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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20(1); 2026 > Article
시민성 함양을 위한 ‘Co-리빙랩’ 교육 모형 개발 연구-K대 ‘사회혁신 리빙랩’ 과목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는 고등교육에서 시민성 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관계 맺음’을 최우선으로 하는 ‘Co-리빙랩(Co-Living Lab)’ 교육 모형을 제안하고 그 교육적 효과를 분석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K대 ‘사회혁신 리빙랩’ 과목을 4학기에 걸쳐 수강한 12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강의평가, 팀 보고서, 소감문 텍스트 마이닝, 심층 인터뷰를 활용한 혼합 연구 방법을 수행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동의 문제 발굴’, ‘수평적 협력’,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 단계로 설계된 Co-리빙랩 모형은 학생들의 높은 수업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둘째, 텍스트 마이닝과 상관관계 분석 결과, 학생들은 프로젝트의 ‘결과’보다 ‘과정’에 더 집중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만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에 대해 깊이 ‘생각(성찰)’하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심층 인터뷰 분석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 구성원을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에서 협력적인 파트너로 재인식하며 타인에 대한 공감과 공동체적 연대감을 형성했음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리빙랩 활동이 도구적인 기술적 문제 해결을 넘어 진정한 시민교육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관계 맺음’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나아가 대학과 지역사회의 동반 성장을 위한 실천적 교육 모형으로서 ‘Co-리빙랩’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Abstract

As the demand for citizenship education in higher education increases, this study aims to propose a ‘Co-Living Lab’ educational model that prioritizes ‘relationship-building’ with community members and to analyze its educational effectiveness. To this end, a mixed-methods approach was employed, utilizing course evaluations, team reports, text mining of reflection papers, and in-depth interviews with 120 students who attended the ‘Social Innovation Living Lab’ course at K University over four semesters. The research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the Co-Living Lab model, designed through the stages of ‘joint problem finding’, ‘horizontal cooperation’, and ‘sharing and diffusion of results’, led to high student satisfaction. Second, the results of text mining and correlation analysis showed that students focused more on the ‘process’ than the ‘result’ of the project. Through relationships with ‘people’ encountered during this process, they tended to ‘think (reflect)’ deeply about ‘society’. Third, in-depth interview analysis confirmed that students redefined community members from mere service providers to cooperative partners, fostering empathy for others and a sense of community solidarity. In conclusion, this study suggests that for Living Lab activities to function as genuine citizenship education beyond instrumental technical problem-solving, ‘relationship-building’ with the community must come first. Furthermore, it presents the potential of the ‘Co-Living Lab’ as a practical educational model for the mutual growth of universities and local communities.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현대사회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공동체적 연대의 약화,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배제 현상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의 역할은 단순한 전문 지식의 전수자나 기술 인력 양성소를 넘어 민주사회를 지속하고 발전시킬 핵심 주체를 양성하는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 의식은 민주주의의 필수 전제 조건이며, 이에 따라 ‘시민성(citizenship) 함양’은 현대 대학 교육의 시급하고 중요한 의제로 부상하였다. 이에 따라 최근 대학 교육 현장에서는 문제기반학습, 서비스러닝, 리빙랩 등 다양한 형태의 실천적 교육 방법론들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 방식들은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배운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고 구체적인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비판적 사고력과 협업 및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실천적 교육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상당수 프로그램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치중하면서 교육의 초점이 학생들의 문제 해결 기술이나 팀워크 같은 ‘도구적 역량’을 함양하는 데 국한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문제 해결의 핵심 주체인 지역사회 구성원들과의 ‘관계 맺음(Relationship-building)’, 즉 심층적인 소통과 협력의 과정은 주변화되거나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기도 한다. 그러나 시민성 함양이라는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과 도구적 역량을 배우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갈등을 조정하며, 수평적 협력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실천 경험이 필수적이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타인에 대한 공감,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민주적 의사소통 역량을 내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기존 교육 방법론의 한계를 보완하고 지역 구성원과의 ‘관계 맺음’을 핵심 가치로 상정하는 새로운 교육 모형으로서 ‘Co-리빙랩(Co-Living Lab)’ 방법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Co-리빙랩은 문제 발굴부터 해결 및 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학생과 지역 주민, 상인 등 다양한 주체 간의 대면 접점을 극대화하고 수평적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이 방법론을 실제 K대학교 교양 교과목인 ‘사회혁신 리빙랩’에 적용한 2년간의 운영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Co-리빙랩이 학생들의 시민성 함양에 미치는 교육적 효과와 가능성을 탐색하고 나아가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실천적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2.1. 시민성 함양을 위한 교육 방법론으로서 리빙랩(Living Lab)의 가능성과 한계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시민성은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 권리와 의무를 이행하는 소극적 역할을 넘어 공동체의 문제 해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타인과 연대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실천적 역량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복합위기의 시대적 배경은 대학 교육으로 하여금 단순한 지식 전수를 넘어 공존을 위한 새로운 실천 양식을 모색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고등교육 기관인 대학은 비판적 사고와 통합적 안목을 갖춘 시민 양성의 핵심 주체로서 그 책무성을 요구받고 있다(김혜영, 유지현, 2020). 이에 대학들은 과거의 지식 전달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에 직접 마주하고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구성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대학 교양교육은 단순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 민주적 공동체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는 ‘시민교육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 대학 교양교육은 지역사회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과 연계된 주제 중심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글로컬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천적 토대로서 그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교양교육의 맥락에서 학생들은 전공의 경계를 넘어 세계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하는 시민 역량을 체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교양교육은 학생들이 실제적인 삶의 현장에서 직면하는 사회적 과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공 혁신의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받고 있다(윤옥한, 2025; 이효숙, 전병국, 2025; 정옥희, 2024).
이러한 대학 시민교육의 이론적 배경에는 존 듀이(John Dewey)의 교육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그에 따르면 교육과 민주주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공동 생활의 양식’ 그 자체이며 이러한 민주적 삶의 양식을 지속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기 때문이다.(존 듀이, 1987). 이는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과정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심연수, 2010) 즉, 듀이의 민주주의는 파편화된 개인 간의 절차적 합의에 그치지 않고 유기체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관계적 민주주의(relational democracy)’를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송광일, 2025). 이러한 관점은 민주주의가 고정된 제도가 아니라 인간 상호작용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역동적인 과정임을 강조한다(이미숙, 박상호, 2019).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성(citizenship)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갖추어야 할 ‘덕성(virtue)’이자 ‘공동체적 의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심연수, 2010). 다시 말해, 시민성을 함양한다는 것은 타자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그 과정에서 공동체성을 체득하는 일련의 성찰적 경험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민성 교육에서 ‘실천’과 ‘경험’은 핵심적이며, 이는 ‘아는 것’과 ‘하는 것’의 인위적 분리를 비판하며 실천적 경험을 강조한 듀이의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양은주, 2018). 관계적 민주주의 관점에서 인간관계는 추상적 사유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적 경험을 통해서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여 대학 현장에서는 문제기반학습(Problem Based Learning)과 같은 실천적 교육 방법론이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듀이의 교육은 경험의 재구성을 통한 성찰적 경험을 의미하는 만큼, 학습자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미숙, 박상호, 2019). 이러한 관점에서 대학 교육은 사회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학습자가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능동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권정선, 김회용, 배지현, 2022).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지식 전달에서 실천적 역량 함양으로 전환됨에 따라 ‘리빙랩(Living Lab)’은 현대 교양교육의 혁신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리빙랩은 ‘일상생활의 실험실’이라는 방법론적 의미에 머무르지 않고 학습자를 수동적 지식 수용자가 아닌 문제 정의부터 해결책 모색, 실증에 이르는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창조 행위자’로 재정립한다는 점에서 교양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부합한다(성지은 외, 2019; 양윤의 외, 2024). 특히 기후 위기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복합 위기’의 시대에 대학은 지역사회와 단절된 상아탑에서 탈피하여 공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리빙랩은 대학이 사회 혁신의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실천적 통로가 된다(박아름, 강혁민, 2025; 박형웅, 2021).
시민교육의 차원에서 리빙랩 기반 교양교육의 가치는 학생들이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 실제 삶의 현장에서 주민, 행정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계적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점에 있다(양윤의 외, 2024). 학생들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다각도로 이해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확인하며 높은 학습 동기와 성취감을 얻는다(김대중, 이희원, 2021; 박형웅, 2021). 이러한 경험은 단순한 문제 해결 기술의 습득에서 나아가 타인에 대한 공감과 공동체적 연대감을 형성하며 ‘성찰적 시민’으로 성장하는 전인적 교양교육의 과정으로 기능한다(임수경, 2021). 실제로 리빙랩 기반 수업이 학생들의 문제 해결 역량과 세계 시민의식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리빙랩이 현대 교양교육이 지향하는 실천적 시민성 함양을 위한 유효한 경로임을 뒷받침한다(하상섭, 김진희, 2025).
그러나 기존 대학 리빙랩 프로그램들은 그 교육적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핵심 가치인 ‘사용자 주도성’과 ‘수평적 협력’을 온전히 구현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수의 국내 리빙랩이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기술 검증의 장(testbed)’으로 전착되면서 사용자인 지역 주민의 참여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노성여, 2022). 실제 다양한 리빙랩 사례를 검토해 보면 상당수 사례에서 사용자의 역할은 여전히 수동적인 피드백 제공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Schuurman et al., 2015).
이러한 도구적 접근은 단기적인 프로젝트 성과를 도출하는 데는 유리할 수 있으나 학생과 주민 간의 상호 신뢰에 기반한 관계 형성과 공동체의 내재적 역량 강화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나아가 학생들이 공동체의 동등한 일원으로서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함께 책임지고 숙의하는 경험을 저해함으로써 시민성을 온전히 내면화하기 어렵게 만든다. 진정한 시민교육은 결과물만큼이나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적극적 소통과 갈등 조정, 그리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협력의 질을 중시해야 하다. 따라서 리빙랩을 시민성 함양을 위한 교육 방법론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방법론의 외형적 도입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진정한 의미의 파트너로서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로 남는다.

2.2. ‘Co-리빙랩(Co-Living Lab)’의 개념 정의 및 설계

본 연구는 지역 구성원과의 ‘관계 맺음(Relationship-building)’을 교육의 핵심 기제로 설정한 ‘Co-리빙랩(Co-Living Lab)’ 방법론을 제안하고, 이를 대학 교양 교과목에 적용한 실천적 사례를 분석하고자 한다. ‘Co-리빙랩’에서 접두사 ‘Co’는 함께(together), 공동의(common), 상호적(mutual)이라는 가치를 내포하며, 이러한 관계 중심의 접근법은 듀이의 교육 철학과 그 맥을 같이한다. 즉, 학생과 지역사회 구성원을 분리된 주체로 보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동등한 파트너로서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는 상호작용적 관계를 지향한다. 이는 지역사회를 단순한 학습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관찰자적 관점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협력적 파트너십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공동체 기반 학습 연구들 역시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이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상호 신뢰와 존중에 기반한 ‘호혜적 관계’로 발전할 때 학습 효과와 공동체 기여도가 극대화된다고 보고하고 있다(Strand et al., 2003). 이러한 논의들은 ‘Co-리빙랩’이 지향하는 관계 중심의 접근법이 학생들의 시민성 함양을 이끄는 효과적인 교육적 원리임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Co-리빙랩’ 모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원칙에 기반하여 설계되었다.
첫째, ‘공동의 문제 발굴’이다. 학생들은 사전에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는 대신, 학기 초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지역 상인과 주민들을 직접 대면하고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한다. 이 과정을 통해 통계나 문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현장의 실질적인 필요를 발굴하며 이를 지역 구성원들과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공동 정의’한다.
둘째, ‘수평적 협력 과정’의 강화이다. 아이디어 기획부터 시제품 제작, 현장 적용에 이르는 프로젝트의 전 단계에서 이해관계자들과의 공식⋅비공식 소통 채널을 상시적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공급자 역할에서 벗어나 주민 및 상인들의 경험적 지식과 자신의 재능 및 역량을 결합하여 대안을 함께 만들어가는 조력자이자 파트너로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 방식이다. 학기 말 성과발표는 학점 부여를 위한 폐쇄적인 발표 및 평가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 축제와 연계하거나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장소에서 ‘성과공유회’를 개최한다. 이는 지역 구성원들이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함께 향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활동의 성과를 지역사회의 자산으로 환원하고 대학과 지역 간 지속가능한 협력 토대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Co-리빙랩’은 문제 해결의 전 과정에서 지역 구성원과의 실질적인 대면 접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상호주체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지향하는 방법론이다. 이는 학습자가 도구적인 지식과 기술의 습득을 넘어 공동체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민주적 숙의 과정을 체득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주체적인 시민으로의 성장을 견인하는 실천적 교육 모형이라 할 수 있다.

3. 연구 방법

3.1. 연구 대상 및 기간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2022년 2학기부터 2024년 1학기까지 총 4개 학기에 걸쳐 개설된 K대학교 교양대학의 ‘사회혁신 리빙랩’ 과목 및 해당 수업을 수강한 학생 전원이다. 연구에 참여한 수강 인원은 2022년 2학기 33명, 2023년 1학기 30명, 2023년 2학기 27명, 2024년 1학기 30명으로 총 120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해당 교과목은 매주 금요일 3시간(12:00~14:45) 동안 운영되었으며, 학생들은 정규 수업 시간 외에도 팀 단위의 자율적인 현장 활동을 병행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사회혁신 리빙랩’은 K대학교 교양대학이 2011년 설립 초기부터 운영해 온 교양 필수 과목인 ‘시민교육(세계와 시민)’의 10여 년간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그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발전적 대안으로 기획⋅개발되었다. 본 교과목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며 지역사회와의 유기적인 상생 체계를 구축하는 데 근본적인 목적을 둔다(우대식, 2021). 특히 본 과정이 지향하는 ‘사회혁신’은 기존의 기술 중심적 접근에서 탈피하여 사회 구성원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통해 사회적 관계의 질적 전환을 창출하는 역동적 과정을 의미한다. 즉, 학습자가 삶의 현장에서 마주하는 복잡한 난제들을 주도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해결해 나가는 ‘시민 자치 역량’의 함양을 최우선적 교육 가치로 설정하고 있다(우대식, 2024). 이를 위해 학생들은 현장 실무에 투입되기 전, 사회혁신 방법론에 관한 이론적 개념을 선제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사회적 ‘관계 맺기’가 지닌 본질적 중요성을 체득하게 된다.
이후 학생들은 팀 단위로 지역 현장을 직접 탐색하고 주민, 상인 등 다양한 지역사회 주체들과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전개한다. 이러한 일련의 실천 과정은 학습자가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객관적 관찰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능동적 참여자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다. 또한, 현장의 실제적 요구를 바탕으로 상호주체적인 문제 해결 역량을 체득할 수 있는 핵심적인 장(場)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본 과목의 구체적인 수업 개요 및 운영 단계는 <표 1>과 같다.
<표 1>
‘사회혁신 리빙랩’ 과목 수업 개요 및 운영 단계
구분 주요 내용
교육 지향점 사회혁신의 이론적 토대와 지역사회 실천을 결합하여 실제적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적 기획 및 실행 역량 강화

교육 목표 사회혁신의 공공적 가치를 성찰하고 능동적 주체로서의 시민성 및 공동체 의식 함양

교수­학습모델 Co-리빙랩 방법론: 지역사회 연계형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을 통한 ‘문제 정의’-‘과제 수행’-‘성찰 및 환류’의 순환적 구조

운영 단계 1~3주 기초 구축 교과 오리엔테이션, 학습자 역량 공유, 사회혁신 리빙랩의 이론적 고찰

4~7주 공동의 문제 발굴 팀 빌딩 및 주제 선정, 지역사회 현장 탐색 및 지역 구성원 심층 인터뷰를 통한 이해관계자 파트너십 구축

8주 중간 점검 프로젝트 진행 현황 공유 및 피드백

9~12주 수평적 협력 과정 지역사회 파트너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해결책 구체화 및 현장 적용 실험, 성과 확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13~15주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 개방형 성과공유회 개최를 통한 지역사회 자산화, 최종 성과 분석 및 실천적 경험에 대한 성찰적 공유

16주 최종 평가 프로젝트 최종 결과 발표 및 종합 성과 공유

3.2.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

본 연구는 ‘Co-리빙랩’ 교육 모형의 다각적인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양적 분석과 질적 분석을 병행한 혼합 연구 방법을 채택하였다. 구체적인 자료 수집 및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이 학기 말에 제출한 팀별 결과보고서를 수집하였다. 이를 통해 ‘Co-리빙랩’의 3대 핵심 원리인 공동의 문제 발굴, 수평적 협력, 결과 공유가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분석하였다.
둘째, 4개 학기 동안 실시된 강의평가 응답 결과를 수집하여 교육적 효과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를 정량적으로 확인하였다.
셋째, 학생들의 성찰적 경험을 심층 분석하기 위해 4개 학기 수강생 전체의 소감문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을 실시하였다. 분석 도구로는 텍스톰(Textom)을 활용하였으며, MeCab-IMC 형태소 분석기를 통해 ‘명사’를 추출하였다. 추출된 키워드는 일음절어 삭제, 불용어 처리 등 정제 과정을 거친 후, 키워드 빈도 분석, n-그램(n-gram) 분석, 상관관계 분석을 수행하여 시민성 함양의 양상을 도출하였다.
넷째, 2023학년도 2학기 수강생 중 전공, 팀, 성별을 고려한 유의표집을 통해 선정된 12명을 대상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하여 약 1시간 동안 실시되었으며, 모든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 및 전사하여 질적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1차 개방 코딩에서 현장 경험과 인식 변화가 담긴 초기 코드를 도출하였고, 2차 코딩 단계에서 유사한 코드를 ‘관계의 질적 전환’, ‘공동체 의식 형성’, ‘자아 효능감 형성’ 등의 상위 범주로 유목화하였다.
최종적으로 양적 데이터와 질적 데이터를 통합하여 해석하는 삼각측량법을 적용하였다. 익명 강의평가로 확인된 높은 만족도의 원인을 개별 소감문과 심층 인터뷰 분석을 통해 규명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타당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4. ‘사회혁신 리빙랩’ 교과목 사례 분석

본 장에서는 2022년 2학기부터 2024년 1학기까지 총 4개 학기 동안 운영된 ‘사회혁신 리빙랩’ 과목의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분석한다. 프로젝트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학생들은 5~6인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을 조직하며 각 학기당 5~6개의 팀이 편성되었다. 팀 구성은 다학제적 협력과 학습자 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수자가 학생들의 전공, 학년, 성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기 초반(2~3주차) 직접 편성한다. 이후 사회혁신의 이론적 배경에 대한 강의를 수강한 후 각 팀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4개 학기 동안 진행된 각 팀별 프로젝트 주제와 활동 내용은 <표 2>와 같다.
<표 2>
학기별 프로젝트 주제 및 활동 내용
구분 주제 및 활동 내용
2022년 2학기 1 [홍릉 아이덴티티] 홍릉 지역 인지도 개선을 위한 로컬 펀딩 프로젝트

2 [문화거리 코스 개발] 지역 자산 기반의 산책 및 문화 향유 코스 개발

3 [일방통행 지정 추진] 보행자 안전 확보를 위한 일방통행 지정 의견 수렴

4 [골목 상권 활성화] 골목 상권 소상공인 대상 홍보 마케팅 지원

5 [로컬 펀딩 프로젝트] 지역사회의 사계절을 반영한 로컬 굿즈 제작

6 [파전골목 활성화] 침체된 파전 골목의 장소성 회복 및 재활성화 프로젝트

2023년 1학기 1 [밥약 메이트 프로젝트] 지역 상권 연계를 통한 대학생 커뮤니티 활성화

2 [Project ON] 상점 간 네트워크 구축 및 골목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3 [호애기단 프로젝트] 지역 상권 캐릭터 제작 및 스토리텔링 기반 브랜딩

4 [지역 어린이집 연계] 유아 대상 지역 밀착형 체험 프로그램 및 굿즈 기획

5 [상점 연계 상품 제작] 신규 유입 점포와 기존 상권 제휴 및 협업 모델 구축

6 [지역 브랜딩 프로젝트] 홍릉 숲 이미지 개선 및 지역 인지도 제고

2023년 2학기 1 [회기 동물의 숲] 개인 카페 홍보를 위한 동물 캐릭터 개발 및 마케팅

2 [프로젝트 인화] 지역사회 노포(老鋪)의 역사적 가치 재조명 및 아카이빙

3 [대학-지역 상권 연계] 골목 상점과 협업을 통한 자취생 전용 키트 제작

4 [상점 네트워킹] 지역 내 식당과 후식 점포 간 교차 홍보 및 네트워크 구축

5 [경희로운 소문] 지역 상점 연계 크리스마스 시즌 패키지 상품 기획 및 판매

2024년 1학기 1 [스트리트 회기 파이터] 지역 상점 홍보용 굿즈 제작 및 체험 콘텐츠 개발

2 [카페 시그널] 소규모 카페 활성화를 위한 대학생 네트워킹 프로그램

3 [쿠슐랭] 지역 소상공인 대상 온라인 홍보 채널 구축 및 운영 지원

4 [골목 카페 인 회기] 숨은 골목 디저트 카페 발굴 및 로컬 브랜딩

5 [꽃테일] 로컬 꽃집과 칵테일 바 연계 패키징 상품 개발 및 공동 마케팅

4.1. 교과 운영 과정의 특징: ‘Co-리빙랩’ 방법론의 적용

‘사회혁신 리빙랩’ 교과목은 이론적 배경에서 제시한 ‘Co-리빙랩’의 핵심 원리인 ‘공동의 문제 발굴’, ‘수평적 협력 과정’,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구현되도록 설계되었다. 본 과목은 프로젝트 수행 전 과정에서 지역 주민 및 상인과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필수 기제로 설정하였으며 학생들이 실천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심리적 장벽을 완화하고 관계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각 단계별로 구조화된 ‘특별 과제’를 부여하였다.

4.1.1. 공동의 문제 발굴

본 교과목의 방법론적 차별성은 학생들이 사전에 정의된 과제를 수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지역사회라는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해결 과제를 능동적으로 도출한다는 점에 있다. 학기 초 학생들은 팀별로 인근 지역을 탐사하며 주민 및 상인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정보 수집을 위한 조사를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관계 맺음’을 시작하는 실천적 첫 단계로 기능한다. 학생들이 발굴한 문제는 상점 간 협업 체계 구축, 보행 환경 개선, 지역 노포의 보존, 온라인 마케팅 지원 등으로 다양하며 이는 모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특별히 현장 중심의 문제 발굴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략적 과제를 수행한다.
첫째, ‘지역 구성원과 셀카(Selfie) 찍기’이다. 이는 학생들이 낯선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다가갈 때 느끼는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한 장치이다. 셀카 찍기라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행위는 주민 및 상인과의 대면 접점을 자연스럽게 형성하며 소통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다. 비록 초기에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나 대다수의 상인은 학생들의 교육 취지에 공감하며 긍정적으로 호응한다. 이러한 초기 접촉은 단순한 사진 촬영을 넘어 심층 인터뷰로 이어지는 가교가 되며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둘째, ‘제안서 및 계획서 전달하기’이다. 셀카 찍기를 통해 관계를 맺은 주민, 상인, 혹은 지역 공공기관에 프로젝트의 취지와 향후 일정을 공식적으로 공유하는 단계이다. 이때 학생들은 단순한 보고서 형식을 탈피하여, 프로젝트의 진정성과 공공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정중한 자기소개와 비전을 담은 편지 양식을 활용한다. 이는 지역 구성원을 단순한 정보 제공자가 아닌 동등한 협력 파트너로 존중한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공동의 문제 발굴’ 단계에서 Co-리빙랩 방법론은 거시적인 담론보다 지역 구성원들의 일상과 직결된 ‘미시적 생활 문제’에 집중하는 접근법을 취한다. 이러한 현장 밀착형 접근은 학생들이 일방향적인 문제 설정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대상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함으로써 프로젝트에 대한 높은 몰입도와 책임감을 갖게 하는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한다.

4.1.2. 수평적 협력 과정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전 과정에서 학생들은 지역 상인 및 파트너 기관과 대등한 위치에서 상호주체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제안하는 공급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수시로 주민과 상인들을 찾아가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수렴하며 해결책을 함께 도출하는 ‘공동 창조(Co-creation)’ 과정을 밟는다. 교과목 초기에 사회혁신 방법론으로서 리빙랩을 이론적으로 학습하며 현대 사회 문제 해결의 근본적 해법으로 공동체 단위의 자치 역량 함양이 중요함을 강조한다(우대식 2024).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상호 협력 과정을 양적⋅질적으로 풍부하게 지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한 난관이 따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본 단계에서는 주민 및 상인들과의 소통과 협업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이를 중간 및 최종 성과 발표의 핵심 내용으로 포함하도록 하는 특별 과제를 부여한다. 일반적인 강의실 수업이 최종 결과물을 중심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것과 달리, ‘Co-리빙랩’ 교육 모형은 지역 구성원과의 ‘만남의 질과 과정’에 평가의 역점을 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매끄럽고 성공적인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관계 형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우여곡절과 좌충우돌 등의 이른바 ‘교육적 해프닝’을 더 가치 있게 다룬다는 점이다. 이는 학생들이 낯선 이해관계자와 대면 접촉할 때 느끼는 심리적 긴장감을 완화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갈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 태도를 함양하게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지역 구성원과의 대화를 더욱 능동적으로 추진하게 되며 관계 형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그 자체로 유의미한 교육적 경험으로 인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수평적 협력 과정’ 단계에서 Co-리빙랩 방법론은 지속적인 대화와 피드백 루프를 통해 학생과 지역 구성원 간의 신뢰 자본을 축적하도록 돕는다. 교수자는 학습자들에게 소통과 협력의 본질적 어려움을 사전에 인지시키고 상호작용 과정 그 자체가 교육의 핵심 목적임을 상기시킨다. 즉, 실패와 거절, 갈등과 충돌의 상황을 대안 모색을 위한 ‘성찰적 학습’의 기회이자 필수 과정으로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진정한 시민교육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유도한다.

4.1.3.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

리빙랩 방법론에 기반한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는 정형화된 성과 보고의 차원을 넘어 도출된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그 가치를 공적으로 평가받는 공론화 과정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과정은 프로젝트 참여자인 학생과 지역 파트너 간 협력의 실천적 효능감을 제고할 뿐만 아니라 활동의 전 과정과 성과를 지역사회 내로 확산시키는 중심적인 기제로 작용한다. 특히 리빙랩의 교육적 지향점을 학습자의 시민성 함양으로 설정할 경우, 이 단계는 학생과 지역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 의식과 자치 역량을 강화하는 유의미한 사회적 학습 과정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를 위해 ‘사회혁신 리빙랩’ 교과목에서는 실천적 과제로서 ‘성과공유회’를 개최한다. 성과공유회는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교육과정의 필수 요소로 공지하며 시기적으로는 기말고사 직전 주중 이틀간, 공간적으로는 유동 인구가 많은 K대학교 정문 인근 광장에서 개방형 형태로 진행한다.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도출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전시, 시식, 판매, 체험 등 가시적인 결과물로 형상화하여 제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중간발표 이후부터 온⋅오프라인 홍보를 포함한 실무적 준비를 병행한다.
물론 한 학기라는 시간적 제약과 주 3시간으로 편성된 교과 구조는 결과물의 질적⋅양적 측면에서 본질적인 한계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공유회라는 공적인 발표의 장은 학생들에게는 성취감을 고취하는 동인이 되며 지역 파트너들에게는 협력의 실질적인 효능감을 체감케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나아가 이는 프로젝트의 목적과 과정을 학내외 구성원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관련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공익적 효과를 창출한다.
결론적으로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 단계에서 ‘Co-리빙랩’ 방법론은 자원의 제약 속에서도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공 경험’을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공동의 성공 경험은 학생과 지역 구성원이 협력의 가치를 내재화하고 향후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주체적 역량을 함양하며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크다.

4.2. 학생 만족도 및 시민성 함양 효과

본 교과목의 교육적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2022년 2학기부터 2024년 1학기까지 총 4개 학기 동안 수집된 다각적인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정량적 데이터인 강의평가 결과와 정성적 데이터인 학생 소감문 텍스트 마이닝, 그리고 심층 인터뷰 자료를 교차 분석함으로써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 요인을 확인하고 시민성 함양의 구체적인 양상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먼저 4개 학기 총 54명의 응답자가 참여한 강의평가를 살펴보면 ‘사회혁신 리빙랩’ 교과목은 수강생들로부터 높은 수준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항목의 전체 학기 평균 점수는 4.87(5점 만점)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학생들이 본 교과목의 설계 방식과 교육 내용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강의평가의 서술형 응답에서도 학생들은 ‘새로운 경험’, ‘실천적 학습’, ‘현장 중심’, ‘성취감’, ‘개인적 성장’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수업의 장점을 기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들이 기존의 이론 중심 강의에서 탈피하여 지역사회라는 실제 삶의 현장에 진입하고 이해관계자와 상호작용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실천 과정 자체를 매우 독특하고 의미 있는 학습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의평가에서 나타난 높은 만족도의 질적 근거를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기 위해 4개 학기 수강생 전체의 소감문을 대상으로 텍스트 마이닝을 실시하였다. 총 104명의 소감문에서 추출된 키워드 빈도와 바이그램(Bigram) 분석 결과를 시각화하면 [그림 1]과 [그림 2]와 같다.
[그림 1]
키워드 클라우드
kjge-2026-20-1-235-gf1.jpg
[그림 2]
키워드 바이그램 시각화
kjge-2026-20-1-235-gf2.jpg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설명하는 지배적인 키워드는 ‘프로젝트’(861회)로 나타났다. 이는 교과목이 철저히 프로젝트 기반으로 운영되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그 뒤를 잇는 핵심 키워드군이다. ‘사장’(578회), ‘부스’(515회), ‘방문’(384회), ‘가게’(360회), ‘팀원’(343회), ‘카페’(300회), ‘홍보’(298회), ‘회의’(287회), ‘인터뷰’(247회)가 뒤이어 높은 빈도를 보였다. 이러한 키워드는 본 연구가 제안한 ‘Co-리빙랩’의 핵심 원리인 ‘관계 맺음’이 학생들의 실천 활동 전반에서 역동적으로 작동했음을 시사한다. 즉, Co-리빙랩 방법론이 지향하는 ‘현장 중심의 문제 발굴’, ‘수평적 협력을 통한 해결책 모색’,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이라는 교육 목표가 실제 수업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구현되었으며 학습자들 역시 이러한 관계 중심적 경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은 지역사회의 ‘가게’를 직접 ‘방문’하여 지역 구성원인 ‘사장’과 대면하고 그 최종 성과를 ‘부스’라는 개방된 플랫폼을 통해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사장’ 키워드의 언급 빈도가 내부 구성원인 ‘팀원’보다 높게 나타났고 내부 소통 방식인 ‘회의’만큼이나 외부 소통 기제인 ‘인터뷰’가 빈번하게 거론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학생들이 프로젝트의 무게중심을 학내 협업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외부적 연대와 소통에 두었음을 의미한다. 키워드 바이그램 분석에서도 ‘사장-인터뷰’(58회)가 가장 강력한 연결성을 보였으며, 이 외에도 ‘사장-이야기’(20회), ‘사장-소통’(17회), ‘사장-대화’(12회), ‘사장-사진촬영’(12회), ‘사장-감사’(10회) 등 ‘사장’ 키워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련의 소통 시퀀스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데이터 간 연결성은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학생과 지역 상인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음을 뒷받침한다.
학생들은 소감문을 통해 초기 접촉 단계에서 겪은 ‘냉소적 반응’, ‘연이은 부재’, ‘부담’, ‘불참 의사’, ‘무관심’, ‘거절’ 등의 심리적 장벽과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갈등적 상황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무한한 응원’, ‘반갑게 맞이’, ‘호의적인 반응’, ‘사장님의 배려’, ‘큰 감동’, ‘세상은 따뜻하다’, ‘참 뿌듯하다’ 등의 정서적 유대와 지지로 전이되었다. 이러한 관계의 질적 전환 양상은 2023년 2학기 참여 학생 심층 인터뷰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 사실 처음에도 생각보다 거절하시는 사장님들이 많아 좀 힘들었는데, 지금 함께 협업하고 있는 사장님들이 생각보다 너무 친절하게 적극적으로 저희 학생들이 하는 이런 프로젝트를 지지해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K학생, 2023. 12.).

  • 제가 재주가 없어 몸으로 때우는 인터뷰를 많이 담당했는데, 그러면서 사장님들이랑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고 접촉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좀 피하시다가도 … 그분들이 더 친절하게 대해주시니까 하나라도 더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D학생, 2023. 12.).

  • 저희가 엽서를 만들어서 ○○○(협력 가게) 사장님한테 보여드렸어요. 저희가 만든 엽서라고 사장님이 너무 좋아해 주시고 나중에 인터뷰할 때 용돈을 주셔서 됐다고 했는데 맛있는 것 사서 먹으라고 주셨어요(Y학생, 2023. 12.).

키워드 빈도와 바이그램 분석 결과에 기초할 때, 강의평가에서 나타난 높은 학습 만족도는 지역 구성원과의 능동적 상호작용이 주요 독립변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지역 구성원과의 만남은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공동체적 관계 형성의 본질적 가치를 깨닫게 하는 시민성 함양의 결정적 계기로 이해된다. 학생들은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접촉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내면화하였다. 실제 빈도 분석에서 ‘공동체(1회)’라는 직접적인 용어 사용은 드물었으나, ‘생각’(422회), ‘사람’(242회), ‘사회’(195회) 등 공동체적 성찰과 관련된 어휘가 다수 도출되었다. 또한 바이그램 분석에서 확인된 ‘프로젝트-생각’(16회), ‘경험-생각’(12회), ‘생각-사회’(12회), ‘생각-사람’(7회) 등의 연결 구조는 학생들의 실천적 경험이 사회적 자아 성찰로 이어졌음을 실증한다. 특히 이러한 핵심 키워드 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시민성 함양으로 이어지는 논리적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표 3>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프로젝트’ 키워드와 유의미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인 어휘는 ‘과정’(r=0.43)에 이어 ‘생각’(r=0.37)과 ‘사람’(r=0.36)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생각’ 키워드는 ‘사회’(r=0.45) 및 ‘사람’(r=0.43)과 매우 유의미한 정(+)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언급할 때 단순한 결과물보다 수행 ‘과정’과 그에 따른 ‘생각(성찰)’을 긴밀하게 연계하여 인식하고 있으며 이러한 성찰적 사고가 타인(사람) 및 공동체(사회)라는 가치로 확장되고 있음을 실증한다. 참고로 키워드 상관계수 0.3 이상은 전체 분석 결과의 상위 1.26%에 해당하는 핵심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분석 결과는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자신의 경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고 타인을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실제 학생 소감문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 가는 과정’, ‘사장님과의 관계를 쌓을수록 서로 공생한다는 느낌’, ‘소통, 신뢰 등의 인간관계를 다시 일깨우는 경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자세로 삶을 영위해야 하는지’ 등 사회적 연대와 인간 존중에 대한 성찰적 진술이 다수 관찰되었다. 이러한 관계 중심의 성찰적 태도는 다음의 학생 심층 인터뷰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된다.
<표 3>
주요 키워드 간 상관관계(r) 분석
키워드 프로젝트 생각 과정 사람 사회
프로젝트 0 0.37 0.43 0.36 0.23

생각 0.37 0 0.25 0.43 0.45

과정 0.43 0.25 0 0.24 0.16

사람 0.36 0.43 0.24 0 0.32

사회 0.23 0.45 0.16 0.32 0
  • 카페들을 만나며 상권 활성화가 굉장히 필요한 사회 문제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 추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큰 예산과 다양한 사람들과 해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보고 싶습니다(S학생, 2023. 12.).

  • 학생 신분으로 한계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엄청난 상업적 이득이 아니더라도 학생들과 함께 공동체적으로 같이 의미를 찾아가는 게 너무나 소중했던 경험인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이제 학생들한테 홍보도 되면서 상권 활성화에 조금은 힘이 되지 않았을까(H학생, 2023. 12.).

이러한 분석 결과와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프로젝트 참여 경험은 학생들이 본인이 머무는 지역사회를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닌 삶의 터전으로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 구성원을 대하는 학생들의 인식 변화이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수행 과정을 통해 기존의 기능적인 ‘생산자-소비자’, ‘사장-고객’의 관계를 넘어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간 대 인간’의 관계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비록 이러한 변화가 초보적인 단계일지라도 타자에 대한 공감과 지역사회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는 중대한 실천적 기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시민성 함양의 의미를 타자와 소통하고 협력하며 그 과정에서 공동체성을 체득하는 일련의 성찰적 경험으로 정의했을 때, 그러한 맥락에서 학생들은 유의미한 시민성 함양의 양상을 보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대학 교육이 직면한 시민성 함양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기 위해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관계 맺음’을 핵심 원리로 하는 ‘Co-리빙랩’ 교육 모형을 제안하고 이를 K대 ‘사회혁신 리빙랩’ 교과목에 적용한 4학기 동안의 운영 사례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핵심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Co-리빙랩’ 교육 모형은 학생들의 높은 수업 만족도와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이끌어냈다. 4개 학기 동안의 강의평가 결과(평균 4.87점)는 학생들이 기존의 이론 중심 수업이나 단순한 문제 해결 위주의 프로젝트 수업과는 차별화된 교육적 가치를 체감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공동의 문제 발굴’, ‘수평적 협력 과정’, ‘결과물의 공유와 확산’이라는 Co-리빙랩의 단계별 과정이 학생들에게 단순한 과제 수행을 넘어선 실천적 효능감을 제공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둘째, 텍스트 마이닝과 심층 인터뷰 분석 결과, 본 수업은 학생들의 시민성 함양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학생들의 소감문 분석에서 ‘프로젝트’, ‘과정’, ‘생각’, ‘사람’, ‘사회’ 간의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난 것은 학생들이 문제 해결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과의 관계에 집중하며 이를 통해 ‘사회’를 깊이 있게 ‘생각(성찰)’하게 되었음을 실증한다. 특히 초기 대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 주민 및 상인과 구축한 신뢰와 유대감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을 고립된 개인이 아닌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식하게 하였으며 이는 존 듀이가 강조한 ‘관계적 민주주의’의 실천적 경험이 학생들의 시민적 태도 형성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셋째, 본 연구는 리빙랩 활동이 단순한 ‘기술적 문제 해결’이나 ‘기술 검증의 장(testbed)’에 머무르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시민교육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관계 맺음’이 선행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기존 리빙랩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도구적 접근을 넘어 학생과 지역 구성원이 동등한 파트너로서 상호작용하는 ‘수평적 협력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교육의 질적 심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론을 종합하면, ‘Co-리빙랩’은 대학과 지역사회가 상생하며 학생들을 민주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효과적인 실천 교육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대학은 강의실을 넘어 지역사회라는 살아있는 현장으로 교육의 장을 확장함으로써 학생들이 타인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만 본 연구는 특정 대학의 사례에 국한되어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며, 한 학기라는 단기적 변화만을 측정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시민성 함양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특히 연구의 분석 자료가 주로 수강생의 자기 보고식 설문과 성찰 일지에 의존하고 있어 학습 경험 자체가 긍정적인 편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전공 및 지역 대학으로의 확대 적용을 통해 Co-리빙랩 모형의 보편적 타당성을 검증함과 동시에, 교양교육 전문가 및 지역사회 이해관계자 등 제3자의 관점에서 교육 과정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조언을 구하는 다각적인 평가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수업 이후 학생들의 시민적 참여 활동이 지속되는지를 추적하는 종단 연구가 병행된다면 본 교육 모형의 실천적 가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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