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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6(2); 2022 > Article
대학 소양교육 영역의 현황과 발전 방안

Abstract

본 연구는 동서양의 교육사에서 유래가 깊은 소양교육이 제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하였다. 이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대학 소양교육의 역할과 의미를 검토하고 소양교육 영역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서 수행되었다. 이미 국내 여러 대학에서 소양교육 관련 교과들을 필수 교과로 개설하여 운영하는 등 소양교육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교양기초교육원에서는 소양교육 영역을 두어 교양기초교육 표준모델로 제시하였으나 아직 소양교육 영역의 개념 및 의미가 충분히 공유되지 못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소양교육영역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대학 소양교육의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고, 대학 교육 현장의 교양교육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추가적으로 교양교육정책 전문가 9인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실시하였다. 소양교육 연구 동향을 살펴본 결과, 대학에서 소양교육은 주로 해당 분야나 전공의 기본 혹은 실무 능력 함양과 관련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인성교육을 지향하는 소양교육 영역과는 괴리가 있었다. 그러나 국내 대학 교양교육 담당자에게 조사한 결과 이미 31.4%가 소양교육 영역을 적용하고 있었고 이전 조사보다 7% 증가하였다. 또한 소양교육 영역의 필요성에 대해 34.3%의 담당자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여 ‘교양교육표준안’의 교양교육과정의 기본 틀이 적지 않은 대학에 이미 수용되고 정착 단계에 진입하였음을 확인하였다. 교양교육 정책전문가 FGI 결과는 소양교육의 중요성에는 공감을 하였으나 소양교육 영역으로 구분하는 데는 찬반 의견이 분분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로서 국내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소양교육 영역의 자세한 현황 및 교과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음을 제언한다.

Abstract

In this study, character education, which has a deep origin in the educational history of both the East and West, began to be newly illuminated in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and AI era. In line with the trend of the times, this study was conducted as a basic study to review the role and meaning of university character education and to redefine its status. The demand for character education is on the rise, with several universities in Korea already opening and operating subjects related to character education as essential subjects. The Center for Liberal Arts Education has established a literacy education area and has presented it as a standard model for basic liberal arts education. But there is a sense that both the concept and meaning in the education area have not yet been sufficiently disseminated. In light of this problem, this study explored the direction that the newly established status in the character education field is taking. To this end, the research trend of university character education was analyzed, and a survey was conducted on those in charge of liberal arts education in the university’s education field. In addition, a focus group interview (FGI) was conducted for nine liberal arts education policy experts.
As a result of examining the research trend of literacy education, universities perceived that character education is mainly related to cultivating basic or practical skills in the chosen fields or majors of the students. Thus, it proved to be different from the area of character education that aims for personality education. However, as a result of a survey conducted by a person in charge of liberal arts education at domestic universities, 31.4% were already applying to the area of character education, and this number increased by 7% from the previous survey. In addition, 34.3% of the respondents said that the basic framework of the liberal arts curriculum of the “Standards Plan” was already accepted and had entered the settlement stage at many universities. As a result of the FGI, a liberal arts education policy expert sympathized with the importance of character education, but there were divided opinions for and against classifying it into character education areas. Based on the results of this study, it is suggested that both the details of the current status and a subject analysis in the area of character education being conducted at domestic universities need to be conducted as a follow-up study.

1. 서론

교양교육은 전공교육과 함께 대학 교육의 양대 축이다. 이중 교양교육과정을 어떻게 구성하는가는 교양교육에서 핵심적인 사안이다. 교양교육을 담당하는 국가 기관으로서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하 교기원)에서는 2016년 교양교육과정을 기초교육, 교양교육, 소양교육으로 3개 영역으로 구분하여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로 제시하였다. 대학 교양기초교육의 표준모델에서 제시한 3가지 영역을 간략히 소개하면, 기초교육은 대학교육을 받기 위한 기초 지식 및 기본적인 지적⋅언어적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으로서 비판적 사고교육, 문헌 독해 및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교육, 자연의 세계 이해를 위한 수학 및 기초과학 교육을 포함한 정보 문해능력 교육이 해당된다. 교양교육은 교양⋅기초교육과정의 본령으로서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학문적 탐구 성과를 습득하기 위한 여러 분과학문의 기본지식을 조망하는 교육 등이 포함된다. 소양교육은 대학 학문 탐구의 궁극 목적 또는 전제가 되는 포괄적 의미에서 ‘인성’ 함양 교육으로서 정서적 체험 교육, 사회적 체험 교육, 신체적 체험 교육을 포함한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16).
교양기초교육의 표준 모델에 제시된 교양교육과정 중 기초교육 영역과 교양교육 영역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으나 소양교육은 그 범위와 정의, 용어의 적합성에서 아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소양교육이 일반적인 사용의미와 교양교육에서 사용하는 의미가 달라 애매하고, 소양교육의 범위와 의미에 대해서도 학자들 간에 논란이 분분한 실정이다. 게다가 물밀 듯이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과 AI 기술의 발달은 다양한 학문적 융합과 응용학문을 탄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이 소양교육 영역으로 포함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소양교육 영역의 의미에 대해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도전은 소양교육에게 위기이자 도전의 양면성을 가진다. 소양교육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는 것이 위기라면,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에 요구하는 역량 중 많은 부분이 소양교육 영역에서 가능하다는 점이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소양교육 영역에 의해 교양교육이 혁신하고 발전해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로봇으로 대체 불가능하고 문제 해결력을 겸비한 감성적 지능을 가진 사람’(Schwab, 2016: 5-6)이며 이는 인성역량이 기본이 된다. 또한 세계경제포럼보고서에서도 2020년에 필요한 10대 핵심역량에 인성역량과 관련 있는 적극적 자기와 타인 이해, 대인관리, 타인과의 협조, 감성지능, 서비스 지향성, 협상과 설득능력 등이 중요하게 제시되고 있다(WEF, 2016: 21). 이와 같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창조적 사고력’과 ‘감성’은 모두 인성에 기반을 둔 능력으로서(이지성 2019; 최윤식, 2020; Harari, 2017) 소양교육 영역에서 추구하는 본질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대학의 교양교육에서 소양교육 영역은 교양교육의 세 영역 중 기초교육 영역이나 교양교육 영역에 비해 교양교육과정에서 부차적인 영역으로 취급받아 왔다. 그 이유로는 소양교육 영역의 ‘모호함’과 ‘느슨함’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교양교육 현황을 조사한 연구에서 소양교육 영역은 그 정의와 적용에 있어서 ‘가장 모호한 영역과 범주’라고 특징지어졌다. 실제 우리나라 대학의 18.92%에서만 소양교육 영역을 엄정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윤승준 외, 2019: 71).
이런 모호함은 소양교육 영역의 태생적 이유에서 비롯된다. 대학의 교양교육 과정에서 소양교육 영역을 별도의 영역으로 설정하여 강조해 온 것은 지적 영역의 교육과 달리 교육의 내용과 과정이 대학별, 설립 유형별, 인재상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고유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 학술적 교과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정규 수업만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정량적⋅객관적 평가가 쉽지 않은 이유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유와 필요에 따라 소양교육 영역으로 별도로 지정하여 강조하였다. 그러나 소양교육 영역의 정의와 경계가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다는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소양교육 영역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문제점은 ‘느슨함’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양교육과정의 3개 영역인 기초교육 영역과 교양교육 영역, 소양교육 영역 중에서 소양교육 영역은 다른 영역에 비해서 그 개념과 범주를 가장 느슨하게 적용하고 있는 영역(23.38%)으로 드러났다(윤승준 외, 2019: 17). 정서적-사회적-신체적 체험을 소양교육 영역의 요소로 구분한 결과, 대학에서 운영 중인 교과나 활동 중 분류가 어려운 교과 또는 비교과 활동을 모두 소양교육 영역에 쓸어 담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대학별 교시 구현을 위한 교과, 신입생 세미나, 학생지도, 각종 재정지원사업과 관련된 취⋅창업 교육 등의 실용교육까지 이 영역으로 분류되어 소양교육 영역이 마치 기초교육 영역과 교양교육 영역이 아닌 나머지 모두를 일컫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의 각종 재정 지원사업의 선정에서 비교과 교육과정을 주요 평가지표로 활용하고 있어서 학생 참여 수를 늘리기 위해 정규 교육과정과 비교과 교육과정을 무분별하게 연계하여 운영하는 현상까지 더해져 소양교육 영역의 경계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따라서 현재 대학들은 교양교육에서 소양교육 영역의 범위, 정의, 교육과정 구성 및 운영 등에 대해 고민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소양교육 영역이 가지고 있는 ‘모호함’과 ‘느슨함’이라는 두 가지 문제점은 현재 소양교육 영역이 처해있는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특징은 산업화와 전문화로 대표되는 과거 대학의 교육상황에서 현재와 미래를 여는 반전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 모호함은 다양함의 모습으로 확대되며, 느슨함은 유연함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대학 중 51.2%가 소양교육 영역의 모호한 정의와 느슨한 범주에도 불구하고 소양교육 영역에 해당하는 대학 교시 교과, 인성 관련 교과, 신입생 세미나 관련 교과들을 교양 필수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소양교육 영역의 가치와 위상이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소양교육 영역의 교과가 필수 교과목으로 운영되는 현상 때문에, 교양교육과정에서 기초교육 영역, 교양교육 영역, 소양교육 영역의 학점 배분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윤승준 외, 2019: 71). 그러나 역설적으로 여러 대학에서 소양교육 영역의 교과를 필수교과로 운영하고 이에 대한 학점 배분의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은 이미 소양교육 영역의 중요성과 비중이 현실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근거가 된다. 문제는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이론적 분석에 근거한 공유된 가치가 설정되지 못함으로 인해 대학의 현실적이고 다양한 요구와 시대의 변화를 대학 교양교육과정이 반영하지 못하는 데 있다.
최근 대학교육 현장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AI 기술의 발달이 가속화됨에 따라 교육과의 간극을 줄이고자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학생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수법을 시도하고 있다. 교양 교과목의 교수법도 ‘체험학습’, ‘현장 활동 기반’, ‘학문 간의 융합’, ‘참여 활동’의 형태가 점차 강조되고 있다. 개별 교양 교과 단위에서의 체험기반 학습의 시도로서 체험기반 교양교육 교과를 개발하고 전체 15주 중 6주 이상을 체험중심의 학습활동으로 구성하여 운영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최혜진, 2016). 또한 예술 소양 강화를 위해 [음악과 심리], [음악치료]등의 교과에 체험 활동과 프로젝트 수업방식을 채택한 사례 연구(남지연, 2020), 민주적 시민성 함양을 위한 사회문제에 대한 체험 및 협력기반 교육 사례(박현희, 2017)등을 사례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대학교육이 지식 전달에서 체험과 활동 기반 교육으로 변화하길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대학 교양 교과에서 운영되는 거의 모든 교과가 소양교육으로 분류되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 교육적 요구에 의해서 기존 소양교육 영역의 모호한 정의는 사회와 세계의 변화에 맞추어 다시 재정의 될 필요가 있다. 또한 소양교육 영역의 느슨한 적용도 변화에 대응하여 유연하지만 소양교육 영역의 본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필요성에 따라 본 연구는 교양교육과정의 한 영역으로서 소양교육 영역으로 연구 범위를 정하고 대학 소양교육 영역의 정의와 발전 방향을 탐구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서 다음과 같이 연구문제를 도출하였다.
첫째, 대학 소양교육의 영역 구분은 필요한가?
둘째, 대학 소양교육 영역의 발전 방안은 무엇인가?
위와 같은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국내 소양교육에 관한 선행연구를 통하여 용어의 사용 사례와 정의에 관한 연구동향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대학교육현장의 교양교육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교양교육정책과 컨설팅 경력을 가진 교양교육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하여 소양교육의 용어 사용과 범위에 대한 인터뷰(FGI)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소양교육’은 전통적으로 고등교육에서 독자적인 교육 영역으로 분류된 적은 없으나 그 중요성은 동서양의 교육사에서 꽤 긴 시간 동안 고등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서구 교육사에서 ‘소양교육’의 기원은 그리스, 특히 아테네에서 찾을 수 있다. 지식교육이 진행되기 이전 교육의 중심은 제의(祭儀)에 기반을 둔 ‘음악’과 ‘체육(무용)’이었다. 플라톤은 마음과 몸의 조화로운 발달과 전인격적 성장을 염두에 두고, 『국가』 2권과 3권을 중심으로 ‘교육(Paideia)’에 대해 설명하면서 영혼의 함양을 위한 교육을 강조하였다. 이는 오늘날의 인성 함양의 개념에 근접하며, 영혼(psyche)의 함양과 성장을 위한 교육은 ‘신체 교육(Gymnastike Paideia)’과 ‘미적 교육(Mousike Paideia)’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Plato, 2005: 165).
아리스토텔레스도 행복(Eudaimonia)은 신체와 정신의 균형과 조화라고 보고, 일관되게 음악과 체육의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모두 체육과 음악을 중시하였는데, 그 이유가 도덕성의 함양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도덕성, 혹은 인성을 위한 교육에 음악과 체육은 빠질 수 없는 교과목이고, 도덕성⋅음악⋅체육은 ‘행복(Eudaimonia)한 삶’, ‘아레테(Arete)와 덕(Virtus)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라는 점이다.
동양교육사에서는 도덕성을 중심으로 신체와 정신의 여러 영역의 연관성을 찾고 이를 포괄하고자 한 것은 육예(六藝)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육예(六藝)’는 ‘예(禮)’, ‘악(樂)’, ‘사(射)’, ‘어(御)’, ‘서(書)’, ‘수(數)’ 6개 교과목이다. ‘예’는 관혼상제(冠婚喪祭), ‘악’은 시(詩)⋅음악⋅춤, ‘사’는 활쏘기와 사례(射禮), ‘어’는 승마술, ‘서’는 글쓰기 및 서법(書法), ‘수’는 수학(數學)이다. ‘육예’는 지식 교육(예, 서, 수), 신체 교육(사, 어), 정서 교육(악)의 통합적 체계이다. 지식, 신체, 정서 교육의 가짓수 차이에서 중요도의 차이를 볼 수 있지만, 6가지의 대등한 나열은 어느 하나의 결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소양교육’은 동서양의 교육사에서 역사적으로 그 연원이 상당히 오래되었으며, 주지주의적 학문과 함께 전인교육에 필요한 한축을 담당해오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사전에 따르면, ‘소양’은 ‘평소 닦아 놓은 학문이나 지식’을 의미하며,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개념과 서로 통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음악적 소양이나 기술적 소양이 있다고 할 때, 오늘날 ‘적성’이나 ‘역량’의 개념과도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손승남, 남기호, 2019: 3). 표준국어사전에서 ‘소양교육’의 정의는 ‘어떠한 일을 할 때 필요한 지식이나 마음가짐’을 의미한다.1) 이 정의를 따르면, 교기원에서 아래와 같이 제시한 소양교육의 정의와 일맥상통한다. 소양교육에 대한 관점은 소양(素養)이라는 표현에서 소(素)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교기원의 정의에서 사용된 것처럼 소(素)를 ‘바탕’, ‘자질’로 해석하는 경우와 두 번째는 소(素)를 예(禮)로 해석하여 ‘꾸밈’, ‘보완’으로 판단하는 경우이다.
첫 번째, 한국교양기초교육원에서 제시한 소양교육의 정의는 ‘교양교육을 비롯해 대학에서 학문 탐구의 궁극 목적이 되기도 하고 그 전제가 되기도 하는, 포괄적 의미에서의 ‘인성’을 함양하는 교육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 용어를 사용한다. ‘소양(素養)’이라는 용어는 『논어』의 “흰 비단을 마련한 후에 그림을 그린다.”(繪事後素)는 ‘인성우선론’(人而不仁如禮何)에서 원용한 것이다. 지성인이 되기 위해 대학생들이 지녀야 할 소양에는 미적 감수성으로 나타나는 정서적 자질과 공동체적 삶을 가능케 하는 인애(仁愛), 정의, 배려, 정직 등의 도덕성이 핵심적인 것으로 자리한다(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16).
이 정의에 사용된 ‘소양(素養)’이라는 용어는 『논어』 「팔일」의 “회사후소(繪事後素)”에서 따온 것인데, 이는 인성우선론이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회사후소(繪事後素)”에 대해 소(素)를 ‘바탕’, ‘자질’, ‘교육의 근본인 인성’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주희(朱熹)의 해석을 전적으로 따른 것이다. 이 해석에 의하면, 소양교육은 다른 교육에 우선하고 바탕이 되는 교육의 위상을 지닌다. 이에 대해 손승남과 남기호는 공자와 맹자 그리고 주자의 집주를 종합하여 ‘마음의 바탕을 기르는 교육’으로서, 인간의 본성을 보존하고 사람됨을 함양시키는 근본 교육이라고 정의하기도 하였다(손승남, 남기호, 2019: 4).
이러한 정의에 따라서 소양교육 영역은 ‘신체적 체험⋅정서적 체험⋅사회적 체험’과 함께 ‘대학 교시 교과⋅신입생 세미나⋅학생지도’를 포함하고, 소양교육 영역의 지향점은 인성의 함양이라는 점을 명확한 목적으로 표기하였다. 이와 같이 규정할 경우, ‘소양교육’은 다른 교육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교육이고, 다른 영역의 교육은 이 영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종속적 요소로 간주 될 가능성이 생긴다. 즉 ‘소양교육’이 과도하게 비대해질 위험성이 위의 소양교육에 대한 설명에 내포되어 있다.
두 번째 해석으로는 한편, 한대(漢代) 주석가인 공안국(孔安國), 정현(鄭玄)은 모두 소(素)를 ‘마지막에 꾸며서 마무리하는 것’, 즉 예(禮)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논어』의 이 구절은 ‘아름다운 보조개와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있다면, 예(禮)에 의해 아름다움이 완성되어야 한다’는 해석이다. 이렇게 보면 ‘소양(素養)’은 목적이자 바탕이 아니라, 본질적인 어떤 것(仁)을 완성하거나 그것과 균형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 해석을 따르게 되면, ‘소양(素養)’의 의미도, ‘소양교육’의 의미와 역할은 부가적이고 갖추어서 완성하는 의미가 된다. 이처럼 ‘소양(素養)’은 두 가지의 해석에 따라 본질적이고 근본이 되는 인성교육의 성격을 가지는지, 아니면 갖추어 완성하는 보완적 성격에 해당하는지의 위상이 달라지는 양상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소양’이라는 단어의 내용이 가진 일반적 의미와 교기원에서 지정한 ‘소양교육 영역’으로서 특수한 의미가 혼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양교육과정에 관심이 높은 사람이 아닌 경우, 대부분 ‘소양교육’은 우리가 흔히 ‘소양이 있다’, ‘소양을 쌓다’로 통용되는 일반적 의미의 교육으로 이해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양이 있는 사람은 교양이 있는 사람과 동일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먼저 국내연구에서 ‘소양교육’의 용어를 사용하는 논문을 대상으로 소양교육이 어떤 의미로 통용되고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기초 자료로서 조사, 분석하여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위상을 확인하고자 한다.

3. 연구방법 및 결과

3.1. 소양교육 연구 동향 분석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대학 교양기초교육 표준모델(한국교양기초교육원, 2016)에 근거하면, 소양교육의 영역은 인성교육이 중심이 되고 여기에는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체험, 교시 구현이나 신입생 정착, 학생지도와 관련된 과목들이 포함된다. 이 중 신체적 체험은 실천적 규범 교육을 위한 개인의 심신 단련을, 단체 협력과 유대를, 정서적 체험은 정서적 감응과 관련하여 예체능 분야에서 실연 및 감상을, 사회적 체험은 사회봉사나 협력적 리더십을 계발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한다. 이를 통해 교양교육은 지-정-의 모든 영역에서 실현하는 전인적 능력의 함양을 지향한다.
소양교육이 이러한 취지와 용도를 가진 용어인지 검토하기 위해 국내 대표 학술 정보 사이트인 RISS에서 ‘대학 소양교육’, ‘소양교육’, ‘소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였다. 그 결과로 도출된 국내 학술지는 각각 956건, 2,539건, 5,357건(2022. 01. 25. 기준)이었다. 연구 분야를 보면, 크게 이공계, 인문학, 융합, 직업, 예술 등의 분야와 관련지어 소양을 다루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이공계 분야 공학 소양, 인문학적 소양, 예술 및 융합분야 소양교육에 대해 순서대로 조사하여 분석하였다.

3.1.1. 이공계 분야 소양교육 연구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를 토대로 공학, 과학, 수학, 정보 소양을 이공계 분야 소양으로 분류하였다. 먼저 공학 분야를 보면, 관련 학술 연구는 공과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학소양교육의 전반적인 현황이나 요구사항을 확인하거나 관련 사례를 제시하는 등의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강소연, 최금진, 2006; 박진원, 백현덕, 심수만, 정보현, 2004; 송성수, 2012; 정은정, 2015).
또한 소양은 주로 공과대학의 맥락에서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전공 관련 기본, 필수 지식과 관련되어 정의되고 있었다(김유신, 윤상근, 안호영, 2012). 여기에는 공학적인 지식을 이해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및 수행 능력, 문제해결능력 및 현장 적응능력,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양교육의 목적은 직업인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인재의 양성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볼 때, 공학 분야에서 소양은 전공과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이고 유능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단계상의 기본 능력으로 다루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과학 분야에서의 소양교육을 살펴보면, 다양한 계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과학의 근본을 이해하고 증거에 기반하여 논리적인 사고를 하며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소양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분야의 경우, 소양에 대해 이공계, 자연 계열 학생과 함께 인문 계열, 예비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 소양 함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김동욱, 2017; 유지혜, 이영희, 2019; 홍선희, 우애자, 2009).
과학 분야의 소양은 분야나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필요한 지식이고 소양교육의 목적은 과학 지식을 토대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데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기초 수학, 정보 소양 관련 선행 연구를 보면, 모두 소양을 직무 능력과 유관하여 보고 있고 소양의 함양을 통해 궁극적으로 IT 도구를 잘 활용하고 컴퓨팅 사고력을 제고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김경민, 2017; 정치봉, 2002).
이공계 분야의 소양을 다루는 연구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소양을 기초, 교양과 다르게 전공 공부를 위한 기본이나 선수 단계 혹은 사회인이자 직업인으로서 요구되는 사고 능력을 함양하는 맥락에서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1.2. 인문 분야 소양교육 연구

인문학적 소양교육 관련 연구를 보면, 경찰, 간호, 건축 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전공을 이해하거나 더 나은 직업인이 되는데 도움이 되는 능력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다루고 있었다(김문정, 2016; 이창훈, 2014; 함복희, 2018). 또한 인문학적 맥락에서 소양을 능력의 발휘나 회복을 돕고 내적 바탕이 되며 사유하는 능력으로 보는 관점들이 있었다(안미영, 2017; 장상필, 김지일, 2015; 정연재, 주소영, 2019). 인문학적 소양의 경우, 특정 전공이나 직업을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보는 경우가 있는 한편, 학문적인 특징에 기반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는 사유 능력과 주체적인 태도를 기르는데 중점을 두는 연구들도 있음을 볼 수 있다.

3.1.3. 예술⋅융합분야 소양교육 연구

예술 분야에서의 소양을 보면, 무용 소양과 미술 분야의 미적 소양이 제시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예술을 경험하고 체험함으로써 삶을 이해하고 음미하며 삶에 적용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임수진, 2020; 김형숙, 2010).
다음으로, 융합인재 소양 관련 연구는 융합 프로그램이 융합인재 소양에 미치는 효과 분석이 있었다(김병만, 윤정진, 김성원, 2017). 직업 소양의 경우에는 방송 전공 학생들의 직업 소양능력 조사, 예비 교사의 교직 소양 함양 도서 연구(김태훈, 2009; 오만덕, 이승희, 2011) 정도가 있었다. 이는 소양을 해당 영역에서의 기본적인 능력, 여러 직군과 관련하여 필요한 실무 역량 등으로 보고 있음을 말해준다.
아래 <표 1>은 지금까지의 내용을 토대로 국내 이공계, 인문학, 융합예술 분야의 소양의 개념을 종합하여 정리한 것이다. 이를 볼 때, 소양의 개념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체로 유관 분야 혹은 특정 분야의 기본, 실무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요건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공학, 인문 분야 등에서는 전공이나 직업에서 요구되는 사전 단계로서의 기본, 필수 능력으로 소양이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예술 분야의 경우, 체험에 기반 한 소양 교육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표 1>
선행 연구 분야별 소양 개념
구분 분야 소양의 주요 개념
1 이공 • 공학: 해당 분야에서의 유능한 직업인 양성을 위해 필요한 기본 능력
• 과학: 다양한 계열의 학생 대상 과학 지식에 대한 근본 이해, 증거 기반 사고, 합리적 문제해결능력
• 기초 수학, 정보: 직무 능력과 유관, 해당 영역의 관련 사고 및 실무 능력
2 인문 • 다양한 분야의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이해하거나 훌륭한 직업인으로 성장하는데 기반이 되는 능력
• 성찰/사유 능력, 주체적인 태도
3 예술 • 예술적 체험, 예술을 통한 삶의 이해 및 음미와 적용
4 융합⋅직업 • 융합: 해당 영역에서의 기본적인 능력
• 직업: 여러 직군 관련 실무 역량
이상 국내 소양교육에 대한 선행연구를 통해서 각 공학 분야, 인문학분야, 예술 및 융합 분야에서 소양교육의 의미와 활용 사례를 살펴보았다. 국내에 소개된 소양교육 연구들은 주로 국립국어원 정의인 ‘소양’을 ‘평소 닦아 놓은 학문이나 지식’의 의미에 더 가까웠다. 교양교육과정의 소양교육 영역에서 의미하는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체험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는 교기원의 ‘소양’ 교육의 목적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었다.
학술연구에서 소양 교육은 대체로 각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 관련 기초 혹은 기본 지식 및 역량을 함양하는 것으로 규정되고 또 다루어지고 있었다. 구체적인 맥락에서 요구되는 기본 능력을 소양으로 보고 전공별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양’의 의미는 전공 공부를 잘하기 위한 기초 혹은 대학 졸업 후 직업 분야에서의 성공에 기반이 되는 역량으로서 주로 개념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개념과 서로 통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음악적 소양이나 기술적 소양이 있다고 할 때는 오늘날 ‘적성’이나 ‘역량’의 개념과 비슷하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손승남, 남기호, 2019: 3).
국내 소양교육에 대한 선행연구 분석 결과 교기원에서 제시하는 소양교육 영역의 지향점과는 괴리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소양교육을 ‘기본 지식’ 또는 ‘바탕’의 의미로 통용하고 있었다. 이것은 비록 인성교육적 맥락에서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소(素)를 ‘바탕’, ‘자질’로 해석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인 용례로 판단된다. 또한 교양교육과정으로서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본질적 연구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양교육 영역이 교양교육과정에서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자리 잡지 못한 점을 확인한 것 또한 중요한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2. 소양교육 영역 현황과 인식 조사

소양교육의 정의와 위상에 대해 대학의 교양교육 관계자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선행 연구 등을 토대로 설문 문항을 구성하였다. 1차로 구성된 조사 설문지를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교양교육 컨설턴트 4인과 4명의 교양교육 전문가 그룹에게 2020년 7월 20일부터 8월 2일까지 문항 검토를 받아 완성하였다. 2020년 8월 5일부터 9월 20일까지 완성한 조사 설문지를 대학교육협의회 회원 대학인 160여 개 대학의 교양교육전문가(교양대학 또는 교양 교육기관장, 행정실장, 담당자)에게 전자메일로 공문과 함께 발송하였다. 이후, 수신 여부와 설문응답 방법 및 담당자를 전화로 확인하여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다. 코로나19 이슈로 인한 대학별 현안 대응 상황으로 인해 설문조사의 수거율이 높지 않아 회신은 최종 35건으로 완료되었다.
교양교육 담당자들이 응답한 기본 정보를 분석한 결과, 대학별 설립 유형은 사립이 74.3%(26명), 국립이 25.7%(9명)로 사립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학교 소재지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였는데, 서울이 20.0%(7명), 충북이 14.3%(5명), 경기, 전북, 부산 각 11.4%(4명) 등으로 조사되었다. 대학의 규모는 1만 명 이상~2만 명 미만이 37.1% (13명), 5천명 이상~1만 명 미만이 34.3%(12명) 등으로 5천 명~2만 명 미만의 대학이 다수를 보였다. 대학 특성으로는 일반대학이 88.6%(31명)로 대다수를 나타냈다. 담당자 직급으로는 교양교육기관 행정실장 22.9%(8명), 학장 14.3%(5명)으로 분포하였으며, 교양교육 담당 직원 등의 기타가 57.1%(20명)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의 평균 근무 기간은 35.85개월로 확인되었다. 이를 볼 때, 본 설문에 행정실장, 학장 등의 직급을 가진 이들 외에도 실무를 담당하는 다수의 직원들이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그림 1]과 같이 교양교육과정에서 소양교육 영역을 적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소양교육 영역이 편성되어 있다는 응답이 31.4%에 해당하였고, 없다는 응답은 68.6%에 해당하였다. 이 수치는 소양교육 영역을 적용하고 있는 대학의 비율이 24.32%(윤승준 외, 2019: 46)라고 제시한 연구결과와 비교했을 때 1년 사이 약 7%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그림 1]
소양교육 영역 편성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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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교육 영역이 필요성에 대한 교양교육 담당자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그림 2]와 같이 34.3%의 담당자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으며,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45,7%,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20%에 해당하였다. ‘소양교육’ 과정이 이미 편성되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증가한 측면과 편성이 필요하다는 담당자의 응답 비율을 고려할 때 ‘교양교육표준안’에서 제시한 교양교육과정의 기본 틀이 적지 않은 대학에서 이미 수용되고 정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2].
[그림 2]
소양교육 영역 담당자 필요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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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기원의 소양교육 영역의 정의에 근거하여 대학 교시구현 영역, 인성교육 영역, 신입생 적응 영역, 사회적 체험 영역, 신체적 체험 영역, 정서적 체험 영역으로 구분하여 각 영역이 편성되어 있는지와 영역 구분이 필요한지 담당자의 의견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그림 3]과 같이 인성교육 영역(54.3%)과 신체적 체험 영역(51.4%)이 가장 많이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소양교육 영역 세부 영역 편성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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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부 영역에 대한 필요성을 조사한 결과, [그림 4]와 같이 인성교육 영역(62.8%)과 신체적 체험 영역(56.3%)이 영역 편성 여부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신입생 적응 영역이 필요하다는 응답(51.4%)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인성교육 영역은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8.6%로 매우 낮아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모든 영역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이 실제 세부 영역이 편성된 수치보다 상회하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충분할 때 영역으로 적용되었음을 확인하였다.
[그림 4]
소양교육 영역 세부 영역 담당자 필요 의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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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세부 영역에 해당하는 교과목의 편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그림 5]와 같이 가장 많이 개설된 교과로 인성 교육 관련 교과목이 94.2%에 해당하였다. 그 외 정서적 체험 교과와 신체적 체험 교과, 사회적 체험 교과 순으로 높은 개설 율을 보였다.
[그림 5]
소양교육 영역 교과의 개설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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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교육 영역의 교과목 개설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분석한 결과, 인성교육 교과목의 필요성이 8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신체적 체험 교과, 신입생 적응 교과, 사회적 체험 교과 순으로 높은 의견을 보였다. 소양교육 영역에 해당하는 교과의 개설 비율은 담당자의 교과 필요성 인식을 상회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소양교육 영역의 교과가 필요한지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넘어서 이미 충분히 개설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만, 신입생 적응 교과는 [그림 6]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담당자의 필요성 인식도(80%) 보다 낮은 비율인 71.4%로 개설되어 있어 향후 신입생 적응 교과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그림 6]
소양교육 영역 교과의 담당자 필요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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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교양교육 담당자의 인식과 현황을 조사한 결과, [그림 1]에 제시된 바와 같이, 국내 대학의 31.4%가 소양교육 영역을 편성하고 있었다. 또한 교기원에서 제시한 소양교육 영역의 정의에서 제시하는 사회적 체험, 신체적 체험, 정서적 체험 관련 교과들이 평균 87.6%의 대학에서 개설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인성교육 관련 교과들의 개설 비율이 94.2%에 해당하여 교양교육 현장에서 매우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소양교육 영역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인성교육이 현장에서 잘 구현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의미 있는 결과로 다음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이들 소양교육 영역의 교과들의 개설비율과 교양교육 담당자의 필요성 인식 수준이 소양교육 영역과 각 세부 영역의 개설율과 필요성 인식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이점은 현장에서 소양교육 관련 교과들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이러한 교과들을 담을 영역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둘째는 소양교육 영역의 교과나 세부 영역의 개설 비율이 교양교육 담당자의 필요성 인식보다 더 높은 비율로 개설되어 있는 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점은 현상을 제도가 쫒아가고 있는 모습으로서, 시대적 흐름과 현실적 교육 요구에 의해 개설된 교과와 영역을 담당자의 인식이 뒤쫓아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담당자의 필요성 인식이 충분한 공감대를 얻을 때 각 영역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같은 논리로 소양교육 영역은 현장 담당자의 인식이 쌓인 결과이며, 담당자의 인식은 소양교육 관련 교과의 필요성이 축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즉 소양교육 영역의 탄생은 현실적 요구에 의한 필요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3.3. 소양교육 영역의 발전 방안을 위한 FGI 결과 분석

연구 문제인 소양교육 영역의 의미와 발전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전문가 그룹 포커스 인터뷰(FGI)를 실시하였다. FGI(Focus Group Interview)는 일반적으로 연구자가 결정한 주제에 대한 참가자의 인식과 경험에 기초하여 그룹 토론을 통해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정의된다. FGI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경험과 태도를 탐구하는 데 매우 적합하며, 현상의 깊이와 복잡성을 탐구하는데 강점이 있다(Carlsen & Glenton, 2011). 본 연구에서는 교양교육과정과 소양교육 영역이라는 전문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의 교육적 경험과 통찰을 통해서 양적 연구에서 얻기 힘든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추출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이 연구방법을 선택하였다. FGI의 적절한 인원수는 대략 6~12명으로 추천된다(Patton, 2002). <표 2>와 같이 대학교육협의회와 교양기초교육원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해 온 교수 4명, 교양교육과정을 연구해온 교수 4명과 연구원 1명으로 총 9명이 참여하였다. 전문가 그룹의 구성원은 모두 박사 이상의 학력을 가졌으며, 평균 15년 이상 교양교육 분야의 경력을 가졌다. 이 중 8명은 4년제 대학에서 교양교육기관의 장 또는 주요 직책을 담당하고 있고 1명은 교양교육기관의 박사급 연구원으로 재직 중으로 교양교육과정으로서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취합하는 데 충분한 경력인 것으로 판단된다. 인터뷰 방법은 1차로 연구문제를 서면으로 질의하여 각각 개별 교수의 답변을 받아서 취합하여 공유하였다. 2차로 공유한 내용을 바탕으로 ZOOM을 활용한 온라인 동영상 그룹 미팅을 통해서 개별 사안에 대한 2차 답변을 청취하였다. 포커스 그룹 인터뷰에 참여한 전문가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표 2>
전문가 그룹 구성
구분 대학 성별 직위 경력 비고
P1 D대학교 전)교양교육 컨설턴트
현)교양대학장
13년 박사/교수
P2 S대학교 전)기초교육원장 20년 박사/교수
P3 G대학교 전)교양대학장
현)교양교육학회 임원
36년 박사/교수
P4 Y대학교 전)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 회장 20년 박사/교수
P5 K대학교 교양교육센터장 15년 박사/교수
P6 K대학교 교양교육센터 12년 박사/교수
P7 K대학교 교양교육센터 5년 박사/교수
P8 K대학교 교양교육센터 7년 박사/교수
P9 G기관 국가 교양교육기관 과장 8년 박사/연구원
먼저 첫 번째 연구 문제인 소양교육 영역의 필요성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소양교육을 전공교육 전에 필요한 바탕으로 보며 소양교육 영역을 교양교육 영역과 구분되는 별도의 영역으로 보는 의견과 두 번째는 교양교육과정에서 소양교육의 영역구분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첫 번째, 소양교육을 전공교육 전에 인성을 비롯한 사회적 정서적 신체적 체험으로 보는 의견은 넓은 의미에서 교양교육과정 전체의 목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영역 구분이 매우 모호해진다는 비판을 받는 면이 있다. 그러나 소양교육 영역은 필요하며 전인교육, 인성교육과 같이 현재 소양교육의 용어를 대체할 용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첫 번째 관점은 전공과 구분하여 교양교육의 기초교육 영역, 교양교육 영역, 소양교육 영역 중 소양교육 영역이 인성과 도덕, 품성을 갖추는 체험 위주의 교육을 구분하는 현재 교양기초교육원의 입장과 동일하다. 이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의견 중 비슷한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P1/P5: 소양이라는 말은 회사후소(繪事後素)에서 가져왔다. 흰색에 색칠을 나중에 한다는 것. 흰 바탕이 있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듯 넓은 의미에서 교양교육은 전공교육 전에 필요한 바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양교육이라고 하는 용어가 교양교육의 일반적 목적을 포괄하기 때문에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면서도 교양교육의 범주에는 기초교육뿐 아니라 전인교육도 포함되어야 하므로 소양교육 혹은 다른 용어나 명칭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소양교육에 인품, 성품, 체육, 정서적 강화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러한 가치가 소중한 가치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용어는 조금 더 부합하는 용어를 찾으면 좋을 것 같다.
P3/P6: 근대가 이성의 시대였다고 하면 근대 이후에는 감성의 시대가 되리라 예측한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학생들에게도 공감 능력, 협업 능력이 필요할 시대이다. 지⋅정⋅의… 지적인 부분은 교기원에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과 의는 어느 부분에서도 얘기하고 있지 않다. 지(이성), 정(감성)뿐만 아니라 의지적인 교육에 대해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그런 측면에서의 대학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영역의 구분을 다시 없애면 기존에 잘 세팅되었던 지적인 교과목과 소양교육이 다시 정신없이 섞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한 차원에서 교양교육 영역과 소양교육 영역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미술, 미적가치를 소양교육에서 정서적 체험과 약간 오버랩 되는 부분이 있어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잘 구분해서 소양교육 영역을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입장은 교양교육에서 소양교육 영역을 구분하여 별도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외국대학에는 소양교육이라는 구분이 없으며 전공 이외에는 모두 교양교육으로 포함된다는 의견에 전문가 3인 이상이 비슷한 지지 입장을 나타내었다.
P3: 교기원이 컨설팅을 하면서 전공 이외에 모든 것이 교양교육에 들어가 있으니까 고민하다가 학술성과 보편성을 가진 것을 교양교육 영역으로 두고, 나머지를 소양교육 영역으로 편성한 것 같다. 소양교육 영역이라는 것이 외국 대학에는 없다. General Education required. 체육, 외국어, 글쓰기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을 소양이라고 하지 않는다. 도쿄대도 과목들을 쪽 나열해놓았지 소양교육 영역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교기원의 컨설팅이 계몽 운동의 성격을 가지면서 교양교육 영역과 소양교육 영역을 구분하고 있으나 이런 체험 교과도 얼마든지 학술성과 보편성을 가진 것으로 구성될 수 있으므로 교양교육 영역과 소양교육 영역을 꼭 구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P4: 신체적⋅정서적⋅사회적 체험이 학술성이 없다고 교양교육과 구분할 이유가 없다. 외국 대학의 경우 신체적 체험에서 체육을 하는데, 반드시 단체 게임, 경기에 참여해야 한다. 다른 대학하고도 하면서 협동심, 배려심을 배우면서 함양해 나간다. 한국은 상당히 다르게 진행되고 있고 단순히 스포츠를 배우는 차원에서 끝난다. 사회적 체험도 한국은 단순하게 봉사점수를 준다. 외국 대학은 지역사회와 프로젝트를 한다든지, 다른 국가들에 가서 그 지역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성과 학술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체험이다.
P2/P7: 카테고리를 만들어버리면 자생적인 영역이 생기고 그 영역을 유지하려 하는 속성이 생긴다. 소양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목으로 영역을 만드는 것과 다른 것이다. 여러 과목에서 소양교육이 이루어지는데, 꼭 소양교육 영역이 필요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꼭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소양교육 영역을 만드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도 소양교육의 영역을 따로 책정해놓지는 않았다.
연구문제 2번 소양교육 영역의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는 소양교육이 현재대로 교양교육 내에서 존재한다면 소양교육 영역의 정의를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소양교육 영역의 모호함과 애매함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소양교육을 교양교육과정과 분리해서 비교과 프로그램에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의견이 다수 있었다.
P1/P6/P8/P7: 소양교육 말 자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은 맞다. 교기원에서 별도의 영역으로 만든 이유가 있을 것인데, 특히 기초, 교양, 소양으로 구분한 이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용어상에 정의가 필요한 것 같다. 내용에 있어서는 기초, 교양, 소양 영역인지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해 정의가 필요할 것 같다. 학술성 여부에 따라 교과와 비교과 구분이 분명히 필요하다. 외국사례에서 소양교육으로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다. 미국대학에 이러한 소양교육 영역이 없기 때문에 전체 교양교육에서 소양교육이 어떤 비중인지를 살펴서 각 대학의 상황에 알맞게 구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P2/P3 소양교육은 교양교육과 거의 동일시되어왔다. 따라서 소양교육에서 가르치는 것과 교양교육에서 가르치는 것이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따라서 소양 관련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면 소양 말고 다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빨리 조정을 해야 한다. 만약 소양교육을 쓴다면 비교과에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교과 프로그램 안에서 소양교육이라는 의미를 쓰면 좋을 것이다. 소양프로그램, 취⋅창업 프로그램. 리더십 프로그램 등으로 제한해서 쓰는 것이 좋을 듯하다.
P4: 과거 중소기업에서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대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많이 시켰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인성 교과목을 들었다고 해서 학생들을 채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중소기업에서 의미하는 인성이라는 말의 의미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된 것 같다. 유연성, 신의 등 여러 가지를 인성 의미에 포함된다. 따라서 대학교에서 그냥 단순하게 인성교육이라든지 소양교육을 꼭 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보아야 할 것 같다. 따라서 말이 주는 의미보다는 이러한 특성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하는지를 구분 지어 주면 좋을 것 같다.
교양교육전문가를 대상으로 FGI를 실시한 결과, 모든 전문가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소양교육의 본래 취지와 그 중요성에는 공감을 하나 소양교육 영역을 구분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에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였다. 연구문제 1번에서 P1,3,5,6은 소양교육 영역이 필요하다는 논지를 펴고 있다. 대학 교육이 전공교육 전에 인품, 성품, 체육, 정서적 강화 등의 소양교육이 필요하며, 현대는 감성의 시대로서 이에 맞는 교육으로 소양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초교육 영역, 교양교육 영역, 소양교육 영역으로 구분하여 현재 국내 대학에서 정착화 되고 있는데 이를 없앤다면 그 이점보다 혼란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P2,3,4,7은 소양교육 영역이 외국대학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체험 교과가 학술성이 없다고 교양교육과 구분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연구문제 2번 소양교육 영역의 발전 방안에서는 ‘소양교육’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교양교육’의 의미와 혼동되어 사용되므로 전인교육이나 인성교육과 같이 명칭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의견과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였다.

4. 결론

이 연구는 교양교육과정에서 기초교육 영역과 교양교육 영역이 주요 관심 대상이었던 풍토에서 오랜 시간 동안 부차적으로 다루어지던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부각됨을 보여준다. 소양교육은 동⋅서양의 교육사에서 그 전통이 길고 인성의 함양과 전인교육에 기여하는 존재 이유가 분명하다. 이렇듯 소양교육은 본래 있었으나 그 존재를 부각시켜 영역으로 나누고 명칭을 부여하자 영역을 나눌 필요가 있는지와 명칭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의견이 팽팽한 지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에 따라서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현황과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대학교육 현장의 교육담당자에 대한 설문조사와 전문가 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먼저 소양교육의 용어 사용에 있어서 소양교육의 전반적인 연구 동향을 살펴본 결과, 학문적 연구들에서 소양 교육은 대체로 각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 관련 기초 혹은 기본 지식 및 역량을 함양하는 측면에서 다루어지고 있었다. 교양교육의 맥락에서 소양교육을 전인교육이나 인성교육의 취지에서 ‘소양교육’의 용어를 사용한 논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소양’을 정의하면서 분야별 필요한 기본 혹은 실무 역량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이공, 인문, 융합 분야 등에서는 소양을 해당 전공이나 직업적 준비와 성장을 위해 필요한 기본 혹은 실무 능력으로, 예술 분야에서는 일부 연구가 예술적 경험과 체험의 맥락에서 소양을 보는 경우가 있었다. 선행 연구를 토대로 종합 정리를 해보면, 소양교육은 전공교육을 위한 기초교육으로서 각 분야에서 유능하고 훌륭한 직업인을 양성하는데 필요한 교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교양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체험 기반 교육을 지향하는 소양 교육의 본래 목적과는 괴리가 있다. 그러나 교기원(2016)에서 제시하는 소양교육의 정의에서 “회사후소(繪事後素)”에 대해 소(素)를 ‘바탕’, ‘자질’로 보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어 ‘소양교육’이 일반적으로 바탕, 기본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교양교육과정으로서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를 찾기 어려워 아직 소양교육 영역이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 자리 잡지 못했음을 확인하였다.
대학교육 현장의 교양교육 담당자들에게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현황과 인식을 조사한 결과, 국내 대학의 31.4%가 소양교육 영역을 적용하고 있었다. 이 수치는 2019년 국내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 한 24.32%(윤승준 외, 2019: 46)의 수치보다 1년 사이 7%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소양교육 영역이 필요성에 대해 34.3%의 담당자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여 ‘교양교육표준안’의 교양교육과정의 기본 틀이 적지 않은 대학에 이미 수용되고 정착 단계에 진입하였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교기원에서 제시한 소양교육 영역의 사회적⋅신체적⋅정서적 체험 관련 교과들이 평균 87.6%의 대학에서 개설되어 있었다. 그리고 인성교육 관련 교과들의 개설 비율이 94.2%에 해당하여 교양교육 현장에서 매우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소양교육 영역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인성교육이 대학교육 현장에서 잘 구현되고 있음을 판단할 근거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소양교육 영역의 교과들은 교양교육 담당자의 필요성 인식보다 더 높은 비율로 개설되어 있어서 시대적 흐름과 현실적 교육 요구에 의해 개설된 교과를 대학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즉 소양교육 영역의 탄생은 현실적으로 필요적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소양교육의 정의와 영역의 존치에 대한 전문가 그룹의 논의에서는 폐지와 존치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양교육 연구의 동향과 소양교육의 정의와 출처에 대한 선행연구 검토 과정, 전문가 FGI를 거치면서 소양교육 영역의 문제는 본 영역의 존치와 폐지로 수렴되어 초점이 분명해지는 결과를 얻었다. 먼저 폐지를 주장하는 관점은 이 영역이 비 학술적이고 연성화된 교양 교과목을 인정하는 존재 이유가 되며, 인성교육이 목적이라는 영역의 정체성이나 교육 방법이 모호한 점, 해외 대학에서 소양교육 영역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한 사례가 드물다는 데서 그 근거 이유를 제시한다.
존치를 주장하는 관점은 내용으로서의 소양교육은 정신과 신체, 정서의 균형적 함양을 위해 교육과정에 포함될 필요가 있고, 심신 조화론에 따른 교육이나 전인교육의 이념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으로서 소양교육 영역의 가치가 있다는 점, 또한 학문과 지식의 변화가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지성과 지식 중심 교육보다는 전인적 보편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이와 같이, 소양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있으면서도 소양교육 영역에 대한 논의는 팽팽한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대학은 해외 대학과는 달리 주지주의적 교육제도 하에서 체험 활동이 제한적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부족한 체험 활동을 비교과프로그램에서 보완한다고 해도 이는 부차적 활동에 머물 수밖에 없다. 소양교육 영역은 사회적⋅정서적⋅신체적 체험 활동을 강조함으로써 이론보다는 현장과 활동 중심의 커리큘럼을 활성화하고 비중 있게 다루는 체제를 제공하는데 그 취지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영역을 구분한다는 것은 학점 배분과 이수 기준이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소양교육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오히려 기초교육 영역과 교양교육 영역을 보호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인성교육을 지향하면서 사회적⋅정서적⋅신체적 체험 교육을 강화하는 시대적 흐름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을 제언하고자 한다. 인간의 이성이 기계와 구분되는 것은 기계가 설계된 특정 작업만을 수행하는 것에 반해, 이성은 모든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보편성이다. 따라서 이성의 함양은 한 가지 방향이나 제한된 경험이 아니라 포괄적이고 다양한 자극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해외 대학과는 다른 특성을 가진 국내 대학교육 환경에서 소양교육 영역이 기초교육 영역의 도구적 특성과 교양교육 영역의 학문적 특성의 교과들과 구분되어 해당 영역에서 도달해야 하는 교육적 목표에 충실한 커리큘럼을 발전시킨다면 영역 구분의 이익이 폐지보다 상회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소양교육 영역을 존치할 경우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소양교육 영역의 지향점인 ‘전인교육 영역’이나 ‘인성교육 영역’을 사용할 경우 다시 교양교육과정 전체의 목적과 중복된다는 점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소양교육은 기본이나 바탕의 의미를 지님과 동시에 추가와 보완, 자질, 역량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으므로 오히려 인성교육으로 수렴함과 동시에 확산도 가능한 용어라고 판단된다. 게다가 현재 국내 대학의 31.4%가 소양교육 영역을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용어를 변경하는 이익이 크지 않고 적절한 용어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유지하는 방안에 힘을 실어주고자 한다.
이 연구는 교양교육과정 내에 소양교육에 대한 기초 연구로 실시되었다. 소양교육 관련 기존의 연구 동향과 교양교육 담당자 설문 조사, 전문가 그룹 인터뷰를 통해 소양교육 영역의 의미와 발전 방안을 살펴보았다. 이 연구는 35명의 교양교육 담당자의 의견을 포함하고 있으나 폭넓은 국내 대학의 현황 조사와 분석, 운영 방식, 교과 편성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실제 국내 대학에서 소양교육을 어떻게 실시하고 있는지 현황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제언한다.

Notes

1) ‘소양’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소양교육’ 우리말샘 검색결과

2 교양교육담당자의 의견의 원래 척도는 5점 척도(매우 필요하다, 필요하다, 보통이다, 불필요하다, 매우 불필요하다)였으나, 해당 그림에서는 필요(매우 필요하다, 필요하다), 보통, 불필요(불필요하다. 매우 불필요하다)로 계산하여 표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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