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개발 연구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University Liberal Arts Curriculum Convergence Stand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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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대학의 교양교육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를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문헌분석과 두 차례의 델파이조사를 통해 대학 교양교육과정 구성 범주에 따른 융⋅복합 준거를 개발하였다.
연구 결과, 대학 교양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범주로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 네 가지 범주를 설정하였고, 교양교육과정의 융⋅복합 유형은 교과 내와 교과 간 융⋅복합 유형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준거를 설정하였다. 각 유형별 준거에 따른 판단 질문을 3~4개씩 구성하여 총 14개의 판단 질문을 개발하였다. 각 준거 별 판단 질문은 해당 준거를 대표할 수 있는 포괄적인 질문들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연구 과정과 결과를 통해 본 연구는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교과 내와 교과 간 융⋅복합의 구체적인 준거를 개발함으로써, 교양교육의 설계와 운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는 교양교육에서 융⋅복합적 사고를 함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다양한 학문적 시각을 통합하는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목표 설정, 내용 구성, 수업 방법, 평가 등 각 과정에서 융⋅복합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교육과정 운영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velop standards for the convergence of liberal arts curriculum as a way to effectively operate liberal arts education in universities. To this end, through literature analysis and two rounds of Delphi surveys, convergence standards were developed according to the categories of university liberal arts curriculum organization.
As a result of the study, four categories—goals, contents, methods, and evaluation—were established as key components of the university liberal arts curriculum. The convergence types of the liberal arts curriculum were divided into two types: intra-curricular and inter-curricular convergence, with specific standards set for each type. A total of 14 judgment questions were developed, consisting of 3 to 4 judgment questions based on the standards for each type. These judgment questions were designed as comprehensive inquiries that could represent each standard.
Through these research processes and results,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at it established specific standards for the more systematic operation of convergence education in university liberal arts curricula. In particular, it is meaningful as it provides guidelines that can be applied to the design and operation of liberal arts education by developing specific standards for both intra- and inter-disciplinary convergence. It is believed that this can contribute to cultivating convergent thinking in liberal arts education and offer practical assistance in designing curricula that integrate various academic perspectives. Furthermore, it is expected that such an approach will enhance the consistency of curriculum operation by specifically proposing ways to promote convergent thinking throughout processes such as goal setting, content organization, teaching methods, and evaluation.
1. 서론
현대사회는 예측 불가능한 사회적 변화와 디지털 테크놀로지 등의 빠른 발달로 어느 한 분야의 전문 지식만으로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홍병선, 2016). 따라서, 융합적 지식 혹은 융⋅복합 사고가 요구되고 있으며(박고운, 2024; Okamura, 2019), 융⋅복합적인 틀을 통해 해결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가까운 미래에는 학제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거나 무너질 것이며 이를 아우르는 새로운 분야로 대통합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권성호⋅강경희, 2008).
이와 관련하여 많은 대학은 융합의 필요성과 전망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서 융⋅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문 영역을 통합하고, 융⋅복합 교과목을 개발하거나 융⋅복합 교육과정으로 개편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융⋅복합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융⋅복합 역량이 실제 성취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며, 융⋅복합교육은 오히려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한다(김인, 2019). 이러한 융⋅복합교육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에서는 다양한 요구와 사회의 변화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학자들 간에 상당히 오랜 기간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오늘날 그 취지나 효용성에 대한 반론이 어려운 상황으로까지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박일우, 2016).
하지만, 융⋅복합교육에 대한 이러한 필요성과 논의와는 다르게 융⋅복합에 대해 합의하고 있는 개념이 부재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매우 활발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판단된다. 교육부(2015) 역시 다양한 논의 끝에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정의하면서, “21세기 지식융합사회를 주도해 나갈 글로벌 창의인재, 글로벌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예측하여 미래를 개척하며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고전적인 틀을 넘어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융⋅복합교육의 목표로 두고 있음을 정의한 바 있다. 이후에도 대학 간 경계를 허물고 첨단분야의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혁신융합대학 성과를 공개하는 등(2024) 융⋅복합과 관련하여 대학교육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미래사회 변화에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하고 새로운 것을 창안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학교육의 변화와 시대적으로 추구하는 인간상의 변화는 대학의 교양교육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의 중등교육은 입시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 태도, 가치관 등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여 전공교육만으로는 대학교육이 구성될 수 없음이 지적되어 왔다(박순애, 오성호, 박혜원, 2010). 국내에서는 교양교육을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과 자유교육(liberal education)으로 구분하여 정의한다(이혜주, 2021). 일반교육은 인간이 전문 직업인으로서가 아닌, 전인적 인격체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의미하며, 공동체가 공유하는 규범과 가치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다. 그에 비해 자유교육은 특정한 목적에 따른 수단으로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교육을 넘어,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인격도야를 강조하는 교육이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국내 많은 대학들이 운영하는 교양교육은 간학문적 특성을 가지며, 자유교육과 일반교육이 포괄된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다(윤유진, 2020). 이러한 논의 외에도 홍석민(2022)은 교양교육과정 각 영역들과 그 안의 교과목들을 연결시켜 융합적 창의성 제고를 가능하게 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고, 백승수(2017)는 대학마다 교양교육의 특성화를 위해 교육이념과 인재상을 재정립하고 핵심역량 기반 교양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모형 연구의 시작이 필요하며, 교양교육과정 내용을 차별화, 보편화, 융합화의 관점에서 완전히 혁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이 교양교육에서 융⋅복합 교육은 기초지식과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한 이후에 적용되고 강화될 필요가 있다(박고운, 2024). 이와 유사하게 한국교양기초교육원(2022)은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에서 교양교육의 목표 가운데 하나로 ‘융합적 사고 능력과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함양’을 제시하면서 융⋅복합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또한, 교양교육에 있어서 융⋅복합교육과 관련된 선행연구는 융⋅복합교육의 개념 분석(최현철, 2015), 융⋅복합 교과목 개발 및 설계(윤희정, 2022; 이희용, 2012), 수업 모형 개발(임정훈, 2020), 융⋅복합교육의 현황 및 실행 방안(박고운, 2024; 박일우, 2016; 홍병선, 2016) 등 기초연구부터 실행연구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융⋅복합교육에 대한 이해 부족과 융⋅복합 교과목 기준의 모호함 때문에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자에는 융⋅복합교육을 시도하는 것조차도 어려움이 있다.
국내 대학에서 ‘융⋅복합’이라는 키워드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것은 2000년대 이후로, 학제 간 교육, 융⋅복합전공교육, 융합전공, 융합교육 등의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융⋅복합 개념은 통합(integration), 종합(synthesis), 통섭(consilience) 등과 같은 유사 용어들이 많고 불리는 이름 또한 다양하다. 융합과 복합을 비롯하여 통합 등의 개념적 의미는 서로 다른 차이와 범위를 나타내지만, 교육 분야에서 활용되는 융⋅복합교육은 개별 교과목이나 전공 영역 혹은 서로 다른 학문 분야가 연계되거나 재구조화되는 교육 형태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명확하게 구분되기 어렵다(김상희, 2021; 임정훈, 2020; Klein, 1990).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보편성을 추구하는 대학 교양교육의 의미를 고려하여 융⋅복합과 관련된 용어의 개념을 융합과 복합의 사전적 정의와 선행연구들의 정의를 종합하여, ‘단일 교과나 교과 간에 연계 및 재구성되는 형태’로 정의하고자 한다.
이렇듯 본 연구는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대학 교양교육과정의 융⋅복합 준거를 도출하여 학문적 시사점과 교양교육에 있어서 융⋅복합을 시도하고자 하는 교⋅강사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본 연구의 목적을 두었다.
2. 이론적 배경
2.1. 융⋅복합 교육의 의미와 방식
현대 사회의 기술과 산업구조가 급변함에 따라, 대학 교육도 이에 발맞춰 융⋅복합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학이 육성해야 할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정연재(2017)는 이와 같은 변화를 반영하여, 대학 교육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지식을 탐구하고 평생 동안 요구되는 자기형성 능력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융⋅복합 교육은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통합하여 학생들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김선영, 윤승준, 김인영, 홍수진, 2023).
융⋅복합은 융합과 복합의 합성어로, 국립국어원 표준대사전의 사전적 의미를 중심으로 융합과 복합의 의미를 살펴보면, ‘융합’은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물리적 결합에 초점을 둔 통합과는 달리 화학적 결합을 나타낸다(최재천, 2012). 즉 융합은 이질적 요소가 결합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며(박선형, 2010), 외형적 변화보다는 내용적 변화를 지칭한다(최현철, 2015). 반면 ‘복합’은 두 가지 이상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개별 요소들이 모여 전체를 구성하지만, 각각의 요소들은 본래의 특징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여전히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융합과는 개념적 의미와 성질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통합과 동일 용어로 사용되기도 하나(윤희정, 2022), 통합은 형질의 변화 수반 여부와 관계없이 합쳐지는 모든 경우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융합과 복합을 포함하는 상위개념으로 보기도 한다(권수미, 2012; Klein, 2005; 김상희, 2021).
융합과 복합을 비롯하여 통합의 개념적 의미는 서로 다른 차이와 범위를 나타내지만, 교육분야에서 활용되는 융⋅복합교육과 통합교육은 개별 교과목이나 전공 영역 혹은 서로 다른 학문 분야가 연계되거나 재구조화되는 교육 형태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명확하게 구분되기 어렵다(김상희, 2021; 임정훈, 2020; Klein, 1990).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학교급에 따라 용어의 사용이 다소 차이가 있는데, 초중등 교육기관에서는 통합을, 고등교육기관에서는 융⋅복합을 주로 활용한다. 초중등 단계에서는 통합교과의 영역에서 일부 교과가 운영되고 있고, 고등교육단계에서는 교과목뿐 아니라 전공 교육과정의 다양한 영역에서 융⋅복합 용어가 활용된다(윤희정, 2022). 이는 교육의 단계별 목적과 학습자의 발달 수준에 따른 접근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초중등 교육이 기초적이고 종합적인 교육을 지향하는데 반해 고등교육은 전공교육을 통한 전문성 심화뿐 아니라 교양교육을 통해서도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습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즉 초중등교육에서는 개별 교과 단위에서 상호 연계성을 가진 통합교과로서의 특징을 나타내며, 고등교육에서의 융⋅복합 접근은 단순히 여러 학문이나 기술을 나열하거나 병렬적으로 결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상호 작용하여 새로운 학문적, 교육적 통찰을 창출하도록 설계된 접근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융⋅복합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연구자마다 융⋅복합을 설명하는 내용은 다양하다. 이희용(2012)은 융⋅복합을 다양한 학문 분야의 기본 지식을 비롯하여, 인문, 사회, 예술과 과학기술 간의 연결과 조화를 꾀하는 것으로 보았고, 홍성기(2019)는 특정한 관점과 맥락에서 사물을 보는 것, 맥락변화에서 관점변화로 또는 그 역관계에서 보는 것, 고착화된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 등의 형태로 융⋅복합을 설명하고자 하였다. 한기호(2016)는 융합과 통섭이 학문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공통점을 가진다는 점에서 융⋅복합의 의미를 고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차윤경 외(2014)는 융⋅복합 교육이 학문의 독자성을 존중하면서,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해 자율성, 학문 간 연계성, 맥락성, 다양성의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식을 융합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교육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다양한 교과 또는 전공이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기술하는 맥락속에서 융⋅복합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 학자들 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Applebee et al., 2007), 학자들은 현상의 속성에 대한 명확한 합의 없이 통합된, 간학문적, 다학문적, 초학문적, 교차 학문적(cross-disciplinary), 또는 종합 학문적 등의 다양한 용어를 사용하여 융⋅복합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박주호, 이종호, 2013:101).
따라서 융⋅복합 의미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융⋅복합 교육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는 융⋅복합 수업을 설계하거나 결과를 분석할 때, 다양한 관점들을 입체적으로 고려하여 융⋅복합 교육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박주호, 이종호, 2013). 융⋅복합의 방식과 관련하여, 학문 탐구과 교육활동에서 다루어지는 융⋅복합에 대한 일반적인 접근을 먼저 살펴보면 <표 1>과 같다(박주호, 이종호, 2013:101-102; Drake & Burns, 1993; Klein, 2006; Petrie, 1992).
교과 간 융⋅복합 방식과 관련해서는 <표 2>와 같이 Fogarty(1995)의 10가지 모형이 대표적이며, 이는 융⋅복합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이론적 근거를 제시해준다.
융⋅복합 교육의 방향뿐 아니라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는 위 접근들은 융⋅복합 교육의 구체적 준거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융⋅복합 교육의 목표와 방향 설정뿐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준거를 설정함으로써 교수자가 자신의 교과목이 융⋅복합적 요소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정이나 개선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 대학 교양교육에서의 융⋅복합 교육
대학에서의 융⋅복합 교육은 전공교육뿐 아니라 교양교육에서도 양적으로 교과목 신설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융⋅복합 교육의 적용과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전공과 교양 과목의 단절된 운영 방식, 교육과정 재구성의 어려움, 계열별 교수들 간 협력의 어려움, 그리고 융⋅복합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수진의 전문성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박고운, 2024; 이민경 외, 2021; 이하준, 2022). 대학의 교육과정이 융⋅복합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융⋅복합 역량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히려 융⋅복합 교육이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김인, 2019). 또한 일부 교과목은 융⋅복합의 본래 목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단순히 병렬적인 학문 결합에 그치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로 인해 교과목의 교육적 목적이 융⋅복합적 사고 향상보다는 대학의 특성화나 외부 요구에 따라 설정된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된다(홍병선, 2016).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학 교양교육에서의 융⋅복합 교육은 여전히 중요한 교육 혁신의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고, 융⋅복합 교육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대학교육을 통한 융⋅복합교육은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에서의 융⋅복합 교육은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지적 자양분을 얻을 수 있도록 다학문적이고 학제적인 융합 교육을 시행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일”로 여겨지며(손동현, 2019:127), 포스트휴먼 시대에는 융합적 지식을 이해하고 융합적 사고를 기르는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다(손동현, 2019).
특히 융⋅복합 교육은 기초 지식과 전문적인 지식을 충분히 습득한 이후에 교양교육에서 더욱 강화되고 적용될 필요가 있다. 전공 교육이 전문적 지식의 함양을 목표로 한다면, 교양교육은 융⋅복합 교육이 추구하는 융합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교양교육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사회와 자연에 대한 학문을 융합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는 분야로서, 융합적 창의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홍석민, 2022). 따라서 교양교육은 분화된 지식을 넘어, 기초적이고 보편적인 지식과 함께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지식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 분야로서, 융⋅복합 교육의 핵심 요소가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박고운, 2024).
이러한 이유로, 교양교육에서의 융⋅복합 교육은 단순히 다양한 학문적 시각을 결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종합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정연재, 2017; 홍병선, 2011). 이러한 교육과정은 협동, 토론, 발견과 탐구, 문제중심 학습 등의 다양한 교수법을 통해 구현되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박휴용, 2018). 아울러 융⋅복합 교육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양수연과 이다민(2019)은 교양 교과목 운영 시 강의, 발표, 토론, 논증적 글쓰기와 같은 다양한 교수법을 활용하며, 교수자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팀티칭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은 교육의 깊이를 더하고, 학생들이 융합적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임정훈(2020)도 융⋅복합 교양 교과목 개발 시 교수자들의 팀티칭을 강조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교수자들이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반면, 허영주(2013)는 팀티칭을 통해 오히려 다양한 학문 분야를 연결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 있어, 교수와 학생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방해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는 융⋅복합 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육내용뿐 아니라 적절한 교수-학습방법의 적용 및 수업 참여자 간에 깊이 있는 상호작용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융⋅복합 교육에 대한 명확한 교육 목표와 준거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정의 설계와 운영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융⋅복합 교육이 단순한 형식적 융합을 넘어, 실제로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3. 연구방법
3.1. 연구대상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와 2차례에 걸친 델파이조사 방법을 통해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개발 연구를 진행하였다. 델파이 방법은 ‘두 사람의 의견이 한 사람의 의견보다 정확하다’는 계량적 객관성의 원리와 ‘다수의 판단이 소수의 판단보다 정확하다’는 민주적 의사결정의 원리에 논리적 근거를 둔 일종의 패널식 조사연구 방법이다(이종성, 2001: 이종승, 2009). 델파이 패널 선정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전문성 분야를 중요시하여 관련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교육과정 전공자, 델파이조사 및 고등교육 전문가, 대학 교양교육 강의 경력자 등으로 <표 3>과 같이 구성하였다. 특히, 융⋅복합 준거에 대한 내용타당도 검토를 위해 관련 경력과 교육과정 전공자를 중점적으로 전문가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3.2. 연구내용, 방법 및 절차
본 연구는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에 대한 델파이조사의 내용타당도를 검토하기 위해 내용타당도 비율(Content Validity Rate: CVR)을 산출하였다. 내용타당도 비율이란, 중요도에 대한 일치된 의견을 양화(quantifying consensus)한 것으로, 내용타당도 비율을 도출하는 공식은 ‘CVR=Ne-(N/2)/(N/2)’이다. Ne는 ‘중요하다(4점)’, ‘매우 중요하다(5점)’에 응답한 응답자 수를 의미하고, N은 전체 델파이 전문가 수를 의미한다(Lawshe, 1975). 본 연구에서는 Lawshe(1975)가 제시한 델파이 전문가 수 12인에 따른 내용타당도 비율(CVR)의 최소값 .56으로 설정하였다.
델파이 조사 결과는 Micro Office Excel 2020을 활용하여 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였고, 전문가들의 서술형 피드백 의견은 내용타당도 비율을 고려하여 연구자 간 협의를 통해 반영과 미반영을 결정하였다. [그림 1]은 본 연구의 내용과 방법 및 구체적인 절차이다.
4. 연구결과
4.1.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초안 개발
본 연구에서는 여러 선행연구(김상희, 2021; 김인, 2019; 박고운, 2024; 박선형, 2010; 박휴용, 2018; 임정훈, 2020; 정연재, 2017; 차윤경 외, 2014; 최재천, 2012; 허영주, 2013; Applebee et al., 2007; Drake & Burns, 1993; Fogarty, 1995; Klein, 1990) 및 연구자간 협의를 바탕으로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초안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을 교과 내 융⋅복합(A)과 교과 간 융⋅복합(B)으로 구분하였고,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범주별로 각각의 준거를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각 유형별로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 교육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교과 내 융⋅복합 및 교과 간 융⋅복합에 대한 준거와 초안에 대한 설명은 <표 4>와 같다.
우선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의 교과 내 융⋅복합에 대한 준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본 연구에서는 교과 내 융⋅복합을 단일 교과 내에서 학문적 통합을 이루는 방식으로 보았다. 이에 대한 준거는 크게 4가지이며(목표설정의 독립성 및 연계성, 주제와 학문의 계통성(수직적 통합성), 수업방법의 체계적 다양성, 평가방법의 체계적 계열성), 각 준거별 판단질문을 3개씩 설정하여 총 12개의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각 준거를 중심으로 본 연구에서 정하는 개념적 접근을 설명하면, 목표 범주의 ‘목표설정의 독립성 및 연계성’은 교과 내에서 설정된 목표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계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일관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내용 범주의 ‘주제와 학문의 계통성(수직적 통합성)’은 교과 내에서 다루는 주제들이 논리적이고 계열성 있게 구성되어야 하며, 주제 간 상호 연관성을 고려하여 일관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기준이다. 방법 범주의 ‘수업방법의 체계적 다양성’은 다양한 수업 방법이 체계적으로 활용되며, 이러한 방법들이 학습 목표 달성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를 통해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심화된 학습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평가 범주의 ‘평가방법의 체계적 계열성’은 교과 내에서의 평가 방법이 학습 목표와 일관성을 유지하며, 다양한 평가 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교과 내 융⋅복합 유형에서는 내용과 평가 범주에서 계열성이 강조되는데, 교육과정 구성에서 고려해야 할 요건 가운데 내용의 위계, 논리적 순서 등을 검토하는 계열성은 영역 간 또는 교과 간의 중복이나 누락 등이 없는지를 검토하는 것이다. 교과 내에서는 대학생이 성취하기에 교육내용의 수준이 적절한지, 교육내용이 목표를 포괄하고 있는지, 영역별 또는 교과별 교육내용의 배타성 등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은 교과 간 융⋅복합에 대한 준거이다. 이에 대하여 본 연구는 여러 교과 간의 학문적 연결성을 통해 학습 경험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보았다. 마찬가지로 교과 간 융⋅복합의 준거를 4가지로 구분하고(목표설정의 다양성 및 균형성, 주제와 학문 간 연계성(수평적 통합성), 수업방법의 교수자 간 협력적 다양성, 평가방법의 종합적 일관성), 각 준거별 판단질문을 3개씩 설정하여 총 12개의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각 준거를 중심으로 본 연구에서 정하는 개념적 접근을 설명하면, 목표 범주의‘목표설정의 다양성 및 균형성’은 여러 교과 간의 목표가 균형 있게 설정되고, 학문 간 연계성을 고려하여 통합적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내용 범주의 ‘주제와 학문 간 연계성(수평적 통합성)’은 교과 간의 주제가 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며, 학문 영역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제공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방법 범주의 ‘수업방법의 교수자 간 협력적 다양성’은 여러 교수자가 협력하여 다양한 교수 방법을 통합적으로 적용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교과 간 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평가 범주의 ‘평가방법의 종합적 일관성’은 평가 방법이 교과 간의 학습 목표와 내용을 반영하여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며,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기준이다.
교과 내 융⋅복합 및 교과 간 융⋅복합에 대한 준거별 판단질문 초안은 <표 5>와 같다. 각 유형별로 4개의 준거, 준거별 3개의 판단질문을 구성하여 총 12개의 질문 초안을 개발하였다.
4.2.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타당화
4.2.1. 1차 델파이 조사 결과
본 연구에서는 대학 교양교육과정의 융⋅복합 준거에 대한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 앞에서 개발한 초안을 바탕으로 1차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다. 전문가들의 내용타당성 평가는 준거별 판단질문에 대한 중요도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는 <표 6>과 같다. 각 질문에 대한 내용타당도 비율(CVR)은 최소 .67에서 최대 1.0까지의 값을 나타냈으며, 이는 본 연구의 델파이 전문가 수 12인에 따른 내용타당도 비율(CVR)의 최소값 .56을 상회하는 값을 나타내었다. 한편 각 판단질문에 대한 평균은 전반적으로 4점 이상의 높은 평점을 나타내었으나, 교과 간 융⋅복합 영역에서 B-4.2 질문(다양한 평가 방법이 통합되어 실생활과 연계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가?)의 평균이 상대적으로 낮은 3.92점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정량적 수치상으로는 기준값을 충족하고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전문가들의 서술형 피드백 의견(<표 7>, <표 8> 참조) 및 내용타당도 비율을 고려하여 준거의 수정⋅보완을 진행하였다.
한편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교과 내) 준거별 판단질문에 대한 전문가 의견 및 이에 대한 반영사항은 <표 7>과 같다. 목표설정의 독립성 및 연계성 준거의 경우, 전문가들은 교과의 고유한 지식체계와 다른 학문적 관점을 동시에 반영하는 목표 설정이 어려울 수 있음을 지적했다. 다만 목표 설정이 적절히 이루어지면 주제 간 연계가 자연스럽게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융합교육에서 학문 고유성을 중시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제와 학문의 계통성 준거의 경우, 융⋅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지식과 주제 간의 관계성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 학습 내용은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계열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 주요 의견으로 제시되었다. 수업 방법의 체계적 다양성 준거의 경우, 교수법에 대한 구체적 사례 제시가 필요하다는 점, 체계적이고 다양한 수업 방식을 통해 학습자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평가 방법의 체계적 계열성 준거에 대해서는 평가가 학습 목표를 반영하고 있는지에 중점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으며, 다양한 평가 방법의 활용 여부를 묻는 질문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준거 및 판단질문의 내용을 검토하여 수정⋅보완을 진행하였다.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교과 간) 준거별 판단질문에 대한 전문가 의견 및 이에 대한 반영사항은 <표 8>과 같다. 목표설정의 다양성 및 균형성 준거의 경우, 전문가들은 목표 설정에서 융⋅복합의 통합적 모습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경우, 내용, 방법,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였다. 또한, 강좌의 목표에 따라 교과 간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과 모든 교과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설정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주제와 학문 간 연계성 준거의 경우 전문가들은 융합교육의 핵심이 교과 간 연구 방법이나 적용적 차원에서 통합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병렬적인 통합보다는 교과 간 상호 연관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성과 흥미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학습 방법이나 학문적 선행지식이 요구된다고 언급하였다. 수업방법의 교수자 간 협력적 다양성 준거의 경우 수업 방법의 고안과 적용을 구분하여 표현할 필요가 있다는 점, 교과 통합이 곧 협력적 교수법을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이를 명확히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하였다. 평가방법의 종합적 일관성 준거의 경우 평가가 목표, 내용, 방법과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표현이 어색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고, 실생활과의 연계를 고려한 평가가 교과에 따라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준거 및 판단질문의 내용을 검토하여 수정⋅보완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1차 델파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수정안은 <표 9>와 같다.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교과 내 유형과 교과 간 유형에서의 세부 판단질문을 수정⋅보완하였으며, 방법 및 평가 범주에서의 판단질문을 기존 3개에서 4개로 확대하여 교과 내 융⋅복합, 교과 간 융⋅복합 유형별로 판단질문을 총 14개씩 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판단질문의 내용을 포괄하는 준거 명에 대해서도 의미를 재검토하여 명칭을 일부 수정하였다. 교과 내 유형에서는 ‘주제와 학문의 계통성’을 ‘주제와 개념의 연관성 및 계열성’으로, ‘수업방법의 체계적 다양성’을 ‘수업 방법의 다양성 및 적절성’으로, ‘평가방법의 체계적 계열성’을 ‘평가의 일관성 및 다양성’으로 준거 명을 수정하였다. 교과 간 유형에서는 ‘목표의 다양성 및 균형성’을 ‘목표의 균형성 및 연계성’으로, ‘주제와 학문 간 연계성’을 ‘학문 간의 연계성 및 공통성’으로, ‘수업방법의 교수자 간 협력적 다양성’을 ‘수업 방법의 다양성 및 교수자 간 협력성’으로, ‘평가의 종합적 일관성’을 ‘평가의 포괄성 및 다양성’으로 준거 명을 수정하였다.
4.2.2. 2차 델파이 조사 결과
본 연구에서는 1차 델파이 조사 결과에 따른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수정안을 바탕으로 2차 델파이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각 준거에 대한 적절성 검토에 중점을 두고 전문가 의견을 조사하였다. 수정된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교과 내) 준거에 대한 전문가 의견 및 이에 대한 반영사항은 <표 10>과 같다. 수정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목표의 독립성은 ‘고유성’이나 ‘배타성’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으며, 질문에서 ‘독립성’을 ‘가치’로 수정하는 것 등이 제시되었다. 내용 범주에서 주제와 개념을 분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수업 방법의 다양성은 수량적 접근보다는 적절한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평가의 일관성과 다양성에 대해서는 수정된 질문들이 준거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준거 및 판단질문의 내용을 최종 검토하여 일부 준거에 대한 수정 보완을 진행하고 최종안을 마련하였다.
수정된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교과 간) 준거에 대한 전문가 의견 및 이에 대한 반영사항은 <표 11>과 같다. 수정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목표의 균형성 및 연계성에서는 통합된 과목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며, 융합 시 주영역과 부영역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학문 간 연계성과 공통성에 대해서는 수정된 질문들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있었고, 수업 방법의 다양성과 교수자 간 협력성에서는 질문의 순서를 방법, 실행⋅참여, 효과 순으로 조정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평가의 포괄성과 다양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합하여 활용하는가’로 수정이 필요하며, 평가방법 통합의 의미가 다소 모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교과 간 유형에 대한 준거에 대해서도 전문가 의견을 최종 검토하여 일부 준거에 대한 수정 보완을 진행하고 최종안을 마련하였다.
4.3. 최종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
본 연구에서는 문헌연구 및 델파이조사를 통해 대학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를 교과 내 유형과 교과 간 유형으로 구분하여 개발하였다. 본 연구는 각 유형별 평가준거를 4개로 설정하였고, 준거별 판단질문을 3~4개로 구성하여 총 14개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초기 초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을 반영하여, 각 준거가 보다 명확하고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수정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표 12>와 같다.
본 연구는 교과 내 융⋅복합, 교과 간 융⋅복합 유형별 준거 명 및 판단질문의 수정을 진행함과 동시에 수정 준거에 대한 설명도 <표 13>과 같이 최종 정리하였다. 각 준거별로 준거의 목적과 의도가 명확히 전달되도록 구성하였다. 이는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 교육을 적용하는 데 있어, 각 준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학습자들에게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최종 수정된 준거 설명은 융⋅복합 교육의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질적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5.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예측 불가능한 속도로 변하고 있는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학제 간의 경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대학교육도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융⋅복합교육이 요구되는 만큼 융⋅복합교육을 정의할 수 있는 준거가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하였다. 특히, 대학의 교양교육은 간학문적인 방식으로 자유교육과 일반교육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개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선행연구를 통해서 융⋅복합교육의 개념을 분석하고 융⋅복합 교과목을 개발⋅설계하며 융⋅복합교육을 효율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다각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융⋅복합교육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여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자에게 융⋅복합교육을 시도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과 과제에 대한 도전으로 본 연구는 교양교육과정의 융⋅복합 준거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선행연구 분석을 통해 잠정적인 준거안을 도출하고, 2차례의 델파이 조사를 통해 최종적인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를 개발하였다. 연구 결과, 대학 교양교육과정 구성 범주를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 네 가지 범주로 설정하고, 유형을 교과 내와 교과 간 융⋅복합 등 2가지로 구분하였다. 또한, 각각의 범주와 유형별 준거를 설정하고 각 준거에 대한 정의 설명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판단 질문을 개발하였다. 최종적으로 4개의 준거와 14개의 판단 질문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로 도출된 준거와 판단 질문은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 교양교육과정의 방향 설정과 융⋅복합 교양 교과목 개발 및 운영, 융⋅복합 교양교육과정 질관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교과 내 및 교과 간 융⋅복합의 구체적인 준거를 개발함으로써, 교양교육의 설계와 운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교양교육에서 융⋅복합적 사고를 함양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다양한 학문적 시각을 통합하는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교과 설계 및 운영의 실질적 기준 마련이라는 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교양 교육과정에서 융합 교육을 설계하는 교수자들에게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공한다. 목표 설정에서부터 내용 구성, 수업 방법, 평가까지 각 과정에서 융⋅복합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교육과정 운영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를 통한 융⋅복합교육의 평가 준거 마련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으로 볼 수 있다. 기존의 평가 방식은 단일 학문 내에서의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융⋅복합 교육에서는 다양한 학문적 관점을 통합하고,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뿐 아니라 융합적 사고의 촉진을 평가하는 새로운 평가 기준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평가 방법의 다양성을 확보함으로써 융⋅복합 교육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평가 방향을 제안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학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학 차원에서의 정책적 노력과 교수자 차원에서의 노력이 각각 필요해 보인다.
첫째,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우선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 교과목 개설 시 융⋅복합교육의 목적과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각 학문 간의 연계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학문 간 교수자들의 협력 시스템 구축과 지원 방안을 위한 기초적인 연구를 통해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학 차원에서의 정책적 노력에 기반하여 교수자는 구축된 협력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둘째, 교수자 간의 협력적 교육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융⋅복합교육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러 교과목의 교수자 간 협력과 상호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팀티칭 및 코티칭을 도입하거나, 공동 연구 및 수업 자료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융⋅복합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 차원에서 마련된 환경을 토대로 교수자는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태도로 공동 연구나 수업 자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융⋅복합교육을 위한 수업 방법의 혁신적 도입이 필요하다. 기존의 강의 중심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기반 학습, 학제간 연구 프로젝트, 디자인 씽킹 등과 같은 융합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수업 방법들은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적 시각을 통합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융합적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융⋅복합 교과목의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함으로써,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자들이 융⋅복합교육을 보다 쉽게 시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교육 자료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대학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개발된 교육 자료들을 교수자들은 적극 활용해야 하며, 동시에 수업 방법의 혁신적 방향성을 이해하고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로서의 자세가 필요하다.
본 연구의 결과와 결론을 토대로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교양교육과정에서 융⋅복합교육을 위한 이론적 준거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후속 연구에서는 이 준거를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해 검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대학에서 본 연구에서 제시한 준거를 적용한 교양 교과목을 운영한 후 학습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융⋅복합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장기적으로 검증해보는 평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셋째, 본 연구에서 개발된 교양교육과정 융⋅복합 준거를 척도화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활용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