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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8(3); 2024 > Article
고등교육 종교 교과목의 현황과 과제 -연세대학교의 <기독교의이해>를 중심으로

Abstract

기독교 종립대학들에서의 기독교 교과목은 선교적 목적으로 실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은 종교교육의 세 유형(‘신앙교육’, ‘종교학교육’, ‘종교성/인성교육’) 가운데 ‘종교학교육’ 차원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현실적인 제약으로 이것이 어려울 경우, 체험소양교육 차원으로 실시되는 ‘종교성/인성교육’이 대안이다. 그러나 종교교육은 우선적으로 교양교육의 본령인 자유학예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그것은 1) 종교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이해 및 여러 종교전통에 대한 이해, 그리고 2) 세속적 사건들 배후에 놓인 종교적 요소에 대한 식별과 이해를 통한 종교문해력 교육이다. 인문학뿐 아니라 자연과학 등 여러 학문 분야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교육은 융복합적 성격의 교양교육으로 적절하다. 그런데 이러한 종교교육이 가능하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교양기초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며, 이 기관은 교단이나 이사회나 교목실 등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행정적 독립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신분과 지위가 보장되어야 하며, 자유로운 탐구가 보장되어야 한다. 한편, 타 학문분야와의 통합적인 이해가 필요한 종교교육은 고학년생들에게 적합하다. 고학년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독교 이외의 종교들을 다루는 교과목 개발이 필요하며, 신생학문으로서의 기독교교양학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Abstract

Christianity courses at Christian colleges and universities are often aimed at converting students. However, religious education as a ‘liberal arts education’ should prioritize ‘religious studies education.’ This differs from other types of religious education, such as ‘faith education’ or ‘spirituality/character education.’ When this ideal approach isn’t feasible due to practical constraints, an alternative could be ‘spirituality/character education’ within an ‘experiential education’ context. Ultimately, religious education should strive for liberal arts principles, which is the main stream of liberal and general education. Liberal arts based religious education involves fostering religious literacy, which includes: 1) understanding the nature and significance of religion itself, as well as diverse religious traditions; 2) identifying religious elements that underlie secular events. This form of education, which requires open dialogue with other academic disciplines like the humanities and natural sciences, can serve as a type of convergence education. To achieve this goal, institutions dedicated to liberal and general education need to be established, with full administrative independence. They must operate without interference from denominational authorities, university boards, or chaplains’ offices. Guarantees for the independence of administration, the status of faculty, and academic freedom are essential. Religious education that embraces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is suitable for senior students with a broader academic background. Thus, the curriculum should be adjusted to allow senior students to take religious studies courses. Additionally, there should be a broader range of courses that explore religions other than Christianity. Furthermore, ongoing research into ‘Christianity and liberal arts studies’ as an emerging discipline is essential.

1. 서론

다수의 기독교 종립학교에서는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채플과 기독교 교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여 운영한다. 많은 경우, 기독교 교과목을 실시하는 목적이 특정 종교를 선전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신앙교육적 또는 선교적 목적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1) 그런데 신앙교육은 본질적으로 의심과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다. 신앙은 학술적, 과학적, 객관적, 실증적 논증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앙교육은 교양교육2)이 추구하는 비판적, 창의적 사고 능력 배양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근거 없는 기우는 아니다. “인간의 정신을 자유롭게 확장하고 개발하는 폭넓은”(최성훈, 2020, p. 208)3) 교양을 함양하는 데에는 의심과 비판이 허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신앙교육적 또는 선교적 목적을 가진 기독교 교과목은 교양교육으로 적합하지는 않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 교과목들이 여전히 교양교육의 틀 안에 놓여있는 것이 현실이다.
종교교육은 교양교육이 될 수 없는가? 이 글은 종립대학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 및 실시되는 종교 교과목이 교양교육으로 적합하기 위해서 어떤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연세대학교의 <기독교의이해>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한다.4) 또한 기독교 교과목의 한계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교양교육과 종교교육

2.1. 종교교육의 세 유형

손동현(2020)은 “종교교육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함양하려는 전문교육이 아니고, 특정 직업을 염두에 둔 직업교육이 아니며, 특정 신분에게만 시행되는 특수교육이 아니다. 종교교육은 누구나 그가 인간으로서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식견과 자질과 태도를 함양하기 위해 받는 교육이다. 이 점에서는 종교교육과 교양교육이 서로 다르지 않다.”(p. 2)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도 종교교육이 교양교육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아래와 같이 지적한다. “종교교육에는 특정 실정종교의 고유한 교리와 행동규범이 그 내용으로 포함돼 있어, 타 종교의 신앙내용과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보편성이 제약”(p. 3)받는다. 따라서 종교교육이 특별한 요건을 충족시킬 때 교양교육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종교교육을 “1) 특정한 종교/종파의 교리나 규범을 가르치는 ‘종교적 신양[신앙]’의 교육. 2) 여러 특정종교들을 포함하여 종교 일반의 본질과 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종교에 관한 교육’. 3) 특정종교들의 가르침이나 신념체계 자체가 아니라 원숙한 인격교육을 위해 필요한 종교성, 즉 종교의 궁극적 가치지향성을 교육하는 ‘종교성의 교육’”(p. 16) 세 유형으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3)이 “가장 보편적인 지고의 궁극적 가치를 지향하는 교육으로서 곧 교양교육의 이념에 합치하는 것”(p. 17)이라고 평가한다.5)
종교교육을 위와 같이 세 유형으로 구분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1991)에 따르면, “종교교육의 유형은 대체로 특정한 종파의 교육을 뜻하는 ‘종교의 교육’, 여러 특정종교들을 포함하여 종교 일반의 본질과 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종교에 관한 교육’, 특정종교들의 가르침이나 신념체계가 아니라 원숙한 인격교육을 위해 필요한 종교성 즉 궁극적 가치지향성을 교육하는 종교적 교육’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용어가 적확하지 않다. “종교의 교육”과 “종교적 교육”은 직관적으로 차이점을 인식할 수 없으며, “종교의 교육”이나 “종교적 교육”은 “종교에 관한 교육”에 포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종교교육의 세 유형에 대한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어서 잠정적으로 ‘신앙교육’, ‘종교학교육’, ‘종교성/인성교육’이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신앙교육’은 선교적 목적으로 특정 종교나 교파의 교리 또는 신앙을 가르치는 교육, ‘종교학교육’은 종교 자체에 대한 교육을 포함하여 여러 종교전통들에 대하여 가르침으로써 종교의 본질과 의미를 이해하도록 하는 교육, ‘종교성/인성교육’은 종교적 가치를 가르침으로써 원숙한 인격형성에 기여하려는 교육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손동현의 주장처럼 교양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은 ‘종교성/인성교육’이 가장 적합한가? ‘2022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 모델’에 따르면, 교양기초 교육과정은 그 하위 영역을 자유학예교육, 기초문해교육, 체험소양교육의 세 영역으로 구분하여 편성하는데, 이 가운데 자유학예교육이 교양기초 교육과정의 본령이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p. 5). 그런데 종교교육이 이 “본령”에 적합한지에 대한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종교교육을 체험소양교육 영역으로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즉,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교양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의 가능성을 인성교육으로 축소시킨다.6) 과연 종교교육은 체험소양교육의 영역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가? 교양교육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학예교육으로는 적절하지 않은가?

2.2.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

‘2022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 모델’은 교양기초 교과목의 기본요건을 두 가지 차원으로 제시한다. 첫째는 교양기초 교과목이 될 수 있는 긍정적 요건을 제시하는 “적극적 기준”이고, 둘째는 교양기초 교과목이 될 수 없는 부정적인 요건을 제시하는 “소극적 기준”이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pp. 7-10). 적극적 기준으로는 교과목의 “보편적 포괄성, 학술적 대표성, 전인교육”(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p. 7)을 제시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은 자유학예교육을 주제 중심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세 영역으로 구분하며, 인문학 하위분류로 ① 문학⋅예술학, ② 역사학⋅철학⋅종교학을 제시함으로써(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p. 6) 종교를 가르치는 것이 인문학에 속하며 자유학예교육임을 인정한다.
교양교육이 인간과 사회와 자연과 예술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세계관과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이라면,7) ‘종교학교육’은 교양교육에 포함되기에 충분하다.8) 물론 특정 종교의 ‘신앙교육’은 다른 종교를 가진 학습자나 종교가 없는 학습자에게는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보편적 포괄성’을 갖추기 어렵다(손동현, 2020, p. 3). 그러나 ‘종교학교육’은 다르다. 종교는 어느 곳에나 있으며, 언제나 존재해왔다. 시공간적으로 인간이 존재하는 곳에 종교가 있다. 따라서 종교는 인류의 보편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종교를 과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학술분야가 종교학이다. 자유학예 교과목이 “인문-사회-자연의 기초학문 분야의 탐구 성과를 내용으로”(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p. 8)하며, “해당 영역에서 핵심적이면서도 보편성을 갖는 학술적 주제를 다루어야”(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22, p. 8) 한다면, 종교학교육은 자유학예 교과목으로 적합하다. 더군다나 종교학교육은 직업교육이나 특수 전문교육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는 점에서 ‘보편적 포괄성’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양기초교육에 관한 연구를 주도하는 <한국교양교육학회>가 2006년 출범할 당시만 해도, 학회 내부에서는 ‘종교교육’에 대한 연구와 발표가 제한적이었다(김재현, 김춘이, 이인경, 허선호, 2019, p. 28). 그러다가 2019년 춘계학술대회에서 처음으로 종교교양교육이 하나의 독립적인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한국기독교교양학회>가 출범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와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이미 오래 전부터 개별 종교들의 신학뿐 아니라 종교학 자체는 하나의 독립적인 학술분야로 인정받았다. 이에 더하여 ‘기독교교양학’ 또한 독자적인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9) 이에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은 ‘학술적 대표성’을 지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 교과목이 교양교육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종교 교과목이 교양교육으로 적절하게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면, 종교 교과목을 그렇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인가? 기독교 종립학교의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선교적 목적으로 이 교과목에 접근하기 때문인가? 보수적인 교계의 분위기 때문에 철저하게 종교학적 차원으로 기독교를 가르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대안은 있는가? 이 대안을 연세대학교 종교 교과목 모델에서 찾고자 한다.

3. 연세대학교의 <기독교의이해>와 자유학예교육

3.1. 기독교 교과목의 역사적 배경

1915년, 기독교 선교를 주된 목적으로 학교를 세우려던 다른 선교사들과는 달리 언더우드는 ‘기독교주의’를 표방하는 조선기독대학(CCC)을 설립했다(홍성표, 2023). 이때 일반 학생들에게 종교교육이 금지된 <개정사립학교규칙> 때문에 신과에 성서과목을 개설하여 전교생이 자발적으로 수강하도록 했다(홍성표, 2023, p. 199). 이런 의미에서 “연희전문의 종교교육은 … ‘교양으로서의 기독교 종교교육’의 역사적 기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홍성표, 2023, p. 199). 그러나 당시의 수업은 현대적 개념의 자유학예교육은 아니었다. 본질적으로 연희전문학교의 종교교육은 여전히 ‘선교적’ 목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브란스의 전신이 광혜원에서도 1885년 개원 직후부터 기독교를 가르치는 교과목(채플)이 실시되었다.
전교생에게 기독교와 성서를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된 신과는 점차 ‘전공’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연희대학교 신학과는 1953년에 기독교신학 분야 국내 최초의 연구학술지를 발행함으로써 한국 신학계의 학술적 발전을 선도했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은 1964년에 국내 최초로 신학 분야 대학원 과정을 제공하는 연합신학대학원을 개원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65년에 첫 석사학위를 수여했고, 이후에 박사학위 과정도 설치하여 오늘날까지도 한국 신학계의 학술적 성과를 이끌어오고 있다. 1965년 전문연구기관인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가 신과대학 내에 설립되었고, 주기적인 학술대회와 공개강좌를 개최했다. 이처럼 1915년에 전교생에게 성서를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신과는 점차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는 전공학과로서의 면모를 다져갔다. 물론 20세기 후반까지 전교생이 필수로 수강하는 기독교 교과목을 개설하는 주체도 신과대학이었다.
다른 한편, 조선기독대학은 개교 직후부터 ‘종교부’를 중심으로 일반교수들이 종교 활동을 담당했다. 교목실이 정식으로 설치되지 않았던 시절에도 전임교목이 부임하여 종교 활동을 주도했다. 그러다가 1962년에 교목실이 설치되었다. 오늘날 교목실은 “연세대학교 건학 이념인 진리와 자유의 기독교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채플, 강의, 예배, 선교, 대학교회, 삼애교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https://chaplain.yonsei.ac.kr, 2024년 4월 1일 접속). 교목들 역시 전교생이 필수로 수강하는 기독교 교과목의 담당을 본업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https://chaplain.yonsei.ac.kr, 2024년 4월 1일 접속). 교목들에게는 기독교 수업이야말로 학생들에게 기독교정신을 전달할 수 있는 선교의 장이기 때문이다. 학부대학이 설립되기 이전까지 연세대학교의 기독교 교양과목은 주로 신과대학, 부분적으로 교목실의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었다.

3.2. 학부대학의 설립과 <기독교의이해>

연세대학교의 <기독교의이해>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요인은 학부대학의 설립이다. 연세대학교는 1999년 9월 1일에 교양기초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학부대학을 설립했다. 그리고 전교생이 듣는 교양필수과목인 <기독교의이해>를 학부대학이 개설하여 관리하도록 했다. 그럼으로써 <기독교의이해>가 교양교육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로써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으로 하는 교수진은 세 기관으로 나뉘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담당하는 신과대학과 캠퍼스 선교를 담당하는 교목실, 그리고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학부대학이다. 학부대학의 기독교 전공 교수진은 선교적 목적(교목실)에서 벗어나, 또한 전공으로서의 기독교를 가르치는 방식(신과대학)과는 다르게 <기독교의이해>가 자유학예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과목 설계하고 운영하고 있다. 종교의 본질과 의미를 소개하고 종교가 구성해놓은 세계를 파악하도록 함으로써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그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그럼으로써 연세대학교의 <기독교의이해>는 자유학예교육이 요구하는 ‘보편적 포괄성’을 확보한다. 또한 매학기 개강 직전에 교⋅강사 워크숍을 실시하여 교양교육, 특히 자유학예교육에 대한 교수자들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있다.
물론 학부대학 설립 초기부터 <기독교의이해>가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는 않았다. 초기에는 <기독교의이해>의 교육 및 행정의 총책임자인 <기독교의이해> 책임교수의 보직을 신과대학 교수가 담당했다. 그리고 여전히 교목실도 이 교과목에 대한 지분을 요구했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학부대학 소속 교수가 책임교수 보직을 맡았다. 이로써 연세대학교에서는 ‘기독교 교양교육’(학부대학)과 ‘신학 전공교육’(신과대학)과 ‘캠퍼스 선교’(교목실)의 ‘3분담체제’가 확보되었다. 그리고 <기독교의이해>는 자유학예교육 차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4. 기독교 교양과목의 한계와 과제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연세대학교의 <기독교의이해>는 여전히 몇 가지 한계를 드러낸다. 이러한 한계와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기독교의이해>가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면모를 더 잘 드러내도록 몇 가지를 제안한다. 물론 아래에 언급되는 한계는 연세대학교만의 사례는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연세대학교에는 해당하지 않는 사례도 제시될 것이다. 이는 기독교 종립대학들이 자신들의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기독교 교과목을 점검하고 보완하도록 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4.1. 교양기초교육 전담 기구의 독립과 교수자들에 대한 지속적 교육 필요

기독교 교과목을 필수로 가르치는 다수의 종립대학에서는 여전히 교목실이 기독교 교양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독교 교양과목이 ‘신앙교육’ 차원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캠퍼스 선교에 일차적 관심을 두는 교목실이 선교적 관점에서 기독교 교과목을 운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따라서 교양교육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기독교 수업이 가능하려면 교양교육을 전담하는 독립적인 기관이 기독교 교양과목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신과대학, 교목실, 학부대학이 행정적으로 구분되어 있고, 교양기초교육을 전담하는 학부대학이 <기독교의이해>를 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이 교과목은 자유학예교육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학부대학의 독립적 운영만으로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기독교 교과목 운영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학부대학 소속 기독교 담당 교수자들이 교양교육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의이해>를 강의하기 시작하는 신진학자들이 <기독교교양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연세대학교 학부대학은 매학기 교수자워크숍을 개최하여 기독교를 가르치는 교수자들의 교양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한다. 또한 <연세대학교교양교육연구소>는 <한국기독교교양학회>와 공동으로 수시로 워크숍, 세미나,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고 <기독교의이해>를 강의하는 교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더 나아가 <기독교교양학>이라는 새로운 학문분야가 학술적 대표성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요구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독교의 틀에서 벗어나 교양교육 전반에 대한 논의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한국교양교육학회>, <한국교양기초교육원> 등과 소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4.2. 고학년 학생들의 수강 확대 필요

현재 <기독교의이해>는 1학년생들이 수강한다. 이러한 체제는 2000년 1학기부터 실시되었다. 광역학부제를 시행하던 당시에 신입생들은 교양필수과목으로 지정된 <기독교의이해>와 <글쓰기>와 <대학영어>를 이수해야만 2학년 전공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주로 3학년 학생들이 수강하던 <기독교의이해>는 2000년 1학기부터 1학년 학생들이 수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물론 교수자 수급 문제 등으로 단번에 개편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학년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추진되었다. 그래서 학부대학 설립과 함께 2000년 1학기부터 <기독교의이해>는 1학년 학생들이 수강하게 되었다(<표 1>).10)
<표 1>
대학별/연도별 <기독교의이해> 수강 학년의 변화
단과대학 1990-91 1992-93 1994-95 1996 1997 1998-99 2000-
문과대 3-2 3-2 3-2 1-1/3-2 1-1/3-2 1-1 1-1

상경대 3-2 3-2 (경제2-2) 3-2 2-2 2-2 1-2 1-1

이과대 3-1 3-1 3-1 3-1 3-1 2-2 1-2

의⋅치예 2-1 2-2 2-2 2-2 의예: 2-2 치의예: 2-1 의예: 2-2 치의예: 2-1 1-2

공과대 2-1 2-1 2-1 (컴공3-1) 2-1 (컴공3-1) 2-1 (컴공3-1) 2-1 1-2

신과대 1-1 (신대치) 1-1 (신대치) 2-1 (신대치) 대치 대치 대치 1-1

사과대 3-2 3-2 3-2 (사복2-1) 3-2 (사복2-1) 1-2/3-2 (사복2-1) 1-2 1-1

법과대 3-2 3-2 3-2 2-2 2-2 2-2 1-1

음대 3-1 (교음대치) 3-1 3-1 3-1 3-1 1-2

생과대 3-1 3-1 3-1 3-1 3-1 1-2

교과대 3-1 3-1 3-1 3-2 3-2 2-1

간호대 2-1 2-1 2-1 2-2 2-1 2-1
그런데 자유학예교과목으로서의 <기독교의이해>는 학습자들의 통합적, 비판적 사고를 요구한다. 성서 본문에 대한 문(文)학적 접근, 기독교역사에 대한 사(史)학적 접근, 기독교사상에 대한 철(哲)학적 접근은 어느 정도의 인문학적 기초를 닦은 수강생들에게 적합하다. 더군다나 <기독교의이해>는 다른 학문 분야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삶의 가치와 의미를 다루는 교과목이다. 따라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생보다는 3학년, 4학년 학생들이 수강할 때 더욱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며 <기독교의이해>가 지향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3. 자유로운 탐구 가능한 시스템 구축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기독교 교과목에서는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인류의 고전’으로 읽는다. 또한 문화인류사적 관점에서 기독교를 해석하고, 철학, 역사, 정치적 배경에서 기독교사상을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그런데 이러한 교양교육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는 종립대학의 이사회나 해당 대학의 배경이 되는 교단에서는 이러한 교육을 ‘위협’으로 여기기도 한다. 초교파 대학인 연세대학교는 교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교단에 속한 많은 대학은 교단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많은 교수자가 교수/학습 내용으로 인해 교단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하며, 심지어는 해임/파면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검열과 사상검증은 교권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대학의 학문적 자율성에 역행하고 자유로운 상상과 탐구를 강조하는 교양교육을 억압한다. 따라서 종립대학은 기독교 교과목이 자유학예교육 차원으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권을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수업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교원의 신분을 보장해야 한다. 비정년트랙 교원들과 비정규직 교원들이 특별히 더 큰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데, 전국적으로 기독교 교과목을 담당하는 절대 다수의 교원이 이러한 신분이다. 재계약에 대한 불안 없이 자유롭게 탐구하고 가르칠 수 있도록 교원의 신분과 지위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종교적, 신학적 이유로 교원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끼칠 수 없다고 인사규정에 명시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교단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스스로 특정 종교의 도그마에 갇혀 있지 않는 비기독교인 교원을 채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4.4. 자유학예교육과 인성교육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 교과목은 ‘종교학교육’ 차원으로 실시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이것이 쉽지 않는 경우가 있다. 보수적인 교단에 속한 대학에서는 여전히 ‘신앙교육’ 차원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신앙교육’은 교양교육의 주요 요건 가운데 ‘보편적 포괄성’과 ‘학술적 대표성’이 결여되어 있어서 대학 교양과목으로서 적절하지 않다.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이 불가능할 경우, 차선책으로 ‘종교성/인성교육’ 수준의 수업을 진행할 수는 있다. 물론 ‘종교성/인성교육’은 종교 교과목을 교양교육의 본령인 자유학예교육에서 벗어나게 하고 체험소양교육으로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종교성/인성교육’이 체험소양교육이라는 교양교육의 범주 안에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는 있다.
그러나 ‘종교학교육’이 중심이 되고, 그것이 ‘종교성/인성교육’으로 확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교학교육’이 ‘종교성/인성교육’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과목을 설계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윤리적 문제들을 종교의 렌즈로 관찰하도록 할 수 있으며, 다원화, 다문화, 다종교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배움으로써 어떠한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갈지를 고민하게 하는 수업은 ‘종교성/인성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4.5. 선택 교과목의 다양화 필요

오늘날 온건한 종교의 감소와 근본주의적 종교가 강화 추세는 “상호 이해의 결핍과 그에 따른 적대적 감정의 심화”(김학철, 2019, p. 56)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타종교에 대한 무관심이나 종교 자체에 대한 무관심이 종교갈등의 주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종교문맹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문해력11) 교육이 필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종교와 함께 시작되었다. 삶의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인간은 물질세계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다른 세계를 상정했으며, 초월적이고 성스러운 존재와 그러한 영역을 동경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종교적 존재’이다. 또한 우리는 수천, 수만 년 동안 종교가 만들어놓은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종교를 알지 못하고는 종교가 만들어놓은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며, 또한 그 세계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 이것 역시 종교문맹이다. 따라서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종교문해력12) 교육이 필수적이다(조미영, 2023).13) 비종교적으로 보이는 사건들 배후에 놓인 종교적 요소를 식별하고 평가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교문해력 교육은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의 주요 내용이다.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은 문학과 사학과 철학과 예술의 ‘통합적’ 교육이다(유성욱, 2020). 특정 종교 사상의 배후에 놓인 역사적 사건을 연구하며, 또한 그것이 문헌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연구한다. 또한 거꾸로, 역사의 특정 사건들 배후에서 종교가 어떻게 기능했는지를 탐구한다. 이것은 텍스트와 사상과 사건에 대한 통합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훈련이다. 그리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볼 수 있도록 자극함으로써 본문(성서 등 경전)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창의성을 배양한다(민경식, 2020, pp. 580-581). 또한 전혀 관련 없는 것으로 보였던 사건과 사상과 문헌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설정할 수 있는 창조적 사고를 훈련시킨다. 이러한 종교교육이야말로 교양교육에 적합하다. 그런데 연세대학교의 경우, 전교생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기독교의이해>를 제외하고는 종교 교과목이 빈약하다. 2024년도 1학기에 연세대학교에서 개설된 교과목들 가운데 배분이수제로 운영되는 ‘대학교양’ 영역에 개설된 교과목은 전체 286과목이며, 이 외에 ‘기초교육’ 영역에 자율선택 교과목들이 다수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종교와 관련된 교과목은 10개에 불과하다(약 3%).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기독교뿐 아니라 종교일반 또는 타종교와 관련된 교양과목들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20세기까지 기독교 종립대학에서의 기독교 교과목은 신앙교육적 또는 선교적 목적에서 실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은 ‘신앙교육’에서 벗어나 ‘종교학교육’ 차원으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상 이것이 쉽지 않은 경우, ‘종교성/인성교육’이 대안이 된다. 그러나 우선적으로 종교교육은 교양교육의 본령인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학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그것은 1) 종교의 본질과 의미에 대한 이해 및 여러 종교전통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2)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사건들 배후에 놓여있는 종교적 요소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의미하며, 종교문해력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유학예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이 가능하려면 제도적 보완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교양기초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며, 이 기관은 철저하게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교단이나 이사회, 또는 교목실 등 학내외 타기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양교육 전담기관의 행정적 독립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신분과 지위가 보장되어야 한다. 또한 종교학 분야의 다양한 교과목 개발이 필요하다. 종교학과 기독교교양학은 독립적인 학문분야이며 또한 문학, 사학, 철학, 미학, 음악학, 인류학,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뿐 아니라 자연과학 등 여러 학문 분야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한 융⋅복합 분야이다. 이러한 성격을 지닌 종교 교과목을 더 폭넓은 학술적 배경을 지니는 고학년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기독교교양학은 신생학문이다. 이에 기독교교양학에 대한 지속적인 학습/교육과 연구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한국기독교교양학회>가 2019년도에 출범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글이 후속 연구를 자극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Notes

1) 손삼권(2015)은 기독교 교양과목이 “기독교 지식의 전달에서 탈피하여 인문학적이고 융복합적”(p. 158)으로 실시될 가능성을 탐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독교대학은 설립의 목적을 실현하고, 정체성 확립을 위한 것 중의 하나가 기독교 교양과목”(p. 144)이라고 이해한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D. S. Dockery, C. W. Morgan(2020)을 보라. 29명의 저자들은 기독교대학에서 교양교육을 통해서 기독교 신앙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또한 A. F. Holmes(1987)는 기독교대학의 목적을 기독교적 교육이라고 전제하며, “기독교대학의 독특한 특징은 신앙과 학문의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통합을 장려하는 교육이어야 한다.”(p. 6)고 주장한다. 그는 이 책의 5장에서 이를 자세히 설명한다(pp. 45-60). 또한 Mannoia(2000)를 보라.

2) 교양의 정의는 이 글의 논점이 아니다. 다만, 이해를 돕기 위해 20세기말에 하버드대학교의 교양교육을 주도했던 로조프스키의 정의를 소개한다. H. Rosovsky(1996, pp. 161-164)를 보라. 그에 따르면, 교양인은, 1)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2) 우주, 사회 또 우리 자신(인간)에 대한 지식과 이해를 얻는 방법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갖고 있어야 한다. 3) 다른 문화나 다른 시대에 대해 넓은 안목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을 폭넓은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4) 윤리,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정보에 대한 판단력을 가지고 도덕적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 5) 특정 학문 분야(전공)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양이란, 1) 비판적 사고 및 소통 능력, 2) 우주, 사회, 인간에 대한 이해 능력, 3) 폭넓은 개방적 시각, 4) 윤리적 판단 능력, 5) 전공에 대한 깊은 이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양을 습득하고 배양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교양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학계의 ‘교양’(Bildung)에 대해서는 F. Schweizer(2023, pp. 36-42)를 참고하라. 또한 각주 8의 설명을 보라.

3) 그는 교양교육이 자유롭게 사고하도록 하는 교육이라고 하면서도, “기독교적 교양교육”은 “보다 완전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실현하는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p. 208)이라고 함으로써 여전히 기독교 중심적 또는 선교적 시각을 드러낸다. 더군다나 “기독교적 교양과목이 기독교 학교의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한”(p. 212) 것으로 전제하며, 이에 따라 기독교대학의 교양교육이 “기독교적 가치관이 가미”(p. 219)되어야 한다고 이해함으로써 신앙교육적 관점을 드러낸다.

4) <기독교의이해> 영역에는 <기독교와세계문화>, <기독교와현대사회>, <성서와기독교> 세 개의 교과목이 개설된다. <기독교와세계문화>는 상대적으로 역사적 관점을, <기독교와현대사회>는 철학적 관점을, <성서와기독교>는 문학적 관점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한다.

5) 조재천(2020) 역시 세 번째가 교양교육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한다. 물론 그는 1)과 2)가 교양교육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교양이라는 보다 크고 궁극적인 교육적 가치에 잘 부합하지 않는다.”(p. 31)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종교성 교육, 즉 “‘기독교적 교육’은 교양교육의 이상에 잘 부합”한다고 평가한다(p. 32). 물론 그의 비판은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종교학 수업에 대한 비판이지, 종교학교육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닐 것이다. 종교성/인성교육이 가장 적합한 종교교육이라는 평가는 또한 이정철(2023, pp. 33-36)을 보라.

6)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는 종교교육 연구 사례는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구제홍(2007); 박민수(2009); 조용훈(2016); 김춘이(2017); 이정철(2023); 정회현(2023) 등을 보라. 다른 종교의 사례로는 조성훈(2024)을 보라.

7) 한국교양기초교육원 홈페이지(https://www.konige.kr, 2024. 04. 01 접속)를 보라. “교양기초교육이란 대학 교육과 평생교육 전반에 요구되는 지식의 습득 및 자율적 학문 탐구 능력의 함양을 포함하여, 인간, 사회, 자연, 예술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관과 가치관을 스스로 확립하는 데 기여하는 교육으로, 학업 분야의 다양한 전문성을 넘어서서 모든 학생에게 요구되는 보편적⋅통합적 자유교육이다.” 교양교육이 인간을 이해하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려는 것이라면, ‘종교학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며 또한 교양교육으로 적합하다. 종교를 알지 못하고서는 종교가 만들어 놓은 우리 사회를 이해할 수 없으며, 또한 그 사회에 속하여 살아가는 인간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8) 강영택(2013, pp. 16-17)을 보라. 그는 이 두 번째 유형을 “종교학적 종교교육”이라고 하며, 이것이 강의석 군 판례(2010년)에 타나난 대법원의 표현인 “교양교육적 종교교육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p. 16)고 한다.

9) 2019년에 창립된 <한국기독교교양학회>는 <한국기독교학회>의 14개 회원학회 가운데 하나로 그 독자성과 학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정기학술대회 외에도 각종 세미나, 워크숍, 컨퍼런스 등을 활발하게 개최하고 있으며, 교양교육으로서의 종교교육에 대한 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0) <표 1>은 10년에 걸친 연세대학교 수강편람을 조사하여 정리한 것이다. 1996년부터 점진적으로 1학년 학생들이 <기독교의이해>를 수강하도록 교육과정이 개편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1995)이후 학부대학 설립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기독교의이해>를 1학년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기획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광역학부제 실시와 학부대학의 설립으로 학과 진입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기독교의이해> 이수가 요구되기 이전에는 주로 3학년 학생들이 <기독교의이해>를 수강했다.

11) 종교문해력의 일차적 의미에 대해서는 S. Prothero(2007)를 보라. 그에 따르면, 종교문해력은 “종교의 기본 구성 요소인 용어, 상징, 교리, 관습, 격언, 인물, 은유, 내러티브 등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킨다”(pp. 11-12). 조금 더 폭 넓은 정의 대해서는 D. L. Moore(2014)를 보라. 그에 따르면, 종교문해력이란 “1) 특정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서 생겨나고 여전히 계속 형성되고 있는 세계 여러 종교(전통)의 역사와 핵심 종교문헌들(해당되는 경우)과 신앙과 예식과 오늘날의 모습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이며, 2) 시공간에 걸쳐 나타나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현상들의 종교적 차원을 식별하고 탐구하는 능력이다”(pp. 379-380). 종합하면 종교문해력이란, 1) 특정 종교(들)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며(좁은 의미의 종교문해력), 2) 또한 표면적으로는 비종교적으로 보이는 사건이나 사상 속에 스며있는 종교적 요소들을 식별하고 이해하는 것이다(넓은 의미의 종교문해력). 종교문해력은 각각의 종교를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종교로 구성된 우리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 또한 그것을 넘어 종교로 구성된 우리의 세계를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관찰하고 재구성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본문에서 의미하는 종교문해력 교육은 첫 번째 차원이다. 종교문해력이라는 용어의 사용 역사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로는 Hannam, Biesta, Whittle, Aldridge(2020, pp. 217-221)를 보라.

12) 여기서 의미하는 종교문해력은 두 번째 차원, 즉 넓은 의미의 종교문해력이다. 각주 12를 참고하라.

13) 종교문해력 교육이 필요하다는 조미영(2023)의 주장은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그는 “기독교적 교양교육”을 “보다 완전하게 하나님의 형상을 실현하는 인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p. 159)으로 규정하며, 기독교적 교양교육이 달성해야 할 목적을 “기독교적 전인을 양성하는”(p. 159. 또한 p. 169 참고) 것이라고 설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 목적은 자유학예교육의 필수 요건인 ‘보편적 포괄성’을 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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