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창작 활동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 효과 및 시사점 -전공 연계 글쓰기(WAC) 교과목을 중심으로
Effects and Implications of Self-discovery Writing for Creative Activities of College Students : Focusing on Writing Across the Curriculum (WAC) Subj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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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방송 영상 미디어 전공자를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 효과가 창작 활동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고, 이에 따른 교육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대학의 교양 글쓰기는 교육 과정 간의 연계 부족으로 다양한 교과와의 융합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본 연구에서는 전공 연계 글쓰기 교양으로 개설된 <영상 스토리텔링> 수업을 통해 창작 활동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 수업을 제안한다. 이에 1단계는 자기 탐색을 통한 자기 발견 글쓰기, 2단계는 작품 구상을 위한 콘텐츠 유형과 장르 및 가상 인물 설정, 마지막 3단계는 미국의 극작가 시드 필드(syd field)가 고안한 영상 3막 구조 형식에 맞춰 연구를 진행하였다. 학습자의 창작 결과물에서 나타난 가상 인물 설정 유형을 분석한 결과, 1) 이상적인 모습을 반영한 유형 2)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 유형 3) 다른 존재에 나를 투영한 유형 등 총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자기 발견을 통한 창조적 글쓰기는 자기성찰과 더불어 학습자의 창의성 발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또한 ‘나’로 출발한 작품 구상이 풍부한 소재로 직결된다는 점과 수업에서 다룬 개념을 통합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통해 ‘자기 발견’은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른 교육적 시사점으로는 학습자 이해를 통한 교육 내용 재검토, 전공 교과 연계 융합 교육 개발, 성실한 학습을 위한 질적 수단으로써의 글쓰기 프로그램 도입 등이 있다. 현재 AI 학습 기반 글쓰기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자기’ 기반 학습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다양한 교과목에서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활용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본 연구를 통해 전공자의 역량 제고를 위한 전문 교육과 더불어 인문학적 소양 기반 글쓰기를 융합한 교육 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effects of self-discovery writing on broadcasting, video, and media majors through creative activities, and to derive educational implications accordingly. The self-reflection writing presented in the <Visual Storytelling> class went through a total of three stages based on the structural format of the three acts of video studied by Syd Field in the United States. As a result of analyzing the types of the virtual character settings that appeared in the creative output of a total of 34 learners, I was able summarize them into three types: 1) a type that reflects two or more 2) a type that shows human duality 3) a type that projects oneself as another being. As a result, Ifound that self-discovery writing plays a very important role in the development of learners’ creativity along with self-reflection. In addition, this study confirmed the idea that a work which begins with ‘I’ is directly connected to rich material and that ‘self-discovery’ is highly likely to expand into voluntary learning through the integrated development of the concepts covered in the class. The educational implications of this include the re-examination of educational content through learner understanding, the development of convergence education in connection with major subjects, and the introduction of writing as a qualitative means for sincere learning. Currently, AI learning-based writing research is being actively conducted, but ‘self’ learning is as of yet an exclusively human domain, and self-discovery learning through self-exploration needs to be used in various subjects.
1. 서론
글쓰기는 판단 및 사고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 리터러시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한 교육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이현진, 채수은, 2021). 글쓰기 수업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쓰기와 퇴고, 문법, 다양한 시사를 활용한 주관적 글쓰기, 학술적 글쓰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조미영, 2018). 현재 대학에서는 글쓰기 수업을 필수 교양 교과로 지정하였으며, 그중 대다수가 1학년 필수 교양 교과로 글쓰기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손다정, 김혜령, 2022).
하지만, 일반교양 글쓰기 교과목을 개설해 운영해도 교수자는 전공 지식을 연계한 글쓰기 교과목(WAC: Writing Across the Curriculum)이 필요함을 지적한다(정하늬, 2021). 전공 교수자는 전문 분야 용어, 이론, 설득 수단 등에 대한 충분한 습득을 기대하는 반면, 일반 글쓰기 수업은 그렇게까지 가르쳐주지도 않을뿐더러 가르쳐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배식한, 2012). 이에 전남대를 비롯한 서강대, 연세대, 서울여대 등이 글쓰기 교육의 새로운 발판 마련을 위해 WAC를 시도했지만, 대학의 지원 부족은 물론 교수들의 무관심과 글쓰기 교육에 대한 오해 등으로 인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였다(김민정, 2019).
김현정(2018)도 대학 글쓰기가 꾸준히 중요한 교육수단으로 여겨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전공 교육 과정 간의 연계성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교양 글쓰기를 융합한 전공 연계 글쓰기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미 전공 연계 글쓰기가 전공 심화 학습은 물론 고급 과정 글쓰기 교육,나아가 창의력을 길러 주는데 효과적임을 밝힌 연구 논의가 많다(배식한, 2013; 안상희, 2015; 원만희, 2010). 먼저 배식한(2013)은 전공 연계 글쓰기는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하는 데 있어 창조적 사고 과정의 모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안상희(2015)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전공 학습은 물론 사고력 확장을 위해서는 전공 연계를 통한 글쓰기 능력 향상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또한, 원만희(2010)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위해서는 자기 서술이 중요하다며, 사고력 증진을 위해 전공 연계 글쓰기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전공 전문지식을 겸비한 글쓰기 수업은 창의적 사고 향상을 위해 필요한 교육임을 논할 필요가 있으며, 전공 연계 교과로 개설된 I 대학의 <영상 스토리텔링> 교양 수업에 적용 해 볼 가치가 있다.
본 연구에서 활용된 전공 교양 수업은 영상 내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내고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 것인지에 학습 목표를 둔다. 이로써 학습자의 주체성을 기반으로 자기 이야기를 통해 허구, 즉 가상 현실 구축으로 창의성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는 영상 전공 수업에서 글쓰기가 학습자가 전문적인 학습적인 과정을 통해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이도균, 2024).
창작 수업은 주로 자기 발견과 연계성을 맺고 있다(노영윤, 2015; 이근영, 2020). 먼저,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진 일기와 그림 동화 개작을 통한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를 총 2차로 나누어 창작 활동을 통한 진로 모색 목적에 의의를 둔 연구가 있다(노영윤, 2015). 이를 통해 자기 발견은 미래지향적이며 삶에 대한 긍정과 능동성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점과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함으로써 창작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이근영(2020)은 대학 수업에서 ‘자기 서사’ 개념을 검토하여 자신도 모르던 기억과 현재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자기 서사를 창작하도록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험 서사 창작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자기 발견을 통한 수업을 창작 활동에 잘 적용하기 위해서는 교과목 특성에 맞춰 구성하되, 인문학적 창의성이 수반 되어야 한다. 작품에서 보여주게 될 삶의 양태 구상과 더불어 철학적 삶의 지혜를 통해 일상에서 새로운 ‘자기’를 창조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현남숙, 2013). 이는 창작 과정의 필수요소로 ‘나’에 대한 내면 탐구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동안 자기 발견에 대한 개념은 학자마다 다르게 정의되어 왔지만(김세곤, 2019), 본 연구에서는 현남숙(2013)이 제시한 ‘자기’ 창조에 기반하여 니체(Nietzsche) 사상의 ‘자기 발견’을 기준점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니체(Nietzsche)가 언급한 ‘자기’는 자아를 이끄는 역할과 함께 창조하는 일도 하는 것으로 정의 내리는데, 이는 곧 창작 활동과도 연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한학선, 2022). 무엇보다 니체(Nietzsche)의 디오니소스적 창조적 인간상을 창의성에 연계한 이현영(2022)의 논의처럼, 학습의 창작을 위한 인물 설정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자기 발견에 관한 창작 활동은 주로 문학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국 문학의 거인이라 불리는 소설가 최인훈은 1960년대를 배경으로『서유기』를 서술했고, 작품 속 주인공을 통해 개인의식의 혼돈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역사의식을 반영했다(박해랑, 2016). 『오발탄』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소설가 이범선은 자전적 소설인 『흰 까마귀의 手記』를 통해 자신의 내부에 잠재돼 있던 비극을 더 극대화하기도 했다(서세림, 2016). 두 작가 모두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서술했다는 점에서 창작은 결국 개인의 고유한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인이자 교육자인 오규원은『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나 『돈키호테』등의 작품을 재구성하거나 본인의 작품을 변용한 글을 쓰기도 했다. 문혜원(2022)의 논의를 보면, 이는 변주와 통합의 재구성으로 모방이 아닌 창작에 더 가깝다고 주장한다.
이를 토대로 한 영상 작품 연구로는 장미화(2019)와 함충범(2022)의 논의가 있다. 장미화(2019)는 벨기에 출신 영화작가 샹탈 아케르망의 <잔느 딜망>작품 타블로(판에 그려진 회화)를 통해서 영화의 자기 발견적 시간성을 보여준다. 함충범(2022)은 1967년 작품인 <어느 여배우의 고백>이라는 영화를 중심으로 한국 영화의 자기를 반영한 연출 연구를 진행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대부분 그대로 사용했고, 직업은 영화 관계자로 설정돼 있다. 또한 다양한 기법을 통해 ‘영화 속 영화’를 재현한다는 점에서 현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 속에서 간접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대표적인 교수법 연구로는 홍진혁, 김지훈(2019)의 논의로 대학 수업에서 1952년 뮤지컬 영화인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작품분석을 시도했다. 이 작품은 유성영화에 한 획을 그은 영화로 관련 연구를 위해 사운드 배경지식을 밑거름 삼아 장면 분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했다. 이는 단순 암기식 방법이 아닌 텍스트 즉, 작품분석을 통해 학습자가 자기중심의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메타인지 능력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사례를 중심으로 실천적 학습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교수자의 역할 및 교수법에 대한 고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자기’를 기반으로 한 문학 창작과 영상 창작, 관련 교수법 등이 연구적 의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성 함양을 위한 창의적인 사고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구체적으로 다뤄지고 있지 않다. 대부분 작품 중심 분석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관련 교수법 연구도 자기를 반영한 실제 사례에만 도움을 줄 뿐, 실질적 대안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I 대학이 개설한 전공 연계 글쓰기 수업사례를 바탕으로 시드 필드(syd field)의 영상 3막 구조에 근거하여 전공 연계 글쓰기에 주는 효과 및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로써 신입생들은 전공 수업에 글쓰기를 연계한 학습을 통해 실천적 지식을 겸비한 전문지식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본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발견을 통한 가상 인물 설정은 어떻게 나타났는가?
둘째, 창작 활동에 나타난 자기 발견 글쓰기의 효과는 무엇인가?
셋째, 이를 통한 전공 연계 글쓰기의 교육적 시사점은 무엇인가?
2. 연구 방법
2.1. 연구 대상 교과목
본 연구는 I 대학교에서 2023년 2학기 1학년 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방송 영상 미디어학과 필수 전공 교양이자 전공 연계 글쓰기 수업인 <영상 스토리텔링> 교과목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적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현재 수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기 발견’ 중심 글쓰기 수업 방법은 22년부터 지난 2년간 수업에 적용해 왔으며, 이론 30%, 실습 70%의 비율로 이론적 지식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더 기반을 두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영상 스토리텔링> 수업의 핵심역량인 ‘창의 융합’ 향상에 있다. 이미 전공 연계 글쓰기 교양 교과목으로 구분되어 학과에서 미리 설정한 역량이기에 ‘창의성’에 중점을 두고 창작 수업 계획안을 구상하였다. 실제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교수자 회의에서 2학년 수업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참고하였고, 협의를 통해 교수 설계를 구축하였다. 이미 자기 발견과 창작의 연계성에 대해 밝혀진 바(노영윤, 2015), 본 연구에서는 니체(Nietzsche)의 ‘자기 발견’이라는 철학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전공 연계 글쓰기인 작품 창작 글쓰기 수업을 도입함으로써 신입생의 창의 융합 역량 향상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이에 연구 관련 자료 확보를 충분히 하기 위해 과제 수행 결과물, 연구 참여자 인터뷰 전사지, 기말 발표 PPT 파일 등을 참고하여 맥락적인 이해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질적 자료를 통해 본 연구는 자기 발견이라는 철학적 접근을 통하여 대안적 관점에 따른 시사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유기웅 외, 2012/2018).
2.2. 연구 참여자 및 자료 수집 방법
본 연구는 자기 발견이 창작에 어떠한 도움을 줬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창작물 결과 분석을 진행하였고, 교육적 의의를 탐구하고자 학생들의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이를 위해 의도적 표집을 실시하였다(유기웅 외, 2012/2018). 의도적 표집을 할 때는 연구를 계획하는 단계에서 미리 연구 문제의 답을 찾는데 가장 합당하다고 여겨지는 대상 선정 기준을 세워야 한다(Merriam & Tisdell, 2015). 의도적 표집 방법 중에서도 연구자의 시간 및 접근이 쉬운 장소 등을 고려한 ‘편리한 표집 선정’ 방법을 활용하였으며, 강의 초반에 연구 내용에 대해 안내하고, 작품 구상을 시작할 때 이메일로 연구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여 자발적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였다. 본 연구는 최종적으로 여학생 3명, 남학생 3명으로 총 6명의 학생이 참여 의사를 밝혀와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는데, 이 중에서 창작물 공개와 관련해 긍정적인 답변을 준 학생은 4명으로 기본 정보는 <표 1>과 같다.
나머지 2명(연구 참여자 A, 연구 참여자 D)은 창작물 공개와 관련해 다소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 관계로 인터뷰에만 참여하는 것으로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 A는 내용이 실화라서 공개하기 부끄럽다는 반응이었고, 연구 참여자 D는 관련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서 비공개로 진행하였다. 연구 참여자 F의 경우, 창작물 공개 요구에 긍정적인 답을 주었으나, 연구 참여자 E와 창작 소재가 겹쳐서 먼저 답변을 준 연구 참여자 E의 창작물을 선택하였다. 이로써 연구 참여자 B의 뮤직비디오 창작물, 연구 참여자 C의 영화 창작물, 연구 참여자 E의 단편 영화 창작물 등 총 3편을 최종 선정하였다.
2.3. 수업 설계와 학습 내용
2.3.1. 자기 발견과 창의성을 연계한 사고 과정 단계
본 연구는 창작 결과물을 위한 사고 과정을 알아보고자 이진희, 김종백(2012)이 제시한 국내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위한 사고 과정 내용을 정리하여 [그림 1]과 같이 재구성하였다. 이러한 사고 과정은 1) 각 단계를 구체적으로 세분화했다는 점 2) 질적연구를 통해 개발됐다는 점 3) 심층 면담을 통해 창작 의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도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 참여자들이 창작 결과물에 자기 발견을 어떻게 반영했는지와 개인 고유의 생각과 느낌을 통해 교육이 한 단계로 더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2.3.2. 작품 구상 수업 설계
본 연구의 <영상 스토리텔링> 수업은 1학기에 진행한 <미디어 글쓰기>와 연계되는 수업이다. 1학기에는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글쓰기에 주안점을 뒀다면, 2학기에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작품을 구상하고 창작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작품 구상에 앞서 학습자의 아이디어 도출을 위하여 경험 관련 자기 발견 글쓰기 과제를 제시한다.
주요 질문은 니체(Nietzsche)의 예술적 핵심 사상인 ‘긍정’, ‘가치창조’, ‘자기 발견’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서준혁, 2019), 『초역 니체의 말』에 서술된 자기 발견에 관한 질문들을 재구성하였다(Nietzsche, 1872/2022, p.35). 이는 창작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실제 존재하는 나와 작품 속의 나는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지를 분석해 ‘나’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가는 방식을 채택한다. 즉, 작품 구상을 위하여 현재 나의 삶을 바탕으로 시대적 흐름을 이해하고 각자 원하는 장르에 맞춰 자기를 주인공으로 한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기본 축은 체험을 기반으로 창작 활동에 접근한 정연수(2023)의 ‘창의적 움직임을 위한 창작구성 체계’ 4단계로 ‘창작구상 - 연습 - 창작 결과 - 평가 및 반성 단계’를 재구성하였다. 이를 ‘작품 구상을 위한 수업 설계’로 변용하여 ‘자기 발견 - 창작 연습 - 창작 결과’ 등 3단계로 나누어 수업 설계의 틀로 체계화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수업 설계단계는 <표 2>와 같다.
2.3.3. 전공 연계 글쓰기 수업 구성
본 수업의 창작 수업 설계는 전공 연계 글쓰기 수업 특성에 맞춰 재구성하였기에 미국의 극작가 시드 필드(syd field)의 영상 서사 구조인 3막 구성론을 근거로 든다. 이는 전공자가 알아야 할 영화 영상 작법의 대표적 이론이며, 3막 구조 패러다임은 창작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지닌다(이채영, 2015). 본 연구의 수업사례에서 학습자에게 제공한 시드 필드(syd field)의 3막 구조 및 패러다임은 [그림 2]와 같다.
시드 필드(syd field)의 3막 구조는 ‘사건의 시작 - 사건의 전개(대립)-사건의 해결’로 구성돼 있으며, 1막과 2막 사이의 ‘구성점 1’과 2막과 3막 사이에 ‘구성점 2’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건의 전환이나 인물의 감정 변화가 드러나는 부분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개연성이 드러나도록 사용한 개념이다. 3막에서는 절정을 통해 어떠한 방법, 계기로 사건이 종결되는 결말 구조로 이어진다.
창작을 위한 자기 발견을 위해 작품분석에서 제시한 방법을 적용하여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은 실제 본인의 이름으로 사용하도록 했으며 신체적⋅사회적⋅심리적 3요소를 활용해 외적인 모습, 직업, 성향 등을 반영하도록 했다(장미화, 2019; 함충범, 2022). 이를 통해 ‘나’를 주인공으로 창작에 등장하는 가상 인물 분석을 통해 어떠한 점을 반영했는지 알아보고, 최종 창작물을 통해 자기 발견의 효과를 알아보고 이에 따른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3. 연구 분석
3.1. 1단계 - 작품 구상을 위한 체험 분석 (자기 발견에 따른 가상 인물 분석)
본 수업은 갓 입학한 신입생을 고려하여 전문 용어나 관련 서술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의성 함양을 위해 자기 발견 글쓰기를 고안하였다. 이로써 작품을 완성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나’에 대한 탐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고자 했다. 자기 발견은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서 학문적 입장이나 견해는 다 다를 수밖에 없다(김세곤, 2019). 본 연구는 자기 발견을 ‘과거의 나(경험)를 통해 현재의 나(성향, 가치관)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나(작품 구상)를 창조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즉, 창작 활동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의 결과물로 내면을 탐구한 후, 배우고 습득한 내용을 체화하는 과정에 집중하고자 했다. 그 결과 자기 발견 글쓰기에 따른 가상 인물 설정은 총 3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표 3>과 같다.
대표적으로 나타난 인물 유형 첫 번째는 이상적인 모습을 반영한 경우로 장르는 로맨스가 주를 이루며, 액션이 더해지거나 우정 이야기를 다룬 버디 중심 작품이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있었고,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교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을 일컫는 소위 말해 ‘인싸’라는 인물을 설정해 작품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즉 현실에는 존재하지만, 현재의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인물을 설정하거나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을 중심으로 극의 흥미를 이끌고자 했다. 주 내용은 이룰 수 없는 사랑이나 설렘 가득한 사랑 이야기 등 로맨스가 중심인 작품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대립과 갈등 중심의 힘든 상황을 설정하여 공감대 형성 중심의 서사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낸 유형으로, 대표적인 장르로는 스릴러와 추리 중심의 범죄와 누아르 등이 있다. 이에 따른 인물은 겉과 속이 다른 인물이나 소시오패스 성향의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선과 악의 존재에 대한 모호함이나 주인공이 그 경계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이를 창작한 학생 대부분이 실제 즐겨 보는 장르라고 이야기하였으며, 스릴러나 추리의 경우 개연성이 잘 드러나야 하는데 복선을 잘 표현한 것으로 보아 좋아하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평소에 문제해결 능력이 높거나 완벽주의자 성향의 학생일수록 선호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는 다른 존재에 나를 투영한 것으로, 주로 판타지나 공포물, 타임슬립이나 SF등의 장르를 선택하였으며 등장인물 또한 평범한 인간이 아닌 동물, 환자, AI 등으로 설정하였다. 이에 따른 콘텐츠 유형은 대부분 애니메이션으로 따뜻하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설정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영국 드라마 <블랙 미러>1)시리즈처럼 심리 스릴러 장르를 반영한 작품도 있었다.
대표적인 3가지 유형을 통해 간접적으로 학습자 개개인의 성향을 알 수 있었고, 선호 장르는 무엇인지 왜 이런 인물로 설정했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자기 발견 글쓰기가 자기성찰에도 많은 도움도 되지만, 한 편으로는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 생각을 더 확장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엿볼 수 있었다.
3.2. 2단계 - 아이디어 생성 (시드 필드의 3막 구조에 근거한 창작물 분석)
3.2.1. 이상적인 모습을 반영한 창작물
연구 참여자 B(뮤직비디오 창작)의 경우, 경험을 기반으로 동경하는 대상을 반영한 이상적인 ‘나’를 표현함으로써 자기 발견적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기 발견 글쓰기로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었으며, 목표에 대한 좌절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연구 참여자 B의 자기 발견 글쓰기 일부 발췌에서 엿볼 수 있는 창작 결과물은 <표 4>와 같다.
<표 4>의 연구 참여자 B의 글을 살펴보면, 어릴 적부터 심장병을 앓아 정기검진을 받아 왔지만, 현재는 여러 운동으로 극복하여 건강을 되찾았음을 이야기한다. 다만, 종합 격투기 대회를 준비할 만큼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상으로 좌절되어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 B는 이런 모습을 3막 구조 창작에 반영하여 격투기 선수로서의 꿈을 이어 나갔다. 중간에 구성점 2를 보면, ‘B의 순발력으로 남자를 기절시켰지만,’이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 부분에서 주인공 B를 이상적인 모습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영웅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현재의 ‘나’보다 더 이상적인 모습, 즉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서술함으로써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2.2.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 창작물
연구 참여자 C(영화 창작)의 자기 발견 글쓰기를 보면, 전체적으로 흔들림 없는 확고한 성향이며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문체에서 감정선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과거의 자신을 통해 현재의 ‘나’를 잘 이해하고 있다. 실제 이런 면은 연구 참여자 C의 창작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이는 <표 5>와 같다.
연구 참여자 C의 자기 발견 글쓰기 발췌 부분을 보면, 사진 촬영을 좋아하고 새로운 도전에 재미와 희열을 느낀다고 서술돼 있다. 실제 연구자가 1년간 지켜 본 연구 참여자 C는 늘 수업 시간에 전문가용 카메라를 들고 오며, 쉬는 시간을 이용해 주변의 다양한 모습을 촬영하고는 했다. 이러한 성향은 창작의 인물 설정에도 나타난다. 자신을 ‘디지털과 데이터 수집가’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실제 연구 참여자 C와도 동일시되는 부분이다. 한편, 연구 참여자 C는 자기 발견 글쓰기에서 ‘결과와 무관하게 도전을 통해 얻는 것은 내 피와 살이 되었고 실패의 두려움은 점점 사라져 갔다.’ 로 자신을 서술한다. 이는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사회생활을 하다가 대학교에 입학한 연구 참여자 C의 성향으로 비추어 본다면, 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3막 구조의 1막을 보면, 틈만 나면 죽은 여자친구와의 통화 녹음을 듣는 주인공의 모습이 서술되어 있다. 또한, 마지막 3막의 서술에서 알고 보니 자신이 실제 범인이었음을 밝히면서 완벽한 범죄였다고 자신한다.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실제 본인의 모습을 반영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실수가 잦지만, 작품 속의 ‘나’는 완벽한 남자로 등장한다. 작품 속 주인공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이상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가장 어두운 내면을 서술함으로써 반전이라는 연출을 통해 숨기고 싶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3.2.3. 다른 존재에 나의 모습을 투영한 창작물
연구 참여자 E(단편 영화 창작)는 앞서 언급한 두 결과물과는 다르게 작은따옴표와 큰따옴표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발견 글쓰기의 일부 발췌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3막 구조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인용하거나 혼자만의 생각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 참여자 E의 글을 보면, 타인과의 마찰을 피하고 싶어 하고, 늘 배려가 몸에 배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성향은 창작 결과물인 <표 6>에서도 나타난다.
연구 참여자 E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반영한 허구 중심의 이야기를 설정하였다. 현재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작품 주제 선정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깨달음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주인공인 자신이 반려견으로 변모하는 판타지 요소를 첨가하였다. 창작의 분위기 또한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톤임을 알 수 있으며, 막과 구성점 마다 작은따옴표와 큰따옴표를 번갈아 활용하면서 어떠한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작품을 서술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작은따옴표와 큰따옴표 사용이 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역지사지의 깨달음을 주고 싶었던 연구 참여자 E의 자기 반영적 글쓰기는 전래동화나 이솝우화 같은 교훈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 참여자 B와 연구 참여자 C의 글과는 다른 것이 특징이다. 현재 자신이 키우고 있는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창작에도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4. 연구 결과
본 연구를 통해 창작 결과물과 수업 소감을 중심으로 자기 발견이 창작에 주는 의미와 글쓰기를 통해 얻은 교육적 의의를 짚어보고자 한다. 연구 참여자 모두 자기 발견 글쓰기가 창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그동안 자각하지 못한 ‘자기’ 직면을 통해 도전과 통합의 가능성을 내포한 자기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손민영, 2017).
4.1. 3단계 - 창작 결과물 공유 및 수업 내용 피드백 (자기 발견을 통한 창작 효과)
창작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 효과는 총 2가지로, 이야기 소재 찾기가 수월했다는 점과 구체적인 감정 묘사가 가능했다는 점이 창의적 사고 촉진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 7>에 따르면, 이는 창작 활동을 위한 원동력으로 삶의 양태 구상과 더불어 작품 속에서 새로운 ‘자기’를 창조해냈음을 알 수 있다(현남숙, 2013).
4.1.1. 이야기 소재 획득의 용이성을 통한 창의적 사고 촉진
창의적 사고는 곧 ‘자기의 경험’이 기본 바탕이 된다. 연구 참여자 B와 연구 참여자 C, 연구 참여자 E 모두 자기 발견을 통해 소재를 선정했음을 알 수 있다. 3명 모두 ‘재미있다.’, ‘뿌듯했다.’, ‘추천하고 싶다.’ 등의 표현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마주 보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였다. 먼저, 연구 참여자 B는 자기 발견을 통해 되고 싶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다. 간접적으로 대리만족을 느꼈다는 점에서 연구 참여자 B의 자기 발견은 스스로 이루지 못한, 또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망으로부터 창의적 사고가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연구 참여자 C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입학한 경우로, 학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학생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실패를 겪어봤기 때문에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고 자기 발견 글에서 서술하였다. 이는 작품 창작에도 반영이 됐는데,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점을 반영하여 결국 완벽 범죄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야기를 서술했다는 점에서 창의성이 잘 드러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연구 참여자 E는 반려견에 대한 책임감과 소중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기본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였으며, 생생한 서술을 통해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잘 반영하였다. 소재 자체가 보편성이 높은 관계로 판타지 요소를 첨가하여 극의 재미를 이끌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함충범(2022)의 논의처럼, 세 명 모두 본인의 이름을 직접 사용하고, 작품 속 인물에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점에서 자기 발견은 창의적 사고 촉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4.1.2. 구체적인 감정 및 행동 묘사 구현 가능
연구 참여자 3명의 작품 창작 결과물을 분석한 결과, 감정 및 행동 묘사 구현도 창작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먼저 <표 4>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연구 참여자 B의 창작을 보면, 1막에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큰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구성점 1에서는 ‘놀랍게도’ ‘어느새 밝아진 B의 표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표정 변화 서술로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표현하여 첫사랑에 대한 설렘, 기대 등을 포착할 수 있다. 이는 뮤직비디오 특성상 대사보다는 몸짓, 표정 등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표 5>의 연구 참여자 C의 작품을 보면, 감정의 변화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연구 참여자 B는 형용사적 표현을 통해 문장을 꾸며줌으로써 현재 상태가 어떠한지를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연구 참여자 C는 주인공의 행동만으로 어떠한 인물인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미건조하며 속내를 쉽게 알 수 없는 인물로 묘사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클라이맥스 부분의 ‘긴장감 속에 적막이 흐른다.’ 를 바탕으로 스토커인 지민을 ‘도발하는’ ‘광기의 모습’ 등으로 서술했다는 점에서 주인공과는 정반대의 성격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표 6>의 연구 참여자 E의 글을 보면 생각 및 느낌 중심으로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 이는 감정과 행동 묘사가 더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1막의 ‘나는? 나는 언제쯤 (반려견)키울 수 있는 건데?’ 그러자, 부모님의 대사가 등장한다. “네가 정말 키우고 싶다면, 그 이유를 100가지 생각해 와. 그럼 허락해 줄게.” 그 후, 주인공의 표정 변화가 나타난다. ‘두 눈이 번쩍 뜨인 E’ 결국 반려견을 키울 수 있을 명분이 생긴 것이다. 연구 참여자 E의 이야기 전개 과정을 보면, 주인공의 상태 변화에 따른 감정선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자기 발견’은 작품 창작을 할 때 입체적인 인물을 설정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순간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점은 콘텐츠 유형이나 장르에 상관없이 공감할만한 소재로써 자기 발견을 통한 창작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로써 연구 분석 결과를 통해 ‘자기 발견 글쓰기’가 작품 창작 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와 더불어 교수자가 학습자의 창의력 발현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글쓰기라는 도구적 수단을 통해 자기 반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4.2. 4단계 - 수업 내용 성찰 (자기 발견 글쓰기의 교육적 의의)
창작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의 교육적 의의를 위한 인터뷰 질문은 총 3가지로, 1) 자기 발견 글쓰기를 통해 가장 좋았던 점 2) 창작 활동에 도움이 된 부분 3) 추가 학습에 대한 의견 등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답변을 듣고자 하였다. 창작 결과물 공개를 허락한 3명과 나머지 3명(비공개 2명, 소재 중복 1명)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자기 발견 글쓰기’의 교육적 의의에는 2가지가 있다. 평범한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도 창작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과 실제 경험을 담아 사고를 확장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자기 발견 글쓰기가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영상 제작 또는 영상 미학을 위한 연출 기법으로까지의 발전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4.2.1. 소재의 다양화를 통한 해석의 확장
본 수업에서 진행한 창작 결과물을 바탕으로 인터뷰한 결과, 연구 참여자들은 작품 소재를 찾는 데 있어 자기 발견 글쓰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작품 구상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진행한 자기 발견 글이 소재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어요. 저는 로맨스를 좋아하는데 제 이야기를 써보려고요. 저는 잘 몰랐는데 친구들이 제 연애가 좀 특별하다고 하더라고요. 9살 연상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처음 만났어요. 나이 차이도 너무 많이 나서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1년 넘게 잘 사귀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그냥 쓰면 재미가 좀 없을 것 같아서 저희 연애는 현재지만, 미래의 모습도 담고 싶었어요. 결혼…도 생각하고 있어요! 제 러브스토리가 드라마 같긴 한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 A, 드라마 창작)
먼저, 연구 참여자 A는 영화를 선택하여 첫사랑을 소재로 로맨스 서사 중심으로 구성하였는데, 자신의 경험담을 각색하여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앞서 진행된 자기 발견 글에서도 사랑에 관한 단상을 서술하며 10대가 공감할만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에 대해 잘 보여주었다. 3막 구조에 근거한 창작물에서도 인물의 감정선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다른 학생들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평범한 사랑 이야기라 하더라도 어떤 배경 설명과 스토리가 구축 되느냐에 따라 해석이 무한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음…저는 저를 굳이 사람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배경은 바다, 저는 고등어로 표현해서 밝은 애니메이션 느낌으로 희망찬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저만 사람이 아닌가요? 평소에 저는 너무 평범한 인간이지만, 나같은 인간이 다른 존재로 보여질 때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발표할 때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연구참여자 D, 애니메이션 창작)
연구 참여자 D의 창작 결과물을 공개하고 싶었으나 현재 관련 대회를 준비 중이라 아쉽게도 인터뷰로 대체하게 되었다. 연구 참여자 D는 평소에도 사물을 의인화하여 작품 구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으로, 이번 창작에서도 자신을 물고기로 표현하여 원하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잘 담아내었다. 발표 당시에도 직접 콘티를 작성하여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좋은 반응을 일으키며 창의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며, 평소에 관련 연출을 많이 한 점이 작품 창작에도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저희 이모가 해녀거든요. 그래서 그걸 소재로 가지고 와봤어요. 음. 그러니까 잘 모르는 ‘해녀’라는 직업에 대해 알리고 싶었어요. 해녀와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의 이야기? (웃음) 예전에 전도연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인어공주’ 작품을 오마주했고요. 거기에 실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잠(潛)의 회고> 뭔가 심오하지 않나요? 제목도 엄청나게 공들였거든요. (연구 참여자 F, 영화 창작)
마지막으로 연구 참여자 F는 <잠(潛)의 회고>라는 제목으로 주인공 해녀의 삶을 조망하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픔을 보여주었다. 또한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이 같은 수미상관 구조를 잘 보여주면서 과거 회상을 시작으로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장면을 3막 구조 안에서 개연성 있게 잘 풀어냈는데, 이는 반전 영화에 주로 사용되는 기법으로 창작에도 잘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 참여자 F는 평소에 봤던 작품에서 눈여겨보던 장면을 비슷하게 구현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 창작에서도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주었다.
이는 앞서 논의한 소재 획득의 용이성을 통한 자기 반영적 사고 촉진과도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경험에서 얻은 이야기 소재로 창작 장르를 넓혀갈 수 있다는 점이 자기 발견 글쓰기의 가장 큰 효과로 볼 수 있다.
4.2.2. 영상 연출에 유용한 창작 활동
자기 반영적 글쓰기, 즉 창작 과정을 통해 눈에 띄었던 점은 자기의 이야기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직접 콘티를 짜 보고 카메라 기법까지 생각해 연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이 창작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각 개인의 경험을 기반으로 가상 인물 설정을 통한 이야기 구성 과정이 흥미로웠다며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저랑 만나는 사람이 9살 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렸다시피, 남자친구 회사에 인턴으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저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예요. 이야기는 실화 바탕이지만 앞으로 남자친구와의 미래를 그리면서 쓴 거라 약간의 허구도 들어가 있어요. 영상으로 창작한다면? 수업 시간에 배운 몽타주 기법을 앞에 넣어서 연애 스토리를 구성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업>의 첫 부분 ‘부부의 삶’을 5분 이내로 보여준 것처럼 말예요. (연구 참여자 A, 드라마 창작)
연구 참여자 A는 이른 나이에 결혼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여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이 사람과 결혼하면 어떨까?’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평소에 생각한 결혼 가치관이 있어서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참고한 후, 작품 구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 <업>의 ‘부부의 삶’을 5분 이내 몽타주 기법으로 보여준 것처럼 연출 기법까지 생각해낸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작품 구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상 연출까지도 생각했다는 점에서 창작 과정이 잘 발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저는 자기 발견 글에서도 썼지만, ‘만약 이렇다면~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엉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저는 늘 가상의 세계에 사는 저를 그려 보거든요. 그래서 차원 이동이나 타임슬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쓰게 됐어요. 전체 톤은 잔잔한 느낌으로 잡고, 색감도 파스텔톤이면 예쁠 것 같아요. (연구 참여자 D, 애니메이션 창작)
연구 참여자 D는 자기 발견 글에서도 밝혔듯이 웹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창작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업 과제에서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토끼와 시계라는 매개체를 통해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된 주인공의 모습을 구체적인 묘사로 잘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따라 영상 미학을 구성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본 연구를 통해 주목할 점은 창작을 위한 사고 과정이 다른 전공 수업과의 연계 속에서 잘 드러났다는 점이다. 이는 전공 연계 글쓰기 수업이 잘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자기의 경험이 이러한 토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기 발견을 통한 창작 활동에 대한 교육적 의의를 짚어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연구 참여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구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앞으로의 수업 계획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4.2.3. 전공 연계 글쓰기 교과목 추가 개설 요구
이외에도 수업 내용과 더불어 추가 학습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결과, 6명의 연구 참여자 모두 심화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현재 I 대학 방송 영상 미디어학과의 글쓰기 수업은 1학년을 대상으로 1학기에 개설되는 <미디어 글쓰기>와 본 연구에서 제시한 <영상 스토리텔링> 외에는 더 이상 개설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관한 연구 참여자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글 쓰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번 수업은 참 재미있게 들었거든요. 아마 이론서가 아닌 경험에서 찾는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2학년 때도 심화 학습 버전으로 교과목이 개설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 참여자 B, 뮤직비디오 창작)
1학년뿐만 아니라 2, 3학년도 글쓰기 수업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년이 올라가면 다 실습 위주로 진행되지만, 결국 시나리오 작업할 때 또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선배들이 그러더라고요. 그때는 이번 내용을 바탕으로 더 전문적인 글을 쓰고 싶어요. (연구 참여자 C, 영화 창작)
2학년 때는 수업이 없어요? 없는지도 몰랐어요. 지금 기초를 배웠으니까 2학년 때는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글쓰기 과목이 필요할 것 같은데. 좀 아쉽네요. 저는 자기 발견을 더 발전시킨 전문적 글쓰기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 (연구 참여자 E, 단편 영화 창작)
연구 참여자 B와 연구 참여자 C, 그리고 연구 참여자 E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학년 및 학기에 따라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추가 학습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대부분 글쓰기를 교양 과목으로 두고 있는 것도 필수 지식이 뒷받침 돼야 응용 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 교육을 1학년 교육 과정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를 통해 더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자기 발견이야말로 창의성 발현에 도움이 되었기에, 이를 더 확장 시켜 학습할 수 있는 심화 교육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자면, 연구 참여자들의 창작 결과물과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 서술에 중심축이 되는 인물의 특성이나 사건 자체 대부분을 ‘자기’ 또는 ‘자기의 주변’에서 탐색했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 표정, 몸짓 등을 대표적인 영상 연출 기법인 미장센과 몽타주 등으로 확장하는 모습에서 ‘자기 발견’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5. 시사점 및 제언
본 연구는 방송 영상 미디어를 전공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공 연계 교과목인 <영상 스토리텔링> 수업사례를 통해 창작 활동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가 작품 구상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진희, 김종백(2012)이 제시한 창작 사고 과정 모형을 중심으로 수업에서 제시한 작품 구상 단계는 총 3단계를 거쳤으며, 1단계는 자기 탐색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 2단계는 니체(Nietzsche)의 디오니소스적 창조적 인간상을 중심으로 작품 설정을 위한 콘텐츠 유형과 장르 탐색, 인물 설정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미국의 작가 시드 필드(syd field)가 연구한 영상 3막 구조 형식을 근거로 전문적인 글쓰기 작성에 중점을 두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 34명의 창작 결과물에 등장한 가상 인물 설정 유형에 대해 분석한 결과, 1) 이상적인 모습을 반영한 유형 2)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 유형 3) 다른 존재에 나를 투영한 유형 등 총 3가지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심도 있는 창작 결과물 분석을 위하여 의도적 표집으로 선정된 자발적 참여로 모집한 총 6명의 학생을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이 중에서도 다른 인물 유형을 설정한 전공자 3명의 자기 발견 글쓰기의 주요 내용을 발췌하여 학습자의 창작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대표적인 3가지 인물 유형을 통해 학습자 개개인의 성향을 이해하고, 선호 장르는 무엇인지 왜 이런 인물로 설정했는지에 대해서도 탐색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자기 발견 글쓰기가 자기성찰에도 많은 도움이 되면서도 외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생각을 내재적으로 확장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예술성이 돋보이는 작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이는 자기 발견을 하면서 변주와 통합의 과정을 거쳐 재구성한 것이 창작이라고 발언한 문혜원(2022)의 논의와도 통하는 부분이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른 교육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발견을 위해 필요한 것은 주체의 객체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글쓰기야말로 무질서한 생각을 정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기 발견에 도움을 주는 적합한 도구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손민영, 2019). 따라서 본 연구의 <영상 스토리텔링> 수업처럼 창의 융합 역량 중심의 수업일수록 글쓰기를 통해 학습자 스스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 과정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되고 싶은지를 구체적으로 서술해 보는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자기 발견 글쓰기가 개개인을 진솔하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교수자는 학습자의 경험을 통해 한 개인의 삶을 이해함과 더불어 학습 내용을 다각적으로 재검토하여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니체(Nietzsche)의 자기 발견과 창조적 인간상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예술 분야의 창의성 발달에서 개인의 자의식은 ‘자기 발견’의 특징을 갖는다(신종호 외, 2012). 따라서 자기 발견을 통한 창작, 즉 자기를 반영한 서술은 방송 영상을 배우는 전공자에게는 필요한 과정임을 알 수 있다. 글로 정리된 내용을 스토리보드로 구성해 연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공 교과목 교수자끼리 한 학기 수업 과정을 공유한다면, 융합 교육으로써의 개발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학습자의 창의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중심축이 되는 인물의 특성이나 사건 자체를 자신의 주변에서 탐색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자기 발견이 질적 성장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인은 ‘성실한 학습’이다(신종호 외, 2012). 앞서 본 연구를 통해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간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 표정, 몸짓 등을 영상 미학인 미장센과 몽타주 등으로 확장하는 모습에서 자기 발견은 전공자에게 필요한 과정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교수자는 ‘자기’ 중심의 글쓰기를 도입하여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적극적인 학습 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전공 연계 글쓰기는 단순히 전공 교과에 쓰기를 ‘첨가’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공 및 교양 교과의 커리큘럼에 따라 쓰기를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시키는 프로그램이다(안상희, 2015). 본 연구 또한 전공 교양 과목으로 개설된 수업 목표에 따라 자기 발견 글쓰기에 중점을 두고 수업 내용에 따른 단계별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배식한(2013)이 논의한 바와 같이 전공 연계 글쓰기는 전공 지식은 물론 학습자의 창의적 사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타 전공 수업에서도 기초 글쓰기 수업을 도입해 학습자의 창의성 향상을 위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를 통해 소설가 최인훈, 이범선 작가가 작품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주인공에게 자기를 투영시키는 것은 결국 개인의 삶, 즉 역사를 대표할 수 있음과 동시에 개인의 내면을 탐구하고 바라보는 데도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타 작가의 글을 모방하는 행위 혹은 본인 작품을 변용시키는 행위 또한 창작이라고 표현한 문혜원(2022)의 논의처럼, 창작 활동의 한 과정으로써 자기 반영적 글쓰기는 학습자의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무엇보다 연구 참여자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 소재가 ‘나’로 출발하여 풍부해질 수 있다는 점과 수업에서 다룬 다양한 개념들을 통합 발전시키는 모습을 보며 지속 가능한 교육이라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에 더 나아가 추후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수업사례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자기 발견을 통한 창작 활동 탐구에 주목하고 있다. ‘자기’를 중심으로 한 학습은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앞으로도 자기 발견 또는 자기 탐색을 다양한 교과목에 활용하여 자기 발견을 위한 요소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연구적 의의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졸업 후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한 연습의 일환으로 창작 활동을 위해 자기 발견 글쓰기를 시도하였다. 연구 결과를 통해 학습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영상을 제작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만약, 영상 제작 관련 교수자와 협의해 융합 교육을 시도해 연구한다면, 학습자의 창의성이 발전하는 과정을 체계화하여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자기 발견 글쓰기처럼 실용적이고 도구적인 과목일수록 인문학적 성찰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실례로 현재 A 대학의 교수자 B는 이공계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에세이 글쓰기를 통해 단순히 지식만 넣어 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피드백과 성찰 과정을 통해 학습자 스스로 생각을 융합하고 표현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수법으로 전공 교과목에서도 원활한 피드백을 동반한 글쓰기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학습자의 실천적 지식 함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3명의 창작 결과물을 중심으로 연구 분석 및 결과를 논하였다. 이는 질적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더 이상 새로운 내용이 발견되지 않을 때 자료 수집을 멈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Merriam & Tisdell, 2015). 실제 수업에서도 연구 참여자들의 연구물 외에 더 이상 새로운 유형이 발견되지 않아 의도된 표집을 선정하였다. 다만, 이는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추후 연구에서는 다수의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포함한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이상 본 연구에서는 창작 활동을 위한 자기 발견 글쓰기를 통해 학습자에게 주는 효과 및 교육적 시사점을 알아보았다. 현재 AI의 등장과 함께 많은 연구자가 학습자의 흥미 유발과 더불어 창의성 발현을 위해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는 만큼, 본 연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References
Notes
시즌3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작품으로 진보된 기술에 대한 풍자 및 디스토피아를 중심으로 기획된 SF 드라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