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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5(1); 2021 > Article
중국 통식교육(通識敎育)의 모델, 서원 교육

초록

중국에서 교양교육은 “통식교육(通識敎育)”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통식은 중국 전통 문화에 의한 모든 것을 관통한다는 의미의 “통”과 넓은 식견의 “식”의 의미를 내포하여 사용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중국 통식교육이 그리는 교육의 궁극적 내용과 목표의 근원, 그리고 그 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중국 대학에서는 교양과목 변화를 실시함으로써 중국 사회의 내재적 발전과 시대적 부응에 따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였다. 그렇다면 중국 대학의 교양교육 즉 통식교육의 모델은 무엇이며 또 어떠한 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이다. 통식교육의 모델 즉 서원교육과 유사성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이 구상한 통식교육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의 일류대학은 교양교육(통식교육)을 실시하였다. 통식교육은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양분야를 접할 수 있는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그 과목을 최소한 이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서원이 유교경전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학술을 강독했던 것처럼 베이징대학, 푸단대학, 칭화대학은 기초교양교육과정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핵심교양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 또 중국 서원 교육은 강학, 학술 연구를 위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서원이라는 교육기관에 기숙을 하면서 계속적 연구를 하였다. 이러한 기숙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이외에도 스승과 제자 간의 인간적 삶을 토대로 한 학문의 연계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학술토론이 서원에서 이루어졌던 것처럼 서원에서의 스승과 제자, 그리고 벗과의 자유로운 학술 토론은 현대 대학 교육으로 계승되어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대학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와같이 중국 대학의 통식교육은 중국의 서원교육과 유사성을 갖는다. 교육과정에서도 한쪽에 치우치는 교육이 아닌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융합적이고 창의적 학술을 지향하였다. 또한 합숙, 스승과 제자 간의 예의를 통해 사람다운 교육을 하고자 하였다.

Abstract

In China, liberal arts education uses the term “Tongshi (通識) Education.” “Tong” can be translated to mean “passing,” meaning that it penetrates all of the traditional Chinese culture. As for “shi,” this means “broad insight.” In light of this, I believe there is a need for research regarding the source of the ultimate content and goal of education, and an examination of what that model is.
Chinese universities took measures to cultivate human resources in accordance with the internal development of Chinese society, along with the times, by implementing changes in liberal arts subjects. But what is the model of liberal arts education? That is, what is the model for Tongshi Education in Chinese universities? Furthermore, exactly what sort of content should be investigated in regards to it? I think it will be helpful to understand the type of Tongshi Education envisioned by China by looking at the model of this education, namely, Shuyuan (書院) Education.
Leading universities in China have provided general education, which emphasizes liberal arts education. Tongshi Education opened liberal arts subjects that would expose university students to various liberal arts fields, and allow them to at least complete those subjects. Just as Shuyuan taught various academics based on the Confucian scriptures, Peking University, Fudan University, and Tsinghua University established various core liberal arts curriculums based on the basic liberal arts curriculum. In addition, for teaching and academic research in China, a teacher and a student stayed together in an educational institution called a Shuyuan in order to conduct continuous research. Along with the simple academic achievements, this sort of boarding together between teacher and student inevitably produced a degree of bonding between them which carried over into their academic studies (I’m not sure if this is what you meant to say. Please review it). Just as academic debate took place in the Shuyuan, free academic discussions with teachers, students, and friends in the Shuyuan were passed down to the modern university education system, and then settled in the university under the name of “Shuyuan.”
In this way, Chinese university education bears a similarity to Chinese Shuyuan Education. Even in the curriculum, a variety of curriculums were organized, rather than simply adhering to a one-sided educational system, and this curriculum aimed at establishing a convergent and creative academic environment. In addition, through training camps, and through the expression of simple courtesies between the teacher and the students, this sort of curriculum intended to provide a more human-like education to the students.

Key Words

Tongshi Education; Shuyuan Education; Peking University; Fudan University; Tsinghua University; Curriculum; Dormitory system

1. 서론

19세기 말 직업주의, 실용주의에 반대하는 자유문화주의가 일어났고, 이러한 문화와 교양을 회복하려는 물결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일어나 교양교육운동의 토대가 되었다. 20세기 초 대학이 지나치게 세분되고 심화된 전문교육을 강조함에 따라 전문교육과 대비되는 교육과정 형태 즉 교육받은 사람으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 교양교육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 제도는 미국 대학에서 하급학년에는 교양교육을 상급학년에는 전공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과정 체제를 마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최미리, 2000: 30-31).
일반적으로 교양교육의 영어식 표현으로 Liberal Education(자유교육)과 General Education(일반교육)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은 문자 그대로 자유인으로서의 삶의 자세를 견지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을 말한다. 그것은 특정 목적에 수단으로써 봉사하는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이 아니라 그 자체를 본래적 가치를 갖는 품성을 도야하고 자기 목적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은 기능훈련이나 직업교육과는 다른 일반 교육의 성격을 지니며 교양교육의 기회를 모든 사람에게 확대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다양하고 풍부한 삶을 살아가는 전인적 인격체로서의 인간을 형성하는 교육을 지칭한다(장연연, 2019: 15). 현재 각 나라마다 대학에서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각 대학에서 말하는 교양교육은 자유교육과 일반교육의 두 측면을 포함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교양교육을 “통식교육(通識敎育)”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 같은 의미로 소질교육(素質敎育: quality oriented education), “보통교육(普通敎育)”, “일반교육(一般敎育)”, “통재교육(通才敎育)”을 사용하기도 한다(이영란, 2015). 1980년대 중반, 중국어로 된 “通識教育”이라는 용어는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과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의 개념을 대만 학자가 번역하여 사용하였다. 통식은 중국 전통 문화에 의한 모든 것을 관통한다는 의미의 “통”과 넓은 식견의 “식”의 의미를 내포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중국 대학에서 통식교육(通識敎育)은 언제부터 시행하였고,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개론적인 내용에 대한 연구가 있다(임상범, 2016; 최은진, 2017; 이영란, 2015). 또 학위논문으로는 중국 대학의 교양교육의 질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송리상, 2012; 장연연, 2019). 다만 중국 통식교육이 그리는 교육의 궁극적 내용과 목표의 근원, 그리고 그 모델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중국 대학의 교양교육 즉 통식교육의 모델은 무엇이며 또 어떠한 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알아봐야 할 것이다.

2. 중국 대학의 통식교육 시도와 방향 제시

1950년대 중국은 사회주의 완성 이후 경제발전을 위한 전문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전국중점대학을 시행하였다. 개혁개방이후에는 국내변화와 사회 발전에 따라 전공교육의 기초과목의 강화, 전공 세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공 조정 등으로 학문의 다양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개혁이 정부 주도로 획일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90년대 점차 발전하는 사회, 경제에 따른 기초 소양을 갖춘 인재가 요구되었고 그러한 인재 양성을 위한 교양교육으로 문화소양교육(文化素質敎育)이 시행되었다. 본격적으로 1993년 당 중앙과 국무원이 <중국 교육개혁과 발전 요강(中國敎育改革與發展綱要)>를 반포하여 중국 대학교육의 개혁과 함께 문화소양교육을 시도하였다. 덕육, 지육, 체육이 조화롭게 발달된 인재를 배양해야 한다는 교육방침을 세웠다.
국무원에서 2003년까지 전국 95개의 대학이 ‘211공정’ 대상대학을 선정하여 세계 수준의 대학 육성 계획을 세웠다. 부족한 재정자원으로 어떻게 세계 수준의 일류대학을 육성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소수 대학의 집중 투자와 육성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게 되었다. 그 현실적 대안으로 1998년 12월 14일 교육부에서 ≪21세기를 대비한 교육진흥 행동계획(面向21世紀敎育振興行動計劃)≫을 제정하였다. “세계 선진 수준을 구비한 일류대학과 일군의 일류학과(= 학문 분야)를 창건한다.”는 목표를 명시하고, 1999년 9월 ‘985공정’을 정식으로 가동하였다. 그 첫 지원 대상대학은 칭화대학, 베이징대학, 난징대학, 푸단대학, 상하이교통대학, 시안교통대학, 중국과기대학, 하얼빈공업대학, 저장대학 등 10개 대학을 선정하였다. 이러한 대학개혁은 전면적으로 문화소질교육 개혁을 추진하여 중국특색사회주의 교육체제를 세우는 것이다(이영란, 2015: 146-150). 1999년 2월 교육부가 “교육개혁 심화 : 전반적인 소질교육의 추진”이라는 조례를 공포함으로써 문화소질교육이 보편적인 대학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대학은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문화소양교육’이라는 명칭에서 “통식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2000년 대학문화소질교육지도위원회(大學文化素質敎育指導委員會)를 설립하여 교양교육에 대한 개념을 제시하였다. 즉 “통식교육(通識敎育)은 과학적인 교육과정 설계를 통해 학생에게 광범위하고 공통적인 문화교육을 받도록 하며 학생의 종합적인 지식의 폭을 넓히고 통찰력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더불어 통식교육은 인류사회의 다중 영역지식의 전수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감성의 배양, 지식의 접근법도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학생들이 다양한 사유방법을 익히고 여러 학과와 문화의 연관을 통찰하며 전반적인 상황을 파악하는데 목적을 두었다.”라고 하여 통식교육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중국대학에 교양교육으로써 통식교육이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이후 시진핑이 총서기직에 취임한 직후 2012년 11월에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로 추대되면서 미국과의 수평적 관계 형성, 중국식 강대국 외교, 경제 패권국으로서의 역할 등 중국이 추구할 이상향으로서의 ‘중국몽’을 강조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2014년 11월 중화인민공화국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정상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 계획, 영어: One Belt and One Road, Belt and Road Initiative, BRI)를 추진하였다. 이는 중국과 중국 이외의 유라시아 국가들을 연결하고 협동하도록 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계획을 배경으로 하여 각 대학은 이에 걸맞는 인재 양성이 중요 지향점으로 변화해야만 했던 것이다. 결국 통식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국적이면서 세계적인 인문적 가치의 실현이 대학교육에서 현실화되어야 할 것이다. 2015년 11월에는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푸단대학, 중산대학이 대학통식교육연맹(大學通識教育聯盟)을 공동으로 출범하였다. 이후 2016년 6월 절강대학, 남경대학, 무한대학, 하문대학, 중경대학, 홍콩중문대학 등 6개 학교가 ≪대학통식교육연맹장정(大學通識教育聯盟章程)≫ 공동서명을 하고 연맹에 가입하였다. 2017년에는 34개의 대학이 연맹에 가입하여 중국 대학들은 통식교육 개혁에 참여하였다.
이와 같이 중국 대학에서는 교양교육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중국 사회의 내재적 발전과 시대적 부응에 따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였다. 그렇다면 중국의 교양교육 즉 통식교육의 모델은 무엇일까? 단순히 서구 교양교육만을 모방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중국 전통 서원교육과의 유사성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이 구상한 통식교육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3. 서원 교육을 모델로 한 통식교육

3.1 다양한 교육과정의 창의융합학술 지향

중국 전통 서원은 보통 유교경전을 학습하여 과거시험준비를 하는 교육 기관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중국 서원은 단순한 과거시험 준비를 위한 교육기관만이 아닌 강학, 독서를 하였던 장소이기도 하다. 물론 기본적으로 유교경전을 익히는 데 힘쓴다. 정단례(程端禮)의 <독서분년일정(讀書分年日程)>에 의하면 8세 이전의 ≪성리자훈(性理字訓)≫을 읽기 시작하여 8세-15세까지 ≪소학≫, ≪사서≫ 등 여러 경전의 정문(正文)을 익히도록 하였다. 15세에서 21세~22세는 “어떠한 학문을 할 것인가 하면 바로 도를 목표로 해야 하고, 어떠한 인간이 될 것인가 하면 바로 성인을 목표로 해야 한다.”(言學便以道爲志 言人便以聖爲志)”(『근사록(近思錄)』 제2권 위학편(爲學篇), 2017: 117-118)는 입지를 세우는 시기로 ≪치경(治經)≫ 즉 본격적인 경전 연구를 하였다. 이 단계를 지나면 역사와 전장제도를 배우는데, ≪통감(通鑑)≫, ≪한문(韓文)≫, ≪초사(楚辭)≫, ≪통전(通典)≫, ≪속통전(續通典)≫, ≪문헌통고(文獻通考)≫ 등 여러 경전의 주소(奏疏)와 다양한 역사서를 읽는 것을 필수로 하였다(정순목, 1990: 141; 문석윤, 2015: 143-144). 결국 현대식의 단계적 교육과 마찬가지로 중국 전통 교육에서도 기본적인 경전교육을 단계적으로 학습한 후 다양한 역사서를 섭렵하도록 교육과정을 편성하였던 것이다.
21~22세가 되면 학문의 성취도뿐만 아니라 관리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인 과거시험에 응시하였다. 물론 과거시험을 통한 테스트는 제한적이고 오히려 서원의 다양한 학문 추구 정신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다. 그래서 일부 몇몇 학자들은 과거시험 준비에 퇴색되어 가는 서원의 본래 기능인 다양한 학술연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러한 주장을 펼친 대표적인 학자로 완원(阮元; 1764~1849)이 있다. 그는 1797년 항주(杭州)에 고경정사(詁經精舍), 1875년 광동(廣東)에 학해당(學海堂)을 설립하여 서원의 본래 기능인 다양한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완원의 학해당(學海堂)을 모범으로 하여 무술개혁의 대표적 인물인 캉유웨이(康有爲; 1858~1927)는 광아서원과 만목초당을 설립하였다. 광아서원은 분과를 경학, 사학, 이학, 문학 네 분야로 과정을 만들었다(정순목, 1990: 145). 또 자신의 고향인 광동(廣東) 광주부(廣州府) 남해현(南海縣)에 사숙(私塾; 개인이 설립한 학교) 만목초당(萬木草堂)을 열었다. 만목초당에서는 중국의 전통 학술원류, 역사, 정치뿐만 아니라 서양국가의 역사, 정치와 체육과 음악 등 다양한 강좌를 만들어 강의하고자 하였다.
또한 캉유웨이의 제자 량치차오(梁啓超)가 1898년 장사(長沙) 시무학당(時務學堂)과 같은 신식서원 즉 근대학당에서도 다양한 교육과정을 체계화하였다. 시무학당은 중학과 서학 교육과정을 보통학과 전문학으로 구분하여 단계별 교과 편성을 하였다. 시무학당의 1년 과정을 살펴보면, 보통학을 6개월 배운 후에 전문학과 보통학을 함께 익히도록 하였다. 1월~6월까지는 보통학(經史)을 중심으로 공부하고 7월~12월까지는 보통학과 함께 전문학(專門學), 공법학(公法學), 장고학(掌故學), 격산학(格算學)1)을 함께 익히도록 하였다. 시무학당은 중국 근대학당이지만 유교경전을 익히도록 하여 덕육을 강조하였고, 자유로운 강학 역시 실현하여 본래 서원의 특성을 유지 계승하고자 하였다. 서로 질문 토의, 비평 회답하여 상하가 논의하는 학습방법을 제시하여 서원의 교학방식인 스승과 제자 간의 질문 토론하는 학습방법을 답습했던 것이다(이영란, 2009: 234, 236).
서원은 사설교육기관이므로 학술 강학의 자유로움이 보장되었던 교육기관이다. 다양한 학자들은 자신의 학문의 독자성을 가지고 강학을 함으로써 많은 인재들이 그들의 학술을 듣고자 서원으로 몰려들었다. 이처럼 서원은 다양한 학술을 강연하는 장소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통식교육은 어떤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창의융합적 학술을 지향하고자 하였을까? 대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양분야를 접할 수 있는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그 과목을 최소한 이수할 수 있도록 하여 다양한 학술연구에 도움을 주었다.
2001년 9월 베이징대학은 학점제를 기초로 1학년 때 교양 교육을 실시하고 2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는 ‘엔페이 프로젝트(元培計劃)’(차이위안페이(蔡元培); 1868~1940)을 기획하였다. 엔페이 프로젝트(元培計劃)는 21세기 중국의 종합성 연구 중심 대학의 학부생 인재양성의 신모델로서 21세기의 발전에 부합되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구비하는 높은 자질의 창의력을 구비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기초교양과정을 강화하고, 전공을 약화시키며, 개성에 맞는 교수를 제창하고, 유형을 나누어 육성하는 학부의 교육개혁 계획이다. 엔페이 프로젝트에 따라 2003년부터 다수 신입생은 입학할 때 전공을 정하지 않고, 단과대에 입학한 후, 본 학과에서 공통기초 교양과목을 이수하여야 한다. 1년, 2년 또는 3년간의 학습을 거친 후, 분류를 하는 데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을 갖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베이징대학은 입덕수인(立德樹人:덕을 세우고 사람을 키우다)을 근본으로 하고 학생 중심의 ‘기초교양교육과정 강화 및 학제 교차 촉진’이라는 교육이념을 고수하고 있다. 사상정치이론과정과 핵심교양교육과정의 시스템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였다. 2015년 베이징대학 교무부는 “통식교육핵심과정(通識教育核心課程)”을 제출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고전을 읽고 비판적 사고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토론과 독서 후 글쓰기를 기본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였다. 2016년부터 개정된 학부 강의계획은 기초공통교육과정(公共與基礎課程), 핵심교양교육과정(854과목 개설), 전공선택과정(限選課程), 교양 및 선택이수과정(通識與自主選修課程) 의 4개 분야로 각각 졸업 학점의 약 30%, 20%, 30%, 20%를 차지한다. 베이징대학의 기초공통교양교육과정(公共與基礎課程)은 공통필수교양교육과 학과기초(혹은 선수)교양교육과정으로 사상정치과정, 대학영어과정, 컴퓨터(計算機類公共課程), 군사이론과정, 체육과건강과정이다(北京大學 本科生選課手冊, 2019). 베이징대학은 기초공통교양교육과정에서 사상정치과 더불어 학생들의 독립적 사고, 읽기, 쓰기, 표현 능력을 위한 기초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교양 및 선택이수과정(通識與自主選修課程)에서 전공을 넘어선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수강할 수 있도록 국제화 능력을 위한 교과 과정도 편성하여 글로벌적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였다.
80년대부터 통식교육을 시작한 푸단대학은 전통 인문학 교육을 바탕으로 과학적 지식을 학습하는 커리큘럼을 강조하였다. 80년대 쉐시더(謝希德) 총장은 세계흐름에 맞는 인재를 배양하기 위한 “통재교육(通才教育)”을 시행할 것을 제안하였다. 즉 학생들이 인문, 예술과 과학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90년대에 푸단대학은 기초를 다져서 창의적 인재를 배양하기 위해 13개의 학과를 크게 분류하였다.
이후 90년대 말 지속적인 교육과정 전환으로 교양 교육(통식교육)의 체계를 세웠다. 학생들의 과정 선택의 자주권은 물론 다양한 교양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2002년에는 통식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여러 계획이 발표되었다. 결국 2004년 푸단대학은 전면적인 문리기초교육의 실시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여 2005년 먼저 문리학원을 조직하여 전공에 무관하게 신입생을 선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결정하였다. 2005년~2012년까지 푸단대학은 통식교육을 위한 커리큘럼을 구축하였다. 2005년 11월 4일 통식교육연구중심을 설립하여 외국 교양교육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그것과 중국 전통교육과 결합하여 과학적, 합리적 교육사상을 중심으로 한 푸단대학만의 통식교육 지침을 제시하였다.
2006년 푸단대학의 통식교육은 분야별 학과 분류를 넘어서 인류학문과 지식의 공동 기초를 정립하였다(上海 復旦大學通識敎育中心). 푸단대학은 6분야의 통식교육핵심과정(通識教育核心課程)을 체계화하였다. 그 과정은 문사경전과 문화계승(文史經典與文化傳承), 철학지혜와 비판성사유(哲學智慧與批判性思維), 문명대화와 세계시야(文明對話與世界視野), 과기진보와 과학정신(科技進步與科學情神), 생태환경과 생명배려(生態環境與生命關懷), 예술창조와 심미체험(藝術創造與審美體驗)이다. 2006년 9월 푸단대학은 50개의 통식교육 핵심과정을 처음 시작하여 2007년 ≪푸단통식교육(復旦通識教育)≫도 창간하였다. 2015년 통식교육 개혁 10년을 맞이해서 ‘통식교육’ 핵심과정의 수가 180과목으로 늘어났으며 통식교육을 위한 연구가 계속되었다. 푸단대학은 교양교육을 통해 과학과 인문학 정신을 통한 소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숙박서원제와 멘토제를 도입하여 질적 차원의 인재 육성을 하고 있다. 푸단대학은 교양교육을 통해 가치분석, 탐구적 능력, 합리적이고 다각적 사고, 정확판단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핵심역량으로 두고 있다. 푸단대학 기초교양교육과정 역시 사상정치이론, 대학영어, 컴퓨터, 체육, 군사이론이다.
칭화대학(淸華大學)의 왕다중(王大中) 총장도 2003년 3월 29일에 거행된 ‘일류대학 건설의 이론과 실천 학술토론회’에서 칭화대학의 세계 일류대학 건설 시간표를 공개한 바 있다(中國敎育報, 2003년 3월 30일 보도). 왕다중 총장은 소위 “3차의 9개년 계획기간 동안 3보로 나누어 세계 일류대학의 행렬에 진입한다(三個九年, 分三步走)”고 하는 발전계획을 소개하였다. 이에 따르면, 1994~2002년까지의 지난 9년이 제1보에 해당하는 단계로 종합성(綜合性) 연구형(硏究型) 대학으로 발전해온 과도기적 시기였다면, 2003~2011년까지의 9년은 제2보에 해당하는 단계로 비약적 발전을 통하여 세계 일류대학의 대열로 뚫고 들어가는 온 힘을 다하는 시기가 될 것이며, 2012부터 2020년까지의 9년은 제3보에 해당하는 단계로 총체적으로 세계 일류대학 건설을 완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박종배, 2007: 68-69).
칭화대학도 총 120~180여 개의 강좌를 개설하고, 7개 영역 중 5개 영역에서 10~15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일반교양은 5~10학점을 이수하도록 하고, 핵심통식(核心通識)과 고급/다양한 일반교양(進階/多元通識選修)을 합쳐서 최소한 20학점을 이수하여야 한다(이영란, 2015: 158). 칭화대학의 교양교육은 교양과 전공의 융합적 교육체계를 구축하였는데. 의사소통, 가치관 및 인성, 학문, 창의력, 글로벌, 리더십, 실천 및 협업의 7개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과정을 편성하였다. 칭화대학의 기초교양교육과정은 사상정치이론, 대학체육, 중국어과정, 대학영어, 수학 등의 기초기능 양성과정과 핵심교양교육과정 및 신입생 토론과정 등을 편성하였다.
서원이 유교경전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학술을 강독했던 것처럼 베이징대학, 푸단대학, 칭화대학은 기초교양교육과정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핵심교양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 이처럼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학술을 지향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인문과 예술, 과학 등의 분야를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

3.2 사제동행, 친우동행(同行) - 소규모반 및 기숙형 서원 운영

중국 서원은 강학, 학술 연구를 위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서원에 기숙하면서 계속적 학문 연마와 학술 연구를 하였다. 이러한 기숙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 이외에도 스승과 제자 간의 인간적 삶을 토대로 한 학문의 연계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학생이 스승에게 질문하면 스승은 그 질문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 서로 하나의 토론과정이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친구와 친구 사이에서도 서로 학문을 토론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진다.
량치차오는 ≪청대학술개론(淸代學術槪論)≫에서 “청대의 신사들은 송⋅명대의 학자들이 무리를 모아 강학하는 것을 본받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또 오늘날 구미의 학교나 학회에서 벌어지는 세미나와도 달리 지식을 교환하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고자 편지를 사용하였다. 후배가 선배를 찾아뵙고자 할 때나 학문에 대한 것을 물어보고자 할 때 또는 저작물을 보낼 때도 편지를 하였다. 선배가 가르칠 만하다고 인정하면 글로써 그 의심을 풀어주고 학문발전을 격려하였다. 학생 간에도 편지로 터득한 바를 알렸다.”(량치차오, 2000: 64)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본래 서원의 자유로운 학술토론을 해소하지 못한 청대 신사들은 서로 토론을 위해 편지까지 교류하면서 스승과 벗과 함께 서로의 의견을 묻고 답하는 일이 답습되어 왔던 것이다. 이러한 학술토론이 서원에서 이루어졌던 것처럼 서원에서의 스승과 제자, 그리고 벗과의 자유로운 학술 토론은 현대 대학 교육으로 계승되어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대학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어떠한 모습으로 대학에서 구현되고 있는지 대표적인 푸단대학, 베이징대학, 칭화대학을 중심으로 알아보겠다.
80년대부터 시작한 상해 푸단대학 통식교육은 쉐시더(謝希德)교장의 국제선진 본과생을 배양하기 위해 목적으로 시행하였다. 2005년 9월 푸단학원(複旦學院)은 정식으로 성립하고 학교는 먼저 국내 실질적 기반 아래 통식교육(通識教育)개혁을 추진하였다. 몇 년에 걸쳐 핵심과정을 주축으로 주숙서원제(住宿書院制)와 지도교사(導師制)를 통해 통식교육(通識教育)을 체계화하였다.
푸단대학(復旦大學)에서는 통식교육을 위해 핵심과정을 형성하고 주숙서원(住宿書院) 제도를 신설하였다. 2012년 9월 학교는 정식으로 푸단학원(複旦學院; 本科生院)을 세워 학생들 모두 서원 생활을 하도록 하였고 서원은 문화장소와 공공 공간을 형성하였다. 학부 관리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 전공을 불문하고 모두 일단 ‘푸단학원(復旦學院)’에 들어가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기초적 지식을 쌓게 하고 있다. 푸단대학은 서원의 주숙제도(서양의 기숙사제도)와 중국 고대 서원의 전통을 계승하여 푸단대학만의 문화적 특색을 살려 5개의 서원(書院)을 설치 운영하였다. 서로 다른 전공과 지역, 민족 출신의 신입생들이 혼성으로 구성되어 학생들에게 폭넓은 교육과정과 관념, 사상과 방법을 제공하도록 교육과정이 이루어져있다. 푸단학원은 중국고대서원전통을 계승하고 푸단의 역사문화특색을 살려 지덕서원(志德書院), 등비서원(騰飛書院), 극경서원(克卿書院), 임중서원(任重書院), 희덕서원(希德書院)을 설립하였다. 서원은 “독서(讀書), 수신(修身)”을 핵심가치로 하고 “변화(轉變), 사랑(關愛)”를 양 날개로 보충하였다. 서원에는 또한 도사(導師)라는 제도를 통해 서원생활에 엄격함을 더하였다. 명사와 지명한 교수를 담당과목 책임교수로 임명하여 경전강독(經典導讀), 조교제도(助教制度), 토론수업(小班討論), 다원검사(多元考核) 등 풍부하고 특색적인 교학 방법을 채택하였다.
푸단대학의 5대 서원은 푸단대학 입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징적인 푸단대학만의 제도이다. 특히 이 제도를 통해 서원 교육의 특징 중에 하나인 기숙형 교육을 통한 사제동행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지덕서원(志德書院)은 푸단대학의 설립자인 마상백(馬相伯; 原名이 志德)의 이름으로 하였다. 지덕서원은 “도에 뜻을 두고, 덕에 의거하고, 인에 의지한 이후에 예에 노닐며, 그 몸을 닦고 그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그 나라를 다스리려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志於道據於德依於仁, 而後遊於藝; 修其身齊其家治其國, 必先正其心)”는 목표를 대련(楹联)에서 볼 수 있다. 지덕서원은 전통 서원의 강연과 교류를 가장 중요한 형식으로 보고 통식교육 이념 아래 서원 전통을 계승하여 매월 1-2회 전체 서원 학생이 자유롭게 조직 설계하며, 주제는 대학에 대한 이해, 학습과 인생 등에 관한 것이다. 도사(導師) 제도를 두어 대학 생활, 학습경험, 학습 연구 방법 등에 대해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지덕서원은 학행, 강연을 중심으로 교육하고 있는 특징을 갖는다. 이외에도 지덕시문화절(志德詩文化節)을 통해 독서 활동 및 문화축제를 한다.
두 번째, 등비서원(騰飛書院)은 교장 이등휘(李登輝, 字 騰飛)의 이름으로 지었다. 등비서원은 “하늘이 시작하고 땅이 이어서 고금 상하에 통달하니 늘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며, 고요하면 비어있고, 움직이면 곧아져 물아 내외를 모두 잊으니 달이 차고 조수가 평평하지 않음이 없다.(乾始坤承, 通徹古今上下, 總是鳶飛魚躍; 靜虛動直, 渾忘物我內外, 無非月滿潮平)”는 취지를 밝혔다. 교수, 유명한 학자, 선배, 성공한 사람 등을 초청하여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인문학, 자연과학, 성공 경험 등 학생들이 관심있는 주제를 포함하여 학생들이 삶의 방식,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고 과거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다. 등비서원에서 주체하는 모두 학술 활동에는 학생과 교사가 모두 함께 참여하고, 또 2학기 14주를 전후하여 등비서원의 잡지인 ≪비문(非文)≫을 간행하여 등비서원의 정신을 계승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세 번째, 극경서원(克卿書院)은 상해의학원을 창립한 안복경(顔福慶, 字克卿)의 이름으로 지었다. 극경서원의 서원 기둥에는 “글을 읽고 성현을 마주 대하면 마땅히 어떤 일을 배워야 할 것을 알고, 뜻을 세워 마음을 사직에 두고 단지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음을 구한다.(讀書面對聖賢, 當知所學何事; 立志胸存社稷, 但求無愧於心)”라고 적혀있다. 중국문화를 흡수하고 아카데미의 정신을 계승하고, 엄격하고 생생한 방식으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학생들에게 역사적 접근, 아이디어 교환, 문화 경험 등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또 학생들이 문제를 직접 생각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탐구하도록 견인한다. 매년 11월 시작하여 한 달동안 학술강좌, 고찰실천, 전시, 스포츠 대회 등 상호활동에 교사와 학생이 모두 참여하도록 하였다. 극경서원 역시 ≪신경년(新卿年)≫이라는 잡지를 발간하는데, 매 학기에 1편씩 대학생활, 고전 읽기, 문화감상, 뉴스 오락, 생활 정보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네 번째, 임중서원(任重書院)은 해방 후 처음 교장인 진망도(陳望道 字任重)의 이름으로 지었다. 임중서원은 “아홉 길 높이의 산을 모름지기 한 삼태기의 흙까지 더해서 만드는 것처럼 학문에 힘쓰며, 바다가 깊이 차기 위해서 많은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을 본받는 것처럼 인을 행한다.(力學如爲山九仞, 高 須加一簣; 行仁若法海十分, 滿尚納千流)” 라고 하였다.2) 임중서원은 원가(院歌) ≪임중학자지(任重學子志)≫가 있는데, 그 원가는 2005~2006년도 푸단학원명예학생인 왕쇠(王钊)가 작곡하였다. 서원문화 계승 활동을 상급학생과 본년도 학생이 함께 연합하여 대학 생활과 활동 등을 공유한다. 또 임중살롱(任重沙龍)을 운영하여 신입생들에게 대학 생활, 심리 및 정서적 문제 등을 교사와 선배들과 함께 상호작용 기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임중연화(任重年華)를 통해 학생들의 문화 활동을 장려하고, 서원 잡지 ≪임행(任行)≫을 간행하여, 학생들의 에세이와 기사를 게재하여 매 학기 한 호를 발행한다.
다섯 번째, 희덕서원(希德書院)은 복단역사상 여성 교장인 사희덕(謝希德)의 이름으로 지었다. “입언, 입공, 입덕 이것을 일러 불후(썩어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하며, 현인이 되기를 바라고 성인이 되기를 바라고, 문인이 되기를 바라면 사람이 모두 할 수 있다.(立言立功立德, 此之謂不朽; 希賢希聖希文, 人皆可以爲)”라는 취지를 내걸었다. 희덕서원은 2011년 9월에 설립하여 푸단대학은 다른 4개 서원의 개혁 경험을 토대로 탄생하였다. 희덕서원은 호남성의 형산(衡山) 집현서원(集賢書院)의 취지를 답습하였다. 도사(導師)논단, 강연, 학생 자율단체 등이 희덕서원의 대표적 활동이다. 2012년 9월 다시 새롭게 계획한 후 희덕서원은 교사와 학생이 경영, 자연과학 배경이 주가 되었다.
이와 같이 푸단대학은 다른 대학보다 더 구체적인 기숙형 서원제도를 도입하고 신입생을 대상으로 5개 서원을 구성하여 학생들과 교사가 함께 논의하고 만들어가는 모습을 실제 생활에서 체감하도록 하였다.
베이징대학(北京大學)도 2012년부터 ‘소규모반(小班課教學)‘수업모형을 통해 학생이 주도하는 학습활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소규모반’ 운영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에서 널리 채택되고 효과적인 중요한 교육 조직 형태로 학생들의 주도권, 창의성 및 내면의 잠재력을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운영 방식이다. ‘소규모반’운영은 베이징대학을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만들고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3월 광범위한 연구 및 의견 모집을 바탕으로 베이징대 학부 교육 개발 전략 연구 회의에서 “대규모 강의(大班授课)”와 “소규모 토론(小班研讨)”를 결합한 ‘소규모반’ 시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2012년 가을 학기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저학년에 필요한 기본 과정을 선택하고 대규모 수업, 소규모 수업 토론 및 일대일 질문을 결합하는 교육 방식으로 운영하도록 하였다.
칭화대학(淸華大學)도 신아서원(新雅書院)을 2014년 9월 27일에 설립하였고, 설립초기부터 ‘통식교육실험구’로 운영하였다. 2014년, 2015년 2차례 건축학원, 생명학원, 법과학원, 항공우주학원, 전자학과와 자동차학과를 포함한 총 192명의 학생들을 모집하였다. 신아서원에서 통식교육을 받음과 동시에 전공과에서 전공교육도 함께 받을 수 있다. 2016년 청화대학은 1년 동안 신아서원에 입학한 학생은 전공을 불문하고 통식교육을 위주로 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다. 1년 후에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서원 전통의 맥을 이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서원이라는 이름 아래 1년 동안 기숙학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이러한 합숙제도를 통해 기초교양은 물론 인성교육까지 고려하였던 것 이다. 전통 서원의 학생 지도 방식을 계승하여 글로벌한 인재 양성을 위한 중국특색을 가진 칭화대학만의 인재 배양의 모형을 제시하였다.
서원의 유명한 학자들은 그 학풍을 형성하여 학파를 만들었는데, 이러한 학파의 형성이 바로 창의적 인재 양성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주희, 육구연 그리고 청대의 공양학자 등 모두 경학의 다양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정신을 이끌어 내려고 하였다. 이러한 창의적 해석을 위해서는 학파간의 논쟁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학파간의 학술 논쟁으로 더욱 한 걸음 나아가는 학문의 성취를 가져올 수 있었다.
스승을 만나기란 쉽지 않고 책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또 학문에 뜻을 두는 사람이 천리를 멀다하지 않고 스승을 찾아 배움을 청하였다. 그 스승을 찾아 배움을 청하였던 장소가 바로 서원이다. 서원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무엇보다 중요시하였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학문의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서원에 들어간 뒤로는 짬을 내어 질문 토론하면서 스승을 좌우에 모시며 토론하였던 것이다. 유명한 스승은 각고의 노력으로 연찬하는 동시에 저술에 몸 바치기를 수십 년을 하루 같이 하여 그 학풍의 영향을 이어지게 하였다(정순목, 1990: 157). 이러한 서원의 기풍을 유지하고 계승하고자 하는 학술토론은 현대 대학의 통식교육의 한 방법으로 또 계승되고 있는 것이다.

4. 결론

현대 대학은 인문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학문의 능력을 갖춘 전인적 인재를 기르기 위한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설명하는 교양교육은 인문학적 사고의 자유교육( Liberal Education)과 기초과목 내지는 학문을 위한 실제 능력을 배양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을 포함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대학 교양교육이 지향하는 바는 자유교육과 일반교육을 분리해 보기보다는 통합적 범주로 설명할 수 있다. 교양교육은 올바른 세계관과 건전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세계화된 정보사회에서 비판적이며 창의적인 사고와 원활하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공동체적 문화적 삶을 자율적으로 주도할 수 있는 주체적인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이다. 또한 학문의 계열을 넘어서서 모든 학생들에게 동질적인 내용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손동현, 2006: 220).
중국 대학에서도 통식교육(通識敎育)을 실시하여 기초적 과학과 인문 정신을 배우고 시대가 요구하는 학생을 배양하고자 하였다. 통식교육은 다양한 사유방식을 통해 융합적 사고와 세계적 인재를 기르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중국의 여러 대학은 사고 능력과 함께 비판력, 창의력을 기르는 통식교육(通識敎育)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이 명시한 통식(通識)이란 사고력, 분석력, 상상력, 창조력, 비판력, 통찰력 등을 종합적으로 양성하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통식교육과정을 마련하였고, 통식교육으로 다원화, 다양화를 추구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단순히 서구만의 교양교육을 따른 것이 아닌 중국적 특생을 가진 중국 대학의 통식교육 즉 교양교육은 중국의 서원 교육과 유사성을 갖는다. 교양교육과정에서도 한 쪽에 치우치는 교육이 아닌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하여 융합적이고 창의적 학술을 지향하였다. 또한 합숙, 스승과 제자 간의 예의를 통해 사람다운 교육을 하고자 하였다. 중국은 세계적 인재 그리고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 통식교육(교양교육) 체제를 확립해 나가기 위해 계속적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시진핑의 ‘중국몽’ 실현을 위한 대학교육의 방향 특히 통식교육과의 관련성 및 방향성과 통식교육, 서원교육, 서구의 교양 교육과의 구체적인 비교 연구는 향후 과제로 남기고자 한다.

Notes

1) 보통학(經史)은 경서(經書)와 사기(史記)이며, 전문학(專門學)은 전문적인 학문 분야를 말한다. 또 공법학(公法學)은 법 이론이고, 장고학(掌故學)은 전례와 고사이다. 격산학(格算學)은 수학이다.

2) “爲山九仞 功虧一簣”은 ≪서경(書經)≫ 여로편(旅獒篇)에 나오는 말로 ‘아홉 길 산을 쌓는 데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공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라는 구절에서 나온 말이다. 조금만 더 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는데 한 삼태기가 부족해서 헛된 일이 되었다는 뜻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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