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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4(5); 2020 > Article
서평 쓰기 교육에서의 학습자 분석과 ‘공동-추론’ 교안 연구 -2020년 1학기 운영 강좌 및 대학 신입생 설문을 중심으로

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대학 교양 교육 강화를 위해 대학교 신입생 글쓰기 수준을 점검하고 학습자 파악을 바탕으로 한 서평 쓰기 수업 모형을 제안하는 데에 있다. 본고에서는 글쓰기 교육 역시 교육 과정 및 학습자의 연계성을 바탕으로 심화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특히 중등교육기관을 졸업하고 막 고등교육기관으로 진입한 대학 신입생들의 글쓰기 경험과 수준을 파악하는데 주력하였다. 이 논문에서 주목한 글쓰기 분야는 서평 쓰기로서 이는 대학에서의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데 유효한 장르 중심 글쓰기의 하나이며 나아가 글쓰기 교육의 연계성을 담보하기 유리한 점에서 논의의 가치가 있다. 독서 교육 및 작문 교육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진 독후감상문과 서평 경험 및 인식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서 본고에서는 S대학 글쓰기 수업 사례 및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본고에서는 서평 교육의 효율성을 확대하고 학습자의 취약한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서 ‘공동-추론’ 과정을 강조하였다. 이는 비판적 독서 및 주체적 의견 발화를 강조한 토론의 하나로서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를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거나 비교해봄으로써 비판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방안을 중심으로 활용가능한 교안을 소개함으로써 실제 서평 수업에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표이다.

Abstract

The aim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the level of writing for university freshmen, and to propose a book review writing class model based on learner identification in order to strengthen university culture education. We have long understood that writing education can also be developed in depth, based on both the curriculum and the connection of the learners. In particular,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e writing experience and the level of college freshmen, who just graduated from secondary education institutions and entered higher education institutions. The field of writing noted in this paper was “book review” writing. Book review writing is a genre that is widely regarded as valid for developing critical thinking skills in universities, and furthermore, it has proven to be advantageous in ensuring the connectivity between writing and education. In order to understand the students’ experience and level of awareness, this paper analyzed the S University Writing class cases and survey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this paper emphasized the need for ‘Co-Duction’ to expand the efficiency of book review education and to strengthen the weaker areas among the learners. ‘Co-Duction’ is a kind of debate that enables critical reading and makes self-reliant opinions sound. Through this course, students will be able to compare their personal experiences and views with other readers, thus allowing them to form and sharpen their critical attitudes. Therefore, we are going to introduce available book review teaching methods to increase the efficiency in actual book review classes.

1. 서론

기존 연구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한국 대학에서의 글쓰기 교육은 대체로 2005년을 전후하여 재정비되기 시작했다.(박진숙, 2010) 그 이후 대학 글쓰기 교육의 필요성은 점차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수 방법 및 교육 내용 또한 적극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대학 글쓰기 교육은 상당한 전문화와 성장을 이루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난 역사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대학‘만’의 글쓰기 교육은 더욱 활성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대학 졸업생들에게 글쓰기 능력은 전공 불문한 필수 능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학내에서는 전공과 전공 사이의 벽을 허물고 학제 사이의 소통을 중시하는 융합적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 능력은 소통 능력의 하나로서 각광받는 실정이다. 학외에서는 각종 매체의 발달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전공 영역의 대중화 현상으로 인해 전문적 지식을 대중과 나누고 소통하기 위한 글쓰기 능력이 요청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대목에서 앞으로 글쓰기 능력 함양이란 대학 교양 교육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정되리라 짐작할 수 있다.
그 중요성을 생각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 대학교 학생들은 중등교육 과정을 거치고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입한 이들이다. 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글쓰기 교육은 중등교육 과정의 교육과 연계성을 지니는 동시에 고등교육만의 차별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대학에서의 글쓰기 교육은 비단 대학‘만’의 글쓰기 교육만 생각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등교육 기관에서 학습한 후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입한 학생들을 교육할 때 교육과정의 연계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은 특히 수학, 과학 교과목에 대한 고찰에서 주되게 드러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이과 과목뿐만 아니라 글쓰기 교육 역시 과정의 연계성을 전제하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교육의 연계성이란 지식 혹은 기능의 반복적 조직, 지식 혹은 기능의 점진적 발전, 지식 혹은 기능의 유기적 구성을 의미한다.(백은숙⋅홍훈기, 2020) 초등 및 중등교육 기관에서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과 곤란함을 겪던 학생들이(송정윤⋅김경환, 2016)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입한다고 해서 갑자기 어려움에서 탈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학에서는 이전보다 습득해야 할 글쓰기의 종류가 많아지고 글쓰기의 수준 역시 높아진다. 학생을 학습의 주체로 바라보는 학습자 중심 교육 이론에 입각한다면(장인실, 2008) 글쓰기 교육의 미래와 확대를 위해서는 연계성 확인 및 확보를 바탕으로 차별성을 획득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서평 쓰기 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할 수 있다. 우선, 서평 쓰기 교육은 독서 기반 글쓰기라는 점에서 중등교육 과정에서의 독서록 작성 및 독후감 쓰기 교육과 연계성이 인정된다. 또한 중등교육 과정 중에서는 독후감 쓰기를 보편적으로 실시함에 반해 서평 쓰기 교육 및 훈련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교육의 차별성이 인정된다. 학생의 지난 교육 경험을 고려한 연계성과 차별성의 교육은 학습 효과를 거두는 데에도 유효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글쓰기 교육에서 서평 쓰기 교육이 갖는 중요성은 최근의 글쓰기 교육 추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쓰기 교육이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면서 최근에는 장르 중심 쓰기 지도를 중시하는 추세인데(김명순, 2003) 서평 쓰기는 이러한 장르 중심 쓰기의 하나로서 강조될 수 있다. 장르를 통한 글쓰기 접근은 “글쓰기를 집중적이고 목적 지향적이며 고도로 전문화된 작업으로 정교하게 다듬어”(Bawarshi, A. & Reiff, M. J., 2010) 주는 장점이 인정된다. 하나의 장르를 완성도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서평 쓰기의 유용성은 서평이 텍스트 읽기, 분석, 비판적 사고력 증진 등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정희모(2010)는 Sullivan과 Patrick의 정리를 인용하면서 대학 과정에서 글쓰기 교육은 “분석력과 높은 수준의 사고 능력” 및 “읽기 자료의 요소들을 기술적으로 통합하는 능력”이 포함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분석력, 읽기 자료의 통합 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서평이 상당히 유효한 글쓰기 영역이 될 수 있다. 서평이야말로 자료를 분석적으로 읽고, 나아가 그 내용과 분석을 통합하여 한 편의 글로 만들어야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본고는 대학 과정 글쓰기 교육의 다양화와 세분화를 위해 특성화된 장르 글쓰기로서의 서평 쓰기 교육에 주목한다. 대학 교양 교육에서 서평 쓰기 교육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서 본고는 학생들의 수준 파악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학습자 분석을 통해서 교육은 현실에서 더 유용한 방향으로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고에서는 구체적으로 실제 수업 진행 및 설문을 바탕으로 하여 서평 쓰기 교육을 받을 수용자를 분석하였다. 이 분석을 통해 본고는 대학 교양 교육이 중등 교육 기관에서의 학습 수준을 바탕으로 고안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나아가 이 분석을 통해 현실적인 서평 교육의 방향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본고는 학생 설문 바탕으로 했을 때 실제 활용 가능한 교안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즉, 학습자 분석을 통해서 글쓰기 교육의 중등-고등 연계의 필요성을 논증하고 이들에게 가능한 교안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이 논문의 목표이다. 참고로 이 논문은 지난 2020년도 1학기 S대학의 글쓰기 수업 4개 강좌 총 9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제 수업과 설문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학생들은 전원 대학 신입생이며 전공은 특정하지 않았다.

2. 신입생의 서평에 대한 인식 및 수준 설문 및 분석

서평은 장르 글쓰기여서 장르적 특성을 익히는 방식으로 교육하면 학생들 수준에서도 크게 어렵지 않게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책을 읽고 교양을 확장해야 하는 대학생들 입장에서 서평은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데 상당히 유용한 학습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대학생들은 서평에 대한 관심도 많고 완성된 한 편의 서평을 작성했을 때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글쓰기 강좌도 다양화하고 학습법도 심화되는 최근의 경향에 의하면 서평 쓰기 교육은 확실히 앞으로도 주목받을 글쓰기 하부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고의 관심은 서평의 유용함에서 출발하지만 이 서평의 유용함을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알려주기 위해서는 학습자 분석이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본고에서는 특히 교양 교육이 시작되는 대학 신입생들을 중심으로 서평 교육의 효율적 학습법을 논의하고자 한다. 논의와 학습자 분석을 위해 본고에서는 설문을 실시하였다. 이 설문의 대상자는 S대학교 글쓰기의 기초 교양 수업인 <대학글쓰기 1>을 수강하는 2020학번 97명이다.1) 1학년 1학기 초반의 설문은 막 중등 교육기관을 졸업한 학생들의 수준과 상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유의미하다. 나아가 이 시기의 설문을 다루는 이유는 본고에서 논의하려는 바, 글쓰기 교육에서의 중등-고등 교육기관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보다 구체적인 교수법을 고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설문으로서 대학 신입생들에게 독후감 및 서평에 대한 경험, 지식, 인식 정도를 질문하기 위해 1학기 초반에 다음과 같이 설문 조사 문항을 제시하였다.
<설문 내용 및 결과>
1)지금까지 독후감상문을 써 본 적이 있나?
응답 내용 응답자 응답 내용 응답자
써 본 적 있다 97명 써 본 적 없다 0명
2) 독후감상문을 써 봤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배웠나요?
응답 내용 응답자
배운 적 없고 알아서 썼다. 70명
담임 선생님이나 국어과 선생님에게 배웠다. 23명
사설 논술 학원에서 배웠다. 2명
가정에서 배웠다. 2명
대학교 신입생이 입학한 1학기 초반에 이루어진 설문 결과는 위와 같으며 구체적으로 분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설문에 응한 모든 대학생들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독후감을 작성해본 경험이 있었다. 100%의 비율로 작성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독후감을 써봤으며 쓸 줄 알지만 본격적으로 배운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회의적으로 답변하는 비중이 높았다. 가정 내에서 배웠다는 학생이 2명, 사설 교육 기관에서 배웠다는 학생이 2명이었다. 사설 교육 기관의 수준에 대해서 학생은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논술 학원에서 먼저, 글을 읽게 된 동기와 전체적인 감상을 쓰고, 줄거리를 써내려가면서 일부분의 줄거리에 대해 제 생각을 다는 방식으로 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교훈 및 깨달음 등으로 마무리하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초중고를 거치면서 학교 선생님에게 독후감 작성법을 배운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이 23명(24%)에 불과했다. 나머지 72%의 학생은 배운 적 없이 알아서 썼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이 말을 전적으로 사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객관식 체크 이외에 주관식으로 경험을 작성하는 부분에서 학생들은 배운 기억이 명확하지 않을 때에도 배운 적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또한 독후감에 대해 오래 전, 짧은 시간, 간략하게 지도를 받은 경우에도 배우지 않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테면 “체계적으로 배운 기억은 없지만,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 독후감상문에는 줄거리와 본인의 생각을 적는 것이라고 간략하게 배웠던 것 같다.”라고 응답하는 학생도 배우지 않았다고 체크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생들이 독후감 작성 경험이 100%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고등교육 기관에서의 서평 교육 계획은 이 전제에서 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어진 설문에서는 학생들의 서평 쓰기에 대한 인식 수준을 조사하였다.
<설문 내용 및 결과>
3) 지금까지 서평을 써 본 적이 있나?
응답 내용 응답자 응답 내용 응답자
써 본 적 있다 7명 써 본 적 없다 90명
4) 서평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본인은 얼마나 알고 있나?
응답 내용 응답자
전혀 모른다 20명
약간 알고 있다 67명
꽤 알고 있다 9명
아주 많이 알고 있다 1명
5) 서평 쓰는 방법에 대해서 본인은 얼마나 알고 있나?
응답 내용 응답자
전혀 모른다 57명
약간 알고 있다 37명
꽤 알고 있다 3명
아주 많이 알고 있다 0명
6) 자신이 생각하기에 서평과 독후감상문은?
응답 내용 응답자
전적으로 같다 0명
상당히 유사하다 17명
다르다 52명
꽤 다르다 24명
전혀 다르다 3명

(기타 응답 : 모른다. 1명)

이상의 설문에 의하면 학생들은 서평을 써본 경험 거의 없었다. ‘서평을 써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97명 중에서 오직 7.2%(7명)만이 서평을 써 보았다고 대답했다.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한 3월 초에 진행한 설문이었기 때문에 서평을 써 본 7명은 대학 입학 이전에 서평을 써 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등교육을 완료한 직후 시점에서 독후감 작성 경험 100%와 서평 작성 경험 7.2%라는 수치를 비교해 보면 학생들에게 서평이라는 것이 얼마나 낯선 영역인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수치를 통해 우리는 학생들이 서평과 독후감을 확연히 다른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평과 독후감을 헷갈리거나 두 글이 같다고 생각했으면 서평 작성 경험 수치는 더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6)번 문항에서도 서평과 독후감을 차별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 중에서 어느 누구도 서평과 독후감이 같은 것이라고 답변하지 않았다. 반대로 79명(81%)의 학생이 서평과 독후감은 ‘다르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설문을 볼 때 추후 대학 서평 교육에서는 이 다름을 인식시키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설문 문항은 3), 4)이다. 3)은 서평의 정의를 아는지 물었고, 4)는 서평의 작성법을 아는지 물었다. 학생들은 서평이 무엇인지를 79%의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난감해 했다. 41%의 학생이 약간이라고 쓰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이 정말 정확한 수준의 정의와 방법을 알고 있는지를 차치하더라도 문제는 학생들이 서평이 무엇인지는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서평을 쓰는 데에서는 곤란해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을 통해 우리는 고등교육에서의 서평 교육이 실제 구성 요소 및 쓰기 실습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다음 설문 문항에서는 서평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서평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고 수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었다.
<설문 내용 및 결과>
7) 서평에는 무슨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응답 내용 응답자 응답 내용 응답자
줄거리(내용) 소개 및 요약 47명 책의 주제 8명
작가의 견해 8명
책(혹은 내용)에 대한 나의 평가 46명 내용 분석 7명
나의 감상(혹은 느낀 점) 25명 사회에 시사하는 바 7명
책(혹은 내용)에 대한 비판(비평) 20명 책의 의미 5명
추천 대상이나 이유 12명 작가 소개 5명
설문 7번은 주관식으로 답변을 받았고 자유롭게 작성하도록 했으니 복수 응답을 받은 셈이다. 다양한 요소를 언급한 학생들의 답변을 위와 항목화하여 정리하였다. 7번 문항에 응답한 경우는 95명이었고 결과는 응답 빈도가 많았던 항목별로 정리하였다.
앞선 설문 1, 2번을 보면 학생들은 서평은 낯설어하고 독후감은 매우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평의 구체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도 잘 모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설문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학생들은 서평의 요소들을 상당히 잘 파악하고 있었다. 위의 정리는 주관식 답변을 정리한 것이어서 직접적인 학생들의 주관식 답변을 예로 들자면 “책을 평가하는 것이니만큼 해당 책이 어떠한 주제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지,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점과 비판할 점이 무엇인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간단히 책에 대한 줄거리와 작가의 시선, 작품의 의미, 자신의 생각 특히 비판이 있어야 한다.” 등과 같이 답변하였다.
이외에 기타 응답으로 ‘책의 특징’을 써야 한다는 응답, 책의 장단점을 적어야 한다는 응답, 책 서지 정보, 책이 주는 교훈을 적어야 한다는 응답이 각 3명씩이었다. 구성이나 서술 방식을 적어야 한다는 응답, 책의 배경을 적어야 한다는 응답, 책의 난이도를 적는다는 응답, 책을 읽고 난 후 내 삶의 변화를 적는다는 응답, 읽게 된 동기를 적는다는 응답, 모른다는 응답이 각 2명씩이었다.

3. 학기 초반 및 후반 설문 종합 및 학습자 분석

학기 초에 실시했던 설문 중에서 특히 7번 문항에 대한 응답(서평에는 무슨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을 분석하면 학생들에 대한 몇 가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7번 설문에서 가장 많은 답변을 얻은 서평의 요소는 ‘줄거리’와 ‘평가’였다. 구체적으로 줄거리 및 내용 소개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47명이었다. 이어 책의 주제(8명), 작가의 견해(8명), 내용 분석(7명) 역시 책 내용을 뜻하는 답변이라고 본다면 내용을 중시한 학생은 더 늘어난다. 복수응답이기 때문에 70명이 내용을 중시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겹치는 인원이 있다고 해도 상당히 많은 인원이 서평에서 줄거리 및 내용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평가가 서평 쓰기에서 중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모두 46명이었는데, 마찬가지로 비판이나 비평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답변 20명을 ‘평가’와 비슷한 범주로 본다면 ‘평가’를 중시한 비중이 더 늘어난다.
이를 정리하자면 학생들의 과반 이상이 ‘줄거리’와 ‘평가’를 서평의 중요 요소로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 두 가지는 서평의 가장 필수적인 구성 요소가 맞다. 즉, 학생들은 서평 작성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평이 감상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과반 이상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평가나 비평이 서평 쓰기에서 중요하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거리나 내용 소개가 중요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7번 문항에 대한 답변을 키워드 중심으로 분석하자면 ‘내용’이 47회 언급으로 최다였고, ‘평가’라는 단어가 38회, ‘줄거리’가 22회 언급되어서 학생들이 무엇을 서평의 구성 요소로 인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느낌’은 3회, ‘감상’은 14회 등장하기 때문에 대체로 학생들이 서평을 주관적 느낌과 감상에 의존하는 글이 아니라고 생각함을 알 수 있다.
이 답변의 종합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이한 지점이 있다. 그것은 서평 쓰기에서 학생들의 주된 관심이 ‘내용’ 편향적이라는 것이다. 책에 대한 평가가 중요함을 알면서도 학생들은 ‘내용’ 및 ‘주제’만 언급할 뿐 형식, 구성, 목차, 문체, 자료, 도표, 삽화 등에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책 내용을 파악하고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책의 배경이나 저자의 약력 등이 지닌 중요성을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외적 형식, 진술 방식, 구성, 저자, 배경 등은 서평 쓰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본고에서는 바로 이 부분을 대학 신입생 서평 쓰기 교육에 반영할 수 있으며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학습자 분석을 위한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의 수준은 이미 서평의 의미와 요소를 상당 부분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서평의 의미, 요소에 대한 학습은 비중이 줄고 직접적인 비판을 할 수 있도록 실습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확실해진다. 나아가 학생들이 서평의 내용적인 측면에 치중하지 않고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평가할 수 있도록 그 접근 방식의 다양성을 보다 강화하여 학습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이 이미 무엇을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서 교육의 내용과 강조점이 달라질 수 있다. 본고는 이 설문을 통해 대학교 신입생 학생들이 서평 쓰기가 독후감 쓰기와 차별적 장르라는 점, 서평 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 요약 및 평가라는 점, 서평 쓰기는 비판적 글쓰기라는 점을 과반 이상 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설문을 통해서 학생들이 서평 쓰기에 있어 지나치게 내용 파악에 몰입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을 평가할 때에는 책의 내용이 상당부분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평가의 근거가 될 수 있고 고려되어야 한다. 서평 쓰기 교육에서 이 다양한 평가 요소들, 분석 요소들을 알려준다면 학생들은 보다 다각적인 시각에서 책에 접근하고 책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내용 이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나 쓸 글감이 부족해서 당황하는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교육 포인트가 된다.
이상의 내용을 서평 쓰기 교육 실전으로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대부분 독후감 작성 경험이 있으니 이 경험을 서평 쓰기 교육에 활용할 것-서평에도 줄거리 요약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데 독후감 작성 경험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둘째, 대부분 독후감 작성 경험이 있으니 이 경험과의 차별성을 강조할 것-줄거리 요약과 감상이 서평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셋째, 학생들은 서평이 무엇인지는 알아도 쓰는 방법은 잘 알지 못하므로 서평의 다양한 분석 요소들을 학습시키고 그것을 활용하도록 독려할 것-서평 쓰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이 다각적으로 분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학생들의 수준과 더불어 변화 상황을 알기 위해 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기 초, 학기 후반에 총 두 번의 설문을 실시하였다. 지금까지 언급한 설문이 학기 초반 서평 쓰기에 대한 ‘인식 수준’ 분석 및 중등 교육 기관에서 배운 것을 탐색하고 그것을 고등 교육과 연계하기 위한 확인이었다면 학기 후반 설문은 학생들의 실질적인 활동 수준을 반영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학기 초반 서평 인식 조사 설문을 실시하고 서평 쓰기 교육을 실시하였다. 실제 서평 쓰기를 배우고 과제로 실습해 본 후에 학생들에게 실제 서평 쓰기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다시 설문하였다. 이 설문은 학기 말에 이루어졌으며 학생들은 서평 과제를 제출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상황이었다.
<설문 내용 및 결과>
1) 직접 서평 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응답 내용 응답자
비판 및 평가의 어려움 28명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의 어려움 12명
낯선 장르 쓰기의 어려움 12명
내용 파악 자체가 어려움 11명
전체적인 구성과 유기적 서술의 어려움 6명

(기타 : 제목 쓰기의 어려움 2명, 분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글감이 부족했음 2명, 시작 문단 쓰기의 어려움 2명)

‘직접 서평 쓸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대해서 설문 답안을 제출한 학생은 모두 78명이었다. 답변은 주관식으로 자유롭게 서술하도록 했다. 그중에서 최다 답변은 28명으로 비평 및 비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변했다. 그 구체적인 답변의 예시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서평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 아니라 분석 및 비판적으로 쓰는 방법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책에 대해서 사고하기보다는 내가 책을 읽으면서 드는 비판점이나 의문이 맞는 의문인지 고민하는 것에 시간을 많이 쏟았고 가장 힘들었다.”
“글을 쓸 때 비판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책의 비판할 점을 찾기가 조금 어려웠다.”
“나의 주관적인 평가에 대한 신뢰도를 형성하기가 어려웠다.”
“유명한 책에 대해서 저의 생각과 판단을 내려도 되는지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책에 대해 아쉬운 점을 찾는 것이 어려웠으며, 좋은 점도 제가 이해한 바가 맞는지 확실치 않아서 조심스럽게 평가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관점으로 책을 평가해야 할지 정하기 어려웠습니다.”
학생들은 책에 대한 평가를 주로 책의 내용이나 논리에서 의문이나 아쉬운 부분을 찾아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아가 책을 읽는 독법은 이미 정해져 있고 자신은 그 정답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책의 저자가 자신보다 학식이 높거나 유명한 것에 부담감을 지니고 있었다. 부담스러운 책에 대해 위축된 상황에서 책을 장악하는 데에 자신감 상실을 토로하거나 자신의 말이 맞는 말인지 알 수 없어 불안했다고 말하는 학생이 많았다. 학생들의 이러한 고충을 아는 것은 서평 쓰기 교육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어 평가의 어려움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것은 ‘표현’의 문제였다. 생각이 있어도 남이 알아듣기 쉽게 서술하는 것이 어려웠다든가, 내 생각을 글로 옮기기가 어려웠다고 응답한 학생이 12명이었다. 이와 동수의 학생이 낯선 장르로서의 서평 쓰기에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응답했다. 학기 초 설문을 바탕으로 감상문과의 차이점을 주지하여 교육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친숙하게 접했던 감상문과 달라서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르고’ ‘모범 사례를 알지 못해서 어렵고’ ‘처음 써봐서 낯설다’는 답변이 12명이었다. 책 내용 파악 자체가 어려웠다는 학생이 11명, 전체적인 구성과 유기적 서술이 어려웠다는 응답도 6명이었다.
이상의 답변을 살펴보면 학생들은 감상문과 서평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감상문은 오랜 시간 자주 보고 익숙하게 써온 반면 서평은 ‘낯선’ 장르였다. 문제는 독후감상문의 예문들이 구하기 쉽고, 청소년들이 작성한 글이 많아 덜 난해한 반면에 서평 예문들은 구하기도 어렵고, 대개는 전문가가 작성해서 난해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접근성과 익숙함의 차이가 독후감상문과 서평 사이에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서평의 낯섬은 인지하지만 실제 그것을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지 난감하다는 학생 설문 의견이 12명이나 달했다.
다시 말해 대학 신입생이 서평을 작성할 때에는 장르가 낯설다는 점, 책이 어렵다는 점, 비판의 방법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점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고충을 경감하고 서평 쓰기를 보다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토론을 통한 비판 훈련 단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과정과 효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동-추론’(co-duction)의 개념이 유효할 수 있다.
‘공동-추론’이란 웨인 부스가 그의 저서 『소설의 윤리』에서 설명한 개념으로 이후 마사 누스바움이 이어받아 ‘공적-추론’이라는 용어로 활용한 바 있다.(Martha C. Nussbaum, 2017), ‘공동-추론’을 제시한 웨인 부스와 마사 누스바움은 공통적으로 독서 행위란 독서 행위자의 몰입이 필요한 작업이며 동시에 타인과의 비판적 대화가 필요한 행위로 보았다. 자신의 경험, 독해도 중요하지만 이 경험과 생각을 같은 텍스트를 접하는 다른 독자들의 반응과 비교해 보고 논쟁해 볼 때 독자는 보다 유익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비판의 방향과 관점을 다각화한다는 점에서 ‘공동-추론’적 과정은 매우 유용한 독해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텍스트에 대해서 내가 하는 비판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 그리고 비판의 경험이 전무한 탓에 제대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할 때, 낯선 장르 및 낯선 텍스트를 읽고 써야 하는 낯선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학생들은 ‘공동-추론’적 과정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 공동 추론 과정으로서의 독서에서 독자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를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거나 비교해봄으로써 비판적인 태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견해(고현범, 2015)를 참조할 수 있다. 서평은 바로 이 비판적인 태도와 사고 방식이 크게 작용하는 장르의 글쓰기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을 타인의 생각과 비교하는 경험은 스스로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비판적 독해를 바탕으로 하는 서평 쓰기에 적응하고 학습하는 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능성을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텍스트에 대한 접근 방식, 공동 추론 과정에 대한 생각을 설문조사 하였다. 학기말에 진행된 설문 문항은 다음 3가지로 문항과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설문 내용 및 결과>
2) 서평을 쓸 때 책에 대한 다른 학우들의 의견을 (0 체크)
미리 알고 듣고 싶다 52명 미리 알고 들을 필요 없다 42명
3) 서평을 쓸 때 책에 대한 교수자(선생님)의 의견과 설명을 ( 0 체크)
미리 알고 듣고 싶다 75명 미리 듣지 않는 편이 좋다 19명
4) 이 책에 대해 동년배 친구들과 충분히 토론하고 나서 썼다면? (0 체크)
많이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63명
큰 차이 없었을 것이다 31명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0명
위 설문에 응한 인원은 총 94명이다. 2번 문항에서 서평을 쓸 때 책에 대한 다른 학우들의 의견을 미리 듣고 싶다는 답변이 55%에 해당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쪽은 45%였다. 타자의 의견을 듣고 싶어하는 편은 과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었는데 그 타자가 교수자인 경우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3번 문항에서 알 수 있듯이 교수자로부터 미리 독해 가이드를 듣거나 책 해설을 듣는 편이 좋겠다고 응답한 편이 80%에 해당했다. 이 응답으로 보아 학생들은 책을 읽을 때 내용 이해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주체적인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상당히 유의미한 반응은 3번 문항에 나왔다. 학생들은 학우의 의견을 수동적으로 듣는 것에는 55% 긍정 반응을 보였다면 미리 토론을 주고 받는 과정에 대해서는 67%의 긍정 반응을 보였다. 서평 작성 전에 토론을 했더라면 실제 작성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응답한 인원은 63명에 해당했다. 학우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미리 토론을 선호하고 있었다. 이 설문이 실제 서평 쓰기 직후에 실시되었다는 데에서 학생들의 실질적인 요구 사항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우려의 의견도 제기되었다. 구체적으로 비슷한 내용의 서평이 양산될 가능성이 있다든가, 토론에서 나온 견해를 자기 의견과 구별해서 쓰는 것이 어렵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학생들이 대학 신입생이라는 것, 서평이 무엇인지 알지만 서평을 써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 설문 결과 비판 자체를 어려워한다는 것, 비판을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잘하고 있는지 불안해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책에 대한 여러 비판적 의견을 적극적으로 접하고 주체적으로 발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설문 및 분석을 바탕으로 본고에서는 ‘공동-추론’(co-duction)의 과정을 서평 쓰기 교안에 포함시킬 경우 교육의 효과가 심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4. 실제 서평 쓰기 수업의 방향성과 교안 제시

물론 공동 추론이 토론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교수법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서평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도 강의실 안에서의 토론의 역할을 상당히 중시해왔다. 심지현(2015)은 같이 읽고 같이 토의하는 과정이 독서에 도움이 된다고 파악했으며 김원희(2012)는 독서 토론을 통해 인식과 이해의 폭을 넒힐 수 있다고 보았다. 대학에서의 학술적 서평을 일반 대중의 서평과 구분하고 학술 서평의 과정을 세분화 및 심화해야 함을 주장한 박현희(2017)의 논의에서도 대상 도서에 대한 토의 및 대화가 상당히 중요하게 부각된 바 있다. 대중들에게 독후감과 서평 쓰기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권우, 2015)에서도 토론의 중요성은 빠지지 않고 강조되었다. 이렇듯 서평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 교육 방법을 심화시킨 시도들 역시 읽기 과정 및 공동 의견 교환 과정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본고에서 굳이 ‘토론’이라는 용어 대신 ‘공동’과 ‘추론’이라는 용어에 집중하는 이유는 토론이 의견을 나누고 종합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대신 ‘추론’이라는 용어를 통해 서평의 주기능인 ‘비판’에 초점을 맞추기를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공동 추론 역시 토론의 일부라고 볼 수 있는데 대신 하나의 종합적 의견에 도달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토론이 아니라 ‘추론’하는 연습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시하는 데 중심을 둔 ‘공동의 비판 활동’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 실시한 두 번의 설문 및 학습자 분석을 반영하여 고안한 서평 쓰기 교안은 <표 1>과 같다. 이 수업은 S대학의 실제 글쓰기 수업에 적용하기 위해 학사 일정상 한 주에 해당하는 150분 수업 시간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교안은 수업 시간에 실제로 활용한 교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적용할 교안으로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 활용할 수 없었던 이유는 적용 가능할 교안의 구성을 위해 학기 초, 학기 후반의 설문을 모두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중등 교육기관에서의 학습 수준, 실제 실습 후의 어려움, 요구 사항, 학습자 분석을 담기 위해서 한 학기 전체의 경험이 필요했고 이 경험 및 설문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가능한 방향성을 교안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교안에는 대학 신입생의 장르 글쓰기로서의 서평 쓰기 교육을 위해 학기 초반, 후반 설문을 실시한 분석 결과를 총 3가지 방향으로 반영되었다.
<표 1>
대한 신입생 학습자 분석을 바탕으로 한 서평 쓰기 교안의 방향
분류 내용 비고
학습목표 (수업주제) ⋅ 대학 글쓰기 교양 교육 중 장르 글쓰기로서의 <서평 쓰기> 학습 및 실습
수업자료 ⋅ 수업 지정 서평 대상 교재
수업방법 ⋅ 강의 (60분) ⋅ 공동-추론을 통한 비판적 의견 교류 및 기록(50분) ⋅ 조별 기록 공유 및 발표 (40분) ⋅ 수업 후 과제 부여
수업내용 및 진행 ⋅ 독후감상문과 서평에 대한 정의 수업 및 공통점과 차이점 수업 (20분) ⋅ 책의 평가를 위한 책의 외적인 요소 및 내적인 요소 파악하기 (20분) ⋅ 서평 요소의 다양성 및 예시 독해 (20분) ⋅ 가치 판단의 예시 설명 및 비판적 ‘공동-추론’ 설명 (20분) ⋅ 대상 도서에 대한 토론 및 비판적 가치 부여 진행 (40분) ⋅ 비판적 추론 내용 발표 및 공유 (30분)
과제 및 평가계획 ⋅ 서평 과제 분량은 A4 3매를 공통으로 한다. ⋅ 평가에서는 장르 글쓰기로서의 서평이 갖춰야 할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이를 미리 고지한다. ⋅ 평가표에서 적극적인 평가와 주체적인 비판 비중을 강조한다.
기타 사항 ⋅ 서평 도서 목록은 한 달 전 미리 공개하며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 ⋅ 같은 도서를 선택한 학생들을 같은 조에 배치하여 공동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토론을 진행하도록 한다.
첫째, 서평에 대한 단독 설명을 지양하고 독후감과의 차별성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의 빠른 이해와 학습 효과를 유도한다. 이는 학기 초반 실시된 설문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서 학생들의 중등 교육기관에서 배운 부분을 충분히 활용하되 그와 차별화된 점을 부각함으로써 비교와 대조가 가능하도록 한다.
둘째, 서평에 접근하는 평가 요소를 다양하게 소개하는데 집중한다. 이는 학기 초반 실시된 설문 중 7번 문항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서 학생들이 내용 비판만이 서평의 전부가 아닌 것으르 알게 하고, 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책의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토론의 하위 양식이자 자유로운 비판을 가능하기 위한 ‘공동 추론’을 소개하고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토론도 여러 가지 방식과 목적으로 특화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하나의 결론에 이르지 말고 공동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다양한 추론을 통해 비판점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추론 활동을 강조한다.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주안을 주기보다는 비판 연습에 의의를 두고 토론을 진행한다.
서평 교육에 있어서 다자간 의견 교환, 토론이 중시되는 상황은 그만큼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이른바 명저들이 대학생, 특히 신입생들에게는 부담스럽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서평 쓰기 자체가 가르치기도 배우기도 수월하지 않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본고에서는 기존 연구들에서 주목한 토론 과정의 필요성에 기대되 토론 양상을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서평 교육과 교안이 정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지시하는 토론의 성격 역시 보다 상세화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공동-추론’이라는 용어를 채택하여 비판적인 의견 개진의 연습 및 훈련을 강조하고자 한다. 웨인 부스의 ‘공동-추론’란 의견을 개진하고 자신의 의견과 남의 의견을 비교하며 이 과정을 통해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나는 용어이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의견 교환의 목표로서의 ‘가치 발견’이다. 서평이 책의 가치를 발견하는 목적으로서의 글쓰기라고 할 때 ‘공동-추론’은 개인의 인식 내적으로도 이루어질 가치가 있는 작업이며 나아가 강의실의 작은 공동체 안에서도 시도할 수 있는 지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용어를 소개하고 교안에 도입함으로써 교수자는 토론을 통해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는 작업보다는 비판적 의견 나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비판적인 사고와 견해를 이끌어내려는 ‘추론’ 자체를 중시할 수 있다. 서평 쓰기 교육에서는 하나의 대상 도서에 대해 의견 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기보다는 텍스트에 대한 자신의 가설과 비판적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일한 책에 대해서도 학생마다 천차만별의 서평 및 평가가 나올 수 있으며 서평에서는 정답이나 최선책 등이 있을 수 없다. 또한 비평 활동이나 판단은 지속적인 시도와 훈련을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이에 학생들은 ‘공동-추론’ 활동을 인지하고 그 필요성을 배우면서 자기 자신의 독창적인 가치 부여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대학 교양교육에서 글쓰기 교육의 역사가 길어지고 글쓰기 능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추세에 따라 교육의 방법론은 진화되고 영역은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 대학 글쓰기 교육의 세부 영역 중에서도 서평은 수준 높은 독해력 함양, 학술 활동으로서의 독서 행위, 비판적인 사고력 신장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든 공부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읽고 쓰는 능력 함양을 위해서도 서평 쓰기 교육이 필요하지만, 서평은 특수화된 장르 글쓰기의 일환으로서 학생들이 잘 배우면 완성도 있게 장악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서평 교육이 이렇듯 특수하고 중요한 영역에 놓여 있다고 할 때 본고에서는 서평 교육안의 개발을 위해 학습자 중심 교육 이론 및 중등교육기관과의 연계성을 전제로 구체적 모색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문제제기하였다. 단계별 위계가 비교적 명확한 이과 수업에서는 이전 단계와 이후 단계의 연계성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내에서 글쓰기 수업은 많은 경우 초급-중급-고급, 혹은 1단계-1단계로 위계화되어 있는 학제를 발견할 수 있는데 대학 신입생의 경우에는 중등교육기관에서의 교육 및 경험을 이전 단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학 신입생에 대한 효과적인 서평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 본고는 연계성 파악을 위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생들은 중등교육기관에서 서평 교육이 거의 전무했고 대신 전원 독후감상문을 써 보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지점에서 서평 교육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나아가 학생들은 서평의 정의와 구성 요소에 대해서는 상당히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알고 있고 서평이 장르 글쓰기로서 명확한 구성 요소로 이뤄짐을 학습한 후에서 서평 쓰기를 힘들어 했다. 그 이유는 서평 대상 도서가 대부분 명저여서 난이도가 높다는 점, 그리고 비판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비판을 어떻게 하는지 훈련 과정이 부족한 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토론의 보다 자세한 양상으로서 ‘공동-추론’을 수업에 도입하여 교안을 작성하여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 교안은 2020년도 1학기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설문을 반영한 것으로서 추후 적용가능한 방향성을 담은 것이다. 학생들 대상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에게는 비판과 비판 아닌 것의 구분, 비판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는데 이 점을 집단 지성적 추론이라는 비판적 사유 활동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본고는 글쓰기 교육의 방법론적 심화와 발 맞추어 학습자 분석이 세밀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나아가 신입생 교육의 경우 중등 교육과의 연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한 두 번의 설문 조사 및 분석 결과 특히 대학 신입생들에게는 서평의 의미에 대한 학습을 줄이고, 다양한 방식의 책에 대한 접근을 보여주고 체험하며 직접적인 비판을 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학생 수준에 대한 파악과 연계성 고찰을 통해 현장에서 실효성이 높고 학생들에게 실질적 효용성이 높은 글쓰기 교육을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이다.

Notes

1) 구체적으로 전공을 살펴보면 공과대학 30명, 사회대학 18명, 경영대 12명, 자유전공학부 10명, 생활과학대 7명, 인문대 6명, 간호대 4명, 음대 3명, 치의학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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