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과 행복교육 연구
A Study on Character Education and Happiness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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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대학 인성교육의 한계점을 밝히고, 좋은 삶을 위한 행복 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했다. 최근 인성은 미래사회역량으로서 강조되고 있고, 미래 사회 주역으로서 젊은이들의 건강한 인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럼에도 대학 인성교육은 여전히 실질적인 구현에서 많은 혼란이 있다. 대학 인성교육은 대학생들의 필요와 동기유발에는 부족했고, 특히 우리 사회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실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문헌 연구를 통해 자기-타자-세계를 아우르는 행복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러한 행복교육이 현실적으로 대학생들의 필요와 요구임을 설명하려고 했다. 특히 대학생들의 내면적 건강을 위한 자기이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복교육에서 실존적 삶의 의미 탐구가 중요함을 밝히려고 했고, 행복교육 매개체로서의 가치관 성찰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과 토의, 상담적 대화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학에서 행복교육의 필요성과 그 방향성을 살펴보는 제안이기에 실질적인 효과성을 검증할 구체적이고 후속적인 실행연구가 필요하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tried to reveal the limitations of university character education and to discuss the necessity and specific direction of happiness education in order for students to attain good life. Recently, character has been emphasized as a future social competency. This is because our future societies are going to require healthy personalities among our current crop of youth as they take up their roles within them. Nevertheless, character education in university is still surrounded by a lot confusion when it comes to its practical implementation. Character education in university was insufficient in meeting the needs and motivations of university students, and in particular, it was not helpful for the mental health of young people in our society. This study paid attention to these points and argued that happiness education encompassing self-other-world is necessary through surveys and literature studies for students. I tried to explain precisely why such happiness education is needed among university students. In particular, I stressed the need for self-understanding time in order to foster the inner health of university students. In addition, this study tried to reveal the importance of exploring the meaning of existential life in happiness education and emphasized values, literay imagination and counseling dialogues as a mediums for happiness education. Since this study is a proposal to examine the necessity and direction of happiness education in universities, concrete and follow-up practical studies are needed to verify its practical effectiveness.
1. 서론
1.1. 연구 목적 및 필요성
인성은 점점 중요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성장세대의 인성을 염려하며 2015년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었고, 5개년 1차 계획(2016-2020)이 끝나고. 2021년부터 2차 계획이 진행 중이다. 기존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여, 교육부의 제2차 인성교육 종합 계획은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서 인성 함양’을 제기하고 존중⋅배려하면서 소통하는 인성 덕목이 필수적임을 밝히고 있다(교육부, 2020). 또한, 이 계획에는 미래 인성교육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교육부는 2022년 ‘인성체육예술교육과’로 통합하여 인성교육 강화 방향성을 보이고, 2023년 대입에 반영하는 ‘학교폭력 근절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인성교육 강화 반응은 사회 전반에서 요구되고 있으므로 대학 교육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대학 인성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인성이 미래 사회 역량으로서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성장세대이며 미래 사회 주역으로서 젊은이들의 건강한 인성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대학 인성교육의 경우에는 모든 대학이 전개하고 있지 않으나, 대학마다 교육 목표를 반영한 인성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대학 인성교육은 정책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대학 인성교육은 여전히 다양한 용어로 해석되며 연구되고 있다. 더구나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구현 방법과 전략에 많은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김경아 외, 2020).
본 연구는 대학의 교양 교과 인성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의 필요성과 문제점을 경험적으로 인식하면서 비롯되었다. 우리 사회 대학 신입생들은 입시 경쟁 하의 정체성 고민이 유예된 청소년 후기이면서도 인간관계가 중요 발달과제인 성인 초기로 이해되고 있다. 이들은 두 가지 발달과제를 대학에서 직면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더욱이 지금 한국 대학생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보고되는 점이 연구의 계기가 되었다. 대학생 행복지수 조사(신승희, 2020)에 따르면 우리 사회 대학생들 10명 중 3명만 행복하다 보고되었고, 33.0%가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했다. 더욱이 행복지수(55.8점)보다 스트레스 지수(68.8점)가 훨씬 높다. 그 스트레스 요인은 취업(61%), 진로(44.5%), 학업(43.4%) 그리고 생활비(29.6%) 순으로 보고하고 있다.
인성의 동기적 중심은 마음이다(석준호 외, 2018. p. 75). 학생들의 마음이 동기화되지 않는다면 교육의 목표에 도달하기가 요원하다. 특히 대학에서 도덕성을 중점적으로 기반하는 인성교육은 학생들의 필요와 동기유발에 호응하지 못했고, 정신건강과 성장, 행복에 이바지하지 못했다고 문제 제기되었다(최용성, 2016). 특히 인성교육에서 인식한 도덕성이 욕구나 현실과의 괴리에서 단지 인식으로 그치면, 오히려 무력감이나 자기비하, 죄책감 등이 유발되고 자아 정체감, 자존감 등을 오히려 빼앗긴다(김영래, 2019, p. 21). 마음의 발달을 다루지 않고는 바람직한 인성 함양을 이룩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최은순, 2017). 본 연구는 정신건강과 마음의 발달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원하는 ‘미래 인재의 핵심 역량’ 인 인성 함양을 위해서도 행복에 대한 교육이 대학 인성교육에서 더욱 필요하다는 점을 문제 제기하며 출발했다.
1.2. 연구 범위 및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인성교육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인성 교과를 수강하는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대학 인성교육의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는 행복교육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이 연구를 위해 문헌 연구, 설문 조사, 수업 사례를 토대로 수집된 자료를 분석했다. 팬데믹(pandemic) 이후 대면 교육이 시작된 2022-2학기 K대학 인성 교과목 수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동일 내용으로 2023-1학기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재실행하여 응답 반응을 자료화했다. 총 115명의 응답을 토대로 정리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 신입생들의 전공은 간호학, 식품영양, 식품생명, 동물보건, 화장품, 약학, 에너지과학, 수리학, 영어영문, 문헌정보, 스포츠 건강, 음악, 연극영화, 디자인 전공 등으로 다양했다. 한편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에 대한 설문조사 외 교과 과제로 진행했던 자기이해 과제에 대한 만족도 조사, 대학의 정규 강의 평가에서 이들 학생들이 표현했던 팀플레이에 대한 정성 평가를 활용하여 이 연구의 신뢰성을 뒷받침하고자 했다. 설문 대상 인원은 2022-2학기에는 53명, 2023-1학기에는 115명이어서 설문 조사 참가 인원의 차이가 있다. 2022-2학기 조사가 연구 시작의 기반이며, 이 결과가 2023-1학기에도 유효한지 재확인하기 위해 2023-1학기에는 더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 시작 전 의문한 바는 다음과 같고, 이번 연구에서 이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 대학 인성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대학 인성교육의 방향성은 어떠해야 할까
- 대학 행복교육은 필요한가, 대학 행복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1.3. 선행연구_인성교육의 효과와 문제점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 시행되고서 대학인성교육은 합리성과 도덕성을 중심으로 하는 시민성이 핵심요소로 제시되었다(박병기, 2015). 이후 대학 인성교육은 나-타인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세계시민의식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는 추세(김경아 외, 2020), 전문성과 더불어 인성 함양을 목표로 하는 입장(전종희, 한승훈, 2022) 등으로 지향되었다. 최근 인성교육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21년까지 대학 교육과정 전반에서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경향이며, 인성교육은 ‘미래 사회 준비를 위한 인성교육’으로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대학의 인재양성 교육으로 강조하는 측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박지희, 박지우, 2022). 이처럼 대학 인성교육에서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바람직함이라는 가치보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그 적응 능력으로서 인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하겠다.
대학 인성교육은 초중등 선행 교육 기관에서와 같은 도덕성 교육으로는 대학생들의 참여를 기대할 수 없다. 인성은 평생에 걸쳐 형성되고 발달하는 것이지만 성인 단계 대학생들의 도덕성 인지는 이미 그 전 단계에서 대부분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학생 수준의 인성교육은 극히 제한적인 것이 아닌지 물음이 제기된다(양선이 외, 2018, p. 17). 우리 사회 대학생들이 입시 경쟁 때문에 자아정체성 과업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인성에 대한 이론이나 도덕적 가치 판단의 기준은 기본적으로 갖추어진 상태라 할 수 있다(전종희, 한승훈, 2022). 그래서 대학생 인성교육은 이론을 지양하고 ‘실천’, 즉 내면적 변화의 태도와 행동화에 역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성교육의 선행연구를 통해 성인으로서의 대학생들에게 이론 중심 수업보다 실천 중심의 교육을 통해서 스스로 깨달음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시사점이 제안되었다(전종희, 한승훈, 2022).
전통적 인성교육과 오늘날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괴리가 있고,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에 따라 인성교육의 목표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전호재, 2017). 그런데 미래 직업과 관련된 역량으로 강조된다면 인성교육의 가치는 협소해진다. 인간적인 가치를 논의하는 인성교육은 대학의 교양교육이 담당해야 한다. 지금의 한국 대학이 취업률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있는 체제 속에서 더욱 현실적으로 대학이 인성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의문된다(양선이 외, 2018, p. 17). 대학은 기초교양교육보다는 취업과 관련되는 교과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향이다. 그럼에도 대학 인성교육에 대한 효과성(영향분석) 논문은 특히 증가하고 있고 연구가 체계화되었다고 보고된다(이기용, 2021). 대학에서의 인성교육이 효과가 있고, 인성교육은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런데 현재 대학인성교육은 정의적 영역에서의 효과성은 다른 보고가 주목된다. 최소한의 강의와 집단 활동 중심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자아존중감, 의사소통능력, 대인관계 능력 효과가 보고되었다(박미랑, 2019). 이 프로그램은 집단 상담적인 방식, 활동 중심의 진행이었다.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인성교육이 협동, 시민성에서는 유의미했지만, 소통과 배려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이성흠 외, 2019). 인성교육에서 정의 영역의 효과는 무엇을 어떻게 진행하느냐, 즉 어떤 내용으로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 것인가가 주요한 문제가 된다.
다른 연구에 의하면 자존감 등 정의 영역 향상도의 통계적 의의는 나타나지 않았고, 한 학기 동안의 인성교과목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 덕목에 대한 지식과 행동 변화는 이끌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고 보고되었다(김누리 외, 2017). 또 대학생의 인성지수 조사에서는 중등학생과 차이가 없었으며 자아 정체감이 높은 집단일수록 인성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년기로 유예된 자아 정체감 확립이 필요하다고도 주장되었다(손경원, 엄상현, 2019). 자아 정체감의 기반은 자아존중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자아존중감이 사회성으로, 사회성이 도덕성으로, 도덕성이 인성으로 이어진다고 연구되었다(이난, 2018). 이 연구에 따르면, 자아존중감이 인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인성교육에서는 근본적으로 대학생, 특히 신입생에서는 이전 교육의 입시 경쟁 하에서 확립하지 못한 자아존중감과 자아 정체감 형성을 위한 내면적 건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인성교육의 방향성
2.1. 자기이해 요구
우리 사회 대학생들은 행복하지 않고(신승희, 2020). 이들 대학생의 행복은 사회경제적 요인(경제력, 건강, 외모, 여가, 종교 등)이 행복의 주요 요소로 나타나는데, 특히 경제력은 핵심 변인으로 보고되었다(심형화, 2017).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2021)에 의하면 청년들은 행복한 삶의 요건을 재산 경제력(25.4%), 화목한 가정(16.7%) 건강(16.2%) 꿈, 목표의식(12.1%), 자아성취(9.6%) 순으로 인식하고 있다. 재산 경제력이 가장 큰 행복 요소(25.4%)이지만, ‘꿈, 목표의식 그리고 자아성취’는 관련되는 하나의 행복 요소로 묶일 수도 있고, 이를 ‘자아실현’과 관련 요소로 이해한다면 이들 ‘자아실현 요소(21.7%)’의 비중도 역시 크다. 이는 선행연구에서 대학생들의 인성교육에서 자아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과 관련되므로, 자기이해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될 수 있다.
연구를 시작하기 전, 본 연구자가 담당했던 2020-1학기 인성 교과의 비대면 수업에서 기말 강의 피드백을 위해 조사한 바 대학 신입생들은 자기이해 시간 만족도(60.7%)가 가장 높았다. 이후 대면 수업으로 진행된 2023-1학기 자기이해 과제 후 자기이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이 조사에서 자기이해 개인 과제가 도움이 되는 정도는 매우 그러하다(52.6%). 조금 그러하다(34.6%)고 ‘도움이 된다.’라는 학생이 87.2%로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그림 1]). 특히 자기이해 개인 과제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혀 없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편 2023-1학기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자기와의 행복(54.4%), 자기-타자-세계 모두 다(29.8%) 타자와의 행복(10.5%) 순으로 응답하였고, 이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 신입생들은 자기와의 행복을 가장 교육받기를 희망하고 있었다([그림 2]).
자기이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며 전개할 수 있는 인성교육이 가능하다면 대학 신입생들의 낯설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자기이해, 자기관리, 자기계발을 위한 목표 설정 등이 필요하며, 관계적인 차원에서는 타인의 생각, 감정, 관점을 이해하고, 긍정적 사회적 관계 형성, 공동체적 가치 덕목을 알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인성교육(최연화, 2022)의 방향이라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인성교육은 이러한 시간을 여유롭게 확보하기보다는 도덕성과 시민성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직업과 연관된 역량으로서 인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자기이해, 즉 자기 정체성과 내면의 건강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학생들에게서도 요구되고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기에 이를 기본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2.2. 행복교육 요구
H대의 경우 행복증진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사전 조사에서 행복프로그램이 필요한지에 대한 응답으로 필요하다는 긍정응답이 79%(282명) 보통 18%(64명), 불필요하다는 부정응답이 4%(14명)로 나타나, 행복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답변이 우세하였다(이성원, 정두리, 2019) 선호하는 운영방식의 분석(중복선택 가능) 결과, 행복 관련 실습이 27%(203명), 행복척도 점검이 27%(201명)로 가장 높았으며, 행복 관련 강의도 20%(146명)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성원, 정두리, 2019). 이러한 선행연구를 기반으로 대학 행복교육의 필요성을 살피고자 본 연구에서도 인성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에 대한 요구도를 알아보기 위해 2학기(2022-2, 2023-1)에 걸쳐서 설문 조사를 하였다.
팬데믹으로 2022년 2학기에야 대면 수업이 시작되고서,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을 설문지로 질문했고, 그 결과 대학에서의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에 대해 모두 긍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대학에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5.5%, 대학에서 행복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1.1%였다. 인성과 행복이 상관있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75.5%였고, 특히 인성과 행복이 지속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79.2%였다. 이에 토대로, 대학에서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이 모두 필요하며, 지속적으로 교육되어야 한다는 점, 인성교육보다 행복교육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보다 많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어서 ‘나-너-우리’라는 내용 전개로서 인성교육과 같은 방식으로 행복교육이 진행된다면 행복교육과 인성교육 중 어느 교육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 행복교육(49.1%)이 인성교육(32.1%)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특히 인성교육과 행복교육을 각각 선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세부 질문에서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교육은 인성교육(17.6%)보다 행복교육(30.8%)으로 응답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행복교육이 더욱 교육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2022년 2학기의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 학기인 2023년 1학기 신입생들에게도 동일 질문 내용을 진행했다. 그 결과 행복교육이 두드러지게 선호되었다. 인성교육과 행복교육 선택 여부([그림 3])의 질문에서 응답자(115명)는 행복교육(58.3%) 인성교육(20%) 잘 모르겠다(21.7%) 순서로 응답하고 있어, 행복교육에 대한 관심이 확실히 높게 나타났다. 두 학기(2022-2학기, 2023-1학기)를 통해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은 행복교육에 더욱 교육적 동기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이 행복교육에 더 동기화되며 행복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성교육과 행복교육 필요성에 대한 학생들의 서술 의견을 토대로 살펴보면서 구체적으로 그 선호도와 요구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인성교육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의견(20%)은 다음과 같다.
- 각자의 행복은 다르니까 행복은 일상 속에서 찾아가면 되는 거라서 인성교육을 택함
- 인성이 먼저 좋아야 다수가 행복해질 것 같기 때문이다
- 주변에 인성교육이 필요한 친구들을 돕기 위해
- 모든 것은 인성으로부터 우러나와야 다고 생각합니다.
- 좋은 인성을 가지고 남한테 좋은 행동을 해줘야 행복은 자동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하기 때문
- 인성이 좋아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바른 인성을 갖는 것에 대해선 배우면 좋기 때문
- 인성이 바르지 못하다면 행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바른 인성을 가져야 행복해 잘 수 있기 때문이다
- 인성교육은 필수로 해야 한다. 인성이 좋지 못한 애들이 많다.
- 인성은 행복에 비해 본인이 직접 개선하기 힘들어서
이들 답변을 해석해보면, 학생들은 행복을 개인적 개념으로, 인성은 보다 공동체적 개념으로 생각한다. 행복은 ‘각자의 행복은 다르지만’,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다’ 등으로 개인적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인성은 ‘인성이 좋아야 모두가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인성이 바르지 못한다면 행복하면 안 된다.’라고 표현하고 있기조차 하다. 그간의 인성교육이 도덕성 중심의 교육이었기에 인성이 바르지 않으면 인간으로서 행복할 권리가 없음을 당연한 개념으로서 판단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표현은 ‘인성이 좋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라는 서술 의견과 연결된다. 이처럼 학생들은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전제로 현재 우리 사회의 인성이 문제라는 비판 의식이 있다 하겠다. 또한, 행복은 스스로가 찾는 것이고 인성은 교육으로 길러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은 응답자의 과반수가 넘는 의견(58.3%)인 행복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이유들이다.
- 요즘 대학생들에게는 행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 최근 들어 행복하다는 느낌을 덜 받는 것 같기 때문에
- 행복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 행복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는 것같기 때문이다.
- 인성은 사람으로서 기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면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을 배우는 것이 좋을 거 같다.
- 행복이 인성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서
- 행복해야 인성이 좋다(유사의견 8)
- 삶에서 행복이란 중요하다
- 행복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사실 잘 모른다
- 행복이 더 나를 위한 느낌이다
- 행복함의 정의를 제대로 알고 싶다
- 인생은 한정적이고 사는 것은 나인데 슬퍼하고 힘들어 하기에는 너무 짧으니 행복이 최우선시 되어서
- 지금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행복이란 것이 필요하다.
- 인성교육은 초중고 때 지겹도록 들었다
- 인성교육은 중고등학교생 시절 많이 교육을 들어서
- 인성교육은 어릴때부터 배웠지만 행복에 대한 교육은 거의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인성교육보다 행복교육이 신선하다
- 행복에 대해 더 알고 싶기 때문이다
- 행복이 무엇일까 고민 중이다
- 행복이 인성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느낌
- 행복하기 위해서 학교에 온 거라고 생각해서
- 인성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인성은 어떻게 해야할지 알지만 행복은 교육에 대해 받아본 적이 별로 없는 거 같아
서술 응답(115명 중 총 89 명 응답) 중 행복교육을 지지하는 응답에서 특별히 주목할 바는 ‘인성교육은 이미 익숙하다’, ‘행복을 모른다(행복을 배운 적이 없다)’ ‘지금 나 그리고 모두에게 행복이 필요하다’는 사회적⋅교육적 이유가 반복되고, 특히 ‘행복해야 좋은 인성이 나온다’ 라는 의견이 여러 번(8번) 중복되었다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행복하지 않다는 의견이 주되고 교육적으로도 대학생들은 이미 도덕성 중심의 인성교육을 초중등 교육에서 받은 바가 있기에 인성교육은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학에서 미래 사회 준비를 위한 인성교육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그 적응 능력으로서 인성이 강조되는 경향으로 진행되는 점도 인간다움을 논의할 인성교육의 가치가 협소해지는 결과가 된다.
이외 기타 의견으로는 ‘인성과 행복이 이론으로써 교육되는 것은 아니다’는 비판적 의견이 2명이 있었다. 소수 비판이지만 이론적 교육을 통한 인성과 행복교육은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학생들의 서술 의견에 따르면 우선은 행복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학생들의 행복론은 개인적인 차원에 보다 머물러 있어서 문제 제기된다. 개인적 차원에서만 행복을 생각한다면 사회 공동 가치와 분리되어 생각할 수도 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행복은 개인적 차원에서만 논의될 수 없다. 그러므로 행복교육은 사회적 차원의 행복이 개인적 차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논의하는 행복론을 전개할 필요가 있고, 그 전개가 이론적인 교육에 치우쳐서는 안된다고 할 수 있다.
3. 교양교육으로서 인성교육과 행복교육
교양교육은 좋은 삶의 준비, 좋은 사람의 함양과 좋은 삶에 대한 확고한 전망의 표현이며, 인간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구조화된 학습이다(Denicola, 2015, p. 51). 좋은 삶 속에는 도덕적 좋음보다 더 많은 좋음이 있지만, 좋은 삶의 개념은 도덕적 삶을 수반한다. 교육은 사람들을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교양교육은 행복이라는 인간 목적을 따르며, 교양교육의 목적은 계속적 추구이다(Denicola, 2015, p. 59). 그러므로 교양교육은 지속적이며 행복한 삶을 논의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행복한 삶의 논의가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선행 연구 결과나 K대학 신입생들의 요구에 따르면 대학교육에서 행복에 대한 논의가 현실적으로 보다 요청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행복은 개인적 차원, 인성은 사회적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과 달리 행복 논의가 인성론과 다른 차원에 있지 않다. 고대 인성론은 행복론이었고, 좋은 영혼론이기도 했다. 영혼에 대한 철학자들의 개념 차이가 있지만, 좋은 영혼으로 사는 것은 자기와 타자, 나아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추구되었으며 온전한 자기로 사는 것이며 행복이었다. 인성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며, 행복감은 인성에 영향을 미친다(한미영 외, 2016). 행복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하는 내적 발달을 이루지 않고서는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교양교육 그리고 인성교육이 행복을 위해서이므로 이들 교육 안에서도 가치관을 정립하고 내적 발달을 이루는 행복교육이 중점이 되어야 한다.
한편 현실적으로 우리 사회는 미래 사회의 역량으로 인성을 지향한다.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 육성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인성교육진흥법과 “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한 궁극적 목적과 잠재 가치를 적극적으로 찾아 개발하여 자신이 속한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함”에 목적을 둔 행복교육은 모두 인류와 사회를 위한 공통미덕을 목표로 한다(이경민, 2015). 인성과 행복은 모두 미래 사회 역량이다. 그런데 삶의 목적을 행복으로 간주한 고대 철학에서 행복과 인성이 다르지 않았고 그 뿌리를 같이 두고 있다. 오히려 미래사회역량은 기존의 관계성이 확대되고 다양하며 개인의 개방적인 경험이 요구된다(이경민, 2015). 그렇기에 더더욱 개인의 존재적인 역량, 즉 ‘행복하기’가 보다 요구된다고 하겠다.
인성은 단기간 학습이 가능한 기술이나 특정 상황에서 선택 가능한 행동이 아니라 내면의 한 부분이다(석준호 외, 2018, p.101). 하지만 인간 본연에 대한 지식과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 의미를 지닌 생각과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조재형, 고재석, 2021). 그러므로 교양교육에서는 인간 존재와 인간다움에 대한 의미를 탐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성교육 이론 차원에서는 인간 본연에 대해 고민하는 차원의 학습경험이 제공되어야 한다.
인성과 행복은 상호 연관된다. 인간다움을 고민하는 시초로 고대 철학에서 행복은 근원적 덕목이었다. 행복이 윤리적 의무이기에 개인은 행복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었다(차병직, 2020, pp. 138-139)고 하겠다. 그러면서 행복은 현실적인 목적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복을 정의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정의하는 것이다. 교양교육이 궁극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에 기반한다면 이 문제는 결국 윤리적인 문제이며 궁극적으로는 행복의 문제가 된다.
인간 존재와 인간다움의 의미를 질문하지 않는 인성교육은 자칫 외부에서의 강요와 의무가 되고 자율성에 따르지 못해 학생들에게 교육 동기화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선행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있으며, 대학에서는 보다 다른 차원의 교육을 기대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한다면, 인성교육에서든 혹은 인성교육과 별개로 존재역량을 강화하는 행복교육을 대학에서 전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존재 기반의 행복론은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이고, 이는 관계역량을 수반하는 고민으로 결국 윤리적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행복교육이 타당한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행복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행복 의미는 불확정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개인별로 다양하게 받아들인다. 행복에 대한 의미는 고대 그리스에서 전개되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개념적 논의는 오래전부터 다뤄졌고, 철학자들의 행복에 대한 논의의 방향성은 크게 인간 본연의 욕망 충족과 참된 인간성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나뉜다(박상준, 2021). 행복 의미는 다시 말하면 개인의 주관적 행복이며 쾌락주의인 헤도니아적 행복과 사회적 관점을 토대로 하는 최고선으로서 유데모니아이다. 철학적 논의의 대표적인 두 가지 관점인 헤도니아와 유데모니아는 다양한 연구 영역에서 기본적인 관점으로 다뤄진다(박상준, 2021).
최근 심리학에서 긍정심리학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행복과 성장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가정에 근거한다(권석만, 2011, p. 27) 셀리그만에 따르면 행복한 삶은 즐겁고, 관여적(적극적)이며 의미 있는 삶이다. ‘즐거움’은 긍정정서, ‘관여적’은 대표 강점을 토대로 한 자아실현, 그리고 ‘의미 있는’이란 타인과 공동체에 기여하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자기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는(김교환, 2018, p. 159) 것으로 셀리그만은 이 세 가지를 통합하여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즉 행복은 긍정적 감정, 자기실현 그리고 사회적 기여로 구성된다(권석만, 2011, p. 418). 자기초월적 욕구의 추구가 다른 목표의 추구보다 행복 지표와 더 높은 상관을 나타낸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권석만, 2011, p. 464). 그러므로 긍정심리학은 유데모니아적 행복관을 기반으로 한다고 보겠다.
유데모니아적인 관점에서 행복을 논의하는 것은 인성이 지향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내면적 건강이라는 점에서 긍정심리학이 말하고자 하는 ‘즐거움’도 행복의 공존 요소로서 행복 논의에서 주의 깊게 논의되고 기반해야 한다. 다만 즐거움도 중요하지만, 보다더 ‘삶의 의미’가 중요하다. 삶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추구할 것인가와 의미를 추구할 것인가가 갈등을 일으킬 경우, 의미가 더 중시되며, 행복한 사람은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서 상당한 고통과 시련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본다. 학생들의 행복을 증진하려는 행복교육에서도 이 점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김순남. 2020).
그러므로 인간론적 행복을 생각해 보는 행복교육은 자아중심과 자아초월적인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이를 추구하는 삶의 방향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삶의 의미는 개인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일깨우고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내적인 지침이 되는 것이다(조명현, 2021)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행복교육은 인성교육이 지향하는 공동체적 관점과 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재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보고되며, 건강학적 차원에서도 삶의 신념은 가장 중요한 요인(Frisch, 2010, p. 52)이기에 삶의 의미를 정립해 보는 교육은 중요하다. 행복학인 긍정심리학이 주장하는 행복의 요소인 주관적 안녕감, 만족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삶의 신념, 즉 삶의 의미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
4. 삶의 의미 추구와 행복교육
우리 사회에서 행복에 대한 논의는 개인의 삶에서 심리적 만족감을 주되게 이야기했고, 행복이라는 말 자체가 사회적인 삶과는 거리를 둔 개념이 되어버린 면이 있다. 하지만 혼자 고립되어 심리적 만족감을 영구적으로 느끼기에 인간은 수많은 관계를 통해 사회화되었고 성장했다. 이런 이유로 행복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은 주관적 만족감, 즉 자기 차원에서이다. 다음으로는 관계 차원이다. 이는 타인, 공동체, 생태적 관점의 환경 등이 있다. 자기 차원에서만도 관계 차원에서만도, 한 차원으로서만 충족되는 행복은 있을 수 없다.
특히 팬데믹(pendemic) 이후 개인이 추구하는 행복 의미가 더더욱 개별적으로 집중될 것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존의 세상⋅공통의 문제를 논의하지 않고는 개인 삶의 만족을 말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팬데믹을 토대로 행복은 두 차원을 모두 살펴야 하는 실존적 안녕의 문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은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대학생들은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신입생인 1학년부터 대학생활을 방황하며 의미를 찾지 못하고 중퇴자가 많아지고 있다. 연구에 의하면 4년제 대학 자퇴생의 50% 이상이 1학년에 자퇴, 그도 1학년 1학기에 집중되어 있다고 보고되었다(이정민, 2019). 새로운 정체성과 사회적 관계로 진입하는 대학 신입생들이 의미를 찾고 대학 생활에 적응하며 더 나은 삶을 모색하도록 대학 교육이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과연 삶에 의미가 있느냐로 의문 제기하며 실존적 공허에도 빠지는 것은 오히려 인간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과와 성취라고 한다(Frankl, 2012a, p. 145). 삶에 진지하고 성실하기에 삶의 의미에 의문 제기하는 것이며, 이러한 관점은 정체성 연구의 관점 맥락과 같다. 정체성 연구자들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위기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우리 사회 대학생 시기는 입시체제 교육의 여건으로 대학에 들어와 정체성 정립의 고민이 시작되고 더불어 성인기의 과제로서 친밀한 인간관계를 통해 인간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새롭게 형성할 중요한 시기가 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정체성 질문, 다시 말하면 삶의 의미를 질문하는 것은 다음 단계를 위한 매우 중요하다.
삶의 의미란 것은 우선 자아실현과 관련되는 개인적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실존주의 심리 철학은 인간 본연을 탐구한다. 이들의 인간 본성에 대한 관점은 인간은 자기인식 능력, 자유와 책임, 정체성을 만들고 타인과의 의미 있는 관계 성립, 의미, 목적, 가치, 목표에 대한 탐색, 삶의 조건으로서 불안, 죽음과 비존재에 대한 인식을 가진다고 본다(Corey, 2017, p.165). 실존심리학의 롤로 메이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깨닫고 개인의 신화를 창조하는 자기 의미를 찾기를 강조하고 있다(May, 2015). 하지만 빅터 프랭클에 따르면 의미는 개인 상황에 따른 의미도 있지만, 인간의 조건으로서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공유되는 의미도 있다(Frankl, 2012). 인간론에 대한 탐구는 인성교육에서와 마찬가지로 행복교육에서도 중요하게 이야기되어야 한다. 본래 인간다움은 정신적 저항력이며 모든 조건을 극복하는데 있다(Frankl, 2015)고 할 때 어려운 상황, 시대일수록 이러한 인간다움이 발현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위기에 봉착하는 지금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인간론이 논의되기에 가장 적합하다.
실증적 연구에 의하면 의미부여 효과는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도움을 주고 학생들의 학업성적, 실직자의 취업에도 도움이 되었다((Pennebaker, Colder, & Sharp, 1990; Spera, Buhrfeind, & Pennebaker, 1994; 권석만, 2011, p.457 재인용). 또한 삶의 의미는 성실함, 자기존중감, 다른 사람에 대한 관대한 태도와 정적관계가 나타났다(안영미, 2003; Debats et al., 1995; Frankl, 1966; 도은나, 조선희, 2021, 재인용) 그러므로 삶의 의미 발견하기와 추구하기는 인성적 영역에서 지향하는 바람직한 타자와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데 의미의 가치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살아내야'하는 것이다(Frankl, 2012a, pp. 137-139). 이러한 관점에서 검토한다면 행복한 삶의 의미는 논의하거나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환원주의가 될 수 있는 이론적 학습보다는 활동이 행복교육에서 효과적인 방법이다. 활동은 삶의 의미 질문하기로부터 출발한다. 프랭클은 의미 발견과 의미 충족을 위해 창조적 활동, 경험(자연, 예술 그리고 만남의 사랑), 태도라는 세 가지 방향을 주장한다(Frankl, 2012b ; Frankl, 2020, p. 61). 프랭클에 따르면 이 세 방향 중에서 고통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추구하는데 중요하다고 보았고, 이는 가치관 문제이다. 그러므로 자기와 세계를 기반하는 삶의 면모를 살펴보고 삶의 고통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와 같은 삶에 대한 가치관 이해와 삶의 의미 정립이 필요하다. 즉 ‘자기이해’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연과 예술로써 경험을 확장하기 그리고 직접적인 만남을 통한 의미 발견과 충족도 있다. 롤로 메이, 빅터 프랭클 등 뿐만 아니라 대개 실존 심리학자들은 모두 문학 경험을 기반하고 있다. 현재 Z세대가 다양한 경험을 희망하는 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내에서는 인간은 모두 경험할 수 없기에 예술적 경험이 그 다양한 경험의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특히 문학은 타자성을 확장하는 훌륭한 매개체로 인정되고 있다. 한편 직접 만남, 대화적 관계로서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사례로 살펴본 K대 학생들의 경우에도 자기이해를 심화하기를 원하고, 문학적 상상력을 매개로, 대화적 관계를 원하고 있었다. 이를 다음 장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요컨대 행복교육을 위한 삶의 의미 발견과 추구를 위해서 삶의 가치관 성찰(고통에 대한 관점과 태도), 문학을 매개한 예술적 경험, 대화적 관계로서 직접 만남이라는 세 가지 요구를 활용하는 방향을 검토하고자 한다.
4.1. 삶의 가치관 성찰_고통에 대한 관점과 태도
본 연구자는 인성 교과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첫 과제로서 자기이해 과제를 중간고사 이전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과제로 작성하는 요소는 자아개념(주관적, 객관적, 이상적), 도전(과거,현재,미래), 가치(3가지), 성격(강점, 약점_강점은 VIA검사), 능력(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10년 후를 상상해서 쓰고, 감사일지(혹은 다행일지)를 작성했다. 특히 ‘도전’에서 자신의 실패 혹은 성공 이유, 현재 도전하고 있는 것과 미래 도전하고 싶은 것과 ‘가치’에 대한 모둠 대화를 나누고 인터넷 기반 작업공간 패들렛(Padlet)에 게시하며 이를 전체 학생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성찰은 자신의 삶을 깊이 되돌아보는 것으로 국한하지 않고 “앞으로의 대안적 삶의 방식과 태도 등을 설계하는 의식적인 사고의 과정(김국현, 2013)”이기에 자기이해 활동을 통한 성찰은 미래지향적인 활동이다. 이러한 성찰적 자기이해는 앞서 인성 교과목 수강생들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학생들이 인성교육 안에서도 확장되기를 바라는 영역이다. 최근 심리학에서와 같이 행복이 주관적 만족도의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자기이해는 특히 중요하다. 인성이 행복과 상관관계가 있다면 자기이해부터 기반되어야 한다. 특히 삶의 의미를 찾는 방향으로서 고통을 극복한 자신을 이해하는 ‘도전’과 ‘가치’를 성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하겠다.
4.2. 문학을 매개한 예술적 경험_문학적 상상력
H대의 경우, 행복증진프로그램을 위한 조사에서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운영방식(중복선택 가능) 분석 결과, 행복 관련 실습이 27%(203명), 행복척도 점검이 27%(201명)로 가장 높았으며, 행복 관련 강의도 20%(146명)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행복 집단토론 14%(106명), 시청각 활용 12%(92명)의 순으로 분석되었다(이성원, 정누리, 2019) 그런데 본 연구자의 인성교육 현장에서 2022-2학기 대학생들의 요구조사(중복선택 가능)에서는 인성교육과 행복교육 모두 영상을 교육 매개체로 교육받기를 원했다. 이 점은 2023-1학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그림 4]).
상상력을 통해 자기이해가 가능하고, 도덕성이 상상력과 무관하지 않다(김민수, 2014). 문학적 상상력은 공공 합리성의 일부이고, 타자의 좋은 삶에 관심을 갖도록 요청하는 윤리적 태도의 필수적 요소이다(Nussbaum, 2019, p. 16). 그런데 영상 매체에 길들여지는 것은 상상력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하고는 한다. 하지만 영화 읽기는 시각적 이미지의 흐름을 읽는 능력으로 언어적 해독 능력과 긴말한 연관성이 있으며, 언어적 문학성의 확장으로 받아들여야 할 개념이 되었다(Richardson, 2000, p. 21). 영화 읽기는 숨은 의미를 찾는 시도이며, 감성과 지성을 총동원하는 능동적 참가 없이는 잘 읽기가 불가능하다(조희경, 2005). 영상을 통해 정서적 인지적 작업 특히 사유작업과 의미 찾기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하겠다.
또한, 영상 매체는 짧은 시간에 숙고가 가능한 매체여서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고 자신의 환경을 초월하는 긍정적 측면을 찾아내 행복감을 증진할 수 있다고 한다. 영화 줄거리 전체가 주는 메시지에도 가치가 있지만, 영화의 각 시퀀스에서 순간적으로 전달받는 다양한 메시지도 영화를 수용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김종로, 2010). 이는 하나의 핵심적이고 일관적인 제공이 아닌 여러 지점에서 일깨움을 가진다는 것이다.
소설 독서는 영화의 읽기 형식보다 더욱 텍스트 상호 대화, 자기 의미를 찾게 한다. 영화가 소설과 유사한 기여를 한다는 점을 긍정하면서도, 누스바움(Nussabaum)은 소설이 살아 있는 형태를 지니며, 도덕적으로 심오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끄는 허구 형식이며 독자와 상호작용이 갖는 고유한 구조라고 했다(Nussabaum, 2013, pp. 35-36) 이에 따라 영화를 보고 원작 독서를 하는 활동을 활용하는 것을 구상해 본다. 독서는 중간중간 성찰하게 하며 대화하며 자신에 관해 연구하고 관찰하면서 자아를 정립하게 하며 자기 자신을 찾아내도록 해 준다((Frankl, 2015, p. 218-219).
4.3. 대화적 관계로서 직접적 만남_상담적 대화
실존철학자 부버(Buber Martin)는 자아의 깊은 내면의 성장이 자신과 타인 사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완성되기에 대화를 강조했다. 프랭클(Frankl)도 경험적 활동으로서 만남을 두 번째로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직접적인 만남의 교육은 장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간 우리 대학 교육에서 지성 훈련의 방법으로 토론이 강조되었는데, 행복교육에서는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대화적 관계 형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비경쟁적 토론, 문제 해결을 위한 토의의 방식, 상담적 대화가 더욱 바람직하다고 본다.
2023-1학기 인성교육과 행복교육 설문 조사에서는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영상(61.4%)교육이었다. 이어서는 대화(53.5%) 방식을 선호했다. 다음으로 이론(13.2%)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전 학기인 2022-2학기에는 영상 선호도는 동일하게 높았지만, 대화 선호도는 낮았다. 교수자의 수업 방식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22-2학기에는 중간고사 이후 9차시부터 조별 토론 활동, 매 차시 발표, 14주 조별 보고서 제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23-1학기부터는 2차시부터 조별 토의 활동 이후 비대면 수업에서부터 사용했던 인터넷 기반 작업공간 패들렛(Padlet)에 글을 써서 발표했다. 2022-2학기의 시사적인 토론 활동보다는 비교적 일상적 주제(학교 공간 자랑, 바람직한 인성 인물, 도전 이야기, 비유 작업, 좌우명, 추모사 쓰기, 스트레스, 친절 베풀기 경험의 의미 등)로 접근했다. 22023-1학기 중간강의 평가에서 모둠 활동이 매우 좋다는 정성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아래는 2023-1학기 대학의 정규적인 강의 중간 평가에서 본 연구자의 인성교육 수업 방식에 대해 남긴 서술들이다(문장 종결 형식은 서술 그대로를 인용하고자 한다.)
- 모둠 수업이 있어서 다른 학우들이랑 친해질 수 있어서 좋음
- 조별 모임이 많아서 타 학우들과의 의견 교환 기회가 많아 좋습니다.
- 팀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 조별이나 친구랑 하는 게 많아서 재미있었습니다.
- 매주 조별 활동을 해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 없이 살던 내가 한 번씩 성찰도 해보고 하는 게 신기하다. 정말 좋은 수업인 거 같다.
- 조 활동을 하면서 친목과 여러 방면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 나와 다른 사람과 사회에 대하여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인 거 같습니다.
- 대학 와서 새로운 친구들과 사람들을 쉽게 사귈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둠 수업을 하면서 다른 과 친구들이랑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좋았음
- 수업을 모둠별로 진행하시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잘 듣게 돼서 너무 좋다.
-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아요!
- 모둠 활동을 하는 것이 생각보다 재미있으며….
- 매주 조별 활동과 짝 활동을 통하여 많은 아이를 알게 되고 인성에 대하여 더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위 강의 평가를 통해 본 수업에서의 팀플레이에 대한 학생들 의견은 매우 긍정적이다. 대학생들이 팀플레이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일반론이 있지만, 경쟁적 토론 방식이 아닌 서로 간의 비교적 자유로운 집단 상담식 대화와 문제 해결적인 토의였기에 부담 없는 팀플레이로서 인식하고 긍정했다고 해석된다. K대학의 인성교과목에서는 소통 강화를 위한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일치적 의사소통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토의, 집단 상담식 대화는 사회적 지지를 형성하는데, 사회적 지지는 이 시기의 중요한 문제이다. 여러 차이가 있는 인간 간의 만남이고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인간 본연의 삶으로서 윤리적인 삶을 자연스럽게 합의할 수 있는 방식이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에서는 인간론이라는 이론적 수업을 넘어서 학생들 스스로 경험하며 긍정적인 인간론을 형성하는 실천적 자리를 만들어 준다고 할 수 있다.
직접 만남의 대화는 중요하다. 윤리교육 연구에서도 상담(counseling)은 행복한 인간관계 향상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논의되었다. 인간의 이해는 철학적, 교육학적, 심리학적, 상담학 및 심리상담학적으로 복합적인 이해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정철영, 2021). 행복교육에서도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행복한 인간관계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학생들 간의 상담적 대화 그리고 교수자-학습자 간의 상담적 기술로서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향후 이러한 부분에 대한 방법적 연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상담적 대화의 방법으로서 심리학자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글쓰기가 있다. 특정 주제(부정적 경험이나 성공 경험)에 대해 글을 쓰거나 개인 자서전적인 글을 쓰게 할 수도 있다.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자신의 인생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소중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자전적 글쓰기는 매우 유용하다. 생산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역경으로부터 승리한 이야기로 구성하는 경향이 있다(McAdams, 1997; 권석만, 2011, p. 458). 이 과정은 자기와의 상담적 대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의미 발견과 추구가 자아만의 초점이 아니라 타자, 세계와 관계된 자기초월적인 것을 이해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인간으로 발전할 수 있다. 브릭하우스(Brighouse)는 누군가가 실제로 행복하기 위하여 그들은 그들이 보내고 있는 삶을 정의내릴 수 있어야 하고 내면으로부터 그 삶을 살아야 한다(Denicola, 2015, p.73 재인용)고 말한다. 좋은 삶을 위한 가치들을 개인은, 학생들은 자기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K대 학생들의 경우 인성교과목 수업 만족도가 매우 높고, 이러한 대화적 경험을 통한 교육임에도 불구하고 행복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가 인성교육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그만큼 이 세대의 ‘행복’에 대한 갈망이 높다고 본다. 인성교육은 인성이 좋은 사람이 행복하다는 결론에 닿기를 기대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은 행복을 희망하는 요구를 어떻게 교육에서 논의할 수 있겠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5. 결론
현재 우리 사회는 인성 문제의 심각성이 자주 논의된다. 특히 미래 사회 주역으로서 현재 성장세대의 인성 문제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된다. 대학생의 인성교육은 필요하지만, 교육 대상자의 필요성과 요구에 기반하여 인성교육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 대학생들은 행복하지 않고 스트레스가 다층화되고 있어 내면적 건강이 문제화되고 있다. 또 대학에 입학해서야 정체성 탐색과 친밀한 인간관계 확장이라는 이중의 발달과제에 부딪히기도 한다. 교육의 동기는 마음이기에, 이러한 대학생들의 마음 상황을 중요시하는 인성교육의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본고에서 논의해 보았다.
현재 인성교육이 사회적 적응을 위한 도덕성을 주요 학습하고 있어 실제 대학 교육 수요자들의 필요와 동기유발의 목표와 반하는 경향이 있다. 의무를 강조하고 개개인의 내면적 자원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한결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교육은 한 인간의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성장에 반하는 교육 방식이 될 위험이 있다. 또한 현재의 인성교육이 정의적 영역 효과, 특히 자아 정체감과 자존감 향상 등 내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의문시된다. 대학생들의 내면적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 방향이 필요하다.
행복 차원을 탐구하는 교육은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동기유발을 촉발하며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인용되고 있는 수요자들의 요구도가 반영된 ‘자기이해’에 초점을 두는 행복교육을 제안하고자 한다. 개인적 차원에서 건강한 자기이해를 중요시하면서도 사회적 차원의 좋은 삶을 질문하는 방향으로의 행복교육은 인성교육이 지향하는 관계적 역량과 공동체 역량을 함양하는 것과 같은 방향일 것이다. 인성교육 내에서라도 자기이해에 기반하는 행복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자기이해와 좋은 삶을 위한 행복교육의 방향으로서 삶의 의미 발견이 중요하다. 대학에 입학해서야 정체성 위기와 인간 관계 갈등에 직면하는 우리 사회 대학생에게 필요한 삶의 의미 발견과 추구 방법을 본 연구에서는 가치관 성찰, 문학적 상상력, 상담적 대화로 나누어 구상해 보았다. 이는 본 연구의 사례 대학생들이 요구한 자기이해, 영상 매체 활용, 대화 방식을 토대로 실존주의 심리학을 기반으로 구상한 것이다. 우선, 가치관 성찰은 자기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활동으로서 자기이해 작업이다. 특히 고통을 대하는 태도를 성찰하며 가치관을 정립하는 활동을 말하고자 했다.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을 활용한 교육을 통해 자기 삶의 확대 경험, 개인적이면서도 공적 삶의 의미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보편적이고 체계적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텍스트를 선별하는 작업과 어떻게 자기 스스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교육 방법 연구가 후속 과제로 남는다.
무엇보다도 행복교육에서는 학생 주체적이고 참여적인 교수 학습 방법으로 교수-학습자간, 학습자 상호간의 상담적 대화와 문제 해결을 위한 비경쟁적 토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살펴본 바와 같이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짝 혹은 팀별 직접적 대화는 대학 신입생의 건강한 인간관계 가치관 함양과 실천에도 효과적이었다. 인성교육에서도 그렇지만 행복교육에서도 행복한 인간관계를 직접 체험하고 실천하는 장이 필요하다. 신입생에게 교양교육은 다양한 전공들의 학생들과 만나고 인간관계를 확장하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경쟁적 토론의 방식만이 아닌 공통 문제에 대한 비경쟁적 토의 형식, 상담적 대화가 행복한 인간관계를 신뢰하는 장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교양교육의 궁극적 목적인 행복을 지향하며 교양교육으로서, 인성교육의 대안으로서 행복교육을 제안했다. 특히 자기이해의 중요성과 삶의 의미 발견을 강조했다. 이는 문헌조사와 한 대학의 신입생들 일부를 대상으로 제한된 설문 조사한 결과를 근거하기에 완전한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부족함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대학생들이 좋은 삶으로서 자기이해와 인간관계에의 갈망이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복교육의 방향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자 한다. 향후 본 연구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실행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