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본론
2.1 『일리아스』에 나타난 전염병과 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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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분노한 까닭은 서약이나 헤카톰베6)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사제 때문이오. 아가멤논이 그를 모욕하며 그의 딸을돌려주지 않고 몸값도 받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오.
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6); 2020 > Arti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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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분노한 까닭은 서약이나 헤카톰베6) 때문이 아니라
3) 소크라테스의 제자인 크세노폰(Xenophon)은 니케라토스(Niceratos)가 “우리 아버지는 아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열망하여 호메로스의 시행을 모두 암송하게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모두 암송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기록했다. Xenophon, Symposion, 3.5. 알렉산드로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교정한 『일리아스』를 잠잘 때도 베개 밑에 간직했고, 페르시아의 다레이오스 왕에게 노획한 보물 상자에 넣어 보관했을 만큼, 이 책을 애지중지했다고 전한다. Plutarchos, Bioi parallēloi, 8; 26.
5) 아가멤논은 트로이의 아폴론 신전 사제인 Chryses의 딸 Chryseis라는 전쟁포로를 전리품으로 배당받는다. Chryses는 딸을 돌려 달라고 간청했으나, 아가멤논이 거부하자, 그리스인들이 죄값을 치르게 해달라고 아폴론에게 기도했다. 이에 아폴론은 올림포스의 정상에서 내려가 그리스 진영에 화살을 날려 전염병을 발생시켰다. 이에 당황한 그리스인들은 예언자의 조언에 따라 크리세이스를 돌려주고 희생제물을 바치고서야 신의 분노를 해소시킬 수 있었다. 이에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인 Briseis를 대신 강탈했고, 명예를 훼손당한 아킬레우스는 크게 분노하여 전장에서 물러난다. 그래서 『일리아스』 제1권의 제목이 ‘전염병, 아킬레우스의 분노’이다.
7) 그런데 『일리아스』에는 신벌설 외에 또 하나의 병인론(病因論)이 나온다. 『일리아스』 제22권에는 질병이 별과 관련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가 들판 위를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늦여름에 떠올라/밤의 어둠 속에서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도/가장 찬란한 광채를 발하는 별처럼 빛났다/이 별을 사람들은 오리온의 개라고 부른다./이 별은 가장 찬란하기는 하나 불행의 전조이며/가련한 인간들에게 심한 열병(熱病)을 가져다준다.”(22.26-31). 별이 인간의 건강이나 질병에 ‘영향(influence)’을 미친다는 ‘점성설’이 서양의 기록에 처음 나타나고 있다. 호메로스는 들판을 질주하는 영웅 아킬레우스를 별에 비유한다. 그리스인들은 하늘에서 특정한 별이 깜빡일 때 방출되는 유해한 물질이 지상의 인간들에게 병을 걸리게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유행성 독감을 뜻하는 인플루엔자라는 용어도 이런 사고와 관련있다. 그런데 점성설(cosmic theory)에 대한 인간의 대응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없다.
10) 기원전 5세기 당대를 살았던 서양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가 남긴 것으로 전해오는 『히포크라테스의 전집(Corpus Hippocraticum)』에는 아테네 역병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 그래서 당대 의사들이 외면했던 아테네 역병에 대한 역사가의 기록은 더욱 가치가 있다. 투키디데스는 전염병을 묘사하는 첫 부분에 자신의 경험을 밝힌다. 그는 개인적으로 그 질병에 걸렸었고 그 질병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정보에 의지할 필요 없이 내적 경험과 외적 경험을 모두 거친 선택받은 증인으로서 그 질병에 대해 기술할 수 있었다.
12) 아테네 역병의 실체에 대해 그동안 다양한 병명이 제시되었으나, 1994년에 전몰자기념묘지(Kerameikos)의 집단매장지에서 발굴한 150구의 유골에 대한 DNA 분석 결과, 2006년 이후에는 장티푸스(Typhoid fever)설이 유력하다(성영곤, 2013: 120).
13) 일곱 명의 여성들은 모두 18세 이상에서 28세 이하의 젊은 귀족들로 대부분 별장 몇 채씩과 재색을 겸비하고 있었다. 세 명의 남자들은 모두 25세 이상으로 역시 좋은 가문에서 성장한 교양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서로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사이였다.
15) 서양 고대 의학은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에서 시작되어 서기 2세기 무렵 로마 시대의 갈레노스(Gallenos)가 집대성하여 중세까지 이어졌다.
17) 작가는 타루를 통해 사람은 저마다 자기 속에 페스트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페스트는 전쟁이나 지진처럼 인간의 자유를 제약하는 모든 재난 상황은 물론이고, 부조리한 삶이나 치유할 수 없는 원초적 고통 등을 포함한다.
18) 호메로스와 소포클레스는 질병에 대한 신화적 사고를 보여주었고, 투키디데스는 질병을 합리적 관점에서 인식했으며, 보카치오는 질병에 대한 다양한 세속적 대응방법을 소개했고, 카뮈는 질병에 맞서 인간의 실존과 존엄을 지키려는 인본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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