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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9(3); 2025 > Article
MBTI 과몰입 예방을 위한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 연구

Abstract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사회에 들어서면서 이름을 물어보는 건 어려워도, 서로의 MBTI를 물어보는 건 점차 쉬워진다. 16가지 유형으로 사람을 범주화하려는 시도는 이미 정해놓은 확증편향을 강화하며, 변화하는 인간과 세계를 감각 하지 못하게 자신을 격리한다. 확신을 해체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독서다. 특히 고정적이고 절대적인 관점을 지연할 수 있는 해체주의적 읽기다. 이에 본 연구는 MBTI 과몰입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대안적 교육 방안으로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을 개발⋅적용하였다. 이를 위해 MBTI 과몰입 현상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보고,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 개념을 이론적 틀로 삼아 ‘북BTI’라는 독서프로그램을 구성하고, G대학교 도서관에서 실제 적용하였다. 본 연구의 차별점 및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체주의 이론을 접목한 MBTI 과몰입 예방 독서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둘째, 단순히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하여 그 결과를 질적 자료로 수집⋅분석하였다.
셋째, 참여자들로 하여금 ‘나는 MBTI로 규정될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있다.

Abstract

As we increasingly move toward a hyper-rational, hyper-individual, and hyper-autonomous society, asking someone’s name becomes more difficult, while asking about their MBTI type becomes significantly easier. The attempt to categorize people into sixteen types reinforces predetermined confirmation biases and isolates individuals from sensing the fluid nature of human beings and the world. Reading is essential to dismantling such certainties, particularly deconstructive reading, which challenges fixed and absolute perspectives. In response, this study developed and implemented a deconstructive reading program as an alternative educational approach to prevent overindulgence in MBTI. To this end, the study first examined the concept and characteristics of MBTI over-immersion, and then constructed a reading program titled “BookBTI” based on Jacques Derrida’s theory of deconstruction, applying it at G College Library. The unique contributions and significance of this study, distinguishing it from similar ones, are as follows:
First, it presents a deconstructive reading program designed specifically to counter MBTI over-immersion.
Second, it goes beyond theoretical discussion by designing and implementing an actual program, collecting and analyzing qualitative data.
Third, it holds educational significance by encouraging participants to recognize that they are not limited to the definitions provided by MBTI.

1. 서론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21년 대한민국 10대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MBTI’를 들었다. 최근 소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에 집중하고 있으며, 나다운 것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고민하며, 그 연장선으로 성격 유형 테스트에 열광하고 있다(김난도 외, 2021, pp. 78-82). MBTI(Myers & Briggs Type Indicator)는 특정 상황에서 선호하는 행동, 태도, 감정 등을 묻는 검사지 문항들에 피검사자가 답변하면, 총 16가지 성격 특징을 유형화해서 보여주는 성격 유형 검사이다(최수이, 김수정, 2022, p. 148). 한국 MBTI 문화의 독특한 특징은 자기정체성에 대한 이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한 앱이 타입스이다. 타입스는 SNS를 통해 자신의 MBTI를 맞춰보는 퀴즈를 공유하고, 타인이 바라보는 자신의 MBTI와 실제 자신의 MBTI를 비교해보는 앱이다. 오프라인에서는 MBTI를 공유하는 담화가 일종의 스몰 토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의 MBTI를 공유하는 현상은 온오프라인을 통해서 점점 더 확대되고,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1020세대 10명 중 8명은 친구를 사귈 때 선호하는 MBTI가 있다고 응답하였다(유채영, 2023). 대학교 기숙사 룸메이트를 구할 때 MBTI를 물어보고,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온라인으로 직접 찾는 문화가 생겼고(서충식, 2023), MBTI를 취업할 때까지 활용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김세린, 2023). 코로나19로 단절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람에 대해 이해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나, 단순히 16개의 유형으로만 사람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사람에 대한 편견과 오류를 낳을 수 있다. 이는 “MBTI 과몰입 현상”으로 불리며, MBTI 성격 유형 검사나 분류체계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과도하게 집착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사람은 특정 성질로 요약되기보단 이야기되는 것에 가깝다. 프랑스의 철학자 폴 리쾨르는 “자기 이름으로 지칭된 행동의 주체를,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 전체에 걸쳐 동일한 사람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근거는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Ricoeur, 2004, p. 471)”고 말했다. 때문에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개인의 서사 안에서 다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특정 상황에 대한 선호도가 성격을 지배하는 것보다, 개인의 삶을 재구성한 고유 서사 안에서 정체성을 찾는 것이 인간에 대한 이해에 더 가깝다.
러시아 문학이론가 미하일 바흐친은 “삶은 본성상 대화적이며, 산다는 것은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이재기, 2019, p. 193)”이라고 말한다. MBTI처럼 고정적이고 절대적이며 유일무이한 의미를 경계하고, 의식하고, 사유하는 과정은 평생에 거쳐 이루어져야 하는 자신과의 대화이다. 자신과 대화하기에 독서만큼 좋은 매개체는 없다. 읽고, 질문하고, 글로 응답하는 대화적 순환 과정을 통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성찰하는 자세를 기를 수 있다. 비판적 사고에는 개인적인 믿음과 확신을 검토하고, 잠재적으로는 그것을 뒤집을 수도 있는 힘까지 들어 있다(Wolf, 2019, p. 105). 성찰은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스스로를 대상으로 삼아 내면에 대해 점검(장지혜, 2013, p. 17)하는 행위이며, 끊임없이 검토하고 점검해야 할 대상은 바로 의미의 고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MBTI 과몰입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독서프로그램 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 연구자는 이를 위해 MBTI 과몰입의 개념과 특징을 파악해 보고,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적 요소를 활용하여, MBTI가 가지는 양자택일적이고 확증적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독서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독서프로그램을 현장 적용하여 그 양상 및 의의를 살펴볼 것이다.

2. MBTI 과몰입 예방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 구성

2.1. MBTI 과몰입 현상

자신과 타인을 MBTI로 간략하게 설명하려는 현상은 한 개인이 가진 거대 서사와 아이덴티티(Identity)를 요약하고 줄여서 표현하는 것이 편하고, 쉽고,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세대 문화의 특수성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짧은 영상을 소비하는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6년, 15초~10분 길이의 짧은 비디오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틱톡(TikTok)을 시작으로, 2020년 구글에서 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를 출시하였다. 1분 내외 숏폼 영상을 계속해서 소비하다 보면, 영화는 물론, 20분 내외 영상도 길다고 느껴진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빠르고 쉽게 두괄식으로 요약해달라고 요구한다. 일례로 예전에는 ‘스포 금지1)’라는 표현을 썼다면, 요즘 유튜브에서는 ‘스포 포함’, ‘결말 포함’이라는 문구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LG U+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자사 VOD를 이용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고객 중 정상 속도보다 빠르게 보는 사람들의 비율이 39%였으며, 그 중 29%는 2배속이 넘는 속도로 영상을 시청하였다고 한다(나현준, 2023). 짧은 영상에 많이 노출될수록 전체 맥락이 부족하여 왜곡되고 누락 된 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높으며,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 획득에 제한이 생긴다.
MBTI 과몰입 현상의 위험성은 사람을 구분 짓는 것에 정당화를 부여함에 있다. 인기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 의해 “너 T야?2)“라는 밈이 유행하면서, MBTI 성격 유형 중 T(Thinking)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색출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는 MBTI가 가지는 이분법적 성질과도 관련이 있는데, 모 아니면 도라는 MBTI 구성 상 F(Feeling)는 공감 능력이 높고, T는 공감 능력이 낮다는 대칭적 사고를 심어주게 된다.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모든 T는 공감 능력이 낮아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지 못한다는 편향을 강화시키며, 특정 유형의 집단을 비하하거나 배제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시도했던 담화가 오히려 사람을 이해하는 데 방해되는 모순이 일어난다.
MBTI의 대립 쌍은 감정적 편견과 우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앤드류 뉴버그, 마크 로버트 월드먼(2007, pp. 142-146)은 세상을 명명하고 계량화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에서 뇌는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뇌가 더 쉽고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추상적 개념을 쌍으로 묶고 대립 관계로 구별한다고 하였다. 일례로 ‘아래’가 있어야 ‘위’를 이해하듯이 위-아래, 진-위, 선-악, 미-추 등 뇌는 대립 쌍으로 추상적 개념을 저장한다. 하지만 하나의 대립 쌍이 형성되면 뇌는 둘 중 하나를 더 선호하는 감정적 편견이 생기게 된다. 로버트 그린(2018, p. 55)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감정이 우리 사고 과정에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우리가 고수하는 생각들은 자존심을 세워주고, 우월감을 느끼게 해주고,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쾌락적 사고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MBTI라는 고정적이고 낙인적인 시각으로 사람을 해석하려고 할 때,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창의성이 무시될 수 있다. 러시아 문학 이론가 미하일 바흐친은 대화에 있어서, 마주침의 장(場)은 청자의 주관적인 신념 체계이며,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지나치게 논쟁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청자가 강력하게 견지하는 입장만이 유일한 관심의 초점이 되어 말의 대상에 대한 창조적 작업을 방해(Bakhtin, 1988, p. 91)”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는 강력하게 견지하는 단일 관점을 창의적 사고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보았다.
MBTI 과몰입 현상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MBTI는 짧은 텍스트 소비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자신의 정체성을 네 글자로 요약하고 줄여서 표현하는 세대의 특수성을 반영한다. 그 과정에서 전체 맥락이 누락 된 정보 획득의 제한과 편향이 생긴다. 둘째, MBTI 과몰입 현상은 이분법적인 구도로 사고를 단순화시키며, 이때 우열이 발생하면서 감정적 편견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우월감을 느끼게 해주는 쾌락적 사고를 선호하게 된다. 셋째, MBTI라는 유일하고 절대적이고 고정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MBTI 과몰입 현상이 불러오는 맥락 부족, 이분법적 사고, 고정적이고 단일적인 관점 등의 문제점들을 해체주의적 읽기를 활용하여 폭로하고자 한다.

2.2. 해체주의

해체주의(Deconstruction)는 자크 데리다의 이론이다. 자크 데리다는 1930년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식민지 출신이자 유대인이었던 그가 프랑스로부터 받은 소외는 훗날 그의 이론에 영향을 미친다. 그가 말하는 해체는 “텍스트 내부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는 자기 모순적 구조를 드러내는 일종의 전략(Derrida, 1967, p. 292)”이다. 그에 의하면 플라톤 이후 서구를 지배했던 형이상학은 존재의 의미를 동일성의 사유체계에 따라 ‘규정’하는 철학이다. 형이상학은 진위-선악-미추처럼 이분법적인 가치에 우열을 만들어 대립시키고, 중심과 주변을 나누며, 그로 인해 자기 모순적 구조를 만들어낸다. 해체는 텍스트 내부에서 이를 폭로하는 작업이다.
본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앞서 해체주의적 요소를 활용하여 MBTI 과몰입 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행동지표를 구성하였다. 구체적인 내용은 <표 1>과 같다.
<표 1>
MBTI 과몰입 예방을 위한 행동지표
MBTI 특징 해체주의적 요소 행동지표
이분법적 사고⋅위계 이원구조의 허구성 폭로 - 문학 작품 속에 형성되어 있는 이원구조(중심과 주변)의 위계질서 찾기
- 자신의 경험과 결부하여 이원구조적 담론 해체
- 위계질서 전복

절대적이고 고정적인 관점 차연 - 모순적이고 상충적인 개념 폭로
- 확증하지 않고, 변화 가능성을 인지함으로써 의미의 고정을 거부하기
- 인지 체계에 우선 멈춤 신호를 보내고 의미를 지연⋅유보하기
- 동일성에 대한 해결되지 않은 지연
해체주의는 이원구조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이분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보이는 것이 함정이다. 낮과 밤, 빛과 어둠 같은 자연 현상을 그대로 진리로 추구하는 사유는 의심해보아야 한다. 정(正)이 긍정적이고 선한 것이 되려면 반(反)이 반드시 부정적이고 부수적인 속성을 가져야하는 것이 이원구조가 가지는 모순인 것이다. 즉, 어둠이 있어야 빛이 존재하듯이, 대조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원구조는 허구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동일하다(김보현, 2011, pp. 161-172). MBTI가 가지는 이분법적 대립쌍과 위계, 우열은 이원구조의 허구성을 폭로함과 동시에 자각할 수 있게 된다.
해체주의는 의미를 고정하지 않는다. 단어는 그것이 아닌 다른 단어의 차이에 의해 정의되고, 그러한 정의는 의미에 한계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한 단어(A)의 의미를 규정하기 위해선 다른 단어(B)를 소환해야 하고, 다른 단어(B)를 설명하기 위해선 또 다른 단어(C)를 소환해야 하고, 또 다른 단어(C)는 또 다른 단어(D)로 대체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는 필연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즉, 의미란 차이에 의해 지연될 뿐이다. 자크 데리다는 이를 두고 차연(Differanc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차연은 ‘다르다(differ)’라는 의미와 ‘지연시키다(defer)’라는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는 프랑스어 ‘differer’를 명사화시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데리다는 이와 같이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의미를 가지는 전통적인 철학을 부수고, 두 개의 대립하는 의미를 동시에 내포한 단어를 만들기도 하며, 의미의 고정이나 결정이 불가능함을 얘기한다(이광래, 2007, pp. 110-118). 예를 들어 ‘돈이 되지 않는 능력은 문제’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동시에 ‘삶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에 동의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는 사람은 동질적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으며, 사람은 상충적인 요소를 포함한 복합적인 이해로 접근해야함을 의미한다. MBTI는 같은 성격 유형 군집끼리 동일성의 원리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는 차연의 과정을 통해 동일성의 집합을 해체할 수 있다.
해체주의는 ‘당연하다는 것’을 부정한다. 강남순(2022, pp. 152~157)은 데리다의 중요한 표현 중 “만약 그러한 것이 있다면(If such a thing exist)”이라는 문장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a라는 개념을 정의내릴 때 우리는 “a는…”이라고 시작한다. 하지만 데리다는 “a, 만약 그러한 것이 있다면…”으로 시작한다. 우리는 특정 개념 자체가 당연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데리다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마치 그 개념이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인지 체계에 우선 멈춤 신호를 보내라고 한다.
해체주의는 단순히 철학적 담론에 그치지 않고, 독서교육에서도 새로운 해석과 비판적 사고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적용될 수 있다. 데리다가 주장한 ‘차연(différance)’ 개념은 독서의 의미 생산 과정에 직접적으로 활용된다. 즉, 텍스트의 의미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독자의 해석에 따라 유동적으로 생성되고 지연된다. 우한용(2013, pp. 9-40)은 진정한 독서란 ‘우상파괴적 읽기(Iconoclastic Reading)’이며, 독서 과정이 단순한 정보 습득이 아닌 기존 인식에 대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임을 강조하였다.
해체주의 독서는 독자에게 능동적인 해석자 역할을 부여한다.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의 삶의 맥락에서 텍스트를 재구성함으로써 다층적인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이는 특히 고정된 정체성이나 절대적인 의미에 의존하는 태도에서 벗어나도록 유도하며, MBTI 과몰입과 같이 경직된 해석 틀을 경계하고자 하는 교육적 목표에 적절하게 부합한다. 본 연구의 독서프로그램은 이러한 해체주의적 독서 원리를 기반으로, 학생 개개인이 텍스트와의 관계에서 독립적인 의미를 생성하고 이를 공동체 내에서 교차⋅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고정된 자기 인식을 해체하도록 설계되었다.

2.3. MBTI 과몰입 예방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 <북BTI>

전통적으로 독서는 저자가 의도한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데리다는 의미가 하나로 고정되지 않으며, 독자가 텍스트를 읽는 순간마다 새로운 해석이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본 프로그램은 텍스트를 읽고 나아가 자신의 삶에서 해체주의적 의미를 생산할 수 있는 ‘독서에세이 쓰기’를 통해 MBTI 과몰입 현상의 특징들을 해체하고자 한다. 독서에세이는 “독서 경험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글쓰기(이국환, 2018, p. 254)”이다. 데리다는 글쓰기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해석되고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이며, 글쓰기의 본질은 고정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끝없는 의미의 유희를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독서에세이는 단순한 감상문이나 요약이 아니라, 독자가 텍스트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창조적 행위를 의미한다. 즉, 독서에세이는 텍스트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해석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생산’하는 과정이다. 해체주의적 글쓰기는 논리적 일관성이나 중심적 의미를 강조하기보다, 언어의 다층적 의미와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텍스트를 읽으며 즉각적으로 의미를 확정할 수 없으며, 문맥과 경험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하게 된다. 독서에세이 쓰기 과정에서 학생들은 특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새로운 해석을 시도할 수 있다.
사회적 독서는 독자가 단독으로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 상호작용 속에서 의미가 재구성되고 변형되는 공간이 된다. 한 공동체 내에서 같은 책을 읽더라도 독자들은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이러한 다층적 해석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된다. 따라서 사회적 독서는 단순한 지식 공유가 아니라, 기존의 의미 구조를 해체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과정이 된다. 독서 모임에서 같은 텍스트를 읽고 나누는 과정에서 한 사람의 해석이 다른 사람의 해석과 충돌하거나 융합되면서 새로운 의미적 가능성이 열린다. 이러한 상호작용적 의미 생성 과정은 해체주의적 독서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전통적으로 대화는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공유하는 과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데리다는 의미가 고정될 수 없으며, 모든 언어적 소통이 차연(différance) 속에서 끊임없이 변이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대화가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니라, 각 발화가 새로운 해석과 의미 생성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과정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해체주의적 관점에서 대화는 상대방과의 소통을 통해 절대적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의미가 어떻게 흔들리고 변화하는지를 드러내는 과정이 된다. 또한 대화는 단순한 의견 교환이 아니라, 타자성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데리다는 전통 철학이 ‘자기 동일성(identity)’을 강조하면서 ‘타자(other)’를 주변적인 존재로 취급해 왔다고 비판한다. 해체주의적 대화는 이러한 중심-주변의 위계를 해체하며, 타자의 목소리가 기존의 의미 체계를 교란하고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열린 구조를 갖는다. 이는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의미의 불완전성과 다의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해체주의적 대화는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기보다 의미의 불완전성과 유동성을 인정하는 열린 실천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표 2>
MBTI 과몰입 예방을 위한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 구성
➀ 공통 텍스트 각자 읽기
(개인적 독서)
- 자유 감상
- 인물의 MBTI 유추
➁ 공통 텍스트로 대화하기
(사회적 독서)
- 인상 깊은 장면⋅구절 얘기하기
- 인물의 MBTI 공유

➂ 개별 텍스트 각자 쓰기
(개인적 독서)
- 독서에세이 쓰기
- 인물에 대한 글쓰기

④ 개별 텍스트로 대화하기
(사회적 독서)
- 독서에세이 공유
- 인물에 대한 글쓰기 공유: 북BTI 만들기
본 독서프로그램은 권현지(2024, p.223)의 연구에서 사회적 독서 과정의 흐름을 바탕으로 비판적 해체의 실천 공간으로 재구성하였다. MBTI가 가지는 이분법적이고 고정적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체주의적 실천이 필요하다. 해체주의적 실천은 ‘독서에세이 쓰기’와 ‘사회적 독서’ 과정에서 연습할 수 있다. 텍스트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산(독서에세이 쓰기)하고, 이를 다시 공유하여 공동체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면서 다층적 의미의 가능성을 인정하게끔 구성하였다.
본 독서프로그램 이름은 ‘MBTI’를 변형하여 ‘북BTI’라고 지었다. ‘북BTI’는 이미 정해져 있는 성격 기준표에 끼워 맞추는 ‘MBTI’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조원들과 대화하여 만든 ‘인물에 대한 글쓰기’를 말한다. 각 활동이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 개념과 구조적으로 연결되도록 설계하였고, 이는 단순히 독서를 매개로 한 감상 공유를 넘어서, 학생들이 이원구조에 의문을 제기하고, 고정된 정체성 개념을 유예하며,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활동별로 해체주의 핵심 개념과 대응되는 이론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통 텍스트 각자 읽기 단계. 학생들은 동일한 텍스트를 읽지만, 정해진 해석을 제공 받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단순히 읽는 행위는 해체가 아니다. 자유로운 감상들이 모여, 차이를 만들어내고, 단일하고 일방적인 해석에서 벗어나는 태도를 연습하게 된다.
둘째, 공통 텍스트로 대화하기 단계. 이때는 인상 깊은 장면이나 구절 위주로 감상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공통 텍스트 속 인물의 성격을 MBTI 유형으로 유추하게 하였다. 이 활동은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익숙하고 흥미로운 접근 방식이지만, 곧이어 서로 다른 해석이 병존함을 경험하게 하여 MBTI 유형의 절대성을 흔들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이는 동일성 원리에 기반한 분류 시스템(MBTI)의 자의성을 해체하는 효과를 가진다.
셋째, 개별 텍스트 각자 쓰기 단계.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독서에세이를 작성하면서, 기존 가치관이나 고정관념을 반추하고 재구성한다. 독자는 책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식 내부에서 변형하고 왜곡하고 비판하면서 수용하기도 하고 거부(Rejection)하기도 한다. 즉, 독서 과정에서 부정과 공격을 포함하는 거부 절차가 실현되며, 거부는 형성을 유도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진정한 독서는 우상파괴적 읽기이다(우한용, 2013, pp. 9-40). 독서 과정에서 수용-거부-파괴-해체하였던 사유들은 독자 내부에서 부유하고 있다. 이 사유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여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는 작업이 독서에세이 쓰기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에세이는 독서 경험과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여 재구성하는 창작품이자, 자신만이 적을 수 있는 영역이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본 독서프로그램은 참여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결합해 어떻게 이원구조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고정적이고 절대적인 의미를 탈피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넷째, 개별 텍스트로 대화하기 단계. 개별 텍스트(독서에세이)를 공유하는 자리는 하나의 정답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상호 충돌하는 해석들이 만나며 의미가 흔들리는 장이다. 조원과 함께 만들어가는 인물에 대한 글쓰기(북BTI)는 기존의 성격 유형표(MBTI)에 인물을 맞추는 방식이 아닌, 서사와 상상력을 통해 인물의 다층적 특성을 새롭게 구성하는 창조적 해석의 장이다. 글쓰기 형식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가령 학생들의 글쓰기를 살펴보면3), “죽음에서 가장 나다움을 찾은 사람”처럼 명사형으로 끝나기도 하고, “미래를 죽음으로 맺을 이유가 있을까?”처럼 의문문으로 끝나기도 하며, “당신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중략) 압구정 현대가 아닌 은주는 당신의 진심을 원하고 기다렸을 거 같아요. 그래도 당신 잘했어요. 그 누구보다도.”처럼 편지 형식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북BTI’ 글쓰기는 다층적이고 상충된 해석을 병렬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는 중심과 주변을 나누는 수직구조적 사고를 수평구조로 변환하게끔 한다.
MBTI 과몰입 현상은 사람을 바라보는 일정한 방식에 길들여졌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 대한 접촉이 많아질수록 그 개념의 한계가 드러나기 쉽다. 본 독서프로그램은 공통 텍스트와 개별 텍스트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총 두 번의 대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대화는 존재지향적 대화이며, 서로의 생각에 반응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대화를 말한다. 독일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존재’ 지향적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생각에 충실하게 반응할 수 있고, 새로운 관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대화가 ‘소유’ 지향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대화는 상대방의 논박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된다. 자신의 의견이 자신의 소유물이며, 따라서 그것을 상실할 경우 빈곤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더 그럴듯한 논거를 발견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대화가 존재 지향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그들은 자신의 의견을 소유하지 않음으로, 잃을까봐 걱정하지 않으며, 자유롭고 개방적일 수 있게 된다. 존재지향적 대화는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위에 관해서도 잊을 수 있다(Fromm, 2013, pp. 57-59). 이미 소유하고 있는 신념(MBTI)을 내려놓고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독서프로그램에서 존재지향적 대화 과정, 즉 사회적 독서 경험이 꼭 필요하다.

3. MBTI 과몰입 예방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 실제

3.1. <북BTI> 세부 운영 방법

본 연구는 앞선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연구자가 직접 대학도서관 독서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실행하여 그 양상 및 의의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북BTI>는 경상남도 김해시 G대학도서관에서 2023년 9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총 6회 과정으로 진행하였다. 사서와 참여 학생 3~5명이 한 조를 이루어 조별 독서토론을 하였고, 모든 구성원이 3편의 독서에세이를 창작하였다. 책 선정은 <사서 추천 도서 목록>에서 조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자발적 독서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조별 구성원은 사서와 참여 학생들로 이루어지며, 사서는 독서교육자의 역할로 독서 토론의 진행을 맡으며, 책과 관련된 다양한 발문들을 준비하여 책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독서에세이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글쓰기 지도를 하였다. 6회 모임이 끝난 뒤에는 북페스티벌을 통해 비참여 학생, 교수, 직원들과도 함께 성과를 공유하고, 우수 활동 멤버를 뽑아 시상하였다. 또한 독서에세이 낭독회와 전시회를 열어, 참여 학생들의 글을 대학 구성원에게 전체 공유하며, 대학 내 독서문화를 활성화하였다.
<북BTI> 참여자 명단은 <표 3>과 같다.
<표 3>
<북BTI> 참여자 명단
이름 학과 나이 성별
1조 A 간호학부 22세

B 사회복지상담과 45세

C 소방안전관리과 24세

D 간호학부 22세

2조 E 간호학부 20세

F 간호학부 18세

G 간호학부 28세

H 간호학부 22세

I 간호학부 31세
먼저 연구대상자가 대학생 9명이라는 한계가 있기에 일반화에 제약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힌다. 매 차시마다 참여 학생들의 발표, 독서에세이,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의 반응을 분석하였다. 차시별 세부 프로그램 계획표는 <표 4>와 같다.
<표 4>
<북BTI> 차시별 세부 프로그램 계획표
차시 활동 목표 (사회적 독서) 과제 (개인적 독서)
0 - 오리엔테이션 및 책 선정
- 조원 소개 및 인사
- 공통 텍스트(1) 각자 읽어 오기

1 - 공통 텍스트(1)로 대화하기 - 독서에세이(1) 각자 써 오기

2 - 독서에세이(1)로 대화하기 - 공통 텍스트(2) 각자 읽어 오기

3 - 공통 텍스트(2)로 대화하기 - 독서에세이(2) 각자 써 오기

4 - 독서에세이(2)로 대화하기 - 공통 텍스트(3) 각자 읽어 오기

5 - 공통 텍스트(3)로 대화하기 - 독서에세이(3) 각자 써 오기

6 - 독서에세이(3)로 대화하기
- 설문조사 및 롤링페이퍼
-

7 - 성과 공유회 <북페스티벌> 1) 우수 활동 멤버 시상 2) 독서에세이 낭독회
- 독서에세이 전시회
-

3.2. <북BTI> 도서 선정

<북BTI>의 선정 도서는 <사서 추천 도서 목록> 중 조원들의 자율권 아래 도서 3권을 스스로 선정하도록 하였다. 조별로 선정한 도서 목록은 <표 5>와 같다.
<표 5>
<북BTI> 조별 선정 도서 목록
저자 서명 출판사(연도) 키워드
1조 송지현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문학동네(2021) 능력주의

서수진 골드러시 한겨레출판(2024) 유효기간이 끝난 사랑

최진영 홈 스위트 홈 안온북스(2024) 삶과 죽음

2조 김금희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창비(2021) 타인에 대한 이해

정소현 그때 그 마음 현대문학(2021) 살아가게 만드는 힘

윤보인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 현대문학(2022) 자본주의의 민낯
<사서 추천 도서 목록>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물에 대해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토론해보고, 전체 맥락과 문맥을 파악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단편 소설로 구성하였다. 실제로 학교 수업과 과제, 스마트폰에 밀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대학생들에게 단편소설은 글밥은 작지만 많은 의미를 담고 있고, 여러 번 읽을 수 있기에 독서 자료로 적절했다는 평이 있었으며4), 책을 읽어오지 않은 학생은 없었다. 사실상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프로그램에서 책을 읽어오지 않으면 진행이 불가능하여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곤 하는데, 그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었다. 둘째,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 얘기나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 도서를 선정하였다. 셋째, 현시대의 목소리를 재현하고 있는 최신 작품(2020년~2024년) 위주로 도서를 선정하였다. 특히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이 많이 선정되었는데, 서수진(2024)은 젊은작가상을, 최진영(2024)은 이상문학상을, 정소현(2021)은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송지현(2021), 윤보인(2022)은 현대문학상 수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들이다. <사서 추천 도서 목록>에는 저자, 서명, 출판사, 출판년도와 함께 책의 키워드를 함께 제시하였고, 참가 대학생들은 책의 제목보다는 키워드에 흥미를 가지고 도서를 선정하였다5).

3.3. 해체주의 독서 과정

MBTI가 가지는 양자택일적이고 확증적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해체주의적 사고가 필요하다. 해체주의적 사고는 ‘독서에세이 쓰기’와 ‘사회적 독서’ 과정에서 훈련할 수 있다. 이에 Ⅱ장의 <표 1>을 기준으로, 참여 학생들이 독서프로그램 과정에서 해체주의적 사고가 드러난 지점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전체 여섯 작품 중 각 조별로 한 작품씩, 학생들의 독서에세이 두 편을 선정하여 실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1조는 한 문학 작품을 읽고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에세이를 쓴 경우와, 텍스트 내부의 사회 구조에 대해 에세이를 쓴 경우를 비교해볼 수 있기에 서수진의 「골드러시」를 선정하였다. 2조는 한 작품을 읽고 학생들이 대화⋅공유하는 과정에서 결론을 확정짓지 않고 새로운 의미의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열린 구조를 보여주었기에 윤보인의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를 선정하였다.

3.3.1. 1조 : 서수진, 「골드러시」

서수진의 「골드러시」는 호주로 이민 온 부부, 진우와 서인의 이야기이다. 이들 부부는 영주권을 획득하기 위하여 진우가 일을 하고, 서인은 영어 공부에 전념했다. 서인의 영어 성적으로 비자를 받았고, 진우는 파트너 비자를 신청하였다. 진우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점점 서인에게 시간을 내기 힘들어졌고, 타국에서 외로움을 홀로 견디던 서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다. “몇 주에 걸쳐서 같은 싸움을 계속하는 동안 진우에게 점점 더 명확하게 다가온 것은 서인이 돌아간다면 진우의 비자가 취소되어버린다는 거였다(서수진, 2024, p.67).” 진우는 영주권을 받을 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서인을 붙잡는다. 1년 후 영주권이 나왔고, 서인과 진우는 서로를 떠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소진되고 균열된 관계가 회복되지도 않은 채 그들은 골드러시 체험 여행을 떠나게 된다.
1조 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 후 공통텍스트를 각자 읽어 왔다. 공통텍스트를 읽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선정한 대화 주제는 “진우가 영주권을 받은 이후에도 서인과 함께 지낸 이유는 무엇일까? 또 서인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이다(<표 6>). 학생들은 진우와 서인의 행동을 단일한 감정이나 논리로 단순화하지 않고, 복합적 심리, 죄책감, 피로감, 실망, 기회주의적 태도 등 다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한 동일 인물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MBTI 유형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인간을 특정한 유형이나 고정된 성격으로 환원하지 않겠다는 경험적 실천이며, 해체주의적 ‘타자성’ 존중, 즉 단일 기준으로 파악할 수 없는 인간 복합성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
<표 6>
공통텍스트로 대화하기 (1조)
이름 진우가 영주권을 받은 이후에도 서인과 함께 지낸 이유는 무엇일까? 또 서인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MBTI 유추 (서인) MBTI 유추 (진우)
A 다시 잘해보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INFP ISTJ

B 진우는 서인으로 인해 얻는 편리함과 그런 자신의 파렴치함을 오래도록 감추고 싶은 이기심, 자신이 무릎 꿇었던 것을 서인에게 묻고 보상받으려는 마음 때문에. 서인은 사랑이 잠깐으로 지나치는 것처럼 느꼈던 착각에 대한 미안함과 진우의 고독, 방황을 자신이 만들었다는 죄책감, 진우의 암묵을 자기식대로 사랑이 남았음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ISFJ INTJ

C 진우가 영주권이 있음에도 서인과 지낸 이유는 관계의 몰락의 책임을 서인에게 지게 하고,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 해서인 것 같다. 영주권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 서인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면 또 한 번 싸웠을 지언정 서인은 진우를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진우는 더 이상 서인에게 감정을 쓰기 싫었기에 돌아가라며 싸우는 것조차 귀찮아진 것이다. 하고싶은대로, 마음대로 알아서 해보라는 태도인 듯하다. ENFP INTP

D 어쩌면 서인의 바람은 진우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진우를 너무 사랑해서라고 생각한다. 진우를 사랑했기에 진우가 없는 시간을 버티기 힘들었고, 그렇다고 힘든 진우에게 자신의 외로움을 표현하기도 힘들었을테니, 이렇듯 진우를 사랑한 서인은 사랑하는 진우를 도저히 떠날 수 없을 것 같다. 진우 또한 서인을 사랑하고 있었던 거 같다. 자신을 배신했다는 실망감과 불신이 아직 마음 속에 남아있지만 그만큼 그를 사랑하기에 선뜻 돌아가라는 말을 하지 못했던 거 같다. ENFP ISFJ
  • (a) 우리나라에서 20살의 시작은 보통 대학교라고 말한다. 대학 진학률이 아주 높은 나라에서 대학교를 가지 않는 것은 틀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여러 이유로 20살에 바로 대학을 진학하지 않았다. 틀에서 벗어나기를 무서워하는 내가, 20대의 시작을 틀에서 벗어났다. (b) 그러나 놀랍게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선입견을 벗어나도 크게 다를 건 없었으며, 오히려 ‘갭이어’라는 표현이 있었다. ‘갭이어’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중략) 나 또한 대학 진학하지 않은 그 20살의 1년의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운동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며 자아와 진로를 탐색했다. 그리고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첫 대학교를 진학해 하고 싶은 공부를 잘하고 있다. (중략) (c) ‘끝’은 마지막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일 수 있고, ‘끝’은 혼란스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성장’할 수 있다.

학생 A 독서 에세이 (밑줄은 연구자)
학생 A는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의 끝이 나지도, 그렇다고 이어지지도 않는 관계를 보며, 10대의 ‘끝’을 되돌아보았다. 해체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대학 진학을 ‘정상’으로 규정하는 한국 사회의 통념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하나의 담론적 구조일 뿐이다(a). 갭이어 경험은 이 구조를 해체하고, 개인이 스스로 의미를 재구성하는 과정이었다(b). 해체는 표상과 본질의 동일성, 유일한 의미만을 추구해온 모든 시도에 대해 거기에는 차연이 있음을 폭로한다(이조원, 2009, p. 348). 학생 A는 차연의 개념을 통해, 대학 진학이 지연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과정임을 드러냈다. 결국, ‘끝’과 ‘시작’이라는 개념조차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경험과 해석 속에서 새롭게 정의될 수 있으며, 해체주의적 사고를 통해 학생 A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보다 유연한 삶의 방식을 모색할 수 있었다(c).
  • (a) 사랑한다고 해서 꼭 연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기존에도 없었지만, 결혼이라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들의 관계가 파국에 치달았음에도 끊어내지 못한 이유는 영주권 유지를 위한 결혼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이 호주라는 특수한 배경이 아닌 곳에서 연애를 시작했다면 결혼을 미루거나 이혼하더라도 평범하게 관계를 마무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필이면 호주에서, 한국인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하게 된 결혼도 문제지만 애초에 (b) 혼인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영주권이 나오지 않는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 좀 더 다양한 관계를 수용할 수 있는 장치가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학생 C 독서 에세이 (밑줄은 연구자)
학생 C는 영주권 획득을 위해 아내의 외도에도 이혼하지 않았던 진우를 보며, 사랑하면 결혼해야 한다는 지배 사고를 해체하였다(a). 해체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결혼은 사랑과 법적 계약이 결합된 불변의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의미가 변형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 차연적 개념이다. 문학 작품 속 영주권을 위한 결혼 사례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단순한 감정적 결합이 아니라 국가와 법 제도의 개입 속에서 기능하는 방식임을 보여준다(b). 따라서 학생 C는 결혼이라는 개념을 해체하고, 다양한 관계 형태를 법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함을 주장한다(c). 동일성은 차이를 배제할 때만 유지할 수 있다(윤종갑, 2018, p. 92). 결혼 제도를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필요와 개인의 삶의 형태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하며, 학생 C는 사회 제도가 만들어낸 배제의 원리를 폭로하였다.
학생 A는 자신의 경험 속에서 사회 내 대학 진학에 대한 중심적 사고와 위계질서를 발견할 수 있었고, 학생 C는 텍스트 내에 작동하고 있는 결혼 제도의 배제의 원리와 이원구조의 허구성을 폭로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 A는 두 개의 대립하는 의미(시작⋅성장↔끝)를 동시에 내포한 ‘끝’이라는 차연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고, 학생 C는 결혼이라는 제도 역시 다의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는 차연적 개념임을 폭로하였다. 학생 A와 C가 독서에세이 쓰기와 공유를 통해 해체주의를 실천한 내용을 정리하면 <표 7>과 같다.
<표 7>
개별텍스트(독서에세이)로 대화하기 (1조)
해체주의적 요소 학생 A 학생 C
이원구조의 허구성 폭로 ‘갭이어’의 경험을 통해 대학 진학이라는 담론적 구조 해체 단일적인 사회 제도(결혼)를 해체하고 다양한 관계를 수용할 수 있는 장치의 필요성 언급

차연 ‘끝’과 ‘시작’이라는 상충 되는 개념이 공존할 수 있음을 폭로 결혼은 사회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의미가 변형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 차연적 개념임을 폭로

3.3.2. 2조 : 윤보인,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

윤보인의 「압구정 현대를 사지 못해서」는 부의 축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내적 만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고아로 자라며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 사는 은주를 만나게 된다. 주인공은 은주와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경제적 격차와 열등감으로 인해 그녀와 헤어지게 된다. 주인공은 무주택자로 전국을 떠돌며 빈곤하게 살다, 갭투자와 투기로 부를 축적하고 현재는 집도 여러 채 보유하게 되지만 투기꾼이라는 사회적 비난 속에 살아간다. 주인공은 그토록 원했던 부자가 되어서도 압구정 현대를 매수하고 싶어 한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산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인생의 모든 고통과 고난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때 그걸 샀어야 해, 적어도 이런 생각은 하지 않겠지. 40평대를 샀다면, 50평대를 원했을 것이고, 50평대를 샀다면, 더 큰 평수 한강이 보이는 단지를 원했을 것이다(윤보인, 2023, p.187).”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내적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주인공이 진정으로 매수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2조 학생들은 오리엔테이션 후 공통텍스트를 각자 읽어 왔다. 공통텍스트를 읽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선정한 대화 주제는 “주인공에게 압구정 현대란 무엇일까?”이다(<표 8>). 학생들은 ‘압구정 현대’를 단일한 상징으로 해석하지 않고, 사랑, 결핍, 추억, 성공, 후회, 상처, 종착점 등 다의적 기호로 재해석하고 있다. 학생들이 유추해 본 MBTI는 명확한 성격 유형으로 수렴되지 않았으며, 같은 인물이라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에 동일성 추구의 위험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문학작품의 내용과 해석에 대해서도, MBTI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도 단일하고 유일한 정답은 없었고, 각자의 차이에 의해서 의미가 지연되고 유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8>
공통텍스트로 대화하기 (2조)
이름 주인공에게 압구정 현대란 무엇일까? MBTI 유추
E 자신이 생각한 성공, 그때 이루지 못한 미련 ?STJ

F 좋아하던 사람이 살았던 곳, 좋아하던 사람과의 미래를 상상하던 곳, 옛 시절에 미련이 많이 남아서 집착하는 것. 후회하는 것. ENFJ

G 인생에 못다 한 사랑이자 꿈. 사람은 누구나 열정적이고 순수했었던 젊은 시절의 사랑을 오래도록 간직한다. 세월이 지나 그 당시의 기억과 추억들이 쌓여 커다란 집착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STJ

H 은주가 떠오르는 장소이자, 성공의 상징. 은주가 볼 때 욕심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니 주인공의 목표이자 은주와의 관계의 종착점. 주인공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압구정 현대에 도달하였을 때 진정으로 은주와의 페이지를 덮고, 새 목표가 보일 수 있기에. ESTP

I 주인공은 압구정 현대를 통해 두 가지의 결핍을 본인이 채워나갈 수 있다는 신념 때문 집착하는 것 같다. 하나는 어린 시절의 결핍이고, 하나는 은주에 대한 결핍이다. ESTJ
  • 돈이 많을수록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기 쉽고, 원하는 곳을 언제든 가고, 원하는 것들을 언제든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a) 이런 것을 통해 얻는 행복은 우리도 얻을 수 있는 행복 아닐까? 돈이 많으면 고급아파트, 비싼 차,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지만 (b) 한계 효용 체감으로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무뎌지면 그 사람들에겐 그저 일상이 되고 큰 감흥은 주지 못한다. 돈으로 뭐든 해결할 수 있다는데 애초에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마저 느끼는 공허함, 그들만의 결핍, 심적인 문제들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확률이 높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c) 돈이 많은 사람이 행복한 것은,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돈이 많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 E 독서 에세이(밑줄은 연구자)
학생 E는 돈을 많이 벌어도 채워지지 않는 주인공의 내적 심리 상태를 보면서, 돈으로 얻는 행복의 평범성에 대해 얘기한다. 해체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돈과 행복의 관계는 맥락과 개인의 경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가능성이 크지만, 돈 자체가 행복을 결정하는 본질적인 요소는 아니다. 학생 E는 오히려 돈이 많더라도 공허함과 결핍을 느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개인의 태도와 삶의 방식임을 폭로한다(a). 이러한 관점은 돈과 행복을 필연적으로 연결하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해체하고, 행복의 의미를 다시 탐색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학생 E는 “한계 효용 체감”이라는 경제학 언어를 소환하여 돈에 대한 행복감이 점차 같아짐을 논증하며, 행복의 우열 관계의 허구성을 폭로한다(b). 데리다(1993, p. 41-42)는 “두 개의 용어들 중 하나는 다른 하나를 위상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대립을 해체한다는 것은 위계질서를 전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학생 E가 제시하는 행복은 돈에 귀속되는 관계가 아니며, 돈의 위계질서를 전복하였다(c).
  • 나는 돈이 많으면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거 같다. 돈으로 충족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거기서 끝일뿐 (a) 나는 살아가면서 돈보다 더 중요한 걸 난 원한다. 삶에서의 노동, 내가 행하는 일에 대해서 더 충족되어야 삶을 재밌고 보람 있게 살아간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더 돈에 대해서 미련이 없는 거 같다. 돈은 있다가도 없으며, 없다가도 있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돈을 믿지도 따라가지도 않는 거 같다. 하지만 내가 행하는 노동 행위들은 나와 상대를 채워 줄 수 있다. 그것들은 돈으로 값을 매겨질 수도, 환산할 수도 없다. (b) 돈의 행복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알 수 없다. 죽기 전까지도 그 답을 못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그것들을 채워 나가려는 믿음은 여전하다.

학생 I 독서 에세이(밑줄은 연구자)
학생 I는 문학작품 속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본을 축적해온 주인공을 보며, 돈이 많으면 행복한가에 대한 사유를 독서 에세이로 표현하였다. 해체주의적 시각에서 보면, 돈과 행복의 관계는 절대적이지 않으며, 맥락과 경험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수 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통념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이며, 노동의 가치는 단순히 경제적 보상으로 환원될 수 없다. 따라서 학생 I는 돈이 행복의 필수 조건이라는 기존의 개념을 해체하고, 노동과 같은 비물질적인 가치가 인간의 삶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하였다(a). 결국,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행복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은 결코 고정된 답을 가지지 않는 열린 의미 체계 속에서 지속될 것이다(b). 이는 돈이라는 기호에 자기 폐쇄적인 동일성을 갖지 못하게 만드는, “동일성에 대한 해결되지 않은 지연”으로, 돈을 위한 완전히 고정된 의미는 결코 도래하지 않음을 의미한다(Deutscher, 2007, p. 64).
학생 E와 I는 공통적으로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중심적 사고와 위계질서를 발견할 수 있었고, 학생 E는 ‘한계 효용 체감’을 통해서, 학생 I는 ‘비물질적인 가치’를 통해서 이원구조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또한 학생 E와 I는 공통적으로 돈의 가치를 고정하지 않았으며, 학생 I는 확증하지 않고 차연적 의미 속에서 행복을 재구성해나갔고, 학생 E는 돈의 위계질서를 전복하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냈다.
해체는 끊임없는 새로운 개념의 돌발적인 출현(The irruptive emergence of a new concept)에 의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Derrida, 1993, p. 41-42). 학생 H는 “돈이 행복의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치만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발표했고, 조원 모두 동의하였다. 조원 모두 위선적이라고 웃기도 하였지만,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돈이 많고 싶다는 욕망은 인정하되 돈을 어떻게 버는지,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더 고민해보자고 결론을 지었다. 이처럼 독서에세이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개념을 출현시키고, 차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석을 지연하였다. 학생 E와 I가 독서에세이 쓰기와 공유를 통해 해체주의를 실천한 내용을 정리하면 <표 9>와 같다.
<표 9>
개별텍스트(독서에세이)로 대화하기 (2조)
해체주의적 요소 학생 E 학생 I
이원구조의 허구성 폭로 ‘한계 효용 체감’을 통해 돈의 위계질서 전복 ‘비물질적 가치’를 통해 물질만능주의 해체

차연 돈과 행복의 관계는 맥락과 개인의 경험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차연적 개념임을 폭로 동일성에 대한 해결되지 않은 지연 (돈을 위한 완전히 고정된 의미는 결코 도래하지 않는다)

3.4. MBTI 한계 인지

독서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함께 주인공의 MBTI를 유추해 보았고, 조원과 합심해서 주인공을 다양한 관점으로 네 문장 이상 표현해보았다(<표 10>). 각자가 유추한 인물의 MBTI는 다 달랐고, 조원들은 가장 많이 나온 MBTI를 선정하였다. 문학작품 속 인물을 MBTI로 유추한 것과 북BTI(글)로 표현한 것 중 어느 것이 더 인물에 가까울지 학생들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표 11>은 그 답변이다.
<표 10>
‘MBTI’와 ‘북BTI’ 비교
MBTI 북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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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kjge-2025-19-3-35-gf3.jpg kjge-2025-19-3-35-gf4.jpg
<표 11>
MBTI로 사람을 표현하는 것에 대한 참여자들의 생각
주인공을 ‘MBTI’로 표현한 것과 ‘인물에 대한 글쓰기’ 중 어느 것이 그 인물에 더 가까울까요?
이름 응답

A 인물에 대한 글쓰기가 그 인물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MBTI는 과학이라고 하지만, (a) MBTI에도 예외가 있다. MBTI의 비율도, 처한 상황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MBTI로 형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서프로그램 중 인물을 네 문장 이상으로 표현할 때 내가 자주 쓰지 않았던 표현을 접하거나 나와 다른 입장을 듣는 것이 흥미로웠다. 캐릭터와 더 가까워진 느낌을 들었다.

B 인물에 대한 글쓰기가 인물의 전체적 구성을 표현할 수 있어서 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그리고 MBTI와 네 문장을 통해 (b) 인물뿐 아니라 글 속에서의 역할과 사건을 재구성함으로써 글의 맥락을 잘 이해하게 되어 MBTI를 이용한 <북BTI>의 방향성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C 제가 읽은 주인공들의 모습은 (c) 단면적이었기에 MBTI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D 인물에 대한 글쓰기. (d) 사람들을 MBTI로 평가하기에는 이 세상에는 너무 다양하고 수치화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등장인물의 MBTI를 추측하는 건 꽤나 재미있었다.

E 아무래도 인물에 대한 글쓰기가 인물을 파악하고, 성격과 느낀점을 풀어 말하는 거니까 더 가까운 거 같다. 근데 MBTI로 나타내는 건 간편하고 재밌어서 좋다.

F 인물에 대한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MBTI만으로 나를 담아내기엔 너무 부족한 것 같다.

G MBTI로는 확실히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인물에 대한 글쓰기에도 모든 것이 담겨지는 것은 또 아니니 함부로 판단하는 것에 주저하는 마음이 생긴다. 나를 이해하려면 질문을 더 해야 한다. MBTI나 글쓰기로는 나를 다 표현할 수 없다. 나는 내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하니까, (e) 나에게 던지는 끊임없는 질문과 바뀌는 대답들이 그때그때의 나를 잘 알려주는 것 같다.

H 인물에 대한 글쓰기이다. MBTI라는 것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문장으로 주인공을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I 인물에 대한 글쓰기가 인물에 더 가까웠던 거 같아요.
인터뷰 결과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인물에 대한 글쓰기’가 그 인물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로는 MBTI에는 예외가 있으며 비율도 다르고 처한 상황도 다 다르기 때문(a)이며, 사람을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d) 등으로 답했다. 또한 글로 인물을 표현하는 것이 인물뿐 아니라 작품 속 역할과 사건을 재구성하여 글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b)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문학 작품 속 인물의 단면적인 모습만 봐서는 오히려 MBTI를 유추했던 것이 더 그 인물에 가깝다(c)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한 학생은 MBTI나 네 문장 이상으로는 사람을 표현할 수 없으며,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자신과 가장 가깝다(e)고 말하며, 어떠한 범주로도 사람을 고정하는 것을 끝까지 거부하고 경계하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다수가 ‘MBTI로는 나를 표현할 수 없다’는 한계 인식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이는 프로그램의 핵심 목표인 MBTI 과몰입의 완화가 일정 수준에서 성취되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학생 G는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 나를 잘 보여준다”고 말하며, 고정된 성격 유형에 자신을 가두는 것을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또 다른 학생 A는 “네 문장으로 인물을 표현할 때, 나와 다른 관점을 접한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고 답하며, 편향된 자기 인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인정하게 되었음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MBTI 과몰입을 단순히 ‘줄인다’는 차원을 넘어, 학생 스스로가 자기 해석을 유예하고 유연한 자기정체성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해체주의 독서가 ‘심리적 과몰입’을 어떻게 전복적으로 다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천적 결과라 할 수 있다.

3.5. 교육적 의의

독서프로그램을 마치며 참여 학생들은 자기평가를 했다(<표 12>). 학습자의 자기평가와 촉진자의 평가를 기반으로 독서프로그램 후 참여 학생들이 스스로 인식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표 12>
학생별 자기 평가
독서프로그램을 마치며, 참여 후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인가요?
이름 응답

A 독서에세이를 제출하기 위해 글을 쓰고 다듬는 과정에서 나의 글쓰기 실력이 조금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문학 장르의 책을 자주 읽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며 느꼈던 얘기를 공유하는 것처럼 읽으면 좀 더 깊이 있게 문학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겠구나를 느꼈다. 그래서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읽어볼 계기가 되었다. 또한 나는 내 의견을 자주 말하는 편이 아니었고, 말하는 것에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는데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조리 있게 말하도록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의 의견을 집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의견 및 생각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쓴 글을 사람들 앞에서 읽히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고, 부끄러웠지만 그 피드백을 들은 경험을 통해 글 쓰는 데에 조금 더 흥미를 붙일 수 있게 되었다.

B 내가 생각하는 나의 고정관념을 깼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표현을 펼치고 상대의 의견을 수렴해서 사고를 넓히는 과정을 경험하고 나서 나를 다시 돌아보았다. 또한 타학생과의 교류로 인한 교우 폭이 넓어졌고, 다른 시각으로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피드백과 긍정적 호응은 자신감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나에 대한 확신감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C 국내 작가님들의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새로 알게 된 국내 작가님들의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D 책을 읽는 방법, 책을 보는 관점

E 독서를 주기적으로 하게 됐고 많은 생각을 나누는 기회가 됐다. 조금 다른 시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F 책을 바라보는 마음가짐과 (책을 읽기) 전과 후에 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G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이 제각기 다르니 어렵기도 하지만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보는 관점이 너무도 천차만별이라 한 사건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키워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 조금 더 열린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H 다양한 견해를 가져볼 수 있는 시간 덕분에 고정되었던 내 생각의 틀이 조금은 변화된 것 같다.

I 마음은 책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막상 읽으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부담 없는 페이지와 사서님의 책 리스트 덕분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책 몇 십 권을 읽은 기분이에요! 글을 읽는 거에 부담감을 덜어주신 거 같아 감사하고 글에 대해 더 친숙해진 저를 본 거 같아 뿌듯하네요. 감사해요!
첫째, 관점과 생각의 변화이다. 독서프로그램 후 고정관념이나 생각의 틀을 깰 수 있었다고 평가한 학생도 있었으며,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을 키워야겠다고 다짐한 학생도 있었다.
둘째, 의사소통 능력 강화이다. 참여 학생 중 다수가 독서프로그램 참여 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되었으며,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여 사유의 폭을 넓히고, 소통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셋째, 책과 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향상되었다. 독서프로그램 후 함께 읽었던 작가의 다른 책을 따로 찾아본 학생도 있었으며, 독서를 주기적으로 하게 됐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설문조사 결과, ‘독서프로그램을 통해 책과 문학에 흥미가 생겼다.’는 답변에 모든 학생이 “매우 그렇다(5점)”를 선택하였다.

4. 결론

국가별 구글 트렌드 키워드 검색에 의하면 2018년부터 한국이 압도적으로 MBTI 검색량 1위를 차지하였다6)(최고야, 2022). 2위인 이란과 홍콩과 비교해서 7배 이상 검색량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볼 때, 전국에서 유독 한국만이 MBTI에 과하게 탐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6가지 유형으로 사람을 범주화하려는 시도는 “I는 소심하고”, “T는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등, 이미 정해놓은 확증편향을 강화하며, 변화하는 인간과 세계를 감각 하지 못하게 자신을 격리한다. 확신을 해체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독서다. 특히 고정적이고 절대적인 관점을 지연할 수 있는 해체주의적 읽기다. 이에 본 연구는 MBTI 과몰입 예방 해체주의 독서프로그램 모형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의 차별점 및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체주의 이론을 접목한 MBTI 과몰입 예방 독서프로그램을 제시하였다. 본 독서프로그램은 개인적 독서 경험이 사회적 독서 경험을 거쳐 자신의 삶에 적용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MBTI의 ‘고정적 유형화’에 대한 회의를 유도하였다. 다수의 학생들이 MBTI만으로 인물을 설명하는 것은 단편적이라고 인식하며, 성격을 수치화하거나 고정된 틀로 해석하는 것의 한계를 체험적으로 학습하였다. 또한 학생들에게 고정된 자기 평가 방식(MBTI)과 열린 표현 방식(글쓰기)의 차이를 비교 체험하게 함으로써, 내면화된 MBTI 중심 정체성 개념을 탈중심화시킬 수 있었다. 이는 MBTI 과몰입 현상의 핵심 문제인 자기⋅타인의 고정화 및 이분법적 판단을 자각적으로 해체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단순히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운영하여 그 결과를 질적 자료로 수집⋅분석하였다는 점에서도 실천적 가치를 지닌다. 본 연구는 전문대학교 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받아 2023년에 G대학교에서 운영하였다. 참여 학생들이 공통 텍스트를 바탕으로 MBTI 성격 유형을 추론한 뒤, ‘독서에세이’와 ‘인물에 대한 글쓰기’를 수행하고 공유하며 해체주의적 읽기를 실현하는 일련의 과정은, 해체주의라는 이론이 독서교육의 맥락에서 구체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해체주의 이론과 실천의 연계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셋째, 본 연구는 참여자들로 하여금 ‘나는 MBTI로 규정될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의가 있다. 이는 단순히 MBTI에 대한 비판을 넘어, 자아와 타자에 대한 인식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대학생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보다 유연하게 구성하고 타인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하였다. 이러한 해체주의적 독서 경험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더 경직되어 가는 자기 인식 구조에 균열을 내고, 질문과 해석, 유예와 열림의 사고방식을 회복할 수 있게 하는 교육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초합리, 초개인, 초자율사회(임홍택, 2023)에 들어서면서 이름을 물어보는 건 어려워도, 서로의 MBTI를 물어보는 건 점차 쉬워진다. 확신은 모든 소통의 적이다(이국환, 2020: 268). MBTI는 타인과 소통하기 전에 너무도 많은 확신을 준다. 우리는 MBTI로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서로의 확신만 강화시켜주고 있다. 진정한 소통이란 내가 가진 확신은 잠깐 제쳐두고, 서로의 다름을 교류하는 지난하고 어려운 고도의 인지 작업이다. 독서가 MBTI 과몰입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면, 타인의 생각을 배제하는 자기 확신을 점검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시작 단계이며, 후속 연구를 통해 MBTI 과몰입 현상 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양 교육 활성화 방안들이 더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1) ‘스포’는 ‘스포일러(Spoiler)’의 준말로, ‘스포 금지’는 결론을 미리 알게 해 김이 빠지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김난도 외, 2023, p. 141).

2) 유튜브 채널 밈고리즘의 폭스클럽 콘텐츠에서 유래하였다. 이성이 너무 강해 감정이나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표현이다(김경미, 2023).

3) 3.4.MBTI 한계 인지 <표 11> 참고

4) 3.5.교육적 의의 <표 12>에 I학생의 반응을 보면 단편소설이 대학도서관 독서프로그램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학생 I는 책을 읽는데 부담이 줄었으며, 한 편의 단편소설이 좋은 책 몇 십 권을 읽은 효과였다고 기술하였다.

5) 유효기간이 끝난 사랑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해서 읽고 싶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 여러 번 생각을 해봐서 책으로 읽으면 어떨까 싶어서 선정, 삶과 죽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주제에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라고 적혀있는데 그 힘이 궁금해서 선정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민낯이 궁금, 지금 현시대에 맞는 주제 같아서.

6) 최근 1년만 봐도 1위인 한국의 검색량을 100으로 보면 다음은 이란(14), 홍콩(14), 싱가포르(13), 브라질(13) 순이다. 한국이 압도적 1위인 것이다. 각 성격 유형을 ‘엔프피(ENFP)’ ‘잇프제(ISFJ)’ 등 우리말로 표기하는 ‘한국화 현상’도 나타났다(최고야,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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