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생성을 위한 단계별 읽기 구성 방안 -<명저읽기> 그리스 비극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Teaching Methods of Reading for the Creation of Questions -<Reading Masterpiece> Focused on Cases of Greek Tragedy Class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General Edu. 2021;15(6):103-114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1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46392/kjge.2021.15.6.103
김유미
단국대학교 자유교양대학 강의전담 조교수, ymdmc@hanmail.net
Assistant Professor in Charge of Lectures, Dankook University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C2A04083354).
Received 2021 November 20; Revised 2021 December 03; Accepted 2021 December 27.

Abstract

이 논문은 <명저읽기>라는 고전교육 수업 사례를 통해 질문 생성하기라는 방법이 고전읽기를 촉진하고 읽기에 대한 관점을 스스로 정립해가는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발적으로 읽도록 하는 순간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질문 생성하는 과정에 초점을 둔 수업은 그러한 기회를 주는 것이 된다. 질문하기에도 다양한 수준이 있고 이를 발전시켜 하나의 문제제기가 될 수 있도록 하려면 읽기 단계 별로 수업이 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부분적으로나마 2차 읽기, 3차 읽기가 가능하도록 단계별 읽기에 따라 강의 정보, 과제, 소그룹 활동이 적절히 배분되고 탄력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중심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그리스 비극 6편의 작품별 목표를 설정하고 두 작품씩 목표를 차별화하여 단계별로 진행하였다. 모든 작품 읽기의 목표는 자신의 관점을 갖는 것이지만 첫 두 작품에서는 질문하기에, 그 다음 두 작품에서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에, 마지막 두 작품에서는 앞의 작품들과의 비교에 초점을 두고 자신의 관점을 세우도록 하였다.

질문하기는 모든 작품에서 중요하지만 뒤로 갈수록 자신의 질문을 발전시켜서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초점화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작품별로 읽기 목표를 달리하였지만 모든 작품에 읽기 단계를 둔 것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든, 대답을 하기 위해서든 자발적인 읽기의 기회와 여건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결국 학습자가 스스로의 관점을 세우기 위해 여러 방식의 읽기를 경험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별 읽기를 통해 질문하고 그것을 자신의 관점으로 발전시켰는데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했다는 점을 학습자가 인지하는 순간부터 자발성의 힘에 속도가 생긴다는 점을 학생들의 발표와 토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is aimed to reveal that the method used for the creation of questions by students taking a classic education class named <Reading Masterpiece> is important in two ways: 1) facilitating the difficulty with which students read classical literature, and 2) establishing individual perspectives when reading by oneself. The experience of voluntary reading is more important than reading a lot. The class focused on the process used by students to create questions regarding the texts they’re required to read, it is necessary for us to structure classes according to these levels in reading in order to raise the level of questions the students are able ask. To make secondary and tertiary reading possible at least in part, the class information, the details regarding the actual assignment of the class and a small group activity were given and conducted respectively according to the students’ reading levels.

The procedure was carried out according to reading levels following the establishment of the goals for each work assigned. Even though students have their own unique perspecitves regarding the goals of every text assigned to them, we asked them to come up with their own perspectives in their approach to these texts. Furthermore, we had them focus on the types of questions pertaining to the first two works they were requried to read, and by pointing out the possibility of various interpretations regarding their next two works. Finally, we had them compare their work to the last two texts that they read.

Of course, the process of creating questions is important in every work, but this study aimed at encouraging students to develop their own individual questions. This is because it is more important for instructors to provide an environment where in students can voluntarily utilize reading that encourages them to come up with their own perspectives rather than simply giving them a number of opportunities to read. For reading itself provides students the chance of engaging in tertiary reading. Students’ presentations and discussions confirmed that the power of spontaneity builds up from the moment the learner recognizes that they have achieved it by themselves by asking questions and developing it into their own perspective.

1. 서론

고전 또는 명저라고 하는 엄선된 책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그 의미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그것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나올 수 있다. 독서교육은 초등교육에서부터 강조된 것이기에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방법론이 근간이 되지만 2010년대 들어 정부지원사업과 함께 활성화된 대학 교양교육, 고전교육과 관련해서는 새롭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 교양 고전교육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교육방법에 집중한 논의가 많지 않다. 여전히 고전교육의 의미나 역할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 되며 대부분 대학별 고전교육 현황을 개괄하면서 교육방법이 소개되는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이나 명저라는 책 자체가 교육적 역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는 시각, 새로운 교육 방법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명저 읽기 수업에서 우선 충족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시각 등이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대한 저서(The Great Books) 교육을 강조했던 허친스도 저서 읽기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교육방법에 대해서는 토론이 유용하다는 정도에 그친다(공영권, 2005: 73-79). 원론적으로 여기에 동의하지만 학습자들에게 책을 잘 읽히기 위한 방법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교육방법은 여전히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대학 교양 고전교육인 <명저읽기> 수업1),을 통해 구체적인 교육방법에 집중하고자 한다. <명저읽기> 교육방법에 주목한 연구는 읽기방법이나 과정에 초점을 둔 것(한래희, 2013: 허남영⋅정인모, 2014: 이국환, 2017: 이현영, 2020), 창의적 비판적 사고능력을 강조한 것(강옥희, 2016), 수업모형을 제시한 것(김영학, 2019), 구성주의 이론을 적용한 것(임선숙, 2021) 등을 들 수 있다. 편의상 이렇게 구분하였지만 읽기의 방법에 모든 연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읽기와 관련한 연구가 중요한데 이 연구도 읽기교육의 관점에서 단계별 읽기를 적용하여 심화읽기의 기회를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질문 생성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수업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명저읽기> 교과목 개발 단계에서 학습자들이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김주언, 2019: 241-244) 이를 잘 실현할 수 있는 교육방법이 요구된다. 단지 많이 읽히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목소리로 발화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단계를 지향한다.

이 연구를 위해 기존의 읽기 연구에서 축적된 부분이 유의미하게 작용한다. 기존의 고전읽기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에서 몇 가지 공통적으로 강조된 점은 자세히 읽기/ 맥락 읽기의 중요성, 개방형 토론의 적절성, 쓰기 활동의 활용, 지식확인을 위한 평가 지양이다. 고전이나 명저 읽기는 읽기교육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읽기모형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결국 상호텍스트성으로 맥락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거나(한래희, 2013) 확산적 독서를 지향한다(허남영⋅정인모, 2014 이국환, 2017). 그런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꼼꼼히 읽거나 겹쳐 읽어야 한다. 이 연구에서는 자세히 읽기가 심화읽기로 이어짐으로써 자세히 읽기에만 그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질문을 만들고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어떤 구간을 반복적으로 읽을 수밖에 없도록 하여 자발적 읽기의 조건을 마련해주자는 것이다. 읽기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구성했지만 읽기의 부담은 줄이고 기회는 늘리는 방식이다. 학습자들이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읽기 지도를 만들어가는 일을 도와주는 것이 교수자의 역할이다.

고전이나 명저읽기 수업이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진정한 교양교육의 본질을 구현하는데 있다. 위대한 저서 프로그램이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킨다거나 얄팍한 의미에서 문화적 리터러시를 획득하기 위한 전략과 거리가 멀고 독서와 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지적 기술을 획득하는 것이라는 말은(손승남, 2013: 456)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학습자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추상적인 목표일 수 있다. 대학 고전교육이 좋은 의도를 가졌음에도 현실적으로 실패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학습자가 문제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하는데 단지 인지적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 수준에서 무기고와 연장통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김주환, 2021: 34-35)은 고전교육이 어느 지점에서 시작되어야 하는지를 비판적으로 제시한다. 이 주장에는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과 같이 내던져진 상황에서2), 세상에 순응하거나 내적 개별 영역으로 도피하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개별화를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옷을 입혀주고 싸울 힘을 주는 것이 실용으로 전제된다. 이러한 실용의 개념은 에드워드 사이드가 말한 쓸모 있는 실천으로서의 인문주의와도 통한다고 할 수 있다(사이드, 2012: 25).

학습자가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막다른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고전이 어떤 힘을 줄 수 있는지를 함께 찾아보는 일은 고전교육에서 실용의 의미를 전유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고전을 통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과 우리시대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실용적이다. 그리스 비극은 이를 위한 좋은 텍스트가 되어준다. 질문하기의 중요성은 새삼스럽지 않지만 이 연구에서는 학습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어 읽기 과정을 반복하게 하고 그것을 심화할 수 있게 하는 동인으로 기능하도록 수업을 구성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수업방법에서 자발적 읽기조건을 마련하느냐가 장기적 관점에서 이 교과목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3)

2. 그리스 비극, 작품별 읽기 목표의 차별성

그리스 비극이라는 텍스트는 광범위한데 모든 작품을 다룰 수 없고 그럴 필요가 있지도 않다. 대표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다루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기에 3대 비극작가의 대표선집인 『그리스 비극 걸작선』이 선택되었다. 그리스 비극이 기원전 5세기의 작품이지만 고전으로서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류사, 문화사적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현재에도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재창작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 고전이라고 이름 붙은 것에는 이러한 가치가 전제되어 있기도 하다. <명저읽기> 교과목의 1차적 목표는 이러한 책을 읽는 것이다.

이렇게 명저나 고전은 권위 있는 텍스트이다. 그러나 이것을 읽는데 중점을 둔 교양수업에서 고전의 권위에 얽매인다면 새로운 교육방법에 접근하기 어렵다. 학습자중심교육을 적용한다고 해도 학습자의 동기 부여에 초점을 둘 것인지 학습자를 종속변수가 아닌 독립변수로 수용할 것인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정민승, 2012: 105). 후자의 경우는 학습자가 학습 내용을 선택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평가방식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제도교육 안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존재한다. 이 연구에서는 전자의 관점에서 학습자 중심성을 수용하지만 후자의 방식도 열어두고자 하는데 학습자가 모든 수업 내용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에게 읽기 주도권이 있다는 것을 강조할 수 있다. 명저나 고전이 권위있는 텍스트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는데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의 관점을 잘 이해하면 되는 것으로 책읽기를 끝내면 곤란하다. 그러므로 작가적 관점의 이해 외에도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독자인 학습자의 입장에서도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고전교육에서 고전이라는 권위에 짓눌리지 않도록 하는 목표는 중요하다. 고전은 가치 있지만 비판의 여지가 없는 텍스트는 아니라는 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명저읽기>는 동서양 고전을 아우르지만 서양 고전에 더 치우친 감이 있다는 점에서 백인 남성 중심주의를 반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적 관점과 현재적 관점, 저자의 관점과 학습자의 관점, 다른 연구자의 관점 등을 다양하게 접하도록 한다. 그리스 비극 작품은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가장 잘 알려진 「오이디푸스 왕」의 경우 비극, 추리극, 정치극, 심리극적 읽기가 가능하다. 「안티고네」도 보편적 인류애,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 공적 영역에 발 디딘 여성의 평등과 정치적 참정권의 관점에서 읽기가 가능하다. 6개의 작품 모두 다양한 시각에서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지만 작가별 작품을 묶어서 주된 목표를 차별화하여 접근하고자 한다. 아이스퀼로스-소포클레스-에우리피데스의 작품 순서로 되어 있고 이것이 시기적인 순서를 반영한 것이고 작가별 특징도 잘 드러나기에 이를 그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스퀼로스는 전쟁의 승리를 체험했기에 신들의 위대함을 표현한 전통주의자의 면모가 강하고 비극의 창시자로 불린다. 소포클레스는 아테나이 전성기의 시인으로 비극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그는 고위공직자로 시대와 호흡을 같이 하며 자아실현을 했던 인물이라는 특징도 지닌다. 반면 에우리피데스는 아테나이가 전쟁에서도 패배하고 제국주의 정책으로 위기를 맞게 된 시대의 사람으로 전통적 가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 강했고 그런 만큼 비극의 형식에서도 좀 더 자유롭다. 에우리피데스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리기도 하는데 그만큼 현대적이기도 하다(천병희, 1998: 202). 그러므로 『그리스 비극 걸작선』에 실린 6작품에 대한 읽기목표와 읽기 방법은 표 1과 같이 작가별 특징을 반영하여 차별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아가멤논」과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처음 접하는 그리스 비극이기 때문에 형식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기본적인 내용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둔다.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에서는 심화읽기가 가능하도록 읽기의 단계를 추가한다. 「메데이아」와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에서는 심화읽기와 비교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펼치도록 한다.

작품별 읽기 목표와 방법

3. 단계별 읽기 방법

3.1. 읽기의 방법과 질문 만들기

<명저읽기>는 읽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학 글쓰기처럼 공통교과목으로서 읽기-토론하기-쓰기의 통합교육을 통해 사고와 표현 능력을 함양하지만 2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수업 목표에서도 읽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쓰기는 읽기가 얼마나 잘 수행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 가깝다는 점에서도 읽기가 중요하다. 한 작품을 두 주에 걸쳐 수업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이 읽을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에서 1차 읽기 후에도 장면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다시 읽고 질문을 해보고, 스스로 대답해보고 싶은 질문을 생성한 후 이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 다시 읽어볼 수 있도록 수업을 구조화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부분적인 읽기를 포함하여 3차례의 읽기가 가능해진다. 이는 단지 자세히, 꼼꼼하게 읽히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는 교수자가 의도한 읽기의 목적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시간차를 두고 학습자들이 스스로 발견해가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교수자는 학습자들이 1차 읽기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교수자의 정보제공과 학습자의 읽기가 적절히 배분되어야 학습자들의 질문하기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수자는 어떤 정보들을 어떤 시기에 제시할지를 정해야 한다. 교수자가 앞서 나가서 학습자들이 주체적으로 읽기를 할 수 없도록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에 대한 정보, 텍스트의 시대적 배경, 텍스트에 대한 기존의 연구와 해석 등을 제시하게 되면 학습자가 의미를 구성하기보다 고정된 의미를 찾도록 해 창의적 의미구성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한래희, 2013: 400). 그러나 교수자가 강조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러한 정보들이 학습자들에게 다르게 수용될 수 있다. 교수자의 질문이 이에 대한 확인학습이 아니라 이것을 참고하는 정도일 경우 확산적이고 창의적인 심화읽기를 방해할 가능성은 낮다. 읽기연구에서 읽기 전 활동으로 학습자의 스키마를 자극하고 교사가 내용을 풀이하는 단계가 비대해지면 정작 중요한 독서활동이 위축됨을 지적했지만 책의 난이도가 높은 경우 교수자의 안내와 지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경우 꼼꼼히 읽기를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이순영, 2015: 55-56) 교수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명저읽기>는 1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통교양 교과목이기에 학습자들에게 책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명저읽기>는 통독을 기본으로 하는 수업이다. 조정래의 『태백산맥』과 같은 대하소설을 읽기도 하고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같은 분량이 많은 사회과학서적을 읽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2권 분량을 읽는다. 그리스 비극은 평균보다 읽는 분량이 적기 때문에 이 경우 단계별 독서를 통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수업이 가능하다. 많이 읽고 질문하는 방법 대신 이 방법을 택한 것은 천천히 읽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학습자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양과 속도의 경쟁에서 벗어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대학생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1차 읽기는 통독하기로 작품 전체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둔다. 잘 알려진 내용이라고 해도 희곡을 읽는 것은 낯설다. 놀랍게도 매 학기 90% 학습자들이 「오이디푸스 왕」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더구나 그리스 비극은 각주도 많고 현대의 연극과 다르게 코러스의 시적인 대사가 많아서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1차 읽기의 목표는 엄격하지 않다. 핵심적인 사건, 주요 등장인물, 주요 갈등, 작가의 관점을 파악하고 독자인 자신의 관점을 생각하도록 한다. 1차 읽기를 위해 「아가멤논」과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의 경우 그리스 비극의 형식과 코러스의 역할, 극장 등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작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이는 두 작품에 국한되지 않고 그리스 비극을 읽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이기도 하다.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의 경우 여기에 작품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다루어 작가의 관점이 기존의 관점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이론을 소개하고 광범위한 현대적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도록 관련 작품을 제시한다. 「메데이아」와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 의 경우에는 완화된 비극의 형식과 작가가 처한 시대적 변화에 대한 설명을 추가한다. 에우리피데스의 경우 문제제기적 성격이 강한 작품을 썼다는 점에서 현대적인 재해석이 가능한 측면이 특징적임을 설명한다.

1차 읽기를 위해 질문지를 작성해서 이러닝으로 제출하도록 하면 그에 대한 개별 피드백을 통해 학습자들이 사실관계를 다시 찾아봐야 할 부분과 더 이야기나눠 볼 부분을 구분해서 제시한다. 수업시간에 이에 대해 질문하도록 하고 의견이 다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논의한다. 「아가멤논」의 경우 주인공은 아가멤논인데 클뤼타이메스트라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로 그려진다. 작가는 아가멤논 편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작품에서 빛나는 인물은 클뤼타이메스트라이다. 왜 이렇게 표현되었는지를 논의하다보면 이와 관련된 여러 질문들이 나올 수 있다. 3부작과 관련한 작가의 관점, 시대적 관점, 인물의 가계와 관련된 관점 등(이는 강의에서 부분적으로 언급된 내용들이기도 하다) 학습자들은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갖게 된다. 2차 읽기는 장면 읽기로 통독이 아니라 발췌독인데 자세히 읽기 활동에 해당한다. 역할을 정해 소리 내어 읽다보면 또 다른 의미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2차 읽기의 목표는 1차 읽기에서 나온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장면을 들여다볼 것인지 선택하여 특정 장면을 중심으로 읽는 것이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1차 읽기를 통해 학습자들이 대략의 구성을 파악한 상태라면 거기서 보다 구체적인 구성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한다. 「오이디푸스 왕」의 경우 구성에서 발견과 급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막연히 이러한 부분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그것의 구체적인 이유들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런 활동에서 작품의 특정 부분을 다시 찾아보고 읽어보게 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2차 읽기는 수업 시간에 소그룹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동적인 읽기가 가능하다. 작품에서 학습자들이 선택하는 장면은 어느 정도 겹치게 되어 있다. 중요한 장면들이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학습자들에게 자유롭게 선택하게 해도 몇 장면들로 한정되기 때문에 논점이 모이게 된다.

장면 선택은 이렇게 1차 읽기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도 있지만 인물, 구성, 주제, 언어적 관점에서 주요한 장면을 선택할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또 다른 질문을 생성하기 위한 장면 읽기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작품들에서 주인공과 다양한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에서 장면을 찾아보는 것은 질문 만들기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여러 각도에서 작품을 바라보게 하고 장면을 중심으로 작품에 몰입하여 자세히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차 읽기에서 질문을 생성하도록 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자세히 읽기를 하면 여러 질문들이 생길 수 있다. 단순한 사실관계 확인으로 해결되지 않는 질문들을 나열하고 거기서 연관성이 있는 질문들을 모으고 하나의 질문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한다. 교수자는 이에 대해 간단한 피드백을 하여 질문에 대한 답의 방향성을 안내해준다. 질문 생성을 어려워하는 초반 수업의 경우라면 교수자의 장면선택과 질문예시를 통해 수업을 촉진할 수 있다.

3차 읽기는 심화읽기이자 자율적 읽기에 해당한다. 자신의 관점으로 풀어내기 위해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시 읽어 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교수자가 관련된 부가 자료를 제공하면 학습자들이 그것을 읽고 자신의 관점을 끌어내기 위해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심화읽기라고 했고 이를 읽기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자율적 읽기라고 했다. 3차 읽기는 자신의 관점을 완성하는 읽기이다. 2차 읽기를 통해 질문을 생성했으면 이에 대한 답변을 자신의 관점으로 풀어낼 차례이다. 학습자들에게 자신의 관점이 어느 정도 생긴 시점에서 작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고 더 읽어볼만한 자료도 제공한다. 「오이디푸스 왕」의 경우 비극, 추리극, 정치극, 심리극 읽기가 가능한데 어떤 관점에서 이 작품을 볼 것인지에 따라 질문 설정이 달라질 수 있음을 제시한다. 그리고 여기서 더 읽어 볼 필요가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하거나 학습자가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허용한다. 더 읽어볼 자료는 칼럼 정도의 분량이어야 학습자들의 접근성이 생기기 때문에 미리 읽고 생각하도록 과제로 제시하고 수업시간에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하여 심화와 확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여기서 교수자는 정치극의 관점에서 현대적으로 해석한 최근의 공연에 대한 언급 등을 통해4) 고전이 어떤 방식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 있는지, 동시대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고전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자신의 일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전은 여전히 열린 텍스트라는 점을 확인하게 해준다. 특히 「메데이아」와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 의 경우 심화 읽기를 통해 현대적 관점에서 비교할 수 있게 한다. 「메데이아」를 읽는 시각은 튀모스(Thymos)에 대한 해석(정준영, 2011), 인종주의/제국주의 등 타자화의 시각, 가부장적 질서와 가치체계 비판의 관점 등으로 현대적인 해석의 여지가 크다.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 는 비극임에도 해피엔딩의 결말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형식적 측면에서부터 열린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현대적 관점에서 영웅들의 운명비극에 동의할 수 없지만 현재의 우리를 옭아매는 것이 없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21세기 대한민국 20대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있다. 실제로 학습자들이 가장 편안하게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아가멤논」과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의 경우 2차 읽기까지 해도 괜찮고 나머지 작품은 3차 읽기까지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3차 읽기에서도 교수자의 피드백은 중요하다. 교수자는 일방적으로 의문을 해결해주는 방식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해결해주고 다시 질문을 만들 수 있도록 이끌어왔는데 3차 읽기에서도 흥미롭고 의미있는 질문들을 격려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학습자들은 비교적 쉬운 질문들을 다루는데서 멈추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한 학습자가 「안티고네」에서 인물들의 과잉행동을 비판하기 위해 동양의 중용 개념을 적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질문했다. 중용을 중간상태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기에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오는 중용 개념을 제시해주고 이에 비추어 인물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이렇게 학습자에게 책 전부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라도 찾아 읽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읽기 방법의 핵심은 3차에 걸쳐 읽는다는 게 아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읽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고 시간차와 읽기 성격의 차이로 다양한 질문거리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틈을 주는 것이다. 책을 뒤적여서 사실관계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장면 자세히 읽기를 통해 질문을 생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자신의 관점에서 일관되게 문제를 풀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3.2. 낭독과 토론을 통한 질문 만들기

읽기 교육에서 토론은 읽기를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습자들에게 읽기의 방향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질문 만들기를 자극한다. 2차 읽기에서 질문 만들기를 촉진하는 것이 낭독과 함께 이루어지는 토론이다. <명저읽기>는 40명 정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소그룹 활동이 필요하다. 소그룹은 1차 읽기로 촉발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장면을 찾고 읽는다. 매번 낭독이나 역할극을 할 필요는 없다. 어떤 장면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는지 논의하고 중요한 부분을 한 사람이 소리 내어 읽고 이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면 된다. 혹은 각자 눈으로 읽고 의견을 주고받아도 된다. 그렇지만 「오이디푸스 왕」과 「안티고네」, 「메데이아」는 소그룹별로 장면을 정하고 실제로 대사를 발화해 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이 작품들은 대화 장면이 잘 구성되어 있어 발화했을 때 재미도 있고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코로나 19로 비대면 상황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했기에 줌(zoom)으로 만나서 소회의실 기능을 활용하여 임의로 3명씩 또는 2명씩 소그룹을 만들고 활동하도록 했다. 적은 인원일 때 학습자들이 쉽게 의견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모든 학습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소그룹 활동과 전체 활동을 병행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주어 소극적 학습자와 적극적 학습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소그룹 활동은 간단한 주제 논의, 낭독하고 토론하기, 장면 선정하고 역할극하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역할극을 할 때 학습자들이 선정한 장면을 중심으로 주요 인물들을 번갈아 하게 하여 모두 주인공의 입장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발화를 하게 되면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새롭게 드러나기도 하여 인물이나 극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식이 생기기도 한다. 작품을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새로운 질문이 나와야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5) 학습자들은 오이디푸스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현대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 잘못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을 보완해주고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게 한다. 반복적으로 자세히 읽는 행위임에도 지루하지 않아서 자발적으로 이뤄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러한 소그룹활동은 토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토론은 경쟁적 토론(debate)이 아니라 토의(discussion)의 성격에 가깝다. 협력적 토의를 하는 경우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생겨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협력적 토의를 가능하게 하는 독서토론 방식은 텍스트에 대한 입장, 해석의 권한, 발언통제권, 화제통제권을 교수자와 학습자 중 누가 주도해 나가느냐에 따라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독서클럽, 교수자 위주의 설명식 토의가 양극단에 위치하고 가운데 협력적 추론토의, 경험 연계토의, 저자 질문토의가 들어간다(이영호, 2018: 320-321). 이 수업에서는 독서클럽 토의와 협력적 추론 토의의 방식이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소그룹을 활동을 통해 의견 나누기 활동을 한다. 「아가멤논」을 읽고 학습자들의 견해가 나뉘었던 문제, 즉 작가가 아가멤논 편에서 이야기를 하지만 작품에서 빛나는 인물이 클뤼타이메스트라인 이유를 살피기 위해 어떤 질문들이 나올 수 있는지와 이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이 작품은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인과관계나 사실관계의 질문들이 쉽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질문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점을 학습자들이 느낄 수 있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도 어렵지 않은 질문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런데 「안티고네」의 경우에는 또 다르다. 갈등이 선명하기 때문에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그렇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세부 질문을 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힐지는 다소 어렵게 다가온다. 이 작품의 주인공 안티고네는 여러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기에 안티고네와 이스메네의 대화,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대화, 안티고네와 하이몬의 대화, 안티고네와 코러스의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해서 읽고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눈 다음 소그룹별 의견을 전체에서 논의하면 주인공 안티고네의 모습이 총체적으로 드러난다. 질문들은 메시지 창을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여 공유함으로써 그룹별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한다. 「오이디푸스 왕」, 「메데이아」,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는 소그룹별로 나누고 역할을 정해 소리내어 읽어 보도록 하는 활동만 하고 인물에 대해 느낀 바를 토의하면서 질문거리를 만들 수 있다. 소그룹 활동 후 소그룹별로 의견이 모일 수 있는 활동은 그룹별 내용을 한 사람이 발표하고 그렇지 않은 활동은 개별적으로 답변하도록 하여 전체 수업을 진행한다.

소그룹 활동을 통한 낭독과 토의는 2차 읽기에서 질문을 만드는 역량을 기르는데 중요하다. 작품별로 질문의 난이도가 다른 만큼 낭독과 토의의 방법도 다양화할 수 있지만 모두 작품을 잘 이해하기 위해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다지는 작업이다. 이런 과정이 잘 이루어지면 3차 읽기에서 여러 질문들 가운데 학습자의 언어로 문제의식을 갖고 하나의 질문을 만들고 이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일이 수월해진다.

4. 질문과 쓰기의 연계

4.1 학습자가 찾아낸 창의적 질문

학습자들이 제기한 질문들을 보면 교수자가 제시한 범주 안에서 상식적이고 예상 가능한 질문들과 한 걸음 더 나아간 창의적인 질문들로 나뉜다. 「오이디푸스 왕」 2차 읽기 후 학습자들의 질문을 예로 설명해 보겠다. 오이디푸스가 범인 찾기를 그만 두었으면 어땠을까와 같은 질문은 전자에 해당한다. 의외로 학습자들은 오이디푸스의 영웅적 모습에 의문을 갖는 질문들도 많이 했다.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정당한 상황이긴 하지만 절대 피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지를 통해 죄인과 영웅 사이에 있는 주인공 오이디푸스를 살펴보려고 했다. 오이디푸스가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에도 의문을 제기했는데 그가 테바이의 왕이 되기까지 과정이 잘 드러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오이디푸스가 왕으로서 합당한 인물인지와 과정이 정당한지 등 현대적 관점을 적용한 것이다. 물론 작품 안에서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서 테바이를 위험으로부터 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여기서 어떤 학습자는 ‘만약 오이디푸스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맞추지 못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그리스 비극에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들은 영웅 오이디푸스가 아닌 평범한 인간 오이디푸스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어서 이런 질문들이 가능하다. 학습자들의 이런 질문들은 열어두되 교수자는 스핑크스와 관련된 다른 질문을 제시해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못 푼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오이디푸스는 어떻게 쉽게 풀 수 있었을까와 같은 것이다. 영웅과 죄인을 떠나서 외지인으로서 새로운 시각을 가진 개인이라는 점이 문제해결력을 발휘하게 한 점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소포클레스, 2018).

‘신탁의 내용을 알고도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가 오이디푸스를 키웠더라면 같은 결말이었을까’라는 질문은 창의적이면서도 작품의 본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제기이다. 학습자들은 ‘만약 이랬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와 같은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 중 이 질문은 생산적인 쪽에 해당한다. 전반적으로 「오이디푸스 왕」에서 학습자들은 신탁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 이는 주어진 운명을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가라는 고전적인 주제에 속하지만 학습자들은 현대적 관점에서 인물들이 신탁에 휘둘리는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거나 신탁에 대한 이율배반적인 태도(신탁이 이루어진다는 믿음과 신탁이 돈에 매수될 수 있다는 의심)를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아래의 답변은 오이디푸스를 죄인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학습자의 흔적을 반영하며 사고의 깊이도 드러내준다.

내 생각에는 같은 결말이 아니었을 것 같다. 작품의 결말처럼 비극이 된 것은 이오카스테와 라이오스의 성격에서 비롯된 욕심이라고 생각되며 그 운명, 즉 그 신탁에는 이오카스테와 라이오스가 그들의 자식을 버리는 행위 또한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며, 따라서 오이디푸스를 버린 결정은 어떻게 보면 운명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오히려 오이디푸스를 키우는 결정이 운명을 거스르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소프트웨어학과 1학년>

학습자들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인물, 이오카스테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그녀를 찾아갔지만 이미 자살하여 죽어 있었다. 만약 오이디푸스가 이오카스테를 찾아갔을 때 이오카스테가 자살을 하지 않고 살아 있었더라면 그 후의 오이디푸스 삶에도 영향을 미쳤을까”와 같은 것이다. 주인공 오이디푸스에 집중해서 보다 보면 이오카스테의 역할도 미미해 보이기 쉽고 이오카스테의 자살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이 장면은 오이디푸스가 두 눈을 찌르는 행위를 하기 직전의 상황이라서 더 중요하다. 오이디푸스가 두 눈을 찌르는 행위는 이 작품의 핵심인데 그 의미를 충분히 파악하기 위해서도 이 장면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보통은 이 장면을 간과하고 두 눈을 찌르는 행위에만 집중해서 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습자의 질문이 새로운 관점을 환기해주었다는 의미가 크다. 학습자들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이오카스테의 자살과 오이디푸스의 눈을 찌르는 행위를 비교하면서 인물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도 하고 이오카스테의 역할이 오이디푸스의 행동에 미친 영향도 생각해본다. 이 작품에서는 이오카스테가 부수적인 인물로 등장하지만 여성인물을 주인공으로 해도 가능할지에 대해 질문해볼 수 있다. 교수자는 「오이디푸스 왕」과 비슷한 서사인데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 <그을린 사랑>6)을 알려주고 학습자들의 질문과 시각이 발전될 수 있는 측면을 제시할 수 있다.

4.2. 질문에서 쓰기로

이제 질문을 글쓰기로 연결하여 자신의 관점 펼치기라는 읽기의 목표를 마무리할 차례이다. 글쓰기는 읽기를 촉진하는 수단이면서 단계별 읽기의 결과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이중의 역할이 부여된다. 1차, 2차 읽기에서 쓰기는 조각글쓰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책 읽기에 대한 확인학습이나 과정 학습의 성격을 지닌다. 글쓰기가 지닌 부담감을 벗어 놓고 메모 역할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기능 중심이다. 그러나 문제를 설정하고 글을 써 보는 활동에서는 자신의 관점을 일관되게 서술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리뷰 성격의 글을 쓰게 된다. 단계별 읽기가 진행되면서 읽기-질문-쓰기가 연계된 결과이다.

앞에서 예로 들었던 좋은 질문들은 자신의 시각을 담은 괜찮은 글로 이어졌다. 완성된 질문 자체가 글의 방향을 알려준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데 호흡이 긴 글을 쓰기 위해서는 2차 읽기에서 나온 여러 질문들 중에서 연관되는 질문들을 모아 하나의 질문을 만들고 3차 읽기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풀어내는 일이 필요하다. 「안티고네」를 예로 설명하자면 한 학습자가 2차 읽기인 장면읽기를 통해 크레온과 관련된 질문들을 하더니 크레온에 집중해서 “크레온은 꼰대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수업에서는 안티고네를 중심으로 한 대화장면을 읽었지만 크레온을 중심으로 한 대화장면의 구성도 가능하다. 크레온과 안티고네, 크레온과 하이몬, 크레온과 테이레시아스, 크레온과 코러스 장면이 있기 때문에 학생은 자신이 집중한 인물을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판단된다.

교수자는 심화읽기를 위해 2개의 관련 자료를 제시했는데 하나는 매장의 의미를 사회사적 관점에서 강조한 논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안티고네」를 현대적으로, 일상적으로 해석해서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낸 칼럼이었다. 교수자가 제시한 것은 모두 안티고네의 행동을 중심으로 한 자료였다. 물론 이 자료 외에 학생들이 자신의 관점을 입증하기 위해 필요한 다른 자료를 활용해도 좋다고 허용했다. 앞의 학습자는 “꼰대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잡지에 실린 글에서 꼰대의 조건을 가져다가 크레온에게 적용을 해 본 것이다. 학습자는 꼰대의 조건 6가지를 제시하고 크레온이 여기에 부합하는지를 분석적으로 서술했는데 크레온의 인간적인 특징과 왕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살피고자 했다는 점에서 논리적인 구성을 보여주었다. 학습자들은 안티고네란 주인공 말고 크레온에게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안티고네란 인물이 관념적인 측면이 강하다면 크레온은 보다 인간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앞의 학습자의 글은 이러한 측면을 잘 반영했고 무엇보다 현대 독자 자신의 관점에서 크레온이란 인물을 보려고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에서는 학습자들이 근본적인 질문을 했다. 학습자들의 질문 양상은 다양했지만 정리하자면 모험서사와 주인공의 문제해결력이 돋보인 작품이고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 왜 비극에 속하는지이다. 주인공 이피게니아를 볼 때도 기존의 비극의 관점에서 보면 영웅으로서의 면모가 다른 작품에 비해 부족하다. 그렇지만 일반 드라마의 관점에서 보면 주인공의 문제해결력은 칭찬할만하다. 주인공의 현실적인 선택이 현대의 독자들에게 훨씬 친근하고 소구력있게 다가온다. 교수자는 비극의 관점에서 주로 아쉬운 부분을 강의했지만 많은 학습자들이 다른 관점에서도 질문을 던졌다. “내가 이피게니아라면 신상을 훔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은 신의 뜻이 중요했던 시기에 그것을 거스르는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도전적이라는 관점이다. 이는 현실적으로 이 작품을 읽는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신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은 21세기 현대에서도 인간은 자유의지가 온전히 발현되기 어려운 여러 한계에 봉착해있기 때문에 20대 학습자들의 상황을 드러낸다. 물론 양쪽을 비교하여 이 작품의 차별성과 한계를 서술한 학습자의 글쓰기도 있었다. 이피게니아는 과오를 저지른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해피엔딩의 결말이 개연성을 준다는 점을 수긍할 수 있지만 이피게니아가 신을 기만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보편적 가치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의미와 한계를 서술했다. 구성은 재미와 의미가 있고 이피게니아는 신선하고 적극적인 면모를 보여주지만 인물들의 의리와 협력은 당대적 의미로 한정된다는 것이다. 작품을 잘 이해하면서 자신의 시각을 깊이 있게 부각한 글쓰기 사례이다.

관련 자료를 더 읽거나 찾아서 봐야만 심화읽기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7) 「오이디푸스 왕」을 추리극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독자인 학습자가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관점을 반영한 글쓰기가 가능해진다. 오이디푸스가 스스로를 범인으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혼란에 빠뜨린 단서들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나온다. 라이오스 왕을 죽인 사람이 도둑들이라고 잘못 전달된 이유, 라이오스 왕이 죽었을 때 피살자를 수색했지만 알아내지 못했고 테이레시아스 같은 현자도 아무런 암시를 주지 않았다는 것 등. 이런 부분을 다 찾아보고 그것이 말해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면 추리극을 통해 비극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6개의 작품을 읽어나갈수록 서로가 서로의 관련 자료가 될 수 있다. 여기서는 비교를 통한 심화읽기가 가능해진다.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는 처음 읽었던 「아가멤논」과 연관된다. 「메데이아」는 여성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안티고네」,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와 연관되고 자식살해라는 관점에서 「아가멤논」과도 연관된다. 「안티고네」의 크레온과 「오이디푸스 왕」의 오이디푸스를 비교할 수도 있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상호텍스트성이다. 심화읽기에서는 관련된 또 다른 텍스트들이 자극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명저읽기>의 경우 괴테의 『파우스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처럼 처음부터 연관되는 텍스트를 여러 개 선정하여 읽을 수도 있다. 그리스 비극 수업에서는 학습자들의 양적인 읽기 부담을 줄이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겹쳐 읽기를 할 수 있도록 상호텍스트성의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했다. 교수자가 읽기 자료를 제시하기도 하고 학습자들이 관련되는 자료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맥락 독서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읽기교육에서 맥락의 개념은 광범위하지만 ‘주어진 텍스트를 접한 개인이 그 텍스트와 상호작용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이재기, 2006: 102)이라고 할 때 맥락 독서를 통해 상호텍스트성의 기회를 조금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예로든 학습자가 아주 잘한 경우이긴 하지만 40명 정원 한 분반에서 1/4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물을, 1/8은 매우 성의 없는 결과물을 제출하였고 나머지는 평균 이상으로 책을 잘 읽고 자신의 시각을 발전시켰다. 작품에 따라 질문하기 활동에서 열의를 보여준 경우와 결과물에서 성과를 보여준 경우가 있지만 글쓰기 활동과 제대로 연계되면 심화읽기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단계별 읽기를 통해 질문하고 그것을 자신의 관점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했다는 점을 학습자가 인지하는 순간부터 자발성의 힘에 속도가 생긴다는 점을 학생들의 기말발표와 토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5. 결론

지금까지 <명저읽기>에서 단계별 읽기에 집중하여 통독과 발췌독, 질문생성과 관점갖기, 읽기와 쓰기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고전교육 방법론을 다루었다. 교육방법론은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좋은 접근을 다루는 것이므로 다양한 경로가 가능하기에 <명저읽기> 모든 수업에 해당하는 방법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성격이 다른 책을 다루는 경우에도 단계별 읽기를 적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기서 제시한 것이 특수하고 개별적인 방법론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명저읽기> 수업이 통독을 기본으로 하지만 문제제기를 위해 어떤 부분을 자세히 읽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명저읽기> 수업은 텍스트를 잘 읽는 과정 속에서 질문도 하고 대답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스스로의 관점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학습자가 수동적 읽기에서 시작했더라도 능동적 읽기로 전환되는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수자의 중요한 책무이다. 물론 낭독이나 장면 읽기를 한다고 해서 능동적 읽기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수자는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할 뿐이다. 학습자들의 여러 질문들을 정리하여 제시하면서 책에서 찾아서 답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읽기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좀 더 생각해봐야 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책을 뒤적여보기도 한다. 질문에 흥미를 갖게 되면 그 자체로 능동적인 자세가 되기 때문에 책을 다시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에 대한 답을 짧은 글쓰기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능동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이 외에 교수자는 학생들이 한 과정에서 끝나버리지 않게 문제의식을 발전시키고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질문하는 능력은 좋은데 질문의 핵심을 발전시키는 능력, 글쓰기로 정리하는 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창의적인 문제제기 능력, 문제해결 능력, 글쓰기 능력이 모두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저읽기>가 대학생을 위한 수업이지만 교수자가 큰 그림을 그려 놓고 목적지까지 가는 다양한 길의 방향을 제시하고 안내판도 곳곳에 적절히 붙여놓아 학생들이 약간 헤매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하는 방법은 여전히 유효하다. 학습자를 방기하는 것과 기다려주는 것은 차이가 있다. 랑시에르가 학습자들이 혼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고리 안에 가둬두도록 했다는 것(랑시에르, 2015: 15-25)도 학습자를 기다려주는 방법이다. 『소피의 세계』에서 철학 선생님 알베르토 크녹스가 다양한 방법으로 소피를 철학의 세계로 안내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맞춤형에 제한이 있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접근을 기본적인 전제로 할 필요가 있다.

References

1. 강옥희(2016). “창의성과 비판적인 사고능력 개발을 위한 고전읽기 수업방안 연구-문학토론을 통한 명저읽기 수업사례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0(4), 한국교양교육학회, 543-578.
2. 공영권(2005). “R.M.Hutchins의 교양교육론 연구”, 경성대학교 박사박위논문.
3. 김영학(2019). “대학 교양교과로서의 고전읽기 수업모형 연구조선대학교 <명저읽기>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한민족어문학 86, 한민족어문학회, 9-48.
4. 김주언(2019). “LAC교과목으로서 <명저읽기> 강좌의 방향 설정을 위한 모색”, 교양교육연구 13(4), 한국교양교육학회, 235-253.
5. 김주환(2021). “숙명적 비극의 시대, 자유를 향한 싸움의 실용적 기술로서 고전 활용-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정신을 사례로”, 교양기초교육연구 2(2), 단국대 교양기초교육연구소, 19-51.
6. 루즈벨트 몬타스(2021). “중핵교과과정을 통한 교양교육: 컬럼비아 대학 사례”, 제 7회 청파강좌 발표문, 1-12.
7. 소포클레스(2018). 오이디푸스 왕 풀어 읽기, 강태경 옮김, 홍문각.
8. 손승남(2013). “위대한 저서 프로그램을 토대론 본 우리나라 대학 인문고전교육의 방향탐색”, 교양교육연구 7(4), 한국교양교육학회, 449-472.
9.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2010). 그리스 비극 걸작선, 천병희 옮김, 숲.
10. 에드워드 사이드(2012). 저항의 인문학, 김정하 옮김, 마티.
11. 요슈타인 가아더(1996). 소피의 세계, 장영은 옮김, 현암사.
12. 윤승준(2021). “고전교육 교양필수 교과목 운영사례- 단국대학교 <명저읽기>를 중심으로”, 교양학연구 16, 중앙대학교다빈치미래교양연구소, 33-76.
13. 이국환(2017). “대학 교양교육으로서의 고전읽기와 독서교육”, 동남어문논집 43, 동남어문학회, 199-231.
14. 이순영(2015). “꼼꼼하게 읽기의 재조명: 독서이론과 교수학습 측면의 의미를 중심으로”, 독서연구 37, 한국독서학회, 39-65.
15. 이영호(2018). “학습자 참여 중심 독서 토론 수업사례 연구”, 작문연구 39, 한국작문학회, 317-348.
16. 이재기(2006). “맥락 중심 문식성 교육 방법론 고찰”, 청람어문교육 34, 청람어문교육학회, 99-128.
17. 이현영(2020). “명저읽기 수업에서의 미시적 읽기연구-죄와 벌을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4(4), 한국교양교육학회, 177-188.
18. 임선숙(2021). “구성주의 이론을 통한 대학 명저읽기 수업 모형 연구”, 문화와 융합 43(7), 문화와 융학학회, 173-200.
19. 자크 랑시에르(2015). 무지한 스승, 양창렬 옮김, 궁리.
20. 정민승(2012). “학습자 중심성의 준거로서의 평등”, 평생교육학연구 18(4), 한국평생교육학회, 103-118.
21. 정준영(2011). “메데이아의 자식살해와 튀모스”, 서양고전학연구 45, 한국서양고전학회, 91-128.
22. 천병희(1998). “에우리피데스 비극의 이해(1)”, 서양고전학연구 12, 한국서양고전학회, 201-228.
23. 한래희(2013). “대학 교양 고전교육과 상호텍스트성의 활성화”, 현대문학의 연구 50, 한국문학연구학회, 383-423.
24. 허남영, 정인모(2014). “<고전읽기와 토론>강좌에서의 읽기모형 개선 방안”, 교양교육연구 8(6), 한국교양교육학회, 529-557.

Notes

1)

단국대학교 <명저읽기>는 교양필수로 2020년 1학기부터 시작되어 3학점이 부여된다. 명저읽기-인문, 사회, 자연으로 나뉘어 한 학기에 30여개 분반이 운영된다. 수업운영과 관련해서는 다음 논문 참조(윤승준, 2021).

2)

김주환은 현대의 대학생 학습자를 고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이 처한 운명의 상황에 비유했는데(김주환, 2021: 24) 이는 학습자들이 개별적으로든 공적으로든 노력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숙명적 폭력에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체념과 분노가 그리스 비극의 숙명론에 버금간다는 것이다.

3)

7회 청파강좌에서 루즈벨트 몬타스는 컬럼비아 대학의 중핵교양과정의 특징으로 균일한 교과과정과 공통된 도서목록을 제공하는 것을 들면서 이는 교실에서 시작된 토론이 캠퍼스 전체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루즈벨트 몬타스, 2021: 7). 그렇지만 여기에 자발성이라는 요소가 빠질 수 없다.

4)

ITA(International Theater Amsterdam) 로버트 아이크 연출 <오이디푸스> 공연은 이 작품에 대한 동시대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고할 수 있다.

5)

이 문장에는 작품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의미 있는 질문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닐 수 있다. 의미 없는 질문들도 수용하여 학습자들이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40명 학습자들을 제한된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작품에 대한 제대로 된 읽기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3학기 동안 수업을 운영한 결과 학습자들이 텍스트를 잘 읽었을 때는 엉뚱한 질문도 생산적인 질문일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텍스트를 잘 읽지 않았을 때는 이것이 비생산적인 질문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6)

와이디 무아와드의 희곡을 바탕으로 2010년 영화화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연극으로 2012년(김동현 연출)과 2018년(신유청 연출)에 공연된 바 있다. 이 공연은 모두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 신유청 연출 작품은 2020년 백상예술대상 연극상을 수상했다.

7)

다만 자료를 제공하면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에게 자신의 관점을 어떤 방식으로 일관되게 서술해야 하는지 파악하게 하고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기 위해 도움이 되는 자료를 찾고 활용하는 능력이 생긴다. 처음에는 학습자들이 고전읽기와 관련한 해설서 같은 인터넷자료를 주로 참고하다가 논문을 비롯해 잡지 등 다양한 자료를 찾아 활용하였다.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표 1>

작품별 읽기 목표와 방법

작품 읽기 목표 읽기 방법
1 아가멤논 1.작가의 관점 이해하기
2.나의 관점 찾기
1.코러스가 어떤 관점에서 극을 이끌고 있는지 파악하기
2.주인공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의 텍스트 제시하기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1.작가의 관점 이해하기
2.나의 관점 찾기
1.코러스 외에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을 바라보는 관점 파악하기
2.양분된 관점의 정치적 배경 파악하기
2 오이디푸스 왕 1.다양한 관점 이해하기
2.나의 관점 찾기
1.다양한 관점 소개하기
2.관련 자료 읽기
3.자신의 관점 모으기
안티고네 1.다양한 관점 이해하기
2.나의 관점 찾기
1.다양한 관점 소개하기
2.관련 자료 읽기
3.자신의 관점 모으기
3 메데이아 1.작가의 관점과 다양한 관점 비교하기
2.나의 관점 찾기
1.비교하기
2.자신의 관점 펼치기
타우리케의 이피게니아 1.작가의 관점과 다양한 관점 비교하기
2.나의 관점 찾기
1.비교하기
2.자신의 관점 펼치기