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해외봉사활동 운영을 통해 본 교양교육으로서의 인성교육
Humanity Education as Liberal Arts Education Through the Operation of University Students Overseas Volunteer Activ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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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21세기 과학기술 시대를 맞아 인성교육은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인성교육은 대학에서 주로 교양교육 담당자가 맡아서 하고 있다. 이 논문은 교양교육으로서의 인성교육 가운데서 대학생 봉사활동과 관련된 교과, 비교과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전개하였다. 봉사는 자발성에 기인하는데, 한국의 교육현장에서 봉사는 자발성보다는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점수를 얻거나 대학 졸업 요건을 맞추기 위한 반 타의적, 강제적 활동으로 여기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봉사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강화되고, 자발성도 확보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생 해외봉사활동은 나눔과 섬김이라는 봉사의 기본적 훈련을 하고 섬김의 리더십을 기르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비교과활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동덕여자대학교와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라는 대학협의체를 통한 해외봉사활동의 실제 운영 사례를 들어 대학생 인성교육으로서의 봉사활동의 운영 현황을 살펴 보았다. 또한 이를 통해 봉사활동이 대학생 봉사자 개인의 인격 성장과 인성교육에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를 따져 보았다. 대학생의 해외봉사활동은 교양교육으로서의 한 축으로 기능하는 인성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유용한 교육 수단임도 확인할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In the 21st century era of science and technology, the importance of humanity education is becoming more prominent. Humanity education is mainly conducted by the person in charge of liberal arts education at any given university. Among humanity education as liberal arts education, this thesis focused on subjects related to university student volunteer activities and non-subject activities. Volunteer work often stems from spontaneity. However, the reality is that in the Korean educational field, volunteer work is regarded as either an anti-arbitrary and compulsory activity allowing for the attainment of favorable scores for university entrance exams, or to meet university graduation requirements. However, it should not be overlooked that service can be strengthened through education and training, and spontaneity can be established. In this respect, overseas volunteer activities for university students can be said to be a very important extracurricular endeavors when it comes to training the basic training of services, such as sharing and serving and cultivating the leadership of serving. In this paper, the actual operation of overseas volunteer activities through Dongduk Womens University and a university council called the Korean University Council For Social Service were examined as humanity education for university students. In addition, in this study we examined how volunteer work has a positive effect on individual character growth and humanity education of university student volunteers. We also confirmed that university students overseas volunteer activities are very useful educational tools for the development of humanity education, which functions as one of the pillars of liberal arts education.
1. 과학기술 시대, 뉴노멀 시대의 인성과 봉사의 개념과 한국적 현실
2020년 초에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아직 그 여파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3년 여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세는 많이 약화되었고, 사람들 역시 코로나 감염 상황에 더 이상 과도한 민감 반응을 하지 않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교육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서 분명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가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코로나를 겪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계속 되어 왔고, 실제로 많은 사회 현상들이 바뀌고 있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포스트 코로나는 현재 세계와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두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기술은 비대면의 상업 서비스와 교육 서비스가 편재한 세상을 우리에게 제시하여 주었다. 그런데, 코로나는 이와 같은 온라인 비대면의 세계를 급속하게 확장시며 주었고, 현실세계와 버금가는 메타버스의 세상까지 자의건 강제건 급격하게 떠안게 만들었다. 빅데이터, 5G, VR/AR, 인공지능(AI)과 같은 말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었고, 온라인쇼핑은 오프라인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스마트뱅킹, 모바일뱅킹과 키오스크의 사용은 강제 아닌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는 코로나 이전부터 조짐을 보여 왔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욱 급속도로 밀려온 새 시대를 우리는 비로소 확실하게 뉴노멀의 시대라고 지칭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뉴노멀의 시대에 인간 대 인간의 접점을 찾고 인간의 인성(人性, Humanity 또는 Personality)1)에 근거하여 서로를 돕고 세워가는 봉사의 개념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살피는 것은 과학기술 시대에 살아갈 인간으로서 새롭게 돌아봐야 할 가치가 있는 작업이라고 판단된다. 한동안 대학 내, 그리고 사회에서의 봉사활동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의 상황에서 오프라인 현장에서의 봉사가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봉사의 내용은 유지하되 온라인을 활용한 봉사로 바뀌는 등 봉사의 양상 또는 외형도 새로운 형태가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봉사의 양상에서 새로운 형태가 더해지거나 외형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봉사의 근본 원리나 내용이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봉사나 나눔을 통한 인성의 계발과 도야 역시 그러하여야 하고 그렇게 진행이 될 것이다. 각 대학에서는 인성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대부분의 개념 정의가 그러하듯이 인성의 개념 역시 정의하기 쉽지 않다.
민춘기(2016:453)에서는 외국의 인성교육 프로젝트 사이트(http://learningforlife.org.uk/)에서 제시하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① 인성이란 보통 행위의 지침이 되는 개인의 가치와 덕목, 정체성(누구이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덕목(책임감, 정직, 신뢰, 관대, 자기훈련, 목적의식 등)을 포함 ② 인성은 고정되지 않고, 쉽게 측정되지 않고, 수정이 가능함 ③ 행위에 관한 선택은‘ 옳은’ 혹은‘ 그른’ 행동과 사고에 관한 선택, 적극적인 인성 계발은 단순히 학술적 스킬과 사회적 스킬의 습득에 관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학생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종류에 관한 것, 인성 함양은 사회적인 과정에서의 도구 이상이라는 목적을 가진 인간에 관한 것, 인성 계발은 진공상태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음, 사회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개인은 한 문화 안에서 성장할 필요가 있음, 인성교육은 삶의 정신적 차원을 포함”한다는 인성과 인성교육의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2,) 안지영 외(2021:1333)는 “인성교육의 개념을 토대로, 각 대학들은 인성교육이 어떠한 가치를 두고 어떠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을 해왔으며, 그 고민에 대한 결과로 인성교육 인증제를 마련하고 (중략) 인성교육 인증제를 실천하기 위하여 많은 비교과활동에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그에 반해 비교과활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나 실효성에 대한 분석이 미비한 실정”이라고 인성교육의 실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인성을 함양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인성교육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과활동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으나 중요한 비교과활동의 하나로 각 대학에서 실행되고 있다. 뉴 노멀 시대, 과학기술 시대에도 인성은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며 어쩌면 오히려 과학기술의 발달로 AI, ChatGTP 등과 같이 비인간적인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시대에 더욱 인성이 중요시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인성교육은 다각도에서 실시될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인성교육의 한 방법으로써 봉사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봉사는 인간에게 보편적 가치를 가진 중요한 삶의 동인이다. 봉사는 원론적으로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대가란 물질적인 것뿐 아니라 유무형의 어떠한 종류의 반대급부를 의미한다. 또한 봉사는 봉사자의 자유의지에 따른 자발성을 기초로 한다. 그래서 봉사는 자원봉사(volunteering)가 되어야 한다. 원래 자원봉사(volunteer)라는 말은 라틴어 ‘Voluntas’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Voluntas는 ‘몸소 하고자 하는 마음, 의욕, 자발, 소망’의 뜻을 가진 라틴어 명사이다,(https://ko.wiktionary.org/wiki/voluntas) 즉, 진정한 봉사는 의무감이나 어떤 이익을 담보로 하지 않은 순수하면서도 봉사자 자신의 자의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행하는 활동이 될 때 그 봉사는 진정한 의미의 봉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적 상황에서는 봉사는 과목이고 점수이다. 중등학교에서 봉사는 의무적으로 일정 시간을 수행하고 점수를 따야 하는 강의실 밖 활동이다. 학생 자원봉사와 관련한 일련의 변화 가운데 가장 큰 계기는 1995년의 ‘5.31교육개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관련한 봉사활동이 의무화되었으며 많은 경우, 대학 입시에 반영되게 되었다고 김통원 외(2001)에서는 밝히고 있다. 이러한 봉사활동의 의무화와 대학입시 반영에 대해 현의성(1995)에서는 이것이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의 폐해를 보완하고 전인 교육의 장을 열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봉사가 대학입시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었다는 사실은 학과 수업과 더불어 인성교육을 평가 요소로 도입함으로써 비로소 전인교육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진정한 전인교육을 실시한다기보다는 형식적인 면에 치우친 점이 많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인성을 기르는 교육이 아닌 점수를 따기 위한 방편으로서 중고등학생들이 봉사에 참여하고 봉사 점수를 받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봉사활동이 전인교육의 한 방법으로 도입되고 실행된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봉사활동을 통한 전인교육의 마당을 펼친다는 사실이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의 폐해를 보완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대학입시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평가 기준과 요소가 더 늘어남으로써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부정적 영향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2. 대학 교양교육으로서의 봉사 - 동덕여대의 봉사교육 프로그램 분석
중고등학교에서의 봉사활동 점수라는 굴레는 고등학교를 졸업함으로써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판단과 인식에 따라 ‘봉사’는 어쩌면 학생들을 괴롭히는 존재가 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봉사’ 또는 ‘사회봉사’를 대학 수학 과정에서 이수해야 하는 과목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즉, 학점을 부여하는 필수교과목으로 봉사 과목을 설치해 놓고 있거나 필수교과목은 아니더라도 학점 부여와 관계 없이 졸업을 하기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인증 과목으로 편성하고 있다.
이제 동덕여자대학교의 봉사교육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대학의 봉사교육에 대한 한 단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동덕여대에는 ‘봉사’ 관련 과목이 <사회봉사>라는 교과목명을 부여받고 교과 과정 안에 자리잡고 있다. <사회봉사>는 <동덕리더십강좌>, <진로탐색과 역량개발>이라는 이름의 과목과 함께 ‘졸업자격 인증과목’으로 편성되어 있다. 이 <사회봉사> 교과목은 A, B, C, D, F의 평점이 주어지지는 않지만, Pass 또는 Fail을 받는 과목으로서 졸업 전에 반드시 이수하고 통과하여야 한다. 즉, 과목을 수강하고 이수 후 점수를 취득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에 이 과목을 이수하지 않거나 수강 신청을 하고 이수를 하였다 하더라도 ’pass(통과)’를 받지 못할 경우 학칙 제40조에 따라 수료 처리되며 졸업은 불가하다고 졸업 요건에 명시하고 있다.
동덕여대의 봉사 교과목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2020학년도 이전 입학생의 경우는 ‘사회봉사’가 교양필수 과목이기는 하였지만 학점 부여 없이 Pass/Fail 제도로 운영이 되어 입학 후 졸업할 때까지 봉사를 30시간 이상 하게 되면 졸업 이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았다. 그런데, 2020학년도 이후 입학생의 경우는 학점을 부여하며, ‘봉사’ 교과목도 늘어났다. 2학년 때 이수해야 하는 교양필수 과목인 <사회봉사1>은 봉사 30시간 이상의 Pass/ Fail제도로 운영되는 것은 2019년과 마찬가지이지만 1학점이 부여되고 있다. 이에 더하여 2021년 2학기에는 <사회봉사2> 교과목이 신설되었는데, 이 교과목은 교양선택 과목으로 2학점을 부여하고 있다. <사회봉사2>는 Pass/Fail 제도로 운영되는 점에서는 교양필수인 <사회봉사1>과 같지만, 봉사 시간은 <사회봉사1>보다 20시간이나 더 늘어난 50시간 이상을 이수 요건으로 하고 있다. <사회봉사2>에서 받아야 할 5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 인정시간은 교양필수 사회봉사 교과목 이수에 활용한 봉사실적 30시간과는 전혀 별개의 시간으로 <사회봉사1>에서 인정받은 시간을 중복해서 신청할 수 없다. 따라서 교양필수 과목인 <사회봉사1>과 교양선택 과목인 <사회봉사2>의 사회봉사 교과목을 모두 이수하는 경우,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총 80시간 이상을 봉사활동에 투입해야 한다.3)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것만으로는 과목 이수가 되지 않는다. 소감문을 작성하고 봉사활동증명서를 등록하여야만 학점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봉사활동 실적을 증명하고 등록하여야 학점으로 인정이 되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모두 완료한 다음에 이에 대한 평가 요청의 의미로 수강신청을 하는 ‘선 봉사활동 후 수강신청’이라는 형식을 취한다. 이 때, 전공과 교직과정의 교과목(현장실습 및 교육봉사) 이수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VMS 및 1365에 등록되는 봉사활동 실적은 사회봉사 교과목 이수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중고둥학교에서도 봉사활동 시간 또는 점수로 인정이 되는 봉사활동의 하나인 헌혈의 경우는 2회 이내로 최대 8시간만 인정된다. 또한 단일한 봉사 프로그램의 활동 실적은 하나의 교과목 이수를 위한 실적으로만 인정이 된다. 즉, 단일 프로그램의 총 봉사시간이 얼마가 되건 그것을 나누어 2개의 교과목을 신청하는 데에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 동안에 약 2주 정도 파견되는 동덕여대 해외 봉사활동의 경우에는 80시간의 봉사 실적이 인정되는데, 이 시간에 대해서는 30시간만 교양필수과목인 <사회봉사1>에 실적으로 등록이 된다. 총 봉사시간은 80시간이지만 교양필수인 <사회봉사1>의 30시간과 교양선택인 <사회봉사2>의 50시간으로 쪼개어 등록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엄격한 봉사시간 등록 요건을 본다면, 학생들이 형식적으로 시간 채우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봉사를 한다고 할 때는 하루 2~3시간 정도의 시간을 봉사에 투입하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며 따라서 필수와 선택을 다 합해서 80시간이라는 봉사 시간을 채우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연계기관을 포함해서 VMS 및 1365 자원봉사포털에 등록된 기관이면 단일 또는 복수의 기관에서 하는 봉사실적 모두 인정함으로써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의 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관을 많이 열어 놓았다.4)
<사회봉사1>과 <사회봉사2>는 교과목으로서 학점을 부여하고 졸업 요건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이수 관리는 교무처 학사지원팀에서 하고 있다. 그런데 수강 활동이 실제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이 활동 관리는 교무처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처에서 담당하고 있다. 학생처 산하의 한 행정부서로서 사회봉사센터가 설치되어 학생들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의 국내외 사회 봉사 및 지역사회 협력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대학 졸업에 요구되는 총 이수 학점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비록 점수(평점)제가 아닌 Pass/Fail제이기는 하지만 필수와 선택을 합하면 3학점이라는 적지 않은 학점을 부여하고 학생들에게 졸업 때까지 80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한다는 사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또한 이에 더하여 교무처와 학생처가 연계하여서 봉사활동을 졸업요건화하고 지원한다는 사실은 대학이 봉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학생의 봉사활동을 장려 및 독려함으로써 대학이 봉사활동의 주요 교육과 훈련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봉사’가 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에서 필수적으로 그리고 한편 선택과목으로서 이수해야 하는 교과목으로 개설되어 있음으로 해서, 앞서 언급한 진정한 봉사, 즉 ‘의무감이나 어떤 이익을 담보로 하지 않은 순수하고 자발적으로 행하는 활동’이라는 봉사의 본질적 의미나 가치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학점화되고, 교과목화되고 의무화된 이러한 봉사는 과연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거나 그 존엄한 가치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고 할 수 있을까? 봉사 관련 과목을 어떠한 시각에서 접근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대학에서의 봉사활동과 관련된 일련의 프로그램들은 그 가치가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봉사 관련 과목이 교양필수 교과목이 됨으로써 학생들 모두 반드시 이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교양선택 교과목으로까지 ‘봉사’ 관련 교과목이 개설되고 있다는 사실은 봉사 관련 과목을 강제로 들어야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힘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학 당국이 한국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이 지녀야 할 교양으로서, 그리고 갖추어야 할 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서 봉사가 그만큼 절실하게 요구되고 중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앞서 적은 바와 같이 과목을 이수하여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봉사가 귀찮고 힘든 것이라고 할지라도 대학에서 봉사의 학점화 그리고 졸업요건화는, 봉사는 가르치고 배우고 훈련하여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대학사회 더 나아가 한국 사회에서의 봉사와 관련된 교육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 또는 의도를 강하게 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봉사는 자연스레 저절로 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통해서 봉사의 참뜻을 파악하게 되고 수십 시간에 이르는 봉사활동 시간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제대로 배워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봉사는 ‘자유의지에 따른 자발성을 기초로 한다’고 하였지만, 봉사에의 자유의지는 저절로 형성된다고 보기 어렵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육체적인 편안함을 좇으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봉사는 편하고자 하는 육체적 욕구에 반하는 활동이다. 그런데 생각을 조금 전환하면 봉사를 함으로써 비록 몸은 힘들더라도 정신적인 면에서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이것은 정서적 안정감과 편안함을 가져다 줄 수 있고 정서적 안정감은 다시 몸을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안정감과 만족감을 통해서 육체의 편안함에 이르기까지는 일단 먼저 육체적인 힘과 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하는 것이 봉사이고 따라서 육체적으로는 분명히 불편하고 힘든 것이 봉사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봉사활동에의 자발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간은 자기중심이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봉사와 희생의 자발성이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내면에서 끌어내어 실제 활동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억지로라도 봉사를 교육하지 않으면 봉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 일단 봉사를 체험하고 거기서 얻는 만족감을 맛봄으로써 봉사는 차츰 체득되고 바람직한 인성의 긍정적 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
3. 대학생 봉사활동의 의미와 실제 - 해외봉사활동의 운용과 교육적 성과
3.1. 대학생 봉사활동의 의의와 봉사 교육
대학의 존립 목적과 이유에 대해 논란은 대학이 만들어지면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이지만 최근 들어서 그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대학생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의 학문적 성취도나 인성에 관련된 것이라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작금의 논란은 학문이나 인성이 아니라 학문 외적, 인성 외적인 기능에서 휘몰아치고 있다. 즉, 대학이 직업교육을 하는 취업 준비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의 여부를 따지는 데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논란의 핵심 또한 이러한 대학을 바라보는 관점 또는 접근 방식에 놓여 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이 아무리 취업전초기지로 변질또는 변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대학이 가진 분명한 책무 중 하나는 올바른 지식과 지성을 갖춘 지성인의 양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봉사와 나눔은 지성인이 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다. 특히 교양과 인문학은 자신의 배움과 지식이 행동으로 뒷받침될 때 그 진정성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는데, 봉사는 그 실천적 행동의 중요한 한 척도가 된다고 하겠다.
박민아(2015:61-63)는 자원봉사활동을 계획된 도움행위(planned helping)라고 보았다. 이는 어떤 예기치 못한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 지나칠 수 없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행위와는 다르다고 하였다. 그리고 박민아의 논문에서 인용한 Wang(2006)의 논의에 기대어 자원봉사 동기의 5가지 요인으로 ①이타적 가치(Altruistic Value), ②자아 발전(Ego Enhancement), ③자기개발(Personal Development), ④공동체 편익(Community Concern), ⑤사회적 적응(Social Adjustment) 등을 들었다. ‘자원봉사’에서 ‘자원’을 빼도 이 요인들은 그대로 ‘봉사’의 동기 요인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Wang의 제의는 지역사회에서 주최하는 스포츠 이벤트 자원봉사에서의 요인을 다룬 것이지만 이를 전반적인 봉사활동으로 확장하여도 무리가 없다고 보인다. 그런데 이 다섯 가지 봉사의 동기 요인은 다시 봉사활동이 봉사자에게 가져다주는 유익으로 환원될 수 있다. 즉, 봉사의 결과 이타적 가치는 더 높아지고, 자아의 발전과 개발이 이루어진다. 또한 봉사는 단순히 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공동체의 편익을 가져다주고 봉사자와 피봉사자 모두 사회적 적응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의 이러한 특성은 허성호⋅정태연(2010:145)에서도 유사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양창삼(1988)에 기대어 봉사활동의 구체적 특성을 ①자아실현성, ②자발성, ③이타성, ④사회성, ⑤공동체성의 다섯 가지로 제시하였다.
봉사라는 한자 단어의 축자적인 의미를 보더라도 봉사는 자신의 것을 나누면서 누군가를 받들고 섬기는 활동이다. 봉사는 움직임이다. 즉 활동이다. ‘앎’이라는 지적 작용에서 그치고 멈춰 서 있다면 이는 진정한 봉사가 될 수 없다. ‘삶’의 과정에서 움직이는 활동이 되도록 교육과 실습이 이루어지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단련이 되고 체화되어야 한다.
허성호⋅정태연(2010)은 발달시기별 자원봉사활동의 추세를 조사하여 전체적으로 중학생 때 가장 많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고등학생을 거쳐 대학생이 되면서 오히려 자원봉사활동의 빈도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와 분석이 각 발달단계별로 보았을 때 과연 진정한 의미의 자발성에 의한 자원봉사인가 하는 것은 거의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봉사활동이 학교 생활의 점수뿐만 아니라 상급학교로의 진학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 학기 매 학년 봉사시간을 채워야 하지만 대학생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물론 앞서 2장에서 살펴본 동덕여대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생에게도 학점이 부여되지만 점수가 주는 영향력은 중고등학교보다 훨씬 적다고 하겠다.
그러나 자발성과 능동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대학생의 봉사활동, 특히 해외봉사활동은 자발성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5)
특히 지식 봉사와 노력 봉사를 겸한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봉사와 나눔의 중요성과 진정한 땀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현재의 대학생들에게 많이 요구되는 것이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많은 대학에서 교육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 21세기 한국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 자질 중 하나가 낮은 자의 입장에서 그 아픔과 어려움을 알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자세와 능력이다. 봉사는 자신의 것을 나누면서 타인을 받들고 섬기는 활동이다. 봉사는 앎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훈련되고 체화되어야 한다. 대학시절의 봉사활동, 특히 해외 봉사는 이러한 리더십을 키우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또 국내 봉사와는 달리 해외 봉사의 과정은 대학생들이 객관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해외에 나가서 바라보고 생각하는 한국의 모습과 위상은 국내에서 보는 그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를 발견하고 인식하는 것은 대학 강의실 안에서 책이나 강의, 토론을 통한 교육보다 한국을 더욱 객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보통 해외 봉사의 경우 한국보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뒤처져 있는 저개발 국가로 파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 봉사 대상 국가와 지역에 봉사를 통해 한국을 제대로 알림과 동시에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불어넣는 효과도 얻을 수 있고 민간 교류를 통해 글로벌 시대에 세계인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나누는 좋은 기회도 될 것이다. 이처럼 해외봉사활동은 대학생들에게 여러 가지의 교육적 의의와 효과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대학 자체 또는 대학과 단체의 연계 프로그램으로써 적극 계발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권장하여야 할 것이다.
3.2. 교육으로서의 해외봉사활동의 실제
3.2.1. 동덕여대 해외봉사단 ‘동실동실’
각 대학에서는 교과목으로서의 ‘봉사’ 또는 ‘사회봉사’라는 교과를 운영함과 동시에 비교과 프로그램으로써의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다. 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과 봉사단체에서 여러 가지 국내외 봉사 프로그램들을 마련하여 대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많은 대학생들은 학기 중이나 방학을 이용하여 이러한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체험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학생들은 스스로 계획하고 팀을 꾸려 해외 봉사를 나가기도 한다.6), 이것은 학교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훈련이 되고 준비가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7)
동덕여자대학교는 2011년 여름방학부터 중국 흑룡강성 지역에 제1기 해외봉사단을 파견한 이래로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대학생 단기 해외봉사단을 꾸려 왔다. 2020년 초에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덮기 전까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미얀마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다가, 2020년 1월 제14기 동덕여대 해외봉사단의 라오스에서의 봉사활동을 끝으로 잠정 중단된 상태에 있지만,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2023년 겨울에는 다른 대학과 함께 봉사단을 꾸려 해외 봉사를 나갈 예정이다.8)
동덕여대의 하계⋅동계 해외봉사단은 재학생 지원자들 가운데서 심사를 거쳐 단원을 선발하고 있는데, 매학기 3~4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해외봉사에 참가하려면 65만원 ~ 75만원 정도를 학생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인데, 이를 기꺼이 부담하기 위해서는 자발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물론 실제 봉사단을 꾸려 국내 교육을 마치고 해외의 봉사지에서 봉사를 하고 돌아오기까지의 총 비용은 학생들이 내는 참가비의 4~6배 정도가 들어간다.
특이 사항은 학생들의 참가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장학금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것으로 하기 때문에 본교의 장학금 지급 기준에 결격 사유가 없는 학생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또한 해외봉사단원으로 선발되어 실제로 해외봉사를 하고 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교양필수 과목인 <사회봉사1> 교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한다.
3.2.2. 대학 협의체를 통한 대학생 연합 해외봉사활동 –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의 월드프렌즈 청년봉사단
동덕여대뿐만 아니라 많은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또는 2~3개 대학이 연합하여 해외봉사단을 꾸리기도 하지만, 대학 협의체를 통해 전국 각 대학의 학생들이 연합하여 해외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대학생 연합 봉사활동이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약칭 대사협)가 주관하는 월드프렌즈코리아(World Friends Korea, 약칭 WFK) 청년봉사단이다. 대사협은 대학들이 사회봉사활동과 교육에 관한 상호 협력을 통해 나눔과 배움을 실천하는 사회봉사를 촉진하기 위해 1996년 설립된 교육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전국 대학 협의체이다. 대사협은 ① 대학생 사회봉사활동의 육성 발전, ② 대학 교육과정과 사회봉사 연계에 관한 연구 개발, ③ 대학의 사회봉사활동에 관한 연수 지원, ④ 국내⋅외 사회봉사 관련 기관과의 교류 및 제휴, ⑤ 대학 사회봉사 프로그램 개발 보급, ⑥ 기타 회원대학 상호간에 협의 조정이 필요한 사항을 조율하고 담당하고 있다.9)
대사협은 2023년 11월 현재 전국 244개 대학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대학봉사협의체이다. 대사협의 가장 주요한 활동으로 WFK 단기와 중기 해외봉사단 파견을 들 수 있다. 1997년 4개국에 2주 안팎의 단기 청년봉사단원 131명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2023년 8월까지 총 44기에 걸쳐 11.300여 명의 대학생을 해외봉사단으로 파견하였고, 총 5기의 월드프렌즈 중기(약 5개월) 청년해외봉사단 파견하였다. 이와 함께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 프로그램 지원사업과 국내봉사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오프라인 해외 현장으로 대학생들을 파견하는 것이 어려워졌지만, 봉사활동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40기부터 42기까지는 온라인 해외봉사단을 꾸렸고, 중기 역시 온라인으로 활동하도록 하였다.
코로나가 잦아들기 시작한 2023년 1월에는 다시 오프라인으로 해외 현장에서의 봉사활동을 재개하기로 결정하고 90여명의 43기 단원을 전국 대학에서 모집하여 ‘라오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4개국으로 대학생 봉사단원을 파견하였고 2023년 여름방학에는 44기 봉사단으로 르완다, 몽골A, 몽골B, 우간다, 캄보디아 등 4개국에 5개 팀을 파견하였다. 2023년 겨울방학에는 45기 봉사단 170여 명을 모집하여 네팔, 동티모르,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등 7개국 7개 팀을 파견할 예정이다. 2016년 겨울에 11개국 12개 지역으로 총 360여 명 규모의 봉사단을 파견하였던 33기와 코로나 직전인 2020년 1월에 6개국 7개팀으로 200여 명을 파견하였던 39기에 비교하면 아직은 그 규모가 이전 수준으로 완전하게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2023년 초부터는 조금씩 파견국가와 인원을 늘려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팬데믹을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해외봉사활동을 재개하려는 의지와 계획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 점차 확대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3.2.3. 해외봉사활동을 통한 대학생 인성 개발의 실제
동덕여대 해외봉사단을 비롯하여 많은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는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 프로그램이나 대사협의 WFK 단기 청년봉사단의 봉사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교육봉사, 노력봉사, 문화교류의 세 가지 영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대학생 단기 해외봉사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2주 안팎의 짧은 기간 동안 외국 현지에서 하는 교육봉사, 노력봉사, 문화교류행사라고 하는 것들이 과연 어떠한 가치와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많은 비용을 들여서 가는 해외봉사 프로그램이 경제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어떠한 효과를 가지는가 하는 질문과 함께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비용대비 효과, 즉 효율성이 얼마만큼 있는가를 놓고 계산적으로 접근하는 이들도 있다. 자신들이 내는 세금으로 일부 대학생들 해외여행을 시켜주는 것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부정적 시각도 있다. 대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또다른 의미에서의 스펙 쌓기를 위해 해외 봉사를 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 또한 있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해외봉사를 다녀온 당사자로서 대학생들이 겪는 고충도 있다. 박현주(2022)는 이러한 고충을 ’학업과 병행하는 사전준비의 어려움, 팀원과의 불편한 관계, 좌충우돌하며 진행되는 활동, 문화차이로 인한 혼란, 일상의 안정에서 벗어난 해외 생활‘의 다섯 가지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과 의구심, 그리고 대학생 봉사단원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교육적으로는 많은 효과와 열매를 거두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서금숙(2021)은 황기우(2010)의 언급을 빌어 해외봉사활동은 봉사를 하는 주체와 그 수행 동기에 따라 차이는 있어도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점에서 공동 목표를 가진다고 하였다. 대학생은 해외자원봉사활동을 통해 글로벌 문화다양성을 추구하고, 글로벌 윤리의식과 문화적 감수성을 지향하며,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평생 봉사자로서의 마인드를 유지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도 하였다. 전열어 외(2017)는 단기 해외자원봉사활동이 글로벌 리더십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2015년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필리핀 단기 해외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 46명을 대상으로 단기 해외자원봉사활동 참여 전⋅후 글로벌 리더십의 차이를 비교한 결과 ‘호기심’, ‘이원성’, ‘인성’, ‘통찰력’ 영역에서 증가를 보였고, 이원성’, ‘인성’, ‘통찰력’ 영역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임으로써 단기 해외자원봉사활동이 글로벌 리더십 향상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윤수진(2020)은 해외봉사활동을 한 대학생 집단의 인식과 경험을 분석하여 해외 봉사 참여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서 봉사지역의 아이들에게 비전(꿈)을 제시해 주고, 협력의 가치를 알게 되고 다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었으며, 프로그램 계획과 시행 등을 단원 스스로 하면서 의사결정과 운영에 있어서 주도적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등의 긍정적인 인식과 경험을 단원들이 하게 되었다는 점을 밝혔다.
6년여의 기간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선발되어 온 대학생 봉사단원을 이끌면서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상담하는 과정은 위의 연구자들이 분석하고 파악한 긍정적인 교육 효과를 실제로 검증하는 시간이 되었다. 실제 현장에서의 봉사 기간은 2주 안팎으로 짧았지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몇 배나 긴 과정까지 다 합한다면 대학생 봉사단원들이 자신의 인격을 다듬고 인성을 변화시키기에 부족하다고만 말할 수 없을 것이고 그 변화를 감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봉사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고민하는 가운데 많은 시행착오도 거치면서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상담하는 가운데 해외봉사단원으로서의 자세가 바뀌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별볼일 없던 자신에서 글로벌 인재로서의 자신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해 가고, 다른 나라에서 바라본 한국의 위상을 확인하고, 다름을 이해하고 협력의 중요성을 깨달아가는 봉사의 모든 일정과 과정은 해외봉사가 충분한 인성교육의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었다.
4. 결론 -교양, 인문, 인성교육으로서 기능하는 대학생 봉사활동
인문학은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다. 한자‘문(文)’은 ‘글’이라는 뜻도 있지만 ‘무늬’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문학은 ‘사람의 말과 글을 통한 생각을 다루는 학문’이면서 ‘사람의 결(무늬)을 가지런히 가다듬고 촘촘하게 만드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결’이란 품성, 인격, 인성을 의미한다. 교양교육은 대학생을 교양과 인문학적 지식을 갖춘 교양인으로 만드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교육의 주체로 대학에서 교양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자들은 독서, 글쓰기, 발표, 토론 등의 의사소통 또는 사고와 표현 교육이라는 교양 기초 교육을 한 축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의사소통 교육이라고 할 때 의사소통의 기술(skill)만이 아닌 창조적이며 비판적인 교양인의 양성 더 나아가 실천적 지성인의 토대가 되는 인성교육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자 현 주소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대학의 인문교양 교과목은 ‘인간성 회복’이라는 교육의 궁극적 가치를 지향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고, 봉사 관련 교육과 실제 대학생 봉사활동을 통해 실천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개설, 운영 중인 교과목들 역시 이러한 인문교육의 가치 실현에 중점을 두고 고전읽기, 토론, 글쓰기 등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과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켜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길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한 김현주(2016:41)에서도 비슷한 눈을 찾을 수 있다. 봉사활동이 교양과 인문학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예가 대구가톨릭대학의 ‘인문재능기부단’ 활동이다. 대구가톨릭대학의 <인문학 프로젝트> 수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인문재능기부단’이라는 봉사활동은 지역의 아동, 청소년 복지센터에서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습 지도 재능 기부활동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봉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이 봉사활동을 통해 “①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②사고의 폭이 넓어졌다. ③자기성찰과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④넷째, 체험위주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⑤보람 있는 좋은경험이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체험을 통해 인문학의 가치를 발견하고 개인적, 사회적 자아로서의 자기발견을 하였다는 점이 재능기부라는 봉사활동의 가장 큰 성과로 여겨지고 있음을 김현주(2016:57-58)에서도 밝히고 있다.
그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성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그렇지만, 과학기술의 시대, 뉴노멀의 시대는 그 어느 시기보다 인성이 더 요구되고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인격과 품격,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학기술의 질주는 인류를 바람직한 방향의 행복을 가지게 하기보다는 말초적 즐거움에 경도될 우려가 있을 뿐아니라, 자칫하면 인류를 기계 문명의 노예로 만들거나 더 나아가 멸망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러한 인식의 바탕에서 인성교육은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되어야 하고 교육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인성교육 가운데서 봉사활동, 특히 대학생 해외봉사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의 함양과 증진 방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봉사를 인성교육에 잘 접맥시킴으로써 교양교육이 진정한 인간의 교양을 제고하는 데에 교수자의 노력이 요구된다. 봉사는 의사소통교육 또는 사고와 표현 교육에서 고도의 사고-정서 작용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학생 봉사활동은 대학에서 더 장려되어야 하며 특히 인문 교양 과목과 연계하여 더 많은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계발되고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 나아가 대학생 봉사활동이 인성 계발에 장기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인성이란 결국 전인적인 삶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나아가 한 인간의 삶에 대학생 봉사활동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한 대학 졸업 후 추적 조사를 하여 대학 교양교육으로서의 인성교육에 피드백함으로써 대학에서의 인성교육이 강화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다.
References
Notes
인성은 영어로 Humanity 또는 Personality로 번역할 수 있는데, 인간관계와 봉사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여기서는 Humanity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필자 또한 이와 같은 인성과 인성교육의 개념 정의를 그대로 수용하는 입장이다.
물론 이와 같은 대학 차원의 봉사 시간 확대가 과연 지식인의 교양교육과 인성교육의 필요나 요구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대학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이른바 실적을 채우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진단이 필요해 보이기도 하나,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교과목의 개설을 통한 대학생들의 봉사활동 요구하는 것은 봉사가 교육과 반복적인 학습, 훈련을 통해서 체득된다고 불 때 교육적 측면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보인다.
‘VMS’는 Volunteer Management System(사회복지 봉사활동 인증관리)의 약자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및 보건복지가족부 주도로 마련된 자원봉사자의 봉사실적을 체계적으로 누적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이다. https://www.vms.or.kr/main.do 참조.
또한 ‘1365’는 ‘1365 자원봉사포털(혹은 1365포털, 자원봉사포털)’을 줄여 쓰는 용어로, 이것은 대한민국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통합 봉사활동 포털이다. https://www.1365.go.kr/vols/main.do 참조.
물론, 이와 같은 추론은 객관적으로 검증되거나 수치화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적 관찰에 따르면 대학생의 봉사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매우 높아 보인다. 아마 이러한 봉사의 자발성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관찰에 따른 연구가 후행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대학 행정당국이 주도하여 봉사단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팀을 꾸려 해외 봉사를 가는 경우가 있다. 한 예로 대구가톨릭대 간호학과 학생 10명이 만든 ‘마리아희망원정대’는 2016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이화여대 사회복지관과 연계하여 캄보디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월간 샘터 560호(2016년 10월호)에는 이 사례를 보고하고 있다.
여기서의 학교 교육이란 ‘봉사’ 교육을 포함하여 의사소통 또는 사고와 표현 교육과 같은 기초교양교육을 통한 인지적 정서적 능력의 제고 교육을 포괄하는 의미이다.
필자는 동덕여자대학교 제6기 해외봉사단의 단장으로 사단법인 코피온(COoperation Participation In Overseas NGOs)과 연계하여 2014년 1월 13일부터 1월 24일까지 10박11일간 캄보디아 따께오(Takeo) 지역으로 봉사를 다녀온 바 있다. 동덕여대는 2017년 12기 봉사단을 시작으로 ‘대학의 교화인 목화를 형상화하여 ‘꿈을 꾸는 동덕인, 실천 하는 동덕인, 열매 맺는 동덕인’의 의미를 담아 동실동실’이라는 이름으로 봉사단을 공식화하였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홈페이지 http://www.kucss.or.kr/page/introduce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