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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6); 2020 > Article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망 또는 학문적 지도 구축을 위한 탐색적 연구

초록

이 연구는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망 또는 학문적 지도 구축을 위한 탐색적 연구이다. 교양교육 고유의 탐구 대상을 독자적 언어로 설명하는 개념 체계를 탐색함으로써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양교육학의 탐구 대상을 ‘교양교육 현상’으로 규정하고, 교양, 기초학문, 교육학과의 학문적 관계망을 고찰했다. 교양교육학은 이념적인 차원에서 교양의 개념에 붙박여 있는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고, 내용적인 차원에서 기초학문의 성과를 가로지르며, 실천적인 차원에서 교육학의 방법론을 원용하는 통합학문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교양교육학은 크게 목적론, 내용론, 실천론으로 구조화된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에 근거한 교양 교과의 적합성 준거는 대학성, 학술성, 교육성으로 나타난다. 교양교육은 양심(良心), 양지(良知), 양능(良能)을 타고난 인간의 보편성에 근거하여 인성교육, 지성교육, 역량교육이 일체화된 통합적 교육을 지향한다. 교양교육의 학문화의 담론을 형성하고 지평을 확장해가는 공동체적 노력이 절실하다.

Abstract

This study is an exploratory research project to establish an academic network or map for liberal arts education. It aims to build the status of liberal arts by exploring the conceptual system which explains the target of liberal arts using its unique language. The subject to be explored in liberal arts education was defined as the ‘liberal education phenomenon’ and the academic networks of liberal arts, basic studies and the department of education were examined. Liberal arts education was defined as an integrated study which pursues the intrinsic value attached in the concept of liberal arts at an ideological level, penetrates the achievement of basic studies in regards to its content, and adopts the methodology of pedagogy for practical uses. When regarded in such a light, liberal arts education is largely structured into purpose, content, and practice theories. The criteria for the suitability of courses within the liberal arts based on liberal arts education as an academic study are determined by universality, academical and educational aspects. Liberal education pursues an education integrated with humanism, intelligence, and competency education, which are based on the universality of human beings possessing a good conscience, a degree of intelligence, and various abilities. Collective efforts to create discussions to make liberal arts education an academical study, and to extend its prospects, are urgently needed.

1. 서: 교양교육의 지속가능성과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

뉴 노멀 시대, 교양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문명이 전환되는 역사적 변곡점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방향성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서 지식 지형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언택트(untact), 온택트(ontact) 기반의 새로운 생활양식이 표준이 되는 전대미문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더군다나 교양교육의 내용적 원천인 기초학문 분야가 급격하게 와해되고 재편되는 학문 재구조화의 시기이다. 인문학이 해체되고 사회과학이 분해되며 자연과학이 변신하면서 생경한 신생학문이 탄생되는 지식융합의 시대이다. 21세기 고등교육의 시공간에서 교양교육의 존재 기반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원천적으로 탐구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교양교육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깊어지고, ‘교양교육 무용론’, ‘교양교육 불필요론’이 유령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엄혹한 현실 속에서 교양교육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학문적 기반과 전망을 확보해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형식화되고 주변화되면서 대학교육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는 교양교육의 비정상화를 극복하고 교양교육의 본래적 의미에 충실한 보편적이고 핵심적이며 학술적인 교양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그 중심에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이 있다.
대학은 학문하는 기관이다. 학문을 가르치고 배우며 탐구하는 것이 대학의 본질적 사명이다. 대학은 “객관적인 학문을 주관적인 교육과 연결”(훔볼트/양대종 역, 137)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는 아직 교양교육의 학문적 성격에 대하여 명쾌한 답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박일우, 2020). 교양교육은 학문적 이론 체계가 빈약하고 허술한 것이 현실이다. 교양교육이 대학교육의 40%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적인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학문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학문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심각한 문제이다. 신득렬(2016: 4)은 “교양교육에 관심을 둔 교수들과 연구자들이 학회도 창설하고 학회지도 내지만 그 내용은 교양교육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학문분야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라고 비판하면서 교양교육의 이론적 체계화를 요청하였다.
오늘날 한국에서 교양교육은 “학문적 성격이 미약하고 수준도 낮은 입문적, 예비적 학업, 취미나 상식과 유사한 내용의 평이한 학업”으로 잘못 인식되어, “기껏해야 전공 학업을 위한 예비 내지 기초 학업으로 전공교육 또는 전공 기초 학업에 잠식당한” 교육으로 왜곡되고 있는 현실이다(윤우섭, 2017: 3). 백승수(2017a: 26)는 “‘교양교육’이란 교육적 개념이 상당 부분 오염되고 훼절되어서 본래의 의미를 상실했으며, ‘교양’이라는 용어가 일종의 ‘클리셰(cliché)’로 변질되어 교양교육의 본질적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명구와 김지현(2010: 338)은 “한국 대학의 교양교육을 개념화하고 이론화하는 학문적 천착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용의 편리성과 유용성만을 추구하다 보니 교양교육의 정체성 혼란이 가중되었다”고 진단하면서 교양교육의 학문적 이론화를 주문하고 있다.
그리고 손승남 외(2018)는 학술연구 분야 분류표 개선 제안을 중심으로 대학 교양교육 연구 및 교육 지원 방안을 연구하면서 교양교육의 학문적 위상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연구분야 분류 체계’에서는 ‘교양기초교육’을 ‘(대분류)사회과학 - (중분류)교육학 - (소분류)분야교육 - (세분류)교양기초교육’으로 분류하고 있다. 교양교육이 재활치료교육, 언어치료교육, 음악치료교육, 청능치료교육 등과 같은 특수한 분야의 특정한 교육으로 취급되고 있는 현실의 투영이다. 손승남 외(2018: 13)는 “교양기초교육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으로 대별되는 기초학문의 성과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과학 내의 교육학의 하위 범주로 설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양기초교육을 이렇게 좁게 본다면 사회과학 이외의 다양한 학문 분과 가령, 인문학, 자연과학, 예술 등의 성과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진단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교양교육 공동체적 임무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백승수(2017b: 298)는 『교양교육연구』 10년의 성과와 과제를 분석하면서,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 대한 연구는 『교양교육연구』가 추구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전제하고, “교양교육의 학술적 성과를 온축하고 집대성하면서 교양교육의 이론적 개념망을 정립하고 방법론과 탐구 대상의 정체성을 확보해 나가야”하며, “교양교육의 학문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유의 연구방법을 구축하는 이론적 연구가 양적으로 확대되고 질적으로 심화되어야 한다”고 교양교육의 학문적 정체성 연구의 필요성을 거듭하여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손동현(2017: 139)은 “대학교육 전반의 질적 제고를 위해 교양교육이 내실화되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교양교육학의 학적 체계를 수립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전폭 동의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국 대학에서 교양교육이 황무지 상태로 방치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교양교육은 대학교육에서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며, 교양교육을 한다 해도 그 내용은 비학술적인 것이어도 무방하므로 연구 없이도 가능하다는 그릇된 통념” 때문에 교양교육이 철저히 방치되어왔다고 진단하고, “한국에서는 교수라면 거의 예외 없이 특정 학문을 ‘전공’하고 특정 학과에 ‘전속’되어 있어, 그 ‘학과’를 벗어나는 문제는 연구가 되었든 교육이 되었든 관심거리가 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본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에 부합한다. 백승수(2017b)가 제기하였듯이 교양교육에 대한 연구가 빈약하고 학술적 이론화가 부족한 한국 대학교육의 현실에서, 교양교육의 개념망을 정립하고 방법론과 탐구과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교양교육의 이론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교양교육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교양교육의 방향을 전망하면서 교양교육의 학문적 성격을 확립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시대적 변곡점에서 교양교육과정의 패러다임적 혁신을 다양하게 모색해 나가야 한다. 박일우(2020)는 ‘교양기초교육은 실천전략인가 학문적 성격을 가지는가’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기호학의 학문화 사례를 원용하여 ‘교양기초교육학’의 정립 가능성을 탐색하기도 하였다.
이제 교양교육의 이론화, 학문화를 요청하는 다양한 목소리에 학술적으로 대안을 내 놓아야 할 시점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차원을 넘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교양교육의 학문적 정체성 연구의 필요성은 다각도로 소명되었다. 이제 교양교육의 학문적 정체성을 직접적으로 연구해 나가야 한다. 교양교육이 노정하고 있는 ‘개념적 애매성, 모호성, 혼란성, 복잡성, 제한성의 문제점’(백승수, 2019a)을 학술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한다. 교양교육의 개념망을 정립하고 방법론과 탐구과제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교양교육의 이론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교양교육의 내재적 심원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동서양의 교양교육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혁신이 필수적이다. 교양교육의 형식화, 형해화, 동형화, 주변화, 고립화, 소외화 현상을 극복하고 교양교육의 보편화, 핵심화, 실질화, 중심화, 융합화, 학문화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망 또는 학문적 지도 구축을 위한 탐색적 연구이다. 교양교육 고유의 탐구 대상을 독자적 언어로 설명하는 개념 체계를 탐색함으로써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양교육의 학문적 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교양교육의 본래적 의미를 회복하고 교양교육의 이론화와 기초학문의 진흥에 기여하고자 한다.

2.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망 탐색

2.1 교양교육의 학문적 조건 및 가능성

야스퍼스는 교양은 학문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이며, 교육의 가장 중요한 면들인 학문적 견해와 학문의 본질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Jaspers/이수동 역, 1997: 55)이라고 갈파했다. 일반적으로 어떤 분야가 학문으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탐구 대상을 특정할 수 있어야 하며, 탐구 도구로써의 독자적 언어와 개념 체계를 형성하고, 대상을 설명하는 논리적 형식과 탐구 방법의 원리와 규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이돈희, 1998: 94). 즉 탐구 대상에 대한 고유한 개념 체계와 탐구 방법을 구축해야 한다(최성욱, 2010: 3-4). 교양교육은 학문으로 성립할 수 있는 조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
첫째, 교양교육의 고유한 탐구 대상은 교양교육 천년의 역사에서 이미 소명되었다. 교양교육이라는 실체가 엄연히 존재한다. 교양교육은 고대 그리스의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에서 연원하여 12세기 대학의 태동과 함께 보편적인 대학 교육으로 등장하였다. 자유교육의 역사적 전개에 따라 중세 대학의 7자유학과 중심의 리버럴아츠(liberal arts) 교육, 독일의 도야교육(Bildung) 그리고 미국의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 등으로 변화한 교양교육은 오늘날 대학교육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중심적인 교육이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의 고유한 탐구 대상은 ‘교양교육 그 자체’인 ‘교양교육 현상’이다. 교양교육 현상은 교양교육의 목적, 내용, 방법 그리고 운영에 관한 이론, 역사, 현실, 미래를 학술적으로 논구하는 실체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 천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교양교육 현상은 깊어지고 넓어졌다. 대학교육은 학문적 교육을 전제한다. 전공교육 뿐만 아니라 교양교육 역시 학문적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전공교육은 전공학문분야에서 학문적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기초학문분야를 기반으로 하는 교양교육은 ‘공유지의 비극’으로 인해 ‘주인 없는 교육’으로 방치되고 있다.
교양교육 고유의 탐구 대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위해서는 후술하는 바와 같이 교양과 교양교육, 기초학문과 교양교육, 교육학과 교양교육의 관계가 분명하게 정립되어야 한다.
둘째,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은 ‘교양교육 현상’을 탐구하는 독자적 언어와 개념 체계를 형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교양교육의 연원인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 뿐만 아니라 빌둥(Bildung),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 등은 교양교육에서만 탐구되는 고유한 개념이자 독자적 언어이다. 3학 4과, 자유학예, 배분이수교육과정, 중핵교육과정 등도 교양교육의 독자적인 언어와 개념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자유교육의 현대적 재해석의 맥락에서 제기되어 온 개념인 ‘교육받는 신사’(J. H. Newman), ‘경험의 양상’(M. Oakeshott), ‘성년식으로의 입문’(R.S. Peters), ‘지식의 형식’, ‘사회적 실제’(P. H. Hirst), ‘인간성 계발’ (M.C. Nussbaum) 등도 교양교육의 고유한 개념 체계를 형성한다.
셋째,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은 다양한 탐구 방법을 활용하여 ‘교양교육 현상’을 설명하고 연구하고 있다. 교양교육학의 일반적이고 융합적인 학제적 성격을 담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서 활용하고 있는 일반적인 연구 방법을 자유롭게 응용하고 교육학 분야의 탐구 방법을 적절하게 원용한다.
요컨대 교양교육은 학문 성립의 일반적인 요건인 고유한 탐구 대상, 개념 체계 및 탐구 방법을 이미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이 교양교육 현상을 설명하고 탐구하는 학적 체계로서 학문 성립의 3가지 일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그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교양교육의 학문적 경계와 한계를 규명해야 한다. 즉 교양교육이 학문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의 세 가지 근본적 질문인 ‘왜(why), 무엇을(what), 어떻게(how) 가르치고 배우며 탐구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유한 이론 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교육과 연구의 차원에서 목적, 내용 그리고 방법의 세 범주를 하나의 일관된 체계로 유기적으로 구성하여야 한다.
특히 교양교육의 학문적 체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의 원천인 3가지 핵심 요소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즉 교양과 교양교육, 기초학문과 교양교육, 교육학과 교양교육의 관계 틀 속에서 교양교육의 학문적 경계와 한계 규정해야 한다. 교양교육의 근본 문제는 교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교양에 대한 합의가 어렵기 때문에 교양교육이 어려운 것이다. 설령 교양에 대해 합의를 한다고 해도 그 교양을 담아내는 내용이 무엇이냐는 것에 의문이 제기된다. 기초학문만이 교양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또한 그 교양의 내용을 교육적으로 실천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한다.
피터스는 교육의 3가지 준거를 제시했다(Peters, 1966). 교육 개념에 붙박여 있는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는 규범적 준거, 교육은 지식, 이해, 인지적 안목을 포함해야 하며 무기력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인지적 준거 그리고 도덕적으로 온당한 방식으로 전달되어야 한다는 과정적 준거가 그것이다. 교양교육은 원천적으로 3개의 모학문격인 배경학문을 기반으로 한 종합학문적 성격을 가진다. 교양교육의 이념적 모학문격인 교양론, 내용적 모학문인 기초학문, 방법적이고 실천적인 모학문인 교육학을 교양교육의 관점에서 재구조화하고 체계화한 것이 교양교육학의 토대적 요체이다.

2.2 교양과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이 규명해야 할 첫 번째 과업은 학문적 목적을 정립하는 이념적 과업이다. 목적이 분명해야 내용을 특정하고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교양교육의 학문적, 교육적 목적을 학술적으로 정립하기 위해서는 교양과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가 규명되어야 한다.
교양은 교양교육의 이념이고 교양교육은 교양의 실천이다. 교양의 개념은 규범적이고 실천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에 그 개념 안에 이미 교양교육의 실천적 지향을 담지하고 있다. 교양과 교양교육은 엄격히 분리할 수 없는 교육적 실체이다. 교양론은 교양교육학에 비해 교육적인 실천보다는 이론적인 연구에 집중하는 관점이다. 인성론과 인성교육론의 관계처럼 실천보다는 이론에 중점을 둔 접근인 것이다. 그러나 대학에서의 교양적 학문은 교육적 실천을 전제하고 있다. 특히 바람직한 인간 형성을 추구하는 교양에서 교육적 실천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학문으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교양은 교양교육학의 교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컨대 수학과 수학교육학의 경우처럼 교양과 교양교육학을 하나의 분과학문과 그 교과교육학의 관계로 볼 수는 없다. 교과교육학이 노정하고 있는 한계는 별개로 하더라도(박인기, 2006), 교양교육은 여러 기초학문분야를 통합하는 포괄성과 인간됨을 추구하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며 필수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에 일개 교과로 간주될 수는 없다.
교양은 교양교육학이 추구해야 할 규범적 준거이다. 교양은 교양교육의 정신을 밝히고 교양교육의 방향을 향도한다. 교양에 대한 탐구를 통해 교양교육의 내재적 목적을 규명하고 이론적으로 체계화해야 한다. 교양론은 교양교육학의 하위 분야인 ‘교양교육 목적론’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해야 할 학문적, 교육적 목표이다. 교양의 이념과 개념, 교양교육의 이념과 개념, 교양적 인식론, 21세기 교양의 이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양, 비대면 생활양식 속에서의 교양, 인공지능과 교양, 포스트 휴먼의 교양, 교양과 수양, 교양과 교육, 교양과 자유, 교양과 문화, 교양과 실용 등 학술적으로 탐구하고 교양교육에 반영해야 할 무수한 연구 대상이 존재한다. 교양론은 교양 그 자체에 대한 연구, 교양교육의 목적에 관한 연구로 확장가능성이 크다.

2.3 기초학문과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이 규명해야 할 두 번째 과업은 기초학문과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를 정립하는 내용적 과업이다. 교양교육의 학문화의 핵심은 교양교육의 내용적 정체성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 기초학문이 있다. 기초학문은 교양교육의 내용적 모학문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교양교육은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는 순수 기초학문의 학술적 성과를 그 내용으로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학술적 질서이다. 교양교육은 모든 지적 활동의 토대를 형성하는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교육이기 때문이다. 교양교육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세상에 대한 안목을 길러주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이 3원 체제를 형성하는 기초학문 교육인 것이다.
교양교육은 자유교육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enkyklios paideia’가 라틴어 ‘artes liberales’로 번역되었고 중세 시대의 7자유과(septem artes liberales)로 변용되었다(Kimball, 1986). 칸트(Kant, 1798)는 ‘학부들의 논쟁’을 통해 중세 대학의 학예학부의 성격을 근대적인 철학부의 이념으로 정초했다. 학문 그 자체가 목적인 철학부는 유용성과 무관하게 진리 그 자체를 탐구하는 학부이다. 철학부는 역사적 인식의 학과와 순수한 이성 인식의 학과로 구성된다. 철학부는 오늘날 인문대학, 사회대학, 자연대학을 통합한 기초학문대학으로 철학과는 물론 수학과, 역사학과, 언어학과를 포함하며 물리학과, 생물학과를 포함한다(이남인, 2015: 276-283). 근대 대학의 철학부의 이념과 전통은 미국의 리버럴아츠칼리지와 유니버시티칼리지로 전승되었다.
교양교육의 내용이 될 수 있는 기초학문은 철학, 역사학, 문학, 언어학, 인류학, 예술학 등 인문학 분야,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경제학, 문화학 등 사회과학 분야 그리고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 자연과학분야이다. 이러한 기초학문은 자기 자신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인간이 관계 맺고 있는 사회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며 더 좋은 사회를 추구하고, 세상 그 자체를 탐구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분야이다.
그러나 기초학문과 교양교육학의 관계의 핵심은 교양교육의 내용적 원천에 대한 이론적 정당화보다는 실천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이다. 기초학문이 교양교육의 내용적 토대라는 것은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지만 기초학문 분야에서 교양교육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특히 학문 구조조정 등으로 기초학문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서 교양교육 뿐만 아니라 전공교육도 수행할 수 없는 학문적 절멸의 경우도 있다. 학사구조적으로 기초학문분야가 전혀 없거나 상당히 빈약한 대학도 존재한다. 또한 기초학문 분야가 세분화된 전공주의에 함몰되어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으며 의무감도 갖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 실천을 핵심 요인으로 봐야 한다. 전공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적 교양교육은 이미 실종되었고,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인문학의 분과학문들은 전문화가 고도화되고 학과별 장벽이 강화됨으로써 보편적 기초학문으로서의 의의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전공 인문학과 교양 인문학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송승철, 2013).
또한, 학문적, 교육적 역량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교양교육에 대한 임무를 방기하거나 불가피하게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기초학문 분야의 현실은 교양교육이 학문으로 독립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를 제공한다. 오늘날 교양교육을 정초한 하버드대학은 ‘자유사회에서의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 in a Free Society, 1945)’을 통해 대학에서 제공하는 모든 과목에는 일반교육적 요소가 들어 있어야 하며, 특히 오로지 일반교육만을 목적으로 하는 별도의 과목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양교육의 독자적인 힘으로 오로지 교양교육만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융합적 보편학문으로서 교양교육학을 창출하는 과업이 불가피함을 인정해야 할 때이다.
더욱이 포스트 휴먼 사회, 코로나 이후의 시대 등 격변하는 학문적, 교육적 지형 변화 속에 전통적인 분과학문적 기초학문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교양교육 스스로 학문적 내용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기초학문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어지면 교양학문은 곧 기초학문이라는 등식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미래대학의 편제를 설계한 김광웅(2009: 154)에 의하면 미래대학은 기초교육원이라고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은 있지만 전통적인 인문학도 없고 사회과학도 없는 대학에 된다. 이미 애리조나 주립대학은 인류학, 지질학, 사회학, 생물학 등 전통적 학과를 통폐합하여 인간진화 및 사회변화학부(School of Human Evolution and Social Change)등 새로운 학문분야를 창출하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학문 지형의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 이제는 교양교육학 자체가 통합적인 기초학문으로서의 위상을 가져야 한다. 교양교육의 학문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절실한 이유이다.

2.4 교육학과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이 규명해야 할 세 번째 과업은 교육학과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를 정립하는 실천적 과업이다. 교양교육학의 방법적, 실천적 이론화는 교육학과의 관계 속에서 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은 교육학과 상당 부분 중첩되고 일정 부분 상이한 차별성을 가진다. 교육학과 교양교육은 모두 자유교육에서 분화되었기 때문에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사실상 교양교육의 연원인 자유교육은 교육과 동의어로 간주되기도 한다(Hirst, 1965). 자유교육의 교육적 이상과 보편적인 측면이 전통적인 교육이 추구하는 이념과 내용에 부합하기 때문에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학은 새로운 학문분야로 탄생되어 교육학, 분과교육학, 분야교육학 등으로 전문화, 다양화되고 있는 반면, 교양교육은 ‘전공교육이 아닌 교육’ 정도로 간주되고 있다. 자유교육이 빌둥, 일반교육 등으로 진화하였지만 독립된 학문적 위상을 확보하지는 못하고 있다. 자유교육에서 연원한 교육학이 자유교육을 계승한 교양교육을 포괄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학회적 차원에서도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 학문적 정체성과 위상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학문 공동체인 학회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학문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교육학을 대표하는 학회는 한국교육학회이고 교양교육을 대표하는 학회는 한국교양교육학회이다. 한국교육학회는 25개의 분과학회를 두고 있는데1) 여기에 한국교양교육학회는 소속하지 않고 있다.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교양교육으로서의 정체성, 독자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으며, 교육학이라는 분과학문의 하위 분야로 간주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적으로 연구재단이 ‘학술연구분야 분류 체계’에서 교양기초교육을 언어치료교육, 음악치료교육 등과 같은 특수한 분야교육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문제를 제기한 바가 있다(손승남 외, 2018). 이러한 이의 제기가 아니더라도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교양교육을 특수교육의 한 분야교육으로 분류하는 것은 학술적 질서를 어지럽히고 교육적 관계를 혼란시키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러나 교육학은 교양교육학의 실천적 모학문의 성격을 가진다. 교양교육학이 실천되는 교육의 맥락에서는 교육학의 이론과 방법을 다각적으로 원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학에서 교양교육학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측면이 다분하고, 교양교육 분야에서 독자적인 학적 체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강하기 때문에 교양교육학으로의 독립적인 발달이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교양교육학의 학문적 독립을 위해서는 먼저 교육학에서 탐구해 온 교양교육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수렴하여 비판적으로 발전시키는 탐구가 필요하다. 교양교육은 가깝게는 루소, 뉴먼, 듀이, 피터스, 허스트 등의 교육학적 이론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학의 하위 분야인 교육철학, 교육사학, 교육과정학, 교육사회학, 교육심리학, 교육평가학, 교육행정학, 교육공학 등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현실적으로 그들의 이론을 수용하는 입장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양교육의 관점에서 교양교육철학, 교양교육사학, 교양교육과정학, 교양교육사회학, 교양교육심리학, 교양교육평가학, 교양교육행정학, 교양교육공학 등으로 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양교육 실천의 측면에서 핵심적으로 연구해야 할 영역임에는 분명하다.
한편, 교육학의 하위 분야교육으로 분류되고 있는 교육 중에서 교양교육의 성격이 확연한 분야교육의 경우는 교양교육학의 하위 분야 교육으로 재편되어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이 끝도 없이 분화되고 있는 중이다. 가치교육, 인성교육, 예절교육, 윤리교육, 도덕교육, 시민교육, 정치교육, 경제교육, 봉사교육, 다문화교육, 인권교육, 준법교육, 생명존중교육, 환경교육, 평화교육, 통일교육, 평등교육, 성교육, 배려교육, 질서교육, 경로효친교육, 청렴교육 등으로 분화를 거듭하고 있는 교양교육은 이중의 현실을 반영한다. 하나는 교양교육이 감당해야 할 광범위한 영역이 존재한다는 당위적 현실이다. 다른 하나는 종래의 교양교육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각 영역에서 각자도생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존재적 현실이다. 교양교육의 학문화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3. 교양교육의 학문적 구조화 및 교양교육학의 방향 모색

3.1 교양교육의 학문적 구조화

교양교육의 학문적 관계망을 교양교육의 목적적 차원에서 교양론, 내용적 차원에서 기초학문, 실천적 차원에서 교육학과의 관계 속에서 논의하였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은 이념적으로는 교양의 개념에 붙박여 있는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고, 내용적으로는 기초학문의 성과를 가로지르며, 실천적으로는 교육학의 방법론을 원용하는 통합학문이다.
교양교육학은 크게 목적론, 내용론, 실천론으로 구조화된다. 교양교육 목적론은 교양교육의 형성과 전개를 탐구하면서 교양교육을 성찰하고 통찰한다. 교양교육철학, 교양교육사를 통해 교양교육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이론적 정당화를 추구한다. 관련 학문분야는 철학, 교육철학, 사학, 교육사학 등이 된다.
교양교육 내용론은 교양교육 교과론, 교양교육 교재론, 교양교육 분야교육론으로 구조화되며, 교양교육의 학습경험을 선정하고 조직화하는 이론을 탐구한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순수학문의 성과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기초 3학문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교양교육은 학제적 오픈 플랫폼의 성격을 갖는다. 학문적 소통을 통해 교양교육의 내용적 풍부화를 추구한다. 아울러 교양학문 교재론에 대한 탐구가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교양교육 교재에 대한 연구는 등한시되었다. 교과는 교과서를 통해 이론적 체계화를 나타낸다. 분과학문분야의 개론서를 교양교육의 교재로 활용하는 사례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과 분과학문의 교육적 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에 교양교육에 적합한 다양한 교재가 집필, 발굴되고 보급, 확산되어야 한다. 한편 교양교육 내의 분야교육은 일종의 교양교육의 특화 분야이다. 원칙적으로는 교양교육의 교과론에서 다루어져야 할 분야이지만 현실적으로 인성교육, 시민교육, 봉사교육 등으로 분화되고 있기 때문에 과도기적으로 인정되는 분야이다. 교양교육학이 정립되어 일반화된다면 교양학문 교과론으로 통합되어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 실천론은 교양교육 유형론, 교양교육 방법론, 교양교육 운영론으로 세분화된다. 교양교육 유형론은 교양교육과정을 탐구한다. 특히 한국에서 교양교육과정 유형 등 교양교육과정에 대한 연구가 빈약하다. 교양교육 방법론은 교양교육의 교수학습 및 교육성과 평가를 탐구한다. 비대면 상황에서의 효과적인 교양교육 교수학습방안 등 탐구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교양교육 운영론으로 학부대학, 리버럴아츠칼리지 등 교양교육 담당기관과 교양교육 교수자 적합성 등을 탐구한다. 교양교육의 효과를 배가할 수 있는 성공적인 운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교양교육의 학문적 구조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
교양교육의 학문적 구조
교양교육학 대분류 교양교육학 학문 구성 교양교육학 하위 분야 교양교육 관련 학문분야
목적론 교양교육 목적론 교양교육철학 철학, 교육철학
교양교육사 사학, 교육사학
내용론 교양교육 내용론 교양학문 교과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교양학문 교재론
교양교육 내 분야 교육론 (교양교육학), 교육사회학
실천론 교양교육 유형론 교양교육과정론 교육과정학
교양교육 방법론 교양교육 교수학습론 교육심리학, 교육공학
교양교육 평가론 교육평가학
교양교육 운영론 교양교육 기관론
교양교육 교수자론
교육행정학, 교육사회학

3.2 교양교육학 정립을 위한 교양 교과 적합성 준거

교양교육학은 실천을 전제로 탐구되는 학문분야이기 때문에 교육의 실천적 맥락이 중요하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은 교과를 통해 실천된다. 교과는 해당 학문분야의 연구 성과를 교육적으로 조직화한 체계이다. 교양교육을 정의하고 교양교육의 목적에 대해 합의한다고 하더라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화하는 문제는 별도로 규명되어야 할 고유한 과제이다. 교양교육의 내용으로 무엇을 선정할 것인가는 교양교육의 본질적이며 실천적인 과제이다. 교양교육학 정립을 위해서는 그 실천 양태인 교양 교과의 적합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교육과정사적으로 교양 교과를 선정하여 조직하는 방법은 공통필수교과제, 자유선택교과제, 배분이수교과제, 중핵이수교과제 등으로 변화되어 왔다. 교양교육은 정형화된 단독 분과학문의 교육이 아니기 때문에 개개의 교과보다는 교육과정 유형이 교육의 내용을 규정하는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교양 교과의 적합성 기준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양교육과정의 유형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과정 유형은 교과 적합성 판단의 출발점 준거가 된다.
교양교육과정 유형을 확인한 다음에는 ‘교양교육이 아닌 것’을 구분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교양교육이 학술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교양 교과에 적합하지 않는 교과를 솎아내는 작업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솎아내기는 교양교육에서 배제해야 할 과목의 준거를 규정한 것으로 교기원 표준모델의 소극적 기준에 가깝다.
‘교양교육이 아닌 것’은 ‘반(反)교양, 비(非)교양, 몰(沒)교양’으로 환원된다(백승수, 2019b). 응용학문분야 전공과목은 교양교육에 반(反)하는 것으로 전공교육과정에 편성되어야 한다. 취미 생활이나 생활 상식을 위한 상업적 프로그램적 활동들은 아무리 분식을 해도 ‘교양교육이 아닌’ 비(非)교양 과목이다. 대학 교양교육에서 갖추어야 할 학술성, 보편성, 핵심성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취업과 창업을 명분으로 함량 미달의 단순 실무와 매뉴얼적 지식을 나열하는 것은 대학교육으로 인정할 수는 없는 몰(沒)교양적 과목이다. 교양교육 부적합 교과들은 교양교육을 경시하는 풍조를 만연시키며 대학교육을 왜곡시킨다. 교양교육이 아닌 것을 솎아내기만 하여도 대학 교양교육은 정상화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교양교육 부적합 교과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교양교육이 학문적으로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교양 교과로 부적합한 과목을 예시하면 <표 2>와 같다.
<표 2>
교양교육 부적합 과목 예시
교양 교과 부적합 준거 교양교육 부적합 교과목 예시
반(反)교양 준거 마케팅의 이해, 회계원리, 법학개론, 부동산과 법률, 현대사회와 행정, 커뮤니케이션 기법, 장애와 재활, 성인발달과 노화, 조경학의 이해, 도시 원예, 보건학, 식품과 건강, 비만과 영양
비(非)교양 준거 수상스키, 스쿼시, 골프, 색소폰연주, 현대건강과발레테스, 두피및모발관리, 라이프스타일과건강관리, 여가생활과레크레이션, 토익, 실용영어, 엑셀스프레드시트, 엑셀실무강의, 엑셀기초와활용, 파워포인트&포토샵
몰(沒)교양 준거 취업을위한자기PR, 자기개발과창업, 직장체험, 쇼핑몰제작및관리, 창업과사업계획서, 협동조합창업콘서트, 소셜벤처창업실무
하지만 핵심은 교양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교양 교과의 적합성 준거를 정립하는 것이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이 추구하는 교양 교과는 교양교육의 이념, 내용 그리고 실천적 방법에 적합해야 한다. 교양교육학은 이념적 준거로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고, 내용적 준거로 기초학문 기반의 지적 안목을 지향하며, 실천적 준거로 교육학에 근거한 자율적 사고를 지향한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에 근거한 교양 교과의 적합성은 규범적 준거로는 대학성, 내용적 준거로는 학술성, 실천적 준거로는 교육성으로 나타난다.
첫째, 교양교과는 대학성(大學性)을 담보해야 한다. 대학성은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됨의 규범적 준거이다. 교양은 대학의 산물이다(Jaspers./이수동 역, 1997). 교양교육의 과목명만 보아도 대학의 교육과정임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 센터, 사설 학원 등 대학 이외의 기관에서 제공하는 이른바 ‘교양강좌’와 유사하다면 이미 대학 교양 교과로서의 적합성이 떨어진다고 인정해야 한다. 대학은 각종 사회 기관에서 제공할 수 없는, 대학 고유의 고등적 교육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둘째, 교양교과는 학술성을 전제한다. 학술성은 순수 기초학문(liberal arts)의 반영이다. 인간, 사회, 자연의 폭넓은 이해와 고등 사고력을 함양하는 리버럴아츠는 전이가(轉移價)가 높은 기초학문이다. 다양한 학문의 기반이 되며 복잡한 사회 현실에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이수하는 보통교육, 일반교육의 자격을 획득한다. 리버럴아츠는 자기 자신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근원적으로 이해하고, 인간이 관계 맺고 있는 사회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며 더 좋은 사회를 추구하고, 세상 그 자체를 탐구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분야이다. 기초학문분야가 학과로 존재하지 않더라도 인간, 사회, 자연의 이해를 심화하는 핵심적 지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리버럴아츠적 지식을 교양 교과로 재조직해야 한다.
셋째, 교양교과는 교육성에 기반한다. 교육성은 인격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직업 훈련적 요소와 차별화되어야 한다. 교육은 이미 알려진 지식을 숙지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 사고를 위한 능력을 단련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Jaspers./이수동 역, 1997). 교육은 지식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훈련은 지식의 주입을 반복한다. 교육은 지적 안목을 형성하고 지적 연결 지평을 확장하지만 훈련은 지시에 순종하며 매뉴얼을 추종한다. 고등 교육은 지식의 기억과 이해의 단계를 넘어서서 적용, 분석, 종합, 평가하는 학습 경험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요컨대 교양 교과는 규범적으로 진리 탐구를 추구하는 대학적 가치를 담아내야 하고, 내용적으로 리버럴아츠의 학술성에 기반해야 하며, 실천적 과정으로는 교육의 내재적 자율성에 충실해야 한다. 개개의 교양교과 안에는 교양교과의 세가지 준거가 모두 녹아들어 있어야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교양교과라 할 수 있다. 교양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교양교과의 개발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이다. 경희대가 2011년부터 개설하고 있는 ‘인간의 가치탐색’, ‘우리가 사는 세계’ 교과는 교양교과의 세가지 준거가 모두 녹아들어 있는 교양교과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박구용(2012)이 다양한 학문영역을 횡단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한 ‘설득과 소통’ 과목도 모범적인 교양 교과로 손색이 없다. 이상에서 논의한 교양 교과의 적합성 준거를 모델로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
교양 교과의 적합성 준거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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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교양교육학의 방향 모색

인류의 문화인 교양교육 자체가 진화하는 개념이다. 교양교육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문화적 맥락에 깊이 연결된 살아있는 전통이다(Denicola/손종현 외 역, 2015). ‘오래된 미래’로 일컬어지는 교양교육이 미래에도 지속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분명한 것은 교양교육이 미래에도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교양교육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깊어지고 넓어지며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양교육의 학문화는 곧 교양교육 그 자체에 대한 연구를 학문적인 수준에서 전개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교양교육의 주체적 관점에서 교양교육의 제반 영역을 재규정해야 학술적 개념이 정립되고 이론적 체계화가 가능해진다.
먼저 교육 그 자체에 대한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계몽주의적인 에듀카레(educare)에서 인간의 고귀하고 대체 불능한 고유의 품성을 이끌어 내는 에듀세레(educere)로 교육관 자체가 변화하여야 한다. 에듀카레는 훈련적인 양육의 의미가 강하고 교수자 중심적인 교육관이다. 반면에 에듀세레는 자유와 가능성에 근거하여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인간의 자기형성(Bildung)을 지향한다. 자기형성의 전제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인간의 잠재력을 믿어야 하며, 지혜로운 존재로서의 인간을 믿어야 교육이 가능하다.
인간은 보편적이며 동시에 개별적인 존재이다. 보편성은 인간이 천부적으로 품부받은 존엄성이다. 개별성은 인간 개개인의 자존이자 주체성이다. 인간은 교육을 통해 보편적인 존재이자 주체적인 존재로 완성된다. 인간의 잠재력은 대체 불능의 고유한 존재인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보편성에 근거한다. 모든 인간은 양심(良心), 양지(良知), 양능(良能)을 타고난 보편적 존재이다.
양심은 인간이기에 담지하고 있는 고귀하고 숭고한 인간의 존엄성, 자존감이다. 인의예지의 품성이 양심이다. 양심은 누구나 타고나는 인간됨의 씨앗이다. 양심은 지극한 선(善)을 추구하는 인성교육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구현한다. 양지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지혜 주머니이다. 양지는 타고난 이성적 깨달음의 가능성이다. 양지는 진(眞)을 추구하는 비판적 사고, 지성교육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심화한다. 양능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이다. 말하고 걸어 다니는 것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힘이다. 양능은 미(美)를 추구하는 문화적인 역량교육을 통해 인간의 가치를 고양한다. 역량의 본질적 의미는 인간의 고유한 문화적 역량이다. 산업화시대의 경제활동을 위한 직업기초소양이나 실무적 직무역량을 넘어선다. 이른바 4C 역량은 곧 문화적 삶을 영위하기 위한 보편적인 필수 역량이다.
3양은 인간에게 잠재한 느끼고, 알고, 행동할 수 있는 대체불능의 고유한 인간적 본성으로 분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간을 인간 그 자체의 온전한 인간으로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이 중요하다. ‘교육받은 사람’이란 무엇인가를 알고,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의 개념 속에 이미 지식, 윤리, 역량이라는 인간됨의 3요소가 내재적으로 붙박여 있다. 교육은 3양을 내재한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인류 최고의 발명이다. 교양교육은 인간의 3가지 천부적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끄집어내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양심, 양지, 양능이 일체화된 온전한 인간을 상정하며, 교양교육은 인성교육, 지성교육, 역량교육이 일체화된 통합적 교육을 지향한다. 교양교육은 인간 능력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현하는 교육이다.
인간은 지혜로운 존재이다. 교육을 통해 3양이 발현될 때 자연스럽게 지혜를 터득한다. 교양학문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통합적인 지혜를 추구한다. 플라톤은 지혜가 인간을 완성시킨다고 했다. 지혜는 “모든 학문에 명령을 내려 인간성을 구성하는 모든 학문과 예술을 획득할 수 있게 만들에 주는 능력이다”(Vico/조한욱 역, 2019: 240). “학문은 그 자체로 인간적 도야의 한부분”(Fichte/서정혁 역, 2002: 85)이며, ‘더 배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교육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Fichte/서정혁 역, 2002: 87). 인간은 학문을 통해 인격을 도야하고 교육을 통해 지혜를 배운다.
교양교육학은 보편성, 종합성, 학제성, 핵심성, 횡단성을 담고 있는 통합학문이어야 한다. 진, 선, 미를 통합하고, 지, 덕, 체를 통합하고, 지, 정, 의를 통합하고,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를 통합한다. 21세기는 통합과 연결의 시대이다. 교양교육학은 지적 연결 지평을 확장하는 횡단적 융합학문이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종단하여 분절적으로 나열하는 구태의연한 체계에서 벗어나, 횡단적 지적 연결지평을 확대하는 새로운 교양교육을 지향한다. 분리는 더 이상 소통이 불가능하게 하고, 소통 불가능성은 창조적 사유의 불가능성을 의미한다(박구용, 2012). 이남인(2015)은 21세기 대학은 인격지향의 동아시아적 대학 이념과 자유, 자율, 비판정신을 추구하는 고전적 대학 이념 그리고 유용성 지향의 실용적인 대학 이념을 통합하고, 칸막이식 교양교육을 지양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양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가치를 고양하고 고등 사고력을 함양하며, 사회와 세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해법을 탐색하는 교육이다. 인문학적 성찰과 상상력, 사회과학적 이성과 통찰력, 자연과학적 추론과 합리성을 기반으로 예술적 심미안, 공학적 유용성을 통섭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횡단형 교양교육을 추구한다(백승수, 2019a: 155). 교양교육학은 가르기, 쪼개기를 초월하여 가로지르기, 합치기의 패러다임을 추구한다. 교양교육학은 종래의 분과학문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한계를 넘어서 학제적으로 횡단하는 새로운 기초학문을 추구한다. 교양교육학의 통합적 방향성을 모델화하여 도해하면 [그림 2]와 같다.
[그림 2]
교양교육학의 통합적 방향성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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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 교양교육 학문화를 위한 제언

교양교육의 학문적 체계를 탐색함으로써 교양교육의 본래적 의미를 회복하고 교양교육의 이론화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교양교육은 학문 성립의 일반적인 요건인 고유한 탐구 대상, 개념 체계 및 탐구 방법을 이미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교양교육의 규범적, 내용적, 실천적 준거를 고찰했다. 교양교육은 학문적으로 교양의 개념에 붙박여 있는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고, 기초학문의 성과를 가로지르며, 교육학의 방법론을 원용하는 통합학문이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에 근거한 교양 교과의 적합성 준거는 대학성, 학술성, 교육성으로 나타난다. 교양교육은 양심(良心), 양지(良知), 양능(良能)을 타고난 인간의 보편성에 근거하여 인성교육, 지성교육, 역량교육이 일체화된 통합적 교육을 지향한다.
교양교육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학문적 이론화가 부실하면 교육적 의미를 확보하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교양교육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기초 분과학문으로부터 독립하고 교육학으로부터도 독립하여 대체불능의 고유한 이론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교양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양교육 연구의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교양교육의 이상적인 이념형을 제기하고 합의하고 공유하고 확산해야 한다. 어디로 갈 것인지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교양교육의 북극성은 어디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할 시점이다.
훔볼트는 Bildung으로, 엘리엇은 ‘Electives’로 그리고 하버드대학은 ‘Red Book’으로 시대적 변곡점에서 교양교육의 뉴 패러다임을 개척했다. 인류는 AI기반의 코로나 이후의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시대는 교양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요청하고 있다. 자유교육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일반교육의 의미를 재발견해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의 이념, 목적, 정신, 방향, 역사를 뉴 노멀의 관점에서 성찰적으로 재음미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시기이다. 학문으로서의 교양교육은 21세기 교양교육의 새 지평을 추구한다.
교양교육의 학문화는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교양교육의 명칭 하나도 학술적으로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백승수, 2019a). 교양교육 학문화의 이론적 근거도 빈약하고 경험적 근거도 부족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교양교육이 예절교육, 환경교육, 다문화교육 등으로 끝도 없이 분화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절실하게 다시 물어야 한다. 과연 세계 수준의 보편적인 교양교육을 수행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우리 대학은 내재적이고 보편적인 교양교육을 추구하는가를 자문해야 한다. 스스로 사람됨을 도야하고 민주시민의 사회적 질서를 익히며 비판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교양인을 길러내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우리의 교양교육 모델은 교육적으로 타당한가를 밝혀야 하고, 개별 교과목들은 교양교육적 적합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교양교육 운영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지, 교양교육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있는지, 교양교육 강화에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교양교육은 지속가능한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21세기 교양교육의 담론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교양교육은 언제나 세계 수준의 보편적인 교양교육이어야하기 때문이다.
비코(Vico,G. 1668~1744)는 『새로운 학문』(1725)에서 “새로운 학문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래야 했고, 그래야 하고, 그래야 할 것’이라는 증거에 의해 자기자신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조한욱 역, 2019: 240). 21세기의 새로운 학문인 교양교육학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래야 했고, 그래야 하고, 그래야 할 것’이라는 증거로 자기자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교양교육의 학문화는 연구 주제와 대상의 광범위함, 연구 방법의 복잡성, 연구 주체의 형성, 연구 기간의 문제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수하다. 개별 연구자적 차원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많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교양교육 학문화의 담론을 형성하고 지평을 확장해가는 공동체적 노력이 절실하다. 새로운 학문을 만들어가는 교양교육 공동체를 소망한다.

Notes

1) 한국평생교육학회, 한국교육심리학회, 한국교육과정학회, 한국교육행정학회, 한국교육사회학회, 한국교육철학학회, 한국교육사학회, 한국비교교육학회, 한국유아교육학회, 한국도덕교육학회, 한국교육평가학회, 한국교육공학학회, 한국초등교육학회, 한국교육상담학회, 한국통일교육학회, 한국교원교육학회, 한국통합교육학회, 한국교육원리학회, 한국영재교육학회, 한국열린교육학회, 한국방법교육학회,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교육정치학회, 한국인구교육학회. 한국교육학회 홈페이지 참조(www.ekera.org, 방문: 20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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