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의 문리횡단⋅문리융합교육 강화 추세와 그 함의

Trends in Science Humanities Convergence Education in Japanese Universities and their Implications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4;18(2):45-62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4 April 30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4.18.2.45
김성희1, 이보경2
1 제1저자, 연세대학교 교양교육연구소, 연구원, iamseonghee@yonsei.ac.kr
Research Fellow, Research Institute for Liberal Education, Yonsei University
2 교신저자,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부교수, bklee@yonsei.ac.kr
Associate Professor, University College, Yonsei University
이 논문은 2022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22S1A5C2A04093488)
Received 2024 March 20; Revised 2024 March 25; Accepted 2024 April 14.

Abstract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개인의 삶과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이과와 문과로 구분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국가가 미래 사회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21세기 이후 일본 정부는 문⋅이과 조기 구분 교육과 그로 인한 대학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리횡단⋅문리융합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과 정책적 지원에 따라 일본의 대학은 환경학, 데이터 과학 등 학제적 학문 분야의 학위과정,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과정, 이중 전공과 부전공 제도 활성화 및 교양학 학사학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리횡단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교양교육 본연의 취지에 맞게 목표를 재정립하고 교양 교육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논문은 일본 정부의 공식 문서와 논문들을 통해 문리횡단교육 추진의 배경과 과정을 탐색하여, 그것이 ‘21세기 자유학예’의 추구라는 큰 틀에서 진행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자유교육이 재부상하고 있는 흐름과 같은 맥락임을 보여준다.

Trans Abstract

As science and technology advance, fundamental changes are taking place in individual lives and society. At this time, the dichotomous thinking that excessively distinguishes between science and humanities, as is prevalent in Korea and Japan, hinders the nurturing of the next generation’s capabilities. Since the 21st century, the Japanese government has continued to promote transversal and/or convergence education in science and humanities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early specialization in secondary education and the resulting limitations in college education. With the help of government financial and policy support, Japanese universities offer transversal education in a variety of ways, such as degree programs in interdisciplinary fields such as environmental studies and data science, a problem-solving-oriented curriculum, the activation of double major and minor systems, and bachelor degree programs in the liberal arts. Also, a trend began to redefine education goals to fit its nature and strengthen the liberal arts and sciences. This article explores the background and process of promoting transversal education through the Japanese government’s official documents and articles, showing that it is being carried out within the larger framework of the pursuit of liberal arts in the 21st century. Lastly, this study shows that these trends fit into the context of liberal education and demonstrates how this field is reemerging globally.

1. 서론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과 그로 인한 사회시스템의 총체적 변화가 나타나면서 고등교육 목표와 역할 제고가 국가적 주요 의제로 등장하고 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어서 문부과학성1),은 주기적으로 고등교육의 비전을 점검하고 있는데, 지난 2018년 말 2년여의 광범위한 연구와 의견수렴을 거쳐 『2040년을 향한 고등교육 그랜드 디자인』(이하 2040 그랜드 디자인)을 발표했다. 문부과학성은 이 보고서에서 미래 사회의 방향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Society 5.0, 4차 산업혁명, 100세 시대, 국제화와 지역화 등 다섯 가지로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대학 교육 진흥 방안을 제시했다(Munbusho, 2018).

그들은 여기서 ‘학습자 본위(本位)의 교육 실현’을 선언했는데, 그 핵심은 모든 대학이 교육 목표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학생 스스로 학습 성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이를 위해 각 대학은 다양하고 유연한 교육-연구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문부과학성은 사회가 이미 예측이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고등교육 개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즉, 사회가 점차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인류가 직면한 많은 문제는 단일 영역의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폭넓은 영역의 지식을 활용해 창조적으로 사고해야 하므로 대학 교육도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 내 18세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2040년도 대학 진학자 수는 현재 보다 약 13만 명 감소한 51만 명 내외로 예측된다. 각 대학은 이에 맞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40 그랜드 디자인』의 실현을 위해 일본 정부는 중앙교육심의회2), 대학분과회 내 ‘대학진흥부회’를 설치하고, 학부 교육 검토 과제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논의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전공 및 부전공제도 활용을 포함한 문리(文理)횡단⋅문리융합교육(이후 문리횡단교육)3),의 추진, 학위에 대한 질 보증 강화, 학생 보호를 위한 체계 정비가 그것이다. 그간 추진된 정책의 성과와 과제는 『향후 대학 교육의 진행 정책에 대하여』에 종합돼 있다(Monbusho, 2023). 그중에서 문리횡단교육이 눈에 띄는데, 일본 정부는 90년대 말 이후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낮추고, 융합적으로 사고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의 문리횡단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재정적, 제도적 지원을 지속했다. 이런 정책적 지향은 현재 진행형이며, 2023년 문부과학성이 문리횡단교육에 기반해 이공계 관련 학부를 신설하거나 전환을 희망하는 약 250개의 사립대와 공립대에, 10년에 걸쳐 3,000억 엔(약 3조원)의 재정 지원 계획을 발표한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Yomiuri Shimbun, 2023).

한국과 일본은 고등학교 단계에서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여 교육해 온 독특한 사례이다. 또한 대학이 처한 현재 상황과 과거의 경험에서도 유사한 점이 상당히 많다. 본 논문은 중앙교육심의회의 답신, 그와 관련된 정부 문서 및 문헌을 분석하여 일본 대학의 문리횡단교육으로의 전환 배경과 방법 및 그간의 성과와 과제 등에 대해 고찰한다. 이를 통해 한국 대학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일본 대학의 문리횡단교육 추진 배경과 과정

2.1. 문리횡단교육 추진 배경

2.1.1. 인재상의 변화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변화 즉,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흐름과 세계화의 진전, Society 5.04),의 도래 등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과학기술뿐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미래세대 교육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정의하는 ‘Society 5.0’은 인간중심 사회, 나아가 인간과 과학기술의 조화가 필요한 사회라는 개념이 깔려있고, 대학 교육 차원에서 이를 구현하고자 할 때 문리융합과 학제성은 피할 수 없다(Yamada, 2022, pp. 108-123).

또한 인구 급감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개개인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일상적인 문제조차 복잡하고 다양해져 특정 전문 분야의 지식과 방법만으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지며 인재상도 변하고 있다. 20세기 말 이후 일본 산업계는 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능력, 폭넓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조감 능력, 수리적 추론과 상상력을 배양하기 위해 대학에서 문리횡단교육, STEAM 교육5),, 자유학예(liberal arts) 교육의 추진을 꾸준히 주장했다(Keidanren, 2022). 2021년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가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기업이 대학 졸업생에게 기대하는 능력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것은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넘은 지식과 교양(85%)’이었고, ‘전공 분야의 기초 지식(75.8%)’, ‘전공 분야의 전문 지식(61.8%)’이 뒤를 이었다. 이는 일본 산업계는 전공 교육 못지않게 보편적인 지식과 능력을 함양하는 대학 교양교육에 대한 기대도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Keidanren, 2022).

일본 정부는 국내외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여 인재상과 대학 교육의 목표를 제고해 왔으며, 이는 다양한 정부 문서에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우리나라(일본) 고등교육의 미래상』에서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폭넓은 교양을 체화하여 높은 수준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갖춤과 동시에 시대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사회를 유지하고 개선할 자질을 갖춘 이른바 ‘21세기형 시민’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Monbusho, 2005). 또한 『학사과정 교육의 구축을 위해』에서는 <표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지식⋅이해, 범용적 기능, 태도⋅지향성, 통합적 학습 경험과 창조적 사고력 네 가지를 대학 교육의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Monbusho, 2008). 그 이유는 향후 인간과 기술과의 연계성이 중시되며, 다양한 지식은 물론 타인과의 소통 능력, 사회와 사물에 대한 윤리적 변별력과 책임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사과정 교육 구축을 위한 네 가지 요소

『2040 그랜드 디자인』에도 ‘21세기형 시민’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2040년 필요한 인재는 1) 기초적이며 보편적인 지식과 범용적인 기능을 가지며, 2) 그 지식이나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3) 딜레마 극복을 포함한 의사소통 능력을 가지며, 4) 자율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인재라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대학은 학생이 ‘문리횡단으로 지식, 기술, 능력을 체화함으로써 실제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기반’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2.1.2. 대강화 이후 대학 교양교육의 약화

일본의 일반교육(General Education)6),은 전후 ‘일반적, 인간적 교양을 기반으로 학문 연구와 사회인 양성을 일체화’하고자 하는 이념에서 출발했다. 전후 일본은 구제 고등교육기관 대부분이 좁은 전문교육과 직업교육에 치우쳐 있던 폐단을 시정하고자 인문⋅사회⋅자연과학에 대한 풍부한 교양과 넓은 식견을 겸비한 인재 육성을 목표로, 미국 대학의 자유교육을 모델로 삼았다(Monbusho, 2023). 이에 따라 1955년에 제정된 ‘대학설치기준령’에는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외국어, 보건⋅체육 등 과목 구분과 이수 기준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었다7). 그러나 일본 내에서 일반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교수들은 교양교육의 이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학생은 일반교육을 고등학교 교육의 반복인 불필요한 것으로 여긴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밖에 일반교육의 목표가 불분명하고, 전공과의 연계가 부족하고, 획일적인 과목 구분이나 이수 규정은 다양한 대학의 실태에 적합하지 않다는 등의 비판도 제기됐다. 이는 1991년 ‘대학설치기준의 대강화’(이후 대강화) 정책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강화(大網化)의 핵심은 대학의 다양성과 자율성 확대, 즉 과목 구분이나 이수 요건 등을 각 대학의 자율적인 체계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대강화는 당초 자유교양의 이념과 목적을 저학년 일반교육뿐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학부교육 전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한 취지에서 출발했다. 과목 구분 규정이 사라지면서 각 대학은 전공과목 이외에 학과나 학부에서 공통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교과과정을 공통교육, 교양교육, 전학교육 등으로 구분하여 개설하고 있다(Sugitani, 2005). 일반교육의 고유한 과목 구분을 제거한 것은 “전문교육 속에서도 교양교육의 철학과 목표를 기반으로 한 교육이 전개될 것(monbusho, 1998)”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교양교육 이념을 희석8),하고, 많은 문제를 낳게 된다. 대학진흥부회는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Monbusho, 2023).

  • • 교양교육의 위치가 모호한 상태에서 많은 대학은 교양교육 커리큘럼을 안일하게 삭감했고,

  • • 교수의 인식이 부족하여 전공 교육이 중요하고 교양교육은 귀찮은 의무로 생각하거나, 교양교육 담당 교원의 인센티브가 부족하여 교육 방법과 내용 개선이 추진되지 못하고,

  • • 교양학부의 위상이 모호하여 교양교육의 개선 노력이 전체 대학 체계로 전달되지 못하고,

  • • 학생은 교양교육을 포함한 학부 4년의 교육에 대한 목적의식이 불명확해 교양교육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욕이 부족하다.

실제 1995년에 실시된 국립대학 협회 교양교육특별위원회의 조사와 2001년 대학평가 및 학위수여기구의 광범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강화 추진 직후 전국적으로 교양 이수학점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양교육 과정은 학과나 학부에 따라 다르게 편성되어 통합성과 공통성이 현저히 훼손됐을 뿐 아니라, 상당 부분이 전공 기초와 학습 기술 습득을 위한 과목으로 채워진 것이 드러났다(Sugitani, 2005). 이에 대해 Yoshida(2006)는 교양 이수학점 축소는 졸업 이수 학점 축소 움직임과 맞물려 있지만, 많은 대학은 전공 이수학점은 유지한 채 교양 이수학점만 축소하거나, 전공과목을 교양과정에 개설하는 등 대학 교양교육이 전반적으로 축소되거나 도구화된 측면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경단련도 대강화 이후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양학부가 해체되고, 전공 교육이 강화됐음을 지적한 바 있다(Keidanren, 2022, p. 19).

이와 관련해 대학진흥부회는 문리횡단교육 추진 시 교양교육의 위축을 초래했던 배경과 과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음에 주목했다. 따라서 대학은 문리횡단교육 취지를 학위 정책9),의 교육 목표나 인재상에 반영하고, 학습의 폭을 넓히기 위해 추진되는 교육과정 개편은 목표와 정합적이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Monbusho, 2023).

명확한 목표가 없거나 목표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고, 교수 개개인의 연구 분야에 기반한 다양한 과목 개설을 문리횡단교육의 실천이라 표방한다면 학생의 학습 의욕을 고취하지 못하고, 궁극적으로 기대했던 교육성과를 얻을 수 없다

2.1.3. 고등학교 문⋅이과 칸막이 교육과 이공계 기피

일본 사회는 디지털 기술 산업 부분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다. 그 이유로 조기에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중등교육 체계와 지난 20여 년 동안 지속된 이공계 기피가 지목됐다(Toyokeizai Education, 2021). 이공계 기피 현상은 대학의 이공계 전공자 수 감소와 함께 우수한 학생의 유입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Monbusho, 2005). 그 원인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이공계 인력의 처우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취업 초기인 22~30세 이공계 출신자의 평균 연봉(약 529만 엔)은 문과 출신자(약 452만 엔) 보다 높았지만, 31세 이후부터 역전돼 생애 임금은 문과 출신자가 이공계 출신자에 비해 약 5,200만 엔(약 5억 원) 정도 더 많았고(Masuda, 2007; METI10,), 2005), 조직 내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비율도 문과 출신이 더 높았다(노지현, 2008). 초⋅중⋅고등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공계 기피 경향은 더욱 심해진 것이 드러났고(Monbusho, 2004), 여기에는 교원들의 과학적 소양 부족이 한 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Masuda, 2007).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2학년부터 문과와 이과로 나눠 별도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대학 입시에서 학과별로 부과하는 과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일본 사회에서 문⋅이과 조기 구분 교육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이 중요해진 상황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문⋅이과 조기 구분이 학생들의 과목에 대한 선호도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고, 특히 수학과 과학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 Goto(2013)는 문⋅이과 구분 시기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결과, 고교 3학년 때 문⋅이과로 나뉜 학생이 그 이전에 나뉜 학생에 비해 전반적으로 문⋅이과 교과에 대한 호감도와 중시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과 학생, 입시 명문고 학생일수록, 그리고 수학보다는 과학의 경우 이런 경향은 뚜렷했다. 이들은 문⋅이과 구분 시기를 늦추는 것이 오히려 학생이 교과에 대해 호감과 중요성을 인식하며 고등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게 한다고 주장했다.

2.2. 문리횡단교육 추진 과정: 정부 문서를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부터 일본 정부의 문리횡단교육 강조 흐름은 가시화된 것으로 보인다. 1997년 당시 총리였던 Hashimoto는 교육 개혁을 주문했고(김필동, 2002), 1998년 10월 대학심의회의는11), 답신에서 21세기 대학의 모습으로 ‘산학연계를 통한 종합적 사회인으로서의 교양을 갖출 수 있게 하는 문리융합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Monbusho, 1998). 2003년 일본학술회의12),는 새로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라 연구의 방향성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고, 2011년 후속 보고서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과학’을 위해 지식통합의 필요성과 그 방법13)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는 ‘지(知)의 통합’ 실현을 위해 ‘넓은 지식을 체화하는’ 교양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포함돼 있다(SCJ, 2003, 2011). 여기서 언급된 ‘지의 통합’이란 ‘서로 다른 학문 분야에서 통용되는 개념, 방법, 구조를 추출하여, 각 분야에서 지식의 호환성을 확립하고, 더욱 보편적인 지식 체계를 만드는 것’이며, 사회의 지속적 발전에 불가결한 것으로 봤다(SCJ, 2007).

‘지의 통합’과 이를 위한 교양교육 강화 전략은 『2040 그랜드 디자인』에서 더욱 강조되고 구체화 됐다. 미래 사회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전문 지식을 조합한 보편적인 사고 능력을 요구한다며 대학 교육이 이에 부합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 전공 구분을 넘어선 문리횡단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하는 것과 고등학교 교육에서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는 체계의 개선이 제시됐다. 2021년 1월 26일 중앙교육심의회의 답신에서는 STEAM 교육이 등장했는데, 여기서 복잡성을 다룰 수 있는 자질과 능력 함양에 중점을 두어 STEAM의 ‘A’ 범위를 순수 예술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윤리 등을 포함한 넓은 범위(liberal arts)로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Monbusho, 2021). 이는 앞서 ‘지의 통합’과도 맥을 같이 한다.

『제6기 과학기술⋅혁신 기본계획』에서도 인문⋅사회과학의 깊이 있는 ‘지’의 축적을 도모함과 동시에 자연과학의 ‘지’와 결합하여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문제 해결에 관한 ‘종합 지식’의 창출과 활용을 강조했다(Cabinet Office, 2021). 일본의 학사과정은 일반적으로 특정 학문 분야에 기반을 둔 학부⋅학과 등에 학생을 소속시키고, 신입생 때부터 전문교육을 실시한다. 그러나 종합 지식이 필요한 사회에서는 ‘전문 지식 자체의 깊이와 넓이를 겸비하고, 다양한 타인과 소통, 융합, 연계함으로써 지식의 활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은 학부⋅학과 중심의 조직을 넘어서는 문리횡단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전문 지식의 깊이와 함께 학문 횡단적인 안목과 타 학문 분야의 접근법을 활용한 사고가 가능한 ‘문리복안(文理複眼)’적인 사고 능력을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경단련도 Society 5.0 인재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문리융합 교육, STEAM 교육, 자유학예(liberal arts)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고(Keidanren, 2022), 내각관방장관(Cabinet Secretariat, 2022)도 학부와 대학원 전 과정에서 STEAM 교육을 강화하고, 문리횡단교육을 추진하여 종합 지식의 창출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고등교육에서 문리횡단교육으로의 전환은 국내외 요구에 대응해 지난 이십여 년 이상 지속된 일본 정부의 일관된 정책임을 짐작할 수 있다.

3. 문리횡단교육의 방법

문리횡단교육의 추진은 교양교육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경계를 넘나드는 전문 지식의 구성, 종합적인 지식의 활용이 요구되는 시대에 폭넓고 깊은 수준의 전공 교육도 요구된다. 학부교육 전반에서 종단성⋅학제성의 향상과 전문성 심화와의 균형을 위해 각 대학은 학문의 동향 및 학생의 진로와 사회적 요구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3.1. 추진 방향과 조건

문리횡단교육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각 대학은 미래 인재상에 적합하도록 대학 교육의 목표를 명료화 하고(Monbusho, 2018), 학생 선발에서부터 고교-대학 간 접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Monbusho, 2008). 핵심은 교육과정과 학사제도의 개편이며,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학생들의 시선에서 문리횡단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Monbusho, 2008, 2018).

문리횡단교육의 추진에 있어 융합 영역을 조정하고, 대학 내, 대학 간 자원을 공유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과 연구에서 다양성과 유연성을 확보해야 학문의 동향과 사회 요구 변화에 대응하여 학위 프로그램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는 복수전공, 부전공, 연계 전공과 같은 다양한 전공제도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에 따라 대학 입학 시 전공별로 학과 혹은 학부에 소속돼 교과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전통적인 일본 대학 체계의 변화도 감지되는데, 일부 대학은 입학 초기에 일반교육 혹은 공통교육을 중심으로 폭넓게 학습하고, 2학년 이후 전공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거나 더 나아가 희망에 따라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소위 ‘후기 전문화(late specialization)’를 추진하며, 이에 대한 논의가 전국적으로 활발하다. 후기 전문화는 대입 시점에 전공에 대해 명확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학생이나 대학에서 학습하며 흥미나 관심이 바뀐 경우에도 전공과 진로의 가능성을 최대한 확대해 주려는 취지도 갖고 있다. 홋카이도(北海道) 대학14),은 2023년 이후 문과와 이과로 구분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종합입시’ 제도를 도입하고, 모든 학생을 1년 동안 종합교육부에 소속시켜 기초과목과 교양과목을 이수한 후 학과나 학부로 진입하게 한다. 국제기독교대학(ICU)은 문⋅이과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하고 2학년 말에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는데, 전공 선택에 어떠한 제약도 없다. ICU는 학생 중 약 70%가 입학 당시와 다른 전공을 선택했다고 밝혔다(Higashijima, 2016, p. 1).

학생이 자신의 학과나 학부의 경계를 넘어 교내 개설된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여건도 중요하다. 이 때문에 문부과학성은 각 대학 특성에 따라 유연한 학사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제도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대학의 경계를 넘어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점교류(単位互換) 제도의 개선과 지역 연계 플랫폼 활성화 정책도 추진 중이다(Monbusho, 2018). 제도 정비와 함께 문부과학성은 문리횡단교육을 추진하는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과 우수사례 확산 등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문리횡단교육이 큰 폭의 교육 개혁을 요구하고 촉진한다는 점에서 문부과학성은 새로운 학부 설치에 대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공언하고 있다.

3.2. 추진 방법과 사례

문리횡단교육 활성화를 위해 진행된 2023년 1월 회의에서 문부과학성은 문리횡단교육의 방법으로 교양학 학사학위,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과정, 문리횡단형 학문 분야의 학사학위, 문리횡단형 교양교육 체계 구축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관련 사례를 소개했다(Monbusho, 2023). 이는 “대학 관계자들조차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인식과 경험의 공유가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인 측면이 있고, 우리가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넘어 학생이 종합적인 지식과 사고를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선하고자 할 때 참고할 만한 사례15)이다.

3.2.1. 자유학예 학문 기반 교양학 학사학위

대강화 이후 일본에서는 학부 4년 전체에 걸쳐 교양교육을 제공하는 전학제로16) 전환하고자 했으나, 취지와 달리 대부분의 경우 학부 저학년은 교양교육, 학부 고학년과 대학원은 전문교육으로 고착된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드물기는 하지만 학부 전체와 대학원에 걸쳐 고도화된 자유학예(liberal arts)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교양학 학사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동경대학교(東京大学校)는 모든 학생을 2년 동안 Komaba (駒場) 캠퍼스 문리대(College of Arts and Sciences)에서 교양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17), 학생들은 전공에 따라 인문사회과학 I, II, III과 자연과학 I, II, III 6개의 계열로 나뉘어, 사회, 문화, 인류, 우주, 물질, 생명 등에 걸쳐 더 넓은 주제, 문제 및 방법론을 탐구한다(김경희, 2022, pp. 66-67). 동경대학교는 이 과정을 “다양한 관점과 유연한 사고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문리대는 저학년 교양과정뿐 아니라 전통적인 자유학예 학문에 기반한 교양학 학사 학위과정(Bachelor of Liberal Arts, BLA)도 운영한다. 국내에 후기 교양교육으로도 알려진 바 있는 이 상위학부(senior division)는 학생들의 경계를 넘는 지식함양을 위해 인문학, 과학, 예술과 과학을 통합하는 학제적 접근의 교육을 지향한다. 동경대 교양학 학위과정은 2011년 이후 인문사회학부, 통합과학학부, 학제간과학학부 등 3개의 학부로 정착됐고, 현재는 500여명의 학부생과 400여명의 교수가 소속된 대규모 학사 단위로 발전했다. 더 나아가 동경대는 1983년 Komaba 캠퍼스에 인문학 기반의 대학원 과정을 개설하고, 1996년 자연과학 분야까지 확대함으로써 학제적 접근의 석⋅박사 학위과정을 운영하며, 이로써 명실상부한 문리횡단형 교육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게 됐다.

대학 내 단과대학을 통해 교양학 학사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사례는 더 있다. 와세다 대학교(早稲田大学)18),는 2004년 국제교양대학을 설립하고 국제교양학 학사 학위과정(bachelor’s degrees in International Liberal Studies)을 운영하고 있고, 소피아 대학교(上智大学)19)도 교양대학(Faculty of Liberal Arts)을 통해 교양학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넘어 세계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안목을 제공하고자 학제간 학습을 지향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3.2.2. 문제 해결 중심의 교육과정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국립 큐슈대학(九州大学)은 2018년 정원 108명의 공창학부(共創学部)20)를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관점과 학문 지식을 혼합하고, 상호 협력해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며, 학제적 접근, 문제해결 및 협동학습 중심의 교육과정을 특징으로 한다. 또한 세계화에 대응하여 외국 학생 유치와 국제화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영어와 일본어로 교육이 이뤄진다. 큐슈대학은 공창학부의 설립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세계화의 급속한 진전은 지역과 국경을 초월하여 환경, 식량, 인권, 경제적 불평등 등 전 인류 공통의 과제를 제시하는 문제를 낳고 있고, 이러한 문제에는 명확한 답이 없으므로 즉시 해결하기가 어렵다. 이처럼 답이 없는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계획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며,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과 학제적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

학생들은 입학 후 기초학술연구, 수학,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세계를 바라보는 역사적 관점 등 기본과목을 이수한 후, 2학년부터 소규모 세미나 과목을 수강한다. 세미나는 접근 과목 중심의 기본 세미나와 문제 해결 중심의 고급 세미나로 구성된다. 기본 세미나는 문제 분석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것으로,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및 학제적 접근 등 세 영역의 과목으로 구성된다. 고급 세미나는 문제 해결을 위한 관점, 기술, 태도 및 방법론을 습득하기 위한 과정이며, 졸업 과제는 지도교수가 주도하여 운영된다. 졸업 과제(Degree Project)는 인간과 생명, 사람과 사회, 국가와 지역, 지구와 환경, 통합주제 등 다섯 개 영역에 제시된 과제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며, 학생은 지도교수 이외에 복수의 교수로부터 지도 받을 수 있다. 졸업 과제는 논문, 기타 저작물, 정책 제안, 공연, 창업, 비정부 혹은 비영리 조직 체계에서 사회적 실천 활동 보고서 등을 제출하고, 마지막으로 성과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교육과정은 기초부터 졸업 과제까지 모든 과정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합적으로, 단계별로 구성된 특징이 있다. 또한 졸업 과제는 이과와 문과의 경계를 넘어 통합적 관점과 방법론을 요구하는 주제가 대부분이며, 이의 훈련을 위해 전통적인 인문, 사회, 자연과학 과목뿐 아니라 다수의 학제적 접근 과목을 제공하고 있다(그림 1).

[그림 1]

큐슈대학 공창학부 교육과정

국립 히로시마대학(広島大学)도 문제 해결 중심의 학사과정인 국제공창학과21),를 개설했다. 매년 국내외에서 신입생 40여명을 선발하고, 모든 과목은 영어로 진행하며, 전 과정을 이수하면 문리학사학위(BAS)22)를 수여한다. 히로시마대학은 이 프로그램의 교육 목적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문, 사회, 자연을 아우르는 폭넓은 관점을 갖고(문리를 아우르는 학제간 교육), 국적, 지역, 종교, 문화 및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생각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통합적 관점과 협업 능력)을 함양한다.’

즉,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문리를 아우르는 학제간 교육, 그리고 통합적 관점과 협업 능력함양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 학년의 교육과정은 학생이 협업하여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된다. 학생들은 3학년부터 ‘문화와 관광’, ‘평화와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사회’ 분야 중 하나의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한다. 학생들은 1학년 말까지 학업 계획과 과제 신청서를 제출하고,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은 주로 1학년 세미나를 통해 지도교수와 튜터의 지도로 받아 진행되며, 2학년 이후 승인된 과제와 학업 계획에 따라 위의 3개 분야 혹은 학제간 강좌에 개설된 과목 중 필요한 것을 선택하여 이수한다. 대학은 문리횡단형 과제가 무엇인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예시23),를 홈페이지에 상세히 제시하고 있다(그림 2).

[그림 2]

히로시마대학 국제공창학부 교육과정

3.2.3. 문리횡단형 학문 분야에 기반한 학사학위

최근 일본 내에서는 문리횡단교육 활성화 정책에 따라 환경학이나 데이터 과학 등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학문의 식견을 요구하는 분야의 학사 학위과정이 증가하고 있다. 시가대학(滋賀大学)24)은 일본 내 데이터 과학 연구와 교육의 거점을 표방하면서 2016년 ‘데이터 과학 교육과 연구 센터’를 설립하고, 2017년 데이터과학부를 설치했다. 다음과 같은 이 학부의 교육 목표에서 문리횡단교육의 취지를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과학의 전문 지식과 스킬의 기초 위에 전문성을 가진 동료와 소통할 수 있고, 데이터로부터 가치 있는 정보를 도출하여 의사결정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문리융합형의 인재를 육성한다’

즉, 데이터를 관리, 가공, 처리, 분석하는 기술은 정보나 통계학에 해당하지만, 분석 결과를 활용하여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배경을 충분히 알아야 하며, 많은 경우 문과적인 요소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를 위해 학부 교육과정에서 정보, 통계 관련 과목뿐만 아니라 경제, 경영 등의 문과 계통의 과목도 이수하도록 하고, 고등학교에서 통계학의 기초인 수학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학생을 위한 기초수학 과목도 개설하고 있다.

나가사키대학(長崎大学) 환경과학부25) 사례에서도 ‘환경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문과⋅이과의 양쪽 측면에서의 다각적인 관점’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학부의 학위정책(Diploma Policy)에는 다음과 같은 교육 이념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 1.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에 관한 기초적 지식을 습득한다.

  • 2. 자연환경 메커니즘으로부터 사회시스템에 걸친 다양한 분야⋅영역에 있어 필요한 범용성 높은 기술을 습득한다.

이 학과에 경제학과 행정학 등 사회과학과 생물학과 지구과학 등 자연과학 분야의 교원이 함께 소속된 것에서도 문리횡단교육을 지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교육 이념에 따라 1학년은 지구환경이론, 대기환경이론, 환경경제학, 환경논리학, 환경정보처리 등의 과목을 광범위하게 수강하고, 2-3학년은 환경정책전공과 환경보전계획전공으로 나눠 관련 과목을 이수한 후, 4학년에 졸업논문을 준비하여 제출한다.

중앙대학교(中央大学校)는 최근 세계화 노력에 집중하며 국제경영학부와 국제정보학부를 개설했는데, 이 중 2019년 개설된 국제정보학부26),는 입학정원 150명, 교원 21명 규모의 문리횡단형 학사 학위과정이다. 이 학부는 ‘Society 5.027)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과적 사고와 이과적 사고의 틀을 넘어 각각의 전문성을 융합해 학습하고, 사회에 필요한 정책이나 정보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설치된 것이다. 학부 교과과정은 크게 글로벌 교양과목, 전문과목 및 연습과목 등 세 과목군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교양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한 언어 능력, 가치관 및 새로운 정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사고의 혁신을 위한 과목들로 언어, 철학, 심리학, 사학, 문학 등의 과목으로 구성되며, 졸업을 위해서는 이들 과목을 24학점 이상 이수해야 한다. 전문과목은 주로 정보학 관련 과목으로 구성된 ‘정보의 구조’와 법체계에 기초한 정보에 관한 법률 과목 중심의 ‘정보의 법학’ 등 두 과목군으로 구성되고, 각각에서 30학점 이상 이수해야 한다.

3.2.4. 복수전공과 부전공제도의 활용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제도를 활용한 문리횡단교육 추진 사례는 오비린대학(桜美林大学)28)에서 찾을 수 있다. 1946년 설립된 이 대학은 문리대학(College of Arts and Sciences)과 5개의 전문대학 및 대학원이 설치된 학생 9,000명 규모의 사립대학이다. 문리대학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학제간 연구 등 4개 분야의 33개 전공으로 구성되며, 부전공 혹은 복수전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오비린 대학은 교육 목표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문리대학은 관심에 따라 각 분야의 전문성을 깊게 배우는 동시에 폭넓은 학문에 접함으로써, 한 전공의 틀에 포착되지 않는 자유로운 학제적 사고를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략) 다양한 학문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는 국제성을 가진 “독립적인 학습자”(Independent Learner)를 육성한다.

전공과목은 2학년 봄학기 이후에 이수할 수 있고, 4번째 학기에 위 4영역 중 서로 다른 영역에서 각각 하나씩 선택해 전공과 부전공으로 등록해야 한다. 부전공 대신 2개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전공은 최대 2개, 부전공은 최대 4개까지 선택할 수 있지만 반드시 서로 다른 두 영역에서 각각 하나 이상씩 선택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이 “전문성을 심화하는 동시에 다른 영역을 접함으로써 학제적인 사고를 함양”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또한 전공과 부전공의 선택은 학생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르며, 인원수 제한, 입학 시 소속 등에 의한 제약 등은 없다. 오비린대학은 통합형 전공 과정을 통한 문리횡단형 교육의 모범 사례로도 알려져 있는데, 문리대학 내에 국제협력, 다문화 공생, 박물관학, 지역 디자인, 데이터 과학, 과학 커뮤니케이션, 일본 연구, 미국 연구, 환경학, 미디어 저널리즘, 아시아 연구, 빅히스토리, 언어교육 등이 개설돼 있다.

기존 학과나 학부에는 없지만 문리횡단형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모든 학부생에게 부전공이나 자격증 과정으로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쇼와여자대학(昭和女子大学)은 학제간 융합교육을 위해 2022년부터 모든 학부생을 대상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부전공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모든 학생은 데이터 과학 핵심, 수학 및 사회과학 교과군에서 각각 5학점, 2학점, 4학점 등 총 11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데이터 과학 자격증을 획득한다. 이 프로그램의 입문/초급 과목은 최근 문부과학성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3.2.5. 교양교육의 강화

교양교육의 본래 취지를 회복하고 강화함으로써 정부의 문리횡단교육 강화 기조를 따르는 대학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들 대학은 고유의 학위정책에 따라 교양교육의 목표를 명료화하고, 인문학,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 전 분야를 아우르는 폭넓은 교과과정을 구축하여 균형 잡힌 이수를 요구하고 있다.

도쿄공업대학교(東京工業大学校)29),는 2016년 새로운 교양교육 체계로 전환했다. 이 체계의 핵심은 자연과학뿐 아니라 인문학, 사회과학 및 문리융합과목30)을 두루 아우르고, 석박사 과정까지 교양교육을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학부에서 박사 후기과정까지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을 유기적으로 연관시키는 ‘쐐기형’ 교육, 즉 입학 직후부터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을 동시에 이수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서서히 전공과목의 비중이 늘지만 교양과목도 함께 이수하는 방식이다. 그 취지를 도쿄공업대학교(이후 도공대)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공계 전문성뿐 아니라) 이공계 학문의 사회적 의의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인격 형성과 폭넓은 가치관을 풍양한다

도공대의 모든 학생은 단계별로 교양핵심과목을 이수해야 하는데, 도공대 입지 프로젝트(학부 1학년), 교양졸론(학부 3학년), 리더십 道場(석사), 월경형 교양과목(박사후기) 등이 그것이다. ‘도공대 입지(立志) 프로젝트’는 스스로 자신에게 적합한 교양교육 학습 목표와 계획을 세우게 하기 위한 것으로, 대형 강의와 소규모 그룹 활동으로 구성된다. 그룹 활동은 과제 해결,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교양졸업논문(卒論)’은 교양교육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향후 자신의 삶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정리하여 글로 작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석사과정의 리더십 관련 과목은 동료와의 협업, 박사과정 후기의 월경형 교양과목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과 지적 교류를 촉진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 도공대 교양교육은 전문분야를 사회에 연결하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 스토리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학생 설계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학부⋅학과에서 제공할 수 없는 분야의 학습 성과를 인정하는 체제를 통해 문리횡단교육을 꾀하거나 타이쇼대학(大正大学)31)과 같이 수리나 데이터 과학을 필수과목으로 부과하는 사례 등도 있다. 다시 말해, 문리횡단교육으로의 접근은 정해진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이 스스로 강점과 특색을 살려 질 높은 교육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4. 한국 대학 교육에 대한 시사점

C.P. Snow의 유명한 저작 ‘두 문화(Snow, 1959/2001)’32),가 출간된 이후 반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한쪽은 과학의 본성에 대한 무지, 다른 한쪽은 인간, 사회 및 문화에 대한 몰이해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van der Wende, 2011, p. 250). 이는 자유교육의 취지와 중요성에 세계가 다시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유교육의 강조는 전통적으로 교양교육(general education)을 강조해 온 미국은 물론 전문교육에 치중했던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21세기 고등교육의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자유교육의 재부상의 배경은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고 외국인, 직장인, 평생교육 등 학생의 다양성이 증가하면서 고등교육의 목표가 보편교육과 시민교육으로 중심 이동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 취지는 교과과정의 폭과 깊이 사이의 균형을 재정립하여, 학부교육에서 더욱 광범위하고 유연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Becker, 2015; van der Wende, 2011).

일본 문부과학성이 『2040 그랜드 디자인』에서 학부교육의 방향을 문리횡단⋅문리융합으로 설정한 것은 디지털 전환과 세계화 시대의 도래에 따른 인재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21세기 자유학예’에 대한 인식을 기반에 둔다(Yamada, 2022, pp. 126-130). 앞서 문부과학성이 새롭게 제시한 학부교육의 목표는 보편적 지식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태도와 가치, 더 나아가 광범위한 지식과 기능을 통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Monbusho, 2008, 2018). 이는 미국대학교육협의회(AAC&U)가 제시한 ‘21세기 고등교육의 필수 학습 성과’ 네 가지 즉, 광범위한 지식, 지적능력과 실용적 기술, 개인과 사회적 책임, 통합 학습(Laird, 2008)과 거의 일치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등교육 목표의 동조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학부교육은 본질적으로 자유교육이며, 자유교육은 학제적 접근을 전제로 한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런 맥락에서 문리횡단⋅문리융합교육은 자유교육의 일본식 해석으로 이해된다.

자유교육은 가끔 인문교양교육과 같은 의미로 인식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일부에서는 자유교육의 강조가 자칫 학부교육을 인문⋅사회과학으로 경도 되게 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21세기 들어 유럽의 대학에서 자유교육의 전통이 다시 부상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자연과학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liberal education’ 대신 ‘liberal arts & sciences (이하 LAS)’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 바 있고(Becker, 2015, p. 34), 특히 아시아 지역의 자유교육은 대체로 과학을 경시하고 인문학에 치우친 경향을 보인다는 비판도 제기됐다(Lewis, 2015, p. 247).

과학에 대한 지나친 강조는 자유교육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십년 가까운 Princeton 대학 교직 생활을 접고 Yale-NUS 설립에 참여했던 Steven Lynn Bernasek 교수는 한 기고문에서 “미국의 STEM 전공 학부에서 과학을 전통적인 자유교육과 분리된 독립적인 분야로 보는 관점은 역사적으로도, 현대적 관점으로도 잘못됐다. (중략) 과학은 자유교육의 맥락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STEM 교육을 강조하던 Obama 대통령 시절 미국 대학 일부에서 만연했던 과학주의를 경계하면서 쓴 글이다. 사실 Einstein, Tomas Cech, Herzberg 등 노벨과학상 수상자 중 자유교육의 가치에 주목하고, 확산을 위해 노력한 과학자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나 대중매체를 통해 과학과 자유학예 사이의 논쟁이 심심치 않게 진행되는 것은 문리횡단교육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문리횡단교육의 확대를 추진하며 조기에 문과와 이과를 구분해 교육하는 고등학교 교육이 이의 구현을 어렵게 하는 장벽이라고 진단했다(Monbusho, 2018).

한국과 일본은 고등학교 교육에서 문⋅이과를 구분하는 체계33),를 가진 세계에서 드문 국가라는 점에서 문리횡단교육의 등장은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정책 추진 초기부터 고등학교 문⋅이과 구분 교육을 문제로 인식하고 이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Cabinet Secretariat, 2022). 한국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2002년 이후 시행) 이후 공식적으로 문⋅이과 구분이 폐지됐으나,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혹은 수리 가형과 나형으로 구분된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2021년까지 지속됐기에 고등학교 현장에서 문⋅이과 사이의 장벽은 최근까지 지속됐다.34), 국내에서도 문⋅이과 구분 교육으로 인한 학문적 편향(김영식, 1993, p. 26; 노지현, 2008, p. 45; 이은경 등, 2016, p. 298; 이일 등, 2019, p. 196; 조광희 등, 2012, p .840; Ono, 2021), 기초학력의 부족(문찬주 외, 2016, p. 198; 신동주, 김진호, 2022, p. 4; 홍후조, 임유나, 2014, p. 72; Ishii et al., 2007, p. 68), 진로의 제한(김영식, 1993, p. 21; Okamoto, 2020) 등 다양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국은 2022년 수능 이후 고등학교 문⋅이과 구분은 완전히 폐지되어 그로 인한 문제가 사라지길 기대할 수 있으나, 일본은 기존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여전히 대학에서 문리횡단교육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Monbusho, 2023; Yamada, 2022, p. 108).

조기 전문화에서 기인한 문제는 대학에서 보편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보편교육을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국내 대학생 대상 연구로부터 문과대, 상경대, 사회과학대 소속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 과목에 대한 기피는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현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구유영 등, 2019; 이은경 등, 2016; 손향구 등, 2018). 대학 교양과정에 개설된 과학 관련 과목의 상당수가 학술성, 보편성 측면에서 부족하고(김원섭 등, 2019; Lee et al., 2022), 교양과정의 과목 개설이나 이수 체계에서 과학이 경시되고 있다는 실증분석 결과도 있다(김혜영 등, 2017, p. 402; 손향구 등, 2018, p. 213,). 연구진들은 공통적으로 대학 교육의 이러한 문제의 이면에는 소위 ‘문과’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거의 배우지 못해 과학에 대한 학습 능력과 선호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공계 학생도 편향된 고등학교 교육으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고(김민정, 2012, p. 363), 지식의 객관성, 신뢰성에 대한 신념이 강한 나머지 다른 주장에 대한 포용적 태도나 사고의 확장 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실증분석 결과(임지영, 2014; 변수연 등, 2017)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민정(2012)은 전공 중심의 대학 문화와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일부 대학 특히, 이공계로 특화된 대학의 교양과정은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아서 학생의 균형 잡힌 지적, 정서적 능력을 길러주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공계 학생도 과학과 기술개발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알고, 규범적 판단력을 가지기 위해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학습해야 한다”는 일본 경단련의 요구와 “Society 5.0으로 이행할 때 새로운 기술을 활용에서 나타나는 윤리적⋅법적⋅사회적 과제35),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시급하다”는 문부과학성의 지적은 시의적절하다(Keidanren, 2022; Monbusho, 2023).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크고, 기술 진보가 빠른 사회일수록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며, 전문성보다는 보편지성과 범용능력을 추구하는 교양교육의 가치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최강식, 박철성, 2021; Becker, 2015; Krueger & Kumar, 2004). 최근 유럽 대학에서 자유교육 전통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지나친 전문화의 단점을 극복하고 학부 교과과정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확대하는 것이 고등교육 수요 확대와 고용 가능성 증가의 요구 모두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Kirby, 2016; Scott, 2002; van der Wende, 2011). 1970년대 급증한 고등교육 수요에 대응해 미국의 대학은 교양교육 중심의 전략을 취했고, 그로인해 현재 미국의 대학이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는 해석은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일본에서 고등교육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된 1991년 대학자율화 조치는 저학년에 집중된 교양교육을 학부 과정 전체에 걸쳐 내실 있게 시행하고자 했던 취지와는 달리, 교수와 학생들의 책무성 약화, 교과과정 축소, 운영체계 왜곡 등으로 오히려 교양교육 약화를 초래했다. 이점에서는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한국 대학은 해방 후 미군정에 의해 수립된 교육법 등에 따라 미국식 대학모형이 이식되는 과정을 거쳐 왔다. 특히, 교육법과 일련의 교육법 시행령 개정에서 따라 교양과목은 일종의 법정 필수과목으로 교과과정에 자리 잡게 되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중에서 고르게 이수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그러나 1995년 대학자율화 조치로 교양과정에 대한 법적 규정은 사라졌고, 대학의 재정 악화, 직업훈련과 같은 실용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이 가세하면서 교양교육은 축소되거나 왜곡되는 현상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백승수, 2012, pp. 330-332; 정승원 외, 2020, p. 88).

한국 고등교육의 문제는 일본과 유사한 점이 많다. 고등학교 때부터의 엄격한 문⋅이과 구분으로 대학생의 학문 선호도와 학습 경험이 심각하게 편향되어 있고, 양적 팽창에 대응하고자 했던 정부의 대학자율화 정책은 교양교육의 왜곡이나 축소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 더욱이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은 생존을 위해 새로운 고등교육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상황마저 닮았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일본 정부는 ‘21세기 자유학예’에 주목하면서 문리횡단교육을 실천적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래전 한 학자는 한국의 학계가 근본적으로는 인위적인 이과와 문과 간의 경계를 뚜렷한 실체로 받아들이고 있어, 현대의 다양한 학문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한다고 비판했다(김영식, 1993). 서구 사회에도 지나친 인문주의나 과학주의가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하지만, 한국 사회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여전히 이과와 문과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일본 문부성의 문리횡단⋅문리융합 교육은 자유교육을 향한 ‘실천적’ 방법으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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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MEXT: Ministry of Education, Culture, Sports, Science and Technology

2)

중앙교육심의회(中央教育審議会; Central Council for Education)는 교육의 방향과 정책에 대해 심의하고 문부대신에게 건의하는 등 교육개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1946년 교육쇄신위원회로 출발해, 1952년 중앙교육위원회, 2002년 중앙위원회로 통합됐다. 현재 12기가 활동 중이며, 정부, 학계, 산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3)

『향후 대학교육의 진흥정책에 대해서』에서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횡단적으로 학습하여 학습의 폭을 넓히는 교육을 지칭하여 「문리횡단⋅문리융합교육」이라 한다. 학생이 다양한 학문분야를 학습하는 것을 「문리횡단」, 인문⋅사회과학계의 학문과 자연과학계의 지식과 식견을 조합한 문리융합적 학문, 예컨대 환경학 등을 「문리융합」이라 하고 있지만, 이러한 구별과 정의가 일반적으로 확립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본 정부의 문서에는 ‘문리(文理)횡단⋅문리융합교육’으로 병기하고 있으나 이 논문에서는 가독성을 위해 문리횡단교육으로 통칭한다.

4)

일본 정부는 수렵사회,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에 이어, 현재의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이 고도로 통합된 시스템을 통해 경제발전과 사회적 과제 해결을 양립하는 인간 중심 사회를 Society 5.0으로 정의한다. 일본이 지향해야 할 미래사회로 제5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제시됐다. (출처, https://www8.cao.go.jp/cstp/english/society5_0/index.html)

5)

STEAM 교육은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며,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에 더해진 A를 순수 예술(fine arts)에 한정하거나 넓은 의미의 liberal arts로 정의하기도 한다.

6)

‘일반교육(一般教育)’이란 전후 대학설치기준에 규정한 과목 구분(일반교육, 전문교육, 외국어, 보건체육)에 의한 일반교육을 지칭한다. 대강화 이후 각 대학은 공통필수, 전학교육 및 교양교육 등으로 전공 이외의 교과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일본에서 일반교육과 교양교육은 각각 general education과 liberal education으로 그 개념을 구분하여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7)

대학설치기준령(1955)에는 졸업이수학점 124학점 이상, 교양학점 48학점 이상, 교양과목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서 각각 12학점 이상, 외국어 2개 영역에서 8학점 이상, 보건과 체육에서 4학점 이상 이수해야 하고, 외국어나 전공기초과목으로 12학점까지 대체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다(Yoshida, 2002).

8)

有本章編(2004)은 고등교육연구총서(78)에서 이를 두고 “대강화 이후 대학 교양교육의 개념은 아노미(anomie) 상태”가 되었다고 제시했다.

9)

일본의 모든 대학은 학위 정책(Diploma Policy), 교육과정 정책(Curriculum Policy), 입학 정책( Admission Policy)을 구체화해 공개해야 한다. 학위정책에는 졸업 인정 혹은 학위 수여 방침으로 학습 목표, 졸업생이 갖춰야 하는 능력 및 이수 요건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Monbusho, 2000).

10)

METI: Ministry of Economy, Trade and Industry

11)

‘대학심의회(大学審議会)’는 문부대신에게 대학 교육의 전반에 대해 자문을 하는 상설기구로 1987년부터 2001년까지 문부성에 설치됐고, 특히 1990년대 교육 개혁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로 정부(주로 대신)가 요청하면 이에 대해 답신을 제출하는 형식으로 활동하며, 답신의 내용은 대부분 입법화됐다(김필동, 2002; Amano, 2001).

12)

일본학술회의(Science Council of Japan, SCJ)는 1949년 1월 총리 직속 특별기구로 설립되었고, 인문학, 사회과학, 생명과학, 자연과학 및 공학 분야 학자들이 소속되어 있다. 과학 관련 주요 문제를 다루고 심의하며, 효율성을 위해 연구 분야를 조정한다.

13)

지식통합 방법으로 서로 다른 지식분야의 공통의 원리와 법칙을 활용함으로써 발전시키는 ‘환원적인 지식 통합’과 타 분야에서 특성 대상을 표현하는 방법과 연구방법의 유의성을 실마리로 삼거나 도구와 플랫폼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논리를 구축하는 ‘생성적인 지식통합’의 두 가지 접근방법을 제시했다(Yamada, 2022, p. 124).

14)

홋카이도대학 홈페이지 https://www.hokudai.ac.jp/

15)

문부과학성(2023)에서 제시한 사례 중심으로 다루되 해당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최신의 내용을 반영하고, 동경대학교를 포함하여 문부과학성 자료에 없는 대학 사례를 일부 추가했다.

16)

일본에서는 쐐기형교육(くさび型敎育)이라고도 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공과목의 비중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입학 때부터 졸업 때까지 교양과목과 전공과목을 동시에 이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17)

동경대학교 문리대학 홈페이지 https://www.c.u-tokyo.ac.jp/eng_site/info

18)

와세다 대학교 국제교양대학 홈페이지 https://www.waseda.jp/fire/sils/en/

19)

소피아 대학교 홈페이지 https://www.sophia.ac.jp/jpn/

20)

School of interdisciplinary Science and Innovation(ISI) https://kyoso.kyushu-u.ac.jp/en/

21)

School of Integrated Arts and Sciences, Department of Integrated Global Studies(IGS) https://www.hiroshima-u.ac.jp/en/igs

22)

BAS(Bachelor of Arts and Sciences)

23)

현재 홈페이지에 제시된 사례는 ‘다문화적 관점에서 갈등 해결’, ‘자연과 생물 다양성 보존’, ‘관광이 지역 개발에 기여하는 방법’ 등 이다.

24)

시가대학 데이터 사이언스학부 홈페이지 https://www.ds.shiga-u.ac.jp/dscenter/about/

25)

나가사키대학 환경과학부 홈페이지 http://www.env.nagasaki-u.ac.jp/about/history.htm

26)

중앙대학 국제정보학부 홈페이지 https://www.chuo-u.ac.jp/academics/faculties/itl/

27)

Society5.0: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현실 공간을 고도로 융합시킨 시스템에 의해 경제발전과 사회적 과제 해결이 양립되는 인간 중심 사회

29)

도쿄공업대학교 홈페이지 www.titech.ac.jp, 교양교육연구원 홈페이지 https://educ.titech.ac.jp/ila/education/liberalarts.html

30)

인문학(철학, 문학, 문화 인류학, 예술 등)⋅사회 과학(법학,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등), 문리 융합 과목(과학 기술론, 통계학, 의사 결정론 등)

32)

당시 유명한 Rede Lecture를 1959년 ‘The Two Cultures and the Scientific Revolution’로 출간했는데, 인문학과 과학의 소통부재가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두 문화’로 번역되어 출간됐다.

33)

한국 고등학교에서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여 교육한 것은 일제 강점기 이후 계속됐고, 제2차 교육과정(1963-1973)부터는 국가 교육과정 체계에서 문⋅이과를 뚜렷이 구분했다(홍후조, 임유나, 2014). 일본은 제2차 고등학교령(1918년 칙령 제389호)의 제8조에서 “고등학교 고등과를 나눠 문과 및 이과로 한다”라는 규정이 있고, 구제고등학교(旧制高等学校)에서 ‘문과’, ‘이과’의 구분이 나타난다(Fujii, 1982).

34)

한국의 고등학교 교과과정 운영 실태는 대학입시제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백은숙, 홍훈기, 2020). 2022년 이후 수능체계에서 문⋅이과 구분이 사라졌으나, 그 이전까지 탐구영역(사회탐구와 과학탐구)과 수리영역(수리 가형과 나형)에서 문과와 이과를 구분한 대학수학능력 시험으로 인해 고등학교 현장에서 문⋅이과 구분은 최근까지 사라지지 않았다(신동주, 김진호, 2022). 수능의 변화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해 고등학교 교육현장의 변화에 대한 실증적인 조사와 연구는 거의 없다.

35)

ELSI: 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tions, 유전자 조작, 자율 주행 등 최근의 과학기술은 다양한 윤리적, 법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으면 기술개발이나 활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개인, 가족, 그리고 공동체를 고려한 조정과 합의가 중요하며, 많은 국가들은 이를 위한 국가 수준의 준비는 물론, 개인을 위한 교육과 훈련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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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학사과정 교육 구축을 위한 네 가지 요소

내용
지식⋅이해 다문화⋅이(異)문화에 관한 지식의 이해

인류의 문화, 사회와 자연에 관한 지식의 이해

범용적 기능 의사소통 기술

수량적 기술

정보 리터러시(literacy)

윤리적 사고력

문제해결력

태도⋅지향성 자기관리력

팀워크, 리더십

윤리관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생애 학습력

통합적 학습 경험과 창조적 사고력 지금까지 습득한 지식⋅기술⋅태도 등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스스로 생각한 새로운 과제에 이들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해결하는 능력

[그림 1]

큐슈대학 공창학부 교육과정

[그림 2]

히로시마대학 국제공창학부 교육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