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온⋅오프라인 수업환경에서 요구되는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 개발
Developing a Checklist of Instructor Communication Competencies for the University’s Online and Offline Classro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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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대학의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헌 연구와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통해,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수업 설계, 수업 실행, 학습 평가, 교수 태도라는 4개 영역과 12개의 하위 요소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총 52개의 체크리스트 문항을 개발하였으며, 이 체크리스트는 교수자가 수업 단계별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점검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체크리스트는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 모두에서 적용 가능하며, 대학 수업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인 평가 도구로서 의의가 있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systematically analyze instructor communication competencies required in university online and offline classroom environments and develop a checklist to assess them. Through literature review and expert Delphi survey, it was found that instructor communication competence consists of four domains and 12 sub-factors: lesson design, lesson implementation, learning assessment, and teaching attitude. Based on this, a total of 52 checklist items were developed, which can be used as a tool for instructors to check their communication competence at different stages of teaching. The checklist developed in this study is applicable to both online and offline classroom environments and is significant as a practical assessment tool that can contribute to improving the quality of university teaching.
1. 서론
대학교육에서 ‘좋은 수업’에 대한 논의는 체계적인 교육 질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점차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논의는 주로 초⋅중등학교 수업의 효과성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졌으나(유택열, 2002), 최근에는 학습자 중심 교육 패러다임이 확산되며 실제 학습자들이 학습 내용을 얼마나 유의미하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김지웅, 최수이, 2023). 대학에서의 좋은 수업에 관한 연구는 본격적으로 2000년대 이후부터 축적되기 시작하였다(이은화, 김회용, 2008). 좋은 대학 수업이란 교수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학습자들이 다양한 주제와 원리를 이해하고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구조화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더불어, 교수자와 학습자간, 그리고 학습자들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며, 교수자가 학습자의 능력에 맞는 수업자료를 활용하여 수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오은주, 2009).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좋은 수업에 대한 논의가 주로 대면 수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교수자의 비언어적 소통, 즉 표정, 제스처, 눈 맞춤 등을 통해 학습자와의 즉각적이고 밀접한 상호작용이 가능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자는 교수자를 신뢰하고 수업 내용에 몰입할 수 있었고, 교수자가 학습자의 반응을 바로 파악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높이는 방식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기존 연구에서도 좋은 수업의 핵심 요소로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과 학습 내용의 효과적인 전달을 강조하였다(민혜리, 이희원, 2011; 박민정, 2008; 박혜진, 2018; 윤소정, 2012; 이은화, 김회용, 2008; 최석현, 2014).
코로나 팬데믹 이후, 펜데믹의 영향으로 대학의 학습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정의와 방식이 변화하였다. 2021년 6월 대학정보공시 분석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온라인 강좌 수는 2020년에 340,399개로 전년도 12,110개 대비 약 28배 증가하였다(교육부, 2021). 실시간 온라인, 비실시간 온라인 수업 등 다양한 온라인 수업 형태가 등장하면서, 좋은 수업은 단순히 강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학습자들이 온라인 환경에서도 수업에 몰입하고 교수 및 다른 학생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김희진, 박성열, 2023). 특히 온라인 수업은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유연성과 가상공간 활용의 장점으로 인해 팬데믹 이후에도 주요한 교육 형태로 자리 잡았다(박원혁, 2022; 윤정윤, 감성원, 2021).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라틴어 ‘커뮤니스(communis)’에서 유래된 단어로 ‘공통’이나 ‘공유’의 의미를 지닌다(김영환, 2018). 수업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은 학습자가 교수자를 신뢰하고 수업 내용을 수용하며 상호 간의 공감적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다(Rogers & Freiberg, 1994).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학습자의 수업 태도와 학습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고(조윤경, 2021), 교수자가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할수록 학습자의 인지적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Sidelinger & McCroskey, 1997). 따라서 교수자는 일방적인 내용 전달이 아닌, 학습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학습자들의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수업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김정기, 안호림, 2014). 이러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습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각 환경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물리적 근접성이 상호작용을 촉진하며, 비언어적 소통을 통해 학습자가 수업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반면, 온라인 수업에서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감이 존재한다. 이러한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수자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촉진해야 하고, 다양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해 학습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강명희 외, 2011; 김희진, 박성열, 2023; Jelfs & Whitelock, 2000). 온라인 수업에서의 상호작용은 학습자의 수업 만족도와 학습 효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교수자의 노력과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유정아, 2020; 최윤정, 지난영, 2020). 교수자는 일방적인 내용 전달이 아니라 효율적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학습자들의 수업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며, 이를 통해 수업 만족도와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김정기, 안호림, 2014).
이와 같이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 따라 상이하게 요구되며, 각 환경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학습자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교수자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중요하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비언어적 소통을 포함한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강조된다.
이제 대학 수업은 하나의 교과목을 오프라인과 온라인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현실이 되었다. 이에 따라 수업 환경 변화에 영향받지 않는 일관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강화가 요구된다. 본 연구는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적용 가능한 통합적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수자가 필요한 역량을 점검⋅강화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문항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온⋅오프라인 수업 특성을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수업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수자 역량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 요구되는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계를 정립하고,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마련하여 교수자의 수업 설계와 운영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둘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어떤 체계로 범주화할 수 있는가?
셋째, 온⋅오프라인 수업환경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의 구성요소는 무엇인가?
2. 이론적 배경
2.1. 좋은 수업에 관한 논의
일반적으로 수업은 교수-학습 방법, 교수 전략, 학습 전략, 교실 환경과 매체, 교육과정, 교수자와 학습자의 특성, 교수-학습 상황, 사회문화적 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최승현 외, 2005). 좋은 수업에 대한 논의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좋은 수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가치 판단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나 사회문화적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로 정의될 수 있는 용어이며,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여 폭넓게 재해석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임상훈, 2017).
지금까지 좋은 수업의 특성을 도출하기 위해 수행된 연구들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보편적으로 좋은 수업이 갖추어야 할 특성과 요인을 제시한 연구(Brophy, 2000; Meyer, 2004; Fenstermarcher & Richardson, 2005; Johnson-Farmer & Frenn, 2009; 김재춘, 변효종, 2005; 이희원 외, 2005), 둘째, 교수자와 학습자가 인식하는 좋은 수업에 대한 연구(정은이, 2010; 윤소정, 2012), 셋째, 학습자의 경험을 통해 학습자가 인식하는 좋은 수업을 탐구한 연구(김대석, 2020; 민혜리, 이희원, 2011; 박민정, 2008; 박혜진, 2018; 윤정윤, 감성원, 2021; 이은화, 김회용, 2008)로 구분된다. <표 1>에 굵게 표시된 요소들은 연구에서 나타난 일반적으로 좋은 수업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다. 모든 연구에서 학생 참여, 의사소통, 상호작용, 동기 유발, 학습 촉진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요소가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수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표 2>는 대학에서 좋은 수업의 특성을 제안한 연구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 이진령(2023)이 개발한 교수역량 자가진단 도구의 항목 중 수업 역량과 수업 관리 역량의 하위 요인을 참고하여 연구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표 2>에서 수업에 적용되는 교수 활동을 수업 설계, 교수-학습 실행, 학습 평가 및 기타의 세 단계로 구분하여 정리하였으며, 각 단계별 내용을 살펴보면 대학 수업의 모든 단계에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좋은 대학 수업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요소로는 수업 설계 단계에서 관심, 흥미, 동기 유발, 학생 참여 및 접근성이 포함되며, 교수-학습 실행 단계에서는 교수자의 학습 내용 전달력, 수업 중 의미 있는 상호작용, 학생과의 유대 관계, 교수자의 태도와 열의, 다양한 수업 매체 활용이 강조된다. 학습 평가 및 기타 단계에서는 유용하고 충실한 일대일 피드백이 중요한 요소로 제시된다. 즉, 교수자가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학습 촉진자로서 수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수업 전반에 걸쳐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수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2.2. 온⋅오프라인 수업의 특성과 교수역량
일반적인 수업에서 요구되는 교수역량 관련 연구들은 지식 전달 측면(학습내용의 구성, 제시, 설명, 전문성), 학습 촉진 측면(수업에 대한 열의, 상호작용, 학생 배려, 학습동기⋅흥미유발, 학생에 대한 관심, 친밀함, 배려)에 해당하는 요인들을 공통적인 교수자의 핵심역량으로 보았다(송충진, 2014; 양은하, 정재삼, 2009; 오은주, 2009; 조벽, 2011). 이제까지 교수역량에 관한 논의는 주로 오프라인 수업 환경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왔고, 교수자는 오프라인 수업 상황이라는 전제 하에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계획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교수역량을 개발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박혜진, 2018; 송윤희, 2014; 정은이, 2010). 한편, 온라인 수업은 실제적 조작이 가능한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므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교수자와 학습자 또는 학습자들 간에 동시적⋅비동시적으로 쌍방향 의견교환을 통한 학습이 가능하다(김은성 외, 2021). 온라인 수업의 형태는 실시간 온라인 수업과 비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교수자와 학습자가 다른 공간에서 실시간 원격교육 기반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Zoom, Webex 등)를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형태로 교수자가 다양한 교수법을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김희진, 박성열, 2023).
특히,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어 팀 티칭이나 화면 공유, 소그룹 활동, 채팅이 가능한 환경적 특징을 가지며 실습이나 팀 프로젝트 관련 과목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적용을 할 수 있다(한송이, 남영옥, 2020). 비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원격수업의 초기형태로 학습자가 교수자가 제공한 학습내용을 주어진 학습기간 내에 수강하거나 수행하여 학습이 이루어진다(박상훈, 한송이, 2020). 주로 녹화강의나 과제 중심 수업으로 교수자가 강의를 촬영하거나 수업자료에 음성을 녹음한 콘텐츠를 녹화강의로 제공한다. 비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학습을 위한 시간이 충분하여 학습자는 과제제출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교수자는 내실있는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김희진, 박성열, 2023).
실시간⋅비실시간 온라인 수업은 녹화를 통해 반복학습이 가능하고, 학습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즉각적인 피드백 가능여부와 팀 학습활동 운영여부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Lawrence, Haque & Rajabi, 2014; Nieuwoudt, 2020). 온라인 수업에서의 교수역량은 교수 실행측면(수업계획, 준비, 설명력 및 의사소통, 교수-학습환경 구성)과 학생 지원 측면(교수자의 정서적 지지, 배려, 열정, 수업운영의 유연성, 환경에 대한 섬세한 인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김은진 외, 2022; 박혜진, 차승봉, 2022) 또한, 온라인 수업은 의사소통 대상과의 물리적 접촉이 불가능한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수자가 학습자와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나가는 것이 성공적인 학습을 위한 핵심요소이다(강명희 외, 2011; 김희진, 박성열, 2023; Jelfs & Whitelock, 2000). 온⋅오프라인 수업환경에 따른 특성의 차이와 각각 요구되는 교수역량을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대학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수자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높이고, 교수자는 학습자의 수준과 특성에 적합한 수업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진령, 2023). 그러나 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 이루어지던 커뮤니케이션을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은 교수자와 다른 학생들과 팀 프로젝트 과제수행 등을 수행하며 직접적으로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강의실과 동일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어렵다. 교수자 또한 스크린 화면 크기의 제약으로 인해 참여한 모든 학생에게 주의를 기울이기엔 오프라인 수업보다 더 힘들고, 일부 화면을 켜지 않는 학생의 경우 수업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반면, 오프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은 오직 수업시간이나 수업 전후로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질의응답 게시판이나 채팅, 이메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이 궁금한 내용에 대한 답변을 받아볼 수 있다(이돈희, 이동현, 2021).
온⋅오프라인 수업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학습자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학생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의사소통’으로 부르기도 하고, ‘언론’이나 ‘통신’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이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적합한 하나의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김영임, 최현철, 2020). 교육영역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에 순환적으로 작용하면서 대인관계, 의사결정, 정보처리의 기능을 실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문종국, 2018).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작용이 긍정적일수록,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친밀한 관계가 구축되고 신뢰감을 높이며, 교육의 질과 학습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주형철 외, 2013).
따라서 교수자는 효율적인 교수-학습과정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고, 학습내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점검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체계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온⋅오프라인 수업환경에 필요한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를 개발하고자 한다. 체크리스트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행동의 지침이 되어 바람직한 행동을 가이드하는 역할을 한다. 충실한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개발하고 다수의 전문가 검토를 거쳐 타당성을 검증받아 만들어진 체크리스트는 교수자의 현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따라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 특히 교수자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지는 대학에서의 수업 환경에서는 이러한 체크리스트가 교수자에게 수업설계와 준비 수준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연구 방법
3.1. 개요
본 연구의 목적은 대학에서 온⋅오프라인 수업에서 요구되는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연구 목적 달성을 위해 [그림 1]과 같은 절차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관련 문헌 및 사례를 분석하는 문헌 연구를 통해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구성요인을 도출하고,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내렸다. 둘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정의에 적합한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다. 마지막으로, 교육학 전문가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델파이 집단을 구성하여 체크리스트에 대한 내용의 적절성 및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3.2.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 개발과정
본 연구는 대학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역량을 도출하는 과정을 거쳤다. 우선, 문헌연구를 통해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대학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습자와의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을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교육학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선행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자료 수집을 위해 RISS, DBpia, Kiss, Google Scholar 등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였으며, 검색 키워드로는 ‘교수자’, ‘대학 교수’, ‘강의 역량’, ‘커뮤니케이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용어들을 사용하였다.
먼저,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주요 개념과 그 구성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 연구들을 분석하였다. Wiemann (1977)은 대학생들의 상호작용 행동을 분석하여 커뮤니케이션 능력 척도(Communicative Competence)를 개발하였고, 상호작용, 공감, 사회적 긴장 완화, 협력/지지, 행동적 유연성 등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요소를 제시하였다. 이 연구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단순히 정보 전달 능력에 국한하지 않고, 상대방과의 상호작용과 정서적 유대감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허경호(2003) 역시 한국형 커뮤니케이션 능력 척도를 개발하며, 사회적 긴장 완화, 주장력, 상호작용 관리, 표현력 등 15개의 요소를 포함하여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정의하였다.
McCroskey et al. (2004)는 교육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정립하며, 교육 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수사적 요인과 관계적 요인으로 구분하였다. 수사적 요인은 학생들을 설득하거나 학습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관계적 요인은 학생들과의 친근한 관계 형성, 지지, 공감 등을 통해 학습자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들로 구성된다. 이러한 연구들은 교수자가 학습자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역량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되었다.
홍효정과 이재경(2016)의 연구에서는 블렌디드 러닝을 위한 교수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수업 준비, 수업 운영, 교수 태도의 세 가지 주요 역량 군과 11개의 하위 역량으로 구성하였다. 특히, 교수자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하여 수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학습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능력에 주목하였다. 이러한 연구들은 교수자가 수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수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중요함을 시사하였다.
이외에도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교수자의 역할에 대한 연구들을 통해 비대면 환경에서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윤혜림(2021)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교수자가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고 학습자와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교수자가 학습자와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수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필요성을 나타낸다. 한형종(2021)의 연구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수업에서의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상호작용이 오프라인 수업보다는 효과적이지 않지만, 소그룹 활동이나 적절한 스캐폴딩 제공 등을 통해 상호작용을 강화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선행연구들은 교수자가 대학 수업에서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역량 요소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개인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나 일반적인 교수 역량에 중점을 두고 있어, 대학 교육의 맥락에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상호작용하는 구체적인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제시된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을 바탕으로, 대학 수업이라는 맥락에서 교수자에게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선행연구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델파이 전문가 조사를 실시하여 최종적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를 도출하였다. 이 과정에서 교육학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의 의견을 종합하여,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4개의 주요 영역과 12개의 하위 요소로 체계화하였다. 최종적으로 개발된 역량체계는 수업 설계, 수업 실행, 학습 평가, 교수 태도의 네 가지 주요 영역으로 구성되며, 각 영역은 총 53개의 세부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체크리스트의 응답방식은 4점 척도(0:하지않음, 1:최소수준으로 함, 2:보통수준으로 함, 3:충분히 함)로 각 항목에 대한 교수자의 준비정도를 점검할 수 있다.
• 수업 설계: 학습 목표 설정, 수업 자료 준비, 학습자 참여 유도 등 교수자가 수업을 효과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역량을 포함한다. 이는 교수자가 수업 전반의 구조를 명확히 계획하고 학습자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적인 역량이다.
• 수업 실행: 수업 중 학습자와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해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는 학습자가 수업에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과정이다.
• 학습 평가: 학습자의 성과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자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학습의 성과와 개선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 교수 태도: 교수자의 열의, 유연성, 학생 존중 등을 포함하며, 학습자의 참여를 독려하고 동기 부여를 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긍정적이고 유연한 교수 태도는 학습자와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 교수자가 발휘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였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비대면 환경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디지털 매체 활용, 심리적 거리감 해소 등이 중요한 요소로 도출되었으며,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비언어적 표현을 통한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학습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능력이 강조되었다. 이를 통해, 교수자가 어떤 수업 환경에서도 학습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는 교수자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자가진단하고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공하고자 한다.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와 체크리스트는 교수자가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습자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음 사항을 고려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이루어진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정의하고 구성요소를 도출하되 온⋅오프라인 수업환경을 모두 고려하였다. 둘째, 수업 단계인 수업 설계-수업 실행-학습 평가의 단계별로 요구되는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시하고자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수업 설계, 수업 실행, 학습 평가, 교수 태도의 4가지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이는 구체적인 교수자의 사전 수업준비와 자가진단 등 실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교수-학습 맥락을 고려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추출하기 위해 앞서 살펴보았던 좋은 대학수업의 특성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포함된 커뮤니케이션 관련 16개의 요소를 추출하였다. 개발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는 <표 4>와 같다.
3.3. 델파이 조사
델파이(Delphi) 조사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패널의 의견과 판단을 종합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수렴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고려한 패널 선정이 중요하다. 본 연구는 문헌연구를 통해 도출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를 토대로 체크리스트 문항을 개발하였고, 개발된 체크리스트 문항에 대한 내용타당도 검증을 위해 델파이 패널을 구성하였다. 델파이 조사에서 문항의 내용타당도 검증을 위해 전문가 집단의 수는 3명 이상 10명 이하가 바람직하다고 제시(Lynn, 1986)한 것에 근거하여 교육학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학문적 지식과 현장경험을 고려하여 총 4명의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였다. 델파이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의 세부적인 정보는 <표 5>와 같다.
문헌연구를 통해 도출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와 체크리스트 문항의 적절성과 및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2차례 걸쳐 진행된 전문가 검토는 역량 분류체계와 영역 구성, 용어, 정의에 대한 적절성에 대한 의견과 체크리스트 문항에 대한 타당도를 5점 Likert 척도(1점: 전혀 타당하지 않다, 2점: 타당하지 않다, 3점: 보통이다, 4점: 타당하다, 5점: 매우 타당하다)로 구성하여 응답하도록 하고 패널들이 각 영역별로 의견을 자유롭게 기술하도록 하였다.
또한, 최종 체크리스트 확정 이전에 교육학 및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 전문가 4인의 검토 결과를 취합하여 문항별 평균(M), 표준편차(SD)와 Lawshe(1975)가 제시한 내용타당도 비율(CVR, Content Validity Ratio)을 활용하였다. CVR의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Ne는 해당 문항에 대해 적절하다 혹은 매우 적절하다고 응답한 패널의 수이고,N은 패널 수를 의미한다. 델파이 조사에 참여한 인원 수에 따른CVR값의 최소 허용값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5인 이상의 전문가로 집단을 구성해야 한다(Lawshe, 1975). 본 연구에서는 4인의 전문가로 집단을 구성하였으므로CVR값 외에도 역량 구성체계 및 문항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반영하였다.
4. 연구 결과
4.1.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정의
커뮤니케이션은 그 과정에서 관련된 모든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으로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이며 그 결과가 교육의 효과 이기 때문에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방선욱, 2003). 또한, 커뮤니케이션은 맥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 목적, 참여 대상에 따라 필요한 역량이 달라진다(오정숙, 2010).
커뮤니케이션 능력(communication competence)은 특정 상황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해석하며, 상호 의미를 타협하는 능력으로,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하는지 아는 능력’으로 정의된다(민현식, 2002).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다가(Rubin, 1990), 점차 여러 상황과 맥락 속에서 상호 유기적으로 발현된다는 특징을 강조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라는 용어로 발전하였다(Bachman, 1990). 역량은 실제 상황에서 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의 총체로, 효과적인 정보를 전달하거나 활용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수행을 뜻한다(정인호, 이은진, 2012). 즉,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단순한 메시지 전달 능력을 넘어,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반응하고 상호작용을 최적화하는 포괄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정의할 때는 수업의 특성과 교수자의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수업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으로서, 수업 목표 달성을 위한 의도적 수업행위뿐만 아니라, 학교의 풍토, 교사의 기대와 태도, 커뮤니케이터로서의 교사의 역할, 수업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학생들의 개인 경험 등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학생들의 교육적 성취로 이어진다(방선욱, 2003).
수업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말하기, 듣기, 구술, 문자형태 등으로, 언어적, 비언어적, 의도적, 비의도적일 수도 있다. 학습은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료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교수자는 수업 전반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인식하고 적용해야 한다.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그들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하는 정보원이자 매개자이다. 따라서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학습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최적의 교수법을 탐색해야 한다(홍효정, 이재경, 2016). 즉, 교수자의 성공적인 가르침은 커뮤니케이터로서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Seiler et al., 1994).
문헌 분석에 따르면,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교수자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학습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수용하게 하는 능력이다. 본 연구는 이를 ‘교수자가 수업 운영과 학습자 소통에 필요한 지식과 전략을 활용하여, 수업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교수-학생 간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다양한 소통 전략을 활용하는 역량’으로 정의한다.
4.2. 전문가 델파이 조사 결과
본 연구는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를 개발하기 위해 델파이 전문가 조사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역량체계를 체계적으로 개선하였다. 각 단계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정한 과정은 <표 6>과 같다. 1차 델파이 조사는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체계 초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집하는 단계로,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수업 단계의 흐름에 따른 역량 구성과 체계적인 명칭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대분류 및 중분류 명칭의 체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며, 각 역량에 대한 용어가 다소 모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어, ‘확인’과 같은 용어는 명확한 정의가 부족하여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또한, 교수-학습 실행 단계에서 수업 환경과 맥락을 반영한 구체적인 기술이 부족하고 학습 평가 영역에서 커뮤니케이션 요소가 충분히 세분화되지 않았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표 7>과 같이 역량체계 초안에 대한 수정작업을 진행하였다. 우선, 대분류의 배열을 수업의 흐름에 맞추어 수정하였다. 즉, ‘수업 설계’에서 시작하여 ‘교수-학습 실행’, ‘학습 평가’, ‘교수 태도’로 이어지는 체계로 재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수업의 시간적 순서에 맞는 역량 구성으로 정돈하였다. 명칭의 체계성을 높이기 위해 중분류와 세부 항목의 명칭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교수-학습 실행 단계에서는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업 중 상호작용, 교수-학습 매체활용 등으로 구체적으로 기술하여 수업 환경을 고려한 역량 요소를 보완하였다. 학습 평가 영역에서는 평가 체계와 수업 후 평가 및 피드백으로 구분을 명확히 하였다.
수정된 역량체계와 세부 문항을 바탕으로 2차 델파이 조사를 진행하였다. 2차 조사에서는 전문가들이 수정된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를 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일부 용어의 명확성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2차 델파이 조사에 따른 전문가 의견은 <표 8>과 같다. 특히, 용어와 정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세부 문항에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추가하여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도록 수정하였다. 예를 들어,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의 참여를 확인한다.’ 라는 문항은 ‘나는 학생들의 반응과 수업 참여 행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예. 손들기, 끄덕임, 눈맞춤 등).’으로 구체화하였다.
<표 9>는 세부문항(수정안)에 대한 내용타당도 검증결과이다. 연구진은 앞서 종합한 전문가 의견과 함께 세부문항(수정안)에 대한 내용타당도를 검증한 결과를 고려하여 하위영역 간의 문항을 이동하고, 문항내용의 명확한 이해를 위하여 문장을 보다 명시적으로 수정하였다.
2차 문항별 내용타당도 검증 결과, 전체 체크리스트 문항의 타당도 평균값은 4.62, CVR값은 0.94로 체크리스트 문항의 전반적인 타당성을 확보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전문가 타당성 검증 결과를 기반으로 최종적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의 문항을 확정하였다.
<표 10>은 2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결과이다. 최종 수정된 역량체계는 총 4개의 주요 영역과 12개의 하위 요소로 구성되었으며, 각 영역은 수업의 단계별로 필요한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주요 영역은 수업 설계, 수업 실행, 학습 평가, 교수 태도로 구성되며, 세부 문항은 총 52개로 이루어져 있다. 수업 설계 영역에서는 학습 목표 설정과 수업 자료 준비, 학습자 참여 유도 등 수업의 준비 단계에서 교수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을 포함한다. 교수-학습 실행 영역에서는 언어적⋅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수업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고, 학습자와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학습 평가 영역은 학습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학습자와 공유하며, 피드백을 통해 학습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수 태도 영역은 교수자의 열의, 유연성, 학생 존중 등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하고 수업 참여를 촉진하는 데 필요한 태도를 강조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개발된 역량체계는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 모두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의사소통 전략과 학습자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전략이 강조되었으며,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비언어적 표현을 통한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학습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능력이 중시되었다. 이를 통해 교수자가 수업 환경에 관계없이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였다. 최종 체크리스트는 <표 11>과 같다.
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변화하는 수업환경에서 온⋅오프라인 상황, 어떤 수업환경에서든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역량 있는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수자가 스스로의 준비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범용적인 체크리스트를 개발함으로써 교육 현장에 시의성 있는 기여를 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교육학 전문가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협력을 통해 변화하는 수업 환경에서 온⋅오프라인 수업의 특성을 모두 고려하여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통합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체크리스트는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수업 설계, 수업 실행, 학습 평가, 교수 태도의 4개 영역과 12개의 하위 역량으로 구성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총 52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발된 체크리스트는 교수자가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자가 진단하고,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실질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기존 연구들도 수업에서의 상호작용이나 교수자의 역량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으나, 본 연구는 교수자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 단계별로 필요한 다양한 행동 지표를 종합적으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연구는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실제 수업의 흐름과 교수자가 수업에서 고려해야 하는 단계를 중심으로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수업 설계, 수업 실행, 학습 평가라는 각 교수-학습 단계에 따라 교수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체크리스트는 교수자가 수업 단계별로 자신에게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점검하고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둘째,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정의를 명확히 하고, 공통적으로 고려해야 할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를 위해 좋은 수업, 커뮤니케이션 역량, 교수 역량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분석하여 중요한 역량 요소들을 도출하고, 이를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계로 구성하였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기존의 교수 역량 모델이나 진단 도구와 차별화된 역량 체계와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 교수자가 갖추어야 할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통합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비록 온⋅오프라인 수업에서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차이가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두 환경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개발하였다. 이는 교수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수업 형태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즉, 교수자가 학습자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수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역량은 온⋅오프라인 수업 모두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비언어적 소통과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중시되며, 학습자와의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온라인 수업에서는 언어적 명료성,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더 강조된다. 따라서 두 환경에서의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수업의 성격과 학습자의 요구에 맞추어 유연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
넷째, 본 연구에서 개발된 체크리스트는 교수자가 수업 전반에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체크리스트의 각 문항은 4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교수자는 자가 평가를 통해 각 영역별 점수를 합산하여 자신의 강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 척도 http://bit.ly/3Z8cTgL). 교수자는 체크리스트의 각 문항에 대해 자신의 수행 정도를 4점 척도(0: 하지 않음, 1: 최소수준으로 함, 2: 보통 수준으로 함, 3: 충분히 함)로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수업 전반에 걸쳐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의 강⋅약점을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 체크리스트는 교수자 개인의 성찰뿐만 아니라, 교육 기관의 교수자 지원 프로그램 설계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단, 본 연구에서 설정한 4점 척도의 적합성에 대해서는 추후 타당화 작업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학제 간 융합 연구라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가진다. 교육학 전문가, 언론영상학 전문가, 교육 측정 및 평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여 수업 절차와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으며, 이를 통해 교수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체크리스트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역량 체계와 체크리스트 문항은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표준화된 측정 도구로의 타당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렇게 개발된 측정 도구는 대학 교수자가 수업에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평가하고 성찰하여 질 높은 수업을 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본 연구에서 개발된 체크리스트의 타당화 작업을 진행하여, 표준화된 측정 도구로서 대학 교육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온⋅오프라인 수업 환경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적용 방식의 차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