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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1); 2021 > Article
과학소설 쓰기를 통해 배우는 과학소설의 서사적 추진력 -과학소설 쓰기의 디자인 씽킹

초록

본 연구는 과학소설 대상 강좌의 실제 운영에 대한 연구의 한 부분으로 계명대학교의 과학소설 관련과목인 <과학소설(SF)로 떠나는 상상여행> 에서 실시한 과학소설 쓰기 활동에 관한 사례연구이다.
과학소설의 상상력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막연한 것이면서도 현실적 논리를 포함하는 것일 필요가 있으며, 직접 과학소설을 쓰는 활동은 이런 과학소설의 서사적 특성을 배우고 서사적인 글의 구성을 배울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 특히 본 활동은 디자인 씽킹의 5가지 프로세스를 적용하였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단편집의 서사 구조를 파악하고, 로봇 이야기에 대한 영감을 얻고,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아이디어 발상, 이야기 구술, 조원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활동을 거치면서 과학소설을 쓰게 하였다.
학기초와 학기말의 과제물 제출에 맞춰 실시한 두 번의 설문결과 분석에 의하면, 학습자는 이 활동을 통해 과학소설의 서사구조에 대한 특성을 파악하고 과학소설 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고 상상력을 논리적 서사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피드백에 대한 보강과 비교분석에 대한 다각적 접근 등의 보강연구 역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Abstract

This study concerns a short, science fiction writing activity tailored to the Design Thinking process, as a part of the case study about a science fiction related course. In “Imaginary Journey to Science Fiction (SF)”, a science fiction related course at Keimyung University, students write a science fiction short story on their own in order to understand the characteristics of science fiction and narrative writing in general. This activity is organized in connection with the Design Thinking processes by emphasizing stories involving robots, along with brainstorming, drawing their robots, sharing feedback, etc.
Science fiction creates an alternative world where even the strange and unknown become possible through the addition of scientific logic. In other words, the imaginative aspect of science fiction makes it possible for writers to create an unrealistic world that still follows the ironclad rules of realistic logic. This writing activity helps students to learn this unique characteristic of science fiction firsthand. In particular, this activity proceeded according to the 5 Design Thinking processes, using the I, Robot narrative implemented by the prolific and legendary science fiction writer Isaac Asimov.
By comparing two surveys, one of which we gave at the beginning of the semester, and the other one at the end of the semester, we were able to see that this activity worked well to achieve our goals of helping students to better understand not only certain characteristics peculiar to science fiction writing, but also its narrative drive. However, more feedback and further study regarding this activity using different survey methods are also still required.

Key Words

Science Fiction; Writing Science Fiction; Design Thinking; Narrative Drive; I, Robot; Robot Story

1. 머리말

과학소설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현대 대중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해왔다. 발명왕 에디슨이 메리 쉘리(Mary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Modern Prometheus, 1818)을 영화화하고 조르주 멜리에즈(Georges Melies)가 쥘 베른(Jules Verne)의 『지구에서 달까지』(De la terre a la lune, 1865)를 『달세계 여행』(Le Voyage dans la lune, 1902)으로 영화화하며 획기적인 영화기법을 사용한 이후 지금까지 과학소설은 현대와 미래의 과학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이 되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쥘 베른의 『해저 2만리』 (Vingt mille lieues sous les mers, 1870)를 번안한 『해저여행기담』(1906-8)과 또 다른 쥘 베른의 소설 『인도왕비의 유산』(Les Cinq cents millions de la Bègum, 1979)을 번안한 이인직의 『철세계』(1908)가 최초의 과학소설이다(이지용 2016). 특히 이 작품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번안소설이기도 한데, 번안소설의 탄생이 소설 장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소설’ 양식을 도입, 자국화하였다는 문학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제국주의의 거대 물결에 휘말렸던 조선말에 생경한 개념과 인물로 가득한 서양의 과학소설이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과학소설이 과학기술에 대한 전망 위에서 창작된 문학양식이라는 점과 관련이 있었다. 즉 ‘과학소설이 유학생들을 비롯한 일반 대중들에게 두루 신문물로서의 과학기술을 계몽하기에 적합한 텍스트였고, 과학기술로 인해 부강해질 나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프로파간다였다는 것이다’(이지용, 2016).
해방 이후에도 한낙원 등은 과학소설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과학자와 우주인의 꿈을 심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청소년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대체로 1960-70년대 과학소설은 ‘국가이데올로기를 강력하게 설파하고 과학 지식을 넓혀서 청소년을 조국과 인류에 공헌하는 국민으로 만들고자 하는 아동 청소년 교육의 일환’(최애순, 2017: 64)으로 주로 사용되었다.
영미권에서는 1960-70년대에 과학소설이 대학교육으로 편입되기도 했다. 과학소설을 대학교육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은 1960년을 전후 뉴웨이브 과학소설 장르가 출현할 즈음부터 시작되었다. 1968년에 나온 프리만의 「교양교육의 과학소설 활용」에서는 과학소설을 교양교육에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매개라고 언급하고 있다(1968: 161). 고장원(2011)의 기사에 의하면 1964년 이스턴 뉴멕시코 대학에서 과학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과목이 대학 커리큘럼에서 최초로 나타났다. 스트루가츠키 형제가 쓴 『노변의 피크닉』 번역작 서문을 쓴 과학소설 작가 시어도어 스터전(Theodore Sturgeon)은 1976년 당시 미국 대학교의 SF 과목이 1,500개가 넘게 개설되었다고 적고 있다(스트루가츠키, 2017: 8). 캔자스 대학에서는 1969년 제임스 건(James Gunn) 교수가 미국 메이저급 대학 최초로 과학소설 과목을 개설하였고 지금은 건 센터(Gunn Center)로 확장되어 ‘보다 많은 사람에게 과학소설을 배울 기회를 주어 미래 세상을 더 잘 준비하고, 세계를 구하려고 한다’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1세기 들어 ‘과학소설’ 혹은 ‘SF’가 과목명에 포함된 과목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주로 과학문명이 인간에게 미칠 영향, 포스트휴먼과 같은 과학 산물에 대한 철학, 윤리 등의 인문학적인 견해를 살펴보는 과목들이 많은 반면, 과학소설 속에 나타나는 과학기술을 배우는 이과형 과목이나 영미권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과학소설 쓰기와 관련된 과목의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손나경, 2019: 116-7). 향후 과학소설 과목 개설에 주목해야 할 부분이 이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과학소설을 직접 써보는 것은 과학소설이 가진 서사적인 특성을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미래에 대한 관측과 상상력을 발휘하는 연습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과학소설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에 있어서 과학소설의 서사적 특징은 그 자체가 장점이 된다. 과학소설은 현재의 세상과 다른 대안 세계를 창조하면서도 이 낯선 세계에 대한 상상이 허무맹랑하게 여겨지지 않게 과학적 논리를 첨가하는 것이다(손나경, 2019: 107). 포스트모더니스트인 다르코 수빈은 이런 과학소설의 특성을 ‘인식적 낯설게 하기’라는 용어로 정의하였는데(Suvin, 1979 2016 재출판: 372), 이는 일상적 현실과는 다른 요소에 현실감 있는 논리를 첨가하여 새로운 논리를 만들고, 독자가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과학소설의 특성을 포착한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과학소설의 논리적 패턴을 배우기 위해서 과학소설을 직접 써보는 것이 효과적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과학소설 대상 강좌의 실제 운영에 대한 사례 연구의 한 부분으로, 과학소설 단편 쓰기 활동에 관한 연구이다. 계명대학교의 과학소설 관련과목인 <과학소설(SF)로 떠나는 상상여행> 의 설계와 진행에 관한 이전 논문의 연장선상에서 ‘과학소설 쓰기’ 활동 부분을 본 논문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과학소설 쓰기 활동은 과학소설이 가진 서사적 특성을 배우는 동시에 창의적인 글을 쓰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과학소설의 교육적 측면은 물론, 서사적 글쓰기와도 관련이 있다. 최근 서사적 글쓰기 영역에서는 자기 서사적 글쓰기의 효과를 다루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숙정의 연구(2014)는 교양수업에서 자서전 쓰기를 시킨 분반과 그렇지 않은 분반을 비교 연구하여 자기 서사적 글쓰기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고, 공주은의 연구(2019)는 자기소개 영상을 이용하여 ‘쓰기’를 문자 텍스트를 벗어나 영상으로 확대하고 리터러시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것을 다루었다. 이 외에도 김영성(2009)의 연구는 추리서사를 이용하여 대학 글쓰기에서 습득해야 하는 논증능력, 추론능력을 키우는 수업에 대한 사례제시 및 글쓰기 교육 방안에 관한 연구이다. 구체적으로는 <CSI>의 영상자료와 셜록 홈스, 아가사 크리스티 등과 같은 탐정 추리물을 읽고 일련의 활동을 거쳐, 결과를 추측하고 창의적으로 논증할 수 있는 수업 방안에 관한 연구이다.
계명대학교에서 2018년 이후 개설되고 있는 <과학소설(SF)로 떠나는 상상여행> 은 기본적으로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과학소설을 다루고 있다. 본 강좌의 교과목개요는 “과학소설을 읽으며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것을 기본구조로 한다”는 것이며, 과목 목표는 “현재와 미래사회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 과학소설에 담긴 인문학적인 고민을 나누며 자신의 견해를 스토리화하는 능력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다. 본 과목에서는 과학소설의 특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견해를 스토리화하는 능력을 쌓기 위한 일환으로 수업, 수업활동, 과제물을 연계하여 과학소설을 학생들이 직접 써보는 것을 포함한 2번의 글쓰기를 실시해오고 있다.
서사는 의사소통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아는 것을 구어로 전달하는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Avraamidou and Osborne, 2009: 1687). 즉 교육적 도구로서의 과학소설은 과학소설의 과학적 상상력과 함께 그것을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표현력으로 바꾸는 작업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서사적 글쓰기는 글의 논리적 구성에 대한 이해와 글을 읽을 독자에 대한 이해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논리적인 서사를 위해서는 글의 뼈대를 세우는 브레인스토밍과 피드백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런 글쓰기의 과정은 스탠퍼드 대학의 디.스쿨(D School)에서 시작된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과정과 유사하다. “디자인 씽킹”은 원래 미래 사용자의 사용 경험을 추측하여 이미지화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수정하는 사고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하며, 시각적, 언어적 표현력과 공감 과정이 합쳐진 것이다. 과학소설 쓰기에서 응용할 수 있는 디자인 씽킹은 과학소설 속의 과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인식을 찾아내고 그것을 언어적,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이미지화된 산물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최종 산물을 만드는 것으로 적용할 수 있다. <과학소설로 떠나는 상상여행>의 과학소설 쓰기는 수업, 수업 활동, 과제물 제출로 구성되었고, 교수자는 과학소설의 일정한 틀을 제시하고 학습자는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시제품에 해당하는 이야기의 골격을 만들고, 조원에게 피드백을 받은 후 최종 결과물을 만드는 식으로 디자인 씽킹 과정을 응용하였다.
본 연구는 과학소설 쓰기를 과학소설 수업에서 어떻게 진행하였는가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과학소설 쓰기의 교육적 효과와 디자인 씽킹의 수업 적용에 대한 이론적 접근, 그리고 <과학소설로 떠나는 상상여행> 과목과 과학소설 쓰기 활동의 설계와 진행방식을 살펴볼 것이다. 또한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나는 학습자의 반응을 분석하여 본 활동을 검토할 것이다.

2. 과학소설 쓰기에 관한 이론과 디자인 씽킹의 개념

2.1 과학소설의 서사적 특성

윌리엄 슬리터는 ‘과학소설을 포함한 상상문학이 오락으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상상력과 공상 능력을 자극하고 훈련시켜 현실에서 곤란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훨씬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한다’(윌리엄 슬리터, 박상준, 2005: 207)고 하였다. 과학소설이 가진 상상력의 효과는 외삽(extrapolation)과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으로 흔히 설명된다. 이중 ‘사고실험’은 현존하는 과학이론의 모순을 밝히거나 특정 이론의 결과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사용되는 과학적 실험 방식으로(Wiltsche 2019) 가상의 상황을 상상력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이다.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과정 중 생길 수 있는 시행착오를 상상력을 통해 그려보고 그 문제의 해결을 찾아내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소설의 스토리는 실제 일어난 적은 없지만 일어날 수 있는 상상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사고실험’적인 경향이 크다. 그러므로 SF의 낯선 스토리세계는 독자의 경험적 현실세계와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고 그 상상의 세계는 현실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다(노대원, 2019: 229-130).
과학소설에서 낯선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것은 독자에게 ‘과학적’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장치이다. 그래서 ‘scientifiction’이라는 용어를 고안한 휴고 건스백(Hugo Gernsback)은 과학소설과 다른 판타지 장르문학과의 차이를 과학적 상상력(Gernsback, 1953: 22)에 두고 있다. 과학소설의 과학적 상상력이 현실성을 가지는 것은 동시대인의 과학적 담론이 과학소설 안에 투영되며, 과학소설 속에서 다루어지는 과학적 산물이 후일 현실로 나타난다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H. G. 웰즈(H. G. Wells)의 『닥터 모로의 섬』(The Island of Do. Moreau)에서는 당시의 과학적 담론이었던 진화론과 생체해부(vivisection)의 문제가 다뤄지고 생체해부술의 윤리에 대한 사회적인 논쟁을 촉발했고,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아이, 로봇』(I, Robot, 1950)에서 다룬 로봇의 3원칙은 현재 로봇 관련 법안이나 윤리적 논쟁에서 당연하게 인용되고 있다. 또한 사이버 공간, 가상현실 등 오늘날 당연시되는 것들이 『뉴로맨서』(Neuromancer, 1984) 등의 과학소설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과학소설의 상상력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막연한 것이면서도 현실적 논리를 포함하는 것일 필요가 있다. 과학소설가 데이먼 나이트는 과학소설 쓰기에 대해서 “소설은 어떤 면에서 그 자체가 지어낸 것, 즉 거짓말이다. 소설가가 하는 일이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교묘하게 거짓말을 해서, 거짓말을 너무 잘해서 독자가 진실을 읽을 때만큼이나 흥미를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데이먼 나이트, 2017: 155)라고 하였다. ‘교묘한 거짓말’은 진실과 거짓을 적당하게 버무릴 때 가장 효과적인 것이고, 과학소설의 경우는 ‘과학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근거가 마련될 때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
소설의 서사가 흥미를 끌고,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일상생활이 소설에서처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소설의 서사가 일상생활의 박진감을 흉내 내고 있기 때문이다(손나경, 2019: 107). 인간은 산발적으로 흩어진 정보보다는 논리적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스토리화된 이야기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다. 과학소설은 이런 현실적인 논리성을 가지면서 비약적인 상상력 또한 가진다는 점이 장르적 특징인데, 앞서 말했듯이 다르코 수빈은 이런 모순의 공존을 ‘인식적 낯섦’이라고 불렀다.
과학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상상의 산물, 즉 시간여행, 우주비행, 외계인과 같은 비현실적인 요소인 노범(novum)은 현실 일탈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근거가 들어가는 스토리로 만들어 엮어질 때 ‘진실이 아니지만, 진실이 아닌 것 같지도 않고, 명백히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되는 정보’(Shippey, 2016: 10-11)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과학소설의 인식적 낯섦은 노범을 현실적 논리와 합리적으로 연결할 때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2.2 과학소설 쓰기 수업의 선례와 과학소설 쓰기의 교육적 효과에 관한 선행 연구

과학소설 쓰기를 수업에서 다루는 예로는 광운대의 동북아 문화산업학부에서 개설한 <SF 서사와 문화콘텐츠>가 있다. 광운대 홈페이지의 과목 소개에 의하면 <SF 서사>는 간단한 SF 서사를 구성하는 훈련을 포함하고 있다. 계명대의 <과학소설로 떠나는 상상여행> 과목의 경우는 단편소설 쓰기를 수업의 일부로 포함하고 있으며, 수업활동과 과제물 활동으로 연계하여 진행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소설(SF, 혹은 Sci-fi)’이란 용어가 과목명에 들어있는 경우도 한정적이고, 과학소설 쓰기를 다루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반면 영미권 대학 과목에서는 과학소설 쓰기 프로그램이나 과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상당수 대학이 과학소설 쓰기 과정을 오픈하고 있는데 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MIT 공대는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소설 쓰기>(Writing Science Fiction)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소설 쓰기에 초점을 맞춘 이 강좌는 첫 8주 동안 현대 과학소설을 읽고 분석하고 다양한 쓰기 기법을 찾아 과학소설을 쓰고 나머지 기간은 각자가 쓴 글을 읽고 토론하는 워크샵을 진행한다.
캔자스 대학 건센터(Gunn Center)에서도 1982년 이후 2주 동안 진행되는 <단편소설 쓰기 과정>(‘Speculative Fiction Writing Workshop’)을 매년 개설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주간 25,000 단어 미만의 과학소설 단편 2개를 제출하고 참가자들이 각자의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워크샵 형태의 과정으로, 학부생과 대학원생의 경우는 학점도 부여된다. 과정을 이수한 학습자 중 일부는 자신이 쓴 과학소설을 출판하여 전문 작가가 되기도 한다. 또한 <과학, 기술, 사회: 과학소설의 렌즈로 본 미래>(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examining the Future through a Science-Fiction Lens)과목의 경우 중간, 기말시험 대신 연구 프로젝트 과제물이나 과학소설 창작 과제 중 택일하여 제출하게 한다. 이 외에도 건센터는 과학소설 쓰기를 과제물로 이용하는 과목들을 여럿 개설하고 있다.
건 센터에서 제시한 프로젝트의 경우 과학소설을 쓸 때 하위 주제, 길이, 방식, 글자 수까지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글을 쓸 때 느낄 수 있는 막연한 공포심을 덜고 글쓰기에 쉽게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MIT의 과목 역시 교수자는 이전 수강생들이 제출한 단편 과학소설을 유형별로 나누어서 샘플을 제시함으로써 학습자들의 소설 창작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있다.
과학소설 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육적인 효과는 서사적 글쓰기가 가지는 효과에서 비롯된다. 제롬 브루너는 서사란 인간의 행동과 심리적 측면에서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 그리고 서사모드란 스토리에 상상력을 적용하여 스토리를 보다 역동적이고 믿음직한 것으로 만드는 것으로 보았다(Bruner, 1986: 12-14). 서사의 중요 기능은 독자가 자신의 경험, 혹은 지성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새롭게 구조화하여 독자가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몰입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적인 측면을 고양한다는 점에서, 경험적인 서사이든 상상적인 서사이든 서사는 의사소통을 보다 효과적으로 만드는 글틀을 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서사적 글쓰기 수업은 담화를 보다 효과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서사적 글쓰기는 인문학적인 이해도와 과학소설 장르의 이해도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사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서사교육은 서사 작품을 매개로 하여 학생들이 타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가지고, 바람직한 인간 행위를 지향하게 한다’(선주원, 2020: 82). 또한 서사적 글쓰기는 장르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주는데, 이는 창작을 위해서는 선행 텍스트인 소설을 꼼꼼히 읽는 것이 전제라는 점에서 직접 써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과학소설 장르 이해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소설 쓰기는 통합적이고 상호적인 수업이 가능하게 한다. 쓰기의 전단계로 읽기가 있듯이 쓰기는 다음 단계의 읽기와도 연결되어 있다. 서사 쓰기의 기본전제는 그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브루너는 독자가 읽기 시작하는 텍스트는 똑같은 것이지만 독자는 읽은 이야기를 재구조화하여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하며, 독자가 스스로 가상의 텍스트를 새롭게 만들 때 원글 안에 있는 무엇인가가 해석과정에 어떤 작용을 한다고 하였다(Bruner, 1986: 6). 독서와 창작이 유기적으로 얽혀서 상호작용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브루너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과학소설 쓰기는 학습자의 단독 작업이 아니다. 학습자와 교수자 그리고 텍스트의 역동적인 교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과학소설 쓰기가 상호 간의 피드백을 통해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읽는 사람의 역할이 번갈아 수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2.3 디자인 씽킹의 개념과 쓰기 활동의 적용

디자인 씽킹은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는 방법론으로 디자이너 특유의 사고 흐름이나 문제 해결 방식을 빗대어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먼저 통용되기 시작한 용어이며 전문가 중심의 사고(thinking)가 아니라 고객 중심의 사고를 의미하는 용어이다(박재호 외 2인, 2020: 24). ‘디자인’이라고 하면 흔히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들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모든 유무형 제품의 원형을 만드는 사람을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디자인의 대상은 제품은 물론 수업의 설계도 포함될 수 있다(우영진 외 3인, 2019: 13).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 경영학과 교수인 로저 마틴(Roger Martin)은 그의 책 『디자인 씽킹』에서 이 방법론에 대해 ‘분석적 사고에 바탕을 둔 완벽한 숙련과 직관적 사고에 근거한 창조성이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 바 있다(qtd. 우영진 외 3인, 2019: 17). 지금 현재 디자인 씽킹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 특히 예술과 공학 전문가들이 협업을 통해 어떤 시제품을 만들고 이에 대해 소비자들과의 가상 혹은 실제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거쳐서 시제품을 수요자의 니즈에 적합한 것으로 바꾸는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인 디자인 씽킹의 예로는 스탠퍼드 대학 박사과정의 라울 페니커(Rahul Panicker)와 동료 3명이 만든 임브레이스 인펀트 워머(Embrace Infant Warmer)가 있다. 미숙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인큐베이터는 이미 개발되어 있었지만 제3세계의 가난한 어머니들에게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것을 파악한 이들 연구원들이 전기 없이 일정 온도를 유지하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이 수십 달러에 불과한 워머를 개발하여,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미숙아들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이바지한 것이다.
디자인 씽킹은 도쿄대학, UC 버클리대학 등에서 정규과목 혹은 비정규과목으로 다루고 있지만, 현재 가장 유명한 곳은 스탠퍼드 대학의 디.스쿨(D.School)이다. 디.스쿨의 시작은 1960년대 스탠퍼드 대학이 예술과 공학의 융합 교육을 시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IDEO 그룹이 디자인 씽킹을 도입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그룹 창립자였던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교수 등이 예술과 과학을 융합하고 통합교육을 하기 위해 스텐퍼드 대학 내에 디.스쿨이라는 명칭의 기관을 설립하였다. 그 후 2005년을 전후로 스탠퍼드 학생들이 디.스쿨과목을 선택 수강하게 되었으며(박재호 외, 2020 18-31) 현재는 스탠퍼드 학부생뿐 아니라 기업인을 포함한 일반인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림 1]과 [그림 2]에서 보듯 디.스쿨에는 거창한 시설대신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공구와 문구류가 비치되어 있을 뿐이다. 학생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사물들을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짜고 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결과물에 도달한다.
[그림 1]
스텐포드 디.스쿨 입구
kjge-2021-15-1-83-gf1.jpg
[그림 2]
디.스쿨 내부
kjge-2021-15-1-83-gf2.jpg
DEO의 최고경영자인 팀 브라운(Tim Brown)은 2008년 6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란 글을 통해 디자인 씽킹의 3I를 제시하였다. 3I는 관찰, 공감, 협력을 통해 영감을 얻는 ‘Inspiration’ 단계, 확산과 수렴을 통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Ideation’ 단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실패하고, 개선하는 것을 반복하여 최선의 답을 얻어내는 ‘Implementation’ 단계 등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디.스쿨에는 이와 유사하지만 보다 세분된 5개의 단계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그림 3]과 같이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림 3]
디자인 씽킹의 5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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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단계는 사용자가 느끼는 문제나 필요성을 이해하고 관찰이나 설문을 통해서 사용자에 관한 정보를 모으는 단계이다. 문제 정의는 공감 단계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아내는 단계이다. 아이디어 발상 단계는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이나 스케치를 통해 구체화하는 단계인데, 이때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프로토타입 제작은 선택한 아이디어를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모형이나 시제품으로 만드는 단계이고 테스트 단계는 얻은 시제품(prototype)으로 사용자에게 테스트를 하고 피드백을 받는 단계이다. 디자인 씽킹에서는 최종결과물을 얻을 때까지 프로토타입을 얻고 피드백을 받는 단계를 반복한다.
디자인 씽킹은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첨단과학의 기술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제품 개발뿐 아니라 교육영역에서 교육법으로까지도 이용되고 있다. 글쓰기 교육의 방법론으로 사용되는 사례연구도 나오고 있는데(Scott Wible, 2020), 이는 디자인이 공감에서 비롯되듯 문학도 독자를 포함한 인간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고, 디자인에 필요한 분석과 통합을 연결하는 지점이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다(Patrick Parrish, 2006: 72-73). 듀케인 대학(Duquesne University)의 제임스 퍼디(James Purdy) 교수는 제품의 디자인이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하는 것이라기보다 창안하는 것이듯, 글쓰기도 마찬가지라는 리처드 마백(Richard Marback)의 말과 디자인학과 쓰기 연구가 동일한 메타교육(metadiscipline)의 범주에서 연계될 수 있다는 마이클 카터(Michael Carter)의 말을 인용하면서 디자인 씽킹의 방법론을 쓰기 교육에 접목하는 것이 디지털 세대의 쓰기 교육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613). 퍼디는 글쓰기와 디자인 씽킹의 프로세스와의 유사점을 <표 1>로 제시하고 있다(Purdy, 2014: 628).
<표 1>
James Purdy가 제시한 디자인 씽킹과 글쓰기의 프로세스 대입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글쓰기 과정(Writing Process)
이해(공감) 조사
관찰 ? (James Purdy가 붙인 기호)
문제정의 독자 분석
아이디어 발상 브레인스토밍
프로토타입만들기 대략적인 초안 만들기
테스트 타인과의 공유 및 수정
이와 같이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글쓰기 프로세스와 유사점을 찾아볼 수 있으며,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에 맞춰 소설 쓰기 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

3.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적용한 과학소설 쓰기 활동의 설계

3.1 교과목소개 및 과학소설 쓰기 활동

<과학소설(SF)로 떠나는 상상여행>은 계명대학교의 일반교양교과목이다. 한 차시에 75분, 일주일에 2회씩 16주간으로 운영되는 본 강좌는 2018년 1학기에 1반이 개설된 이후 2020년 2학기까지 총 10반이 개설되어왔다. 특히 2020년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동영상수업과 Zoom을 이용한 실시간 수업의 혼용형태로 운용이 되었다. 16주 동안 진행되는 수업에서 다룬 주교재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그리고 김동인과 로버트 하인라인의 단편소설 2편과 SF 영화였다. 수업의 구성은 교수자의 강좌, 조별발표 및 토론, 과제물 쓰기로 구성되었다. <표 2>는 2019년에 만든 본 과목의 주차별 수업 계획표이다.
<표 2>
주차별 수업 계획
세션 주차 수업 내용 학습 활동 필요사항
1 1-2주 교과목 소개 및 오리엔테이션, 과학소설 개론 ▪ 조별발표 주제 선정
▪ 과학소설의 역사, 시작과 개념
▪ 한국의 과학소설
▪ 조별토론 및 질의응답
조별발표 주제지,
<달세계 여행>, 「K박사의 실험」
2 3-5주 『프랑켄슈타인』 ▪ 작품 분석, 조별토론, 질의응답
▪ 퀴즈, 5개 주제 발표
Kahoot 퀴즈, 지필 퀴즈
3 6-9주 「너희 모든 좀비들」, 외부강연, 설문, 레포트, 중간고사 ▪ 작품 분석, 조별토론, 질의응답
▪ 영화 감상, 3개 주제 발표
▪ 과학자들이 본 타임머신 (외부강연)
▪ 시험, 중간설문
▪ 1차 레포트에 관한 조별토론
단편 읽어오기, 전문가 초청강연,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에 대해 구술과 쓰기 병행, 온라인 설문(네이버 폼)
4 10-12주 『아이, 로봇』 ▪ 작품 분석, 조별토론, 질의응답
▪ 퀴즈, 4개 주제 발표
▪ “나의 로봇 이야기” 구상 및 피드백
지필 퀴즈, 필기도구
5 12-16주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레포트, 기말고사 ▪ 작품 분석, 조별토론, 질의응답
▪ 퀴즈, 4개 주제 발표
▪ 영화 감상
▪ 2차 레포트 제출
▪ 시험
온라인 퀴즈(구글 폼), “나의 로봇 이야기” 그림/ 인포그라피로 형상화 및 소설양식으로 쓰기
글쓰기 활동은 중간고사를 전후로 2가지 주제로 실시되었다. 1차 과제의 주제는 “미래사회가 유토피아적일까 디스토피아적일까?”로 에세이 형식의 글쓰기였고, 2차 과제는 “나의 로봇 이야기”란 제목으로 과학소설을 쓰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1학기에는 분반에 따라 “나의 로봇 이야기”와 “미래사회가 유토피아적일까 디스토피아적일까?”에 대한 주제로 과제물 쓰기를 1회 시행하였고, 2학기에는 02분반은 전과 같이 2회의 과제물을 시행하고 01반은 <나의 로봇 이야기> 단편소설 쓰기만을 시행하였다. <나의 로봇 이야기>만 실행한 01반은 『아이, 로봇』 작품 읽기를 통한 작품 이해, 동영상 발표, 조별 활동, 과제물 제출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되었다.
『아이, 로봇』은 아이작 아시모프(Issac Assimov, 1920-1992)의 단편집으로 1940년에 발표된 「로비」(“Robbie”)부터 1950년에 발표된 「피할 수 있는 갈등」(“The Evitable conflict”)까지 총 9편의 단편을 수록하고 있다. 이 단편들은 각기 다른 연대에 발표되었지만, 공통적으로 특정 로봇을 대상으로 하며, 수잔 캘빈, 그레고리 파웰, 마이클 도노반과 같은 등장인물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작품 내용에서도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단편 중 하나인 「스피티」의 줄거리를 패턴에 대입하면 <표 3>과 같다.
<표 3>
『아이, 로봇』 패턴: 「스피디」의 경우
패턴 「스피디」 내용
▪ 새로운 로봇의 등장: 등장인물, 등장 로봇의 이름, 시공간적 배경이 명시됨 ▪ 시공간적 배경: 2015년 수성
▪ 등장 로봇:
 1. SPD 13호. 스피디(Speedy)라고 불림.
 2. 구형 작업 로봇: 2005년에 제작된 2미터의 키에 가슴둘레가 3미터이며 인간이 직접 탑승하도록 설계된 로봇. 스피디가 탄생하기 전에 셀레늄 채취 담당)
▪ 등장인물: 그레고리 파웰, 마이클 도노반
▪ 로봇은 특정 목적을 위해 제작되었음: 어린아이 돌보기, 이리듐 채취 등 ▪ 역할: 수성에서 셀레늄을 채취함
▪ 로봇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킴 ▪ 셀레늄을 채취하러 갔던 스피디가 5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음. 19세기 미국 음악가인 길버트와 설리번의 노래가사를 흥얼거리며 같은 곳을 원운동을 하듯 계속 맴돌고 있음
▪ 로봇이 일으키는 문제를 조사 ▪ 도노반과 파웰은 스피디에게 생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방호복을 입고 스피디를 찾아감
▪ 스피디에게 생긴 문제가 로봇의 3원칙 적용 오류인 것을 알게 됨. 즉 2원칙을 수행하러 갔다가 3원칙이 실행되어 다시 돌아오는 행동패턴이 반복되며 계속 원을 그리고 있었던 것
▪ 오류를 수정하여 로봇이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거 나 의도치 않았던 새로운 결과가 파생 ▪ 스피디에게 2원칙, 3원칙보다 강한 로봇의 1원칙을 환기시키기 위해 파웰이 일부러 자신을 위험에 노출하여 스피디가 구하러 오게 만듦. 이후 오류 수정.
MIT나 건센터의 과학소설 단편 쓰기 수업에서 특정한 규칙을 사전에 제시하거나 예시를 제공하는 등에서도 볼 수 있듯 단편소설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었다. 먼저 『아이, 로봇』의 서술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과학소설 쓰기를 위한 예문 제시 단계였다. 그래서 <나의 로봇 이야기> 과제는 『아이, 로봇』 단편집에 대한 내용과 구조의 이해를 선행하고, 『아이, 로봇』에 새로운 로봇이야기를 첨가한다는 가정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학습자들에게 반드시 『아이, 로봇』 단편의 구조를 따라 쓰거나, 상호텍스트성을 이용하는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와 같은 서사 패턴에 대해 이해하고, 본격적인 단편소설을 쓰기에 앞서 줄거리의 뼈대(프로토타입)를 만들 때 이와 같은 패턴을 대입해보도록 격려하였다.

3.2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의 수업 설계 적용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는 개발자에 따라 3단계나 5단계 혹은 그 이상으로 나뉘는데, 가장 일반적인 프로세스 구분은 팀 브라운과 디.스쿨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 씽킹의 단계가 명확하게 규정이 되어 있지 않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디자인 씽킹은 각각의 프로세스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프로세스가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과정으로 설계되고, 현실에 맞추어 진행되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이는 디자인 씽킹 자체가 이론보다는 현실적 적용, 그리고 창의적인 해결을 지향하기 위해 열려있는 과정이라는 기본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의 로봇 이야기> 과제 역시 수업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진행되었고, 이 과정을 디자인 씽킹의 프로세스로 대입하자면 <표 4>와 같다.
<표 4>
디자인 씽킹을 기반으로 한 수업설계
팀 브라운의 3I 디. 스쿨 디자인 씽킹 수업설계
영감 (Inspiration) 공감 ⁃ 『아이, 로봇』 읽기와 작품의 내용에 관한 발표
⁃ 아이로봇 단편의 구조, 단편소설과 과학소설의 요건에 대한 이해
문제정의 ⁃ 각 단편의 특정 주제(언캐니 밸리, 로봇의 3원칙, 로봇과 인공지능 발전과 윤리적 문제, 특이점(Singularity) 등에 대한 발표와 토론
아이디어 발상 (Ideation) 아이디어 발상 ⁃ 로봇 이야기의 아이디어 발상. 브레인스토밍
⁃ 그림 그리기와 인포그래피 만들기를 통한 로봇의 이미지화
실행 (Implementation) 프로토타입 제작 ⁃ 조별 활동 전에 자신의 로봇 이야기에 들어갈 이야기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
⁃ 조별 활동을 통해 로봇 이야기의 자세한 내용 구술
⁃ 단편소설 쓰기
테스트 ⁃ 조별 활동을 통해 피드백 받기
⁃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용 검토, 수정
⁃ 단편소설 제출
첫 단계 “공감”(Empathize)은 “디자이너의 선입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사용자의 삶의 맥락 속에서 관찰, 인터뷰, 현장체험의 과정을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며 공감을 경험함으로 통찰을 얻어 문제 및 요구 사항을 파악하는 과정이다”(남선우 장화선, 2020: 35). 패트릭 페리시는 영국 낭만파 시인 존 키츠(John Keats)가 말한 ‘자아 부정 능력’(negative capability)를 학습자 공감(learner empathy)으로 풀이하였다(Parrish, 2006: 72). 즉 독자이자 학습자는 개인의 정체성을 기꺼이 버리고 문학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눈과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쓰기의 ‘공감’ 단계는 작품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문학 작품 자체가 인간 삶의 반영이므로, 읽기는 실제의 삶에 대한 이해이며, 독자의 개인적인 한계를 벗어나 등장인물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의 확대라는 점에서 ‘공감’적 측면을 볼 수 있다.
『아이, 로봇』의 경우 1998년에서 2057년까지를 작품의 시간적 배경으로 하며 이 기간에 로봇 상용화, 행성 이동, 항성 이동, 세계정부 수립과 수퍼로봇 등장 등 아직까지는 현실화되지 않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먼저 이와 같이 생소한 작품 속의 세계를 살펴보고 각 단편의 내용을 발표하고 질의와 응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수업 2주 차에 김동인의 과학 단편소설 「K 박사의 연구」 읽기와 토론으로 과학소설이 다른 장르의 글과 어떻게 다른 것이며,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보았고, 과제물을 제출하기 전에 피피티 자료를 통해 소설의 요건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이때 제시한 단편소설의 요건은 데이먼 라이트의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을 참조하여 제시하였다. 이를 간략하게 제시하자면 아래와 같은 요건으로 요약된다.
  • 1. 좋은 작품은 메커니즘을 잘 숨긴다.

  • 2. 작가가 잘 아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독자가 신뢰할 수 있게 한다.

  • 3. 교묘하게 거짓말을 하여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

  • 4. 과학소설은 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근거를 대는가, 아닌가에 의해 결정된다.

  • 5. 설득력 있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 주인공에게 닥친 심각한 문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와 해결이 플롯의 뼈대이다.

최종 과제물의 요건과 함께 제출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 1. 분량: 2-5페이지. 분량 초과 가능

  • 2. 첨부: 로봇 그림, 인포그래픽, 조원들의 피드백 정리한 것, 피드백 후 수정사항

  • 3. 플롯의 기본 사항: 1.로봇의 이름, 2.로봇의 특징과 기능, 3.로봇이 어떤 필요성 때문에 만들어졌나, 4.로봇이 일으킨 문제, 5.로봇이 일으킨 문제의 해결

문제정의(Define) 단계는 공감 단계와 밀접하게 엮여 있으며, 동시에 진행해도 된다. 즉 문제정의 단계는 공감을 통해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종합하는 단계이며, 팀 브라운의 경우는 이 두 단계를 “영감”을 얻는 단계로 통합적으로 간주했다. 앞서 패리시는 분석과 종합을 연결하는 것을 스토리텔링이라고 했다. 문제정의는 독자나 청자의 관점에서 여러 차례의 정신적인 여행을 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며(Parrish, 2006: 73), 분석과 종합을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진술하는 단계이다 (Wible, 2020: 405). 다시 말해 공감단계에서 파악한 것을 서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남선우 장화선, 2020: 35). 그래서 『아이, 로봇』 각 단편의 주인공인 로봇이 일으킨 문제와 해결점에 대해서, 또한 인공지능, 로봇의 유래, 기술적 특이점,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와 같이 로봇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조사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여기에 해당된다. 2018년과 2019년 교실 수업에서는 조별로 각 주제에 대해 약 10분간 발표를 하고, 발표 후에는 지정 토론자 및 기타 토론자를 통해 토론을 진행하는 학회식 수업활동을 하였다. 하지만 2020년에는 개별 발표자가 5분짜리 동영상을 만들고 다른 학생들은 보는 방식으로 전개하였다. 협력을 통해 문제를 정의한다는 점에서 동영상을 만드는 것보다는 조별 발표와 토론이 이 단계에 더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세 번째 아이디어 발상(ideate)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창조적 자신감 심어주기, 최대한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생성하기이다(우영진 외 3인, 2019, 181-121). 아이디어 발상 단계에서는 자유롭게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서서히 초점을 맞추어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디.스쿨에서는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 적고 칠판에 붙이고 서서히 특정 아이디어로 집중하는 단계를 거친다([그림 4, 5] 참조).
[그림 4]
디.스쿨의 아이디어 발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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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디.스쿨의 아이디어 발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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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수업에서는 아이디어 발상을 위한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자 아이디어의 시각화를 위해 <나의 로봇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로봇의 이름을 정하고 직접 로봇의 형태를 그려보는 활동을 하였다. 이때 필기도구나 물감을 이용하여 직접 그리거나 인포그래픽(Information Graphics)를 이용하는 방법 중에서 하나를 택하도록 하였다. 인포그래픽란 인포메이션 그래픽(Information Graphic)의 준말로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보는 사람이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처음 시작될 때는 단편적인 수치나 사건을 시각화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의 인포그래픽은 서사적인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온라인에 다양한 무료 툴이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프레지나 피피티를 만들 수 있는 학생이면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또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에 있어서 교육은 소리나 이미지와 같이 모든 이용 가능한 자원을 이용해서 의미를 만드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므로 (Purdy, 2014: 632) 반드시 거창한 그림을 그리거나 현란한 그래픽을 할 필요는 없다. 학생들이 편하게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면 되는 것이다. 처음으로 이 단계를 실시할 때에는 한두 명을 제외한 거의 모든 학생이 손으로 직접 그리는 방식을 이용하였으나 2020년 2학기에는 인포그래픽를 그리는 학생의 수가 소폭 증가하였다([그림 6-8] 참조). 인포그래픽에 대해 특별히 강조하지도 않았는데 인포그래픽를 그리는 학생들의 수가 소폭 증가한 것에는 인포그래픽이 예전보다 더 일상화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림 6]
로봇 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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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인포그래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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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인포그래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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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프로토타입(Prototype)이란 “원초척 형태”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프로토타이폰”에서 나온 것으로 완제품에 앞서서 만드는 일종의 모형이다(우영진 외 3인, 2019: 147).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어야 하며, 글 그림, 동영상 등 다양한 재료나 매체를 사용한다 (우영진 외 3인, 2019: 141-146). 프로토타입 단계는 이어지는 테스트 단계와 함께 결합할 수 있어서, 팀 브라운은 이 두 단계를 합쳐서 실행(Implimentation) 단계라고 하였다.
<나의 로봇 이야기> 단편소설 쓰기에서도 프로토타입 단계와 테스트 단계를 결합하여 전개하였다. 단편소설 쓰기의 최종 결과물은 단편소설을 쓰고 제출하는 것이었기에 단편소설 쓰기의 프로토타입은 <로봇 이야기>의 구성요소를 글로 간단하게 정리하고, 조원들에게 구술하는 것으로 하였다. 2018년과 2019년의 교실 수업에서는 프로토타입으로 로봇에 대해 짧게 설명하는 글을 쓰고, 이와 동시에 같은 내용을 조원에게 구술한 후 피드백을 받도록 하였다.
하지만 2020년 교실수업에 어려움을 겪게 된 상황적 제약으로 인해 설명하는 글을 쓰는 단계는 생략하고 로봇의 그림을 조원에게 보여주고, 이야기의 뼈대를 설명하고, 이에 대해 피드백을 받는 형태로 축소하였다. 조별모임에서 프로토타입과 그림을 기반으로 자신이 기획하고 있는 단편소설의 간략한 내용을 다른 조원들에게 구술하고, 조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피드백을 받고 정리하도록 하였다. 피드백을 받은 학습자는 피드백을 참고하여 프로토타입을 수정하여 최종 결과물을 만든다. 이 활동은 Zoom 수업의 조별토론 기능과 학교의 학습지원시스템의 게시판을 이용하였다. 학습자에게 막연하게 프로토타입을 만들라고 하면 학습자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염려가 있어서 교수자는 프로토타입에 필요한 몇 가지 질문을 미리 제시하였다. 이 질문은 학기마다 일부 차이가 있긴 하였지만 전반적으로는 아래의 표와 같다. 로봇을 짧은 글과 말로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글을 쓰게 했던 2019년 수업 활동의 예는 <표 5>와 같다.
<표 5>
‘나의 로봇 이야기’ 시각이미지, 짧은 글과 구술설명, 조원 피드백
구성요소 대답 피드백
A 학생 로봇의 이름 • (이름)로봇의 이름은 HL1(hallucination-1) • 논리적인 진행이라고 생각함. 격 일 사용보다 기간을 더 넓게 더 두는 것이 중독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다
• 중독을 방지하는 장치가 필요
• 오류로 인하여 사람이 깨어나지 못하거나 환상 속에서 죽기를 원 치 않는데 로봇의 판단으로 환상 속에서 죽게 두는 것에 대한 명 확한 판단이 필요할 것 같다
• 중독을 방지하거나 현실과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못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장치, 방안의 필요
• 로봇을 통해 상처를 이겨내는 것 이 아니라 환상 속에서 살 수만 있는 것인가요?
• 피드백 이후 내용의 수정: 결말 부분에서 개발자 A는 인간 상담 사와 연결을 하더라도 HL1이 동 일한 오류를 낼 수 있다고 생각 하고 이용 가능 횟수를 조절한 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HL1을 사용하는 인간 스스로가 이 모든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로봇의 기능 •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의자 형태이며, 앉아서 손잡이를 잡으면 원하는 장면, 세상을 머릿속으로 구연하는 것이 가능
로봇의 필요성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실직 등의 상실에 빠진 사람들의 만성적인 우울 감에서 벗어나도록 만들어짐. 이용시간을 설정하고 이용하는 로봇
로봇이 일으킨 문제 • 어느 날 자식을 잃은 부모가 앉아 최대치의 시간으로 설정하고 환상 에 빠짐. 이용 중 환상세계에서 현실을 지각하는 바람에 신체적 한계 상황 발생.
• 현실을 자각하여 고통스럽게 사망하는 것보다 환상 속에서 행복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로봇이 시상 자극 물질을 더 투여함
로봇이 일으킨 문제의 해결방식은 무엇인가? • 이용자의 사망으로 인해 로봇이 인간 신체의 위험성을 인지했을 때 즉시 환상에서 벗어나게 해주도록 재설정함
• 고통 받는 이용자가 환상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상담자와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게 됨. 또한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이용 가능 횟수를 규정
로봇 그림 kjge-2021-15-1-83-gf9.jpg
B 학생 로봇의 이름 • 컬러(Color) • 층계가 있으면 이동을 어떻게 하는가?
• 피드백 이후 내용의 수정 : 페인 트 온도 감지 장치를 내장하여 페인트를 적절 상태로 유지할 수 있기에 장시간 페인트 작업이 가 능해진 이후로 이야기가 바뀜. 용접작업 중 인간이 안전수칙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자 작동이 중 지됨. 결국 이것이 ‘인간에게 해 를 끼치거나, 위험에 빠진 인간 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로봇 1원 칙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어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게 함
로봇의 기능 • 페인트와 다양한 크기의 붓이 내장되어 있고 사전에 디자인을 미리 입력하면 현장에서 직접 판단하여 채색
• 선박, 건축물 등에 투입되어 입력된 설계도 대로 도색
로봇의 필요성 • 사람이 직접 도색하는 경우 페인트에 의해 인간의 호흡기가 손상될 우려가 있기에 로봇이 필요
로봇이 일으킨 문제 • 페인트의 경우 온도가 중요한데 로봇이 장시간 작동 시 로봇기기의 열로 인해 페인트가 변질됨
로봇이 일으킨 문제의 해결방식은 무엇인가? • 일정 주기에 한 번씩 휴식 모드를 취해 10~15분 정도 열을 식혀 문제의 온도까지 올라가지 않도록 방지.
로봇 그림 kjge-2021-15-1-83-gf10.jpg
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나의 로봇 이야기>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의 기본 골격에 대한 짧은 설명문을 마련하고 조원들에게 구상한 로봇의 그림과 함께 설명을 하게 하였다. 다른 조원들은 질문을 하거나 논평을 하는 등의 피드백을 하였고, 피드백을 받은 학습자는 내용을 일부, 혹은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최종 결과물을 만들었다. 최종 결과물인 과학소설을 제출하면서 아이디어가 담긴 그림, 프로토타입에 해당되는 짧은 글과 조원 피드백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였다.

4. <나의 로봇 이야기> 쓰기에 관한 분석

4.1 <나의 로봇 이야기> 제출 과제물에 대한 분석

4.1.1 제출된 과제물에 대한 전반적 분석

2018년 1분반이 개설된 이후 단편소설 쓰기 활동은 매학기 실행되었다. 제출된 자료 중에서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2학기의 과제물을 대상으로 본 활동의 결과물을 분석하도록 하겠다.
2020년 2학기에는 <과학소설로 떠나는 상상여행>이 2개의 분반으로 개설되었고, 본 연구자가 맡은 01반은 81명(과목 포기 학생 제외)이 실질적으로 수강하였다. 01반은 과제물로 소설 쓰기 과제만을 택했고, 02반은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의 주제와 과학소설 쓰기 과제 모두를 시행하였다. 01반에서는 57명이 단편소설을 제출(70%)하였는데, 이는 교실수업이 이루어졌었던 2018년(93%)과 2019(91%)년에 비해 적은 수가 제출한 것이다. 단편소설의 제출은 조별활동에서 사용한 로봇의 그림이나 인포그래픽, 그리고 조별토론에서 다른 조원들에게서 받은 피드백과 함께 제출하도록 하였다. 이와 별도로 각 조의 조장들도 각 조에서 발표된 로봇 이야기의 간략한 개요를 정리하여 따로 제출하였다.
2018년이나 19년에는 인포그래픽 제출자가 거의 없다시피 했으나 2020년에는 조금 더 늘어서 2학기에는 7명이 간단한 형태의 인포그래픽을 만들었다. 이는 인포그래픽에 대한 정보가 일반화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과제물의 내용에서 로봇의 기능을 어떻게 설정하였는가를 중심으로 정리하자면 <표 6>과 같다.
<표 6>
2020 2학기 과제물 주인공 로봇의 기능
로봇의 기능 비율 세부 사항
인명구조용 16% 인류종말을 대비하여 남은 사람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로봇. 백신 개발 로봇, 의사보조 로봇
치안유지 13% 경찰로봇, 삼림감시원 로봇,
아동, 노인, 장애우, 환자 케어 16% 독거노인 캐어로봇, 시각 장애인을 도우는 로봇, 육아 로봇
전쟁, 공격용 로봇 7% 격투기 선수 로봇, 전투로봇
산업용 로봇 9% 공사장에서 일하는 로봇, 코딩을 개발하는 로봇, 우주선에서 일하는 로봇, 쓰레기 처리반 로봇
집안일 등 서비스 로봇 14% 웨이터 로봇, 배달 로봇, 가정부 로봇, 편의점 로봇
기타 25% 유튜브 방송 로봇, 펫로봇, 상담로봇, 종교로봇, 일기 쓰는 로봇, 미래를 예언하는 로봇 등
전반적으로 아동, 노인 환자 케어와 인명구조를 위해 사용되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각각 16%로 상대적인 비율이 높았다. 기타 답안으로는 유튜브 방송을 하는 로봇, 배달 로봇, 상담용 로봇이 있고, 특이하게 로봇에게 기름(술)을 파는 로봇, 싱크홀을 매립하는 일을 하며 같은 일을 하는 로봇들이 동기화가 되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집단형 로봇,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체크하는 로봇, 종교나 윤리를 교육하는 로봇 등이 있었다. 인명구조나 케어를 위한 로봇을 주제로 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물어보지 않아서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향후 각 학기마다 로봇의 기능에 대한 비율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기능을 이야기의 주제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하여 학습자들이 가진 로봇에 대한 이미지나 전망의 변화를 알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4.1.2 과제물의 서사적 구조 유형

단편소설의 서사적 구조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로봇이 일으킨 문제와 해결 방안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 ⋅로봇의 3원칙을 현실에 적용할 때 생긴 오류

  • ⋅로봇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회의를 가지게 되거나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게 됨

  • ⋅로봇 간의 차별, 혹은 인간의 로봇 차별

  • ⋅인간을 상대로 한 로봇의 반란이나 명령 불복종

4개 유형 중 로봇의 3원칙을 현실에 적용해서 생긴 오류와 그 해결이 주 플롯이 되는 단편소설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약 39%). 로봇의 3원칙은 『아이, 로봇』에서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제시한 원칙으로 제1원칙은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험에 처한 인간을 모른척해서도 안 된다. 제2원칙은 제1원칙에 위배되는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로봇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로봇의 3원칙은 1, 2, 3의 순서로 지켜야 하지만 『아이, 로봇』에서는 로봇이 투입된 현장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이 원칙을 수정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플롯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학습자들이 낸 과제물 중에도 이 원칙을 현장에서 적용할 때 생기는 오류, 혹은 이 원칙을 수정하는 바람에 생기는 오류를 가정한 경우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한 예(문예창작학과 Y)를 들자면, 화재현장 구조용 로봇인 ‘R 301’은 불길이 치솟는 현장에서 ‘트롤리 딜레마’와 마주치게 된다. ‘트롤리 딜레마’란 다수를 구하기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한 것으로 마이클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 딜레마는 트롤리 열차가 5명의 인부를 덮치기 전에 레일 변환기를 변환하여 다른 쪽에 있는 1명의 인부에게로 향하게 하여 1명의 사상자만 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한 것이다. 화재 현장에서 R 301은 로봇 1원칙에 따라 위험에 처한 인간을 구해야 하지만, 모두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다수의 인간을 구하기 위해 더 큰 위험에 빠진 소수를 희생시키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대 소장은 ‘더 큰 위험에 직면한 사람’을 우선 구조하도록 프로그램을 조정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R 301이 노인을 구하느라 다수의 사람을 희생시키는 일이 발생한다. 결국 국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관련법을 제정하여 오류를 수정하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R 301은 제대로 인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사람들의 질타와 외면을 받으며 잔디 깎기 로봇으로 살아간다.
이 외에도 격투기 로봇이 아버지에게 학대받고 있는 아이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를 죽이게 되는 경우, 격투기나 전투용 로봇으로 이용하기 위해 3원칙을 1원칙보다 강하게 주입하여 로봇이 무분별한 인간 살상기계로 변모되게 되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로봇의 3원칙의 적용 강도를 조절하거나 세부적인 사항을 첨가하거나 인간의 윤리를 입력하여 자율적으로 판단하게 할 수 있는 등이 제시되었다.

4.1.3 제출된 과제물의 서사적 박진감을 위한 장치

단편소설 쓰기에서는 소설의 줄거리 못지않게 소설적인 박진감을 줄 수 있는 묘사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묘사력은 학습자의 개인적인 능력, 전공, 소질, 노력 등 여러 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본 과목은 일반교양과목이므로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 2020 2학기 기준으로 01반과 02반의 수강신청 내역을 보면 인문사회계열이 44%로 가장 높고, 그 다음이 자연공학, 의학계열 20%였다. 이 중에는 문예창작학과 학생도 있지만 지구환경, 스포츠마케팅, 회화 전공도 있다는 점에서 소설쓰기의 출발 선상도 각기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습자에게 과학소설의 중요 요소로 ‘과학적’이라는 환상과 ‘현실적’이라는 환상을 효과적으로 주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 강의를 통해 가르치고, 소설을 쓸 때도 이 점을 염두에 두도록 강조하였다. 채점에서도 묘사력이나 내용의 완성도는 물론, 제시된 요건을 충족하였는지도 평가요건에 포함하였다.
제출된 과제물에서는 소설 혹은 과학소설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다. 소설의 진행을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탈피하여 특정 인간 혹은 로봇 자신을 화자로 설정하고 진행하거나, 『아이, 로봇』의 연장선상에서 본 작품에 등장하는 세계조정자 바이어리, 수잔 캘빈박사, 알프레드 레닝박사, 마이클 도노반, 그레고리 파웰을 등장시켜서 기존 소설의 내용을 일부 차용하는 등의 시도가 한 예가 될 수 있다.
아래의 인용문은 영상애니메이션 학과 학생 P의 과제물의 앞부분으로, 앞으로 진행될 사건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이모티콘이 뜬 모니터’로 인간의 웃음을 모방하는 웨이터의 모습으로 이 로봇의 특징을 나타낸다. 또한 등장하는 인물이 정비사이므로 로봇에 문제가 발생했으리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높은 건물 사이의 인파를 헤치고 간신히 이번 근무지에 도착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지친 기분이었다. 상투적인 간판이 붙은 레스토랑을 무심한 눈길로 바라보며 주소가 맞는지 확인했다. 그러자 자동문이 열리며 다른 남자가 그를 불렀다.
“정비사?”
“네.”
곧바로 힐난의 눈빛이 남자에게 돌아왔다. 레스토랑의 주인은 그가 늦었다는 것을 비난하고 싶은 눈치였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홀에는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없었다. 웃는 얼굴(로 인식되게끔 하는 이모티콘이 모니터에 띄워진 것뿐이지만)을 띄운 “웨이터” 로봇이 간간히 돌아다닐 뿐이었다. (영상애니메이션 학과 P.작 「웨이터」에서)
두 번째 인용문은 문예창작학과 학생이 쓴 글로, 근무태만으로 돌보던 노인이 죽었다는 혐의를 받고 로봇이 끌려가는 장면을 로봇의 눈으로 그리고 있다. 노인이 죽고 사람들과 여러 로봇들이 뒤섞인 곳에 경찰이 나타나 노인을 돌보던 로봇을 연행하는 장면에서, 정확한 영문을 모르고 끌려가며 사람들의 시선에 불편해하는 나(로봇)의 마음을 독자가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혹시 여기 2세대 TC 로봇 있나?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조용해지는 순간이었다. 그 정적에 묻혀 손을 들었다. 경찰들은 내가 손을 드는 모습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내 웃옷을 벗겨 등에 새겨진 문자들을 읊었다.
2TC-32456. 이거 맞네. 데려가.
한 경찰관이 내 팔을 붙잡고는 저택 바깥으로 데려갔다. 바깥에는 이미 많은 인파가 저택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경찰차의 뒷자리에 몸을 집어넣었다. 뒷자리의 창을 사이에 두고도 느껴지는 시선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문예창작학과 K. 작 「낙인」에서)
세 번째 인용문은 『아이, 로봇』의 분위기에 보다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아이, 로봇』의 등장인물인 수잔 캘빈 박사를 등장시켜, 문제의 로봇이 『아이, 로봇』의 연장선상에 있는 새로운 로봇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냈다. 또한 알고리즘, 코드, 코어 모듈 등과 같은 용어를 이용하여 ‘과학적’이라는 인상을 자아낸다.
“써니, 래닝 박사님이 심어둔 코드라는 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산 도표에서 정해진 알고리즘이 아닌 반대되는 알고리즘을 유도하는 것, 나머지 하나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성에 대한 정의입니다.”
써니의 말에 수잔 박사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써니가 들고 있는 로봇의 머리 부분을 열어 그 안에서 희미하게 푸른빛을 내고 있는 코어 모듈을 꺼냈다.
“어쩌면 이게 너와 비키를 잇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수잔은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푸른빛을 발하는 코어 모듈을 손에 쥔 채 써니를 바라봤다. 로봇의 3원칙을 거부한, 3원칙에 누구보다 충실할 수 있는 모순적인 로봇이 시작된 작은 변환점이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셈이었다.(생명과학전공 Y. 「No one knows」에서)
이와 같이 학습자의 전공과 개성이 다른 만큼, 과학소설을 직접 쓰는 활동을 통해서 과학소설에 대한 이해도와 자신의 상상력을 구체화시키려는 노력도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소설을 쓰기 전에 먼저 소설의 요소를 정하고 그것을 조원에게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소설의 전체적인 줄거리와 세부내용이 바뀌는 과정을 겪게 된다. 특히 이런 과정을 통해 소설적 박진감에 대한 고민을 해보게 되었다는 것은 과학소설의 서사적 추진력을 배우는 한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씽크홀을 없애는 로봇이 자신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까 봐 일부러 부실공사를 하면서도 로봇의 1원칙을 지키는 내용을 쓴 L은 원래 로봇이 문화 유물을 폐기하는 줄거리를 고안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L은 디자인 씽킹적 과정을 거치면서 유물의 폐기보다는 보다 일상적이면서 위험한 문제인 씽크홀로 바꾸어 서사를 좀 더 극적으로 바꾸었다. “K라고 지칭하지 말고 로봇의 이름을 정하라,” “왜 해피앤딩으로 끝나야 하나,” “건물의 형태나 사람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구조 순서가 달라질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되는가,” “대화를 넣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와 같은 동료 학생의 피드백은 소설의 구체적인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피드백을 받는 것은 소설의 구체적인 실제성을 높이는데 일정부분 기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단편소설 쓰기를 통해 학생들은 과학소설의 서사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과학소설의 ‘인식적 낯섦’은 비현실적 요소를 현실적인 것으로 수렴하게 하는 과학소설의 모순을 의미하는 것인데, 단계에 맞춰 소설을 쓰면서 이런 모순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가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으며 이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은 설문 조사 결과로도 나타났다.

4.2 <나의 로봇 이야기> 활동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활동 전후에 실시된 설문조사는 학습자의 서사 구성 능력의 발달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단편소설을 쓰는 활동이 본 과목이 목표로 하고 있는 과학소설에 담긴 인문학적인 견해를 이해하고 스토리화하는 능력의 향상에 도움이 되었는가에 대한 학습자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나의 로봇 이야기>의 최종 성과물은 학습자가 제출한 단편소설이지만, 로봇 그림그리기나, 피드백 받기 등의 활동은 소설을 구체화하고 서사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었다. 이 과정이 소설쓰기에 어느 정도로 기여했는가를 알기위해, 또한 학습자가 과학소설의 특성을 파악하고, 과학소설 쓰기에 얼마의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는가를 알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학습자 설문조사는 2번에 걸쳐 구글설문을 통해 진행되었다 1차 조사는 2주 차와 3주 차에 시행을 하고, 2차 조사는 과제물을 완전히 제출하고 난 후인 15주 차와 16주 차에 하였다. 1차 조사를 할 때에는 본 과목에 소설 쓰기가 포함된다는 사실 이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시기이고 2차 설문은 과제물 제출이 끝난 시기였다. 두 조사에서 같은 문항 9개를 이용하였고 2차 조사에는 <나의 로봇 이야기> 활동과 관련하여 5개의 문항을 새롭게 첨가하였다. 조사에 사용한 문항은 과학소설 쓰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섞어서 사용하였다. 그리고 질의 문항은 리커트 척도 형식으로 ‘매우 그렇다’ 5점, ‘전혀 아니다’를 1점으로 하여 1-5점까지 선택하도록 하였다.
첫 번째 설문조사에는 99명이 응했으나 2차 설문에는 45명이 답변을 하였는데 이중 자신의 설문결과를 연구자료로 이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와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여 설문조사 대상은 43명이 되었다. 인원수의 차이는 두 조사 모두 자발성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한 첫 번째 조사에서는 수강변경, 수강취소, 취업 등이 반영되지 않은 학습자들까지 포함된 수, 즉 아직 과목의 수업이나 소설쓰기 활동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학습자들까지 다 포함된 집단인 반면 2차 조사에 응한 학습자는 과학소설 과제물까지 완전히 제출한 사람 중 설문조사에 응한 학습자였던 이유 또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설문에 사용된 문항 중 동일문항과 2차 설문에 첨가된 문항은 <표 7>과 같다.
<표 7>
설문 문항
1차 설문 문항 동일문항 번호 2차 설문 문항
나는 상상력을 이용하여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1 나는 상상력을 이용하여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나는 과학소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2 나는 과학소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 3 나는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다
나는 가상의 이야기를 실제의 이야기처럼 표현할수 있다 4 나는 가상의 이야기를 실제의 이야기처럼 표현할수 있다
나는 내가 상상한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 5 나는 내가 상상한 것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
나는 과학소설을 쓸 수 있다 6 나는 과학소설을 쓸 수 있다
나는 소설의 핵심 내용을 잘 파악한다 7 나는 소설의 핵심 내용을 잘 파악한다
과학소설을 통해 현실세계의 문제를 바라볼수 있다. 8 과학소설을 통해 현실세계의 문제를 바라볼수 있다.
나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9 나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나는 SF 영화를 좋아한다 #1 <나의 로봇 이야기>단편 소설 쓰기 활동에서 로봇 그림(인포그래픽 포함)을 먼저 그려본 것이 로봇을 구체적으로 구상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는 SF 소설을 좋아한다 #2 <나의 로봇 이야기> 단편소설 쓰기 활동에서 아이, 로봇 단편의 구조에 대해 먼저 알아본 것이 소설의 서사(이야기) 구조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나는 과학 관련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3 <나의 로봇 이야기>에서 조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던 것이 소설 내용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과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4 <나의 로봇 이야기> 소설 쓰기가 과학소설의 서사구조를 이해하 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는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5 나는 <나의 로봇 이야기> 과제로 소설 쓰기에 관심이 생겼다.
과학소설이 미래의 세상을 모여주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과학소설이 현실 생활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9개의 동일한 문항의 사전 사후 응답을 대상으로 SPSS 분석법의 대응표본 t검정과 독립표본 t 검정을 각각 실시하였다. 두 가지 방법으로 조사한 이유는 두 조사의 응답자들이 동일집단이지만 표본의 수의 차이가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먼저 동일집단에 대한 사전 사후 검사용인 대응표본 t 검증을 실시한 결과는 <표 8>과 같다. 검사 인원은 사후인원 43명을 기준으로 하였다.
<표 8>
동일문항에 대한 대응표본 t 검증결과
구분 (문항번호) N 평균 (M) 표준편차 (SD) t(p)
문항번호 1 사전 43 3.35 1.152 -3.065(.004)
사후 43 4.02 1.035
문항번호 2 사전 43 2.67 .808 -3.465(.001)
사후 43 3.33 .944
문항번호 3 사전 43 2.91 .750 -3.153(.003)
사후 43 3.47 .909
문항번호 4 사전 43 3.14 .861 -2.018(.050)
사후 43 3.58 1.074
문항번호 5 사전 43 3.16 .898 -2.642(.012)
사후 43 3.72 .984
문항번호 6 사전 43 2.63 .952 -4.319(.000)
사후 43 3.53 1.032
문항번호 7 사전 43 3.12 .793 -3.334(.002)
사후 43 3.67 .837
문항번호 8 사전 43 3.12 .762 -3.411(.001)
사후 43 3.70 .860
문항번호 9 사전 43 3.09 .811 -6.649(.000)
사후 43 4.07 .737

*p<.05, **p<.01, ***p<.001

대응표본 t 검증결과에 의하면, 사전 사후검사의 평균(M) 비교 시 모든 문항에서 1차 조사보다 2차 조사에서 동일한 질문에 대해 높은 값이 나왔다. 각 문항의 유의확률 p값도 모든 문항에서 p<.05 이하이므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왔다. 이것은 모든 문항에서 사전보다 사후에 향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나의 로봇 이야기> 쓰기 활동이 통계적으로 유효하다는 것을 결과 수치로 알 수 있다.
특히 문항2, 문항6, 문항8, 문항9번의 경우 ***p<.001이므로 아주 유의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들 문항의 t 값 역시 다른 문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나타냈다. 이 문항은 각각 ‘나는 과학소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나는 과학소설을 쓸 수 있다,’ ‘과학소설을 통해 현실 세계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다,’ ‘나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였다.
대응표본 t검증과 함께 같은 원자료를 이용하여 동일집단의 사전 사후가 아니라 별개 집단의 비교 조사방식인 독립표본 t 검증도 실시하였다. 1차 조사의 응답자와 2차 조사의 응답자가 전혀 다른 별개의 집단이라는 극단적인 가정을 적용해본 것이다. 비록 응답자들은 동일 집단에 속하긴 하지만 응답 대상인원의 수의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아예 전혀 다른 두 집단이라고 가정했다. 독립표본 t 검증 결과는 <표 9>와 같다.
<표 9>
동일문항에 대한 독립표본 t 검증결과
구분 (문항번호) N 평균 (M) 표준편차 (SD) t(p)
문항번호 1 사전 99 3.74 1.148 -1.403(.163)
사후 43 4.02 1.035
문항번호 2 사전 99 2.96 .968 -2.085(.039)
사후 43 3.33 .944
문항번호 3 사전 99 3.24 .893 -1.358(.177)
사후 43 3.47 .909
문항번호 4 사전 99 3.41 .990 -.901(.369)
사후 43 3.58 1.074
문항번호 5 사전 99 3.40 1.019 -1.720(.088)
사후 43 3.72 .984
문항번호 6 사전 99 2.61 1.048 -4.875(.000)
사후 43 3.53 1.032
문항번호 7 사전 99 3.43 .894 -1.498(.136)
사후 43 3.67 .837
문항번호 8 사전 99 3.70 .909 -.004(.997)
사후 43 3.70 .860
문항번호 9 사전 99 3.88 .951 -1.173(.243)
사후 43 4.07 .737

*p<.05, **p<.01, ***p<.001

독립표본 t 검증의 결과 문항 2. ‘나는 과학소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t값과 p값이 각각 -2.085와 0.39로, 문항6 ‘나는 과학소설을 쓸 수 있다’는 -4.875와 0.000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유의한 이 두 문항으로 한정했을 때, 문항 2에서 1차와 2차 설문조사의 평균(M)이 2.96점과 3.33, 그리고 문항 6에서 2.61점과 3.53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2차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과학소설의 특징을 잘 안다는 것과 과학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더 긍정적이라는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되었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 검증 결과를 토대로 하자면, <나의 로봇 이야기>활동은 과학소설의 이해와 과학소설 쓰기에 있어서 유효하다는 점에서 일치하였다. 이 결과는 2차 설문조사에서 과학소설 쓰기 과제물을 제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가 질문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표 10>은 2차 조사에 추가된 질문에 대한 통계로서, 과학소설 쓰기의 프로세스가 결과물 산출에 끼친 영향과 <나의 로봇 이야기> 활동이 서사구조를 이해하고 소설 쓰기에 관심을 가지는 데 도움을 주었는가에 대한 설문 결과이다.
<표 10>
2차 설문조사 추가 문항 응답 ( /43 (%))
문항 점수 1 점수 2 점수 3 점수 4 점수 5 평균(M)
#1 2/43 (4.7%) 6/43 (14%) 14/43 (32.6%) 13/43 (30.2%) 8/43 (18.6%) 3.67
#2 0/43 (0%) 1/43 (2.3%) 12/43 (27/9%) 16/43 (37.2%) 14/43 (32.6%) 4.00
#3 5/43 (11.6%) 3/43 (7.0%) 18/43 (41.9%) 13/43 (30.2%) 4/43 (9.3%) 3.19
#4 0/43 (0%) 2/43 (4.7%) 14/43 (32.6%) 16/43 (37.2%) 11/43 (25.6%) 3.84
#5 2/43 (4.7%) 4/43 (9.3%) 13/43 (30.2%) 12/43 (27.9%) 12/43 (27.9%) 3.66
단편소설 쓰기에 앞서 실시했던 활동에 대한 #1, #2, #3번의 문항에서 가장 평균이 높았던 것은 #2번 ‘『아이, 로봇』 단편의 구조에 대해 먼저 알아본 것이 소설의 서사구조를 정하는데 도움을 주었다’였고 상대적으로 가장 평균이 낮았던 것은 #3번 ‘조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던 것이 소설 내용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4번과 #5번은 <나의 로봇 이야기> 소설 쓰기가 과학소설의 서사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와 이 과제로 소설쓰기에 관심이 생겼는지에 관한 것이었는데 평균값이 3.84와 3.66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앞서 실시했었던 사전 사후 검사의 결과와도 통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본 활동에 대한 소감을 묻는 주관식 문항 ‘<나의 로봇 이야기> 소설 쓰기 과제에 대한 소감을 말해주세요’란 질문의 답변에는 ‘재미,’ ‘흥미로운,’ ‘좋은,’ ‘향상,’ ‘보람 있는,’의미 있는,’ ‘신선한’ 등의 단어가 포함된 긍정적인 응답이 30/43이었다. ‘어렵고,’ ‘재미없고,’ ‘힘든’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부정적인 답변은 8/43이었고 나머지는 ‘단편소설이라도 다른 소설처럼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답변처럼 중립적이거나, 아니면 질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답변이었다. 긍정적인 답변과 부정적인 답변의 예는 <표 11>과 같다.
<표 11>
<나의 로봇 이야기> 소설 쓰기 과제에 대한 소감
긍정적 답변의 예 부정적 답변의 예
이 과제를 통해 우리는 더 넓게 생각하고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어렵고 오래 걸린 편이다
대학에 오면서 항상 논리적 글쓰기만 해왔었지만 이렇게 내 생각을 가득 담아 적는 글을 쓰게 되어 과제이지만 재미있었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상상하는 동안 즐거웠고 이런 게 과제라면 더 하고 싶었습니다. 노잼
그냥 평소에 글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과는 제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익숙지 않아서 그렇지, 제이야기를 만든다는 자체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힘들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순수 창작 소설을 쓴 경험이 다수 있으며, 취미로도 소설 쓰기를 즐겨하는 학생임을 우선 밝히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순수 창작이 아닌 이번 과제와 같이 정해진 틀 내에서 소설을 쓰는 과제가 제게 있어서는 조금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형식에 맞추기 위하여 스스로의 문체가 아닌 타인의 문체를 빌려 글을 쓰고 전개방식을 구체화하다보니 난이도가 있게 느껴졌어요. 아이로봇과 같이 3인칭 시점, 그리고 수잔 박사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의 액자식 구성이 조금 어렵게 느껴지더라구요. 동시에 제 문체가 무엇인지, 어떤 것이 제 소설쓰기 강점인지에 대해서도 동시에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저 이외에 소설쓰기 경험이 없는 학생에게 있어서는 가이드라인이 탄탄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한 학기 수업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좋은 강의 개설해주셔서 감사해요! 내 흥미가 아닌 과제다 보니 쓰면 쓸 수록 소설의 퀄리티가 내려가는 게 느껴졌다.
소설을 처음 써봐서 부족한 점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은데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내 마음대로 이야기를 써내려간다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다신 안 했으면 좋겠다

4.2.1 과학소설 쓰기를 통한 과학소설의 서사적 추진력에 관한 이해

앞의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학소설 쓰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요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성취도가 높았고, 그런 이유로 매 학기 교수자 역시 힘들었지만 지속할 수밖에 없는 활동이기도 하였다. 이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의 기존의 문필력이 급상승하는 결과를 낳을 수는 없지만, 과학소설의 서사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는 많은 기여를 했다는 것을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즉 과학소설이 어떤 면에서 판타지 소설과 다른 것인가를 본 활동을 통해 체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설문조사의 응답에 대해 종합적으로 요약을 하자면 <나의 로봇 이야기> 활동은 과학소설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과학소설의 서사적 구조를 이해하고 과학소설을 쓰는 것에 도움을 주었으며, 학생들도 본 활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활동 프로세스 중에서 조원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프로세스에 대한 응답 점수가 다른 문항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것은 차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여겨진다. 이 결과가 코로나 19로 인한 특별한 학습환경 탓인지, 아니면 피드백이 일회성으로 그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보고,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MIT와 Gunn 센터의 예에서처럼 소설을 쓰고 난 후 워크샵을 통해 소설의 피드백을 받는 것과 같이 피드백의 단계를 여러 단계로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5. 맺음말

<과학소설로 떠나는 상상여행>의 설계에서 진지하게 고려했던 부분은 과학소설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과학소설을 탐구하고 참여하는 수업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나의 로봇 이야기> 단편소설 쓰기는 읽기, 탐구, 참여가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능동적인 수업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활동에 대해 참고할만한 수업의 선례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그래서 사용자 중심 접근법이자, 단계적으로 목표물에 접근하는 방식인 디자인 씽킹의 과정에서 참고할 점을 찾아 접목해보았다. 또한 과학소설 쓰기를 시행하는 서구의 과목들도 과제물에 대한 세세하고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피드백을 거친다는 것을 참고하여 소설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도 했다.
본 활동의 목표는 소설을 쓰는 문장력의 향상이라기보다는 과학소설의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과학소설의 특징을 파악하고 논리적인 서사를 구성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에 있었다. 활동 전과 후에 실시한 2번의 설문조사를 2가지 통계분석법으로 비교해본 결과로는 이러한 활동 목표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음을 알 수 있다.
학습자들은 과학소설을 읽고 기본구조를 파악하는 것으로 가상의 세계를 그리는 작업을 시작하여, 여러 단계를 거치며 그 세계를 구체화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경험을 하였다. 이전에 소설을 써본 경험이 있었든지, 아니면 한 번도 꿈꿔본 적 없었던가와 상관없이 뜬구름 같은 막연한 것을 현실적인 것으로 버무려내는 경험, 즉 과학소설의 노범을 각자 나름의 방안을 찾아서 서사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본 활동이 가진 의의였다.
하지만 본 활동에는 여전히 개선되어야 할 점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두 가지의 한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의 반복성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그림과 말로 자기 작품을 설명한 후 피드백을 받고 조원들과 연락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여기에 덧붙여서 작품 완성 후 워크숍 형태로 다시 한 번 피드백을 받는 활동을 첨가하는 등의 과정에 대한 고민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각각의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단편소설 쓰기 결과물을 낸 집단과의 비교 분석, 그리고 코로나 19로 직접 대면이 어려웠던 상황에서의 분석결과와 대면 수업 하에서의 결과를 분석하는 것 역시 미래의 숙제로 남아있다고 할 것이다. 이런 지속적인 비교분석을 통해서 과학소설 쓰기가 만들 수 있는 효과가 무엇인지와 그 효과를 어떻게 확대할 수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소설을 쓰고 난 후 본 활동에 대한 소감을 묻는 설문에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힌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소설쓰기가 소설가 지망생이나 문학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한정된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즐겁게 접근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영역임을 말하는 것이다. 앞으로 과학소설과 관련한 교과목의 수가 확대되면서 과학소설 쓰기를 수업의 일부로 실시하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 논문은 향후 비슷한 과목의 목표설정과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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