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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5); 2020 > Article
삶과 죽음을 성찰하는 싸나톨로지(죽음학)의 대학 공교육을 위한 인식조사

초록

이 연구의 목적은 싸나톨로지(죽음학) 개념과 공교육 현황을 살펴보고 대학생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싸나톨로지 과목의 공교육 실행을 위한 인식 조사를 하는 것이다. 그 연구를 위해 설문 조사와 심층인터뷰가 시행되었다. 설문 참가자는 182명과 164명의 한국 대학생이었고 직접적인 질문(182명)과 간접적인 질문(164명) 그룹으로 하여 두 그룹에 설문이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설문 질문으로는 ①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②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③ 상실이나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다, ④ 상실이나 아픔을 겪은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다, ⑤ 상실이나 죽음에 대한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것으로 설문이 시행되었다. 심층인터뷰 질문은 “죽음과 삶의 성찰을 다루는 싸나톨로지(죽음학)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였다. 결과는 죽음을 생각해 보거나 죽음을 가까이 느낀다에 과반수이상이 그렇다는 답변을 보였다. 아울러 죽음을 포함한 상실에 관한 설문 질문과 죽음학 강의의 필요성에도 과반수이상의 학생들이 필요성에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심층 인터뷰에서도 싸나톨로지 과목의 장점을 피력하는 긍정적 답변이 많았지만 일부 부정적 답변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대학생 학습자들이 싸나톨로지 과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싸나톨로지를 공교육에서 개설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current status and perceptions of Thanatology (the study of death), and to investigate the perceptions of certain Thanatology subjects for public education at the college level. A questionnaire survey and an in-depth interview were conducted using the following method: 182 and 164 Korean college students were randomly assigned to two groups: a “direct” question group (182) and an “indirect” (164) question group. The questionnaire included the following questions: ① I have thought about death, ② I think death is near, ③ I have experienced loss or pain, ④ I want to comfort someone who has suffered loss or pain, ⑤ Is there a lecture on loss or death? Also, the questionnaire asked students whether they believed that such a lecture was necessary. The in-depth interview questions read as follows: “Do you think it is necessary to have a lecture on the psychology of life and death? What do you think is the reason for this?” As a result, more than half of the respondents answered that they think about death or feel that death is near. In addition, we found that the students deemed the necessity for such a lecture as ‘high’, and that more than half responded that lectures on loss and death were necessary. During the in-depth interviews, there were many positive answers, but also some negative ones, and overall the study illustrated the high necessity for lectures on Thanatology. In conclusion, we were able to determine that college students felt the necessity for receiving at least some rudimentary level of death education through the study of Thanatology for public education.

1. 서론

제 4차 산업혁명과 AI로 대변되는 시대적 흐름은 각 분야에서의 변화를 촉구하며 각 분야별로 새로운 접근과 예상되는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급격한 산업화와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인간의 삶의 편리함과 무한한 가능성을 확장시켜 주고 있지만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 더 나아가 삶의 전반적인 양식에서 다양한 변화를 요구함으로 긴장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요청에 따라 대학 교육도 변화의 물결에 발맞추어 교육의 내용과 환경의 선진화에 부응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김재경, 2012: 115, 2017: 401, 2018a: 303, 2018b: 331).
또한 공교육에서는 인공 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IoT 기술 등의 첨단 미래사회로 나아가며 그 어느 때보다도 학문에 있어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 학문에 있어 ‘가장 가치 있는 지식은 어떤 지식인가?(What knowledge is of most worth?)‘라는 질문을 던졌던 스펜서(Herber Spencer)의 학문관을 새로이 조망함이 필요하다. 스펜서는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위와 같이 핵심적인 도전을 함으로써 교육과정 이론의 역사적 기조를 다졌다. 스펜서에서 비롯된 교육과정적 사고는 기본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라고 할 수 있다(백승수, 2017: 13).
작금의 대학 교육과정에 있어서도 이 질문은 절대적으로 유효하다. ‘균열된 세계에서 공동의 미래 창조’라는 주제로 열렸던 2018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정치⋅경제⋅사회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지를 함께 논의하며 고민했던 것처럼 변화의 시대를 맞아 다시금 스펜서의 질문을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의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이 때에 인간의 본질에 대해 깊은 성찰이 요구되고 있다(Harari, 2015). 테크놀로지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적인 미래와 가치를 위해 학문이 가야할 길을 점검하며 고려함이 필요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인간은 삶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어 잘 살기 위함에 진력한 결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필멸을 꿈꾸는 인간의 소망이 커진 이 때에 이 논지에 반하여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인식은 인간의 삶의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Becker, 1973). 만일 삶의 유한성에 대한 의식이 없다면, 인간의 삶의 모습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노화와 죽음에 대한 인식은 삶의 가치와 의미를 생생하게 해준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에 대한 낙관론이 대세인 오늘날에 카스텐바움(Kastenbaum)이 언급한 ‘죽음이 내재된 생명학(the study of life with death left in)’을 통해 인간만의 가치를 더욱 고양시켜 줄 것이다(DeSpelder & Strickland, 1983/2005: 26)라는 견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학생 연령층이 포함된 청년들의 경우 인간의 삶이나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나 이해 없이 학업성취에 대한 압박감과 실패 및 낮은 경제 수준과 가정의 붕괴 그리고 집단 따돌림 등으로 인해 자살이 사망원인 1위(여성가족부 & 통계청, 2015)로 삶의 가치와 의미가 실종되었다. 아울러 한국은 국가 간의 지수인 OECD 자살률에서도 1위,1)인 나라라는 오명마저 갖고 있어 삶과 죽음의 올바른 인식에 대한 교육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2). 죽음교육이야말로 죽음에 대한 올바른 개념3)을 정립해 주며 그것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성찰시켜 준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죽음교육을 통해 좌절한 학생들을 어떻게 격려하고 일으켜 세울 것인가라는 주제가 진정한 교육의 화두 중 하나가 되어야한다4).
죽음교육은 선택사항이라기 보다 필수적인 공교육의 교육과정이 되어야 하며 대학 교육과정에서 싸나톨로지를 다룸으로써 온전한 삶과 죽음의 개념이 인생에 주는 진지함과 성숙함을 교육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대학생 죽음교육 현황과 대학생들의 죽음 및 상실 인식이 어떠한지 연구하여 싸나톨로지의 공교육의 시행과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싸나톨로지의 정규교과 도입현황과 필요성

2.1 미국에서의 싸나톨로지 정규교과 도입현황

싸나톨로지란 죽음을 주제로 하는 학문적 탐구이다. 죽음학은 죽음을 통해 실존적인 질문을 던지게 해주어 인간 이해와 성숙을 도우며 죽음을 성찰하여 죽음이 내재된 삶의 의미에 대해 융합적이고도 다학문적인 탐색을 하도록 하는 속성(Kübler-Ross & Kessler, 2000; 김재경, 2019: 1-84)을 지닌다. 그래서 철학⋅인문학⋅심리학⋅교육학⋅의학⋅사회학⋅종교학⋅생물학⋅문학⋅예술 등 다양한 학문들로 학제 간 방식으로 죽음과 관련된 주제를 탐구한다. 그러한 탐구를 통해 죽음과 죽음을 맞는 과정에 대한 이해와 대처를 하도록 안내한다.
싸나톨로지의 기초를 놓은 허만 페이펠(Herman Feifel)은 1959년 그의 대표 저서 ‘죽음의 의미(The meaning of death)’를 출간하고 아울러 죽음에 관한 여러 연구 결과물들을 발표하였다(Feifel, 1959). 그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는 다양한 인구 구성원들의 죽음과 죽음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선구적인 연구를 한 것이다. 그에 의하면 다학문적이고 다면적인 죽음학을 통해 죽음이 삶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지와 같은 의미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였다. 실증적 영역 작업에서 나오는 경험적 발견, 임상적 인식 및 관점에 대한 연구와 개념화에 머무르지 않고 죽음의 이해를 통해 어떻게 삶에 기여할 수 있는 가를 목적으로 삼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학에서의 최초의 죽음 관련 강의는 1963년 로버트 풀턴(Robert Fulton) 교수가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개설한 것으로 그에 의해 죽음학을 대학에서 가르치게 되는 길이 열렸다(Fulton & Owen, 1987). 이 후에 로버트 카스텐바움(Robert Kastenbaum)이 세계 최초의 죽음교육 과정 중 하나를 개발하고 첫 번째 텍스트를 도입하여 죽음학이 정규 교과 과정으로 공교육에 진입하였다(Kastenbaum, 1977/1995)

2.2 싸나톨로지를 통한 죽음교육의 의미

조성택(2013)은 죽음교육이 죽음을 사회 안으로 복귀시키고자 하며 또한 죽음을 삶의 일부로 복권시키고자 하는 학문이라고 하였다. 즉 죽음이 존재하는 사회 그것이 온전한 사회이며, 죽음과 함께하는 삶이 온전한 삶이기 때문이다. 근대이전의 사회에서는 종교가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했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종교의 이러한 전통적 역할은 급속한 산업화의 과정에서 사라졌다고 하였다. 그는 오늘날 ‘죽음’을 온전히 맞이하기 위한 공간은 없으며 ‘죽음’이 애도되기 보다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산업으로 인식되는 면이 있음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실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죽음을 삶의 일부로 복권시키고자 하는 것이 죽음교육의 역할임을 강조하였다.5)

2.3 죽음교육의 필요성: 생애주기별(대학생) 특성을 중심으로

죽음교육의 목표는 “자신을 포함해서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 또는 제 3자가 상실이나 죽음에 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안에 대해, 이를 대처하고 극복할 수 있는 기술과 지혜를 배움으로써, 가치관과 세계관을 정립하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에 있다(임병식, 2018b).6) 그리고 각 생애발달단계의 특성(장점)을 활용해서 상실과 죽음의 경험을 대처하고 극복하는 것이 죽음교육의 생애발달개념이다.7)
죽음학에서는 인간의 발달단계를 구순기의 자아동일성(영아기) - 마술적 사고방식과 보호자에 대한 절대의존 및 신뢰(유년기 초반) - 분리의식으로부터 기인한 사회성발달, 의존성과 독립성이 공존(유년기 후반) - 완전한 분리의식에서 오는 독립의식, 자아정체성에 대한 탐색과 발견, 사춘기성징의 발달, 논리적⋅인과적사고, 관념적 추상성, 무한한 상상력과 직관력 증대, 자아도취적 영웅성(청소년기) - 친밀성과 유대감(초기성인 및 청년기) - 가족주의와 생산성 확장 및 책임성(중년기) - 추억과 기억의 통합성 안정성(노년기) 등으로 구분한다. 이를 개념화하면 다음의 단선 구조가 성립한다. 자기 동일시적 사고-분리⋅인과적사고-논리적 추상적⋅차이와 다름-친밀성과 유대감-생산성-통합성이 그것이다(Erikson, 1982).
죽음학에서 강조한 것은 각 발달단계의 특성을 고려해서 그 특성을 통해서 다음 발달단계의 성장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데 방점이 있다. 그러나 생애발달단계에서 만나는 상실이나 죽음의 경험은 다음 발달단계 이행에 장애가 된다. 그래서 죽음교육에서는 각 단계에서 만나는 상실과 죽음의 경험을 최소화하고 재적응하기 위해 발달단계의 특성을 고려해서 다음 발달단계로 이행 성장하도록 한다. 즉 발달단계의 특성을 이용하여, 현실성 인식을 기반으로 한 죽음과 죽어감 혹은 상실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Balk & Meagher, 2013).
대학생(초기성인기)의 경우, 그 발달적 특성은 친밀성과 유대감이다(김재경, 2019).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이혼, 헤어짐, 배신)이나 신혼가족의 해체는 그 어느 죽음보다도 그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인 죽음이 된다. 따라서 초기 성인기(대학생)가 지니고 있는 발달적 특성인 인지능력과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손상된 감정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합리적 인과관계가 없는 우연적인 자연재해나 외상의 경우에도 다양한 죽음의 필연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서 상실 이후에 나타나는 비탄의 감정을 표현하게 함으로써 인지적 감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은 또 하나의 인지적 요소이기 때문이다(임병식, 2018b; 김근하 & 임병식, 2015)
생애 발달 시기에 경험되는 죽음과 상실은 발달기에 장애로 작동된다. 발달단계에서 겪는 다른 경험들은 각자 다른 반응을 나타낸다. 그 반응은 역기능이라기보다는 회복하고자 하는 역치의 반응이다. 만일 이들이 나타내는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면할 수 있도록 하지 않고, 단순히 역기능(병리적)으로 보고 이를 제거하거나 억압하거나 회피하거나 연기한다면 또 다른 병리적 증상을 유발한다. 발달단계에서 유의해야할 점은, 그들의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이다라는 것이다. 그 반응은 발달단계에서 나타난 것이며 그 반응은 제자리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회복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찰자는 죽음과 상실 후에 나타나는 반응을 다음 발달 단계로 이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임병식, 2018b; Erikson, 1982).

2.4 대학생 죽음교육 현황과 과제

최근 한국에서도 죽음학8)(Corr, Nabe, & Corr, 2012)과 죽음교육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죽음’에 관한 논의는 우리사회와 교육계에서는 터부시되어 왔다. 이런 터부시는 불가항력적인 사건인 죽음에 처했을 때, 정작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목표’를 성취하지 못하도록 기회를 앗아가 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현재 한국 교육에서 죽음교육은 전무하다. 죽음교육과 관련해서 초⋅중⋅고등학교의 교과서를 분석해보면, 중학교 2학년 도덕교과서와 고등학교 2학년 도덕교과서에 ‘생명존중’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6시간 배우는 것으로 편재되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대체로 ‘생명존중’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따라서 죽음교육을 통한 한 인간의 전인적인 인성과 품성을 함양하고 주체성 강화를 위한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하기에는 부족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교육부, 2014 & 2015). 죽음교육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오늘이 내 생애 마지막’이라는 한계상황을 부여함으로써 인간의 훌륭함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거기에 공교육에서 왜 죽음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성이 있다(임병식, 2018a).

2.4.1 한국에서의 대학생 죽음교육 현황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죽음학이 정립되지 않은 환경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상실과 죽음을 어떻게 처리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는 생애발달별 죽음교육 프로그램이나 교재가 없다. 다만 공교육기관인 대학교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죽음교육관련 과목이 개설되고 있을 뿐이다.
2020년 현재 고려대 평생교육원을 비롯해 가톨릭대, 부산대, 동아대, 부경대, 창원대 평생교육원에서 일반인 및 대학생들을 위한 죽음교육지도자 과정이 한 학기로 진행되고 있다. 1997년 한림대학교 철학과에서 죽음준비교육과목을 개설한 이후 2004년 생사학연구소를 설립하여, 2012년 “한국적 생사학 정립과 자살예방 지역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정부지원을 계기로 생명교육융합 대학원과정을 신설하고 생명과 죽음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임병식, 2018a).
일반 교육기관으로서는 한국싸나톨로지협회가 WHO가 인증한 죽음교육 국제본부 ADEC(Association for Death Education and Counseling)의 죽음교육 핸드북(Balk & Meagher, 2013)을 통해 죽음교육에 대한 개념과 범주를 제시하고 있고, 그 외 미연방호스피스협회(HFA), 죽음교육 전문대학원인 Hood College와 자매기관을 맺어, 국제죽음교육자격증시험과 온라인 싸나톨로지 석사 과정, 그리고 미연방 심리상담사면허증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2018년도에 고려대학교에서 심리학부 소속의 죽음교육연구센터를 설립하여 죽음학에 대한 개념정립과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병리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고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소개한 기관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대학생들을 위한 죽음학이나 죽음교육 교육과정을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죽음학과 죽음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연구에 머물러 있다. 다만 고려대학교 죽음교육센터에서 고려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1학기 교양과정 죽음교육이 전부였다(임병식, 2018a).9)

2.4.2 대학생 죽음교육의 과제와 현황

대학생들의 죽음교육은 대학생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이나 인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혀 교육되고 있지 않다. 대학생 죽음교육의 과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앞서서 대학생 죽음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의 현실을 탐색하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죽음교육에 있어 선도적인 미국에서의 죽음학 교육은 허만 페이펠(Herman Feifel)이 1959년 미국심리학회에서 죽음주제 심포지움을 열고 그의 저서인 죽음의 의미(The Meaning of Death)를 발간함으로써 시작되었다(Pfeifer, 2003). 대학에서의 죽음교육 시작은 1960년대에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에서 로버트 풀턴에 의한 죽음학 강의가 그 시작이다. 죽음교육이 공론화 된 것은 1970년대에 퀴블러 로스(Elisabeth Kübler-Ross)가 그의 저서인 죽음과 죽어감(Death and Dying)을 발간하여 죽음교육이 논의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카스텐바움이 미국 사회를 “Never say die” society (Kastenbaum, 1995)라고 표현하였지만 일련의 죽음교육 과정을 돌아볼 때 미국은 죽음교육이나 죽음학에 있어 폐쇄된 사회가 아니라 열린사회라고 볼 수 있으며 현재 King’s College에서는 싸나톨로지가 하나의 정규 학과로까지 개설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에서는 죽음학이 정규 공교육 과정에서 전혀 다루어지고 있지 않다(김재경, 2019).
아울러 싸나톨로지를 가르칠 수 있는 교수진의 양성도 중요한 과제이다. 가르칠 교수진이 준비되어야 강의 개설 시에 전인격적인 역동성으로 학생들에게 죽음에 대해 통찰력 있는 인지적 접근과 죽음의 의미를 탐색하는 죽음 인식 사고체계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한국에서도 싸나톨로지를 공교육에서 가르치고 공론화하는 데에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교육 기관에서 죽음학을 가르침으로 인해 죽음과 삶에 대한 온전한 의미를 알려주어 자살같이 폭력적인 죽음을 예방하는데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8년 미국의 싸나톨로지스트(thanatologist)인 에드윈 슈나이드먼 박사는 자살자의 심리적인 상태를 추적하여 자살의지를 객관적 수치로 나타내는 심리적 부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자살이라는 죽음에 대한 객관적 방식의 접근을 한 사례이다. 실제 자살률이 1986년 1위였던 핀란드에서는 이러한 심리적 부검으로 정부가 죽음에 대한 국가 프로젝트를 가동해 2012년 절반으로 그 수치를 낮춘 것을 보아도 국가적인 지원이 주어질 때 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OECD(2017)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 대해 더 이상 간과하지 않아야 하며 핀란드처럼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교육을 통해 주도적으로 올바른 안내를 해야 한다. 자살 같은 죽음이나 상실은 더 이상 묻어 둘 수 없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관심사라는 인식이 절실하다. 그래서 더 이상 청년기의 젊은이들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지 않도록 죽음교육을 통한 죽음과 삶에 대한 바른 개념과 의미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
죽음은 금기시되어야 하는 은폐된 주제가 아니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그리고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개방되어 다루어져야 한다. 죽음교육이 열린 공간에서 다루어 질 때 비로소 죽음을 대면할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정서적으로 건강한 지평을 확보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문화에 깊이 뿌리박힌 죽음은 부정적인 것이고 피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하며 죽음을 개방된 주제로 포용하면서 교육과정을 통해 죽음학과 온전한 죽음의 의미를 교육할 필요가 있다.

3. 싸나톨로지와 죽음교육에 대한 대학생 인식

대학생들의 죽음과 죽음교육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인터뷰를 시행하였다.

3.1 연구 대상

죽음 설문은 대전에 있는 한 대학교의 1학년에서 4학년까지의 남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총 참여 인원369명에서 답변을 한 346명의 학생들만을 연구 대상으로 간주하였다. 죽음에 관한 직접 설문에는 182명(여학생 102명, 남학생 80명)이 참여하였고, 죽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해 상실로 제시한 설문에는 164명(여학생 92명, 남학생 72명)이 참여하였다. 죽음에 관한 설문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이유는 죽음이란 단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 답변에 객관성이 떨어지는 부정적인 답변을 할 우려가 높았기 때문이다. 답변의 왜곡을 피하고자 ‘죽음’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질문과 ‘상실을 포함한 죽음’이라고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질문으로 2종류의 설문 문항을 구성하여 설문을 실시하였다. 참여자들은 필수 과목인 의사소통영어를 수강하는 학생들로 간호학과, 경영학과, 한국어문화학과, 실버보건학과, 유아교육과, 미술디자인학과, 전자과, 수학과, 중국학과 등 여러 학과의 학생들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구글(google) 폼에 탑재한 설문에 온라인으로 답변하도록 하였으며 설문에 답하기를 원하지 않는 학생들은 그대로 의사를 존중하여 제외하고 답변을 한 학생들의 응답만을 연구 테이터로 활용하였다.

3.2 연구 방법 및 자료 분석

죽음학에 관한 설문은 죽음에 대한 학습자의 불안과 우울을 조사한 Muela(2011)과 Templer, Lavoie, Chalgujian, & Thomas-Dobson(1990)의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하였다. 본 설문에서는 죽음에 대한 설문과 죽음을 포함한 상실에 대한 경험과 상실자에 대한 태도 및 싸나톨로지의 필요성을 묻는 설문으로 직접적 질문과 간접적 질문 두 영역으로 세분화하여 학습자들의 인식과 태도에 대해 질문하였다.
본 설문의 목적은 학습자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와 죽음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느끼는지 또한 상실에 대해 그리고 상실자에 대한 도움 의사 여부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는 것이므로, 학습자의 죽음과 죽음을 포함한 상실에 대한 생각과 인식에 대해서만 조사하였다. 설문에 학습자가 자신의 의사를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자유응답 문항도 넣었으나 소수의 학생들만 자유문항에 답했으며 자유문항 설문 반응은 설문 답변결과와 함께 원형그래프에 그대로 제시하였다. 아울러 설문에 포함된 자유응답 항목의 답변을 Max QDA(qualitative data analysis)로 코딩하려 하였으나 문항 수가 적어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만한 데이터가 아니므로 분석결과를 따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설문 응답은 SPSS 21을 사용하여 1점에서 5점 척도로 문항의 기술통계 값을 도출하고 참여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백분률로 제시하였다. 각 항목의 내부 신뢰성도 검증하였고 Cronbach ⍺ 값은 0.72 ~ 0.82로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아울러 싸나톨로지 공교육 교육에 관해 학생들의 태도와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싸나톨로지 인식과 정규과정 개설에 대해 심층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학생들의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 학생들에게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것으로 대상 학생은 설문과 마찬가지로 대전의 한 대학교 재학생으로 공정성을 위해 5개 반에서 상위 학습자 5명, 5개 반에서 하위 학습자 5명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심층인터뷰 질문을 “죽음과 삶의 성찰을 다루는 싸나톨로지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것으로 하여 상실에 대한 특정 현상을 가시적으로 파악하고 그 현상들을 개념으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심층인터뷰 질문은 싸나톨로지 명칭과 한국어로 풀어 쓴 죽음학을 병행하여 진행하였다. 학생 인터뷰 자료 분석을 위해 질적 연구 방법인 코딩방식을 취하였다. 질적 방식의 신뢰성을 위해 데이터의 훼손 없이 귀납적 방식으로 상위 범주를 구성하도록 하였다. 참여 학생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주 사용되는 키워드에 대한 색상 코딩을 하였다. 보편적인 키워드를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빈출어로 분류하여 범용 키워드를 식별하도록 데이터를 재분류하였다. 즉 참여 학생들의 인터뷰 전사 데이터에서 1차 코딩을 통해 자주 나오는 주제를 색깔 별로 코딩(open coding)하였고 이 코딩 자료를 다시 재분류하여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2차 주제별 코딩(thematic coding)을 실시하였다. 그것을 범주화하고 분류하여 보편적인 핵심어를 찾아내어 그 내용을 분석 정리하였다. 코딩에서 더 나아간 질적 분석 데이타(transforming qualitative data)가 더 과학적, 논리적, 객관적인 작업이 되도록 최대한 주관성을 배제하였다.

4. 연구결과 및 논의

4.1 설문 조사 결과

죽음에 관한 직접적인 질문으로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다.
[그림 1]과 같이 학생들의 응답을 참고할 때 죽음을 생각을 하는 학생들의 수의 비율이 과반수에 육박할 만큼 매우 높으며 죽음에 대한 생각이 학생들에게 있어 일상적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에 대한 개념과 이해를 탐구하고 함께 성찰해 볼 필요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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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와 같이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학생들의 비율도 3분의 2가 넘을 만큼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죽음이 남의 일이나 먼 것이 아니라 일상에 가까이 있다고 느끼므로 죽음의 의미에 대해 알려주고 죽음에 대해 성찰해 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2]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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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과 같이 죽음을 포함한 상실이나 아픔을 겪은 학생들의 비율이 3분의 2가 넘으므로 대학생들의 죽음이나 상처를 포함한 상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 경험들에 대해 적절한 인식과 이해가 가능하도록 안내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상실이나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다.’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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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와 같이 답변한 학생들 거의 전체에 해당하는 96.9%의 학생들이 죽음을 포함한 상실을 겪은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다고 답하여 죽음이나 상처를 포함한 상실을 경험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격려함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특히 이 사회의 젊은이들이 자살과 같은 상실로 인해 영향을 받으며 좌절하거니 모방하는 경우가 있어10) 그런 상실이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성찰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 4]
‘상실이나 아픔을 겪은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다.’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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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와 같이 5분의 4가 넘는 학생들이 죽음이나 상실에 대한 강의가 필요하다고 답을 하여 죽음과 상실에 대한 배움과 성찰을 원하며 죽음과 상실을 바라보는 새로운 해석과 이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 결과를 볼 때 싸나톨로지 교과목은 학생들을 위해 개설되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 5]
‘상실이나 죽음에 대한 강의가 필요하다.’의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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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심층 인터뷰 결과

“죽음과 삶을 성찰을 다루는 싸나톨로지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10명의 학생들과 인터뷰하여 공통적인 핵심어로 정리한 인터뷰 내용은 아래와 같다. 1-4까지는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정리한 것이고 5-6은 필요에 대해서 회의적인 부정적인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4.2.1 상실감 회복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살면서 주변이나 친척 분들의 죽음이나 상처나 상실이나 아픔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아픔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데요. 이런 아픈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고 그것을 나누어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강의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 상실감이나 상처는 친한 친구에게도 이야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마음속에서는 아픈데 어디다 말도 못하고 끙끙 앓아요. 아픔이나 상처를 잘 이겨내고 그런 것이 회복되면 좋겠습니다. 상실감을 딛고 일서설 수 있는 이런 강의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습니다.”

4.2.2 자신과의 대면(자신을 돌아 볼 기회)

“필요하지요. 상실감에 대한 여러 경험들이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이나 친구의 죽음은 정말 큰 아픔이고 상처고요. 너무나 마음이 아프니 묻어두는데요. 실제 그것을 들여다보고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아픔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게 어쩌면 더 힘든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지만 상실이나 상처는 그냥 피하고만 싶은데 피하고 나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마음에 남아서 나의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정적이고 소극적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하고 회복해야 하는지 모르는 데 나를 돌아보아 상처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4.2.3 죽음을 새롭게 인식

“이런 강의가 있을 수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었어요. 죽음이나 상실을 다루는 이런 강의야 말로 살아가면서 꼭 들어야 할 강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전히 저도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상처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런 면들이 새롭게 긍정적인 방식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어떤 상실감을 겪었을 때 제 자신이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다면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거든요.”

4.2.4 친구 및 지인을 위로

“이런 수업이 있다면 좋겠어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상처로 인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잘 보듬어서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시간이 된다면요. 요즘 유명 연예인들도 자살을 많이 하는데 사람 속에 내재한 어두운 면들이 회복되어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뀐다면 젊은이들이 스스로 일찍 생을 마감하는 일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친구 중에 죽고 싶다고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가 삶을 마감한 친구가 있어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한마디라도 더 따뜻하게 말할 걸, 한마디라도 더 사랑한다고 표현할걸요. 아무리 힘들고 아픔을 겪어도 위로받으면 생각이 바뀔 텐데요. 자신의 인식 프레임이 문제일터이니까요.”

4.2.5 아픈 기억을 망각하고 싶음

“글쎄요. 그런 과목이 있다면 좋을 것 같기는 한데요. 사실 죽음으로 인한 상처는 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일 것 같아요. 그리고 죽음은 모두 피하고 싶고 잊고 싶지 않을까요? 내가 죽는다는 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요. 같이 사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많이 슬퍼서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아픔은 그대로 묻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4.2.6 수동적이 될 가능성

“의도는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죽음이나 상실을 다루면 더 힘들어지고 수동적이 되지 않을까요? 성공을 말하고 성취를 위해 노력하고 해도 힘든 데요. 죽음 같은 주제를 다루면 힘이 나기보다는 힘이 빠지고 삶에 수동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상과 같이 싸나톨로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통해 싸나톨로지 과목의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학생들이 다양한 측면의 의견을 제시하였음으로 죽음의 의미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에서부터 주관적인 관심사까지 다루는 내용과 형식의 교육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답변을 통해 학생들이 피력한 의견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5. 결론 및 제언

최근 제 4차 산업혁명과 AI로 인한 각 분야의 변화와 그로 인한 문제 해결 요청에 따라 대학 교육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첨단 기술 사회에서의 가치 있는 학문에 대한 궁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다는 인식과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이 삶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해 줄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시대에 가치있는 지식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인간의 죽음과 삶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하도록 이끄는 싸나톨로지의 대학 공교육 방향 모색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어떠한지 탐구해 보았다.
싸나톨로지 교육이 인간의 존엄성과 인간다움을 고양시켜주어 죽음이라는 상실에 대처하고 새롭게 인생을 바라보도록 해주는 긍정적인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공교육 현장에서 그러한 교육과정이나 교과목을 찾아 볼 수 없었다.
한국의 대학교육에서는 미국 대학의 상황과 달리 교육과정에서 싸나톨로지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으며 죽음을 통한 삶과 죽음의 성찰이 거의 교육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현황을 보고 공교육의 역사를 볼 때 한국에서도 죽음이라는 주제의 객관적인 사실에서부터 주관적인 관심사까지를 다루는 싸나톨로지 교육과정이 있어야하며, 공식적으로 교육되도록 공교육으로 진입되어야 함을 파악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통해 죽음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 어떤 방식으로든 죽음에 대한 개념을 탐구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아 죽음의 의미에 대해 성찰해야 함을 시사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죽음을 포함한 상실이나 아픔을 겪은 학생들의 비율이 높으므로 대학생들의 그 경험들에 대해 적절한 대처와 이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상실 경험뿐만 아니라 타인의 경험을 존중하고 위로하고 격려할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답변한 학생들의 과반수이상이 죽음이나 상실을 겪은 사람을 위로해 주고 싶다고 답하여 상실을 겪은 사람들을 배려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상실이나 죽음에 대한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설문 문항에서는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피력한 수가 과반수를 넘어 싸나톨로지 과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위의 설문 결과들을 살펴 볼 때 싸나톨로지 교과목은 학생들을 위해 개설되어야 할 필요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층인터뷰 결과에서는 긍정적인 의견과 함께 부정적인 의견도 제시되었다. 인터뷰에서는 참가자들이 싸나톨로지 과목의 개설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하였다. 싸나톨로지 과목 개설이 상실감이나 상처를 나누거나 말을 못하는 어려움에서 드러내고 표현하는 소통의 장이 되어 상실감이나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묻어두었던 아픔으로 인해 막상 아픈 자신을 대면할 기회가 없었는데 자신의 실제 모습을 통해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였고 추상적으로 멀다고 느꼈던 죽음을 새롭게 인식하고 생각의 틀이 바뀌는 장점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의 자살의 영향을 받으며 좌절하거나 모방하는 경우가 있어 싸나톨로지 과목을 통해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성찰의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싸나톨로지 과목을 통해 주변의 친구나 지인을 위로하고 격려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반면에 오히려 이런 과목으로 인해 아픈 상처가 다시 드러나고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 잊고 싶은 기억인데 오히려 다시금 생각나게 되어 힘들어 질까봐 망각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성공이나 성취 등을 보고 나아가는 데에는 이런 주제가 수동적이 되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부정적인 답변을 통해 싸나톨로지 과목을 개설한다면 학습자들의 우려와 염려를 고려해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죽음 주제를 다루어가면서 학생들로 하여금 수동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아픔을 대면하여 능동적으로 극복하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는 제한 사항이 있었다. 학습자들에게 그간 들어보지 못한 싸나톨로지에 대해 설문 전에 충분히 이해시키지 못한 면이 있었다. 참여자들에게 싸나톨로지에 대해 설명한 후 이해 정도를 확인하고 설문을 시행했다면 보다 일반화에 적합하고 더욱 신뢰할만한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죽음과 삶을 조망하는 싸나톨로지 교육과정이 대학 공교육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황과 학생들이 이 과목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현황과 학생들의 인식에 비추어 볼 때 대학생 학습자를 위해 죽음과 삶을 성찰하는 싸나톨로지 과목이 공교육에서 개설되어야 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Notes

1) https://data.oecd.org/healthstat/suicide-rates.htm OECD 자살률 그래프(2017)

kjge-2020-14-5-189-gf6.jpg

2) https://www.yna.co.kr/view/AKR20180122153500017 하루 36명, 40분마다 1명 자살하는 나라: 13년째 OECD 1위

3) Becker.(1973)의 저서, The Denial of Death에서 죽음관이 죽음의 의미에 반영된 결과를 참고.

4) 김재경.(2019). 배재대학교 혁신지원 사업 교과목 개발보고서: 싸나톨로지(죽음학) 교과목 개발.

5) 조성택, 「한국사회를 위한 죽음학; 죽음의 ‘학됨’(爲學)을 염려하며」, 『한국싸나톨로지협회 학술집Ⅱ』, 2013년 5월.

6) 임병식, 「생애발달단계별 죽음교육 교과서 구성 연구」, 『한국죽음교육학회 학술자료집8호』, 한국싸나톨로지협회 2018년.

7) 오늘날 죽음학에서는 죽음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태도를 에릭슨의 생애발달단계별 특성에 기초를 두고 바라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은 자칫 인간을 폐쇄적이고 단선적 발달단계개념의 한계성에 머물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만약 우리의 시선이 유학의 대학이나 논어에 나오는 인간 발달개념을 염두에 둔다면, 한결,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더 발전적이고 탄력성 있게 바라 볼 수 있게 된다. 예컨대, 대학에 나오는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치국-평천하‘나 논어에 나오는 “소자회지, 붕우신지, 노자안지” 사상이나, “지어학-이립-불혹-지천명-이순-종심소욕불유구”의 발달단계는 서양의 생애발달단계를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장점적 요소가 있다. 임병식외, 『삶의 성찰, 죽음에게 물어보다』, 가리온(2019) 참조.

8) 죽음학은 ‘삶과 죽어감’에 대한 학문이다. 이는 학명으로 ‘싸나톨로지(Thanatology)’이다. 한국에서는 이를 죽음학, 임종학, 생사(生死)학 등으로 거명되고 있다. 싸나톨로지의 어원은 ‘death’를 뜻하는 그리이스어 ‘thanatos’에 ology(a science of organized body of knowledge)가 붙은 단어로, 1960년 초 시작된 ‘death-awareness movement(죽음인식)’에 출발을 두고 있다.(Death and Dying Life and Living. Charles A. Corr, Clyde M. Nabe, Donna M. Corr, 7th Edition 2012, Wadsworth, Thomson Learning Publishing Co) 그래서 싸나톨로지는 ‘죽음인식, 죽음의 준비, 죽어가는 사람 돌봄, 죽어가는 자와 돌보는 자들의 관계 정립, 못다 해결한 인간관계 해결, 직면한 죽음에서 희망 찾기,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 등에 관한 학문, 즉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학문’으로 개념화된다.(Handbook of Thanatology: The Essential Body of Knowledge for the Study of Death, Dying and Bereavement. David E. Balk, David K. Meagher (editors), 2013, Routledge). 그러나 Kastenbaum(1995)이 싸나톨로지를 ‘죽음을 다루는 생명학(the study of life with death left in)’으로 정의하면서 죽음 연구의 목적이 well-dying 보다는 well -being에 더 치중되게 되었다. 즉 죽음 연구는 산 자(죽을 자이긴 하지만, 현재의 삶에서 미래의 죽음을 보아야하는)와 죽는 자를 함께 다루는, 그러나 산 자의 죽음(이것이 바로 산자의 삶과 동어의)을 더 중요하게 다루는 분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교육은 모든 단계(대표적으로 Erikson의 8단계에 적용함)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어야하는 학문으로 그 주제와 접근방법이 더욱 중요해지게 되었다.

9) 임병식, 「죽음교육의 공교육화 연구」, 『한국교육학회 연차학술대회』, 2018년도 자료집.

10) 보건복지부 2019 보도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2018년 사망원인통계 중 자살 관련 설명에서 지난해 자살사망자수 증가는 모방 자살 효과 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하였다. http://www.mohw.go.kr/upload/viewer/skin/doc.html?fn=1569298109512_20190924130829.hwp&rs=/upload/viewer/result/2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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