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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8(6); 2024 > Article
개요 재구를 통한 개요 중심 글쓰기 교육 연구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개요 재구 훈련을 통한 글의 구조와 논리 구성 능력을 신장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개요 작성 지도에 있어 하나의 대안을 제안함으로써 그 효과를 논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요 지도에 관한 선행연구와 글쓰기 교재 4건을 분석해 개요 작성에 대하여 어떤 접근을 하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이를 토대로 모범글의 개요를 재구해 가는 과정을 논리적 글쓰기 수업의 일부로 포함시키고, 전체 개요에서 단락 개요로 옮겨가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제안하였다.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문단과 문단, 문장과 문장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규정하면서 글을 읽거나 쓸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음을 설명하였다. 또한 본고는 모범글의 분석 및 개요 재구에서 글의 수정과 재구성, 그리고 저자성 있는 개요와 글로 옮겨가는 개요 지도의 한 교육 모형을 제공함으로써 개요 재구가 글 전체 구조에 대한 감각 및 잉여성 없는 정확한 문장 쓰기 양측 모두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이 연구의 가치는 개요 작성과 글쓰기의 연계성을 학습자에게 효율적으로 학습시키고 개요 구성과 글의 집필이 입체적이고 순환적인 과정임을 실천적으로 인지시킬 수 있는 주효한 개요 지도 모형을 제안한 점이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thesis is to suggest a way for learners to improve their competence to form the text structure and logic of writing and to discuss the effects by presenting an alternative for outlining instruction. For this, it analysed several previous theses and four writing textbooks on outlining and critically examined what approaches they took on it. Based on this, it proposed a process in which the outline reconstruction of an example text was going on step by step from whole outline to paragraph outline, and it showed that through this process learners could be taught to read and write texts prescribing the relation between a paragraph and another paragraph and between a sentence and another sentence. Also, it stressed outline reconstruction can give a help in achieving a sense on not only the logical structure of whole texts but also precise sentence writing with no surplus by providing a model of outline instruction in which learners could move from correction and reconstruction in an example text into their own outlining and writings with authorship. The value of this study is to suggest a working outline instruction model that can help the learners efficiently learn the connectivity of outlining and writing and practically recognize that the process of outlining and writing together would be a tridimensional and circular one.

1. 서론

글쓰기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으나 최근에 와서 의사소통 역량과 학문의 기초 소양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대학의 관심은 특별히 높아졌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의 문제는 글쓰기 교과목들의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점과 관련하여 Tribble(1996)은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글쓰기가 말하기와는 다르게 특정 지식과 지도법(instruction)을 요구하기 때문에 훨씬 더 교수-학습하기가 어렵다고 역설한다. 즉, 즉흥성과 웅변적 설득력이 중시되는 말하기에 비하여 글쓰기는 각 장르에 관한 형식 지식을 선행적으로 습득하고도 훈련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얻어지는 역량이다.
대학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은 문장을 정확하고 유려하게 쓰는 일의 학술적 필요에서 비롯되는 것만은 아니다. 글은 곧 논리적 사고의 결과로 표출되므로 전공 공부에서 필요한 심화 사고력이나 해당 담화 규칙이 전제된 표현력이 교양 글쓰기 교육을 통해서 배양될 수 있다는 관점을 인지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영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WAC(Writing across Curriculum) 운동의 영향으로 각 전공에서 글쓰기 교육을 그들의 전공 분야에서의 담화 관습과 리터러시 맥락에 특화하여 가르치는 통합교육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글쓰기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대학 교육의 또 다른 정체성으로 이해된다(이란, 2020).
대부분의 글쓰기 교재가 배경 이론으로 취하고 있는 인지주의는 글 쓰는 과정의 단계성 그리고 글쓰기 내내 지속되는 목표의식을 중시 여긴다. 개요 작성은 ‘자료 선정’과 ‘집필’의 중간 단계에 위치한다. 자료를 효과적으로 범주화하여 글의 흐름 안에 설득력 있게 배열하고 글 전체의 통일성 있는 논지 전개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체계성 있게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다. 주제문 정하기를 개요 작성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주제문이 개요를 운행시키는 기본 동력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목표의식은 결국 문장들을 통한 주제의 실현이다. 물론 주제문과 개요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기획과 집필의 순환적 과정 속에서 계속 수정될 수 있다.
개요는 한 마디로 글의 청사진이요 설계도이다(서울대학교 글쓰기의기초 출판위원회, 2015). 설계도가 없는 글은 체계적이지 않아 그 흐름이 일관성을 잃을 수가 있고 계획되지 않은 잉여적 내용을 생산하여 결국 목적하였던 글의 의도 즉, 주제를 실현하는 일에 실패하게 만든다. 개요는 주제를 중심으로 글의 내용에 통일성과 일관성, 완결성을 부여해 주고, 글의 논리를 세우며, 강조해야 하는 내용들을 초점화하여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를 서술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독자들이 가진 담화 구조에 대한 장르 지식에 기대어 글의 내용을 쉽게 전달해 주도록 돕는 필수 작문 도구이기도 하다.
‘개요 작성’ 단계를 중히 다루는 교재가 있고 소홀히 다루는 교재, 간단한 언급으로 대체하는 교재 등이 있다. 개요 작성은 ‘글의 전개를 짜임새 있게 만드는 글의 윤곽과 구조를 조직하는 작업’으로서(김세령, 2016: 7) 글쓰기에 앞서 그 조직(organizing)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실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같은 이유에서 개요에 대한 연구도 충분하지 못하다.
본 연구는 개요에 관한 기존 논의와 글쓰기 교재 구성을 살펴보고 구조 재구를 통한 글의 논리 구성 훈련의 예시와 이어지는 개요 작성 지도 방안을 제안하고 그 효과를 논의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1)

2. 개요 쓰기에 관한 기존 연구와 논의

개요가 글의 흐름과 전체 구성을 ‘한 호흡’에 설계,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개요 지도에 관한 연구물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글쓰기 개요 작성의 중요성을 인지한 연구가들은 PBL (Problem-based learning)과 같은 교육 이론과의 연계를 통해 개요 작성의 시간을 강화하거나 효율을 높이는 등(이소의, 2018)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세령(2016)은 최근 한 대학에서 출판된 글쓰기 교재의 개요 작성 부분을 분석, 도출한 결과를 토대로, 과정 중심 교재 그리고 개요 작성의 핵심 이론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교재 편찬을 요청하였다. 수업에 적용할 때는 개요 작성의 자율적 능력의 발달을 위해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개요 수정을 요구함으로써 학생들이 글쓰기 전에 사유의 흐름을 자가 분석할 수 있도록 지도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청의 연구(2018)는 대학 글쓰기 교육에서 개요 작성 교육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기한 것에 일차적 의의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는 과정 중심 글쓰기 교육에서 글의 논리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개요와 관련하여 명확한 설명을 듣거나, 그 작성 요령을 숙지하지 못 하고 있는 현실, 각 글쓰기 교재마다 개요 항목 설명의 차이가 혼동을 유발하는 점 등을 그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이는 개요 관련 연구들이 그동안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던 이유에서도 기인한다. 그의 연구는 글쓰기 교재들을 살펴 개요 유형과 작성 절차 등의 설명 방식이 어떠한지 자세히 살펴보고 작성 교육 방식을 세부적으로 제시하였다. 첫째, 개요는 글의 스타일이나 문장보다 상위 수준인 사고 수준에서 논리의 전개, 확장, 수정 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장르보다는 논증적 글쓰기가 이에 적합한 장르임을 피력했다. 둘째, 글쓰기를 위한 개요 작성 교육의 효율 차원에서 보자면 항목 개요보다는 문장 개요가 적합하며, 첨삭을 통한 개요 작성 교육이 최종 개요와 글쓰기의 연계를 원활하게 하는 방법임을 시사하였다. 마지막으로 개요 작성 교육에서 시간을 오래 들여 개요를 여러 차례 재작성하는 것보다는 모범글과 최종 개요를 비교하여 제시하는 방법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개요와 그에서 배태된 모범글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모범글을 분석해 원래 생성되었을 필자의 개요를 학생 스스로 재구성, 평가해 보는 일이라 생각된다.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살펴볼 글의 분석 단위를 적당히 조정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며 이를 재구성하는 가운데 글의 논리적 흐름을 파악하는 눈이 길러질 수 있다.
개요를 작성할 때는 문장 수준보다 상위에 위치하는 담화 차원의 사고를 전개해야 하며, 해당 장르 지식을 전제해야 한다. 논증문의 경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료로 선정한 내용 지식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들 간의 논리적 관계를 따져 사회 담화적 관습, 즉 해당 장르 쓰기 원리에 맞추어 제시해야 한다. 또한 개요는 먼저 구조를 갖춘 후 프레젠테이션해야 하므로 메타인지전략을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개요 작성 교육이 힘든 것은 이러한 유목적적이고 계획적인 글쓰기에 학생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며 글쓰기가 단순한 문장의 나열이 아니라 인과 등 관계의 고리를 타고 흐르는 사고와 논리의 전개라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글쓰기 지도에 활용하고자 할 때 텍스트의 분량이 긴 ‘글 전체 단위’에서는 사고의 흐름을 한눈에 살피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해 개요 즉, 각 사고의 흐름 자체를 일련의 흐름으로 구조화해 분석한다면 접근 가능하다. 특히, 본고가 제안하는 수업 구조 안에서는 수정이 용이한 간소 단위에서도 재구가 전개될 수 있으므로 교육적 가치와 효용이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된다.
개요 첨삭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지현배의 연구(2013)가 참고할 만하다. 지현배는 글쓰기 클리닉에서 지도한 개요 차원의 첨삭 내용을 바탕으로 오류와 첨삭 요소의 네 가지 유형을 분석해 제시하였다. 전체 반영, 내용의 대표성, 구성요소, 그리고 문장 기술 방식이 그것이다.
이 연구는 앞서 제시한 개요 작성 방식의 이론적 내용을 ‘개요 첨삭’이라는 과정을 통해 개별 지도한 내용으로서, 개요 차원에서의 글의 짜임새 첨삭의 중요성을 일러주는 연구이다. 이는 글의 세부 표현과 문장, 어휘 수준의 첨삭에 치우쳐 글의 전체 논리 흐름에 대한 피드백이 부족할 수 있는 최종 첨삭의 난점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글을 쓰기 전에 논리의 흐름을 정돈하는 조직적 구상의 습관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김수경(2022)은 개요 작성의 중요성에 대하여 학습자가 가지는 문제의식을 분석하고 개요의 의의와 중요성, 목차와 개요의 차이점 등을 수업에 반영한 사례를 제안하고 있다. 오선경(2024)은 외국인 학생들의 개요 오류 사례를 분석하고 그 유형을 분류하였다. 학생들이 주로 오류를 범하는 개요 작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요 형식 도식의 활용, 동료와 교사 피드백 활용 등을 제안하였다.
박춘희(2019)는 기존 개요 관련 연구들이 규범적이고 예시적인 차원에 머물러있는 점을 문제제기하고 개요 짜기의 구체적 절차와 지침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주로 학생들이 범하는 개요 작성의 오류가 주제문 작성, 범주화와 논리적 층위 설정, 논리적 뒷받침 오류 등인 것을 고려하여 개요 작성 교육의 개선 방향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그동안 개요 작성에 대한 연구나 교육이 글의 논리적 뒷받침, 체계적 층위를 설정하는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 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개요 작성 전 주제문 연습문제 부과와 개별 피드백, 주장 정당화를 위한 근거의 합리적 제시 등의 특징을 가지는 교육방안이다.
이처럼 개요 작성 교육을 강조하는 연구들은 글의 층위 설정이나 사고의 흐름, 범주화와 체계 등에 대한 교육적 관심을 바탕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개요 차원에서 필자의 사유 형식과 전개 법칙을 엄밀하게 추구하는 훈련은 요원해 보인다. 이는 개요의 개념과 작성 원리, 효용 등이 교재 구성이나 수업 현장에 구체적으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최종 개요에서 본격적인 글쓰기로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는 세부적 단계화가 만족스럽게 전개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모범글의 개요를 재구해 보는 일은 전체 및 세부 논리의 흐름 파악뿐 아니라 문장들 사이 관계의 치밀한 전개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과 이해를 토대로 자신이 새롭게 개선한 개요를 문장화하고 논리를 전개, 내용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으로의 연계가 쉽게 전개된다면 텍스트 조직의 흐름을 명확히 인지한 가운데 저자성을 가지고 작문에 접근하는 효과적인 수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3. 글쓰기 교재에서의 개요 설명

대학 글쓰기 교재 중 ‘개요 작성’을 하나의 단원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두 대표 교재를 살펴보았다. A교재(서울대), B교재(경기대)는 각각 ‘글쓰기의 과정’ 단원과 ‘글쓰기의 기초’ 단원에서 한 하위 단원을 개요 작성에 할애하고 있다.2)
그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A교재의 경우 문장 쓰기보다 중요한 것이 글의 구조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일이라고 그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글의 조직 설계도로서 개요를 정의하고 있다(서울대학교 글쓰기의기초 편찬위원회, 2015). 표 1에서 보이듯이 B교재의 경우 글 쓰는 각 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대학글쓰기 교재편찬위원회, 2017). 그중 한 단계인 ‘개요 작성’은 과정적이고 순환적인 글쓰기에서 ‘기획과 집필’의 반복이라는 메커니즘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표 1>
글쓰기 교재들의 개요 작성 단원 구성1
개요 작성 단원의 구성
A교재 B교재
1. 개요 짜기 절차
• 핵심어와 핵심어구 정리
• 핵심어구 사이 계층관계 정리
• 알맞은 순서에 따른 배열
• 어법 적절성 점검
1. 글쓰기 과정과 개요 쓰기

2. 개요의 요소: 주제/가치/구성
• 주제 선정의 요건
• 글의 가치 실현 요건
<연습문제> 주제문 적절성 개요의 문제점 논의

2. 개요 구성 형식
• 항목 배열의 원칙
<예시> 번호식 개요1,2/ 번호문자조합식 개요/화제 개요 / 문장 개요
3. 개요 쓰기 방법
• 구체적으로 작성하기
• 단계성-서론/본론/결론
• 통일성- 주제문과의 긴밀성
<연습문제> 개요 비교를 통한 평가/ 서론 기능을 염두에 둔 예문 평가/ 본문을 읽고 결론 서술하기

4. 글의 구성
• 나열식 구성
• 문제해결식 구성
• 반론형 구성
<연습문제> 각 구성방식에 따른 개요 평가 혹은 작성

5. 개요 쓰기의 실제
<연습문제> 핵심어를 선정, 개요 작성하기, 작성된 개요를 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보완하기
두 개요 단원을 비교해 보면 A교재보다는 B교재가 절차, 요소, 구성, 작성 등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연습문제가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4. 글의 구성’ 항목은 글의 전체 구성 차원에서 개요 작성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연습문제>는 글 단위의 예시문을 보고 글의 구성 방식을 논의하게 하는 등, 개요와 글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 그 연계를 쉽게 하고 있다. 그에 비하여 A교재는 개요의 유형에 따른 예시를 많이 제시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번호식 개요(1.-1.-(1)), 문자조합식 개요(1.-1.1-1.1.1) 등의 개요 유형들은 그 목록의 항목 형식만 다를 뿐 내용의 측면에서는 동일하다는 점에서 사유의 흐름이나 체계의 치밀한 전개 학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 설명 방식이라고 판단된다.
학술적 글쓰기에 관한 교재인 “Writing Skills Handbook”과 하버드대학의 학술적 글쓰기 안내 사이트에서의 “Strategies for Essay Writing” 도 살펴보았다.3) 두 교재는 설명 구성이 개조식으로 조직화되어 있지 않지만 그 순서에 따라 내용을 정리해 보면 표 2의 순서이다.
<표 2>
글쓰기 교재들의 개요 작성 단원 구성2
개요 작성 단원의 구성
C 교재 D 사이트 내용
1. 개요 작성의 필요성 판단
: 글의 복잡성, 필자의 선행지식 정도
2. 초고 집필 후 개요 작성의 의미
: 점검표의 의미
4. 개요의 형식
5. 개요 작성 원칙
6. 개요 유형의 예시
1. 개요 작성의 의미와 필요성
2. 개요 작성의 네 단계 설명
3. 개요 작성의 예시
C 교재의 특징은 글쓰기의 보편적 과정으로서 개요 작성을 강조하기보다 자세한 개요가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구분하고 글의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조항으로서 개요를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교재가 제시하는 ‘글의 복잡성’이나 ‘필자 선행지식 정도’라는 개요 작성의 필요성 판단 조건은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학술적 글쓰기에서의 개요 필요성을 오히려 강조하여 보여준다. 여기서는 스케치 개요, 화제 개요, 문장 개요의 세 가지 예시를 제시하고 집필할 ‘글의 장르’와 ‘필자의 성향’에 맞는 개요 형식을 선택하도록 안내한다. 또 초고(first draft)를 1차 작성한 이후에 개요를 작성하는 방법도 있음을 소개한다. 개요는 집필의 계획서이기도 하지만 모두 쓰고 난 이후 글의 완성도를 점검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C 교재는 상위 항목에서 점차 세부 항목으로 단계적으로 좁혀지는 개요의 위계성에 주목하도록 안내하고 표 3의 원칙들을 제안하고 있다.
<표 3>
C 교재에서 제시한 개요 작성 원칙
1. 오직 주요 아이디어만 주요 항목을 형성한다.
2. 모든 하위항목들은 그것이 나타나는 상위항목에 관련되어야 한다.
3. 모든 항목들은 동일한 패턴의 서술방식이어야 한다.
4. 모든 항목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중첩되어서는 안 된다.
5. 항목을 나눌 때는 최소 두 하위항목을 포함해야 한다.
6. 에세이에 나타나는 중요한 모든 것이 포함되어야 한다.
7. 모든 숫자나 문자 뒤에는 마침표를 찍는다.
하버드 대학의 글쓰기 작성 교육법으로 활용되고 있는 D 사이트의 개요 작성 설명을 살펴보면 글쓰기 전의 자세한 개요 작성은 집필자의 생각이 글 전체에서 명료하게 그리고 논리적 순서에 따라 전개될 수 있는가를 미리 점검하는 방법이다. 개요는 이후 글 수정 단계에서의 시간을 단축시키고 한번 작성되면 아이디어 재배열의 반복적 시간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추천된다. 첫 단계(First Steps, 자료 수집과 정리), 일반화(Generalization, 자료 배열과 항목화), 순서화(Ordering, 항목의 위계화), 결합화(Putting it all Together, 의미단위의 조직)의 네 단계를 통해 글 내용을 가시적으로 위계화하도록 안내한다. D 사이트는 자료의 범주화와 위계화라는 글의 조직적 차원에 초점을 두고 개요 작성의 단계들을 설명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 내용이 추상적이고 초보적이라 할 수 있다.
<표 1><표 2>에 제시된 교재들의 개요 작성법을 살펴볼 때 교재 및 자료들의 개요 작성법 설명을 살펴볼 때, 모든 교재가 ‘개요의 중요성은 논리의 흐름과 체계화에 있음’을 공유하고 있고, 글 구조의 위계 조직 내의 통일성과 일관성, 완결성 등의 원리들은 제시하고 있지만 개요 작성과 글쓰기의 긴밀한 연결에 대한 예시 및 설명, 그리고 구체적 연습 활동 제시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계열성의 원리에 비춰보면 개요 차원에서 담화들(sections or paragraphs) 간의 위계 학습은 곧 문장 간의 위계 학습으로 이어지므로 집필 이전 단계에서의 개요 작성 훈련은 필수적이라 판단된다.

4. 개요 재구와 글의 논리적 흐름 분석의 예

개요의 재구란 제시된 모범글을 보고 글이 조직화된 과정을 되짚어 원래 설계되었을 개요를 상정해 보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은 개요와 글의 친화적 관계를 형성하고 기획에서 집필로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실천하게 한다. 특히 문장론 수준이 아니라, 글의 구성과 논리의 흐름을 글쓰기의 핵심 교육과정으로 이해하는 교수자라면 이 과정을 통해 글의 전체 흐름그리고 각 문단 간 연결과 그 관계까지 엄밀하게 규정하고 조직하는 연습을 구안할 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엄격한 연습은 더 작은 단위인 문장 연결에서의 논리적 감각을 훈련시키고 이를 통해 문맥에서 벗어난 문장을 쓰지 않고 의미적 오류가 없는 문장을 작성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다.
개요 재구는 일차적으로 모범글을 읽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모범글과 최종 개요를 함께 제시하는 것을 개요 작성을 위한 선행 과정으로 제안했던 이전 연구와 동일한 이유에서(이청, 2018), 모범글 읽기와 이에 대한 개요 재구는 이후 자신의 개요 구성을 위한 모판을 마련한다. Johnson(2016)도 읽기 자체가 언어구조에 대한 내적 감각을 발달하도록 돕는 과정이라 언급하였듯이, 모범글 읽기 자체가 논리와 언어구조를 내면화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읽기를 넘어 개요를 재구하는 과정은 글의 정합적 흐름을 글 전체 단위와 세부 단위 모두에서 정교하게 분석함으로써 글의 단위 간 결합에는 인과관계가 내재해 있다는 것을 인식시킨다. 나아가 개요가 곧 글의 축소판이기 때문에 이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면 최종의 글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한다.
이제 하나의 재구 예시를 통하여 이것의 교육적 가능성을 제안해 본다. 앞서 제시한 B교재의 “V. 학술적 글쓰기” 단원 내, 주제문 작성부터 한 편의 글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도하기 위하여 제시하였던 예시문 하나를 가져와 그 분석과 개요 재구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대학글쓰기 교재편찬위원회, 2017: 283-286).

4.1. 전체글 개요 재구

먼저 제시된 “전체글”을 한 편의 간단한 개요로 재구해 본다(표 4). 해당 교재에 이미 제시된 개요가 있지만 본고가 다시 재구하였다.
<표 4>
재구된 전체 단위 글의 개요
서론 들어가는 말
주제문: 스마트폰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바람직한 대학 글쓰기 수업을 제안한다.
본론 스마트폰의 활용과 대학수업
1. 스마트폰 사용의 부작용과 해결책 모색
2. 스마트폰의 활용으로 효과적인 수업
3. 글쓰기 수업과 스마트폰 활용
결론 맺음말
짧은 글이라서 간단한 개요가 작성되었지만 이러한 재구를 통해서 글 전체의 구도가 적절한지, 편향된 관점 등은 없는지, 주제문은 참신하고 효과적인지, 주제에 기여하는 필수 문단들로 구성되었는지 등을 평가하고 피드백 할 수 있다.

4.2. 단락 개요 재구

그 다음은 각 단락별 문장 수준의 위계화를 통한 개요 작성을 실시해 본다. B교재에 제시된 예시문의 ‘서론’은 <표 5>와 같다.
<표 5>
학생 예시문: 서론
a.스마트폰 사용의 일상화는 대학생활까지 획기적으로 바꿔놓고 있으며 다른 대부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양면성을 띄면서 전개되고 있다. b.한편으로는 대학생활 자체를 스마트하게 바꿔놓고 있는가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극에 못지않은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c. 스마트폰을 활용한 수업을 통해서, 보다 효율적이고 입체적인 대학교육이 가능해졌다. d.공학수업의 경우, 공학수업에 필요한 기기들로 인해서 더 이상 제약받지 않게 되었다. e.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공학수업이 말 그대로 스마트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된 것이다. f. 그렇지만 수업 중 스마트폰의 불필요한(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는 스마트폰을 통한 스마트한 대학생활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g. 대단히 많은 학생들이 수업 중에 수업내용과 관계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써 집중력을 갖고 수업에 임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h. 본고는 위와 같은 사실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스마트폰의 사용과 바람직한 대학수업이 조화롭게 결합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i 그 핵심은 스마트폰을 수업에 활용할 경우, 수업 중 스마트폰의 불필요한 사용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j. 즉, 스마트폰의 적절한 활용은 수업 중 비교과 내용과 관련된 스마트폰 검색의 남발로 인한 집중력 저하와 그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를 막고 수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k. 본고는 이러한 사실이 글쓰기 수업의 경우에도 해당된다는 점을 논증해 보일 것이다.
<표 5> 서론의 첫 단락을 다음과 같이 재구해 보도록 한다. 하나의 단락 안에서 각 문장의 역할을 분석하는 일은 단락 내 구성요소와 다른 구성요소가 서로 결합하는 방식을 알려준다(Bailey, 2015). 재구된 표 6의 개요는 문장들의 ‘내용 개요’와 그 기능을 나타내는 ‘형식 개요’ 모두를 포함해 각 문장이 단락 내에서 하고 있는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를 분석해 준다.
<표 6>
재구된 단락 단위 문장의 개요 (서론1)
단락별 개요(서론) 핵심어: 양면성
내용(문장)개요 형식(기능)개요
a. 대학에서 스마트폰 사용의 양면성
 b. 양면성의 내용
  c. 스마트화 예: 입체적이고 효율적인 수업 가능.
  d. 공학수업 예: 수업기기로 활용
  e. 스마트한 공학수업
  f. 스마트화의 허점(수업의 질 저하)
  g. 스마트화의 허점(집중력 저하)
a. 현황 제시(양면성)
 b. 개념의 구체화(양면성)
  c. b의 근거: 구체화 심화1
  d. c의 근거: 구체화 심화1
  e. 구체화1의 종합적 진술
  f. b의 근거: 구체화 심화2
  g. b의 근거: 구체화 심화2
대학 생활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양면성을 가진다는 문제 제기로 한 단락이 시작되었다. 양면성이라는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해 준 b문장은 a문장의 구체화, 즉 ‘상술’에 해당된다. 이어 양면성은 이점과 허점의 두 갈래로 나뉘어 차례로 진술된다. 문장 c, d, e로 서술되는 ‘이점’은 스마트화 수업->공학수업이라는 특수 사례로 예시가 좁혀져 가고, 문장 f, g로 서술되는 ‘허점’은 학생들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한 결과로서 상술된다.
이러한 개요에서 보이듯 사실 대부분의 문장은 바로 이전 문장 표현에 대한 ‘근거 제시’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따라서 개요 재구는 문장 사이에는 반드시 ‘관계의 이유’라는 공식이 자리하고 있으며 집필자가 그 문장 간 관계의 이유를 분명히 규정하면서 문장을 진술하여야 논리가 탄탄히 이어진 단락을 조직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연습 활동이다.
문장의 의미와 기능에 관한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그 ‘효과 검증과 평가’까지 수행하려면 표 7의 질문을 던져서 문장 진행의 효과를 논의해 볼 수 있다.
<표 7>
재구된 단락 단위 개요를 통한 평가 문항(서론1)
1. a문장은 허점과 이점으로 나누어 서술한 아래의 문장들을 모두 포괄하는가? “획기적”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초점을 맞추자. 아래의 분석사항은 획기적인 변화양상을 포함하는가?
2. c, d, e로 이어지는 문장은 점차 범위를 좁혀 들어가는 수렴적인 진행이며 예시를 활용하였다. 이것과 f, g를 비교해보자. 구성 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는가? 공학수업에만 적용되는 것인가?
3. e의 문장 위치는 어떠한가? 이점에 대한 종합 진술이 이후 허점에 대한 진술을 돕는가, 방해하는가? 이점과 허점의 균형 있는 진술의 측면에서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글은 수학 공식과 달라서 스마트폰 사용의 양면성에 대한 ‘균형 있는 진술’이라는 골격상의 보편적 요구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 위의 글처럼 한쪽 입장에 중심을 두고 글을 전개할 경우 글의 신뢰성이 위험해진다. 물론 위와 같은 편향된 서술도 한편을 지지하는 전개를 펼치는 데 하나의 전략으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 이처럼 한 편에 기운 입장 서술은 이어지는 글의 진행 방향을 예상하도록 안내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글의 방향성을 예측하며 쓰기’에 대한 전략적 이해를 단순한 원리나 공식처럼 주기보다 예시문 분석과 개요 재구 이후, 이러한 구성 방식을 취하는 텍스트가 주는 효과에 대해 함께 논의해 보기를 추천한다. 그렇다면 조금 더 개방적 사고로 글쓰기의 전략을 세우고, 주제와 전략에 맞춘 서술 방식도 학습해 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단락도 재구해 보자(표 8).
<표 8>
재구된 단락 단위 문장의 개요(서론2)
단락별 개요(서론) 핵심어: 적절한 활용
내용(문장)개요 형식(기능)개요
h. 조화로운 결합 방안 제시 예고
 i. 결합 방안의 핵심: 불필요한 사용 제한
 j. 적절한 활용을 통한 수업 효율성 제고
k. 글쓰기 수업에의 적용 예고
h. 글의 목적 제시
 i. 목적(h)의 핵심
 j. 핵심(i)의 재진술
k. 논증의 영역 한정
표 8은 서론의 두 번째 단락의 구조로, 글의 목적을 명시하고 앞으로 전개될 내용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개요 수준에서 사고나 담화 차원의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질문들은 표 9와 같다.
<표 9>
재구된 단락 단위 개요를 통한 평가 문항(서론2)
1. 조화로운 결합 방안으로서 ‘적절한 활용’은 참신한 해결책인가?
2. i와 j문장을 비교해 볼 때 재진술은 유용한가?
3. 공학수업에 관한 서술에서 글쓰기 수업으로의 적용에 비약은 없는가? 서술이 더욱 필요한 자리가 있다면 어느 자리 어떤 내용인가?
4. 문장 k는 h의 주제 적용 영역을 글쓰기 영역으로 한정한다. 그 문장의 위치는 적절한가? 보다 효과적인 양괄식 단락의 주제 문장으로서 마지막 문장을 변형해보자.
표 10은 같은 글 본론의 일부이다. 두 단락은 각각 효과적인 스마트폰 활용 수업, 그리고 글쓰기 수업에서의 스마트폰 활용에 관한 논증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 10>
학생 예시문: 본론
l. 수업 중 스마트폰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공학수업을 통해서 확인된 바 있다. m. 또 다분히 개인의 입장에서 고찰된 것이기는 하지만 산발적인 여러 수업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n. 따라서 수업 중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o. 그러한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 등을 막기 위해서 그러한 일이 야기될 수 있는 수업환경이나 분위기 자체를 조성하지 않는 것도 스마트폰의 적극적 활용 못지않게 중요하다. p. 이를테면 불필요한 발표 등을 최대한 지양하는 수업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q. 소극적 의미의 활용이 적극적 의미의 활용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는 수업 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r. 글쓰기 수업의 경우에도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s. 특히나 조별활동이 이루어질 경우, 또 글쓰기 이론에 대한 강의가 이뤄질 경우에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t. 글쓰기 수업의 기본 목표가 개개인의 글 쓰는 능력의 향상에 놓여 있다고 할 때, 그것을 위해 반드시 조별활동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u. 즉, 가능한 한에서 글쓰기 수업의 조별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v. 불가피하게 조별활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교수자가 그 조별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여해서 학생들과의 접촉을 늘림으로써 학생들이 불필요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w. 이와 달리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글쓰기 수업이 가능하다면 그럴 경우에는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수업을 해야 할 것이다. x. 이를테면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글쓰기를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y. 요컨대 글쓰기 수업의 경우에도 스마트폰을 잘 활용해서 수업을 진행한다면 수업 중 비학습활동과 관련된 스마트폰 사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 표 10 >의 첫 단락을 문장 수준의 개요로 정리해 보면 표 11과 같다.
<표 11>
재구된 단락 단위 문장의 개요(본론1)
단락별 개요(본론1) 핵심어: 수업에서 스마트폰의 활용
내용(문장)개요 형식(기능)개요
l. 공학수업의 긍정적 스마트폰 활용
 m. 타 수업에서의 활용 확인
n. 적극적 활용의 긍정적 효과(불필요한 사용 방지)
o. 수업 환경의 정비 필요성
 p. 예시: 불필요한 발표 지양
 q. 소극적 의미의 활용의 필요성
l. 선행 예시(d)
 m. 타 예시
n. 방안1: 중간 결론
o. 방안2
 p. o의 예시
 q. p의 근거
표 11의 개요를 보며 표 12의 질문을 던짐으로써 담화 혹은 구조의 체계 중심의 첨삭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보다 정돈된 개요로 발전시킬 수 있으며 개요 내 항목 간 체계성 고려와 첨삭 방법을 익힐 수 있다. 특히, 단락 구성에 대한 감각과 어휘 간의 상관관계 등을 훈련하기 좋다.
<표 12>
재구된 단락 단위 개요를 통한 평가 문항(본론1)
1. 단락 구성은 어떠한가. 단락 중간에 두 방안이 제시된 포맷을 볼 때 더 나은 구성은 어떠해야겠는가?
2. 문장m은 보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제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겠는가?
3. “소극적 의미의 활용”이라는 용어에 대안은 없는가?
다음은 위에 제시된 본론의 두 번째 단락에 대한 개요 재구다. 글쓰기 수업으로 관심 분야를 한정하여 해당 단락을 전개하였다. 이의 개요를 재구해 보면 표 13과 같다.
<표 13>
재구된 단락 단위 문장의 개요(본론2)
단락별 개요(본론2) 핵심어: 글쓰기 수업에서 스마트폰의 활용
내용(문장)개요 형식(기능)개요
r. 글쓰기 수업의 질 저하 우려
 s. 조별활동, 강의 시 절 저하 우려
  t. 조별활동 선택의 임의성
   u. 조별활동 선택 줄이기
    v. 불가피한 상황: 교수자 개입
   w. 창의적 수업을 위한 스마트폰 활용
    x. 스마트폰 활용 글쓰기 예
 y. 적극적 활용을 통한 불필요한 사용 줄이기
r. 상황 제시(문제제기)
 s. 특수 상황 한정
  t. u의 전제
   u. 방안 1
    v. 예외 상황과 해결
   w. 방안 2
    x. w의 예시
   y. 결론
이어 표 14와 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문장 사이의 법칙적 연관과 단락의 얼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표 14>
재구된 단락 단위 개요를 통한 평가 문항(본론2)
1. 문장 s에서 제시한 두 경우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이 제시되었는가?
2. 문장 y를 단락의 중심문장으로 본다면 어떠한 부분을 포괄하지 못 하였는가? y 문장을 단락 전체를 아우르는 문장으로 재진술해 보자.
3. 소극적, 적극적 방안 두 가지가 제시되었는데 제시방법은 어떠한가? 단락을 나누어 진술할 필요성이 있는가?
4. 방안2, 즉 적극적 활용 글쓰기 부분이 보다 풍부한 내용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겠는가? 어떠한 점에서 그러한가?
해당 교재에 예시글이 서론과 본론만 제시되어 있어서, 제시된 본문만을 가지고 재구를 시도해 보았으나 결론의 글이 있다면 이도 동일하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글 전체를 재구해 보는 것은 많은 시간 소요가 예상되기에 시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적은 단위의 단락 수준에서는 충분히 그 흐름을 문장별로 재구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한두 번만 충실히 훈련하면 글의 층위적 구도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이는 사유의 계층을 세워 글을 구안하고 작성하게 하기 위한 사전적 기능을 할 수 있다.

5. 개요 작성 수업의 단계

과정 중심 글쓰기 교육에서 개요 작성은 마인드맵, 간단한 메모, 사고 구술, 초고 쓰기 등의 대체 방식으로도 접근이 가능하다. 이러한 대체 방식들도 글의 내용을 브레인스토밍하고 글의 내용을 발상하는 일에 도움을 준다. 전체적으로 글의 계획 단계라고 이름할 수 있다.
그러나 개요가 이들 대체 방식들과 차별화된 이유는 단순히 내용이나 자료를 사전지식들로부터 끄집어내는 일만이 아니라 이들을 어떤 체계적 구조 속에 골격을 세워 넣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요 재구는 여러 장르를 다루는 한 학기 글쓰기 과업의 제한된 시간 안에서 매번 글을 쓸 때마다 도전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글의 구조가 중시되는 ‘논리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떤 순간에 한 차례 활용해 볼 수 있다.4) 이러한 경험은 글의 생명은 논리적 타당성과 그것을 증명하는 설명의 체계적 전개에 있다는 담화 문화적 자극을 경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5)

5.1. 개요 재구와 수정 개요

여기서 제안하는 개요 재구 교육과정은 [그림 1]과 같다. 총 2차시로 구성할 수 있는 아래의 수업 단계는 1에서 5단계까지 첫 번째 차시, 6단계는 과제, 7에서 8단계까지는 두 번째 차시로 구성, 글쓰기 과제를 포함하여 총 2차시의 수업으로 진행해 볼 수 있다.
[그림 1]
개요 재구와 개요 작성, 글쓰기의 수업 단계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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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길지 않은 모범글이나 학생글의 예시 등을 제시하고 이의 개요를 재구해 보도록 한다(1). 전체 글 개요(1)와 몇 개 추출한 단락 개요를 나누어 진행한다(3). 단락 개요는 내용 개요와 형식 개요를 나누어 적용한다.
스스로 재구한 개요를 보면서 더 나은 글을 위한 비판적 질문을 던지고 그 개요를 수정해본다(5).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요’와 ‘글’의 연계성을 강화하고 글의 논리적 조직과 글 흐름의 긴밀성, 그리고 글쓰기 단계의 순환성 등의 인식을 잠재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본격적인 글쓰기 이전에 타인의 글을 가지고 활동해 본 것이지만 학습자들은 미리 계획된 구조가 결정하는 문장의 흐름이 글의 수준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체험으로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수업에서 글의 단계에 따른 학습자의 위치는 <표 15>와 같이 이동한다.
<표 15>
수업의 각 단계에 따른 학습자의 위치 변화
단계 1-4 5-6 7-8
학습자의 위치 평가자 교정자 집필자

5.2. 개요 평가

개요 평가는 개별 혹은 팀별로 실시한다(2, 4). 그리고 그 평가에 따라 개량 개요, 수정 개요를 작성해 보도록 한다(5). 표 16은 전체 개요 평가를 위한 질문 예시들이다.
<표 16>
전체 개요 평가를 위한 질문들의 예시
1. 서론/본론/결론이 담당해야 할 기능을 잘 나타내었는가?
2. 단락 간 흐름은 인과성 등의 논리성을 띠는가?
3. 글 전체는 통일성, 긴밀성, 완결성의 구성요건을 만족하는가?
4. 설명을 위해 가져온 예시나 논거들의 배열과 위치는 타당하며 전체 주제문에 대한 설명력을 갖추고 있는가?
5. 의미 단위의 구조 분석에서 편향된 관점이나 비상식적인 주제, 의미의 잉여성, 일탈적 표현 등이 구현되진 않았는가?
개요의 평가 순서는 ‘전체’에서 ‘세부’로 이동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평가와 첨삭, 피드백은 자칫 ‘문장’ 단위에서 검토되기 쉽지만, 개요의 경우 우선적으로 글 전체의 구조 단위에서 실시되는 것이 적합하다. 미시적인 첨삭에 익숙한 초보 학습자에게 거시적으로 글을 분석하고 기획하는 것을 훈련하는 데 유용하다.
전체 글의 재구된 구조를 평가하는 (2)단계에서는 제목이나 주제문 검토를 포함하여 전체 구조 내 각 부분의 역할, 문단 간 흐름, 예시나 근거 등 세부 사항들 배열의 타당성, 항목 제시 개념어의 적절성 등이 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전체 주제나 관점 등도 상식적이고 불공정한 접근은 없는지 검토해 보면서 평가를 마친다.
개요 평가는 [그림 1]의 수업 단계에서 총 세 차례 이루어진다. 두 번째 평가인 (4)단계 ‘단락 개요’ 평가에서는 한 단락 안에서의 문장의 흐름, 소주제문의 위치와 효과, 뒷받침 문장들의 역할 배분과 통일성, 문장 간 긴밀성과 단락의 의미 완결성 등을 평가한다(표 17).
<표 17>
단락 개요 평가를 위한 질문들의 예시
1. 단락 내 소주제문의 위치는 적절하며 표현 방식은 효과적인가?
2. 단락 내 소주제문을 뒷받침하는 문장은 효율적으로 기능하는가?
3. 단락 내 문장들을 서로 배타적인 의미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가?
4. 단락 내 문장들은 하나의 주제를 향해 의미적 일탈이 없이 통일되어 있는가?
5. 불필요한 의미의 문장이 잉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는가? 한 단락 내 주제에 대하여 의미의 일단락이 이루어지도록 충분히 설명하였는가?
<표 17>의 두 재구된 개요 평가(2,4) 활동은 더 개선된 개요를 위해 구조를 수정하는 일을 포함한다. 글이나 단락 단위에서 누락된 설명이나 보충해야 할 내용들을 첨가하고, 보다 적절한 예시를 찾거나, 이미 배열된 자료의 위치를 글 내부에서 이동시키고, 서론이나 본론, 결론이 담당해야 할 기능, 각 문장이 단락 내에서 나타내야 할 의미와 기능이 부적절하게 표현된 경우 그 해당 장르 지식에 맞도록 문장을 수정하는 등의 활동을 포함하는 개요 첨삭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최종 작성한 같은 장르, 다른 주제의 개요 작성도 팀의 동료에게 개요 평가를 받는다. 모범글의 두 차례 개요 첨삭을 통해 글의 구조 설계의 방법과 효과, 글의 각 세부 단위의 명확한 기능을 인지하게 된 동료들의 평가를 주고받는 과정 중에 상호 성장을 도모한다.

5.3. 저자성 있는 글쓰기

[그림 1]의 글쓰기 교육 단계에서 학습자들은 총 2번의 글을 쓰게 된다.
먼저 모범글에 대한 개요 수정이 끝나면 이 수정된 개요를 따라 글을 재작성한다. 학습자가 그 기존 구조를 ‘개량’하고 ‘수정’한 것이기 때문에 더 나은 글이 완성되어야만 한다고 주지시킨다. 이후 재구된 개요 수정 전 글과 후의 글을 비교해 보거나, 같은 수정 개요를 가지고 쓴 동료들의 서로 다른 글을 비교해 보며 개요와 글의 연계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체험 안에서 학습자들은 자신의 저자성 있는 글쓰기 방식을 모색한다. ‘논리적 글쓰기’라는 장르는 같지만 ‘자기화가 된 주제’를 투영해 개요를 작성할 계획을 세운다. 앞에서 살폈던 모범글과 개요 분석은 하나의 장르적 예시로서 작용한다. 또 다른 예시글을 제시할 필요가 없이 논리적 장르의 전개와 단락, 문장의 흐름 등은 이미 학습자에게 내면화되어 있다.
글쓰기 수업의 최종 차시에서는 스스로 주제를 정한 후 본격적으로 저자성(authorship)을 가지고 ‘자신의 글’을 위한 개요를 먼저 작성해 보도록 한다(7). 전체 개요 작성 후, 팀별로 이를 평가해 보도록 안내한다(8). 이어 한두 개의 단락별로 단락 개요도 작성해 본다. 학습자들의 모든 개요는 이후 글쓰기의 명확한 밑그림이며 구체적 지침서로 작용한다.
박영목(2008)은 소주제문과 뒷받침 근거까지 개요에 나타내는 방식의 자세한 ‘주제 개요’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처럼 개요를 글 전체에서 단락, 문장 수준으로 점차 구체적으로 확장해 가는 방식은 문장 쓰기 연습에도 도움이 된다. 소주제에 적합한 근거를 찾아 자신의 통합지식에 기여하도록 만드는 과정은 통일성, 모순성, 대안성 등 여러 가지 논리적 공식을 수반하게 되는데(이란, 2022), 이 역시 ‘단락 개요’ 차원에서도 수행 가능하다. 글 전체 거대 단위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논리의 흐름 파악을 단락 단위에서는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구는 단락과 문장의 논리적 흐름이라는 글쓰기 교육에서 명시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실천적 과제를 ‘분석’이라는 메타 인지를 사용해 자기주도적이고 귀납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발견학습의 하나이다. 논리적으로 쓰인 모범글이라도 더 설득력 있고 타당한 구조로 변경할 수 있고, 문단 내 제 기능을 잘 수행하는 문장으로 가다듬을 수 있다는 것은 학습자에게 첨삭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작성한 개요로 글을 완성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글에는 논리적 흐름이 있다는 것을 단순히 확인하는 것으로 마치게 된다. 본고가 목적했던 바인, 개요 단계에서 기획했던 글의 구조가 점차 문장으로 실현되고 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점차 완성도 있는 글로 확장되어 가는 것을 체험하는 활동이 최종적으로 필요하다.
이 경우 동일 주제나 동일 장르 내에서 글을 써보도록 지도하는 것이 이전 단계의 개요 재구 수업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겠으나 논리적 글쓰기의 하나라면 어떤 글쓰기이든 전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6. 논의 및 결론

이상 구조 재구를 통한 개요 작성법의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 활동을 글쓰기와 연계해 지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해 보았다. 위와 같은 개요 재구는 다음의 효과를 가진다고 판단된다.
첫째, 논리적인 글 전체에서 서론, 본론, 결론의 기능은 서로 다르며 글의 각 단위들은 튼튼한 한 채의 집처럼 서로 균형 잡힌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히 인식된다. 이러한 체계 세우기를 위해 설득력 있는 주제 문장과 각 단락별 소주제문 설정, 그리고 이들 중심 문장에 대한 뒷받침 문장들의 기여도 평가와 역할 규정은 글의 짜임새 있는 구성을 학습하기 위해 핵심 활동임을 인지할 수 있다.
둘째, 각 단락 간의 연결은 긴밀하며 단락 간 관계에는 일정한 이치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 이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형식 논리가 글의 기초임을 이해할 수 있다. 또 단락 안의 체계적 구성은 문장 하나하나의 정확한 기술만큼 중요하다. 각 문장은 통일성 있는 전체 체계에 대한 인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의미와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 구조가 탄탄한 단락 형성 훈련은 개개 문장의 문법적 작법 학습보다 더욱 효과적이다.
셋째, 문장 사이에는 모두 긴밀한 관계가 형성돼 있으므로 텍스트 읽기에서 문장 사이의 논리적 관계들을 규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때 자신도 논리적 관계가 단단한 문장들을 구사할 수 있다. 내용뿐 아니라 형식 개요의 분석과 작성은 문장 의미의 정확도를 높임과 동시에 각 문장이 그 위치에서 해야 하는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도록 하여 필자의 의도에 적합한 문장과 그 순서도를 완성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준다.
개요 재구 자체는 개요 작성 수업의 극히 일부분이다. 글쓰기 전 스스로 개요를 작성해 보는 단계로 가기 위한 교육적 과정이지만 단순히 개요 작성법을 개념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귀납적 재구를 통한 훈련이 더욱 실제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개요 작성에 시간을 투자하는 하나의 이유는 논리 훈련, 글 전체 구도 잡기, 주제문 쓰기, 문장 쓰기, 어휘의 적절성 판단, 글의 내용 가치 평가까지 함께 훈련할 수 있는 알찬 방법이며 글을 쓰고 난 후에도 그 계획에 따른 완성도를 평가해 볼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Wiener, 2003). 이러한 훈련은 책 한 권과 같이 길이가 긴 텍스트 전체 단위에서 실시할 때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교수-학습 시간의 제약을 고려해 적절한 분량의 분석 단위의 글로 제한해 사용한다면 피상적이 되기 쉬운 글쓰기 연습을 보다 실제적 단위에서 훈련하도록 안내할 수 있다.
그동안의 연구들이 개요 작성 자체에 공을 들인 것과 비교하여, 본고는 개요와 글, 글과 개요의 간격을 좁히고 순환적 글쓰기 과정 및 반복적 첨삭이 효과적인 글쓰기의 대안임을 제안했다. 개요와 글 사이를 오가며 기획과 쓰기가 나선형으로 전개되는 글쓰기 지도 방법과, 글의 각 층위와 글 전체와의 관계성 속에 논리 구조와 의미 위계를 입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조명하였다. 이는 개요 교육이 정확한 문장 쓰기 훈련과 결코 분리되지 않고 함께 진행될 수 있는 실제적 방안임을 시사하였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발견된다. 개요 작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포함된 최근 글쓰기 교재들과 외국의 유수한 교재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보지 못 한 한계가 거론될 수 있지만 개요 작성법을 글쓰기의 핵심적 과정으로 포함해 기술한 몇 안 되는 교재들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보며 그 교수 가능성을 타진해본 의의는 찾을 수 있다. 본고가 제안한 ‘개요 재구’를 통한 글쓰기 교육방안의 수업에의 실천적 효과 검증은 지면 관계로 추후 연구의 과제로 남긴다.

Notes

1) ‘개요 작성’은 글을 쓰기 전 글의 구조와 각 의미 단위의 기능, 위치, 배열 등을 결정하는 활동이라고 한다면 ‘개요 재구’는 이미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완성품으로 탄생된 글을 대상으로 원저자가 계획하였을 글의 구조를 상정해보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 ‘개요 작성’과 ‘개요 재구’의 관계는 서로 반대 활동이다. 개요 재구는 모범글의 구조 단위별 요약과 비슷하지만 글의 단위 간 위계성과 내용의 통일성을 보장해주는 글쓰기의 한 과정이다. 개요 재구가 ‘글의 구조 단위별 요약’과의 차이가 있다면 글의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 텍스트를 일정하게 잘라 단위별로 의미를 재구성해보는 것이 아니라 그 글의 필자가 어떤 의미의 구조화를 계획하고 그 계획 하에 글을 집필하였는지에 대한 추측 활동을 포함하는 보다 메타적이며 ‘필자의 사고 의존적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필자가 구조화해 놓은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 활동을 넘어 그 글의 구조가 어떻게 글의 전개로 이어지는지 그 과정을 훈련하는 과정이다. 이때 개요 재구는 의미-형식의 양면체의 형태를 띄며 그 본래 의도된 기능을 완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총체적 평가와 점검을 실시할 수 있다.

2) 여기서 두 교재는 다음의 교재들이다. 서울대학교 글쓰기의기초 편찬위원회 편. 『글쓰기의 기초』(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5). 대학글쓰기 교재편찬위원회. 『신입생을 위한 대학 글쓰기』(로직인. 2017). 일반적으로 개요 작성을 글쓰기의 한 과정으로 포함하고 있는 교재는 많지만, 개요 작성을 하나의 단원으로 구획하여 글쓰기의 핵심 과정으로 다룬 교재는 많지 않다. 선정된 두 교재는 개요 작성을 하나의 단원으로 구별하고 그 내용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교재는 교수-학습 목표를 제시하고 교수 내용을 규정하며 교수 학습의 전략과 방법을 제공, 나아가 평가 내용의 근거를 제시하는 교육적 도구로서(서종학 등, 2017: 16) 교수자에게 근본적인 교안의 역할을 담당하는 필수 교수 자료이다. 개요 작성은 글쓰기 교수-학습의 핵심 과정으로서 교수자가 선택한 교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만 하므로 본고에서도 이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다룬 교재를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

3) 외국 대학의 학부생을 위한 글쓰기 교재로 활용되는 자료이다. 개요 작성에 관한 내용을 교재 내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다. B. Wiener. Writing Skills Handbook. (Houghton Mifflin. 2003). Harvard College Writing Center. https://writingcenter.fas.harvard.edu/pages/outlining.

4) 대학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는 학술 담화를 다루는 보고서, 에세이, 설명 등의 논리적 글일 것이다. 이들이 스토리나 문예글보다는 체계성이 더욱 필요한 장르일 것이므로 여기서는 논리적 글쓰기만을 대상으로 하여 개요 재구의 교육적 효과를 탐색해 보았다.

5) 개요 재구는 인지주의 글쓰기 이론뿐 아니라 형식주의 글쓰기 이론까지 품을 수 있는 접근법이다. 글을 목표 중심으로 구조화하여 그 목표를 인지하며 글을 쓰는 인지주의나 완성도 높은 모범글을 참고하고 모방하는 등의 연습 과정을 중시하는 형식주의와도 이론적으로 일치하는 접근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개요 작성법을 원리나 이론을 통해서 배우는 비실제적이고 개념적 접근법을 지양하고 읽기 자료의 저자가 마음에 그렸을 실제 개요를 추측, 구성해 봄으로써 개요와 글의 상관관계를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개요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이후 개요 작성을 귀납적이고도 실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효과를 가진다.

6) 1.전체 개요 재구부터 4.개요평가까지는 모범글을 대상으로 한다. 즉, 타인의 글을 읽고 글의 설계도를 재구성해보는 작업이다. 5.수정개요 작성부터는 글의 저자성 이 학습자에게 옮아간다. 이전 개요의 평가를 통해 같은 주제더라도 보다 나은 구조로 탄생되고 이를 토대로 글이 재구성된다. 7. 개요 작성부터는 학습자가 그 글의 저작자다.

7) 개요의 ‘수정 및 재구성’이란 원문이나 원 개요를 읽고 일정한 평가를 거친 후 그 개요를 다시 자신의 의미 구성에 따라 ‘새롭게 작성해낸다’는 의미이며, 개요의 ‘재구’란 원 저자가 구성하였을 법한 개요를 ‘원문에 의거, 과학적으로 추측해 복원해본다’는 의미이다. ‘재구(reconstruction)’의 학술성은 ‘조어(祖語)의 재구(再構)’와 같이 과거 사용된 실제 언어를 현재에 있어 가상으로 복원한다는 언어학의 개념을 본고에서 차용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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