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롬인성교육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 분석

Analysis of Social Innovator Attributes in Bahrom Character Education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1;15(6):163-178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1.15.6.163
원미순1, 김수영2, 윤수진3
1 제1저자, 서울여자대학교 교양대학 조교수, mswon@swu.ac.kr
Assistant Professor, College of General Education, Seoul Women’s University
2 교신저자1, 서울여자대학교 교양대학 부교수, sooyoungkim14@swu.ac.kr
Associate Professor, College of General Education, Seoul Women’s University
3 교신저자2, 서울여자대학교 교양대학 조교수, sujin.yoon@swu.ac.kr
Assistant Professor, College of General Education, Seoul Women’s University
이 논문은 서울여자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에 의한 것임(2021-0247).
Received 2021 November 20; Revised 2021 December 03; Accepted 2021 December 27.

Abstract

최근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서 사회혁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사회혁신의 주체로서 대학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은 개교 이래 60 여 년 간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의 목표를 필수 교육과정으로 구현해왔다. 본 연구의 목적은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교육과정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를 분석하여 오늘날 대학에서의 사회혁신교육 실천에 주는 함의를 고찰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바롬인성교육에 대한 대학의 공식출판도서와 연구보고서 등 6권의 문헌을 채택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바롬인성교육은 단계별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철학이 담긴 교육과정과 실천 중심의 사회문제해결 수업을 통해 사회변화에 실제적으로 기여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질적 분석 방법인 주제 분석(Thematic Analysis) 결과, ‘협력적 자기이해’, ‘협력적 자기관리’, ‘공동체의식’, ‘공감과 의사소통’,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시민의식’, ‘리더십’의 총 7개의 사회 혁신가 자질 요소가 도출되어 바롬인성교육 과정에서 사회혁신교육으로서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음을 확인했다.

본 연구는 대학이 사회혁신교육을 수행함에 있어서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학생 성장 목표를 가지고 교육을 편성하고, 학교 전체가 사회혁신교육의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합의와 정서적 지지, 학교 차원에서의 행⋅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Trans Abstract

Recently, there has been a growing interest in social innovation serving as a new approach to social problem solving, and universities have gained much attention as social innovation actors. Since its establishment, Seoul Women’s University has been implementing Bahrom Character Education curricula as required courses, with the educational goal of “raising talents contributing to social value realization.”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historical changes of Bahrom Character Education, to analyze the social innovator attributes from the curricula, and to investigate its implications on the social innovation education practices of today’s universities.

To meet this end, the six major publications and research reports on ‘Bahrom Character Education’ were selected and analyzed. The findings convinced us that (1) each stage of Bahrom Character Education reflected the needs of the era, (2) the educational philosophy of “raising talents contributing to society” were embedded in the curricula, and that (3) action-oriented social problem solving courses helped the students to contribute to authentic social changes. Moreover, thematic analysis highlighted seven social innovator attributes: ‘collaborative self-understanding’, ‘collaborative self-management’, ‘sense of community’, ‘empathy and communication’, ‘comprehensive problem solving ability’, ‘citizenship’, and ‘leadership’, all of which shows that the curricula of Bahrom Character Education include key characteristics of social innovation education.

The current study suggests that universities should make step-by-step as well as long-term growth goals for social innovation education and that the whole campus should establish social innovation education-friendly environments. However, in order to accomplish this, all university members should come to a consensus about the matter, and further provide psycho-social, administrative and financial support at the school level.

1. 서론

4차 산업혁명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인류는 기존의 삶의 방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코로나19는 독감처럼 인간과 함께 사는 존재가 되었다.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생존의 위협과 4차 산업혁명의 이행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순응해야 한다.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사회문제가 복잡해질수록 문제의 해법이 혁신적이어야 한다. 최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서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사회혁신을 간단히 정의하면, 사회적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Mulgan et al., 2007). 그리고 사회혁신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사회문제의 해결을 시도한다는 것이다(정서화, 2017). 시민사회가 내놓는 해법과 실천방안은 다양하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변화까지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혁신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혁신의 주체로서 대학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혁신은 사회적 위기를 문제(problems)보다는 필요(needs)의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요청한다. 문제적 관점에서 사회문제나 위기를 바라보게 되면 국가나 시장 등 거시적 체계에 일차적 책임이 부여된다. 반면에 필요의 관점에서 접근하게 되면 개인 수준의 미시체계에서 거시체계에 이르기까지 책임 주체가 다양하게 확장되고 각 주체의 역량, 자원 및 전략이 보다 구체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학문영역에 적용될 수 있고, 확산의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다(조상미 외, 2019; Caulier-Grice et al., 2012). 이러한 관점에서 다양한 학문영역과 -영향력을 가진 대학이 사회적 필요를 충족하는 혁신의 주체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21세기에 들어오면서 대학의 책무로서 사회적 가치 실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인력 양성의 전통적 역할에 더하여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통로이자 문제해결의 주체자로서 대학이 혁신적 역할을 담당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조영하, 2008).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대학 연구와 교육에 있어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을 강조하는 세계 혁신대학 랭킹시스템 WURI(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가 대학의 사회적 기여도를 실제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도 잘 드러나 있다(Hanseatic League of Universities,n.d.).

서울여자대학교 ‘SI(Social Innovation)교육센터’,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센터’ 등 국내 일부의 대학에서는 사회혁신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감당하기 위하여 전담 기구를 설립하고 혁신적 역량을 갖춘 인재 발굴과 사회적 가치 실현의 봉사적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해외 대학의 경우 사회혁신교육에 관한 이론적 토대를 세우고 이를 교육과정으로 체계화하여 대학 전체에 적용하는 사례가 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 최초로 아쇼카U 캠퍼스1),로 지정된 노스햄프턴 대학의 경우, 대학 차원에서 사회혁신가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체계화하고 교육원리를 제공하여 교수자들이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노스햄프턴 대학은 사회혁신교육이 ‘졸업 후 어떤 진로로 나아가느냐에 관계없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를 열망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일련의 복합적인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대학생들이 계발해야 하는 자질을 체인지메이커 자질(Changemaker Attributes)이라 하고 14가지로 범주화하였다. 구체적으로 자신감(self-confidence), 인내(perseverance), 내적통제(internal locus of control), 자기인식(self-awareness), 실천지향(action orientation), 혁신과 창의성(innovation and creativity),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공감(empathy), 성찰(reflective), 의사소통(communication), 정서지능과 사회지능(emotional intelligence and social intelligence), 문제해결(problem solving), 리더십(leader), 가치지향(value-driven)을 제시하였다(Alden Rivers, Armellini, & Nie, 2015:386-388). 하지만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인재가 갖추어야 할 자질 및 역량 요소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사회혁신을 실천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각 대학별로 다양한 교과, 비교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고, 일련의 체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사회혁신교육에 관하여 명확히 합의된 정의가 없고, 구체적인 이론의 틀을 수립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한 지금까지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라는 용어가 사회적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 사회변화(Social Changes),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 체인지메이킹(Changemaking) 등 유사한 개념의 용어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사회혁신교육 연구에서 다루어야 할 주제일 것이다.

사회혁신교육 구현의 의지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의 미션, 비전, 가치와 함께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교육철학이자 교육적 지향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사회혁신교육에 관한 개념 정의부터, 이론적 토대 정립, 실천 방안 모색 등 다양한 방향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필요성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회혁신교육 관점에서 서울여자대학교의 교육적 지향을 대표하는 교양필수과정인 바롬인성교육을 분석하고자 한다. 오늘날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모두 아우르는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창우, 2015:73).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세계시민교육과 환경교육도 인성교육의 관점에서 봐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인성교육의 광범위한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실현의 활동을 포괄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2)은 1961년 개교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교육으로서 사회 문제의 적극적 해결 주체자로서 지도자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념을 가지고 있으며, 학교의 설립 이념인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서울여자대학교 고유의 교육과정으로 이어오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독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인성 및 시민의식의 함양과, 사회문제해결에 대한 책임과 실제적 기여를 강조해 온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이 60 여 년의 역사 속에서 어떠한 변천 과정을 겪었는지 정리하고,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공통되게 유지해 온 핵심 가치와 실천적 지향을 분석함으로써 바롬인성교육이 추구해 온 ‘사회적 가치실현을 지향하는 인재의 자질’을 도출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사회혁신가를 양성하는 대학의 교육적 실천에 주는 함의가 무엇인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2. 연구방법

2.1. 연구 내용 및 범위

이 연구는 최근 대학교육에서 주목하고 있는 사회혁신교육의 관점에서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 교육과정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를 분석하기 위하여 관련 문헌을 주요 분석 자료로 채택하였다. 구체적으로 1961년부터 2011년까지의 바롬인성교육에 관한 기록을 대학이 공식 출판한 도서 4권과 2012년부터 최근까지의 교육내용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보고서 2편을 분석하였다.

2.2. 분석방법

1차 연구는 사회혁신교육의 관점에서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서, 위의 문헌 자료를 읽으면서 교육과정, 내용, 목표, 특징을 시기별로 구분하여 범주화하였다. 이러한 1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차 연구에서는 바롬인성교육 내용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질적자료의 분석방법인 주제분석법(Thematic Analysis)(Braun & Clarke, 2006)을 활용하여 [그림 1]과 같은 단계에 따라 진행하였다. 첫째로 수집한 자료를 전체 읽기와 부분 읽기를 반복하면서 연구자들이 자료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둘째로 자료 전반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핵심 개념과 키워드를 표시하며 코딩 작업을 실시하였고, 총 61개의 코드를 도출하였다. 연구자들은 자료 전체를 개인적으로 먼저 읽고 분석하고 이후 10회 연구회의를 가지면서 그룹 읽기를 통해 코드를 도출하였다. 셋째로 정리된 코드들을 범주화하여 23개의 주제를 도출하였다. 넷째로 도출된 주제를 바탕으로 다시 자료의 전체 읽기와 부분 읽기를 반복하며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지를 검토하여 사회혁신교육과 연관성이 적은 주제 4개를 제외하고, 주제도(Thematic Map) 작성을 통해 유사하거나 중복된 의미를 담고 있는 주제들을 연결하여 19개의 주제 중 최종 7개 주제를 도출하였다. 다섯째로 주제를 확정하고 각 주제에 대한 이름을 붙이는 작업을 실시하였고,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선행연구 고찰 과정에서 최근 마지막으로 각 주제를 대표할 수 있는 예문을 선별하여 논문 작성에 반영하였다.

[그림 1]

초기 코드(Initial Codes) 도출 및 범주화 과정

연구진은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약 9개월 간 정기적인 연구회의를 통해 이견이 있는 부분을 수정⋅보완하였고, 연구의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회의록을 작성하여 연구의 일관성과 자료 분석의 중립성을 유지하였다. 또한 주요 자료로 채택한 문헌 외에 바롬인성교육을 주제로 한 학술논문과 사회혁신교육 선행연구 자료를 참고하였고, 교내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 및 세미나 발표와 동료평가(Peer Review)를 통해 연구결과의 타당성을 높이고자 노력하였다.

3. 연구결과

본 연구에서 주요 분석 자료로 선정한 서울여자대학교 공식 출판 도서 4권과 연구보고서 2편을 질적 분석한 결과를 (1)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지도자 양성 교육관점에서 본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과정과 (2) 바롬인성교육 내용에 나타난 사회 혁신가 자질 요소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3.1.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바롬인성교육은 1961년 서울여자대학교의 설립과 함께 시작된 ‘생활교육’부터 오늘의 ‘바롬인성교육’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을 한결같이 “함께 행함으로써 배운다”는 교육철학이 교육과정에 구현되어 왔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지⋅덕⋅술을 겸비한 여성 인재를 양성한다는 본 대학의 교육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1961년 개교 당시 대량으로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던 기존의 대학들과 달리 지식 편중적 교육에 앞서서 도의 교육을, 이론교육보다는 실천교육을, 도구적 교육보다는 신앙의 실천을, 지배하는 지도자가 아닌 봉사하는 지도자를 강조하였다(서울여자대학교, 2017, 2018, 2020).

제1조 (설립이념) 본 대학은 민주국가 건설 초기에 투철한 도의 정신과 탁월한 기술적 능력을 겸비한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기독교 정신에 기초를 둔 지식교육, 도의교육 및 기술교육을 균형 있게 실시함으로써 사회와 농촌의 개척자로서 봉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지⋅덕⋅술을 갖춘 여성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설립하였다. (서울여자대학교 헌장, 제 1조)

이를 위해 실천교육을 강조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으로 ‘공동체생활교육’을 시행해 왔다. 바롬인성교육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건학이념과 실천 중심 전인교육이라는 교육철학을 개교 이래 현재까지 유지해 오면서, 교육내용과 방법은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왔다(서울여자대학교, 2017, 2018). 본 연구진은 시대적 변천과 그에 따라 교육 편성의 변화를 바탕으로 60여 년의 바롬인성교육의 역사를 <표 1>에 제시된대로 6개의 시기별 단계로 구분하였으며, 각 시기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단계

3.1.1. 1시기: 1961~1981년 ‘생활교육’

개교와 함께 시작된 1시기 ‘생활교육’은 국내 최초의 기숙사형 전인교육으로 “인간이 바로 된 후에야 지식과 기술도 바로 쓰인다”(고황경, 1975)는 교육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과 농민을 위해 민족교육과 대중교육을 통해서 사회를 변화시킬 실천하는 지도자이자 희생봉사정신을 가진 여성지도자 양성’(서울여자대학교, 1998)이라는 교육목표 하에 ‘생활교육’은 정규학과교육과 더불어 생활교육(생활관교육, 가정관리실습)과 특별교육(현지작업, 농촌생활실습, 지도자훈련, 특수훈련)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에게 지켜야 할 일상 예절을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경험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농촌 여성 지도자의 자질과 사회에 기여하는 전문인으로서의 역량을 함양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시기의 가장 특징적 교육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농촌생활실습을 예로 들 수 있다. 설립 당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70%가 농촌에 거주하였고 농촌발전이 국가의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였다.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전환은 상대적으로 농촌을 황폐화시킴에 따라, 농촌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농민계몽을 위한 지도자 배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식량안보 확보의 관점에서 농촌의 문제에 집중하고 농촌의 산업적 측면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삶의 질과 문화적 조건을 향상시키는 총체적 접근으로 농촌 예비지도자 교육을 실시하였다는 점은 혁신적으로 볼 수 있다. 초반에 비교과 졸업필수과정으로 운영된 ‘생활교육’은 1979년 교육체제 대폭 개편을 통해 교양필수 교과과정으로 전환할 만큼 본교의 정체성 교육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3.1.2. 2시기: 1982년~1987년 ‘사회지도자훈련’

2시기는 대외적으로 한국 사회의 산업화 및 사회⋅정치적 변화가 있었고, 대내적으로는 학과 증설 및 대학 졸업정원제 실시로 입학 인원의 급격한 증가가 있었다. 이에 서울여자대학교가 여성지도자 양성이라는 교육적 지향점을 유지하고 교양필수교과 <사회지도자훈련 I Ⅱ Ⅲ Ⅳ> 교육과정을 시행했지만, 늘어난 학생 수로 인해 교육 기간을 단축하는 등 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기에는 힘들었던 과도기적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지도자 양성이라는 대학의 교육적 지향이 분명히 드러나도록 교육 과정명을 ‘사회지도자훈련’으로 변경하고, 교육과정을 단계별로 체계화하여 <사회지도자 훈련Ⅰ(생활관교육)>, <사회지도자 훈련Ⅱ(걸스카우트, 사회봉사)>, <사회지도자 훈련 Ⅲ(가정관리실습주택교육)>, <사회지도자훈련Ⅳ(농촌생활실습)>으로 구성하였다. 한편, 산업구조의 변화라는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1987년에는 <사회지도자훈련Ⅳ(농촌생활실습)>를 폐지하였다.

3.1.3. 3시기: 1988년~1997년 ‘사회지도자훈련’

산업화의 급속한 진행과 더불어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사회⋅정치적 변화로 특징지어진 3시기에는 민주사회를 이끌어 갈 지도자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있었다. 이를 반영하여 ‘민주사회를 이끌어갈 책임 있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갖춘 여성지도자 양성’(서울여자대학교, 1998)을 교육목표로 수립하고, ‘사회지도자훈련’ 교육 내용을 전면 개편하여 <사회지도자훈련I>(책임 있는 개인), <사회지도자훈련Ⅱ>(건전한 사회), <사회자지도자훈련Ⅲ>(성숙한 민주시민)의 세 개의 교양필수 교과로 운영하였다. 개인의 성장과 변화를 기반으로 하는 공동체 생활교육인 <사회지도자 훈련Ⅰ>, 사회봉사 및 참여의 경험과 훈련을 하는 <사회지도자훈련Ⅱ>, <사회지도자훈련Ⅰ⋅Ⅱ> 단계의 경험을 통합하고 균형된 삶을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험교육으로서 <사회지도자훈련 Ⅲ>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은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여성의 역할이 확대되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역량과 민주적 역량이 중요시됨에 따라 실습주택교육을 통해 배움을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실험적 훈련의 장으로서 혁신적 교육경험을 제공하였다.

특히, 2학년 대상 <사회지도자훈련Ⅱ>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내용을 편성하였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수집 및 현장 중심 연구를 수행하도록 하여 실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훈련을 제공하였다. 또한 당시로서는 앞서가는 이슈인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실생활 속에서 인식하고 직접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환경보호 실천의 내재적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서울여자대학교가 에코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실천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3.1.4. 4시기: 1998년~2010년 ‘바롬교육’

4시기에서는 ‘바롬교육’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서울여자대학교 브랜드 교육으로서 고유성을 부각시키고,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도입하여 실제적 사회 참여를 강조하는 교육을 실시하였다. 후기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화사회로의 사회적 변동 속에서 물질만능주의의 팽배와 급격히 증가하는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의 책임과 인간존엄의 본질을 회복하는 교육을 근본으로 하는 바롬인성교육은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바롬교육Ⅰ⋅Ⅱ⋅Ⅲ> 과정으로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이 세 과정을 거치면서 자아정체성, 공동체의식, 역사의식을 확립하고, 전문성을 갖춘 사회인으로 활동하는데 필요한 인품과 자질, 리더십을 갖춘 인재로 성장해 나갔다.

3.1.5. 5시기: 2011년~2019년 ‘바롬인성교육’

2011년에 개교 50주년을 맞은 서울여자대학교는 실천중심의 전인교육의 전통을 바탕으로 바롬교육이 전인교육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바롬인성교육’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글로벌 시대에 맞추어 교육목표를 ‘글로벌 시민 소양을 갖추고 공동체 화합을 이끄는 실천형 인재양성’으로 변경하였고, 나-사회-세계로 개념의 확장을 연결하는 교육을 실시하였다. ‘나’와 ‘우리’에 대한 이해를 위한 <바롬인성교육Ⅰ>, 공감적 의사소통 훈련, 다문화 감수성과 사회적 소통능력 향상을 위한 <바롬인성교육Ⅱ>, 그리고 세계적 관점에서 지역사회의 문제 인식 및 사회문제해결 능력 향상을 위한 <바롬인성교육Ⅲ>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사회-세계로의 체계적 자아관의 확장은 ‘바르고 건강한 나’에서 출발하여 ‘바르고 건강한 관계형성’으로 성장하고 비로소 ‘세계시민으로서의 소명과 헌신’의 의지를 갖도록 하는 논리적 구조를 갖고 있다. 특별히 이 시기에는 바롬인성교육의 대외적 확산을 통해 브랜드화를 도모하였고, 초⋅중등학생, 군인 등 지역사회 다양한 대상으로 바롬인성교육을 확대, 보급하였다.

이 시기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강의실을 넘어 지역사회로 교육의 장이 확대되고 실제 사회문제가 교육의 주제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TPBL(Team Project-Based Learning) 교수방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창의성을 강조하고,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팀을 이루는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 결과물의 질적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3학년 대상 <바롬인성교육Ⅲ>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분류체계에 따라 분반을 구성하고, 학생들은 본인이 선택한 관심분반에서 학생주도의 팀 프로젝트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바롬인성교육Ⅲ> 수업에서 학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주제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는 지역의 기관, 단체, 기업 등과의 연계를 통해 실제적인 사회문제를 발견, 해결, 그리로 실천함으로써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기여할 수 있었다.

3.1.6. 6시기: 2020년~현재 ‘바롬인성교육’

사회혁신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불어 일으키고, 융합과 통합을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필요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여 본교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중장기 발전계획의 주요 추진목표로 삼고, 사회혁신교육을 특성화하며, 사회적 참여 활성화의 전략을 구체화하게 된다.

이에, 2021년에 개교 60주년을 맞은 서울여자대학교의 바롬인성교육은 교과과정에 전문성, 지역사회 연계, 그리고 사회혁신가 양성의 특징을 강화하면서 학생의 선택권과 자율권이 강조되는 학생주도활동 중심의 생활학습공동체교육인 <바롬인성교육>과 프로젝트 기반 사회문제해결 수업인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의 두 과정으로 구성된 교육체제로 개편하였다. 1학년 학생들은 바롬인성교육 교과목을 통해 자기통찰, 관계의 확장, 공동체의 화합과 실천을 위한 실천의지를 함양하게 된다. 이후 3학년이 되면 SDGs 주제의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 교과목을 통해 세계적 관점에서 자신과 사회를 인식하고, 소통과 협력에 기반 한 참여를 통해 실제적 사회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특히, 학생 주도 팀 프로젝트 수업인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는 각 주제에 대한 전문성 강화, 해결방안 실천에 대한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한 관련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 민⋅관⋅학 협치(governance)로 연대와 협력을 통한 실제적인 사회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 변화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

3.2. 바롬인성교육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

바롬인성교육 관련 문헌을 중심으로 주제 분석한 결과, 바롬인성교육 내용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면 [그림 2]와 같다.

[그림 2]

바롬인성교육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키워드

3.2.1. 나를 바로 세우는: 협력적 자기이해 및 자기관리

① 협력적 자기이해

서울여자대학교가 개교 이래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공동체생활교육(합숙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공동체생활 속에서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일교육 환경을 제공해왔다. 공동체생활을 하면서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강점, 단점을 이해하고 자신의 목표와 가치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일상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바롬인성교육에서의 자기이해는 개인적 차원을 넘어 공동체생활 속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협력적자기이해를 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3시기(1988-1997) 사회지도자훈련의 <참만남> 프로그램은 이와 같이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참만남Ⅰ은 주로 자신을 스스로 노출시키는 활동 즉 자신의 이미지, 주변 환경, 성격, 미래의 계획 등을 정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구체적으로 알려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첫 만남의 어색함을 해소한다. 참만남Ⅱ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내에서의 여러 문제나 갈등 상황 등을 집단에서 나누어 봄으로써, 자신의 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객관화함과 동시에 또래 집단내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집단 토의 과정을 통하여 서로의 다른 견해와 의견 일치를 위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체험하며 구성원 개인의 고착된 획일적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참만남Ⅲ는 집단 속에서 나를 노출시키고 생활하는 동안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지고,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이해를 돕는다. (서울여자대학교, 1998: 102)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실천하는 것을 포함한다(Baker & Stauth, 2004).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위해’ 또는 ‘왜’ 살아야 하는지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가치’이므로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지 보다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잠재적 교육과정으로서 학장과 교수와의 비공식적 만남 또는 공동체생활교육 속에서 가치관 형성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공식적 교육과정으로서 소집단 나눔 활동과 중⋅대집단의 특강을 통해 삶의 구체적인 비전과 가치 중심의 실천 계획을 세우게 하는 가치⋅비전교육을 실시해왔다.

바롬교육Ⅰ은 1학년을 대상으로 3주간 공동체생활을 통하여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 공동체성, 역사의식을 확립함으로 미래를 선도하는 긍정적, 진취적 여성지도자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이었다.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학생들은 16~18명의 소모임 단위로 훈련받은 소그룹 강사들에 의해 자신, 타인, 세상과의 바람직한 관계 수립을 통해 건강한 나를 정립할 수 있도록 교육받았다. 교육내용은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인간관계 훈련을 통한 기초 작업을 시작으로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그것을 기반으로 소중하고 특별한 자기존재의 가치를 발견한다. 나아가 내가 알고 있는 나와 타인이 알고 있는 나와의 차이점을 이해하며 타인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관계형성 능력을 배양하였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의 구체적인 비전과 계획을 구상하여 대학 신입생으로서의 대학설계와 인생설계를 함으로 당당한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였다. (중략)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글로벌 시대의 이해와 대학생으로서의 삶의 자세와 마음가짐 및 주요가치들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여자대학교, 2012: 197)

바롬교육에서의 협력적 자기이해가 갖는 차별성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기독교 세계관 강의를 통해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고, 공동체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실천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사회혁신교육의 특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② 협력적 자기관리

자기조절 또는 자기주도로 일컬어지는 자기관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 사고와 행동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일컫는다(정창우, 2013: 156). 즉, 자기관리능력이 있는 사람은 관리감독 없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바롬인성교육에서의 자기관리는 공동체생활 속에서 상호작용 및 상호지지를 하는 협력적 자기관리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롬인성교육의 전 시기에 걸쳐 협력적 자기관리는 자기주도성과 자율 기반의 자기주도 학습 원리에 따른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기(1-3시기) 교육에서는 공동체생활 속에서 정리정돈을 하고, 시간을 관리하고 자율적 규율 준수 등 생활전반에 대한 자기조절 능력을 함양하는 활동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생활관교육>과 <가정관리실습교육>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강조하는 교육활동으로 구성되었다. 일찌감치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예견하고 학생들이 효율적인 자기관리를 함으로써 좀 더 자신감 있는 미래생활을 설계하고,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을 구성하였다. 이를테면 당시 학교생활을 사회생활로, 실습주택 생활을 가정생활로 보고 일과 가정생활을 동시에 영위해야 하는 여성의 역할을 위해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서울여자대학교, 1998: 100-103).

가정관리 실습 주택은 ‘카테지’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당시 한국의 중간층 주택 규모인 20평 짜리 주택 10동에서, 각 9명씩의 가족 구성원을 이루어 살면서 일반 가정주부가 매일 하는 일을 실습하였다. 물론 실제와 똑같은 가정생활을 경험해 볼 수는 없으나 아홉 식구의 한 가족이 질서 있고 즐겁게 살기 위하여 한정된 금액과 시간을 합리적으로 계획하고 … 중략 … 실제적으로 당면하게 될 문제들을 미리 경험해 봄으로써 장차 현실을 극복하는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시한 교육이었다. 학생 스스로가 각 카테지 식단을 작성하고 직접 구입해서 식생활을 운영하는 식생활 실습 기간이 초기에는 약 한 달간 실시되었다. … 중략 … 이러한 식생활 실습교육은 학생들 스스로에게 식생활을 계획하고 준비 실천하는 기회를 마련해 줌으로써 보다 실질적이고 계획성 있는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그 의의가 있었다. (서울여자대학교, 1998: 59-61)

두 번째로, 자율점 제도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함으로써 함께 살아갈 때 지켜야 할 규칙의 중요성을 깨닫고, 공동생활에서 자신의 내면을 통제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었다. 초창기 생활관과 가정실습주택의 생활 규칙은 관칙에 준하여 실시되어 1987년까지는 위반 시의 벌칙, 위반사항을 학생들에게 공고하여 확인시키는 형식을 취했다. 1988년 3시기부터는 학생 스스로 생활 규칙을 정하는 생활 자율 규칙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각 동에서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을 수합하여 전체 생활규칙을 정하였다. 1988년 이후부터는 학생들 자신이 정한 생활 자율 점수 규칙에 준하여 자기 점수를 스스로 평가하는 생활 자율 점수제를 적용했으며 1994년 이후 자신을 포함한 동의 구성원 모두가 다 같이 평가하는 동료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서울여자대학교, 1998: 57).

또한, 초창기 교육에서 당시 여성들에게 드물었던 빙상, 수영, 유도, 승마와 같은 체육훈련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신체 건강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게 하고, 응급처치 및 가정간호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게 한 점은 동시대의 대학교육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교육이었다. 이러한 통합적인 자기관리 훈련의 전통은 6시기 바롬인성교육의 건강한 생활습관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학생들은 개인 또는 그룹으로 운동, 영양, 수면, 만들고 싶은 습관 등을 실천한 후 수업 중에 활동에 대해 나누고, 서로 격려하고 지지함으로써 협력적 자기조절능력을 함양하게 된다.

5, 6시기의 바롬인성교육은 감정관리를 교육활동에 포함하였는데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알아채고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는 활동으로 구성하여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이와 같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감, 내적통제, 인내, 자기주도성 을 함양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Alden Rivers 외(2015)가 주요 사회혁신가 자질로 언급한 요소와 일치한다. 바롬인성교육은 공동체생활 속에서 작은 습관을 형성하여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스스로 인내하고 자신을 조절하고 더 나아가 타인들의 시간, 감정, 행동관리를 지지하고 격려함으로써 건강한 공동체로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사회혁신교육의 특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3.2.2. 우리로 연결되는: 공동체의식, 공감과 의사소통

① 공동체의식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공동체에 유대감과 연대감을 느끼고 상호 호혜적 태도를 형성하는 것을 공동체의식이라 하며, 이는 한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해 나가는 주요 요소가 된다(Chavis & Wandersman, 1990: 56). 바롬인성교육은 공동체의식 함양을 주요 교육목표로 수립하고 교육의 형식과 내용의 중심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공동체의식은 바롬인성교육 1시기인(1961-1981) 학교 설립 당시부터 시작된 생활교육에서부터 2021년 현재의 6시기 바롬인성교육에 이르기까지 공통되게 이어져 오는 핵심적 교육요소이다. 다음의 인용문을 통하여 바롬인성교육이 실행한 공동체의식에 관한 교육의 내용을 알 수 있다.

바롬교육Ⅲ의 교육내용은 ‘공동체 속의 나’, ‘소통하는 공동체’, ‘함께 세우는 공동체’, ‘전진하는 공동체’를 중심으로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길러 주는 것이다. 특히 공동체 안에서 membership의 중요성과 기본적 요소, 의사소통 기술의 중요성, 바람직한 공동체 혹은 그렇지 못한 공동체의 모델 제시 및 다양한 갈등상황에서 대처하는 자세나 전략 등을 나눔으로써 어느 곳에 있던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그 공동체를 성숙하고 바람직하게 세워나갈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경험하도록 지도하였다(서울여자대학교, 2012: 200).

공동체의식은 현대사회에서 개인들 간의 보다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공동생활의 원리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다(박가나, 2008: 47). 서울여자대학교가 ‘함께 행함으로써 배우는’ 방법을 통하여 공동생활의 원리를 습득하도록 구성한 일련의 생활학습공동체(합숙교육) 교육과정 - ‘생활교육’, ‘사회지도자훈련’, ‘바롬교육’, ‘바롬인성교육’-은 방법론적으로 혁신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식을 함양하는 데 있어서 매우 실효성이 있었다. 바롬인성교육은 2010년 이후 선순환적 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교육의 성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결과를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오고 있는데, 특히 공동체 의식 함양의 요소는 매 학기 매우 유의미한 수준에서 효과가 검증되고 있다.

공동체의식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 개념이 확장되어 왔다. 1960년대에 강조되던 공동체의식과 2021년에 강조되는 공동체의식은 개념의 본질은 변함이 없으나 구성의 요소에서 변화가 있었다. 오늘날의 공동체의식이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연대의식에 기초하여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는 공동의 문제를 인식하고 그것의 해결에 함께 참여하는 의식으로 나아가는 보다 적극적이고 혁신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교과내용을 구성하였다. 전형적 사례로서 바롬인성교육Ⅲ(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은 ‘세계적 관점에서 자신과 사회를 인식하고,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참여와 실천을 통해 실제적 사회문제해결에 기여한다’는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사회문제해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팀프로젝트형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서울여자대학교는 1시기 ‘생활교육’에서 6시기 ‘바롬인성교육’으로 이어지는 60여 년간의 바롬인성교육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식 함양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사회혁신을 위한 기본적 자질을 키워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② 공감과 의사소통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타인의 느낌과 정서를 공유하고 생각과 반응을 이해하는 공감(empathy)과 의사소통 능력은 사회혁신가의 기본 자질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여자대학교는 일찍이 1961년 설립 당시부터 공동체의 구성원 상호간의 적극적인 교류와 이타적 행동의 주요 요소로서 공감능력 함양에 집중하였다. 여성리더십의 근간이 되는 역량으로 타인에 대한 이해와 수용의 태도를 강조하여 왔던 것이다. 이를 위하여 공감능력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조성하였으며, 이에 생활학습공동체에서의 일상생활이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생활관은 다른 기숙사와 달리 공동체 생활을 훈련하는 교육의 장이다. ‘나’ 하나의 자기완성을 위해서는 개개인 여럿이 모인 ‘우리’가 먼저 조화롭게 지내야 한다는 것을 배우며, 각자의 자유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단체의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체득하는 훈련의 장소인 것이다. 한 방에 각 학과뿐만 아니라 각 학년이 고루 섞여 생활하였으므로 ‘나’와 다른 점이 매우 많은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서울여자대학교, 1998: 56)

이와 더불어 구조화된 교육과정을 통하여서도 공감력을 함양하는 교육이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특히 공감적 의사소통 교육은 공감력과 더불어 공감의 표현방식인 의사소통에 대한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타인과 화합하며 상호작용하는 삶의 기술을 익히도록 하였다. 의사소통 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은 의사소통의 기초, 효과적인 의사전달, 적극적 말하기, 협상과 설득, 갈등관리 등으로 구성되었다(서울여자대학교, 1998, 2012).

또한 서울여자대학교의 공감능력 함양교육은 ‘나’와 가까운 ‘우리’의 차원을 넘어서 보다 넓은 ‘사회와 세계’에 대한 공감으로 확장시켜 ‘사회적 책임감’과 ‘리더로서의 소명의식’을 함양하도록 하였다. 이는 1시기 농촌생활실습, 2, 3시기 사회지도자훈련Ⅱ, 4시기 바롬교육Ⅱ, 5시 바롬인성교육Ⅲ, 2021년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인지⋅정서적으로 이해하는 데 근간을 이루고 있다.

사회지도자훈련(1988)은 자신의 모습을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여성으로서, 한국인으로서 비추어보면서 소명의식을 가진 직업인, 사회개선을 위한 책임감 있는 시민, 남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봉사인, 신속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개발을 추구하는 현대인으로 준비하도록 했다(서울여자대학교, 1998: 98)

학생들은 이러한 나, 우리, 사회와 세계에 대한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의식을 함양하고 사회와 세계의 문제해결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사회혁신가 자질을 함양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3.2.3. 사회에 참여하는: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시민의식, 리더십

①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최근 사회혁신교육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협업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안을 도출, 실천하는 종합적 문제해결능력이 학생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필요를 반영하여 2019년부터는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에서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따라 분반을 나누어 팀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기마다 주요 전략으로 채택한 교수-학습방법에는 차이가 있으나, 서울여자대학교는 개교 이래 지금까지 학생들의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계한 현장중심교육을 실시해 왔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상에 대한 이해, 문제의 발견과 정의, 해결안 도출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학습하였다. 초기의 교육을 예로 들면 1, 2시기(1961-1987)에서 실시된 농촌생활실습에서는 학과와 전공이 다른 학생 20여 명이 조직을 구성하고 할당된 예산을 관리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 활동을 하였는데, 이를 통해 학생들은 농촌 사회에 대한 이해를 비롯하여 현장 활동을 위한 조직의 구성과 자원관리, 계획의 수립 및 실천이라는 종합적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사회와 농촌의 개척자 선봉자로서 봉사할 수 있는 지⋅덕⋅술을 겸비한 여성지도자를 양성함에 있음은 60년대 초 60불이었던 우리 국가가 처해있던 시대에 적절한 이념인 것이다. 이 이념 구현을 위해 졸업하기 직전인 4학년 여름방학에 농촌 생활실습을 실시하였다. 농촌생활실습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교내에서 실시한 각종 생활교육훈련을 농촌에서 종합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자기의 체득한 훈련을 평가할 수도 있고 농촌 사회의 새로운 것을 배울 수도 있으며, 또한 자기의 지식과 기량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등 이 실습을 통하여 자기완성적 사실 학습 기회를 스스로 창조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필수과목으로 학점화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1998: 144-145)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이 학생들의 전 학년 시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교내에서 실시한 각종 생활교육훈련’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기초 지식과 이해를 갖추었고 이를 ‘농촌에서 종합적으로’ 적용, 실천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최근 5시기(2011-2019) <바롬인성교육 Ⅰ,Ⅱ,Ⅲ>에서는 건강한 자아관을 확립하는 교육,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소통능력을 함양하는 교육, 세계적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체계화하여 학생들의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바롬인성교육에서는 국가 단위로 영역을 제한하지 않고 글로벌 단위까지 확장하여 세계시민으로서 글로벌 사회의 문제해결에 참여하는 것으로까지 나아간 것을 볼 수 있다. 이미 1990년대 초에 UN 환경과 발전 회의에서 채택한 ‘Agenda 21’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는 현재까지 이어져 최근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에서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주요 프로젝트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와 같이 바롬인성교육이 추구해 온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강화를 위한 단계적 교육은 개개인의 고유한 관점과 시각의 계발에서부터 문제의 인식과 발견, 대안적 해결안의 제시와 실천을 지향하는 사회혁신교육의 속성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바롬인성교육의 교육과정과 내용, 방법이 대학의 사회혁신교육에 유용한 모델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② 시민의식

시민의식은 민주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와 가치관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바람직한 시민의식 형성은 한 사회의 발전과 직결되어 있다고 본다(지은림, 선광식, 2007: 117). 나아가 인류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공동의 책임감과 대처 노력에의 요구는 세계시민의식의 중요성과 대학에서의 세계시민의식 교육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바롬인성교육은 그 지향점이 개인과 지역사회를 넘어 글로벌 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체성과 사명의식을 갖게 하는 데에 있었고, 민주시민의 개념이 이미 초기교육에서부터 세계시민으로서의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민족과 인류의 복지를 위하는 보편적 세계정신이 강조되는 폭넓은 인간을 양성하는 교육, 양적 교육이 아니라 질의 교육, 민주시민교육 등이 이 교육목표에서 강조되고 있는 바 이는 당시 새로운 생명적 충격이었다. (서울여자대학교, 1998: 112).

보편적 세계정신을 강조한 민주시민교육이 당시 학생들에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은 ‘세계시민’, ‘글로벌 의식’, ‘지구공동체’의 관점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시대였기 때문이며, 이는 사회를 바라보는 혁신적인 시각과 관점을 이미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생활관에서 합숙 생활교육 시기에는 ‘남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고 내 자유를 지켜나가는 능력’(서울여자대학교, 1998: 56)을 기르도록 했고, 공동체 생활 속에서 규칙 준수, 책임의식, 자율성, 준법성, 민주적 의사소통, 자율과 책임을 기본으로 한 민주시민의식(서울여자대학교, 1998: 193)을 함양하도록 하였다. 일례로 식품의 분배에도 자율성을 도입하여 식자재 분배창고에서 학생 스스로가 정량만큼만 챙겨가도록 한 것은 민주시민교육이 지식의 전달 형태가 아닌 삶의 영역에서 ‘행함으로 배우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실습주택 내에서는 거의 모든 것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진다 … 식품의 분배에도 자율성을 도입하였다. 식품광은 24시간 개방해서 필요한 만큼의 양념을 가져간다. 왜냐하면 누가 지켜보지 않아도 스스로 지킬 부분은 지켜갈 때 시민의식이 함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서울여자대학교, 1998: 100).

또한 1980년대 후반부터는 소집단을 구성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강사들은 소집단 학생들에게 주제를 제시하고 자발적인 토론과 상호작용을 통해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경험하도록 하였다. 5단계(2011-2019) 이후부터는 세계시민교육을 명시적인 교육내용으로 구성하여 보편적 세계시민의 개념을 이해하고 글로벌 사회의 이슈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증진시키는 교육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③ 리더십

사회혁신가 자질로서 리더십은 중요한 요소로 언급된다. 바롬인성교육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지⋅덕⋅술을 갖춘 여성지도자 양성’이라는 서울여자대학교의 설립 이념을 실천하는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 궁극적 지향점이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리더십은 바롬인성교육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별히 서울여대가 지향하는 지도자는 ‘단순한 기술이나 지식의 소유자가 아니라 덕을 함께 겸비하고 기독교 정신의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의 소유자’(서울여자대학교, 1998: 69)로 특징된다. 초기 리더십 훈련은 특별훈련(예: 걸스카우트, 4-H클럽, Y-Teen클럽) 형태로 등장하기도 하고, 2, 3시기(1982-1997)에서는 바롬교육의 명칭을 ‘사회지도자훈련’, 교과명을 <사회지도자훈련 Ⅰ,Ⅱ,Ⅲ>으로 변경하여 지도자 양성이라는 교육목표를 명시적으로 드러내었다. 여성의 역할을 가정으로 제한하는 전통적 성 역할 구분에서 벗어나 여성의 사회적 역할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교육을 강조한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바롬인성교육이 지향한 지도자에 대한 관점이다.

지도자란 자신의 뚜렷한 확신과 그 확신을 추진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인격과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대학교육이 육성하는 여성지도자란 반드시 고위층이나 기관의 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직장의 지극히 평범한 위치에서라도 자기 의무를 모범적으로 잘 수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정성을 기울여 난관을 돌파하는데 앞장을 서서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김신일 외., 2002: 77-78).

이러한 지도자 관은, 정부나 조직의 장에 의한 ‘위에서 아래로(top-down)’의 변화가 아니라 시민 개개인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 그들의 아이디어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래에서 위로(bottom-up)’의 방식을 지향하는 사회혁신의 기본 관점과도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모두가 리더이고, 모두가 변화의 주체자가 되어야 한다는 서울여자대학교의 지향점은 이 시대의 사회혁신 관점에서 개개인을 변화의 주체자로 바라보는 ‘모두가 체인지메이커(Everyone a Changemaker)’의 의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4.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최근 사회적 관심과 기대가 증가하고 있는 사회혁신교육의 관점에서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와 교육과정의 내용들을 분석함으로써 사회혁신가를 양성하는 대학의 교육 실천에 주는 함의를 도출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서울여자대학교의 설립이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는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보았으며,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바롬인성교육이 공통되게 유지해 온 핵심가치와 실천적 지향을 분석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들을 도출하였다.

본 연구는 사회적 가치실현을 위한 적극적인 교육방식을 유지 발전시켜온 대학이 60여 년간 지속해온 교과과정에서 생성된 교육형식, 내용 및 성과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사회적 가치실현과 사회혁신의 관점에서 조망하였으며, 인재양성의 관점에서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를 구체화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에 본 연구가 대학의 사회혁신교육 실천에 주는 의미와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울여자대학교의 “함께 행함으로써 배운다”, “인간이 바로 된 후에야 지식과 기술도 바로 쓰인다”는 교육철학은 전인교육과 실천교육을 뒷받침하는 교육철학이 되었으며, 특히 생활학습공동체교육의 방식을 통하여 공동체 속에서의 자아관 확립과 실천하는 리더십을 함양하는데 근간이 되었다. 실천 중심 전인교육의 강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사점은 사회혁신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한 이해가 지식의 형태로 주입된 것이 아니라 전인격적 성장과 실천의지를 내면화함으로써 내적동기화를 통하여 형성되었다는 점이며, 사회혁신교육은 나 자신부터의 혁신에서 출발하는 교육으로 편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서울여자대학교의 바롬인성교육은 단시일의 프로그램이나 단발적 교과목이 아닌 장기적 성장목표를 가지고 단계적으로 이수하는 교육과정(3~4단계) 로드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전공이나 진로 방향에 상관없이 재학생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오늘날 대학의 사회혁신교육이 ‘졸업 후 어떤 진로로 나아가느냐에 관계없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를 열망하는 인재를 키워내는 일련의 복합적인 과정’(Alden Rivers, Armellini, & Nie, 2015: 388)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관점에 비추어 볼 때 바롬인성교육은 일찍이 1960년대부터 이러한 관점의 교육을 정규교과과정으로 실현하여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단일 교육부서에서 시행하는 단편적 교육의 차원이 아닌 학교 전체 구성원의 참여와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캠퍼스 전체가 사회혁신교육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바롬인성교육의 사례는 사회혁신교육이 학교의 교육적 지향 속에서 실제적 교육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교육의 목표가 대학의 미션과 비전에 부합해야 하며 중장기적 목표와 실천계획을 토대로 행⋅재정적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하고, 전체 구성원의 합의와 정서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바롬인성교육의 구성과 내용 및 성과를 주제분석법(Thematic Analysis)으로 분석한 결과 바롬인성교육이 지향하는 교육의 요소와 인재의 자질은 사회혁신교육 요소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 나타난 사회혁신교육 요소는 ‘나를 바로 세우는 교육’, ‘우리로 연결되는 교육’, ‘사회에 참여하는 교육’으로 범주화 할 수 있으며 이는 공동체교육이 지향하는 ‘나-우리-사회’로의 의식과 실천의 전개 지향을 담아내고 있다. 각 범주의 하위요소를 종합하면 ‘협력적 자기이해’, ‘협력적 자기관리’, ‘공동체의식’, ‘공감과 의사소통’, ‘종합적 문제해결능력’, ‘시민의식’, ‘리더십’의 7개 요소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Alden Rivers 외(2015)가 제시한 사회혁신가 자질의 범주와 상당부분 일치하는 내용으로 나타났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3년에 걸친 일련의 과정으로 구성된 바롬인성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은 사회혁신가적 자질을 단계적으로 함양하였으며 이는 개인의 전공과 진로에 상관없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고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발휘될 수 있는 자질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사회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넷째, 학교의 설립에서 현재에 이르는 60여 년간의 바롬인성교육을 분석한 결과 나타난 특징은 이념과 방법과 내용이 혁신적이었다는 것이다. 산업화 초기에 대부분의 교육이 지식과 기술의 성장목표와 개인적 안위에 치중하고, 대학은 사회적 가치실현이나 사회참여의 봉사 수행보다는 아카데미즘에 치중하던 시절에 서울여자대학교는 ‘함께 생활하며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 정신을 교육의 핵심적 가치에 두고 전일(全日)적 전인(全人)교육 방법으로서 ‘생활학습공동체교육’을 전격적으로 시행하였다는 점에서 당시로서 대학의 출발부터 혁신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바롬인성교육의 모든 교육과정에서 전공을 불문하고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오늘날 강조하는 ‘융합적 교육의 성과’를 도출하고 학제 간 협력을 교육의 원칙으로 갖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혁신교육의 요소에 부합하는 교육방식이라 할 수 있다.

사회혁신교육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많은 대학들에서 사회혁신교육을 도입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혁신교육에 관한 합의된 정의를 찾기 어렵고 구체적 실천방안의 토대가 되는 이론적 틀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혁신적 교육이념과 교육실천의 방법을 오랫동안 수행해 온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의 사례를 통하여 사회혁신교육의 요소들을 도출함으로써 사회혁신교육을 준비하는 대학들에 기초적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후속 연구를 통하여 보다 폭넓은 사례의 검토와 경험적인 연구가 보완되어야 하며, 이를 통하여 사회혁신교육의 개념과 구성요소를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혁신교육의 성과는 학생들의 재학 중에 나타날 수도 있지만 전 생애를 걸쳐서 성장해 가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졸업생의 관점에서 서울여자대학의 사회혁신교육이 갖는 의미와 성과를 분석해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연구가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분석 결과, 변화하는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더욱 부각되어야 할 사회혁신가 자질 요소로서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자질로서 향후 바롬인성교육에서 더욱 함양해야 할 요소이다.

향후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 기대의 이면에 많은 우려가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수시로 밀려올 것이다. 이에 바롬인성교육은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고 어려운 가운데에서 더욱 빛나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사회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보다 변혁적인 교육의 모색이 필요한 시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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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1)

2008년에 시작된 아쇼카U는 체인지메이커를 양성하는 글로벌 사회혁신 대학들의 네트워크로서 2020년 현재 42개 대학이 체인지메이커 캠퍼스로 선정됨.

2)

개교 이래 시작된 교육으로 명칭의 변경이 있어왔으나, 본 연구에서는 ‘바롬인성교육’이라 칭하기로 함.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그림 1]

초기 코드(Initial Codes) 도출 및 범주화 과정

<표 1>

서울여자대학교 바롬인성교육의 역사적 변천 단계

시기 연도 교육과정명 교과목명 교육목표
1시기 1961~1981 생활교육 생활교육 (생활관교육, 가정관리 실습), 특별교육(현지작업, 농촌생활실습, 지도자 훈련, 특수훈련)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도의교육, 인간교육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실천하는 지도자, 희생봉사정신을 가진 여성지도자 육성
2시기 1982~1987 사회지도자훈련 사회지도자훈련 Ⅰ
사회지도자훈련 Ⅱ
사회지도자훈련 Ⅲ
사회지도자훈련 Ⅳ
(농촌생활실습)
민족교육과 대중교육(소외된 이웃과 농민교육)을 통해서 사회를 변화시킬 여성지도자 양성
3시기 1988~1997 사회지도자훈련Ⅰ
사회지도자훈련Ⅱ
사회지도자훈련Ⅲ
민주사회를 이끌어갈 책임 있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갖춘 여성지도자 양성
4시기 1998~2010 바롬교육 바롬교육Ⅰ
바롬교육Ⅱ
바롬교육Ⅲ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인성과 전공교육에서 얻어진 전문성을 조화롭게 갖춘 (영성, 감성, 전문성을 통합적으로 갖춘) 21세기형 여성지도자 양성
5시기 2011~2019 바롬인성교육 바롬인성교육Ⅰ
바롬인성교육Ⅱ
바롬인성교육Ⅲ
글로벌시민소양을 갖추고 공동체의 화합을 이끄는 실천형 인재 양성
6시기 2020년~ 바롬인성교육
바롬종합설계프로젝트
글로벌시민소양을 갖추고 공동체의 화합과 변화를 이끄는 실천형 인재 양성

[그림 2]

바롬인성교육에 나타난 사회혁신가 자질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