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본 연구의 목적은,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작성 영어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한 A대학의 사례를 고찰하고, 프로그램의 효과와 학습자 만족도를 조사함으로써 비교과 프로그램의 다양한 모델 제시와 영문이력서 비교과 수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아울러 학생들의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설계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비교과 교육과정은 학문적 지식 중심의 교과 교육과정만으로는 부족한,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여 학생들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핵심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대학에서 제공하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프로그램 및 활동으로 볼 수 있다(권준성, 김경리, 2020; 김연, 2022a). 이에 대학들에서는 학습지원, 진로⋅심리상담 지원, 취⋅창업지원 등의 영역에서 다양한 비교과 교육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차혜경, 2022). 비교과 교육과정은 학점이 부여되지 않으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참여하므로, 학생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많은 연구들이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은 취업지원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을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박지연, 조보람, 2022; 차혜경, 2022), 취업지원 분야에서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과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다(안수현, 이상준, 2021). 그러나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연구가 기초학습능력이나 의사소통능력 신장과 같은 학습지원 분야에서 이루어졌고(남은희, 2019; 신영헌, 김영아, 2021; 이선정, 2021a, 2021b, 2022), 취업지원 분야에서의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 중심의 효과적인 혁신 교수법으로 평가되고 있는 플립러닝을 취업지원 분야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인 영문이력서 비교과 수업에 적용하여 그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본 연구의 접근은 지금까지 연구가 부족했던 취업지원 분야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공하며, 취업지원 분야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의 다양한 모델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아울러, 대학의 교양교육이 대학에서 추구하는 핵심역량 제고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신영헌, 김영아, 2021), 글로벌 의사소통역량―다양한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적 수준의 소통과 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핵심역량 향상을 위한 본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은, 교양영어 교과과정과 합력하여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함양하게 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프로그램의 효과와 학습자 만족도 및 개선점을 조사함으로써, 학생들의 필요를 돕기 위한 비교과 프로그램의 다양한 모델 제시와 질적 향상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아울러 학생들의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배양과 진로⋅취업설계에도 기여하고자 하며,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2. 이론적 배경 및 선행연구
2.1. 대학 비교과 프로그램 선행연구
대학의 비교과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학습지원, 진로⋅심리상담 지원, 취⋅창업지원 등의 영역에서 제공하는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모든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차혜경, 2022). 이와 같은 비교과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가 요구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필요를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많은 선행연구들이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를 조사한 결과, 학생들이 가장 개설을 희망하고 참여하기 원하는 프로그램은 취업지원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인 것으로 나타났다(권준성, 김경리, 2020; 김수연, 이명관, 2016; 김연, 2022b; 김은영, 2019; 김정민, 2018; 박미라, 윤지원, 2021; 박지연, 조보람, 2022; 안수현, 이상준, 2021; 엄진경, 2021; 이경진, 2021; 이명주 외, 2019; 이연정, 2021; 조보람, 2021; 주현재 외, 2022; 차혜경, 2022). 예를 들어, 박지연과 조보람(2022)은 비교과 프로그램의 운영 방향 제안을 위해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습자 인식과 요구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취업 관련 분야가 41.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진로 관련 분야(23%), 학습 관련 분야(13.2%), 상담 관련 분야(12.1%), 창업 관련 분야(10.3%)의 순으로 나타났음을 보고하였다. 차혜경(2022) 또한 대학 비교과 교육의 방향성 수립과 프로그램 개선을 목적으로 비교과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과 요구를 조사한 결과, 취업지원 분야가 34.6%로 가장 높았고, 학습지원 19.5%, 진로심리 상담지원 17.9%, 전공교과 연계지원 17.9% 순으로 나타나, 학생들이 성공적인 사회인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수적인 취업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선호함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안수현과 이상준(2021)은 취업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의 만족도가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만큼 요구도가 높은 중요한 요인임을 밝혀, 취업지원 분야에서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과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연구가 학습지원 분야, 즉 기초학습능력신장을 위한 방과후 영어 프로그램(남은희, 2019; 서정아, 2016), 교수-학생 간 1:1 밀착지도(곽면선, 2017), 의사소통능력과 글로벌역량 강화를 위한 원어민과의 수업(신영헌, 김영아, 2021; 하명애, 2016, Burrell & Lee, 2017), 동료 튜터링(유경아, 2016), 영어 클리닉(유경아, 2019) 등을 주제로 이루어졌고, 취업지원 분야에서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효과와 개선점을 보여주는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생들의 해외 인턴쉽, 해외 취업, 국내 외국계 회사 취업 등에서 요구되는 영문이력서 작성을 위한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의 효과와 개선점을 조사하여, 학생들의 요구도가 높은 취업 관련 비교과 영어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비교과 프로그램에서는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을 다룸으로써, 학생들이 한국어와 영어에서의 이력서 작성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영어권 문화와 의사소통 방식에 맞게 자신을 마케팅하고 채용담당자를 설득하는 표현 전략을 익혀 영어권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적 수준의 소통과 활동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의사소통역량을 함양하고자 하며, 이에 다음 절에서는 영문이력서(Resume) 작성 프로그램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2. 영문이력서(Resume) 관련 선행연구
이력서(Resume)는 지원자의 학력, 경력, 업적, 전문적인 기술 등을 요약한 문서로서 지원자의 첫인상을 결정하여, 학생들이 면접의 기회를 얻고 성공적인 취업에 이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된다(Akpan & Notar, 2012; Campbell, 2020; Smart, 2004; Thoms et al., 1999).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많은 대학들이 이력서 작성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나, 영문이력서 작성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아, 약간의 연구를 살펴볼 수 있다(Campbell, 2020; Dobinson & Stokes-Thompson, 2015; Hunt et al., 2017; Laker & Laker, 2007; Zakharova et al., 2022). 예를 들어, Laker와 Laker(2007)는 많은 대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계획 부족으로 인해 졸업 후 몇 년간 직업적으로 표류하거나, 4학년 무렵에 그들에게 필요한 경력이 부족함을 발견하지만 과거로 되돌아가 필요한 경력을 쌓기에는 너무 늦어 결과적으로 취업에 실패하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학생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Laker와 Laker(2007)는 대학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5년 후에 자신이 갖고 싶은 본인의 이력서를 작성하는 활동을 한 학기에 걸쳐 진행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이력서를 작성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5년 후의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이력서를 작성하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5년 후 이력서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 목표와 이를 이루기 위한 단기 목표를 정하도록 하였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장⋅단기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동 계획(action plan), 예를 들어 ‘언제 어떠한 인턴쉽을 할 것인가’,‘언제 어떠한 자격시험을 볼 것인가’와 같은 행동 계획을 시한을 정하여 구체적이고 측정가능하게 세우도록 하였다.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학생들로 하여금 본인의 행동 계획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토론하도록 하였고, 여섯 번째 단계에서는,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 배운 것을 요약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은, 자신이 오늘 한 일이 내일의 자신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본 활동의 유익함을 발견하였다. 즉, (1) 5년 후 이력서를 써 보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직업적 목표와 행동계획을 명확히 할 수 있었고, (2) 자신의 직업적 목표를 위해 어떠한 교육, 경력, 활동 등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3) 멘토와 같은 중요한 사람들을 찾아 대화를 나누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Laker와 Laker(2007)의 연구가 설문조사를 통한 학생들의 인식을 보고한 반면, Campbell(2020)은 학생들의 영문이력서 작성 능력의 변화를 중심으로 영문이력서 수업의 효과를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참여자인 멕시코 대학생들은, 멕시코의 이력서 작성 방식과 영문이력서 작성 방식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여, 멕시코 이력서에 흔히 포함하는 사진⋅생년월일⋅나이⋅성별⋅국적⋅결혼여부 등의 개인정보, 초등⋅중등학교 정보, 책임감⋅근면함과 같은 개인의 성격적 특성을 영문이력서에 포함하거나, ‘RESUME’를 제목으로 쓰는 등의 오류를 나타내었다. 반면, 영문이력서 수업 후에 학생들이 작성한 영문이력서에서는 이러한 오류가 상당히 감소하는 향상을 보였으나, 18명의 작은 샘플사이즈로 인한 일반화의 어려움과 통계적 유의성이 분석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보다 최근의 연구에서, Zakharova 외(2022)는 대만의 대학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영작문 수업에서, 영문이력서 쓰기를 위한 다양한 활동의 효과를 비교하였다. 통제집단은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을 설명하는 비디오 수업만을 시청하였고, 3개의 실험집단에는 (1) 비디오 수업 내용에 대한 퀴즈(section quiz), (2) 영문이력서 작성에 대한 평가표(writing rubric), (3) 동료 평가(peer-feedback)가 각각 추가적으로 제공되었다. 그 결과, 동료 평가 집단이 영문이력서에서 요구되는 형식과 내용을 가장 잘 반영하여 작성하여, 타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고, 그 다음으로 퀴즈 집단, 비디오 집단, 평가표 집단의 순이었다. 동료 평가 집단과 평가표 집단이 동일한 평가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 혼자 평가표를 사용했던 집단보다 동료 평가 집단이 유의하게 높은 점수를 나타낸 것은 동료간 협동과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활동에 대한 흥미도 측면에서는 퀴즈 집단과 비디오 집단이 가장 높은 점수를 나타내었고, 그 다음으로 평가표 집단, 마지막으로 동료 평가 집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가장 낮은 흥미도를 보였다. 이는 과제가 적은 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 그리고 학생들의 피드백 능력이 부족한 경우 등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족도 측면에서는, 비디오 집단, 퀴즈 집단, 동료 평가 집단, 평가표 집단의 순서로 만족도를 나타내었고,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 없이 모든 집단에서 높은 수준의 만족도를 보였다. 동료 평가가 영문이력서 작성 학습에 가장 효과적이었으나 흥미도는 가장 낮은 반면, 비디오 수업 시청과 퀴즈 활동에 대해 학생들이 가장 높은 흥미도를 보인 본 연구의 결과는, 영문이력서 쓰기 수업에서 다양한 활동의 균형있는 조합이 필요함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비디오 수업, 퀴즈, 동료 평가 등의 활동이 조합된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적용하여 효과적인 영문이력서 비교과 수업의 모델을 제시하고자 하며, 다음 절에서는 플립러닝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3.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선행연구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은 영어 동사 flip(뒤집다)과 학습을 의미하는 learning이 합쳐진 용어로서, 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집에서 과제를 하는 전통적인 수업방식을 뒤집어, 집에서는 교사의 동영상 강의를 미리 시청하고 교실에서는 동영상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 질의응답, 문제해결 및 과제/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소그룹 활동, 토론, 발표, 학생-학생간 및 교사-학생간 피드백 등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적용하고 심화시키는 새로운 교육 접근법이다(Bergmann & Sams, 2012, 2014). 전통적인 수업은, 교사중심의 일방적 강의를 통해 지식이 전달되고 학생들의 역할은 수동적 수강자이며, 수업 후 과제 또한 안내자의 도움 없이 혼자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플립러닝에서는 학생들이 미리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교실 내 수업에서 학생-학생간, 교사-학생간 질의응답과 피드백을 통해 상호작용이 촉진되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개별적인 도움과 안내를 제공함으로써, 교사가 학습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송성민, 2019; 송해성, 서숙영, 2016; 안미리, 2016).
이러한 플립러닝이 영어 학습의 다양한 영역, 즉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문법, 어휘 등의 학업 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선행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박에스더, 박지현, 2016; 송지연, 임병빈, 2017; 양정임, 2017; 이명관, 2019b; 이유화, 2020; 이해련, 2019; 임남실, 2022; 임주영, 2015; 홍서경, 김성해, 2021; Altun & Lee, 2020; Kim & Choe, 2020; Lee & Kim, 2020a; Lee & Kim, 2020b; Lee & Kim, 2021; Yang & Lee, 2018). 예를 들어, 송지연과 임병빈(2017)은 플립러닝이 대학생 영어학습자의 토익 읽기와 듣기 능력에 미치는 효과를 조사하였다. 실험반인 플립러닝반 학생들은 매 수업 전 읽기 동영상(10분)과 듣기 동영상(20분)을 미리 학습하고 동영상 시청일지를 작성한 후, 교실수업에서는 조별 활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실전문제에 적용하고 토익 읽기/듣기 유형별 문제분석 및 핵심개념 설명 발표를 진행하며, 수업 후에는 조별 발표자료 업로드 및 댓글 피드백 주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통제반에서는 교수자 중심의 강의식 수업으로 교실 내에서 내용 설명이 이루어지고, 수업 후에 개별적 과제 수행을 통해 연습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읽기와 듣기 모두에서 실험집단의 점수가 통제집단보다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학습자 중심의 협동학습을 통해 미리 학습한 내용을 더 강화시키는 과정이 반복되고, 교사 및 동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내용에 대한 이해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 더 확보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또한, 플립러닝이 대학생 영어학습자의 쓰기능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로는 임주영(2015)의 연구가 있다. 참여학생들은 대학 LMS의 오픈컨텐츠와 ETS의 http://criterion.ets.org 온라인 강좌로 영작문에 대한 선행학습을 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브레인스토밍, 초안작성, 수정본, 최종본 작성과정에서 동료 및 교사와의 논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자신의 생각을 수정/확장하며, 동료 및 교사의 피드백 또한 함께 진행되었다. 그 결과, 서론/주제문 작성, 각 문단의 요지 작성, 요지에 대한 증거 제시, 결론 작성, 문법, 용법, 기법, 스타일 등 영어작문 전반적인 영역의 점수가 유의하게 향상되었고, 오류의 수 또한 유의하게 감소하여, 플립러닝이 영어작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었다. 보다 최근의 연구에서, 이유화(2020)는 플립러닝이 수준별 학습자들의 영어말하기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는데, 이미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춘 고급반 학생들은 플립러닝 실시여부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으나, 초급반과 중급반에는 유의한 향상이 나타나, 플립러닝이 초급과 중급 학생들의 성취도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이해련(2019)은 플립러닝이 대학생 영어학습자들의 문법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고, 통제집단에는 교사 중심의 전통적인 강의를 진행한 반면, 실험집단 학생들은 수업 전 동영상 강의를 듣고 교실 내 수업에서는 짝활동과 조별활동을 통해 문법문제의 정답/오답의 이유와 핵심적인 내용을 서로 설명하고 해석하는 활동을 하였다. 그 결과, 실험반이 통제반보다 높은 점수 상승을 나타내, 플립러닝의 효과성을 보여주었다. Lee와 Kim(2020b)은 플립러닝이 대학생 영어학습자의 어휘습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였는데, 실험집단이 즉시사후테스트 및 2주 후 지연사후테스트 모두에서 통제집단보다 높은 향상도를 나타내어, 플립러닝이 어휘의 형태와 의미의 장기적 기억에 더욱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다.
이와 같이 영어 학습의 다양한 영역에서 플립러닝의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들과 아울러, 플립러닝이 학습자들의 정의적 영역과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김문주, 양정원, 2021; 김용석, 2015; 박에스더, 박지현, 2016; 변지현, 2019; 변지현, 정규태, 2015; 서예은, 성귀복, 2015; 오정숙, 2015; 윤희정, 2021; 이강호 외, 2020; 이명관, 2020; 임가나, 나경희, 2017; Altun & Lee, 2020; Huh & Cho, 2020; Pyo, 2021). 이러한 연구들은 전반적으로, 플립러닝이 학습자들의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이강호 외, 2020), 동기(Huh & Cho, 2020), 자신감(윤희정, 2021), 참여도(Altun & Lee, 2020), 태도(서예은, 성귀복, 2015), 자기주도적 학습(이명관, 2020), 자기효능감(박에스더, 박지현, 2016) 등과 같은 정의적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플립러닝의 비디오를 통한 반복학습, 다양한 활동을 통한 학습 내용의 적용, 학생-학생간/교사-학생간 상호작용의 활성화 등에 대한 긍정적 인식(오정숙, 2015), 그리고 플립러닝 수업에 대한 높은 만족도(김용석, 2015)를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임정완(2015), Lee(2016; 2018)와 같은 일부 연구에서는 플립러닝이 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비디오 시청을 비롯한 많은 과제에 대한 부담, 과제의 높은 난이도, 비디오 시청을 해 오지 않은 동료들과 조별활동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부정적 인식 또한 보고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를 요약하면,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조사 결과, 학생들은 취업지원 분야 비교과 프로그램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으며, 취업지원 분야에서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과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연구가 기초학습능력이나 의사소통능력 신장과 같은 학습지원 분야에서 이루어졌고, 취업지원 분야에서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효과와 개선점을 보여주는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자 중심의 효과적인 혁신 교수법으로 평가되고 있는 플립러닝을 취업지원분야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인 영문이력서 수업에 적용하여 그 효과와 학습자 만족도 및 개선점을 조사함으로써, 학생들의 필요에 부합하는 비교과 프로그램의 다양한 모델 제시와 질적 향상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아울러 학생들의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설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3. 연구방법
3.1. 연구대상
본 연구는 A대학교에서 실시한 영문이력서 작성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 중, 사전-사후 영문이력서 작성과 사후 설문에 참여한 5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학생들은 국내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에서 10년 이상 영어를 학습하여 왔으며, 참여학생들 중 해외연수나 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은 없었다. 학생들의 성별은 남학생 29명(58%), 여학생 21명(42%) 이었으며, 단과대학별로는 공과대학 16명(32%), 정보기술대학 17명(34%), 건설환경조형대학 10명(20%), 인문사회대학 5명(10%), 경상대학 2명(4%)으로 분포되었다.
3.2. 플립러닝 수업설계
본 영문이력서 비교과 수업은 플립러닝을 적용하여, 교실 밖에서 동영상 강의를 미리 시청하고, 교실 내에서는 동영상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 과제 수행을 위한 소그룹 활동, 학생-학생간 및 교사-학생간 피드백 및 질의응답 등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적용하고 심화시키도록 구성되었고, <표 1>과 같이 총 4주간 매주 1회 수업 프로그램으로 설계되었다. 1주차 수업에서는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후, 대학 졸업 무렵에 자신이 갖고 싶은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본인이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작성해보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또한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에 대한 동영상 강의 시청 후 강의내용을 요약하여 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업로드하도록 안내하고, 다음 주 수업 시작 때 동영상 강의내용에 대한 퀴즈가 실시됨을 공지하였다. 아울러, 교수자는 다음 주 수업 짝활동에서 사용될 채용공고문을 업로드하여, 학생들이 채용공고문을 미리 읽어보고 영문이력서 작성할 내용을 생각해 올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2주차 수업에서는 수업 초반에 동영상 강의에 대한 퀴즈를 실시한 후 정답을 해설하면서 학생들의 이해도를 확인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복습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후 수업에서는 동영상에서 학습한 내용을 적용하여 주어진 채용공고에 지원하기 위한 영문이력서를 짝과 함께 작성하는 활동을 진행하였으며, 교수자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및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또한 동영상 강의 시청과 영문이력서 작성 짝활동에서 학습한 내용을 토대로, 대학 졸업 무렵에 자신이 갖고 싶은 학생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작성하여 다음 주 수업에 가져오도록 개별 과제가 주어졌다. 3주차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평가표를 이용하여 서로의 대학 졸업 무렵 영문이력서에 대한 동료 피드백을 주고 받는 그룹 활동이 진행되었고, 교수자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및 피드백을 제공하였다. 4주차 수업에서는 학생들은 동료 및 교수자에게 받은 피드백을 반영하여 본인의 영문이력서 최종본을 작성하고, 1주차 수업 때 작성했던 본인의 영문이력서와 비교해 봄으로써 본인의 향상도를 스스로 평가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표 1>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 플립러닝 수업설계
3.3. 연구도구
3.3.1. 강의 동영상
본 영문이력서 작성 동영상 강의 제작을 위하여, 영어권 유명 대학들이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Resume 작성 교육 자료들이 참고되었다. 동영상 강의에서는 Havard University, Columbia University, Princeton University, the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the University of Texas, the University of Wisconsin, Indiana University, the University of Oxford, the University of Nottingham, the London School of Economics, McGill University 등에서 제작한 교육 자료들을 토대로, 영문이력서의 구성, 각 섹션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 및 해당 내용 작성 방법, 서식, 유의사항 등을 예시와 함께 설명하였다. 강의는 50분 정도 길이의 동영상으로 제작되었고, 제작된 동영상 강의는 A대학의 LMS에 업로드 되어 학생들이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다양한 전공과 직업 분야를 위한 다양한 영문이력서 예시 자료들을 함께 제공하여,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하였다.
3.3.2. 퀴즈
학생들이 수업 전에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여 미리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교실 내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체크하기 위해, 영문이력서 작성 동영상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가 제작되었다. 주관식 빈칸 채우기 총 10문항으로, 영문이력서의 각 섹션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 및 해당 내용 작성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단답형으로 서술하도록 하였다. 본 퀴즈는 교실 내 수업 활동을 시작하기 전, 수업 초반 5분간 실시되었다.
3.3.3. 평가표(Rubric)
동료평가(Peer Review) 활동을 위해, <표 2>와 같은 영문이력서 평가표가 제작되었다. 동영상 강의 제작을 위해서 활용된 영어권 유명 대학들의 Resume 작성 교육 자료들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을 평가항목으로 선정하였다. 평가표는 총 5영역 15항목으로, Organization (1항목), Header(2항목), Education(2항목), Experience(8항목), Skills(2항목)으로 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Experience 영역의 경우, ‘모든 경력들은 시간상 역순으로 (가장 최근 경력이 제일 처음에) 배열되어 있다’,‘회사/기관의 이름, 회사/기관의 위치, 직함, 근무기간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담당 업무와 주요 업적들은 불렛포인트(bullet point)를 사용하여 서술되어 있다’,‘담당 업무와 업적을 서술할 때, 숫자를 사용하여 수량화하였다’,‘담당 업무와 업적을 서술할 때, 행위 동사(action verb)로 시작하였다’ 등과 같은 항목들이 포함되었다. 학생들은 동료의 영문이력서를 읽고, 평가표의 각 항목에 예/아니오로 체크하고, 아니오로 체크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료의 영문이력서에 그에 대한 코멘트를 써 주도록 하였다.
<표 2>
영문이력서 평가표
3.3.4. 사전-사후 영문이력서
본 연구에서는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의 효과 분석을 위해, 사전-사후 영문이력서가 활용되었다. 사전-사후 영문이력서는 학생들이 대학 졸업 무렵에 자신이 갖고 싶은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작성해보는 활동으로 진행하였다. 사전 영문이력서는 1주차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직후, 학생들 본인이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작성해 보도록 하였고, 사후 영문이력서는 비교과 프로그램 마무리 단계인 4주차 수업에서 작성되었다. 사전-사후 영문이력서는 앞서 제시된 <표 2> 평가표를 통해 채점되었으며, ‘예’에는 1점, ‘아니오’에는 0점, 해당 항목의 내용이 부분적으로 포함되어 있을 경우 포함된 내용의 양에 따라 부분점수 0.25점, 0.50점, 0.75점이 부여되어, 15항목 총 15점 만점으로 채점되었다(사전 Cronbach’s α = .78; 사후 Cronbach’s α = .85).
3.3.5. 사후 설문지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정의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하여, 참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후 설문을 실시하였다. 설문문항은 김용석(2015), 송해성과 서숙영(2016), 안미리(2016), 이명관(2019a), Lee(2016)의 설문문항을 참고하여 본 연구의 목적에 맞게 제작하였다. 설문지는 총 4개의 영역으로, (1) 동영상 강의에 대한 만족도(5문항), (2) 교실 내 수업 활동에 대한 만족도(8문항), (3)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3문항), (4)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 설계 및 정의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 관련 설문(6문항)으로 구성되었다. 각 설문 문항은‘전혀 그렇지 않다(1)’부터 ‘매우 그렇다(6)’까지, 리커트 6점 척도로 응답되었다(Cronbach’s α = .93). 설문의 마지막에는, 서술형 항목으로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하여 좋았던 점, 어려웠던 점, 개선되어야 할 점 등을 기술하도록 하였다.
3.4. 연구절차 및 자료분석
본 연구는 총 4주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1주차에는 오리엔테이션과 함께 사전 영문이력서가 작성되었고, 2주차와 3주차 기간에 플립러닝 수업 활동, 즉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에 대한 동영상 강의 시청, 동영상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 주어진 채용공고에 지원하기 위한 영문이력서를 짝과 함께 작성하는 활동, 대학 졸업 무렵에 자신이 갖고 싶은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작성하고 그룹별로 동료 피드백을 주고 받는 활동, 학생-학생간/학생-교수간 질의응답 및 피드백 활동이 진행되었으며, 4주차 수업에서 사후 영문이력서가 작성되었다. 4주차에 비교과 프로그램이 종료된 직후 구글폼 링크를 활용한 사후 설문이 진행되었으며, 사전-사후 영문이력서 점수와 사후 설문 결과는 대응표본 t-검정과 기술통계를 통해 분석되었다.
4. 연구결과 및 논의
4.1.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영문이력서 작성 능력에 미치는 영향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영문이력서 작성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하여 사전-사후 영문이력서 점수를 분석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본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학생들의 영문이력서 평균 점수는 3.56점(15점 만점)으로, 학생들은 영문이력서 작성에 대한 사전지식이 매우 낮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학생들의 평균점수는 13.64점(15점 만점)으로, 평균 10.08 정도의 유의미한 향상(t = -37.70, p < .001)을 나타내었으며, 효과크기(d = 6.94) 또한 매우 크게 나타나,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학습자들의 영문이력서 작성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플립러닝의 동영상 강의 시청과 강의 내용 요약 및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과 유의사항에 대해 숙지할 수 있었고, 교실 내 수업에서 주어진 채용공고문에 지원하는 영문이력서를 짝과 함께 작성하는 활동을 통해 미리 학습한 내용을 적용하고, 동료피드백 그룹 활동에서 교사 및 동료와의 질의응답과 상호작용을 통해 이해 여부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플립러닝이 영어 학습의 다양한 영역―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문법, 어휘 등―의 학업성취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송지연, 임병빈, 2017; 임주영, 2015; 이유화, 2020; 이해련, 2019; Lee & Kim, 2020b), 취업지원 분야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 효과 관련 부족했던 선행연구의 확장에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결과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표 4>의 결과와 같이, 영문이력서 평가표 대부분 항목의 사후 점수가 0.90에서 1.00 (1.00점 만점)으로 높은 점수를 나타낸 반면, (9)번 항목 ‘담당 업무와 주요 업적을 서술할 때, 무엇을, 왜, 어떻게 했는지,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포함하였다’ 와 (12)번 항목 ‘담당 업무와 업적을 설명할 때, 숫자를 사용하여 수량화하였다’는 각각 0.65점, 0.49점으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상당수의 학생들이 ‘무엇을’ 했는지만 서술하고, ‘왜, 어떻게 했는지, 결과는 어떠했는지’는 포함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숫자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어, 본인의 업무/업적을 서술할 때, ‘Created a marketing brochure using InDesign to generate customer interest in the company’s new line of fall clothing, increasing sales by 25%’와 같이 서술해야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Created a brochure’ 정도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한국의 대학생 영어학습자들이 영문이력서를 작성할 때, 본인의 담당 업무와 주요 업적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거나, 숫자를 사용하여 수량화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보여주며, 영문이력서에서는 구체적이고 수량화된 서술(specific, quantifiable details)을 통하여 본인의 업적과 역량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함을 학생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Smart(2004)의 주장과도 같은 맥락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영문이력서 작성 비교과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구체적이고 수량화된 자료를 이용하여 본인의 경력을 서술할 수 있도록 연습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교육적 함의를 제공하고 있다.
<표 4>
사전-사후 영문이력서 평가표 항목별 평가 점수
4.2.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습자들의 만족도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습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한 사후 설문지는 총 4개의 영역으로, (1)동영상 강의에 대한 만족도(5문항), (2)교실 내 수업 활동에 대한 만족도(8문항), (3)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3문항), (4)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 설계 및 정의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 관련 설문(6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분석결과는 <표 5>~<표 8>과 같다.
<표 5>
동영상 강의에 대한 만족도
<표 5>는 영문이력서 동영상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100%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가 영문이력서 작성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고, 98%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 내용에 만족하며, 강의수준도 적절하다고 응답하여, 영어권 유명 대학들에서 사용되는 Resume 작성 교육 자료를 토대로 제작되는 동영상 강의가 영문이력서 수업에서 지속적으로 활용가능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94%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시간(50분 분량의 강의)에 만족하였으며, 100%의 학생들이 교육분량에도 만족한다고 응답하여, 50분 길이의 동영상 강의시간과 분량이 향후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에 적절한 시간과 분량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표 6>은 교실 내 수업 활동에 대한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100%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 내용을 요약하여 제출하는 과제가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고, 94%의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플립러닝에서 학습자들이 사전에 동영상 학습내용을 숙지해야 교실 내 활동에서의 학습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고, 이를 위해 동영상 강의 요약이나 퀴즈가 효과적임을 제시한 변지현과 정규태(2015), Lee와 Kim (2020b)의 연구결과와도 부합한다. 또한 90% 이상의 학생들이 동료와 함께 협력하여 영문이력서 작성하는 활동과, 동료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는 활동이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고, 100%의 학생들이 교실 내 그룹 활동 중에 동료나 교수님께 질문할 수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는데, 이는 학습자 중심의 협동학습을 통해 미리 학습한 내용을 강화하고, 교사 및 동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해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통하여 학업 성취도가 향상될 수 있다는 플립러닝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송성민, 2019; 송해성, 서숙영, 2016; 안미리, 2016). 아울러, 98%의 학생들이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수업의 과제 분량과 난이도가 적절하다고 응답하여, 본 프로그램에서 활용한 과제가 향후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도 활용가능한 적절한 과업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표 6>
교실 내 수업 활동에 대한 만족도
<표 7>은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100%의 학생들이 본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하였고, 90% 이상의 학생들이 플립러닝이 영문이력서 작성 학습에 효과적인 수업방식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플립러닝이 적용된 수업을 수강하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플럽러닝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를 보고한 김문주와 양정원(2021), 김용석(2015), 임가나와 나경희(2017)의 연구결과, 그리고 향후에도 플립러닝 수업을 수강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높은 선호도를 보고한 변지현(2019), 오정숙(2015)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며,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플립러닝을 적용하는 것이 하나의 바람직한 비교과 수업 모델로 고려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표 7>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4.3.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ᆞ취업 설계 및 정의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
<표 8>은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 설계 및 정의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100%의 학생들이 본 비교과 프로그램이 영문이력서 작성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고, 92%의 학생들이 영문이력서 수업이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본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이 영문이력서의 구성 방법과 포함해야 할 내용 및 작성 방법을 배우고, 한국어와 영어에서의 이력서 작성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고, 영어권 문화와 의사소통 방식에 맞게 자신을 마케팅하고 채용담당자를 설득하는 표현 전략을 익힘으로써, 영어권 문화와 언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적 수준의 소통과 활동을 할 수 있는 역량이 향상되었음을 인식하게 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96%의 학생들이 본 프로그램을 통하여 영문이력서 작성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었다고 하였고, 86%의 학생들이 플립러닝을 적용한 본 프로그램에서 수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응답하여, 플립러닝이 학습자들의 참여도 및 자신감과 같은 정의적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 결과를 지지하고 있다(윤희정, 2021; Altun & Lee, 2020; Huh & Cho, 2020). 아울러, 90% 이상의 학생들이 영문이력서 작성 활동이 앞으로의 직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진로 준비를 위한 향후 대학생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여, 이러한 비교과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 계획 수립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표 8>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 설계 및 정의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
마지막으로, 서술형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을 정리하면 <표 9>와 같다. 전반적으로 학생들은, 본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고, 대학 졸업 무렵의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써 보면서 진로를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미래설계경험 측면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인식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5년 후 자신의 이력서를 써 보는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직업적 목표와 행동계획을 명확히 할 수 있었고, 자신의 직업적 목표를 위해 어떠한 교육, 경력, 활동 등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고 보고한 Laker와 Laker(2007)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며, Laker와 Laker(2007)가 지적했듯이 많은 대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계획 부족으로 인해 졸업 후 몇 년간 직업적으로 표류하거나 4학년 무렵에 그들에게 필요한 경력이 부족함을 발견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필요한 경력을 쌓기에는 너무 늦어 취업에 실패하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본 비교과 프로그램이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학생들은 플립러닝 수업방식에 대해서도 (1) 동영상 강의를 통해 놓친 부분을 돌려보거나 복습을 위해 다시 볼 수 있고, (2) 동영상 강의로 미리 학습한 내용을 교실 내 수업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복습하여 확실하게 기억에 남으며, (3) 동료 및 교수에게 즉각적으로 질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상호작용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였다. 아울러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한, 자신감, 참여도, 흥미, 자기주도적 학습과 같은 정의적 측면에서의 향상도 언급하여, 윤희정(2021), Huh와 Cho(2020), Pyo(2021) 등의 연구결과를 지지하고 있다.
<표 9>
서술형 설문문항에 대한 학습자들의 응답
반면,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 대학 졸업 무렵의 이력서를 쓸 때, 미래에 근무할 기관/업무를 생각해서 경력을 쓰는 과정이 어려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2회차 수업에서 대학 졸업 무렵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작성하는 과제를 부여한 후, 학생들이 본인의 진로⋅취업 설계 로드맵을 작성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보다 충분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3회차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플립러닝 수업 관련 어려움으로, 동영상 강의를 미리 보고 오는 것에 대한 부담, 그룹 활동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의 어려움 등을 언급하였는데, 이해련(2019)의 제안처럼, 학생들의 의사소통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서로 알고 있는 학생들끼리 짝/그룹을 만들어주고 차츰 그룹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본 프로그램의 경우, 영문이력서 작성방법과 유의사항을 구체적인 예시를 활용하여 빠짐없이 충분히 설명하기 위하여 50분 길이의 동영상이 제작되었고, <표 5>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94%의 학생들이 50분 분량의 동영상 강의시간에 만족한다고 응답하였지만, 서술형 문항 응답에서 본 프로그램의 개선점으로 동영상의 길이가 좀 더 짧았으면 좋겠다는 일부 학생들의 의견이 있었다. 향후 프로그램에서는 동영상 제작시 학생들의 반응과 심리적 부담감을 고려하여 동영상 강의의 길이를 조정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또한 동료피드백 활동에서 서로 눈치보느라 솔직하게 피드백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동료평가를 익명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개선의견이 있었다. 익명 피드백이 대면 피드백보다 인간적인 관계에 대한 염려없이 보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피드백을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어 영작문의 질적 향상에도 유의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 결과(오예은, 이호, 2015; 이호, 김하나, 2009; Kaya, 2021; Lu & Bol, 2007)를 고려할 때, 향후 프로그램에서는 대면 피드백 대신 익명 피드백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본 연구는,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그 효과와 학습자 만족도를 분석함으로써, 비교과 프로그램의 다양한 모델 제시와 영문이력서 비교과 수업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아울러 학생들의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 설계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플립러닝 수업방식에 따라, 학생들은 영문이력서 작성 방법 동영상 강의를 미리 시청하고, 교실 내 수업에서는 미리 학습한 내용을 적용⋅심화시키는 다양한 활동, 즉 동영상 강의 내용에 대한 퀴즈, 주어진 채용공고에 지원하기 위한 영문이력서를 짝과 함께 작성하는 활동, 대학 졸업 무렵에 자신이 갖고 싶은 본인의 영문이력서를 작성하고 그룹별로 동료피드백을 주고 받는 활동, 학생-학생간/학생-교수간 질의응답 및 피드백 활동이 진행되었다.
이와 같은 본 비교과 프로그램은, 학습자들의 영문이력서 작성 능력에 높은 효과크기로 유의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한 영어권 문화와 의사소통방식에 맞게 소통⋅활동할 수 있는 글로벌 의사소통역량 함양과 진로⋅취업 설계 및 정의적 측면(자신감, 참여도, 흥미, 자기주도적 학습 등) 향상에도 기여하였다. 학습자들은 본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동영상 강의의 교육내용, 수준, 시간과 분량, 교실 내 수업 활동(퀴즈, 영문이력서 작성 짝 활동, 동료 피드백 그룹 활동, 학생-학생간/학생-교수간 질의응답 및 피드백 등)에 만족하였고, 플립러닝이 영문이력서 작성 학습에 매우 효과적인 수업방식이며 향후에도 수강하고 싶다고 응답하여, 플립러닝을 적용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이 하나의 바람직한 비교과 수업 모델로 고려될 수 있음을 제안하고 있다.
본 연구는, 지금까지 연구가 부족했던 취업지원 분야 비교과 영어 프로그램의 효과에 대한 연구로서 관련 문헌에 기여하며, 아울러 이와 같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대학의 교양교육이 추구하는 핵심역량 함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영문이력서 비교과 프로그램의 개선점으로 (1) 한국의 대학생 영어학습자들이 취약한 ‘구체적이고 수량화된 서술(specific, quantifiable details) 방식’으로 본인의 경력을 작성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다양한 활동의 강화, (2) 인간적인 관계에 대한 우려없이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익명 피드백 적용, (3) 학생들이 본인의 진로⋅취업 설계 로드맵을 작성하기 위해 보다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차시간 간격을 조절하는 프로그램 운영, (4) 학생들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해 학생들간의 관계성을 고려한 짝/그룹 편성, (5)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고려한 동영상 강의 길이 조정 등의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한 교육적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가 한 대학에서 적용된 프로그램의 사례로서 일반화 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동일하게 제공되는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통제집단을 설정하기 어려웠던 제한점이 있지만, 본 영문이력서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설계⋅운영방식과 학생들의 개선 의견이 향후 타 대학의 유사한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에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아울러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영문이력서 프로그램의 효과와 만족도 및 개선점에 대한 후속 연구도 교육적 의의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