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비대면 수업의 특징

비대면 수업은 물리적 공간에 제약되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환경과 목적에 따라 온라인 학습(Online Learning), 모바일 학습(Mobile Learning), 이러닝(E-Learning), 웹 기반학습(Web based Learning) 등의 용어가 비대면 수업의 개념으로 혼용되고 있다. Kevin Carey(2016)는 미래 대학의 형태를‘어디서나 닿을 수 있는 대학(University of Everywhere)’이라고 하며, 미래에는 고도로 발달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교육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하게 된 상황과 기술 진보의 속도를 고려할 때, 비대면 교육 환경의 변화는 보다 빨리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이다운, 2020: 195).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대면 교육은 양적, 질적 향상을 이루고 있다. 교육 환경의 변화는 학교와 교수자 및 학습자 간에 소통과 공감을 더욱 필요로 한다. 따라서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의 만족도를 비교하거나, 수업 품질 인식 수준을 비교하는 등 비대면 수업 만족도 관련 여러 연구가 수행되었다(이소민, 김경민, 2021: 344). 이제는 ‘4차 산업 혁명’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활용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에 있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C대학교 ‘교양한문’ 교과목은 한자의 기초부터 기본 한문 문장에 대한 학습을 통해 한자 어휘력 향상을 도모한다. 그 결과 수업을 받은 학생은 창의적인 자세로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더욱 잘 이해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다. 창의적 사고와 풍부한 어휘력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학습자에게 한자 기초의 이해, 한자어 어휘력 상승, 자기표현과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세부 능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한자, 한문에 대한 관심과 소통 능력을 비대면 수업의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비대면 수업에서의 다양한 수업체계와 평가기준을 준거로 하여, 대면과 비대면 수업의 활용, 그리고 팬데믹 이후 대면 수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2.1.2. 비대면 수업 관련 선행연구

최근 2년간 비대면 수업 관련해서 다양한 연구 성과가 나왔다. 초중등학교 비대면 수업에 대한 성과는 물론이고, 각 예체능별 비대면 수업에 대한 성과 등도 다양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다영(2021)은 대학에서의 비대면 수업을 연구하여 “비대면 수업시스템 성공요인에 대한 교수자, 학습자, IT관리자의 인식비교: 상호지향성 모델을 중심으로”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하였다. 그 외에 대면과 비대면 수업에 대한 만족도 비교 연구 등이 다수 있다.^1), 특히 공다영(2021)의 연구는 비대면 수업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그는 현재 상황을 비대면 수업시스템의 도입기와 성장기 중간 단계로 보고 있다.

또한 김한나, 감성원(2021: 363-387)은 동영상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학습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였고, 정대현, 김진성(2020: 45-56)은 동영상 강의의 만족도를 제고할 방안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실시간 화상 강의의 만족도가 학습 효과에 미치는 영향(김한나, 2020: 599-616)이나 실시간화상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의 수업 역량(오영범, 2020: 715-744) 등 실시간화상강의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수행되어 왔다. 그 외 최근에도 비대면 수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²⁾ 하지만 이러한 연구를 수업에 직접 활용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점이 많다. 이에 본 연구는 수업에 반영할 수 있는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비대면 수업 ‘교양한문’ <표준수업계획서>를 만들고 그것을 수업에 적용한 학습 성과를 가시화하고자 하였다.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 학습자의 수업 참여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기 위한 다양한 수업 사례들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학습자의 학업성취도 향상 및 비대면 수업에서 대면 수업으로의 전환 시 선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방법의 토대가 될 것이다.

2.2.1. ‘교양한문’의 교과개요 및 특징

한자 및 한문고전을 중심 교육 내용으로 편성된 ‘교양한문’ 교과목은 고전 속의 언행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를 각성하며 미래를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과목이다. 한자는 현재 지구상 사용되는 문자 중 가장 오래된 문자이며,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문자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는 4,000년 이상을 사용하여 왔으며, 앞으로도 사용할 문자이기 때문이다. 이 점이 라틴어나 기타 고대문명권의 문자와 다른 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자는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일까? 현대의 새로운 학습자들은 문자를 구성하는 획수가 복잡하고 글자의 수량이 많기 때문에 배우기 힘들다고 끊임없이 불평을 이야기 함에도 불구하고, 한자를 학습하는 인구는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다. 여기서 ‘교양한문’이 추구하는 한자⋅한문 교육의 기본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자구조의 원리를 이해한다면 복잡한 한자를 익히는데 두려움이 없어진다. 한자는 오만 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을 가진 문자이지만, 그 중심 핵자核字에 해당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학습한다면 그 핵자의 활용으로 수많은 글자의 학습에 유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문의 간단한 문장구조만 익힌다면 초학자라고 하여도 명언명구를 이해하고 해독할 수 있다. 한문은 중국의 축의 시대에 해당하는 기원전 8세기 이래 사용된 문장이지만, 그 문장 구성원리는 간명하다. 무려 2,5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인간의 삶의 영역에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중국어가 새로운 글로벌 언어로 부상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글로벌 정보영역에서 영어의 위상은 당분간 유지된다고 하겠지만, 현재 구글(google) 못지않게 검색 엔진으로 많이 사용되는 게 중국의 ‘바이두(百度)’이다. 중국과의 실속 있는 프로젝트를 희망하는 많은 사람이 중국의 현대어뿐만 아니라 고전문까지도 학습하여 상대방을 감동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한 한자한문 교육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한 ‘교양한문’ 교과목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교양한문’은 한자어 실력을 키워서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킨다. ‘교양한문’은 한자의 개념부터 부수, 기본어순, 단어, 문장까지 단계별로 학습을 진행한다. 따라서 한자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을 숙지한 후, 한자 어휘를 익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휘실력 향상과 자신의 감정 및 사고 전달의 의사소통 능력이 자연스럽게 배가될 수 있다.

둘째, ‘교양한문’은 학생들에게 흥미롭고 쉬운 학습방법으로 기본 한자⋅한문을 읽고 쓸 수 있게 한다. 우리말 중의 80%에 해당하는 한자어를 바르게 읽고 쓸 수 있도록 지도하여 교양인으로서의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셋째, ‘교양한문’은 한자한문에 대한 친숙함과 실력을 향상시켜서 한자급수 인증시험에도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것을 목적으로 한다. 단순하게 수업에서 배우고 익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자신의 스팩(specification)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넷째, ‘교양한문’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2자, 3자, 4자, 5자, 6자, 7자로 구성된 한문고전 명언명구를 해독할 수 있게 한다. 한문고전의 명언명구를 체계적으로 학습하여 세상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키울 수 있다.

다섯째, ‘교양한문’은 전공 기초학력 증강을 위한 한자 및 한자전문 용어를 읽고 쓸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인문계, 이공계 체육예술계 학생 등 각 전공 영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한자전문 용어를 바르게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다.

여섯째, ‘교양한문’은 한문고전 명언명구 등의 이해를 통해 바른 인성과 리더십, 그리고 시민정신을 키운다. 이는 곧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융합과 통섭의 삶을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2.2.2. 티칭 마에스트로(Teaching MAESTRO) 교육과정 연계 교수-학습 혁신 프로그램 컨설팅³⁾

‘교양한문’ 교수자 팀은 2020년 1학기 동안 ‘교수학습공동체’를 운영하였고, 2020년 2학기에는 그 도출된 결과를 적용하여 비대면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21년 8월에는 교과목에 대한 교수학습 혁신 제고의 일환으로 ‘티칭 마에스트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그 컨설팅 결과는 다음과 같다.

4.4.1. 교수자 영역

- 강의계획서: 강의계획서는 10분반 전체가 <표준수업계획서>를 사용하였다. ‘교수학습공동체’에서 공동연구를 통해 도출한 수업계획서이다.

- 온라인강의_본 수업: 2021년 2학기 ‘교양한문’은 1주일에 총 3차시 중 2차시는 교수자가 직접 강의를 녹화해 올렸는데, 이를 소위 ‘온라인강의_본 수업’이라고 지칭한다. 이러한 비대면 수업은 녹화영상강의와 Zoom 활용 실시간화상수업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온라인강의에서 중요한 것은 녹화영상을 올린 시점과 각 시차 당 강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교수자는 학기가 막 시작한 1~2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차는 수업일 일주일 전에 녹화강의 영상을 올려서 학습기간을 1주일 이상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었다. C대학교 온라인 녹화강의의 경우 50분 수업은 25분 이상, 75분 수업은 33분 이상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교양한문’ 교수자들은 평균 1차시 당 30분 전후의 녹화강의 영상을 올렸다. 녹화영상강의는 학생들이 수업시간 이외에 수시로 학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학생들 대부분이 재학습을 통해 수업의 이해도를 극대화했다. 그리고 ‘교양한문’ 3차시 수업 중 매주 1차시는 실시간화상수업을 진행하였다. Zoom 활용 실시간화상수업 때에는 녹화영상강의 때 미진한 부분이나 학생들의 의문 사항에 대해서 질의응답하면서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즉 공지사항 등의 실시간 안내 및 학생들의 질의응답을 유도하여 실시간화상수업의 강점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흥미를 보이며 스스로 심화학습을 수행하는 학습의 선순환을 보였다.

- 온라인강의_한자한자어 녹화동영상 수업: ‘교양한문’ 교과목은 교수자가 각각 녹화한 강의 동영상 외에 ‘유튜브 한자한자어 동영상’을 총 10회 제공하고 있다.

- 공지사항: ‘교양한문’에서는 공지사항을 한 학기에 보통 14회-15회 정도 이용하고 있다. <표 4>처럼 거의 매주차에 걸쳐서 공지사항을 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표 4>는 21년도 2학기 ‘교양한문’ 02분반 공지사항의 제목과 간략한 내용이다.

<표 4>

공지사항 활용 예시

4.4.2. 학습자 영역

- 과제: ‘교양한문’ 과제는 <표준수업계획서>에 근거하여 매주 교재 『비법 한자 한문』에서 학습한 내용에 해당하는 『쏙쏙 들어오는 한자 한문 읽고 쓰기』 부분을 쓰는 것이다. 이 과제는 ‘교양한문’수업의 모든 수강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며, 제출은 학기말에 동영상으로 찍어 30MB 정도의 용량으로 압축하여 사이버캠퍼스 과제란에 탑재하는 것이다. 교수자는 학습자 본인의 것인지를 확인하고 과제평가를 한다. 이때 과제작성에 필요한 사항과 또 탑재용 과제파일을 압축하는 방법은 각각 5분짜리 동영상으로 녹화하여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매주차 과제의 시작부분에 본인의 이름을 기록하고, 녹화파일 압축방법을 교수자가 공동으로 제작하여 참조하게 한 것이다.

- 시험: ‘교양한문’ 시험은 정기고사로 중간시험 및 기말시험이 있다. 중간시험은 8주차에 기말시험은 15주차에 온라인시험으로 동시간에 공동으로 실시한다. 시험문제는 교수공동체가 공동으로 문제은행을 만들어 매회 의논하여 공동 출제한다. 온라인 상의 공동시험이기 때문에 중간고사는 25분 시험에 45문항을 제시하고, 기말고사는 30분 시험에 55문항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제시함으로써 불미스런 일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 학습진단: 학습자는 ‘유튜브 한자한자어 동영상’을 청취한 뒤에 퀴즈 형식으로 10회에 걸쳐서 평가에 참여한다. 이렇게 퀴즈를 통해 복습을 하면서 학습자는 교재에 나온 한자 및 한자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되었다.

4.4.3. 상호소통 영역

- 수강생 모니터링: 사이버캠퍼스의 수강생 모니터링은 학생 개개인에게 알려야 할 상황에서 주로 활용한다. 이 수강생 모니터링은 문자 형식으로 학생들에게 전달되며, 문자를 받은 학생들은 교수자에게 응답하면서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였다.

- 쪽지: 학습자는 수업에 관한 제반 사항을 교수자에게 질문하는 매체로 활용하고, 교수자는 학습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소통한다. 또한 교수자가 학습자에게 급히 연락할 때도 긴요하게 사용하였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교양한문’의 교과개요와 교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비대면 수업을 시행한 결과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본 수업은 대면이 아닌 제한된 교육환경 속에서 비대면으로 이루어졌기에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이해도 점검과 소통문제에 대해서 집중 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사이버캠퍼스의 모든 툴을 활용해서 문제해결에 만전을 기했다. 특히 공지사항을 통해서 수시로 학습활동을 상세히 설명하였고, 그래도 소통이 되지 않은 학생에게는 쪽지나 전화통화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노력하였다. 때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학생을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취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우려와는 달리 학생 개개인에 대해서 더 세밀한 관리와 소통을 할 수 있었고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왔다.

끝으로 비대면 수업을 위해 연구 개발된 툴을 수업계획에 반영한 결과 ‘교양한문’ 교과개요와 교과목표의 달성 및 수업에 따른 역량[의사소통, 리더십, 시민의식] 강화에 있어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특히 수업 전 선행학습으로 제시된 ‘한자⋅한자어 동영상 학습’과 ‘한자⋅한자어 퀴즈 풀기’는 학생들에게 본 수업에 대한 이해도와 흥미를 높였고, 온라인으로 이뤄진 정기고사도 원활하게 대처하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학습을 하는 주된 이유가 학생 자신의 역량 강화와도 무관하지 않기에 ‘교양한문’ 교과목을 통해 어떤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지 충분히 안내했다. 즉 교과 내용이 어떤 역량 강화와 관련 있는지 단원마다 자세히 소개하고 구체적 사례를 통해 학생들의 이해를 심화시켰다. 그 결과 학습의 이유와 그 결실에 대해서 학생 스스로 명확하게 이해하고 실질적으로 역량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했다. 앞으로 대면 수업이 시행되면 이러한 비대면 수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그 결과물을 플립러닝 수업으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