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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9(5); 2025 > Article
불확실성 시대의 창의성 교육 -지능적 실패(Intelligent Failure)에 기반한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

Abstract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 사회에서의 창의성 교육에는 실패 경험을 학습 자산으로 전환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지능적 실패(Intelligent Failure) 개념을 토대로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대학 교양 과목에 적용하여 교육적 효과를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개발된 프로그램은 창의성과 실패교육에 관한 이론적 고찰을 통해 도출한 여섯 가지 개발 기준을 바탕으로 ‘이론-전환-실행’의 3단계로 구성되었으며, 창의성 관련 교양 수업을 수강한 28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7주간 운영되었다. 학생들의 자기평가 자료에 대한 질적 분석 결과, 참여자들은 실패를 학습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시도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실패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실패 경험의 공유 가치와 협업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실패를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의 핵심 요소로 수용하게 되었다. 또한 의도적으로 실패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감과 도전 의지가 향상되었음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창의성 교육에 실패교육 요소를 체계적으로 통합함으로써 학생들의 창의적 역량과 성장 마인드셋을 함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학습자가 의도적인 실패 경험을 실천함으로써 창의성과 실패 간의 긍정적 관계를 직접 체험하고, 실패 경험의 공유와 성찰을 구조화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안을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실패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Abstract

In an era of increasing uncertainty, creativity education demands a strategic approach that transforms failure experiences into valuable learning assets. This study aims to develop a creative failure education program based on the concept of Intelligent Failureand to examine its educational effectiveness through application in a liberal arts course at the university level. The program was structured into three stages—Theory, Transition, and Practice—guided by six development criteria derived from theoretical review. It was implemented over seven weeks with 28 students enrolled in a creativity-related liberal arts course. A qualitative analysis of students’ self-evaluation data revealed a positive shift in their perceptions of failure, as they came to view it as a strategic opportunity for learning and growth. Participants also recognized the value of sharing failure experiences and the importance of collaboration, ultimately accepting failure as a core component of creative problem-solving processes. Furthermore, through the intentional design and execution of failure scenarios, students reported increased confidence and willingness to take on challenge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systematic integration of failure-based learning into creativity education can foster students’ creative competencies and growth mindsets. Notably, by enabling students to actively experience the constructive relationship between creativity and failure, and by structuring opportunities for sharing and reflecting on failures, this study highlights new possibilities for leveraging failure as an educational resource.

1. 서론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현대 사회에서는 모호함을 마주하여 문제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기존의 지식과 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산물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다(Beghetto, 2021). 또한 창의성 발현 과정과 상호 불가결한 관계에 있는 실패 역시 단순한 좌절이나 부정적 결과 이상의 다층적인 의미를 갖게 되었으며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높은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실패는 창의적 시도의 본질적 구성 요소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Swanson & Collins, 2018),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실패 경험은 적응성과 유연성을 키우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Edmondson, 2011).
“아무도 실패를 원하지 않으며 그것은 축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똑똑하게 실패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라는 Fail Forward의 CEO인 Ashley Good(Hauck, 2024에서 인용함)의 말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실패는 더 이상 피해야 할 경험이 아니라 직면하고 이를 활용해야 할 중요한 교육적 요소로 인식되어야 한다. 물론 시대적 변화에 따라, 실패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교육적 관심은 꾸준히 증대되고 있으며, 실패를 긍정적인 교육적 요소로 바라보는 다양한 개념들이 제안되어 왔다. 예를 들어, 생산적 실패(Productive Failure)(Kapur, 2008, 2016), 지능적 빠른 실패(Intelligent Fast Failure)(Matson, 1989), 지능적 실패(Intelligent Failure)(Sitkin, 1992), 건설적 실패 이론(Constructive Failure Theory)(Clifford, 1984)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론들은 실패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정작 교육적 맥락에서 구체적인 방법과 지침이 부족하다(Manalo & Kapur, 2018; Henriksen et. al., 2021; 이화선 2023에서 재인용). 특히 창의성 연구 및 교육 현장에서 창의성과 실패 간의 연관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에(Creely, Henderson, & Henriksen, 2019; Harris & deBruin, 2018), 창의성 발현을 위한 실패교육 방향과 교수 방법 설계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미비하다(이화선, 2023; Sawyer, 2019).
본 연구는 창의성 교육에서 실패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창의성 함양을 위한 실패교육의 방향성을 제안한 본 연구자의 선행연구(이화선, 2023)를 토대로 출발하였다. 창의성은 성공적인 결과보다 난관과 실패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지식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서(김종백, 2017; Brodbeck & Greitemeyer, 2000; Sternberg, 2001), 창의성 교육은 단순한 사고 훈련을 넘어서, 실행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실패를 학습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교육적 구조를 필요로 함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실패를 회피하거나 극복해야 할 부정적 결과로만 보지 않고,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창의성 발현을 이끄는 핵심적 요소로 인식하는 전환적 접근이 요구된다. 물론 모든 학습이 실패를 전제로 하지는 않지만, 실패를 유의미한 학습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시각은 창의성 교육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화선(2023)은 창의성 함양을 위한 실패교육의 중심 개념으로 지능적 실패(Intelligent Failure)를 강조하였다.
지능적 실패는 본 연구의 이론적 기초를 이루는 핵심 개념으로,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학습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된 실패를 의미한다(Edmondson, 2021; Sitkin, 1992). 불확실성이 높은 새로운 영역에서 명확한 목표와 가설을 세운 뒤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적 시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를 가리키며, 쉽게 말해 목적을 갖고 계획된 작은 실패를 통해 학습과 혁신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Edmondson(2011, 2021)은 지능적 실패의 판단 기준으로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였다. 첫째, 예측이 어려우나 학습 가치가 높은 새로운 영역에서의 시도여야 하며 둘째, 명확한 목표와 가설에 기반한 실험적 활동이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실패를 발생시키는 전략적 설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능적 실패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교육 현장에서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을 함양하는 효과적인 교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된다(Edmondson, 2023).
본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창의성 함양을 위한 실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양교육과정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학생 시기는 창의적 능력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삶과 직업에 적용할 준비를 갖추는 중요한 시기이자, 사회 현장에서 창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이다(McDonough & McDonough, 1987). 더욱이, 안전한 교육 환경에서 실패를 학습 기회로 전환해 보는 경험은 이후 사회에서 지능적 실패를 유도할 수 있는 토대가 되며, 학생들이 실패를 긍정적으로 수용해 성장과 혁신의 계기로 삼도록 돕는다. 또한 이러한 교육경험을 교양교육과정에서 적용하고자 한다. 전인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교양교육과 창의성 교육은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으며(이화선, 최인수, 2014),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학문적 성격을 띠므로, 창의적 실패교육의 융합적 접근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주체적인 인간(agency)으로서 생존하고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 위해서는, 창의적 역량을 함양하는 교육이 핵심적 대안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학생들이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호함을 수용하며, 유연하게 실행하고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실패교육’의 정착과 확산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필요성을 담아 “우리는 왜 실패를 배워야 하는가, 그리고 그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창의성 함양을 위한 실패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를 대학 교양교육 과정에 적용함으로써 실패교육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2.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의 구성

2.1. 프로그램 개발 기준

본 연구에서는 창의성 함양을 위한 실패교육의 핵심 요소와 방향성을 제안한 이화선(2023) 연구와 관련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프로그램 개발 기준(방향)을 설정하였고, 이를 토대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프로그램 개발 기준은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 창의성 개념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실패 개념의 연계를 도모한다.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의 창의적 역량을 사회에 발현하는 과정에 실패의 긍정적 메커니즘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창의성 및 혁신의 본질과 변화하는 창의성 발현 과정에 대한 이해를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불확실성의 시대에 창의적 능력은 왜 더 중요해지는가?”, “시스템적 관점에서 현대 사회에 창의적 산물은 어떻게 발현되는가?”와 같은 창의성에 대한 거시적 안목을 형성하도록 이끄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자연스레 창의성과 실패의 연결고리를 다루는 것이 진행되어야 한다.
둘째, 실패에 대한 재정의 과정을 명시적으로 포함한다. 본 프로그램은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실패에 대한 전통적인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고, 창조 과정에서 실패가 지닌 긍정적 역할과 메커니즘을 이해하도록 설계한다. 이를 위해 실패의 긍정적 메커니즘을 다룬 선행 연구를 폭넓게 소개하고, 타인과 함께 실패를 다각도로 정의해 보는 활동을 포함하여 학습자들이 실패를 바라보는 관점을 점검하고 성장 마인드셋을 함양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신중하게 계획된 실험 형태의 ‘지능적 실패’를 학습자들이 직접 ‘설계’하고 ‘경험’하도록 이끈다. 지능적 실패란 불확실성이 높은 새로운 영역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가설을 설정하고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발생시키는 실패를 말한다(Edmondson, 2021; Sitkin, 1992). 쉽게 말해,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의 활동을 시도하고 이때 작은 실패들을 의도적으로 허용하고 활용함으로써 학습과 혁신의 기회를 얻는 전략이다. 실패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지능적 실패의 개념을 학습자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소규모 프로젝트나 과제 수행 초기 과정에 실패 가능성을 일부러 내포시키도록 유도한다. “만약 창의적인 일을 시도한다면 스스로에게 실패할 여유를 허락하는 것이 중요하다(Babineaux & Krumboltz, 2013)”는 말처럼, 이러한 전략은 학생들에게 실패할 여유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줌으로써 창의적인 실행을 유도한다. 아울러 앞서 제시한 Edmondson(2011)의 지능적 실패 기준(새로운 영역에서의 시도, 목표 및 가설 기반의 활동, 위험 최소화 설계)을 학습 활동에 반영함으로써, 학생들이 실패를 통한 학습과 개선의 과정을 구조화하여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지능적 실패를 교육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단순히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학습과 혁신의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개인적 역량과 조직적 기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Edmondson, 2011, 2021). 개인 수준에서는 실패를 인지할 수 있는 명확한 목표 설정 능력,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능력, 자신의 자아를 분리하여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하는 태도, 초기의 단순한 비난에 머무르지 않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태도, 학습한 바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핵심적으로 요구된다. 또한 조직 차원에서는 실패를 공유 가능한 학습 자원으로 재구성하는 문화와 구조적 장치(성과 평가 방식 등)가 필요하다(이는 네 번째~여섯 번째 기준에 제시됨). 이러한 필요 역량과 요소들을 실패교육과정에 최대한 적용하여야 한다.
넷째, 실패의 공유와 건설적인 피드백 과정을 포함한다. 배울 수 있는 실패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패를 그저 개인의 실수나 좌절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공론화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다음 전략에 반영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이화선, 2020, 2023; Good, 2012). 이러한 실패 공유 활동은 창의성 발현에 중요한 협력적 학습과정을 촉진하며, 공동의 문제 공간(joint problem space)을 형성하고 타인의 인지적 다양성과 전문성을 활용하여 대안 모색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Brodbeck & Greitemeyer, 2000). 다시 말해, 팀원들과 함께 실패를 같이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를 경험함으로써 학생들은 타인의 실패로부터도 학습하고 자신만의 문제 해결 전략을 개선할 수 있다.
다섯째,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과 동기, 그리고 성장적 실패 마인드셋을 교육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강화한다. Matson(1991)은 효과적인 실패교육을 위해 두 가지 합의를 강조했는데, 그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과 실패로부터 학습하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불가피하게 일정 수준의 위험과 오차, 잠재적 실패가 존재함을 인식하고, 실패를 유용한 피드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은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학생들의 도전과 실패 경험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고, 실패를 통한 학습을 꾸준히 연습하도록 장려하는 문화와 장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학습자의 성장형 사고방식과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교육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Tahirsylaj, 2012).
마지막으로, 평가 방식을 학습 전환 중심의 준거 평가로 설정한다. 본 프로그램의 평가 기준은 학생들이 실패를 경험했는지 여부 자체보다는, 그 실패를 학습 과정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대안을 도출해냈는지에 중점을 두도록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성공 여부나 실패의 횟수, 혹은 발생 자체를 평가하기보다는 실패나 실행과정을 어떻게 다루었는가를 평가의 핵심 척도로 삼아야 한다.

2.2. 프로그램 구성

본 연구에서 개발한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은 <표 1>과 같이 이론 단계, 전환 단계, 실행 단계의 세 단계로 구성된다. 학습자는 먼저 창의성과 실패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이해한 후(이론 단계), 이를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여 성찰하고(전환 단계), 마지막으로 창의적 도전 과제를 수행하며 지능적 실패 개념을 실천적으로 적용해본다(실행 단계).
<표 1>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의 구성
구성 주제 내용 및 활동
이론 단계 불확실성의 시대, 창의성 발현 시스템의 변화 [강의] 창의성의 개념과 발현 시스템에 대한 이해
[발표 및 토론] 현대사회의 창의성 발현 사례 분석
- 현대사회의 창의성 발현 사례를 찾아 창의성의 체계모델에 적용하고, 미래사회에서 개인-현장-영역의 역할 변화 논의

실패와 창의성의 연결고리: 실패의 긍정적 메커니즘 [강의] 혁신의 시대, 왜 우리는 실패를 배워야하는가
- 창의성에서 실패의 역할
- 실패이론, 창의성 발현과 연관된 실패의 개념 등

전환 단계 실패에 대한 인식 변화 및 성찰 [토론] 실패의 재정의
- 실패를 본인만의 시각으로 마주하여 실패 프레임에 대한 재정의
[토론] 실패 경험의 공유와 원인분석
- “내가 겪은 실패⋅좌절은 무엇인가?”, “여러 실패 경험 사이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성찰 후 공유
- 실패 스펙트럼에 따라 실패의 원인 패턴 탐색
- 동료들의 경험에 대해 격려 댓글 달기 (교내 교육 플랫폼 활용)

실행 단계 한번도 해보지 못한일을 시도하는 ‘창의적 실패 프로젝트’(CFP) [개인 프로젝트] 창의적 실패 프로젝트(Creative Failure Project)
- 지능적 실패(intelligent failure)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개인 프로젝트로, 계획-시도-공유(성찰)의 과정으로 진행됨. 단 공유와 성찰의 과정은 계획과 실행과정에서도 비선형적으로 진행됨
(1) 활동 기획 및 공유: 도전 과제 선정, CFA 계획안 작성과 공유
- 도전 과제 선정 후 CFP 계획안(도전내용⋅기간⋅목표⋅기대효과⋅이유⋅실행⋅의도적 실패 전략 등)을 작성해 팀원과 피드백 및 개선 과정을 거침
(2) 중간 실행 및 피드백: 도전 활동 중 실패 경험과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프로젝트 의미를 확장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논의함(1,2차)
(3) 최종 공유파티와 CFP 결과보고서: 도전 경험과 실패 극복 과정을 발표하고, 상호 격려를 통해 경험을 되돌아봄
첫 번째, ‘이론 단계’에서는 “왜 실패를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둔다. 우선, 창의성의 발현 과정을 시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며, 현대 사회의 창의적 산물을 Csikszentmihalyi(1996)의 창의성 체계모델(Systems Model of Creativity)에 적용해 세 가지 요소(개인, 현장, 영역)의 변화된 역할을 탐색한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적 역량과 그 과정에서 실패가 핵심적으로 부각되는 이유를 도출한다. 이어지는 차시에서는 “실패는 창의성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실패의 교육적 의미를 다양한 이론적 관점에서 다룬다. 특히 Kapur(2008, 2016), Matson(1991), Smith와 Henriksen (2016), Swanson과 Collins(2018), Tahirsylaj(2012) 등의 이론과 연구를 바탕으로, 실패의 다층적 정의와 창의성과의 연결 메커니즘을 탐색하며, 실패에 대한 전통적인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교육적⋅심리학적으로 재구성된 실패의 개념을 조망한다.
둘째, ‘전환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실패 경험을 성찰하고 재정의하는 활동을 수행한다. 먼저 “가장 기억에 남는 실패는 무엇인가?”, “여러 실패 경험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개인적 실패 사례를 목록화하고 원인과 배경을 분석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실패 흔적(기록물, 사진 등)을 발표하거나 온라인(교내 교육 플랫폼)으로 공유하고, 동료의 격려 댓글과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실패를 객관화한다.
또한 모든 실패가 창의적 학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므로(Sitkin, 1992), 실패 경험의 원인을 분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dmondson(2011, 2021)의 실패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해당 실패가 예방 가능한 유형이었는지(단순한 실패), 과도한 난이도나 복잡한 외부 시스템에서 기인한 피하기 어려운 실패였는지(복잡한 실패), 혹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에서 비롯된 실험적 성격의 실패였는지(지능적 실패) 등을 기준으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활동을 수행한다. 처음에는 실패 공개를 망설이던 학생들도 공감과 신뢰를 쌓으며, 실패를 학습 자원으로 수용하는 심리적 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실행 단계’에서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하는 ‘창의적 실패 프로젝트’(Creative Failure Project, 이하 CFP)를 수행한다. 이 단계의 목표는 학생들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하면서 지능적 실패의 전략을 실천해 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개인적으로 도전 과제를 선정하여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 여기서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이란, 아무런 맥락없이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 아니라, 그 동안 내 안에 꾸준히 누적되며 내재되어 있던 호기심을 자극했던 어떤 것, 그러나 아직 미처 시도하지 않은 것 또는 시도했다가 모종의 이유로 중단⋅폐기⋅실패했던 것을 포함한다. 각 학생이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고 창의적 성장을 이뤄보고 싶은 분야의 활동으로 자유롭게 정하게 하였으며, 한 학기 내에 시도 가능하면서도 실패의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는 도전 과제일수록 바람직하다고 안내한다.
학생들은 도전 활동, 목표, 실패 전략 등이 포함된 CFP 계획안을 작성하여 팀원들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통해 계획을 다듬는다. 이후 도전활동을 시도하게 되는데, 첫 시도에는 의도된 작은 실패가 반드시 포함되도록 설계된다. 또한 팀 기반 활동으로 진행됨으로써 학생들은 도전의 전 과정에서 타인의 시각을 반영하고 상호 협력하며 학습하게 된다. 즉, 실행 과정에서 발생한 실패와 문제 상황은 지속적으로 기록되고, 중간 점검 세션에서 공유된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동료 피드백은 학습자의 자기 성찰을 촉진하고, 실패로 인한 정서적 부담을 완화하며, 대안적 해결책을 탐색하도록 지원한다. 학기 말에는 최종 공유 발표회를 통해 각자의 도전 경험과 성과, 실패의 의미를 타인 앞에서 발표하고, 실패를 ‘기념할 만한 경험’으로 재구성하며,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통찰과 변화를 반영한 개인 성찰 에세이를 작성하여 과정을 마무리한다. 이러한 전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실패를 회피 대상이 아닌 성장을 위한 전략적 실험으로 인식하게 되며, 창의성 발현을 위한 도전적 태도와 지능적 실패 전략을 자연스럽게 체화하게 된다.

3.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의 적용과 교육 효과

3.1. 프로그램의 적용

3.1.1. 프로그램 운영 및 참여자 특성

개발된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은 연구자가 담당하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창의성 관련 정규 교양 교과목(2025학년도 1학기, 3학점)에 통합하여 적용하였다. 해당 교과목은 창의성의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여 창의적 삶을 위한 기초적 안목과 사고 기술, 통찰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본 프로그램의 도입은 교과목의 목표를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수업은 단일 담당 교수가 전 과정(15주차)을 운영하였으며, 이 중 <표 2>에 제시된 7개 주차에서 프로그램 활동을 배정하여 기존 강의 내용과 병행하였다.
<표 2>
주차별 주요 수업 내용
주차 수업 주제 수업방식 및 활동내용 준비과제 단계
1 - 강의 오리엔테이션 (과제 및 CFP 소개)
- 창의성의 본질 탐구: 창의성에 대한 암묵적 지식 공유과 이론적 고찰
[토론] 창의성에 대한 암묵적 지식에 대한 공유와 토론
[강의] 창의성의 개념과 본질
[설문] 창의성과 실패에 대한 인식
- 이론단계

3 - 창의성의 발현 시스템(2): 현대 사회의 창의성 발현 시스템의 사례분석 및 공유 [발표 및 토론] 변화된 창의성 발현과정 [필수과제1] 창의성의 체계모델 사례분석

4 - 나는 실패하는가(1): 혁신의 시대, 실패와 창의성의 연결고리(1) [강의] 창의성에서의 실패의 역할 및 긍정적 메카니즘

5 - 나는 실패하는가(2): 실패경험의 공유와 원인분석 [토론] 실패를 이야기하는 우리 (실패경험의 공유와 원인분석) 실패의 흔적 자료제출 전환단계

6 - 지능적 실패의 이해
- 창의적 실패 프로젝트(CFP)의 OT
[강의] 지능적 실패와 창의적 실패 프로젝트(CFP) [팀활동] 팀빌딩 - 실행단계

7 - [팀활동] CFP 계획서 공유와 피드백 CFP계획서 제출

13 - [팀활동] CFP 중간 공유 및 피드백 -

15 - CPF 활동 공유 및 결과환류 [발표] CFP 최종공유파티 [필수과제2] CFP체험수기 제출

※ 15주차 교양 수업 중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 적용 차시만 기술함

연구 참여자는 본 수업을 수강한 28명으로, 인문⋅사회과학⋅공학⋅예술 등 다양한 전공에 분포하였다. 모든 참여자는 프로그램 참여 전에 연구 목적과 자료 활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서면 동의 절차를 완료하였다. 이후 전공, 성별, 학년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5개 팀을 구성하였으며, 팀 기반 협업은 주로 수강생 간 상호 피드백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표 2>와 같이,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 구성안(<표 1>)에 근거하여, 총 15주 중 7주차를 프로그램 운영에 할애하였다. 각 주차는 앞서 제시한 ‘2.2. 프로그램의 구성’의 세 단계(이론-전환-실행)에 따라 설계되었으며, 수업 내에서는 주요 이론 학습, 프로젝트 공유, 피드백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중간⋅기말 과제 각 1회를 필수 과제로 부과하였다.

3.1.2.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는 지능적 실패에 기반한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를 탐색하기 위해 질적 연구 접근을 적용하였다. 질적 연구는 교육 맥락에서 학습자의 경험과 의미 구성 과정을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데 적합하며, 특히 실패에 대한 인식 변화나 새로운 경험에 대한 성찰, 협업 경험과 같은 교육 효과에 대한 복합적⋅맥락적 요소를 참여자의 언어와 서술을 통해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 목적에 부합한다(Creswell & Poth, 2018; Merriam & Tisdell, 2016; Patton, 2015).
자료 수집을 위해 프로그램 적용 전에 학생들의 실패 인식을 탐색하는 사전 설문을 실시하였으며, 수업 종료 시점(15주차)에는 자기평가(사후 설문)를 진행하였다. 사전 설문은 학생들의 실패 인식 수준과 태도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되었으며, 사후 설문은 수업 참여 전후의 실패 인식을 비교하고, 수업을 통한 개인적 성찰과 학습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하여, 프로그램 참여 후 인식 변화와 학습적 효과를 정성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 사후 자기평가를 핵심 분석 자료로 선택한 이유는 프로그램 경험 직후 학습자가 인식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고(Clandinin & Connelly, 2000), 본 연구의 탐색적 성격상 학습 효과를 폭넓게 포착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사후 자기평가 자료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인식 변화 양상과 그 교육적 의미를 질적으로 분석하였으며, 사전 설문 결과는 비교 자료로 활용하여 인식 변화의 방향성을 보완적으로 제시하였다.
자료 분석은 Braun과 Clarke(2006)가 제시한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절차를 준거로 수행하였다. 먼저 연구자는 모든 자기평가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으며 의미 있는 진술에 메모를 남겼다(자료숙지). 이후 문장이나 단락 단위로 의미 단위를 추출하여 ‘실패 인식 전환’, ‘지능적 실패 개념의 이해와 실천’, ‘심리적 안전감’, ‘협업의 효과 경험’, ‘성장 마인드셋’, ‘창의성-실패 연결’ 등으로 개방코딩을 실시하였다(초기코딩). 유사한 코드를 묶어 상위 범주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 효과를 설명하는 주요 주제를 형성하였다(범주화). 주제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 2인이 독립적으로 코딩을 수행한 뒤 결과를 비교하고, 불일치하는 부분은 재논의를 거쳐 합의하였다(주제 검토). 마지막으로 최종 주제와 하위 주제를 확정하고(주제 정의 및 명명), 이를 대표하는 발췌문을 선정하여 연구 결과를 기술하였다.

3.2. 교육 효과 분석 결과

본 연구는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자기평가 자료를 앞서 기술한 주제 분석 절차에 따라 정성적으로 분석하여,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미친 교육적 효과를 다섯 가지 범주로 도출하였다. 교육 효과의 범주는 <표 3>과 같이, ‘지능적 실패 개념의 이해와 실천을 통한 실패에 대한 인식 전환’, ‘실패 경험 공유의 교육적 가치 인식’, ‘실패와 창의성의 연결성 자각’, ‘자기효능감 및 성장 마인드셋 제고’, 그리고 ‘협업과 다양성이 발휘하는 효과 경험’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교육 효과는, 사전 설문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실패를 ‘부정적 결과’나 ‘능력 부족의 증거’, 또는 ‘피해야 할 일’로 인식했다고 응답한 결과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즉, 교육 이후 학생들은 실패를 학습과 성장의 자원으로 재인식하는 방향으로 태도의 전환을 보였다.
<표 3>
교육 효과의 범주별 내용과 빈도
범주 하위 내용 빈도(비율)
[1] 지능적 실패 개념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통한 실패에 대한 인식 변화 실패에 대한 고정관념 해체, 실패의 재정의,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인식, 패의 계획성, 실험성, 학습 가능성에 대한 인식 33 (39.8%)

[2] 실패 경험 공유의 가치 실패 공유에 대한 두려움 극복, 연대감 형성, 간접 학습 효과 22 (26.5%)

[3] 창의성과 실패의 연결 실패가 창의적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인식, 시야 확장 16 (19.3%)

[4] 자기 효능감과 성장 마인드셋 향상 도전에 대한 자신감, 실패에 대한 심리적 저항 감소, 실행력 증가 13 (15.7%)

[5] 협업과 다양성의 효과 팀원 간 상호 지지, 관점의 다양성, 다양한 관점의 수렴을 통한 인사이트 확장 13 (15.7%)

* 분석 단위는 응답의 문장 유닛(총 83문장)이며, 각 문장은 복수 범주에 중복 코딩될 수 있으므로 범주별 빈도 합계는 전체 문장 수를 초과함.

교육 효과의 범주별 분포를 살펴보면, ‘지능적 실패 개념의 이해와 실천을 통한 실패 인식의 전환’이 33건(39.8%)으로 가장 높게 관찰되었고, 이어 ‘실패 경험 공유의 교육적 가치 인식’ 22건(26.5%), ‘실패와 창의성의 연결성 자각’ 16건(19.3%), ‘자기효능감 및 성장 마인드셋 제고’ 13건(15.7%), ‘협업과 다양성이 발휘하는 효과 경험’ 13건(15.7%)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본 빈도 수치는 질적 응답의 상대적 경향을 보조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동일 문장이 복수 범주에 중복 코딩될 수 있음을 감안하여 해석해야 한다.
각 범주별 교육적 의미와 학생들의 자기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은 지능적 실패에 대한 이해와 실제 경험을 통해, 실패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었음을 보고하였다([1] 지능적 실패 개념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통한 실패에 대한 인식 변화). 기존에는 실패를 부정적 결과이자 피해야 할 것으로 인식해왔으나, 본 수업을 통해 실패를 학습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시도로 재정의하게 되었다. 특히 학생들은 “실패를 설계하라”는 CFP의 핵심 메시지를 통해 실패가 창의적 탐색을 위한 필수 단계임을 체감하였고, 실제 도전 활동 속에서 실패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그 의미를 내면화하였음을 보고하였다.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자기평가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의 대학생들은 1등만을 지향하는 교육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실패를 두려워하고,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 수업은 그러한 관점을 해체하고 실패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었다. 이전에는 실패를 부정적인 결과로만 여겼지만, 이제는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실패에 대한 재정의는 개인의 성장과 창의성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인식 전환은 수업 전반에 걸쳐 일어났다. (학생A)
내가 학기 동안 들었던 수업 내용 중 가장 충격적인 문장은 “실패를 설계하라” 였다. 나는 실패를 도전에 있어 언제나 피해야 하고 두려워 하는 대상으로 여겨왔다. 결과 중심의 학교 교육, 성취가 중심이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시도의 실패는 곧 무의미한 결과만을 내놓는 낭비에 대한 증거였다. 하지만 지능적 실패라는 개념은 내가 가지고 있던 이러한 통념을 통째로 뒤집어 놓았다. 실패를 회피해야 할 오류가 아닌 학습과 창의성으로 나아갈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으라는 역설적인 관점. 이것이야말로 창의성에 대한 이번 학기의 가장 결정적인 인식 전환이었다. (학생B)
둘째, 학생들은 실패 경험 공유의 교육적 가치를 깨달았다고 응답했다([2] 실패 경험 공유의 가치). 처음에는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있었으나, 수업 내 상호 피드백과 공감의 과정이 학생 간 유대감과 신뢰를 형성하는 기제로 작용하였다. 또한 실패담을 나누는 활동은 자기 객관화의 기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실패 경험을 간접 학습할 수 있는 유의미한 기회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자기평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패 공유라는 활동은 나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실패를 드러낸다는 것을 언제나 두렵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팀원들과 서로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며 공감과 보완할 점을 나누는 과정을 통하여 나는 실패가 오히려 신뢰를 강화하고…… (학생C)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활동은 간단했지만 내겐 가장 가치 있었던 활동이었다. 나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실패원인은 무엇이었는지, 이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점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동시에 다른 학우들의 경험을 간접 경험하면서, 나와 비슷한 사례에서 다른 학우들은 어떠한 것을 느꼈는지 또는 나는 아직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서 다른 학우들은 어떻게 행동하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학생D)
셋째, 학생들은 본 프로그램을 통해 실패 경험이 창의적 문제 해결의 촉매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하였다([3] 창의성과 실패의 연결). 실패는 기존의 고정관점을 깨고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하는 계기로 인식되었으며, CFP를 통해 학생들은 실패 자체가 창의성의 일부임을 체득하였다.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자기평가 내용은 다음과 같다.
CFP 활동에서 실패가 없다면 나는 계속 한 방향으로만 나아갔을 것이다. 실패는 고착화된 나의 관점을 바꿔주는 촉매제였다. (학생E)
실패가 오히려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드러내 주어 창의적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 지능적 실패 개념을 내 삶에 적용한 것만으로도 창의성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학생F)
넷째, 의도적인 실패 경험은 학생들의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실패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였다([4] 자기 효능감과 성장 마인드셋 향상). 다수의 학생들은 CFP를 통해 처음으로 대외활동에 도전하거나 억눌러졌던 창의적 열정을 다시 되살리는 계기를 경험하였다. 실패 이후에 얻게 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성취감은 재도전의 동기를 강화하였고 성장 마인드셋을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자기평가 내용은 다음과 같다.
CFP 프로젝트는 제 개인 프로젝트에도 실패에 대한 성장마인드셋을 적용하도록 도와주었다. 고등학교 때 가졌던 창조와 발명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올랐고, 이제는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계속해서 찾고 도전하려고 한다. (학생I)
이 주제를 다루면서 개인적으로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실행이 있어야 실패도 있다’는 것이다. 실패경험을 공유한다거나, 의도적으로 작은 실패를 경험한다거나, 낯선 타인과 함께하는 것과 같은 전략 말이다. (학생J)
도전의 결과는 성공과 실패로 양분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만일 성공한다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실패한다 해도 경험과 추억이 쌓인다는 것을 경험했다. 추억이 많은 삶일수록 안전하다고 한다. 창의적 실패 프로젝트를 통해 또 하나의 서투르지만 열정적인 삶의 한 단편을 기록할 수 있어 감사하다. (학생K)
마지막으로, 협업은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핵심적 요소로 작용하였다([5] 협업과 다양성의 효과). 조원들은 서로를 경쟁자가 아닌 지지자로 인식하였으며,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지닌 학우들과의 피드백 과정은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였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협력의 중요성을 체감했으며, 서로 다른 관점이 모여 더 정교한 실패 전략과 창의적 실행이 가능해졌다고 응답하였다. 이와 관련한 학생들의 자기평가 내용은 다음과 같다.
CFP 진행 시 조원들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되었다. 서로의 상황에 공감하고 경쟁자가 아닌 든든한 지지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실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기존에 생각했던 실패의 정의를 재정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학생L)
다른 전공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이 모여, 더 계획적인 실패가 가능해진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자신의 방향성에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 서로 피드백을 해주면서 새로운 인사이트가 생긴 것 같다. (학생M)

4. 결론

본 연구는 불확실성 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성을 함양하기 위해 실패 경험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에 주목하여, 지능적 실패 개념에 기반한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대학 교양과정에 적용하였다. 본 연구의 목표는 창의성 교육에 실패교육과 경험을 통합함으로써 학생들의 창의적 역량과 실패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앞선 이론적 논의(이화선, 2023)를 토대로 설정한 여섯 가지 프로그램 개발 기준에 따라 이론 단계-전환 단계-실행 단계의 3단계로 구성된 프로그램안을 설계하였으며, 이를 한 대학의 창의성 관련 교양 교과목에서 7주간 적용하였다. 28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인 프로젝트 과제(CFP)와 팀 기반 프로젝트 활동을 포함한 수업을 운영하였고, 프로그램 종료 후 학생들이 작성한 자기평가를 토대로 교육 효과를 탐색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론 및 교육적 의의를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창의성 교육에서 실패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의 개발 기준을 마련하였다. 기존의 이론적 논의에 머물러 있던 실패교육을 실제 교양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창의적 실패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탐색 연구(이화선, 2023)를 기반으로 여섯 가지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설계하였다. 개발기준은 첫째, 창의성과 실패 개념의 이론적 연계를 도모해야하고, 둘째, 실패에 대한 재정의 과정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여야 하며, 셋째, 신중하게 계획된 실험 형태의 지능적 실패를 학습자들이 직접 ‘설계’하고 ‘경험’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넷째로는 집단 내 실패 경험 공유와 건설적 피드백 과정을 포함하여 공동의 문제공간을 형성하며, 다섯째, 불확실성을 견디는 힘과 동기, 그리고 성장적 실패 마인드셋을 교육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강화하며, 마지막으로 평가 방식을 학습 전환 중심의 준거 평가로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섯 가지 기준은 창의성 교육에 실패 학습을 체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있다.
둘째, 프로그램 적용 결과 학생들의 실패에 대한 인식 전환과 창의적 태도 함양이 확인되었다. 학생들은 “실패를 설계하라”는 지능적 실패 개념을 직접 체험하며, 실패를 피해야 할 부정적 결과가 아니라 학습과 성장의 자산이자 창의적 탐색의 출발점으로 재정의하였다. 반복적인 실패 경험 공유와 동료 피드백 과정을 통해 신뢰와 공감에 기반한 학습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타인의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으며 실패 수용 태도가 크게 전환되었다. 특히 실패를 격려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강조한 본 수업을 학생들은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확보된 환경으로 인식하였으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실패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지속적인 실험과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음을 보고하였다. 이는 지능적 실패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Edmondson(2023)의 연구와도 맥락을 같이하며, 이러한 심리적 안전감이 학습과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학생들은 이전에 시도해보지 못한 CFP 과제를 기획 및 실행하며 의도적 실패를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실패를 분석⋅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력과 문제 해결 역량이 향상되었음을 보고했다. 아울러, 다양한 전공의 팀원들과 협업하며 관점을 교환하고 과제 설계 단계에서 상호 지지를 경험함으로써 프로젝트 몰입도와 참여도가 증대되었다. 이상의 결과는 본 프로그램이 대학생들의 실패 태도 및 창의적 역량을 효과적으로 제고할 수 있다는 교육적 효과를 보여준다.
셋째, 본 연구가 제안한 지능적 실패 기반의 창의적 실패교육 프로그램은 현대의 불확실성 시대에서 학생들이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해 대면해야 하는 실패를 두려움 대신 성장과 학습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데 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창의성과 실패의 긍정적 관계를 학습자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하였으며, 실패 경험의 공유와 성찰을 구조화한 교수법을 개발함으로써 실패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창의성과 실패의 관계가 간과되어 왔던 교육 현실에서 본 연구의 프로그램은 이론을 실천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에서 제안한 실패교육 프로그램은 그 적용 가능성이 확인된 대학 교양 과목을 비롯하여, 교과 연계형 비교과 프로그램, 고등교육 현장의 창의성 교육, 창업 교육, 문제해결 중심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러한 교육적 효과와 더불어 본 프로그램은 기존 창의력 향상 교양 교과와 구별되는 차별성을 지닌다. 일반적인 창의성 교과가 사고 기법, 브레인스토밍, 문제 해결 모델 등 산출물 중심의 접근을 강조하는 반면, 본 프로그램은 창의성과 실패의 연결, 그리고 지능적 실패를 수업 전 과정의 구조적 축으로 삼았다. 특히 Edmondson (2011, 2021)이 제시한 지능적 실패의 세 가지 조건―새로운 영역에서의 시도, 명확한 목표와 가설에 기반한 실험, 위험 최소화 설계―을 과제 설계에 반영하였으며, 더 나아가 의도된 작은 실패를 설계-실행-피드백-개선하는 루프형 과제인 CFP를 도입하여 학습자가 분석 가능하고 학습 가치가 높은 실패를 직접 경험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실패 경험 자체가 학습의 주요 목표가 되도록 설계하였다.
이러한 교육적 접근은 단순한 결과 도출을 넘어 실패-기반 창의 학습체제를 구현한 것으로, 교양교육이 지향하는 전인적 성장과 학습자의 주체적⋅창조적 역량 함양이라는 목표(이화선⋅최인수, 2014)와도 정합성을 이루며, 창의성 교육 맥락에서 실패를 전략적인 학습 자원으로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교육적 기여가 있다고 본다. 더불어 본 프로그램은 학습자가 창의성과 실패의 긍정적 관계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였고, 실패 경험의 공유와 성찰을 구조화한 교수법을 통해 실패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창의성과 실패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온 교육 현실 속에서, 본 연구는 이론을 실천으로 연결한 시도로서 의미를 지닌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 제안한 실패교육 프로그램은 그 적용 가능성이 대학 교양 교과목뿐만 아니라 교과 연계형 비교과 프로그램, 고등교육 현장의 창의성 교육, 창업 교육, 문제 해결 중심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긍정적 효과에서 불구하고, 본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 대학의 창의성 관련 교양 교과에 적용된 탐색적 시도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교양교육 전반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교양교육의 보편성을 완전히 구현한 최종적 모형이라기보다는, 교양교육 맥락에서 실패 기반 창의성 교육을 실험적으로 제안한 출발점 연구로 이해될 수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대학과 전공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확대 적용하여 그 보편성과 실행 가능성을 검증하고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의 효과 분석은 사후에 실시한 질적 자기보고 자료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변화에 대한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성과 측정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향후 연구에서는 사전-사후로 창의적 역량이나 실패 태도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양적 지표를 도입하거나, 통제 집단과의 비교를 통해 프로그램 효과를 보다 엄밀히 검증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본 프로그램의 적용이 특정 교과목의 일부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점 역시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향후에는 다양한 영역의 교과와 비교과 프로그램에 실패교육을 통합하여 그 효과를 검토하고 활용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미래 사회에서 학생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 위한 교육적 대안 중 하나는 창의성을 함양하는 교육이어야 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학생들이 ‘더 잘 실패하는 법’을 배우는 실패교육이 정착되고 확대될 필요가 있다. 실패가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인식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 Matson(1991)과 Ries (2011)의 주장처럼, 학생들 또한 실패를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자신의 창의성을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게 된다(이화선, 2023). 본 연구는 이러한 필요성 아래, 대학 교양교육 현장에서 창의성 함양을 목표로 하는 실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및 실행하여 그 효과를 확인한 시작 단계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제한된 범위의 적용이지만, 그 결과는 왜 현대의 대학 교육에서 실패를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패를 교육한다는 새로운 접근을 현실의 수업에 적용한 본 연구의 시도는 향후 관련 연구와 교육실천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본 연구가 계기가 되어, 대학 교육 현장에서 실패를 포용하는 창의적 학습 문화가 확산되고 실패교육이 창의성 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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