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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20(1); 2026 > Article
파이썬 프로그래밍 기반 AI 수학 교양교과에서 수행 기반 학습 전이 가능성에 대한 탐색적 사례 연구

Abstract

본 연구는 파이썬 프로그래밍 활동을 포함한 AI 수학 교양 교과에서 학습자의 지식 이해(Knowing)가 실제 실행 수행(Doing)으로 확장되는 양상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수행 기반 관점에서 탐색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전이 이론에 근거하여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AI 수학 교육의 이론적 의의를 검토하고, 본교 AI 수학 교양교과 수강생의 중간⋅기말 평가 자료와 주차별 프로그래밍 학습 활동 자료를 활용하여 성취 변화와 그 구조적 관련 양상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먼저 기술통계 및 평가도구 신뢰도⋅문항 분석을 통해 측정 특성을 점검하고, 중간-기말 간 성취 변화를 대응표본 비교를 통해 살펴본 후, 성취수준별 향상도 차이를 공분산분석으로 관찰하였다. 또한 중간 성취를 사전 수행 능력의 대리지표로 통제한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을 통해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과 이후 성취 간의 관련 양상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수행형 성취는 중간 대비 기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승을 보였으며, 효과크기는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취수준별 분석에서는 중⋅하위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큰 향상 경향이 관찰되었다. 다만 평가 문항의 난이도 및 요구 인지 수준 변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차이는 부분적으로 구인 변화의 영향과 함께 해석될 필요가 있다. 회귀분석 결과,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이 이론형 성취와는 뚜렷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으나, 중간 수행형 성취를 통제한 이후 기말 수행형 성취와는 유의한 정적 관련을 보였다.
이는 프로그래밍 기반 학습이 개념 이해 점수의 직접적 상승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수학 개념을 알고리즘과 코드로 재구성하는 실행 수행 영역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는 단일 교과⋅단일 기관의 준실험적 사례에 기반한 탐색적 분석으로, 결과를 인과적 효과나 일반화 가능한 구조로 확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AI 수학 교양교육 맥락에서 수행 기반 성취 변화와 전이 가능성을 경험적으로 기술하고, 향후 교수 설계 및 연구 설계에서 고려해야 할 쟁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Abstract

This study explores how student’s conceptual understanding (Knowing) may extend toward into practical performance (Doing) in an AI mathematics general education course that incorporates Python programming activities. Grounded in learning transfer theory, the study examines the theoretical significance of programming-mediated AI mathematics education and analyzes patterns of achievement change and structural relationships using midterm and final assessment data, along with weekly programming activity records.
The analyses included (1) descriptive statistics, reliability analysis, and item analyses to examine measurement characteristics; (2) comparisons of mid-final changes in achievement; (3) ANCOVA to explore differences in improvement across performance-level groups; and (4) covariate-adjusted regression analyses to investigate the relationships between programming engagement and subsequent achievement while controlling for midterm achievement as a proxy for prior ability.
The results indicated a statistically significant increase in performance-based achievement from midterm to final assessment, with a medium effect size. Achievement-level anlayes showed relatively greater improvement among lower and middle achievement groups. However, there differences should be interpreted cautiously in light of potential changes in item difficulty and construct composition across assessments. Regression analysis revealed that programming engagement was not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conceptual(theoretical) achievement but showed a positive and statistically significant association with final performance-based achievement after controlling for midterm achievement level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programming-based learning may be more closely related to the development of executable, performance-oriented competencies than to direct increases in conceptual understanding. Given that this study is based on a single-course, single-institution quasi-experimental case, the findings should not be interpreted as causal or broadly generalizable. Rather, the study provides exploratory empirical evidence regarding performance-based achievement change and potential for Knowing-Doing transfer in AI mathematics general education contexts, and offer considerations for future instructional and research design.

1. 서론

1967년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Papert와 동료들이 수학 학습 도구로서 LOGO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하면서, 프로그래밍을 수학 학습의 매개로 활용하려는 초기 교육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여러 연구자들은 프로그래밍 활동과 학습 전이(transfer of learning) 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관련 연구의 이론적⋅경험적 기반을 구축해 왔다. Milner(1973)는 LOGO를 활용하여 변수(variable) 개념에 대한 전이 효과를 계량적으로 검증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되며, 이는 프로그래밍을 단순한 수학 학습 보조 도구가 아니라 수학적 사고를 재구성하는 인지적 매개(cognitive mediator)로 이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국수학교사협의회(NCTM)는 컴퓨터를 수학 학습 환경을 재구성하는 핵심 도구로 규정하고, 기술이 적절하고 책임감 있게 활용될 경우 학생들의 수학적 이해가 심화될 수 있음을 명시하였다(NCTM, 1989, p.25).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들면서 요구되는 수학 역량은 전통적인 계산 능력을 넘어 수학적 사고력(mathematical thinking)과 계산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중심으로, 의사소통 능력(communication), 창의성(creativity), 정보 분석 및 활용 능력(information analysis and utilization), 데이터 기반 문제 해결력(data-driven problem-solving)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Wing, 2006; 심상길, 2024). 이는 수학을 공식과 절차 중심의 계산 기술로만 한정하지 않고,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해결 전략을 설계⋅실행하는 핵심 인지 도구로 재인식하려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반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로그래밍은 계산적 사고를 외현화하고 조작 가능한 형태로 구현하는 핵심 수단으로서, 수학 학습의 인지적 매개로 교육과정에 통합되고 있다. 즉, 프로그래밍은 복잡한 실세계 문제를 논리적으로 추론⋅모델링⋅검증하는 수학적 사고와 이를 알고리즘으로 구조화하는 계산적 사고를 연결하는 핵심 매개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수학적 사고와 계산적 사고의 연결은 문제의 구조를 이해하는 능력과 이를 절차화하여 조작하는 능력을 동시에 함양함으로써, 학습자가 다양한 문제 맥락으로 지식을 확장⋅적용할 수 있는 전이의 인지적 토대를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은 중등 교육과정에서 먼저 제도적으로 구체화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을 토대로 2020년 고등학교에 ‘인공지능 수학’ 과목이 진로 선택 과목으로 신설되었다(교육부, 2020; 이영미, 2022). 해당 교육과정은 “학생들은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수학의 유용성을 이해하고 문제 해결, 추론, 창의⋅융합, 의사소통, 정보 처리, 태도 및 실천의 여섯 가지 수학 교과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교육부, 2020, p.163). 이는 수학을 인공지능 기술의 도구적 기반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구성하는 핵심 교과로 재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김홍겸, 2021; 이중경, 김현진, 2023).
이러한 변화는 대학 교양 수학 교육과의 연계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선행연구들은 인공지능 시대의 교양 수학이 전공 중심의 이론 전달을 넘어, 모든 학생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수학적으로 해석⋅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초 교양교육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중경, 김현진, 2023; 최재길, 심상길, 2024). 이는 수학이 특정 전공자를 위한 선별적 교과가 아니라, 보편적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르는 공통 기반 교과로 기능해야 함을 의미한다(최재길, 심상길, 2024).
이러한 흐름은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핀란드는 2016년 국가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현상 기반 학습(phenomenon-based learning)1)을 공식 도입하고, 이를 토대로 과학⋅기술⋅공학⋅수학을 융합한 STEM과 자연과학⋅수학을 융합한 LUMA 프로젝트 운영에서 학생들이 실세계 문제 맥락에서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수학적 모델링2)을 경험하도록 설계하였다(Schaffar, 2024). 스웨덴 역시 2018년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중등 수학 교과에 대수 영역과 알고리즘 개념을 중심으로 프로그래밍을 통합하여, 학생들이 문제 해결 과정을 단계적으로 구조화하도록 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였다(Nyman et al., 2025). 이러한 국내외 교육과정 개정은 공통적으로 수학 학습의 초점을 개념 이해 자체에 두기보다, 실세계 문제 해결 과정에서 수학을 활용하는 수행 경험을 강화하려는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변화는 학습자의 학습 경험을 ‘지식 이해(Knowing)’ 중심에서 ‘실세계 문제 해결(Doing)’ 중심으로 이동시키려는 패러다임 전환의 흐름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즉 ‘수학을 배우는 사람’에서 ‘현상을 수학으로 다룰 줄 아는 사람‘으로의 전환을 지향하며, 실세계 문제 맥락에서의 수학적 모델링 역량 강화를 인공지능 시대 수학교육의 핵심 목표로 재위치시키고 있다.
이에 본 연구자 또한 이러한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여, 2021년부터 교양 교과로 ‘AI 수학(Mathematics for AI)’을 신설⋅운영하고 있다. 본 교과는 선형대수, 미적분학, 확률⋅통계, 최적화 이론 등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핵심 수학 원리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파이썬(Python) 기반 프로그래밍 활동을 통해 수학적 개념이 인공지능 기반 문제 해결 과정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탐구하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서 인공지능 기반 문제 해결 과정이란, 공식을 적용하여 정답을 도출하는 전통적 문제 해결과 달리, 실세계의 비정형 문제를 데이터와 변수로 구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학적⋅계산적 모델을 설계⋅구현⋅학습⋅검증함으로써 단일 해 도출이 아닌 확률적 예측과 성능 지표의 최적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업 설계를 통해 학습자는 실세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학적 사고와 계산적 사고의 융합 경험을 축적하게 되며, 이는 ‘Knowing↔Doing’ 전환을 실현하고자 한 교양수학 교육의 실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Knowing↔Doing’ 학습 전이는 단순한 성취 향상을 넘어, 개념 이해 중심 과제와 수행⋅모델링 중심 과제라는 이질적 맥락 간에서 학습이 어떻게 이동⋅확장되는지를 분석하는 개념이다. 이에 대해 Ye et al(2023)는 프로그래밍과 수학 학습 간의 상호작용 메커니즘과 과정적 전이가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되는지를 보다 정교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수학 학습의 효과를 주로 학습자의 정의적 측면(태도, 동기, 자기효능감)이나 인지적 성취(시험 점수, 성적)에 초점을 두어 분석해 왔으며(이경숙, 2021), ‘Knowing↔Doing’ 학습 전이가 어떠한 구조로 형성되는지에 대한 탐색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본 연구는 학습 전이를 이해 중심의 성취(Knowing)가 실세계 문제 해결 중심의 성취(Doing)로 기능적으로 연결⋅확장되는 성취 변화 양상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파이썬 프로그래밍 활동이 포함된 AI 수학 교양교과 사례를 대상으로 성취 변화와 두 성취 영역 간 관계의 변화를 탐색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첫째, 선행 전이 이론과 관련 연구를 토대로 ‘Knowing↔Doing’ 전이의 개념과 구성 요소를 정리하고, 이를 본 연구의 평가 지표 및 분석 변인과 정합적으로 연결하는 계량적 분석 틀을 제시한다. 둘째, 해당 교과의 중간⋅기말 성취 자료와 프로그래밍 활동 자료를 활용하여, (1) 학기 진행에 따라 Knowing과 Doing 두 성취 간 관계가 어떤 양상으로 변화하는지, (2) 중간 성취 수준을 고려할 때 집단별 성취 변화 및 전이량에서 어떤 차이가 관찰되는지 (3) 프로그래밍 활동 수준이 이후 수행 성취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를 중심으로 관찰된 패턴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수학교육에서 성취 간 연결 구조를 분석하는 실증적 접근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향후 보다 정교한 측정⋅설계⋅분석 체계를 갖춘 후속 연구과 교과 설계 개선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선행연구 검토

2.1. 학습 전이의 개념과 유형

학습 전이란 한 맥락이나 특정 자료를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능이 새로운 학습 및 문제 해결 맥락에서 확장되어 재구성되거나 재사용되는 과정을 의미한다(Byrnes, 1996, p.74; Steiner, 2001, p.15845). 이러한 전이는 학교 학습의 가치가 교실 안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삶의 장면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교육의 핵심 관심사로 간주된다. 실제로 교육자들은 학생들이 한 과목 내에서 한 문제에서 다른 문제로, 한 학년에서 다음 학년으로, 학교와 가정 사이에서, 나아가 학교에서 직장으로 전이하기를 기대한다(NRC, 2000, p.51). 따라서 교육의 주요 목표는 학습자가 특정 과제나 상황에 국한된 지식 습득을 넘어서, 다양한 맥락에서도 그 지식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전이를 촉진하는 데 있다(Bransford et al, 2000). 예를 들어, 수학 학습이 물리학 학습을 준비시키거나, 형제자매와의 상호작용 경험이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한 영역에서 형성된 이해와 전략은 다른 영역의 수행으로 확장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체스 경험이 정치나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전략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의는, 전이가 학교 지식에만 한정되지 않고 광범위한 삶의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Perkins & Salomon. 1992).
그러나 일반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지는 맥락(교실, 연습 문제, 시험, 단순화된 과제)은 실제 적용 맥락(가정, 직장, 복합적인 실제 과제)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기대되는 학습 전이가 자동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 학습 전이에 관한 초기 연구들은 한 종류의 학습이 다른 종류의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색하였으나, 학습 전이는 일반적인 정신 능력의 향상에 의해 자동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Woodworth&Thorndike, 1901; Thorndike, 1923).
특히 Woodworth&Thorndike(1901)는 학습 전이가 학습된 과제와 전이가 요구되는 새로운 과제 사이에 ‘동일 요소(identical elements)’가 존재할 때만 제한적으로 발생한다고 보며 동일요소설을 제시하였다. 즉, 가르치는 지식과 기술이 전이 맥락에서 동일 요소를 공유하도록 가르칠 때 촉진될 수 있다고 보았다(Klausmeier, 1985; NRC, 2000). 여기서 동일 요소란 개념, 사고 과정, 문제 해결 절차 등 두 과제에 공유된 인지적 구성요소를 의미하며, 학습자는 이러한 공통 구조를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을 때 전이가 가능해진다고 보았다. 즉, 전이의 발생 여부와 정도는 과제 간의 겉보기 유사성이 아니라, 공유된 핵심 인지 요소의 성격과 범위에 의해 결정된다. 이후 프로그래밍 학습이 문제 해결 능력이나 사고의 다른 측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한 여러 실험 연구들 역시 전이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특정 하위 영역에만 나타나는 등 학습 전이가 자동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고하였다(Milner, 1973; Pea & Kurland, 1984; Salomon & Perkins, 1987).
이에 대해 Perkins & Salomon(1988, 1992)은 전통적인 교육 관행이 학습 전이가 발생하기 위한 조건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학습 전이는 그 기제를 고려하여 교수⋅학습이 설계될 때 보다 효과적으로 촉진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은 학습 전이가 어떠한 조건에서 발생하는지 규명하고, 그러한 조건을 교육적으로 어떻게 설계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Perkins & Salomon (1988, 1992)는 학습 전이를 세 가지 차원에서 구분하였다(표 1). 첫째, 한 맥락에서의 학습이 다른 맥락에서의 수행을 향상시키는 ‘긍정적 전이(positive transfer)’와, 오히려 수행을 저해하는 ‘부정적 전이(negative transfer)’ (Luchins & Luchins, 1970)이다. 둘째, 서로 밀접하게 관련된 맥락 사이에서 발생하는 ‘근접 전이(near transfer)’와, 상당히 다른 맥락 사이에서 발생하는 ‘원거리 전이(far transfer)’이다. 셋째, 충분하고 다양한 연습을 통해 형성된 반자동적 반응이 유사한 자극 조건에 의해 촉발되는 ‘반사적 전이(reflexive transfer) 또는 저수준 전이(low-road transfer)’와 높은 수준의 추상화(abstraction)와 의도적인 연결 탐색(searches for possible connections)을 요구하는 ‘성찰적 전이(mindful transfer) 또는 고수준 전이(high-road transfer)’이다. 예를 들어, 읽기 교육은 다양한 자료를 대상으로 충분한 연습을 제공하여 학교 밖에서 신문, 책, 안내문 등 다양한 읽기 상황에 직면할 때, 인쇄된 텍스트 자체가 읽기 기능을 활성화하는 명확한 자극으로 작용함으로써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를 이루는 반사적 전이의 조건이 거의 자동적으로 충족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표 1>
Perkins & Salomon(1988, 1992)의 학습 전이 유형 분류
구분 차원 전이 유형
전이의 방향 긍정적 전이(positive transfer) 부정적 전이(negative transfer)

전이의 거리 근접 전이(near transfer) 원거리 전이(far transfer)

전이의 인지 수준 반사적 전이(reflexive transfer)/ 저수준 전이(low-road transfer) 성찰적 전이(mindful transfer)/ 고수준 전이(high-road transfer)
Barnett&Ceci(2002)는 학습 전이를 본질적으로 맥락 의존적인(context-dependent) 현상으로 개념화하고, 전이되는 내용(content)과 전이가 발생하는 맥락(context)이라는 두 차원을 중심으로 ‘전이의 분류체계(taxonomy of transfer)’를 제안하였다. 이 분류체계는 Perkins & Salomon(1988, 1992)이 제시한 근접-원거리 전이의 개념을 이론적으로 확장⋅정교화한 것으로, 전이가 단일한 연속선상에서 단순히 ‘가깝다-멀다’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이 전이되는가와 어떤 맥락으로 전이되는가에 따라 다차원적으로 분석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먼저 Barnett&Ceci(2002)는 전이되는 내용 차원을 세부적으로 구분함으로써, 학습 전이가 단순한 수행의 반복이나 일반화가 아니라, 전이되는 지식의 성격과 인지적 요구 수준에 따라 질적으로 상이한 양상을 띤다는 점을 이론화하였다(표 2). 이들은 내용 차원을 ① 학습된 기술의 유형(learned skill), ② 수행 변화의 양상(performance change), ③ 기억 요구 수준(memory demands)으로 구분하였다.
<표 2>
Barnett&Ceci(2002)의 전이 내용 차원: 학습된 기술과 수행 변화 수준
내용 차원 하위 요소 내용
학습된 기술 (Learned skill) 절차(Procedure) 특정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단계적 방법이나 알고리즘

표상(Representation) 기호, 그래프, 도식, 언어 등 정보 표현 방식

원리 또는 휴리스틱 (Principle or Heuristic) 문제 해결을 이끄는 일반 원리, 전략, 발견 규칙

수행 변화 (Performance change) 속도(Speed) 과제 수행의 신속성 향상

정확성(Accuracy) 수행 결과의 정밀성 및 오류 감소

접근 방식(Approach) 문제 해결 전략이나 사고 방식의 변화

기억 요구 (Memory demands) 실행만 요구(Execute only) 주어진 절차를 그대로 수행하면 되는 수준

인식과 실행 (Recognize and execute) 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한 절차를 선택⋅실행하는 수준

회상, 인식, 실행 (Recall, recognize, and execute) 관련 지식⋅전략을 회상하고, 상황에 맞게 인식⋅실행하는 수준
첫째, 학습된 기술의 유형은 전이되는 기술이나 지식이 어떠한 성격을 지니는가의 문제로, 매우 구체적인 절차적 기술에서부터 추상적 전략이나 원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연속선상에 위치한다. 둘째, 수행 변화의 양상은 전이가 어떤 형태의 변화를 수반하는가에 관한 차원으로, 어떤 전이는 동일한 과제를 더 빠르거나 정확하게 수행하는 수준의 향상으로 나타나는 반면, 다른 전이는 새로운 유형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나 문제 해결 능력의 획득을 의미한다. 셋째, 기억 요구 수준은 전이가 요구하는 인지적 깊이를 나타내는 차원으로, 어떤 전이는 단순한 인식(recognition)이나 회상(recall)에 의존하는 반면, 다른 전이는 장기 기억에 저장된 지식을 능동적으로 재구성하고 적용하는 과정을 요구한다.
이러한 구분을 통해 Barnett&Ceci(2002)는 전이가 절차, 표상, 원리와 같은 서로 다른 지식 유형을 포함할 수 있으며, 수행 속도나 정확성의 변화뿐 아니라 문제 접근 방식의 변화까지 포괄하고, 나아가 단순 실행 수준에서부터 회상⋅인식⋅실행을 모두 요구하는 고차 인지 수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지적 요구를 수반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학습 전이를 단순히 ‘얼마나 먼 맥락으로 확장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어떠한 인지 과정을 거쳐 전이되는가’의 문제로 재개념화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론적 의의를 지닌다.
한편, Barnett&Ceci(2002)는 전이가 발생하는 맥락 차원을 여섯 가지 하위 차원으로 세분화하여, 근접 전이와 원거리 전이가 단일 기준에 의해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맥락 요소들의 복합적 변화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들은 전이 맥락을 지식 영역(knowledge domain), 물리적 맥락(physical context), 시간적 맥락(temporal context), 기능적 맥락(functional context),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 수행양식⋅매체(modality) 차원으로 구분하고, 각 차원에서 학습 맥락과 적용 맥락 간의 차이가 커질수록 전이는 점진적으로 근접 전이에서 원거리 전이로 이동한다고 설명하였다.
구체적으로, 지식 영역은 학습과 전이가 동일한 학문⋅지식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는지, 혹은 서로 다른 영역 간에 이루어지는지를 의미한다. 물리적 맥락은 학습 환경과 전이 환경의 공간적 유사성을, 시간적 맥락은 학습과 전이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가리킨다. 기능적 맥락은 학습된 지식이 동일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지, 아니면 전혀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지를 의미하며, 사회적 맥락은 개인 수행인지 협력적⋅사회적 수행인지에 따라 전이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수행 양식⋅매체는 동일한 반응 형태나 표현 양식이 요구되는지, 혹은 전혀 다른 수행 양식이 요구되는지를 포함한다. 학습 맥락과 전이 맥락이 이러한 차원들에서 얼마나 유사하거나 상이한가는 전이의 성격과 난이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 같은 맥락 차원 분석은 ‘학교에서 배운 것이 학교 밖에서 적용되는가’라는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 전이를 지식 영역, 물리적 환경, 시간 간격, 목적, 사회적 조건, 수행 양식의 변화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할 다차원적 연속선으로 재개념화한다. 즉, Barnett&Ceci의 체계는 전이를 단일한 거리 개념이 아닌 복합적 맥락 변화의 관점에서 파악하도록 확장함으로써, Perkins&Salomon의 전이 이론을 구조적으로 심화시킨다.
이러한 분류 체계는 본 연구에서 다루는 학습 전이를 단순한 ‘성취의 일반화’가 아니라, 전이 내용의 성격과 전이 맥락의 변화 수준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복합적 과정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특히 이는 학교 학습에서 형성된 지식과 기능이 실제 문제 해결, 융합적 사고, 생활 및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개념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며, 본 연구의 전이 분석과 교수⋅학습 설계 논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이론적 기반으로 작용한다.

2.2. 학습 전이의 조건과 교수 설계 원리

Perkins & Salomon (1988, 1992)는 선행 연구를 종합하여 학습 전이를 촉진하는 조건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고, 전이는 단순한 반복 학습의 부산물이 아니라 학습 경험의 설계 방식과 학습자의 인지적⋅메타인지적 활동의 질에 의해 체계적으로 촉진될 수 있는 과정임을 강조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조건을 토대로 전이를 촉진하는 교수 전략으로 허깅(hugging)과 브리징(brigding)을 제안하였으며, 이후 전이 연구와 교수 설계 논의는 이 다섯 가지 조건을 핵심 준거로 발전해 왔다.
첫째, 전이를 위해서는 충분하고 다양한 연습(thorough and diverse practice)이 필요하다. Anderson(1982)은 학습이 개념⋅원리⋅규칙에 대한 이해로서의 선언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에서 출발하여, 반복적 실습을 통해 사용 가능한 형태의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으로 전환되고, 나아가 실제 문제 해결 상황에서의 안정적 실행 자동화된 수행(Performance)을 통해 전이 가능성이 강화된다고 보았다. Singley & Anderson(1989)도 반복 연습을 통해 절차가 자동화될수록 유사 과제 간 근접 전이가 촉진됨을 실증하였다. 그러나 Perkins & Salomon (1992)는 Luria(1976)의 관점 ‘특정 수행이 다양한 맥락에서 광범위하게 연습될수록, 그 수행이 특정 과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상황에서도 보다 쉽게 활성화된다’에 근거하여 이러한 연습이 하나의 기능이나 개념을 단일 과제에서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상황과 과제에 걸쳐 적용해 보는 연습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즉, 연습의 ‘양’뿐 아니라 ‘맥락의 다양성’이 결합될 때 전이는 촉진된다.
이와 관련하여 National Research Council(NRC, 2000)은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 조건으로 초기 학습의 숙달 정도(degree of mastery)를 강조하였다. 초기 학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이는 기대할 수 없으며, 피상적 이해나 단편적 암기는 새로운 상황에서 활용될 수 있는 인지적 기반을 제공하지 못한다. 동시에 NRC(2000)는 전이가 단순 반복 연습(drill)의 결과로 자동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맥락에서의 연습, 의미 있는 이해, 추상화, 피드백과 점검이 결합될 때 강화된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이후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를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Blume et al(2010)은 학습 전이에 관한 89편의 실증 연구를 종합한 결과, 학습 맥락과 적용 맥락 간의 유사성, 사례와 연습 과제의 다양성, 실제 적용 상황과의 연계성이 전이 효과의 크기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핵심 변인임을 보고하였다. 이는 충분한 숙달을 전제로 하되, 다양한 맥락에서의 연습과 실제 적용 맥락과의 구조적 연결이 결합될 때 학습 전이가 보다 효과적으로 촉진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점에서 충분한 숙달은 전이의 전제조건이며, 다양한 맥락에서의 연습과 과제⋅사례의 다양화는 그 숙달이 새로운 상황으로 확장되도록 하는 핵심 기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논리를 토대로 Perkins & Salomon(1988)은 전이를 촉진하기 위한 교수 전략으로 ‘허깅(hugging)을 제시하였다, 허깅은 반사적 전이에 기반한 전략으로, 학습자가 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목표 과제에 구조적으로 최대한 유사한 형태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도록 수업을 설계하는 것을 핵심 원리로 한다. 이는 목표 수행과의 유사성을 높여, 이후 유사한 자극 조건에서 학습된 기능이 자동적으로 촉발되는 저수준 전이의 가능성을 증대시킨다. 예를 들어, 교사가 시험 요령을 설명하는 대신 모의 시험을 제공하거나, 취업 상담자가 면접 요령을 설명하는 대신 모의 면접을 실시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목표 수행을 ‘밀착(hug)’시키는 학습 경험은 학습자가 실제 수행 상황에 직면했을 때 별도의 의식적 분석 없이도 습득한 기능이 자연스럽게 발현되도록 돕는다.
둘째, 명시적 추상화(explicit abstraction)이다. 이는 학습자가 개별 사례나 문제 해결 경험 속에서 공통 구조, 원리, 관계를 의식적으로 도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Gentner (1983)는 전이가 단순한 표면 유사성(surface similarity)이 아니라 관계적 구조의 대응(relational structure alignment)을 인식할 때 촉진된다고 보았다. 즉, 두 영역 간 공통 관계 구조가 파악될 때 유추적 추론과 전이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Perkins & Salomon (1992) 역시 학습자가 외형적 유사성이 아니라 상황의 핵심 관계를 명시적으로 추상화할 때, 새로운 문제 상황에서도 이를 적용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전이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사례 제시 자체보다 그 속에 내재된 구조를 드러내는 교수 설계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적극적 자기 점검(active self-monitoring)이다. 피드백을 포함한 능동적 점검(active monitoring)이 학습의 질을 향상시키는 핵심 조건이라는 점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일관되게 보고되어 왔으며(Thorndike, 1913; Gick & Holyoak, 1983; Chi et al, 1989; Ericsson et al., 1993; NRC, 2000). 자기 점검은 학습자가 자신의 사고 과정과 전략 사용을 대상으로, 이해 수준과 수행 상태를 점검⋅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학습 전략과 행동을 조절하는 메타인지적 성찰(metacognitive reflection)을 의미한다(Flavell, 1979). Flavell(1979)과 Schoenfeld(1985)는 이러한 메타인지적 점검과 전략적 통제가 전이의 핵심 기제임을 강조하였다. 특히 Gick & Holyoak(1983), Chi 등(1989)은 학습자가 자신의 사고 과정을 점검하고 구조적 관계를 성찰 할 때 원거리 전이가 촉진됨을 실증적으로 제시하였다. NRC(2000) 역시 학습자가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학습 전이에 핵심적이라고 보았다. 전이는 단순한 기억의 부산물이 아니라, 학습자가 자신의 이해와 전략을 선택⋅조정⋅재구성하는 능동적 학습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심층적 이해(deep understanding), 의미 중심의 지식 구조화, 피드백에 기초한 메타인지적 성찰이 학습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조건임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이론적 관점은 이후 실증 연구를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Scharff et al(2017)는 메타인지적 자기 점검 수준과 학습 전이 간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고하였다. 더 나아가 Schuster at al. (2020)는 Stebner et al.(2015)이 개발한 MST(Metacognitive Skills and Strategies Test)를 활용하여, 메타인지 기술(계획⋅점검⋅평가)과 인지 전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자기조절학습(self-regulated learning, SRL) 훈련이 학습자의 기술 적용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며, 근접 전이와 원거리 전이 과제 모두에서 메타인지 기술 활용을 증진시킨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자기조절학습은 인지⋅동기⋅메타인지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이 조절되는 능동적인 과정이며(Schraw et al, 2006), 전이 관점에서 볼 때 근접 전이는 인지 전략과 메타인지 기술이 함께 전이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반면, 원거리 전이는 인지 전략은 변화하지만 메타인지 기술이 유지⋅적용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넷째, 성찰성(mindfulness)의 유발이다. 성찰성은 수행 중인 활동과 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깨어 있는 주의 상태를 의미하며(Langer, 1989), 학습자가 상황의 변화, 문제의 요구, 자신의 사고를 폭넓게 인식하도록 돕는 조건이다. Perkins & Salomon(1992)는 이러한 성찰성이 명시적 추상화와 자기 점검을 가능하게 하는 상위 수준의 인지적 태도로 작용하며, 학습자가 기계적 적용이 아니라 상황 민감적 전이를 수행하도록 한다고 보았다.
다섯째, 은유(metaphor)와 유추(analogy)의 활용이다. 이는 새로운 개념이나 문제를 이미 알고 있는 구조와 대응시켜 이해하도록 돕는 방법으로, 서로 다른 영역 간의 공통 구조를 드러내 전이를 촉진한다(Gentner, 1983; Perkins & Salomon, 1992). 예를 들어, 원자를 작은 태양계에, 심장의 작동 원리를 펌프에 비유하는 것은 학습자가 친숙한 구조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관계와 기능을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다른 맥락에서도 해당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Holyoak & Thagard(1989)는 이러한 유추가 출발 영역(source)과 목표 영역(target) 간의 구조적 대응(mapping)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며, 전이의 핵심 기제가 표면적 유사성보다 관계적 유사성에 있음을 이론화하였다.
이러한 논리를 토대로 Perkins & Salomon(1988)은 전이를 촉진하기 위한 교수 전략으로 ‘브리징(bridging)’을 제안하였다. 브리징은 고수준 전이에 기반한 전략으로, 학습자가 추상화(abstractions), 가능한 연결 탐색, 성찰성, 메타인지적 점검을 수행하도록 교수⋅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전략이다. 즉 목표 과제와의 단순 유사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가 스스로 원리와 관계를 도출하고(추상화), 새로운 상황과의 연결을 의도적으로 탐색하며, 자신의 전략을 점검⋅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전이를 촉진한다. 예를 들어, 교사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험 전략을 스스로 구성해 보도록 하거나, 취업 상담자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성찰하고 면접 전략을 계획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교수는 의도적 분석과 계획을 강조한다.
‘허깅-브리징’은 자동화에 기반한 저수준 전이와 성찰에 기반한 고수준 전이를 각각 겨냥하는 상보적 설계 원리로 이해할 수 있으며, 실제 교육 장면에서는 두 전략의 통합적 적용이 보다 풍부한 학습 전이를 산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허깅-브리징’이 실제 교수설계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전이를 촉진하는 변인이 무엇이며 그것이 어떤 수준(학습자⋅설계⋅환경)에서 작동하는지를 구조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Hajian(2019)은 다양한 전이 이론을 비교⋅종합하면서, 코칭과 스캐폴딩, 상호작용, 평가와 성찰, 그리고 맥락적 유사성(contextual similarity)이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교수 조건임을 정리하였다. 이는 허깅(유사성⋅실행 경험)과 브리징(성찰⋅연결 탐색)을 실제 수업에서 구현할 때, 코칭⋅스캐폴딩⋅평가⋅성찰을 포함한 설계 패키지로 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2.3.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학습 전이

수학 교과에서의 프로그래밍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수학적 문제를 탐구하고, 수학적 모델을 구현하며, 반복적 계산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학적 패턴과 구조를 이해하도록 지원하는 학습 수단으로 간주된다(Nyman et al., 2025). 이러한 관점의 이론적 기원은 Papert(1980)의 LOGO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Papert는 LOGO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수학 교육이 어떻게 재구조화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며, 아동이 수학⋅기하⋅논리 개념을 교사의 전달이 아니라 자신의 활동을 통해 ‘스스로 구성’하는 학습 환경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프로그래밍을 단순한 기술 습득의 대상이 아니라, 학습자의 사고를 촉발하고 구조화하는 인지적 매개물, 즉, ‘사고를 위한 대상(object-to-think-with)’으로 개념화하고, Piaget의 구성주의에 기반한 제작주의(constructionism) 학습 이론을 전개하였다. 이 이론에서 학습은 수용하는 과정이 아니라, 학습자가 외적 산출물을 만들고 조작하며(testing), 오류를 수정하고(debugging), 개념을 재구성하는 능동적 구성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Papert는 LOGO 거북이(turtle) 그래픽을 활용한 프로그래밍 활동을, 학습자가 각도, 회전, 거리, 좌표, 도형, 반복 구조 등의 개념을 직접 조작⋅탐구하면서 몸-기반(egocentric)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장으로 설명하였다. 즉, LOGO 프로그래밍 활동은 추상적인 기하 개념을 외재화하고 조작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함으로써, 학습자가 수학 개념을 ‘사용하면서 이해하도록’ 만드는 인지적 매개 역할을 수행한다. Papert는 이러한 프로그래밍 경험을 통해 학습자가 복잡한 문제를 다루기 쉬운 하위 문제로 분해하는 전략(problem decomposition)과 절차적 사고(procedural thinking), 수단-목표 분석(means-ends analysis), 시행착오, 오류 수정에 기반한 사고의 정교화(debugging as epistemology), 오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형성(positive view of error), 소규모 활동을 통한 상호작용과 협력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아이디어를 자연스럽게 획득할 수 있다고 보았다(Papert, 1980; 홍재운&이수정, 2009).
이러한 LOGO 연구 이후, Papert가 제시한 “조작 가능한 수학적 대상”과 “탐구 중심 학습 환경”이라는 설계 철학은 다양한 디지털 수학교육 도구로 확장되었으며, 그 대표적 사례가 1980년대 후반 이후 개발된 동적 기하 소프트웨어(Dynamic Geometry Software, DGS)이다. DGS 역시 기하 개념을 조작 가능한 대상으로 외재화하여 학습자가 관계를 탐구⋅검증하도록 지원하는 도구로서, 적절하게 활용될 경우 학습자의 수학 성취도를 향상시키고(Isiksal & Askar, 2005), 학습 동기와 참여도를 증진시키는 동시에 연역적 사고 발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Healy & Holyes, 2001). 또한 DGS는 학습자가 다양한 수학 개념과 표상, 그리고 그 상호 연관성을 인식하도록 지원하며(Jiang, Manouchehri, & Enderson, 2002; Pierce, Stacey, Wander, & Ball, 2011), 기하 개념 이해, 시각화 능력, 추론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탐구 기반 수업맥락에서 학습자의 수학적 사고 발달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이 실증적으로 보고되었다(Chan&Leung, 2014).
이와 같은 디지털 수학 도구의 전통은 최근에는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와 블록 기반 프로그래밍 환경으로 확장되며, 수학 개념 학습과 전이를 보다 직접적으로 겨낭한 교수 설계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Laurent(2022)는 초등학교 4-5학년을 대상으로 스크래치(Scratch) 프로그래밍 활동이 유클리드 기하, 덧셈 구조, 분수 개념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를 무작위 대조 실험으로 검증하였다. 이 연구에서 프로그래밍 집단은 수학 개념을 먼저 알고리즘과 코드 형태로 표현한 뒤 이를 대수식으로 연결하도록 지도받았으며, 교사는 의도적으로 알고리즘-대수 표현 간의 연결을 강조하는 고수준 전이 조건을 설계하였다. 그 결과, 프로그래밍 활동이 단순한 흥미 유발을 넘어 수학적 구조 인식과 표현 간 전이를 촉진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한편, Sand et al(2022)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로그 함수를 직접 프로그래밍하도록 하는 튜토리얼을 설계하고, 이를 테일러 전개의 학습과 결합함으로써, 학생들이 로그 계산의 기저에 있는 메커니즘과 과정에 대해 추론하도록 유도하였다. 이 연구는 학습자가 수학과 컴퓨팅의 교차 영역에 놓인 핵심 개념, 즉 컴퓨터에서 실수가 어떻게 표현되고 근사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프로그램을 ‘사고를 위한 대상’으로 활용한 Papert의 구상을 대학 수준의 수학 학습 맥락으로 확장한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더 나아가 Cervantes-Barraza et al(2023)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파이썬(Python) 프로그래밍 언어를 매개로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포함한 맥락화된 상황을 분석하도록 한 결과, 프로그래밍이 미분과 적분 개념의 관계를 해석하고 실제 문제 상황에 적용하는 데 효과적인 인지적 도구로 기능함을 실증하였다.
이러한 디지털 기반 수학 학습 환경이 단순한 개념 이해를 넘어 보다 폭넓은 전이 가능성과 연결된다는 점은 이후 전이 연구에서도 구체적으로 검토되었다. Tullis et al(2017)는 원거리 전이의 관점에서 프로그래밍 활동의 교육적 효과를 분석하며, 프로그래밍이 학습자에게 추상화, 구조 파악, 코드의 재사용과 같은 인지적 요구를 지속적으로 부과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들은 프로그래밍 학습이 서로 다른 문제 상황들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눈치채기(noticing)’를 촉진함으로써, 특정 맥락에 국한되지 않는 복잡계 원리(complex systems principles)의 폭넒은 전이를 촉진할 수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검증하였다. 그 결과, 프로그래밍 활동에 참여한 학습자들이 비프로그래밍 학습자에 비해 이질적인 문제 상황 간의 공통 구조를 더 잘 식별하고, 이를 새로운 과제에 적용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써, 프로그래밍이 원거리 전이를 촉진할 수 있는 유력한 인지적 매개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이 항상 자동적으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래밍 실습을 통한 학습은 추상적 일반화에 의존하는 원거리 전이보다는, 수행 맥락의 유사성과 반복적 실행을 통해 촉진되는 근접 전이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Barnett & Ceci, 2002; Robins et al., 2003; Scherer, 2019). 특히 수학적 개념을 프로그래밍 코드로 구현하는 과정은 지식의 단순 재생이 아니라, 개념 구조를 실행 가능한 절차로 재구성하고 수행 양식을 변환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수행 기반 학습 전이(performance-based transfer)로 해석될 수 있다(Wing, 2006; Guzdial, 2008). Scherer(2019)는 프로그래밍 학습의 전이 효과에 대한 실증 연구들을 종합 분석한 결과, 전이 효과는 대체로 유사한 과제나 인접 영역에서의 근접 전이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반면, 이질적인 영역으로의 원거리 전이는 작거나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는 결론을 제시하였다. 또한 그는 프로그래밍에서 획득한 지식과 전략이 다른 영역으로 전이되기 위해서는 과제 간 구조적 유사성과 전략적 공통성이 핵심 조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였다. 다시 말해, 표면적 맥락이 다르더라도 문제 해결에 요구되는 핵심 구조와 사고 전략이 공유될 때 전이가 가능하며, 이러한 조건이 약할수록 전이 효과는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Simonsmeier et al.(2025)는 Barnett & Ceci (2002)의 전이 분류 체계를 준거로 하여, 유아⋅아동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비주얼 프로그래밍, 로봇 프로그래밍 등)이 논리, 수학, 공간 능력 등 다른 영역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근접 전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일관된 긍정적 효과가 관찰되었으나, 고차 추론과 같은 원거리 전이에 대해서는 효과 크기가 작거나 연구 간 이질성이 크다는 점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학습이 다양한 인지 영역으로 자동 확장된다고 가정하는 해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수학 학습 전이 효과에 대한 과도한 일반화를 경계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프로그래밍 매개가 근접 전이에서는 비교적 일관된 긍정적 효과를 보이며, 원거리 전이를 촉진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 설계 차원에서 구조 인식, 추상화, 그리고 상황 간 연결 탐색을 의도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경우 그 전이 효과가 쉽게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프로그래밍 자체가 자동적으로 폭넓은 전이를 산출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어떠한 인지 활동에 참여하도록 설계되는지가 전이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Ran et al(2021)는 컴퓨팅을 매개로 한 수학 학습 효과는 단순한 도구 도입 여부가 아니라, 프로그래밍이 어떻게 도입되고, 수학 수업에 어떻게 통합되며, 학습 과제가 컴퓨팅 기술의 가능성을 얼마나 의미 있게 활용하도록 설계되었는지에 크게 좌우된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프로그래밍이나 디지털 도구 활용 자체보다도, 학습자가 구조를 인식하고 전략을 공유⋅조정하도록 지원하는 교수 설계가 전이의 핵심 조건임을 시사한다.
Nyman et al(2025)은 2018년 개정된 스웨덴 국가 교육과정에서 프로그래밍이 수학 학습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교수⋅학습 지침이 충분히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였다. 그리고 이들은 ‘학습 기회(opportunities to learn)’ 개념을 이론적 준거로 삼아, 스웨덴 중등 수학 교과서에 포함된 프로그래밍 활동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수학적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에는 수학과 프로그래밍 간의 결합 방식을 검토하는 ‘관계 프레임워크(Relation Framework)’와, 과제 수행 과정에서 요구되는 프로그래밍 활동의 성격을 분석하는 ‘행동 프레임워크(Action Framework)’의 두 가지 분석 틀을 활용하였다. 관계 프레임워크는 수학과 프로그래밍의 결합 양상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MP1) 수학과의 연계 없이 이루어지는 프로그래밍, (MP2) 프로그래밍을 위한 맥락으로서의 수학, (MP3) 효율적인 계산을 위한 도구로서의 프로그래밍, (MP4) 프로그래밍이 수학 학습의 주요 초점이 되는 경우이다(Nyma et al, 2025, p.1267). 분석 결과, 수학과 프로그래밍의 관계 유형 가운데 MP4 유형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프로그래밍이 학습의 중심이 되고 수학은 그 맥락으로 기능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과는 교육과정에서 의도한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수학 학습’의 방향과 일정한 괴리가 존재함을 시사한다. 반면 수학과 프로그래밍이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된 MP3 유형은 상대적으로 드물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과제들이 학생들의 수학적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프로그래밍이 수학 개념 탐구와 모델링을 촉진하는 도구로 기능하기 보다는, 독립적인 학습 목표로 제시되는 경향이 강함을 의미한다. 행동 프레임워크에 따른 분석 결과 역시 유사한 문제점을 드러낸다. 대부분의 프로그래밍 활동은 코드 읽기나 부분적 수정과 같은 비교적 낮은 수준의 수행에 머무르고 있었으며, 학생들이 알고리즘을 설계하거나 문제를 구조화하는 고차적인 수행을 요구받는 경우는 제한적이었다. 이는 교과서에 제시된 프로그래밍 활동이 계산적 사고 역량을 충분히 함양하기에는 구조적 한계를 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프로그래밍을 수학 교육에 통합할 때, 단순히 프로그래밍 활동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수학 학습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학과 프로그래밍의 의미 있는 결합을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이 수학적 개념을 탐구하고, 모델링하며, 일반화하는 과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과제가 설계될 필요가 있다. 교육적 시사점으로서, Nyma et al(2025)은 교과서 집필자와 교육과정 개발자가 프로그래밍을 수학 학습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에 대해 보다 명확한 지침을 제시해야 하며, 아울러 교사 교육 차원에서도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수학 수업 설계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2.4. AI 수학 교육의 현황

국내 대학에서 인공지능(AI)과 수학을 융합한 교양 및 전공 교과목 개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상구 외(2020)는 인공지능 기술의 일상화에 따라 대학 미적분학 등 기초수학이 ‘공식⋅계산 중심’에서 ‘문제 해결 및 모델링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들은 AI의 핵심 알고리즘이 미분, 행렬, 확률과 같은 수학적 기초를 전제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공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대학생에게 필수적 소양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김한성 외(2022)의 전국 대학 AI 관련 교육과정 분석에 따르면, SW중심대학 41개 중 37개(약 90%)가 미적분학, 선형대수학, 확률⋅통계, 응용통계학, 이산수학 등을 AI 기반 교육의 핵심 수학 교과로 개설하고 있었다. 또한 거점 국립대학 대부분이 AI 수학 관련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어, AI 수학이 전공 교육뿐 아니라 모든 전공 학생이 AI 원리를 수학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 교양수학’ 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박상우(2021)는 AI 기반 사회에서는 단순 지식 습득보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학적 모델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핵심 역량이 된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미래 수학교육의 방향을 ‘AI 리터러시’ 및 ‘계산적 사고력’ 함양으로 설정하며, AI 수학 교육이 국가 경쟁력 확보의 기초가 된다고 보았다. 한편, 김창일, 전영주(2021)는 AI 수학 교과의 내용 체계를 분석하여, 고등학교와 대학의 AI 수학이 선형대수-확률통계-미적분학의 삼축 구조를 기반으로 AI의 수학적 기초를 형성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 수준의 AI 수학 교육은 수학적 사고력과 계산적 사고력을 통합적으로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AI 수학 교육 현황은 다음 세 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첫째, 전공 구분을 초월한 교양 수준의 AI 기초 수학 교육의 확산, 둘째, 수학적 사고와 계산적 사고의 융합적 접근, 셋째, 파이썬 기반의 실행 중심 학습 체계 확립이다.
AI 수학의 학습 내용은 인공지능 기능별 요구 수학을 중심으로 체계화되어 왔다. <표 3>은 선행연구에서 논의된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위한 수학 교과 학습 주제 체계를 인공지능 기능에 따라 정리한 것이다(고호경, 2020; 이상구 외, 2020; 최혜윤, 심상길, 2021; 박상우, 2021; 김창일, 전영주, 2021; 이중경, 김현진, 2023).
<표 3>
인공지능 기능에 따른 AI 수학 학습 주제 체계
인공지능 기능 핵심 수학 영역 세부 핵심 개념
데이터 표현⋅전처리 선형대수학 행렬 연산, 행렬식, 벡터 내적⋅정사영, 차원⋅기저, 고유값⋅고유벡터, QR분해, 특이값분해(SVD)

데이터 분석⋅특징 추출 확률⋅통계 확률, 조건부 확률, 베이즈 법칙, 확률변수, 확률분포(이산⋅연속), 공분산, 상관계수, 통계적 추정, 베이지안 추론

지도학습 회귀분석⋅최적화 단순⋅다중회귀, 결정계수, 로지스틱 회귀, 경사하강법, 손실함수, 편미분

비지도학습 다변수 미적분학 극한, 편도함수, 기울기, 다변수 함수의 연쇄법칙, 중적분, 극대⋅극소, 최적화 문제

신경망 학습 함수해석⋅미분학 활성화 함수(시그모이드, ReLU, 하이퍼볼릭 탄젠트), 손실함수의 미분, 오차역전파법, 연쇄법칙

자연어처리⋅데이터 마이닝 벡터공간이론 거리 계산(유클리드⋅코사인), 정사영, 차원 축소, 내적을 통한 의미 공간 분석

예측⋅의사결정 베이지안 추론 사전확률⋅사후확률, 조건부 확률, 최대우도추정, 사후확률 기반 추정(MAP)

최적화⋅학습 알고리즘 수치해석⋅미적분학 경사하강법, 뉴턴법, 선형근사, 손실함수 최소화, 미분방정식, 수치적 안정성

시각적⋅공간적 데이터 처리 기하학⋅벡터미적분학 3차원 좌표계, 벡터장, 선적분⋅면적분, 그래프 이론, 인접행렬, 중심성, 유향⋅무향 그래프

2.5.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AI 수학 학습의 현황과 한계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AI 수학 학습은 수학 개념과 인공지능 알고리즘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교육적 의미를 지닌다. 한서현(2022)은 “인공지능 수학에서 추구해야 하는 수학적 역량은 디지털 역량이라는 목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역량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p.19), 디지털 역량을 컴퓨터⋅정보기술⋅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 디지털 자료의 식별⋅정의 능력, 정보의 수집⋅분석⋅판단 능력, 새로운 정보 생산 능력, 협력⋅의사소통, 윤리의식의 여섯 가지 요소로 제시하였다(pp. 9-10). 이러한 관점에서 최재길, 심상길(2024)은 AI 수학이 단순한 이론 전달에 머물지 않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딥러닝 프로젝트 등 응용⋅실습 중심 학습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학습자가 수학적 개념의 추상적 이해를 넘어, 직접 함수(알고리즘)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다루며 문제 해결 과정을 구현하는 실행 중심 학습(doing-oriented learning)으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필요성은 국내 실증 연구들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된다. 이상구 외(2020)는 파이썬과 SageMath 기반 사이버 실습 환경을 활용하여 선형대수, 미적분, 확률⋅통계 등 AI 기초 수학 개념을 직접 실행⋅시각화⋅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복잡한 알고리즘의 흐름과 수학적 원리를 단계적으로 체득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pp.4-8). 이러한 프로그래밍 학습은 데이터 처리-모델 구성-결과 해석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문제 해결 경험을 통해 개념 이해도⋅문제 해결력⋅학습 동기⋅자신감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pp.9-10).
서명희(2022)는 파이썬 기반 학습 자료를 개발⋅적용한 연구에서, 프로그래밍 활동이 학생들의 수학 개념 탐구와 문제 해결 경험을 확장시키며 수학의 필요성과 유용성을 인식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보고하였다. 특히 파이썬을 활용하여 산점도, 직선의 방정식, 확률, 미분계수 등 교과 개념을 직접 계산⋅시각화하고 알고리즘의 동작을 구현하는 과정은 학습자의 흥미와 자신감을 높이고, 수학적 흥미⋅태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프로그래밍 기반 학습이 수학 원리의 탐구와 AI 알고리즘 이해를 동시에 촉진하는 실행 중심 학습의 효과를 갖는다는 점을 뒷받침한다(pp. 30-40, pp. 83-95).
조경호(2023)는 파이썬 기반 이미지 처리⋅분류 수업 자료를 개발하여 고등학생에게 적용한 결과, 파이썬 기반 AI 수학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행렬, 활성화 함수 등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핵심 수학 개념에 대한 이해가 향상되었다고 보고하였다(p.53). 또한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과 수학의 연계성을 직접 경험하였다고 분석하였다(p.57).
백란(2021)은 프로그래밍 기반 AI 수학 실습이 데이터 분석, 패턴 탐색, 추상화⋅모델 구축 등 AI 사고의 핵심 요소를 자연스럽게 함양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pp.53-55). 특히 모듈화된 AI 수학 교육과정은 기초 수학(M1) → 응용 수학(M2) → 심화 알고리즘(M3)의 단계로 구성되어, 학습자가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수학⋅SW⋅전공지식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수학적 배경이 부족한 학습자에게도 학습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pp. 53-54).
이정화 외(2023)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벡터, 행렬, 상관관계, 거리, 최소제곱법 등 중등⋅대학 수준에서 다루는 수학 개념을 기반으로 작동함을 분석하며, 이러한 알고리즘을 직접 구현하는 활동이 해당 개념에 대한 구조적 이해를 심화한다고 보고하였다(pp.297-299). 예를 들어 선형회귀는 상관관계⋅분산⋅평균제곱오차에 기반해 모델을 구성하며, KNN⋅K-means clustering은 거리 기반 기하⋅통계 개념을 토대로 작동한다(pp.297-298). 이러한 구현 경험은 학습자가 수학적 연산이 실제 예측 모델 속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경험적으로 탐색하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AI 수학 학습은 문제 정의-데이터 수집-전처리-통계 분석-모델 구축-평가로 이어지는 데이터 기반 문제 해결의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여 통계적 사고와 의사결정 능력을 강화하며(pp.295-296), 기술도구 기반 시각화⋅반복 계산은 상관관계⋅분산 해석 등에서 나타나는 오개념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하였다(pp.298).
김호석, 고호경(2024) 또한 파이썬 기반 AI 수학 교수-학습 자료를 통해, 텍스트⋅이미지와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벡터⋅행렬 등 수학적 표현으로 변환하거나 코사인 유사도, 거리 기반 분류, N-gram 모델 등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학습자의 수학적 이해가 심화됨을 확인하였다(pp.479-485). 특히 자료 표현-분석-분류-예측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의 프로그래밍 경험은 컴퓨팅 사고와 수학적 사고를 동시에 촉진하며, 반복적 시각화와 검증을 통해 개념의 직관적 이해와 응용 능력을 높인다고 보고하였다(pp.492-495).
이승훈(2024)은 파이썬 프로그래밍이 학습자의 사고 과정을 코드로 구조화하도록 돕고, 오류 수정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와 절차적 지식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수학 학습 효과를 증진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프로그래밍 기반 AI 수학 학습은 문제 해결력⋅사고력⋅코딩 능력의 동시 향상뿐 아니라 수학에 대한 흥미 및 가치 인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정의선(2024) 역시 AI 수학의 교과 목표가 “지능정보사회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학의 가치를 이해하고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기르는 것”에 있다고 강조하며(p.486), 이미지⋅텍스트 자료를 실제로 변환⋅분석⋅분류하는 수행평가가 AI 알고리즘의 작동 구조를 경험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보고하였다.
종합하면, 이상의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프로그래밍 기반 AI 수학 학습이 탐구 기반 문제 해결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에 AI 시대에 요구되는 고차원적 학습 역량(critical thinking, model-based reasoning)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해 왔다. 특히, 시뮬레이션과 모델링 활동은 ①추상적인 수학 개념의 원리 이해 심화, ②데이터 기반 분석⋅추론 능력 향상, ③AI 모델 구조의 실천적 이해, ④문제 해결⋅협업 역량 강화, ⑤AI-X 융합 교육의 기반 마련 등 학습 효과를 보여주며, 단순 기술 실습을 넘어 학습자가 수학적 개념을 실제 알고리즘⋅데이터⋅문제 해결의 맥락에서 재구성하도록 이끄는 ‘실행 중심 학습(doing-oriented learning)’의 핵심 기반이며, 효과적인 교수⋅학습 도구로 기능하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Lee 등, 2024).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교수⋅학습 자료 개발(조경호, 2023; 김호석, 고호경, 2024), 모듈 기반 교육과정 설계(백란, 2021), 수학 개념과 AI 알고리즘의 연계 분석(이정화 외, 2023), 프로그래밍 학습의 교육적 효과 탐색(이승훈, 2024)에 초점을 두어 왔으며,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수학 학습이 수행 기반 학습 전이(performance-based transfer)로 어떻게 확장되는지, 즉 특정 학습 맥락에서 습득한 개념과 원리에 대한 지식 이해(Knowing)가 새로운 문제 상황이나 수행 맥락에서 적용하여 실행 수행(Doing)으로 어떻게 전이되는지에 대한 인지적⋅구조적 분석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이에 본 연구는 AI 수학 교양교과 사례를 대상으로 학습자의 지식 이해(Knowing)와 실행 수행(Doing) 간 성취 변화 양상을 탐색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AI 수학 학습이 두 성취 영역 간 관계 구조와 수행 성취 변화와 어떠한 관련을 보이는지를 정량적으로 검토하고, 해당 수업 맥락에서 관찰되는 전이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3. 연구 방법

3.1. 연구 대상 및 자료

본교의 AI 수학 교양교과를 수강한 다양한 전공의 대학생 72명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해당 교과는 이론 강의와 파이썬 프로그래밍 실습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교수 설계를 바탕으로, ‘개념 이해 →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통한 반복 학습과 패턴 인식 → 알고리즘화 → 코드 구현 → 수행 검증’의 순환 구조로 운영되었다. 각 주제는 먼저 수식과 정의 중심의 이론 학습을 통해 개념적 토대를 형성한 후, 파이썬 프로그래밍 실습을 통해 해당 개념을 계산 절차와 알고리즘으로 즉시 재구성하도록 설계되었다.
예를 들어, 경사하강법 단원에서는 먼저 미분의 이론적 의미(기울기)와 역할, 그리고 미분 계산 방법을 학습한 뒤, SciPy를 활용한 반복적 미분 계산을 통해 함수의 변화 패턴을 탐색하도록 하였다. 이후 학생들은 ‘현재 값에서 기울기를 계산하고, 이를 이용해 값을 갱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경사하강법의 절차 구조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Numpy와 사용자 정의 함수(def)를 활용하여 편미분 함수를 정의하고 경사하강법 알고리즘을 구현하도록 하였다. 또한 for 반복문을 활용하여 반복 갱신 과정과 수렴 양상을 시각화하는 활동을 통해 경사하강법이 기울기 정보를 이용한 점진적 최적화 과정임을 수행 수준에서 이해하도록 설계하였다.
이러한 교수 설계는 Perkins & Salomon(1992)이 제시한 근접 전이(near transfer)와 저수준 전이(low-road transfer)에 기반하여, 반복 수행을 통해 개념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학습자는 미분 개념을 알고리즘 절차와 최적화 원리로 적용하면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맥락 내에서 개념을 수행으로 전환하는 경험을 축적한다. 동시에 Barnett & Ceci(2002)가 확장한 전이 범주에 비추어 볼 때, 수행 경험이 다시 이론적 개념 구조의 재구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고수준 전이(high-road transfer)로 확장되는 학습 구조에 해당한다. 즉, 학습자가 수학 개념을 실제 수행 맥락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하고 재구성하는 경험을 통해, 개념 이해 수준을 넘어 수행의 질적 변화로 이어지는 수행 기반 학습 전이가 촉진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학습 평가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프로그래밍 실습활동의 세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평가는 OX형, 4지 선다형, 5지 선다형, 서술형 등 서로 다른 인지⋅수행 요구도를 지닌 유형으로 구성되었다. 이 중 OX형 및 선다형 문항은 개념 이해 및 이론 등 이론적 성취를 평가하는 지식형(Knowing) 영역으로, 서술형은 알고리즘 구현, 오류 수정, 출력 해석 등 수행형 성취를 평가하는 실행형(Doing)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또한 수업 중 실시된 파이썬 프로그래밍 학습활동은 주차별 실습 과제의 수행 결과를 기반으로 평가하였다. 각 실습 과제는 데이터 입출력, 리스트⋅딕셔너리 활용, 반복문⋅조건문, 함수 작성, 행렬 연산, 기초 시각화, 회귀⋅분류 알고리즘 구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채점은 코드의 정확성, 절차적 논리성, 실행 결과의 타당성, 해석의 적절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였다.
최종적으로 수집된 성취도 평가 자료는 학습자별 이론형 성취와 수행형 성취를 구분하여 정규화한 뒤, 중간-기말 간 변화와 성취수준별 패턴을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파이썬 프로그래밍 기반 AI 수학 교양교과에서 지식 이해가 실행 수행으로 전이되는 학습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3.2. 변수 정의 및 측정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성취를 이론형 성취(theoretical achievement)와 수행형 성취(performance-based achievement)로 구분하였다. 이론형 성취는 수학적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 수준(know-that)을 의미하며, 수행형 성취는 이를 알고리즘과 코드로 구현하여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수행 수준(know-how)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학습 전이는 단순한 개념 이해를 넘어 실제 수행의 질적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중심으로 정의되므로, 특히 수행형 성취를 핵심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다.
학습자의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는 프로그래밍 기초 수행 능력을 반영하는 지표로서, 이후 수행형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교란변수로 간주하고, 사전 수행 능력의 대리지표(proxy variable)로 분석에 포함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관찰된 수행 성취의 차이가 수업에서 설계된 전이 조건의 효과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학습자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사전 능력 차이에 따른 결과인지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중간 수행형 평가는 ‘전이 이전의 수행’, 기말 수행형 평가는 ‘전이 이후의 수행’에 해당한다.
이러한 분석 설계는 “중간평가 점수가 동일한 수준인 학습자들 간에서도 이후 수행 성취의 차이가 여전히 관찰되는가?”를 검증함으로써, 사전 능력을 고려한 상태에서도 수행 기반 학습 전이가 촉진되는 조건이 존재하는지를 보다 보수적으로 검토하고자 한 것이다.
다만 중간평가 점수는 엄밀한 의미의 사전 검사(pretest)가 아니며, 수업 과정에서 형성된 학습 효과를 일부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사전 수학 능력이나 프로그래밍 경험의 순수한 영향을 완전히 분리하여 통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개인별 사전 수학 배경이나 프로그래밍 경험을 직접 측정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부 핵심 교란변수의 영향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한 상태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전능력에 따른 결과 왜곡 가능성을 고려하여 분석 단계에서 통제하려는 방법론적 조치를 취하였다. 이를 통해 수행 성취의 차이를 단순한 개인 능력 차이로 환원하지 않고, 잠재적 교란 요인을 고려한 이후에도 수행 기반 학습 전이가 촉진되는 조건이 존재하는지를, 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자 하였다.
그 외 성별과 전공과 같은 변인 역시 학습자의 사전 역량 및 수행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교란 요인에 해당한다. 그러나, 본 연구의 표본은 여성 학습자의 비율이 극히 낮고, 전공별 분포 또한 다수 전공에 걸쳐 소수 표본으로 구성되어 있어, 성별이나 전공을 독립적인 교란변수로 설정하여 통계적으로 통제하거나 집단 간 비교 분석을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성별 및 전공 효과를 별도로 분석하지 않고, 이러한 점을 연구의 제한점으로 명시한다.

3.3. 학습 전이의 조작화 및 분석 모형

본 연구는 중간 수행형 성취(M)를 통제한 상태에서,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T)이 이후 성취(Y)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공변량 통제 회귀모형을 적용하였다. 이때,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와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 변수를 평균 중심화(mean-centering)하여 모형에 투입함으로써 절편의 해석 가능성과 회귀계수 추정의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1) 이론형 성취 모형
Ytheory, i = β01(Mi-M̅)+β2(Ti-T̅)+εi
(2) 수행형 성취 모형
Yperform,i = β01((Mi-M̅)+β2(Ti-T̅)+εi
여기서,
Ytheory,i: 학습자 i의 이론형 성취
Yperform,i: 학습자 i의 수행형 성취
Mi: 학습자 i의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프로그래밍 사전 수행 능력 대리지표)
M̅: M의 표본 평균
Ti:학습자 i의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노출⋅활동량)
: T의 표본 평균
β0: 절편(평균적인 M, 평균적인 T를 가진 학습자의 예상 성취 Y)
β12: 회귀계수
εi: 오차항
본 연구의 핵심 검정은 다음과 같다.
H02=0 vs H12≠0
β2 가 유의할 경우,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사전 수행 능력)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에 따라 이후 이론형 성취 및 수행형 성취가 유의미하게 달라짐을 의미한다. 즉,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M)가 동일한 수준인 학습자들 사이에서도,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T)에 따라 이후 성취에 차이가 나타난다면, 이는 프로그래밍 학습 경험이 이후 성취로의 전이 가능성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 학습 전이는 학습 결과를 단순한 점수 향상이 아니라, 사전 수행 능력을 통제한 상태에서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이 이후 수행형 성취에 미치는 영향으로 조작화하였다. 즉,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를 통제한 회귀모형에서 프로그래밍 학습 변수가 수행형 성취에 유의미한 영향을 보이는지를 수행 기반 학습 전이의 경험적 지표로 사용하였다.

3.4. 분석 절차

본 연구는 파이썬 프로그래밍 학습 활동을 포함한 AI 수학 교과 수업에서 형성된 학습 경험이 이후 성취로 전이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분석에 앞서 연구에 사용된 모든 변수에 대해 기술통계량(평균, 표준편차, 왜도, 첨도)을 산출하고, 결측치 및 이상치 여부를 점검하였다. 또한 기말 이론형 성취, 기말 수행형 성취,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 프로그래밍 학습 활동 수준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변수 간 기본적인 관련 양상을 확인하였다.
둘째, 평가도구의 신뢰도와 문항 적합성을 검증하였다. OX형과 같은 이분형 문항에 대해서는 KR-20(Kuder-Richardson Formula 20)계수를, 부분점수 문항을 포함한 전체 문항 세트에 대해서는 Cronbach’s α를 산출하여 평가도구의 내적 일관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문항 수준 분석으로 정답률을 난이도 지수(p)로, 상⋅하위 20% 집단 간 정답률 차이를 변별도 지수(D)로 산출하고, 수정 문항-총점 상관(item-total, corrected)을 통해 문항의 타당성과 구분력을 점검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 사용한 평가도구가 이론형 성취와 수행형 성취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셋째, 프로그래밍 학습 활동 전후의 전반적인 성취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을 실시하여 중간(전)-기말(후) 성취 차이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토하였으며, Cohen’s α를 산출하여 변화의 크기를 해석하였다. 아울러 중간 수행형 성취를 기준으로 상⋅중⋅하 세 집단을 구성하고, 향상도(기말-중간 수행 성취)에 대한 일원분산분석(ANOVA)과 Tukey의 HSD 사후검정을 실시하여 초기 수행 수준에 따른 성취 변화 양상의 차이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초기 수준에 따라 성취 변화 및 전이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조적으로 검토하였다.
넷째, 본 연구의 핵심 분석으로, 중간 수행형 평가 점수(M)를 사전 수행 능력의 대리지표로 통제한 상태에서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T)이 이후 성취(Y)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론형 성취와 수행형 성취를 각각 종속변수로 설정한 두 개의 회귀모형을 구축하고,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의 회귀계수 (β2)의 유의성을 중심으로 결과를 해석하여 수행 기반 학습 전이의 발생 여부를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는 회귀계수, 표준오차, 유의확률과 함께 결정계수(R²) 및 변화량(ΔR²)을 제시하여, 사전 수행 능력 통제 이후 프로그래밍 학습 변수가 추가적으로 설명하는 분산의 크기를 함께 보고하였다.
모든 통계 분석은 Python 3.12 환경에서 수행하였다. 자료 전처리와 기술통계분석에는 NumPy, pandas, SciPy를, 공변량 통계 회귀분석과 가정 검토에는 statsmodels를, 보조 분석과 모델 검증에는 scikit-learn(sklearn)을 활용하였다. 모든 통계적 검정의 유의수준은 0.05로 설정하였다.

4. 분석 결과

4.1. 기술통계 및 신뢰도 분석

각 문항 유형별(지식형⋅수행형) 기술 통계량과 평가도구의 신뢰도를 분석하였다(표 4, 표 5). 우선 각 문항 유형별로 평균, 표준편차, 최소값, 최대값, 왜도, 첨도를 산출하여 학습 성취의 전반적 분포를 확인하였다.
<표 4>
유형별 기술통계 요약
학기 유형 평균 표준편차 최소 최대 왜도 첨도
중간 수행형 0.512 0.301 0.000 1.000 -0.076 -0.956

기말 지식형 0.604 0.181 0.267 1.000 0.057 -0.967

기말 수행형 0.695 0.310 0.000 1.000 -0.862 -0.194
<표 5>
신뢰도 분석 결과
유형 지표 중간 기말 변화
지식형 KR-20 0.338 0.566 +0.228

수행형 Cronbach’s α 0.507 0.656 +0.149
기술통계 결과, 중간 수행형 성취(0.512) 대비 기말 지식형 성취(0.604)와 기말 수행형 성취(0.695)가 모두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학기 진행에 따라 개념 이해와 실행 수행 측면에서 전반적인 성취 수준의 변화가 나타났음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본 연구에서 설계된 교수-학습 활동과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관찰적 결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를 수업 효과로 단정하기에는 설계상 한계가 존재한다.
분산 측면에서 기말 지식형 성취의 표준편차는 0.181로 비교적 낮아 학습자 간 이해 수준이 일정 부분 수렴된 양상을 보였다. 반면 기말 수행형 성취의 표준편차는 0.310으로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수행 성취에서 학습자 간 개인차가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는 개념 이해 영역에 비해 수행 영역에서 성취 분화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났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중간 및 기말 수행형 성취의 최솟값은 모두 0이었으며, 기말 지식형 성취의 최솟값은 0.267로 나타났다. 중간 수행형, 기말 지식형, 기말 수행형 성취의 최댓값은 모두 1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일부 학습자가 학기 전반에 걸쳐 수행 과제에서 지속적인 어려움을 경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말 지식형 성취의 왜도는 0.05, 첨도는 -0.967로 나타나 분포가 대체로 대칭에 가깝고 비교적 완만한 형태를 보였다. 반면 기말 수행형 성취의 왜도는 -0.862, 첨도는 -0.194로 나타나 다소 음의 왜도를 보였다, 이는 전반적으로 높은 수행 수준에 도달한 학습자가 비교적 많았으나, 일부 학습자는 낮은 수행 수준에 머무르는 분포 특성이 함께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분포 특성은 수행 기반 성취 변화 분석에서 학습자 간 이질성을 고려한 해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특히 수행 영역에서 성취 분화가 관찰된 점은, 동일한 교수⋅학습 환경 내에서도 학습자별로 상이한 실행 성취 경로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향후 교수⋅학습 설계 및 후속 연구에서 단계적 스캐폴딩, 수준별 차등 과제, 형성평가 기반 피드백 체계와 같은 학습자 맞춤형 지원 전략의 필요성을 검토할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설계적 함의는 본 연구 결과로부터 직접적으로 도출되는 인과적 결론이라기보다는, 관찰된 성취 분포에 대한 해석적 시사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한다.
지식형 성취를 평가한 OX형⋅객관식 문항은 정⋅오답이 명확히 구분되는 이분형 반응 구조를 가지므로, 문항 간 내적 합치도를 검증하기 위해 KR-20(Kuder-Richardson Formula 20) 지수를 산출하였다. KR-20은 이분형 문항의 신뢰도를 추정하는 데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지표이다.
반면, 수행형 성취를 평가한 부분점수형 문항(partial-credit items)은 루브릭 기반 채점에 따라 연속적 점수 구조를 가지므로, 문항 간 내적 일관성을 추정하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였다. 이는 문항 간 공분산과 총점 분산의 비율을 활용하여 응답 패턴의 내적 일관성을 추정하는 지표로, 수행 중심 평가의 신뢰도를 기술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되었다.
신뢰도 분석 결과, 중간에서 기말로 갈수록 KR-20과 Cronbach’s α 값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문항 구성의 안정성이 일부 개선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해당 계수들은 전반적으로 0.60 내외 수준에 머물러 있어, 교육평가에서 제시되는 ‘최소 신뢰 가능(minimally acceptable)’ 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에 해당한다. 특히 지식형 성취 평가의 KR-20 값은 내적 일관성이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며, 수행형 성취 평가 역시 제한적 범위 내에서만 측정 안전성을 갖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신뢰도 수준을 고려할 때, 본 연구에서 관찰된 성취 변화나 수행 기반 학습 전이와 관련된 해석은 측정의 제약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즉, 성취 변화 양상이나 집단 간 비교, 회귀 분석 결과는 관찰된 점수 변동의 경향을 기술하는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며, 이를 안정적인 구조적 관계나 확증적 효과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존대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수행 기반 학습 전이를 실증적으로 규명한 것으로 보기보다는, 제한된 신뢰도를 지닌 평가 도구를 통해 관찰된 성취 변화 양상을 탐색적으로 제시한 사례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향후 후속 연구에서는 문항 수 확대, 영역별 하위 척도 구성, 수행 루브릭의 정교화 등을 통해 측정 도구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우선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4.2. 문항 난이도 및 변별도 분석

학습 단계별 문항의 적정 난이도와 측정 타당성을 검토하고, 수행형 문항의 변별력 수준을 정량적으로 파악하였다. 이를 위해 각 문항의 평균 정답률을 기준으로 난이도 지수p를 산출하고, 상⋅하위 20% 집단 간 정답률 차이를 이용한 변별도 지수D를 도출하였다. 또한 각 문항 점수와 해당 문항을 제외한 총점 간의 상관계수(문항-총점 상관,rit)를 산출하여, 문항이 전체 평가 성취와 일관되게 작동하는 정도를 확인하였다(표 6).
<표 6>
난이도(p), 변별도(D), 점수와 총점의 상관계수(rit)의 관계
조합 관계 해석 해석 방향
p↓, D↑ 난이도 높고 변별도 높음 어려운 문항이지만 학습자 능력 구분에 효과적 문항이 어려워짐
p↑, D↓ 쉬운 문항이지만 변별력 낮음 상⋅하위 집단 모두 맞히는 단순 문항 문항이 쉬워짐
p 중간(0.5~0.8), D높음(≥0.3) 이상적 조합 적정 난이도와 높은 변별력의 우수 문항 학습자의 능력 수준을 명확히 구분
D높음, rit 높음 문항이 전체 성취와 일관 평가 타당도와 신뢰도 모두 높음 평가 체계 안정화
D낮음, rit 낮음 변별력 부족, 일관성 낮음 측정 타당도 저하로 개선 또는 삭제 검토 필요 부적합 문항 가능
난이도 지수(difficulty index, p)는 전체 응답자 N 중 문항을 맞힌 학생 R 의 비율을 뜻한다. 즉, 학습자가 문항을 얼마나 쉽게 해결했는지를 나타낸다. p 값이 높을수록 문항이 쉽고, 낮을수록 어려운 문항으로 해석한다.
p=RN
변별도 지수(discrimination index, D)는 상위 집단의 정답률 pU과 하위 집단의 정답률 pL의 차이로, 문항이 성취 수준이 다른 학습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분하는지를 나타낸다. D값이 클수록 문항이 상⋅하위 학생을 잘 구분한다고 해석한다.
D=pUpL
문항-총점의 상관계수(total correlation, rit)는 i번째 문항 점수 Xi와 해당 문항을 제외한 총점 Ti간의 상관 정도로, rit값이 클수록 문항이 전체 평가 성취도와 일관되게 작동함을 의미한다.
rit=Cov(Xi,Ti)σxiσTi
문항 유형별 분석 결과, 지식형(OX형⋅객관식)과 수행형(프로그래밍) 문항 모두에서 중간에서 기말로 이동하며 문항 특성의 변화 경향이 관찰되었다(표 7).
<표 7>
문항 난이도(p) 및 변별도(D) 분석 결과
유형 구분 중간 평균 기말 평균 변화
지식형 OX형 난이도(p) 2.3 2.2 -0.1

변별도(D) 0.10 0.30~0.90 +0.2~0.8

문항-총점 상관(rit) 0.10 0.25 +0.15

객관식 난이도(p) 0.7 0.8 +0.1

변별도(D) 0.05~0.15 0.20~0.60 +0.15~0.45

문항-총점 상관(rit) 0.12 0.25 +0.13

수행형 프로그래밍 난이도(p) 0.15~0.27 0.22~0.34 +0.7

변별도(D) 0.10 0.18~0.19 +0.08~0.09

문항-총점 상관(rit) 0.15 0.36~0.39 +0.21~0.24

전체 평균 0.14 0.42 +0.28
OX형 문항은 중간평가에서 변별도가 0.10로 낮아 상⋅하위 집단 간 성취 차이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했으나, 기말평가에서는 변별도가 0.30~0.90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객관식 문항 역시 기말평가에서 변별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냈으며, 일부 문항(예: 벡터 연산(내적⋅외적)(0.67))은 비교적 높은 변별도를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평가 문항의 요구 인지 수준이 일부 조정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나, 이를 평가 체계의 질적 개선으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프로그래밍 수행 문항의 경우, 기말평가에서 난이도와 변별도가 각각 +0.7, +0.08~0.09로 소폭 상승하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일부 문항(예: 행렬 분해(고윳값, 고유벡터, 특잇값 분해))에서는 문항-총점 상관계수(rit ≈ 0.36~ 0.39)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는 수행 문항이 전체 성취와 일정 수준의 관련을 가질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전반적인 변별도 수준은 여전히 제한적 범위에 머문다.
종합하면, 기말평가에서 일부 문항의 변별도와 문항-총점 상관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모든 문항에서 일관된 개선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또한 일부 문항에서는 낮은 변별도와 수정 문항-총점 상관이 여전히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평가 도구의 내적 구조가 충분히 안정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며, 신뢰도 수준을 고려할 때 본 문항 분석 결과는 성취 변화와 관련된 경향을 기술적으로 제시하는 범위 내에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4.3. 전후비교: 대응표본 t-검정 및 효과크기 분석

수행형 성취의 변화를 검증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실시하였다. 또한 변화의 실질적 크기를 평가하기 위해 Cohen’s d 효과크기를 산출하였으며, 이는 평균 차이를 두 시점의 결합 표준편차로 나눈 값(d=(M2-M1)/SD_pooled)으로 계산하였다.
대응표본 t-검정 결과, 수행형 성취는 중간 대비 기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승을 보였다(t = 4.521, p < .001). 효과크기(Cohen’s d = 0.533) 역시 중간 수준으로 나타나, 학기 동안 수행형 성취 점수의 변화가 관찰되었음을 보여준다(표 8).
<표 8>
대응표본 t-검정 및 효과크기(Cohen’s d) 결과 요약
영역 t p Cohen’s d
수행형 성취 4.521 0.000 0.533
다만 본 연구는 통제집단이 없는 준실험적 설계이므로, 이러한 점수 변화를 수업 효과로 직접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결과는 알고리즘 구현과 문제 해결 수행과 관련된 성취 영역에서 변화 양상이 나타났음을 확인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4.4. 성취 수준별 향상도 비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초기 성취 수준에 따른 성취 변화 양상을 비교하기 위하여, 중간 성취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집단 간 평균 차이를 검증하고자 공변량을 포함하는 공분산분석(Analysis of Covariance, ANCOVA)을 실시하였다.
집단은 중간 성취 점수(지식형+수행형)의 분포를 기준으로 표본을 동일한 비율로 분할하는 3분위 방식으로 구분하여 하위⋅중위⋅사위 집단으로 구성하였다. 이는 집단 간 표본 수 불균형을 최소화하여 비교의 통계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이며, 해당 집단 구분은 절대적 성취 기준이 아니라 표본 내 상대적 위치에 근거한 분류임을 전제한다.
학습 전이는 단순한 점수 증가가 아니라, 초기 성취(중간 성취)의 차이를 통제한 이후에도 관찰되는 조건부 변화로 정의하였다. 이에 따라 전이량은 시점 간 변화량(기말성취-중간성취)으로 산출하였으며, 교차 전이 구조(cross-domain transition)를 반영하여 다음 두 모형을 설정하였다. 첫째, 수행 → 지식 전이 모형 Gknowing01Middoing2Group+ε 에서는 지식형 전이량을 종속변수로, 중간 수행형 성취를 공변량으로 포함하였다. 둘째 지식 → 수행 전이 모형 Gdoing01Midknowing2Group+ε에서는 수행형 전이량을 종속변수로, 중간 지식형 성취를 공변량으로 포함하였다. 공변량은 절편 해석의 명확화와 모형 추정 안전성을 위해 평균 중심화(Midc=Mid-Mid̅)하여 사용하였다. 또한 ANCOVA의 핵심 가정인 회귀기울기 동질성(homogeneity of regression slopes)을 확인하기 위해 집단×공변량 상호작용 항을 포함한 모형 Gain=β01Group+β2Mid+β3(Group×Mid)추가로 추정하였고, 상호작용이 유의하지 않은 경우 기본 ANCOVA 모형을 채택하였다.
[그림 1]은 분석 결과로, 지식 → 수행 전이에서는 중간 지식 성취를 통제한 이후에도 집단 간 전이량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다(F = 24.39, p<0.001, ηp² = .418). 조정평균은 하위집단이 가장 큰 양(+)의 전이량을 보였고(0.64), 중위집단은 소폭 상승(0.12), 상위집단은 음(-)의 전이량(-0.21)을 보였다. 이는 동일한 중간 지식 수준을 가정할 때에도 수행 전이량이 집단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1]
성취 수준별 향상도 비교(ANCOVA결과)
kjge-2026-20-1-151-gf1.jpg
반면 수행 → 지식 전이에서도 중간 수행 성취를 통제한 이후 집단 간 차이가 유의하게 나타났으나(F=5.64, p=.005, ηp²=.142), 크기는 지식 → 수행 전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조정평균은 하위집단에서 소폭의 양(+)의 변화(0.16)가 관찰된 반면, 중위집단(-0.08)과 상위집단(-0.23)에서는 음(-)의 변화가 관찰되었다.
다만, 본 분석 결과는 집단 구분이 중간 성취 분포(상대적 위치)에 근거한 탐색적 분류라는 점, 그리고 중간⋅기말 평가가 완전한 동형 검사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문항 구성/난이도/구인 변화 가능성)에는 변화량 해석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집단 간 조건부 차이의 관찰된 패턴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상위집단에서의 음(-)의 전이량은 학습 실패로 단정하기보다는 천장효과, 평가 요규 수행의 변화, 회귀 효과 등 대안적 설명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4.5. 회귀 분석 결과

중간 수행형 성취를 사전 수행 능력의 대리지표로 통제한 상태에서,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이 이후 이론형 성취와 수행형 성취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 결과를 <표 9>로 요약하였다.
<표 9>
사전 수행 능력을 통제한 이론형 성취 및 수행형 성취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 결과
모형 중간 수행형 성취(β_1)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β_2) Adj. R² F N
이론형 성취 0.136* 0.058 (n.s.) .057 .032 2.503 78

수행형 성취 0.361** 0.383** .227 .206 8.932*** 78
이론형 성취 모형에서는 중간 수행형 성취(M)가 이론형 성취(Ytheory)에 유의미한 정적 관련을 보였으나(β1=.136, p=.036),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T)은 유의한 관련을 나타내지 않았다(β2=.058, p=.506).또한 모형의 설명력은 R² = .057(Adj. R² = .032)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전체 모형 역시 유의수준 .05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F = 2.503, p = .089). 이는 이론형 성취가 주로 초기 수행 수준과 관련되어 나타났을 가능성을 보여주며, 본 연구 자료만으로 프로그래밍 학습 활동과 이론적 개념 이해간의 명확한 관련성을 확인하기에는 제한이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수행형 성취 모형에서는 중간 수행형 성취(β1= .361, p = .001)와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β2 = .383, p = .01)이 모두 수행형 성취(Yperformance)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관련을 보였다. 모형의 설명력은 R² = .227(Adj. R² = .206)로 나타나 수행형 성취 변량의 약 22.7%를 설명하였으며, 전체 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F = 8.932, p < .001). 이는 사전 수행 수준을 통제한 이후에도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과 수행형 성취 간에 일정한 관련 양상이 관찰되었음을 의미한다.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이 이론형 성취와는 뚜렷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으나, 중간 수행형 성취를 통제한 이후 기말 수행형 성취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적 관련을 나타냈다. 이는 사전 수행 수준이 유사한 학습자들 사이에서도 프로그래밍 학습 활동의 수준에 따라 이후 수행 성취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변수 간 관련성 수준에서 해석되어야 하며, 이를 인과적 효과나 학습 전이의 실증적 규명으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소표본, 비무작위 설계, 비동형 검사 등의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회귀 결과는 프로그래밍 기반 학습이 개념 이해의 추가적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수학적 개념을 알고리즘과 코드로 구현하는 실행 수행 측면과 상대적으로 더 밀접한 관련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관찰적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즉, 본 분석은 수행 기반 학습 전이의 존재를 확정적으로 검증하기보다는, 해당 전이 가능성과 관련된 성취 변화 양상을 탐색적으로 관찰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5. 결론 및 논의

5.1. 결론

본 연구는 파이썬 프로그래밍 실습을 포함한 AI 수학 교양교과 맥락에서, 학습 경험이 이후 성취 변화와 어떠한 관련을 갖는지를 수행 기반 관점에서 탐색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기술통계 및 평가도구 신뢰도⋅문항 특성 분석, 전후 비교(대응표본 t-검정), 성취 수준별 향상도(ANCOVA), 그리고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을 적용하였다.
분석 결과, 학기 진행에 따라 기밀 지식형 성취와 수행형 성취의 평균이 상승하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수행형 성취는 대응표본 t-검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를 보였다(t=4.521, p<.001, Cohen’s d = 0.533), 이는 해당 교과에서 수행 중심 성취가 변화하는 양상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다만 통제집단이 없는 단일 사례 기반의 준실험적 설계이므로, 이러한 변화가 수업 처치의 인과적 효과를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성취 수준별 비교(ANCOVA)에서는 중간 성취를 통제한 이후에도 집단에 따른 전이량 차이가 관찰되었으며, 특히 지식→수행 전이에서 집단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ηp² = .418). 반면 수행→지식 전이의 집단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았다(ηp² = .142). 이는 동일한 초기 수준을 가정할 때 전이 양상이 전이 방향(지식→수행 vs 수행→지식)에 따라 비대칭적으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변량 통제 회귀분석에서는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이 이론형 성취와의 관련성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기말 수행형 성취와는 중간 수행 능력을 통제한 이후에도 유의한 정적 관련을 보였다(β=.383, p<.01). 이 결과는 프로그래밍 학습 수준이 개념 이해의 추가적 향상보다는, 개념을 실행 가능한 수행으로 전환하는 수행 성취와 더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본 연구의 사전 통제는 중간 성취를 대리지표로 활용한 부분적 통제에 해당하며, 사전 프로그래밍 경험⋅수학 배경 등 핵심 교란변수는 직접 측정하지 못하였으므로, 관련성의 해석은 엄밀한 인과 결론이 아니라 탐색적 근거로 제한된다.

5.2. 논의 및 시사점

본 연구에서 지식→수행 전이의 집단 효과가 수행→지식 전이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난 결과는, 프로그래밍을 매개로 한 수학 교육이 주로 “개념을 더 잘 아는 것(knowing that)”의 증가보다는 “할 수 있게 되는 것(knowing how)”의 변화로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프로그래밍 활동이 수학 개념을 절차화⋅알고리즘화하여 적용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에서, 전이가 수행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더 직접적으로 관찰될 수 있다는 선행 전이 이론의 논의와 정합적이다(예: near/low-road 전이의 조건). 반면 수행 경험이 더 지식 구조의 재구성으로까지 이어지는 수행→지식 전이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추상화⋅반성적 성찰이 요구될 수 있으며, 본 자료에서는 그 효과가 제한적으로 관찰되었다. 이 해석은 전이가 단일 차원이 아니라 전이 방향과 요구 인지 과정에 따라 상이한 강도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점을 지지한다.
또한 성취 수준별 결과에서 하위 집단의 전이량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점은, 반복 연습과 피드백이 제공되는 수행 중심 환경이 특정 집단(특히 기초 수준 학습자)에서 더 큰 변화로 관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상위 집단에서의 음(-)의 전이량은 학습 실패로 단정하기보다, (1) 천장효과, (2) 중간 대비 기말 평가 요구 수행의 변화 가능성(구인 이동), (3) 회귀효과 등의 대안적 설명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본 연구의 지식형⋅수행형 평가도구 신뢰도가 최소 허용 수준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였다는 점은 집단 비교 및 전이 해석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므로, 결과는 “전이 효과의 확증”이라기보다 “전이 양상의 탐색적 패턴 제시”로 위치 짓는 것이 타당하다.

5.3. 교육적 제언

본 연구가 제시하는 탐색적 근거에 비추어 볼 때, AI 수학 교과에서 프로그래밍 실습은 개념을 실행 가능한 수행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핵심 학습 환경으로 설계될 수 있다. 특히 ‘수식 이해 → 절차 구조 도출 → 알고리즘화 → 코드 구현 → 결과 검증’의 순환 구조를 교수⋅학습 설계에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오류 수정 및 피드백 기반 반복 수행을 체계화하는 전략이 수행 성취 변화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제언은 본 연구의 설계적 한계를 고려할 때 인과적 결론이 아니라 관찰된 성취 변화 양상에 근거한 실천적 시사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5.4. 연구의 한계 및 후속 연구 제언

본 연구는 수행 기반 학습 전이의 가능성을 탐색하였으나, (1) 평가도구 신뢰도의 제약, (2) 통제집단 부재, (3) 중간 성취의 대리지표 사용에 따른 사전 역량 통제의 불완전성, (4) 단일 교과⋅단일 기관의 일반화 한계, (5) 과정 자료 부족 등으로 인해 결과 해석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특히 중간 수행형 성취는 사전 프로그래밍 경험⋅수학 배경⋅알고리즘 사고력 등 수업 이전 개인차를 충분히 대체하거나 분리하여 반영하기 어렵고, 수업 과정에서 형성된 학습 효과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독립적 사전검사(pretest)와 핵심 교란변수의 직접 측정, 공통문항(anchor items) 기반의 동등화 등 측정⋅설계의 정교화를 통해 전이 효과를 보다 엄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Notes

1) 현상 기반 학습이란 교과 개념을 먼저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세계의 현상이나 복합적 문제 상황을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아 이를 이해⋅해결하는 과정에서 여러 교과의 개념과 방법을 통합적으로 탐구하도록 하는 학습 접근이다

2) 수학적 모델링이란, 실세계의 현상이나 문제 상황을 수학적 개념, 구조, 관계, 표현(식, 함수, 그래프, 알고리즘 등)으로 변환하여 설명⋅예측⋅해결하고, 그 타당성을 해석⋅검증⋅수정하는 순환적 사고 과정이다. 이러한 수학적 모델링은 문제 상황의 이해를 출발점으로, 단순화와 가정 설정, 변수와 매개변수의 정의, 수학적 구조화(mathematization), 해석 및 계산, 결과 해석, 그리고 검증과 수정의 단계를 반복적으로 거치는 사고 과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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