 수업) 강의
<표 5>
그룹 4: 해외 학부를 졸업한 S대학교 대학원생
이름 전공 학위과정 출신학부 국가 창의성 관련 교과목 수강 경험
15 강○○ 환경대학원 조경학 박사과정 영국 도시설계 프로젝트
16 김○○ 공과대학 해양공학 박사과정 영국 해양공학 설계 및 실험
17 허○○ 사회과학대학 심리학 석사과정 미국 장애인 정책 강좌 및 Freshmen Seminar
18 이○○ 사회과학대학 언론정보학 석사과정 미국 에세이 쓰기 및 Freshmen Seminar

3.3 질문 내용

모든 참여자에에 대한 공통적인 질문으로 수강신청을 할 때 강좌를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이는 연구의 예비적 성격의 질문으로 학생들이 수강신청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전공 교과목은 커리큘럼이 정해져 있는 반면, 교양강좌의 경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만큼 학생들이 무엇을 고려하여 스스로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그리고 창의성 교육을 표방하는 교과목을 수강했을 때에는 왜 그 과목을 선택했는지, 수강한 후 어떤 점이 스스로의 창의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생각하였는지 질문하였다. 창의성 향상을 위한 교과목의 취지에 맞게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학생들이 대학에서의 창의성 강좌수강 경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강좌가 운영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강좌 수강경험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한 학점평가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하였다.
모든 그룹에 대한 공통적인 질문 외에도 그룹의 특성에 따른 질문을 하였다. 그룹 1과 그룹 2 학생들은 신입생인만큼 대학 강좌가 고등학교 수업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1년동안 수강한 일반 강좌와 ‘창의와 도전’ 강좌와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는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개발된 강좌가 제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고, 학생들이 인식한 창의성 강좌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기 위한 질문이다. 그룹 3의 학생들에게는 지금까지 들었던 학부 수업들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이야기하게 한 후, 자신이 수강한 창의성 강좌가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하였다. 특히 창의성 강좌의 효과와 의미가 무엇인지,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강좌가 졸업 이후 나의 진로와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룹 4 학생에게는 해외 대학에서 수강한 강좌 중 창의성 향상을 추구하는 강좌에 관한 소감을 질문하여 해외 대학의 강좌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끌어내는지, 학생의 참여를 북돋기 위해 교수자가 어떤 방식으로 강좌를 운영하는지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해외 학부와 국내대학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나타나는 한국과 외국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 대학이 창의성 향상을 위한 교육을 좀 더 확충하고자 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국내 대학에서 창의적 사고를 증진시키거나 저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등을 질문하였다(<표 6>).
<표 6>
그룹 인터뷰 주요 질문 내용
그룹 1~4 공통 질문 교양강좌 수강신청을 할 때 강좌를 선택하는 기준
창의성 교육을 표방하는 교과목을 수강할 때, 그 과목을 선택한 이유
종강 후 스스로의 창의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판단하는 점
창의성 교육에 대한 만족감과 효용
창의성 강좌의 적절한 평가 방식
그룹 1, 2 (신입생) 고등학교 교육과 대학교육의 차이
신입생세미나 ‘창의와 도전’과 대학의 다른 강좌와의 차별점
그룹 3 (고학년 학생) 지금까지 수강한 강좌 중 ‘창의성 향상’에 도움이 되었던 강좌의 특징
창의성 향상 교과목과 진로와의 관계
그룹 4 (해외학부 출신 대학원생) 해외 대학에서의 교육 경험 중 창의성 향상을 위한 강좌경험
해외 대학의 창의성 교육의 특징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의 차이점
우리 대학교육이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필요한 점

4. 포커스그룹 인터뷰(FGI) 결과

인터뷰 참여자들은 연구자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해 주었는데, 특히 3-4학년 재학생으로 이루어진 그룹 3은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한 그룹이었다. 1학년 그룹은 대학생활 경험이 짧아 구체적인 의견표현이 적은 편이고, 대학원생인 그룹 4는 학부 강좌에 대한 관심이 아주 크지 않았다. 반면 그룹 3의 경우, 대학 교육에 익숙하여 강의경험에 대한 호불호를 뚜렷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졸업할 때까지 수강해야 할 강좌가 남아있기 때문에 교과목에 대한 관심도 많고, 졸업 후의 진로를 고려하며 강좌를 탐색하고 있었다.
참여 학생들은 S대학교에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교과목 수강에 대해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앞으로 주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창의성 교과목이 늘어나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강의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대형강의보다는 소규모 인원의 강의가 적절하며, 특히 교수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할 때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본인이 수강한 강좌 중 교수님께서 열정을 가지고 지도해주신 강좌,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거나, 관심있는 분야를 심도있게 다룬 프로젝트 수행 경험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스스로의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4.1 강좌선택의 기준: ‘명강의’ 또는 ‘꿀강의’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인터뷰 초반에 강좌를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질문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응답한 것은 ‘가성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학강좌를 대할 때 마치 상품을 소비하는 것처럼 ‘가성비’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연구자는 다소 의아했지만, 모든 참여자 학생들은 대학생활에서 ‘가성비’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였으며, ‘가성비’는 전체 인터뷰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단어 중 하나였다.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품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서 만족감을 준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학 강좌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비해 얻는 것이 많은 수업’이 가성비가 좋은 수업임을 알 수 있었다.
“제가 강좌를 신청하는 기준은 명확한데요, 꿀강의이거나 명강의이거나. 저희가 등록금을 내고 훌륭하다고 명성이 자자한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면, 내용이 좋기 때문에 얻는 게 많고 만족할 수 있잖아요, 또는 꿀강의는 적은 노력과 시간을 들이더라도 학점을 잘 받는 수업인데, 학점이 잘 나오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응답자 13).
위 응답에 대해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긍정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연구자는 학생들에게 ‘학문적 관심사’에 따라 강의를 듣지 않는지 질문하였는데, 물론 관심사에 맞는 강좌를 탐색하지만, 그럼에도 과제가 많다던지, 교수님이 학점을 후하게 주지 않는 강의라고 소문이 난 강좌라면 수강 의사가 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즉 강의를 수강함에 있어 학생들은 “가성비”를 중시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할애해야 하는 경우, 해당 수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저는 사회대라 주변에 로스쿨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그런 애들은 1학년 때부터 학점관리를 유난스러울만큼 열심히 해요. 무조건 가성비 따져서 강의를 고르고 로드가 많은 수업은 아예 고려대상에서 제외하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그렇게들 하니까 소신껏 강의를 들으려고 해도 잘 안되고…저만 손해볼까봐 걱정도 되고…(응답자 10)”
“공대는 아무래도 전공이 너무 빡세다보니까… 교양수업 들을 때에는 취업이나 진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하는 강의는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응답자 12)”.
물론 대학의 평점이 졸업 후 취업시장에 나가거나 대학원 진학 등 모든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며, 특히 지금의 청년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는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수업을 수강하는 기준이 학문적 관심사가 아닌 ‘가성비’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학에서는 학생의 창의성 향상과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이 과하지 않은 강좌를 개발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학생들에 따르면 창의성을 강조하고 참여적 연구를 하는 강좌의 경우, 내용이 유익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가성비가 좋지 않은 강좌’ 즉 학생의 시간과 역량을 많이 투여해야 하는 강좌로 인식했다. 따라서 해당 분야에 관심이 크지 않는 한, 선뜻 수강하기 어렵다고 응답하였다.

4.2 창의성 강좌의 효용

가성비를 추구하는 학생들의 경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학생들은 창의성 교육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식하였으며, 특히 이러한 반응은 대학입시를 마친 신입생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 강의를 통해 대학에서 탐구하는 자세를 많이 길렀다고 생각해요.(응답자 4)”
“한 학기 수업을 들었다고 창의성이 크게 향상될지는 모르겠지만, 창의적 사고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고등학교때까지 판에 박힌 수학문제만 풀었구나… 수학에 이렇게 깊이있는 세계가 있구나… 머리 속에 있는 연구주제를 실현시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어요(응답자 1)”
“자유롭게 뭔가 해보라고 하면 우왕좌왕하고 산만할 수도 있는데, 교수님께서 방향을 잘 잡아주셨어요. 굉장히 자유방임인 것 같은데, 교수님이 학생들 이름 다 알고, 실험하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가면 고쳐야 할 부분 알려주시고 그런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응답자 6)”
많은 학생들은 소규모의 실험이나 토론형 강좌를 수강하며 스스로의 창의성이 향상되었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야가 확장되는 것을 경험하였으며, 고등학교 때와 달리 대학교에 와서 이런 교육을 경험한 것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또한 이러한 강좌를 준비하기 위해 교수님이 굉장히 열정을 가지고 준비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수님과 가까운 공간에서 배우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을 대학에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태도는 학년, 전공, 그리고 강좌의 내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인문학글쓰기 시간에 매 주 학생들이 글을 써서 올리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고… 이런 방식이 굉장히 창의적이라고 생각했고,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어요. 그런데 수강 이후 이런게 실질적으로 진로에 어떤 도움이 될까 약간 회의감이 들 때도 있어요(응답자 8)”
학생들은 인문적 소양을 키우는 교육의 일환으로 수업시간에 자유롭게 무언가를 쓰거나, 말, 그림, 소리로 표현한다거나, 추상적인 작업을 시도해보는 식의 수업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순수한 학문적 탐구나 자아의 탐구를 주된 목표로 하는 수업은 스스로의 창의적 사고에 도움이 되지만, 노동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었다. 즉 학생들이 인식하는 창의성 교육의 목적은 순수하게 학문적 차원의 창의적 사고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자신의 커리어에 현실적인 도움이 될 때 더욱 의미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예술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많이 수강했는데) 순수예술이나 이론적인 내용만 다룰 것이 아니라 실생활이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미래에 관련된 일을 할 사람이라면 배울게 많으니까(응답자 11)”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과목은 왠지 막연하게 하고싶은거 다 해봐.. 이런 식인데 약간 유치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걱정되는게 있어요. 창의성 위주의 수업이라 해도 이 과목에서 뭘 배우는지, 앞으로 어떤 도움이 될지 명확하지 않으면 별로 내키지 않을 것 같아요….아니면 1학년때나 한 번 들어볼만한 강좌. 들을 때에는 아 재밌다 하지만 딱히 남는 건 없는(응답자 9)”
대학교육의 효용을 인식하는 데 있어 이공계 학생과 인문계 학생 간의 차이도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인문사회계열의 학생들은 더 취업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명문대에 재학중일지라도 취업과 진로에 대한 걱정이 큰 편이다. 따라서 대학 생활에서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취업에 유리한 스펙을 쌓으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가성비가 떨어지는 강좌, 커리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강좌에 시간을 쓰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경영학 수업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보고서를 쓴다면, 나중에 관련된 기업에 자기소개서를 쓸 때 밑거름이 될 수 있지만, 추상적인 작업이나 철학적 글쓰기 수업을 하는 것은 학문적인 의미는 있지만, 취업활동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1학년 때에나 가볍게 들어보는’ 강좌가 된다.
한편 이공계 학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취직에 대한 걱정은 덜하지만 상대적으로 전공 커리큘럼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전공이 아닌 교양학습을 주변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최대한 쉬운 수업으로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 이공계 대학생에게 나타나는 교양교육의 주변화는 기존 연구에서도 많이 지적되었는데(김동우, 2011; 박천웅 외, 2018), 이 연구 참여자들도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거나 창의성을 발휘하는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창의성을 위한 학제간 크로스 오버나 융합연구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시기부터 이루어진 문/이과 계열 분리는 학생들로 하여금 다른 계열의 수업 이수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자신의 전공 과목과 상이한 계열의 수업은 대체로 수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강명구⋅김지현, 2010; 박천웅 외, 2018). 이러한 태도는 타 분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기인한다. 포커스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 역시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인문계 학생들이 자연과학 강좌를 수강하였지만 높은 난이도로 인하여 중도에 포기한 경우가 많았으며(응답자 1), 자연계 학생이 인문학 수업에 관심이 있었지만 한 학기에 글을 3편을 써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수강하지 못한(응답자 5) 경우도 있다.
요약하자면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시장에 진출할 때에 도움이 되는 교과목을 ‘도움이 되는 교육’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인문계 학생과 이공계 학생 간에 다소 차이가 나타나는데 인문계 학생의 경우 전공 커리큘럼이 직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양교육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커리어와 연관된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과 맞물려 교양교과목에서 이루어지는 활동과 스펙쌓기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가를 탐색하는 태도를 낳게 된다. 반면 이공계 학생의 경우, 전공 커리큘럼이 노동시장 진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교양교육을 주변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창의성을 발휘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식의 교육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또한 전공분야가 아닌 타 영역의 수업을 듣는 것이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지만, 학점에 대한 부담으로 그러한 시도를 하지 않는 모습도 나타났다.

4.3 평가방식과 창의성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학생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성적평가방식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다. 좋은 학점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불확실성을 없애고’, ‘리스크를 피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특히 창의성 강좌를 수강할 때 학생들이 고려하는 불확실성과 리스크 요인은 바로 교수의 주관적인 평가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과 그룹과제 수행에서 발생하는 팀원 문제이다. 창의성 교육의 특성상 교수의 재량에 따라 주관적인 평가를 할 가능성이 있는데, 누구나 납득할만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한 경우 학생들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 학생들 역시 시험을 통한 서열화에 익숙해져 있으며, 개성과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 혼란스러운 태도를 갖고 있다.
“창의적이라는 것이 아웃풋을 평가하기에는 애매하고 주관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제 나름대로 열심히 개성있게 했는데, 교수님은 막상 별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응답자 9, 10, 17)”
“저희 수업에서는 열심히 실험했는데 결과가 잘 안나온 조가 있었어요. 교수님께서 처음부터 실험하다가 실패하는 경험을 하는것도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고, 그래서 실험 계획을 할 때 부담을 덜 가지고 과제를 추진했던 것 같아요. 만약 A-F 평가였다면 굉장히 좌절했을텐데 (pass-fail 평가라)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응답자 1)”
학생들은 조별과제(팀프로젝트) 역시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리스크가 큰 요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본인이 열심히 하더라도 조원이 열심히 참여하지 않거나, 조원의 능력이 떨어질 경우, 본인이 투여한 역량과 노력에 비해 좋지 않은 학점을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강좌에서 조별과제를 부과할 경우, 누군가 무임승차를 할까봐 걱정하는 것은 어느정도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강좌 수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자신이 민폐가 될까봐 염려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는 인문대생이지만,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이공계 과목을 듣고 싶거든요. 근데 제가 열심히 하더라도 나쁜 학점을 받을까봐 걱정도 되고, 조를 정할 때 다들 저랑 안하려고 하거나, 저랑 같은 조가 된 사람들이 저한테 실망하고 싫어할까봐 걱정되서 선뜻 못듣는 것도 있어요. 그래서 인문계 학생을 위한 수학이나 통계같은 강좌가 꼭 생겼으면 좋겠어요(응답자 7)”
이러한 응답은 대학의 학습 현장이 ‘순수한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이 서로를 평가하고, 기대한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불만을 표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대학생의 조별과제 경험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조원들이 가진 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다를 때 조원 간 갈등이 발생하는데, 단순히 무임승차자 뿐 아니라 누군가 공동의 팀 목표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할 때에도 불만이 발생한다. 실제로 학생들이 알아서 조를 형성할 경우 능력치가 부족한 것으로 예상되는 학생들이 선택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교수가 자율적 학습을 의도한 것과 달리 이러한 그룹 구성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한희정⋅이의용, 2015 12).
학점을 주는 방식 역시 학생들이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는 중요한 요인인데, 학생들은 과제를 수행하며 pass-fail 평가인지, 알파벳 평가인지, 상대평가⋅절대평가인지에 따라 과제를 수행하는 태도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창의성을 기르는 중요한 목적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치는 거잖아요. 그런데 A-F로 평가하면, 교수님이 이렇게 하면 좋아할까, 싫어할까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어떻게 하는 게 더 점수가 잘 나올까? 에 기준을 맞춰서 과제를 하거든요(응답자 6 포함 여러 학생)”
“Pass-Fail로 평가하면, 마음의 부담이 훨신 덜한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않는건 아니거든요. 자율적으로 열심히 하면 pass를 하겠지만, A-F 평가를 하면 남이랑 비교하고, 쟤는 저렇게 하는데, 내가 이렇게 하면 점수 깎이는거 아닐까 이런 식으로 신경을 쓰게 되죠”
이처럼 학생들은 대학이 창의성 교육을 목표로 한다면, A-F로 이루어지는 평가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하였다.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내용의 강좌를 진행하더라도, 학점경쟁이 치열한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교육의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희정과 이의용(2015)의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 역시 조별과제에서 브레인스토밍 토론을 할 때, 누군가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교수의 성향에 맞지 않거나 좋은 학점을 받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 대학은 2000년대 이후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상대평가 제도를 확대하고 학부생의 성적을 서열화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대평가를 통해 도출된 학점으로 학생들의 졸업 후 성공적인 직무수행을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김은경⋅한윤영, 2018: 117), 대학의 상대평가가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여 창의성을 기르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이미나 외, 2012: 362). 학생들의 창의적 역량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점수로 서열화하는 평가를 지양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존중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4.4 해외 대학과 한국 대학의 경험

그룹 4는 해외 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다. 참여자들이 학부 수강신청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강좌를 선택하였냐는 질문에 의외로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는 응답을 했다. 외국 대학에서 자유롭게 강의를 선택하여 수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연구자의 예상과 달리, 미국과 영국 대학교의 경험은 강좌 선택의 폭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물론 영국과 미국 대학을 졸업한 4명의 참여자들의 특수성일 수도 있지만, 전공 커리큘럼도 상당 부분 정해져서 선택과목의 여지가 적었으며, 교수님이 주도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강의도 많다고 응답하였다.
“미국이라고 자유롭고 창의적인 수업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교수님이 강의를 쭉 진행하는 수업도 굉장히 많아요(응답자 17)”
“영국 대학은 3년제이고, 그 기간 안에 학교에서 공부시키고자 의도한 모든 커리큘럼을 소화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강좌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럴 여지가 거의 없었어요. 전공내용도 교수님께서 진도나가려고 계획한만큼 끝내야 하니까(응답자 16)”
그룹 4 참여자들은 오히려 한국대학이 다양한 강좌를 선택하여 수강한다는 점에서는 더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응답하였다. 다만 외국 대학이 한국 대학보다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강의의 내용이나 대학의 제도 때문이라기보다도 ‘대학문화의 차이’, 다시 말해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권이나, 창의성 향상을 강조하는 강의가 많은 것이 아닌, 일상적인 면을 지적하였다. 그룹 4 학생들은 교수님께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압박, 취직을 잘 해야한다는 압박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는 응답하였다. 해외 대학생이라고 학점 관리를 안하거나 취업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대학생이 가진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쟁적 문화가 더 크다는 것이다.
“외국이라고 대학생들이 취직이나 학점 걱정을 안하는건 아니에요. 분명히 하긴 하는데… 뭐랄까 한국은 더 빡센 것 같아요. 분위기 자체가. 그래서 학점에 굉장히 민감하고, 소위 공부 잘하는 대학일수록 더 심한 것 같아요(응답자 18)”
“미국에서 교수님이 토론수업을 하고 학점을 주는 건, 물론 교수님께서 의도하신 기준이 있겠지만 주관적인 평가일 수 있잖아요. 근데 한국에서는 그런 식으로 재량껏 학점을 주면 학생들이 무슨 기준이냐고 굉장히 불만이 많으니까 교수님도 결국 시험성적 순으로, 객관적으로 점수를 줄 수 밖에 없고, 그런 것이 창의성을 저해하는 것 같아요(응답자 17)”
그룹 4 학생들에 따르면, 외국 대학에서는 한국에 비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교수가 성의있게 강의를 진행하되 교수 역시 자유롭게 재량껏 수업을 하고, 학생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국) 수업시간에 제가 교수님께 질문을 했고, 그것 때문에 수업이 약간 늦게 끝난 적이 있는데요, 수업 끝난 후 한 선배가 지적을 하면서 그런 질문은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하지 그랬냐? 라는 충고를 들었어요. 외국에서는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질문하는 것이 굉장히 자유로운 행동인데, 한국 수업에서는 ‘이 수업은 토론수업이다’, 라고 딱 명백하게 표방하는 것이 아닌 한, 눈치보고 말하게 되요.”(응답자 16)
“저는 미국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친구들이 수업시간에 너무 말을 많이 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또 미국에서는 학생이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하거나, 질문의 답을 교수님도 모를때는 good question, 하고 따로 편하게 얘기하자고 하는데, 한국에서 그러면 무례한 것 같은 분위기에요(응답자 18)”
“저도 대학원 입학할 때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도 대학원 수업은 소규모 토론수업이다보니, 분위기를 보아가며 자유롭게 토론하는 수업에서는 저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고… 다만 수업 첫 날에는 분위기가 어떨지 모르니까 주변의 눈치를 보고 말을 안하긴 해요”(응답자 17).
이처럼 그룹 4 학생들은 국내 대학원에 진학한 후 ‘눈치를 보는 한국적 분위기’가 학생들의 창의성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도 교양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역량 중 학생들이 인식하는 중요도를 분석한 결과, ‘의사소통능력’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뒤를 이어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의 순서로 나타났다(김은경⋅한윤영, 2018). 이 연구결과처럼 교양교육 현장에서 창의력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의사소통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해외 학부를 졸업한 학생들 역시 한국 교수의 강의 내용이나 대학의 제도가 아닌 ‘소통문화의 부족’을 지적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신입생 세미나를 비롯하여 소규모 강좌, 글쓰기 강좌 같은 경우는 교수님의 재량이 크고, 학생들도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인데, 그런 부분이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 같아요. 이 강좌는 창의성을 키우는게 목표야, 라고 설정하기보다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다른 친구들로부터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자기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응답자 18)”
“(수강한 강좌가) 관심분야의 주제를 가지고 직접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스타일인데, 학점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마치 자기 일처럼 굉장히 책임감과 애정을 가지고 그 과제를 수행하거든요. 관련된 분야의 교수님, 선배들을 찾아가서 직접 물어보고…… 그러는 과정에서 공부를 많이 하고 창의성을 기르게 되는 것 같아요(응답자 15)”
그룹 4 학생들은 S대학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교육의 내용이나 대학 제도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구성원 간에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대학문화라던지 청년취업난으로 인한 학점 경쟁이야말로 해외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지적하는 국내 대학의 창의성 결여 요인으로 꼽았다. 이 교과목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대학문화가 자리잡을 때 비로소 학생들이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대학은 창의성 증진을 목표로 하는 강좌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대학의 제도를 개선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내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같은 문화적 영역을 바꾸어 나가려는 노력에 상대적으로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5. 결론: 창의성 교육에 대한 제언

이 연구는 최근 대학 차원에서 혹은 국가적 차원에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인재를 양성할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대학교육 커리큘럼을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탐색적인 연구를 시도했다는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 학생들은 대학 교육의 현장에서 ‘가성비’를 추구하며 스스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교육을 선택하려고 하며, 창의성을 기르는 강좌 역시 자신의 직업과 진로에 도움이 되는가에 따라 그 효용성과 만족감을 평가하고 있다. 네 차례의 인터뷰에서 도출된 학생들의 의견에는 소위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S대학교의 특수성이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 학생들이 인식하는 창의성 교육은 국내 대학생들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2020년 현재 대학생들은 창의성 향상을 목표로 하는 강좌경험에 대해 새로운 교육을 경험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창의성 교육이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본인의 취업에 도움이 되고, 시장성이 있는 교육을 더 가치있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고, 창의적인 연구역량을 키우는 방향의 교육 커리큘럼을 확충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한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고, 노동시장에서 경쟁적인 스펙쌓기를 요구하는 한, 교육당국이 추구하는 것과 같이 순수한 의미의 창의성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시 말해 대학과 교수자가 학생의 창의적 역량을 끌어내는 교육을 추구하더라도 성공적인 노동시장 진출을 원하는 대학생들은 여전히 ‘시장성있고 주류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는 만큼, 창의성 교육의 제공자와 교육을 받아들이는 학생 간에는 동상이몽이 나타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학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제도개선이나 새로운 강좌의 도입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대학의 문화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제언을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쟁적 노동시장이나 그로 인한 치열한 학점경쟁이 지속되는 한, 진정한 의미의 창의성 교육은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창의성 교육을 위하여 국가적으로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는데, 대학은 학생들의 창의적 연구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현대사회 노동시장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의성 교육을 위한 노력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대학과 학생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학생의 니즈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상의 교집합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Notes

1) 학생들이 솔직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강좌를 담당한 교수를 배제하고, 창의성 강좌 개발⋅연구에만 참여한 연구자가 FGI 진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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