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 참여 경험에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정도
The Perceived Improvement in Learning Competencies of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through Participation in a Board Game Design and Development Process
Article information
Abstract
본 연구는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해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는 학습 역량은 무엇인가? 둘째,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해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한 학습 역량 키워드 간 관계는 어떠한가? 이를 위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학업 저성취자 97명이 작성한 성찰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를 도출하고, 키워드 간 관계를 분석하였다.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업 저성취 대학생은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의 참여 경험을 통해 협업능력이 가장 많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며, 이어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상호작용 역량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한다. 둘째,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의 참여 경험을 통해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인 협업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상호작용 역량은 서로 유의미하게 연결되어 있다. 협업능력은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창의력, 상호작용과 강한 연결성을 보이며, 문제해결능력은 성공경험, 창의력과 강한 연결성을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는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학습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extent to which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perceive an improvement in their learning competencies through their experience of participating in the design and development processes of a board games. The research questions are as follows. First, what learning competencies do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perceive to have improved through the board game design and development process? Second, what are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 keywords of the learning competencies that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perceive to have improved through the board game design and development process? For this study, reflective journals from 97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who participated in the board game design and development process were analyzed. Specifically, keywords related to the learning competency improvement were derived, and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se keywords were analyzed. The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perceived that their collaboration skills improved the most through the experience of participating in the board game design and development process, followed by problem-solving skills, communication skills, learning transfer, and interaction skills. Second, the keywords related to learning competency improvement perceived by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were found to be significantly interconnected. Collaboration skills were strongly linked to problem-solving skills, communication skills, learning transfer, creativity, and interaction. Problem-solving skills were closely connected to experience of success and creativity. The results of this study provide valuable insights for designing and implementing tailored programs aimed at enhancing the learning competencies of low-achieving college students.
1. 서론
대학생의 학업 저성취는 개인의 학습뿐만 아니라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이다. 대학생의 학업 저성취 원인은 다양하지만, 낮은 학습 동기,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 효과적인 학습 전략 부재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이예다나, 고혜정, 2023). 이외에도 대학생의 학업 저성취 요인은 개인 요인, 학업 요인,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개인 요인으로는 낮은 학습동기, 낮은 자기효능감, 인지전략의 부재가 있으며, 학업 요인으로는 낮은 전공만족도, 고등학교와는 다른 대학 환경이 포함된다. 또한, 환경 요인으로는 사회적 지지의 부족, 과도한 성적 압박 등이 지적되고 있다(김소정 외, 2024). 각 대학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학습 동기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은 학습자의 수준과 저성취 원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박정은 외, 2019; 전영미, 2019).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방법 중 하나로 교수-학습의 과정에 다양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또는 게임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게임의 유형 중에서 보드게임(board game)을 활용한 학습동기 증진이나 학습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보드게임은 상황적 갈등이 있는 공간에서 두 명 이상의 사람이 보드(board), 카드(card), 주사위(dice), 타일(tile) 등을 사용하여 정해진 규칙(rule)에 따라 의미 있는 선택을 통해 상호작용하는 게임의 한 형태이다(이은정, 김효은, 2022). 보드게임은 단순한 오락 기능에서 교육 기능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으며,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습자의 인지능력, 문제해결능력, 학업성취도 향상에 효과적이다(강지순 외, 2018). 또한, 학습 흥미 유발, 학습 몰입 촉진, 학업성취와 자기효능감 증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김진수, 박남제, 2019; 정주영, 이미화, 2021). 이러한 이유로 보드게임은 다양한 교수-학습 과정에서 수업매체로 활용되고 있다(김혜영 외, 2017; Garris et al., 2002).
보드게임을 교수-학습 과정에서 수업매체로 활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Garris et al., 2002). 첫째, 게임에서 학습자는 전통적인 교수-학습 과정에서보다 ‘수행을 통한 학습’을 경험하게 된다. ‘수행을 통한 학습’에서 학습자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교수-학습 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경험한다. 둘째, 게임은 복잡한 주제에 대한 학습 증진에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교수-학습 전략의 하나로 게임을 활용하였을 때, 학습자의 학습동기 및 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Cordova & Lepper, 1996; Ricci et al., 1996). 셋째, 보상을 기반으로 한 게임에서 학습자는 다른 활동보다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높은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복잡한 주제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학습에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교수-학습 전략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보드게임을 수업매체로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직접 보드게임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교육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간호교육(강지순 외, 2018), 회계원리 교육(박연희 외, 2016), 러시아문화 교수법(이재정, 2021), 디지털 게임 개발방법론(최부호, 2021) 등 과목에서 보드게임 개발 과정을 적용하여 학습 역량을 향상시키고자 한 사례가 있었다.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는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학습자는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문제해결 및 학습 역량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김주희, 남윤경, 2022; 임수진, 이정욱, 2005). 학습자는 보드게임을 직접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학습동기 증진하고, 학습 관련 문제해결 역량을 강화하여 학습 자체뿐 아니라 대학 생활 전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임이랑, 오인수, 2016).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능동적인 참여 유도 및 학습동기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학에서 운영하는 학업 저성취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채 대부분 일반 재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을 일부 수정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김인숙 외, 2022; 박정은 외, 2019; 전영미, 2019). 따라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요구를 반영하여 학습 역량 향상과 참여 동기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학습동기 증진 및 학습 관련 문제해결력 강화를 위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과정을 적용하고, 이 과정에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의 참여 경험을 통해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는 학습 역량은 무엇인가?
연구문제 2.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의 참여 경험을 통해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한 학습 역량 키워드 간 관계는 어떠한가?
2. 이론적 배경
2.1.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학습 역량
대학생은 중⋅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주도적으로 교과목을 선택하고 자기주도학습을 하므로 스스로 학습을 계획하거나 학습을 수행하지 못하면 학업 적응에 실패하게 된다(Brady & Allingham, 2007). 학업 적응에 실패하는 대학생은 학업 저성취를 경험하거나 부적응 등 심리적 문제를 경험하기도 한다(McCall et al., 2000).
학업 저성취는 표준화된 성취도 점수를 바탕으로 기대되는 성취 수준과 실제 학업 수행 간 불일치 정도를 의미하며, 대학에서는 매 학기 학생의 학점을 기준으로 학업 저성취 여부를 판단한다(염민호 외, 2012; McCoach & Siegle, 2003). 대학생이 경험하는 학업 저성취의 요인은 개인 요인, 학업 요인,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박덕희, 2017; 임이랑, 오인수 2016; 주영아 외, 2013; 진성희 외, 2019). 개인 요인에는 자아존중감, 회복탄력성, 스트레스 대처 방식, 대인관계능력, 자기통제, 자기조절능력 등이 포함된다. 학업 요인으로는 학습동기, 강의만족도, 인지전략, 학습 습관 및 시간관리, 시험전략 등이 있다. 환경 요인에는 사회적지지, 대인관계 부족, 대학생활 부적응, 환경 통제 및 관리 취약 등이 포함된다.
학업 저성취 및 학사 경고를 경험하는 학습자는 학습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경험하게 된다(Barouch-Gilbert, 2016). 학업에 대한 효능감이 낮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생기며, 이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로 인해 대학 생활 전반에 걸쳐 낮은 만족도를 경험하게 된다(Fenning & May, 2013).
특히, 학습 역량 측면에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은 불규칙한 학습 습관, 낮은 동기, 낮은 자기조절 능력, 학업 어려움, 교수와의 의사소통 문제, 학업 준비 부족, 시간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학습에 대한 흥미와 가치를 느끼지 못하며 학습 동기가 매우 낮다(이종연 외, 2013; Balduf, 2009).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학에서는 교수학습개발센터 등을 통해 학업 저성취자를 대상으로 학습 역량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Hanger et al., 2011). 그러나 학업 저성취 대학생은 학습 동기가 낮으며, 학업 저성취에 대한 부끄러움과 자신감로 인해 자발적으로 학습 역량 향상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향이 낮다(김미경 외, 2022). 또한, 학업 저성취를 경험하는 대학생이 지각하는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 감정은 학습 역량 향상 지원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진다(양정모, 2022). 이러한 현상은 학업 저성취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제공한 결과이며, 이에 학업 저성취자의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개발 및 제공이 필요하다(이용진 외, 2017; 전영미, 2019).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목표를 가지고 있으면, 학습 상황에서 마주하는 장애물을 유연하게 해결하게 되고 이를 통해 학습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Feldman & Snyder, 2005). 이러한 측면에서 복합적인 요인으로 학업 저성취를 경험하는 대학생이 스스로 학습목표를 수립하고, 학습 상황에서 마주할 만한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는 학습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즉,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통해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학습 동기를 함양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학습 경험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제공이 필요하다.
2.2. 보드게임 개발 과정과 학습 역량 향상
2.2.1. 보드게임 개발 과정
게임 개발 과정은 기획, 프로그래밍, 그래픽 및 사운드 설계, 알파판 제작, 베타판 제작, 수정 및 보완, 게임 완성 및 출시 단계를 거친다(윤준희, 2020). 게임 개발 과정의 각 단계는 게임 영역 분석, 요구 분석, 게임 요소 분석, 게임 요소 설계, 게임 요소 구현, 테스트를 거쳐 게임이 정식적으로 배포되기 전까지 반복된다. 이처럼 특정한 목적으로 설계한 게임을 직접 구현하고 테스트하는 게임 개발 과정을 통해 게임 개발자는 정보 분석 능력,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의 역량 함양을 경험할 수 있다.
보드게임 개발 과정 역시 보드게임 기획 및 설계, 프로토타입 제작, 테스트 플레이, 수정 및 보완, 프로토타입 완성 단계를 거친다(김성곤, 2013; 김태일, 박도영, 2016). 첫째, 보드게임 기획 및 설계 단계는 게임을 하게 될 플레이어의 연령, 게임 테마와 스토리 등 전반적인 내용 기획과 게임 진행 방식, 난이도, 게임 구성요소 간 균형, 게임 구성물, 게임 박스, 게임 설명서 등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단계이다. 둘째, 프로토타입 제작 단계는 실제 플레이가 가능한 형태의 보드게임을 만드는 단계이다. 셋째, 테스트 플레이 단계는 프로토타입 형태의 보드게임을 시연하고 점검하는 단계이다. 넷째, 수정 및 보완 단계는 실제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수정하고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며 완성도 있는 보드게임이 될 수 있도록 보완하는 단계이다. 다섯째, 프로토타입 완성 단계는 프로토타입 테스트 플레이를 통해 수정 및 보완한 최종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단계이다.
2.2.2. 학습 역량
역량은 특정 역할 수행을 위해 내재된 능력으로 지식, 기술, 수행을 향상하기 위한 행동의 조합이다(이성아, 엄우용, 2013). 또한, 역량은 개인이 특정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일정한 조건이다(Swanson & Holton, 2009). 이러한 역량에는 개인의 우수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지식, 기술, 동기 및 기타 행동 특성이 모두 포함된다(Spencer & Spencer, 1993).
학습 역량은 인간의 전 생애를 통해 길러야 하는 역량으로, 자신의 학업을 원활하게 수행하여 성취감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다(양홍권, 2015). 학습 역량은 개인이 학습 과정에서 획득한 성향으로 자신의 문제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지식과 관련된 인지적 능력, 자기주도적 능력, 사회적 의사소통능력, 동기유발에 관한 태도가 포함된다(Klieme et al., 2008).
대학생의 학습 역량에는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학업 수행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역량이 포함되며, 여기에는 협업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학습동기 향상, 대인관계능력, 리더십, 상호작용 등이 포함된다(김동일 외, 2009; 김미경 외, 2022; 김소정 외, 2024; 김인숙 외, 2022; 박덕희, 2017; 유현숙 외, 2002; 임이랑, 오인수, 2016; 주영아 외, 2013; 진성희 외, 2019). 협업능력은 동료 학습자와 목표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학습을 수행하는 능력이다. 문제해결능력은 학습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 과정을 통해 해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의사소통능력은 타인과의 의사소통에서 주고받는 메시지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뜻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학습전이는 문제해결을 통해 얻은 지식과 방법을 이후 전공 학습 등에 적용하려는 변화를 의미한다. 학습동기 향상은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학습 수행 과정 및 결과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인관계능력은 팀원 간에 형성되는 심리적 관계나 긍정적 상호작용을 유지하고자 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학습 역량은 대학의 전공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2.2.3. 보드게임 개발 과정을 통한 학습 역량 향상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보드게임의 내용과 디자인을 구성하여 보드게임을 직접 만드는 과정이다. 학습자는 보드게임을 기획, 설계, 개발, 수정 및 보완하는 과정을 토대로 문제해결력 증진 및 학습 역량의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김주희, 남윤경, 2022; 임수진, 이정욱, 2005). 또한,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규칙의 구성과 변형에 대해 합의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전략적 사고 능력과 사회적 기술 및 협의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임수진, 이정욱, 2005). 나아가 학습자는 학습동기, 자기 주도성, 학습몰입, 학업 만족도, 학업적 자기효능감을 높게 지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업성취도, 의사소통 능력, 상호학습을 통한 문제해결력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강지순 외, 2018). 보드게임 개발 과정을 경험한 학습자는 학습 동기나 흥미, 성공적인 수행을 통한 만족감, 교수자 및 동료 학습자와의 상호작용, 학습 참여도 향상 등을 지각할 수 있다(이재정, 2021).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동료 학습자와 소통 및 협업을 통해 학습자는 문제해결역량 향상을 지각할 수 있다(김주희, 남윤경, 2022). 또한, 학습자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부정적인 사고가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주어진 학습 목표를 달성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박연희 외, 2016). 이러한 맥락에서 학습자의 보드게임 개발 과정에 대한 경험은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통한 친밀감과 몰입도 향상, 복잡한 과정을 정확하고 빠르게 수행하면서 즐거움과 흥미를 증가시키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다.
이를 종합해 보면 보드게임 개발 과정은 학습자의 학습 역량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학습자는 팀원 간의 활동을 통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협업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둘째, 흥미로운 활동과 구성을 통해 학습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발할 수 있다. 셋째, 학습자는 단계별 활동 수행을 통해 절차적 사고를 경험할 수 있다. 넷째, 학습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협업을 통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섯째,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을 완성하는 전 과정을 통해 성공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보드게임 개발 과정을 통해 학습자는 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료 학습자와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3. 연구방법
3.1. 연구대상
본 연구의 대상은 A 광역시에 소재한 4년제 사립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학업 저성취자를 위한 학습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한 97명의 대학생이다. 이들은 직전 학기 평균 평점 1.75점 미만(4.5점 기준)의 점수를 받은 자로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로 선정된 후, 공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구체적으로 2023학년도 2학기 성적이 확정된 후, 교무처에서 프로그램 참여 대상자를 선정하여 교수학습개발센터에 전달하였다. 이후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대상자에게 연락을 취해 최종 참여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프로그램은 이틀에 걸쳐 총 15시간 과정으로 운영되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의 정보는 <표 1>과 같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는 대부분 보드게임을 해본 경험은 있으나, 보드게임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과정은 경험하지 못한 상태였다.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을 위한 팀은 전공 계열, 학년 및 성별을 고려하여 이질적인 집단으로 4~5명씩, 총 20팀으로 구성하였다.
3.2. 연구절차
본 연구는 프로그램 설계, 프로그램 운영,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 분석 순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학습 역량 프로그램 설계 단계이다. 프로그램 설계는 보드게임 설계자이자 보드게임 운영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교육공학 박사 수료자 1인과 학습자 역량 향상 관련 프로그램을 다수 기획 및 운영한 경험이 있는 교육공학 박사 2인이 공동으로 수행하였다.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의 목적을 학업 저성취자의 학습 역량 향상으로 설정하고, 프로그램 목적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도구로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를 채택하였으며, 성찰지 작성을 위한 학습자 가이드를 개발하였다. 이후 15시간 동안 진행되는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대한 세부 프로그램과 교수-학습 전략을 설계하였다.
둘째, 프로그램 운영 단계이다. 프로그램은 본 프로그램의 설계 과정에 참여하고, 보드게임 설계 및 운영 강사로 활동 중인 교육공학 박사 수료자 1인이 2일에 걸쳐 15시간 과정으로 운영하였다. 또한,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한 교육공학 박사 1인이 학업 저성취자가 팀 활동을 통해 학습 문제 도출 및 문제해결 아이디어를 원활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보조 교수자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단계에서는 학습자가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성찰지에 상세히 작성할 수 있도록 교수자 및 보조 교수자가 안내하는 과정도 함께 이루어졌다.
셋째,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 분석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본 프로그램 설계에 참여한 3인의 연구자가 성찰지 분석을 위한 유목과 단위를 결정하였다. 이후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의 내용을 분석 유목과 단위에 따라 선행연구에서 도출한 학습 역량 강화 관련 키워드를 중심으로 학습자가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분석하였다.
3.3.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 개요
본 연구에서 운영한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의 단계와 세부 활동 내용은 <표 2>와 같다. 첫째, 팀 빌딩 단계로, 교수자는 이틀 동안 진행될 팀 활동을 위해 각 팀에서 팀장 선출, 팀 규칙 정하기, 역할 분담 등이 진행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또한, 팀워크 향상 및 학습자의 보드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 개발된 보드게임을 활용하여 아이스 브레이크 활동을 진행하였다.
둘째, 공감하기 단계로, 교수자는 학습자 개인이 가지고 있는 학습 문제를 도출하여 팀에서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포스트잇 작성법, 의견 수렴 및 학습 문제 선정 방법 등을 안내하였다. 구체적으로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 문제를 한 장의 포스트잇에 한 개씩 작성하도록 안내하였으며, 개인당 총 다섯 개의 학습 문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학습자는 개별로 다섯 개의 학습 문제를 도출한 후 팀 내에서 작성한 모든 학습 문제를 벽면에 붙여 학습 문제를 분류하거나 비슷한 학습 문제를 묶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교수자가 제시한 학습 문제 평가 기준을 통해 팀에서 공통으로 해결할 하나의 학습 문제를 도출하였다. 도출한 학습 문제를 바탕으로, 페르소나(persona)를 선정하고 인터뷰를 통해 페르소나의 상황을 분석하는 활동을 하였다.
셋째, 문제 정의하기 단계로, 학습자는 전 단계에서 수행한 페르소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결해야 할 학습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보드게임에 적용할 범위를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에 적용할 학습 문제의 원인을 선정하고, 이를 보드게임 스토리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교수자의 안내를 받았다. 학습자는 교수자의 안내에 따라 팀별로 팀에서 설정한 페르소나가 처한 학습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분석한 내용을 보드게임에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하였다.
넷째, 아이디어 도출하기 단계로,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학습 문제 원인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도출 및 선정 방법을 안내하였다. 동시에 도출한 아이디어를 보드게임 요소로 적용 가능한지 판단하는 방법도 안내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드게임 프로토타입 스토리에 적용할 학습 문제의 원인과 문제해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애물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법을 도출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학습자는 팀원 간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한 학습 문제 원인을 보드게임 스토리에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를 결정하였다. 구체적으로 게임 사용자가 경험하는 학습 문제 원인, 게임에 적용할 장애물, 학습 문제해결 과정이 이루어지는 보드게임의 시⋅공간에 대한 범위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다섯째, 프로토타입 제작 단계로, 이전 단계에서 도출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팀별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였다. 교수자는 보드게임 프로토타입 제작에 필요한 정보와 요소를 학습자가 파악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또한, 학습 문제해결 과정에 보드게임의 전체적인 스토리, 게임 진행 규칙, 게임에 필요한 시각 정보의 세부적인 조건을 계획하고 보드게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구체적으로 학습 문제와 관련한 전체 상황을 보드에 적용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미션 카드를 만들고, 타일을 활용하여 장애물이나 상금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을 다른 사람이 시연할 수 있도록 게임 목적, 게임 방법 등의 내용이 작성된 게임설명서를 제작하도록 하였다. 교수자의 안내에 따라 학습자는 팀 활동을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에 적용할 전체 스토리와 규칙, 시각 정보 및 세부 조건을 결정하고, 보드, 카드, 타일 등을 활용하여 초급 수준의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였다.
여섯째, 시연하기 단계로, 팀 내에서 프로토타입을 시연한 후, 1차 수정을 거쳐 교수자와 다른 학습자에게 시연한 후 피드백을 받았다. 이 피드백을 바탕으로 프로토타입을 수정 및 보완하였다.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팀 내, 팀 간 프로토타입 시연 및 피드백 공유 방법을 안내하였다. 학습자는 교수자의 안내에 따라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에 등장하는 인물과 인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과 장소에서 플레이어는 어떤 갈등을 경험하는지, 플레이어는 어떤 장애 요소를 극복해야 하는지, 플레이어에서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팀 내에서 보드게임 프로토타입을 1차 시연하였다. 이후, 수정 과정을 거쳐 프로토타입을 전시하고 다른 팀 학습자와 프로토타입 2차 시연하였다. 시연에 참여한 학습자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한 학습자에게 스토리에 대한 흥미, 메시지의 명확성, 프로토타입의 원활한 구현 여부, 규칙의 명확성 등이 포함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팀 외부 피드백을 반영하여 프로토타입을 수정하고 3차 시연을 한 후, 마지막 수정 및 보완을 통해 최종 프로토타입을 완성하였다.
일곱째, 성찰 단계로, 교수자는 학습자가 성찰지를 원활히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고, 학습자 간 성찰 내용을 공유하게 하였다. 학습자는 교수자와 보조 교수자의 안내에 따라 성찰지에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배운 점, 느낀 점, 실행할 점을 작성하였다. 이후 발표를 통해 동료 학습자와 함께 성찰 내용을 공유하였다. 이상의 과정을 통해 학습자가 개발한 프로토타입 결과물의 예시는 [그림 1]과 같다.
3.4. 자료 수집 및 분석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마친 후 학습자에게 A4 1~2장 분량의 성찰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구체적으로 교수자는 학습자에게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해 배운 점, 느낀 점, 실행할 점을 성찰지에 작성하도록 하였다. 특히, 학습자가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경험한 학습 역량 향상 측면에서 성찰하고, 이를 성찰지에 작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성찰지 작성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해 도출한 학습 문제, 아이디어 등이 작성된 포스트잇 및 이젤패드를 팀별로 강의실에 전시하게 하였다. 이후, 갤러리 워크(gallery work) 형태로 강의실 전체를 둘러보게 하여 자신의 팀과 다른 팀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학습자에게 이 과정을 통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의 전반적 경험을 회상하게 한 후, 성찰지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작성한 성찰지의 양이 적거나 수준이 낮은 경우 교수자 및 보조 교수자가 학습자가 자신의 의견을 자세히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성찰지의 질적 수준을 관리하였다.
학습자 성찰지 작성 양식은 [그림 2]와 같다.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의 사례를 일부 제시하면 [그림 3]과 같다.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는 내용분석법을 활용하여 분석하고, 키워드 간 관계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구체적으로 내용분석을 통해 학습자가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를 도출한 후, 키워드 간 관계를 살펴보기 위하여 SPSS 29.0을 활용하여 키워드 분석을 하였다. 내용분석법은 자료를 특정 단어와 범주를 기준으로 분류한 후, 이를 토대로 키워드를 정제하는 과정을 거쳐 도출한 단어와 범주에 대한 일치성을 도출하는 방법이다(류지은 외, 2016). 내용분석 단계에서는 연구자의 주관성을 최소화하고 신뢰도와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은경과 조대연(2022), 박지순(2022)의 연구방법을 활용하여 연구자 간 교차검증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내용분석을 하였다. 첫째, 연구자가 각자 학습자가 작성한 성찰지를 토대로 학습 역량 관련 단어를 도출하고, 교차검증을 하였다. 그 결과, 도출한 학습 역량 관련 단어는 총 480개였다. 둘째, 도출한 단어를 토대로 연구자 3인이 함께 분석 범주를 결정하였다. 분석 범주는 도출한 단어를 대표하는 키워드로서 학습자가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과 관련된 유사한 단어의 집합이다. 이 단계에서는 도출한 학습 역량 관련 단어의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연구자 간 논의를 거쳐 띄어쓰기 없이 붙여 교정하였다. 예를 들면, ‘문제해결 능력’은 ‘문제해결능력’으로, ‘의사 소통 능력’은 ‘의사소통능력’으로 교정하였다. 수식어가 포함된 핵심어의 경우에는 수식어를 삭제하고 명사 중심으로 정제하였다. 예를 들면, ‘동기가 올라감’은 ‘동기향상’으로 ‘전공학습에적용’, ‘대학생활에활용’은 ‘학습전이’로 교정하여 74개의 키워드를 도출하였다. 셋째, 동일한 의미를 가진 핵심어의 표기 방식에 차이가 있는 유의어의 경우 핵심어를 중심으로 키워드를 재범주화하였다. 예를 들면, ‘성공+완성경험’, ‘완성경험’은 ‘성공경험’으로, ‘단계별 과정’, ‘과정의 중요성’은 ‘절차적 사고’로, ‘뿌듯함’, ‘달성’은 ‘성취감’으로 정제하여 34개의 키워드를 도출하였다. 넷째, 연구자 3인의 키워드 범주를 결정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검토 과정 및 연구자 간 교차 검증 과정을 거쳐 ‘팀활동’, ‘협업’, ‘집단지성’은 ‘협업능력’으로, ‘문제해결’, ‘과정중요’는 ‘문제해결능력’으로, ‘소통방법’, ‘다양한의견’, ‘의견조율’은 ‘의사소통능력’으로 정제하여 총 15개의 키워드를 최종 도출하였다. 다섯째, 학습자가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살펴보기 위하여 도출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빈도 분석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의 키워드 분석은 다음과 같은 절차로 실시하였다. 첫째, 노드 크기, 연결 크기, 격자 레이아웃 기법을 활용하여 키워드 간 관계, 관계도 내 노드 간 경로, 집단 연결을 시각화하였다. 둘째, 학습자가 지각하는 학습 역량 관련 키워드의 출현 빈도를 의미하는 노드 크기를 중심으로 주요 키워드 간 관계를 살펴보았다.
4. 연구결과
4.1.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지각한 향상된 학습 역량 키워드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학업 저성취자가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성찰지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분석 결과,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는 총 480개가 도출되었다. 학업 저성취자는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협업능력(17.3%)이 가장 많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고 있었다. 또한, 문제해결능력(15.8%), 의사소통능력(8.5%), 학습전이(8.1%), 상호작용(7.1%) 순으로 자신의 역량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였다. 이외에도 성공경험(6.7%), 창의력(5.8%), 과정중요(4.6%) 등의 순으로 학습 역량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자의 성찰지 분석을 통해 도출된 학습 역량 키워드는 <표 3>과 같다.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도출된 학습 역량 키워드를 살펴보면, 학습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하는 팀 활동을 통해 협업능력(17.3%)이 가장 많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였다. 또한,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문제를 분석하고 팀원 간 의견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능력(15.8%)과 의사소통능력(8.5%)이 향상되었다고 지각하였다. 협업능력, 문제해결 및 의사소통능력과 관련된 학습자의 성찰 내용을 일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팀원과 활동을 하면서 다들 생각이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게 신기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팀원이 함께 만들고 진행하느라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고 재미있었다. (학습자 A8)
팀 학습을 하면서 조원들과 의견을 상의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잘 배웠습니다. 조원들과 함께 해서 협동력을 기를 수 있었고 학습 문제해결능력도 기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습자 A45)
다양한 사람과 함께 팀 활동을 하면서 각자가 가지는 고충이 있었지만 잘 극복하였고 팀워크와 협업능력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학교 열심히 다니면서 학업에 열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습자 A67)
팀 활동을 하면서 무겁지 않은 주제로 수정 보완하면서 작업을 완성시키는 게 성취감이 있었고, 문제를 풀어가면서 해결하는 데 혼자서는 하지 못해도 함께 해서 가능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습자 A90)
4.2.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지각한 향상된 학습 역량 키워드 간 관계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학업 저성취자가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를 토대로 관계도 분석을 실시하고, 관계도 노드 수, 연결 크기, 연결된 노드 간 관계 등을 확인하였다. 학습자가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 중 협업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상호작용은 서로 유의미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협업능력은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창의력, 상호작용과 강한 연결을 이루고 있는 반면, 흥미, 성공경험, 동기향상, 능동적 참여, 대인관계능력, 절차적 사고, 리더십, 성취감과는 비교적 낮은 연결성을 보였다. 문제해결능력은 성공경험, 창의력과 강한 연결을 이루고, 협업능력, 학습전이, 상호작용, 과정중요, 의사소통능력, 성취감, 리더십, 동기향상, 능동적 참여, 대인관계능력과는 비교적 낮은 연결성을 보였다. 의사소통능력은 모두 키워드와 약한 연결을 이루고 있었다.
한편,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 중 비판적 사고는 본 연구결과에서 도출한 학습 역량 관련 키워드와 별다른 관계가 없었다. 분석을 통해 도출된 학습 역량 키워드 간의 관계는 [그림 4]와 같다.
[그림 4]의 결과를 통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해 학업 저성취자의 협업 능력과 관련 있는 역량은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학습전이, 상호작용임을 알 수 있다. 즉,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학습자가 협업 능력의 향상 정도를 높게 지각할수록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학습전이, 상호작용 역량 또한 향상됨을 지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해결능력의 경우, 창의력, 성공경험, 학습전이와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학습자가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높이 지각할수록 창의력, 성공경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의사소통능력의 향상 정도와 다른 학습 역량의 향상 정도 간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사소통능력은 협업능력이 향상됨을 지각하는 학습자가 지각하는 역량 중 하나로 나타났으며, 이는 의사소통능력이 다른 학습자와의 협업 속에서 문제해결을 하는 과정을 통해 향상되는 역량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학업 저성취자 대상 학습 역량 향상 프로그램에는 학습자가 협업을 통해 팀 구성원과 문제를 정의하고 다양한 해결 방법으로 비구조화된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협업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이 향상됨을 지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업 저성취자를 대상으로 하는 학습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다른 학습자와의 협업을 통한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지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 및 운영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가 작성한 협업능력 및 문제해결능력 관련 내용을 일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로 낸 문제를 보드게임으로 만들면서 해결해보는 게 재미있었고, 개인의 생각보다 여럿이 의견을 맞추며 도출한 결론이 훨씬 합리적인 결과임을 깨달았습니다. (학습자 A21)
모르는 사람들과 팀을 한다는게 걱정이 되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고 좋은 분들인 걸 알게 되었다. 좋은 팀원을 만나는 것은 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은 바뀌게 되었습니다. 같이 힘을 합쳐 만들고 나니 뿌듯했습니다. (학습자 A54)
프로젝트에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팀활동을 통해 의견을 조율하면서 처음 아이디어와는 달라졌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상호작용을 하면서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습자 A83)
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학업 저성취 학습자의 성찰지를 분석하여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를 도출하고, 키워드 간 관계를 탐색하였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논의와 결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업 저성취 대학생은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협업능력의 향상을 가장 많이 지각한다. 이어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상호작용 역량이 향상되었음을 지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보드게임 제작 과정에서 학습자가 지식을 습득하고 구체적인 학습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동기부여에 긍정적 변화를 준다는 박연희 외(2016)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또한, 보드게임 개발 과정이 학습자의 문제해결력과 학습 역량 향상에 기여한다는 강지순 외(2018), 김주희, 남윤경(2022), 임수진, 이정욱(2005)의 연구 결과와도 부합한다.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학업 저성취자는 협업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지각하고 문제해결 과정에서의 성공 경험을 통해 학습 동기가 향상되었다. 학습자는 팀원과의 지속적인 토의를 통해 협업하여 보드게임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학습 역량과 학습 동기 향상을 동시에 경험하였다. 즉, 학업 저성취 대학생의 학습에 대한 참여도 및 흥미를 높이기 위하여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학습목표로 하여 자신의 학습 문제해결과 학습목표 달성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활동이 학습자의 학습 역량 및 학습 동기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둘째,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을 통해 지각한 학습 역량 향상 관련 키워드인 협업능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상호작용은 서로 유의미하게 연결되어 있다. 협업능력은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학습전이, 창의력, 상호작용과 강한 연결을 이루고 있다. 문제해결능력은 성공경험, 창의력과 연결성이 강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보드게임은 학습자의 인지능력, 문제해결능력 및 학업성취도 향상에 효과적이라고 한 강지순 외(2018)의 연구와 보드게임을 매체로 활용하였을 때‘수행을 통한 학습’에서 학습자가 참여와 몰입을 통해 교수-학습 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Garris 등(2002)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이외에도 보드게임 디자인을 구성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학습자는 지식 및 소양뿐만 아니라, 문제해결력 증진, 학습 역량, 의사소통을 통해 사회적 기술, 협업 능력 향상을 지각한다는 김주희, 남윤경(2022), 임수진, 이정욱(2005)의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 한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에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이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협업능력과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은 다른 학습 역량과 관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한 학업 저성취자는 보드게임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하고 통합적 사고 능력을 발휘한다. 그 과정에서 타인과의 공감, 타인과의 의사소통, 협업 능력 등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와 능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학업 저성취는 거듭된 학습의 실패로 인하여 새로운 학습 과정에 도전하고자 하는 경향이 낮으며 학습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많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드게임과 같은 학습자에게 친숙한 매체를 직접 설계 및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학업 저성취자 대학생은 학습 참여 및 팀 활동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동시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오는 성취감과 함께 다양한 학습 역량 향상을 동시에 지각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학업 저성취 대학생을 위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학업 저성취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일반 학습자 대상 프로그램과 달리 학습자의 참여도 및 흥미를 높임과 동시에 학습 역량 향상을 목표로 기획 및 운영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학업 저성취 대학생, 학사경고자, 학업 위험군 등 다양한 형태로 중도탈락 위기에 놓여 있는 학습자의 학습동기, 학업수준, 학습흥미, 관심사 등을 고려하여 학습자가 직접 참여하여 학습성공경험을 할 수 있는 형태의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학업 저성취 대학생을 위한 학습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수자 또는 운영자는 다양한 학습 역량 간 관계를 살펴보고, 학습 역량 강화 전략을 수립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학업 저성취 대학생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학업 저성취 대학생에게 필요한 다양한 학습 역량을 동시에 함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하는 데 있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업 저성취 대학생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교수자 및 운영자를 위한 세부 절차와 운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셋째, 학업 저성취자 대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하여 학업 저성취자의 특성과 학업 저성취자가 갖추어야 할 학습 역량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설계 및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학업 저성취자가 긍정적인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대학의 교수학습개발센터 또는 비교과 프로그램 관련 부서에서는 다양한 학습자 참여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 결과는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소요된 시간의 제약으로 학습자가 지각하는 학습 역량 향상에 대한 인과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 활용한 성찰지 외에도 학습자의 객관적인 학습 역량 향상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방법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제공하여 학습자가 보드게임 설계 및 개발 과정에 참여하여 개발한 프로토타입을 실제 자신의 학습 문제해결에 적용하고, 이를 수정, 보완, 및 성찰하는 과정에서 향상된 학습자의 학습 역량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지표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