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나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해가는 AI는 영상, 음악 등 예술 분야뿐 아니라 이미 교육 현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 등장한 ChatGPT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의 초⋅중등 교육 현장 수업에서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본격화 되고, 인공지능(AI) 활용 능력 및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이 ChatGPT를 제대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 ChatGPT의 도움으로 작성된 과제가 평균 이상의 성과를 가져오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교육 방식과 내용, 평가 기준과 과제의 성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최재용, 2023).
AI가 생성한 텍스트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므로 현재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작권법에 해당 규정이 없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ChatGPT가 만들어낸 텍스트는 AI가 새로운 문장을 생성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표절 탐지 소프트웨어로 식별하기 어려운데, 이는 향후 학문적 연구 윤리 측면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hatGPT의 도움으로 학생들의 학업적 성취가 실제 그들이 가진 역량 이상으로 평가되어 학문적 진실성과 신뢰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활용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의 공정성과 교육적 신뢰성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ChatGPT의 활용으로 인해, 과제 및 학습의 성과와 학생들의 노력이 정비례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학문 윤리가 평가 기준의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에세이 작성이 교육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ChatGPT와 같은 AI의 도구적 활용이 증가하는 현 시점에서 학문 윤리와 교육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표절에 대한 재(再)정의와 함께 학습자들의 인식 변화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ChatGPT가 제공하는 정보를 참고해 자신의 언어로 다시 작성하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ChatGPT가 생성한 콘텐츠를 아무런 가감 없이 그대로 복사해서 학교 과제나 연구 성과물로 제출하는 것은 그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이상 표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학계에서도 ChatGPT가 AI 표절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증가하여 출력시 ‘워터마킹’ 기능을 활용하여 표절 여부를 보다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처를 취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를 비롯한 고려대, 성균관대, 경희대, 서울과학기술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에서는 과제나 시험, 논문 작성 중 ChatGPT를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지만 대부분이 스스로의 탐구 없이 AI의 답변에 의존하는 경우는 ‘표절’로 간주하고 있다. 각 대학에서는 작문 수업 중 ChatGPT의 답변을 표절한 과제를 0점으로 처리하는 연세대의 경우와 같이 ChatGPT 활용에 따른 부작용을 사전에 막기 위해 각종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다(허찬영, 2023).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ChatGPT와 같은 AI 도구의 활발한 사용이 예상되는 예비 교사들의 AI 도구 관련 윤리적 인식을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AI와 같은 기술이 교육 분야에 도입됨에 따라 표절과 연구 윤리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거니와, 예비 교사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AI 도구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예비 교사들이 ChatGPT와 같은 AI를 교육적 도구로 활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윤리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미래 교사로서의 중요한 역할과 책임의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5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코딩 교육이 의무화되므로, 예비 교사들의 AI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윤리적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AI 도구 활용이 예비 교사에게 새로운 윤리적 과제를 부여하여 이들의 연구 윤리 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적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ChatGPT를 포함한 AI 도구에 대한 예비 교사들의 인식과 표절 문제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범대학과 교육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ChatGPT와 관련된 표절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조사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은 중등학교 교사들에 비해 교수⋅학습 방법이나 최신 기술 활용 교육에 대한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고,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초등 예비 교사와 중등 예비 교사 간에 표절 인식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즉, ChatGPT의 교육적 활용과 관련한 표절 인식이 예비 초등교사 및 예비 중등교사 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예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AI 도구 활용 및 연구윤리 교육의 방향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2. 이론적 배경
2.1. 표절과 ChatGPT 의 저작권 문제
우리나라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시행 2018. 7. 17.] [교육부훈령 제263호, 2018. 7. 17. 일부개정])에는 표절을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표절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다른 사람의 고유한 글이나 아이디어를 훔친다는 의미이외에도 자신의 것인 것처럼 속인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즉, 자신의 과제나 저작물을 쓸 때 타인의 저작물을 활용하는 경우, 이러한 사실을 정직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표절이 성립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표절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활용하는 경우로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일반적 지식은 표절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일반적 지식이라 할지라도 그 지식을 설명하는 표현과 방식에 있어서는 개인의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다. 개론서나 백과사전 등에서 일반적 지식에 해당하는 내용을 인용하는 경우에도 인용의 범위가 상당하거나 창작성이 인정되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면 표절에 해당될 수 있는 것이다(강지영 외, 2023).
ChatGPT는 1750억 개의 매개변수로 상징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한 챗봇으로 오픈 AI의 거대 언어 모델인 GPT-3.5와 GPT-4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AI Chat봇 서비스를 말한다(김수민, 백선환, 2023). ChatGPT는 일반적으로 광범위한 데이터로 훈련되어 있어 과학, 역사, 예술, 분야 등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대화 형식으로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문맥에 맞게 답변을 제공하는 등 창의적인 글쓰기, 스토리텔링과 같이 창의적인 작업에서도 도움을 주는 검색도구이다. 이처럼 ChatGPT를 포함한 다양한 생성형 AI는 창작에 유용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ChatGPT가 학습한 방대한 데이터는 사전에 학습한 것으로 각 분야의 논문이나 웹페이지의 내용, 소셜 미디어의 내용, 이미지, 법률 텍스트와 같이 엄청난 언어적 데이터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어디서 왔는지 인풋에 대한 저작권과 아웃풋에 대한 저작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인풋에 대한 저작권은 미디어 기사, 각 분야의 논문, 웹페이지 내용, 소셜 미디어의 대화 내용, 데이터, 의료기록, 영화 대본, 음성기록, 이미지, 법률 텍스트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물들은 다양한 출처에서 나오는 정보이지만 결국 AI가 창의적인 학습을 통해 생성한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 코드를 표절한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권기대, 2023) 다음으로 아웃풋에 대한 저작권에 대한 문제도 있다. 과연 이 결과물이 독자적인 창작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인정할 수 있다면 그 창작물의 저작권은 정확하게 누구한테 있는지, 생성 AI인지, 개발자인지 아니면 AI에 프롬프트를 입력한 사람인지 이 두 가지 사항이 논란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부여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저작물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표절하는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ChatGPT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데 부정적 견해가 존재하는 이유는 ChatGPT가 과학적 투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연구의 저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 또한 학습자가 직접 학습하며 길러야 할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력 향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홍수민 한형종 2023). 이와 함께 ChatGPT가 생성한 콘텐츠는 주어진 입력에 따라 만들어진 새로운 텍스트이므로, 법적으로 누구의 저작권에 종속되지 않는다. 다만, ChatGPT가 학습한 데이터 자체에 포함된 텍스트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자료일 수 있으므로, 원래의 저작물을 그대로 복제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ChatGPT의 존재는 이제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배워나가는 과정적인 학습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물에만 집착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때, 최근 ChatGPT의 활용 시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이를 활용하여 정보를 사용한 경우에도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표절하는 것과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ChatGPT를 활용한 표절의 기준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AI 도구를 이용해 마치 자신의 글인 것처럼 속이는 행위를 ‘AI표절’ (AIgiarism)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지칭했다(Hern, 2022). Miller(2022)도 이에 대해 ‘표절’과 ‘부정행위’의 정의를 다시 검토해야 하며, AI 활용과 AI 표절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정행위” 또는 “표절”로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그림 1]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ChatGPT를 사용할 때 직접 복사하지 않고 참고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표절로 간주되지 않지만 생성된 내용을 그대로 제출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으므로, ChatGPT를 포함한 AI 관련 도구의 활용에 있어 학생들이 과제에 출처를 명확하게 작성하도록 하는 등 표절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AI를 통한 표절을 줄이고 학생들이 실제로 지식을 습득하고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교수자는 교수학습방법 및 학생들의 과제 수행 방식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2. ChatGPT와 교육적 활용 선행연구
최근 ChatGPT에 대한 교육 현장의 활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초⋅중등 교사 및 대학교육에서 ChatGPT 활용에 대한 인식이나 대책에 대한 연구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선행 연구들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ChatGPT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초등교사 인식을 분석한 홍수민⋅한형종(2023)의 연구에서는 초등교육에서 교사가 ChatGPT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 개념, 교육적 활용 방법, 수업 환경의 마련과 같은 지원이 교육적 요구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ChatGPT의 교육적 활용을 위한 긍정적인 인식론적 신념을 지닐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도출하였다.
이수영(2020)의 연구에서는, 초등 교사들은 AI 기술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의 도입이 학교 교육에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또한 AI 교육을 위해 초등 교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는 AI 시대의 윤리적 문제,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및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이해,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 그리고 AI 기술이 적용된 일상생활 사례 등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초등 교사들의 AI 관련 연수에 포함해야 할 내용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교수⋅학습 도구 안내, 수업 사례, 윤리문제, AI 기술에 의해 변화될 학교 환경 등을 제안하였다.
다음으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제영⋅조현명⋅황재운⋅문명현⋅김인재.(2023)의 연구에서는 ChatGPT가 교육계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여, 교사들이 ChatGPT와 같은 AI를 기존의 교수학습 방법과 도구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방법을 잘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AI 활용 기술의 잠재적인 이점과 위험을 모두 인식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유재진(2023)은 중등 교사들이 지리교육 영역을 가르칠 때 ChatGPT 활용의 긍정적인 측면과 남용으로 인한 부정적 부분을 함께 다룬 바 있다. 이 연구에서 ChatGPT는 정해진 교과 시수와 수업 시간, 교사의 수의 제한을 극복하고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 이와 동시에 ChatGPT를 활용한 표절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대신 답을 제공하고 과제를 수행함으로 학습 효과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교사는 교실에서 학생이 교사의 통제하에 ChatGPT를 활용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신하영⋅한송이(2023)의 연구에서는 예비교사가 인식하는 AI 시대의 교사 역할과 역량에 대한 기대 수준을 조사하였으며, 연구 결과 AI 시대의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는 AI 기술 활용 능력 뿐만 아니라 디지털윤리를 포함한 다양한 소양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
다음은 ChatGPT와 영어 교육 관련 최근 선행 연구의 결과이다. 김문주(2024)는 ChatGPT를 활용한 대학 교양 영어 수업 방법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학습 능력이 다양한 학생 집단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수업 구성 방법을 제안하였다. 그 결과 생성형 AI가 교육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학습에서 ChatGPT를 도구로 사용하기 전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학습자들에게 반드시 인식시킬 수 있는 교과과정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최윤희(2023)의 연구에서는 예비 영어교사들이 ChatGPT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조사하였으며, 변화하는 미래 교육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다. ChatGPT의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자신감, 시간 대비 효율성, 그리고 신기함이 있으며, 이로 인해 앞으로 사용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결과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대학 교육과 관련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노대원, 홍미선의 연구(2024)에서는 ChatGPT 글쓰기 표절 대응과 교육적 활용 전략이라는 주제로 대학에서 ChatGPT를 이용한 글쓰기 표절 문제를 극복하고 교육의 재설계를 위한 교수학습의 설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Herman(2022)은 OpenAI의 ChatGPT의 등장은 대학에서의 글쓰기 과제의 끝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며, ChatGPT가 교육자의 삶을 급격하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ChatGPT 대학교육의 현황에 관한 전종희(2023)의 연구에서는 ChatGPT와 관련된 국내외 선행연구, 도서, 신문기사 등의 문헌 자료를 포괄적으로 조사하여 그 내용을 분석하고, ChatGPT의 주요 특징 및 관련 이슈, 국내외 대응 현황, 그리고 대학교육에서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외에도 송상헌(2024)은 ChatGPT 출시 이후 1년간의 교육 현황을 논의하며,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ChatGPT를 포함한 AI 기술을 통합하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해결책으로 AI 참가자의 핵심 허브와로 코딩을 강화하고, AI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권한을 부여할 수 있도록 AI 윤리 교육이 필수적으로 병행되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숙연(2023)은 국내외 인공지능 관련 규제의 현황과 과제를 제시하면서, 이를 세 가지 주요 방향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 첫 단계로는 사회 전반에 걸쳐 할 가치와 원칙을 설정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며, 둘째 단계로는 AI가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권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 단계로는 민간분야에서 공개된 개인정보는 정보 주체의 사전 동의 없이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선영, 심주보, 심재창(2023)의 연구에서는 언어 학습 맥락에서 ChatGPT를 제2언어 학습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탐구하고 그 적합성을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ChatGPT의 기회와 우려 사항을 강조하여 향상된 학습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 연구하였다. 끝으로 Clay(2023)는 AI 도구를 사용하여 완료하기 어려운 과제나 작업을 의미하는 ‘AI 면역성’(AI-immunity)이란 개념을 제안하고 교수가 과제 설계시 AI가 만족스럽게 완료할 수 없도록 이러한 과제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기존의 연구 성과들은 실증적 연구를 통해 ChatGPT가 교육 현장에서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활용 방식과 표절 문제에 대한 윤리적 고려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ChatGPT를 도구로 활용하기에 앞서 예상되는 여러 이점과 문제점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에 기초하여 최근 대학에서는 ChatGPT의 교육적 활용의 이점 및 문제점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이 ChatGPT를 포함한 연구윤리 관련 인식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실정이다. 특히 예비교사들의 AI 기술 활용 능력에 대한 연구는 신하영⋅한송이(2023)의 연구가 있었고, 초등 교사들의 AI 기술에 대해 전반적 인식 조사는 이수영(2020)의 연구가 있었지만 계열별 표절 예방 교육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사범대 학생들과 교육대 학생들의 ChatGPT를 포함한 표절에 대한 인식 차이를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교사들은 중등교사들에 비해 다양한 과목들을 가르치는 특성을 감안해볼 때, ChatGPT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먼저 이에 대한 인식수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예비 초등 교사들과 예비 중등 교사들이 인식한 표절에 대한 현재 수준을 확인한다면 실제 교사들을 양성하는 기관인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에 필요한 요구를 반영한 구체적인 교육과정과 프로그램등을 개발하여 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사범대 학생들과 교육대 학생들이 ChatGPT를 포함한 표절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조사하고자 한다. 특히 예비교사들의 ChatGPT 활용 인식을 연구함으로써 계열별 표절 예방 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이를 반영한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3. 조사 방법
3.1. 연구 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서울⋅경기권 소재 교육대학교와 경북 지역에 위치한 4년제 대학의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재학생 103명이다. 연구 목적은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에 재학 중인 예비 교사들이 표절을 인식하는 방식과 그 이유, 표절 정도 및 관련 수업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와 중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는 교육 목표와 교육 과정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주로 초등학생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교수⋅학습 방법의 다양성과 최신 기술 활용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만 주로 전공보다는 모든 과목들을 배우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소양을 배우는 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반면, 사범대 학생들은 중등학교 교사 양성을 목표로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에 전공 심화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 따라서 심도 있는 내용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범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교육적 맥락의 차이가 두 집단 간 표절 인식과 AI 도구 활용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ChatGPT의 AI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학생들이 표절로 인식하는지 여부와 그에 관련한 교육 여부, 표절의 정도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연구윤리 교육과 AI 도구 활용 교육이 인식에 있어 어떤 차별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전체 학생 수는 교육대학교 학생 45명, 사범대학 재학생 58명으로 <표 1>과 같다.
3.2. 조사 도구 및 절차
표절에 대한 초등학교와 중등학교 예비 교사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조사하기 위한 실험에서 사범대학 학생들과 교육대학교 학생들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조사는 대면설문지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연구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을 사전에 설명한 후 2024년 5월에 설문지를 직접 배포 및 수거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설문지는 표절에 관한 선행연구(Sun, 2009; 강지혜, 이지연, 2017; 김항인, 2013; 신윤호, 2022; 오은주, 2013)를 참조하여 연구자들이 설계한 기존 설문지(이두연, 김정덕, 2023)의 40개 문항에 ChatGPT 사용과 관련한 문항을 17개 문항을 추가하여 전체 57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영역은 학생들의 나이, 성별, 전공과 관련된 문항과 인용과 관련한 과제 수행에 관한 개방형 질문과 표절의 정의와 관련한 개방형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설문지의 두 번째 영역은 과제 수행 현황(7문항), ChatGPT 사용 현황(8문항), 표절의 이유(12문항), 표절의 정도(13문항), 표절 인용에 관한 수업(11문항)에 관한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학생들의 정보와 과제 수행에 관한 개방형 질문을 제외한 모든 문항은 리커트식(Likert) 5점 척도로 구성되었으며, 각 항목은 1점이 ‘전혀 아니다’부터 5점이 ‘매우 그렇다’를 나타내도록 설계되었다.
<표 2>
설문문항 구성
영역 | 문항 수 | Cronbach’s α |
---|---|---|
일반적 배경 | 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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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수행 현황 | 7 | .6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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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사용 현황 | 8 | .9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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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의 이유 | 12 | .7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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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의 정도 | 13 | .86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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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인용에 관한 수업 | 11 | .8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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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57 |
크론바흐 알파 계수는 0.7 이상을 수용 가능한 신뢰도의 기준으로 간주하며, 본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영역이 이 기준을 충족하거나 초과하였다(Nunnally & Bernstein, 1994). 과제 수행 현황(크론바흐 알파 계수=0.689)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신뢰도로, 응답자의 다양한 과제 수행 방식과 패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ChatGPT 사용 현황(크론바흐 알파 계수=0.936)은 매우 높은 신뢰도를 나타내며, 관련 문항들이 응답자 간 일관된 반응을 이끌어냈음을 시사한다. 표절의 이유(0.738)와 표절의 정도(0.868), 표절 인용에 관한 수업(0.834) 또한 적절한 신뢰도를 나타내어, 설문 문항이 의도한 대상을 일관성 있게 측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8을 사용하여 분석되었으며, 유의 수준은 5% 미만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전공, 나이,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서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 빈도분석, 기술통계, 분산분석(ANOVA)를 실시하였다. 또한 개방형 문항을 통해 수집된 질적 자료는 Strauss와 Corbin(2015)의 근거이론 접근법을 활용하여 지속적 비교 분석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연구자는 초기 코딩(open coding) 과정을 통해 주요 개념을 도출한 후, 축 코딩(axial coding)을 통해 개념 간의 관계를 확인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을 통해 중심 주제를 파악하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표절 인식과 관련된 공통된 용어와 주제를 반복적으로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4개의 주요 범주를 도출하였다. 이와 같은 분석 과정을 통해 수집된 질적 자료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이고, 연구 결과의 해석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4. 결과 분석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표절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먼저 한국어와 영어 글쓰기에서 인용부호 사용에 대한 인식을 평가하였다. 조사 결과, 한국어 글쓰기의 인용 부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전체의 약 75%로(79명) 과반수를 넘는 비율을 보였다. 이는 한국어 글쓰기에서 인용과 표절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잘 형성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영어 글쓰기의 인용부호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약 34%에(36명) 불과하여, 과반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학생들이 언어에 따라 표절과 인용 기준을 다르게 인식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교육 과정에서 한국어와 영어 글쓰기 모두에서 일관된 연구윤리 교육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특히 영어 글쓰기에 대한 표절 예방 교육이 강화된다면 학생들의 전반적인 연구윤리 인식이 더욱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학생들의 인식 차이를 바탕으로 표절 관련 현황을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표 3>
표절 관련 현황 빈도 분석
표절 관련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육대와 사범대 학생들 모두 표절과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대체로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의 과반수는 다른 사람의 글을 ‘허락 없이’ ‘베껴 쓰는 것’의 문제점에 대해 배운 경험이 있었으며(그렇다: 84명, 81.6%), 표절과 관련된 윤리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그렇다: 87명, 84.5%). 또한, 학생들이 수강한 과목 중 교수님이 출처에 대해 강조하거나(그렇다: 68명, 56%, 그렇지 않다: 14명, 13.6%), 과제 표절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 것(그렇다: 72명, 69.9%, 그렇지 않다: 20명, 19.4%)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참고자료 인용 방법을 실제로 교육받은 학생은 상대적으로 낮았고(그렇다: 51명, 49.5%, 그렇지 않다:36명, 35%), 연구윤리에 대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학생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그렇다: 44명, 42.7%, 그렇지 않다: 34명, 33%). 이러한 결과는 선행연구(이두연, 김정덕, 2023)에서 표절과 연구윤리 교육 경험이 없는 학생들이 과반수였던 것에 비해 최근 학생들의 교육 경험이 다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 표절 방지를 위한 학생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표절 방지 교육이 인용법과 같은 실천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생들의 과제 수행 현황을 통해 연구윤리와 표절 인식의 구체적으로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표 4>에 따르면, 학생들은 타인의 글을 사용하는 경우(M=1.13), 유료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M=1.12), 다른 사람에게 과제를 부탁하는 경우(M=1.09), 혹은 다른 사람이 과제를 대신해 주는 경우(M=1.12)에 대해 평균 1점대 초반(전혀 그렇지 않다)의 부정적 응답을 보였다.
<표 4>
과제 수행 현황
대부분의 학생들이 표절 및 연구윤리 문제를 다룬 문항에서 평균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하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 자료를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나(M=1.72) 여러 사람의 글을 활용하는 경우에는(M=1.5) 상대적으로 덜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학생들이 인터넷 자료나 여러 사람의 글을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인식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표 5>).
<표 5>
ChatGPT 관련 현황 빈도 분석
사범대와 교육대 학생들은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 사용에 관련된 연구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으나, 대부분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표 5>에 따르면, 상당수의 학생들이 ChatGPT 사용과 관련한 연구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해당 소프트웨어 사용과 관련한 연구윤리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없다: 76명, 73.8%). 또한, 소프트웨어 인용 방법이나(없다: 73명, 70.9%) 표절 방지 교육(없다:73명, 70.9%)도 받지 못한 비율이 높았다. 이에 많은 학생들이 연구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필요하다: 70명, 68%).
실제로 약 83%의 학생들이(85명)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학생들이 44%(45명)에 이르는 등, ChatGPT 사용에 익숙한 학생들이 많았다(그렇다: 44.7%). 그러나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들도 많다, ChatGPT 사용에는 익숙하지만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기 위한 지식과 윤리적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풍부하지 않다: 49.5%, 보통이다: 24.3%). 이는 학생들이 ChatGPT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학생들의 연구윤리 인식이 개선되고 표절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표절을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표 6>에서 보듯이 학생들은 자료 접근의 용이성(M=3.75), 시간 부족(M=3.62), 과도한 과제 분량(M=3.45)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표 6>
표절의 이유
12개의 문항 중 8개는 ‘보통이다’와 ‘그렇다’ 사이의 평균 점수를 보였으며, 나머지 4개 문항은 ‘보통이다’와 ‘그렇지 않다’ 사이의 평균 점수를 보여주며 상대적으로 표절의 이유로 덜 언급되었다. 예를 들어 타인의 자료를 가져오더라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M=2.83) 이는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M=2.19) 항목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특히 ‘타인의 자료를 가져오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항목은 평균이 가장 낮았고(M=2.19), 실제로 ‘절대 아니다’와 ‘아니다’로 응답한 학생이 69.9%를(72명) 차지하고 있어 학생들이 타인의 자료를 가져오는 것을 표절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학생들의 연구윤리 인식이 향상되었음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지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인식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자료 접근의 용이성, 시간 부족, 과도한 과제 분량 등을 표절의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표절이 단순한 윤리적 인식 문제뿐 아니라 현실적인 압박과도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과제 수행 과정에서 시간과 자원의 제약을 느끼면서 표절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학생들이 표절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잘못이 아니라고 여기는 경향을 보이는 점에서, 비록 소수이지만 표절 방지와 연구윤리 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표절의 정도를 평가할 때, ‘인용 없이’ 다른 사람의 글을 사용하는 경우, 부정확한 출처를 제공하는 경우, 그리고 원문 내용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거나 약간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를 표절로 인식하고 있었다. <표 7>에서 보듯이, 특히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타인의 저작물을 사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표절로 인식되며, 인용 부호의 사용 여부가 표절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7>
학생들의 표절의 정도에 대해 질문
학생들은 원문의 내용을 ‘그대로’ 혹은 약간만 변형해서 사용하는 경우와 참고목록이나 인용 부호를 빠뜨리는 경우 역시 표절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행연구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두연, 김정덕, 2023), 똑같이 출처는 밝히지만 ‘타인의 저술이나 논문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M=3.52)와 ‘자신의 저술이나 논문을 그대로 옮기는 경우’(M=2.47)에는 학생들의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출처는 밝히지만 인용부호 없이 ‘타인’의 논문을 옮겨 적는 경우에는 약 57%(59명)의 학생이 이를 표절이라고 응답한 반면, 19%는 표절이 아니라고 응답(20명), 2명은 ‘전혀 아니라’라고 답했다. 반면 동일한 상황에서 자신의 논문을 옮겨 적는 경우, 표절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약 23%에 불과했고, 59%가 표절이 아니라고 응답(61명)했으며, 24명은 이를 전혀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는 학생들이 자기 표절에 대해 관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주며, 자신의 작업물에 대한 소유권 인식이 강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학생들이 표절을 정의할 때 사용한 반복적인 용어들에서도 나타난다. ‘출처 표기 부족’ 혹은 ‘출처 미표기’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 말, 글, 자료, 의견 등을 출처 없이 사용하는 것을 표절로 간주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또한 ‘무단 사용’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작품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표절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무단 사용이 타인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처럼 사용하는 경우에도 해당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베끼는 것’이라는 표현을 통해, 학생들은 다른 사람의 작품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따라 하는 행위를 표절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남의 동의 없이 글, 그림 등의 작품을 무단으로 활용하여 유사성이 높은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P13)’이라는 정의와도 일치한다.
한편,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생성한 텍스트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표절에 대한 유사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표 8>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들은 소프트웨어가 생성한 텍스트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경우에 대해 표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표절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ChatGPT의 텍스트를 약간 변형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개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를 표절로 간주했다. 다만, 출처를 명시하되 인용 부호를 적절히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표절의 심각성을 상대적으로 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M=3.28). 이는 ChatGPT가 생성한 텍스트도 ‘다른 사람의 것’으로 간주되므로 출처 표기가 필수적이라는 학생들의 인식을 반영하며,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도 기존의 저작물과 동일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학생들의 인식을 보여준다. 이는 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표 8>
ChatGPT 관련 표절의 정도에 대해 질문
이와 유사하게 학생들은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생성한 텍스트를 사용할 때 표절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은 텍스트를 그대로 복사하거나 출처 없이 사용하는 것을 표절로 인식했다. 예를 들어,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할 때(P71)”와 같은 경우를 명백한 표절로 보고, 특히 소프트웨어가 생성한 텍스트를 “자신의 아이디어인 것처럼(P43) 위장하여 사용하는 것도 표절로 간주했다. 특이하게도 일부 학생들은 텍스트를 ‘일부 수정하여 사용’하더라도 표절로 인식했으며,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복붙하거나, 가볍게 원문의 동사나 명사 정도만 바꾸는 경우(50% 이상 바꿨다면 표절 아니라고 생각)(P55)” 역시 표절로 생각하였다. 이는 원문을 약간만 변형하는 것도 표절로 여겨질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이러한 부분은 AI 생성 텍스트를 윤리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AI 도구 활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특정 조건에서는 표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표절이 아니다(P33)”, “표절이라 느끼지 않음(P24)”, “원작자가 명시되어 있지 않기에 표절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P32)” 등의 의견이 있었으며, 특히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경우 원작자가 명확히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명시적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이를 공개되어 있는 정보, 즉 ‘open source’로 인식하여 허락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주로 다른 형태의 저작물에만 집중되었고, ChatGPT와 같은 AI 소프트웨어에서 생성된 텍스트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이 간과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표절을 피하기 위한 보완책을 제시했다. 첫째, 출처를 명확히 표기하고, 둘째, 텍스트를 그대로 복사하지 않으며, 셋째, 인용 부호나 명확한 표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특히, ChatGPT의 내용을 참고할 때는 “출처를 명확히 하며 자신의 표현으로 상당 부분 재구성해야 한다(P70)”는 의견이 많았다. 학생들은 ChatGPT가 생성한 텍스트를 “본인의 언어로 작성(P10)”하거나, “일부만 참조하거나 내용의 참과 거짓 여부를 확인하는 용도(P15)”로 사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ChatGPT가 제공하는 “핵심 정보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새로운 문장을 작성하는 것(P12)”을 이상적으로 여겼다.
결국, 학생들은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정보나 내용을 참고하되, 이를 기반으로 본인의 의견을 추가하여 새로운 내용을 작성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너무 어려운 주제일 때 (+자료 찾는 게 힘듦) -> GPT쓰는 게 ok. 그대로 복붙만 아니면! + 자신의 의견을 주로 + supporting으로 한다면 좋을 것 같다(P59)”는 의견이 이를 잘 보여준다. 또한, 학생들은 ChatGPT의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ChatGPT는 인터넷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므로,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인 논문이나 기사에서 자료를 인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P68)이 있었으며, ChatGPT가 제공한 정보의 출처를 다시 확인하고 인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학생들도 있었다(P69). 또한, ChatGPT에 질문을 명확히 지시하여 답변을 생성한 후 그 답변의 출처를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P77)도 있었다. 이와 같은 응답들은 학생들이 ChatGPT 사용 시 윤리적 기준을 지키며 표절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 학생들의 표절 인식을 비교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는 <표 9>와 같다.
<표 9>
전공을 변수로 한 독립표본 t검정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 학생들의 ‘자료 접근의 용이성’에 대한 응답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다(p = 0.001). 사범대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3.71, 교육대 학생들은 평균 3.80으로, 교육대 학생들이 자료 접근성을 더 높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점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이는 각 학교의 과제 특성과 자료 접근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라는 항목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 = 0.018). 사범대 학생들이 이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점수(M=3.45)를 보였으며, 이는 상대평가 체제와 성취 압박으로 인해 사범대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위한 동기로 표절을 고려할 가능성이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표절 등 연구윤리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항목에서 사범대 학생들이 교육대 학생들보다 더 높은 점수(사범대: 3.24, 교육대: 3.04)를 기록했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 = 0.045). 이러한 결과는 사범대학이 연구윤리 교육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암시하며, 연구윤리 교육을 받은 경험이 사범대 학생들에게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범대 학생들이 교육대 학생들보다 연구윤리 교육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표절 인식에서 큰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표절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단순히 교육 경험의 유무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학생들의 학업 환경, 과제의 성격, 개인적 태도와 같은 복합적 요인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표절 예방의 효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교육과정을 통일하거나 표준화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보다 체계적이고 심화된 연구윤리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이는 학생들에게 연구윤리의 중요성을 깊이 이해시키고 학문 윤리를 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범대와 교육대 학생들이 유사한 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연구윤리와 표절 인식에서 미세한 차이가 존재하는 것은, 연구윤리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연구윤리 교육이 단순한 내용 전달을 넘어 학생들이 윤리적 사고와 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성별에 따른 표절인식과 ChatGPT 활용 방식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한 결과는 <표 10>에 제시되어 있다.
<표 10>
독립표본 t검정으로 표절의 이유와 정도 체크
표절 관련 인식에서,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타인의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더 심각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여학생들은 타인의 자료를 가져오더라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이유로 표절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여학생들이 표절의 기준에 대해 더 높은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남학생들은 여러 사람의 글을 짜깁기하여 제출한 경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많았으며, 이는 남학생들이 표절을 더 자주 경험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연구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는 남학생들이 연구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더 실질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별 차이는 여학생들이 연구윤리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인식하고 있는 반면 남학생들은 표절에 대한 유혹이 더 많기 때문에 연구윤리 교육의 필요성을 더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ChatGPT와 관련된 항목에서도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들보다 ChatGPT를 더 자주 사용해본 경험이 있었고, 반면 남학생들은 스스로 ChatGPT에 대한 지식이 더 풍부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또한, 여학생들은 ChatGPT의 생성된 텍스트를 출처를 밝히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 표절로 간주될 수 있는 정도가 심하다고 인식하는 반면, 남학생들은 텍스트를 약간 변형하여 자신의 것으로 소개하는 경우를 더 심각한 표절이라고 간주하였다. 특히, 남학생들이 ChatGPT 텍스트를 변형하여 자신의 것으로 제출하는 것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AI 도구 활용 방식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학생들이 ChatGPT와 같은 도구를 사용할 때도 성별에 따라 접근 방식과 인식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연구윤리 교육이 필요하며 특히 남학생들에게는 텍스트 변형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안내 및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절의 이유와 정도에 관련하여, 연구윤리 교육을 받은 학생들과 받은 적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표 11>과 같다.
<표 11>
연구윤리 교육 여부를 변수로 한 독립표본 t검정
표절의 이유와 관련하여, 연구윤리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보다 타인의 자료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더 큰 잘못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 연구윤리 교육이 표절의 부작용을 학생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연구윤리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인용 부호를 소홀히 하는 행위, 특히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가 생성한 텍스트를 출처 없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표절 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이는 연구윤리 교육이 표절의 다양한 형태 및 범위와 그 심각성을 명확히 인식시키는 데 중요한 학습 지침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표절에 대한 인식과 연구윤리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특히 ChatGPT와 같은 AI 도구의 사용이 보편화됨에 따라 이러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유형을 통한 정보 습득을 표절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육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다루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ChatGPT와 같은 새로운 기술과 도구의 윤리적 활용을 다룰 수 있는 체계적이고 질적으로 개선된 연구윤리 교육이 요구된다. 특히, 연구윤리교육은 단순히 표절의 범위와 정의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실제 학업 과정을 통해 올바른 연구윤리 실천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 도구 활용 사례를 기반으로 한 실천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이론적 개념을 실제 과제와 연결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현재의 연구윤리 교육은 학생들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효과적인 교육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연구윤리와 AI 도구 활용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사범대와 교육대에서도 이와 관련된 연구윤리를 다루는 교양 과목의 내용 요소안에 포함시켜 예비교사들의 자질을 함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더 나아가, 연구윤리교육은 각 대학의 특성과 학습 환경을 반영하여 맞춤형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사범대 학생들이 교육대 학생들보다 연구윤리교육 경험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표절 인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결과는, 교육의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개선이 표절 예방 효과를 높이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연구윤리와 AI 도구 활용에 대한 명확하고 체계화된 기준을 가지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사범대와 교육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ChatGPT를 포함한 표절에 관한 인식을 조사하여, AI 도구 활용이 예비 교사들의 연구윤리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선행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ChatGPT를 활용한 표절 인식의 구체적 차이를 사범대와 교육대 학생들 간에 비교하고, 과제 난이도와 연구윤리 교육 경험이 표절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 시각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AI 도구 활용이 연구윤리 인식 및 교육적 접근 방식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확인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원의 자질을 교육하는 사범대와 교육대의 공통적인 목적을 고려해 볼 때, 교원 양성과정에서의 경험이 많을수록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연구 윤리 교육 경험을 배경변인으로 볼 때 사범대 학생들이 연구윤리 교육을 더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ChatGPT와 같은 AI 활용과 관련된 실제 표절을 고려하는 비율은 오히려 사범대 학생들이 교육대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사범대 학생들보다 연구 윤리 교육을 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대 학생들의 연구윤리 의식이 더 높았다. 또한, 학년이 올라가거나 재학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연구 윤리에 대한 인식 수준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으며, 이러한 결과는 교원 양성과정에서의 연구 윤리 교육이 인식 제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심도 깊은 분석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예비 교사들의 표절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지만 ChatGPT를 포함한 AI 도구의 활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표절이나 인용 부호 사용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출처 표기 부족’, ‘무단 사용’, ‘베끼기’ 등 기존의 표절 유형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히 인식하고 있지만, ChatGPT와 같은 AI 도구를 활용한 경우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대처 능력은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 또한 연구 윤리 교육이 인식 향상에 미치는 효과성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현재 사범대학 및 교육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윤리 교육의 현황과 그 교육이 실제로 미치는 효과에 대해 보다 심도 깊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연구윤리 교육이 교육과정 내에서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교육의 내용과 방식이 사범대 및 교육대생들의 윤리적 인식 향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시점이다.
둘째, 예비 교사들 전체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표절 관련 연구윤리 교육을 경험한 예비 교사들이 이전 연구보다(이두연 외, 2023) 증가하였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이러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현재의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윤리를 포함한 교사 소양의 필요성을 제기한 신하영, 한송이(2023)의 연구와 AI 윤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송상헌(2024)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로, ChatGPT와 같은 소프트웨어의 사용과 관련된 연구윤리 교육 경험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표절 인식과 실제 글쓰기 행동 간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자료 활용 시 적절한 인용과 출처 표기 방법을 철저히 학습하도록 하는 등의 교육적 개입을 보다 폭넓게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때 주목할 것은 학생들의 표절과 연구윤리에 대한 의식이 향상되었고 표절이 상대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표절을 시도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윤리적 인식 문제가 아닌 현실적인 요인과 보다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수자는 과제 적합성과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여 학생들이 표절 없이도 학습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도 다른 사람의 저작물처럼 ‘허락 없이’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플립 러닝과 같은 새로운 교수법을 활용하는 등 명확한 교육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Clay(2023)가 AI 도구로 쉽게 완료할 수 없는 과제나 작업을 ‘AI 면역성’(AI-immunity)이라고 정의하고, AI 면역성이 높은 과제는 AI를 통한 표절을 억제하고 학생들이 실제로 지식을 습득하고 유지하도록 돕는 방식을 제안한 연구 결과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Clay, G,2023)
셋째,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인용출처를 밝히지 않는 것은 표절로 인식하면서도 ChatGPT를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심각성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도구가 생성한 텍스트가 ‘공개 자료’로 잘못 인식된 결과일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AI 생성 텍스트의 사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교육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AI 생성 콘텐츠의 특성과 저작권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가지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비록 소프트웨어가 생성한 텍스트가 공개된 형태로 제공된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명확히 밝히고, 저작자의 의도와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여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면, 단순히 텍스트를 사용하는 것 이상의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 도구를 사용하는 과정에서의 윤리적 의식은 단순히 학문적 정직성을 유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AI 기술을 더욱 효과적이고 책임감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러한 윤리적 기준을 학생들에게 명확히 교육함으로써, AI 도구의 사용이 학문적 연구와 창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사범대학과 교육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양 교육과정의 편성 현황을 감안할 때, 가장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ChatGPT와 같은 AI 도구가 생성한 텍스트를 학생들이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거나 재작성하는 방법을 교양과정의 필수 과목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AI 생성 콘텐츠를 단순히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내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자신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교육 방안은 학생들에게 AI 도구의 올바른 사용법을 가르치는 동시에, 창의적이고 책임감 있는 학문적 접근 방식을 함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교육대학의 교양과정에는 인문학, 언어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체육, 영어, 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의 필수 교과목이 포함되어 있으나(강지영 외, 2023), ChatGPT과 같은 AI 도구 활용의 연구윤리를 다루는 과목이나 미래 교육자로서 연구윤리를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육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글쓰기와 대학 생활”과 같은 교양 필수 과목에 이러한 내용들을 포함시켜 가르칠 필요가 있다.
한편, 사범대학의 경우는 연구윤리 교육을 1학년 교양필수 과목인 “교육현장의 인성교육” 과목에 포함하여 교수법과 윤리 교육을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신 학습 도구와 기술을 접목한 교육 모델, 예를 들어 팀 티칭, 세미나, 실습탐구, 플립러닝 등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더 나아가 대학 교양 교육과정은 초⋅중등 교육과정과 연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각 전공 및 대학원 과정과도 구조적 일관성을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강좌 내용과 수준, 학급 규모, 교수-학생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팀 티칭, 세미나, 실습탐구, 플립러닝, 프로젝트 학습법과 같은 최신 교육 매체의 활용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변창구 외,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