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접근을 통한 지역사회 문제해결 사례 -민관학협력 ‘도시혁신스쿨(Urban Innovation School)’을 중심으로

A Practice of Community Problem Solving through the Collective Impact Approach -Focusing on the ‘Urban Innovation School’ by a Private-Public-Academic Partnership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2;16(2):321-337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April 30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2.16.2.321
윤수진
서울여자대학교 교양대학 조교수, sujin.yoon@swu.ac.kr
Assistant Professor, College of General Education, Seoul Women’s University
이 논문은 서울여자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에 의한 것임(2022-0252).
Received 2022 March 20; Revised 2022 April 04; Accepted 2022 April 18.

Abstract

이 연구는 민관학협력 도시혁신스쿨 사례를 통해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에 기반한 대학생-주민참여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유의미한 시사점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도시혁신스쿨 운영 산출물을 분석하고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와 프로그램 참여 대학생을 대상으로 서면인터뷰를 실시하여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였다. 프로그램의 취지와 목표와 관하여는 전반적으로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도시혁신스쿨의 교육적, 사회적 임팩트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의 필요성과 전체적인 협력 관계를 조율하고 프로젝트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중추조직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도시혁신스쿨은 다양한 섹터와의 협력을 통해 대학생-주민주도의 지역사회 변화를 창출함으로써 교육과 지역사회 혁신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유용한 교육적 실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s to provide the meaningful insights and practical implications for community problem solving through a collective impact approach by examining the case of the ‘Urban Innovation School’--a community problem solving program involving university students and local residents based on collaboration among universities, nonprofits, corporations, and government agencies. To this end, this study analyzed the outputs of the Urban Innovation School program and conducted written interviews with staff members from working organizations and participating university students in order to investigate the perceptions and experiences of the Urban Innovation School from the perspective of collective impact.

The findings are as follows. A common understanding regarding the purpose and goals of the program were indeed found to exist. However, a system that can measure the educational and social impact of the Urban Innovation School, along with a backbone organization to coordinate the overall collaborative relationship, and one that can support the entire project process, are still needed. This study suggests that the Urban Innovation School can serve as one wherein useful educational practices can take place through the collective impact approach, as well as a school that can pursue both educational and local innovation by creating positive changes in the community through collaboration among various sectors.

1. 서론

오늘날 사회문제의 원인이 다양하고도 복잡해지면서 단일 전문가 집단이 제안하는 솔루션으로는 문제의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대학에서는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하여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력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주로 기술과 산업 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던 대학의 전통적 산학협력에서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적극적 주체로서 역할이 변화되어 가고 있으며, 대학이 다양한 섹터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다(장후은, 이종호, 2017).

대학의 지역사회 문제해결에의 참여에 관하여서 박수정, 박진호, 장은아(2021)는 대학과 지역사회 연계 및 협력 방식을 세 가지 범주 - 대학의 정규 교육과정, 즉 수업을 중심으로 한 연계, 서비스러닝(Service-Learning)을 통한 연계, 대학교육과 지역사회 학교교육과의 연계 - 로 구분하고 있다. 또한 최연화와 최경애(2021)는 협력의 내용 및 대상, 목표, 방법에 따라 지역문제 해결형, 봉사형, 교육서비스 제공형, 시설협력형, 경제적 협력형으로 유형을 구분하여 각각의 특징을 비교, 제시하였다.

대학은 보유한 자원과 전문성을 활용하여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현장을 곧 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살아있는 경험(lived experience)을 제공하는 새로운 혁신적 교육을 시도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현장에 기반한 교육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고, 동시에 교육의 결과로 도출된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에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므로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은 상호 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적 접근이자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유용한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학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통한 변화 창출을 시도하고자 할 때 ‘어떤 주체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는 매우 실제적인 논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의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코로나 상황을 경험하면서 글로벌 사회 전체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문제와 싸우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단순히 의료 분야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주는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다. 비단 코로나 문제만이 아니라 환경, 경제, 사회 각 영역의 문제들이 협력과 협업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복잡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처럼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섹터 간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Kania & Kramer, 2011).

전통적으로 참여자들 간의 신뢰와 호혜적 자원 교류에 기반하는 상호협력적 네트워크와 달리, 문제해결 중심 네트워크는 특정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이종(異種) 기관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접근이 있다(김은정 외, 2020).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은 다양한 특성을 지닌 기관 간의 협력을 통해 사회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의 과정에서 각 기관에 그리고 지역사회에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는 실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양기용, 허원빈, 김은정, 2021). 대학이 다양한 섹터(공공, 민간, 비영리) 간 연결과 협업을 통해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도출하고, 대학생과 주민의 참여를 통해 변화 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적 효과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을 대학교육에 적용해 보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에 기반하여 서울여자대학교는 2020학년도부터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과 함께 민관학협력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실시해 오고 있다. 2020학년도 1학기에 한국해비타트, 포스코건설과 함께 의정부시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는 전주시, 부산진구로 지역을 확대해 가고 있으며, 단일대학 교과수업 연계로 시작하여 2021학년도 현재 4개 대학으로 참여 학생과 규모가 확대되었다. 또한 문제정의와 솔루션 도출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제안한 아이디어를 실제 현장에 실현하는 사업 실행 단계로 프로젝트 과정을 확장하였고, 명칭 또한 민관학협력 사회혁신 프로젝트에서 ‘도시혁신스쿨’로 변경하여 조직과 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다.

이 논문은 대학생-주민참여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그램인 민관학협력 도시혁신스쿨 운영 사례에 관한 연구로서, 도시혁신스쿨 자료를 기반으로 운영 내용과 결과를 분석하고, 각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와 참여 대학생 서면인터뷰를 통해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인식과 경험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토대로 대학,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 그리고 대학생과 지역주민의 연결과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대학교육에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하고자 하는 시도에 유의미한 시사점과 실천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론적 배경

시민이 주체가 되어 새로운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보편적으로 이해되는 사회혁신은 관점에 따라 다양한 개념으로 소개되고 있다. 가장 포괄적인 사회혁신 정의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Phills 외(2008)의 ‘사회혁신은 기존의 솔루션보다 더 효과적(effective)이거나, 또는 보다 효율적(efficient)이거나, 또는 보다 지속가능(sustainable)하게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말하며 그 가치는 사회 전체에 귀속된다’는 정의로서, 사회혁신 분야 정론지인 스탠포드 소셜이노베이션 리뷰(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에 소개되었다. 이 정의는 섹터 간(cross-sector) 전략이나 프로세스, 아이디어 등 다양한 유형의 솔루션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사회혁신을 포괄적인 관점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아산나눔재단, 2020).

사회혁신에서 사회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을 위하여 다양한 섹터 간 연결과 협력이 핵심요소로 간주되고 있다(한상일, 이현옥, 2016). 새로운 아이디어의 제공자로서 개인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서 큰 규모의 NGO, 기업, 정부 등과의 협력이 강조되며 이러한 개인과 조직의 결합과 이의 새로운 의미 창출 과정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것이다(Mulgan et al., 2007). The Young Foundation(2012)은 사회혁신 주체를 크게 4개의 섹터 - 공공(public), 민간(private), 비영리(non-profit), 비형식(informal) - 로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비형식 섹터(informal sector)는 공공, 민간, 비영리 섹터에 포함되지 않는, 주로 개인, 가족, 지역 공동체 단위에 의해 수행되는 사회혁신 활동을 언급할 때 사용된다. 대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수업 내에서 또는 비교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역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안을 도출하여 시도하는 일련의 활동들이 비형식 섹터 차원에서의 사회혁신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지역사회 연계 또는 대학-기관 연계 수업을 통해 대학생들이 대학과 특정 분야 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문제해결을 부분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논문의 사례인 도시혁신스쿨은 위에서 언급한 사회혁신의 섹터들 - 대학,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 대학생과 주민 - 이 총체적으로 관계를 맺고 협업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섹터들이 공동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를 형성하고 협력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하는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개념에 비추어 도시혁신스쿨 운영 사례를 논의해 볼 수 있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Kania & Kramer(2011)가 앞서 언급한 스탠포드 소셜이노베이션 리뷰에 소개한 개념으로서, 대규모의 변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섹터 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함에도 여전히 개별 조직의 독립적 활동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특정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목표(common agenda)를 위해 각기 다른 섹터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함께 협력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협력적 실천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행되어야 하므로 콜렉티브 임팩트를 단거리 경주(a sprint)가 아니라 마라톤(a marathon)으로 비유하기도 한다(Hanleybrown, Kania, & Kramer, 2012: 4). 각기 고유한 특징과 역할을 지닌 섹터들이 장기간에 걸쳐 변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순한 기관 연계나 전통적 협력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Kania & Kramer(2013: 1)는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를 위한 다섯 가지 조건을 <표 1>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를 위한 다섯 가지 조건

먼저 콜렉티브 임팩트 창출을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변화를 위한 공유된 비전을 기반으로 문제에 대한 공통의 이해와 합의된 실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동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섹터들은 고유의 특징과 역할 수행이 있으므로 같은 문제를 바라보더라도 문제에 대한 이해와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에 대해 다른 정의를 가질 수 있다. 콜렉티브 임팩트에서는 지속적인 소통과 논의를 통해 이러한 차이들이 해결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도 자체가 작동 가능한 섹터 간 협력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여겨진다(Kania & Kramer, 2011).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일할 때 같은 일을 모두가 함께 할 수도 있고 각기 특정한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협력 구도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나 그들의 노력의 획일성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는 활동을 계획하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활동을 조율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본다(Kania & Kramer, 2011: 40). 이는 사회문제의 원인이 상당히 복잡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의 구성 요소들이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섹터 간 조율과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각 섹터는 고유의 특성, 지향하는 방향,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각기 특성화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으며, 그 역할이 조화를 이루어 최선의 솔루션을 도출, 실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콜렉티브 임팩트 이니셔티브 전 과정을 조율하고 조정하고 주도하는 중추지원조직이 필요하다. 콜렉티브 임팩트를 창출하고 관리하기 위하여 전체 실행에 관한 중추로서 역할을 하면서 참여 조직과 기관을 조율하는 전담인력과 이를 위해 요구되는 특정한 기술을 갖춘 독립된 조직이 필요하며(Hanleybrown, Kania, & Kramer, 2012: 1), 중추지원조직은 ‘프로젝트 관리자’, ‘데이터 관리자’,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요구된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단순히 기존 협력의 새로운 이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대규모의 사회적 영향력을 창출하기 위하여 보다 훈련되고 보다 높은 수행 수준을 요구하는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Hanleybrown, Kania, & Kramer, 2012: 2).

3. 연구방법

이 연구는 대학,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이 참여한 대학생-주민참여형 민관학협력 도시재생 프로그램인 도시혁신스쿨의 운영 내용과 결과를 분석하고,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여 다양한 섹터 간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와 대학교육에 긍정적인 변화를 창출하고자 하는 교육적 시도에 유의미한 시사점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다음과 같이 수행되었다.

3.1. 도시혁신스쿨

도시혁신스쿨은 2020학년도 1, 2학기에 의정부시, 한국해비타트, 포스코건설이 서울여자대학교 교양필수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 교과와 연계하여 의정부시 신흥마을에서 실시한 민관학협력 사회혁신 프로젝트 수업에서 시작되었다. 이어 2021학년도 1학기에는 전주시 도토리골을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하여 전주시와 전북대학교가 참여하여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고, 2학기에는 부산진구 밭개마을에서 부산대학교, 한양대학교, 고려대학교가 참여하여 대학별 교과수업 연계와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하였다.

도시혁신스쿨은 서울여자대학교, 한국해비타트, 포스코건설이 주 운영기관으로 프로그램 전 과정을 공동 기획, 운영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는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지, 덕, 술을 갖춘 여성 지도자 양성’이라는 설립이념에 기초하여, 개교 당시 농촌생활실습을 통해 소외 지역에 찾아가 주민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교육을 하였다. 단회적 봉사가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간의 배움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러한 공동체 교육은, 현재 바롬교육과 서비스러닝,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2019년에는 SI(Social Innovation)교육 특성화 전담기구인 SI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전통적으로 실시해 오던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 교육을 현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발전적으로 계승해 나가고 있다.

한국해비타트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보금자리가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1976년 미국에서 시작된 국제 비영리 단체로서, 국내외 주거 취약가정 집짓기 및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비롯하여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11번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 조성을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부터 새뜰마을사업(국토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참여하여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및 지역주민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 실현을 위하여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건설업 특성을 활용하여 사회적⋅기업적 가치를 높이고 미래세대를 양성하기 위하여 화재예방 주거환경 개선사업, 에너지 절감형 주거환경 개선사업, 대학생 봉사단 Happy Builder, 그리고 KOICA와 함께 개발도상국 청년들의 자립 지원과 고용 확대를 위한 건설기능인력 양성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의 운영기관은 대학, 비영리, 민간 섹터의 대표로서 각 기관의 담당자들이 모여 도시혁신스쿨 운영진을 구성하여 상시 논의와 협의를 통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프로젝트 대상 지역이 선정되면 해당 지자체가 운영기관으로 합류하게 된다. 각 기관은 사회혁신교육, 현장 기반 실천형 사회문제해결 교육,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도시 환경문제 개선, 건설업 관련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취약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기반으로 도시혁신스쿨을 기획, 운영해 오고 있다. 여기에 도시재생 분야 콜렉티브 임팩트 창출에 관심이 있는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3.1.1. 추진 과정

앞서 언급하였듯이 도시혁신스쿨은 서울여자대학교 교양교과 수업과의 연계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15주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1, 2학기에 걸쳐 의정부시 신흥마을에서 총 13개의 도시재생사업 아이디어를 도출, 제안하였다. 이어서 2021학년도 1학기에는 전주시 도토리골에서 서울여자대학교와 전북대학교 학생들이 연합으로 팀을 구성하여 온라인 수업 디자인씽킹 방법론 기반 대면 워크숍을 통해 총 6개의 도시재생 아이디어를 도출하였다. 특별히 전주시 프로젝트부터는 지자체와 운영기관이 예산과 전문인력을 투입하여 우수 아이디어를 마을에 실현하는 사업화 단계까지 나아갔다. 이후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교육적, 사회적 임팩트 창출을 위하여 서울여자대학교, 한국해비타트, 포스코건설은 단기 프로젝트 기반 프로그램을 ‘도시혁신스쿨’로 명칭을 변경하여 2021학년도 2학기에 부산진구 밭개마을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대학의 참여 규모 또한 확대되었는데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부산대학교를 비롯하여 한양대학교, 고려대학교가 참여하였다. 활동의 유형은 대학별 교과수업 연계와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이원화하여 학교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였다. 도시혁신스쿨 추진 과정을 요약, 정리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 1]

도시혁신스쿨 추진 과정

도시혁신스쿨로 명칭을 변경한 부산진구 프로젝트부터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하여 협력기관을 운영기관과 참여대학으로 구분하였다. 김은정 외(2020)의 역할 유형 구분에 비추어보면 도시혁신스쿨 운영기관의 실무담당자들로 구성된 운영진은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의 실행을 주도하는 일종의 중추조직 체계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고, 참여대학은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의 참여 네트워크 일원으로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비영리 섹터인 한국해비타트는 사업지역을 선정하고 지자체와의 접촉을 통해 지역 현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사전 작업을 실시한다.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하여 대학생들이 지역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참여 대학과 학생을 모집하고 교육프로그램 총괄 기획한다. 또한 대학 간 정보교류와 소통의 역할을 담당한다. 민간기업인 포스코건설은 운영자금을 제공하고, 기업 내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프로젝트 단계에서 멘토링을 제공한다. 사업지역이 선정되면 해당 지자체는 지역 현장에서 프로젝트가 가능하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담당한다. 섹터별 운영기관 및 참여인원, 역할은 <표 2>와 같다.

섹터별 운영기관 현황

참여대학의 경우 각 대학별 학생을 모집하고 관리하는 것은 공통적이나 활동 유형에 따라 역할이 다르다. 참여대학 현황은 <표 3>과 같다.

참여대학 현황

교과수업 연계로 참여할 경우, 도시혁신스쿨에서 공통교육과 현장활동을 제공하고 대학별 교과 담당교수가 최종 결과발표 전까지 아이디어 도출 과정을 주도한다. 연계하는 수업은 주로 사회문제해결 PBL 또는 전공 캡스톤디자인 수업으로서 문제정의와 해결안 도출이 수업 운영과정 내에서 가능한 형태이다. 최종 발표 시 분야별 전문가 심사위원들이 학생들의 프로젝트 산출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나 교과 성적은 도시혁신스쿨 프로젝트와 관계없이 해당 수업 담당교수가 자율적으로 부여한다.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참여할 경우, 도시혁신스쿨에서 전 과정을 주도하여 프로젝트를 시행하지만 참여대학 교수 또는 연구원이 지속적으로 도시혁신스쿨 운영기관들과 소통하면서 학생들의 프로젝트 과정을 모니터링한다.

3.1.2. 프로젝트 실행

도시혁신스쿨에서 기획, 운영하는 대학생-주민참여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그림 2]와 같이 계획 - 실행 - 평가로 진행되며, 실행은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아이디어)을 도출, 제안하는 단계와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된 솔루션을 마을에 직접 실행하는 사업화 단계로 나뉘어 있다.

[그림 2]

도시혁신스쿨 운영 단계(사진: 부산진구 프로젝트, 한국해비타트 제공

계획 단계에서는 프로젝트 지역을 발굴, 선정하고 운영기관이 모여서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기관별 역할을 분담한다. 또한 참여대학을 모집하고 참여 유형에 따라 대학별로 학생을 모집한다. 교과연계 유형은 교과 담당교수가 도시혁신스쿨의 프로그램을 연계하여 강의계획을 수립하고 수강신청 기간에 학생을 모집한다.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의 경우 대학별로 모집된 참여 학생 명단을 도시혁신스쿨에서 취합하여 관심 주제별 팀을 구성하고 프로젝트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다음으로 학생과 주민이 참여하여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실행되는 단계이다. 먼저 도시혁신스쿨의 취지와 목적,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고, 섹터별 운영기관들이 제공하는 공통교육 그리고 전체 참가자가 만나는 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 이어서 팀별 활동을 통해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도출하는 과정을 진행하는데, 교과수업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경우, 대학별로 해당 교과의 특성을 반영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으나 최종 결과발표회 전까지 전체 참가자는 아이디어 도출을 완료해야 한다. 결과발표회에서 분야별 전문가들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심사하여 실제 사업화로 이어질 최종 아이디어를 선정한다.

아이디어 사업화 단계는 주로 지역 현장에서 진행된다. 현장 전문가 멘토링, 주민의견수렴, 현장조사 등을 실시하며 아이디어를 고도화하고 전문인력을 투입하여 현장 공사를 실시한다. 이 때 주민참여 봉사활동을 실시하여 학생과 주민이 공사 과정 일부에 실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준공식과 최종 사업시행 결과보고를 끝으로 지역 현장에서 실시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한다.

평가 단계에서는 참여 학생과 주민의 역량이 향상되었는지, 지역 거점 대학 중심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 그리고 환경개선 결과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를 평가한다. 현재 참여학생과 주민 만족도 조사, 그리고 전체 기관이 참석한 평가회의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총체적 관점에서 학생, 주민, 지역사회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3.2. 자료의 수집 및 분석

이 연구에서는 도시혁신스쿨 운영자료를 분석하고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기 위하여 각 운영기관 담당자들과 전주시, 부산진구 프로젝트 전 과정에 참여한 학생 중 인터뷰에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학생을 대상으로 서면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이 연구를 위한 자료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단계에서 생성된 기록물로서 프로그램 운영 전반을 이해하기 위하여 도시혁신스쿨 소개자료, 운영회의록, 프로젝트 발표자료를 분석하였고 참여 대학생과 운영기관 담당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분석하기 위하여 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와 평가회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전체 참여대학 학생들에게 도시혁신스쿨의 목적을 설명하고 개인정보수집 및 활용, 프로젝트 결과물과 만족도 조사 결과의 학문적 목적으로의 활용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

또한 각 운영기관 담당자와 참여 대학생의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기 위하여 <표 4>와 같이 서면인터뷰를 별도로 실시하였다. 문항은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알아보기 위하여 앞서 설명한 콜렉티브 임팩트 다섯 가지 핵심요소(Kaina & Kramer, 2011, 2013)를 중심으로 <표 5>와 같이 구성하였다. 서면인터뷰에 앞서 연구 참여자들에게 연구의 방향과 목적, 응답 내용의 비밀과 익명성 보장, 연구 참여 철회에 관한 내용을 알렸다. 질문은 모두 개방형 질문으로서 참여자가 인터뷰하듯이 자유롭게 작성하도록 요청하였다. 서면인터뷰 질문지는 콜렉티브 임팩트 관련 선행연구를 기초로 작성하였으며, 사회혁신 관련 기관 전문가 1인의 검토와 연구자가 소속된 기관의 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하였다.

서면인터뷰 참여자

서면인터뷰 질문지 내용 일부

서면인터뷰에 이어 부족한 답변에 대한 추가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그룹 인터뷰 시간을 마련하였다. 이는 도시혁신스쿨 운영기관 회의가 있는 날에 대면으로 진행되었으며 총 4명이 참석하였다.

자료의 분석은 Braun & Clarke(2006)의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기법을 활용하였다. 주제분석은 질적연구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분석 방법의 하나로서 일반적으로 텍스트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주제와 하위주제를 도출하는 귀납적 접근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서면인터뷰 문항이 콜렉티브 임팩트 핵심요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므로, 이미 주제가 설정된 상태에서 응답 내용을 분석하여 각각의 하위주제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 자료 분석은 귀납적 접근과 연역적 접근이 혼합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이 이론적 기반으로 자료를 분석하는 것은 연구자의 이론적 관심에 기초하므로 타당도가 낮아질 위험이 있으나 자료의 특정한 측면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양기용, 허원빈, 김은정, 2021).

4. 연구결과

도시혁신스쿨 운영자료 분석을 통해 도출된 연구결과를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이어서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연구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살펴보고자 한다.

4.1.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

프로젝트 종료 후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와 전체 협력기관(운영기관, 참여대학) 담당자들이 참석한 평가회의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들(표 2 참고)이 모여서 학생 만족도 조사와 전체 평가회의 결과를 분석하여 다음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개선사항을 도출한다. 의정부시, 전주시, 부산진구 프로젝트 참여 대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는 <표 6>과 같다.

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

앞서 언급하였듯이 의정부시 프로젝트는 단일대학의 교과수업 연계로 진행되었고, 전주시는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그리고 부산진구 프로젝트는 참여대학별 교과수업 연계와 대학연합으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실시한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하였다. 수업유형과의 직접적 연관성을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프로그램 전반적 만족도와 운영 방식의 적정성, 프로그램 필요성에 대한 공감에서 교과수업 연계 방식이 포함된 프로젝트가 비교과 프로그램으로만 진행한 프로젝트보다 높은 만족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주제와 내용이더라도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 따라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향후 그 요인을 분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회혁신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 제공에 있어서 의정부시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이어서 전주시, 부산진구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멘토링 제공 방식과 횟수의 차이가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 프로젝트에서는 한국해비타트, 포스코건설, 지자체(의정부시) 각 기관의 전문가들이 수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학생들의 프로젝트 기간 동안 수시로 멘토링을 제공하였다. 이에 반해 부산진구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에서는 도시혁신스쿨로 조직화, 체계화를 시도하면서 현장 전문성을 지닌 기관들(지자체, NGO, 기업)이 주로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에 필요한 행정적인 일에 집중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프로젝트는 각 대학 수업 담당교수와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 총괄 담당교수 중심으로 진행하여 학생 입장에서는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산진구 프로젝트에서는 교과수업 연계와 비교과 프로그램 운영의 장단점을 비교하기 위하여 15주 동일한 기간에 걸쳐 두 가지 유형을 동시에 진행하였다. 활동 종료 후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개방형 질문을 통해 유형별 장단점을 질문하였으며 주로 언급된 내용을 요약하면 <표 7>과 같다.

교과 수업 연계와 비교과 프로그램 장단점 비교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학생들의 주중 평균 투입시간을 비교하면 교과는 4.3시간, 비교과 4시간으로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교과수업 연계 유형의 경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단점으로 언급되었으나 동시에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이는 학생들의 프로젝트 수행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교과 유형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나 학업 외 시간을 별도로 투입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더불어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므로 적극적이지 않은 팀원이 발생할 경우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장단점은 향후 대학이 지역사회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하여 운영기관 평가회의에서 추가로 언급된 사항은, 교과수업과 연계할 경우 학생 모집 및 관리가 용이하고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홍보와 대학의 교수들을 프로그램에 참여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반면 학교별 참가인원 조율, 타대학 학생들과의 협업 기회 부족, 그리고 도시혁신스쿨 운영기관의 역할이 대학별 수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제한된다는 것이 단점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진행할 경우 도시혁신스쿨에서 교육내용 및 기간, 인원 조율 등 프로그램 전반을 주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반면 고유의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전담인력의 필요, 그리고 대학별 교수들의 적극적 참여 유도의 어려움이 단점으로 언급되었다.

4.2.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

도시혁신스쿨 운영자료 분석과 함께 이 연구에서는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바라본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기 위하여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와 참여 대학생 총 10명의 서면인터뷰 응답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를 콜렉티브 임팩트 핵심요소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4.2.1. 공동의 목표(Common Agenda)

모든 참여자들이 변화를 위한 공유된 비전을 가지고 문제에 관한 공통의 이해와 합의된 실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 창출을 위한 첫 번째 요소이다. 연구참여자들이 인식한 도시혁신스쿨의 공동의 목표는 1) 취약계층 거주지역의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 공동체성 및 역량 강화를 통한 주민 삶의 질 향상, 2)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적인 변화를 위한 기반 마련, 3) 대학생들의 사회문제에 관한 관심 유발 및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 역량 강화로 요약될 수 있다.

운영담당자들은 ‘마을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마을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E), ‘주민들이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마을 개선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C) 기반을 마련하고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B) 도시재생을 강조하였고 지역주민이 주도하여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시작점을 도시혁신스쿨을 통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대학생들의 참여는 이러한 변화의 ‘기폭제’(C), ‘마중물’(A)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대학생들이 도시혁신스쿨에 참여함으로써 사회문제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미래세대 양성 또한 중요한 주제로 나타났다.

또 다른 목표는 도시혁신스쿨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주변 사회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도시혁신스쿨을 벗어나서도 적극적인 사회문제 해결에 힘쓰는 미래세대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참여자 E)

한편 연구참여자 중 대학 소속 운영담당자와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다양한 기관들의 협력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도시혁신스쿨의 의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기관별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으며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 다르므로 민관학이 협력하여 보다 풍부한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도시재생 사업 분야에서 학교, 지자체, NGO, 기업의 다양한 주체의 참여로 해당 지역 주민들, 대학생들의 협력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연구참여자 F)

이러한 인식은 학생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대학생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업의 자본, 구청 즉 관의 실행력이 모여 함께 도시를 더 살기 좋게 만들어나가는 것’(G), ‘민관학이 협력하여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H) 하는 것이 도시혁신스쿨의 주요 추진 목적 중 하나라고 응답하였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각 기관들은 문제와 궁극적인 목표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더불어 약간씩 다른 강조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Kania & Kramer(2011)가 지적한 바와 같다. 대학은 주로 학생의 교육에, 그리고 비영리기관은 주민 삶의 질 개선에 강조점을 두었다. 대학이 학생, 비영리기관이 주민에게 초점을 맞추었다면, 기업은 주민 삶의 질 개선과 대학생 사회문제해결 교육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언급하였다. 한편 대학생 연구참여자들은 민관학협력을 통해 변화를 만드는 것을 도시혁신스쿨의 중요한 목적으로 인식하였고 교육적 목적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4.2.2. 공유된 측정체계(Shared Measurement Systems)

도시혁신스쿨이 공유된 측정체계를 갖지 못한 것이 한계로 지적되었고 향후 도시혁신스쿨 운영의 지속가능성과 임팩트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운영담당자들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현재까지 공유된 측정체계는 참가 학생들의 프로그램 만족도, 프로젝트 결과물 평가 항목이 전부이다. 학생과 주민의 역량 향상, 지역 공동체성 강화, 프로젝트 결과물의 사회문제 해결에 관한 실제적 영향력을 측정하겠다는 범주는 마련하였으나 구체적인 평가 도구와 방법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주시와 부산진구 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의 일부를 현장에 실현하는 사업화 단계를 진행하였고, 이후 학생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한 경험이 발견되었으나 공유된 평가 체계 안에서 실행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참여기관의 협력적 노력이, 정말 대상자가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그들이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는 데에, 그리고 그 해결의 과정에서 원활한 절차를 거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이러한 영향은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하였다. 전주의 사례를 예로 들자면 해결책인 옹기종기 쉼터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를 주민의 선호 조사와 투표를 통해 결정하였다는 점, 그리고 건축 이후 주민들이 만족하였고 기존 쉼터보다 새로운 옹기종기 쉼터에 더 자주 갈 것이라는 응답을 통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연구참여자 H)

도시혁신스쿨 추진 목적에 관하여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측정체계에 관하여서는 현재까지는 실제 현장에서 사업을 실행하는 비영리기관, 지자체 담당자들이 경험하는 주민들의 반응이나 태도를 통해 개인적으로 ‘느끼는’ 변화에 대한 인식 정도이다. ‘측정할 수 있는 도구는 따로 없지만 주민들과 주무관 및 활동가의 반응을 통해 그리고 직접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낄 수 있었고’(B), ‘함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며 분명한 변화가 있음을 느꼈고’(C), ‘주민들의 부정적 태도가 약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A)고 응답하였다.

한편 도시혁신스쿨이 지역을 변경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향후 해당 지역의 지속적인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및 관련 기관과의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할 필요성이 언급되었다.

4.2.3. 상호강화활동(Mutually Reinforcing Activities)

도시혁신스쿨 운영에 있어서 대학,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이 각기 특성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여자대학교는 교육과 연구의 역할을 담당하여 프로젝트 실행에서 문제정의부터 아이디어 도출까지의 과정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을 총괄 기획하였다. 또한 전반적인 운영 프로그램이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교육’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코디네이팅 역할을 하였다. 학생 모집은 참여대학 전체가 대학별로 실시하였으나, 3차 부산진구에서 대학연합 활동으로 진행된 비교과 프로그램의 경우 서울여자대학교에서 교육을 전담하고 프로젝트 전체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하였다. 교과수업과 연계한 경우, 대학별 교과 담당교수가 수업의 특성에 맞추어 프로젝트 과정을 설계, 운영하였다.

한국해비타트는 사업지역을 선정하고 전체 참여기관을 대상으로 의사소통을 담당하였다. 현장 전문성을 발휘하여 마을에서 주민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아이디어 도출 후 진행된 사업실행 단계를 총괄 기획, 운영하였다. 또한 프로그램 운영 예산 집행을 포함한 행정 전반에 관한 업무를 비롯하여 운영과정에서 산출되는 자료를 아카이빙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포스코건설은 도시혁신스쿨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운영과정에서 비영리기관과 함께 행정적인 지원을 담당하였고, 지자체는 행정적 지원과 더불어 필요시 예산 일부를 지원하였다.

일부 역할 수행에 있어서는 불만족스러운 경험이 발견되었는데, 기업의 경우 ‘전문 역량과 다양한 인적 자원의 지원’(D) 역할을 기대하였으나 실질적으로 운영과정에서 행정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쏟은 것을 아쉬워하였고 이는 다른 섹터 기관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기관별 전문성을 살린 최적의 역할 분배 및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참여 기관별 전문성을 살린 시너지 효과가 성공적으로 나타난 것 같지는 않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연구참여자 E)

만족하는 부분은 저를 필요로 하고 제가 잘 할 수 있는 행정업무를 문제없이 잘 진행한 것입니다. 다만 이 업무가 NGO 재직자가 꼭 해야 하는 부분인지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NGO에서는 도시혁신스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저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이 듭니다. (연구참여자 C)

한편 전통적으로 기업과 비영리기관이 사회공헌 사업을 수행해 오던 협력 방식, 대학과 기업이 산학협력을 해 오던 방식에 대한 이해가 그대로 남아있어서 새로운 다자간 협업 구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역할 조정에 관한 이슈는 프로젝트 전 과정을 관리, 지원하는 중추조직의 부재와 연결된다고도 볼 수 있다.

4.2.4. 지속적인 의사소통(Continuous Communication)

도시혁신스쿨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들은 지난 2년간 정기회의를 비롯하여 프로그램 전⋅후 워크숍, 평가회 등 다양한 형태의 대면⋅비대면 미팅을 통해 공동의 목표와 참여동기를 확인하고 경험과 인식을 공유해 왔다. 특히 모두가 동의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상당히 많은 회의와 논의의 과정을 거쳤으나 여전히 각 기관의 이해가 공정하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의사소통의 양과 질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의 양은 충분할 정도였으나, 서로에 대해 신뢰가 부족했다는 느낌과 서로 추구하는 것들이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숙제를 남김. … 특히, 효율성을 중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다량/장시간의 회의는 부정적으로 충분한 소통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연구참여자 D)

회의는 많았지만, 소통이 잘 되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있습니다. 회의 시 결정된 사항이 다음 회의 시 번복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회의의 효율성이 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기관별 입장이 있어 결정된 사항이 번복될 수는 있지만, 번복되는 부분에 있어 참여기관이 납득할 수 있도록 소통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참여자 E)

또한 지자체가 운영기관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프로젝트 지역에 따라 지자체가 변경되기 때문에 도시혁신스쿨 운영은 주로 대학, NGO, 기업이 담당하였다. 이 세 기관은 여러 참여기관을 조율하고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였는데 여기에서도 어려움이 발생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주로 참여대학 담당자 및 학생들과 직접 소통을 해야 하는 대학과 비영리기관 담당자들에게서 발견되었다.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소통에 무리가 없었지만 부산 프로젝트의 경우 참여 학생이 많다보니 학교별 상황, 기관별 조율 등으로 고려할 점이 많아 세부적인 부분이 빠르게 정해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정확한 역할 구분과 목표 설정이 된다면 보다 나은 프로그램이 될 것 같습니다. (연구참여자 F)

1, 2학기 때 전체기관이 참여하는 대면회의는 한 번, 나머지는 온라인 줌을 이용하여 비대면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고 오해가 생기는 포인트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 일부 대학 교수님은 운영기관의 의견을 대표하여 공지하는 저에게 차별한다며 불만을 표출하셨고 본인의 뜻대로 끌어가려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거버넌스 구축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구참여자 C)

반면 참여 대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팀원들과 교수, 전문가 멘토들, 지역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경험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러 대학이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교과수업 연계의 경우 대학 간 학생 교류의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점, 전주와 부산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서울 거주 학생들이 현장을 방문하면서 주민들과 소통할 기회를 자주 갖기 어려웠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언급되었다.

4.2.5. 중추지원조직(Backbone Support Organizations)

현재까지 도시혁신스쿨은 별도의 중추조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들이 일종의 운영진을 구성하여 중추조직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다 보니 위에서 언급된 대로 연구참여자들은 역할의 구분이 모호하거나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이슈를 조정하거나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는 데에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중추지원조직의 필요성을 공통적으로 인식하였으나, 그 구성에 있어서는 두 가지 다른 견해가 나타났다. 하나는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 중심으로 별도의 중추조직을 구성하여 전담인력을 두는 방안이고, 다른 하나는 운영기관 중 한 기관이 중추조직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인데 이에 관하여는 연구참여자 대부분이 비영리기관과 대학을 언급하였다. 도시혁신스쿨이 대학생이 참여하는 교육프로그램이라는 것과 대학이 보유한 인적자원과 전문성 활용에 강조점을 둔 경우 대학이 중추조직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반면 도시혁신스쿨이 현장과의 소통 및 주민참여,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활용한 현장 기반 활동인 것에 초점을 맞춘 경우 비영리기관이 중추조직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다만 기업이 중추조직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대학은 전문가인 교수님들과 참여자인 학생들이 모여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지자체, NGO, 기업 등과 학생의 중간조직으로서 소통의 브릿지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기관으로서 학생들을 위한다면 특정된 목적 없이 유연하게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다른 기관에서는 교육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은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참여자 C)

NGO가 중추조직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됨. 그 이유는 사업 및 수업의 네트워크가 NGO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NGO의 목적이기 때문에 가장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참여자 B)

참여 학생들 또한 비슷한 응답 양상을 보였다. 대학생이 참여하여 지역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솔루션을 도출한다는 측면에서는 대학이 중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도시혁신스쿨이 아이디어 도출에서 끝나지 않고 지역사회 현장에 실제 사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현장 전문성을 지닌 비영리기관이 운영과정 전반을 주도하고 참여기관 간 조율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5.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대학,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이 주축이 되어 2020학년도 1학기부터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는 대학생-주민참여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그램인 민관학협력 도시혁신스쿨 운영 사례에 관한 연구로서, 운영자료와 산출물을 분석하여 도시혁신스쿨 추진 과정과 프로젝트 실행 단계 및 참여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고,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와 참여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면인터뷰를 통해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였다.

도시혁신스쿨은 단일대학의 교과수업과 연계한 도시재생지역 문제해결 프로젝트에서 시작하였으나 프로그램의 교육적, 사회적 효과를 인정받아 참여지역과 대학을 확대하고 조직과 체계를 갖추어가는 과정으로 추진되었다. 초창기에는 15주 수업 기간에 맞추어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단계까지만 진행하였으나, 도시혁신스쿨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지자체의 행정적 지원과 NGO의 현장 전문성이 더해지면서 현재는 제안된 아이디어를 마을에 직접 실행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게 되었다. 이처럼 교과-비교과 프로그램의 연계를 통해 강의실의 아이디어가 지역사회 현장에서 실현되는 살아있는 교육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운영 방식의 적정성과 전문가 멘토링 제공에 관하여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으므로 향후 이에 관한 논의과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진구 프로젝트에서는 교과수업 연계와 비교과 대학연합활동으로 운영방식을 이원화하여 동시에 진행하고 종료 후 각각의 장단점에 관한 참여 대학생들과 운영기관 담당자들의 평가 의견을 들었다. 교과수업 연계의 경우 성적에 대한 부담이라는 단점이 있었으나 학점인정으로 투입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교과 유형은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없으나 학업 외 시간을 별도로 투입해야 하는 부담과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해야 하므로 적극적이지 않은 팀원이 있을 경우 프로젝트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언급되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홍보 및 기획⋅운영에 관한 장단점이 운영기관 평가회의에서 추가로 언급되었다. 이러한 내용은 향후 도시혁신스쿨과 같은 다자간 협력 기반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참여형 교육프로그램 기획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또한 이 연구는 도시혁신스쿨 운영 사례 분석과 함께 콜렉티브 임팩트 관점에서 도시혁신스쿨에 관한 참여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알아보기 위하여 섹터별 운영기관 담당자와 참여 대학생을 대상으로 서면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문항은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를 위한 다섯 가지 조건(Kania & Kramer, 2011, 2013) - 공동의 목표, 공유된 측정체계, 상호강화활동, 지속적인 의사소통, 중추지원조직 - 을 기초로 작성되었다. 연구참여자들은 도시혁신스쿨의 취지와 목표와 관하여는 전반적으로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공유된 측정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을 한계로 지적하면서 단순히 프로그램 산출물을 평가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도시혁신스쿨의 교육적, 사회적 임팩트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궁극적으로 도시혁신스쿨이 지향하는 목적과 목표를 분명하게 공유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협력기관들이 투입하는 다양한 노력들의 일관성과 기관별 책임감을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도시혁신스쿨로 체계를 갖추어 확대되어 가는 과정에서 각 운영기관 담당자들이 행정적인 업무에 집중하게 되어 섹터별 전문적 역할 수행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던 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각 기관의 고유한 특성, 지향하는 방향,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각기 역할을 특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각각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어 최선의 솔루션을 도출, 실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전체적인 협력 구도를 조율하고 프로젝트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중추조직의 필요성과도 연결된다.

도시혁신스쿨은 대학, 지자체, 비영리기관, 민간기업, 그리고 대학생과 주민이라는 사회혁신 전 섹터가 특정한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관계를 맺고 협력하여 긍정적인 변화 창출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에 기반한 대학생-주민참여 지역사회 문제해결 실천의 하나로 유용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발전적인 방향으로 협력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하여, 도시혁신스쿨 운영담당자들이 각 기관의 특성에 기반한 역할 수행뿐만 아니라 콜렉티브 임팩트 자체에 대한 공통의 교육을 통해 관련 개념과 실천 전략에 대한 지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또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가 실무 운영담당자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 각 기관에 전달된 후 의사결정권자에 의해 변경,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었으므로 향후 도시혁신스쿨의 조직과 체계를 갖추는 과정에서 섹터별 운영기관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주요 사안들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미팅을 갖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자간 협력을 원활하게 하는 기초는 바로 상호 간 신뢰와 진정성,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열린 소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혁신스쿨 운영자료에 의하면, 부산진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 학기 동안 총 31회 운영기관 회의가 있었다. 그러나 같은 용어일지라도 섹터별 사용하는 의미의 차이에서 오해가 비롯되기도 하고, 공동의 목표를 인식하고 있었으나 기관별로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에 차이를 보이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를 위해서는 회의의 횟수와 같은 소통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 즉 서로를 이해하려는 공감에 기반한 소통, 그리고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는 진정성에 기반한 협력이 필요하다.

민관학협력 도시혁신스쿨 운영 사례에 관한 이번 연구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연계를 수업 차원을 넘어 보다 확대된 방향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에게 실제 세계 경험에 기반한 교육을 제공하고, 그리고 그 교육의 결과가 지역사회의 실제적인 변화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섹터와의 협력에 기반한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이 필요하다. 다자간 협력 기반 임팩트 창출을 단회적 프로그램의 시행으로 끝내지 않고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직과 체계를 갖추어 지속성을 갖추려는 도시혁신스쿨과 같은 시도는,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대학교육을 연계하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사회혁신 각 섹터에 유의미한 시사점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s

1. 김은정, 허원빈, 양기용, 오영삼, 김지수(2020). “지역사회 문제해결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에서 대학의 역할에 관한 시론적 연구”, 한국사회복지행정학 22(1), 1-22.
2. 박수정, 박진호, 장은아(2021). “지역사회 연계 프로젝트 수업 사례 분석: 액션러닝 적용 온라인 수업을 중심으로”,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21(10), 949-996.
3. 아산나눔재단(2020). 사회혁신가의 여정과 역량 모델링, 서울: 아산나눔재단.
4. 양기용, 허원빈, 김은정(2021). “지역사회 문제해결형 네트워크 역량변화에 관한 연구: 콜렉티브 임팩트 접근을 중심으로”, 인문사회과학연구 22(3), 275-306.
5. 장후은, 이종호(2017). “지역사회 문제해결형 산학협력을 통한 대학의 역할 제고 방안”, 한국지역지리학회지 23(3), 459-469.
6. 최연화, 최경애(2021). “대학 교양교육으로서 지역사회 연계교육의 현황과 과제”, 교양교육연구 15(6), 79-190.
7. 한상일, 이현옥(2016). “학습지역과 사회적 혁신: 개념화와 척도화 그리고 인과관계 분석”, 정부학연구 22(1), 113-140.
8. Braun V, Clarke V. 2006;“Using thematic analysis in psychology”. Qualitative Research in Psychology 3(2):77–101.
9. Hanleybrown F, Kania J, Kramer M. 2012;“Channeling change:Making collective impact work”.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1–8.
10. Kania J, Hanleybrown F, Splansky Juster J. 2014;“Essential mindset shifts for collective impact”. Collective Insights on Collective Impact :2–5.
11. Kania J, Kramer M. 2011;“Collective impact”.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36–41.
12. Kania J, Kramer M. 2013;“Embracing emergence:How collective impact addresses complexity”.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1–7.
13. Mulgan G. 2006;“The process of social innovation”. Innovations:Technology, Governance, Globalization 1(2):145–162.
14. Mulgan G, Tucker S, Ali R, Sanders B. 2007. Social innovation:What it is, why it matters and how it can be accelerated Oxford: Skoll Centre for Social Entrepreneurship.
15. Phills J. A, Deiglmeier K, Miller D. T. 2008;“Rediscovering social innovation”.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 :34–43.
16. The Young Foundation. “The theoretical, empirical and policy foundations for building social innovation in Europe”. In Social innovation overview:A deliverable of the project TEPSIE 2012. Brussels: European Commission, DG Research.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표 1>

성공적인 콜렉티브 임팩트를 위한 다섯 가지 조건

구분 내용
공동의 목표 (Common Agenda) 모든 참여자는 문제에 관한 공통 이해와 합의된 행동을 통한 공동의 문제해결방식을 포함하여 변화에 대한 공유된 비전을 가짐
공유된 측정체계 (Shared Measurement Systems) 모든 참여자 간 일관된 자료수집과 성과측정은 협력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참여자 상호 간 책임을 갖게 함
상호강화활동 (Mutually Reinforcing Activities) 참여자 각각 차별화된 활동을 수행하되 이는 서로를 강화하는 실행 방안을 통해 조율되어야 함
지속적인 의사소통 (Continuous Communication) 신뢰 구축, 상호 간 목표 확인, 공동의 동기 창출을 위하여 다수의 참여자 간 일관적, 개방적 의사소통이 필요함
중추지원조직 (Backbone Support Organizations) 콜렉티브 임팩트를 창출하고 관리하려면 전체 이니셔티브의 중추 역할을 하고 참여 조직 및 기관을 조율하는 전담인력과 특정 기술을 갖춘 별도의 조직이 필요함

[그림 1]

도시혁신스쿨 추진 과정

<표 2>

섹터별 운영기관 현황

구분 기관명 참여 인원(명) 주요 역할 공통 역할
대학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1, 행정팀장 1, 연구원 1 교육프로그램 기획 프로그램
전 과정
공동 운영
비영리기관 한국해비타트 사업관리매니저 2, 인턴 2 현장활동, 사업실행
민간기업 포스코건설 담당부서 팀장 1, 차장 1, 과장 1 예산지원, 사업실행
지자체 의정부시 주무관 1, 도시재생지원센터 스태프 2 행정지원, 예산지원(일부) -
전주시 주무관 1, 도시재생지원센터 스태프 2
부산진구 주무관 1, 마을담당(활동가 외) 2

<표 3>

참여대학 현황

구분 대학명 활동 유형 참여 인원(명)
의정부시 서울여자대학교 교과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 연계 교수 1, 학생 59
전주시 서울여자대학교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 교수 1, 연구원 1, 학생 12
전북대학교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 교수 1, 연구원 1, 학생 12
부산진구 서울여자대학교 교과 <바롬심화종합설계프로젝트> 연계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
교수 1, 학생 9
교수 1, 연구원 1, 학생 8
부산대학교 대학연합 비교과 프로그램 교수 2, 학생 8
한양대학교 교과 <경영대학 캡스톤 PBL> 연계 교수 2, 학생 17
고려대학교 교과 <건축설계 캡스톤디자인> 연계 교수 1, 학생 12

[그림 2]

도시혁신스쿨 운영 단계(사진: 부산진구 프로젝트, 한국해비타트 제공

<표 4>

서면인터뷰 참여자

번호 아이디 성별 소속기관 유형 역할구분
1 A 지자체 운영담당자
2 B 비영리기관 운영담당자
3 C 비영리기관 운영담당자
4 D 민간기업 운영담당자
5 E 민간기업 운영담당자
6 F 대학 운영담당자
7 G 대학 참여학생
8 H 대학 참여학생
9 I 대학 참여학생
10 J 대학 참여학생

<표 5>

서면인터뷰 질문지 내용 일부

번호 내용
1 도시혁신스쿨의 목적 및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참여기관의 협력적 노력이 실제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끼친 영향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측정하고 있습니까?
3 (1) 도시혁신스쿨에서 귀하가 기대한(또는 예상한) 역할은 무 엇입니까?
(2) 실제 수행한 역할은 무엇입니까?
(3) 수행한 역할에 만족하십니까?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 는 무엇입니까?
4 참여자들 간 의사소통은 어떠하였습니까? (소통의 방법, 양과 질에 관한 종합적 평가)
5 다양한 참여기관 유형(대학, 공공기관, NGO, 민간기업) 중 중추조직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기관은 어느 유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표 6>

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

문항 평균
의정부시 (n=28) 전주시 (n=24) 부산진구 (n=36)
프로그램 전반적 만족도 4.6 3.9 4.5
프로그램 전, 후 관련 지식/기술의 향상 4.7 4.4 4.7
프로그램 필요성에 대한 공감 4.6 4.2 4.6
참여 유도 4.9 4.6 4.7
운영 방식의 적정성 4.6 4.0 4.4
섹터별 전문가 멘토링 제공 4.8 4.5 4.2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혁신 참여에 대한 동기 부여 4.8 4.4 4.6
전체 평균 4.7 4.3 4.5

<표 7>

교과 수업 연계와 비교과 프로그램 장단점 비교

구분 장점 단점
교과수업 연계 • 수업 시간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를 위한 시간 확보가 용이함
• 학점을 취득할 수 있음
• 학점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함
• 교수님의 지속적인 멘토링이 가능함
• 교수자의 피드백이 잦아 프로젝트에 대한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음
• 보이지 않는 팀 간의 비교와 경쟁이 있음
• 원하지 않지만 수업 때문에 참여할 경우 프로젝트에 대한 진정성이 약화될 수 있음
• 성적에 대한 압박감을 느낌
비교과 프로그램 • 교과수업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음
• 성적평가가 없으니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볼 수 있음
• 학업 외에 투입해야 하는 시간에 대한 부담이 느껴짐
• 수업이 아니므로 팀원의 적극성을 유도할 수 있는 동력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