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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General Edu > Volume 16(1); 2022 > Article
‘자유프로젝트’를 통해 본 대학 인성교육의 가능성과 한계 -인성교과목 운영사례와 수강경험을 중심으로

Abstract

이 연구는 인성교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생들의 학습경험을 통해 현 고등교육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인성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한다. A대학의 대표적인 인성교과목인 ‘자유프로젝트’ 운영사례와 심층면담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생들은 ‘생존’의 위협이 극대화된 현실 세계와 인성교과목이 제시하는 이상 사이를 진동하고 있음이 관찰된다.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공동체성이 제한되는 대학의 환경에서 학생들은 파편화되었고 학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나, 인성교과목을 통해 개인과 사회 그리고 환경의 상호연결성을 이론적, 실천적으로 고민함과 동시에 타자와 소통하며 관계맺음을 실험하고 성장을 경험하였다. 인성역량을 함양하고 교과목의 목표에 도달하며 인성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줄 뿐 아니라, 교과목이 지향하는 내재적 가치와 거리를 두며 신자유주의적 요구에 응답하는 한계도 있었다.

Abstract

This research explores the possibilities and limitations of character education through analyzing the ways in which students experience a service learning course in higher education. Drawing on a set of data collected from running the ‘Freedom Project’, and through conducting semi-structured interviews with 11 students who have taken this course, we found that students were oscillating between the ideal world that the course presents and emphasizes through its curriculum and the real world, wherein competition and survival are the dominant values. Although students were fragmented and sensitive to grades given in the university environment, they actively explored diverse social problems to which they tried to find solutions. Moreover, they were able to obtain various competencies that character education aims to cultivate through the process of completing their project. However, some students distanced themselves from the values the course attempted to pursue, in response to neoliberal requirements.

1. 서론

한국 제도교육의 현장에서 인성교육은 다소 모호한 위치를 점해왔다. ‘인성’은 오랜 학업과 수양을 통해 함양되는 이상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되지만 교육과정 전반에 걸쳐 핵심의제로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초등교육과정에서 인성교육은 ‘도덕’을 비롯한 관련교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나 고도로 체계화되어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미식, 2016)이며, 입시위주의 중등교육에서도 윤리가 사회교과로 통합되어, 초중등시기 인성교육에 일관성과 지속성이 결여되었다는 지적이 있다(정연수, 2021).1) 고등교육 교과과정 역시 전공지식 및 취업준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제도교육의 언저리, 비교과 영역 또는 사적 영역에서 ‘부수적으로’ 인성이 다루어진다. 이러한 교육체제가 양산하는 ‘인간형’에 대한 우려는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였고, 극한의 경쟁으로 내몰리며 윤리적 좌표를 잃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위험에 처한 학생들을 위한 인성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세계화’가 화두로 떠오른 1990년대 교육계는 획일성에서 벗어나 다양화하고 특성화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였다. 그리고 교육도 하나의 ‘시장’으로 개방되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1995년 『교육개혁안』에 인성교육이 포함되었다. 도덕성⋅사회성⋅정서 교육을 정규교과에 구현하고자 하였으며, 특히 자원봉사활동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어 대학입시에 고려되는 방식으로 ‘인성’이 제도교육에 편입되었다. 대학에서도 사회봉사 교과목 운영 지침이 마련되고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정소희 외, 2020). 이어진 교육부의 『창의⋅인성교육 방안』(교육과학기술부, 2009)은 인성 영역을 전체 교육과정에 걸쳐 녹아내고자 하였다. 허나 그동안 인성교육에 있어서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시대적 맥락에 따라 강조되는 가치나 용어가 움직였음을 볼 수 있다. 단적으로, 전후(戰後) 폐허로 반쪽이 된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교육이 민족공동체에 충성하고 체제에 순응하는 성실한 ‘국민’을 그려내고자 했다면, 근면한 노동력에 기대어 산업화를 거치고 민주화를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더욱 절실해진 것은 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민주시민’이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이행하며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타자와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는 ‘세계시민’으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 십여 년간 이루어진 한국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고민은 2015년 ‘인성교육진흥법’의 제정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며(이기용, 2021), ‘인성교육의 개념과 방향을 잡고 체계를 갖추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이는 교육부의 자원 배분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는 대학평가의 일부가 되었고, 그리하여 교양교육의 영역에서 ‘인성’이 주요의제로 떠오르는 계기가 된다. 이렇게 대학에도 인성영역이 필수적인 과목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교과과정이 연구⋅실험되고 있다. 특히 위기에 직면한 인류공동의 문제를 다룰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사회구조 안에 ‘갇힌’ 형상의 대학생들이 내면의 힘을 기르고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실천적 방식으로 교과목이 설계된다.
현재 대학 인성교육은 주로 교양교육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각 전공 교과목에서도 인성의 주제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을 뿐 커리큘럼에 자연스레 통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업 과정에서 각 전공 분야에서 중요시되는 윤리적 문제 및 인간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성역량함양’을 직접적인 목표로 삼으며 이루어지는 인성교육이 교양교육의 우산 아래 위치되는 것은 교육철학적 관점에서 교육이 어떠한 인간을 지향하는가의 오랜 질문과 이어진다. 이러한 인성교육은 ‘직업교육’과 구분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두 문화를 통섭하며 전인교육을 추구하는 인문교양교육(Liberal Education/ General Education)의 철학적 전통(손승남, 2010; Snow, 1961) 안에 있다. 고대 그리스 ‘자유인’의 정신을 채우는 교육으로 시작하였고, 지금은 지역을 뛰어넘어 전인류와 연결되는 ‘세계시민교육’으로도 확장(Nussbaum, 1997)된다.
대학의 존재 이유와 성격이 급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인성교과목은 시행착오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인성은 취업 및 직업현장에서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인으로 인적성 검사 등을 통해 수치화되고 평가의 대상이 되지만 전호재(2017)는 현재 고등교육에서 인성교육의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며, 내용 및 운영사항 또한 각 대학의 자율성에 크게 의지하는 한계를 지닌다고 본다. 인성교육진흥법의 인성개념에는 효나 예와 같은 유교적 전통의 가치가 포함될 뿐 아니라 근대적 가치도 들어있어, 인성교육의 방향은 대학이 지향하는 이념과 교과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은 대학교육의 의미 자체를 질문하며 취업 또는 각종 사회적⋅상징적 자본으로 이어지지 않을 교육의 ‘효용’을 ‘소비’하길 거부하기도 한다. ‘처방적 성격’(전호재, 2017)을 지녀온 인성교육은 특히 이러한 중층적 구조 안에 있고, 인성역량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없지 않음에도(주소영 외, 2021), 인성영역은 후순위로 밀려나 대학생활과 취업활동을 성공적으로 영위해 나가려는 학생들의 노력과 충돌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한 교양대학의 인성교과목 운영 사례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경험을 분석한다. 특히, 교과목이 지향하는 주요역량 중 하나인 협업에 관한 학생들의 경험에 주목하여 인성교육의 내용과 방법에 대한 고민을 심화하고자 한다. 경쟁적 중등교육 체제와 입시를 겪은 후 팬데믹 상황에서 대학에 입학한 1-2학년 학생들은 섬처럼 뿔뿔이 흩어져 온라인 공간에서 모니터와 마이크 장치를 통해 가까스로 연결된다. 어떠한 기대도 할 새 없이 대학 생활은 그동안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부족하였던 학습자에게 급작스레 요구되는 적극적 ‘참여’와 ‘기여’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함께 일해야 할 동료로 만나게 된 낯선 타자들과의 어색한 만남으로 시작한다. 국영수와 같이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과목’들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특별활동으로 소개되곤 하던 고등학교에서의 인성교육 경험 위에서, 개인의 인성이 어떻게 객관적인 ‘점수’로 이어지는지 의문스러운 가운데 대학 교양필수 인성교과목에 던져지는 것이다. 교과목 수강을 통해 겪게 되는 갈등과 혼란 그리고 성장과 변화의 기록은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삶을 조건 짓는 현 사회구조 속에서 작동할 수밖에 없는 인성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제시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즉, ‘생존’의 위협이 극대화된 적대적인 현실 세계와 ‘공존’을 강조하는 교과목의 이상 사이를 진동하는 학생들의 경험을 그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통해 따라감으로써 현 고등교육의 장에서 인성교육의 의미를 탐색하고자 한다.

1.1. 연구대상

1.1.1. ‘자유프로젝트’

A교양대학 인성교육은 건학정신 위에서 구체적으로 봉사, 자율, 창의, 소통, 협업의 다섯 가지 인성역량 함양을 목표로 한다. 공동체의식, 공감능력, 문제해결능력, 창의적 사고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소통능력 그리고 협업능력 등 대학들이 일반적으로 지향하는 핵심가치와 역량이 유사한 편이지만 1940년대 설립된 시각장애인을 위한 근대학교를 시초로 하는 이 대학은 역사적으로 특별히 나눔과 봉사의 가치에 중점을 두었으며, 그러한 성격이 강한 학문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A교양대학의 인성영역 교과과정은 총 세 과목으로 이루어져 자아를 탐색하고 삶의 비전을 설계하는 ‘인성 세미나1’과 전공교수와 함께 전공과 진로를 탐구하는 ‘인성 세미나2’, 그리고 글로컬 시대 시민적 삶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지역기반 봉사를 실천하는 ‘자유프로젝트’(가명)로 구성되는데, 이 연구는 자유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다.
자유프로젝트는 학문세계와 학교사회로부터 현실세계로 학습의 장을 확장하여 학생들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이론적으로 고민하고 현장에서 직접 실천의 방법을 모색⋅경험해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과 협업을 통해서 공공의 문제에 뛰어들어 함께 학습을 성취하고 깨어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고자 하므로 전통적인 강의와는 다른 교수학습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팀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는데, 공동체 기반으로, 크게는 경험적 학습(Experiential Learning) 및 봉사학습(Service Learning)의 범주에 든다.
교실에서의 이론적 탐색과 현장에서의 봉사학습을 통해서 세부 인성역량을 종합적으로 함양하는 학습효과를 기대하며 수년간의 수정 작업을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교안은 현재 2학점 필수교양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15주 교과과정으로, 5주차까지는 이론적 논의를 통해 활동의 기반을 마련한다. 인권⋅환경⋅복지⋅지역사회의 네 가지 큰 주제에 대한 강의와 토론을 통해서 실천을 위한 인식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이 5주간의 과정은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고 학기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의 분위기와 기조를 확립한다. 6-7주차는 팀이 구성되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봉사활동 계획을 직접 세우고 8주차부터 12주차까지 현장 활동을 한 후, 13-14주차에 이론과 실천이 어우러진 프로젝트 결과물을 완성하여 발표를 통해 성과를 나누는 일정이다. 매주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며 학기 내내 바쁘게 진행되는 편이다. 특히 많은 작업량과 팀활동의 어려움에 대한 학생들의 원성이 높아 교수자들의 고민이 끊이지 않는 이 교과목의 사례는 인성교육이 위치한 구체적인 맥락을 조명하고 인성교과목 운영에 있어서의 실질적인 어려움에 관한 논의를 풍부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인성교육을 개선코자 하는 총체적인 노력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1.1.2. 봉사학습과 협업을 통한 인성교육 구현

자유프로젝트가 지향하는 인성교육은 ‘봉사학습’을 통해 구현된다. 봉사학습은 인성영역 뿐 아니라 다양한 분과학문에서 선택하는 교수법으로, 사회적 편견을 타파하고 주변화된 삶과 구조적 부조리에 대한 깊은 이해에 이르기 위해 널리 활용된다(김향미 외, 2018; 장봉석, 2018; 장선영, 2021; 정미선 외, 2019; Atkins & Grant, 2021; Terry & Lockwood, 2020; Vargas & Erba, 2017). 학습과정과 그 결과물이 짧은 기간 안에 명확히 보이는 강의-시험방식에 비해 늘 의도한대로의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우나 학생들이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규명해나가는 방식이므로, 강렬한 동기부여와 자기주도적 탐색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학습자가 현장에서 무엇을 가져갈지, 어떤 변화를 경험할지 교수자가 통제하기 어렵고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지만 그만큼 학생들의 내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학습의 여정이 학문공동체 안에서의 성취와 만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연구(유신재 외, 2014; 민기영 외, 2019)에서도 봉사학습을 통해 핵심역량이 함양된 것으로 관찰되며 이러한 교수학습방법의 적용사례가 늘고있다.
한 예로 미국의 한 대학에서 형법을 공부하는 학부생들이 참여한 봉사학습 프로그램 ‘부리또 프로젝트’(Terry & Lockwood, 2020)를 들 수 있다. 빈민가에 들어가 노숙자들에게 멕시코 음식 부리또를 만들어 제공하는 활동이 포함된 교과목으로, 원리는 다음과 같다. 수업의 내용으로 빈곤의 문제를 다룰 때 일단 학생들은 그 주제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이나 이미 학습된 선입견을 가지고 들어온다. 교수자는 빈곤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개념틀을 소개함으로써 학습자로 하여금 구조적 맥락 안에서 재생산되는 빈곤의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빈곤을 다루고, 법⋅제도적으로 어떤 노력이 있는지 강의를 통해 전달된다. 여기까지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론적 논의인데, 여전히 관념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그 무게감을 짐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 봉사학습은 ‘인식과 경험의 장’을 확장한다. 학생들이 직접 찾아간 현장에서의 활동을 통해서 미처 접하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했던, 어떤 이미지로만 봐왔던 관념적 타자와의 조우가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공감과 이해가 깊어지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학생들의 수강경험을 분석하니 양적 연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긍정적 결과를 질적 종단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수업을 통해 가난은 단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구조와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을 갖게 되지만 ‘그들은 다르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그리고 비로소 현장에서 학생들은 원래 가지고 있던 가난의 이미지와는 다른 종류의 현실을 접하게 된다. 곧 ‘그들은 다르지 않다’는 인식에 이르며, 그렇다면 자신과 똑같은데, 집이 없고, 자원에의 접근이 어렵고, 사회적 지지가 없고, 기회가 없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더욱 절실하게 고민하게 되고, 공감을 통해 성찰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겪는다. 그것은 또다시 기본권에 대한 깊은 이론적 탐색과 실천으로 돌아오더라는 Terry & Lockwood(2020)의 결론이다.
자유프로젝트가 이처럼 봉사학습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이유는 교과목이 추구하는 학습의 과정 및 성취와 관련이 있다. 타자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은 강의만으로 체득하기 힘들기도 하거니와 연습과 실수의 과정 없이 단시간에 습득하기 힘든 역량이다. 봉사학습의 구조와 장을 통해 대학이 지향하는 윤리적 인성과 수행적 인성(Lickona & Davidson, 2005)의 균형 있는 함양에 이르며 개인행위자와 공동체의 조화로운 연결고리를 확립하고자 한다. 즉, 교과목의 테두리 안에서 학생들이 동료들과 봉사학습을 기획하고 협업하며 실천하는 과정 자체가 인성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도록 설계된 교과목이지만, 교과목을 담당하는 개별 교수자들의 고유성에 따라 교안의 발현이 미세하게 다르게 이루어지기도 하는가 하면, 익숙지 않은 봉사활동과 협업에 대한 학생들의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논의를 요한다. 일시적 감소도 기록될 때도 있으나, 2019년에서 2021년까지 전반적으로 학생의 교과목 만족도가 소폭씩 증가 추세에 있다(정소희 외, 2020; 이교일 외, 2021).
학생들은 인권⋅환경⋅복지⋅지역사회 중 하나의 주제를 택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각 팀의 고유한 문제의식을 발전시켜 관련된 봉사활동을 수행하고 그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변화를 기록하는 형식의 프로젝트이다. 예를 들자면, 환경과 먹거리의 관계에 대한 교실에서의 이론적 논의를 심화하여 커피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의 문제 및 커피의 정치경제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팀이 있다. 커피박을 수거하여 업사이클링 작업을 하고 그것을 지역사회 복지기관에 기부하며 그 사회적, 환경적 의미를 획득하는 형태로 프로젝트를 완성하였다. 인권의 문제를 파고든 사례로는, 학교사회에서의 왕따 또는 혐오현상이 지속되는 하나의 원인을 언어에서 찾아, 초등학생들이 무심코 재미삼아 쓰는 차별적 언어를 새로운 단어로 대체해 보는 아동복지센터 교육봉사활동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노인복지센터에서의 활동과 인터뷰를 토대로 시니어 컬러링북을 제작하거나 아동안전예방키트를 만들어 배포하는 등 무궁무진한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며, 교수자는 매 단계에서 학생들의 활동을 조력하는 역할을 맡는다. 비대면/대면 봉사활동을 직접 기획하거나, 기존의 봉사기관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로 발전시켰으나, COVID-19(이후 코로나로 줄임)로 인해 기관과의 연계가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의사소통능력, 공감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협업능력을 종합적으로 요하며 나눔과 봉사의 가치가 전면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강조되는, 대학 인성교육의 전형을 담아내는 인성교과목이다. 수업의 진행방식 자체가 학생들의 인성역량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연습하는 장을 제공하며 특히 협업은 교과목의 내용과 방법, 목표와 과정을 동시에 담아내는 핵심가치가 된다.

1.2. 연구방법

이 연구는 2020년 2학기부터 2021년 1학기까지 자유프로젝트 운영사례와 학생들의 수강경험을 분석한다. 교과목의 지향점과 구성이 학생들에 의해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그들의 인식과 경험을 어떻게 변모시키는지 관찰하며, 교과목과 학생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학생들의 대학생활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맥락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한다. 학생들이 묘사하는 개별적인 현실의 집합은 한국사회의 여러 측면들을 반영하며 보편성을 확보하고, 때로 인성교과목이 그려내는 이상과 괴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다음으로 학생들이 자유프로젝트를 수강하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인성역량의 구체적인 단면들을 수집하여 분석한다. 특히 SNS와 심층면접에서 협업 역량에 대한 학생들의 감정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현 고등교육 인성영역에서의 핵심쟁점이 어디에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하여 한 학기 동안의 수강경험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질적 데이터를 통해 인성교과목이 내재하는 딜레마와 의미에 대한 심층적 기술과 고찰이 가능해진다.

1.2.1. 텍스트분석

학생들의 섬세한 감정과 인식을 담아내는 데이터로, 300여명의 학생들이 교과목을 수강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텍스트가 분석대상이 되었다. 이에는 수업평가 및 건의사항 그리고 토론활동지, 중간보고서, 활동보고서, 동료평가서를 비롯한 과제물이 포함된다. 과제물에는 당시 교과목을 수강 중인 학생들의 구체적인 사례와 생생한 느낌이 담겨있다. 개개인의 기록이 모여서 거시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학생들의 집합적인 경험을 드러내어 내용분석이 가능하였다. 크게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반응으로 나눠지며 이어 세부적인 하위주제로 분류되었고, 그 중 대표성을 지니는 사례들을 발췌하여 인용하였다. 학기 중의 기록이라 면담자료에 비해 긍정적인 톤이 우세하였으며, 주요 하위주제의 범위를 벗어나는 다양한 의견 또한 고려되었다.

1.2.2. 반구조화된 면담

2020학년도 2학기 및 2021학년도 1학기 자유프로젝트 강의를 담당한 교수자들의 소개를 받아 11명의 수강생과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반구조화된 면담을 통해 학생들의 일상과 가치관 위에서 교과목 수강경험이 그들에게 의미화되는 방식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연구에 대한 소개 및 연구참여자의 권리에 대한 설명 후 동의를 구하였고, 면담은 각 1회씩 한 시간가량 이루어졌다. 논문에 등장하는 연구참여자들의 이름은 가명이다.
연구참여자 중 2020년 이후 입학생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으로 ‘대학생활’이랄 것도 없는 첫 학기를 보냈으며, 점진적으로 재개된 소규모 대면 수업을 위해 통학을 시작하였다. 대면 인터뷰를 통해 학교생활을 성찰해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재미있는 경험으로 여기는 학생도 있었으나, 드물게는 자신을 돌아보고 직접 서사를 구성해내는 과정을 어색해 하기도 하였다. 연구참여자의 교과목 수강이 한두 학기가 지난 시점에 이루어지는 면담이라 생생한 기억보다는 사후적인 평가를 통해 통합적이고 객관적으로 정리된 시각을 견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학기가 끝났으므로 교과목에 대한 보다 부정적인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기도 하였다. 축적된 데이터에서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제를 범주화하여 수강생들의 담론체계를 재구성하고 학생들이 교과목 수강경험에서 부여하는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1.2.3. 타당도 작업 및 연구의 한계

자료 분석의 타당도 검증을 위해 동일 교과목 담당 교수자 3인의 교과목 운영 데이터를 교차 점검하였다. 전체적인 연구의 과정과 도출된 결과가 객관성을 유지하는지 검토하여 오류가능성을 줄이고자 하였다. 학생들의 생활세계에 대한 묘사 또한 연구참여자 1인에 의해 신뢰도 확인절차를 거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특성상 교과목 수강에 있어 보다 소극적이었던 학생들의 목소리가 비교적 작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한 대학의 고유한 사례를 일반화하는 것 또한 무리일 수 있으나, 이 특수한 사례가 제공하는 시행착오와 통찰이 다양한 인성교과목의 개발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있다.

2. 대학생으로 생존하기

‘세대’ 개념을 중심으로 곧잘 이루어지던 대학생들의 문화에 대한 논의는 점차 계급과 지역 분화에 대한 보다 정교한 통찰로 확장되고 있다. ‘단일한’ 집단이 공유하는 상징체계와 아비투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직적, 수평적 분화양상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집단으로서의 대학생의 등장은 근대교육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한다. 근대국가의 형성이 좌절된 식민지 조선에서 최신의 고등교육을 받은 엘리트 지식인들은 문화적 틈새에 끼여 식민권력에 포섭되기도, 또는 저항의 길에서 연소되기도 하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두 축으로 전개된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대학생은 책임의식을 지닌 특별한 집단으로서 사회변화를 추동하였고 나아가 ‘중산층의 핵’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성장이 멈춘 포스트 IMF 한국에서 대학생은 이전 세대의 ‘진정성’을 잃고 ‘쇠락’하여(정수남⋅김정환, 2017), 후기근대 소비문화 안에서 파편화된 자기계발의 주체(서동진, 2009), ‘동물+속물’ ‘생존주의자’(김홍중, 2015)로 해석된다. 노동시장의 성격이 바뀌고 진입이 거의 ‘폐쇄’되다시피 한 가운데 ‘청년’은 부모가 이룩해 놓은 경제적⋅사회적 기반에 기댈 뿐 아니라 그에 의해 주조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그들에게 제약이자 유일한 안정의 담보로 작동하기도 한다(정수남⋅김정환, 2017). 또한 ‘신자유주의적 주체로의 이행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그룹(최종렬, 2017), 또는 ‘중산층 출신의 잠재적 청년실업자’(정수남⋅김정환, 2017), ‘끝없이 이어지는 경쟁체제에서 스스로를 을로 위치지으며 갑 밑, 병 위의 평안하고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그룹(조옥라, 2018) 등의 다양한 편차가 관찰된다. ‘대학’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와 상징적 힘은 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분화되고, ‘대학생들’도 더 이상 동일한 사회적 보상을 중심으로 일관된 경험을 공유하는 집단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편화된 개인으로 서로의 연결성을 더욱 잃고 있으며 공동체성 또는 ‘대학의 분위기’(김혜경⋅이순미, 2012)를 찾기 어렵다. 요컨대, ‘무기력’, ‘계급적 하락에 대한 불안’, 그리고 체제에 대한 적극적 저항과 연대가 아닌 ‘개인적 순응 전략’으로 요약되는 대학생의 모습이 관찰된다. 특히 김홍중(2015)은 ‘생존/낙오 코드’가 대학생들의 ‘집합심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 중심에서 ‘경쟁’이 그들의 행위를 안내하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본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생존’은 하나의 키워드로 존재감이 있었으나 보다 ‘절제’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었으며 자유프로젝트의 ‘공존’의 가치와 마주하였을 때 다양한 반응을 일으켰다.

2.1. 코로나 시대의 대학생활

고등교육의 현장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인성교과목을 마주하게 되기까지 학생들의 경험은 현재 한국의 특수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반영한다. 코로나가 뜻하지 않게 가져온 멈춤과 성찰의 ‘기회’는 일 중심(Weeks, 2011), 소비 중심으로 구성되는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다른 방식의 연결됨에 대한 사회적 모색으로 이어졌으며, 특히 대학 캠퍼스 공간은 크나큰 변모를 겪었다. 연구참여자들은 제한적으로 대면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일주일에 한두 번 대면 수업이 있는 날 통학을 하였다. 교내 기숙사 또는 학교 근처에 사는 경우에도 선배나 또래 학우와 널리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고립감에 시달렸다는 학생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코로나 상황에 적응하는 시도를 하였다. 또한, 대학이라는 ‘통과의례’를 통한 성인기로의 이행은 대학진학률이 70% 가량인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행보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압박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학생 내러티브는 때로 대학진학 전 우울증을 겪거나 휴학을 하는 등의 공백 또는 정지의 기간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였다.
입시가 싫었어요. 학교의 분위기가 싫었어요. 무조건 대학에 가야한다는 것도 싫었어요. 권위주의적이고 답답한 분위기였어요. (지완)
고1 때 무작정 학원만 다니고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라는 것만 하다가 문득, ‘왜 내가 이걸 공부하고 있지?’ 하고 고민해보니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원을 그만두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고 2 때 자퇴하려 했어요. 극단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교 공부를 안 하니까 굳이 학교에 남아 있을 이유가 있을까… (성민)
선생님의 권유로 학교와 전공 선택을 하게 되었다는 건우의 응답에선 대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이 모호하여, 감정적으로도 분리된다.
기분이 들떠 있지는 않았어요. 현실감이 없었어요. 내가 대학생이 맞나… (건우)
건우는 대부분이 비대면 수업이라 ‘감흥이 별로 없는’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대학에서의 현실과 감정적 거리를 두는 그에게 자유프로젝트도 딱히 ‘기억에 없는’ 수업이었다. 반면, 학교 근처에 자취를 하게 된 성민에게 일상은 새롭다.
어릴 때부터 가족들과 한 방에서 잤어요, 19살이 될 때까지. 지금 자취 생활은 그래서 편하고 좋아요. 혼자만의 시간이 좋아요. 아주 가끔 외로움을 타지만, 자고 일어나면 그것도 없어져요. (성민)
처음으로 독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편안함을 느끼는가 하면 고독감도 있는데,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동료 학생 및 친구들과의 활발한 교류 부족을 아쉬워하였다. 각종 사회적 요구가 쏟아지는 압도적인 현실 속에서 미래를 상상하거나 예측하는 건 조심스럽고 버거운 일이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일상을 꾸려나가며 삶의 방향을 가늠해나가는 중이다.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이들과 같을 수는 없다’, ‘나만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성민)
과 선배들은 웬만하면 공기업에 들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재우)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수진)
할 수 있는 만큼 살아야겠다… 그렇게 열심히 사는 건 소진이 되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노력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자. 주위에서 다들, 인권 운동하는 친구들 열심히 활동하다가. 자기 삶을 잃고, 너무 소진되는 걸 봐서요. 우리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많이 지치지 않고… 그러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되겠다. (지완)
코로나 상황과 낯선 대학 생활에 적응해 나가면서도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인지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에 대한 열망 또한 피력하였다. 인성역량함양을 목표로 하는 봉사학습 교과목은 이렇듯 다양한 상황에 위치한 학생들과 만나게 된다.

2.2. ‘-하면 점수가 깎이나요?’

연구참여자들은 종종 ‘점수에 맞춘’ 진로 선택과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음을 연결하는 내러티브를 구성하였다. 팬데믹과 함께 시작한 대학생활에 대한 묘사는 ‘암울’과 ‘괜찮음’ 사이의 감정을 오갔으나 이따금 어떤 부정적 긍정적 판단도 거부하여 ‘좋지도 싫지도 않음’, 즉, ‘아무런 감정 없음’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학생들은 대체로 ‘점수’의 그림자로부터 자유롭지 않거나, 또는 그로부터 철저한 감정적 거리를 둠으로써 제한적 자유를 획득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진단하는 청년문제의 핵심인, ‘일자리’ 또는 ‘취업’에 대한 논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가늠해보기도 하였지만 당장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유보 또는 ‘경쟁 밖으로 자신을 위치’지었다(최종렬, 2017). 이러한 현상은 ‘학업과 진로 대응’에 있어 학생들이 ‘현실안주, 현실회피, 현실돌파’의 세 유형을 보인다는 김진희(2017)의 연구결과와 일치한다. 그는 대학생들이 ‘각자도생의 문화’ 속에서 ‘느슨하고 얕은 관계’를 맺으며 진로에 대한 불확신과 취업에 대한 불안을 안고 보다 ‘안정적 삶’을 위해 순응하고자 하는 태도를 공유한다고 보았다. 교과목을 수강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은 우선 ‘점수’에 대한 민감도로 나타났다.
  • -하면 점수가 깎이나요? (수업 사례)

팀장을 하면 메리트가 있나요?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수업 사례)
학기 중 학생들이 절실하게 자주 하는 질문은 점수에 관련된 것이었다. 대학생들은 “기능주의적 공부에 매몰된 학습문화”(김진희, 2017)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학생들은 ‘점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어떠한 요소가 학점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지 궁금해 한다. 출결사항, 과제제출 및 그 시기, 줌수업 중 자신을 향한 카메라를 켜놓는 문제 등에 있어서 그것이 어떻게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여 ‘공정하게’ 점수화되는지 명확히 하고자 한다. 대학공간은 고도로 ‘상업화’되었으며(김진희, 2017), 학생들은 ‘소비자’로서 학습에 임하고 교수자는 SNS에 올라오는 강의평 및 별점을 주시하며 소비자의 ‘니즈’를 염두에 둔다. 교과목이 설계한 학습 과정과 성취의 ‘내재적 가치’(김진희, 2017)가 무의미하진 않으나 스펙 쌓기와 고학점 취득이 수강에 있어서의 긍정경험으로 귀결되는 경우도 많았으며, 학기 내내 점수는 최고의 동기가 된다. 동시에 학점 취득의 좌절은 대학생으로서의 생존뿐 아니라 취업시장에서의 성공을 잠재적으로 위협하는 요소 중의 하나로 학생들 주위를 맴돌았다. 그리고 ‘생존’의 그림자는 ‘공존’을 지향하는 인성 교과목과 정면으로 충돌하였다.
자유프로젝트 때문에 스트레스 너무 많았어요. 없어져야 해요. (연구자가 다양한 타자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연습해보는 수업의 취지를 설명하자) 공존보다 생존이죠. (은재)

3. 타자와 공존하기

‘자유 프로젝트’를 때로 ‘구속 프로젝트’라 부르는 학생들의 원성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교과목이 요구하는 작업량이 너무 많다’, ‘팀활동이 어렵다’, ‘활동의 의미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타자와의 상호연결성 및 시민적 책무성에 대한 공감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하는 교양필수 인성교과목의 목표와 진행 과정이 버거울 수 있다. 교실에 앉아서 강의를 듣고 개인적으로 공부하여 보고서를 쓰거나 시험을 보며 성취를 평가받는 수업과 다른 방식의 노력과 시간을 요하는 ‘학습량’에 대한 부담 또한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주요 ‘전공’교과목이 아닌 ‘교양’과목에 주어지는 무게감 또한 작용한다. 하지만 동시에 봉사와 나눔의 가치가 전면에서 강조되는 인성교과목 수강은 새로운 종류의 경험으로 학생들에 의해 기억되며 긍정적 변화를 촉진하고, 역량이 증진되는 순간들을 명징하게 기록한다.

3.1. 봉사와 나눔의 가치 탐색 및 연습

첫 5주간 이루어지는 이론적 논의의 단계에서는 사회적 현안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과 감정을 탐색하고 표현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기초적인 연습이다. 진정성 있는 의사소통을 통해 타자에 공감하며 배려와 나눔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다. 토론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겐 어색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과정의 묘미를 발견하며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싶어 신기했다.
토론이 좀 어렵다 생각했었는데, 가볍게 내 생각을 얘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토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놀랐다.
인권과 환경에 대한 토론 시간도 좋았지만, 우리와 가장 관련이 깊은 복지에 대해서, 그 중에서도 청년 복지에 대해서 토론을 하니 더 깊게 현실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간보고서)
반면 ‘이런 활동이 맞지 않다’며 토론 시간이 되면 줌을 나가거나 자신은 빼달라며 낙오를 자청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이미 능숙한 학생들도 있었지만, 많은 학생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야 하는 학습과정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을 안고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되는 문제들에 대한 깊은 공감능력과 비판적 사고능력을 발휘하였으며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우선, 학생들은 자유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봉사와 나눔의 가치를 이론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는 문제의식을 개인적으로 풀어보는 보고서 과제와 10주차에 제출하는 중간보고서에서 잘 드러나는데, 학생들은 인권, 환경, 복지, 지역사회의 주요쟁점들을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할 수 있게 되며, 절실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의 역할을 찾는 시도를 한다.
사회 변화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발견하게 되었다. (중간보고서)
봉사활동의 현장에 들어가기 전후로 학생들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주체성을 발휘한다. 그동안 특별히 생각하지 않았던 또는 반신반의했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게 되고 현장에서 지식의 지평을 넓힐 가능성이 생긴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마시고 버리는 커피였는데 현장 활동에서 버려지는 커피박의 엄청난 양을 보고 충격을 받고 심각성을 깨달았다… (중략)… 그리고 커피찌꺼기가 다른 물질과 혼합이 잘 되면서도 그 향을 유지하며 높은 재활용성을 가지는 것에 또 놀랐다.
나는 예전부터 분리수거나 일회용품 쓰지 않기 등 나름대로 환경보호 수칙을 잘지켜왔다. 하지만 ‘나 하나가 노력한다고 환경 문제가 해결될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다시 환경에 힘쓰는 사람이 되었다… (중략)… 프로젝트 시작 전과 후의 차이점이 있다면 ‘마음가짐’이다. 기존에는 ‘번거롭고 귀찮지만, 환경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지’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면, 지금은 ‘환경 보호를 하면서 충분히 재미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신념의 변화가 생겼다.
장애인 복지에 있어서 고용과 시설 편의에 대한 문제는 다분한 노력으로 발전을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장애인의 행복추구권 등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위한 지원은 한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애인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중간보고서)
뿐만 아니라 봉사현장에서의 경험은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현실세계와의 조우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깊이로 다가간다. 관념적이었던 봉사와 나눔의 가치는 실재가 되어 학생들에게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 일상에서 그 가치의 수행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디딤돌이 된다.
(교육봉사 활동 중) 어떤 아이가 “저희는 이상한 사람이에요? 저희가 잘못된 사람들이라 가르치러 오신 거예요?” 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늘 혼자서 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했고 늘 혼자 하는 활동을 하였던 내게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나누어야 하는 활동은 너무나 낯설고 생소하였다. 현장 활동을 하면서 처음 대면으로 팀원들과 만났는데, 서로를 생각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모습에 놀라고 감동받았다. (중간보고서)
그러나 학생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늘 팀이 구성되고 프로젝트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에 대두하였고, 그 주된 요인은 협업과 소통의 지난한 과정에 있었다. 공존의 가치를 직접 행동으로 옮기며 실천할 수 있는 현장을 스스로 찾아 활동하도록 설계된 커리큘럼은 수업의 내용과 방법이 서로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봉사학습의 과제를 완성하기 위한 협업의 과정 또한 그 성과를 반영할 수 있어야 교과목이 진정으로 지향하는 바를 이루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나는 전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학생이었다. 그래서 팀원들이 다른 학과 학생들이고 해서 내가 이끌어 가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프로젝트를 시작하니 그렇지 않았다. 팀원들은 일 처리에 노련함을 보였고 주제를 파악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또한 뛰어났다. 물론 나도 글을 읽고 파악해서 적절한 비판을 가하는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대안 없는 비판을 하기도 하였고,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협동이 필요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중간보고서)
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파급력 있는 결과물을 완성해내었으나 그 과정에서 소통과 협업이 정체된 상태였다면 기존의 강의식 수업과의 차별성을 찾기 힘들 것이다. 반대로, 결과물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으나 전반적 과정에 있어 협업과 성장이 기록된다면 그 의미를 축소하기도 어렵다.

3.2. 협업의 경험: 타자와의 관계맺음

협업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대학생들의 팀기반학습 경험에서 일관되게 관찰된다. 장선영(2021)의 팀활동 사례 연구에서는 타자와의 협력과정에서 오는 마찰 그리고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팀활동을 꺼리는 주된 이유이다. 반면, 학생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수행하는 학습 과정은 지적 흥미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협업으로 습득하게 되는 여러 역량의 가치 인식 및 자신감 획득이 팀활동에서 오는 긍정적인 경험으로 꼽힌다. 타자와 하나의 팀을 이루어 봉사학습 프로젝트를 완성해내는 과정을 겪어내며 의사소통능력, 공감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창의적 사고능력 그리고 협업능력 등을 습득했다고 인지된다면 약간의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엔 긍정적인 학습 성취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통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유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은 먼저 서로가 ‘다름’을 확인하였다.
각자 살아온 지역과 시간 그리고 환경이 다르므로 팀원 개인의 의견도 다 달랐으며 그 의견 또한 해당하는 주제에 맞는 의견인지 판단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부합하지 않은 의견인 경우 팀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배제할 때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중간보고서)
어떻게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의견들을 모아 하나의 일관적인 작업으로 통합해내야 하는지 질문한다. 그리고 나름의 방법을 찾아 실험하고 연습하며 시행착오를 겪는다.
팀원들 모두 처음에는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으면 답이 없거나 아니면 모르겠다, 상관없다는 답변이 나와서 답답했고, 화도 났었고, 서운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말하고 하자는 식으로 대화를 했었는데 내 의견만 내세우는 것 같아서 이게 맞는가 싶고 팀장으로서 자괴감도 느꼈었다. 그런데 첫 만남 이후로 서로 편하게 말하기 시작한 후로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요령도 생기고 해서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는 식으로 YES or NO로 답을 할 수 있게 하니 좀 더 수월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요령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에만 힘들었고 이후에는 즐겁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중간보고서)
내 주장만 우기기보단 다른 의견을 들어보고 조율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시간이 걸리지만 얘기하면 다른 의견도 나오고, 그걸 모아서 더 좋은 의견으로 결론이 도출되었다. 중간중간 이런 건 안 맞는 것 같은데 싶을 때가 있었지만 그러면 그 이유를 설명하는 작업을 계속했다… (중간보고서)
팀활동은 학생들에게 소통과 협업을 연습할 장을 제공하였다. 그러한 기회를 활용하여 이전에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역할을 맡아보고 자신감을 획득해나가기도 한다. 학생들은 함양해나가는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스스로 규명할 수 있으며 그에 대해 증진된 지식 또는 이해를 행동으로 옮기며 체화할 수 있게 된다.
팀이 참여를 안 해서 조장이 나갔어요. 그래서 해체 위기에 이르렀는데, 겨우겨우 모아서 잘 마무리했어요. 저는 리더형이 아니고 따라가는게 맘 편하고, 그냥 시키는 거 하는 스타일인데. 그때 조장이 나가고 보니 이러다가는 F 받을 거 같았어요.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나설 수 있었어요. 내가 조장이 되어서 하고, 팀원들이 잘 따라주었어요. 처음으로 사람을 이끌었다는 점. 매주 일지 쓰고, 제가 했어요, 주체적으로.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고, 경험한 것을 하는 거니까. 발표도 원래 너무 싫었는데, 자신감 있게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과정은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이런 경험 해보니까 리더는 참 힘들겠다, 공감능력이 생기고, 얻은 것이 많아요. (태민)
김해찬, 이송이(2021)의 경우 팀 프로젝트 경험을 방어적 참여형, 관계적 공유형, 적극적 성과형, 선택적 갈등회피형의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관계적 공유형과 적극적 성과형이 동기는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적극적으로 팀활동에 임하는 것과는 달리, 방어적 참여형과 선택적 갈등 회피형은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사례에서 학생은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적극적 성과형이자 관계적 공유형의 특성을 갖추고 있음을 발견한다.
나는 사람을 이끌어 나가며 주도적인 성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이 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 남들이 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내가 직접 나서서 일을 처리하는 성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게 말하면 성실한 리더라는 말이 어울리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고생을 사서하는 스타일이다. 또, 원만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을 때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머리를 굴려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어떻게 이걸 생각해 냈지?’ 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의 창의적인 생각 또한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다 같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화합을 도모하는 열정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간보고서)
팀활동에서의 실수와 난관은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하였다. 허나, 성공적으로 협업을 이끌어 내는 역량을 발휘하는가 하면 결국 관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영상 혼자 만들었어요. 혼자 하면 편해요. 어차피 애들은 의견도 없어요. 시간 맞추기도 어렵고. 그냥 제가 했어요. 버스 태워주는 거죠. 버스 태워주면 좋아해요, 기분도 좋고. (규훈)
‘의지가 없고, 응답이 없고, 의견이 없는’ 조원들을 끌고 가는 것보다, 혼자 하는 게 차라리 편하다며, ‘함께 하는 작업’에 대한 거리감을 드러낸다. 입시를 목표로 하는 제도교육의 장에서 협동과 공존의 경험은 제한적이다. 학교사회에서 또는 궁극적으로 인간이 ‘왜’ 협력해야 하는지 납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기도 부족하다. 경쟁체제 안에서 생존해야 하는 개인으로 쭉 단절되고 파편화된 채로 교육된 측면이 있으며, 따라서 신자유주의적 체제가 양산하는 불안과 무기력은 한국 대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협업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서로 이해할 수 없음을 절감한 학생들의 소통을 멈추게도 했다.
마인드가 안 맞았어요.. 저는 딱딱 마감 이틀 전에는 마치고 제출해야 하는데, 그들은 여유가 있다 해야 하나… 팀원들이 맨 마지막에 그러더라구요, 꼭 이렇게 해야 하냐고. (은재)
자기 마음대로만 하려고 하고. 기분 상해서 잠수타고, 톡 안 들어오고. 짐 다른 사람에게만 맡기고. (휘민)
나는 열정적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해나가고 싶은데, 조원들에게 이런 열의는 조금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참여하려고 노력하는 조원들도 있었지만, 그게 아닌 조원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남들은 왜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중간보고서)
이러한 어긋남은 학생들에 의해 곧잘 의지, 의욕, 관심의 정도 차이로 설명되고, 그것은 인성역량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시키지 않으면 안 해서 너무 힘들어요. 의지가 없어요. (성민)
팀원 6명 중 3명은 소극적. 한 명은 의욕적으로 잘 하고, 한 명은 꼭 1인분 밖에 못 하고, 그리고 저. 3명은 응답이 없어요. (하늘)
다 하기 싫어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저는 활동적인 걸 하고 싶었는데 너무 귀찮아 하더라구요. ‘대충 끝내지’ 하는 식, ‘조금만 하고 말지’, ‘이런 게 중요한 건가’, 뒷전이었어요. 변명이겠지만… 저도 게을렀다, 나태했다, 싶어요. (재우)
학생들이 관찰하는 자신 또는 동료들의 ‘의욕/의지 없음’의 현상은 다시 스스로를 질책하게 하며 파편화된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부과하는 신자유주의적 논리를 지속시킨다(서동진, 2009). 개인에 대한 질책은 ‘타고난 운명론’과 연결되고, 결국 어떠한 팀을 만나는가 하는 ‘운’의 문제로 귀결되기도 하였다.2)
다른 조를 만났으면 어땠을까…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했어요. 저희 조는 유대하는 순간 전혀 없었어요. 운이 없으면… (재우)
팀구성에서의 운은 수저론이 팽배한 ‘복불복’의 세상과도 일맥상통한다. 결국, 약간의 원망감만 안고 자신의 불운을 탓할 뿐이다. 카카오톡이나 줌으로 회의할 때는 서로 응답이 없다가 현장에서 얼굴 보니깐 ‘멀쩡히’ 잘 참여하더라는 하늘의 관찰은 비대면 활동의 한계를 지적함과 동시에 관계맺음의 문화적 방식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현장 가니까 다들 멀쩡한데 그동안 왜 참여를 안 했나 이상했어요. 얼굴 보고 나니까 무시할 수 없었나 봐요. 다시 만나야 하고. (하늘)
타과라… 다시 안 볼 사람이라서. (은재)
지속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삶의 반경 안에서 예의를 갖추고 존경을 표해야 할 존재로 팀원들을 인식하지 못하여, 달리 말하면 공동체의 범위가 작고, 서로의 연결성에 대한 시민적 상상력이 미약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조직에서 살아남는 법이 ‘튀지 말고 맞춰 사는 것’(이민경, 2008)이라면, 그러니까 ‘대세에 순응하고 묻어가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면 학생들이 보이는 이러한 태도는 자연스러운 전략이다. 그러한 문화적 맥락에서는 처음엔 될 수 있으면 아무 말 않고 나서지 않으며 조용히 눈치를 살피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좋은 행동지침으로 작동할 수 있다.

3.3. 딜레마: 비즈니스적 관계와 스펙 쌓기

인성영역에서 유의미한 성장과 학습의 순간들이 목격되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맺는 관계의 특성 그리고 봉사학습을 통해 얻게 되는 성과에 대한 의미해석에 있어 딜레마도 있다. 예를 들면, ‘팀을 잘 만났다’고 회상하는 연구참여자들은 보통 추진력 있게 결정하고 배려⋅희생하는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그들은 쉽지 않은 결심을 하고 책임감을 요하는 과업을 기꺼이 도맡아 하였다.
모두 너무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여기서 뒤처지면 안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내빼거나 시키지 않고 어떤 말이든 수용하려는 리더의 자세가 좋았어요. 최대한 발언한 사람에게 상처 안 주도록 달래며 해결 그리고 팀원들도 팀장에게 무임승차하지 않으려 본인 일을 더 찾아서 공유했어요.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까 다들 일 욕심이 있었어요. 자기 성과를 내보이기 위해 시키지도 않았는데 찾아서 팀에 도움이 되려 하고 성취를 향해 달렸어요. 눈치를 딱 보고 다른 애가 하겠다는 거를 뺏으면 안 되고, 그런 분위기 같아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거를 골라서 하고, 제가 먼저 어려운 것 맡으면 그 다음에 양보해서 순환하는 방식. (세준)
얼핏 생산적으로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계적으로 역할을 나눈 후 취합하여 작업을 완성하거나 성과를 향해 한 사람이 ‘희생’ 또는 ‘하드캐리’하는 방식으로 일하기도 하였다.
파워포인트와 발표영상 다 팀장이 혼자 제작했어요. 미대라서 만드는 작업 좋아한다고 그랬는데, 미안했어요. (세준)
한편 수진은 팀원들의 ‘열심히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자신의 ‘큰 의지’가 만났을 때의 갈등 상황을 회상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었던 감정을 토로하였다.
지역사회 주제 정할 때 같이 회의할 테니까 주제를 하나씩 갖고 와서 투표하자 그랬는데, 18학번 여자분 안 해오셨다, 알바 중이라 못했다. 18학번 남학생, 안해옴, 역시 알바중. 19학번 여학생과 저 둘이서 저는 장애인 복지, 1학년 여자분이 동물복지 말만 던지고 가셨다. 제일 쉽고 잘 할 수 있는 것. 처음엔 하겠지 했는데 진짜 아무도 안 하더라고요. 성적 장학금 받고 싶었어요, 저는. 저 혼자 했죠. 그니까 싫어해요, 또. 왜 혼자 하냐고. 어떡하라는 건지. 저는 아무도 안 해서 혼자 했는데. (수진)
수진은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하고자 했지만 팀원들은 소통을 거부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지려 하여 전화를 하니 일부 팀원들은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냐’며 전화를 끊었고, 왜 그랬는지 짐작가는 이유가 있느냐는 연구자의 질문에 자신이 어려서 ‘무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였다. 작업의 속도나 동기의 차이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여 신뢰에 기반한 관계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
말로 풀어보려 해도 안 되서 최대한 피하는 방법으로 풀었어요… 의견이 안 맞았어요. 서로서로 얘기하면서 더 나은 걸 고르는 방식으로 했는데. 얘가 말을 상처받게 하더라구요. 나중엔 ‘얘가 그냥 이런 사람이구나’, 알겠다. 기숙사 가면 누워서 한참 생각했어요. 그냥 별로라고 해요. ‘별론데?’ 그래서 ‘왜?’ 물어보면 ‘그냥 별로야’, ‘이유가 뭔데?’ 소통이 안 되었어요. 다양한 걸로 대안을 제시했지만 소용없었어요. (수진)
결국 ‘피하는’ 것으로 갈등은 억지로 봉합되었다. 수진은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경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당시의 상황을 ‘좋게’, ‘건설적으로’ 해석하고 넘어가고자 마음 정리를 하였다. 자유프로젝트의 모든 과정이 ‘형식적’일뿐이었다고 표현하는 건우도 성공적이라 할 수 없었던 팀활동에 대해 냉소적이면서도 담담히 수용하며 ‘남는 것’의 의미를 찾았다.
경험은 경험이니까, 남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비전이 없었어요. 강처럼 흘러갈 거 같고. (건우)
때로 갈등은 생기기도 전에 원천 봉쇄되었다. 재우의 팀엔 갈등을 비롯한 어떠한 감정교류도 없이, 다시 말해 어떤 일도 없이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한다.
갈등을 서로 안 만들려고. 한쪽에서 참고, 다 받아준 것 같아요. 아예 갈등이 안 생기게. 리더가 과제 어떤 거 했으면 좋겠는지 제안하면 다 좋다고, 그렇게 결정. 이건 어때요, 그러면 무조건 좋아요. 관심이 없어서 안 싸운 것 같아요. [뭔가 해 볼 수 있는] 기횐데, 좀 아까웠어요. 리더가 ‘어떻게 하자’ 하면 다 ‘좋아요’라고 하고 역할 나누고. 끝. (재우)
리더가 되기를 자청한 학생들의 팀이끌기 내러티브에서 반복되는 말은 ‘저는 원래 나서는 성격이 아닌데’와 ‘할 사람이 없어서’ 그리고 ‘답답해서’였다. 성민은 드물게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이끌어야겠다’고 생각하여 팀장이 된 사례인데 성공적으로 끝내고 나니 ‘모든 걸 자신이 다 하려 한 건 아니었던가’, ‘혼자만 독식한 거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책임감과 경쟁심이 원동력이 되었고 이끌어가는 게 힘들었지만 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자유프로젝트를 수강하게 될 후배들에게 성민은 ‘주체적으로’ ‘넘어볼 것’을 조언한다.
팀원들 못 만났다 해서 좌절하지 말고, 두려움 가질 수 있는데. 넘어 봐라, 주체적으로. (성민)
하지만 갈등이 좀체 없었던 성공적인 팀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냐’는 연구자의 질문에는 아니라는 답을 많이 하였다. 프로젝트 결과물을 제출하고 발표를 끝으로 단톡방은 텅 비었다고 한다.
연락은 안 하지만 필요하면 연락할 수 있는 사이? 지인이 생긴 기분이라 좋았어요. (지완)
Moffatt(1989)은 미국 대학생들이 대학사회에서 사적 세계에서의 ‘진정한 자아’와 현실 세계에서의 ‘사회적 자아’ 사이에 위치한 ‘제3의 행위규범’을 습득하게 되는데, 그것이 20세기 후반 미국의 주요한 사회적 가치로 요약되는 ‘친근함’(Friendliness)이라고 보았다. 미국문화에서 ‘친구’란 다른 ‘주어진’ 관계와는 달리 진정한 자아가 ‘자유의지로 선택’한 ‘평등한 관계’이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조우하게 되는 다양한 어떠한 사람들과도 ‘격의 없이’ 그러한 친근한 관계를 ‘축약적으로’ 수행하는 미국적 문화코드를 체득하는 장이 대학이다. 한국 대학의 맥락에서 절친한 친구 또는 두루두루 친한 사람들, 그냥 얼굴만 아는 사이 등 다양한 관계가 있겠으나 연구참여자들은 프로젝트 활동 후 많은 경우 팀원들과의 관계를 ‘일적으로 만난 사이’ 또는 ‘비즈니스적 관계’라 규정하며 웃었다. ‘함께 성장’, ‘상호 학습’을 목표로 하는 협업의 관계에 있어 수강생들은 이렇듯 학점을 위한 ‘비즈니스’로 ‘프로페셔널’하게 ‘일’한 후 뒤돌아보지 않고 헤어지기도 하였다.
또 하나의 딜레마는 봉사활동의 의미와 관련된다. 학생들은 현장에 가기 전에는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자신과 다른 ‘대상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정작 들어가 보니 자신과 다르지 않았고, 어떠한 방식으로든 소통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 발견을 하였다.
어떤 집단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떠들어댔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대상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중간보고서)
이렇듯 학생들의 현장 활동은 그 자체로 내재적 가치를 지니며, 학생들은 학습뿐만 아니라 ‘일시적 치유’의 경험(조문영, 2013)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적 환경에서 봉사활동 또한 점수체계와 성과지표로 포섭되고 있는 모순을 학생들은 잘 알고 있었다.
활동하면서 카드뉴스랑 동영상 만든 게 도움도 되었고 스펙이 되었어요. (하늘)
인성교과목이 고민하는 사회적 문제와 추구하는 가치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제도화된 봉사활동조차 또 하나의 스펙이 되지 않으면 그 ‘효용’이 없어지는 신자유주의적 교육체제에 종속되고 말 우려에 대한 논의를 요하는 부분이다.

4. 결론

교양교육의 책무성을 절감하고 그간 제도교육에서 간과되었던 봉사와 협업의 가치를 소환하며 설계된 인성교과목 자유프로젝트는 대학현장에서 인성교육을 체계화⋅활성화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학생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자리 잡아가고 있음에도 Pike 외(2021)가 지적하듯 개인의 인성과 사회적 요인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탐색이 여전히 요구된다. ‘인성’이 학기 단위로, 학점 형태로 진단되고 평가될 수 있는 영역인지, 그리고 그렇다면 어떻게 더 안정적으로 구조화될 수 있는지 또한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문제이다. Pike 외(2021)가 제시하는 ‘덕목 리터러시’(Virtue Literacy)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그 가치를 널리 인정받는 덕목에 대한 학습자의 지식을 뜻하는데, 그들의 연구는 덕목에 대한 이해가 교과목 수강을 통해 증진하여도 실질적 실천(Virtuous Behaviour)은 증가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덕목 리터러시가 실천되는 것, 즉, 덕목의 가치가 지식의 수준에 그치지 않고 체화되어 수행적 역량으로 전환될 기회를 교육 현장에서 충분히 제공되는가의 문제가 인성교육이 당면한 과제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인성교과목의 역할은 성찰과 연습의 기회와 장을 마련하는 것에 달려있을 수 있다.
이 연구가 고찰하였듯, 연구참여자들이 인성교과목을 수강하며 마주하게 되는 가장 큰 역설은 ‘공존’ 또는 ‘공동선’이 한국 교육현장에서 일관되게 강조되는 ‘감정 규칙’이 아니었다는데(오찬호, 2015) 있다. 저성장시대에 더욱더 상업화되어가는 대학 환경이 학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취업시장에서 경쟁가능한 개인으로 변모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생 정체성과 모호한 관계성을 갖던 건우의 사례가 시사하듯 자신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쉽사리 규명해내기도 쉽지 않거니와 설사 규명된다 해도 그것을 전시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종주 외(2019)는 한국의 대학생들이 고등학교 생활에 비해 ‘눈치가 요구되는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되며, 그것이 하나의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고 본다. 즉, 사회적 관계에서 ‘배려나 양보적 덕목’ 또는 ‘능동적 적응전략’으로서의 ‘눈치 행위 및 마음’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는 자아’와 ‘소외되는 자아’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눈치의 사회적 작용을 인지하고 맥락을 학습해 가며 그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거부한다. 대학사회의 규범적 ‘눈치 행위’를 연습할 기회조차 없는 비대면 상황이지만, 건우의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감정적 거리두기’는 그러한 면에서 오랜 사회적 눈치보기 압박에 대한 간파 및 거부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반면, ‘눈치 빠르게 처신’하고 ‘스스로 개척’(오찬호, 2015)하는 ‘기업가적 자아경영 주체’(서동진, 2009)에의 호명에 학생들은 ‘홈트’나 ‘미드로 배우는 영어’ 등으로 스펙을 쌓는 ‘자기계발 의지’로 응답하는 경향도 보인다.
결국, 인성교과목을 통해 연습하게 되는 ‘상호연결성’과 ‘공존’이 결코 등한시되는 것은 아니며 학생들은 그 내재적 가치를 발견하고 경험하며 성장의 순간을 기록하지만, 그는 때로 ‘비즈니스적’인 것 또는 스펙을 위한 것으로 재의미화되기도 하였다. 이는 인성교과목의 지향과 충돌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비단 그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기업화되어가는 고등교육 현장이 공통으로 마주하는 그늘일 것이다. 타자와의 관계성 안에서 비로소 ‘자기인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진정한 ‘윤리적 주체’(Butler, 2005)로의 이행이 가능해지는 지점을 인성교육의 장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실험의 시공간을 깊고 넓게 확장하는 것이 교수자 및 대학 학문공동체의 과제이다. 자칫 ‘신자유주의적 통치성’으로 귀결될 위험을 늘 경계해야 할 ‘역량기반교육’의 흐름 속에서(김민정, 2019) 이 연구가 제시한 자유프로젝트의 운영사례와 학생들의 수강경험이 인성교육의 진정성 있는 구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를 토대로 앞으로 인성교과목의 내용구성과 방법론에 대한 더 많은 경험적 연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Notes

1) 인성교육이 독립된 교과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교과과정 전반에 통합되는 형태도 있는데, 싱가포르나 한국은 전자에 가까운 사례로 꼽힌다(박균열 외, 2021).

2) 팀구성은 분반마다 다르게 이루어졌으나 크게 자율적으로 또는 제비뽑기로 구성하거나, 교수자가 배정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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