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교육 패러다임 Education 5.0에서 교양교육의 인간 중심적 가치 탐색

Exploring the Human-Centered Value of Liberal Arts Education in the Future Educational Paradigm of Education 5.0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5;19(4):73-88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5 August 31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5.19.4.73
설연경
용인대학교 용오름대학 교육공학, 부교수, alale@yongin.ac.kr
Associate Professor of Educational Technology, Yongin University
Received 2025 July 27; Revised 2025 August 12; Accepted 2025 August 18.

Abstract

미래 교육 패러다임으로 제기되는 Education 5.0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등 첨단 기술의 확산이 불러온 사회⋅교육적 변화를 배경으로, 기술 중심의 효율성을 넘어 인간성과 공동체적 가치를 재정립할 필요성에서 시작되었다. Education 5.0은 첨단 기술을 단순한 효율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사회적 웰빙을 위한 도구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인문주의적 교육 이상과 연계점을 가진다. 본 논문은 교양교육이 인간 중심성, 창의성, 공동체성, 웰빙이라는 Education 5.0의 핵심 가치와 연계되어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도 인간의 내면적 성찰과 비판적 사유를 실현하는 핵심적 교육 영역이 될 수 있음을 문헌연구를 통해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기술 기반 사회 속에서 교양교육이 수행할 수 있는 철학적⋅교육적 역할과 그 실천적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하고, 더 나아가 교양교육은 단순한 보조적 교육이 아니라 기술과 인간, 개인과 공동체의 조화를 통해 미래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교육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지원하는 인문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겠다.

Trans Abstract

Education 5.0, proposed as a paradigm for future education, has emerged against the backdrop of social and educational changes driven by the proliferation of advanced technologies such as artificial intelligence, big data, and the Internet of Things (IoT). It begins with the need to move beyond technology-centered efficiency and to reestablish the values of humanity and community. Education 5.0 does not regard advanced technologies as mere tools of efficiency but reinterprets them as instruments for holistic human development and social well-being, thereby finding resonance with the ideals of humanistic education. This study explores how liberal arts education, by aligning with the core values of Education 5.0—human-centeredness, creativity, community orientation, and well-being—can remain a vital domain for fostering inner reflection and critical thinking in the digital age. Through this perspective, the study theoretically examines the philosophical and pedagogical roles of liberal arts education and its practical potential within a technology-driven society. Furthermore, it argues that liberal arts education is not a supplementary component but a humanistic foundation that redefines the sustainability of future society and the very purpose of education through the balance between technology and humanity, and between individuals and communities.

1. 서론

21세기 지식사회로의 진입과 더불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의 확산은 교육의 철학과 목적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 발전에 대응하는 하나의 사회적 구상으로 Society 5.0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의 융합을 통해 인간 중심의 ‘초스마트 사회(super-smart society)’를 지향하며, 기술이 경제 성장의 수단을 넘어서 인간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Carayannis & Morawska-Jancelewicz, 2022; Fukuyama, 2018). 이러한 사회적 담론은 교육 영역에도 점진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술 중심의 변화 속에서 인간성과 공동체 가치를 아우르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의 연장선에서 Education 5.0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기술을 도구로 삼되 교육의 목적을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사회적 웰빙에 두고자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Education 4.0과 구별되는 특징을 지닌다.

Education 4.0은 주로 인공지능, 자동화,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통합과 학습의 개인화, 유연화에 중점을 두고 주로 산업 현장과의 연계 속에서 학습자의 직무역량 향상에 목표를 두었다(Bonfield et al., 2020, pp.223-224). 반면, Education 5.0은 기술의 진보를 전제로 하되, 인간 중심 가치, 사회 정서적 역량, 공동체적 책임성 등을 강조하며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정의하려는 움직임이다(Tang, 2024, pp.2-7). 즉, Education 4.0은 “기술 중심의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반면, Education 5.0은 “기술을 포용하되 인간성을 회복하는 교육”을 지향한다는 데에서 차이점을 가진다.

Education 5.0은 현재로서는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기에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개념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교육 담론에서는 ‘Education 4.0’까지의 용어 및 개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바 있으며 ‘Education 5.0’이라는 용어 자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인간 중심 학습 (Human-Centered Learning), 포스트디지털교육(Postdigital Education)(Fawns, 2019), 윤리적 인공지능 교육설계(Ethical AI in Learning Design)(Nguyen et al., 2023), 사회적 선을 위한 인공지능(AI for Social Good)(Floridi et al., 2021) 등의 유사한 개념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기술을 수단으로 삼되 교육의 본질을 인간 중심성에서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공통적으로 보여준다. 다시 말해, Education 5.0은 단일 개념이 아니라, 이러한 유사한 흐름들을 총망라하는 ‘상위 패러다임’의 개념 전이 단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 전환기적 국면에서 교양교육은 기술 발전이 인간의 삶 전반을 재구성하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인간성의 균형과 통합적 성찰을 회복할 수 있는 교육적 지평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실의 고등교육 현장에서 교양교육은 취업 중심의 교육 트렌드와 전공 중심의 행정 구조에 밀려 점차 주변화되고 있으며, 특히 대학 구조조정과 같은 생존 논리 하에서 감축과 통폐합의 대상이 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안현호, 2016, pp.132-134; 조헌국, 2017, pp. 55-56). 또한, 4차 산업혁명 담론과 접합된 실용주의적 교육 관점은 교양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 윤리적 성찰, 인간 존재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이는 인간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미래 교육 패러다임의 철학적 지향성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백승수, 2019, pp. 21-23; 정연재, 2020, pp.62-63).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양교육은 여전히 인간의 전인적 성장에 기여하는 핵심적 교육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다. 교양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을 넘어서 학습자의 자기 성찰, 타자에 대한 공감, 사회적 책임의식, 윤리적 사고, 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다차원적 역량을 함양하는 데 중심을 둔다. 이러한 역량은 단순한 학문적 지식이 아닌 민주적 시민성과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으로 간주된다(정옥희. 2017, pp. 172-173; Nussbaum, 2016; pp. 302-303). 특히 교육의 목적이 단기적인 도구적 성과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내면화하는 존재론적⋅윤리적 차원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교양교육의 기능은 오늘날 더욱 주목된다(Delbanco, 2012, pp.16-17).

이에 본 연구는 Education 5.0이 상징하는 교육의 새로운 전환기를 배경으로 교양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인간 중심 교육의 철학과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미래 교육 체제에서 어떤 교육적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를 이론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용어를 해석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성과 공동체 가치를 회복하는 교육적 실천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이라 사료된다. 특히 본 연구는 Education 5.0이라는 개념이 아직 명확히 제도화되지 않은 과도기적 시점에서, 이 개념이 제기하는 인간 중심 교육 철학이 교양교육과 어떤 학문적⋅실천적 접점을 지니는지를 조명함으로써 이론적 기반 형성과 담론적 확장을 동시에 시도한다. 또한, 교양교육의 그 철학적⋅사회적 기능을 재정의함으로써 교양교육에 대한 해석틀을 제시하고, 나아가 미래 교육과정 설계 및 교육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겠다.

2. 미래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Education 5.0

2.1. 교육 패러다임의 전개 및 교양교육: Education 1.0 ~ 4.0

교육은 기술의 발전, 사회 구조의 변화, 그리고 학습자에 대한 인식의 심화와 함께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은 교육의 내용과 방법뿐 아니라, 교육의 철학적 기반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하게 만들었다(Huk, 2021, p. 37; Redecker et al., 2011, p.9). 이에 따라 최근의 교육 논의에서는 교육 패러다임의 흐름을 Education 1.0에서 4.0까지로 구분하여 체계화하고 더불어 각 단계별 교양교육의 특징을 표 1과 같이 요약 하였다.

Education 1.0-4.0 패러다임 특징

Education 1.0은 산업혁명 이전 혹은 초기 산업사회에 뿌리를 둔 전통적 교육 패러다임으로, 교육을 인간 형성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지식의 일방향적 전달과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이해하였다. 이 시기의 교육은 ‘banking concept of education’으로 교사를 절대적 권위와 지식의 보유자로 간주하고(Freire, 2022, pp.72-74), 학습자는 그 지식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존재로 전락하였다. 즉, 교육은 사회적 위계와 규율을 내면화시키는 기제로 작동했으며, 학습자의 비판적 사고나 주체성은 교육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러한 교육관은 인간을 반응적 존재로 전제하는 행동주의 학습이론에 기초하였고, 학습은 자극과 반응의 반복을 통해 형성된다고 보았다(Gerstein, 2014, pp. 83-86). 기술적 기반이 부족했던 당시에는 교육 매체는 인쇄물과 구술에 의존하였으며, 교육의 질은 교사 개인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었다. 이 시기의 교양교육은 고대 paideia와 중세 trivium, quadrivium의 전통을 계승하여 도덕성과 인성을 함양하는 고전 중심 교육으로 구성되고 엘리트 계층을 위한 교양 교육으로 제한되었다(이은정, 2018, pp. 245-246). 인간을 이성과 덕성을 갖춘 존재로 기르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사회적 평등이나 대중교육과는 거리가 먼 특권적 교육 형태였다.

그러나 산업화가 본격화되며 사회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중 교육 시스템을 요구하게 되었고, 이는 개별 교사 중심의 파편화된 교육 방식으로는 더 이상 대응할 수 없었다(Tan et al., 2018, p.2). 교육의 대중화와 표준화가 필요해지면서 학교는 하나의 조직된 기관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고, 이로써 보다 구조화된 교육 모델이 모색되며 Education 2.0이 등장하였다. Education 2.0은 대량생산을 핵심으로 하는 산업화 사회의 논리와 맞물려 국가 주도의 공교육 체제와 표준화된 교육과정이 제도화되는 시기였다(Redecker et al., 2011, p.11). 이 패러다임은 사회적 효율성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중시하는 관료주의적 구조 속에서 모든 학습자에게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교육 모델을 정당화하였다. 교육은 사회 재생산과 기존 질서 유지의 기제로 작용하였으며, 지식 전달과 숙달이 교육의 중심 목표로 자리하였다. 객관식 평가와 계량적 성취 측정은 교육 성과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되었다. 또한 라디오, 필름, 텔레비전 등 오디오비주얼 매체가 도입되며 지식 전달의 효율성은 향상되었지만, 학습자의 경험과 주체성은 여전히 주변화된 경향이 있었다(Huk, 2021, p. 38). 이 시기 교양교육은 기존의 인문⋅교양적 이상을 유지하려 했으나, 산업화와 국가주의적 요구 속에서 일정 부분 도덕성, 시민성, 애국심 등 규범적 가치의 함양을 중점에 둔 교육으로 재편되었다. (Rothblatt, 2003, pp. 44-45)는 19세기 후반 미국 대학에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났으며, 이후 하버드의 선택과목제 도입 등으로 보다 자율적이고 인문학적 성격을 되찾으려는 흐름이 있었다. 따라서 이 시기의 교양교육은 단순히 인간 내면의 성찰 기능이 약화되었다고 단언하기보다 국가적 필요와 자유교육 전통 사이에서 균형을 모색한 과도기적 양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학습 이론적 배경으로는 ‘인지주의(Cognitivism)’가 부상하면서 인간 학습의 내적 과정, 사고, 기억, 정보 처리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학습자의 인지 구조를 고려한 교육 설계가 강조되고, 교사는 지식 전달자이자 학습 촉진자로 그 역할이 확장되었다.

하지만 Education 2.0은 표준화된 교육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개별 학습자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게 되었다. 특히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과 함께 학습자의 정보 접근성과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기존 교육의 획일성과 수직적 구조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와 창의적 사고를 중시하는 Education 3.0 패러다임이 등장하였다(Gerstein, 2014, pp. 39-40).

Education 3.0은 정보화 사회의 진전과 함께 학습자의 주체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발전하였다. 인터넷의 확산과 디지털 도구의 발달은 학습자가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탐색하고, 다양한 맥락에서 의미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Siemens, 2005). 이러한 변화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 이론의 부상을 동반하였으며, 브루너(Bruner, 1966)와 비고츠키(Vygotsky, 1978)의 이론은 학습이 사회적 상호작용과 개인의 경험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시기에는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협동학습, 플립러닝 등의 교수법이 등장하였고 교사는 학습 환경을 설계하고 촉진하는 역할로 전환되었다(Huk, 2021, pp.39-40, Kothari & Chatterjee, 2014, pp. 838-839). 이러한 변화는 교양교육에도 중요한 전환을 요구하였다. 교양교육은 단일 교과로서가 아니라, 다학문적 통합을 통해 학습자의 비판적 사고, 자기 성찰, 타자에 대한 공감 능력을 기르는 방향으로 확대되었다. 인간 이해, 세계관의 다양성, 문화 간 소통을 강조하는 현대적 교양교육은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제기되었으며, 이는 기존의 고전 중심 교양교육에서 시민적 역량 함양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과 맞물린다(Nussbaum, 2016. pp.301-306).

그러나 정보의 양과 접근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사회에서 단순한 정보 구성 능력만으로는 복잡한 현실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개인화된 학습 경로와 지속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지능형 기술의 통합이 요구되면서, 교육 패러다임은 다시 한 번 진화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Education 4.0은 기술 융합 기반의 학습, 즉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에 부합하는 학습 구조로 등장하였다. Education 4.0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사회⋅기술적 전환기를 배경으로 형성된 패러다임이다. 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 기술이 학습 환경에 융합되면서, 학습자의 개별 역량과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졌다(Redecker et al., 2011, p.26; Anderson & Dron, 2011, pp.89-91). 이 시기에는 유연한 학습 경로, 하이브리드 수업, 학습 분석에 기반한 실시간 피드백 제공 등이 핵심 특징으로 부각되었다. 새로운 학습이론으로는 연결주의(Connectivism)가 등장하였으며, 이는 지식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정보의 흐름과 네트워크 연결 속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Siemens, 2005). 이러한 기술 기반 교육은 교양교육에도 새로운 과제를 제기하였다. 기존의 인문학적 교양 교육은 기술과 인간의 관계, 데이터 윤리,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성에 대한 성찰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었다. 특히 교양교육은 디지털 리터러시, 융합적 문제 해결 능력, 글로벌 시민성 등을 강조하며 학문 간 경계를 넘는 교육으로 진화하였다(Godwin & Altbach, 2016, pp.6-9).

2.2. Education 5.0 담론형성과 교육적 의의

현대 사회는 고령화, 노동력 감소, 기후 변화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에 직면하며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등장한 Society 5.0(Fukuyama, 2018, p.47)은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의 융합을 통해 인간 중심의 초스마트 사회를 구현하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 개념은 기술 발전이 경제 성장의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함을 강조한다(Carayannis & Morawska-Jancelewicz, 2022, pp.2-3; Narvaez Rojas et al., 2021, p.2). 이러한 사회 모델은 교육에도 맥락적 관계에서 기술과 인간성,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포용성 사이의 균형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교육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이후 기존의 산업화 중심 교육 패러다임은 현재의 사회적⋅기술적 맥락과의 부합 여부에 대해 재검토되고 있는 추세이다(Narvaez Rojas et al., 2021, p.3). 최근 들어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함과 동시에, 인간 중심성, 공동체 가치, 윤리적 감수성 등에 대한 교육적 반성을 촉진하고 있으며(문정화, 김은경. 2021, pp.148-150; 안미리, 2017),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Education 5.0은 미래 교육 패러다임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이는 기술 통합을 수단으로 하되, 전인적 인간 형성과 교육의 본질적 목적 회복을 지향하는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담론 속에서 등장하게 된 Education 5.0은 학습자의 전인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전인성이란 단지 인지적 능력의 향상뿐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 윤리적 성숙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학습자를 지식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닌 의미 구성의 주체로 전환시키는 교육관에 기초하고 있다(Ahmad et al., 2023, p.6). 이에 따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은 학습자의 잠재력 실현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되며, 기술 자체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간주된다(Ahmad et al., 2023, p.5; Rane, Choudhary & Rane, 2023, p.420). Education 5.0은 단지 기술의 진보를 반영하는 교육의 다음 단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인간 존재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에서 출발하여 교육이 향해야 할 본질적 방향을 다시 묻는 담론으로서 ‘인간 중심 철학’을 근간으로 삼으며, 교육을 삶의 기술 이전에 인간됨의 회복을 위한 과정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교육적 사유는 학습자를 하나의 지식 수용자나 노동 시장의 예비 자원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오히려 학습자는 그들 고유의 경험과 내면의 목소리를 지닌 존재로서, 세계와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시민으로 자라나야 할 주체로 여겨진다(Vimal & Alexander, 2023). 교육은 이들의 개인적 맥락과 정체성을 섬세히 고려하며, 그에 맞는 학습 경험을 조율하고, 정서적 지지와 공동체 안에서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Ahmad et al., 2023). 이는 단지 수업 방식이나 교육 콘텐츠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에 대한 이해, 그리고 교육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 목적에 대한 철학적 전환을 요청하는 흐름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제 교육 담론에서도 감지된다. 예컨대, 한때 OECD의 교육 정책은 학업 성취와 고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나, 최근의 Future of Education and Skills 2030 프로젝트는 교육의 목적을 개인의 성공을 넘어 ‘개인과 사회의 공동 웰빙’으로 확장하고 있다(OECD, 2019). 이는 교육을 통해 단지 유능한 개인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 성찰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공존의 감각을 내면화한 인간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다루는 Education 5.0은 기술 중심 사회 속에서 인간성과 공동체 가치를 회복하는 교육적 실천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탐색이라 사료된다. 즉, Education 5.0은 Education 4.0의 기술 기반 학습을 전제로 하되 학습자의 주체성, 윤리적 판단, 사회적 웰빙을 중심에 두는 철학적 전환을 의미한다(Ahmad et al., 2023, p.6; Fawns, 2019, pp.132-133) . 따라서 본 연구에서 다루는 Education 5.0은 고정된 정책 모델이라기보다는 포스트디지털 사회에서 인간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을 지향하는 가치적 흐름으로 이해된다(Holmes, Bialik & Fadel, 2019, pp.5-6). 결국 Education 5.0은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간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는 교육적 시도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교육은 다시금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인간을 길러내고자 하는가?’ 그리고 ‘그 인간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 것인가?’ 이러한 질문 속에서 Education 5.0은 지속 가능한 사회와 포용적 공동체, 그리고 인간 존엄의 실현을 위한 교육적 기반을 재구성하려는 철학적 기획이라 할 수 있다(Ahmad et al., 2023, pp.6-7; Vimal & Alexander, 2023. pp.1-3).

2.3. 기술 너머의 교육: Education 5.0과 인간 중심의 재구성

앞에서 논의했 듯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기술 습득을 넘어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Education 5.0은 최첨단 기술의 융합과 확산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기술 그 자체를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로 간주한다. 이는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과 관계를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함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인식은 교육의 본질을 기술적 효율성이나 경제적 성취에서 찾기보다는, 인간성과 공동체성, 창의성과 웰빙이라는 가치에 두려는 시도에서 비롯된다(Ahmad et al., 2023; OECD, 2023a; OECD, 2023b, Vimal & Alexander, 2023).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Education 5.0은 인간 중심성, 창의성, 공동체성, 웰빙이라는 네 가지 핵심 이념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이들은 서로 고립된 가치가 아니라, 인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그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유기적 구성 요소로서 작동한다.

[그림 1]

Education 5.0의 교육적 이념

인간 중심성은 단지 교육의 대상이 인간이라는 자명한 전제에 그치지 않고, 인간을 자율적 주체로 인식하는 교육철학에 근거한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파이데이아(paideia) 전통에서 보이듯, 인간을 이성과 감성, 도덕적 판단력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며, 교육을 통해 개인의 내면적 성숙과 공동체적 책임을 동시에 길러야 한다는 인문주의적 사유에서 비롯된 것이다(Nussbaum, 2016, pp.302-303).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기술 발전의 급격한 전개 속에서도 교육의 목적은 인간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내적 자유(inner freedom)’의 확장, 즉 교육은 사회에 순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로부터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방식을 형성하는 과정을 지향한다(안성찬, 2009, pp. 118-119)

이러한 맥락에서 Education 5.0의 인간 중심성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학습 분석 도구 등의 기술을 통해 단순한 학습 효율성 증대를 넘어, 학습자 개개인의 고유한 존재 방식과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는 맞춤형 학습으로 구현된다(Rane, Choudhary & Rane; 2023, p.34). 이때 기술은 학습의 본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성찰과 성장, 관계 형성을 보조하는 철학적 도구로 재해석된다. 즉, 학습자의 성향, 능력, 인지 및 정서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형성되는 개인화된 학습 경로는 학습자가 자신의 삶의 리듬과 조응하는 방식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OECD가 강조한 ‘learner agency’, 즉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과 선택 능력을 실현하는 기반이 되며(OECD, 2023b, p.288), 교육이 기술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의 교육적 자기실현을 도모하는 윤리적 조건으로 위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Tawil & Miao, 2024, p.53). 결과적으로 인간 중심 교육에서 기술의 의미는 실용적 유용성보다도 존재론적 성찰의 도구로 기능해야 하며, 이는 교육이 기술적 수단에 매몰되지 않고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지속적으로 사유하는 장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인간 중심의 교육철학은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 능력의 함양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Education 5.0은 학습자의 창의적 역량을 위한 수단으로 가상현실, 증강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 환경 등을 적극 활용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학습자에게 몰입적이고 맥락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복잡한 문제 상황 속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탐색할 수 있는 비선형적 사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창의적 사고를 촉진한다(Radianti, et al., 2020, pp.3-4; Rane, Choudhary & Rane, 2023, p.35). 기술은 이와 같이 창의성의 촉매로 기능하지만, 그 목적은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자신만의 의미와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에 있다. 이는 전통적인 교양교육이 강조해 온 비판적 사고, 자유 탐구, 통합적 사고력과 긴밀하게 연결되며, 기술은 이와 같은 교육적 전통을 디지털 시대에 재맥락화하는 도구로 기능한다(홍석민, 2022, p.74).

Education 5.0은 이처럼 개인의 내적 성장만이 아니라 공동체적 연대와 사회적 책임의식의 함양 또한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설정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은 온라인 협업 도구, 글로벌 프로젝트 기반 수업, 화상 토론 플랫폼 등을 통해 지역과 문화를 초월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며, 학습자가 다양한 사회적⋅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시민적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Shahidi Hamedani et al., 2024, p.12). 공동체성은 단순한 협력 학습을 넘어서 학습자가 사회적 갈등에 대한 비판적 성찰, 윤리적 문제에 대한 숙의, 공공의 선을 위한 실천적 기획 등을 수행하는 과정 속에서 구체화된다(목영해, 2007, pp.51-52; 조광원, 2023, pp.192-193). 이러한 측면에서 기술은 상호작용을 확장시키는 도구일 뿐 아니라, 윤리적이고 실천적인 교육의 장을 구성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김영민, 허성호, 이려화, 2022, p.663).

이와 더불어 Education 5.0은 학습자의 전인적 웰빙을 중요한 교육적 가치로 강조한다. 웰빙은 심리적 안정, 정서적 만족, 신체 건강, 사회적 소속감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학습자의 지속적인 학습 동기 유지와 자율성 발현의 토대를 제공한다(Ahmad et al., 2023, p.7; UNESCO, 2022, p.11). 기술은 이와 같은 웰빙의 증진을 위해 감정 인식 인공지능, 맞춤형 상담 챗봇, 정신건강 관리 앱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며, 학습자가 자기 상태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Bucci, Schwannauer & Berry, 2019, p.17; D’Alfonso, 2020, p.2). 이는 단지 스트레스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학습자가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웰빙 중심의 접근은 유네스코가 강조한 ‘존재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be)’(Faure, et al., 1972)의 현대적 구현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Education 5.0은 기술의 진보를 기반으로 하되, 그 활용을 인간 중심의 가치 실현에 철저히 조율함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새롭게 정립한다. 이러한 관점은 단지 교육의 기술적 혁신을 넘어 교육의 목적과 방법, 그리고 그 철학적 기반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하며,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3. 교양교육의 인간 중심적 가치

3.1. 교양교육과 인문학: 전공교육을 넘어서는 인간 형성의 모색

현대 대학 교육은 기능주의적 효율성과 전문성 중심의 전공 교육 구조에 의해 심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양교육의 성찰적⋅인문학적 기능은 점차 주변화되고 있다. 전공교육은 특정 직무 역량 강화나 응용 지식의 습득에 집중하는 반면, 교양교육은 인간의 존재 의미와 윤리적 판단, 사회적 책임에 대한 성찰을 중심으로 구성된다(Delbanco, 2012; Nussbaum, 2016). 이러한 전공과 교양의 철학적 기반의 차이는 단순한 교육 내용의 구분이 아니라,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교육 목적론의 차이로 귀결된다. 교양교육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존재론적 성장을 지향하는 교육이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직업적 기술 습득만이 아닌 인간이 스스로 삶의 주체로 서고 사회적 책임을 성찰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과정이다(Nussbaum, 2010). 이 과정에서 인문학은 교양교육의 중심적 토대를 제공하며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탐색하고 윤리적⋅도덕적 판단 능력을 키우는 학문적 기반을 형성한다. 실제로 서구 고등교육 전통에서 교양교육은 Bildung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자유인으로서의 성장과 덕성 함양을 목표로 해 왔으며, 이는 동양 유학의 덕성 중심 교육관과도 맥을 같이한다(김성우, 최종덕, 2009). 이러한 전통은 현대 교양교육의 인간 중심적 교육철학에 깊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현대 대학 교육은 점차 기능주의적 전공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교양교육의 본래적 성찰적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 전공교육이 특정 분야의 전문성 함양과 직업적 실용성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반면, 교양교육은 인간의 자기 성찰, 윤리적 판단, 비판적 사고와 공동체적 책임 의식을 길러내는 교육을 추구하며 두 교육 영역은 분명히 상이한 목적론적 기반을 지닌다(Delbanco, 2012, pp.11-18; Nussbaum, 2010, pp.8-10). 이러한 교양교육의 위기는 단지 교육과정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교육 목적에 대한 가치 전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전공교육이 요구하는 즉각적 실용성과 단기적 성과는 교육을 기능적 도구로 제한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간의 전인적 성장은 주변화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확산과 신자유주의적 교육 담론이 결합되면서 교양교육의 존재론적 의미는 더욱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양교육이 전공교육을 넘어서는 교육적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중심에 두는 ‘인문주의적 교양교육(humanistic liberal education)’적 접근이 요청된다(김성우, 최종덕, 2009, pp.29-30). 이는 단순한 교양 상식의 전달을 넘어, 학습자가 자기 삶의 문제를 성찰적 질문으로 전환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이끄는 실천적 교육이다. 이 과정에서 교양교육은 학생이 스스로를 끊임없이 성찰하며 변화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타자와 공동체를 고려하는 도덕적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손동현(2010)은 전공과 교양의 이원적 구조가 한국 고등교육에서 실질적으로 불균형한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기초학문 기반의 교양교육이 ‘보편 지성’의 교육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이 명확히 구분된 채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현행 체제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는 두 교육 영역이 점차 수렴되고 통합되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제안하며, 이는 단순히 제도적 연계가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재구성을 요청하는 논의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본 연구에서 다루는 Education 5.0의 철학과도 긴밀히 연결된다. Education 5.0은 인간 중심성, 창의성, 공동체성, 웰빙이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기술사회 속에서도 인간성과 윤리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교육 패러다임이다(Ahmad et al., 2023, p.6; Fawns, 2019, p.132). 이 교육 철학은 전공교육이 제공하는 기능적 전문성을 교양교육이 제공하는 존재론적 성찰성과 접목할 때 비로소 그 교육 효과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공교육과 교양교육은 분리된 축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축으로서, 인간을 이해하고 세계와 윤리적으로 관계 맺는 통합적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긴밀히 결합되어야 한다.

교양교육은 전공교육의 기초가 되는 사고력과 성찰적 인식의 기반을 제공하며, 전공교육은 교양교육의 철학을 구체적인 사회적 맥락에 적용함으로써 실천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융합은 단지 교육과정의 기술적 조정이 아니라, 학습자 중심의 전인적 성장이라는 교육의 목적을 재정의하려는 실존적 시도이며, 이는 곧 Education 5.0이 지향하는 인간 중심 교육의 구체적 실현이기도 하다. 다만, 현대 고등교육 체제에서 교양교육의 제도적 운영 또한 일정한 구조적 제약을 받는다. 한국 대학의 경우 전공 중심의 학과제 구조가 교양교육의 독립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으며(안현효, 2016, p.148), 이는 교양교육을 전공의 하위 교육과정으로 종속시키고, 결과적으로 인문학 기반의 교양교육이 지속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학사구조적 문제는 교양교육의 본질적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요인이 아니라, 제도적 실현 가능성을 둘러싼 부차적 문제로 이해되어야 한다.

결국 교양교육의 핵심 과제는 학사구조적 문제를 넘어, 인간 존재 자체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윤리적 책임을 중심에 두는 교육철학의 회복에 있으며, 이는 전공과 교양, 기술과 인간, 제도와 철학을 통합적으로 사유하는 Education 5.0 시대의 교양교육 재구성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

3.2. 현대사회에서 교양교육 인간 중심 교육적 가치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대 사회에서 교양교육은 기능주의적 시장 중심의 효율성 논리에 따라 전공 중심의 실용지식과 직무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교양교육은 종종 부차적인 영역으로 물러나고 있으며. 이로인해 교양교육이 지향하던 인간 중심 교육의 본래적 목적, 즉 전인적 인간 형성과 시민적 책임의 함양을 점차 약화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안현효, 2016, p.148; 조헌국, 2017, p.43). 이러한 흐름은 교육을 수단적 기능으로 축소시키고, 인간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의 철학적 의미를 상대적으로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교양교육의 가치와 역할을 다시 성찰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즉, 최근 들어 기술에 대한 관점은 단순한 도구적 능력을 넘어서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 방식을 재구성하는 방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교육에 대해 기술 활용을 넘어 그 윤리적⋅사회적 함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요청하고 있다(손동현, 2009, p.21; Shahidi Hamedani et al., 2024, p.12).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교양교육은 단지 보완적인 성격의 교과라기보다는 기술 문명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적 책무를 탐색하고 회복하려는 중요한 교육적 장으로 기능할 여지를 지닌다. 특히 21세기의 복잡한 사회 구조와 윤리적 문제들 앞에서 교양교육은 다음과 같은 인간 중심 교육적 가치를 사유할 수 있게 한다(이수연 외, 2023, pp.117-118).

첫째, 교양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의 기능을 넘어서 세계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을 길러내는 사유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의 사회는 기후 위기, 인공지능 윤리, 생명과학 기술의 윤리적 경계, 디지털 정보의 편중과 왜곡 등 다양한 차원의 복합적 문제들이 중첩되어 나타나는 탈경계적 현실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일 학문이나 기술 중심적 해결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우며,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성찰이 요구된다(김성우, 최종덕, 2009, p.13).

이러한 시대적 전환 속에서 교양교육은 근본적으로 인간을 ‘물음과 성찰의 존재’로 이해하고, 다학문적 탐구를 통해 다양한 담론과 가치 체계를 횡단하면서 비판적 사유를 함양하는 것을 지향한다. 교양교육이 지향하는 비판적 사고란, 단순히 논리적 오류를 식별하거나 정보를 분석하는 기능적 사고 능력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사회 구조 안에 내재된 권력 관계, 이데올로기적 전제, 윤리적 모순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고 대안적 관점을 구성하는 실천적 사유 능력을 포함한다(서동은, 2019, p.311). 다시 말해 교양교육은 학습자가 세계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존재가 아니라, 세계를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며 의미를 창출하는 능동적 주체로 성장하도록 이끈다. 이 과정에서 발현되는 비판적 사고는 ‘세계는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넘어,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윤리적 상상력과 책임감을 동반하는 사유의 방식이며, 이는 오늘날 민주 시민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김성우, 최종덕. 2009, p.17; Biesta, 2021, p.47). 결국 교양교육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인간의 사유와 존재 방식을 근본적으로 되묻고 구성하는 철학적 실천이며, 다양한 학문과 세계관, 문화가 교차하는 장에서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인간 주체를 길러내는 인문학적 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 장이라 할 수 있다.

둘째, 교양교육은 기술 문명 속에서 윤리적 성찰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교육적 장이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기반 기술이 인간의 판단과 결정을 점차 대체해가는 오늘날의 사회는 기술의 효율성과 편의성만을 강조하는 도구주의적 관점을 넘어서 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윤리적⋅사회적 함의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해야 할 시점에 도달하였다(홍석민, 2022, p.88; Nussbaum, 2016, p.302). 예컨대 자동화된 시스템이 내리는 결정이 인간의 도덕적 책임을 전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가, 혹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이 공정성과 정의를 보장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은 기술의 작동 원리를 넘어서는 철학적⋅윤리적 숙고를 요구한다. 이러한 물음은 단순한 기술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가는지에 대한 존재론적⋅윤리적 탐색과 연결된다. 철학자 Carl Mitcham(2022)은 기술을 단지 수단이 아닌 인간 삶의 조건을 구성하는 구조적 환경으로 보며, 기술에 대한 성찰은 곧 인간 자신에 대한 성찰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기술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중립적이거나 단절된 것이 아니라, 상호구성적이며 인간 존재의 방식과 가치관에 깊이 관여한다.

교양교육은 바로 이러한 복합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철학적 인식의 장을 제공한다. 철학, 윤리학, 사회학, 인문학 등의 교양 교과는 기술을 둘러싼 맥락적 의미, 즉 그 역사적 기원과 사회적 배치, 윤리적 결과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며, 학습자 스스로가 기술을 성찰적 거리에서 바라보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기초적 소양을 형성하게 한다. 이 과정은 단순히 윤리 규범을 암기하거나 사례 중심으로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서, 기술적 결정이 인간의 자유, 존엄, 정의와 어떤 방식으로 조우하는지를 근본적으로 사유하게 만든다(손동현, 2009, p.45; 이수연 외, 2023, p.420).

무엇보다 이러한 윤리적 성찰은 고립된 윤리 수업이나 기술 교육의 부속적 강의만으로 형성되기 어렵다. 오히려 교양교육은 인간 존재와 사회 제도, 문화적 맥락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도록 설계된 다학문적 학습 경험을 통해 전인적 판단 능력의 기초가 되는 인문학적 소양을 제공한다. 이는 인간을 단지 기술의 사용자(user)가 아닌, 기술 사회 속에서 ‘행위자(agent)’로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하게 하며 기술 문명을 윤리적 감수성과 책임의 시선으로 조망하게 만든다. 즉, 교양교육은 기술의 발전이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인간의 주체성과 도덕성을 보존하며, 윤리적 상상력과 실천적 책임을 회복하는 교육적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곧 기술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도구적 지배의 논리에서 벗어나, 상호성, 성찰, 책임의 윤리로 전환하려는 인문학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셋째, 교양교육은 인간적 통찰을 회복하는 인문학적 기반으로서 오늘날의 기능주의적 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비판적 대안을 제공한다. 현대 교육은 점차 전문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구조화되며 학습자를 문제 해결의 도구나 노동 시장에 투입될 자원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이는 인간을 전인적 존재로 바라보기보다는 기능적 주체로 환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며 그 과정에서 인간성의 축소와 도덕적 감수성의 약화, 정서적 공감 능력의 쇠퇴가 나타난다(Biesta, 2021, p.47; Nussbaum, 2016, p.301).

이에 교양교육은 이러한 흐름에 맞서 인간 존재에 대한 존재론적 이해를 교육의 중심에 재배치하려 한다. 인간은 단지 정보를 처리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감정, 윤리, 미적 경험을 통해 자신을 형성해가는 서사적 존재이며, 교양교육은 이를 실현하는 사유의 장으로 기능한다. 문학은 타자의 고통과 삶의 조건에 대한 감각을 확장시키고, 예술은 세계와의 감각적 조응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일깨우며, 철학은 인간 삶의 의미와 윤리적 선택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학습자가 자신의 존재와 삶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는 실존적 자양분을 제공한다(손동현, 2009, p.16).

이와 같은 인문학적 접근은 단순한 지식 습득이나 교양의 장식적 기능을 넘어서 학습자가 자신의 삶을 성찰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면적 힘을 길러주는 데 목적이 있다. Biesta(2021)는 이러한 교육을 “주체화(subjectification)”의 과정으로 보며, 교육은 학습자가 무엇을 아는가보다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가에 대한 물음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결국 인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층위 즉, 감정, 윤리, 미, 타자와의 관계, 죽음과 시간에 대한 인식 등을 교육적 담론 속에 복원하고자 하는 인문학적 교육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교양교육은 전문성과 인간성 사이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시도로서, 기술과 정보의 시대에 인간의 내면적 깊이와 윤리적 책임성을 함양할 수 있는 대안적 교육 공간으로 기능한다. 이는 단지 인문학적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의 삶을 구성해나가는 실천적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며 교육이 다시 인간 중심적 방향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철학적 요청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

이러한 교양교육의 가치들은 인간 중심 교육(human-centered education)의 철학적 맥락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인간 중심 교육은 인간을 그 자체로 목적화하고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주체성과 존엄성을 실현하고자 한다(안성찬, 2009, p.102). 이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윤리적 감수성을 기르고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재구성하는 교육적 접근이다. Noddings(2005)는 교육은 ‘배려(care)’에서 출발해야 하며, 이는 타인의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윤리적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본다. Biesta(2015) 또한 교육의 핵심은 주체화(subjectification)에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능 습득이나 사회화를 넘어서는 인간적 성장을 지향한다. 즉, Education 5.0은 이러한 교양교육의 인간중심의 철학을 기술 사회 속에서 인간과 사회, 자연 간의 윤리적 관계를 통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전인적 인간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교양교육은 비판적 사고력, 공감 능력, 윤리적 판단력, 문화 간 이해력 등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데 필요한 교육 기반으로 재정립될 수 있으며 이는 인간 중심 교육의 철학을 구현하는 실천적 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양교육의 회복은 단지 교과 개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존재 이유를 인간에게 되돌리는 철학적 전환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한 하나의 토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4. Education 5.0 관점에서 본 교양교육 탐색

4.1. Education 5.0의 관점에서 교양교육의 가치

Education 5.0은 기술 발전의 수단화를 넘어 인간 중심의 가치 실현을 교육의 핵심 목표로 제시한다. 이는 단지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나 융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전인적 성장, 자율성, 사회적 책임, 창의성 등을 중심에 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Ahmad et al., 2023, p.5; Shahidi Hamedani et al., 2024, p.6). 이러한 관점에서 교양교육은 Education 5.0의 철학적 기반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주요한 장(場)으로 기능할 수 있다.

첫째, 교양교육은 인간 중심성(human-centeredness)의 실현을 위한 핵심 교육 영역이다. Education 5.0이 기술을 인간의 성장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양교육은 교육을 통해 인간의 내면적 성숙과 윤리적 자율성을 함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배려(care)의 윤리’나 ‘주체화(subjectification)’ 개념과 맞닿아 있으며,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로 인식하는 교육철학을 반영한다. 교양교육은 이를 토대로 학습자가 자신과 타인, 사회와 세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둘째, Education 5.0은 창의성과 통합적 사고를 강조하며, 교양교육은 다양한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학제적 접근을 통해 이러한 능력을 함양한다. 현대 사회는 복합적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며, 이는 단일 전공이나 기술적 지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교양교육은 문학, 철학, 예술,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통찰을 통합적으로 조망하여 Education 5.0이 지향하는 융합적 사고의 기반을 제공한다.

셋째, 공동체성(community orientation)은 Education 5.0의 또 다른 핵심 가치이며, 교양교육은 학습자가 사회적 연대와 시민적 책임을 자각하도록 돕는다. 이는 단순한 협동학습을 넘어, 학습자가 공공의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공동의 해법을 모색하는 사회적 실천의 교육으로 확장된다. 특히 디지털 기반 협업 플랫폼과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교육적 맥락에서, 교양교육은 문화 간 이해, 시민 윤리, 공감 능력 등을 통해 공동체 역량을 함양할 수 있다.

넷째, Education 5.0은 웰빙(well-being)을 교육의 핵심 가치로 포섭하며 교양교육은 삶의 질에 대한 성찰을 가능케 하는 교육적 공간이다. 교육의 목표가 단지 직업 역량이나 기능 습득에 국한되지 않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고 자율적이고 균형 잡힌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면, 교양교육은 이를 실현하는 최적의 기반이 된다. 웰빙은 단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넘어서, 자기 존재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소속감, 문화적 충만감 등 전인적 요소들을 포함하며, 이는 ‘존재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be)’이라는 유네스코의 교육 철학과 일치한다(UNESCO, 2022; OECD, 2023). 이는 특히 디지털 기술이 학습자에게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 예컨대 정보 과잉과 디지털 피로, 온라인 상호작용의 단절성,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교육의 새로운 리스크로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해진다(Bucci, Schwannauer & Berry, 2019, p.277; D’Alfonso, 2020, p.112). Education 5.0은 이러한 배경 속에서 ‘웰빙(well-being)’을 단순한 신체적 건강이나 심리적 안정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학습자의 존재 방식과 정체성 형성, 사회적 관계 회복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교육적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다시 말해, 웰빙은 단일한 행복 감각이나 스트레스 완화가 아니라, ‘존재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be)’이라는 교육의 본질적 목표와 직결되며, 이는 인간 중심 교육이 추구하는 전인적 성장을 위한 기반으로 기능한다(Ahmad et al., 2023, p.6; Tawil & Miao, 2024, p.52).

이러한 측면에서 교양교육은 Education 5.0의 이념적 토대를 구체화하며 기술 중심 사회에서 인간성 회복과 공동체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 이는 교양교육이 단지 전공 교육의 보완재가 아니라, 미래 교육의 본질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적 요소임을 시사한다. 결국 Education 5.0의 관점에서 교양교육의 가치는, 기술의 시대에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한 교육적 물음을 유지하고 심화시키는 데 있으며, 이는 미래 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교육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교육적 토대가 될 것이다.

4.2. Education 5.0 구현 사례를 통한 교양교육 실천 가능성 탐색

Education 5.0은 기술 발전을 인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다. 이 패러다임은 인간 중심성(human-centeredness), 창의성(creativity), 공동체성(community orientation), 웰빙(well-being)이라는 네 가지 핵심 가치를 통해 전통적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이러한 가치들은 교양교육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전인적 인간 형성, 자기성찰, 시민성 함양 등의 교육적 목표와 깊이 연결되며(Nussbaum, 2016, p.302), 실제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다. 본 절에서는 국내외 사례를 통해 교양교육이 Education 5.0의 철학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본 논문에서 다루는 교양교육 사례들은 기술을 단순 도구가 아닌 인간 중심적 교육 경험의 매개로 활용하고 있는지 여부와 인간 중심성, 창의성, 공동체성, 웰빙 등 핵심 교양 가치 중 하나 이상을 구체적으로 구현해야 하며 대학의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일정 수준의 제도화된 운영이 이루어진 사례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기준에 근거하여, NITLE (2006), 오진영⋅정용수(2024), UCLA Digital Humanities, CRAFT@Large, Stanford WELL 162 등의 사례를 분석 대상으로 표 2와 같이 분석하였다.

Education 5.0기반 교양교육 구현사례

Education 5.0에서 제시하는 인간 중심성은 교육을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학습자의 삶과 존재 전반을 탐구하는 실존적 실천으로 전환시킨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파이데이아(paideia)가 인간을 이성과 감성, 도덕성과 미적 감수성을 고르게 갖춘 존재로 길러내려 했던 인문주의 전통과 철학적으로 연결된다(이은정, 2016). 현대 교양교육 역시 이러한 고전적 가치 위에서 기술을 인간적 교육 경험으로 재해석하며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National Institute for Technology in Liberal Education (NITLE)’은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닌 교양적 맥락에서 학습자 중심의 경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용하여 인간 중심 교양교육을 구현하고 있다(Jason Brodeur et al. 2016).

창의성(creativity)은 Education 5.0의 또 다른 핵심 가치로, 학습자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강조한다. 이는 르네상스 시대 studia humanitatis가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통합적 사고와 표현으로 연결했던 전통과 닮아 있다. 현대 교양교육에서는 생성형 AI와 인문예술을 접목한 맞춤형(custom) AI 챗봇 설계 수업을 통해 인공지능 리터러시와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동시에 함양하고 있다(오진영 & 정용수, 2024). 또한 UCLA의 Digital Humanities Minor 프로그램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의 문화와 역사를 탐구함으로써 교양적 창의성을 확장하고 있다

Education 5.0에서 강조하는 공동체성(community orientation)은 교육을 개인적 성취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공공의 삶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반으로 바라본다. 이는 고대 시민교육 전통과 맞닿아 있으며, 현대 교양교육에서는 협력적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 예컨대, Cornell Tech의 CRAFT@Large 프로그램은 MakerLAB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학생이 함께 공동 제작(comaking)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협업과 상호 학습의 가치를 실현한다(Zhao, Alinea-Bravo, & Parikh, 2024).

마지막으로 웰빙(well-being)은 Education 5.0이 기술 중심의 효율성을 넘어 인간 삶의 질과 내면의 성장을 중시하는 지점을 드러낸다. 웰빙은 단순한 신체적 건강을 넘어, 감정적⋅심리적 안정과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 이해된다. Stanford WELL 162 프로그램은 기술 습관이 정신 건강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는 교양적 웰빙 수업으로, 학습자가 삶의 균형을 재정립하도록 돕는다(Chrisinger et al. 2019)

결국 Education 5.0의 핵심 가치인 인간 중심성, 창의성, 공동체성, 웰빙은 교양교육의 철학적 기반과 긴밀히 맞물리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도 교양교육이 인간 중심적 가치와 실천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야 함을 시사한다. 이는 교양교육이 인간 존재의 질을 돌보는 ‘삶의 교육’으로 기능해야 함을 보여준다. 감정, 공감, 자기 이해 등의 정서적 역량은 단지 보완적 기능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적 요소로 작용하며, 이는 곧 ‘존재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be)’이라는 교육철학의 핵심과도 통한다.

이처럼 Education 5.0의 핵심 가치를 교양교육과 대응시키는 작업은 단순한 기능적 연계에 그치지 않고, 교양교육의 철학적 기반을 재정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이를 바탕으로, 기술 기반 사회에서 교양교육이 수행해야 할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는 의미에서 ‘교양교육 5.0(Liberal Arts Education 5.0)’이라는 개념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교양교육 5.0은 인간 중심성, 창의성, 공동체성, 웰빙이라는 네 가지 핵심 이념을 통합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교양교육의 진화된 형태로, 기술과 인간, 공동체 사이의 새로운 윤리적⋅정서적⋅실천적 관계를 구성하는 교육 철학을 의미한다. 이는 단지 교양교육의 기존 기능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문명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를 성찰하고 재구성하는 교육적 사유의 장으로서 교양교육이 작동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5. 결론

본 연구는 기술의 급진적인 발전과 복합적인 사회 문제들이 교차하는 전환기적 시점에서, 인간 중심 교육의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서 교양교육의 역할을 재조명하고자 하였다. 특히 Education 5.0은 기술을 수단으로 활용하면서도, 교육의 목적을 인간의 전인적 성장과 공동체적 책임, 창의성, 웰빙 등 본질적인 가치에 두고자 하는 교육 철학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육 철학은 고대 paideia에서 비롯된 교양교육의 역사적 전통과도 깊이 연결되며, 인간을 존재 전체로서 이해하고자 하는 인문주의적 교육 이상과 일치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교양교육은 전공 중심의 실용적 지식 편중, 대학 구조조정, 그리고 취업 중심의 평가 체계로 인해 점차 주변화되고 있으나, 이러한 현실은 오히려 교양교육의 본래적 가치 즉, 인간의 자율성, 도덕적 성찰, 공동체 의식의 함양이 더욱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은 지식의 전달을 넘어, 기술 사용의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인간 중심의 사고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한 교육 목표가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교양교육은 Education 5.0의 핵심 이념을 구체화할 수 있는 실천적 교육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인간 중심성의 구현은 교양교육이 전통적으로 강조해 온 자유 탐구, 자기 성찰, 비판적 사고 훈련과 일맥상통하며, 학습자의 주체성과 삶의 맥락을 고려한 교육 설계는 교양교육의 존재 이유를 다시 정당화한다(Noddings, 2005, pp.21-23). 나아가 다양한 전공 간 융합과 통합적 시각을 길러주는 교양교육의 구조는 창의성과 복잡한 문제 해결 역량을 요구하는 미래 사회의 교육적 요청에도 부합한다. 더불어 공동체적 책무와 윤리적 판단을 강조하는 교양교육은 디지털 시대에도 타자와의 관계성, 사회적 공공성, 시민성 함양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강화되어야 할 교육 내용이다.

삶의 질과 웰빙을 중요한 교육 가치로 제시하는 Education 5.0의 철학 또한, 교양교육이 이미 오래전부터 수행해 온 존재론적 성찰과 인간적 균형 추구의 목표와 맞닿아 있다. 그러므로 교양교육은 기술 중심 사회 속에서도 인간성과 공동체 가치를 회복하는 실천적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으며, 이는 단지 전통 유지의 차원이 아닌 미래 교육의 철학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전환임을 의미한다. 특히 학습자의 삶과 연결되는 자율적 교육 경험, 사회적 연대감 형성, 지속 가능한 삶의 기획 등을 가능하게 하는 교양교육은, Education 5.0이 요구하는 미래형 인간상을 육성하는 데 핵심적인 교육적 기반이 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이러한 논의가 향후 교양교육 5.0이라는 개념으로 개념화 될 수 있는 이론적 가능서을 함축하고 있음을 시시한다, 이는 Educaton 5.0의 철학을 교양교육의 맥락에서 재조명하며, 기술사회 속에서 인간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교양교육의 미래적 방향을 구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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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표 1>

Education 1.0-4.0 패러다임 특징

Edu 1.0 Edu 2.0 Edu 3.0 Edu 4.0
사회/ 기술적 배경 산업혁명이전/ 인쇄술 산업화/대량생산 체제. 공교육제도확립 정보화사회/ 인터넷 디지털 기술도입 4차산업혁명 AI, 빅데이터, IoT 융합

교육 특징 교사중심 지식전달, 암기위주 표준화된 교육과정 시험중심교육 학습자 중심 창의적, 협력적학습 개인맞춤형학습 유연한 디지털학습환경

학습이론 행동주의 인지주의 구성주의 연결주의

교육 패러다임 전통적 교사중심교육 표준화교육 학습자중심교육 스마트/개인화학습

교양교육 특징 도덕성과 인성을 위한 paideia 및 고전 교양 중심 시민성, 도덕성 강조, 국가의 필요와 자유교육의 전통 균형 모색 보편적 교양확산 다학문적 접근 학습자 주체성 비판적사고,디지털리터러시. 글로벌 시민성

교육방법 강의식수업 암기중심평가 표준화된 커리큘럼, 객관식평가 프로젝트기반학습(PBL), 협동학습, 플립러닝 하이브리드 학습, 학습분석기반 개인화 학습

[그림 1]

Education 5.0의 교육적 이념

<표 2>

Education 5.0기반 교양교육 구현사례

핵심 가치 교양교육 사례 구현 내용 출처
인간 중심성 National Institute for Technology in Liberal Education (NITLE) 기술을 단순 도구가 아닌 ‘교양 맥락에서의 인간적 교육 경험’으로 해석하여 인간 중심 교양교육 구현 Jason Brodeur et al(2016)

창의성 생성형 AI와 인문예술의 만남 맞춤형(커스텀) AI 챗봇을 설계하여 교양수업 도입하여, 인공지능 리터러시 시행 오진영, 정용수(2024)

UCLA Digital Humanities program 기술 툴을 활용하여 인간 문화⋅역사를 탐구하는 교양적 창의성 강화 Presner & Johanson (2009)

공동체성 Cornell Tech CRAFT@Large: Building Community Through Co-Making MakerLAB 기반 교양교육 연계된 프로그램, 지역 주민⋅학생 공동 제조 프로젝트 운영 Zhao, Y., Alinea-Bravo, M., & Parikh, N. (2024).

웰빙 Stanford WELL 162 기술 습관이 정신 건강⋅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는 교양적 웰빙 수업 Chrisinger et al.(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