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분석을 통한 강의페어링 설계 및 운영의 쟁점과 과제
Issues and Tasks of Lecture Pairing Design and Management through Analysis of Student Lecture Pairing Re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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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논문은 수요자 중심의 융복합 교육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D대학의 A교과목에서 실시되는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총 25편(2021년도 1, 2학기 공모전 수상작)을 분석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강의페어링 교육의 기획 및 운영에 있어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필자는 먼저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 나타난 융복합의 유형을 융복합에 있어서 주제 도출의 과정에서 두 교과목이 기여하는 비중 등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그 분포를 살펴보았다. 아울러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들을 분석하면서 결과보고서의 결론 도출 과정에서 A교과목의 비중과 역할을 상, 중, 하로 구분하여 A교과목의 융복합 주제 도출 기여도를 살펴보았다. 공모전 수상작들의 결과보고서 분석 결과, A교과목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페어링된 다른 교과목에서 그 답을 구하고자 하는 II유형이 가장 높은 비중(56%)을 차지하였으며, A교과목의 비중과 역할이 가장 낮은 ‘하’인 경우가 절반 이상(52%)을 차지하였다. 따라서 향후 A교과목의 설계에서 첫째, 교과목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를 축소하는 대신 그 내용을 심화하고 둘째, 강의페어링 작성에서 A교과목에서 다루는 문제해결형 글쓰기와의 연계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셋째, 수상작인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 활용된 전공 교과목 담당 교수자들과의 간담회 및 학생 발표회를 통해 학습자 및 교수자 모두에게 결과보고서에 대한 피드백의 기회를 줌으로써 교수자에게는 강의 전반 및 융복합 지도에 대한, 그리고 학습자들에게는 자기주도형 융복합 설계에 대한 환류 과정을 가질 것을 제안하였다.
Trans Abstract
This paper analyzes a total of 25 lecture pairing reports to better plan a learner-oriented lecture pairing education and to draw implications for its operation. The reports were from the winners from the 1st and 2nd semesters of a 2021 contest conducted in the A subject of University D, which is implemented as a part of learner-centered convergence education, First, I classified the types of convergence shown in the lecture pairing reports into three types according to the contribution of the two subjects in the process of topic derivation in convergence, and then looked at their distribution. In addition, while analyzing the lecture pairing reports, the contribution of subject A to deriving the convergence theme was examined by classifying the contribution and role of subject A in the process of drawing conclusions of the report into upper, middle, and lower report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of the reports of the contest winners, Type II, which raises a problem in subject A and seeks to find an answer in other paired subjects, occupied the highest proportion (56%) of students. Also, subject A had the lowest proportion and accounted for more than half (52%) of the students. Therefore, in the design of subject A in the future, first, instead of narrowing the scope of the theme covered by the subject, it is necessary that we deepen its contents. Through a meeting with professors in charge of major subjects and student presentations used in the award-winning lecture pairing reports, both learners and professors are given an opportunity to give feedback on the results of the report, giving professors an proposed to have a feedback process for self-directed convergence subject design. (I’m not sure if I understood this part, but did you mean: “This will give professors the necessary feedback which will help them in their process of designing a self-directed convergence subject).
1. 서론
융복합 교육1),은 여전히 한국 사회, 아니 글로벌 사회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융복합 교육의 목적은 융복합 인재를 함양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융복합 인재에 대한 정의, 그리고 융복합 인재가 갖추어야 할 역량2),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떠한 방법으로 함양하여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수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학습자의 융복합 역량3), 함양 정도를 어떠한 기준으로, 어떻게 진단하여4), 환류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 대학 사회에 융복합 교육의 바람이 분지 15여 년 이상이 지났고 관련 연구들 또한 대학의 융복합 교육 현황과 사례들을 진단하고 있다(윤린, 김인선, 최병욱, 2001; 장은주, 2008; 최정인, 2008; 권성호, 강경희, 2008; 김지현, 2009; 한경구, 전미란, 마정화, 신윤주, 2009; 허영주, 2013; 김혜영, 2013; 홍효정, 이재경, 2015; 고현범, 2017; 정연재, 2017; 양수연, 이다민, 2019; 박혜정, 2020). 현재 대학에서 이뤄지는 융복합 교육의 유형은 교육과정(다전공 연합과정화) 혹은 교과목 개발(다학문 통합 개발)을 통해 이뤄진다(김혜영, 2013:19). 이러한 융복합 교육의 유형 중 후자의 경우는 대부분 ‘교수자(공급자) 위주의 강의’다.5), 교수자 공급 위주의 융복합 교육은 두 개 이상의 서로 다른 학문 영역을 하나의 강의에서 결합시키는 융합주제형6),과,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두 개 이상의 학문 영역의 교수가 공동강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희용, 2011). 후자의 경우는 담당 교수들이 일정한 시기를 정하여 순차적으로 강의하는 경우와 동시에 강의와 토론을 주도하는 경우가 있다(홍성기 송하석, 홍성연, 권순정, 이진희, 정재영, 김진희, 2014; 백종호, 2015).
한편 융복합 교육의 성과 진단은 개설된 융복합 교과목 수 혹은 관련 (비교과) 프로그램 수, 혹은 관련 교과,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강생 숫자로 측정되고 있다. 이러한 정량적인 평가가 과연 학생의 융복합 역량을 진단하고 더 나아가 융복합 교육의 내실화를 기하는 데에 얼마나 유효한지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융복합 교육은 기존의 학문 분야들이 재구조화를 통한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Rhoten, 2004) 기존에 당연시되었던, 혹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며 새로운 관점과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역량을 함양하는 방향과 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융복합 교육의 정의, 즉 “역량 개발을 목표로 교과 영역이나 경계를 초월하여 교과 내용을 재구성하여 이루어지는 교육”이자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지식의 통합과 재구성을 통해 다양성을 인식하고 소통과 협력을 경험하도록 하는 교육적 실천으로 여러 교과 내용을 사회적 쟁점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거나 재구성하는 교육방식”(방담이, 김지영, 윤희정, 2018:387)이라는 데에는 동의한다.7), 다만 위의 정의는 융복합 교육의 목적, 즉 역량 개발(목적)을 위한 교육 방식(과정)에 방점을 둠으로써 공급자, 즉 교수자 차원의 정의라 할 수 있다. 학습자들은 융복합 교육의 과정에 참여하여 일정한 성과(결과)를 성취하기 마련이기에 학습자의 관점에서 융복합 교육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조성구, 이의수, 이명천, 이용한, 염세경, 2008; 허영주, 2013:60; 박일우, 2016:366; 박창언, 2016: 243-244). 수요자 중심의 융복합 교육에 대한 진단은 향후 내실 있는 융복합 교육 설계를 위한 환류 과정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본 논문에서의 융복합 교육은 “학습자가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간학문적, 탈학문적, 학제 간 접근을 통하여 기존의 지식 및 경험과 새로운 지식 및 경험을 통합하여 재구성하는 유의미한 교육”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이에 본 논문은 융복합 교과로 설계된 D 대학의 A 교과목에서 진행되는 학습자 주도의 강의페어링 교육에 대해 주목하면서 수요자 중심의 자기주도형 융복합 교육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분석을 통해 강의페어링 교육의 현황과 쟁점을 도출하고 향후 강의페어링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2. 강의페어링의 정의
융복합 교육이 지향하는 것이 바로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역량을 개발한다는 점이다. 교수자가 강의계획서에 제시한 교과목이 지향하는 역량들(주역량, 부역량 혹은 역량 비율 설정 등)이 있을지라도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역량은 강의계획서에 제시된 역량들과 전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융복합 교과목에서 교수자가 제시한 융복합 관련 역량(예: 창의 역량, 문제해결 역량 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학습자에게 유의미한 것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동일한 수업을 수강하면서 학습자 개개인에게 유의미한 융복합 역량이란 결국 학습자들이 스스로 설계하는 강의페어링(홍성기, 송하석, 홍성연, 권순정, 이진희, 정재영, 김진희, 2014)을 통해 구현될 것이다. 강의페어링이란 “새로운 종류의 강의나 전공이 아닌, 강의 간 연계를 위한 플랫폼을 의미한다. 즉,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강의를 하나의 그룹으로 형성하고, 형성한 그룹 내에서 수행하는 융합적 활동 그 자체를 의미하며, 정의를 확장하면 활동을 수행하도록 구성한 환경까지 포함한다. 플랫폼의 개념은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특정 교과목이나 콘텐츠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구성하는 융복합 활동,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과 지원 체계, 최소한의 페어링 구성 요건에 중점을 두고 구성한 개념이다”(백종호, 2015). 위의 정의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학습자 주도의 활동을 위한 플랫폼 구축이다. 즉 융복합 활동의 주체가 되는 학습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강의페어링 환경을 만든다는 점이다. 강의페어링에 대한 또 다른 정의는 “서로 다른 둘 이상의 강의에서 학습한 지식, 방법, 기술 등을 활용하여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는 융복합 교육모델”(이진이, 양수연, 2021)이다. 위의 정의는 백종호의 정의와 마찬가지로 학습자 주도의 교육 활동을 강조하나 강의페어링이 일정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융복합 활동임을 강조한다. 두 정의의 공통점은 모두 강의페어링이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가 자기주도적으로 융복합 교육을 설계한다는 점이다. 다만 융복합 교육의 목적이 과제 혹은 문제해결이라면 그 과제나 문제 혹은 탐구 주제의 설정 주체 또한 학습자가 되어야 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교수자는 조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본 논문에서 강의페어링의 정의는 “학습자가 기존의 강의를 통해 터득한 지식, 경험에 더하여 새롭게 터득한 지식, 경험을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지적 연결지평(손동현, 2011:172)의 체계를 구축하는 교육 활동”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이 개념은 기존의 자율연구에서처럼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지식 및 경험과 새로운 지식 및 경험을 융합하는 과정과도 연관된다. 왜냐하면 자율연구란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거나 새롭게 지식을 습득하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Johnson & Johnson, 1986: 49-67)”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융합 역량(김혜영, 2013:25)은 융합 문제 발굴과 이의 해결을 위한 융합 자원 및 융합 도구 활용 능력이다.8)
3. D 대학 A 교과목에서의 강의페어링
D 대학의 A 교과목은 2020년부터 2학년을 대상으로 개설된 교양 교과목으로서 2학점, 공통 필수이며 사고와 표현 영역에 편성되었다. 모든 수강생들은 A 교과목을 수강하면서 A 교과목과 자신이 수강했던, 혹은 수강하고 있는 교과목(전공 혹은 교양)과의 융합을 시도하고 그 결과물(기말고사 대체, 30점)을 5쪽 내외의 결과보고서의 형식으로 제출하는데 그것이 바로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다. 수강생들은 수강하는 A교과목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기존의 지식과 경험 등과 스스로 융합, 확장함으로써 자신에게 필요한 융합을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5명(수강생 정원)의 수강생이 동일한 수업을 수강한다 하더라도 융합은 수강생들 각자가 자기주도적으로 설계하기 때문에 총 25개의 융합이 시도되는 셈이다. A교과목은 일정한 주제에 대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시각을 녹여 낸 융합 교과목으로 설계되었다. 교과목의 주차별 강의 내용(<표 1>)과 강의페어링과 관련된 교수자, 학습자 활동을 제시하면 <표 2>와 같다.
엄밀히 말해 A교과목은 교수자의 융복합 교과목 설계와 학습자의 자기주도형 융복합이 모두 이루어지는 “하이브리드형 융복합 교육”을 지향한다. 여기서 하이브리드형 융복합 교육은 기존의 교수자 설계 중심의 융복합 교과목 설계를 통한 융복합 교육과 더불어서, 그러한 교육에서 간과되었던 학생의 자기주도형 융복합 설계를 결합한 개념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첫째, A교과목에서는 일정한 주제에 대한 다학문적인 접근을 지향한다. 즉 교수자가 일정한 컨셉(이성, 자본주의, 자유)에 대한 융복합적인 접근을 제시하고 학습자는 이에 대해 학습하면서 융복합 이해역량을 함양한다. 수업에서는 근대 이후 인류 사회의 빅컨셉big concept을 세 가지 주제로 제시하되,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주요한 개념을 제시한다. 이성(과학과 이성), 자본주의(소유와 공유), 자유(모험과 혁명)가 주요 주제이다. 이 세 가지 주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의 발전과 이성 중심의 사고와 이를 토대로 한 과학기술의 발전, 개인의 소유욕과 사적 재산 추구권을 인정한 자본주의는 인간의 삶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여 왔고 그와 동시에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하였다. 마지막 주제인 자유와 모험은 현재 인류의 삶을 진단하고 그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의 문제를 제기한다. 수업은 이 세 가지 빅컨셉을 중심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관점과 방법론을 통합하면서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한 다학문적인 접근을 학습하고, 각각의 주제가 던지는 질문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함양하여 사고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지향한다. 수업의 대주제인 과학과 이성, 자본주의, 자유와 모험의 세부 내용은 모두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융합적 내용과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문사회 전공의 학생들에게는 수업에서 다뤄지는 고전역학, 유클리드 기하학, 양자역학, 원자론 등이 생소할 것이고, 이공계 학생들에게는 인문학, 사회과학에서 다루는 철학과 사상(공리주의, 정의론 등) 등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어느 하나의 주제(문제)에 대한 다차원적(다학문적)인 접근에 기반한 사유를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A교과목은 수요자 중심의 융복합 교육을 지향하는 수업으로서 학습자 주도의 강의페어링 기회를 부여한다. 자신이 제기한 탐구 주제 혹은 문제에 관해 수강생들은 기존에 수강하였던(혹은 현재 수강하고 있는) 여러 학문 분야의 수업(전공 혹은 교양)을 소환하고 현재 수강하고 있는 A교과목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 융복합함으로써 통합적 사고와 관계적 사고를 경험한다. 교양이나 혹은 전공 교과목에서 수강한 교과목의 핵심 주제들을 중심으로 스스로 강의페어링을 시도함으로써 새로운 관점과 지식을 창출하는 융복합 시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교수자는 그 과정에서 조언자, 조력자, 촉진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즉 학생이 설정한 주제, 문제, 과제 등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지는 않는지, 다루는 주제가 어느 한 교과목의 내용에만 치중하고 있지는 않은지, 관련 자료들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표 1>에서 제시된 것처럼 강의페어링은 13, 14주에 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3주차 수업에서 미리 강의페어링의 개념을 학습하고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작성에서 유의할 점은 무엇인지, 실제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의 예시를 분석하고 학습자 스스로 예시문을 진단, 평가하는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향후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강의페어링과 연관된 수업은 총 3주에 걸쳐 진행된다. 즉, 강의페어링 소개 강의가 한 차시, 강의페어링 관련 학습이 두 개 차시에 걸쳐 이뤄진다. 나머지는 이성 관련 주제(총 2주), 자본주의 관련 주제(총 2주), 자유 관련 주제(총 2주), 문제해결형 글쓰기(총 2주)가 진행된다. 위의 커리큘럼에서 강의페어링 관련 수업 차시는 총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3개의 대주제 관련 차시들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소주제를 찾고 문제해결형 글쓰기 강의에서 강의페어링 작성에서의 문제 설정과 해결 방안을 탐색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학습함으로써, A교과목의 주차별 강의 내용은 강의페어링 작성을 위한 주제 탐색과 설정, 그리고 강의페어링 작성을 위한 글쓰기 연습으로 수렴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강의페어링의 비중은 25%이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강의페어링 작성과 지도가 모두 쉽지 않은 과정이므로 이를 비교과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강의페어링 공모전을 시행하고 있다.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작성에 대한 교수자와 학습자들의 열정과 동기 부여를 위해 매 학기 A교과목의 담당 교수자들이 자신이 담당한 교과목에서 우수한 강의페어링 한 편을 공모전에 제출하고, 제출된 결과보고서들을 심사단에서 심사하여 최우수 1편, 우수 4편, 장려 2편, 입선 5편 등 총 12편을 선정하여 소정의 상금을 지급한다. 공모전 상금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재원으로 마련된다.
4. 강의페어링 공모전 수상작9) 분석 결과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는 학습자의 융복합 역량을 진단할 수 있는 자료이자 교수자들에게는 강의페어링 운영의 결과 환류를 위한 근거가 된다. 본 고에서는 2021년 1, 2학기 D대학에서 실시한 교내 강의페어링 공모전에서 A교과목을 수강한 모든 학생10)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전에서 교수자의 추천을 받은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수강생들 중 입선 이상을 수상한 총 25편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를 분석하여 첫째, 강의페어링에 나타난 융복합 유형의 특성을 중심으로 결과보고서를 분석하여 시사점을 도출하고 둘째, 강의페어링에서 A교과목의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에 주목하면서 A 교과목의 개선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강의페어링은 사전 제시된 심사 평가 항목을 유념하여 일정한 목차(<표 3>)에 맞게 작성하여야 한다. 심사항목은 첫째, 페어링 목적의 타당성(20), 둘째, 페어링 강의 분석의 체계성(30), 셋째, 강의 주제와 관점 비교의 구체성 및 창의성(30), 넷째, 서술의 완성도(20)이다. 결과보고서의 목차에 따른 평가항목을 매칭하면 <표 4>와 같다. 만점인 100점의 구성 내용을 살펴보면, 강의 분석의 체계성과 관점 비교의 구체성과 창의성이 각각 30점, 즉 60점으로 비중이 큼을 알 수 있다. 강의페어링이 학습자의 융복합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기에, 사실 평가 항목 중 3.2. 항목인 페어링을 통한 주제의 심화, 확장이 강의페어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강의페어링을 지도하면서 수강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강의페어링을 시도할 강의의 선정과 두 강의(A교과목과 자신이 선정한 강의)의 연결고리를 찾고 융합함으로써 새로운 주제를 도출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필자는 융합 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 나타난 강의페어링에서의 두 개 강의의 기여도를 중심으로 하여 강의페어링의 유형을 구분함으로써 강의페어링에서의 A교과목 설계와 운영에 있어서의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총 25편의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결과보고서는 크게 세 개의 유형으로 구분되었다. 첫째, A 교과목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페어링된 다른 교과목에서 다룬 주제가 A교과목에서 다룬 부족한 주제를 보완하는 경우를 I유형으로 한다. 사실 I유형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A교과목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주제를 자신이 수강하였던(혹은 수강하는) 전공 혹은 교양 교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통해 심화, 확장시키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주제의 심화, 발전은 있으나 진정한 의미의 질적인 융합의 결과라 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이 도출되지 못한 결과보고서들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 A교과목에서 제기된 문제를 강의2를 통해 심화, 확장하며 스스로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를 II유형으로 하였다. 강의페어링을 위해서는 두 교과목의 주제들이 충분히 심도 있게 다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A교과목은 근대 이후의 이성, 자본주의, 자유라는 빅컨셉을 소개하고 관련 문제를 제기하는 차원에서 주제 관련 전체 텍스트보다는 영상이나 텍스트의 일부를 발췌하는 형식으로 읽기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관련 내용에 대한 심화 학습과 연구의 기회를 충분히 가지기 힘들다. 물론 학생들에게 참고 문헌이나 자료의 목록을 제시하는 교수자들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다루는 주제가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라 주제의 범위를 좁혀 주제를 초점화하고 깊이 있게 다루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은 A교과목에서 다루는 주제를 단편적이고 피상적으로 가져오며 문제를 제기하고 이전에 수강했던(혹은 현재 수강하는) 전공 혹은 교양 수업에서 다뤘던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페어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서 두 교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양적, 질적인 측면 모두 A교과목보다는 페어링된 전공(혹은 교양) 교과목 위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을 고려해 본다면 I유형과 II유형 모두 A교과목보다는 페어링을 위해 자신이 선정한 교과목 위주의 결과보고서가 작성되는 공통의 특징을 보였다.
셋째, A교과목과 강의 2의 개념을 융합하여 새로운 주제를 도출하는 경우를 III유형이라 하였다. III유형의 결과보고서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는 경우들이 많았으며 질적인 융합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적지 않았다.
수상작들의 결과보고서를 강의페어링 과정에서 나타난 A교과목의 비중과 기여도를 중심으로 유형 분류 기준을 정리하면 <표 5>와 같다. 그리고 <표 5>의 세 가지 유형을 기준으로 총 25개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를 분석하여 정리하면 <표 6>과 같다. <표 6>에서 알 수 있듯이, 총 25개의 결과보고서에서 전공 교과목과 강의페어링을 한 수강생은 16명으로 총 25명 중 64%를 차지하는 반면에, 교양교과목과 강의페어링을 한 경우는 9명으로 총 25명 중 46%를 차지한다. 전자의 경우 전공 교과목과 강의페어링을 한 경우, I 유형은 5건, II 유형은 11건, III유형은 0건으로 나타났다. 교양 교과목과 강의페어링을 한 경우, I 유형은 4건, II 유형은 3건, III유형은 2건으로 나타났다. 위에서 제시한 강의페어링의 정의와 목적을 고려한다면 지적 연결지평을 구축하는 진정한 융복합은 III 유형에서 이뤄진다고 할 수 있는데, 총 25개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서 III 유형은 2건(8%)에 그치고 있다(<표 7>).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가 학습자의 융복합 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A교과목의 환류를 위해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서 A교과목의 비중과 역할은 중요하게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위에서 구분한 유형별 결과보고서를 분석하면서 A교과목의 비중을 질적인 차원에서 다시 상, 중, 하의 세 가지 차원으로 분류하여 <표 8>에서 제시하였다. A교과목의 비중은 보고서 목차 중 2.1. ‘강의1(A교과목)의 주제와 핵심 개념’ 및 3. ‘페어링 강의의 비교를 통한 주제 강화’와 4. ‘결론’ 항목에서 A교과목의 분량 및 결론 도출의 과정에서 A교과목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상, 중, 하로 나타냈다. 상은 A교과목에서 다룬 주제를 심화, 발전시킨 경우이며, 중은 A교과목에서 다룬 내용을 언급하며 주제를 구체화하려 시도하였지만 페어링된 다른 교과목(강의2)에 비해 비중이 적은 경우이며, 하는 A교과목에 대한 내용이 양적, 질적으로 미흡한 경우다.
<표 8>에서 A교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2개(8%), 중-10개(40%), 하는 13개(52%)로 하의 비중이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결과보고서의 결론 도출 과정에서 A교과목의 기여도가 그만큼 높지 않음을 의미한다. 하의 경우를 분석해 보면 I유형의 경우는 개념을 소개하는 차원, II유형의 경우는 문제 제기를 하는 차원으로 나타났다. 개념의 심화, 발전, 문제제기의 배경 및 문제 제기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밝히는 결과보고서를 찾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강의페어링 지도에서 교수자는 관련 개념 심화, 확장을 위한 읽기 참조 자료 제시 및 주제의 초점화를 위한 수업 방안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더 나아가 A교과목의 비중과 역할을 높이기 위해 교과목 설계를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즉 주제의 깊이 확보를 위해 다루는 주제의 양을 줄이고 관련된 읽기 텍스트를 지정하여 학습자의 사고의 깊이를 확보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III유형은 두 개의 교과목에서 다루는 두 개념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개념과 주제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융합이라 할 수 있는데, III유형의 비율이 적은 이유를 따져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교수자의 차원에서 그 원인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두 개의 강의에서 학습한 서로 다른 개념을 융합하여 새로운 개념을 생성하는 것은 수강생 뿐만 아니라 교수자들에게도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A교과목을 강의하는 교수자들은 다양한 전공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이 선정한 교과목에 대해서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강의페어링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교수자는 자신 있게 융합 주제에 대한 코멘트를 하는 데에 한계를 가진다. 이를 방증하는 것이 바로 III유형에서 A교과목과 페어링된 강의들은 모두 전공 교과목이 아니라 교양 교과목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A교과목은 전공 교수들이 아닌 교양 교과목을 전담하는 교수자들이 강의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페어링된 교과목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수자의 노력과 더불어 전공 및 타 교양 교과목을 강의하는 교수자들과의 학술적인 교류(워크숍이나 간담회 등)를 가짐으로써 향후 강의페어링 지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행,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첫째, 공모전에서 최우수, 우수작으로 선정된 결과보고서에 언급된 강의2 담당 교수자들의 명단을 확보하여 A교과목을 강의했던 교양 교과목 담당 교수자와 강의2를 담당했던 교양 혹은 전공 교수자들과의 워크숍을 기획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A교과목 담당자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통찰과 안목을 강의2 담당 교수자가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A교과목의 설계와 운영에서 문제점을 찾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2학점 교과목으로서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은지, 주제를 다루는 깊이와 넓이는 적절한 것인지, 하나의 주제에 대한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적 접근이 적절하게 제공되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총 25개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의 내용에서 A교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양적, 질적으로 미흡하다. 예를 들어 결과보고서 목차의 2.1.항목 ‘강의1의 주제와 핵심 개념’에서 A교과목이 다루는 주제와 핵심 개념은 어느 하나의 개념을 정의하거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는 차원에 그치는 경우들(11~15번, 24번을 제외한 나머지 결과보고서들)이거나 심지어 수업 시간에 제공된 강의읽기자료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3번, 5번, 9번, 22번, 25번). 2.1. ‘강의1(A교과목)의 주제와 핵심개념’의 평균 분량도 2.2.‘강의2의 주제와 핵심 개념’ 분량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A교과목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여러 차원에서 주제를 피상적으로 다루며 일정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여 심화된 내용을 제시하여 학습자들에게 심도 있는 사고를 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수업이 설계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다루려는 콘텐츠의 넓이는 어느 정도 확보하였으나 깊이는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을 바라보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관점들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한 학기 강의 내용을 구성할 수 있으나, A교과목에서는 단 4시간(4, 5주차의 강의) 동안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이성과 감성의 문제, 열역학 제2법칙, 원자론, 과학기술의 발전, 과학혁명의 구조, 유전자 편집기술 등의 쉽지 않은 주제들을 피상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수자가 위의 내용들을 소개하는 차원에 그치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그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주제를 소개하는 차원에 그치거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서는 수업 중 다룬 내용을 소화하여 제시하기보다는 강의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다루는 주제의 범위를 좁히더라도 깊이 있게 사고하고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 학습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탐구욕을 불러 일으키는 교과목 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융합은 깊이 있는 기초학문들 간의 경계 넘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때문에 어느 한 교과목이 피상적으로 다뤄진다면 강의페어링에서 A교과목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것은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가 아니라 강의2의 레포트가 될 우려를 낳을 것이다.
셋째, 9, 10주차의 문제해결식 글쓰기와 강의페어링의 연계를 체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전히 수강생들은 학술적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낀다. A교과목은 교양 필수로 개설된 2학점 교과목인 <글쓰기 기초>를 이미 수강한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교과목이지만 학술적인 글쓰기의 기초가 다져지지 않은 수강생들이 적지 않다. 성공적인 강의페어링 작성을 위해서는 먼저 <글쓰기 기초>에서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한 번 리마인드 시키고 주제 초점화 과정, 문제해결식 글쓰기에서 주장과 근거 제시하는 요령, 자료 인용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과 참고문헌 표기 방법, 개요 작성법 등을 다시 한 번 중요하게 다뤄줄 필요가 있다. 수상작들을 분석한 결과 각주와 참고문헌 표기법 등이 일관되지 않고 제각각인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각주 표기하는 방법 또한 잘못된 경우들이 더러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한 해결방안 찾기의 예행 연습을 9, 10주차에 제대로 수행한다면 강의페어링 II유형에 대한 접근은 보다 수월할 것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분석한 25편의 결과보고서 중 II유형이 5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그만큼 수강생들이 9,10주차의 강의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답하는 요령을 학습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스스로 문제 제기를 하여 이에 대한 해결책을 자신이 수강한 교과목들을 통해 찾으려는 접근법은 바람직하며, 이는 융복합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내용이다. 다만 학습자의 주장에 대한 근거 찾기와 근거 제시의 요령은 교수자의 협조와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이루어짐으로써 결과보고서의 질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5. 논의 및 제언
본 논문은 ‘하이브리드형’ 융복합 교육의 일환으로서 D대학의 A교과목에서 실시되는 강의페어링을 중심으로 하여 교내 공모전 수상작인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총 25편 분석을 통한 시사점을 도출하고 개선안을 제안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였다. A교과목은 교수자에 의해 설계된 융복합 교과목이지만 학습자가 강의페어링을 실행함으로써 학습자 주도의 융복합 교육 또한 지향하는 ‘하이브리드형 융복합 교과목’이다.
강의페어링의 장점 중 하나는 “교양을 전공과 연계시킴으로써” 교양의 학술성을 강화하고(홍성기, 송하석, 홍성연, 권순정, 이진희, 정재영, 김진희, 2014) 교양을 또 다른 교양과 연계시킴으로써 수강생의 문제해결 역량과 창의 역량, 비판적 사고력과 통찰력을 함양하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본론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분석에서 나타났듯이, 적지 않은 수강생들은 A교과목에서 제기한 개념, 혹은 문제를 피상적으로 소개하고 깊이 있게 심화,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진정한 화학적 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 결과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는 A과목이 아닌, 페어링된 강의2 위주의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는 자칫 페어링된 강의2의 레포트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수강생들의 역량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A교과목 설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교양의 학술성 강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A교과목의 학술성을 먼저 확보하여야 한다. A교과목에 대한 설계를 리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A교과목이 융복합 교과목으로 설계되었으나 제한된 학점에 비해 다루는 주제가 광범위하고 여러 학문 분야를 아우르고 있기에 개념과 주제들이 피상적으로 소개되는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수강생들의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의 2.1.항목(강의1, 즉 A교과목의 주제와 핵심 개념)의 양적, 질적 차원의 부실함을 초래한다. 따라서 A교과목에서 다루는 범위를 좁히더라도 깊이를 확보하고 수강생들이 이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하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둘째, 수강생들의 결과보고서 분석에 따른 환류 과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매 학기 적지 않은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가 제출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전무하다. 우수한 결과보고서에 대한 공모전 수상이 교육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수상작에 거론된 교과목 담당자들 간의 간담회 혹은 워크숍 등을 통해 교양 교과목 담당자가 아닌 전공 교과목 담당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자신의 전공 분야는 아니지만 하나의 주제에 대한 타 학문의 시각을 배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강의페어링을 지도하는 것은 교수자의 또 다른 배움에 대한 열정과 도전, 그리고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융복합 교육을 위한 교수진 융합의 기회를 부여하는 일이 시급하다(정연재, 2017:16). 이외에도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에 언급된 담당 교수자들 앞에서 수상자들이 자신의 결과보고서를 발표하게 하고 두 명의 교수자들의 코멘트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 또한 학습자의 성장을 위해, 향후 융복합적인 연구와 배움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강의페어링 지도에 대한 담당 교수자들의 역할 규정과 경험 공유가 필요하다. 강의페어링이 학습자의 활동만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교수자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공동의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강의페어링 결과보고서 작성을 위한 일련의 과정, 즉 강의페어링을 위한 교과목 선정, 주제 및 쟁점 선정, 개요 작성, 초고 작성, 피드백의 과정에서 각 과정의 목적과 방향, 그 과정에서 교수자의 역할, 무엇을 어떠한 방식으로 코칭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공동의 논의의 장이 마련되고, 교수자 각자의 경험들이 축적되어 강의페어링의 질적 제고만이 아니라,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교양교육에서의 융복합 교육이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
References
Notes
백종호는 융복합 교육의 시행 방안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융합학문을 다루는 학과나 연계 전공, 혹은 옥스퍼드의 PPE와 같은 융합과정의 개설, 둘째는 융합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시행, 마지막으로 융합에 관련된 강의의 개설이다(백종호, 2015). 21세기 교양교육에서 융합교육의 필요성의 배경에 대한 설명은 박혜정(2020) 참조.
홍병선은 융합교육이 함양해야 할 역량으로 정보, 지식, 지혜의 재창출 능력 함양, 융합적 사고력, 서로 다른 학문 분야의 사람들과 서로 협동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 논리적 분석 능력, 창조적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제시하고 있다(홍병선, 2009:2).
융합역량은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의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폭넓은 주제와 내용을 학습하면서 여러 학문을 연계하여 서로 간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어 통합적인 접근으로 새로운 종합을 만들어내는 통합적 사고 역량이다(김은경, 한윤영, 2016:514). 융합역량의 근거에 대한 논의는 홍병선(2016) 참조.
AAC&U에서의 융합역량은 통합적 학습역량으로 구체화하여 루브릭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연(2016)과 김은경, 한윤영(2019) 또한 AAC&U의 루브릭을 토대로 하여 융합역량을 경험 결합 역량, 지식 전이 역량, 통합적 의사소통역량, 자기성찰 역량 등으로 세분화하여 제시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융복합 교육의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모 대학의 경우 강의페어링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대학 포털 사이트에서 수강 신청을 한 후에 연구계획서를 이메일 또는 블랙보드로 제출하고 그 후에 이메일 또는 블랙보드로 상담일을 정하고 지도교수와 면담이 이루어지며 개인 과제가 주어진다. 면담에서는 학생들이 제시한 연구과제의 적절성, 수행 가능성 등을 평가해 연구 과제를 결정하고,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 추천과 연구 방법의 검토를 한다. 세 번째는 중간 발표회로, 강의페어링 참여자와 지도교수 전체가 참여해 집단토론을 하면서 연구의 완성도를 높이도록 하고 있다. 중간발표회가 끝난 이후에는 공모전, 포스터 준비를 진행한다. 공모전 참여와 포스터 전시 및 발표로 기말고사를 대체한다. 마지막으로 최종보고서를 제출하면 강의페어링이 마무리 된다. 강의페어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학생에게는 1학점이 부여되고, 공모전을 통해 상장과 부상, 장학금까지 받을 수 있다. 강의페어링 공모전에서 최우수상(1명), 우수상(3명), 입선(4명) 수상자를 선정해 상장과 상금을 수여한다. 이러한 강의페어링은 학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D대학의 강의페어링과 얼핏 비슷해 보이나 D대학의 경우 일정한 교과목(A교과목)과 다른 교과목 간의 강의페어링이 이뤄진다는 점, 그리고 강의페어링 지도는 A교과목 담당 교수에 의해 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https://magazine.hankyung.com/job-joy/article/202106086229d/ 검색일: 2022.04.15).
허영주는 융합 주제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 분야에서 주요한 키워드 위주로 정리하여 그 예시를 보여준다(허영주, 2013: 58). 다만 위의 키워드들은 어느 한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위의 논문에서 제시하는 자아는 사회과학만이 아니라 인문학이나 예술 분야의 주요 키워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융합은 간학문적, 탈학문적, 학제적 접근을 취한다. 특히 탈학문적이라는 것은 융합을 통해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과도 긴밀히 연관된다(Drake, S. M. & Burns, R. C., 2006: 21-37).
김혜영은 융합 역량을 융합 현상 이해, 융합 기회 발굴, 융합 문제 해결, 융합 자원 통합, 융합 도구 활용 역량 등 총 5개의 역량으로 제시하나(김혜영, 2013:25), 필자는 융합 문제 해결역량이 나머지 역량들( 융합 기회 발굴, 융합자원통합, 융합 도구)과 긴밀히 연결된다고 생각하여 융합 현상 이해 역량 및 융합 문제 해결역량 두 개로 구분하고자 한다.
강의페어링 공모전에 출품한 결과보고서들은 사전에 개인정보 활용 동의서를 의무적으로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21학년도 D대학에서 개설한 A 교과목 수와 수강생 수 현황은 2021년도 1학기의 경우 76개 교과목, 1, 937명, 2학기의 경우 76개 교과목, 1, 53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